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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까지 잡을 단계에 오니까 당 안팎에서 기득권층의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정부는 작은 호랑이, 큰 호랑이, ‘뒤를 봐주는’ 호랑이까지 끝까지 다 잡을 것이다.” 중국 베이징(北京)대 ‘염정건설(廉政建設)연구중심’ 리청옌(李成言·64) 주임은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추진하는 반부패 투쟁의 요점은 권력을 제도의 새장 안에 가두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반부패 드라이브에 불만을 품고 시 주석에게 ‘속도 조절’을 요구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도 ‘당내에 계파가 없으면 오히려 이상하다’고 말했다”며 “전현직 지도자가 가고자 하는 목표는 같으나 그 과정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의 권력 부패가 ‘공산당 일당 지배’ 체제에서 비롯된다는 서구의 지적에는 “13억 인구의 중국은 (서구와) 상황이 다르다. 서양과 같은 다당제와 3권 분립으로 가면 ‘천하대란(天下大亂)’이 일어난다”고 반론을 펼쳤다. 그는 또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가 회고록 ‘국가의 죄수’에서 다당제 등을 주장한 사실을 언급하며 “자오 전 총서기는 너무 시대를 앞서갔다”고 지적했다. 리 교수는 이어 ‘좋은 제도는 악인이 전횡을 못하게 할 수 있으나 나쁜 제도는 훌륭한 사람도 좋은 일을 할 수 없게 한다’는 덩샤오핑(鄧小平) 전 지도자의 발언을 상기시키면서 “반부패는 제도에 근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햇빛이 가장 좋은 방부제이듯 반부패의 핵심은 투명한 공개”라며 “관료의 재산과 정부 정보가 공개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산당 중앙과 정부가 반부패와 청렴을 위해 마련한 법률과 규정이 616개, 각 성 정부는 1538개에 이른다”며 “이처럼 규정만 넘쳐나는 것은 그만큼 어느 것도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중국은 인치(人治)의 단계에서 법치로 넘어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에서 대표적인 탐관(貪官)으로 지목됐던 후창칭(胡長淸) 전 장시(江西) 성 부성장의 사례를 들어 반부패 제도의 허점을 지적했다. 약 350만 위안의 뇌물수수 등 혐의로 1998년 체포된 후 씨는 많은 비리 의혹이 제기됐지만 승승장구했다. 후 전 부성장은 나중에 사법처리된 뒤 “나에 대한 관리 감독은 마치 소 외양간에 고양이를 넣어 언제든지 탈출할 수 있게 한 것과 같았다”고 허술한 제도를 비웃기도 했다. 리 교수는 11일 베이징대에서 사단법인 ‘포럼오래’(회장 함승희) 주최로 열리는 ‘국가 개혁을 위한 2대 과제, 반부패와 금융개혁’ 한중 심포지엄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다. 2000년 4월 세워진 연구중심은 중국 대학의 첫 ‘반부패 싱크탱크’로 중국 반부패 드라이브의 핵심 기관인 중앙기율위원회에 수시로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의 한 아나운서가 자신이 진행하는 TV 프로그램 생방송 도중 호화 청사 건설과 공무원의 부패를 비판하다 교체돼 논란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중국 개혁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8일 오후 8시 후베이(湖北)TV의 아나운서 추이젠빈(崔建賓) 씨는 온라인 뉴스쇼인 ‘룽상싱(壟上行)’을 진행하던 중 갑자기 내려오라는 사인을 받았다. 추이 씨는 진행 중단 신호를 받기 직전 호화 청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중국에서도 가난하기로 손꼽히는 현(縣)인 팡(房) 현이 4억 위안을 들여 호화 청사를 짓는 것을 비판했던 것. 그는 “부패하고 낭비가 심한 관리들을 여기서 가능한 한 멀리 몰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화면 밖 제작진에게 제지당한 추이 씨는 “하던 말을 마치면 안 되겠느냐”고 반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내 화면에서 사라졌다. TV 화면에는 진행자가 없는 장면이 잠시 나가다 광고가 나왔다. 광고가 끝난 뒤 여성 진행자가 나와 머리를 매만지면서 황급히 진행을 넘겨받았다. 누리꾼들이 “그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보겠다”며 그를 지지하고 나서자 추이 씨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나의 일자리는 아직 영향 없다(안 잘렸다). 감사하다”고 글을 올렸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 방문 사흘째인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9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났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과 헤이글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시 주석은 “양국은 신형대국관계의 틀에서 불충돌 부저항 상호존중의 원칙을 지키고 견해차와 민감한 문제를 적절히 통제하자”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선 8일 양국 국방장관 기자회견에서 불거진 의견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헤이글 장관의 이번 방중을 통해 미중 신형대국관계가 도전을 맞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홍콩 밍(明)보는 9일 평론에서 “과거 중미 관계가 ‘할 말 있어도 좋게 말하던 사이’라면 지금 신형대국관계에서는 ‘할 말이 있으면 직설적으로 말하는 사이다. 헤이글 국방장관의 중국 방문에서 잘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과 판창룽(范長龍)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8일 기자회견에서 헤이글 장관을 앞에 두고 직설적으로 비판했고 랴오닝(遼寧)해사국은 8, 9일 보하이(渤海) 만 중부에서 해상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선포했다. 첫 항모인 랴오닝함도 참가한다. 밍보는 2011년 1월 9일 로버트 게이츠 전 미 국방장관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만나던 시간에 쓰촨(四川) 성 청두(成都)에서 중국의 첫 스텔스 전투기 ‘젠(殲)-20’이 시험 비행에 성공했음을 상기시키며 미 국방장관 방중 때 ‘신고식’을 시켰다고 전했다. 최근 미중 갈등이 외교적인 수사로는 피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8일자 사설에서 “중국 관리들은 헤이글 장관에게 불만을 말하라”고 촉구한 데 이어 9일자 사설에서는 “창 장관과 판 부주석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중국의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한편 헤이글 장관은 8일 양국 국방장관 회담이 끝난 뒤 진행된 국방대학 강연에서 ‘인터넷의 자유와 강대국의 책임, 아시아 동맹국 보호’ 등을 강조했다. 청중으로 참가한 인민해방군의 육해공 각 군과 지방 군구 및 각 병과의 군사학교 생도들은 “미국은 필리핀과 일본 편을 들기로 정책을 바꾼 것이냐”라고 날 선 질문을 날렸다. 