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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종주국 사상 첫 2연패에 도전한다. 서울체고와 한국체대 동기인 26세 동갑내기 황경선(고양시청)과 차동민(한국가스공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잠시 주춤한 뒤 런던 올림픽에서 새로운 신화 창조에 나선다. 여자 67kg급 황경선. 2008년 그가 보여준 인간승리는 아직도 국민의 뇌리에 남아 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고도 비난을 들었던 황경선은 베이징에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왼쪽 무릎 연골판과 인대를 다쳤지만 진통제를 맞고 절뚝거리며 준결승과 결승을 치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투지의 화신’이었다. 하지만 황경선이 보여준 ‘투혼의 후유증’은 길었다.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을 했지만 제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2009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와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의 대표 선발전에서 거푸 탈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경주 세계선수권대회 때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고 올해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힘들다’는 태권도 대표선발전을 통과했다. 태권도에서 올림픽에 3회 연속 출전하는 것은 황경선이 처음이다. 남자 80kg 이상급 차동민도 베이징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슬럼프에 빠졌다. 황경선과 마찬가지로 광저우 아시아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후배들이 치고 올라온 데다 올림픽 금메달 이후 다소 안주하면서 빚어진 부진 때문이었다. 하지만 차동민도 지난해 경주 세계선수권부터 다시 상승세를 탔다. 당시 은메달로 마쳤지만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고 후배들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태극마크를 손에 쥐었다. 얼마 전 왼쪽 무릎 인대 부상을 당했지만 체계적인 재활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잘 극복하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황경선은 8월 10일, 차동민은 그 다음 날 ‘금 사냥’에 나선다. 한국은 태권도 종주국이지만 올림픽 2연패를 이룬 선수는 아직 없다. 김세혁 대표팀 감독은 “황경선과 차동민이 준비를 잘했다. 평소 몸통 타격으로 점수를 잘 뽑았는데 3점인 얼굴 타격 기술도 날로 향상되고 있다. 황경선은 얼굴후려차기, 차동민은 얼굴찍어차기란 비밀병기를 개발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강성구 대한육상경기연맹 시설위원장(65)은 올림픽 때만 되면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받은 육상 메달리스트의 사인을 보며 추억에 잠긴다. 당시 남자 100m에서 9초79의 세계 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벤 존슨(캐나다)과 9초92로 2위를 한 뒤 존슨의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금메달을 승계 받은 칼 루이스(미국), 9초97로 3위를 한 린퍼드 크리스티(영국) 등 42개 종목 1∼3위 126명의 사인을 받았다. 평소 각종 기념품을 수집하던 취미를 살려 메달리스트 사인을 다 받은 것이다. 당시 시상 담당관으로 선수들이 메달을 받기 전 잠시 기다릴 때 사인을 받았다. “남자 100m 시상할 땐 루이스의 표정이 아주 무덤덤했다. 존슨에게 금메달을 내줬기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3일 뒤 존슨이 금지약물로 금메달을 박탈당한 뒤 만났을 땐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강 위원장은 존슨이 금메달을 박탈당한 뒤 100m 결선의 결승선 통과 판독사진에 루이스의 사인을 다시 받았다. 강 위원장은 “정상에 서기 위한 선수들의 노력이 금메달로 보상받는 순간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단거리 선수 출신인 강 위원장은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때도 시상 담당관으로 활약하는 등 각종 국제대회 때 대회운영에 참여했다.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는 시설 총책임자를 맡았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떠나 리그 하위팀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 둥지를 튼 ‘산소탱크’는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QPR는 9일 영국 런던 밀뱅크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지성(31)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국내에 머물던 박지성은 7일 급히 영국으로 돌아가 이날 마크 휴스 감독,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QPR는 박지성의 이적료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으나 영국 언론은 500만 파운드(약 88억 원)라고 기정사실처럼 이미 보도했다. 구단이 발표한 계약기간은 2년.박지성는 “맨유와 같은 빅클럽을 떠나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다.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QPR는 내게 어떠한 구단이 되고 싶은지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다른 제의도 많았지만 QPR로의 이적이 프리미어리거로서 더 큰 뜻을 펼치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QPR 소속 선수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휴스 감독은 “박지성의 입단은 QPR에 중요한 성취다. 맨유에서의 눈부신 활약은 그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보여주고 있다. 