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형

조응형 기자

동아일보 경영전략실 경영총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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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입사해 스포츠부, 사회부를 출입했습니다. 2023년부터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내러티브식 기사쓰기에 관심이 많아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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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1-09~2026-02-08
정당45%
대통령17%
정치일반13%
국회13%
행정3%
사회일반3%
사건·범죄3%
기타3%
  • “온라인 예배 설비 없다”…부산 교회 270여 곳 대면 예배 강행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교회 대면 예배가 금지된 가운데 2단계 시행 첫 일요일인 23일 부산의 교회 270여 곳이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 대부분 교인 100명 미만의 소규모인 이들 교회들은 “온라인 예배 설비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정부 방역의 구멍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부산시에 따르면 관내 교회 1765곳 일제 점검 결과 279곳이 대면 예배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영로·호산나 교회 등 교인 1000명 이상의 중·대형 교회는 대부분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브리핑에서 “간곡한 호소에도 일부 교회가 대면 예배를 강행한 건 국가 방역 체계에 대한 도전이자 시민 안전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변 대행은 부산기독교총연합회 대표인 임영문 목사를 만나 비대면 예배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부산기독교총연합회는 전날 부산시 행정명령 철회를 촉구하는 공문을 각 교회에 보내면서 “종교 자유를 명시한 헌법 기본권을 침해하는 조처”라며 “예배는 우리의 생명인데 일방적으로 행정명령을 내리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부산시는 적발된 교회에 대해 명백한 명령 위반이 확인될 경우 집합금지명령을 발동할 계획이다. 이 경우 31일까지 모든 교인의 교회 출입이 금지되고 이를 어기면 형사 고발된다. 다만 이날 적발된 279곳 중 70여 곳은 대부분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는 10인 미만의 소규모 교회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대면 예배를 본 교회도 대부분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킨 점은 다행이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 교회의 협조가 더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장 점검 때 상당수 교회에서 “대형 교회와 달리 온라인 예배 시설을 갖추지 못해 교인 피해가 크다”고 반발해 방역 조치에 대한 비협조가 지속될 우려가 높다. 이날 수도권 교회들은 대부분 유튜브 등을 통해 비대면 예배를 진행했다. 동아일보가 서울, 인천, 성남 등 수도권 소재 교회 20곳을 확인한 결과 모두 이번 주 수요예배와 주일예배 등을 비대면 예배로 운영하고 있었다. 35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약 1만2000 석을 갖춘 예배당에 온라인 제작을 위한 20명 만 배치한 채 예배를 진행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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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뜩이나 복구 일손 모자란데… 코로나 번지자 발길 뚝 끊겨”

    “지난 주말 이후 자원봉사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죠. 아직도 도움이 필요한 곳이 정말 많은데…” 전남 구례군에서 12일째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박승만 씨(32)는 한숨을 내쉬었다. 순천시 해룡면에 사는 박 씨는 지난주 구례에 대규모 물난리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1t 트럭을 몰고 한달음에 달려왔다. 수해 지역 곳곳에 필요한 물품을 실어 나르는 봉사를 해온 박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뒤에 자원봉사자가 크게 줄어들었다”며 “자원봉사자들은 주로 시장에서 팔릴 상품을 세척하거나 집 안 청소와 빨래, 설거지 등을 맡아왔는데 일손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구례군에 따르면 14일 1284명, 15일 1445명이었던 자원봉사자 수는 16일 495명으로 확 줄더니 19일에는 307명까지 떨어졌다. 구례군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심한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자원봉사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족한 인력은 인근 군부대에서 보내줘서 메우려 하는데, 여전히 일손 부족을 호소하는 지역이 많다”고 설명했다. 7, 8일 수마가 할퀴고 간 구례군은 읍내의 약 40%가 물에 잠겼고, 주택 등 건축물 1516곳과 농경지 699ha가 침수됐다. 소와 돼지, 오리 등 가축 1만5846마리도 폐사했다. 겨우 구조한 가축들도 부상을 입거나 건강이 나빠진 개체가 많고, 심지어 폭염까지 찾아오면서 폐사하는 가축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 1100억 원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는 전남 곡성군은 19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수해복구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곡성군에서는 19, 20일 수해 이재민이었던 30대 남성과 아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곡성군 관계자는 “확진자 2명이 연달아 발생하는 바람에 추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일단 20일 하루 공적 차원의 수해 복구를 중단했다”며 “개별 주민이나 농가에서 진행하는 복구는 진행하고 있으며, 군에서 지원하는 수해복구는 21일부터 재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낮 최고기온 35도를 웃도는 폭염도 피해 복구 속도를 더디게 하고 있다. 20일 구례에서 비닐하우스 청소 봉사를 맡은 신철근 씨(63)는 “습하기까지 해서 체감 기온은 37∼38도를 웃도는 느낌이다”라며 “방역 때문에 KF80 마스크를 쓰고 고무장갑을 낀 채 일하고 있는데 1시간만 일해도 마스크가 완전히 땀에 젖어서 쓸 수가 없다. 고무장갑을 뒤집어보면 땀이 장갑 속에 가득 고여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곡성군 멜론 농장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A 씨는 “더운 날씨에 버려진 과일과 식물 뿌리 등이 함께 썩어서 악취가 심하게 난다. 악취 때문에 머리가 심하게 아파서 30분마다 휴식하고 있다”고 말했다.조응형 yesbro@donga.com / 구례=이형주 기자}

    • 202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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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집회 참석 차명진-신혜식 줄이어 확진

