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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불법 계엄, 그리고 피고인과 같이 억울한 옥살이로 청춘을 어렵게 지내는 그런 일들이 다시는 없도록 저희 법관들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겠습니다.”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403호 법정. 서울고법 형사4-2부 재판장 권혁중 부장판사가 김동현 씨(68)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하며 이렇게 사과했다.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의 고문으로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김 씨는 헤드셋으로 사과를 들었다. 성균관대 학생이던 1980년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접한 김 씨는 관련 시집을 내는 등의 방식으로 학생운동에 참여했다. 당시 안기부가 이른바 ‘대학교 불온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시작하자 김 씨는 국제사면위원회 스웨덴지부에 5·18의 실상을 알리면서 안기부를 고발했다. 김 씨가 귀국하자 안기부는 김 씨를 약 40일간 불법 구금하며 고문했다. 김 씨가 주스웨덴 북한대사관을 한 번 방문했다는 이유였다. 1982년 12월 1심은 김 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를 인정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대리했던 조대현 전 헌재 재판관이 배석 판사로 참여했다. 2심에선 징역 5년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은 1983년 7월 이를 확정했다. 5년을 복역하고 나온 김 씨는 지난해 1월 재심을 청구했고,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재심 개시를 결정한 뒤 이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40일간 안기부에 불법 구금돼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하고 극단 선택을 시도할 정도로 심리적 위축 상태였다”며 “다시 안기부로 불려 가 고문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허위 자백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권 부장판사는 또 “지금부터 드리는 말씀은 판결문에 기재되지 않는 이야기들”이라며 “피고인이 미농지에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적어 나간 항소이유서를 보고 그 안에 담긴 피고인의 절규, 호소, 좌절과 희망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어머니의 탄원서마저도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기부에 끌려가 오랫동안 구속되고 고문당하면서도 이러한 허위 자백은 인권 수호의 최후 보루인 법원에 가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희망을 가졌을 것”이라며 “피고인의 호소를 단 한 번도 귀 기울여 주지 못한 점, 고문과 불법 구금에 대해 과감히 인정할 수 없던 그 용기 없음, 80년대 불법적인 계엄 상황에서의 소신 없음, 선배 법관들의 잘못에 대해 대신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그제야 비로소 헤드셋을 벗은 김 씨는 파란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판결 후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김 씨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때 판사들이 똑바로 판결을 안 했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판사들도 안기부에 끌려가서 맞던 때”라며 “재판부의 정당하고 정의로운 판단에 대해서 정말 감사한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전통시장 정비사업의 조합장이 뇌물을 받은 경우 공무원으로 간주해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처음으로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시장 정비사업 조합장 김모 씨(67)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벌금 6000만 원, 1894만 원 추징명령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24일 확정했다. 부산의 한 시장에서 정비사업 조합장을 맡은 김 씨는 2019년 11월 조합장 선출 효력과 관련한 소송 변호사비 등 490만 원을 송금받고 시공사 선정 관련 편의를 봐주기로 약속하는 등 5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의 쟁점은 공무원 또는 중재인에게 적용되는 형법상 뇌물죄를 김 씨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지였다. 도시정비법 134조는 ‘조합 임원은 형법상 뇌물죄를 적용할 때는 공무원으로 본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전통시장법에는 시장정비사업조합의 임원을 공무원으로 본다는 명시적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 씨 측은 관련 법령이 모호해 뇌물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과 2심은 김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앞으로 불법 계엄, 피고인과 같이 억울한 옥살이로 청춘을 어렵게 지내는 그런 일들이 다시는 없도록 저희 법관들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겠습니다.”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403호 법정. 서울고법 형사4-2부 재판장 권혁중 부장판사가 43년 전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김동현 씨(68)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하며 이렇게 사과했다. 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의 고문 때문에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김 씨는 검은색 헤드셋을 착용하고 권 부장판사의 말을 들었다.“피고인 잘 들립니까?” “예!”권 부장판사는 “지금부터 드리는 말씀은 판결문에 기재되지 않는 이야기들”이라면서 판결을 이어갔다. 그는 “피고인이 미농지에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적어나간 항소이유서를 보고 그 안에 담긴 피고인의 절규, 호소, 좌절과 희망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어머니의 탄원서마저도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기부에 끌려가 오랫동안 구속되고 고문당하면서도 이러한 허위자백은 인권 수호의 최후 보루인 법원에 가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희망을 가졌을 것”이라며 “피고인의 호소를 단 한 번도 귀 기울여주지 못한 점, 고문과 불법 구금에 대해 과감히 인정할 수 없던 그 용기 없음, 80년대 불법적인 계엄 상황에서의 소신 없음. 선배 법관들의 잘못에 대해 대신 사과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비로소 헤드셋을 벗은 김 씨는 파란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성균관대를 다니던 김 씨는 1980년 광주5·18민주화운동을 접한 뒤 관련 시집을 내는 등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 안기부가 이른바 ‘대학교 불온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시작하자 김 씨는 국제사면위원회 스웨덴 지부에 5·18의 실상을 알리고 안기부를 고발했다. 스웨덴으로 망명하려던 김 씨가 국내로 돌아오자 안기부는 구속영장 없이 김 씨를 약 40일 동안 구금하며 구타와 물고문 등을 가했다. 김 씨가 주스웨덴 북한 대사관을 1번 방문했다는 이유로 반공범으로 몰아 수사한 것이다.서울형사지법은 1982년 12월 김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김 씨가 항소하자 서울고법은 징역 5년으로 감형했고, 대법원은 1983년 7월 김 씨의 상고를 기각하며 형을 확정했다. 