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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기업들의 주가가 외국 경쟁사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년 후 이익 예상치를 기준으로 하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9배로, 경쟁사인 애플(14.5배)에 못 미쳤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비율로, PER가 낮을수록 해당 기업의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된 것으로 해석된다. 업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10배 이하일 경우 PER가 낮은 주식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LG전자(8.7배), SK하이닉스(8.0배), LG디스플레이(10.1배) 등 정보통신(IT) 분야의 다른 주요 기업들도 같은 업종의 노키아(21.6배), HTC(56.4배), 인텔(15.9배), 샤프(13.7배) 등 외국의 경쟁사보다 낮았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PER도 각각 5.7배, 6.2배로 포드(9.7배), 도요타(10.6배), 다임러(10.3배)보다 낮았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각각 10.0배, 12.7배로, 시노펙(24.9배), 미츠비시케미칼(15.1배) 등 경쟁기업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주가의 저평가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로 이어진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은 9.7배로, 세계 평균(14.7배)은 물론 신흥국 평균(10.9배)에도 못 미쳤다. 최근 사상 최고치까지 오른 미국 증시의 PER는 16.3배, 일본은 14.6배, 영국 13.5배, 대만도 12.8배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낮은 배당수익률을 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올해 한국 증시의 예상 배당성향은 13.7%로, 영국(46.2%), 대만(43.6%), 브라질(38.5%), 중국(29.6%), 미국(29.4%), 일본(26.2%) 등 주요국과 격차가 크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주가 저평가는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연결된다"며 "기업들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삼성SDS와 함께 올해 가장 규모가 큰 기업공개(IPO) 대상으로 꼽히는 제일모직의 일반공모 청약이 10, 11일 이틀간 진행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인 데다 최종 공모가가 낮게 책정돼 지난달 삼성SDS의 청약 열기가 재현될 것으로 전망한다. ‘청약을 받으면 무조건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거액 자산가들은 물론이고 일반 투자자들까지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며 앞다퉈 청약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3, 4일 이틀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된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는 5만3000원으로 결정됐다. 일반공모 배정 물량은 전체(2874만여 주)의 20%인 약 575만 주다. 한 증권사 IPO 담당 관계자는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가 대부분이 공모가 상단인 5만3000원 이상에 사겠다고 신청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상장 후 제일모직의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9일까지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 총 4곳의 평균 목표주가는 8만2750원이다. 하이투자증권은 공모가의 두 배에 가까운 10만 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주회사로서의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삼성 지배구조 변화가 어떤 시나리오로 전개되든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제일모직의 공모주 청약경쟁률이 지난달 상장된 삼성SDS(134.19 대 1)와 비슷하거나 더 높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제일모직의 공모가가 5만3000원으로 삼성SDS(19만 원)의 3분의 1도 안 되는 데다 일반 투자자들에게 배정된 물량은 삼성SDS(121만 주)의 4.7배나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SDS 청약 당시 실탄이 부족했던 일반 투자자들이 공모 청약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청약경쟁률이 올라갈수록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공모주 수는 줄어든다. 경쟁률을 삼성SDS 수준으로 가정할 경우 135주를 청약해야 1주를 받을 수 있다. 증거금(청약금액의 50%)으로 3577만 원을 넣어야 10주를 손에 쥘 수 있다. 청약을 받는 증권사는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KB투자증권 등 6개사다. 증권사 지점을 방문하거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통해 청약하면 된다. 여러 증권사에 복수 청약할 수도 있다. 증권사별로 청약자격과 배정물량, 청약한도 등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대우증권은 일반 청약한도가 10만5000주이지만 자산 합계 평균 잔액이 1억 원 이상이거나 주식형상품 평균 잔액이 5000만 원 이상인 ‘우대 고객’에게는 두 배인 21만 주까지 한도를 높여준다. 우리투자증권도 우수 고객에게는 일반 청약한도(8만5000주)의 두 배까지 제공한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한화투자증권이 ‘보유(Hold)’라는 애매한 투자의견을 줄여 특정 주식을 팔아야 하는지, 사야 하는지 투자자들에게 명확하게 조언하기로 했다. 매도의견 리포트 발간, 고(高)위험 주식 공개 등에 이은 또 한 번의 파격적 시도다. 한화증권은 투자자들에게 구체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보유’ 의견을 줄이는 방향으로 투자의견 등급기준을 변경한다고 8일 밝혔다. 증권사 리포트의 투자의견은 크게 ‘매수(Buy)’ ‘보유’ ‘매도(Sell)’로 나뉜다. 이 가운데 ‘계속 갖고 있으라’는 의미의 ‘보유’ 의견은 해당 주식이 좋다는 뜻인지, 나쁘다는 뜻인지 투자자가 판단하기 어렵게 한다. 한화증권은 현재 예상수익률 ±15% 이내의 종목을 ‘보유’로 분류하는데, 최근 3년간 증시의 변동성이 낮아지면서 ‘보유’ 등급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한화증권은 현재 코스피200 종목의 40%에 대해 ‘보유’ 등급을 주고 있다. 한화증권은 앞으로 투자자들에게 보다 명확한 의견을 제시한다는 취지에서 ‘보유’의 기준을 예상수익률 ±10%로 축소해 보유등급 종목을 줄이기로 했다. 10% 넘게 오를 것 같으면 ‘매수’, 10% 넘게 떨어질 것 같으면 ‘매도’ 등급을 준다는 것이다. 김철범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뀐 기준을 적용하면 ‘보유’의 비중이 28%로 줄어들 것”이라며 “이렇게 하면 매수 또는 매도 의견이 늘어 투자자들에게 더 분명한 신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에 대한 투자의견 등급도 절대수익률을 기준으로 바꾸기로 했다. 향후 1년간 수익률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면 ‘긍정적(Positive)’, 비슷하면 ‘중립(Neutral)’, 악화할 것으로 보이면 ‘부정적(Negative)’으로 표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코스피 상승률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 ‘비중확대(Overweight)’, 낮을 것으로 전망되면 ‘비중축소(Underweight)’라고 표시해 투자자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김 센터장은 “단순히 매도 리포트를 늘리는 데 치중하지 않고 좋든 나쁘든 명확한 투자의견을 제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4개월의 최고경영자(CEO) 공백 끝에 지난달 26일 사장을 내정한 KDB대우증권의 사장 선출 과정에서도 ‘정치금융’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유력 후보가 부상하다가 논란 속에 낙마하고, 의외의 인물이 등장하는 과정에서 정치권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대우증권 사장 인선의 파행이 시작된 것은 7월 말 김기범 사장이 산은지주와의 갈등 속에 임기 8개월을 남기고 돌연 사퇴하면서부터다. 