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형

유근형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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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질문이 좋은 글을 일군다 믿습니다. 파리 런던 베를린을 넘어 중동까지 한끗 다른 질문들을 던지겠습니다.

noel@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국제정세31%
유럽/EU13%
국제일반13%
중동10%
러시아10%
미국/북미7%
국제사고7%
칼럼3%
산업3%
경제일반3%
  • EU도 日도 15% 관세, 한국 車-반도체 동반 위기

    한국 수출의 양대 기둥인 자동차와 반도체가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 시장 최대 경쟁자 일본에 이어 유럽까지 15%로 자동차 관세를 하향 조정했는데 우리 자동차만 여전히 25% 고관세를 적용받을 위기에 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품목에 대한 관세를 2주 안에 발표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반도체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27일(현지 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약 1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갖고 상호관세율을 15%로 책정하는 데 합의했다고 각각 발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유럽의 대미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 대부분의 EU산 제품에도 15%의 관세율이 부과된다. 그 대신 EU는 7500억 달러(약 1038조 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하고, 군사 장비도 구입하기로 했다. 또 EU는 기존 투자 외에 6000억 달러를 추가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일본과 유럽이 모두 관세율 인하에 합의하면서 한국 완성차 업체는 수세에 몰렸다. 관세 협상에서 우리도 15% 수준으로 관세를 낮추지 못할 경우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일본과 유럽 경쟁 업체에 완전히 밀려버릴 수 있다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27일(현지 시간) EU와의 무역협상 타결 후 트럼프 행정부가 2주 안에 반도체 수입 관련 국가 안보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초부터 25% 이상의 반도체 품목관세를 예고해 왔다. 대통령실은 28일 미국과의 안보 패키지 협의와 관련해 ‘국방비 증액’과 ‘미국산 무기 구매’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가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농축산물 시장 개방 요구에 대해 “미국 측 압박이 매우 거센 것은 사실”이라며 “가능한 한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양보의 폭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장에서 가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기자회견에서 아직 관세 합의를 못 이룬 나라들에 대한 관세율을 묻는 질문에 “15∼20% 정도 될 것”이라고 답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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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EU와 관세 합의 “車 포함 EU산 모든 품목에 일괄 15%”

    미국과 유럽연합(EU)이 27일 모든 EU산 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무역협정에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었던 미-EU 간 무역전쟁이 사실상 일단락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회동한 뒤 “이번 합의는 사실상 마무리됐으며, 지금까지 체결된 모든 무역합의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합의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 합의는 안정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번 협상 타결로 EU산 자동차 및 모든 품목에 일괄 15% 관세가 부과된다. EU는 미국에 총 6000억 달러(약 830조7000억 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EU는 미국산 에너지를 1500억 달러(약 207조7000억 원)가량 구매하고, 미국산 군사 장비도 추가 구매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는 수 개월 동안 이어진 워싱턴과 브뤼셀 간의 긴박한 ‘셔틀 외교’의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U는 최근 ‘15% 상호관세’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도 유럽 경제에 중요한 자동차 등 일부 산업 분야에 대한 관세 완화를 요구해왔다. 미국은 한국 외 스위스, 대만 등과 유사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등 주요 아시아 수출국들은 이미 미국과 15~20% 수준의 상호 관세율에 합의한 바 있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관세를 부과할 경우 약 1000억 유로(117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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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가자에 구호품 공중투하… “매일 낮 10시간 동안 군사작전 중단”

    이스라엘이 최근 심각한 식량난 등에 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26일부터 공중 투하 방식의 구호품 공급에 나섰다. 또 27일부터 매일 10시간 동안 가자지구에서의 군사 작전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장기화로 식량난이 극심해지면서 사상자 수가 늘고,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는 것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공중 투하로는 구호품의 충분한 공급이 어렵고, 오히려 구호품에 맞아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6일 가자지구에 식량 등 인도주의적 구호품을 공중 투하하는 작전을 개시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 협조관(COGAT)이 유엔 등과 함께 화물 운반대 7개 분량의 밀가루, 설탕, 통조림 등을 보급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은 트럭 250대 이상 분량의 구호품을 국경 검문소에 하역했고, 이를 가자 주민들에게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한 방안을 유엔 등과 논의하고 있다. 또 식수 공급량도 하루 2000㎥에서 10배인 2만 ㎥로 늘린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군은 27일부터 가자지구 3개 지역 일대에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10시간 동안 군사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27일부터 가자지구에 인도주의적 휴전이 적용돼 구호품의 전달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호품 공중 투하 방식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도 공중 투하 방식의 지원을 했지만 이를 통해 전달된 식량이 극히 적어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또 구호품에 민간인이 맞아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례도 있었다. 필립 라자리니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사무총장은 “공중 투하는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며 굶주린 민간인을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는 3월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휴전협상 결렬 후 한층 강화됐다. 