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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한 아파트에서 17일 화재가 발생해 20대 아들과 60대 어머니가 숨지고, 아버지(63)를 포함한 주민 13명이 다쳤다. 불은 방 안에서 충전하던 전동 스쿠터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동 스쿠터와 전기자전거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 사용이 급격히 늘면서 관련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수칙 안내와 함께 정부·제조사의 관리 및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배터리 충전하던 방에서 폭발음” 소방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전 8시경 아파트 14층에서 발생했다. “검은 연기가 보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인력 252명을 투입해 오전 10시 42분 불길을 잡았다. 당시 집에는 부부와 아들 세 가족이 있었는데, 아들은 현장에서 숨졌고 어머니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유족 등의 증언에 따르면 불은 아들의 방에서 충전 중이던 전동 스쿠터 배터리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아들은 평소에도 방 안에서 배터리를 충전해 왔고, 사고 당일 오전 8시경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전동 스쿠터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대부분 탈착식이라, 공용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 속에서 많은 이용자들이 집에서 직접 충전한다. 화재 당시 유일하게 현장을 탈출한 아버지는 기자에게 “불을 보자마자 예사 화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불이) 석유를 부은 것처럼 확 올라왔다”고 말했다. 아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부부는 물과 소화기를 들고 불길을 막아보려 했지만, 잇따른 폭발로 불은 순식간에 번졌다. 아버지는 “소화기(소화액)를 뿌리려던 순간 서너 번 배터리가 더 터졌다”며 “소화기 하나로는 부족해서 다른 층의 소화기를 다 끌어와 뿌리려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왔을 땐 이미 불이 집 전체로 번진 뒤였다. 결국 아버지만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해당 아파트는 건축 연도 기준에 따라 16층 이상만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였던 탓에 14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석유를 부은 듯” 불이 타올랐다는 진술은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흔히 발생하는 ‘열폭주’ 현상과 흡사하다.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에는 양극과 음극이 직접 닿지 않게 하는 분리막이 있다. 막에는 리튬이온만 드나들 수 있는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어 이를 통해 충·방전이 이뤄진다. 하지만 충격이나 과열, 불량 충전 등으로 구멍이 넓어지면 양극과 음극이 맞닿으며 내부 합선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고열이 가연성 전해질에 불을 붙이면 마치 기름을 끼얹은 듯 격렬한 폭발과 화재로 이어진다. 이때 온도는 섭씨 1000도까지 치솟아 일반 소화기로는 진화가 어렵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증가세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이 늘면서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사고는 증가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2020년 98건에서 지난해 117건으로 4년 만에 20%가 늘었다. 전체 678건 중 약 70%에 해당하는 485건이 전동 킥보드에서, 111건이 전기자전거에서 발생했다. 전기오토바이 화재도 31건에 달했다. 특히 여름철에는 위험성이 배가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조사에 따르면 여름철 차량 화재는 평소보다 10∼20% 증가한다. 직사광선이 내리쬔 차량 내부 온도는 섭씨 90도에 육박하는데, 이때 보조배터리나 충전 중인 소형 전자기기에서 폭발 위험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사용자들의 안전수칙 준수와 함께 정부·제조사의 관리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배터리 분리막은 작은 충격에도 내구성이 떨어진다”며 “전동 킥보드 등을 타다 충돌이 있었다면 즉시 배터리 점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터리 자체가 불량이거나 저품질인 경우도 적지 않다”며 “정부는 안전기준을 더 엄격히 관리하고, 제조사도 내구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송진호 기자jino@donga.com}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한 아파트에서 17일 화재가 발생해 20대 아들과 60대 어머니가 숨지고, 아버지(63)를 포함한 주민 13명이 다쳤다. 불은 방 안에서 충전하던 전동 스쿠터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동 스쿠터와 전기자전거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 사용이 급격히 늘면서 관련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 수칙 안내와 함께 정부·제조사의 관리 및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배터리 충전하던 방에서 폭발음”소방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전 8시경 아파트 14층에서 발생했다. “검은 연기가 보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은 인력 252명을 투입해 10시 42분 불길을 잡았다. 당시 집에는 부부와 아들 세 가족이 있었는데, 아들은 현장에서 숨졌고 어머니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유족 등의 증언에 따르면 불은 아들의 방에서 충전 중이던 전동 스쿠터 배터리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아들은 평소에도 방 안에서 배터리를 충전해왔고, 사고 당일 오전 8시경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전동 스쿠터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대부분 탈착식이라, 공용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 속에서 많은 이용자들이 집에서 직접 충전한다.화재 당시 유일하게 현장을 탈출한 아버지는 기자에게 “불을 보자마자 예사 화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불이) 석유를 부은 것처럼 확 올라왔다”고 말했다. 아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부부는 물과 소화기를 들고 불길을 막아보려 했지만, 잇따른 폭발로 불은 순식간에 번졌다.아버지는 “소화기(소화액)를 뿌리려던 순간 서너 번 배터리가 더 터졌다”며 “소화기 하나로는 부족해서 다른 층의 소화기를 다 끌어와 뿌리려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왔을 땐 이미 불이 집 전체로 번진 뒤였다. 결국 아버지만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해당 아파트는 건축연도 기준에 따라 16층 이상만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였던 탓에 14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석유를 부은 듯” 불이 올랐다는 진술은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흔히 발생하는 ‘열폭주’ 현상과 흡사하다.