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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은 하반기(7∼12월) 국내 경기가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31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 중소기업 경영 리스크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의 90.7%가 이같이 답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 중소기업의 66.4%는 ‘현재 국내 경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현재 우리 기업의 경영상황이 심각하다’고 답한 곳도 절반이 넘는 55.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호전 예상 시기를 ‘내년 이후’로 보는 중소기업도 50.9%로 상당수 중소기업이 국내 경기 회복에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는 “현재 내수침체로 영업이 잘 되지 않아 이자 같은 금융비용 충당조차 어렵다는 중소기업도 10곳 중 4곳에 이르렀다”며 “최근 원화 강세까지 겹쳐 수출 중소기업 대부분이 하반기 수익성 악화를 각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소기업들은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해야 할 첫 번째 일로 ‘소비심리 회복 노력’(47.4%)을 꼽았다. 이어 △속도감 있는 규제완화 추진(21.9%) △환율안정화(20.6%) △내수 진작을 위한 추경편성(19.4%) 등을 주문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6600여 개에 달하는 국내 기업의 최근 7년간 성과를 분석해 보니 수출기업이 내수기업보다 훨씬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은 임금이나 1인당 생산성 면에서도 내수기업에 비해 2배가량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국내 6573개사의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성과를 분석한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일자리 창출 및 생산성 비교 보고서’를 6일 발표했다. 연구원은 통계청이 매년 실시하는 ‘기업활동조사’ 패널기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아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 결과 2012년 이들 기업은 2006년 대비 총 37만7000개(15%)의 일자리를 더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21만6000개가 수출기업에서 생성됐고, 내수기업에서는 16만1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2006년 대비 2012년의 일자리 수 증가율은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이 각각 33.3%, 8.7%였다. 특히 이 기간 수출기업들은 20만2000개의 상용직 일자리를 만든 것으로 집계돼 고용 안정성 면에서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를 다수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 기간 수출기업들은 경영 효율 제고를 위해 임시일용직 근로자도 3만1000명에서 4만5000명으로 46%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기업들은 생산성(1인당 매출액) 부문에서도 내수기업보다 앞섰다. 2012년 기준 내수기업의 1인당 매출액은 4억4000만 원 수준이었지만 수출기업은 10억4000만 원에 달해 내수기업의 2배를 넘었다. 증가율에서도 내수기업의 2012년 1인당 매출액은 2006년 대비 34.2%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수출기업은 5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수출기업 근로자들은 내수기업에 비해 두 배가량 높은 임금을 받고 있었다. 2012년 기준 수출기업의 1인당 임금(급여·퇴직금·복리후생비 등 포함)은 7300만 원으로 내수기업(4600만 원)의 1.6배에 달했다. 2006년 대비 임금 증가율도 43.7%로 내수기업(26.5%)보다 높았다. 오세환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국내 수출기업들이 내수기업에 비해 여러 방면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기업의 수출활동 참여율은 선진국보다 저조한 편”이라며 “더 많은 기업이 내수 시장을 벗어나 수출기업으로 가야 한국 경제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한국과 중국의 경제계를 대표하는 ‘별 중의 별’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중 정상이 양국의 경제통상 협력과 공동 번영을 다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일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 경제통상 협력포럼’에 참석해 양국의 오랜 우정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에서 열린 경제인 행사에 양국 정상이 함께 참석한 것은 한중 수교 22년 만에 처음이다.○ 사상 최대 경제인 만남에서 양국 정상도 화합 시 주석의 방한을 기념해 대한상공회의소와 KOTRA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한국-중국 재계를 대표하는 ‘스타 기업인’ 450여 명이 모였다. 역대 최대 규모다.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의 리옌훙(李彦宏) 회장을 비롯해 중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의 마윈(馬云) 회장, ‘중국의 삼성’으로 불리는 화웨이(華爲)의 런정페이(任正非) 회장, 톈궈리(田國立) 중국은행 회장 등 중국에서도 한자리에서 보기 힘든 재계 대표주자들이 모두 모였다. 국내에서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경제 4단체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참여했다. 박 회장은 환영사에서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이 또한 즐겁지 않은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라는 공자의 말로 지금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며 “‘사업을 하려면 먼저 친구가 되어라(先做朋友 後做生意)’라는 말처럼 중국과 더욱 가까운 친구, 동반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제 연설문에서도 똑같이 공자의 말을 인용한 적이 있다”며 “서로 마음이 통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이날 양국 경제인 앞에서 △한중 자유무역지대 구축 △통상 투자 및 재정금융 협력 발전 △보호무역 배격 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특히 금융분야 협력과 관련해 “중국 자오퉁(交通)은행 서울지점을 한국 내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홍콩, 대만, 마카오, 싱가포르, 영국,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로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 이는 양국 간 무역이 더욱 자유롭고 편리해짐을 의미한다. 박 대통령은 “이제는 양국 간 경제협력을 제조업 위주에서 서비스, 에너지, 신산업 등으로 다원화해야 할 때”라며 “중국 기업들은 전 세계 47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에 대한 투자로 세계로 뻗어나가는 통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협력 다변화 계기 될 것 이날 행사에서는 LG화학과 난징 시 정부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 협약 등 다양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포스코는 충칭(重慶)강철과, SK텔레콤은 정웨이(正威)그룹과, SKC는 TCL과 각자의 분야에서 협약을 맺었다. 이와 별도로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포럼 개막 전 한중 양국 기업인 30명을 따로 만나 10분간 티타임을 갖기도 했다. 한국 측 15명으로는 경제 4단체장과 오영호 KOTRA 사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 구본무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신태용 수입협회 회장, 김순옥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 회장, 서병문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 참석했다. 티타임을 마치고 나온 복수의 그룹 총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악수와 인사말이 오갔다”며 “그러나 기업별로 개별적 건의를 할 시간은 여의치 않았다”고 전했다.임우선 imsun@donga.com·김창덕 기자}