처음에는 박동영 전 대우증권 부사장이 사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금융계에서는 ‘박 전 부사장의 부친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어 현 정권 고위층이 박 전 사장을 내정했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졌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9월로 예정됐던 임시주주총회는 11월로 연기됐다. 이후 낙하산 논란을 피하기 위해 내부 출신을 사장으로 뽑아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됐다. 최종 후보에 오른 인물은 이영창 전 부사장, 황준호 부사장, 홍성국 부사장이었다. 당초 이 전 부사장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지만 10월 30일로 예정됐던 이사회가 당일에 취소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면접을 통해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가 이 전 부사장을 1순위로 올린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이사회 직전 외부의 입김을 받은 몇몇 인사가 갑자기 ‘후보 검증이 더 필요하다’며 낙점에 반대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후 판세가 뒤집어져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 않던 홍 부사장이 낙점됐다. 증권가에는 ‘서강대 출신인 홍 부사장이 서강금융인회(서금회)의 지원을 받았다’는 얘기가 돌았다. 다만 그가 이전투구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이유 때문에 선정됐다는 시각도 있다. 홍 부사장은 12일 임시주총에서 사장으로 정식 선임된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오면서 대표적인 절세금융상품인 연금저축펀드와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금을 아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분기별 납입한도가 없어 남은 한 달 동안 한도까지 한꺼번에 납입해도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연금저축펀드, 年최대 1800만 원까지 납입 연금저축펀드는 가입 조건에 제한이 없고 연간 최대 180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이 중 400만 원에 대해 12%의 세액공제 혜택이 있어 연말정산 때 48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최대 52만8000원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펀드의 자금은 주로 국내주식형펀드에 몰려 있지만 올해 들어 수익률은 해외펀드가 더 높다. 3일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아시아그레이트컨슈머’ 펀드가 올해 들어 이달 1일까지 29.11%의 수익률을 거둬 가장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 밖에 해외 헬스케어섹터에 투자하는 ‘한화연금저축글로벌헬스케어’(28.53%), 북미 주식에 투자하는 ‘피델리티연금미국’(15.63%) 등 해외주식형펀드가 상위권에 올랐다. 국내주식형에서는 배당주식에 투자하는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연금저축’(18.10%)이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연금저축계좌 내에서 해외펀드에 일정 부분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일반 펀드계좌에선 해외펀드 수익의 15.4%를 세금으로 떼지만 연금저축계좌는 운용 수익에 대한 과세가 이연돼 운용 중에는 세금이 붙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 펀드보다 저렴한 수수료도 연금펀드의 장점이다.○ 소장펀드, 급여수준 낮은 사회초년생 적격 유일한 소득공제 금융상품인 소장펀드도 연말이 다가오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연간 급여액 5000만 원 이하인 근로자와 자영업자만 가입할 수 있어 급여 수준이 낮은 초년생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 연간 최대 600만 원까지 넣을 수 있으며 납입액의 40%인 240만 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 소득 5000만 원을 가정하면 연간 약 39만6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최소 5년 이상은 가입해야 하며 가입 후 소득이 늘더라도 연봉이 8000만 원을 넘지 않으면 소득공제 혜택은 유지된다. 소장펀드 중에는 배당주와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1일 기준으로 ‘한국투자네비게이터소득공제(주식)’가 3월 설정 이후 12.72%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신영고배당소득공제’(9.52%) ‘KB가치배당소득공제’(7.62%) 등이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하지만 100%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무는 경우도 많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세제혜택 상품 판촉에 공들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연금저축계좌, 소장펀드, 재형저축펀드 등 세제혜택 상품에 1000만 원 이상 가입하면 백화점상품권, VIP 건강검진권, 크로아티아 여행상품권 등 사은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30일까지 진행한다. 심승아 신한금융투자 펀드팀장은 “이른바 ‘13월의 월급’이라고 불리는 소득공제·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올해가 가기 전에 가입해야 한다”며 “소득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샐러리맨의 경우 세제혜택 상품을 꼼꼼히 챙겨 투자하면 자산 증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가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자금 조달이 늘고 코스닥 시장으로 승격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코넥스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도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10곳 중 7곳은 전혀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넥스 시장은 창업 초기 중소기업들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해 7월 문을 연 ‘제3 주식시장’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설 당시 21개 기업, 시가총액 4689억 원이었던 시장은 1일 현재 62개 기업, 1조4366억 원으로 성장했다. 자금 조달도 증가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1월까지 19개 기업이 코넥스 시장을 통해 유상증자, 주식 관련 사채 발행 등으로 644억 원을 조달했다. 이 중 기업들이 올해 조달한 금액이 508억 원에 이르러 지난해(136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하면서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포함할 경우 조달 효과는 1200억 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거래시장으로 보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 지난해 하루 평균 3억9000만 원, 6만1000주가 거래됐지만 올해 들어 11월까지 하루 평균 3억7000만 원, 4만7000주가 거래돼 오히려 거래 규모가 줄었다. 거래가 부진하다 보니 올해부터 지난달까지 전체 상장기업 가운데 거래가 형성된 기업의 비율은 하루 평균 32.6%에 그치고 있다. 상장사 10곳 가운데 7곳 가까이는 하루 종일 주식 거래가 없는 셈이다. 