특히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인도주의 구호물자를 빼돌린다고 주장하며 식량 식수 전력 공급을 차단했다. 유엔 산하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민 중 약 3분의 1은 최근 며칠째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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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EU 정상회담서 관세 최종 담판… 日처럼 ‘15% 상호관세’ 합의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27일(현지 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만나 무역협상 최종 담판에 나선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국과 EU의 무역협상은 EU산 수입품에 15% 전후의 상호관세율을 부과하고, EU산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율을 50%로 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앞서 미국이 22일 일본과 체결한 합의 내용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EU 무역협상 타결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 달렸고, 27일 미-EU 정상회담에서 최종 담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통신은 전망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EU 고위 당국자들은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밤 늦게까지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측은 EU산 철강, 자동차, 의약품에 적용될 관세율에 대한 세부 사항을 두고 강하게 맞붙었다고 한다. FT는 양측 협상단의 논의가 다소 과격하고 전투적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스코틀랜드 도착 직후 미국과 EU 간 무역협상의 미해결 쟁점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쟁점은 아마도 20개 사안에 관련돼 있다. 당신은 그걸 다 듣고 싶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EU는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합의가 가시권에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EU는 관세 부과를 두고 팽팽하게 맞섰다. EU는 9일 미국과 ‘원칙적 합의’를 체결할 수 있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돌연 30% 상호관세를 8월부터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EU에 보냈다. 현재 미국에 수출되는 EU산 제품에는 기본관세를 포함해 평균 14.8%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데, 이를 2배로 끌어올리겠다고 압박한 것. 이에 EU도 미국산 항공기, 자동차, 버번위스키 등 총 930억 유로(약 150조 원) 상당의 상품을 겨냥한 보복관세안을 확정했다.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결렬될 경우 다음 달 7일부터 보복관세를 시행하겠다고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지난달 미영 무역합의 후속으로 철강 관세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은 매년 영국산 자동차 10만 대에 대해 10% 관세만 적용하기로 영국과 합의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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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량 바닥 가자, 최근 사흘새 43명 ‘아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기아 위기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3일 가자 보건당국은 21∼23일 사흘간 가자지구에서 기아로 최소 4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 중 상당수는 어린이와 신생아 등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2일 가자지구 내 가자시티의 한 병원에서 생후 6주가 지난 남자 아기 유세프가 역시 굶주림으로 숨졌다. 제대로 먹지 못해 갈비뼈가 튀어나올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아사로 수십 명이 숨진 사태는 처음이라고 팔레스타인 측은 주장한다. 가자 주민 파이자 압둘 라흐만 씨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예전에도 배고팠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지금이 최악”이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가자지구에서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현재 가자지구의 식량은 거의 바닥난 상태다. 상점의 선반은 텅 비었고, 밀가루 가격은 연초 대비 30배 이상 치솟았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국제 구호품을 탈취한다는 이유로 올 3월부터 가자지구를 봉쇄했다. 5월부터 미국과 함께 만든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의 배급소 4곳을 통해 제한적인 배급만 허용해 식량 부족이 심화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가자지구의 식량 위기를 “구호물자 봉쇄로 인한 인위적인 대량 기아”라고 지적했다. 국경없는의사회(MSF), 옥스팜 인터내셔널, 국제앰네스티 등 109개 단체도 가자지구의 위기 완화를 위해 물자 반입을 허용하라고 이스라엘에 촉구했다. 이 단체들은 “가자 외곽의 창고만 가도 깨끗한 물, 의약품, 주거 용품, 연료 수 t(톤)이 배포되지 못한 채 쌓여 있다. 이스라엘의 배급 제한과 지연, 봉쇄로 인한 단절이 기아와 죽음을 초래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 와중에도 이스라엘의 공습은 계속되고 있다. 가자 당국에 따르면 23일에만 이스라엘의 공습과 총격으로 100명 이상이 숨졌다. 특히 프리랜서 기자 왈라 알자아바리 씨의 일가족 5명이 모조리 사망했다. 사망자 중 아이들 또한 최근 극심한 기아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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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물-식량 부족 가자에 새 ‘구호통로’ 추진

    미국이 이스라엘의 봉쇄 조치로 기아 상태에 빠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새로운 ‘구호 통로(aid corridor)’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가자지구의 물·식량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구호소 일대에서조차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사상자가 속출하며 국제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자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스라엘 측이 동의할지는 불투명하다. 태미 브루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가자지구 내 구호 물자가 오갈 수 있는 인도적 통로를 마련하는 것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등이 모두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티브 윗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특사를 이날 가자지구로 급파했다고도 공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21일에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에 지상군을 진격시켰다. 