대한항공은 1994년 12월 서울에서 베이징, 칭다오, 톈진, 선양 등 한중 양국을 연결하는 최초의 정기 여객노선을 취항한 이래 20년 동안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대한항공은 현재 중국 23개 도시에 30개 여객 노선을 개설해 매주 240여 편의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중국에 취항 도시가 가장 많은 외국 항공사이기도 하다. 화물기도 상하이, 광저우, 톈진, 청두, 홍콩 등 5개 도시에서 주 32회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중국 노선 수송 인원은 2012년 341만여 명, 2013년 361만여 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부산∼난징 정기편을 취항해 두 나라를 오가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크게 증대시켰다. 대한항공의 중국 노선 개설 노력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정부로부터 기존 운항 노선인 인천∼베이징, 인천∼광저우, 인천∼선전은 각각 주 3회, 인천∼무단장, 인천∼옌지는 각각 주 2회 추가 배정 받았다. 인천∼허페이(주 5회)와 인천∼난닝(주 2회)에서도 새롭게 운수권을 취득했다. 대한항공은 여객뿐 아니라 화물 분야에서도 중국 운수권을 확대해 중국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의약품, 신선화물, 전자상거래 물량 등 신규 영역을 발굴해 수익성을 높여가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중국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2007년부터 중국 쿠부치 사막 지역에 매년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해 나무 심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이 쿠부치 사막에 조성 중인 ‘대한항공 녹색생태원’에는 누적면적 373만m²에 약 113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016년까지 총 450만 m²에 137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또 대한항공은 2008년부터 중국지역 사회공헌 프로젝트인 ‘애심계획’을 발족해 중국 빈곤지역 어린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환경을 지원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애심계획을 통해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농촌지역 학교에 꾸준히 도서를 기증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꿈의 도서실’이라는 이름으로 도서실이 없는 농촌지역 학교에 도서실을 꾸며 주고 있다. 복사기, 체육용품 등 수업에 필요한 교육 물품도 지원한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대한항공은 중국 사회공헌조직위원회로부터 ‘사회공헌 프로젝트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신화넷(신화통신 인터넷판)이 선정한 ‘최고의 외국 항공사 TOP3’에 뽑히기도 했다. 환추시보가 뽑은 ‘중국인에게 사랑 받는 최고 항공사 TOP3’에도 4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요즘 한국과 중국, 양국 분위기는 22년 수교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좋습니다. 한국 드라마의 인기도 아주 높습니다. 부동산부터 드라마, 패션에 이르기까지 투자하고픈 한국 산업이 많습니다.”(중국 기업단) “중국 기업인 한 분 한 분은 KOTRA와 한국의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이자 친한 벗)’입니다. 여러분의 한국 투자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오영호 KOTRA 사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맞춰 한국을 찾은 중국 상무부 관계자 및 기업인 123명이 3일 서울 서초구 헌릉로 KOTRA 본사를 찾았다. KOTRA가 중국 경제계의 한국 투자 촉진을 위해 마련한 ‘시진핑 주석 국빈 방문단 한국 투자환경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행사는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KOTRA 직원들은 중국 기업단의 도착 시간에 맞춰 환영 문구를 적은 하트 모양의 플래카드를 흔들며 손님들을 반겼다. 중국의 해외투자를 관장하는 류뎬쉰(劉殿勛) 중국 투자촉진사무국장이 레드카펫을 밟고 행사장에 들어서자 한중 양국의 전통의상을 입은 어린이들이 꽃다발을 선사했다. 곳곳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투자 설명회 행사에는 KOTRA와 산업통상자원부, 인베스트코리아 관계자 및 경제자유구역기획단, 새만금개발청 관계자가 총출동해 2시간에 걸쳐 한국의 투자 여건과 장점 등을 설명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중국 기업인들은 한국 부동산 시장과 한류 콘텐츠, 게임, 정보기술(IT) 역량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 중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기업인 신화롄(新華聯)부동산주식유한회사 쑤보(蘇波) 총경리는 “이미 제주도에서 큰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문화 콘텐츠 기업인 베이징화샤한모(北京華夏翰墨)예술교류유한공사 뤄싱(羅星) 총감독은 “중국 공산당대회에서도 한국 TV 드라마나 영화가 언급될 정도로 한국 콘텐츠가 큰 인기”라며 “중국에 비해 월등한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 콘텐츠에 합작 투자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KOTRA에 따르면 중국의 대(對)한국 투자는 최근 급증하고 있다. 올 상반기(1∼6월)에만 7억6600만 달러가 투자돼 지난해 전체 투자액의 2배에 이를 정도다. KOTRA 관계자는 “과거엔 제주 지역 부동산에만 투자가 집중됐지만 요즘은 다른 지방이나 다른 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며 “특히 한류의 영향으로 문화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지난해의 6배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중국 기업인들은 이날 설명회 후 세 그룹으로 나뉘어 경기 ‘한류우드’ 및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을 돌며 투자 여건을 살폈다.임우선 imsun@donga.com·김호경 기자}

