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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치러진 ‘인간 대 인공지능(AI) 번역 대결’에 주최 측의 중대한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인간의 승리’라는 판정 결과를 바꿀 정도는 아니지만 주최 측의 실수로 인공지능의 번역 수준이 실제보다 크게 과소평가됐다. 네이버는 서울 세종대 광개토관에서 열린 ‘인간 대 AI 번역 대결’에서 주최 측이 AI 번역 서비스 ‘파파고’에 원문을 200자씩 끊어 넣지 않았다고 23일 주장했다. 파파고는 현재 테스트 중인 베타버전으로 200자까지만 AI를 활용한 인공신경망 기술(NMT·Neural Machine Translation)을 통해 번역할 수 있는데 이런 사용법을 어겼다는 것이다. 파파고는 200자가 넘는 텍스트는 기존 통계 기반 방식으로 번역한다. 이 방식은 단순한 매뉴얼조차도 30∼40%밖에 번역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23일 기자가 대결에 사용된 영문(비문학 2개, 문학 2개 지문)을 제대로 입력했더니 번역 품질이 크게 향상됐다. 21일 지문으로 출제된 영문 수필의 한 대목(A pivotal junction in the history of technology and the world)을 인간 번역가는 ‘기술 발전의 역사와, 또한 세계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순간’이라고 풀이한 반면 당시 파파고는 이를 어색하게 풀이(technology―과 세계의 역사에 있어 온 중추적인 접합)했다. 하지만 200자 이내로 끊어서 입력했더니 파파고는 ‘기술 혁신과 세계의 역사에 있어서 중대한 시발점’으로 매끄럽게 번역했다. 행사 당일 주최 측은 200자 이하로 나눠서 입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일 한국통역번역학회는 국문 지문의 문자 수를 각각 157자와 142자라고 밝혔는데 이는 문자 수가 아니라 단어 수였다. 실수는 또 있었다. 주최 측은 영문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문단 단위로 잘라서 입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문단도 200자만 넘기면 통계 기반 번역으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놓친 것이다. 주최 측은 번역 문제가 현장에서 출제되면서 글자 수를 미리 고려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파파고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지만 ‘인간의 승리’라는 최종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그날 인간은 60점 만점에 49점을 받았고, 구글 번역기는 28점, 네이버 파파고는 17점, 시스트란은 15점을 받았다. 네이버 파파고가 더 나은 점수를 받을 수는 있었겠지만 인간의 점수를 뛰어넘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AI 전문 업체인 솔트룩스의 신석환 부사장은 “이번 인간과 AI의 번역 대결이 주는 의의는 인간이 기계와 싸울 것이 아니라 기계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탁월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데 있다”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올해 SK텔레콤은 뉴 정보통신기술(ICT)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대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지난달 뉴 ICT 산업 생태계 조성 및 육성을 위해 5조 원, 5G(5세대) 등 미래형 네트워크에 6조 원 등 3년간 총 11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것. 투자액의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에 투입해 새로운 ICT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뉴 ICT 생태계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융합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전면적 개방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SK텔레콤은 뉴 ICT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며 이를 위해 글로벌 사업자 및 벤처, 스타트업은 물론 경쟁사에도 협력의 문호를 전면 개방할 예정이다. 투자와 지원을 통해 국내 ICT 생태계의 판을 키워 함께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그리는 것이다. 뉴 ICT 생태계는 5G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연구개발의 초점을 5G 기술개발에 맞춘 가운데 차세대 통신 주도권을 쥐기 위한 노력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커넥티드카 분야다. 이달 초 SK텔레콤은 에릭슨BMW그룹 코리아와 세계 최대 규모 28GHz 기반 5G 시험망을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 구축한 뒤 시속 170km로 달리는 커넥티드카에서 3.6Gbps 속도로 통신하는 데 성공했다. 장애물을 피하면서 단말기 간에 전파를 송수신하는 기술이 가시화된 것이다. SK텔레콤은 5G 핵심 기술을 보다 발전시켜 5G 기술이 상용화되는 시기에 고객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5G 서비스들을 집중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5G 기술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SK텔레콤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7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5G 네트워크 기반의 △인공지능 서비스 및 인공지능과 결합한 스마트홈 △증강현실, 가상현실 기술 기반 실감 미디어 △미래형 스마트 자동차 커넥티드카 등을 집중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5G 기반 커넥티드카 ‘T5’를 MWC 전시관에 직접 전시할 계획도 밝혔다. 전시관은 SK텔레콤의 앞선 5G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 플랫폼 등을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앞으로도 SK텔레콤은 글로벌 이동통신사, 장비 제조사 및 ICT 커뮤니티 등과 미래 비전 및 연구개발 방향성을 공유하면서 글로벌 미래 통신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는 분위기 속에 과학과 교육 등 4차 산업혁명을 담당할 정부부처 개편 논의가 쏟아지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4차 산업혁명 논의를 주도할 부처가 필요하다는 주장엔 전문가들도 동의했지만, 성급한 개편 논의에 앞서 냉철한 분석부터 하자는 목소리에 더 힘이 실렸다. 정부조직 개편 논의와 관련해 과학기술정책 분야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을 고민하면서 무엇을 왜 바꿔야 하는지, 핵심 어젠다부터 분명히 하라”고 주문했다. 