당시 김 씨의 나이는 25세였다. 1심 판결에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대리했던 조대현 전 헌재 재판관이 배석 판사로 참여하기도 했다.김 씨는 지난해 1월 재심을 청구했고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재심을 결정한 뒤 이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40일간 안기부에 불법구금 돼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하고 극단 선택을 시도할 정도로 심리적 위축 상태였다”라며 “피고인으로서는 다시 안기부로 불려 가 고문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허위 자백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북한 대사관에 한 차례 들어간 행위만으로 그것이 국가의 존립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김 씨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1987년 박종철 군처럼 물고문을 당했다. 밤인지 낮인지도 모르고 두드려 맞아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라며 “지금 생각하면 왜 그때 판사들이 똑바로 판결을 안 했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판사들도 안기부에 끌려가서 맞던 때”라고 눈물을 흘렸다. 이어 “돌아가신 어머니의 탄원서 이야기를 듣고 나도 눈물이 났다. 탄원서는 ‘아들이 이렇게 된 건 전부 내 잘못이다. 엄마가 잘못 키웠다’는 내용이었다”라며 “재판부의 정당하고 정의로운 판단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재판 독립 침해 우려’와 ‘재판의 공정성 준수’ 등 2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의장인 김예영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가 제안한 안건 2건이 26일 임시회의에 상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첫 번째 안건은 “민주국가에서 재판 독립은 절대적으로 보장돼야 할 가치임을 확인함과 동시에 그 바탕인 재판의 공정성과 사법의 민주적 책임성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밝히고, 전국법관대표회의는 향후 ‘사법 신뢰 및 법관윤리 분과위원회’를 통해 이번 사태의 경과를 모니터링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며 대책을 논의한다”는 내용이다. 두 번째 안건에는 “사법 독립의 바탕이 되는 사법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 것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개별 재판을 이유로 한 각종 책임 추궁과 제도의 변경이 재판 독립을 침해할 가능성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초 법관대표회의를 앞두고 더 구체적인 안건들이 논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 사건의 대법원 선고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돼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킨 것에 유감을 표하는 방안 등도 거론됐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이번에 논란이 된 대법원 판결의 대상 사건과 관련하여, 개별 재판과 절차 진행의 당부에 관한 의견 표명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법관대표회의 관계자는 “통지된 안건 외에 발의된 안건들이 있었으나 상정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제안자를 포함해 10인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26일 회의 현장에서도 새 안건을 상정할 수 있다. 회의에 참석한 법관대표 과반수가 찬성하면 의결이 이뤄진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재판 독립 침해 우려’와 ‘재판의 공정성 준수’ 등 2건을 논의하기로 했다.전국법관대표회의는 의장인 김예영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가 제안한 안건 2건이 26일 임시회의에 상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첫 번째 안건은 “민주국가에서 재판독립은 절대적으로 보장돼야 할 가치임을 확인함과 동시에 그 바탕인 재판의 공정성과 사법의 민주적 책임성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밝히고, 전국법관대표회의는 향후 ‘사법신뢰 및 법관윤리 분과위원회’를 통해 이번 사태의 경과를 모니터링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며 대책을 논의한다”는 내용이다. 두 번째 안건에는 “사법 독립의 바탕이 되는 사법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 것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개별 재판을 이유로 한 각종 책임 추궁과 제도의 변경이 재판독립을 침해할 가능성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당초 법관대표회의를 앞두고 더 구체적인 안건들이 논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 사건의 대법원 선고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돼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킨 것에 유감을 표하는 방안 등도 거론됐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이번에 논란이 된 대법원 판결의 대상 사건과 관련하여, 개별 재판과 절차 진행의 당부에 관한 의견표명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법관대표회의 관계자는 “통지된 안건 외의 발의된 안건들이 있었으나 상정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고 밝혔다.다만 제안자를 포함해 10인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26일 회의 현장에서도 새 안건을 상정할 수 있다. 회의에 참석한 법관대표 과반수가 찬성하면 의결이 이뤄진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 등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혐의 사건 재판장을 맡고 있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사진)가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자신의 유흥주점 접대 의혹에 대해 “평소 삼겹살에 소맥(소주+맥주)을 마신다”며 전면 부인했다. 14일 국회에서 민주당 김용민 의원 등이 의혹을 처음 제기한 지 5일 만이다. 민주당은 지 부장판사의 해명이 거짓말이라며 술자리로 추정되는 실내 공간에서 지 부장판사가 동석자 2명과 찍힌 사진을 공개했다.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이 조사를 진행 중이고, 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고발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사실관계 규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귀연 “삼겹살에 소맥도 사주는 사람 없어” 지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및 직권남용 혐의 사건 재판에 앞서 “아마 궁금해하시고, 얘기하지 않으면 재판 자체가 신뢰받기 힘들다는 생각에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면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의원은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 원 상당의 비용이 나오는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돈을 낸 적이 없다는 구체적인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 부장판사는 “개인에 대한 의혹 제기에 우려와 걱정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평소 삼겹살에 소맥(소주+맥주)을 마시며 지내고 있다”며 “의혹 제기 내용은 사실이 아니고 그런 데 가서 접대받는 건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그런 시대 자체가 아니다. 