    15일 서울 광화문 도심 집회에 참석했던 차명진 전 의원(61)과 유튜브 채널 ‘신의 한수’의 신혜식 대표(52) 등 보수 성향 인사들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 가평군 보건소는 “차 전 의원이 18일 오전 주소지 인근인 가평군 청평면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19일 오전 4시경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오후 2시경 인근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차 전 의원은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자가 격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 전 의원은 19일 오후 1시경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15일 애국시민의 한 사람으로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낮 12시 30분경 현장에 도착해 10분 정도 연단 앞 텐트를 찾아가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며 “이후 경복궁으로 이동해 돼지두루치기 식당에서 내가 모르는 여러 사람들과 식사를 했다. 그날 나와 행진을 함께 했거나 식당에서 마주치고 인사를 나눈 분들이 있다면 보건소에 가셔서 검사를 받으시기를 권고 드린다”고 했다. 신 대표는 하루 앞서 1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수 성향의 유튜브 채널 ‘신의 한수’를 운영하는 그는 15일 광화문 집회를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신 대표는 18일 보라매병원에서 진행한 유튜브 생방송에서 “17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아 입원해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함께 집회 연단에 올라 손을 잡았던 김경재 전 자유총연맹 총재(78)는 19일 오전 11시경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박종민 blick@donga.com·조응형 기자}

    • 202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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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약한 200명 식비 내라고? 미루자니 거액 위약금

    “40명가량 오는데 200여 명분 식비를 내라니 어떡해야 하나요.”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예식장에서 29일 결혼식을 앞둔 최모 씨(33)는 답답한 마음에 눈물을 글썽거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4월에 잡았던 예식을 8월로 미룬 최 씨는 18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며 또다시 난관을 맞았다. 어쩔 수 없이 하객 규모를 50명 미만으로 줄여도 되는지 문의했더니 예식장 측은 “정해졌던 250명분의 식비 가운데 10%만 줄여주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하며 예비부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방역지침에 따라 실내 집합 인원을 50명 아래로 제한해야 하지만 예식장은 통상 200∼300명의 식비를 미리 계약하기 때문이다. 만약 예식장에서 이를 줄여주지 않으면 오지도 않는 하객의 식비까지 다 부담해야 한다. 22일 결혼하는 또 다른 예비신부 오모 씨도 “하객 규모를 200명으로 예약했는데 웨딩홀에서 거리 두기 지침과 상관없이 비용을 전액 지불하라고 한다. 예식을 미루거나 취소해도 위약금 1200만 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며 “뷔페도 이용할 수 없어 그나마 참석하는 하객조차 식사를 할 수 없는데 식비를 전액 지불하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방역당국이 결혼과 관련해 내놓은 지침에 대해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18일 “분할된 공간에서 방송으로 결혼식을 보는 것은 괜찮다”는 지침을 제시했다. 23일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C 씨는 “예식장에서 ‘식장과 로비, 식당 등에 50명씩 수용해 예식을 치를 수 있으니 200명분의 식비는 환불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며 “공간마다 50명이 넘지 않도록 통제할 수 있다는 주장도 믿기 어렵거니와 해당 지침이 오히려 예식장의 환불 불가에 근거를 만들어줬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9일 이와 관련한 조치에 나섰다. 공정위 측은 “예식업중앙회가 회원 예식장들에 결혼식을 위약금 없이 최대 6개월까지 연기해주고, 예정대로 예식을 진행할 경우 최소 보증인원을 20∼30%까지 감축하는 방안을 안내하고 있다”며 “다만 비회원 예식장들이 따를지는 미지수다. 회원사들의 모범 사례가 비회원사로 확산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예식업중앙회는 앞서 3월 공정위의 요청에 따라 고객이 결혼식 연기를 원할 경우 위약금 없이 석 달 동안 결혼식을 미뤄줄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힌 적이 있다.조응형 yesbro@donga.com / 세종=남건우 기자}

    • 202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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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명 오는데 200명 식비 내라니…” 50명 제한에 눈물 짓는 예비부부들

    “40명가량 오는데 200여 명분 식비를 내라니 어떡해야 하나요.”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예식장에서 29일 결혼식을 앞둔 최모 씨(33)는 답답한 마음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4월에 잡았던 예식을 8월로 미룬 최 씨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며 또 다시 난관을 맞았다. 어쩔 수 없이 하객 규모를 50명 미만으로 줄여도 되는지 문의했더니, 예식장 측은 “정해졌던 250명분의 식비 가운데 10%만 줄여주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며 예비부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방역 지침에 따라 실내 집합 인원을 50명 아래로 제한해야 하지만, 예식장은 통상 200~300명의 식비를 미리 계약하기 때문이다. 만약 예식장에서 이를 줄여주지 않으면 오지도 않는 하객의 식비까지 다 부담해야 한다. 22일 결혼하는 또 다른 예비신부 오모 씨도 “하객 규모를 200명으로 예약했는데 웨딩홀에서 거리두기 지침과 상관없이 비용을 전액 지불하라고 한다. 예식을 미루거나 취소해도 위약금 1200만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며 “뷔페도 이용할 수 없어 그나마 참석하는 하객조차 식사를 할 수 없는데 식비를 전액 지불하는 것은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방역당국이 결혼과 관련해 내놓은 지침에 대해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18일 “분할된 공간에서 방송으로 결혼식을 보는 것은 괜찮다”는 지침을 제시했다. 23일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C 씨는 “예식장에서 ‘식장과 로비, 식당 등에 50명씩 수용해 예식을 치를 수 있으니 200명분의 식비는 환불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며 “공간마다 50명이 넘지 않도록 통제할 수 있다는 주장도 믿기 어렵거니와, 해당 지침이 오히려 예식장의 환불 불가에 근거를 만들어줬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예비부부가 위약금을 물지 않도록 조치에 나섰다. 19일 위약금 없이도 결혼식과 모임날짜를 미룰 수 있게 해달라고 한국예식업중앙회에 요청했다. 하지만 실제로 요청을 받아들일지는 업체의 사정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50인이 안 되면 결혼식 등을 할 수 있는 데다, 법적인 요구가 아닌 협조를 구한 것이라 수용 여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예식업중앙회는 앞서 3월에는 공정위의 요청에 따라 고객이 결혼식 연기를 원할 경우 위약금 없이 석 달 동안 결혼식을 미뤄줄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 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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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페 경고음 커져도… 점심시간 다닥다닥, 마스크 벗고 대화