조직 개편 논의와 관련해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는 “부처 신설·개편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차기 정부에서 어떤 식으로든 바뀔 것”이라며 “지속가능성과 미래지향성, 책임성을 갖춘 조직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산업부와 기획재정부, 중소기업청, 미래창조과학부의 일부 기능을 통합한 ‘국가혁신기획부’ 방안과 그 산하에 인재청을 두는 방안을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최석준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떤 부처를 분리하고 새로 만드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새로운 조직이 어떤 기능을 가질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줄 것인지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래부의 경우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는 기획 기능만 갖고 있었을 뿐 이에 따른 인력, 예산 편성 업무 기능이 제한적이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결국 4차 산업혁명에 대처하는 주무 부처가 결정된다면 그 조직에 일을 할 수 있는 실질적인 권한도 분명하게 주고 성과에 대해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조직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경애 동아사이언스 미디어본부장은 “조직 개편 논의에 앞서 기존 정책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직 개편 논의에 앞서 합리적인 토론 과정과 기존 정책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지 않으면 실수가 반복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고 성장동력을 찾는 기능을 해야 하는 미래부가 제 역할을 못 했다면 왜 그랬는지 먼저 돌아보자는 설명이었다. 교육부도 최근 정부부처 개편 논의와 관련된 입장을 내놨다. 배성근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은 “교육부에 대한 비판에 자성하고 있지만 국가가 포기해서는 안 되는 교육적 기능은 없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며 “또 사교육, 청년실업 등 많은 문제는 교육부 한 부처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고 종합적 진단과 처방을 할 수 있는 기능이 국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조직 개편 방안과 관련된 정책 연구를 시행하기로 했다. 국가교육위원회 신설, 교육부 폐지 후 교육지원처 설치 등에 대한 장단점 분석 등이 연구에 포함된다.유덕영 firedy@donga.com·임현석 기자}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우리 교육은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정책학회 주최, 동아일보와 채널A 후원으로 열린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 및 과학기술정책 탐색’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지금이 미래 교육의 방향을 정해야 할 적기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정책학회 이용모 회장(건국대 행정학과 교수)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정책 변화가 그만큼 절실하다”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파악해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알파고 뜨면 AI에 투자하고, 포켓몬고 뜨면 증강현실(AR)에 투자하는 이런 나라가 또 있는지 모르겠다. 예측 불가능한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앞서가려면 교육도 과학도 혁명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짐작조차 못할 신직업 나타나는 4차 산업혁명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토론자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가장 큰 폭의 변화는 직업 시장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4차 산업혁명 시기에 대응하는 미래 교육의 질문은 결국 하나로 모아졌다.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가질 학생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이날 세미나에서 인용된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미래의 10대 유망직종’에는 인공 장기조직 개발자, 데이터 소거원, 오감 인식 기술자, 기억 대리인, 도시 대시보드(도시정보 통합 표시 장치) 개발자, 문화갈등 해결원 등 현재 이름도 생소한 직업이 포함돼 있다. 이날 세미나에선 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기존 일자리 714만 개가 줄어든다는 통계도 소개됐다. 정성희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이러한 직업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어른이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게 교육 현장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기자나 과학자, 의사 등과 같은 직업(Job)은 의미가 없어지고 일(Work)로 교육의 개념이 옮겨가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보다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 주어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해진다는 주장에 공감대가 모아졌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로 목격했듯이 지능정보 시대는 막연한 미래가 아니라 다가온 현실”이라며 “기술혁명으로 인해 앞으로의 사회는 그동안 인간의 영역으로 여겼던 많은 부분이 기계로 대치되면서 단순 업무뿐 아니라 법률 의료 등 전문 분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 암기나 문제 풀이식 교육은 설 자리가 없다는 설명으로 교육혁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일정 부분 공감을 나타낸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불확실성”이라는 안 전 대표의 주장도 공감을 얻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한다고 해서 허겁지겁 지금 뜨는 기술을 가르치는 건 짧은 생각이고 기업 경쟁에서도 영원히 추격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 초등학생이 사회에 나올 즈음이면 이미 프로그래밍을 AI가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추격자가 아니라 선두에 서는 창의교육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현재 방식으론 문제 해결 불가능” 참석자들은 현행 체제와 교육 방식으로는 문제점을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하고, 해결의 실마리로 독립적 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김태일 고려대 교수는 이날 주제발표에서 제시한 여러 정책 대안 중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가장 중요한 대안으로 꼽았다. 현재 시스템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교육을 할 수 없다는 것. 김 교수는 “학생과 학부모가 겪는 고통과 사회적 갈등은 거의 임계점에 왔고, 해결을 위한 첫걸음은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부터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정성희 위원은 교육의 목표가 일류대학 입학에 맞춰져 있는 현재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는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사람을 길러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정 위원은 “전문가와 각계각층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우리 교육에 과도하게 침투한 이념의 문제를 걷어내고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교육 정책의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서울대를 대학원대학으로 전환시키자는 제안도 나왔다. 사교육, 대학 서열화 등 문제의 중심에 있는 서울대를 대학원대로 전환하고 학부 기능은 다른 국립대로 분산해 특성화하자는 것. 이를 제안한 오재록 전주대 교수는 “교수들도 세계적인 연구에 더욱 몰두할 수 있고 대학 입시 서열화 폐해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학의 학부 교육에서 융복합 과정을 늘려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은 동의했다. 전공별 칸막이 교육을 하는 대신 전공 간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연구 중심 대학과 교육 중심 대학 등으로 각 대학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것이 현재 대학들이 연구와 교육 등 모든 분야를 하느라 생기는 비효율을 없앨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됐다. 앞으로 20년 안에 기존 일자리 중 상당수가 없어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에 적합한 지식과 기술 습득을 위한 평생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임현석 lhs@donga.com·유덕영 기자}