삼겹살에 소맥 사주는 사람도 없다”고 덧붙였다. 지 부장판사는 민주당의 의혹 제기를 ‘판사 뒷조사’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중요 재판 진행 상황에서 판사 뒷조사에 의한 계속적 외부 공격에 대해 재판부가 하나하나 대응하는 거 자체가 재판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저, 그리고 재판부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지 부장판사가 맡고 있는 재판은 당분간 재판부 변동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대법원 윤리감사관실 조사 착수만으로 재판이 중단되진 않는다. 다만 구체적인 비위 정황이 실제로 확인될 경우 징계나 재판부 교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윤리감사관실은 민주당이 공개한 사진의 촬영 경위 등을 지 부장판사에게 물어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민주당, 지귀연 사진 공개… “당장 법복 벗겨야” 민주당은 지 부장판사의 해명 이후 약 2시간 반 만에 지 부장판사가 찍힌 사진을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된 일행 2명과 지 부장판사가 나란히 앉아 실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노종면 대변인이 공개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 사진의 촬영 장소가 룸살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접대 장소’로 지목하며 14일 공개했던 유흥업소 실내 사진을 지 부장판사가 찍힌 사진과 비교하며 공세를 펼쳤다. 노 대변인은 “두 사진의 인테리어 패턴과 소품이 똑같다”며 “지 판사는 자신의 거짓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시간이다. 당장 법복을 벗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공개된 사진엔 양주 등 술이나 여성 종업원은 없었다. 노 대변인은 “지 판사는 룸살롱에서 삼겹살을 드시냐”라며 “공개적으로 거짓말한 판사가 누구의 죄를 묻겠단 건가. 하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명운이 달린 내란 사건의 재판장이라니 가당키나 한가”라고 했다. 민주당은 남녀 등 여러 사람이 함께 술을 마시는 것으로 보이는 홀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지 부장판사가 다녀간 유흥주점이 영업 중인 모습을 촬영한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노 대변인은 “민주당은 해당 업소를 직접 확인했고, 서울 강남에 있는 고급 룸살롱이었다. 여성 종업원이 룸마다, 테이블마다 여럿이 동석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선 지 부장판사가 평소 술자리를 자주 가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노 대변인은 “본인의 시인과 반성을 기대할 수 없으니 수사를 통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며 공수처에 지 부장판사를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사법부 압박’이라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특정 판사에 대한 악의적 좌표 찍기와 마녀사냥은 이재명 후보식 ‘맞춤형 법정’을 세우려는 공포의 전주곡”이라고 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유흥주점 접대 의혹에 대해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이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지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맡고 있는 12·3 비상계엄 관련 재판 3건이 이번 주 잇달아 열린다. 법관에 대한 조사 착수만으로 재판이 중단되진 않기 때문에 재판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윤리감사관실 조사로 구체적인 비위 정황이 실제로 확인될 경우 징계나 재판부 교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사건 4차 공판을 비롯해 21일 조지호 경찰청장, 23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재판을 진행한다. 윤 전 대통령 4차 공판은 3차 공판 증인이었던 박정환 육군특수전사령부 참모장이 다시 나온다.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장도 증인으로 출석해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군 병력이 투입된 경위 등에 대한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은 3차 공판 때처럼 19일에도 법원 지상 출입구를 통해 출석한다. 21일에는 조 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 등 경찰 지휘부 재판이 진행된다. 경찰청 국수본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23일은 김 전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의 공판이 열린다. 이 재판은 군사기밀 노출 우려 등을 이유로 3월 27일부터 총 5차례 비공개로 이뤄졌다.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된다는 비판이 나오자 재판부가 공개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23일 공판부터는 상당수 증인 신문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민주당이 국회에서 제기한 지 부장판사의 유흥주점 접대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윤리감사관실은 사실 조회, 면담 등을 통해 의혹이 사실인지 확인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윤리감사관실이 지 부장판사의 비위 정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경우 정식 감사에 돌입하게 되고, 감사 결과에 따라 조희대 대법원장 등에게 징계 청구를 요청할 수 있다. 지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맡고 있는 내란 사건의 재판부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법관의 비위로 재판 신뢰가 떨어질 우려가 있을 경우 사무 분담을 책임지는 법원장이 사건을 재배당할 수 있다. 수도권 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자칫 ‘재판 개입’의 소지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접대 의혹에 대해 대법원이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그가 재판장을 맡고있는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재판 3건이 이번주 잇달아 열린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사건 4차 공판을 비롯해 21일 조지호 경찰청장, 23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재판을 진행한다.윤 전 대통령 4차 공판에서는 지난 기일에 이어 박정환 육군 특수전사령부 참모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마무리 될 예정이다. 이어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군병력이 투입된 경위 등에 대한 신문이 이뤄질 전망이다. 17일 국민의힘을 탈당한 윤 전 대통령은 12일 3차 공판에 이어 19일에도 법원 지상 출입구를 통해 출석한다. 이틀 뒤인 21일에는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 등 경찰 지휘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이 진행된다. 앞선 기일에 이어 경찰청 국수본 관계자들의 증인신문이 예정되어있다.23일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공판이 열린다. 이들의 재판은 국가 안전보장 문제를 이유로 지난 3월 27일부터 총 5차례 비공개로 이뤄졌다. 이후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국민 알권리가 침해된다는 비판이 나왔고, 재판부가 14일 “알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23일 공판부터는 국가 기밀 사항을 제외한 상당수 증인신문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처음 제기한 ‘지 부장판사의 유흥주점 접대 의혹’과 관련해 대법원은 독립 조직인 윤리감사관실에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상황이다. 