    18일 낮 12시 20분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회사에 다니는 이모 씨(23·여)는 식사 뒤 한참 동안 주변 카페들을 돌아다녔다. 서너 곳을 갔는데 앉을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평소 직장인이 많은 여의도는 점심시간 커피숍의 자리 잡기가 쉽진 않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수도권 재확산에도 상황은 변하질 않았다. 이 씨는 “무더운 여름에 외부 손님을 모시고 갈 선택지가 카페밖에 없긴 했다”며 “하지만 카페마다 사람이 몰려 있어 불안했다”고 했다. 최근 수도권에서 코로나19 2차 팬데믹(대유행) 조짐을 보이는 건 전방위적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교회가 가장 주목받지만, 다른 다중이용시설도 만만치 않다. 경기 파주에 있는 스타벅스 관련 확진자도 18일 현재 50명까지 늘어났을 정도로 카페도 요주의 대상이다. 하지만 수해 뒤 찾아온 무더위로 카페 이용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 게다가 먹고 마시는 업종 특성상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이용자가 많다.○ 1m 이내로 밀착, 마스크 착용도 허술 이날 동아일보 취재팀이 점심 무렵 둘러본 카페 10여 곳은 한 곳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거나 아예 벗은 고객이 즐비했다. 여의도의 A 카페는 고객 44명 가운데 마스크를 제대로 쓴 사람이 3명뿐이었다. 음료를 마실 때만 잠깐 내리는 게 아니라 아예 벗은 시민도 20명 남짓 됐다. 카페에 머물던 김모 씨(45)는 “솔직히 마스크 쓰고 커피를 마실 순 없지 않으냐. 다만 누군가 ‘기침’이라도 하면 괜스레 서로 마주보며 씁쓸히 웃곤 했다”고 말했다. 불안한 풍경은 자리에 앉는 카페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서울 도심의 한 은행에서 근무하는 직원 A 씨(31)는 이날 점심 뒤 동료들에게 ‘테이크아웃’을 제안했다고 한다. 괜히 커피숍에 머물지 말고 포장해 가져가는 게 나아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테이크아웃 전문점에 갔다가 A 씨 일행은 그냥 발길을 돌렸다. A 씨는 “길게 늘어선 줄 간격이 50cm도 되질 않았다”며 “게다가 날씨와 소음에 대화가 힘들다보니 순간순간 마스크를 내리는 이들도 많아 같이 줄을 서 있기가 께름칙했다”고 전했다. 그나마 종업원이 있는 카페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수시로 마스크 착용 등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 강남역이나 노량진역 인근에 많은 ‘무인 스터디카페’는 훨씬 감염에 취약한 구조였다. 관리 감독할 직원이 없다보니 방역지침을 어겨도 제지하는 이가 없었다. 18일 찾아간 강남의 한 스터디카페도 마스크 착용이나 손 세정이 지켜지질 않았다. 음료를 가지러 가도 옆에 비치된 손 소독제를 쓰는 고객은 30분 동안 한 명도 없었다. 해당 카페에서 만난 B 씨(29)는 “당연히 사람이 몰리니 조심스럽긴 하다. 그런데 공부에 집중하다보면 무심결에 마스크를 벗게 된다”고 털어놨다.○ “밀폐공간은 떨어져 앉아도 위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카페 관련 방역수칙을 별도로 마련했다. 해당 수칙에 따르면 카페 이용 땐 ‘혼잡한 시간대에 방문하지 않고, 불가피하게 방문해도 포장하거나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하란 내용이 있다. 하지만 영등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C 씨는 “솔직히 현실적이지 않다. 직장가는 대부분 점심 때 이용하는데 혼잡한 시간을 어떻게 피하느냐”고 되물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름철 카페는 밀폐공간이라 비말(침방울)이 실내에 떠다닐 가능성이 있다. 에어컨 바람을 타면 멀리 떨어진 공간으로도 옮겨 간다”며 “일단 충분한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지키고, 웬만하면 밀폐공간에 머물지 않고 음료를 마실 때만 잠시 마스크를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조응형 yesbro@donga.com·김태성·박종민 기자}

    • 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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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벗고 다닥다닥…카페發 코로나 확산, 현장 가보니