이곳에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당일 납치돼 아직까지 억류 중인 약 20명의 인질이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군의 지상군 진격, 연일 거듭되는 대규모 공습 등으로 국제구호단체와 의료기관이 피해를 입는 사례도 늘고 있다. 데이르알발라의 세계보건기구(WHO) 직원 숙소 또한 최근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았다. WHO 측은 “이스라엘군이 일부 남성 직원과 그 가족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총구를 겨눴다”고 비판했다. 이 여파로 국제사회의 반(反)이스라엘 여론 또한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관광객 1600여 명을 태운 크루즈선은 22일 그리스의 유명 휴양지 시로스섬에 입항하려다가 회항했다. 섬 주민이 포함된 300여 명의 시위대가 ‘이스라엘은 대량 학살을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항의시위를 펼쳤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관광업 비중이 크고 이스라엘 관광객 또한 많은 그리스에서 반이스라엘 시위가 벌어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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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젤렌스키 민주주의 훼손” 우크라, 러 침공후 첫 反정부시위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후 처음으로 22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대대적인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같은 날 고위 공직자에 대한 감시를 담당하는 기관들의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에 서명하자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며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019년 5월 집권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5년 임기가 끝났다. 이후 전쟁 중이라는 이유로 줄곧 대선 실시를 거부하고 있어 야권의 불만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집권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그가 정권에 대한 부패 수사까지 마다하려는 모양새를 보이자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물론 유럽연합(EU) 등도 우려를 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르비우, 드니프로, 오데사 등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법안 서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부패 수사를 마다하려는 젤렌스키 정권의 행보가 권위주의 통치로 유명한 푸틴 정권과 다를 바 없다며 “(우크라이나가 아닌) 러시아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꼬집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국가반부패국(NABU)과 반부패특별검사청(SAPO) 등 두 기관을 검찰총장이 직접 관리감독하게 만드는 법안에 서명했다. 대통령실 주도로 추진됐고, 여당이 다수인 의회에서 통과됐다. 법안 제출, 의회 표결, 대통령 서명까지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전례 없는 빠른 속도로 법안이 처리됐다. 법안이 시행되면 고위 공직자 수사를 담당하는 두 기관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검찰총장의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지난달 검찰총장에 임명된 루슬란 크라우첸코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크라우첸코 총장의 승인 없이는 젤렌스키 정권의 주요 인사에 대한 수사 및 기소가 사실상 어려워진다. 야권 지도자인 올렉시 곤차렌코 하원의원은 “반부패 기관의 독립성이 사라졌다. ‘작은 독재 국가(우크라이나)’는 조만간 ‘큰 독재 국가(러시아)’에 삼켜질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고대하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EU는 회원국의 민주주의 향상, 사회 투명성 제고 등을 가입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욤 메르시에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두 기관은 우크라이나의 부패와 싸우기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마르타 코스 EU 확장담당 집행위원 또한 “우크라이나의 법치주의 후퇴를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지적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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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EU, 러 제재 갈등…24일 정상회담 빈손 우려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중국 외교부 등이 밝혔다. 그러나 EU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중국이 돕는 것을 비판하고 있고, 중국 또한 EU가 자국과 패권 갈등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밀착한다는 이유로 갈등을 빚고 있어 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편이다.양측 갈등 여파로 이미 EU 대표단의 방중 일정 또한 기존 이틀에서 하루로 축소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당초 24일 시 주석과 리창(李强) 총리 등을 만나고 25일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열리는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24일 일정만 소화한 후 귀국하기로 했다.양측 갈등은 18일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EU는 이날 러시아산 원유 상한가 인하 등 제18차 대(對)러시아 제재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관련 제재 명단에 러시아를 도운 혐의가 있는 중국 은행 두 곳도 포함시켰다. 중국 상무부는 21일 “날조된 혐의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한다. 국제법상 근거가 없는 일방적인 제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양측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규제하는 것을 두고도 대립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연설에서도 “중국이 희토류 분야의 주도권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이 외에도 EU는 중국이 자국산 전기차, 철강 등을 헐값 수출한다는 것에, EU는 중국이 EU산 브랜디 등에 반(反)덤핑 관세 등을 부과한 것을 두고도 대립하고 있다. 이런 사안들에 대한 이견이 커 24일 정상회담에서도 양측이 실질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 보다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차원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한편 21일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23일 튀르키예에서 러시아와 평화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줄곧 양측에 휴전을 강하게 촉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일정부분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러시아를 향해 “50일 내 우크라이나와 휴전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의 교역국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이후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인 무인기(드론) 및 미사일 공습을 단행했지만 결국 우크라이나와 휴전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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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호품 기다리던 가자 주민에 탱크 발포-총격”… 93명 사망