코넥스 상장사 A기업 관계자는 “핵심사업에 자금을 조달하려고 시장에 참여했는데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투자가 늦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코넥스 상장사들은 거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개인투자자 예탁금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현재 개인투자자는 예탁금을 3억 원 이상 내야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김군호 코넥스협회장(에프앤가이드 사장)은 “개인투자자 보호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3억 원은 부담이 크다”며 “5000만∼1억 원 정도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도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책을 내놓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달 단주거래(100주 단위로 거래 제한→1주 단위 거래 가능)를 허용하고, 시간외 대량매매 제도를 도입하는 등 규제를 다소 완화했다. 최근 금융위원회도 하이일드펀드가 코넥스 주식에 투자할 경우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1일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면서 일본 경제에 ‘트리플 다운(Triple Down)’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아베노믹스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해외 자본이 달아나기 시작하면 국가신용의 3대 지표인 엔화 가치와 주가, 국채 가격이 동반 하락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일본의 신용도 하락으로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면 한국의 수출경쟁력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일본 경제는 현재 미국의 경기회복과 일본은행의 대규모 양적완화에 따라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주가는 상승하고 있다. 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는 달러당 118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한때 119엔대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했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이달 14일로 예정된 총선 때까지 120엔 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수입 원자재 가격이 뛰고 서민 물가가 치솟자 엔화 가치 하락을 반기던 일본 정부의 기류도 바뀌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지난달 하순부터 “(엔화 가치 하락의) 템포가 너무 빠르다”는 견제 발언을 되풀이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해외 자금이 증권시장에 쏠리자 닛케이평균주가는 2일 17,663.22엔으로 7년 4개월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증권시장의 분위기는 그다지 밝지 않다. 미쓰비시스미토모은행의 우노 다이스케(宇野大介) 수석전략가는 산케이신문에 “현재 주가는 일본 기업의 실력을 초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 신용등급의 바로미터인 국채 시장에서도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1일 개인판매용 2년물 국채 모집을 2개월 연속 취소했다. 금융회사 입찰로 정해지는 평균 수익률이 연 0.005%에 불과해 금융회사의 판매가보다 투자자의 만기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투자자의 일본 경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 ‘트리플 다운’의 방아쇠가 당겨질 수 있다는 게 일본 경제전문가들의 우려다. SMBC닛코증권 노지 신(野地愼) 수석전략가는 아사히신문에 “앞으로도 (아베노믹스가) 금융완화와 재정지출에만 기대면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는 이제 안 되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제의 궁극적인 탈출구는 무제한 돈풀기가 아니라 경제 구조개혁을 통한 성장전략이다. 하지만 무디스는 평가보고서에서 “중장기적 성장전략과 관련해 정부 능력의 불확실성이 높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경제 정책에 의문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2015년 예정대로 법인세가 인하될지 불확실하고 지배구조 개선, 저출산 고령화 대책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정부 대책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엔화 가치 하락이 가팔라지면 한국경제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해외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철강, 조선, 전기전자 등의 경쟁력이 약해져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국채금리의 움직임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국내 증시와 수출 기업의 실적에 당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엔화 약세가 계속되겠지만 최근 엔화 가치 하락 속도가 가팔랐던 만큼 계속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엔화 약세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 김재영 기자}
《 갑자기 급격한 감정변화가 생겼다면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런 감정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단기적인 것이든 장기적인 것이든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손해 보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 ―‘경제심리학’(댄 애리얼리 지음·청림출판·2011년) 》 사람들은 이성에 따라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순간적인 감정에 따라 의사결정을 할 때가 많다. 하지만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한 선택만 기억한다. ‘예전에 비슷한 상황에서 이렇게 결정했었지’ 하고 생각하면서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결국 순간적인 감정에 휘둘려 내린 의사결정이 오랫동안 미래의 행동을 좌우하는 것이다. 이처럼 경제는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 의해 움직인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감정을 배제할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고 비이성의 긍정적인 면을 최대한 활용하면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다양한 실험들의 데이터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해할 수 없는 비이성적 행동의 이면에 숨겨진 심리를 흥미롭게 파헤친다. 예를 들어 높은 보상이 높은 성과로 이어질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인센티브가 어느 정도까지는 성과를 높이지만 매우 높은 수준의 인센티브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높이고 집중력을 떨어뜨려 성과를 저해한다는 것이다. 이케아의 가구는 구매자가 조립을 해야 하는 수고를 거쳐야 하지만 비슷한 가격의 다른 가구보다 인기가 높다. 자기가 만든 것을 과대평가하고 자신이 만든 물건에 애착을 갖는 심리효과 때문이다. 저자는 “인간은 영화 ‘스타트렉’에 나오는 스팍보다 만화 주인공 호머 심슨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똑똑하고 분석적인 것이 아니라 실수가 많고 근시안적이며 감정적이라는 것이다. 교통사고 시 부상을 줄이기 위해 안전벨트를 매고, 추위를 막기 위해 외투를 입는 것처럼 인간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그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13번째 월급’이라 부르는 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연말정산을 하는 시기는 내년 초지만 12월을 기준으로 정산하기 때문에 실제로 남은 시간은 한 달 남짓뿐이다. 특히 올해부터 소득·세액공제가 줄어 충실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자칫 세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세금을 아끼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절세 상품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절세효과 있는 금융상품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대표적인 소득공제 상품이다. 