음성비서로 사업화에 성공하며 귀와 목소리를 얻은 인공지능의 다음 목표는 ‘이미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사물을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서 이미지를 해석하고 풀이하는 수준으로 도약하고 있다. 글로벌 업체의 이미지 분석기술 개발소식이 벌써 속속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 구글의 AI기술 연구조직인 구글브레인이 딥러닝(Deep Learning·인공 신경망을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기술)을 통해 저화소 이미지를 고해상도로 바꿔주는 기술을 개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구글브레인은 8×8 화소로 이뤄진 저화질 이미지를 입력하더라도 이를 32×32 화소로 구체화해준다. 이를 화소수로 따지면 64개에서 1024개로 많아지는 것이다. 즉, 흐릿한 얼굴이나 저해상 이미지를 보고도 누군지 척척 알아맞히는 기술이다. 사진을 선명하게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은 저화질 사진에서 사람의 눈이나 입술에 해당하는 부위를 우선 찾아낸다. 그리고 화소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추론을 통해 각 부위별로 색이나 선을 추가로 입힌다. 이를테면, 인공지능이 붉은 점에 불과했던 사진 속 입술을 일반적인 입술의 형태를 참고해가며 구체화하는 것이다. 폐쇄영상 속 흐릿한 용의자 이미지가 첨단기술의 도움을 받아 구체화되는 SF영화 속 장면이 조만간 현실이 될 수 있다.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업체가 앞선 이미지 인식·분석 기술을 선보이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도 속속 AI를 활용한 이미지 분석 기술을 내놓으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네이버와 11번가는 이미지 분석기술을 이미 쇼핑검색에 적용 중이다. 사진을 올리면 이미지 속 상품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이미지 검색’ 기술인데 이 역시 딥러닝 기술이 바탕이다. 사진을 올리면 AI가 자동으로 이미지를 학습한 뒤 자동으로 상품을 분류해준다. 영화를 보다가 비슷한 스타일의 옷을 찾고 싶을 때 유용하다. 내달 29일 공개가 예정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8’에 탑재되는 AI비서 ‘빅스비’에도 사물과 문자를 인식하는 기술이 탑재될 예정이다. 인공지능으로 입을 연 인공지능이 사람과 같은 곳을 함께 바라보는 일이 점차 흔해지겠다. lhs@donga.com}

《 인공지능(AI)과 인간이 영문을 번역하는 대결을 펼쳐 인간이 정확한 번역으로 승리했다. 국제통역번역협회(IITA)와 세종대가 21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 광개토관에서 공동 주최한 ‘인간 대 기계의 번역 대결’에서 인간은 번역 정확도에서 AI를 능가했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실력 또한 초벌번역 수준까진 올라왔다는 평가가 나왔다. 인공지능은 맥락을 읽고 음미하는 문학 감성은 떨어지고 무뚝뚝했지만 모든 번역을 1분 안팎에 끝내는 압도적인 속도를 자랑했다. 내용을 빠르게 파악하는 인공지능의 장점과 문맥을 파악하는 인간의 장점이 더해지면 더 큰 시너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 “인공지능(AI)은 꼬아서 말하면 알아차리지 못하더군요. 문학적인 표현에서 한계가 드러났습니다.”(곽중철 한국외국어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 AI 번역기와 인간 번역사의 영문 번역 대결은 인간의 싱거운 승리로 끝났다. 정확성 면에서 AI 번역기가 전문 번역사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AI는 비유적인 표현에서 약점이 두드러졌다. 언어유희나 뉘앙스까지는 이해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다만 속도 면에서는 압도적이었다. 인간 번역사들이 50분간 번역한 글을 AI는 단 1분 만에 처리해 냈다. 막대한 양의 자료를 짧은 시간에 번역할 수 있는 AI 번역기가 다방면에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한 장면이다.○ 인공지능, 문학 표현은 이해 못해 21일 국제통역번역협회(IITA)와 세종대 주최로 열린 ‘인간 대 기계의 번역 대결’엔 4명의 전문 번역사와 3종의 AI 기반 번역기가 참여했다. AI 측 대표로는 미국 구글, 한국의 네이버(파파고)와 시스트란 등 3개 회사가 만든 번역기가 나섰다. 인간과 AI 양쪽 진영은 즉석에서 문제를 받고 영문 번역을 시작했다. 영어로 된 문학 지문과 신문 기사 등 비(非)문학 지문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문제 2개, 한국어로 된 문학 지문과 비문학 지문을 영어로 번역하는 문제 2개가 출제됐다. AI는 비유적인 표현에 덜미를 잡혔다. 대표적인 사례가 토머스 프리드먼의 수필 ‘Thank You for Being Late’에 나온 ‘App industry exploded’(애플리케이션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라는 문장이다. 인공지능은 ‘폭발’을 직역하는 데 그쳤다. ‘앱 산업은 폭발했습니다’(시스트란), ‘앱 산업 폭발했다’(네이버), ‘앱 산업이 폭발했다’(구글)처럼 조사만 다를 뿐 셋 다 맥락을 이해하지 못했다. 채점 결과는 당연히 인간의 승리였다. 통역대학원을 나온 인간 번역사들은 국문→영문, 영문→국문에서 30점 만점에 각각 평균 24점, 25점을 받았다. 반면 AI 번역기의 평균점수는 두 부문에서 각각 9.3점(7∼13점), 10.6점(8∼15점)에 그쳤다. 곽 교수는 “AI의 문학 번역은 정확성이 크게 떨어져 전체의 90% 정도는 문장조차 제대로 구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는 양측의 번역 방식의 차이 때문에 AI는 단번에 번역을 끝낸 반면 인간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오류를 고칠 수 있는 환경에서 치러졌다. 대회를 주최한 IITA 측은 “실수를 하더라도 검토를 하면서 고칠 수 있는 것도 인간만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비문학 분야에선 수년 내 대부분의 의미 번역” AI 번역은 문법을 입력해 풀이하는 기계번역과 통계를 기반으로 하는 자동번역으로 진화했다. 약 3년 전에는 신경망 자동번역이 도입되면서 기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현재 기기 매뉴얼의 번역은 뜻이 80%가량 통하게 번역한다. 그러나 뉘앙스와 감정이 담긴 언어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AI 통·번역 기술 목표는 관광가이드 수준의 짧으면서도 실용적인 언어를 해석하는 것으로 프로 번역과는 거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의학처럼 전문 용어를 비유 없이 쓰는 영역에선 수년 안에 의미를 대부분 전달하는 수준까지 번역이 발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자의 의도까지 파악하는 수준은 아직 먼 미래다. 인공지능 전문 기업 솔트룩스의 신석환 부사장은 “AI가 저자의 의도까지 생각하며 번역하는 것은 미래에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결을 본 학회 관계자들은 “바둑과 달리 번역은 인간과 기계가 서로 보완하는 관계”라고 규정했다. 번역가가 AI의 발전을 겁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AI는 많은 문장을 단시간에 번역할 수 있는 만큼 그것을 기초 삼아 매끄러운 번역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AI 번역 기술로도 영어 사교육 시장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번역 대결을 지켜본 유명 토익강사 김대균 세종사이버대 영어학과 교수는 “사교육 시장에서 문제풀이 위주의 대형 강의는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항풀이 수준의 간단한 번역은 이미 AI 번역기로 혼자 공부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이다.임현석 lhs@donga.com·김단비 기자}