만약 윤리감사관실이 구체적인 비위 정황을 확인할 경우 정식 감사에 돌입하게 된다. 감사 결과에 따라 윤리감사관실은 대법원장 등에게 징계 청구를 요청할 수 있다.이번 조사 착수로 인해 지 부장판사의 재판이 곧바로 중단되지는 않는다. 민주당이 정확한 일시와 발생 비용, 동석자와의 관계 등 구체적 제보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만큼, 의혹만으로 재판장을 교체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수도권 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지 부장판사가 현재 맡고있는 사건의 관계인으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점이 명확해지지 않는 상태에서 재판장을 교체하는 것은 자칫 ‘재판 개입’의 소지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 이라고 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오피스텔 수백 채를 보유하고 전세 사기를 벌여 임대차 보증금 170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대인과 공인중개사 부부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임대인 A 씨 부부의 상고심에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15일 확정했다.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B 씨 부부에게도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7년이 확정됐다. A 씨 부부는 2020년 9월부터 2023년 초까지 동탄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오피스텔 268채를 확보한 뒤, 임대차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 140명으로부터 약 170억 원의 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높은 ‘역전세’ 물건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인중개사 B 씨 부부는 A 씨 부부에게 이 같은 조건의 매물을 소개하고, 보증금 차액을 수수할 수 있도록 도우며 임대차 계약 전반을 사실상 도맡아 처리했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A 씨 부부에게 각각 징역 12년과 6년을, B 씨 부부에게는 징역 7년과 12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일부 피해자들과의 합의 등을 고려해 A 씨 부부는 징역 7년과 3년 6개월, B 씨 부부는 징역 4년과 7년으로 감형했다. B 씨 부부는 재판 과정에서 “임대인의 악화된 재정 상태를 알지 못했고, 수익을 배분받지도 않았다”며 공범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들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피해자들에게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입히고 주거생활 위협뿐만 아니라 주택 임대차 거래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해 범행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오피스텔 수백 채를 보유하고 전세 사기를 벌여 임대차 보증금 170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대인과 공인중개사 부부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임대인 A 씨 부부의 상고심에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15일 확정했다.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B 씨 부부에게도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7년이 확정됐다.A 씨 부부는 2020년 9월부터 2023년 초까지 동탄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오피스텔 268채를 확보한 뒤, 임대차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 140명으로부터 약 170억 원의 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이들은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높은 ‘역전세’ 물건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사업장 인근이라는 지역 특성상 전세 수요가 많은 점, 그리고 오피스텔 소유자들이 세금 부담 등으로 급매물을 내놓는 상황을 이용한 것이다. 공인중개사 B 씨 부부는 A 씨 부부에게 이 같은 조건의 매물을 소개하고, 보증금 차액을 수수할 수 있도록 도우며 임대차 계약 전반을 사실상 도맡아 처리했다.1심 재판부는 이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A 씨 부부에게 각각 징역 12년과 6년을, B 씨 부부에게는 징역 7년과 12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일부 피해자들과의 합의 등을 고려해 A 씨 부부는 징역 7년과 3년 6개월, B 씨 부부는 징역 4년과 7년으로 감형했다.B 씨 부부는 재판 과정에서 “임대인의 악화된 재정 상태를 알지 못했고, 수익을 배분받지도 않았다”며 공범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임대차 계약에 직접 관여하는 B 씨 부부는 ‘오피스텔 매매 및 임대차 시세가 계속 상승하지 않는다면 비슷한 시기에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는 다수의 오피스텔에 대하여 정상적으로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사정을 알릴 신의칙상 고지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고지의무 위반을 지적했다.재판부는 또 “피고인들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피해자들에게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입히고 주거생활 위협뿐만 아니라 주택 임대차 거래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해 범행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김세연 변호사(사법연수원 23기)가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 중재법원 상임위원으로 선임됐다고 15일 밝혔다. 김 변호사는 30여 명으로 구성된 중재법원의 현재 상임위원단 중 유일한 한국 변호사이자, 한국인 여성 변호사로서는 최초다.SIAC은 1991년 개설된 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중재기관 중 하나로, 2013년 아시아 최초로 국제중재법원을 출범했다. 중재법원에서는 관할권 심사, 중재인 선임이나 기피 등 중재 절차에 관한 판단을 진행한다.김 변호사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당사자들이 최근 가장 선호하고 있는 중재기관인 SIAC의 중재법원에 상임위원으로 기여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한국의 법관 및 다른 중재기관의 상임위원 등으로 활동한 경험을 활용해 SIAC가 당사자들의 분쟁을 효과적이고 해결할 수 있는 중재기관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김 변호사는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의 상임위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현재 국제중재실무회(KOCIA) 회장,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센터(KCAB International) 국제중재위원회 위원, 뭄바이 국제중재법원(MCIA) 위원, 스위스 중재센터(Swiss Arbitration Centre) 중재법원의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형사사건의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룸살롱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주장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왔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어떤 판사가 1인당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정도 비용이 나오는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그 판사가 돈을 낸 적이 없다는 구체적인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판사는) 바로 내란 수괴 윤석열을 재판하고 있는 지귀연 부장판사”라며 전체회의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향해 “어떤 조치를 취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어 김 의원은 “최소 100만 원이 넘는 사안이기 때문에 뇌물죄가 성립하거나 적어도 청탁금지법 8조 1항 위반으로 보인다”고 했다. 