총 급여 7000만 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주인 근로자가 연간 120만 원 한도로 납입하면 납입액의 40%인 48만 원을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월 최소 납입액은 2만 원, 최대 납입액은 50만 원. 지금이라도 11, 12월 두 달간 50만 원씩 100만 원을 납입하면 40만 원의 소득공제 혜택을 볼 수 있다. 2년 이상 유지하면 시중은행 적금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도 받을 수 있다. 올해 처음 등장한 소득공제장기펀드는 연간 급여액 5000만 원 이하인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다. 연간 최대 600만 원까지 넣을 수 있으며, 납입액의 40%인 240만 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 소득 5000만 원을 가정하면 연간 약 39만6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최대 가입기간은 10년이며 가입 후 소득이 늘더라도 연봉이 8000만 원을 넘지 않으면 소득공제 혜택은 유지된다. 월·분기별 납입 한도가 없어 연간 납입 한도인 600만 원을 한꺼번에 넣을 수 있어 연말 전에만 납입하면 소득공제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세제혜택만 노리고 가입하는 것은 위험하다. 가입한 지 5년 이내에 해지할 경우 감면 받은 세금을 모두 토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펀드 자산 총액의 4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지난해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있었던 연금저축은 올해부터 세액공제로 바뀌었다. 연간 400만 원을 납입하면 12%인 48만 원이 세액 공제된다. 일반적으로 소득공제보다 세액공제가 불리하지만 한계세율이 12%보다 낮은 사회 초년생이나 저소득 자영업자는 새액공제로 더 많이 돌려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은 증권사 보험사 은행 등에서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 연금저축펀드 연금저축보험 연금저축신탁 등의 형태다. 한번 가입하면 5년 이상 납입해야 한다. 만 55세 이후 연금 방식으로 인출해야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한편 보장성 보험의 경우에도 연 100만 원 한도로 12%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세금우대종합저축은 올해까지 소득공제 대상은 아니지만 생계형저축과 세금우대종합저축도 꼭 챙겨봐야 할 상품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금액에 합산되지 않아 과표 구간이 높은 고객에게 유리하다. 만 20세 이상 일반인은 세금우대종합저축에 가입하면 1000만 원까지 저율(9.5%)의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만 60세 이상 노인, 장애인, 독립유공자 등이 3000만 원 한도로 가입할 수 있는 생계형저축은 이자소득세(15.4%)가 면제된다. 내년부터 이 두 상품이 비과세종합저축으로 합쳐지고 가입조건이 강화되는 만큼 대상자는 올해 내에 서두르는 게 좋다. 저축계좌 안에서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채권 주식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세금 우대 계좌 안에선 자유로운 환매도 가능하다. 중도에 원리금을 인출하지만 않으면 절세 혜택을 계속 누릴 수 있다. 따라서 처음 세금 우대 계좌를 만들 때 만기를 가급적 길게 잡는 게 유리하다. 저축뿐 아니라 소비도 따져봐야 한다. 카드 사용액이나 현금영수증 발부 금액에 대해서도 세제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의 소득공제 효과가 크다. 정부는 소비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의 소득공제 비율을 현행 30%에서 40%로 한시적으로 높였다. 신용카드(15%)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총 급여의 25%까지는 신용카드, 체크카드, 현금 중 뭘 쓰든지 차이가 없지만 그 이상 쓸 땐 체크카드나 현금이 훨씬 유리하다. 그동안 신용카드 지출이 많았다면 남은 한 달이라도 체크카드나 현금 결제를 주로 활용하면 세금공제 혜택을 늘릴 수 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사진)이 2008년 메릴린치 투자 실패와 관련해 “잘못된 투자였다”며 공식 사과했다. 안 사장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국정감사에서 부실투자에 대한 지적이 있었고, 이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며 국민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투자 실패의 교훈을 되새겨 세계적인 국부펀드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KIC는 2008년 1월 메릴린치 주식에 20억 달러(약 2조 원)를 투자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큰 손실을 봤다. 올해 10월 말 기준 누적손실률은 35.8%에 이른다.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당시 운영위원들이 투자를 반대했는데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주도로 투자가 무리하게 결정됐다”고 질타했다. 메릴린치 투자 당시 안 사장이 감사로 재직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에 대해 “당시 시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투자를 늦춰야 한다고 적극 반대했었다”며 “감사는 회의에서 발언권만 있고 투표권은 없어 투자 결정을 막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KIC는 이 같은 투자 실패를 막기 위해 △투자실무위원회와 투자위원회 신설 △리서치 기반의 투자 △리스크 관리 강화 △정보공개 확대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당시 메릴린치 투자는 리서치에 기반한 투자가 아니라 남들이 하니 따라 하는 ‘미 투 인베스트먼트(me too investment)’였다”며 “하지만 향후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큰 만큼 당분간 주식을 팔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IC는 부동산 등 대체투자 비중을 현재의 두 배인 20% 이상으로 확대하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전 세계 국부펀드·연기금과의 공동 투자도 꾸준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새로운 재테크 트렌드와 국내 핀테크(FinTech·금융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20∼22일 사흘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동아일보와 채널A 주최로 열린 ‘2014 동아스마트금융 박람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비가 흩뿌리는 궂은 날씨에도 주말을 맞아 일반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단체관람을 온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53개 금융회사와 금융 관련 제조·벤처기업들이 선보인 첨단 금융기술과 스마트금융 상품과 서비스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충남 논산시 강상고등학교의 교사와 학생들은 관광버스를 대절해 단체로 박람회장을 찾았다. 손은중 교사(32)는 “미래의 금융산업 현장을 보여주기 위해 성적이 우수한 1, 2학년 학생 41명을 선발해 왔다”고 말했다. 미래 금융인을 꿈꾸는 특성화고 학생의 단체관람이 특히 많았다. 이들은 은행 직원이 태블릿PC를 갖고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태블릿 브랜치’를 접하고 “은행 텔러가 되고 싶은데 무인점포가 많아지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김승연 양(17·경기 의정부시 경민비즈니스고교 2학년)은 “설명을 들으니 스마트금융으로 오히려 좋은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하더라”며 “앞으로 금융회사에 취직하려면 정보기술(IT)에 대한 지식과 창의성도 길러야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진형 씨(42)는 “태블릿 브랜치를 활용하면 바쁠 때도 틈틈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자산관리를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핀테크 관련 IT 전문기업이 금융회사 IT 및 구매담당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발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파이팅전자의 이중희 대표는 ‘초저전력 위치정보 인증시스템(세이프가드)’을 소개했다. 