네이버가 개발한 자율주행차가 일반도로에서 시험주행에 나선다. 국내에서 정보기술(IT)업체가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교통부는 네이버의 기술연구개발 별도 법인인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를 임시운행하는 것을 허가했다고 20일 밝혔다. 네이버의 임시운행 허가는 지난해 2월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 제도가 도입된 이래 13번째 사례이고, IT업계에선 최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업계와 서울대 등 학계를 중심으로만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 IT업계에선 네이버가 자율주행차 기술을 바탕으로 카셰어링(차량 대여 서비스)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초 네이버에서 분사한 네이버랩스가 회사 정관 사업 목적에 ‘자동차 부속품 및 관련 용품의 제조 임대 판매 서비스업’과 ‘카셰어링 및 관련 중개업’을 명시하기도 했다. 네이버랩스는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다음 달 개최되는 ‘서울모터쇼’에 참가하기로 했다. 네이버가 서울모터쇼에 독립적으로 부스를 마련하고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T업체의 자율주행차 도전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구글 등 IT업체가 나서는 해외에서처럼 국내에서도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 접목이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내비게이션 등으로 사용하는 모바일 초고속 인터넷 통계에서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국가 중 보급률 8위를 기록했다. 19일 OECD가 공개한 모바일 초고속 인터넷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한국의 모바일 보급률은 109%로 8위를 차지했다. 모바일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1위 국가는 일본으로 146.4%였다. 핀란드(139.4%), 스웨덴(124.7%), 덴마크(123.9%), 미국(122.3%), 에스토니아(116.5%), 호주(116.4%)가 그 뒤를 이었다. 모바일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모바일 초고속 데이터 전용 서비스와 모바일 초고속 데이터·음성 결합 서비스를 합산해 산출한 것이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스마트폰과 연계한 ‘데이터·음성 결합 서비스’(1인당 1.076 회선)를 이용하는 사람은 많고, 태블릿PC나 내비게이션 등에 쓰이는 ‘데이터 전용 서비스’(1인당 0.015 회선)는 상대적으로 덜 쓰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 데이터·음성 결합 서비스에선 통계가 있는 33개국 중 스웨덴(1인당 1.026 회선), 핀란드(1인당 1.011 회선), 덴마크(1인당 1.008 회선)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무섭게 성장 중인 온라인 동영상 광고시장에서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해외 사업자 쏠림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등 국내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불거진 광고 독점 논란에서 이들 해외 사업자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다. 19일 광고업계와 CJ E&M 소속 디지털 마케팅 전문 회사 메조미디어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동영상 광고시장에서 유튜브가 1168억 원의 광고 수익을 거둬 1위를 기록했다. 유튜브에 이어 해외 사업자인 페이스북이 1016억 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국내 업체인 네이버는 3위를 차지했으나 수입액은 456억 원으로 이들 해외 사업자와 비교해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340억 원), 곰TV(122억 원)가 뒤를 이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해외 사업자가 국내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메조미디어는 집행된 광고를 거꾸로 수집하는 방식으로 이들 업체의 수익을 추산했다. 메조미디어는 디지털 마케팅 전문 회사인 리서치애드가 정리한 분야별 광고 지출 규모 자료를 보고서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동영상 광고시장의 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디지털 광고시장(검색 광고 제외)은 1조2184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이 중 동영상 광고시장(3411억6500만 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28%였다. 검색 광고를 제외한 PC 광고(5140억2800만 원·42%)나 모바일 광고(3632억7800만 원·30%)에는 못 미치지만 이미 큰 시장을 형성한 것이다. 특히 1월에 145억 원 규모이던 월별 광고액은 12월 들어서는 약 348억 원으로 큰 폭으로 뛰었다. 업계에서는 빠르게 성장하는 동영상 광고시장에서 벌써부터 쏠림과 독점 조짐이 보인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국내서 동영상 광고수입만 1000억 원을 넘기는 것으로 나타난 이들 해외 사업자가 국내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점에 대해서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광고 분야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는 국내 포털에 대한 규제 논의가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규제가 정당성을 얻으려면 이들 해외 사업자와 규제 형평성 문제도 함께 풀고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온라인 광고시장 규제 연구에 착수한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역차별 논란과 상관없이 모든 회사에 적용될 수 있는 규제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사에서 주로 웹페이지 배너 광고인 PC 디스플레이 광고에서 네이버는 2322억 원, 모바일 디스플레이 광고에선 아담(카카오)이 1218억 원으로 각각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포켓몬 트레이너는 지난해 교육부가 조사한 ‘진로교육 현황조사’에서 초등학생의 선망직업인 교사(1위), 운동선수(2위), 프로게이머(10위)를 합쳐놓은 듯한 직업이다. 육성과 포획이라는 업무 특성도 그렇거니와 게임 속 최고의 선망직업이라는 점도 그렇다. 1996년 2월 첫 출시된 포켓몬 게임 시리즈에서 주인공인 한지우(원작명 레드)는 10살, 꿈은 포켓몬 트레이너라고 밝히고 모험을 떠난다. 저 나이 때부터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걸 보면 어지간히 좋은 직업이려니 싶다. 최근 서울 강남·서초지역 초등 4~6학년 학생들 중 일부가 벌써 학생부종합전형(학생부 포트폴리오 중심의 대입전형)을 위한 ‘스펙쌓기’를 시작하는 것과도 닮은꼴이다. 게임 속 포켓몬 트레이너는 고소득 전문직이라는 설정이 아닐까.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게임 속 이야기다. 현실에서도 포켓몬을 팔아 현금을 버는 사람들이 있지만 선망직업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오히려 이들은 해적이나 밀수업자에 더 가깝다. 