같은 당 김기표 의원은 해당 룸살롱 사진을 공개하며 “입구는 허름해 보여도 강남에 있는 예약제로 운영되는 룸살롱이라고 한다. 내부 사진을 보면 굉장히 럭셔리하다”고 했다. 천 처장은 “독립된 기관인 윤리감사실에서 당연히 직무에 따라서 조치할 사항”이라고 했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지 판사가 윤 전 대통령 재판을 계속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천 처장은 “확인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더 이상 답변을 드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 노종면 선대위 대변인은 이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이 확보한 제보 사진에 지 판사의 얼굴이 선명하다. 확보된 사진은 지난해 8월경”이라며 “서울중앙지법은 지금 당장 지 판사의 재판 업무를 배제하라”고 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좌표 찍기”라며 “의혹 제기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어떤 방식으로 로비가 이뤄졌고 그것에 대한 증거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 판사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밝힐 예정은 없다”고 밝혔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대법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을 비롯한 형사재판이 그대로 진행될 수 있는지에 대해 “담당 재판부의 판단에 달렸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 재임 중 형사상 소추를 금지하는 헌법 제84조의 해석과 관련해, 재판 자체는 중단 대상이 아닐 수 있다는 해석 여지를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이 ‘대통령 당선 이후 형사재판 진행 가능 여부’에 대해 질의한 공문에 대해 “대통령 선거에 당선된 형사 피고인에게 헌법 제84조를 적용할지 여부는 해당 사건을 심리 중인 담당 재판부에서 판단할 사항으로 사료된다”고 회신했다. 대법원은 이어 “이미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한 대법원의 의견 표명은 현재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개입 또는 헌법 103조의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할 법관의 권한을 침해하는 게 될 수 있어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해당 조항에 대한 명확한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법원이 재판 가능 여부를 밝히기 어렵고, 각 재판부가 헌법 해석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을 포함해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사건 1심, 위증교사 사건 2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및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1심 등 총 5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이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되면 향후 각 재판부는 ‘법관의 독립’을 규정한 헌법 제103조에 따라 독립적으로 재판 진행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이 중 한 재판부라도 재판을 계속할 수 있다고 결정하면, 현직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특히 이 후보 사건 가운데 가장 속도가 빠른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과 이후 재상고심 여부가 이 후보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달 1일 항소심의 무죄 판단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바 있어, 선거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유죄 확정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형량에 따라 대통령 당선 효력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공직선거법 제266조는 허위사실 공표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5년간 국가공무원에 임용될 수 없으며, 이미 취임한 경우 퇴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거로 선출된 정무직 공무원’도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대법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을 비롯한 형사재판이 그대로 진행될 수 있는지에 대해 “담당 재판부의 판단에 달렸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 재임 중 형사상 소추를 금지하는 헌법 제84조의 해석과 관련해, 재판 자체는 중단 대상이 아닐 수 있다는 해석 여지를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이 ‘대통령 당선 이후 형사재판 진행 가능 여부’에 대해 질의한 공문에 대해 “대통령 선거에 당선된 형사 피고인에게 헌법 제84조를 적용할지 여부는 해당 사건을 심리 중인 담당 재판부에서 판단할 사항으로 사료된다”고 회신했다. 대법원은 이어 “이미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한 대법원의 의견표명은 현재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개입 또는 헌법 103조의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할 법관의 권한을 침해하는 게 될 수 있어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해당 조항에 대한 명확한 법률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법원이 재판 가능 여부를 밝히기 어렵고, 각 재판부가 헌법 해석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이 후보는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을 포함해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사건 1심, 위증교사 사건 2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및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1심 등 총 5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이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되면 향후 각 재판부는 ‘법관의 독립’을 규정한 헌법 제103조에 따라 독립적으로 재판 진행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이 중 한 재판부라도 재판을 계속할 수 있다고 결정하면, 현직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특히 이 후보 사건 가운데 가장 속도가 빠른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과 이후 재상고심 여부가 이 후보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일 항소심의 무죄 판단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바 있어, 선거법 개정이 없는 한 유죄 확정 가능성이 높다.