‘카카오톡으로 카톡을 하듯 간편하게 돈을 주고받는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국내에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한 금융거래가 가능해진다. 카카오는 ‘뱅크월렛 카카오’라는 이름의 모바일 송금·결제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에서는 네 자리의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지인들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내듯 간편하게 현금을 보낼 수 있다. 하루 최대 10만 원까지 송금할 수 있으며 30만 원 이하의 상품 구매도 가능하다. 공인인증서 보안카드번호 비밀번호 등 많은 절차가 필요한 일반 송금 서비스에 비해 훨씬 간단하다. 카카오는 이미 국민 신한 우리 등 전국 15개 은행과 협의를 마쳤다. 카카오는 “현재 금융당국의 심의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며 “이미 내부적으로 직원들끼리 베타서비스(시범서비스)를 진행할 정도로 기술적 준비는 모두 돼 있다”고 말했다. 동호회비, 용돈, 축의금 등 10만 원 이하의 현금은 은행을 거치지 않고 모바일 메신저로 주고받는 시대가 다가왔다.○ 모바일 메신저 ‘금융시장’에서 맞붙다 최근 모바일 메신저를 필두로 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금융시장 진출이 뜨겁다. 업계에서는 “금융업이 IT기업들의 가장 치열한 격전지가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국내에서는 카카오의 뱅크월렛 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와 금융이 결합하는 첫 사례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이미 다양한 형태의 결합이 진행 중이다. 미국의 페이스북, 중국의 텐센트(Tencent·텅쉰·騰訊) 등 모바일 메신저 사업을 하는 곳뿐 아니라 구글 알리바바 애플 등 세계 IT시장을 주름잡는 공룡 기업들이 앞 다퉈 금융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올해 초 북미 최대의 모바일 메신저 ‘와츠앱’을 190억 달러에 인수한 페이스북도 금융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인터넷 인구의 절반이 이용하는 페이스북이 각종 금융 서비스를 병행한다면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미국 싱가포르 등에서 페이스북 계정에 돈을 보관한 뒤 결제에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는 페이스북은 신흥시장 진출을 꾸준히 준비해 왔다. 주요 외신들은 페이스북이 곧 아일랜드에서도 정식 금융업 인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단일 통화권인 유럽연합(EU)에서 송금·결제 서비스 등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덩치를 키우는 중국 IT 공룡들도 금융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중국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은 지난해 9월부터 결제 서비스 ‘텐페이’를 출시해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모바일 메신저를 은행계좌와 연동하는 수준을 넘는다. 이 서비스로 해외송금 대출 보험 등도 할 수 있다. KDB산업은행 조사분석부 이웅주 산업분석3팀장은 “올해 3월 중국 정부는 텐센트, 알리바바 등 IT기업을 포함한 주요 기업들에 은행업 허가를 해줬다”며 “그동안 은행 등에서만 가능했던 다양한 금융 관련 서비스 시장을 IT업계가 점령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세는 ‘모바일’-자신감 보이는 메신저들 모바일 메신저 사업자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금융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非對面) 거래의 증가 △접근성 및 편리성 △고객 밀착력 △직거래 가능 등이다. 인터넷의 확산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온라인쇼핑, 소셜커머스 등 소비 패턴도 모바일 쪽으로 움직인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상품의 구입 및 결제, 송금 등 금융 서비스의 영역이 PC를 넘어 모바일로 이동 중이다. 일각에서는 “2020년 미국 금융시장의 30%가 비금융기관에 잠식당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IT기업들은 빅데이터 등 IT기업만의 기술력을 앞세워 지금까지의 금융 서비스와 차별화된 서비스도 여럿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의 1위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알리파이낸스’다. 알리바바는 중소기업을 상대로 대출 서비스를 진행 중인데 빅데이터를 활용해 대출 부실을 막고 있다. A라는 기업이 대출을 신청할 경우 거래량, 매출성장률, 재구매율 등의 빅데이터를 이용해 A기업의 신용을 평가한 후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신용평가 대상에는 A기업 제품을 구매한 고객의 구매 후기까지 모두 포함된다. 이 덕분에 중국 기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부실률이 평균 2%대인 데 반해 알리바바는 1% 이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그만큼 금융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세계는 ‘핀테크(FinTech)’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핀테크는 금융을 뜻하는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을 뜻하는 ‘테크닉(Technique)’의 합성어로 결제 송금 자산관리 등 금융 서비스와 관련된 정보통신기술을 의미한다. ▼ ‘보안 不信’과 규제가 최대 걸림돌 ▼○ “간편하고 안전한 전자거래 가능” 모바일 메신저 금융 서비스의 최대 난제는 ‘보안에 대한 불신’이다. 스마트폰의 모든 동작 정보를 몰래 빼내는 ‘스파이앱’이 확산되고 있다. 또 문자메시지 금융사기인 스미싱 같은 ‘메신저 피싱’ 가능성도 나온다. 실제로 IT 분야 시장조사업체인 오범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온라인 금융 서비스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급의 간편함과 보안성은 반비례하지 않는다”고 분석한다. 사용 절차는 간편하더라도 정보 암호화나 모니터링, 시스템 점검 등이 체계적으로 따라주면 보안 사고가 발생할 소지가 적다는 것이다. 보안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마존의 자체 결제 서비스 ‘원클릭’은 처음 한 번 신용카드 번호, 유효기간, e메일 주소를 입력하고 이후에는 클릭만 하면 되지만 보안사고 소식은 없다”며 “모바일 메신저 금융에 대한 불신은 ‘막연한 불안’에 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걸림돌은 규제다. 국내법에는 비금융회사도 금융사업을 할 수 있는 근거는 있다. 하지만 국내 IT업계에선 “실제로 비금융회사가 한국에서 금융업을 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포털사의 한 관계자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국내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신용카드사업자 허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결제할 때 필요한 본인 인증을 은행이나 카드사만 할 수 있도록 해 IT기업이 더 좋은 기술을 갖고 있어도 기존 금융사와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마존 원클릭처럼 자체 기술을 활용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길이 막혀 있다는 얘기다.서동일 dong@donga.com·황태호 기자}

한국에서 인터넷이 상용화된 지 올해로 20년이 됐다. 1994년 6월 20일 한국통신(현 KT)이 국내 최초의 상용 인터넷서비스 ‘코넷(KORNET)’을 내놓기 전까지 한국에서 인터넷은 일부 기업이나 교수, 연구자들만 사용 가능한 네트워크였다. 하지만 코넷 등장 이후 인터넷은 사용료만 내면 일반인 누구나 사용 가능한 통신망이 됐고 20년에 걸쳐 한국 사회와 산업계 전반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만인의 인터넷-모두의 변화로 인터넷이라는 신세계가 모든 사람들에게 열린 뒤 이 같은 세상에 가장 뜨겁게 열광한 건 당시 정보기술(IT) 분야에 몸담고 있던 젊은이들이었다. 1990년대에 대학원생 또는 직장인이었던 많은 이들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창업에 도전했고 넥슨(김정주), 다음커뮤니케이션(이재웅), 이니시스(권도균), 네오위즈(나성균), 엔씨소프트(김택진) 등이 그렇게 생겨났다. 이들이 만든 서비스 중에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단 것이 여럿 있었다. 1996년 넥슨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와 이니시스의 전자 지불 시스템, 1999년 네오위즈의 인터넷 채팅 서비스 ‘세이클럽’, 새롬기술의 인터넷 전화 서비스 ‘다이얼 패드’ 등은 각 분야를 선도한 세계 최초 서비스였다. 인터넷 상용화는 이처럼 기존에 없던 서비스와 기업, 산업을 일구는 동시에 한국인의 삶을 전반적으로 변화시켰다. 언제 어디서나 연결이 가능한 인터넷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한국인의 문화와 만나 ‘아이러브스쿨’, ‘다음카페’, ‘싸이월드’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여럿 꽃피웠다. 