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에는 양극과 음극이 직접 닿지 않게 하는 분리막이 있다. 막에는 리튬이온만 드나들 수 있는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어 이를 통해 충·방전이 이뤄진다. 하지만 충격이나 과열, 불량 충전 등으로 구멍이 넓어지면 양극과 음극이 맞닿으며 내부 합선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고열이 가연성 전해질에 불을 붙이면 마치 기름을 끼얹은 듯 격렬한 폭발과 화재로 이어진다. 이때 온도는 섭씨 1000도까지 치솟아 일반 소화기로는 진화가 어렵다.●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 증가세리튬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이 늘면서 리튬 배터리 화재 사고는 증가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2020년 98건에서 지난해 117건으로 4년 만에 20%가 늘었다. 전체 678건 중 약 70%에 해당하는 485건이 전동 킥보드에서, 111건이 전기자전거에서 발생했다. 전기 오토바이 화재도 31건에 달했다. 특히 여름철에는 위험성이 배가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조사에 따르면 여름철 차량 화재는 평소보다 10~20% 증가한다. 직사광선이 내리쬔 차량 내부 온도는 섭씨 90도에 육박하는데, 이때 보조배터리나 충전 중인 소형 전자기기에서 폭발 위험이 커진다.전문가들은 사용자들의 안전 수칙 준수와 함께 정부·제조사의 관리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배터리 분리막은 작은 충격에도 내구성이 떨어진다”며 “전동 킥보드 등을 타다 충돌이 있었다면 즉시 배터리 점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터리 자체가 불량이거나 저품질인 경우도 적지 않다”며 “정부는 안전 기준을 더 엄격히 관리하고, 제조사도 내구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송진호 기자jino@donga.com}

지난달 중순 닷새간 이어진 집중호우 피해액이 1조 원을 넘어 최근 10년 새 가장 큰 규모로 집계됐다. 정부는 복구를 위해 총 2조7000여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행정안전부는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심의를 거쳐 지난달 16일부터 20일까지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액을 1조848억 원으로 확정하고, 복구비로 2조7235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이 기간 경남 산청, 경기 가평 등 집중호우로 2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33명이 다쳐 총 57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주택 4927동이 물에 잠겼다. 농·산림작물 3만556㏊(헥타르)와 농경지 1447㏊가 침수됐다. 가축 피해는 약 186만 마리에 달했고, 소상공인 업체 5480곳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피해액은 최근 10년간 자연재난 가운데 가장 크다. 2위는 2020년 7월 28일부터 8월 11일까지 이어진 호우(1조371억 원), 3위는 지난해 6월 27일부터 7월 27일까지 발생한 호우(7513억 원)였다. 이 외 최근 10년간 피해액과 복구액이 1조 원을 넘은 사례는 없었다.정부는 복구비 가운데 2697억 원을 피해 주민 재난지원금으로 책정했다. 또 일반 재난지역에는 국세 납부 유예, 지방세 기한 연장, 국민연금 납부 예외, 재해복구자금·긴급 경영안정자금 융자, 상하수도 요금 감면 등 24가지 지원책을 제공한다. 특별재난지역에는 여기에 전기·통신 요금과 도시가스 요금 감면 등 13가지 추가 혜택이 주어진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

전 국민에게 1인당 15만~45만 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이 시작 한 달 만에 국민의 97%가 신청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남은 신청 기간 동안 1차 지급을 마무리하는 한편, 2차 지급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자정 기준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자는 4893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급 대상인 전 국민 5060만7067명 가운데 96.7%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달 21일 신청 접수가 시작돼 마감일인 9월 12일까지 한 달여가 남아 있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지급이 완료된 셈이다. 지급액은 총 8조8619억 원이다.지급 수단별로는 신용·체크카드를 통한 신청이 3405만7233명(69.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역사랑상품권이 900만2646명(18.4%)으로 모바일·카드형 781만8365명, 종이형 118만4281명으로 나뉘었다. 선불카드는 586만9632명(12.0%)이 선택했다.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309만7567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875만9020명), 경남(309만7613명), 인천(293만1864명) 순으로 나타났다. 지급 대상자 대비 신청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대구로, 227만4439명이 신청해 97.4%를 기록했다.정부는 1차 지급 이후 2차 지급을 준비 중이다. 2차 소비쿠폰은 오는 9월 22일부터 10월 31일까지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에게 1인당 10만 원씩 추가 지급될 예정이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13일 새벽부터 수도권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탑승자가 사망하고 저지대 주민들이 침수로 고립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인천에서는 1시간 동안 150mm에 달하는 ‘극한폭우’가 쏟아지면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시간당 강수량이 기록되기도 했다.● 빗길에 차 미끄러지고 실종… 3명 사망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오전 7시 20분경 인천 중구 운서동의 한 도로에서 40대 남성이 몰던 아반떼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도로 옆 호수로 추락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차량을 인양했을 때 운전자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비슷한 시간 경기 포천시 영북면 도로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신호등을 들이받으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있던 70대 여성이 숨졌고, 70대 남성 운전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빗길 미끄럼 가능성을 포함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기 김포시 고촌읍 대보천 인근에선 낮 12시 14분경 “차가 떠내려가는데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수색 끝에 실종 차량을 발견했으나, 8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운전자는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시간 고촌읍의 한 유치원에 빗물이 들어차 원생 10여 명이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가평에 산사태 경보… 옹진엔 150mm 극한폭우 경기 북부에는 하루 누적 200mm가 넘는 비가 내리며 곳곳에서 차량이 물에 잠기고 주민이 고립됐다. 