모든 경기에서 보여준 박지성의 노력과 성과는 존경받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휴스 감독은 맨유에서 1980, 90년대 화려한 현역생활을 펼친 공격수 출신. 맨유에서 주전으로 뛰었다는 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2005년 맨유에 몸담은 박지성은 7시즌 동안 205경기를 소화하며 27골을 터뜨려 네 번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도왔다. 지난 시즌 리그 17위에 머문 QPR의 상황을 고려할 때 박지성은 전력에 안정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평가받는다.박지성은 평소 맨유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하지만 맨유가 일본의 가가와 신지를 영입하는 등 입지가 좁아져 새로운 팀을 찾아야 했다. 박지성은 맨유는 떠났지만 현역생활의 마지막은 프리미어리그로 선택했다. 중동이나 아시아 팀들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 크게 베팅했지만 QPR에 둥지를 튼 이유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Again 2002.’ 전반 30분 골을 터뜨린 ‘산소 탱크’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입에 집게손가락을 대며 벤치로 달려가 거스 히딩크 감독(안지 감독)의 품에 안겼다. 10년 전 6월 14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년 한일 월드컵 포르투갈과의 D조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25분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린 뒤 히딩크 감독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던 장면을 그대로 연출한 것이다. 당시 대한민국은 포르투갈을 1-0으로 꺾고 16강 진출을 확정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무너뜨리고 아시아 사상 처음으로 4강 진출이란 신화를 썼다.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이 흘렀고 황선홍(포항 감독)과 유상철(대전 감독) 등 은퇴한 선수들의 배는 불룩했지만 10년 전의 추억을 되돌리는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5일 2002 월드컵대표팀 초청 K리그 올스타전 2012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대∼한민국”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국민 모두가 ‘붉은악마’가 돼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의 열광적인 함성은 아니었지만 팬들은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한바탕 흥겹게 놀았다. 평일인 데다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3만7155명의 축구팬이 스탠드를 채워 국민들도 ‘10년 전의 감동’에 다시 한 번 빠지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경기가 끝난 뒤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님 품이 10년 전과는 달랐다. 내가 20대 초반 때의 느낌은 아니었다”며 웃었다. 히딩크 감독은 “10년 전과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계획이 되지 않았다는 면에서 충분히 감동을 줬다. 팬들이 당시의 추억을 떠올렸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기에서는 팬 서비스가 이어졌다. 전반 14분 첫 골을 터뜨린 팀 2012의 에닝요(전북)는 골키퍼 김영광(울산)을 굴려 핀 대열로 선 선수들을 쓰러뜨리는 ‘볼링 세리머니’를 펼쳤다. 전반 25분 팀 2002의 첫 골을 넣은 최용수(FC 서울 감독)는 웃통을 벗고 유로 2012 준우승팀 이탈리아의 ‘악동’ 마리오 발로텔리(맨체스터 시티)처럼 보디빌더 자세를 취했고 설기현(인천)과 안정환 등 선수들은 최용수의 입을 막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홍명보(올림픽대표팀 감독)는 하프타임 때 진행된 승부차기에서 유로 2012에서 떠오른 ‘파넨카’ 칩샷을 보여줘 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이날 경기는 팀 2012가 6-3으로 이겼다. 3골을 넣은 이동국(전북)은 최우수선수(MVP)가 됐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정동연 인턴기자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4학년}

대한축구협회는 4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02월드컵 10주년 기념행사’를 갖는다고 최근 밝혔다. 태극전사들이 4강 신화를 창출하며 우리 국민들을 열광시켰던 2002년 한일 월드컵이 10년 전 5월 31일 개막해 6월 30일 막을 내렸으니 때늦은 기념식이다. 보통 개막일에 맞추거나 늦어도 대회 기간에 행사를 하는 게 관례다. 사실 축구협회는 기념행사를 열 생각도 없었다. 6월 중순 열린 2002년 출생 한일 유소년 축구 교류전이 협회가 마련한 유일한 기념행사였다. 6월 초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중동 방문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5월 31일(한국 시간) 이역만리 스위스에서 스페인과 평가전을 벌인 게 10주년 기념으로 착각이 될 정도로 조용히 지나갔다. 반면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02년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골든골을 터뜨린 ‘반지의 제왕’ 안정환을 명예 홍보팀장으로 끌어들여 ‘2002년 한일 월드컵 멤버 초청 K리그 올스타전 2012’를 준비했다. 4강의 주역 거스 히딩크 감독(러시아 안지 감독)을 초청했고 박항서(상주 감독) 정해성(전남 감독) 김현태(인천 GK 코치) 등 당시 코칭스태프도 모두 불렀다. 홍명보(올림픽 대표팀 감독)와 황선홍(포항 감독)을 비롯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출전 가능한 선수 19명을 모아 ‘팀2002’도 만들었다. ‘킥오프’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축구협회가 경기 하루 전날 기념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프로연맹이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형국이다. 