    이스라엘이 20일 유엔 구호품을 기다리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발포해 최소 93명이 숨졌다. 하루 기준으로는 구호품을 기다리다 숨진 사람이 가장 많은 사례라고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또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가 4개월 가까이 이어지면서 최근 24시간 동안에만 최소 19명의 가자지구 주민이 굶주림으로 숨졌다고 알자지라가 20일 보도했다. 이날 가자지구 북부에선 오랜 기아에 지친 주민들이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이 보낸 25대의 트럭을 둘러쌌다. 이 과정에서 극심한 혼란이 발생했고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통해 상황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했다. 한 주민은 AFP통신에 “이스라엘 전차들이 마구잡이로 포탄을 발사했다. 이스라엘 저격수들은 숲에서 사냥하듯 주민들에게 총을 쐈다”고 토로했다. WFP는 “민간인에 대한 폭력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은 즉각적인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불가피한 총격이 있었다며 “사망자 수도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다만 정확한 사망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이날 알자지라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힌드쿠다리와 가자시티에서는 각각 35일, 4개월 된 아이가 영양실조로 사망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2023년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영양실조로 사망한 아동이 최소 71명, 현재 영양실조 증상을 보이는 아동은 최소 6만 명에 이른다. 이 여파로 20일 튀르키예, 이라크, 튀니지, 모로코 등 주요 이슬람 국가의 대도시에서는 가자 주민들을 아사(餓死) 위기에 몰아넣는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열렸다. 그럼에도 이스라엘군은 같은 날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에 소개령을 내리고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이 일대에서 전쟁 당일 포로로 붙잡은 인질들을 데리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데이르알발라 일대에 대피 경보를 발령한 것은 2023년 10월 전쟁 발발 후 처음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설명했다. 공습에 따른 사망자 규모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일 레오 14세 교황은 사흘 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유일한 가톨릭 교회인 ‘성가족성당’을 공습한 것을 비판했다. 그는 해당 공습으로 숨진 사망자 3명의 이름을 거론한 뒤 “야만적인 전쟁을 즉각 중단하고 평화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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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휴전협상 제안에도… 러 “군사적 목표 달성이 중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전 압박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의 휴전 협상 재개 제안에도 러시아가 연일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무인기(드론) 및 미사일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 또한 20일 국영 TV에 출연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50일 안에 우크라이나와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뿐 아니라 러시아의 교역국에도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를 듣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19일 “러시아는 더 이상 (휴전을 위한) 결정을 회피해선 안 된다”고 압박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요지부동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거듭된 공격으로 20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최소 7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다쳤다. 21일에도 공습이 이어지면서 최소 2명이 숨졌다. 열두 살 소년을 포함해 15명이 부상을 입었다. 러시아의 공세는 당분간 더 거세질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규모로 투입하기 위해 드론 생산을 급속히 늘리고 있다. 독일 국방부는 러시아가 최대 2000대의 드론을 동시에 우크라이나에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HUR)도 지난달 21일 러시아가 하룻밤에 배치 가능한 드론 수가 최대 500대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러시아가 하루 최대 1000대의 드론을 발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 공군 자료를 인용해 올 4∼6월 우크라이나에 발사된 러시아의 드론 명중률이 직전 3개월의 5%에서 3배로 증가한 15%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고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FT는 러시아의 끊임없는 공격이 우크라이나의 전쟁 의지를 소모시키고 향후 휴전 협상에서 최대한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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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젤렌스키 휴전협상 제안에도…러, 연일 우크라 공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전 압박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휴전 협상 재개 제안에도 러시아가 연일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무인기(드론) 및 미사일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 또한 20일 국영 TV에 출연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50일 안에 우크라이나와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뿐 아니라 러시아의 교역국에도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를 듣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19일 “러시아는 더 이상 (휴전을 위한) 결정을 회피해선 안 된다”고 압박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요지부동이다.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거듭된 공격으로 20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최소 7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다쳤다. 21일에도 공습이 이어지면서 최소 2명이 숨졌다. 열두 살 소년을 포함해 15명이 부상을 입었다.러시아의 공세는 당분간 더 거세질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규모로 투입하기 위해 드론 생산을 급속히 늘리고 있다. 독일 국방부는 러시아가 최대 2000대의 드론을 동시에 우크라이나에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HUR)도 지난달 21일 러시아가 하룻밤에 배치 가능한 드론 수가 최대 500대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러시아가 하루 최대 1000대의 드론을 발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우크라이나 공군 자료를 인용해, 올 4~6월 우크라이나에 발사된 러시아의 드론 명중률이 직전 3개월의 5%에서 3배 증가한 15%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고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FT는 러시아의 끊임없는 공격이 우크라이나의 전쟁 의지를 소모시키고 향후 휴전 협상에서 최대한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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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獨에 패트리엇 우선 배치… 우크라 우회 지원 본격화