    18일 낮 12시 20분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인근 금융회사에 다니는 이모 씨(23·여)는 점심 식사를 마친 뒤 한참 동안 주변 카페들을 돌아다녔다. 서너 곳을 갔는데도 앉을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평소 직장인이 많은 여의도는 점심시간 커피숍 자리 잡기가 않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수도권 재확산에도 이런 풍경은 하나도 변하질 않았다. 이 씨는 “무더운 여름에 외부 고객과 식사를 한 뒤 모시고 갈 선택지가 카페밖에 없긴 했다”며 “하지만 카페마다 사람들이 너무 몰려있어 솔직히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최근 수도권에서 코로나19 2차 팬데믹(대유행) 조짐을 보이는 주된 이유는 전방위적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단 점이다. 교회가 가장 주목받고 있지만, 사실 다른 다중이용시설도 만만치 않다. 경기 파주에 있는 스타벅스 관련 확진자도 18일 현재 49명까지 늘어났을 정도로 카페도 요주의 대상이다. 하지만 길었던 수해가 물러간 뒤 찾아온 무더위는 카페 이용을 오히려 늘리고 있는 상황. 게다가 업종 특성상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이용자들이 무척 많다.●1m 이내로 붙어 마스크 착용도 허술뭣보다 18일 역시 전국 곳곳에서 폭염특보가 발효될 정도로 날씨가 무더웠다. 서울도 낮 최고기온이 32도까지 오를 정도다보니 냉방이 잘 되는 카페는 더욱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팀이 점심시간 무렵 둘러본 서울 도심의 카페 10여 곳은 한 곳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거나 아예 벗은 고객이 즐비했다. 여의도의 A 카페는 고객 44명 가운데 마스크를 제대로 쓴 사람이 3명뿐이었다. 음료를 마실 때만 잠깐 내리는 게 아니라 아예 벗은 시민들도 20명 남짓 됐다. 카페에 머물던 김모 씨(45)는 “솔직히 마스크를 쓰고 커피를 마실 순 없지 않느냐. 다만 누군가가 ‘기침’이라도 하면 괜스레 눈을 마주치며 씁쓸히 웃곤 한다”고 했다. 불안한 풍경은 꼭 자리에 앉는 카페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서울 도심의 한 은행에서 근무하는 직원 A 씨(31)는 이날 점심 뒤 동료들에게 ‘테이크아웃’을 제안했다고 한다. 괜히 커피숍에 머물지 말고 바로 포장해서 가져가는 게 나아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테이크아웃 전문점에 갔다가 A 씨 일행은 그냥 발길을 돌렸다. A 씨는 “길게 늘어선 줄에서 시민들 간격은 50㎝도 되질 않았다”며 “게다가 날씨와 소음에 대화가 힘들다보니 순간순간 마스크를 내리는 이들도 적지 않아 같이 줄 서기 있기가 께름칙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래도 종업원이 있는 카페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었다. 수시로 마스크 착용 등을 일깨워주는 탓이다. 이에 비해 서울 강남역이나 노량진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무인 스터디 카페’는 훨씬 감염에 취약한 시스템이었다. 아예 관리 감독할 직원이 없다보니 방역지침을 어겨도 제지하는 이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18일 찾아간 강남의 스터디카페는 마스크 착용도 손 세정도 제대로 지켜지질 않았다. 음료를 가지러 가서도 바로 옆에 비치된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고객은 1시간 동안 단 한 명도 없었다. 해당 카페에서 만난 B 씨(29)는 “당연히 사람이 몰리니 조심스럽긴 하다. 그런데 공부에 집중하다보면 무심결에 마스크를 벗고 있게 된다”고 털어놨다.●“밀폐공간은 떨어져 앉아도 위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7일 서울 강남구의 커피전문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카페 방역수칙을 별도로 마련해 시행했다. 해당 수칙에 따르면 카페를 이용할 땐 ‘혼잡한 시간대에 방문하지 않고, 불가피하게 방문해도 포장하거나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하란 내용이 있다. 하지만 영등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솔직히 현실적이지 않은 규정이다. 직장가는 대부분 점심시간에 커피숍을 이용하는데 혼잡한 시간을 어떻게 피해서 이용하느냐“고 되물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름철 카페는 밀폐공간이라 비말(침방울)이 실내에 떠다닐 가능성이 있다. 에어컨 바람을 타면 멀리 떨어져 공간으로도 이동이 가능하다“며 ”일단 충분한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지키고, 웬만하면 밀폐공간에 머물지 않고 음료를 마실 때만 잠시 마스크를 내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김태성기자 kts5710@donga.com}

    • 202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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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광훈, 광화문 집회때 마스크 내리고 17분 연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전광훈 담임목사(64)가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 목사는 이날 오전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뒤 오후 4시경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전 목사와 동행한 사랑제일교회 소속 전도사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 목사 측은 “전 목사의 부인도 확진 판정을 받아 치료 중”이라고 전했다. 성북구는 전 목사의 소재를 파악해 서울의료원으로 이송했으며 전 목사는 현재 입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 목사는 병원 이송을 위해 성북보건소 차량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내린 채 웃으며 휴대전화 통화를 하는 등 코로나19 전파 우려에 무신경한 모습을 보였다. 전 목사는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을 땐 마스크를 내리고 17분가량 연설했다. 연설 후 김경재 자유총연맹 총재와 손을 잡았고 차량까지 수백 m를 걸어가는 동안 여러 사람과 악수를 했다. 전 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법원이나 수사기관 출석이 어려워짐에 따라 전 목사가 받고 있는 각종 혐의에 대한 재판과 수사도 ‘일시정지’가 불가피해졌다. 전 목사에 대한 보석 취소 및 재구금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 또한 미뤄질 수 있다. 조응형 yesbro@donga.com·박상준 기자}

    • 202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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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진 판정에도…마스크 턱에 걸친채 구급차 탄 전광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전광훈 담임목사(64)가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 목사는 이날 오전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뒤 오후 4시경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 목사는 공중전화 박스 모양의 검사실에 들어가면 의료진이 장갑이 달린 구멍을 통해 검체를 채취하는 ‘워크스루’(도보 이동형 검사법) 방식으로 검사를 받았다. 전 목사 측은 성북구에서 떨어진 관악구로 와 검사를 받은 이유에 대해 “검사 결과를 빨리 받기 위해 보건소 대신 사설 병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전 목사와 동행한 사랑제일교회 소속 전도사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성북구는 전 목사의 확진 사실을 통보받은 뒤 전 목사의 소재를 파악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전 목사는 현재 입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 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법원이나 수사기관 출석이 어려워짐에 따라 전 목사가 받고 있는 각종 혐의에 대한 재판과 수사도 ‘일시정지’가 불가피해졌다. 전 목사에 대한 보석 취소 및 재구금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 또한 미뤄질 수 있다. 전 목사는 집회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올 3월 구속 기소됐다. 법원은 4월 위법한 집회나 시위에 참가하지 않는 조건으로 전 목사에 대한 보석을 허가했지만 전 목사가 15일 보수단체 집회에 참가하자 검찰은 16일 보석 취소를 청구했다. 전 목사의 변호인단은 17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주 중 코로나19 치료 사유로 인해 재판기일 변경을 신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원 관계자는 “11일 전 목사에 대한 공판기일이 진행됐는데 전 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담당 재판부는 선제적 조치로 18일 자택 대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 목사에 대한 대면 조사가 어려워지면서 경찰 수사 또한 다소 지연될 수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전 목사를 직접 소환하기는 어렵겠지만 혐의 입증을 위한 다른 수사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당사자와 조율해 전화를 통한 조사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4월 방역당국에 동선을 숨겨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직원에 대해 치료 기간 동안 동선 확인 등을 진행한 뒤 완치 후 불러 조사했다. 앞서 보건복지부와 서울시는 전 목사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해 15일 서울 광화문광장 집회에 참가하는 등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한 혐의로 16일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경찰청은 광복절 집회 관련 29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 202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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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개 기관이 공동관리” 책임 미룬 水公