축구에서는 투자한다고 해서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오랜 시간에 걸쳐 팬들에게 주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팬들의 호응이 없으면 존재 가치가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아 즐겁게 놀 수 있는 장을 자주 마련해야 한다. 2002년 월드컵 10주년은 국민들에게 행복했던 4강 신화의 추억을 떠올려주며 축구에 대한 관심을 환기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호재였다. 축구협회는 이를 인식조차 못했고 프로연맹은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대한민국 축구를 관장하는 축구협회가 하위단체인 프로연맹으로부터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양종구 스포츠레저부 차장 yjongk@donga.com}
비센테 델보스케 스페인 축구대표팀 감독(62)은 프랑스와의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8강전을 앞두고 “축구는 어려운 시기에 국민에게 즐거움을 줘야 한다. 국가가 위기일 때 축구에서 패배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스페인의 주장 이케르 카시야스(31·레알 마드리드)는 4강에서 포르투갈을 승부차기 끝에 4-2로 꺾은 뒤 “축구는 경제 위기로 고통받는 스페인 국민에게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그 역할을 해 기쁘다”고 말했다.스페인이 2일 열린 유로 2012 결승전에서 이탈리아를 4-0으로 완파하는 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픽스타디움에 몰린 팬들은 물론이고 스페인 전역의 국민들은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스페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유니폼을 대표하는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온몸에 페인팅한 팬들이 스페인 거리거리에 쏟아져 “우리는 챔피언”을 외쳤다. 스페인 대표팀은 이날 우승으로 약 3050만 유로(약 440억 원)의 상금을 획득하고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기여했다. 무엇보다 경제 위기로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기쁨을 준 게 최대 효과다.스페인은 세계 축구사를 새로 썼다. 유로 2008 챔피언 스페인은 역대 최초로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통산 세 번째(1964년 포함) 정상에 올라 독일과 함께 통산 최다 우승 팀이 됐다. 스페인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우승을 합쳐 사상 처음 메이저 대회를 3회 연속 제패한 유럽 팀이 됐다.스페인이 표방한 ‘점유율 축구’는 세계 축구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이상 바르셀로나),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 등 테크닉 좋은 선수들이 짧은 패스로 상대를 압도해 주도권을 잡는 축구. 스페인은 미드필드와 수비라인, 공격라인에서도 계속되는 점유율 축구로 세계축구를 호령하고 있다. 델보스케 감독의 위기관리 능력, 그라운드 전역에서 상대를 제압하는 ‘점유율 축구’, A매치 100승을 향한 카시야스의 열정. 유로존 편입으로 은행들이 독일과 프랑스로부터 돈을 빌려 무분별하게 대출해 줌으로써 생긴 부동산 버블이 터지면서 야기된 경제 위기의 탈출 과제를 안은 스페인 정부가 배워야 할 게 ‘스페인 축구’에 다 있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역시 서울은 ‘데몰리션(데얀·몰리나) 콤비’가 떠야 힘을 받는다.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의 K리그 19라운드. 최용수 서울 감독은 “데얀과 몰리나가 4경기에서 연거푸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그래서 최근 팀이 힘들었다. 하지만 급하게 서둘지 말고 여유를 갖고 동료들에게도 골을 만들어 주도록 노력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의 조언이 통한 것일까. 몬테네그로 특급 데얀과 콜롬비아 테크니션 몰리나는 이날 3골을 합작해 3-2 역전승을 주도했다. 최전방 공격수 데얀은 0-1로 뒤지던 후반 23분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하대성이 밀어준 볼을 골지역 정면에서 받아 넣어 동점골을 낚았다. 2-2이던 후반 42분엔 페널티킥 결승골까지 잡아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왼쪽 공격수로 나온 몰리나는 후반 26분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들어 골지역 오른쪽을 달려들며 최태욱이 터뜨린 팀의 두 번째 골을 도왔다. 데얀과 몰리나는 5월 28일 인천 경기에서 3골을 합작해 3-1 승리를 주도한 뒤 이날 K리그 5경기 만에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서울은 1무 1패 뒤 2연승을 달리며 승점 41을 기록해 이날 포항에 0-5로 완패한 수원(승점 39)을 제치고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포항은 상대 자책골과 신진호, 황진성, 김대호, 고무열의 릴레이 골 덕택에 수원을 상대로 11경기 연속 안방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포항은 2004년 12월 8일 0-0으로 비긴 뒤 6승 5무로 안방에선 강세를 보이고 있다. 8위(승점 28) 포항은 이날 강호 수원을 대파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수원은 이날 패배로 4경기 연속 무패(3승 1무)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닥공(닥치고 공격) 시즌2’를 표방한 전북은 상주와의 안방경기에서 전반 13분과 후반 27분 연거푸 골을 잡아낸 드로겟의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이기고 8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북은 최근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9승 1무)을 벌이며 K리그 최다 연승 타이(9승)에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전북은 승점 42로 단독 선두를 지켰다. 