헤이글 장관은 “필리핀과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이고 미국은 조약상의 의무를 실행할 뿐”이라고 답했다. 이날 강연은 질문 3개를 받는 것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진행됐다고 중화왕(中華網)이 전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과 창완취안(常万全) 중국 국방부장이 8일 베이징(北京)에서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가진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통상 회담 뒤 열리는 기자회견에서는 합의 내용을 설명하고, 의견 차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지만 이날 미국과 중국의 국방 수장들은 정면충돌에 가까운 입씨름을 벌였다. 헤이글 장관은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를 겨냥해 “중국이 영유권 갈등에 있는 섬들에 대해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권리가 없다”며 “이는 긴장과 오해를 증가시켜 위험한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중국을 몰아세웠다. 헤이글 장관은 이 발언을 하면서 손가락을 가로젓기도 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중일 갈등과 관련해 일본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에 창 부장은 “중국은 댜오위다오(釣魚島)와 난샤(南沙)군도에 논쟁의 여지 없는 주권을 가지고 있다”며 “영토 문제에 타협도, 양보도, 거래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 치의 땅도 침범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창 부장은 또 “중국군은 영토 수호의 임무가 있으며 어떤 위협에도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고 당과 인민이 필요로 하면 언제든 나가 싸울 것이고 싸우면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 부장은 “매우 심각한 중일 관계의 책임은 모두 일본에 있다”며 “미국은 일본을 단속해야 하며 일본에 지나친 관용을 베풀어 나쁜 일을 하도록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미국 측을 훈계하기도 했다. 헤이글 장관은 전날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에 자신이 승선한 사실을 예로 들며 양국 군이 보다 개방적이어야 하고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은 각자의 사이버 역량을 좀 더 공개해야 한다. 이런 공개만이 오판을 부를 오해를 줄일 수 있다”며 지지 않고 맞섰다. 판창룽(范長龍)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기자회견장에서 많은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헤이글 장관에게 “장관이 (하와이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방포럼과 일본에서 한 발언은 매우 거칠다(tough)”며 “나와 중국인들은 그런 말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직접 불편한 심기를 전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기자회견 충돌로 양국 장관이 회담에서 대만, 남중국해, 동중국해,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고 ‘7개 공동 인식’에 합의한 내용은 뒷전으로 밀렸다. 한편 헤이글 장관은 이날 국방대학 강연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과 중국 모두에 공통의 이익”이라며 중국에 보다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주문했다. 헤이글 장관은 “이 같은 도발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하고 주민들을 억압하는 (북한) 체제를 계속 지지하는 것은 결국 중국의 국제적 지위에 상처를 입힐 것”이라며 중국의 태도를 비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한국과 미국, 일본의 북한 핵문제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7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회담을 열고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미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실험은 국제사회에 대한 정면 도전이고 국제 평화와 안녕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3국 6자회담 수석대표들의 회동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북한의 단·중거리 미사일 발사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사격, 추가 핵실험 가능성 거론 등 위협 언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열린 이번 회담은 일본의 지나친 우경화 행보 때문에 주춤했던 한미일 공조 체제가 재가동됐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성격도 띠고 있다. 3국 대표들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위협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에 대해 각국이 수집한 정보와 이에 대한 평가를 교환했다. 또 북한이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전방위 ‘평화공세’를 끝내고 도발 분위기로 전환하는 배경과 의도도 논의했다고 황 본부장은 전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8일 한미일 3국의 대북 경고와 관련해 “한반도 정세가 매우 취약하다”며 관련국에 신중한 언행을 촉구했다. 이는 6자회담 재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한미일 3국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중국 역시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막기 위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최근 4차 핵실험 가능성을 거론한 데 대해 중국이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초치해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북한이 지난달 평양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겨냥한 암살에 대비해 대대적인 훈련을 벌였다고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가 복수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에서 이 같은 훈련이 행해지기는 처음”이라며 “신의주와 접경한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과 북한의 평안북도 및 자강도 등지에서 여러 소식통을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가 자체 취재를 통해 이런 보도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15일 평양에서 ‘지도자 암살’을 상정한 훈련을 진행했으며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군, 중앙의 각 기관 및 부문의 수장이 모두 참가했다. 