    “우리가 담당하는 역할이 있는데 그걸 넘어서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박재현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13일 섬진강댐 하류 지방자치단체 대표들이 “제때 물을 내보내지 않고 뒤늦게 대규모 방류를 해 수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하자 이렇게 답했다. 이날 전북 임실, 전남 곡성 등 5개 지자체 대표들은 대전 수자원공사 본사를 방문해 7, 8일 집중호우로 대규모 강물 유입이 예상되는데도 수자원공사가 적절히 예비 방류를 하지 않는 등 홍수 관리가 부실했다고 항의했다. 박 사장은 이에 대해 “섬진강댐은 우리와 농어촌공사,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 3개 기관이 운영하는데 우리는 섬진강댐 저수량 총 4억6600만 t 가운데 15%의 생활용수와 3000만 t의 공간을 활용하는 권한만 갖고 있어 홍수 조절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어 “4억 t(실제는 3억7000만 t)은 농어촌공사가 쓰는 것인데, ‘당신들 물 비우라’고 할 수가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가 댐 방류를 하려면 나머지 두 기관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하지만 ‘댐 건설 및 주변 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 댐관리규정에 따르면 박 사장의 해명은 사실과 다르다. 이 규정 2조는 섬진강댐의 관리자가 수자원공사라고 명시하고 있다. 7조에는 ‘홍수기에는 홍수 조절이 생활용수나 발전용수 등 다른 용도보다 최우선권을 갖는다’고 적시돼 있다. 홍수 대비를 위해서는 수자원공사가 댐 관리자로서 다른 두 기관의 의사와 상관없이 수량 조절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수원과 농어촌공사도 박 사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홍수기에는 수자원공사의 판단에 따라 홍수 전에 얼마든지 댐을 비울 수 있다. 한수원과 농어촌공사는 방류량에 관여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측도 “홍수기에 수자원공사가 방류량에 대해 우리와 협의하는 절차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관할 홍수통제소 역시 “최근처럼 비가 많이 오는 시기에는 수자원공사가 농어촌공사와 한수원의 용수를 고려하지 않고 재해예방만 신경 써서 방류 계획을 세운다”고 설명했다. 관련 규정과 한수원, 농어촌공사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수자원공사의 권한이 제한적이어서 홍수 조절이 어려웠다”는 박 사장의 답변은 책임회피성 해명에 가깝다. 한 수자원 관리 전문가는 “섬진강은 하류 재첩 서식지가 바닷물 영향으로 염분 농도가 높아지면 방류해 염분을 씻어내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물 보관에 신경을 많이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5개 지자체 대표는 수자원공사를 관할하는 환경부 세종시 청사에도 방문해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만나지 못했다. 이날 조 장관은 이들이 도착하기 30분 전 충북 제천으로 출장을 갔다. 환경부 관계자는 “제천 폐기물 매립시설 홍수 현장에 출장 일정이 있었다. 지자체에서 방문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미리 잡혀 있던 일정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황숙주 순창군수는 “현재 섬진강 하류 주민 수해보다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대전=박종민 blick@donga.com / 구례=조응형 / 강은지 기자}

    • 20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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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2000만원 수해 입고도… 100만원 내놓은 70대 농부

    12일 오전 9시 반경. 전남 구례군청 군수 비서실에 예고 없이 찾아온 한 남성이 두꺼운 봉투를 내놓았다. 수더분해 보이는 이 남성은 구례군 마산면 냉천리에서 소 100마리를 키우고 있는 김종섭 씨(79). 그는 “적은 돈이지만 수해를 입은 주민들을 돕는 일에 써 달라”고 했다. 봉투에는 만 원짜리 지폐로 100만 원이 들어 있었다. 김 씨는 이번 폭우로 2000만 원이 넘는 피해를 봤다. 소 먹일 풀을 350묶음(약 14만 kg) 주문해 하천 주변에 쌓아뒀는데, 비가 쏟아지고 섬진강이 넘치면서 모조리 떠내려 간 것이다. 이런 사정을 아는 구례군 직원들도 “큰 피해를 보셨는데 어떻게 기부를 하시느냐”고 말렸지만 더 어려운 이웃들을 돕겠다는 김 씨의 의지는 확고했다. 직접 운영하는 농장에서 만난 김 씨는 “구례군에 소 잃어버리고 축사 무너진 사람이 정말 많은데, 나는 피해를 본 것도 아니다. 오히려 천운을 입은 덕분에 이렇게라도 있는 것”이라며 연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오히려 “돈을 조금밖에 못 보태서 미안하다”고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씨는 최근 수해 관련 기사와 뉴스를 보다가 기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아내에게 “우리도 봉투 하나 준비해서 기부해야겠다”고 김 씨가 먼저 말을 꺼냈고, 아내도 흔쾌히 남편의 제안을 따랐다고 한다. 김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 모든 국민이 서로 돕고 살지 않았나. 그때 지원받은 것을 도로 환원하자는 마음으로 기부를 했고, 조금이라도 사정이 나은 내가 도움을 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돕기 위한 다른 지역에서의 온정의 손길도 이어졌다. 대구에서는 자신을 30대 청년이라고만 밝힌 기부자가 라면 한 상자와 6만 원어치의 생수를 담아 택배로 구례군에 보내왔다. 택배 상자에는 발신인의 주소나 이름은 적혀 있지 않았다. 손 글씨로 쓴 메모지에는 “전남 지역이 침수로 많은 농작물 피해와 인명 피해가 있었다는 소식을 듣고 조그만 힘이나마 보탭니다. 우리 대구도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때 많은 도움을 전남 지역으로부터 받은 만큼 우리가 이제는 도울 차례인 것 같습니다”라고 적었다. 전남도가 올해 2, 3월 코로나19가 확산됐을 당시, 대구경북지역에 마스크와 손소독제, 생활필수품 등을 지원한 데 이어, 대구경북지역의 확진자를 전남지역 의료기관에 수용했던 것을 떠올리며 택배를 보내온 것이다. 구례군 관계자는 “서로 사정이 넉넉지 않은데도 지원의 뜻을 밝혀와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며 “전달받은 물품과 기부금은 더 어려운 주민들을 돕는 일에 쓰겠다”고 말했다. 경남 하동군에 사는 기초연금수급자인 이막달 씨(71)도 연금을 따로 떼 조금씩 모아온 현금 10만 원을 11일 하동군에 전달하고 왔다. 이 씨는 “수해 복구 때문에 다들 고생이 많은데, 자원 봉사하시는 분들 맛있는 거 사먹는 일에라도 보태고 싶다”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급하게 떴다고 한다.하동=김태언 beborn@donga.com / 구례=조응형 / 지민구 기자}