울산은 이근호의 결승골을 앞세워 전남에 1-0 승리를 거뒀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녹색 그라운드에서 펼치는 노장 골키퍼의 투혼이 눈부시다. 42세로 최고령 골키퍼 김병지(경남·사진)와 41세 최은성(전북). 둘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이운재(전남)에게 밀려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해 자존심을 구겼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K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김병지는 27일 춘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과의 방문경기에서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3-0 완승을 지켜 개인 통산 200경기 무실점이란 금자탑을 쌓았다. K리그에서 처음이다. 1992년 현대 호랑이(현 울산)로 프로에 데뷔해 586경기 동안 608실점, 경기당 1.04골만 내줄 정도로 철벽을 과시하고 있다. 후원업체의 지원 축소 선언으로 위기를 맞은 경남은 이날 강승조와 윤일록, 까이끼의 연속골로 완승을 거두고 승점 23으로 11위에서 9위로 뛰어올랐다. 최은성은 ‘닥공(닥치고 공격) 시즌2’를 표방한 전북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최은성은 이날 광주와의 방문경기에서 1-0으로 앞서던 전반 15분 광주의 복이가 왼쪽으로 찬 페널티킥을 막아내 7연승을 견인했다. 페널티킥이 들어갔다면 경기 분위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방했고 전북은 에닝요와 이동국, 이승현의 릴레이 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전북은 9경기 연속 무패(8승 1무) 행진을 벌이며 승점 39로 이날 전남을 3-2로 꺾은 수원을 득실차에서 따돌리고 1위를 지켰다. ‘방울뱀 축구’ 제주는 안방에서 부산을 5-2로 대파하고 다시 비상을 시작했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승(1무 2패)으로 부진했던 제주는 브라질 출신 콤비 자일과 산토스가 나란히 2골 1도움으로 맹위를 떨친 데 힘입어 ‘짠물 수비’ 부산의 수비라인을 초토화했다. 그동안 17경기에서 11골밖에 내주지 않아 16개팀 중 최소 실점을 기록했던 부산은 에델이 전반 33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는 바람에 5골이나 내주며 무너졌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인간 새’ 세르게이 붑카(49·우크라이나)와 중거리 영웅 서배스천 코(56·영국)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 IAAF는 26일 올해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출범하는 명예의 전당 초대 헌액 대상자로 붑카와 코를 추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붑카는 현역 시절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유일하게 단일 종목 6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실내외를 통틀어 35차례 세계기록을 작성했고 인류 최초로 6m의 벽을 넘었다. 아직도 실내(6.15m)와 실외(6.14m)에서 그가 세운 세계기록은 난공불락이다. 코는 남자 1980년대 남자 중거리의 최강자로 불린 스타다. 1980년 모스크바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남자 1500m 2연패를 달성했고 수차례 세계기록을 갈아 치웠다. 코는 7월 개막하는 런던 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아 대회 준비를 지휘하고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마린보이’ 박태환(23·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런던 올림픽의 목표는 세계 신기록이라고 밝히고 있다.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파울 비더만(독일)이 세운 3분40초07의 세계기록을 깨면 금메달은 당연히 따라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박태환의 최근 행보를 보면 그냥 하는 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마라톤에서 스피드가 좋아야 기록을 단축하듯 수영의 장거리인 자유형 400m도 100m 하듯 헤엄쳐야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 특히 자유형 200m는 스피드와 지구력을 겸비해야 해 자유형 400m의 척도로 불린다. 강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박태환은 4월 제84회 동아수영대회 자유형 200m에서 컨디션 조정기를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의미 있는 레이스를 펼쳐 주목을 끌고 있다.○ 숨겨진 기록? 박태환은 4월 20일 열린 동아수영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6초09로 우승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기록이자 아시아기록인 1분44초80에는 1초29 뒤졌다. 하지만 이날 수영 관계자들은 박태환이 전력 노출을 하지 않기 위해 150m 턴을 한 뒤 의도적으로 페이스를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150m까지 1분18초98을 기록해 마지막 50m를 25초82 안쪽에만 주파했어도 개인 최고기록을 깰 상황이었다. 박태환의 올 50m 최고기록이 22초74였으니 충분히 가능했다. 이미 150m를 헤엄쳤어도 막판 스퍼트를 하면 25초대에는 들어올 수 있었다. 박태환은 2008년 4월 역시 훈련 삼아 출전한 제80회 동아수영 자유형 200m에서 1분46초26의 아시아기록을 세웠고 8월 열린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3분41초86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가정이지만 4월 200m에서 제대로 레이스를 펼쳐 1분44초80 이하를 기록했다면 4년 전보다 1초46 이상이 빨라진 셈이다. 400m에서는 더 많은 기록 단축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2008년 박태환을 지원했던 송홍선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최근 스피드와 지구력이 동시에 좋아지고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 라이벌 있으매… 박태환을 발굴한 스승이자 2008년 대표팀 감독이었던 노민상 중원대 교수는 “올해 출전한 대회에는 라이벌이 나오지 않아 큰 의미를 가질 순 없다. 