이 경우 형량에 따라 대통령 당선 효력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공직선거법 제266조는 허위사실 공표죄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5년간 국가공무원에 임용될 수 없으며, 이미 취임한 경우 퇴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거로 선출된 정무직 공무원’도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사건을 심리 중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룸살롱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주장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왔다.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어떤 판사가 1인당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정도 비용이 나오는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그 판사가 돈을 낸 적이 없다는 구체적인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판사는) 바로 내란 수괴 윤석열을 재판하고 있는 지귀연 부장판사”라며 전체회의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향해 “어떤 조치를 취하겠느냐”고 물었다.이어 김 의원은 “최소 100만 원이 넘는 사안이기 때문에 뇌물죄가 성립하거나 적어도 청탁금지법 8조 1항 위반으로 보인다”고 했다. 같은 당 김기표 의원은 해당 룸살롱 사진을 공개하며 “입구는 허름해 보여도 강남에 있는 예약제로 운영되는 룸살롱이라고 한다. 내부 사진을 보면 굉장히 럭셔리하다”고 했다.천 처장은 “독립된 기관인 윤리감사실에서 당연히 직무에 따라서 조치할 사항”이라고 했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지 판사가 윤 전 대통령 재판을 계속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천 처장은 “확인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더 이상 답변을 드리기는 어렵다”고 했다.민주당 노종면 선대위 대변인은 이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이 확보한 제보 사진에 지 판사의 얼굴이 선명하다. 확보된 사진은 지난해 8월경”이라며 “서울중앙지법은 지금 당장 지 판사의 재판 업무를 배제하라”고 했다.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좌표 찍기”라며 “의혹 제기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어떤 방식으로 로비가 이뤄졌고 그것에 대한 증거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서울중앙지법은 지 판사 관련 보도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밝힐 예정은 없다”고 밝혔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위증교사 사건 항소심 재판이 6·3 대통령 선거 이후로 연기됐다. 공정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해 달라는 이 후보 측 요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대선 전 이 후보가 출석해야 했던 5건의 재판이 모두 선거 이후로 미뤄지면서 이 후보는 선거운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12일 “피고인이 지난 주말 대선 후보로 등록함에 따라 위증교사 사건의 공판기일을 추후 지정(추정)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초 이달 20일 첫 정식 공판을 열고, 다음 달 3일 결심공판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날 재판부는 새로운 공판기일을 확정하지 않았다. 대선 이후로 기일을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법원은 관련 사건의 결론이나 감정 결과를 기다리거나 소송 절차 진행이 어려운 경우 ‘추후 지정’ 기일을 활용한다.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재직 중이던 2019년 자신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허위 증언을 하도록 교사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일명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김 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라고 말하며, 이 사건이 누명이라는 취지의 증언을 유도했다는 게 공소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김 씨의 일부 증언이 위증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 후보가 이를 교사했다는 점은 입증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와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1심 재판부도 이 후보 측의 기일 연기 신청을 받아들였다. 각각 이달 15일과 13·17일로 예정됐던 공판은 다음 달 18일과 24일로 연기됐다. 한편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송병훈)에서 심리 중인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은 각각 27일 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에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기 때문에 별도의 연기 신청은 없었으며, 이 후보도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에게 계엄이 해제되더라도 재차 선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수방사령관 참모장교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계엄이 경고성·일회성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사건 3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전 수방사령관 부관(副官) 오상배 대위는 “윤 전 대통령이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더라도 2번, 3번 계엄 하면 된다’고 말하는 내용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계엄 선포 직후 오 대위는 이 전 사령관과 함께 지휘차에 탑승해 국회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는 당시 군용 비화통신기에 ‘대통령’ 표시가 뜬 전화를 이 전 사령관에게 넘겼고, 스피커폰은 아니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육성 통화를 들었다고 밝혔다. 오 대위는 당시 통화에 대해 “이 전 사령관이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 들어가고 있다’고 하자 윤 전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와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오 대위는 이 같은 증언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체포의 ‘체’ 자도 얘기한 적이 없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인터뷰를 보고 생각과 많이 달라 당황했고, 일종의 배신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앞선 1, 2차 공판과 달리 법원 지하 주차장이 아닌 지상 출입구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 출석했다.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수방사 간부 “체포의 ‘체’자도 안 꺼냈다는 尹측에 배신감”尹 내란 혐의 3차 공판서 법정증언“총 쏴서라도 본회의장 가라 지시… 尹, 수방사령관과 총 4번 통화대답 없자 강요하듯 ‘어, 어’ 말해”… 尹측 “증인 청력, 남보다 뛰어난가”포토라인 처음 선 尹, 묵묵부답“계엄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돼도 두 번, 세 번 계엄하면 된다”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발언이 군 간부의 증언으로 드러났다. 