단말기를 휴대한 고객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고객의 현재 위치와 고객이 카드를 결제한 위치가 동일한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복잡한 이체 절차를 간편화해 10초 만에 송금이 가능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토스(toss)’를 소개했다. 이승건 대표는 “송금액과 수신자 입력, 비밀번호 인증만 거치면 돼 편리하다”며 “최종 보완을 거쳐 다음 달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 원화-비트코인 거래소 ‘코빗(korbit)’은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비트코인으로 대금을 받아 소액결제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결제시스템을 선보였다. 크루셜소프트는 지문, 홍채, 얼굴인식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활용한 사용자 인증 및 결제 솔루션을 소개했다. 발표회를 지켜본 박태근 국민은행 IT팀장은 “핀테크 업체의 신기술을 은행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지 긍정적으로 고민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열린 재테크 강연회에서는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교육포럼 대표와 김종태 대우증권 미래설계연구소장 등이 저금리, 고령화 시대에 맞춘 자산관리 방법을 소개했다. 강 대표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층 연금’을 통해 노후의 기본적인 생활비를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집과 땅을 맡기고 받는 주택연금, 농지연금도 적극 활용하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내년에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 강세가 진행되고 신흥국에서 글로벌자금이 빠져나가면 과거 우리가 겪었던 외환위기가 신흥국에서 발생할 수 있다”며 “이때 코스피가 1,800까지 떨어질 수 있어 싼 가격에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신민기 minki@donga.com·김재영·정임수 기자}
중국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해 글로벌 양적완화 대열에 합류하면서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의 금리 인하로 중국 경기가 살아나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위안화 약세로 중국과 경쟁하는 한국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22일부터 금융기관의 위안화 대출 및 예금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중국이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든 것은 올해 3분기(7∼9월) 성장률이 5년 반 만에 가장 낮은 7.3%에 그쳤기 때문이다. 성장세가 예상보다 저조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중국 정부가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의 의도대로 중국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면 한국경제 전반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인하로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 대중 수출의 약 70%가 중간재, 자본재인 한국의 수출도 함께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금리 인하가 중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경기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한국 경제의 대외 여건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 실제 21일 미국과 유럽의 증시는 중국 금리 인하 효과를 반영해 각각 2∼3%씩 상승했다. 반면 위안화 약세가 한국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중국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이 수출하는 품목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국 10대 수출 품목의 모든 제품 가운데 해외시장에서 중국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제품의 비중은 2004년 52%에서 올해 62%로 상승했다. 그만큼 해외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위안화의 약세는 한국 업체들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위안화 가치가 원화 가치보다 더 많이 떨어져 자동차, 철강, 전자, 석유화학 등 주력업종의 수출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가격이 내려간 중국 공산품이 한국 내수시장으로 밀려들어오면 장기적으로 국내 물가를 떨어뜨려 디플레이션 경향이 심화될 수 있다.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일본, 유럽의 양적완화 확대 등 세계 주요국 통화정책의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내년에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며 “반면 향후 중국의 금융개혁이 본격 추진되면 중국 금융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외국투자자들의 유입이 늘면서 위안화 가치가 급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위안화를 둘러싼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고객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금융 업무를 처리하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화상통화를 통해 원격으로 은행 직원의 도움을 받는다. 점포 내를 돌아다니는 로봇이 고객 곁으로 다가가 화면과 음성으로 안내를 하고, 간단한 계좌이체까지 도와준다. 궁극적으로는 완전 무인시스템으로 점포를 운영할 수 있다. 금융자동화기기 전문 업체인 노틸러스효성이 구현한 미래 은행 점포의 모습이다. 20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1전시장 5A홀에서 열린 ‘2014 동아스마트금융박람회’는 이처럼 금융과 기술이 결합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전시돼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금융회사, 금융 분야 제조업체,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기업의 부스를 찾은 금융계 인사들과 일반인 관람객들은 스마트기술 시스템을 접해보면서 확 달라진 첨단 금융환경을 체험했다.○ ‘편리한 금융’ 직접 체험 대형 광고판 앞에 다가서자 ‘○○○님 반갑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음료수를 선택하라는 안내가 표시됐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원하는 음료수를 터치하자 상품 배출구에서 바로 음료수가 나왔다. KB국민카드가 소개한 신개념 자동판매기 ‘스마트 벤딩머신’은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신호를 감지해 모바일 앱카드와 연동하는 시스템이다. 한 체험 고객은 “현금 없이도 간편하게 자판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인터넷(IP)TV의 셋톱박스를 이용해 안방에서 리모컨 조작만으로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TV머니’와 ‘TV뱅크’ 서비스를 소개했다. 선불식 TV전용결제서비스인 ‘TV머니’는 TV를 시청하면서 주문형비디오(VOD), 홈쇼핑 상품 등을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TV뱅크’ 서비스를 통해 거래명세 조회, 계좌이체 등도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태블릿PC를 갖고 은행 직원들이 고객을 찾아가는 ‘태블릿 브랜치’를 선보였다. 예·적금 상품 가입, 인터넷뱅킹 신청, 신용대출 약정 등 은행 지점에서만 가능했던 주요 업무를 어디서에서나 처리할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태블릿PC의 카메라 기능을 이용해 팩스를 보낼 수 있어 서류를 별도로 제출하는 불편도 없다”고 소개했다.