최근 중고나라에는 매일 심심찮게 돈을 받고 포켓몬을 대신 잡아준다는 대리포획 글이 올라온다. 게임계정을 맡기고 돈을 주면 포켓몬도 대신 잡아주고, 레벨업도 대신 해준다는 설명이다. 흔히 ‘대리’라고 불리는 이들 프로 트레이너들은 다양한 제목으로 이목을 끈다. △매우 저렴하게 육성해 드립니다(보모형) △개체값 좋은 포켓몬 많습니다(마장동 우시장형) △알 부화 가능합니다(발명왕 에디슨형) 등 개성있는 트레이너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들 대리게임은 당연히 정상적인 게임 운영과는 거리가 멀다. 편법 및 불법 운영으로 눈총의 대상이다. 최근 경찰청은 게임을 대신 해주는 조건으로 돈을 받는 이들 대리게임이 사이버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주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구글 이메일 계정과 비밀번호 등을 알려줘야 하는 만큼 정보유출 가능성이 있고, 사기 피해를 당할 수 있다.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점도 대리가 눈총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대리들은 포켓몬을 빨리 잡기위해 각종 꼼수를 마다하지 않는다. 주로 GPS망 교란이나 ‘오토’(자동사냥 프로그램)과 같은 일종의 해킹 프로그램을 통해서 포켓몬을 잡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희귀종 포켓몬마저 대리들이 이같은 편법으로 쉽게 채집하다 보니 게임의 묘미가 사라진다. 대리가 꼼수로 얻은 희귀종 포켓몬 ‘잠만보’와 ‘망나뇽’은 중고장터에서 현재 1000~3000원 정도로 거래된다. 누군가는 어렵게 발품을 팔아 간신히 얻는 이들 희귀종이 지하경제에선 ‘천하장사 소세지’나 ‘치킨마요’ 만큼의 고깃값으로 팔려나간다. 게임을 정직하게 이용한 사람만 허탈해진다. 심지어 자동사냥 프로그램은 게임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것으로 간주돼 불법(게임법 46조)이다. 이는 게임 시스템 상에서도 강하게 규제하는 대상이어서 적발시 계정 영구정지 등의 조치를 당할 수 있다. 게임 상에서 사형선고를 받을 만큼 중죄인 셈이다. 이처럼 대리게임과 불법사용에 눈총을 주고 규제하는데도 여전히 성행하는 이유가 뭘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게임은 현실의 축소판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게임 캐릭터를 통한 상대적 비교와 경쟁심리, 과시욕구가 작용하는 겁니다. 좋은 아이템과 캐릭터이 이를 갖지 못한 다른 사람들을 무시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거죠. 게임이라는 게 우리 현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겁니다.” 곽 교수는 현실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게임에선 받지 않으려는 심리가 작용된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대리게임이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말이 묘한 여운을 남긴다. 과정을 건너뛰고 결과를 얻을 수 있고, 그 결과조차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믿는 우리는 가상사회조차 누군가가 타인의 욕망을 대리 수행하는 ‘대리사회’(김민섭 씨 책 제목)로 만든 셈이다. 왜 게임 속에선 불법과 편법이 판을 치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이토록 간단하다. 현실과 판박이니까. 특히 대리게임으로 몸살을 앓는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지난해 약 2만 건의 대리게임을 적발했는데 상당수가 청소년층이라고 한다. 퍼즐을 푸는 과정의 즐거움이 사라지고 등급비교만 앞세우는 게임문화가 섬찟하게 느껴진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군대에서 배운 기술이 모두 기밀은 아닙니다. 오히려 기술을 바라보는 관점과 이를 활용하는 능력은 개인의 자산이라고 가르칩니다.” 연간 1400여 개씩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수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나는 ‘창업국가’ 이스라엘의 성공 비결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많은 창업자가 군 경험을 첫손가락에 꼽았다. 지난달 30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시에 위치한 사이버 보안전문가 육성 기업 ‘팀8(Team8)’ 본사에서 만난 이 회사 나다브 자프리르 회장(47)도 예비역 준장 출신. 군에서 동료들과 협력하는 법과 정보기술(IT)을 배워 창업에 성공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스라엘은 중동지역의 오랜 분쟁과 테러 위기, 좁은 내수시장, 척박한 자연환경 때문에 기업이 성장하기 불리한 환경일 것 같지만 오히려 위기에서 기회를 찾아내 창업국가로 불리고 있다. 군대가 인재를 길러내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맡고, 정부가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과감하게 투자하면서 스타트업 육성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군 경험이 창업과 일자리 기회로 팀8의 자프리르 회장은 1980년대 말 여느 18세 이스라엘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의무복무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 의무복무를 마친 뒤에는 이스라엘의 사이버 첩보부대인 8200부대에서 근무하면서 최정예 요원으로 중동과의 사이버전에 투입되기도 했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전역한 편이지만 재취업 걱정은 없었다. 군에서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주저 없이 창업에 나섰기 때문. 팀8은 사이버 보안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이면서 동시에 이스라엘 전역 군인들이 창업하는 다른 사이버 보안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이날 팀8 본사 건물에는 180여 명의 직원이 분주하게 근무하고 있었다. 올해만 100여 명을 더 뽑을 예정이다. 정보부대라는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업을 이끌어 가고 있는 셈이다. 이스라엘 하데라 시에 위치한 사이버 보안 훈련장인 ‘사이버짐’도 군 경험을 토대로 2012년 창업한 기업이다. 사이버짐을 창업한 오피르 하손 사장 역시 이스라엘군 정보부대에서 근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사이버짐은 각종 금융기관이나 발전소 등 기간산업, 통신사업자 등이 운영 중인 시스템의 가상환경을 구현하고 있다. 여기서 실제로 어떤 해킹이 가능한지 공격팀과 방어팀으로 나눠 훈련이 가능하다. 사이버 보안 대책을 기업이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고안한 모의훈련 프로그램인 셈이다. 하손 사장도 “군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창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사이버짐은 국가정보보안국(NISA)에서 근무했던 보안전문가들과 해커를 100명 가까이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군 경험이 자연스럽게 스타트업에 녹아들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뿐더러 사이버 보안 특성화라는 이스라엘만의 산업 강점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 척박한 환경에서 경제 실마리 찾아 올해 현재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수는 60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기술인력만 약 28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문성을 요구하는 양질의 일자리인 만큼 만족도도 높을 수밖에 없다. 