    미국이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을 중립국인 스위스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독일에 우선 배치하기로 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재개를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이 현재 보유한 패트리엇 미사일 2세트를 우크라이나에 우회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21일과 23일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들과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미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는 나토 국가가 늘면서 우선순위 조정에 나선 것. 독일,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 캐나다, 핀란드 등이 이번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패트리엇 미사일을 우선 공급받은 독일 등은 기존 보유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미사일 신규 구입 비용 등은 나토 회원국들이 부담할 거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일 정상 차원의 평화협상 재개를 러시아에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50일 내 종전에 합의하지 못하면 러시아에 100%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힌 지 5일 만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5월 16일과 지난달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두 차례 휴전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연설에서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DC) 사무총장이 러시아에 내주 회담을 제안했다”며 “진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선 정상 차원의 만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양자 정상회담 또는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3자 회담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우크라이나의 제안에 대해 러시아는 “추가 협상을 오랫동안 준비해 왔고, 구체적인 날짜가 결정될 거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17일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도 “러시아 대표단은 3차 협상을 위해 이스탄불에 갈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은 거세지고 있다. 특히 19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오데사 등을 향해 대규모 미사일과 드론 공습에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 X를 통해 “러시아가 최소 10개 지역에 걸쳐 드론 300대 이상과 미사일 30발 이상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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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英-佛-獨과 핵협상 재개 합의”

    이란이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3개국과 핵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고 이란 관영매체 타스님통신과 로이터통신이 20일 전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긴장이 고조되며 핵 협상이 중단된 지 약 한 달 만에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다. 타스님은 이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독일 등과 이란이 협상을 재개한다는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협상은 외교차관급 회담으로 진행되고, 이르면 다음 주 열릴 수 있다고 한다. 아직 정확한 회담 시간이나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다. 유럽과 이란의 핵협상 재개 움직임은 프랑스가 이란에 경고 서한을 전달한 지 사흘 만에 나온 것이다. 17일 프랑스는 핵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유예된 대규모 제재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2015년 서방은 이란과 ‘포괄적 핵 합의(JCPOA)’를 체결하면서 이란이 핵 동결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유엔 제재를 복원키로 한 바 있다. 이 제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이란에 우호적인 러시아, 중국이 동의하지 않아도 실행할 수 있다. 올 4월 미국은 이란과 핵 협상을 시작해 5차 회담까지 벌였지만, 우라늄 농축 중단 여부에 대한 견해차가 커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후 6차 회담을 이틀 앞둔 지난달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나탄즈 핵시설 등을 전격 공습하면서 협상이 전면 중단됐다. 이어 미국도 지난달 22일 벙커버스터 등으로 이란 주요 핵시설을 폭격했다. 이란은 지난달 24일 미국의 휴전 요구에 응한 뒤 핵협상 재개 여부를 저울질해 왔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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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北-中 국경과 연결 도로 만들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러시아와 북한, 중국 국경을 잇는 도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군사 분야에서 북한, 중국과 맺은 협력 관계를 경제 분야로도 확대시키겠다는 의도를 담은 조치로 보인다. 최근 미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에 소극적이란 이유로 고율 관세 등 제재를 강화하려는 것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와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을 잇는 M-12 고속도로 확장 개통식 화상 축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동부 노선 개발을 계속해야 한다”며 “고속도로가 러시아 서부 튜멘 지역과 시베리아, 극동지역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자흐스탄, 몽골, 중국, 북한과의 국경으로 접근하는 도로를 건설하는 방안도 물론 검토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 중국 국경으로 진입하는 도로가 러시아 주요 도로와 연결되면 무역량이 크게 늘 수 있다. 현재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두만강 국경엔 기차 교량만 있어 차량은 통행이 불가능하다. 이에 양국은 올 4월 차량용 교량 착공식을 갖고 공사 중이다. 특히, 1일 강원 원산의 갈마해안관광지구를 개장한 북한은 러시아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이곳에 정박된 호화 요트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만났다. 러시아도 갈마해안관광지구를 ‘환상적 여행지’로 소개하며 화답하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스푸트니크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원산은 세계적 관광산업의 형식에 완전히 부합하는 환상적인 휴양지”라고 말했다. 또 “서방의 제재에도 발전을 이뤄낸 사례로 ‘부당함에 대한 저항’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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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2028년부터 모든 대기업에 기여금 걷겠다”