최고의 싸움꾼 박태환은 라이벌들과 레이스를 해야 기록을 더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태환이는 천부적으로 타고난 데다 최근 체계적으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의 최대 라이벌은 자유형 400m 아시아 기록(3분40초29) 보유자 쑨양(21·중국). 올해도 세계 랭킹 1위인 3분42초31을 기록해 3분44초22인 박태환보다 약 2초가 빠르다. 하지만 쑨양은 박태환과의 결정적인 대결에선 늘 고개를 숙였다. 런던 올림픽 자유형 400m 결선이 열리는 7월 29일. 박태환의 레이스에 귀추가 주목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전반 19분 왼쪽 미드필더인 스페인의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는 왼쪽 수비수 호르디 알바(발렌시아)가 페널티 지역 왼쪽 외곽을 파고들자 미드필드 중앙에서 골 지역 오른쪽으로 달려들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가 절묘하게 찔러준 볼을 알바가 프랑스 수비수 마티외 드뷔시의 마크를 뿌리치며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알론소는 골 지역 오른쪽 정면에서 골문 왼쪽 구석으로 머리로 받아 넣었다. 프랑스는 알론소의 움직임을 전혀 눈치 채지도 못하고 당했다. ‘5백 수비라인’을 놓고 철옹성을 구축한 프랑스를 어떻게 깰지 고민하던 스페인은 이 한방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완전히 틀어쥐었다. 세계 최강 스페인이 24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돈바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8강전에서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뛴 선수)’에 가입한 알론소의 활약 덕택에 ‘예술 축구’ 프랑스를 2-0으로 완파했다. 스페인은 체코를 잡고 4강에 선착한 포르투갈과 28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유로2008 챔피언 스페인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이어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이날 100번째 A매치에 출전한 알론소는 선제골과 후반 45분 페드로 로드리게스(바르셀로나)가 상대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까지 넣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알론소는 스페인 명문 레알 소시에다드와 FC 바르셀로나 선수로 프리메라리가를 3회 우승한 페리코 알론소의 아들이다. 2002년부터 대표로 발탁돼 유로2004와 유로2008,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활약했다. 23일 열린 경기에서는 독일이 필리프 람과 자미 케디라, 미로슬라프 클로제, 마르코 로이스가 릴레이골을 퍼부어 그리스를 4-2로 꺾고 4강에 합류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3일 독일과 그리스의 8강전이 열린 폴란드 그단스크의 PGE 아레나에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대한민국의 월드컵 첫 승 제물이 된 폴란드의 예지 엥겔 전 감독을 만났다. 유럽축구연맹(UEFA) 기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엥겔 전 감독은 10년 전을 떠올리며 “한국을 너무 얕봤다. 포르투갈을 강호로 생각했고 한국과 미국은 잡을 수 있다고 봤는데…. 그게 축구 아닌가”라며 웃었다. 그는 한국의 4강 신화를 기억하며 이번 대회 공동 개최국으로서 폴란드가 8강에 들지 못한 것에 “가슴 아프다. 하지만 최강 팀들의 멋진 경기를 볼 수 있어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유로2012를 현장에서 지켜보며 모든 팀이 ‘스페인 따라하기’와 ‘타도 스페인’을 함께 외치고 있는 느낌이다. 대부분의 팀이 미드필드부터 짧은 패스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며 점유율을 높이는 스페인 식 패싱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다. 이날 과거 힘을 바탕으로 투박한 플레이를 펼치던 독일의 플레이가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메주트 외칠(레알 마드리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바이에른 뮌헨) 등 개인기가 좋은 미드필더들이 짧은 패스로 풀어나가는 플레이에서 스페인 축구의 냄새가 났다. 다소 딱딱하다고 느꼈던 독일 축구가 부드러움까지 갖춰 훨씬 강한 ‘전차군단’이 됐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 세밀한 미드필드 플레이를 바탕으로 한 중앙 돌파, 좌우 돌파에 이은 크로스, 독일은 그리스를 초토화시키고 가볍게 4강에 합류했다. 독일과 스페인이 결승에서 만난다면 참 볼만한 경기가 될 것이다. 일정상 우크라이나로 이동하지 못해 TV로 지켜본 24일 스페인과 프랑스 경기에서는 프랑스가 ‘스페인 무너뜨리기 공부’를 많이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가 C조 예선에서 보여줬듯 패싱플레이를 펼치는 스페인을 미드필드부터 강하게 압박하고 볼을 획득했을 땐 바로 좌우나 중앙으로 찔러 승부를 띄우는 방식. 프랑스는 이날 수비를 5명이나 세우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사비 에르난데스(이상 FC 바르셀로나) 등 짧은 패스로 점유율 플레이를 펼치는 스페인을 압박했다. 볼을 잡으면 바로 왼쪽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나 중앙 공격수로 좌우를 넘나드는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에게 연결하는 속공으로 맞불을 놓았다. 전반 19분 사비 알론소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무너졌지만 최강 스페인을 상대하기 위해선 ‘선압박 후역습’이 공식일 수밖에 없음을 프랑스도 보여줬다. 28일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4강 대결이 이번 대회 최고의 빅 매치가 될 것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나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파괴력이 있는 공격수가 버틴 포르투갈이 미드필드부터 강력한 압박을 하며 전광석화같이 역습할 때 스페인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심사다. 