사이버 보안 등 하이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육성에 성공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스라엘이 아랍국가들과의 군사적 긴장 때문에 국방 관련 기술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보통신기술에 투자한 점이 주효했다. 일반병을 포함해 5000여 명이 근무하는 8200부대의 경우 전역한 후 해커병에서 기술 엔지니어로 나서는 사례가 많다. 1996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보안업체 체크포인트가 대표적이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창업 육성 계획을 담당하는 경제부 산하 수석과학관실(OCS·Office of Chief Scientist)은 체크포인트 등 군부대 출신이 차린 보안업체만 400여 개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곳서 근무하는 보안 일자리만 8000여 개에 이른다. 경제부 산하 수석과학관실은 박사급 기술가치 평가사, 해외 벤처캐피털 투자심사역 출신들이 모여 투자기업을 선별하고 이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는 점도 돋보인다. 수석과학관실 관계자는 “정부는 투자를 하지만 기업의 자율성을 철저하게 존중한다. 내수시장이 작은 이스라엘의 특성상 해외 진출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기업인이 창업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회사가 80여 개나 되는 배경이다.텔아비브=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우체국에서 기존의 예금과 보험 업무 외에도 증권 업무까지 가능해졌다. 우체국은 미래에셋대우 점포를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금융 복합 서비스의 첫발을 뗐다. 미래에셋대우와 우정사업본부는 13일 서울중앙우체국에 첫 금융복합점포를 열었다고 밝혔다. 우체국 금융복합점포는 서울중앙우체국 안에 미래에셋대우가 입점하는 ‘점포 내 점포’ 형태다. 금융복합점포는 주식과 채권, 펀드, 예금, 보험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미래에셋대우와 우정사업본부는 향후 협의를 통해 분당 등 수도권에 복합점포를 3곳 더 추가로 낼 계획이다. 우정사업본부는 금융기관으로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우체국 금융복합점포를 열기로 하고 지난해 11월 공모를 통해 미래에셋대우를 협력업체로 선정했다. 전국적으로 최대 지점망을 갖춘 우체국과 금융 전문성을 갖춘 미래에셋대우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우정사업본부는 기대하고 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세계 스마트폰 보급률이 지난해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말 세계 모바일 회선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51%에 달하고, 선진국은 스마트폰 이용자 비율이 65%에 이른다고 밝힌 사실이 8일 확인됐다. 한국은 이미 스마트폰 보급률이 85%를 넘어서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늘어난 배경에는 세계적으로 이동통신사의 가격 보조금 지원 정책과 프로모션, 동영상 등 각종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보급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에서도 데이터 요금제가 활성화되고 젊은층을 겨냥한 프로모션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스마트폰 보급률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신흥국의 스마트폰 보급에 힘입어 2020년에는 전체 모바일 사용자 3명 중 2명가량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와 인도네시아, 중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지난해 47%에서 2020년 62%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GSMA는 2020년 이후 신흥시장의 스마트폰 보급률 상승세가 정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2020년 이후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SK텔레콤이 고속 주행 중인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연결형 자동차)에서 초당 3.6Gbps(기가비트) 속도로 통신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초고속 주행 환경에서 이뤄진 5세대(5G) 통신 중 세계 최고 속도다. 커넥티드카의 통신이 빨라지면 운전 중 다른 차량이나 도로 인프라와의 통신이 원활해지고 차량 안전성도 그만큼 높일 수 있다. SK텔레콤은 7일 5G 시험망인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시속 170km로 달리는 커넥티드카가 28GHz 기반의 5G 시험망을 바탕으로 초당 3.6Gbps 속도로 통신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BMW와 공동 개발한 커넥티드카를 처음 선보였다. 당시 시연과 비교하면 이번 실험에서 통신 속도가 2배 이상 향상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최초로 선보였던 커넥티드카가 대규모 5G 시험망과의 연결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초고속으로 달리는 커넥티드카에서 통신 속도를 높인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커넥티드카는 도로를 비롯한 주변 사물과 인터넷으로 연결돼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자동차를 뜻한다. 커넥티드카는 초고속 통신망 인프라를 바탕으로 빠른 통신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주변 차량뿐 아니라 신호등, 폐쇄회로(CC)TV 등과 대용량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5G 통신을 활용하면 초고화질 영상과, 3차원(3D) 입체 영상 등 미디어 주행 서비스 환경도 개선될 수 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중소상공인희망재단이 출연금을 집행하라며 네이버를 비판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겪은 네이버가 소상공인을 위한 기금을 재단에 출연하기로 약속했는데 이를 어겼다는 주장이다. 네이버 측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재단의 비리 때문에 기금 출연 중단을 요청했다며 반박에 나섰다. 6일 중소상공인희망재단은 일간지 광고를 통해 네이버가 출연금 약속을 지키지 않아 재단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재단 측은 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한 교육 사업, 권역별 희망센터 구축, 소상공인 실태 조사 등 악조건 속에서 사업을 해왔지만 네이버가 약속했던 출연금을 내지 않으면서 기존 사업들이 무산될 위험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재단 측은 광고를 통해 인터넷 포털 광고 시장을 사실상 독점한 네이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정부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희망재단은 2014년 3월 설립된 공익재단이다. 네이버가 검색광고 등의 불공정행위와 관련해 당국의 제재를 안 받는 조건으로 공익기금 500억 원을 출연하기로 했는데, 이를 받아 운용한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희망재단은 네이버가 첫 100억 원 출연을 마치자마자 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재단 임직원에 대한 보수 및 수당 과잉 지급, 법인카드 불법 사용, 휴가비 부당 수령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재단 감독과 감사 업무를 맡은 미래부는 재단 비리 문제를 들어 2015년 말부터 네이버 측에 기금 출연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면서 집행이 무기한 중단됐다. 