○ 최고경영자들도 직접 시연 이날 박람회장을 찾은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전시장 내 부스를 둘러보며 직접 체험도 했다. 기업은행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활용한 고객 상담창구를 선보였다. 최맹호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은 권선주 기업은행장의 안내를 받으며 기업은행 서울 한남동 지점과 연결된 스마트폰 화상통화로 예금 상품을 추천받았다. 추천을 받은 상품은 화면 하단에 자세한 설명과 함께 표시됐다. 화상 속의 은행원은 청각장애인과도 소통 가능하도록 구두설명과 함께 수화를 사용했다. 신한금융그룹 부스를 찾은 CEO들은 스마트폰 간편결제 서비스를 직접 시연했다. 모바일 계좌직불서비스 ‘마이 신한페이’를 통해 카드나 현금 없이 손쉽게 결제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해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바코드가 생성되고, 가맹점의 바코드 리더기를 통해 계좌에서 바로 결제가 이뤄졌다. 권 행장은 “스마트폰 간편결제 서비스가 인상적이었다”며 “전시장을 둘러보니 핀테크가 실생활에 아주 가깝게 다가온 것 같아 은행 업계에도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틸러스효성의 비디오뱅킹 서비스를 지켜본 정연대 코스콤 사장도 “화상을 통한 상담 서비스가 흥미로웠다”며 “지점 창구 같은 오픈 채널보다 개인적인 상담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기술 활용한 아이디어 ‘톡톡’ 정보기술(IT) 전문기업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톡톡 튀는 신기술을 선보이자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부스 앞에 멈췄다. 파이팅전자는 은행 담보물 관리 단말기를 선보였다. 단말기를 담보물에 붙이면 별도의 전력 공급 없이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담보물이 분실되지 않는지 관리할 수 있다. 파이팅전자 이중희 대표는 “은행 관계자들이 많이 찾아와 관심을 보였다”며 “자동차 할부금융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NFC는 스마트폰에 적용된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이용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소개했다. 모바일 쇼핑을 할 때 자신의 스마트폰 뒷면에 후불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카드를 갖다 대면 자동으로 결제가 된다. 국내 최초 원화-비트코인 거래소 ‘코빗(korbit)’은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비트코인으로 대금을 받을 수 있는 비트코인 결제시스템을 선보였다. 핀테크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는 송금액과 수신자 입력, 비밀번호 인증 등 3단계로 송금이 가능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토스(toss)’로 주목을 받았다. 관람객들은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금융서비스에 신기해하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행사장을 찾은 조성국 씨(59)는 “개인정보 유출이 염려돼 인터넷이나 스마트뱅킹, 온라인 결제는 전혀 하지 않고 있었는데 새로운 핀테크 기술을 접해 보니 안심이 됐다”며 “쉽고 편리해 노년층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김재영 redfoot@donga.com·신민기·박민우 기자}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삼성SDS가 세계적 주가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조기 편입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정기 변경일인 이달 26일 삼성SDS를 MSCI 한국지수에 편입하기로 했다. 새내기 주인 삼성SDS는 편입 대상이 아니었지만 상장 이후 시가총액 4, 5위 수준에 오를 만큼 덩치가 커져 MSCI 측은 당초 계획보다 일찍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번 변경 때는 25일 종가 기준으로 다음카카오, 한전KPS, CJ대한통운, 삼성SDS 등 4개 종목이 새로 들어가고 삼성테크윈이 제외된다. 이에 따라 MSCI 한국지수의 편입 종목 수는 현재 103개에서 106개로 늘어난다. 삼성SDS가 지수에 편입되면 해외펀드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현재 1.2%에 불과한 외국인투자가 비율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삼성SDS에 5000억 원 안팎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배당주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찬바람이 불고 연말 배당 시즌이 다가오면서 배당수익의 매력이 부각되면서다. 한국거래소가 배당투자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 발표한 ‘신(新)배당지수’도 배당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달 27일 △코스피 고배당지수(50종목) △KRX 고배당지수(50종목) △코스피 배당성장지수(50종목) △코스피 우선주지수(20종목) 등 4가지의 새로운 배당지수를 발표했다. 신배당지수가 발표된 후 고배당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게 됐고, 지수에 포함된 배당주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배당지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형주 중심이어서 코스피200과 큰 차이가 없었다. 배당수익률이 높지 않아 상장지수펀드(ETF) 등 연계상품이 뒤따르지 않는 문제점도 있었다. 코스피 고배당지수와 KRX 고배당지수는 현재의 배당수익률이 높고 향후 고배당 성향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들을 포함하고 있다. 두 지수 모두 ‘배당수익률이 3년 연속 연 2% 이상이고 배당성향(순이익 중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3년 평균 90% 미만’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배당성장지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현재 배당수익률보다는 향후 배당성향이 높아질 가능성이 큰 종목들을 주로 선정한다. 코스피 우선주지수는 20개의 우선주로만 지수를 구성해 우선주 투자의 벤치마크(기준이 되는 지수)로 활용된다. 신배당지수는 향후 ETF나 배당주 펀드의 벤치마크 지수로 활용될 수 있어 관련 펀드 등에 편입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천한다. 신배당지수는 상장 초기부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18일 현재 KRX 고배당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19.20% 상승해 신배당지수 4개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뒤를 이어 코스피 고배당지수가 17.32% 올랐고, 코스피 배당성장지수와 코스피 우선주지수도 각각 13.75%와 8.65%의 상승률을 보였다. 기존 배당지수인 코디(KODI)가 같은 기간 1.04% 하락하고, 코스피도 2,011.34에서 1,967.01로 2.20%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상승세다. 거래소는 이들 지수의 구성종목 주가와 산출방법을 근거로 지난해 말 지수를 소급 산출해 최근 지수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계산했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배당성향이나 배당에 대한 투자자의 인식이 배당확대 정책과 저금리 상황에 따라 정상으로 복귀하는 ‘비정상의 정상화’ 국면에 돌입했다”며 “새 배당지수에 대거 포함된 중소형 배당주의 경우 시장의 재평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배당수익률을 추구하다 보면 특정 스타일 및 섹터에 편중돼 국내 대표 배당지수로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거래가 적은 중소형주가 다수 포함돼 향후 여러 펀드가 지수를 추종할 경우 환금성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앞으로 신배당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여러 파생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17일 개설돼 배당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N이 곧 상장될 예정이다. 