소식통들은 훈련 목적에 대해 “‘적대 세력’이나 ‘이상 분자’들이 최고지도자를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또 지난해 12월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 이후 국내 소요 발생에 대한 대비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이어 최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암살 시도 사건 2건 중 1건의 목격자를 만나 증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목격자는 “대형 트럭이 김 위원장 차량 행렬을 들이받는 장면을 멀지 않은 곳에서 직접 봤다”고 주장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이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에게 중국의 첫 항공모함이자 해군력의 상징인 ‘랴오닝(遼寧)함’을 전격 공개했다. 지난해 2월 국방장관 취임 후 처음 방중하는 헤이글 장관은 7일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에 정박 중인 ‘랴오닝함’에 올라탔다. 랴오닝함에 외국인이 승선한 것은 헤이글 장관이 처음이다. 미국이 먼저 랴오닝함 방문을 요청했고 중국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중국의 군사력 강화를 놓고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날로 강화되고 있는 중국 해군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헤이글 장관은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의 요청으로 7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 중이다. 인민해방군 기관지 제팡(解放)군보는 헤이글 장관이 도착한 7일자에 ‘중-미 신형군사관계는 말보다 행동이 낫다’는 제하의 루인(鹿音) 국방대 전략연구소 부연구원의 평론을 실었다. 루 연구원은 “양국은 신형 대국관계에 걸맞은 신형 군사관계 구축을 통해 충돌을 방지하고 위기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도 이날 “헤이글 장관이 ‘중-미 양국은 친구이고 경쟁자지만 분명히 적대관계는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고 소개했다. 앞서 헤이글 장관은 6일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과의 회담이 끝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강대국은 강대국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중국은 강대국이다”라고 직접 중국을 거명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크림공화국 합병과 같은 행동은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시아의 작은 섬’이라는 말로 중일 간에 영토 갈등을 빚고 있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간접 언급하기도 했다. 자칭궈(賈慶國)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러시아의 크림에서의 행동과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분쟁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헤이글 장관은 방중 기간 중 창 부장 등 중국의 고위 관리와 만나고 8일에는 중국 국방대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헤이글 장관은 방중 하루 전인 6일 일본에서 “중국 관리들과 만나 주변국을 존중하도록 하고 협박은 매우 위험하고 갈등에 이를 뿐이라는 것을 얘기하겠다”고 밝혀 방중 기간 중 어떤 날 선 공방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편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헤이글 장관의 방중에 앞서 중국 군 지휘부에 미국의 사이버공격 방어전략을 브리핑했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이번 브리핑은 2016년까지 사이버전 요원을 현재의 3배 수준인 6000명으로 늘리겠다는 미국의 계획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헤이글 장관은 미국이 먼저 중국에 사이버공격 관련 정보를 브리핑한 만큼 중국도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관련 정보를 설명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할 것으로 알려졌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도 교수가 마침내 왔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발행되는 신징(新京)보는 7일 ‘별에서 온 그대’에서 도민준 교수로 출연해 중국에서도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탤런트 김수현의 베이징 도착을 이렇게 전했다. 이 신문은 1면에 김수현의 사진을 싣고 13면은 전체를 할애해 그의 동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김수현은 5일 서우두(首都)공항을 통해 베이징에 도착했다. 그가 중국으로 입국할 때 1000여 명의 중국 팬이 몰려와 그의 이름을 부르며 열광하자 베이징 경찰은 경호 차량을 동원해 VIP로 대접했다. 김수현은 6일 베이징에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 및 팬들과의 미팅 행사를 가졌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유머 감각이 있고 재치가 넘치는 귀여운 태도를 보여줬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그는 ‘드라마 주인공처럼 시간을 멈추는 초능력이 있다면 언제 멈추고 싶으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지금 이 순간”이라고 답했고 ‘식스 팩 복근이 여전히 있느냐’는 물음에는 “여러분도 있지요?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되물었다. 이어 가진 팬 미팅에서는 촬영장에서의 에피소드 등도 솔직하게 얘기했다. 이날 팬 미팅 암표 값은 실제 표 값의 15배에 이르는 2만 위안(약 340만 원)까지 치솟았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미국이 아시아에서의 안보 공약을 확인하며 중국과 북한 견제에 나섰다.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일방적으로 합병한 것과 같은 사태가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서 재연되는 것을 막기 위한 행보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는 아시아 국가들을 적극 지원해 그동안 ‘공허한 수사’라는 비난을 받아온 ‘피봇 투 아시아(아시아 중시)’ 정책을 강화하는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5일 일본을 방문한 헤이글 장관은 “중일 간 센카쿠 영유권 분쟁에서 미국의 대일(對日) 안보 공약 지지는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러시아의 일방적인 크림 합병에 미국이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자 센카쿠 분쟁이 촉발돼도 미국이 중국에 맞서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돼 왔다. 