미래부 당국자는 “재단 측에 출연기금 정상화 방안을 제출할 것을 1년 전에 요구했으나 여전히 이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미래부의 출연 재개 결정이 나오면 이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희망재단 측은 “비리로 문제가 된 임원을 내보냈고 출연기금 운영 계획은 임원진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제출이 늦어졌으나 새로운 임원진이 구성되는 대로 공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저 비밀 정보부대서 근무했습니다.” “저도요.” 스파이 전우회가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국제 사이버 보안 박람회 ‘사이버텍 2017’ 현장. 스타트업 창업자들 중 상당수가 첩보원 출신으로 정보부대에서 근무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심지어 이스라엘 대외정보국(모사드)은 박람회 부스까지 차려 눈길을 끌었다. 해외정보 수집과 비밀정치공작, 암살 의혹 등으로 외신을 장식하는 모사드가 삼성과 IBM 등 세계적인 IT기업과 나란히 부스를 운영하는 진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왜 이스라엘인들은 자국의 IT기업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군대를 들먹일까? 언뜻 고개가 갸웃하지만, 이들의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됐다. 중동국가로 주변국과의 군사적 긴장 때문에 첩보와 군 보안을 강조하면서 이스라엘의 IT문화가 싹 텄기 때문이다. 특히 1990년대 들어 IT기술의 발달로 첩보와 보안의 무게추가 사이버전으로 옮겨갈 것을 예상해 해커 집단을 국가차원에서 양성한 것이 주효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국민개병제인 이스라엘서 해커들은 군 복무를 마친 뒤, ‘배운 도둑질’로 IT창업에 나섰는데 특히 군과 밀접한 사이버 보안 분야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한해 매출만 14억 달러에 달하는 사이버 보안기업 체크포인트다. 이 회사 제품인 ‘파이어월’은 온라인 방화벽의 대명사로 시장을 이끄는 기업으로 꼽힌다. 체크포인트 회장인 길 슈웨드(48) 역시 정보부대 출신이다. IT정보부대인 8200부대를 나온 길 슈웨드 회장은 부대에서 익힌 지식을 바탕으로 보안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힐 정도다. 8200부대 출신들이 창업한 사이버 보안 기업만 400여 개에 이를 정도다. 8200부대는 매년 수백 명 의무복무병 모집하는데 현재 장교 포함 약 5000명이 복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가 1000만 명으로 상대적으로 적고 IT보안 전문가를 육성하기 어려운 핸디캡을 의무복무제를 통해 돌파한 것이 인상적이다. 창업과 취업에 유리하다는 것을 아는 이스라엘 청년들은 정보부대 입대를 희망한다. 이들은 징병연령인 18세가 되기 1년 전부터 신체조건과 학습능력, 적성에 대한 평가와 면접이라는 꼼꼼한 선발과정을 통과해야만 정보부대 대원이 될 수 있다. 이처럼 확실한 군대 인센티브, 청소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투명한 군 선발과정 등은 병역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로 이어진다. 1일 박람회장에서 국가 사이버 민간보안 책임자 출신으로 현재 한 보안업체 창업자인 라미 에프라티 씨는 “이스라엘 국민들은 군대를 통해 실용적인 기술과 리더십을 배우고, 창업가 정신까지 얻는다”고 군 문화가 창업의 요람이라고 강조했다. 결은 많이 다르지만 결국 ‘군대가야 사람된다’인 셈인데. 20대 초반에 지겹게 들은 이야기를 낯선 외국어로 다시 듣는 기분이 묘했다.텔아비브=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수년 전엔 미래사회라고 여겼던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이미 현실이 됐다. 모든 사물이 온라인에 연결된다는 건 해커가 기업 PC뿐만 아니라 문 잠금장치까지 조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1일(현지 시간) 끝난 세계 최대 정보보안 박람회이자 콘퍼런스인 ‘사이버텍 2017’에서 만난 세계적 보안기업 ‘체크포인트’의 길 슈웨드 회장(48)은 이같이 강조했다. 박람회장은 정보보안 대상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자리였다. 150여 글로벌 정보보안업체가 보안기술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전시품에는 전투기와 병원, 도어록, 폐쇄회로(CC)TV, 열차 모형 등이 망라됐다. 해킹을 당해 제어가 되지 않은 채로 달리는 열차, 환자 정보가 실시간으로 노출되는 병원 등은 미래사회의 그림자가 아니라 당장 대처해야 할 현실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현실이 된 IoT 해킹 이번 콘퍼런스에선 특히 도어록 해킹이 화제였다. 콘퍼런스 준비에 한창이던 지난달 30일, 외신을 통해 오스트리아의 숙박시설인 예거비어트 호텔에서 스마트키로 열리는 도어록이 해커 공격에 마비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해킹 기술은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오스트리아 호텔 사건은 사람들이 방에 들어가는 것만 막았지만, 전문가들은 사람을 방에 가두는 것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체크포인트와 시스코 등 주요 보안업체들은 IoT 외에도 자동주행차, 스마트시티 등 디지털 인프라가 미래의 주요 해킹 대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들 설비는 해킹을 당한 이후에는 시스템 복구 여부와 상관없이 피해가 막심한 만큼 보안 취약 요소를 미리 찾아내는 선제 대응의 중요성이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으로 해킹 방어 기대감 해킹 위협이 고도화되는 만큼 이에 한발 앞서 대응하기 위해서 인공지능(AI) 기술이 중요해져서인지 사이버 보안에 AI 기술을 도입한 IBM 부스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IBM에서 AI 시스템 ‘왓슨’의 보안을 담당하는 비자이 딥 씨는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해킹 위협에 대해 사람이 일일이 분석하고 대응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이버 보안이 AI를 활용한 ‘인지보안(Cognitive Security)’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지보안은 문서와 네트워크를 점검해 취약점을 분석한 뒤, 이를 스스로 차단하는 기술이다. 현재 IBM은 해킹 공격의 패턴을 분석하기 위해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분 단위로 서버와 데이터의 보안위협 요소를 찾아내고 있었다. 콘퍼런스에서는 무선인터넷 보안도 화두로 떠올랐다. 무선으로 연결된 스마트 IoT 기기들이 보안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상의 가상공간에 정보를 저장하는 장비들이 취약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또 전자레인지나 창문 등으로 사물인터넷이 확장된다면 해커의 공격은 더 악랄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사이버 보안 대상이 넓어지면서 관련 산업 규모는 급속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콘퍼런스에서는 현재 1000억 달러인 글로벌 보안시장이 2020년에는 1700억∼18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텔아비브=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황창규 KT 회장(64·사진)의 연임이 26일 사실상 확정됐다. KT의 CEO추천위원회는 26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황 회장에 대한 면접 심사를 진행한 뒤 위원 8명 만장일치로 황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이사회에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황 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재선임되면 2020년 3월까지 3년간 KT를 다시 이끌게 된다. 2014년 1월 27일 회장으로 취임한 황 회장은 난맥에 빠진 KT를 잘 추슬러 위기에서 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날 CEO추천위원회의 결정을 듣고 나서야 최근 인사에서 상무보로 승진한 45명에게 사령장을 수여했다. 