연말에는 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나올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관련 상품 자산 규모가 연말에는 1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되고 중국 본토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후강퉁 제도가 시행되면서 위안화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연 3%대 고금리를 내세워 앞다퉈 위안화 예금상품을 내놓고 있다. 위안화 예금은 높은 금리와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만기 시점에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손실 위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위안화 강세 지속 전망 우세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국내 거주자의 위안화 예금 잔액은 217억 달러(약 23조8700억 원)로, 전체 외화예금(664억1000만 달러)의 32.6%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66억7000만 달러에 비해 3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이다. 위안화 예금에 돈이 몰리는 것은 높은 이자뿐만 아니라 만기 시점에 위안화 가치가 상승할 경우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에 앞장서고 있고 후강퉁 등 금융시장 개방과 함께 해외 자금이 유입되면서 당분간 위안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금까지 중국계 은행의 국내 지점들이 위안화 정기예금을 출시했지만 최근 들어 국내 은행들도 위안화 정기예금 판매에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하이차이나(Hi China) 위안화 정기예금’을 올해 말까지 4억 위안(약 720억 원) 한도로 특별 판매하고 있다. 최고 0.9%포인트의 우대 이율이 적용돼 만기 6개월 상품은 연 3.0%, 만기 1년은 연 3.1%의 금리를 제공한다. 가입금액은 제한이 없다. 우리은행도 이달 ‘글로벌 위안화 예금 패키지’를 내놨다. ‘글로벌 위안화 보통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외화통장으로, 1년간 2000달러 범위 내의 위안화 입출금 거래에 대해 현금수수료를 면제해준다. ‘글로벌 위안화 회전식 자유적립예금’은 최대 36개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추가 적립할 수 있다. ‘글로벌 위안화 회전식 정기예금’은 6개월마다 금리가 변동되는데 현재 연 3.07%(우대금리 포함)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연 3%대 초반 금리의 위안화 정기예금 상품을 이달 출시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도 현재 1년 만기에 금리가 연 2.9%인 위안화 정기예금을 개편하거나 신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환율 크게 안 뛰면 비용 만회 어려워 장기적으로 위안화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제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환율 변동에 따라 원금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기업들은 무역대금 결제 시 외화자금에 일정 부분 환 헤지를 하지만 개인투자자는 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원-위안 환율은 지난해 6월 위안당 189원에서 올해 7월 초 162원으로 1년 새 14.2%나 하락(원화 가치 상승)했다. 연 3%의 금리를 얻더라도 투자자는 손실을 그대로 떠안을 수 있다. 또 원화로 위안화 예금에 가입할 경우 만기 때 ‘원화→위안화→원화’로 두 차례 환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만기 때 위안화 환율이 큰 폭으로 뛰지 않으면 환전 비용과 세금을 만회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일반 예금과 달리 리스크가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여유 자금의 일부만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S사는 상근감사를 선임하기 위해 다음 달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최근 결정했다. 감사 임기는 2016년 3월이지만 내년 1월부터 ‘그림자투표(섀도보팅·Shadow Voting) 제도’가 폐지되면서 사실상 선임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 최대주주의 지분은 약 52%. 하지만 상법상 감사 선임 시에는 최대주주가 아무리 지분이 많아도 3%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의결정족수(전체 주식의 25%)를 맞추려면 소액주주로부터 찬성표 22%를 추가로 끌어와야 감사를 선임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진 섀도보팅을 통해 쉽게 정족수를 채웠는데 이젠 수만 명의 소액주주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주총에 출석하거나 위임장을 달라고 요청해야 할 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내년 1월 섀도보팅 제도의 폐지를 앞두고 상장사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섀도보팅 제도란 상장기업이 주주총회 의결정족수가 부족할 때 예탁결제원에 주주들이 맡긴 주권에 대한 의결권 대리행사를 요청하는 제도다. 기업들이 이 제도를 활용해 대표이사 선임, 감사 선임 등 경영상의 주요한 결정을 자의적으로 내린다는 비판에 따라 작년 5월 폐지가 결정됐다. 제도 폐지가 임박하자 상장회사들은 내년 3월 주총을 열지 못해 자칫 상장 폐지가 되는 최악의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섀도보팅 폐지 앞두고 대혼란 상장기업이 섀도보팅을 요청할 경우 예탁결제원은 주주들이 맡긴 주권에 대해 주주총회 참석 주주의 찬반투표 비율대로 의결권을 행사한다. 주주들의 주총 참석이 저조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1년 도입됐지만 적지 않은 기업에서 대주주 중심의 주총 운영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섀도보팅 폐지가 코앞에 닥치자 상장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주총에서 보통결의 요건(참석주주의 50% 이상 찬성, 전체 주주의 25% 이상 찬성)을 맞추지 못하면 사외이사 선임은 물론이고 재무제표 승인도 받을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특히 내년에 감사를 선임해야 하는 590개 상장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감사위원 선임 시 주주들의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한 상법 규정 때문에 주주총회 성립이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일부 기업들은 임기가 남아 있는 기존 감사를 해임시키고 임시주총을 열어 올해 안에 서둘러 감사를 선임하는 등 ‘꼼수’도 잇따르고 있다. 섀도보팅을 적용해 올해 감사를 선임해 놓으면 2, 3년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4월 이후 84개 기업이 이런 식으로 신규 감사를 선임했거나 선임할 예정이다.○ 대란 없도록 대안 마련 시급 섀도보팅으로 주총이 무산될 경우 기업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상장사협의회는 자산 2조 원 이상의 1개 기업이 감사위원회 구성요건 미달로 상장 폐지될 경우 시가총액은 4조8289억 원 감소하고 사외이사 구성요건 미달로 상장 폐지되는 경우에도 1개사 기준으로 시총 5770억 원(삼성전자 제외)이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위기의식이 커지자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4개 경제단체는 최근 섀도보팅 제도 폐지에 따른 주총 운영 정상화를 위한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일부에서는 섀도보팅 제도 폐지를 2년 유예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목적이 주총 의결권 행사보다는 단순 투자 목적인 경우가 많아 기업이 의결권 행사를 독려해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발행주식 총수 규정을 삭제해 보통결의는 출석의결권 과반수 찬성으로, 특별결의는 출석의결권 3분의 2 이상 찬성만으로 결의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선진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기형적인 섀도보팅 제도를 언제까지 내버려둘 수는 없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소액주주가 언제까지나 의결권 행사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주총에서 의결정족수 대비 찬반 비율, 기관투자자가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비율 등을 공시해 주주들에게 알권리를 제공하고, 투자자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섀도보팅 ::기업이 주주총회 의결정족수가 부족할 때 예탁결제원에 주주들이 맡긴 주권에 대한 의결권 대리행사를 요청하는 제도. 