    • 202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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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멍난 水公 댐관리

    8일 집중호우 당시 섬진강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최대 방류 허용치인 계획방류량을 초과해 물을 내보냈던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수자원공사는 호우경보가 이어지는데도 댐이 넘치지 않도록 사전에 적절히 방류하지 않았다. 또 대규모 방류를 하기에 앞서 하류 지역 주민들에게 제때 알리지도 않았다. 수해 지역 주민들은 수자원공사의 부실 대응으로 피해가 커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섬진강댐의 계획방류량이 초과한 것은 1965년 댐 준공 이후 55년 만에 처음이다. 수자원공사는 댐 수량 관리에 계획홍수위와 계획방류량 등의 기준을 적용한다. 계획홍수위는 홍수 때 댐의 물이 넘치지 않게 수위를 특정 높이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는 기준이다. 댐 수위가 올라가 방류해야 할 때는 댐의 안전을 유지하고 하류의 범람 등을 막기 위해 계획방류량 이하로만 물을 내보내야 한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수자원공사는 8일 오후 3시 30분에서 4시 10분까지 40분간 섬진강댐의 계획방류량인 초당 1868t보다 평균 4.65t(누적 1만1160t) 많은 초당 1872.65t을 방류했다. 최대 초당 8.52t까지 초과한 때도 있었다. 수자원공사는 폭우가 예상될 때 댐 수위 조절을 위해 예비방류를 한다. 하지만 6일 오후 4시부터 섬진강 유역인 전북 임실 등에 호우 예비특보가 발표됐고 폭우로 7일 하루 평균 초당 812.79t의 물이 댐으로 유입됐는데 초당 방류량은 328.56t에 그쳤다. 예비방류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수자원공사는 “8일 폭우가 쏟아져 방류량을 급히 늘릴 수밖에 없었다. 오후 3∼4시, 오후 4∼5시로 끊어서 시간별 평균을 내면 계획방류량 수준을 유지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1시간 기준을 적용해도 오후 3∼4시 초당 방류량 평균은 계획방류량을 0.195t 초과한다. 수자원공사는 본보가 11일 계획방류량 초과 사실을 처음 보도했을 때 “일부 섬진강 본류가 아닌 다른 지류로 방류한 것을 감안하면 계획방류량을 초과한 것은 아니다”라며 정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본보가 방류량 기록을 분석해 40분간 초과한 사실을 지적하자 “내부적으로 1시간 단위로 집계하는데 그 기준에 의하면 초과한 것은 아니다”라며 말을 바꿨다. 본보가 해당 기준을 적용해도 0.195t이 초과한다고 재차 지적하자 “계획방류량을 넘은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 섬진강댐 방류가 이뤄진 8일 강 하류에 위치한 전북 남원과 임실, 전남 구례 곡성, 경남 하동 등 7개 지역에서는 378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주택 2409채가 물에 잠겼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계획방류량을 초과한 것 자체가 규정 위반이다. 다만 수자원공사의 방류가 수해의 원인이었는지 규명하려면 당시 상하류 상황과 유입량, 댐 안정성 등을 조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구례=조응형 yesbro@donga.com / 김태성·박종민 기자}

    • 202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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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용치 초과 방류 사실 아냐”→“넘은것 맞다”

    “계획방류량을 뛰어넘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11일 오후 5시경) “통상 정시 기준 1시간 단위를 내부 기준으로 삼는다. (이 기준이라면) 넘지 않았다.”(12일 오전) “소수점 이하 수치긴 하지만 계획방류량을 넘은 것은 맞다.”(12일 오후) 한국수자원공사는 수차례 말을 바꿨다. 11일 섬진강댐을 관리하는 환경부 산하 한국수자원공사(수공)는 8일 한때 섬진강댐의 최대 방류 허용치인 계획방류량(초당 1868t)을 초과해 1869.8t을 방류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수공은 당시 1869.82t을 방류했다고 물정보포털사이트에 공지했다. 수공 측은 “8일 오후 4시 방류량 1869.8t에는 섬진강 본류가 아닌 동진강으로 방류되는 ‘운암수갱’, ‘운암소수력’ 방류량 1.8t이 포함돼 있다. 섬진강 본류로 방류된 양은 계획방류량인 1868t 이하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공 내부 자료에 따르면 섬진강댐은 당일 오후 3시 30분부터 4시 10분까지 40분 동안 계획방류량보다 초당 평균 4.65t을 더 방류했다. 수공 관계자는 12일 오전 “10분 단위 방류량 통계를 내고 있지만 파랑(波浪) 등으로 일시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어 통상 정시 기준 1시간 단위 방류량을 내부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10분 동안 8.52t을 초과한 것은 맞지만 3시부터 4시까지 정시 1시간 기준으로는 계획방류량 수준을 지켰다고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내부 자료를 분석해 보면 8일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 동안 섬진강 본류로 방류된 양만 계산해도 1868.195t으로 계획방류량을 0.195t 초과했다. 수공은 12일 오후 “소수점 이하 수치이긴 하지만 계획방류량을 넘은 것은 맞다”고 했다. 처음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힌 이후 24시간 만이다.구례=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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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의 母情, 기적을 낳다