스페인은 다소 매너리즘에 빠져 있고 포르투갈은 ‘타도 스페인’을 외치는 최선봉에 있다. 그 결과에 주목하는 이유다. ―그단스크(폴란드)에서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호날두만 잘해준다면….” 22일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경기장에서 포르투갈 축구의 전설 에우제비우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 영웅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활약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체코와의 유로 2012 8강전에서 포르투갈이 이기기 위해선 호날두가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뜻이었다. 호날두가 막히면 포르투갈도 힘을 못 쓴다는 얘기다. 루이스 피구도 호날두의 활약 여하에 따라 2-0 승리를 점치고 있었다. 결국 호날두가 후반 34분 결승골을 터뜨렸고 포르투갈은 4강에 올랐다. 호날두가 유로 2012의 최고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B조 예선 때 독일(0-1 패)과 덴마크(3-2 승) 경기에서 죽을 쑤었지만 네덜란드와의 마지막 경기(2-1 승)에서 2골을 넣은 뒤 상승세를 타고 있다. 메이저 대회에서 약해 ‘새가슴’이란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진가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포르투갈과 체코의 차이는 호날두와 나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스타플레이어 유무의 차이였다. 축구에서는 결정력이 아주 중요하다. 특히 전 세계의 관심을 모으는 메이저 대회에서는 거침없이 상대를 몰아붙이는 스타의 존재감이 중요하다. 포르투갈엔 호날두와 나니가 있었고 체코엔 없었다. 전반 초반 반짝 하던 체코가 전반 중반부터 포르투갈에 끌려다니는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좌우 공격 라인에서 호날두와 나니가 계속 흔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체코는 두세 명의 수비가 호날두와 나니에게 따라붙을 수밖에 없었고 수세적인 플레이를 해야 했다. 필자가 대표팀과 프로를 맡으면서 결정력이 좋은 골잡이가 없을 때 했던 수많은 고민을 미할 빌레크 체코 감독도 이날 했으리라. 욱일승천하는 호날두를 볼 때 24일 프랑스와 8강에서 맞붙는 스페인이 4강에 올라와도 포르투갈이 해볼 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 2008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무적함대’의 강인함이 다소 무뎌진 듯한 느낌이다. 유로 2008을 현장에서 지켜보고 남아공 월드컵 때 한국 대표팀을 이끌면서 지켜본 스페인과 지금의 스페인은 완전히 다르다. 다소 매너리즘에 빠진 듯하다. 또 스페인을 잡으려는 팀들은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는 C조 예선에서 강한 압박으로 최강 스페인 미드필드를 힘들게 했다. 포르투갈이 이탈리아가 보여줬듯 미드필드부터 강한 압박을 펼치고 호날두가 최전방에서 해결해준다면 스페인도 못 넘을 산은 아니다. 포르투갈이 스페인과 4강 대결을 벌인다면 관전 포인트는 단연 호날두가 될 것이다. 모든 전문가가 예상하는 독일과 스페인이 아닌 독일과 포르투갈이 결승에서 맞붙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날 폴란드 팬들이 체코를 응원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공동개최국 폴란드와 우크라이나가 탈락한 가운데 인접국 체코는 사실상의 홈팀이었다. 스탠드를 꽉 채운 팬들이 체코의 플레이에 박수와 함성을 보내며 응원했지만 포르투갈의 벽은 높았다. 하지만 팬들은 “정말 잘했다”며 체코에 박수를 보냈다. 결과적으로 ‘홈팀’이 모두 탈락해 아쉬워했지만 팬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물고 늘어진 체코의 플레이에 찬사를 보냈다. 축구에선 승리도 중요하지만 멋지게 지는 것도 중요하다. 이날 경기는 포르투갈이 이겼지만 최선을 다한 체코 선수들과 이를 열렬히 응원한 폴란드 팬들도 ‘승자’였다. 축구는 승패만이 아닌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음을 다시 느꼈다.―바르샤바에서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22일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8강전. 포르투갈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인저리 타임 때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볼을 절묘한 가슴 트래핑으로 잡은 뒤 왼쪽으로 돌면서 회심의 오른발 슛을 날렸다. 하지만 볼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후반 4분엔 아크서클 왼쪽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을 예리하게 감아 찼지만 역시 오른쪽 골포스트를 살짝 맞고 엔드라인 밖으로 흘렀다. 골대를 맞히는 팀은 패한다는 ‘골대의 저주’를 떠올리게 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호날두에게 골대의 저주는 없었다. 호날두는 후반 34분 멋진 결승 헤딩골을 잡았다. 주앙 모티뉴(FC 포르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을 파고들자 페널티지역 왼쪽 끝에서 상대 수비수 테오도르 게브레 셀라시에(슬로반 리베레츠)를 따돌리고 골 지역 왼쪽 정면으로 달려들었고 모티뉴의 패스를 받아 다이빙 헤딩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포르투갈이 호날두의 활약 덕택에 체코를 1-0으로 꺾고 4강에 선착했다. 포르투갈은 24일 열리는 스페인과 프랑스의 승자와 28일 결승행을 다툰다. 왼쪽 공격수로 나선 호날두는 좌우를 넘나들며 상대 수비라인을 흔들었고 결국 결승골을 낚아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호날두는 2경기 연속 골로 3골을 기록해 22일 현재 득점랭킹 공동 선두가 됐다. 호날두는 “우리의 목표는 결승이다. 이제 가능성은 50 대 50이다. 