    유럽연합(EU)이 2028년부터 유럽에서 활동 중인 모든 대기업에 일종의 ‘기여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U 내 연간 순매출이 최소 1억 유로(약 1621억 원) 이상인 모든 기업에 매년 고정적으로 기여금을 걷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여금 부과 및 징수 방안은 EU 집행위원회가 16일(현지 시간) 발표한 EU의 장기 공동예산안 ‘다년도 지출계획(2028∼2034년) 초안’에 유럽을 위한 기업 기여금(Corporate Resource for Europe·CORE)이란 이름으로 담겼다. EU는 이 제도를 정식 도입하면 연평균 68억 유로(약 11조 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여금 부과 규모는 연매출 1억∼2억5000만 유로인 기업은 연간 10만 유로(약 1억6000만 원), 2억5000만∼5억 유로 매출 기업은 25만 유로(약 4억 원), 5억∼7억5000만 유로 매출 기업은 50만 유로(약 8억 원), 7억5000만 유로 매출 이상 기업은 75만 유로(약 12억 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본사 소재지와 무관하게 EU 내에서 영업·판매 행위를 하는 모든 대기업이 부과 대상에 포함된다. 애플, 구글, 아마존 같은 미국 빅테크는 물론 유럽 내 매출액이 높은 한국 주요 대기업 역시 부과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대기업들이 이미 EU 당국에 법인세를 내고 있어, 기여금 부과 시 중복과세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여금 제도 도입을 위한 EU 회원국과 유럽의회의 승인 절차 과정에서도 관련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EU 집행위는 CORE 외에도 전자폐기물에 대한 새로운 과세, 담뱃세 도입 등을 통해 추가로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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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中·北 국경 닿는 도로 건설 검토”…경제협력 강화하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러시아와 북한, 중국 국경을 잇는 도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군사 분야에서 북한, 중국과 맺은 협력 관계를 경제 분야로도 확대시키겠다는 의도를 담은 조치로 보인다. 최근 미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에 소극적이란 이유로 고율 관세 등 제재를 강화하려는 것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와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을 잇는 M-12 고속도로 확장 개통식 화상 축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동부 노선 개발을 계속해야 한다”며 “고속도로가 러시아 서부 튜멘 지역과 시베리아, 극동지역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자흐스탄, 몽골, 중국, 북한과의 국경으로 접근하는 도로를 건설하는 방안도 물론 검토될 것”이라고 했다.북한, 중국 국경으로 진입하는 도로가 러시아 주요 도로와 연결되면 무역량이 크게 늘 수 있다. 현재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두만강 국경엔 기차 교량만 있어 차량은 통행이 불가능하다. 이에 양국은 올 4월 차량용 교량 착공식을 갖고 공사 중이다.특히, 1일 강원 원산의 갈마해안관광지구를 개장한 북한은 러시아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이곳에 정박된 호화 요트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났다.러시아도 갈마해안관광지구를 ‘환상적 여행지’로 소개하며 화답하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스푸트니크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원산은 세계적 관광산업의 형식에 완전히 부합하는 환상적인 휴양지”라고 말했다. 또 “서방의 제재에도 발전을 이뤄낸 사례로 ‘부당함에 대한 저항’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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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에 공격용 무기 제공 결정 하루만에… 트럼프 “모스크바 겨냥은 안 돼”

    “모스크바를 겨냥해선 안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공격 목표로 삼아도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모스크바 등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제공할지에 대해서도 “우리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 제공 의사를 밝힌 지 하루 만에 장거리 무기 제공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힌 것이다. 러시아를 종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압박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자극해 전쟁이 격화되는 걸 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은 새로운 무기체계를 지원하기보다 우크라이나에 이미 제공한 적이 있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육군전술유도탄체계)의 사거리 제한을 최대 300km까지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모스크바는 우크라이나 북동부 국경에서 500km가량 떨어져 있어 에이태큼스 미사일로 모스크바를 직접 타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사거리 1600km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지원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호크가 도입되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모스크바는 물론 제2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타격할 수 있다. 앞서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 나토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 등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러시아가 향후 50일 안에 종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뿐 아니라 러시아와 교역하는 국가들에도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50일 안에 종전 합의가 나오지 않으면) 매우 나쁠 것이고, 관세와 다른 제재가 시작될 것”이라면서도 “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가운데) 누구의 편도 아니고, 인류의 편에서 살육이 멈추길 원하며 그 편에 서 있다”고 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트럼프 대통령의 100% 관세 부과 압박 등에 대해 “매우 심각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 발표를 분석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미국의 결정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의 신호가 아닌 전쟁 지속의 신호로 인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소셜미디어 X에 “트럼프의 최후 통첩에 세계는 그 결과를 예상하며 몸서리쳤고 호전적인 유럽은 실망했다”며 “러시아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썼다.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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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우크라, 모스크바 겨냥해선 안돼” 장거리 무기 제공 부인