헤이글 장관은 도쿄(東京) 도착 전 비행기 안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미국의 일본 안보 공약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2주일 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방문 때 더욱 확실해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헤이글 장관은 5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만나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환영한다”며 공개적으로 지지의 뜻을 밝혔다. 헤이글 장관은 다음 날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과의 회담에서 탄도미사일 대처 능력을 갖춘 이지스함 2척을 2017년까지 일본에 추가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미군이 일본에 배치하는 이지스함은 모두 7척으로 늘어난다. 헤이글 장관은 일본에 이지스함 2척을 추가 배치하는 것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미국 외교정책의 초점을 맞추는 전략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헤이글 장관은 중국을 겨냥한 듯 “힘을 배경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혀 일본 측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앞서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차관보는 3일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일부 아시아 국가가 ‘중국이 러시아의 크림 합병을 선례로 삼아 무력으로 영토적 이익을 달성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중국은 경제적 보복 가능성 때문에 무력을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해 “중국이 필리핀의 섬을 무력으로 점령하면 미국은 필리핀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고위 관리가 중국에 대한 ‘경제 제재’를 언급하거나 중국의 실력 행사를 겨냥해 다른 나라를 돕는 형식으로 대응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 고위 관리들의 일본 필리핀 지지 발언에 대해 “중국이 아시아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주변국과 영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크림 합병이 신경을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크림 사태를 계기로 아시아 안보 공약을 재확인하고 있지만 위기에 빠진 아시아 중시 정책이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재정위기와 국방예산 감축,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 간 균열로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은 국제무대에서 이미 상당 부분 설득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워싱턴=정미경 mickey@donga.com 베이징=구자룡 / 도쿄=박형준 특파원}
지난달 8일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편명 MH370)의 블랙박스가 발신하는 신호와 동일한 37.5kHz의 주파수를 중국 해군과 호주 해군 함정이 잇달아 탐지했다. 실종 30일째가 되도록 실종기 잔해가 발견되지 않은 가운데 이 신호가 결정적인 단서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수색팀 책임자인 앵거스 휴스턴 전 호주 공군참모총장은 6일 기자회견을 갖고 “5일 중국 순시선이 블랙박스가 송신하는 신호와 동일한 주파수를 감지한 데 이어 6일 호주 해군 함정도 전자 음향 파동을 감지했다”고 밝혔다. 중국 징화(京華)시보 등 중국 매체들도 남인도양에서 수색 중인 ‘하이쉰(海巡) 01호’가 4일에 이어 5일 오후 동경 101도, 남위 25도 부근에서 주파수 37.5kHz를 탐지했다고 6일 보도했다. 하이쉰의 해양탐측대 장량(張良) 대장은 “‘핑’ ‘핑’ 소리를 최소 200차례가량 들었다”고 말했다. 휴스턴 전 총장은 주파수 탐지에 대해 “매우 중요하고 고무적인 단서”라면서도 “해당 신호가 실종기 블랙박스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으며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호주 해군 함정에 장착된 미 해군의 블랙박스 탐지기 ‘토드 핑거 로케이터(TPL)’는 해저 최대 6100m 깊이에서 오는 신호를 탐지할 수 있다.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해역의 최대 깊이는 5800m가량이다. 하지만 블랙박스 배터리의 수명은 30일 안팎이어서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블랙박스 제조사 측은 배터리가 수명을 다한 뒤에도 5일 정도 신호가 나온다며 12일경 신호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호주 영국 미국 중국 등 국제수색팀은 호주 퍼스 서쪽 약 1700km의 21만7000km² 해역에서 13대의 군용 및 민간 항공기와 9척의 선박을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마샤오톈(馬曉天) 공군사령원(공군참모총장) 등 중국 인민해방군 최고 지휘관 18명이 2일 군 기관지 제팡(解放)군보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게 집단으로 공개 충성 맹세하는 기고문을 동시에 게재했다. 이들은 신문 2개면에 걸쳐 시 주석의 ‘중국의 꿈(中國夢)’과 ‘강군의 꿈(强軍夢)’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다짐을 밝혔다. 이날 기고에 참여한 군 장성은 7대 군구사령원(사령관), 공군 사령원과 해군 부사령원, 전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대의 부사령원 등 군 고위층이 망라돼 있다. 이들은 시 주석을 향한 다양한 ‘용비어천가’를 불렀다. 차이잉팅(蔡英挺) 난징(南京)군구 사령원은 “시 주석의 전략적 사고, 창조적 사고, 변증법적 사고를 배워야 한다”고 했고 리쭤청(李作成) 청두(成都)군구 사령원은 “시 주석의 군사투쟁 준비에 관한 일련의 말씀은 사상적 무기를 강화시킨다”고 칭송했다. 