이 같은 온라인 공간 속에서 게시판, 메신저 채팅, e메일로 교류하는 사람이 늘면서 한국인의 삶은 전반적으로 오프라인에서 모바일로 이동하게 됐다. 특히 온라인 뉴스 및 검색 서비스의 등장으로 생활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금융, 쇼핑의 중심도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시가총액 26조 원대의 네이버 등 한국 산업계의 거물급 IT 기업들 역시 인터넷이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20년 변환점, 모바일 경쟁력이 관건 20년이란 시간은 사람으로 따지면 ‘성년’이 되는 시간이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가 급격한 IT 업계의 기준으로는 ‘백수’를 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 시대가 저물고 또 다른 시대가 열리는 전환점이라는 얘기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인터넷 업계에는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바로 유선 인터넷에서 모바일 인터넷으로의 전환이다. 과거 집전화가 이동통신으로 대체되며 수많은 사회상의 변화를 낳았듯 인터넷 역시 PC기반의 유선 인터넷에서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인터넷으로 대체되며 인간의 삶을 전반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2009년 아이폰의 한국 출시를 계기로 본격화된 국내 모바일 인터넷 시장은 현재 유선 인터넷 시장을 넘보며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 검색과 메시징 서비스, 쇼핑 및 금융 결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 세상이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폭증하는 모바일 데이터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탄탄한 통신 인프라가 제일 먼저 갖춰져야 한다. 아무리 좋은 차도 도로가 없으면 달릴 수 없는 이치와 같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을 필두로 한 국내 이동통신업계는 이달 중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광대역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LTE-A) 상용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광대역 LTE-A의 통신 속도는 일반 LTE(최대 속도 75Mbps(메가비트))보다 최대 3배 빠른 225Mbps에 달한다. 그만큼 다양한 고품질 인터넷 콘텐츠를 더욱 안정적이고 빠르게 무선 기반으로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있었던 카카오의 다음커뮤니케이션 합병도 모바일로 수렴되는 21세기 인터넷 업계의 현재를 보여준다. 포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작은 나라의 네이버 라인이 미국의 왓츠앱, 중국의 위챗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하는 건 한국이 누구보다 빨리 인터넷 상용화를 이뤘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경쟁력을 모바일 시대까지 계속해 이어나가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한국의 인터넷 상용화 20년을 돌아보는 지금, 미래의 20년을 열어갈 인터넷의 화두는 무엇일까? 정보기술(IT)업계는 ‘사물인터넷’을 꼽고 있다. 사물인터넷은 최근 글로벌 IT업계가 주목하는 미래형 인터넷의 최대 화두다. 지금까지는 사람과 기계, 사람과 사람만 인터넷을 통해 교신했지만 앞으로는 센서가 심어진 기계(사물)끼리 스스로 알아서 인터넷으로 교신하고 사람들에게 좀 더 편리한 삶을 제공할 것이라는 게 사물인터넷의 핵심 개념이다. 사물인터넷은 여러 분야가 있지만 가장 가까운 미래로 다가와 있는 분야는 ‘스마트홈’이다. 집안에 있는 각종 사물들이 인터넷과 연결돼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정보를 제공할 것이란 얘기다. 이미 세계는 스마트홈 선점 전쟁에 뛰어들었다. 애플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개발자대회(WWDC) 행사에서 스마트홈 플랫폼인 ‘홈킷’을 발표했다. 홈킷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이용해 집안의 전등과 출입문, 각종 가전제품, 보안시스템 등을 원격 제어하는 서비스다. 애플은 지금까지 애플만의 소프트웨어와 기기를 강조하는 폐쇄적인 정책을 고집해 왔지만 스마트홈 사업에서만큼은 하이얼, 허니웰, 필립스 등 다양한 전자업체들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글 역시 올 초 디지털 자동온도조절장치를 만드는 네스트랩을 3조3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에 인수하고 홈시큐리티 폐쇄회로(CC)TV 업체인 드롭캠 인수를 추진하는 등 스마트홈 역량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내업체로는 삼성전자가 가장 공격적인 스마트홈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오븐, 로봇청소기 등 생활가전 제품을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TV 등으로 제어할 수 있는 홈솔루션 서비스 ‘스마트홈’을 전 세계 주요 국가에 출시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특허 분석 전문 미디어 톰슨로이터 IP앤사이언스 자료를 인용해 “미국에서 스마트홈 관련 특허 신청을 제일 많이 한 기업은 삼성”이라며 “삼성이 지금까지 미국에 신청한 특허 수는 150건에 육박해 2위인 소니보다도 2배나 많다”고 보도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기지국 통화량을 분석해 휴게소 화장실 수를 늘린다?’ SK텔레콤이 한국도로공사와 빅데이터 공유를 위한 상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도로 편의시설 확충 등 정책 결정에 양측이 가진 빅데이터 통계를 공유해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의 교통 데이터와 SK텔레콤 기지국의 통화량 트래픽 데이터를 결합해 휴게소를 이용하는 유동인구 수를 파악할 예정이다. 이렇게 하면 명절 같은 교통집중 기간에 여자화장실 증설 등 실질적인 고객서비스 향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 SK텔레콤 역시 한국도로공사의 교통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광고 홍보 지점의 선정 등 합리적인 광고비 집행 방법을 고안해 낼 예정이다. SK텔레콤은 “SK텔레콤의 상권 분석 서비스 지오비전(Geovision)에서 제공하는 지리·공간 및 위치정보 등 빅데이터를 한국도로공사에 제공할 것”이라며 “한국도로공사 역시 고속도로 이용 공공데이터를 SK텔레콤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최대 3배 빠른 속도를 지원하는 광대역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LTE-A) 통신이 이달 중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가능해진다. SK텔레콤은 19일 광대역 LTE-A 네트워크 상용화를 선언하는 기자간담회를 갖는다고 16일 밝혔다. 광대역 LTE-A는 광대역 주파수(20MHz)와 일반 주파수(10MHz) 대역을 묶어 ‘넓은 대역(광대역)’을 통해 LTE-A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일반 LTE의 최대 속도가 75Mbps(초당 메가비트) 수준인 데 비해 광대역 LTE-A의 최대 속도는 이론적으로 225Mbps까지 가능해 통상 ‘3배 빠른 LTE-A’라고 불린다. 세계에서 광대역 LTE-A 네트워크를 상용화한 나라는 아직 없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이달 광대역 LTE-A를 상용화하면 한국과 SK텔레콤은 각각 광대역 LTE-A 시대를 여는 첫 국가와 이동통신사가 된다. KT도 광대역 LTE-A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다. KT 관계자는 “광대역 LTE-A 지원 단말기만 나오면 곧바로 가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의 광대역 LTE-A 시대 개막에 맞춰 19일 세계 최초로 광대역 LTE-A 지원 단말기를 공개할 예정이다. 그동안 국내외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이 제품 이름이 ‘갤럭시S5 프라임’ 또는 ‘갤럭시F’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이름은 ‘갤럭시S5 광대역 LTE-A’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품은 퀄컴의 최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건 805’를 장착했다. 화소 수가 높은 초고해상도(QHD) 영상을 재생하면서도 발열과 배터리 소모 문제가 적은 것이 장점이다. 임우선 imsun@donga.com·김지현 기자}