예탁결제원은 주총 의결 방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참석 주주의 의결 비율대로 해당 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그림자투표(섀도보팅)’로 불린다.김재영 redfoot@donga.com·박민우 기자}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자녀들에게로 경영권이 승계되는 과정에서 계열 분리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14일 삼성SDS 상장을 시작으로 삼성그룹의 3세 경영 승계가 본격화된 가운데 이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등 삼남매 간 역할 분담이 내부적으로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14일 “이 회장의 자녀들이 현재 각자 맡고 있는 역할에 따른 상속 과정이 앞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하지만 상속 후에도 별도 계열 분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의 자녀들이 맡고 있는 역할에 따른 상속이 이뤄진 뒤에도 현재처럼 각자의 영역을 소유하며 경영하되 각자의 계열사를 떼어 그룹에서 분리 독립할 가능성은 배제한다는 의미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계열 분리 한도인 15% 미만으로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을 줄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재계 ‘3남매 상속후 독립경영’ 예상 빗나가 ▼삼성, 그룹 계열분리 않기로… 삼성SDS 상장 첫날 시총 6위 올라지금까지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전자와 금융, 화학 부문을 맡는 대신 이부진, 이서현 사장은 상속받은 지분을 팔아 현금화하거나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각자 현재 맡고 있는 호텔·유통 부문과 패션·광고부문 경영권을 확보해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과거 삼성의 2세 경영승계 과정에서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과 막내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각각 전주제지와 신세계백화점·조선호텔을 물려받아 그룹에서 분리했듯 이 회장의 두 딸도 전공을 살려 독립경영을 펼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한편 이날 상장한 삼성SDS는 공모가(19만 원)의 2배인 38만 원에서 첫 거래를 시작했다. 시초가가 만들어질 수 있는 범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 것이다. 상장 직후 과열 조짐을 보이자 2분간 거래를 중단하는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세 차익을 노린 외국인과 개인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해 시초가보다 5만2500원(13.82%) 낮은 32만7500원에 마감됐다. 이날 삼성SDS는 1조3364억 원어치가 거래되면서 상장 첫날 최대 거래금액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10년 5월 12일 상장된 삼성생명(1조1488억 원)이었다. 이날 삼성SDS의 시가총액은 25조3409억 원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한국전력 포스코에 이어 단숨에 시가총액 6위에 올랐다.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는 삼성전자에 이어 2위다. 종가를 기준으로 이 부회장이 가진 11.25%의 지분 가치는 2조8492억5000만 원에 이르게 됐다. 각각 지분 3.9%를 보유한 이부진, 이서현 사장도 9857억 원씩을 확보했다. 다만 이들은 특수관계인이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의무보호예수 적용을 받아 상장 후 6개월간은 주식을 팔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경우 제일모직까지 상장을 마치고 나면 지분 일부를 상속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쓸 것”이라며 “5년 동안 나눠 내는 연부연납을 하기 위해 삼성이 올 초 국세청과 접촉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김지현 jhk85@donga.com·김재영 기자}
은 가격이 급락하면서 소액투자자들이 은을 사 모으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은 1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트로이온스(31.1035g) 당 15.68달러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2011년 4월 말에 비해 68%나 하락한 것이다. 최근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달러 대체 자산으로서 금·은의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은 가격이 하락하자 가격이 쌀 때 미리 사 두려는 개인투자자들이 은 매집에 나서고 있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셰어실버트러스트'의 경우 은 보유량이 3억4500만 온스로, 최근 3년 반 내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세계 최대 금 ETF인 SPDR골드트러스트의 금 보유량이 2013년 초에 비해 46%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조폐국이 발행하는 1온스짜리 아메리칸이글 은화는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매진됐다. 개인투자자들이 금 대신 은에 몰리는 것은 금에 비해 은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은값은 금값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지만 금값에 비해 70분의 1 수준이다. 이 때문에 헤지펀드나 자산운용사들이 주도하는 금시장과 달리 개인투자자들은 은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또 향후 주식·채권시장의 전망을 불확실하게 생각하고 경제위기 가능성에 불안감을 느끼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은 매집이 증가하는 이유라고 신문은 전했다.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한국전력공사가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해외사업 매출에 힘입어 3분기(7∼9월)에 3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냈다. 한전은 11일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조861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4.9% 늘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1조569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1.1% 증가했다. 또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2.3% 증가한 4조9179억 원,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15.2% 증가한 2조3218억 원이었다. 한전은 해외사업의 수익 확대와 방만 경영 해소 등을 실적 개선의 이유로 꼽았다. 한전의 올해 3분기 해외사업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보다 37.0% 증가한 2조2103억 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아랍에미리트 원전사업 매출이 증가했고, 멕시코 노르테Ⅱ 발전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3분기 말 현재 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1.1%포인트 하락한 201.2%였다. 한전 관계자는 “향후 본사 부지 매각 효과 등으로 부채 비율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 확대와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