이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주장한 ‘경고성·호소형 계엄’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및 직권남용 혐의 3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 부관인 오상배 대위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여러 차례 할 수 있다고 발언한 걸 들었다고 증언했다. ● “총을 쏴서라도 들어가라” 尹-이진우 통화 증언 오 대위는 “처음에는 윤 전 대통령이 법리적으로 옳은 일을 하고서 책임을 다 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후 윤 전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가 ‘체포의 체 자도 이야기한 적 없다’고 한 인터뷰를 보고 진실을 밝히는 데에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증언을 시작했다. 그는 특히 “일종의 배신감 같은 걸 느꼈다”며 “대통령이 군인은 아니지만 ‘부하를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체포조 운용 등 지시를 부인하는 윤 전 대통령 측을 보고 실망해 진술을 결심했다고 강조한 것이다. 오 대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간 통화는 계엄 당일 네 차례 있었다. 당시 이 전 사령관과 같은 차에서 대기 중이던 오 대위는 첫 번째 전화가 왔을 때를 떠올리며 “당시 군용 비화폰에 ‘대통령’이라고 떠 이 전 사령관에게 건넸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사령관이 ‘다 막혀 있는데 총을 들고 담 넘어서 들어가라고 했다’는 취지로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통화에서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 들어가고 있다”는 이 전 사령관의 말에 윤 전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가 4명이 1명씩 들쳐 업고 나와라”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세 번째 통화에서도 “본회의장 앞까지는 갔는데 사람이 많아 접근이 어렵다”는 이 전 사령관 보고에 윤 전 대통령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오 대위는 “이 전 사령관이 충격을 받은 듯 대답을 하지 않자 윤 전 대통령이 대답을 강요하듯 ‘어, 어’라고 말했다”고 했다. 오 대위는 네 번째 통화에 대해서는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지 5분 내에 통화됐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윤 전 대통령은 ‘내가 계엄 선포 전에 병력을 미리 움직여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반대해 일이 뜻대로 안 풀렸다’고 이야기했다”며 “‘결의안이 통과됐다고 해도 두 번, 세 번 계엄 하면 되니까’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윤 전 대통령 측은 “증인의 청력이 남들보다 뛰어난 건 아니지 않냐”며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이어 “오 대위 증언과 달리 이 전 사령관은 일관되게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수방사 병력이 총을 소지하지 않았는데 ‘총을 쏴서라도 들어가라’는 지시를 대통령이 할 수 있냐”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 처음 포토라인 선 尹, 묵묵부답 이날 윤 전 대통령이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앞선 두 차례 공판 때는 윤 전 대통령이 지하 주차장을 이용해 비공개로 출석했으나, 8일 서울고등법원의 불허로 이날은 법원종합청사 서관 쪽 지상 출입구를 통해 출석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도 윤 전 대통령은 직접 발언을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와 관련해서는 다음 공판기일인 19일부터 본격적으로 심리하기로 했다. 앞서 검찰은 1일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했던 박정환 육군 특수전사령부 참모장에 대한 증인신문도 다음 기일에 추가로 이어진다. 이날 박 참모장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비화폰으로 헬기 출동 사항에 대한 (윤 전 대통령의) 독촉 전화를 받았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증언했다. 박 참모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곽 전 사령관이 전투통제실에서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전화로 받을 때 옆에 동석했던 인물이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에게 계엄이 해제되더라도 재차 선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수방사령관 참모장교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계엄이 경고성·일회성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사건 3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전 수방사령관 부관(副官) 오상배 대위는 “윤 전 대통령이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더라도 2번, 3번 계엄 하면 된다’고 말하는 내용을 들었다”고 증언했다.계엄 선포 직후 오 대위는 이 전 사령관과 함께 지휘차에 탑승해 국회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는 당시 군용 비화통신기에 ‘대통령’ 표시가 뜬 전화를 이 전 사령관에게 넘겼고, 스피커폰은 아니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육성 통화를 들었다고 밝혔다.오 대위는 당시 통화에 대해 “이 전 사령관이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 들어가고 있다’고 하자 윤 전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와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오 대위는 이같은 증언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체포의 ‘체’ 자도 얘기한 적이 없다는 (윤 대통령 측) 인터뷰를 보고 생각과 많이 달라 당황했고, 일종의 배신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앞선 1·2차 공판과 달리 법원 지하주차장이 아닌 지상 출입구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 출석했다.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위증교사 사건 항소심 재판이 6·3 대통령 선거 이후로 연기됐다. 공정한 선거운동 기회를 보장해 달라는 이 후보 측 요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대선 전 이 후보가 출석해야 했던 5건의 재판이 모두 선거 이후로 미뤄지면서 이 후보는 선거운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12일 “피고인이 지난 주말 대선 후보로 등록함에 따라 위증교사 사건의 공판기일을 추후 지정(추정)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초 이달 20일 첫 정식 공판을 열고, 다음 달 3일 결심공판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다.이날 재판부는 새로운 공판기일을 확정하지 않았다. 대선 이후로 기일을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법원은 관련 사건의 결론이나 감정 결과를 기다리거나 소송 절차 진행이 어려운 경우에 ‘추후 지정’ 기일을 활용한다.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재직 중이던 2019년 자신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허위 증언을 하도록 교사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일명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김 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라고 말하며, 이 사건이 누명이라는 취지의 증언을 유도했다는 게 공소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김 씨의 일부 증언이 위증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 후보가 이를 교사했다는 점은 입증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앞서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와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1심 재판부도 이 후보 측의 기일 연기 신청을 받아들였다. 