《 스마트폰은 인류 역사상 인간의 내면에 가장 근접해 있는 기기다. 통화내용, 문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진, 검색기록 같은 스마트폰 속 정보를 분석하면 자신도 인식하지 못했던 개인정보가 드러난다. 그런데 최근 상대방의 스마트폰 속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두 엿보게 해주는 ‘스파이앱’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모든 일은 아내가 잠든 사이에 벌어졌다. 평소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온 남편 김 씨. 그는 아내가 깊이 잠든 사이 살며시 아내의 스마트폰을 챙겨 거실로 나왔다. 필요한 시간은 단 5분. 그는 아내의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e메일 계정에 접속했다. 그리고 지난 주 한 외국 업체에서 받아 둔 e메일을 열어 링크를 클릭했다. 그러자 아내의 스마트폰에 그가 원했던 앱이 하나 깔렸다. 일명 ‘스파이앱’. 이 앱만 있으면 아내의 스마트폰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된다. 터치 몇 번으로 설치가 끝났다. 하지만 스마트폰에는 해당 앱이 설치됐다는 흔적조차 없다. 아내는 자신을 엿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존재 자체를 모르니 삭제도 불가능하다. 김 씨는 그날부터 아내의 스마트폰을 엿봤다. 통화 내용, 문자메시지 내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록, 캘린더에 기록된 일정표,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과 동영상, 메모장의 일기까지…. 동선과 카드 결제 내역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아내의 스마트폰은 그 어떤 사람보다 아내를 잘 알고 있었다.’‘막장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장면이다. 상대방의 스마트폰을 염탐할 수 있게 해 주는 ‘스파이앱’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파이앱은 상대방의 스마트폰에 몰래 설치돼 스마트폰을 오가는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해 주는 앱이다. 한 달에 3만5000∼10만 원만 내면 이런 앱을 자유롭게 구입해 사용할 수 있다. 스파이앱은 대부분 미국 영국 등 외국 기업이 만든다. 이들 기업은 주로 해외에서 사업을 벌여왔지만 최근 일부가 한국어 전용 홈페이지를 만드는 등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보안업계는 “스파이앱에 대한 국내 수요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라고 해석한다. 도대체 스파이앱은 어떤 앱이며 개인정보를 어디까지 볼 수 있는 걸까. 동아일보는 보안전문기업 라온시큐어와 함께 테스트용 스마트폰에 스파이앱을 직접 설치한 뒤 운용해봤다. ○ 스파이앱, 깔려도 깔린 줄 몰라 스파이앱을 구입, 설치하고 운용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먼저 대표적인 스파이앱 제작사 중 하나인 영국계 A사의 홈페이지를 찾았다. A사는 한국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A사는 감시 기능에 따라 일반형과 프리미엄형 등 두 가지 앱을 팔고 있었는데 취재팀은 이 중 일반형을 장바구니에 담고 한 달 이용료 3만5000원을 결제했다. 결제를 마치니 취재팀의 e메일로 상대방의 스마트폰을 감시할 수 있는 앱 다운로드 링크가 왔다. 이제 남은 건 감시할 스마트폰을 잠시 확보해 이 e메일 링크를 클릭하는 일뿐이었다. 테스트용 스마트폰에서 이 링크를 클릭하자 앱 다운로드가 시작됐다. 설치하는 데는 약 5분이 걸렸다. 앱 설치가 완료됐다는 메시지가 떴지만 스마트폰 어디에도 해당 앱 아이콘은 보이지 않았다. 박찬암 라온시큐어 보안기술연구팀장은 “백신을 돌려봤지만 해당 앱을 잡아내지 못했다”며 “당하는 사람은 설치 사실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앱을 삭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재팀은 PC를 통해 A사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스파이앱 구매 당시 제공받은 계정 정보로 로그인을 하자 믿을 수 없는 정보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모든 개인정보 눈앞에…도청 기능·기업용 서비스까지 제공 A사의 모니터링 화면에는 스파이앱이 깔린 스마트폰 속 모든 정보가 떠 있었다. 마치 감시 대상의 스마트폰을 실제로 손에 쥐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감시 대상 스마트폰 사용자가 몇 시 몇 분에 누구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아 몇 분간 통화했는지, 또 언제 누구와 어떤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는지 모두 드러났다. 페이스북 등 SNS 이용 기록과 인터넷 검색 기록, 현재 위치와 과거 이동 경로, 캘린더 프로그램에 입력한 일정도 드러났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과 동영상도 나타났다. 원한다면 더 깊은 정보도 볼 수 있었다. 모니터링 화면에서 통화 녹음 기능을 설정하자 스파이앱이 깔린 스마트폰의 통화 음성이 파일 형태로 녹음됐다. 재생버튼을 누르자 통화 내용이 생생히 들렸다. 박 팀장은 “스마트폰에서 문자나 사진을 삭제하더라도 모니터링 화면에선 모두 확인된다”며 “한 번 스마트폰에 생성된 데이터는 스파이앱을 통해 모두 백업됐다”고 말했다. 더 섬뜩한 기능도 있었다. 감시 대상의 스마트폰 마이크를 스파이앱으로 몰래 켜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감시 대상 몰래 스마트폰 주변의 모든 소리를 녹음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이 감시 대상의 사적 대화나 중요한 비즈니스 회의 내용 등을 모두 들을 수 있는, 사실상의 도청도구가 되는 셈이었다. 이 같은 ‘강력한 기능’을 앞세워 스파이앱 기업들은 ‘기업 전용’ 스파이앱까지 내놓고 있다. 한 스파이앱 제작사는 ‘직원의 스마트폰에 우리 앱을 깔아 최고의 직원과 최악의 직원을 찾아보세요’라는 홍보 문구까지 쓰고 있을 정도다. 이 제작사는 “100만 고객이 우리 제품을 이용 중”이라며 “직원들의 법인폰 등에 스파이앱을 깐 기업 상당수가 기업기밀 유출 직원 색출 등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법과 규제의 사각지대에 스파이앱 제작사들은 앱의 선(善)한 기능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스파이앱은 엄청난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문제는 스파이앱이 워낙 새로운 영역이라 이를 관리 감독할 규정과 주체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 변호사는 “스마트폰을 통한 일상적 감시란 이슈는 전에는 없던 매우 새롭고 낮선 영역”이라며 “판례도 없을뿐더러 기존의 휴대전화(피처폰)와는 성격이 워낙 다른 기기여서 법적 분쟁이 생길 경우 종전의 합의를 그대로 확대 적용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스파이앱 제작사들은 스파이앱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에 대해 선긋기를 하고 있다. 한 스파이앱 제작사는 “우리의 앱은 자녀들의 비행을 감시하려는 부모나 산업기밀 유출을 우려하는 기업 등을 위해 제작된 것이지 배우자의 외도 따위를 감시하라고 만든 게 아니다”라며 “기업의 직원 감시는 직원의 동의하에 이뤄져야 하며 남용에 따라 발생하는 법적 문제는 우리 책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KT의 미래 비전인 ‘기가토피아’는 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 모든 사물이 하나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세상에서는 어느 누구도 혼자서 모든 것을 이룰 수 없습니다. 한국과 중국, 아시아가 하나가 돼 번영의 미래를 엽시다. 셰서우궁잉(携手共영·함께 손잡고 함께 나가자)!” 