군 최고 지휘부의 공개 충성맹세는 중국군 역사상 최악의 부패사건 당사자로 지목받는 구쥔산(谷俊山) 전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부부장이 정식 기소되는 등 최근의 군 부패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콩 밍(明)보는 이와 관련해 3일 “1978년 개혁 개방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최근 군에 대한 반부패 조사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1일 기소된 구쥔산의 주요 혐의로 장군 승진에 3000만 위안(약 51억 원)을 받는 등 관직 매매가 포함돼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최근 군기율위원회의 순시조 조사에서도 베이징과 지난(濟南)군구에서의 비위가 적발돼 앞으로 군에 대한 반부패 사정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딸과 사위, 남편이 모두 독방에 감금돼 있다. 우리 가족은 아무 잘못이 없다. 단지 중국 역사에서 종종 봐 왔던 것처럼 새 지도자가 전임자를 공격할 때 나타나는 권력투쟁의 희생물일 뿐이다. 매우 걱정된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의 안사돈인 잔민리(詹敏利·미국명 메리 잔민리) 씨는 지난달 31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렇게 토로했다. 미국 시민권을 얻어 캘리포니아 주에 거주하고 있는 잔 씨는 저우 전 서기의 아들 저우빈(周濱)의 장모다. 저우빈의 구금 조사설이 잇따랐으나 그가 중국 당국에 체포된 사실이 가족에 의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우빈이 아버지의 비호 아래 부정 축재에 앞장선 핵심 인물인 것으로 중국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올해 71세인 잔 씨는 “지난해 10월 말 중국 방문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온 뒤 며칠간은 예전처럼 (딸 부부와) 전화 통화를 했다”며 “그런데 이후 갑자기 통화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잔 씨는 이어 “남편(황위성·黃투生)과 딸, 사위 모두 베이징 당국에 의해 독방에 감금돼 있다”고 했지만 어떻게 그들의 감금 사실을 알게 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잔 씨는 저우 전 서기가 장악하고 있는 중국 에너지기업들의 핵심 주주로 자신의 이름이 등재된 것과 관련해 허락 없이 사위가 자신의 신분증 정보를 회사의 문서에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자신의 신분증 사용이 어떤 도움이 될지 전혀 몰랐고, 자신도 어떤 경제적 이득도 취한 바 없기 때문에 사위의 행동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1일 잔 씨를 포함해 10여 명의 저우 전 서기 가족들이 당국에 의해 억류돼 있다고 보도했으나 잔 씨는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지난달 29일 저우 전 서기의 차남 저우한(周涵)이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미국으로 도주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저우 전 서기의 가족과 측근들로부터 최소 900억 위안(약 15조5000억 원)의 자산도 당국이 압수했다고 전했다. 한편 저우 전 서기의 두 동생 중 위안싱(元興)은 지난해 가을 암이 발병한 데다 장쑤(江蘇) 성 우시(無錫)의 자택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재산 일부가 몰수당하자 충격으로 올 2월 사망했다고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 또 다른 동생 위안칭(元靑)도 당국에 의해 억류돼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저우 전 서기에 대한 사법처리 임박설이 나오는 가운데 그 일족도 쑥대밭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반부패 개혁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아울러 시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도 반부패 개혁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 전현직 최고 지도부가 반부패 개혁의 범위와 속도를 둘러싸고 충돌할지 주목된다. FT에 따르면 장 전 주석은 지난달 시 주석에게 “반부패 캠페인의 족적(足跡)이 너무 커서는 안 된다”며 너무 많은 당 최고위층 가족이나 관련자들을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두 전직 주석은 사법처리 임박설이 나오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 처벌을 받아들이는 등 지금까지 시 주석의 반부패 개혁을 지지해 온 인물들이다. 그러던 이들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반부패 캠페인을 너무 오래 끌면 공산당 고위층에 대한 지지가 약화되고 공산당 지배의 안정성이 저하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FT는 전했다. FT는 또 반부패 사정이 더 확대되면 두 지도자 자신이나 계파가 불이익을 당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두 지도자와 관련된 인물들이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공산당 중앙조직부는 중국 최대 수력발전 국영기업인 중국창장싼샤(長江三峽)의 차오광징(曹廣晶) 동사장을 직위 해제했다. 차오 동사장은 장 전 주석 시절 총리를 지낸 리펑(李鵬)의 측근이다. 후 전 주석의 계파 핵심 인물 중에서는 링지화(令計劃) 공산당 통일전선부 부장에 대한 조사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링 부장의 아들인 링구(令谷)가 2012년 3월 여성 2명을 태우고 만취 상태로 베이징 시내에서 페라리를 몰다 사고로 숨진 뒤 호화 사치 생활, 사고 진상 은폐 등이 구설에 올랐다. 한편 저우 전 서기 일가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쓰촨(四川) 성 한룽(漢龍)그룹 류한(劉漢·48) 회장 등 36명에 대한 재판이 지난달 31일부터 후베이(湖北) 성 셴닝(咸寧) 시 중급인민법원 등에서 시작됐다. 미국 포브스가 발표한 2012년 중국 부호 순위에서 148위(53억9000만 위안·약 9212억 원)에 올랐던 류 회장은 거대 폭력조직을 거느리며 살인 등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홍콩 언론들은 이번 재판이 저우 전 서기와 관련된 인물에 대한 첫 공개심리라고 전했다.검찰은 기소장에서 저우 전 서기나 장남 저우빈(周濱)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류 회장이 변호인에게 “나는 이미 죽은 목숨이다. 변호가 필요없다”고 말해 당국이 저우 전 서기를 직접 치지는 못하지만 그 수족은 뿌리를 뽑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류 회장은 2003년 저우빈의 여행사를 시세 600만 위안보다 훨씬 비싼 2000만 위안(약 34억2000만 원)에 사준 것으로 알려졌다.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고기정 특파원}