나는 결승에 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미할 빌레크 체코 감독은 “호날두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역시 그는 최고의 선수였다. 그를 막지 못해 졌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런던 올림픽 남자 마라톤 ‘톱 10’ 진입을 향한 한국 남자 마라톤의 기대주 정진혁(22·건국대·사진)의 질주는 뜨거운 여름에도 거침이 없다. 남자 마라톤 대표팀의 선두주자 정진혁은 지난달 25일 해발 1800m 고지인 중국 쿤밍으로 고지훈련을 떠나 19일 돌아왔다. 산소가 적은 고지대에서 30km와 40km 등 장거리 훈련으로 지구력을 키웠다. 정진혁은 건국대 이천스포츠과학타운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한 뒤 22일 일본 홋카이도의 지토세로 날아간다. 무더운 여름, 날씨가 선선한 지토세에서 체력 등 마무리 훈련에 들어간다. 일본 지역 챌린저 대회 1만 m에 출전해 스피드도 키운다. 정진혁은 비가 오는 가운데 열린 2011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2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2시간9분28초로 종합 2위, 국내 1위를 차지하며 떠오른 마라톤의 샛별. 당시 국내 역대 랭킹 7위, 현역 랭킹 2위에 오르며 한국 마라톤의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정진혁은 2012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선 컨디션 난조로 국내 1위를 하고도 2시간11분48초의 저조한 기록을 낸 뒤 절치부심하며 런던에서 재도약하기 위해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런던 올림픽에서 10위 안에 드는 게 정진혁의 목표. 스피드가 좋아 상위 그룹을 따라갈 수 있는 체력과 지구력이 뒷받침되면 메달도 바라볼 수 있다는 게 황규훈 건국대 감독의 판단이다. 정진혁으로서도 톱 10에 들어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 그는 “대학 마지막 시즌인 만큼 명예롭게 졸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에서 좋은 결실을 맺고 마음에 점찍어둔 실업팀으로 옮겨 새로운 마라톤 인생을 설계하겠다는 각오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호날두가 비평가들을 잠재웠다.’ 18일 우크라이나 하르키프 메탈리스트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12 B조 마지막 경기에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2골을 몰아쳐 네덜란드를 2-1로 무너뜨리자 독일 통신사 DPA는 전 세계에 이렇게 타전했다. 호날두는 불과 4일 전 덴마크와의 2차전 때 결정적인 일대일 찬스를 두 번이나 맞고도 골로 연결하지 못해 언론의 조롱거리가 됐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46골을 터뜨리는 등 지난 시즌 60골을 잡아낸 ‘득점 기계’로서 주장 완장까지 차고도 팀의 3-2 승리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다. 독일전(0-1 패) 등 2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해 자존심을 구겼다. 유로 2008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단 1골씩에 그친 ‘메이저 징크스’가 또 도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은 호날두가 왜 슈퍼스타인지를 보여줬다. 네덜란드의 라파얼 판데르파르트(토트넘)에게 선제골을 내준 전반 28분. 수비수 주앙 페레이라가 미드필드 우측에서 중앙으로 나오다가 감각적으로 전방에 찔러준 볼을 아크서클 근처에 있던 호날두가 쏜살같이 달려들어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호날두는 후반 29분엔 수비라인 근처까지 내려가 볼을 잡은 뒤 미드필드진에 건네주고 상대 문전 쪽으로 쇄도했다. 미드필드에서 올라온 볼을 오른쪽 사이드라인 근처에서 나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단번에 대각선으로 길게 찔러주자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잡아 여유 있게 상대 수비를 제치고 침착하게 결승골까지 잡아냈다. 포르투갈은 호날두의 활약으로 2승 1패(승점 6)를 기록해 이날 덴마크를 2-1로 꺾고 3전 승(승점 9)으로 조 1위가 된 독일에 이어 2위로 8강에 합류했다. 포르투갈은 22일 A조 1위 체코, 독일은 23일 A조 2위 그리스와 각각 오전 3시 45분 4강 진출을 다툰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준우승해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혔던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는 3전 패로 탈락해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리게 됐다. 에드윈 판데르사르 등 전현직 대표 선수들이 “총체적 난국이다”라고까지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전반 24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을 어슬렁거리던 마리오 고메스(27·바이에른 뮌헨)는 아크서클 쪽으로 재빨리 뛰어들었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소속팀 동료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찔러 준 볼을 골문을 등지고 왼발로 받아 돌며 오른발로 선제골을 낚았다. 고메스는 14분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볼을 잡아 사이드라인 쪽 메주트 외칠(레알 마드리드)에게 패스한 뒤 골문 쪽으로 파고들었다. 외칠의 패스를 받은 슈바인슈타이거가 이를 다시 고메스에게 밀어주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슈팅해 골을 터뜨렸다. 그동안 고메스에게 ‘둔하다’고 쏟아졌던 비난을 한순간에 잠재운 연속 골이었다. 14일 우크라이나 메탈리스트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12 B조 2차전. ‘전차 군단’ 독일은 고메스가 터뜨린 2골 덕택에 네덜란드를 2-1로 제압하고 2연승해 승점 6을 기록하며 사실상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승점 3으로 포르투갈과 공동 2위인 덴마크와의 18일 마지막 경기에서 2점 차 이상으로 패하지 않으면 8강에 오른다. 