경기북부소방본부에 따르면 낮 12시 31분 경기 양주시 만송동 도로에서 차량 3대가 침수돼 4명이 구조됐다. 고양시 덕양구 내곡동 비닐하우스 단지 침수로 주민 6명이 구조됐으며, 양주시 장흥면의 한 산장에 고립됐던 12명은 소방 당국의 도움으로 대피했다. 남양주시는 오후 1시 2분 진접읍 부평리 하천이 범람하자 인근 저지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파주시도 낮 12시 45분 광탄면 신우교 범람 위험으로 주민들에게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하도록 안내했다. 포천·가평·양주에선 산사태 경보도 발령됐다. 산림청은 오후 1시 이후 경보를 남양주와 의정부까지 확대했다. 서울에도 많은 비가 내려 오전 6시 30분 동북·서남·서북권에 호우특보가 발효됐다. 물이 불어난 청계천과 안양천 등 시내 하천 29곳의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는 오후 1시 10분 동대문구 중랑천 중랑교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내렸다. 증산교 하부도로와 동부간선도로, 김포대로 개화육교 하부 등 7개 도로와 둔치 주차장 4곳도 폐쇄됐다. 인천 옹진군 덕적도에는 13일 오전 8시 14분부터 한 시간 동안 149.2mm의 폭우가 쏟아졌다. 8월 평균 강수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 단 한 시간 만에 내린 것이다. 지역별 상세 관측망(AWS) 기준으로 1973년 이후 시간당 최다 강수량은 2016년 10월 5일 태풍 ‘차바’ 때 제주에서 기록된 173.5mm이고, 이번 인천 기록이 그다음으로 많다. 이날 서해5도를 제외한 인천 전역에는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강한 비 지나고 나면 다시 폭염 철도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낮 12시 56분 경의·중앙선 일산∼수색 구간과 고양∼의정부를 잇는 교외선 전 구간이 선로 침수로 멈췄다. 오전 11시 56분에는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사가 물에 잠겨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고, 오전 11시 10분에는 미추홀구 주안역 일대 집중호우로 경인국철 주안∼부평 구간 운행이 약 1시간 동안 중단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폭우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형성된 정체전선 때문으로, 14일 오전까지 수도권 등에 시간당 30∼70mm의 강한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아침 최저기온은 22∼26도, 낮 최고기온은 28∼34도로 예보됐다. 비가 그친 뒤에는 낮 최고 35도 안팎의 무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비나 소나기 뒤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지만, 이후 최고 체감온도가 31도 이상 오를 것”이라며 “남부 지방과 제주도는 33도 이상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13일 새벽부터 수도권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탑승자가 사망하고 저지대 주민들이 침수로 고립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인천에서는 1시간 동안 150mm에 달하는 ‘극한폭우’가 쏟아지면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시간당 강수량이 기록되기도 했다.● 빗길에 차 미끄러지고 실종…3명 사망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오전 7시 20분경 인천 중구 운서동 한 도로에서 40대 남성이 몰던 아반떼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도로 옆 호수로 추락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차량을 인양했을 때 운전자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비슷한 시각 경기 포천시 영북면 도로에서는 SUV가 신호등을 들이받으며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있던 70대 여성이 숨졌고, 70대 남성 운전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빗길 미끄럼 가능성을 포함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경기 김포시 고촌읍 대보천 인근에선 낮 12시 14분경 “차가 떠내려가는데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수색 끝에 실종 차량을 발견했으나, 8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운전자는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시각 고촌읍의 한 유치원에 빗물이 들어차 원생 10여 명이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가평에 산사태 경보…옹진엔 150mm 극한폭우경기 북부에는 하루 누적 200mm가 넘는 비가 내리며 곳곳에서 차량이 물에 잠기고 주민이 고립됐다. 경기북부소방본부에 따르면 낮 12시 31분 양주시 만송동 도로에서 차량 3대가 침수돼 4명이 구조됐다. 고양시 덕양구 내곡동 비닐하우스 단지 침수로 주민 6명이 구조됐으며, 양주시 장흥면의 한 산장에 고립됐던 12명은 소방 도움으로 대피했다. 남양주시는 오후 1시 2분 진접읍 부평리 하천이 범람하자 인근 저지대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파주시도 낮 12시 45분 광탄면 신우교 범람 위험으로 주민들에게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하도록 안내했다. 포천·가평·양주에선 산사태 경보도 발령됐다. 산림청은 오후 1시 이후 경보를 남양주와 의정부까지 확대했다.서울에도 많은 비가 내려 오전 6시 30분 동북·서남·서북권에 호우특보가 발효됐다. 물이 불어난 청계천과 안양천 등 시내 하천 29곳의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는 오후 1시 10분 동대문구 중랑천 중랑교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내렸다. 증산교 하부도로와 동부간선도로, 김포대로 개화육교 하부 등 7개 도로와 둔치 주차장 4곳도 폐쇄됐다.인천 옹진군 덕적도에는 13일 오전 8시 14분부터 한 시간 동안 149.2㎜의 폭우가 쏟아졌다. 8월 평균 강수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 단 한 시간 만에 내린 것이다. 기상 관측망이 전국으로 확대된 1973년 이후 시간당 최다 강수량은 2016년 10월 5일 태풍 ‘차바’ 때 제주 윗세오름에서 기록된 173.5㎜로, 이번 인천 기록은 그 다음으로 많다. 지난달 전남 무안에서 기록된 시간당 140㎜ 폭우보다도 많은 수치다. 이날 서해5도를 제외한 인천 전역에는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강한 비 지나고 나면 다시 폭염철도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낮 12시 56분 경의·중앙선 일산~수색 구간과 고양~의정부를 잇는 교외선 전 구간이 선로 침수로 멈췄다. 오전 11시 56분에는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사가 물에 잠겨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고, 오전 11시 10분에는 미추홀구 주안역 일대 집중호우로 경인국철 주안~부평 구간 운행이 약 1시간 중단됐다.