중국과의 서비스 협정 체결에 반대하며 지난달 18일부터 대만 입법원을 점거해 시위를 벌이고 있는 학생 단체가 앞으로 입법원을 ‘릴레이’로 점거 농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30일 타이베이에서 학생 시위대가 ‘검은색 셔츠’를 입고 시위를 벌이자 이에 반대하는 일부 단체가 ‘흰색 셔츠’를 입고 맞서면서 ‘흑백 셔츠 시위 대결’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학생 시위가 2주째 이어지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교류에도 잇따라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타이베이의 총통부 앞길인 카이다거란(凱達格蘭)대도 앞길 등에는 경찰 추산 11만6000명(주최 측 50만 명 주장)의 학생과 시민이 모였다. 이들은 밀실 협상에 반대하는 뜻으로 검은색 계통의 옷을 입고 ‘서비스 무역 협정 반대’ ‘마잉주(馬英九) 총통 퇴진’ 등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는 남부 타이난(臺南)에서 대형 버스 65대가 동원되는 등 전국에서 시위대가 타이베이로 집결했다. 해외 16개국 49개 도시에서도 동조 시위가 벌어졌다고 홍콩 밍(明)보가 31일 보도했다. 이날 타이베이 버스터미널 등에서는 공민정의연맹 등의 단체가 소집해 모인 수천 명이 흰색 셔츠를 입은 채 ‘국회를 돌려 달라, 민주를 수호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맞불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한때 중산(中山)남로 등에서 ‘검은색 셔츠’ 시위대와 대치했으나 경찰이 막아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연맹 소집인이자 중화민국사회서비스협회 이사장으로 알려진 장젠핑(張健萍) 씨는 “대의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거리 시위는 20, 30년 전의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31일부터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던 유취안(尤權) 푸젠(福建) 성 당 서기 등의 일정이 학생 시위의 여파로 취소됐다. 이들은 집권 국민당 우보슝(吳伯雄) 명예주석을 예방하고 가오슝(高雄)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이에 앞서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장즈쥔(張志軍) 주임의 방문 일정도 학생 시위로 잠정 연기됐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은 시진핑(習近平·사진) 국가주석의 프랑스 방문에 맞춰 26일 102억 달러(약 10조9375억 원) 규모의 여객기 70대 구매 계약을 에어버스와 맺는 ‘통 큰 구매 외교’를 과시했다. 시 주석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올해 수교 50년을 맞아 ‘전면적 전략관계의 새 시대를 연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을 둘러싸고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특수 이익을 존중함으로써 미국 및 서방 유럽국과 의견을 달리했다. 하지만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에 해당하는 구매 외교를 활용해 ‘외교 이견, 경제 협력’이라는 이중적 접근법을 구사하고 있다. 이어질 독일 방문에서 중국이 발표할 경제협력 방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은 이날 에어버스 A320 43대를 새로 구입하기로 했다. 협의가 중단된 A330 27대 구매도 다시 진행키로 했다. 중국은 유럽연합(EU)이 회원국 공항 사용 여객기에 대해 배기가스 배출비를 부과키로 한 데 반발해 에어버스 구매를 중단한 바 있다. 이번 구매 규모는 에어버스 A330 새 모델과 150대의 제트기 등을 포함해 2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던 당초 예상보다는 적은 규모라고 차이나데일리가 27일 전했다. 에어버스는 중국항공공업그룹과 20년간 1000대의 EC-175 헬리콥터를 공동 생산하기로 했다. 계약금액은 80억 달러다. 양국은 또 2009년부터 시작한 톈진(天津) 에어버스 항공기 조립 합작기간을 2016년에서 2025년으로 연장하는 데도 합의했다. 중국 둥펑(東風) 자동차는 유럽 2위의 자동차 업체인 PSA 푸조 시트로엥의 지분 14%를 11억 유로(약 1조6246억 원)에 인수키로 하고 계약서에 서명했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푸조 시트로엥은 덕분에 한숨 돌리게 됐다. 올랑드 대통령은 26일 파리 엘리제궁(대통령실)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50개의 계약을 체결했는데 총 180억 유로에 이른다”고 밝혔다. 중국 지도자들이 유럽을 방문할 때면 종종 대규모 구매 계약이 체결되곤 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은 2010년 11월 프랑스를 방문해 에어버스 102대 등 200억 달러가량의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부총리 시절인 2011년 11월 스페인 독일 영국을 순방하면서 200억 달러가량의 구매 계약을 했다. 한편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이란 북한 중동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등 국제 및 지역 핫이슈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양국은 세계 다극화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민주적 협상으로 국제사회의 규칙을 세워 나가기로 했다. 27일까지 프랑스를 방문한 시 주석은 파리에 앞서 25일 첫 방문지로 중국과 인연이 깊은 리옹을 찾았다. 리옹은 덩샤오핑(鄧小平)과 저우언라이(周恩來) 등 지도자들이 1920년대 유학했던 도시다.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1921년 설립된 리옹 중법대를 찾아 선배 지도자들의 발자취가 담긴 흔적을 둘러봤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24일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중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주요 2개국(G2) 지도자 간의 만남답게 다양한 이슈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양국 정상이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하이라이트인 주요 7개국(G7) 정상 회동 전에 일찌감치 만난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만큼 미중 관계가 급속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AP 등 외신은 전했다. 핵심 의제인 북한 핵문제에서 양국 정상은 북핵 불용 원칙에 합의했지만 6자회담 재개 방식에선 현격한 차이를 드러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은 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6자회담을 포함한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북한이 취하는 행동에 근거해야 하며 북한이 아직 진지하게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는 의도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반면 시 주석은 6자회담을 가능한 한 빨리 재개해야 하며 협상 재개가 북핵 문제 해결의 유일하고 올바른 방법이라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중단,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 등 사전조치를 북한이 받아들여야 회담이 성사된다는 기존 태도를 고수했다. 