황창규 KT 회장이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MAE) 2014’ 기조연설을 통해 사물인터넷 시대 아시아 지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KT 회장 취임 후 첫 공식 해외행사에 나선 황 회장은 이날 개막행사에 시궈화 차이나모바일 회장과 함께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황 회장은 이날 연설에서 해외 청중에게 KT의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청사진인 ‘기가토피아’에 대해 설명했다. 황 회장은 “기가토피아는 기가(Giga)급의 빠르고 넓은 통신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세상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고 풍요로운 세계로 만들자는 KT의 비전”이라며 “한국은 전국이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망으로 커버되는 유일한 나라며, 이 같은 발전을 선도해 온 게 바로 KT”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이 같은 KT의 기술과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모바일 인터넷 시장인 사물인터넷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표준화 △글로벌 사물인터넷 데이터 공유 허브 구축 △글로벌 사물인터넷 포럼 구성 등 3가지 구체적 안을 MAE 행사를 주관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의회(GSMA) 측에 제안했다. 먼저 표준화와 관련해 황 회장은 “사물인터넷이 진정한 글로벌 통신업계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정착되려면 칩셋 규격부터 사물 간 통신 규약까지 다양하게 난립하고 있는 규약들을 국제적으로 표준화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이렇게 되면 개발비용 절감 등이 가능해 글로벌 고객들이 보다 쉽고 저렴하게 사물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데이터 공유 허브 구축에 대해서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사물인터넷 센서 데이터를 공유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교통, 보안, 환경 등 분야의 융합형 문제 해결이 더욱 손쉬워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 회장은 기조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MAE 참가를 계기로 2박 3일간 상하이에 머물며 GSMA 이사회 멤버인 25개국 관계자들을 모두 만났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KT의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및 융합 비즈니스를 여럿 소개했으며 많은 나라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 회장은 “특히 별도의 공사나 투자 없이도 현재보다 3배 빠른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술에 유적지가 많아 공사가 쉽지 않은 이탈리아 등이 큰 관심을 보였다”며 “KT의 앞선 기술을 해외에 많이 파는 게 곧 ‘글로벌 1등 KT’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12일 오전 중국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 시 회장을 따로 만나 중국 사업 협력 방안도 논의한다. 황 회장의 기조연설을 들은 시 회장은 연설 후 황 회장의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따로 요청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다고 KT 측은 전했다. ▼ “모두 연결하라” ▼커넥티드 카-스마트 센싱 옷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 기술 뽐내아시아 최대 정보기술통신(ICT) 전시회인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MAE)’의 올해 주제는 ‘글로벌 연결의 구축(Making global connections)’이었다. 모바일 인터넷과 다양한 스마트 기기의 조합을 통해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려는 ICT 기업들의 관심은 ‘사물인터넷’에 가장 많이 집중됐다. 전시회에 참여한 기업들은 올해 행사의 공식 테마관인 ‘연결된 도시(Connected City)’에서 각자의 다채로운 사물인터넷 기술을 뽐냈다. BMW와 화웨이 등 자동차·가전 기업들은 각각 인터넷과 연결된 커넥티드 카, 커넥티드 가전 등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미래 도시의 모습을 미리 선보였다. 첨단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쇼핑 스타일, 옷 속에 센서가 내장된 스마트 센싱 의류 등도 소개됐다. 세계적인 웨어러블 기기 브랜드인 ‘핏비트’는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핏비트 챌린지’라는 재미있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핏비트는 차고 다니면 걸음 수 등 운동·건강 데이터를 알 수 있는 팔찌형 웨어러블 제품으로, 핏비트는 이날 자사 제품을 차고 다닌 관람객 가운데 가장 많이 걸은 관람객에게 스마트폰과 핏비트 제품 등을 경품으로 제공했다. MAE를 주관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의회(GSMA)의 안 부베로 사무총장은 “사물인터넷 시장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안정적인 통신 네트워크 및 스마트 기기 데이터 활용이 사물인터넷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상하이=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아시아 최대의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인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MAE) 2014’가 사흘간의 일정으로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MAE에는 KT, SK텔레콤, 카카오, 라인 등 국내 기업들이 전시관을 꾸미고 황창규 KT 회장과 이석우 카카오 대표 등이 주요 연설자로 나서 한국이 만들어나갈 미래 ICT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KT는 이번 전시회에서 KT의 미래 비전인 ‘융합형 기가 인터넷’과 관련한 유·무선 인프라 및 서비스를 선보인다. KT는 현지 전시관에 현재의 와이파이보다 3배 빠른 ‘기가 와이파이’ 및 ‘기가 와이어’ 등 KT의 차세대 기가 인프라 기술을 구현했다. 증강현실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한류스타 포토박스 등 다채로운 융합 콘텐츠도 소개한다. 황창규 KT 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취임 이후 첫 해외 활동을 펼친다. SK텔레콤은 이번 행사에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단독 전시관을 마련했다. ICT 분야 중소·벤처기업과 함께 국내 기술을 소개하는 한편 ‘스마트빔’ ‘스마트로봇’ 등 각종 스마트 기기도 선보인다. SK텔레콤은 이번 전시회에서 ‘스마트 에어’도 최초 공개한다. 스마트 에어는 초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의 수준을 측정해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초소형 ‘앱세서리’ 기기다. 한편 MAE 개막에 맞춰 전시회를 주관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의회(GSMA)는 중국의 ICT 현황을 보여주는 최신 보고서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GSMA의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글로벌 사물인터넷 시장을 선도하는 나라 중 하나로 5000만 개 이상의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사물인터넷 연결망의 27%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GSMA는 “많은 나라가 규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뒷짐을 지고 있는 데 반해 중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신시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상하이=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SK텔레콤은 브라질 월드컵이 열리는 13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브라질을 찾는 고객들에게 ‘T로밍 데이터 무제한 One Pass’ 상품을 무료로 제공한다. 