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폭우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형성된 정체전선 때문으로, 14일 오전까지 수도권 등에 시간당 30~70mm의 강한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아침 최저기온은 22~26도, 낮 최고기온은 28~34도로 예보됐다. 비가 그친 뒤에는 낮 최고 35도 안팎의 무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기상청은 “비나 소나기 뒤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지만, 이후 최고 체감온도가 31도 이상 오를 것”이라며 “남부 지방과 제주도는 33도 이상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광복절을 엿새 앞둔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 발을 딛자 역사책 속에서나 볼 수 있던 옛 태극기들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가로 5m, 세로 4m가량 크기의 대형 태극기들은 빨랫줄에 걸린 옷처럼 공중에 매달려 바람을 타고 힘차게 펄럭였다. 세월의 흔적이 묻은 빛바랜 색감과 얼룩은 박물관에 보관된 실물의 질감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가족, 연인과 함께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나부끼는 대형 태극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기념사진을 남겼다. 아이들은 잔디마당 난간에 빼곡하게 설치된 바람개비 모양 종이 태극기에 입김을 불어 돌리거나 손끝으로 톡톡 튕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평소 교과서 속에만 있던 역사가 생활 속 체험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광복절 80주년을 맞아 노들섬은 2025개의 태극기로 뒤덮인 역사 기념 공간으로 변신했다. 1880년대 구한말부터 대한민국임시정부 시기, 현대에 이르기까지 140여 년간 변화해 온 태극기의 모습과 그 속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대형 태극기로 보는 근현대사 서울문화재단은 이날부터 17일까지 ‘독립, 너의 미래를 위해서였다’를 주제로 광복절 기념행사를 연다. 제목은 독립운동가 양우조 최선화 부부가 딸을 키우며 쓴 일기 속 문장에서 따왔다. 노들섬 2층 야외 광장에는 1883∼1890년 제작돼 현존하는 태극기 중 가장 오래된 ‘데니 태극기’를 비롯해 △태극기 목판(1919년)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태극기(1923년)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1945년) △경주 학도병 서명문 태극기(1950년) 등 16점의 대형 태극기가 시대순으로 걸렸다. 태극기 아래 QR코드를 인식하면 해당 태극기에 담긴 역사 정보를 확인하고 성우의 해설 음성도 들을 수 있다. 잔디마당에는 가로 40m, 세로 27m 크기의 초대형 태극기 위에 바람개비 태극기 1000개를 설치한 미술 작품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1층 실내 전시관에는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 공원 의거 전 선서 장면을 비롯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사용한 태극기, 6월 민주항쟁 당시 거리 시위 장면, 2002 한일 월드컵 붉은 악마 응원단의 모습 등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순간을 담은 사진들이 시대순으로 전시됐다. 또 다른 전시관에는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여성 독립운동가 80인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딸과 함께 전시를 찾은 김현명 씨(43·서울 동작구)는 “아이와 산책하고 사진 찍으면서 자연스럽게 역사 공부까지 할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 재단은 행사 기간 매일 오후 5시부터 8시 30분까지 노들섬 잔디마당에서 국악과 밴드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시민 예술가 공연을 선보인다. 일부 공연은 시민이 직접 무대에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돼 관람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문다.● 서울광장에서 ‘태극기 언덕’ 체험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은 16일까지 태극기 바람개비 300개를 품은 ‘태극기 언덕’으로 꾸며진다. 가로 45m, 높이 6m 규모의 언덕에 오르면 서울도서관 외벽에 걸린 안중근 열사의 ‘단지동맹 혈서 태극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광장 한쪽에서는 배우들이 시민과 팀을 이뤄 연기하는 참여형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공방 체험 부스에서는 태극기 바람개비와 광복군 레고 만들기, 해치 그리기 등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독립운동 퀴즈, SNS 인증샷 이벤트 등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됐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

광복절을 엿새 앞둔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 발을 딛자 역사책 속에서나 볼 수 있던 옛 태극기들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가로 5m, 세로 4m가량 크기의 대형 태극기들은 빨랫줄에 걸린 옷처럼 공중에 매달려 바람을 타고 힘차게 펄럭였다. 세월의 흔적이 묻은 빛바랜 색감과 얼룩은 박물관에 보관된 실물의 질감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가족, 연인과 함께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나부끼는 대형 태극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기념사진을 남겼다. 아이들은 잔디마당 난간에 빼곡하게 설치된 바람개비 모양 종이 태극기에 입김을 불어 돌리거나 손끝으로 톡톡 튕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평소 교과서 속에만 있던 역사가 생활 속 체험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광복절 80주년을 맞아 노들섬은 2025개의 태극기로 뒤덮인 역사 기념 공간으로 변신했다. 1880년대 구한말부터 대한민국 임시정부 시기, 현대에 이르기까지 140여 년간 변화해 온 태극기의 모습과 그 속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대형 태극기로 보는 근현대사서울문화재단은 이날부터 17일까지 ‘독립, 너의 미래를 위해서였다’를 주제로 광복절 기념행사를 연다. 제목은 독립운동가 양우조·최선화 부부가 딸을 키우며 쓴 일기 속 문장에서 따왔다.노들섬 2층 야외 광장에는 1883~1890년 제작돼 현존하는 태극기 중 가장 오래된 ‘데니 태극기’를 비롯해 △태극기 목판(1919년)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태극기(1923년)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1945년) △경주 학도병 서명문 태극기(1950년) 등 16점의 대형 태극기가 시대순으로 걸렸다. 태극기 아래 QR코드를 인식하면 해당 태극기에 담긴 역사 정보를 확인하고 성우의 해설 음성도 들을 수 있다.잔디마당에는 가로 40m, 세로 27m 크기의 초대형 태극기 위에 바람개비 태극기 1000개를 설치한 미술 작품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1층 실내 전시관에는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 공원 의거 전 선서 장면을 비롯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사용한 태극기, 6월 민주항쟁 당시 거리 시위 장면, 2002 한일 월드컵 붉은 악마 응원단의 모습 등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순간을 담은 사진들이 시대순으로 전시됐다.