각각 이달 15일과 13·17일 예정됐던 공판은 다음 달 18일과 24일로 연기됐다.한편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송병훈)에서 심리 중인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은 각각 오는 27일 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에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기 때문에 별도의 연기 신청은 없었으며, 이 후보도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김건희 여사에게 이번 주중 검찰청사로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는 내용의 출석요구서를 9일 김 여사 측에 보냈다. 검찰은 13∼16일 중 하루를 조사 날짜로 제시했다고 한다. 검찰은 2월 창원지검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뒤 이달 초까지 수차례에 걸쳐 ‘신속한 대면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지만, 김 여사 측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김 여사는 2022년 대선 당시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 경북 포항시장 후보 등 공천에 개입하고, 지난해 총선에서 김상민 전 검사가 공천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다만 김 전 검사의 공천은 이뤄지지 않았다.검찰은 김 여사가 출석 요구에 계속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로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해 7월 디올 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김 여사를 조사해 특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檢, 김건희 ‘피의자 신분’ 출석 요구… “불응땐 체포영장도 검토”‘공천 개입 의혹’ 이번주 출석 통보金 출석땐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에… 6000만원대 목걸이 대여 논란도 조사尹, 오늘 내란혐의 3번째 공판지하 출입 불허… 포토라인 발언 주목검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 조사를 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하고 출석을 통보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당초 법조계에선 검찰이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김 여사 조사를 6·3대선 이후로 미룰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수사팀은 명태균 씨 등 핵심 관련자 진술은 물론이고 명 씨의 이른바 ‘황금폰’ 등 증거까지 충분히 확보한 상황이라 대면조사가 이번 주 진행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검찰은 김 여사가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金 출석 시 다른 사건도 함께 조사할 듯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9일 김 여사 측 변호인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내용의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검찰은 13∼16일 중 하루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에겐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김 여사는 지난달 21일 변호인을 선임하고 법률 대응을 하고 있지만, 출석 시점 등과 관련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여사는 2022년 대선 당시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경남 창원 의창 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 ‘친윤(친윤석열)’ 후보를 밀기 위해 경북 포항시장과 경기 평택시장 후보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특히 지난해 총선에선 ‘친윤계’로 평가받던 김상민 전 검사의 공천을 위해 김 전 의원의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명 씨는 올 2월 입장문에서 “김 여사가 지난해 2월 김 전 의원에게 전화해 ‘창원 의창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안팎에선 김 여사가 출석에 응할 경우 서울고검이 재수사를 결정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서울중앙지검이 최근 수사에 착수한 2022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 당시 6000만 원대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대여 의혹 등을 함께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전직 대통령 부인 신분을 감안하면 김 여사를 여러 차례 부르긴 어려울 수 있어서다.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중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 관련 이권 개입 의혹과 샤넬 백,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수수 의혹을 함께 조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김 여사 측은 건강상 이유와 함께 “수사가 정당하지 않게 이뤄지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어 출석에 응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추가 출석 통보에도 계속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 청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법조계에선 체포영장 집행은 대선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체포 시도는 ‘선거 개입’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검찰도 시기를 조절할 것”이라고 했다.● ‘내란 재판’ 포토라인 지나는 尹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3번째 공판은 12일 오전 10시 15분부터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형사대법정에서 진행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진행되는 이날 재판에선 윤 전 대통령이 법원 출입구로 들어오는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청사 관리를 맡은 서울고법은 1, 2차 공판 때와 달리 대통령경호처의 지하주차장 출입 요청을 불허했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일반 피고인들처럼 취재진 포토라인을 지나게 된다. 윤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서서 발언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재판은 검찰이 1일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한 뒤 처음 열리는 공판이다. 재판부는 두 사건의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보고 병합해 심리하기로 했다. 증인으로는 박정환 육군특수전사령부 참모장과 오상배 육군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 부관이 나온다. 비상계엄 당시 군 병력이 국회로 투입된 경위 등에 대한 신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