시 주석은 지나치게 북한을 압박하기보다 경제 지원 등을 통한 ‘달래기’ 방식으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자세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미 국가안보국(NSA) 도청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시 주석은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를 해킹했다는 최근 언론 보도를 거론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국제 언론매체가 미국이 중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 대해 도청, 감시, 기밀절취 행위를 했다고 여러 차례 보도했으며 중국은 미국에 여러 번 항의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상업적 이익을 위한 어떤 도청에도 개입하지 않았고 기업과 어떤 정보도 공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로즈 부보좌관은 설명했다. 중국의 영유권 분쟁 문제를 두고 시 주석은 “미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문제에서 당연히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중일 간 영토 갈등에서 미일 동맹 조약을 들어 일본을 지원할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러시아 제재 공동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중국의 협조를 간접적으로 부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은 영토 독립을 중시하는 나라”라며 “러시아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영유권을 지지해 달라”고 시 주석을 설득했다. 이에 시 주석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태도를 지키는 ‘정치적 해결’만이 각 측에 유리하다는 자세를 분명히 했다고 중국신원왕(新聞網)은 전했다. ‘정치적 해결’을 강조한 것은 미국과 유럽이 취하는 제재 조치에 반대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뉴욕타임스, 블룸버그통신 등 중국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 미국 언론사 기자들에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것을 거론하며 중국의 언론자유 문제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양국 정상은 치열하게 대립했지만 중국을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 여사와 두 딸에 대한 덕담을 나누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두 딸로부터 ‘지금 신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하자 시 주석은 “미셸 여사가 안부 전해 달라고 하더라”라고 답해 배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워싱턴=정미경 mickey@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중국과의 서비스무역협정 체결에 반대하는 학생 시위대가 입법원(국회)에 이어 중앙정부인 행정원 청사를 부분 점거하다 해산되는 등 대만 정국이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재선 임기 2년째인 마잉주(馬英九) 총통의 지지율은 9%까지 떨어지는 위기에 처했다. 시위대의 행정원 점거 이후 마 총통은 심야 긴급성명을 발표해 시위대에 합법적인 투쟁을 주문하고 불법 행위는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대만이 자유무역협정(FTA)을 7개밖에 체결하지 못해 싱가포르 한국 일본에 뒤져 있다며 “3월 11일 한국은 캐나다와 FTA를 발효해 이미 40여 개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가 됐다. 우리의 무역 경쟁국인 한국은 최근 10여 년간 4명의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당파와 여야 없이 합작해 FTA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이 중국과 서비스협정을 체결하지 못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하지 못하면 가장 기뻐할 나라는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마 총통의 성명이 나온 직후인 24일 오전 4시 25분경 대만 경찰은 시위 진압용 살수차와 경찰 2000여 명을 동원해 행정원 청사 정문을 포위한 뒤 대학생과 시민을 해산시켰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일본 관동군이 자체 예산으로 직접 위안부 ‘구매’에 나섰으며 위안부 징집은 일본이 1938년 공포한 국가총동원법에 따라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일본 측 자료가 공개됐다. 중국 지린(吉林) 성 당안관(기록보관소)은 20일 동아일보 등 일부 한국 언론을 초청해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뒷받침하는 일본 측 작성 자료들을 공개했다. 중국이 기록보관소 내부와 기밀 자료를 직접 외국 언론에 공개하기는 처음이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1945년 3월 30일 위만중앙은행 안산(鞍山)지점 후카미(不可三) 대리지점장은 본점 자금부 외자과에 “쉬저우(徐州) 주둔 일본군 7990부대 화이하이(淮海) 성 연락부가 안산지점에 위안부 구입 자금으로 25만2000엔 사용에 관한 보고서를 보내왔다”고 보고했다. 요청을 받은 본점 자금부가 해당 지점장에게 20만여 엔 사용 권한 의견을 전하는 통화기록도 있었다. 이에 앞서 1941년 헤이룽장(黑龍江) 성 베이안(北安) 지방 검열부가 발행한 ‘우정검열월보’에는 “육군관사 한구석에 위안소가 있는데 소극장 안의 창고처럼 생겼다. 사병들이 귀중한 정력을 배출하는 곳이다. 20명인 위안소 병력(兵力·위안부 지칭)은 전부 선인(鮮人·조선인)으로 국가총동원법에 속박된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가 실렸다. 이는 헤이룽장 성에 사는 한 일본인이 일본 본토의 지인에게 보낸 것이다. 인화이(尹懷) 관장은 “일본이 위안부 모집과 운영에서 정부나 군이 개입한 것을 부인하고 있으나 자신들이 작성한 자료로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독된 자료들은 전체의 극히 일부분”이라며 “해독 작업이 계속되면 일본군의 만행을 입증하는 문서들이 추가로 발견될 것”이라고 밝혔다. 창춘=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20일 오후 중국 지린(吉林) 성 창춘(長春) 시 난관(南關) 구에 위치한 지린성 당안관(기록보관소) 9층. 인화이(尹懷) 관장은 베이징(北京)에서 온 동아일보 등 한국 언론 취재진에게 기록보관소가 새롭게 해독해낸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에 담긴 내용을 설명했다. 당안관에 보관된 10만여 건 중 이번에 공개한 일제 만행에 관한 기록은 25건으로 이 중 6건이 한국인 위안부에 대한 내용이다. 이곳에서 20년 이상 연구해 왔다는 자오위제(趙玉潔) 연구원은 “문서 90% 이상이 일본어로 작성돼 있는 데다 현재 쓰이지 않는 일본어도 일부 포함돼 있어 해독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를 통해 일본 관동군이 위안부를 운영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위만중앙은행과 지점 간의 두 통의 통화 내용이 그중 하나다. 