한국팀이 16강, 8강에 진출하면 문자와 음성까지 무료 혜택을 확대한다. 특허청은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이나 연구결과 정리한 연구노트만으로도 특허 출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특허법과 상표법 일부 개정안을 이달 중 공포할 예정이다. 네트워크 보안 전문기업인 코닉글로리는 자사의 보안 시스템인 ‘에어티엠에스(AIRTMS)’가 하나은행의 무선침입방지시스템(WIPS)으로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하나은행은 이달 중 본점과 전국 지점에 이 시스템의 설치를 시작한다. 롯데쇼핑은 인도네시아에 2018년까지 4개의 쇼핑몰을 짓겠다는 계획을 9일 발표했다. 쇼핑몰 건설 예정지는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2곳)와 수라바야, 메단이다. 서창석 롯데쇼핑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인도네시아는 전체 인구의 절반이 30세 미만의 젊은층이고 중산층 규모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유통 산업이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운영 중인 900억 원 규모의 협력사 대출지원 프로그램을 1200억 원으로 늘려 2차 협력사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외식기업 본아이에프는 본죽 본도시락 본비빔밥 등 브랜드의 전국 매장에서 우리나라 월드컵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18∼27일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 전원에게 1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13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신규로 회원가입을 하는 고객에게는 현금처럼 쓸 수 있는 ‘8강 기원 포인트’ 800점을 지급한다.}

‘헉, 이렇게 많이 사라졌나.’ 얼마 전 옛날 기사를 검색하다 깜짝 놀랐다. 기자는 지금으로부터 6∼7년 전인 2007, 2008년에도 지금처럼 정보기술(IT) 분야를 담당했다. 그런데 최근 당시 기사의 주인공이었던 기업들이 상당수 사라졌다는 걸 알았다. 정말 물리적으로 사라졌든, ‘존재감’이 사라졌든 간에 사라진 기업이 적잖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 미래를 향한 찬란한 포부가 담겨 있던 7년 전 인터뷰 기사들을 보고 있자니 안타까움과 민망함이 몰려왔다. 결론적으로 이들 인터뷰는 오보가 된 셈이다. 대체 어쩌다 이리 됐을까. 기업마다 각자 여러 사정이 있었겠지만 돌이켜보니 가장 큰 사건은 아이폰, 즉 스마트폰의 등장이었다. 휴대전화와 컴퓨터, MP3플레이어와 카메라 등이 한데 뭉쳐진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각 영역에서 이름을 날렸던 기업들이 설 자리를 잃은 것이다. MP3플레이어 하나로 국내외 시장을 주름잡았던 I사와 C사 등은 매각되거나 내비게이션 제조 등으로 업종을 바꿨다. 중견 노트북 제조사, 카메라 제조사들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아이폰 이후 모바일로의 변화에 올라타지 못한 인터넷 기업들도 세를 잃었다. 앱 기반의 페이스북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1위 자리를 내준 싸이월드가 대표적인 예다. 국내 기업들이 ‘아이폰 쇼크’에 제때 대처하지 못한 건 정부 탓이 없지 않다. 당시 한국은 인허가 규제 등을 이유로 아이폰의 국내 출시를 미국보다 2년 늦은 2009년에야 승인했다. IT 시장의 2년은 다른 업계의 20년과 맞먹는다. 이 시간 동안 해외 기업들은 미래 시장 변화를 감지하고 발 빠르게 대응했지만 우리는 이를 체감할 수 없었다. 2009년 아이폰의 한국 출시 당시 기사 제목은 이랬다. ‘아이폰 내달 상륙… 태풍될까, 미풍될까.’ 미풍이라니. 지금 생각하면 황당하지만 그땐 그랬다. 다시는 7년 전 같은 과오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세계 시장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불안감은 외신을 볼 때 특히 더하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은 몇 달이 멀다하고 수조 원짜리 기업들을 사들인다. 휴대전화, 센서 제조사부터 위성 제작사에 이르기까지 영역 제한도 없다. 최근 만난 페이스북 본사의 한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개발을 하다 보면 장비가 필요할 때가 많은데 5억 원짜리 정도까지는 상사 결재 없이 매니저급이 판단해서 사요. 속도가 중요하니까요.” 과연 우리에게 이 정도의 사회적 신뢰와 자본, 속도, 추진력이 있는지 생각하면 한숨만 난다. 사물인터넷 등 신사업 추진을 가로막는 수많은 정부 규제를 볼 때면 ‘규제기관에선 외신도 안 보나’ 하는 의문이 든다. 좋은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어도 영어가 안 돼서 해외 시장을 번번이 놓치는 이 블랙코미디 같은 상황은 언제까지 계속될지. 위기감을 갖고 우리의 한계를 속도감 있게 극복하지 않으면 오늘날 신문에 나는 성공 기업 스토리도 7년 뒤 오보가 될지 모른다.임우선 산업부 기자 imsun@donga.com}

《 세계 이동통신 시장이 양적, 질적으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말에는 전 세계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세계 인구수와 맞먹을 예정이다. 휴대전화 1인당 1대 시대가 온다는 의미다. 물론 휴대전화라고 다 같은 휴대전화는 아니다. 선진국에서는 스마트폰, 개발도상국에서는 피처폰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가격이 떨어지면 개도국에 많은 피처폰들도 곧 스마트폰으로 바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 인류가 모바일을 통해 인터넷과 연결되는 시대도 곧 열릴 것으로 정보기술(IT)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을 열려는 IT업계의 경쟁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전통적인 전자제품 제조사들을 제치고 한발 앞서 3차원(3D) 스마트 기기 개발에 나섰다. 》 ▼ 가입자수 연내 69억명 전망 ▼개도국 가입자 54억명으로 늘어… 세계 보급률 9년새 34%→96%로인터넷사용은 10명중 4명꼴 그쳐… 개도국-오지 인터넷 보급 경쟁“모든 사람이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대가 곧 온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가 있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최근 내놓은 ‘2014년 정보통신기술(ICT) 통계’ 보고서를 통해 “올해 말 전 세계 이동통신서비스(피처폰+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세계 인구(약 71억 명)에 맞먹는 69억15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휴대전화를 여러 대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어린이나 초고령층을 제외하면 전 세계 거의 모든 사람이 휴대전화를 사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휴대전화의 양적 성장은 개발도상국에서 이동통신 가입자가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2005년 약 12억 명이던 개발도상국 이동통신 가입자는 지난해 50억 명을 넘었다. 올해 말에는 54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같은 기간 선진국 이동통신 가입자는 약 9억 명에서 15억 명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05년 33.9%였던 세계 이동통신서비스 보급률은 올해 말이면 95.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직 모든 인류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대가 온 것은 아니다.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는 약 29억 명으로 전체 인구의 10명 중 4명 수준(40.4%)이다.