    “모스크바를 겨냥해선 안 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공격 목표로 삼아도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같이 밝혔다. 모스크바 등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제공할지에 대해서도 “우리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 제공 의사를 밝힌 지 하루 만에 장거리 무기 제공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힌 것이다. 러시아를 종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압박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자극해 전쟁이 격화되는 걸 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은 새로운 무기체계를 지원하기보다 우크라이나에 이미 제공한 적이 있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육군전술유도탄체계)의 사거리 제한을 최대 300㎞까지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모스크바는 우크라이나 북동부 국경에서 약 500㎞가량 떨어져 있어 에이태큼스 미사일로 모스크바를 직접 타격하기는 한계가 있다. 사거리 1600km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지원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호크가 도입되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모스크바는 물론 제2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타격할 수 있다.앞서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 나토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 등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러시아가 향후 50일 안에 종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뿐 아니라 러시아와 교역하는 국가들에도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50일 안에 종전 합의가 나오지 않으면) 매우 나쁠 것이고, 관세와 다른 제재가 시작될 것”이라면서도 “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가운데) 누구의 편도 아니고, 인류의 편에서 살육이 멈추길 원하며 그 편에 서 있다”고 했다. 50일의 유예기간이 너무 길다는 지적에 대해선 “길다고 생각하지 않고, 더 조기에 (휴전 또는 종전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러시아 크렘린궁은 트럼프 대통령의 100% 관세 부과 압박 등에 대해 “매우 심각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 발표를 분석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미국의 결정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의 신호가 아닌 전쟁 지속의 신호로 인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소셜미디어 X에 “트럼프의 최후 통첩에 세계는 그 결과를 예상하며 몸서리쳤고 호전적인 유럽은 실망했다”며 “러시아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썼다. 다만, 이런 반응과 달리 러시아 내부에선 ‘푸틴 대통령이 휴전 타이밍을 놓쳤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WP는 전했다.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202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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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러, 50일내 휴전 안하면 100% 관세” 경제 고립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50일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러시아에 매우 혹독한(severe)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산 원유 등을 구입하는 제3국에 대해서도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100%의 ‘2차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에 진지하게 나서지 않을 경우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에 방공 무기뿐 아니라 대규모 공격 무기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체결된 합의에 따라 나토가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며 “우리는 최상급 무기를 생산해 나토에 보낼 것”이라고 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무상으로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를, 앞으로는 돈을 받고 공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2차 관세’ 카드, 러시아산 원유 수입 많은 중국도 겨냥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차 관세 카드는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수입하는 중국을 사실상 겨냥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값싼 러시아산 원유를 들여오는 동시에 무기-민간 겸용 품목을 러시아에 수출 중인 중국을 압박하는 포석이라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는 무역을 많은 일에 사용하며, (관세는) 전쟁을 해결하는 데도 훌륭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 등 방공 무기뿐 아니라 공격 무기까지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집권 직후부터 바이든 행정부와 차별성을 부각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소극적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를 ‘완전한 유턴’이라고 평가했다. 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제공하지 않고, 나토가 미국산 무기를 구입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식임을 강조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걸 극히 꺼려 온 기존 방침을 고수하는 동시에, 미국산 무기 판매를 통한 수입까지 거두게 된 것이다. 