또 다른 전시관에는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여성 독립운동가 80인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딸과 함께 전시를 찾은 김현명 씨(43·서울 동작구)는 “아이와 산책하고 사진 찍으면서 자연스럽게 역사 공부까지 할 수 있어 뜻깊다”고 말했다.재단은 행사 기간 매일 오후 5시부터 8시 30분까지 노들섬 잔디마당에서 국악과 밴드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시민 예술가 공연을 선보인다. 일부 공연은 시민이 직접 무대에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돼 관람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문다.● 서울광장에서 ‘태극기 언덕’ 체험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은 16일까지 태극기 바람개비 300개를 품은 ‘태극기 언덕’으로 꾸며진다. 가로 45m, 높이 6m 규모의 언덕에 오르면 서울도서관 외벽에 걸린 안중근 열사의 ‘단지동맹 혈서 태극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광장 한쪽에서는 배우들이 시민과 팀을 이뤄 연기하는 참여형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공방 체험 부스에서는 태극기 바람개비와 광복군 레고 만들기, 해치 그리기 등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독립운동 퀴즈, SNS 인증샷 이벤트 등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됐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
서울시가 세 자녀 이상 다자녀 가정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와 교재를 1년간 무료로 지원한다. 10일 서울시는 다자녀 가정을 위한 ‘서울런’ 시범사업을 시작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런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인터넷 강의와 멘토 수업을 지원하는 서울시 대표 교육복지 정책이다. 이번에 다자녀 가정으로 대상을 확대해 △만 6∼24세 자녀 3명 이상 △중위소득 100% 이하 △서울시 거주 가정이면 자녀 모두에게 서울런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시범사업규모는총800명(초등학생 400명, 중학생 150명, 고등학생 및 검정고시 준비생 250명)이다. 참여자는 15개 온라인 콘텐츠(추후 변동 가능) 중 1개를 선택해 1년간 수강할 수 있고, 중고등학생에게는 연간 20만 원 상당의 교재비도 지원된다. 선택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는 △메가스터디 △대성마이맥 △이투스 △엠베스트 △에듀윌 검정 △아이스크림 홈런 △엘리하이 △밀크T △웅진스마트올 등 9가지다. 중고교 과정의 경우 EBS중학, EBSi 강의도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신청은 서울런 홈페이지에서 11일 오전 10시부터 28일 오후 9시까지 가능하며 선착순 모집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청 시 건강보험료 납부확인서 등 관련 서류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선정 결과는 9월 1일 개별 문자로 통보되며, 9월 2일부터 3일까지 콘텐츠 선택을 마친 후 9월 중 학습이 시작된다. 서비스는 내년 8월 31일까지 제공된다. 이번 시범사업은 농협은행 서울본부와 함께하는사랑밭의 후원, 서울 사랑의열매의 기금 지원을 바탕으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협력해 1년간 운영된다. 총 5억 원의 민간 후원금이 투입되며, 학습 이력 분석과 참여자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향후 본사업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정진우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아이를 많이 낳고 키우는 일이 부담이 아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서울런이 다자녀 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서울시가 세 자녀 이상 다자녀가정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와 교재를 1년간 무료로 지원한다.10일 서울시는 다자녀가정을 위한 ‘서울런’ 시범사업을 시작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런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인터넷 강의와 멘토 수업을 지원하는 서울시 대표 교육복지 정책이다. 이번에 다자녀가정으로 대상을 확대해 △만 6~24세 자녀 3명 이상 △중위소득 100% 이하 △서울시 거주 가정이면 자녀 모두에게 서울런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시범사업 규모는 총 800명(초등학생 400명, 중학생 150명, 고등학생 및 검정고시 준비생 250명)이다. 참여자는 15개 온라인 콘텐츠(추후 변동 가능) 중 1개를 선택해 1년간 수강할 수 있고, 중·고등학생에게는 연간 20만 원 상당의 교재비도 지원된다.선택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는 △메가스터디 △대성마이맥 △이투스 △엠베스트 △에듀윌 검정 △아이스크림 홈런 △엘리하이 △밀크T △웅진스마트올 등 9가지다. 중·고등학교 과정의 경우 EBS중학, EBSi 강의도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신청은 서울런 홈페이지에서 11일 오전 10시부터 28일 오후 9시까지 가능하며 선착순 모집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청 시 건강보험료 납부확인서 등 관련 서류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선정 결과는 9월 1일 개별 문자로 통보되며, 9월 2일부터 3일까지 콘텐츠 선택을 마친 후 9월 중 학습이 시작된다. 서비스는 내년 8월 31일까지 제공된다.이번 시범사업은 농협은행 서울본부와 함께하는사랑밭의 후원, 서울 사랑의열매의 기금 지원을 바탕으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협력해 1년간 운영된다. 총 5억 원의 민간 후원금이 투입되며, 학습 이력 분석과 참여자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향후 본사업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정진우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아이를 많이 낳고 키우는 일이 부담이 아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서울런이 다자녀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