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개발도상국이나 오지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글로벌 IT 기업들은 개발도상국과 오지에 인터넷을 보급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구글은 무선인터넷 공유기 역할을 하는 열기구를 띄우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데 이어 소형 위성을 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지난해 8월부터 삼성전자 에릭손 등과 함께 인터넷 보급을 위한 ‘인터넷닷오아르지(Internet.org)’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 IT기기 3D시대로 진화 ▼구글의 ‘탱고’ 태블릿PC 이어… 아마존 ‘3D 스마트폰’ 18일 공개3D공간구현-증강현실 상용화땐… 동영상-게임 등 콘텐츠시장 급변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3차원(3D) 스마트 기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공간을 입체감 있게 인식해 화면상에 구현하는 3D 스마트 기기들이 상용화되면 동영상, 게임 등 관련 콘텐츠 시장도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5일(현지 시간) 3D 공간 구현 및 가상현실 인식 기능을 갖춘 ‘프로젝트 탱고’ 태블릿PC를 공개했다. 탱고는 구글이 진행 중인 3D기기 개발 프로젝트 이름. 구글은 “모바일 기기가 인간 수준으로 공간과 움직임을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탱고 태블릿PC에는 2개의 후방 카메라와 깊이를 감지하는 적외선 센서, 움직임 추적 카메라, 첨단 3D 소프트웨어 칩 등이 탑재돼 있다. 이를 통해 탱고 태블릿PC는 공간을 3D로 인식해 3D 지도나 가상현실 그래픽을 만들 수 있게 해 준다. 외신들은 “탱고 태블릿PC를 활용하면 증강현실을 활용한 동작인식 게임이나 시각장애인용 내비게이션 개발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도 3D 스마트폰 발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이날 아마존 초기화면 정중앙에 ‘우리의 새로운 기기 공개 행사에 초대받고 싶나요? 6월 18일, 시애틀’이라는 배너를 띄웠다. 이 배너를 클릭하면 기기에 대한 사용자 반응을 촬영한 동영상이 뜬다. 기기가 드러나지 않는 화면 속에서 사용자들은 “이런 건 본 적이 없다” “나와 함께 움직인다” “대체 이걸 어떻게 만든 것이냐”는 반응이 나온다. 외신들은 “지난해부터 업계에 아마존이 3D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란 소문이 무성했다”며 “이 기기는 3D 스마트폰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기기 공개는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저스가 직접 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SK텔레콤이 3일 아이리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은 최근 웨어러블 기기, 휴대용 빔프로젝터 등 다양한 스마트폰 연계 주변 기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아이리버 인수를 통해 오디오와 같은 이른바 ‘스마트 앱서서리’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요즘 소비자들은 참 똑똑합니다. 물건은 매장에서 보는데 정작 구매는 가격이 싼 온라인에서 하죠. 오프라인 매장들로서는 여간 어려운 상황이 아닙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이 바로 SK플래닛의 ‘시럽’입니다.” SK플래닛이 2일 서울 종로구 청진동 ‘그랑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차세대 위치 기반 서비스 등 정보기술(IT)을 결합한 넥스트 커머스 서비스 ‘시럽’을 발표했다. 서진우 SK플래닛 사장(사진)은 “시럽은 모든 고객들의 일상에 달콤함을 더한다는 뜻”이라며 “시럽을 통해 소비자에게는 더 편리한 쇼핑을, 오프라인 매장주에게는 더 많은 소비자 공략 전략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플래닛의 시럽은 모바일 위치 기반 기술, 저전력 블루투스(BLE) 기술 등에 기반해 고객의 움직임과 구매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빅데이터로 가공해 오프라인 매장주에게 전달해 준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소지한 한 소비자가 백화점에 들어서면 즉시 고객의 입점을 확인하고 고객이 화장품 매장, 의류 매장을 지날 때마다 움직임을 파악해 고객이 관심을 가질 만한 쿠폰을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으로 보낸다. 서 사장은 “과거 오프라인 매장들은 온라인 매장에 비해 고객의 관심사나 구매 패턴을 ‘데이터’로 알기가 어려웠지만 시럽은 이를 가능하게 한다”며 “개별 고객에게 맞는 쿠폰, 포인트 제공 등이 가능해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크게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시럽은 모바일 기술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해주는 솔루션”이라며 “11번가와 OK캐쉬백 등을 오랜 기간 성공적으로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럽 사업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플래닛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 같은 사업을 이달 중순부터 미국에서 동시 추진할 예정이다. 또 시럽 브랜드의 빠른 정착을 위해 스마트월렛의 이름을 시럽으로, OK캐쉬백과 기프티콘의 이름을 각각 ‘OK캐쉬백 바이 시럽’, ‘시럽 기프티콘’으로 바꾸기로 했다. SK플래닛은 “국내 오프라인 쇼핑 시장은 약 230조 원 규모”라며 “전국 170만 개 매장주를 시럽의 잠재적 파트너로 보고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구글이 유럽에서 개인정보 삭제 요청을 받기 시작한 지 하루 만에 1만2000건이 넘는 신청이 접수됐다고 31일(현지 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구글은 삭제 요청의 당위성을 판단할 ‘자문단’을 꾸리는 등 유럽 최고법원의 ‘잊혀질 권리’ 결정을 따르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구글은 지난달 29일 유럽연합(EU) 지역 이용자들이 개인정보 삭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민원 접수 페이지를 개설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유럽사법재판소(ECJ)의 “구글 검색엔진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은 검색에서 ‘잊혀질 권리’를 갖고 있다”는 판결을 수용한 것이다. 해당 페이지에 접속해 보면 구글은 민원인이 EU 28개국 가운데 어느 지역 주민인지 선택한 뒤 △이름 △e메일 주소 △삭제를 원하는 링크 주소 △신분증 사본 등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구글은 “하지만 이를 통해 정보가 무조건 삭제되는 것은 아니며 개인의 사생활 보호권과 대중의 알 권리를 조율해 최종 판단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구글은 일단 삭제 요청 접수를 하지만 개별 요청에 대한 판단은 이달 중 전문가 그룹에 자문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구글은 이를 위해 개인정보 전문가, 입법가, 학계 및 업계 전문가 등 다양한 사람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꾸렸다. 자문단에는 유럽의 ‘잊혀질 권리’ 판결에 강하게 반발해 온 위키피디아 창시자 지미 웨일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KT는 ‘국제전화 001’ 마케팅의 하나로 브라질 월드컵의 태극전사 응원문구를 입력하는 이벤트(event.olleh.com)를 27일까지 연다. 경품은 삼성노트북, 갤럭시탭, 갤럭시S5 등.■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30일 ‘제4기 하나금융 스마트 홍보대사’로 활동할 대학생 70명을 선발해 발대식을 열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약 3개월간 하나금융의 사회공헌활동, 마케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