고메스는 10일 포르투갈과의 1차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어 1-0 승리를 견인하고도 비난의 표적이 됐다. 독일 대표팀 출신으로 바이에른 뮌헨에서 오래 뛰었던 메메트 숄이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이 전방을 향해 공격적인 움직임을 취하고 있는데 전방에는 아무도 없었다”며 고메스의 둔한 플레이를 비난한 것이다. 숄이 사과하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그만큼 고메스의 느린 플레이는 늘 비난의 대상이었다. 스페인 국적도 가지고 있는 고메스는 17세부터 독일 청소년대표로 뛰었고 유로 2008을 앞두고 2007년 독일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요아힘 뢰브 감독의 눈에 들어 발탁됐지만 루카스 포돌스키(아스널)와 미로슬라브 클로제(라치오) 등에 가린 백업 스트라이커였고 최근 클로제의 부상으로 주전으로 나설 수 있었다. 유로 개막을 앞두고 클로제가 부상에서 회복해 고메스 대신 클로제를 선발로 기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고메스는 2경기에서 3골로 득점 공동 1위에 오르며 뢰브 감독의 신임에 화답했다. 네덜란드는 후반 28분 로빈 판페르시(아스널)가 골을 넣었지만 더이상의 추가골을 넣지 못하고 무너져 2연패로 탈락 위기에 놓였다. 독일과의 첫 경기에서 패한 포르투갈은 강호 네덜란드를 잡은 ‘돌풍’ 덴마크를 3-2로 꺾고 8강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는 14일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 대행(42)을 정식 사령탑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년. 디 마테오 감독은 3월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의 뒤를 이어 대행으로 FA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지휘했다.}
“(박)주영이가 진심은 안 그런데 마음이 여려 기자회견을 하긴 힘들 겁니다.” 박주영(아스널)이 모교 고려대를 방문해 1억 원의 장학금 기부 약속을 한 지난달 25일 그를 잘 아는 고려대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병역 기피 논란에 대한 해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평소 ‘나만 잘하면 되지’라며 남을 의식하지 않는 스타일로 볼 때 선수생활 마치고 군대에 가겠다는 자필 서약서까지 병무청에 낸 박주영이 따로 해명 기자회견을 하진 않을 것이란 얘기였다. 사실 박주영은 프로는 물론이고 각급 대표팀에서 가장 성실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천재성을 가진 데다 축구에만 집중하고 선배 혹은 후배로서 팀워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때 와일드카드로 후배들과 함께하면서도 팀에 완전히 동화돼 맏형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이 골잡이 기근으로 고민하며 박주영을 다시 와일드카드로 뽑으려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박주영은 평소 기자들에게는 인터뷰하기 가장 어려운 선수로 ‘악명’이 높다. 귀국할 때 공항에서 기자들을 피해 도망가는 것은 물론이고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할 때도 대표팀 언론 담당관이 잡아 놓은 인터뷰까지 거부했다. 박주영은 언젠가 “어디 인터뷰가 한 번에 끝나나. 여기저기서 요청해 훈련에 집중할 수가 없다”고 ‘언론 기피’에 대해 해명한 적이 있다. 축구에만 집중하고 싶은데 주위에서 귀찮게 한다는 투의 대답이었다. 이번 병역 논란에 대해서도 박주영은 떳떳하기 때문에 굳이 해명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13일 기자회견장에도 홍 감독을 비롯한 축구 관계자들의 집요한 설득 끝에 마지못해 나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팬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축구스타 박주영은 공인이다. 의혹을 사는 일이 있으면 솔직하게 해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것은 팬들에게 받은 사랑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이다. 박주영은 이날 병역 논란을 해명한 뒤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스타에게 언론은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다. 스타는 자기의 세계에서만 살 수 없다. 박주영이 이제라도 더욱 활발히 소통했으면 좋겠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Again 6-0, Again Victory.’ 12일 고양종합운동장 스탠드 한쪽에 붙어 있던 플래카드 문구다. 지난해 9월 2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첫 경기에서 한국이 레바논을 6-0으로 꺾고 기분 좋게 출발한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승리의 감동! 고양시에서 시작된다’ 등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플래카드가 즐비했다. 고양시는 경기장 본부석 출입구의 사각기둥 총 37개에 출전 선수 사진을 붙여 놓았다. 선수들이 경기장에 들어오면서 자신들의 사진과 승리를 기원하는 문구를 보고 자신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종합운동장 주 출입문 쪽 9개의 대형 원형기둥에도 선수들의 대형 사진을 달아 승리를 기원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경기장 주변에는 자발적으로 나온 사물놀이패들이 곳곳에서 흥을 돋웠다. 한국은 이날 레바논을 3-0으로 꺾고 초반 2연승해 본선 진출의 기틀을 다졌다. 고양시가 한국 축구에 승리를 안겨주는 약속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축구가 중요한 순간 승리를 챙겨 도약하는 곳이 고양시가 됐다. 고양시의 적극적인 스포츠마케팅이 만든 결실이다. 최성 시장은 “한국 축구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고양시민들과 함께하고 싶었다. 지난해 좋은 승리의 추억이 한국 축구에 힘을 줄 것으로 믿었다. 오늘도 이겨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고양=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