서울에 사는 신모 씨(42) 부부는 6세 딸 한 명을 키우고 있다. 신 씨는 “맞벌이로 일하다 보니 아이 하나 돌보기도 빠듯하고, 아이 키우는 데 드는 돈도 만만치 않다. 둘째는 엄두를 못 냈다”고 말했다. 가장 전형적인 가족 형태로 여겨졌던 부부와 자녀 2명으로 구성된 2세대 가족 ‘4인 가구’ 수가 처음으로 300만 가구 아래로 떨어졌다. 2016년 3월 400만 선이 무너진 이후 9년 3개월 만이다. 반면 저출산 흐름을 반영하듯 신 씨 부부처럼 자녀 한 명만 둔 3인 가구, 배우자나 형제·친구와 함께 사는 2인 가구, 결혼하지 않는 1인 가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4인 가구 기준’은 옛말 6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국내 4인 가구는 299만9680가구로 한 달 전(300만5979가구)보다 줄어 300만 가구 아래로 내려갔다. 전체 가구 수(2423만8510가구) 대비 비중도 약 12%로 떨어졌다. 행안부는 매달 말일 기준으로 인구통계를 집계해 그다음 달 발표한다. 4인 가구 수는 2016년 3월 399만9450가구로 400만 선이 처음 무너진 이래 2021년 2월(348만5905가구) 350만 가구 아래로 내려갔다. 다시 4년여 만에 300만 선도 무너진 것이다. 반면 3인 이하 가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 1명 등으로 이뤄진 3인 가구 수는 2017년 2월 4인 가구 수를 처음으로 넘어섰고, 올해 6월 406만 가구를 넘었다. 1인 가구는 이제 가장 흔한 가구를 넘어 우리 사회의 ‘대세’가 됐다. 지난해 3월 1인 가구 수가 처음으로 1000만 가구를 넘어서며, 3∼4인 가구를 합친 규모보다 많아졌다. ‘딩크(DINK·자녀 없는 맞벌이 부부)족’을 포함한 2인 가구도 6월 말 기준 607만 가구를 기록했다. 저출산 기조 속에 이 같은 가구 규모 축소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4인 가구 비중은 2022년 14.1%에서 2052년 6.7%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4인 가구 기준’이라는 말은 이제는 현실과 동떨어진 표현이 된 셈이다.● ‘4인 가족’ 중심 정책 바꿔야 대한민국 가족 표본으로 여겨졌던 4인 가구가 오히려 소수가 되면서 가족 개념은 물론이고 여가·소비 문화도 변하고 있다. 대형 냉장고나 4인용 식탁보다 소형 가전이 인기를 끌고, 밀키트 등 1, 2인 포장 식품이 업계 주력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앞으로 소분된 포장 위주의 소비가 증가할 것”이라며 “대형마트보다 편의점을 찾는 사람이 느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구 규모 축소는 고독사, 돌봄 공백, 사회적 단절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1인 가구 중 ‘의지할 사람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37.2%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4인 가족 중심으로 설계된 복지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전히 많은 정책이 ‘결혼해 자녀를 둔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며 “이제는 인구 재생산만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다양성까지 포용하는 방향으로 정책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도 “1인 가구는 부양 자녀나 배우자가 없어 장래 국가가 떠안아야 할 책임이 더 커질 수 있다”며 “경제활동 시 보험료를 더 걷고 이후 보장을 확대하는 방식 등 1인 가구의 노후 보장·복지·연금 문제를 보다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서울에 사는 신모 씨(42) 부부는 6세 딸 한 명을 키우고 있다. 신 씨는 “맞벌이로 일하다 보니 아이 하나 돌보기도 빠듯하고, 아이 키우는 데 드는 돈도 만만치 않다. 둘째는 엄두를 못 냈다”고 말했다.가장 전형적인 가족 형태로 여겨졌던 부부와 자녀 2명으로 구성된 2세대 가족 ‘4인 가구’ 수가 처음으로 300만 가구 아래로 떨어졌다. 2016년 3월 400만 선이 무너진 이후 9년 3개월 만이다. 반면 저출산 흐름을 반영하듯 신 씨 부부처럼 자녀 한 명만 둔 3인 가구, 배우자나 형제·친구와 함께 사는 2인 가구, 결혼하지 않는 1인 가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4인 가구 기준’은 옛말6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국내 4인 가구는 299만9680가구로 한 달 전(300만5979가구)보다 줄어 300만 가구 아래로 내려갔다. 전체 가구 수(2423만8510가구) 대비 비중도 약 12%로 떨어졌다. 행안부는 매달 말일 기준으로 인구통계를 집계해 그다음 달 발표한다.4인 가구 수는 2016년 3월 399만9450가구로 400만 선이 처음 무너진 이래 2021년 2월(348만5905가구) 350만 가구 아래로 내려갔다. 다시 4년여 만에 300만 선도 무너진 것이다.반면 3인 이하 가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 1명 등으로 이뤄진 3인 가구 수는 2017년 2월 4인 가구 수를 처음으로 넘어섰고, 올해 6월 406만 가구를 넘었다.1인 가구는 이제 가장 흔한 가구를 넘어 우리 사회의 ‘대세’가 됐다. 지난해 3월 1인 가구 수가 처음으로 1000만 가구를 넘어서며, 3∼4인 가구를 합친 규모보다 많아졌다. ‘딩크(DINK·자녀 없는 맞벌이 부부)족’을 포함한 2인 가구도 6월 말 기준 607만 가구를 기록했다. 저출산 기조 속에 이 같은 가구 규모 축소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4인 가구 비중은 2022년 14.1%에서 2052년 6.7%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4인 가구 기준’이라는 말은 이제는 현실과 동떨어진 표현이 된 셈이다.● ‘4인 가족’ 중심 정책 바꿔야대한민국 가족 표본으로 여겨졌던 4인 가구가 오히려 소수가 되면서 가족 개념은 물론이고 여가·소비 문화도 변하고 있다. 대형 냉장고나 4인용 식탁보다 소형 가전이 인기를 끌고, 밀키트 등 1, 2인 포장 식품이 업계 주력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앞으로 소분된 포장 위주의 소비가 증가할 것”이라며 “대형마트보다 편의점을 찾는 사람이 느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가구 규모 축소는 고독사, 돌봄 공백, 사회적 단절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1인 가구 중 ‘의지할 사람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37.2%에 달했다.전문가들은 4인 가족 중심으로 설계된 복지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전히 많은 정책이 ‘결혼해 자녀를 둔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며 “이제는 인구 재생산만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다양성까지 포용하는 방향으로 정책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도 “1인 가구는 부양 자녀나 배우자가 없어 장래 국가가 떠안아야 할 책임이 더 커질 수 있다”며 “경제활동 시 보험료를 더 걷고 이후 보장을 확대하는 방식 등 1인 가구의 노후 보장·복지·연금 문제를 보다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서울시가 인공지능(AI)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이용과 AI 전환 사업화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고 31일 밝혔다. 서울시는 GPU 서버 이용 지원과 AI 전환 사업화 지원에 각각 15억 원, 10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을 반영했다. GPU 서버 이용 지원은 AI 스타트업 모델 개발을 위해 클라우드 기반 GPU 자원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재 본예산으로 기업 25곳을 지원하고 있는데, 추경을 통해 75곳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AI 전환 사업화는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AI 적용 가능성 진단, 전환 로드맵 수립, 전문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업 20곳을 선정해 한 곳당 최대 5000만 원을 지원한다. 또한 ‘AI 기업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지원사업’에 참가할 기업을 모집한다. 서울시에 있는 AI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도메인·추론 특화 모델 개발 등에 최대 6000만 원, 경량화 모델 학습 등에 최대 1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산업 현장의 AI 전환을 위한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서울시는 현재 AI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AI를 도입하려는 제조업체를 연결해 주는 ‘AI 전환(AX)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