신임 상무보들에게는 “주력 임원이 된 만큼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임 원동력은 경영 성과 황 회장이 취임한 2014년의 KT는 KTF와의 합병 5년째로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던 시기였다. 통신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해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4000억 원대 적자를 낸 해였다. 삼성전자 사장을 거쳐 KT의 수장(首長)에 오른 황 회장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사업 내실화를 동시에 추진해 나갔다. 취임 첫해인 2014년 KT는 8300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했다. KT렌탈, KT캐피탈 등 차입금이 비교적 많았던 계열사들은 매각했다. 56개에 이르던 계열사는 현재 41개로 줄었다. 구조조정과 함께 그가 제시한 비전은 ‘기가 인터넷’이다.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3년간 4조5000억 원을 투입해 기존 인터넷보다 10배 빠른 기가 인터넷을 선보이겠다’고 천명했다. 그로부터 5개월 후 KT는 국내 최초로 기가 인터넷 전국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고 현재 가입자는 250만 명이 넘는다. 대규모 구조조정 및 기가 인터넷과 인터넷TV(IPTV)의 사업 호조로 실적은 빠르게 개선됐다. 2015년 KT는 3년 만에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다. 지난해 1∼3분기(1∼9월) 누적 영업이익은 1조2137억 원으로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했다. 실적 하락과 차입금 증가로 하향 조정되었던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도 최근 모두 ‘A레벨’로 돌아왔다. 한때 186%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지난 3분기(7∼9월) 말 130%대로 떨어졌다.○ 미래 먹거리 발굴·투명성 강화가 과제 3년간 KT를 더 이끌고 갈 황 회장은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스마트 에너지, 보안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들은 정체기에 들어간 통신 서비스를 대체할 새로운 사업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기가 인터넷과 5G 이동통신이라는 인프라를 갖춘 KT는 유·무선 네트워크를 확산시킨 뒤 이를 기반으로 미디어와 콘텐츠, 플랫폼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3년 전 취임과 함께 미래융합사업추진실을 만든 그는 최근에는 AI테크센터라는 AI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연임의 걸림돌로 지적됐던 ‘최순실 게이트’의 그림자를 지우는 것도 남은 임기 동안의 주요 과제다.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고 공언해온 황 회장은 청와대의 청탁을 받고 차은택 씨의 측근을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 회사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다. 검찰 조사에서는 KT가 최 씨가 실소유한 회사에 68억 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준 것도 확인됐다. 이런 이유로 KT 새 노조와 일부 야권 의원은 황 회장의 연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추천위원회는 지난 3년간 황 회장의 경영 성과가 뛰어나고 정권 교체기에 마땅한 후임자를 찾는 것도 힘들다는 점에서 황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낙점했다. CEO추천위원회는 26일 “황 회장에게 향후 과감한 신성장 사업 추진과 투명하고 독립적인 기업지배구조 구축을 특별히 요구했다”고 밝혔다. 2기 임기 동안에는 투명성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신수정 crystal@donga.com·임현석 기자}
출시 초반부터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 고’ 열풍이 거세다. 26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전국 1만7400명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 포켓몬 고의 하루 이용자는 25일 현재 384만 명으로 추산됐다. 출시 첫날인 24일 291만 명을 기록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이용자가 32% 늘어난 것이다. 애플 앱스토어 한국 게임 매출 순위에서는 ‘리니지2 레볼루션’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인기와 함께 포켓몬 고는 각종 구설에도 오르고 있다. 이용자의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작동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에 위치기반사업자로 신고하지 않아 위법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오픈스트리트맵 재단의 무료 자료를 활용한 지도 데이터가 청와대 등 안보시설을 그대로 노출해 문제가 되고 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꼭 입사하고 싶습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벤처기업을 창업한 A 씨(35)는 올해 이런 e메일을 받고 첨부된 이력서를 저장했다가 낭패를 봤다. 첨부파일에 악성코드인 랜섬웨어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25일 온라인 보안업계에 따르면 최근 랜섬웨어를 제작해주는 불법 서비스가 늘면서 전문지식이 없는 이들까지 랜섬웨어로 타인을 공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른바 ‘서비스형 랜섬웨어’가 창궐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랜섬웨어 피해 접수 건수는 1월에 53건이었다가 점점 증가해 12월에는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499건까지 늘었다. 1년간 총 1548건이 접수됐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최근 랜섬웨어의 절반가량은 ‘서비스형 랜섬웨어’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랜섬웨어 제작 의뢰를 받는 전문 대행업자까지 생겨 전문 지식이 없는 의뢰자와 블랙해커를 연결해 주고 있는 실정이다. 랜섬웨어 주문 제작은 특정 브라우저를 통해서만 접속 가능한 온라인 암시장 웹사이트를 통해 이뤄진다. 의뢰자들은 주문 제작한 랜섬웨어로 돈을 뜯어낸 뒤 이 돈의 30% 정도를 제작자에게 건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비스형 랜섬웨어가 늘어나면서 최근 유창한 한글로 맞춤형 공격을 시도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기존 랜섬웨어는 제목만 한글이거나, 불특정 다수에 스팸메일 형태로 뿌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주문 제작하는 랜섬웨어가 늘면서 첨부파일의 파일명과 확장자까지 진짜 파일인 것처럼 정교하게 위장하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러운 한국어와 그럴듯한 사연으로 파일 열람을 유도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국내 보안업체인 이스트시큐리티에 따르면 최근 파워블로거를 대상으로 ‘초상권을 침해당했으니 사진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랜섬웨어가 유포되기도 했다. 영세 숙박업체 주인에게 숙소를 예약하는 것처럼 문의하는 e메일도 퍼졌다. 랜섬웨어에 감염이 되면 복구가 거의 불가능해 중요한 자료가 들어 있을 경우 심각한 2차 피해가 예상된다. 이스트시큐리티 관계자는 “소중한 자료를 지키기 위해서는 백신 사용, 자료 백업 등 사용자 스스로 보안 수칙을 준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