앞서 미국이 나토에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늘릴 것을 요구한 것도 지속적인 미국산 무기 판매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미국이 나토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처음 제공하는 무기 가격이 약 100억 달러(약 13조8360억 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뤼터 총장은 “일부 회원국은 군사장비를 우크라이나로 신속히 이동시키고, 미국이 나중에 (무기를) 채우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라며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50일 유예 실효성 떨어져” 지적도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대러 제재에 나선 데는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에 너무 유화적”이라는 미국 내 여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버드대 미국정치센터(CAPS)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6∼8일 유권자 20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충분히 터프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60%에 달했다. 또 최근 이란-이스라엘 전쟁의 휴전을 이끌어 낸 것과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에선 별다른 성과가 없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휴전 요구를 듣지 않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강경한 조치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제재 조치가 러시아를 종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는 한계가 분명하단 지적도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며 사상자가 매일 느는 상황에서 ‘50일’이란 유예 기간은 너무 길다는 것. 오히려 러시아가 50일 동안 더 많은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공격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한도의 관세 압박 후 유예로 물러서면서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물러난다)’라는 별명을 얻은 것처럼 대러 제재에서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이 트럼프의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일지 불분명하다”며 “50일이란 관세 유예 시한을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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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우크라에 패트리엇 지원”… 푸틴 휴전 거부에 입장 바꿔

    “(우크라이나의) 방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패트리엇 미사일을 보내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체계를 지원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자신의 거듭된 휴전 압박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실상 이를 거부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계속하자 ‘미국산 무기를 직접 지원하는 것을 지양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꾼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0일 NBC 인터뷰에서 “14일 러시아에 대한 중대 조치를 발표하겠다”고도 예고했다. 패트리엇에 이은 미국산 무기의 추가 지원, 러시아 원유 사업에 대한 제재 등이 거론된다. 특히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포함해 곳곳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등의 공격용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와의 갈등 고조를 피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무기만 제공하겠다고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에 미온적인 러시아에 대한 중대한 방향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토 통해 패트리엇 우회 지원할 듯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기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한 패트리엇 우회 지원’ 의사를 밝혔다. 그는 “그들(나토)에게 매우 정교한 군사 장비(패트리엇)를 보낼 것이고 그들은 우리에게 100% 대가를 지불할 것”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또 14, 15일 미국을 방문하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도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논의를 할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푸틴 대통령이 낮에는 자신과 통화하며 휴전을 할 것처럼 행동하지만 저녁에는 우크라이나에 폭탄을 투하한다며 “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또한 “독일에서 우크라이나로 (미국산 무기를) 옮기는 게 미국 공장에서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고 설명했다. 1개 포대당 최소 10억 달러(약 1조3800억 원)인 패트리엇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요격에 효과적이다. 현재 미국이 직접 지원한 6∼8개의 포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방어 등에 쓰이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재고 부족 등을 이유로 지난달 30일 패트리엇 운용에 필요한 방공미사일 30기의 추가 인도를 갑작스럽게 중단했다. 러시아는 이를 틈 타 연일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공습을 퍼부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운영 중인 패트리엇으로는 러시아의 전방위 공격을 막기 어렵다”며 추가 지원을 호소했다. 북한의 러시아 추가 파병 가능성도 우크라이나엔 부담이다. 최근 영국 더타임스가 입수한 우크라이나 정부 문서에 따르면 북한이 수개월 내 러시아에 3만 명 이상을 추가 파병하고, 이 중 상당수가 올 9월 열리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연합 군사훈련 ‘자파트 2025’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러 원유 직접 제재 검토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힌 중대 발표에 러시아 원유 산업에 대한 직접 제재가 포함될지도 관심이다. 대통령의 최측근이며 대(對)러시아 강경파인 집권 공화당의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은 줄곧 대통령에게 “러시아 제재를 강화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그레이엄 의원 등이 주도한 러시아 제재 법안에는 러시아산 원유, 천연가스, 우라늄 등을 구입하는 나라에 500%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국가의 반발, 유가 상승 등을 우려해 그간 이 법안에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공습 확대로 최근 공화당에서 법안 통과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부쩍 커졌다고 AP통신은 진단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13일 액시오스에 “트럼프는 푸틴에게 정말 화가 나 있다. (14일) 트럼프의 발표는 매우 공격적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같은 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 첫해인 2017년 320억 유로(약 51조5000억 원)였던 국방 예산을 두 번째 임기 마지막 해인 2027년까지 640억 유로(약 103조 원)로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두 배로 늘린다는 기존 목표를 3년 앞당겼다. 러시아의 위협 고조,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서 ‘안보 자강’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파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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