    어미는 큰 눈을 새끼에게서 떼지 못했다. 품속의 새끼를 연신 혀로 핥았다. 새끼도 어미 쪽으로 고개를 돌려 눈망울을 끔벅거렸다.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 축사 지붕에 고립됐다 전날 극적으로 구출된 6년생 어미 소가 11일 오전 쌍둥이 송아지를 낳았다. 소 주인 백남례 씨(61)도 예상치 못한 출산이었다. 백 씨는 “오전 5시경 소 울음소리가 들려 축사로 나가 보니까 어미 소가 새끼 두 마리를 낳았다”며 기뻐했다. 예정보다 빠른 출산이라 새끼는 다른 송아지보다 몸집이 작았다. 백 씨는 “처음엔 새끼들이 숨도 제대로 못 쉬었다. 어미 품속에 넣어주니 새끼들이 조금씩 움직였다”며 안도했다. 8일 오전 양정마을과 가까운 서시천 제방이 무너지면서 사나운 물길이 마을의 축사를 순식간에 삼켰다. 어미는 물길에 떠내려가지 않으려고 버둥거리다 옆집 지붕 위에 겨우 올라섰다. 구출될 때까지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3일을 그렇게 버텼다. 아무것도 먹지 못한 데다 심한 스트레스 탓인지 어미의 젖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이 백 씨는 걱정이다. 백 씨는 “홀몸도 아닌데 지붕 위에서 버틴 시간을 생각하면 안쓰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어미는 구조되는 순간까지도 배 속의 새끼를 먼저 챙겼다. 구조대가 어미와 다른 소들을 구하기 위해 지붕 위에 올라서자 다른 소는 순순히 기중기를 타고 내려왔다. 하지만 어미는 필사적으로 구조의 손길을 외면했다. 진정제를 넣은 마취 총을 맞고서야 겨우 지붕 아래로 내려올 수 있었다. 백 씨는 “배 속 새끼를 해칠까 걱정돼 사람들을 피한 것 같다”고 전했다. 백 씨는 폭우로 키우던 30여 마리의 소를 잃고 한동안 낙담했다. 하지만 기적 같은 쌍둥이 송아지 출산에 희소식이 또 들려왔다. 마을에서 40km 떨어진 경남 하동군에서 잃어버린 소 2마리를 찾았다는 것이다. 소 인식표를 확인해보니 백 씨의 소였다. 백 씨는 축사 복구가 끝나는 대로 하동으로 달려가 구사일생 살아남은 소를 얼싸안아줄 계획이다.구례=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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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雨… 끝없는 쓰레기산… 복구인력 태부족… 재난예산은 바닥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데 일손은 없고, 쓰레기는 계속 떠내려오고, 그 와중에 재난지원 예산까지 바닥났어요.”(전남 구례군 관계자) 11일 장마가 역대 최장인 49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전남 구례 곡성 등 수해 지역들은 “고난은 이제부터”라며 ‘삼중고(三重苦)’를 호소하고 있다. 복구 인력은 부족한데 쓰레기는 늘어가고 이재민을 지원할 곳간마저 비어 있다는 것이다. 물난리가 난 뒤에도 큰비가 며칠째 이어져 마음을 졸이던 이재민들은 이제야 쑥대밭이 된 삶의 터전으로 돌아와 복구 작업을 시작했다. 이날 구례군 구례읍의 일부 주택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무너져 나무판자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 가구와 가전제품은 부서진 채 방치되어 있었다. 마늘, 배추 등 키우던 농작물도 쓰레기 더미에 묻혀 있었다. 수도가 고장 나 진흙으로 범벅이 된 세간살이를 씻어낼 물이 없어 소방차가 와서 물을 공급해줘야 조금씩 정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피해 지역이 광범위해 복구 인력과 장비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산사태 피해가 난 경기 안성시 죽산면에서는 추가 산사태를 막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수천 개의 모래주머니를 쌓아 올리느라 다른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수해 지역 곳곳은 흙탕물을 뒤집어쓴 가재도구와 쓰레기들이 어른 키 높이로 쌓아 올려져 있어 거대한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여기에 인근 하천과 강을 통해 떠내려온 쓰레기들까지 더해져 복구 작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이날 충북 제천시 충주호변에서는 강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 더미를 걷어내느라 굴착기 4대가 바쁘게 움직였다. 충남 서천과 전남 목포 해변에도 각각 금강과 영산강 등에서 떠내려온 캔, 페트병, 폐가전 등 부유 쓰레기로 뒤덮였다. 한 현장 관계자는 “집중호우로 이미 생활 폐기물이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다른 지역에서 쓰레기가 계속 유입되고 있어 이걸 언제 다 치울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폐허 앞에서 이재민과 지자체들은 복구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광주전남 지역의 수해복구 예산은 거의 바닥난 상태다. 11일 기준 전남 지역 재산 피해액은 2836억여 원에 달한다. 하지만 전남도가 집행할 수 있는 수해 지원 예산은 1억 원에 불과하다. 올 상반기까지 적립한 재난관리기금 304억 원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생활비 지원으로 204억 원을 이미 썼고 99억 원은 법정의무예치금이어서 건드릴 수 없다. 광주시도 실정이 비슷하다. 올해 재난관리기금 1150억 원에서 코로나19 관련 방역에 벌써 760억 원을 썼다. 법정의무예치금 230억 원을 제외하면 수해 복구에 쓸 수 있는 예산은 160억 원 남짓이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9일 수해 현장을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광주와 구례 등 전남 7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정부 지원은 사회간접자본(SOC) 복구 등에 집중돼 민간 지원에 한계가 있다. 역대급 호우 피해인 점을 감안해 추가적인 국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구례=조응형 yesbro@donga.com / 광주=정승호 / 강승현 기자}

    • 20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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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댐 6시간새 3배 방류… 주민 “침수 원인” 水公 “지침 준수”