서울시 학자금대출 이자 지원 신청이 8월 1일부터 시작된다. 이달부터 군 복무를 마친 청년에 대해서는 학자금대출 신용회복 지원 대상 나이를 최대 42세로 확대한다. 서울시는 학자금대출 이자 부담, 신용 유의 등록, 저신용으로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고 31일 밝혔다. 8월 1일부터 학자금대출 이자 지원사업과 신용회복 지원사업 신청 접수를 시작하고, 고금리 대출 대체용 ‘긴급생활안정자금’ 대출도 지원한다. 신청 대상은 서울 거주 대학(원) 재·휴학생과 졸업 후 5년 이내 청년이다. 지원 방식은 한국장학재단 학자금대출에서 이미 발생한 이자액을 남아 있는 원리금에서 차감하는 식이다. 매년 2차례 나눠서 신청받고 상반기에는 전년도 하반기에 발생한 이자를, 하반기에는 해당 연도 상반기에 발생한 이자를 지원한다. 다자녀가구와 소득 1∼7분위 지원자에 대해서는 이자 전액을 지원한다. 소득 8분위는 서울시 학자금대출 이자 지원 심의위원회가 예산 범위 내에서 지원액을 결정한다. 신청은 서울시 청년 포털 ‘청년 몽땅 정보통’(youth.seoul.go.kr)을 통해 할 수 있다. 최종 지원 대상자와 지원 이자액은 12월 중 한국장학재단 누리집(kosaf.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장학재단 학자금대출을 6개월 이상 연체해 신용 유의자로 등록된 서울 거주 청년은 ‘학자금대출 신용회복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사업은 청년들이 한국장학재단과 분할 상환 약정 체결로 내야 하는 초입금(채무 금액의 5%)만큼 서울시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상은 19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이지만, 이달부터는 군 의무복무를 마친 경우 최대 42세까지 대상에 포함된다. 학자금대출 신용회복 지원이 필요한 서울 거주 청년은 10월 24일까지 청년 몽땅 정보통에서 별도 서류 제출 없이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아울러 개인회생 성실 상환자 등 소액 자금 대출이 어려운 19∼39세 서울 거주 저신용 청년이라면 생활비, 의료비, 고금리 대출 상환 등에 필요한 긴급생활안정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

“나도 바로 계엄령 선포할 겁니다.”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6·3 대선을 앞두고 마치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렇게 발언한 것처럼 악의적으로 합성한 영상이 올라왔다. 이 후보가 “대한민국을 신(新)전체주의로 만들겠다”, “시진핑 형님께 속국 하나 추가했다”라고 말하는 모습도 퍼졌다. 전부 인공지능(AI) 기술로 이미지를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이었다.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다른 의원에게 욕설하며 고함을 지르는 내용의 가짜 영상도 올라왔다. 이처럼 대선 후보의 음성과 표정을 악의적으로 조작한 영상은 SNS에 수십 건이 올라와 유권자를 혼란스럽게 했다. 딥페이크 기술로 가짜 영상을 만들어 온라인에 유포해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대중에게 혼란을 주는 사례들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정부가 영상 진위를 판별하는 기술을 내놓았다. 30일 행정안전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AI 딥페이크 분석모델’의 구축 과정과 적용 성과를 공개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해당 모델은 올해 4월 개발과 검증을 마치고, 5월부터 6월까지 경찰청 등 수사기관에 시범 적용돼 총 15건의 딥페이크 감정 작업에 활용됐다. 특히 대선 기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협조해 유튜브 등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온 불법 딥페이크 콘텐츠 1만508건을 탐지하고 삭제하는 데 쓰였다. 분석모델은 영상 속 인물의 눈, 코, 입 등 주요 신체 부위 변조 여부와 시간대별 합성 확률을 자동 추출해 판단한다. 이를 위해 영상 69만 건과 음성 162만 건 등 약 231만 건의 데이터를 딥러닝 기술로 학습했다. 탐지 정확도는 영상 95%, 음성 86%로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해당 모델이 정치인 허위 비방뿐 아니라 유명인 사칭 사기, 성착취물 유통 등 나날이 늘어가는 딥페이크 관련 디지털 범죄에 대한 수사와 예방에도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수사기관 이외에도 여성가족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 도입해 딥페이크 대응 역량을 지원할 방침이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나도 바로 계엄령 선포할 겁니다.”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6·3 대선을 앞두고 마치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렇게 발언한 것처럼 악의적으로 합성한 영상이 올라왔다. 이 후보가 “대한민국을 신(新)전체주의로 만들겠다”, “시진핑 형님께 속국 하나 추가했다”라고 말하는 모습도 퍼졌다. 전부 인공지능(AI) 기술로 이미지를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이었다.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다른 의원에게 욕설하며 고함을 지르는 내용의 가짜영상도 올라왔다. 이처럼 대선 후보의 음성과 표정을 악의적으로 조작한 영상은 SNS에 수십 건이 올라와 유권자를 혼란스럽게 했다.딥페이크 기술로 가짜 영상을 만들어 온라인에 유포해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대중에게 혼란을 주는 사례들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정부가 영상 진위를 판별하는 기술을 내놓았다. 30일 행정안전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AI 딥페이크 분석모델’의 구축 과정과 적용 성과를 공개했다.행안부에 따르면 해당 모델은 올해 4월 개발과 검증을 마치고, 5월부터 6월까지 경찰청 등 수사기관에 시범 적용돼 총 15건의 딥페이크 감정 작업에 활용됐다. 특히 대선 기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협조해 유튜브 등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온 불법 딥페이크 콘텐츠 1만508건을 탐지하고 삭제하는 데 쓰였다.분석모델은 영상 속 인물의 눈·코·입 등 주요 신체 부위 변조 여부와 시간대별 합성 확률을 자동 추출해 판단한다. 이를 위해 영상 69만 건과 음성 162만 건 등 약 231만 건의 데이터를 딥러닝 기술로 학습했다. 탐지 정확도는 영상 95%, 음성 86%로 높은 수준이다.정부는 해당 모델이 정치인 허위 비방뿐 아니라 유명인 사칭 사기, 성착취물 유통 등 나날이 늘어가는 딥페이크 관련 디지털 범죄에 대한 수사와 예방에도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수사기관 이외에도 여성가족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 도입해 딥페이크 대응 역량을 지원할 방침이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