이를 분석하면 일본군이 1944년 12월∼1945년 3월 4차례에 걸쳐 공용자금을 군위안부 항목에 지출했고 그 액수가 당시 53만2000엔에 이른다는 게 무잔이(穆占一) 부관장의 설명이다. 1941년 일본군 베이안(北安)지방 검열부가 작성한 우정검열월보도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평가된다. 우정검열월보는 일본군이 군사기밀 등이 외부로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편지나 전보를 일일이 검열한 뒤 이를 상부에 보고하고 기록한 것이다. 무 부관장은 “일본군이 위안부 조달에 직접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1938년 2월 화중(華中) 파견 헌병대가 관동군사령부에 보고한 ‘난징(南京)헌병대 관할구역 치안회복 상황보고서’에는 난징 우후(蕪湖) 등 8개 시현에 배치된 일본군 규모, 위안부 수, 위안부 1명당 군인 비율, 열흘간 위안소를 이용한 군인 수 등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우후 지역 군위안부 109명 중에서는 조선위안부가 36명이었다는 내용도 나와 있다. 당안관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자료실 내부와 자료를 외국 언론은 물론이고 외국 연구자에게도 공개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인 관장은 이처럼 자료를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연구 성과가 공개 가능한 시점에 이르렀을 뿐만 아니라 일본 측이 작성한 자료로 확인되는 역사적 진실을 부인하는 일본에 진실을 알리기 위한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인 관장은 “앞으로 한국 학자들과 공동으로 연구하기를 희망한다”며 “한국 연구자들의 연구 신청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11층 역사자료실 입구를 막고 있는 두꺼운 철문은 관계자의 지문 인식으로 열렸다. 내부는 철제 캐비닛이 가지런히 갖춰져 있었고 마치 실험실처럼 하얀색 옷으로 갈아입고 신발은 비닐로 감싼 뒤 들어갔다. 자료실은 일정한 온도 습도가 유지되고 특수 도난 방지시설까지 돼 있다고 한다. 자오 연구원이 철제 캐비닛을 돌려 위안부 관련 문서가 있는 곳을 개방하자 800m²가량 면적의 자료실에 역사 문서들이 꽂힌 서가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 역사자료실에는 청나라 시대와 일제 중국 침략시기의 자료가 보관돼 있다. 지린성 당안관이 있는 창춘은 일제가 세운 위만주국 수도이자 관동군 헌병대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무 부관장은 “1950년대 헌병대사령부 등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본이 (패망 직전) 미처 불태우지 못하고 땅에 묻어뒀던 문서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소장 중인 문서는 총 10만여 권으로 위만주국 국무원, 경제부, 민생부, 농업부, 군사부, 관동군헌병대, 중앙은행 등 65개 기관이 남긴 기록물이다. 중국 측은 지난해부터 이곳 자료 중 일본의 중국 침략 관련 자료 해독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잇따라 폭로에 나서고 있다.창춘=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일본 관동군이 자체 예산을 들여 직접 위안부 '구매'에 나섰으며 위안부 징집은 일본이 1938년 선포한 국가총원법에 따라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일본 측 자료들이 공개됐다. 중국 지린(吉林)성 당안관(기록보관소)은 20일 동아일보 등 일부 한국 언론을 초청해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뒷받침하는 일본 측 작성 자료들을 공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중국이 기록보관소 내부와 기밀자료를 직접 외국 언론에 공개하기는 처음이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1945년 3월 30일 위만중앙은행 안산(鞍山)지점 불가삼(不可三) 대리지점장은 본점 자금부 외자과에 "쉬저우(徐州) 주둔 일본군 7990부대 화이하이(淮海) 성 연락부가 안산지점에 위안부 구입 자금으로 25만2000엔 사용'에 관한 보고서를 보내왔다"고 보고했다. 요청을 받은 본점 자금부가 해당 대리지점장에게 20여만 엔 사용 권한 의견을 전하는 통화기록도 있었다. 화이하이(淮海) 성은 현재의 산둥(山東) 허베이(河北) 안후이(安徽) 장쑤(江蘇) 성 일부를 아우르는 지역이다. 무잔이(穆占一) 당안관 부관장은 "두 통의 통화내용을 분석하면 일본군이 1944년 12월¤1945년 3월 4차례에 걸쳐 공용자금을 군위안부 항목에 지출했고 그 액수가 당시 53만2000엔에 이른다"라고 설명했다. 무 부관장은 "이는 일본군이 위안부 조달에 직접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1941년 헤이룽장(黑龍江) 성 베이안(北安)지방검열부가 발행한 '우정검열월보'에는 "육군관사 한구석에 위안소가 있는데 소극장 안의 창고처럼 생겼다. 사병들이 귀중한 정력을 배출하는 곳이다. 20명인 위안소 병력(兵力·위안부 지칭)은 전부 선인(鮮人·조선인)으로 국가총동원법에 속박된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가 실렸다. 이는 헤이룽장 성에 사는 한 일본인이 일본 본토의 지인에게 보낸 것이다. 일본군은 군사기밀 등이 외부로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편지나 전보를 일일이 검열했으며 이를 우정검열월보에 기록했다고 자오위제(趙玉潔) 연구원은 설명했다. 또 1938년 2월 화중(華中)파견 헌병대가 관동군사령부에 보고한 '난징(南京)헌병대 관할구역 치안회복 상황보고서'에는 난징 우후(蕪湖) 등 8개 시현에 배치된 일본군 규모, 위안부 수, 위안부 1명당 군인 비율, 열흘간 위안소를 이용한 군인 수 등이 기록돼 있다. 우후 지역 군위안부 109명 중에서는 조선위안부가 36명이었다는 내용도 나와 있다. 인화이(尹懷) 관장은 "일본이 위안부 모집과 운영에서 정부나 군이 개입한 것을 부인하고 있으나 자신들이 작성한 자료로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독된 자료들은 전체의 극히 일부분"이라며 "해독 작업이 계속되면 일본군의 만행을 입증하는 문서들이 추가로 발견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린성 기록보관소가 있는 창춘은 일제가 세운 위만주국 수도이자 관동군 헌병대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무 부관장은 "1950년대 헌병대 사령부 등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본이 (패망 직전) 미처 불태우지 못하고 땅에 묻어뒀던 문서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당안관이 소장한 문서는 총 10만여 권으로 위만주국 국무원, 경제부, 민생부, 농업부, 군사부, 관동군헌병대, 중앙은행 등 65개 기관이 남긴 기록물이다. 당안관 11층 역사자료실에는 청나라 시대와 일제 중국 침략시기의 자료가 보관돼 있다. 지문인식시스템을 갖춘 두꺼운 철문이 설치된 당안관은 온도조절, 방습, 방진 등의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 전체 규모는 800㎡, 깔끔하게 배열된 철제 서가 안에는 색이 바랜 옛 문서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