“어머니가 밭에 나가신 것 같은데 연락이 안 됩니다.” 29일 경남 하동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38분경 이런 신고가 접수됐다. 즉각 출동한 구급대가 하동군 적량면의 한 밭에 쓰러져 있는 80대 여성을 발견했지만 이미 숨져 있었다. 이 여성은 당일 오전 10시경 밭일에 나섰으며, 이후 연락이 닿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동은 23일부터 폭염경보가 발효된 상태로 이 여성이 숨진 28일은 낮 최고기온이 36.9도에 달했다. 연일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8일 오후 11시 기준 올해 누적 온열질환자는 총 243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57명)과 비교해 2.5배 이상 발생했다. 이 가운데 11명이 사망했다. 전북 김제시 공덕면에서는 폭염경보가 내려진 24일 오후 1시 30분경 한 하천 인근에서 측량 작업 중이던 50대 A 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이틀 뒤 결국 숨졌다. 사고 당시 고압 가스관 매설지역에서 배관 수심을 측정하던 A 씨의 체온은 40도를 넘은 것으로 전해진다. 등산 등 실외 활동 중 사망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8일 오후 1시 19분경 칠곡군 약목면 남계리 야산에서 산행하던 80대 남성이 고열로 사망했다. 이례적인 더위 속에 가축도 올해 103만5859마리가 폐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6만5654마리)과 비교해 피해가 6배 이상으로 불어난 수치다. 양식 어류도 2030마리가 폐사했다. 행안부는 25일 오후 2시부로 폭염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위기 경보 심각 단계는 전국 40% 지역에서 3일 이상 일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한다. 28일 중대본 회의를 연 정부는 올해 산불과 폭우 피해를 본 경북지역 이재민들이 폭염으로 인한 2차 피해를 겪지 않도록 우선 관리하고, 호우 피해 복구·수색 인력이 온열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하동=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익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서울시가 새로운 수상 대중교통 ‘한강버스’의 9월 정식 운행을 앞두고 시민들이 선착장으로 쉽게 찾아갈 수 있게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노선을 연결한다.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도 늘리기로 했다. 29일 서울시는 마곡·망원·압구정·잠실 등 4개 한강버스 선착장과 시내·마을버스 총 8개 노선을 연결해 다음 달 1일부터 운행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강버스 선착장은 대중교통으로 접근하는 데 다소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곡·망원 선착장을 경유하도록 버스 노선 3개를 신설하고, 망원·압구정·잠실 선착장을 지나도록 기존 노선 5개를 일부 조정했다. 강서구 마곡선착장에 가려면 6611번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신설된 6611번 버스는 서울 지하철 9호선 개화역 광역환승센터부터 개화산역(5호선)-마곡나루역(9호선)-양천향교역(9호선)을 거쳐 마곡선착장까지 운행한다. 마포구 망원선착장은 신설된 7716번 시내버스와 기존 마포16번 마을버스로 갈 수 있다. 7716번은 서부운수차고지-가좌역(경의중앙선)-홍대입구역(경의중앙·2호선)-합정역(2·6호선)-망원선착장을 지난다. 마포 16번은 기존 노선에서 망원선착장만 추가됐다. 출퇴근 시간대 맞춤버스로 신설된 8775번 시내버스로도 망원선착장에 갈 수 있다. 해당 버스는 상암월드컵파크-MBC-디지털미디어시티역(경의중앙·6호선)-마포구청역(6호선)-망원선착장에 선다. 평일 오전 7시 5분∼오전 9시 50분, 오후 4시 55분∼오후 7시 35분에 운행한다. 강남구 압구정선착장은 기존 240번·441번 시내버스로, 송파구 잠실선착장은 기존 3317번·3323번 시내버스로 갈 수 있도록 노선이 수정됐다. 서울시는 선착장 경유 버스 전면과 내부, 정류소에 ‘한강버스 선착장 경유’ 안내문을 붙이는 등 시민들이 알기 쉽게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마곡·망원·잠실·압구정·뚝섬 등 5개 선착장에는 도보 3분 이내 거리에 따릉이 대여소를 만든다. 향후 여의도·옥수 선착장에도 부지 조성 및 안전시설 공사 후 대여소를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강버스 운항 시작에 맞춰 대중교통 무제한 카드인 ‘기후동행카드’의 한강버스 권종도 출시한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

서울 마포구 노을공원이 공공 미술품 전시공간으로 거듭난다. 29일 서울시는 노을공원에 김효영 미술작가의 작품 ‘새로운 지층’(사진)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1990년대까지 쓰레기 매립지로 쓰이던 공간이 자연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 모습을 예술로 표현한다는 뜻을 담았다. 국제 공모를 통해 이름을 정한 이 작품은 발밑 지층이 지상으로 솟아오른 듯한 모습의 파빌리온(임시 건물)이다. 흙과 일곱 그루의 나무, 식물, 돌로 만들어졌다. 시민들은 사방이 열린 가로 18m, 세로 18m 규모의 대형 미술 작품 속을 자유롭게 거닐며 공원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해 질 무렵부터 옥상에는 ‘반딧불이 조명’이 켜지면서 노을과 어우러져 야경을 연출한다. 서울시는 노을공원 파빌리온 개장을 기념해 ‘아트 파빌리온 인증샷’ 현장 방문 이벤트를 진행한다. 소셜네트워트서비스(SNS)에 작품 인증샷을 올리면 추첨을 통해 ‘나만의 지층 만들기’ ‘반딧불이 만들기’ 키트를 제공한다. 선유도공원에서는 작품 ‘그림자 아카이브’와 가상현실(AR) ‘선유동화’를 선보인다. 과거 물을 정화하던 공간이었던 선유도를 예술적으로 재조명하고 시민이 작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

“어머니가 밭에 나가신 것 같은데 연락이 안 됩니다.”29일 경남 하동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38분경 이런 신고가 접수됐다. 즉각 출동한 구급대가 하동군 적량면의 한 밭에 쓰러져 있는 80대 여성을 발견했지만 이미 숨져 있었다. 이 여성은 당일 오전 10시경 밭일에 나섰으며, 이후 연락이 닿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동은 23일부터 폭염경보가 발효된 상태로 이 여성이 숨진 28일은 낮 최고기온이 36.9도에 달했다.연일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8일 밤 11시 기준 올해 누적 온열질환자는 총 243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57명)과 비교해 2.5배 이상 발생했다.이 가운데 11명이 사망했다. 전북 김제시 공덕면에서는 폭염경보가 내려진 24일 오후 1시30분경 한 하천 인근에서 측량 작업 중이던 50대 A 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이틀 뒤 결국 숨졌다. 사고 당시 고압 가스관 매설지역에서 배관 수심을 측정하던 A 씨의 체온은 40도를 넘긴 것으로 전해진다.등산 등 실외 활동 중 사망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8일 오후 1시19분경 칠곡군 약목면 남계리 야산에서 산행하던 80대 남성이 고열로 사망했다. 이례적인 더위 속에 가축도 올해 103만5859마리가 폐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6만5654마리)과 비교해 피해가 6배 이상 불어난 수치다. 양식 어류도 2030마리가 폐사했다.행안부는 25일 오후 2시부로 폭염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위기 경보 심각 단계는 전국 40% 지역에서 3일 이상 일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발효한다.28일 중대본 회의를 연 정부는 올해 산불과 폭우 피해를 본 경북지역 이재민들이 폭염으로 인한 2차 피해를 겪지 않도록 우선 관리하고, 호우 피해 복구·수색 인력이 온열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하동=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익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