    섬진강댐의 급작스러운 방류가 전북 남원과 전남 구례 곡성 등 하류 지역의 침수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피해 주민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 7일부터 300mm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졌지만 섬진강물이 급격하게 불어나 범람한 시점은 8일 오전 이후라는 게 주민들의 대체적인 증언이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섬진강댐의 초당 평균 방류량이 8일 오전 6시(591t)부터 낮 12시(1752t)까지 불과 6시간 사이에 3배로 급증했다. 이날 오후 4시경에는 초당 1869.8t을 방류해 섬진강댐의 최대 방류량(초당 1868t)을 뛰어넘기도 했다. 수해 당시 섬진강댐의 방류가 빠른 시간에 대규모로 이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방류량 6시간 만에 3배로 급격히 늘려다목적댐인 섬진강댐은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곡성군 등 섬진강 하류 지역의 홍수기 범람을 막는 기능을 한다. 댐의 방류는 환경부 산하 수자원공사와 홍수통제소에서 댐의 수량과 강의 상황을 고려해 방류량과 방류 시기를 판단한다. 수자원공사는 태풍, 집중호우 등이 예상되면 홍수 발생 전에 댐의 저장용량을 늘리기 위해 댐의 물을 방류하는 ‘예비 방류’를 실시한다. 이번 수해의 경우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상황이었음에도 예비 방류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섬진강댐이 위치한 전북 임실군에 호우 예비특보가 발표된 것은 6일 오후 4시경이다. 이후 7일 오전 5시 30분 호우주의보가 발표됐고, 오후 2시 20분경 호우경보로 변경됐다. 하지만 6일과 7일 섬진강댐의 평균 초당 방류량은 각각 198.1t, 328.6t이었다. 각각 최대 방류량(초당 1868t)의 10.6%, 17.6% 수준이다. 수자원공사는 8일이 돼서야 방류량을 급속히 늘렸다. 이날 오전 6시까지 초당 591.1t이었던 방류량이 3시간 뒤인 오전 9시경 2배 이상인 초당 1406.8t으로 늘었다. 다시 3시간 뒤인 정오에는 초당 1752.2t을 방류했다. 이날 오전 방류량이 급격히 늘면서 섬진강 하류가 범람하기 시작했고 주변 지역의 침수 피해로 이어졌다. 구례군 토지면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택균 씨(60)는 “8일 새벽 조금씩 차오르던 물이 오전 8시경 급격히 불어나 펜션 1층으로 물이 들이닥쳤다. 그때부터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는 데 채 30분이 걸리지 않았다. 사람 키 높이까지 물이 차 고무보트로 이동해야 했다”고 말했다. 곡성군 고달면에서 한옥 카페를 운영하는 신모 씨(55)는 “그날 오전 불과 3, 4시간 사이에 물이 사람 키 높이까지 차올랐고 곧 한옥 서까래까지 물이 찼다”고 말했다. 신 씨는 10년 전인 2010년 8월 17일에도 비슷한 침수 피해를 입었다. 당시에도 전북 지역에 5일 이상 폭우가 이어지면서 섬진강댐의 초당 방류량이 500t에서 1000t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번 침수로 섬진강 수계 6개 시군에서는 2500여 명의 이재민이 생겼고 주택 2000여 곳이 물에 잠겼다. 유근기 곡성군수는 “군민들이 섬진강댐 방류가 상당 부분 원인을 제공했다고 믿고 있다”며 “9일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나 ‘물을 아끼지 말고 선제적으로 방류를 했어야 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방류량은 댐 운영 지침과 자체 물 관리 시스템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해 결정한다. 7, 8일 방류량도 해당 시뮬레이션을 따른 결과”라고 해명했다.○ “댐 수위 고집한 실책” vs “불가피한 선택”섬진강댐의 급격한 방류가 강 하류 범람을 초래해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무조건 댐을 높은 수위로 유지하려다 벌어진 실책”이라는 분석과 함께 “비가 너무 많이 와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공존한다. 조영철 충북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환경부의 수량 관리 대응이 늦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과거 국토교통부는 홍수 관리에 적극적이었는데 2018년 물 관리 업무를 넘겨받은 환경부는 수질을 우선시해 녹조 대응 등 용수 확보를 위해 댐의 수위를 높게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측할 수 없는 많은 비가 내려 수량 관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문영일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댐의 역할은 홍수뿐 아니라 가뭄 대비도 하는 것”이라며 “당초 폭염이 예상됐던 상황에서 비가 많이 온다고 미리 얼마만큼의 물을 빼 놓을지 결정하는 건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장석환 대진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단순히 방류를 많이 해서 침수가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하기 이전에 오랜 강수로 지반이 약해졌을 수도 있어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방류 당시 담당자들이 매뉴얼대로 조치했는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상황을 충분히 알렸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구례=조응형 yesbro@donga.com / 박종민·강은지 기자}

    • 20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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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폭우 헤치고 40명 구한 구례 ‘보트 영웅’

    8일 오전 10시 50분경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동리 인근 서시천 제방이 갑자기 무너졌다. 전날부터 290.5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봉동리 일대는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물은 인근 아파트 2층 높이까지 차올랐다. 주민들은 창밖으로 “구해주세요” “살려주세요”라고 소리쳤다. 아파트가 물에 잠길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이때 검은색 모터보트를 타고 최봉석 씨(43)와 손성모 씨(37)가 나타났다.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아파트 계단 옆 창문에 보트를 댔다. 그러고는 창문을 창틀째 뜯어냈다. 이곳으로 포대기에 싼 갓난아기를 안고 있던 여성이 간신히 빠져나와 보트에 올랐다. 두 사람은 오후 7시까지 마을 일대 아파트와 연립주택, 빌라, 상가 등을 돌며 고립됐던 40여 명의 생명을 구했다. 최 씨는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오전에 지인이 ‘아파트가 물에 잠겼다. 아내와 4세 아이가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했다. 당장 도우러 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지인 가족만 구하고 돌아오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이 필요했다. 구조에 나서기 전 최 씨는 자신의 농기계 공장에 물이 차는 것을 막고 있었다. 발목까지 찼던 물은 순식간에 무릎까지 차오르는 등 긴박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웃들이 아파트에 고립됐다는 소식에 숨 돌릴 틈도 없이 후배 손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낚시용 보트를 갖고 있던 손 씨가 떠올랐던 것이다. 건설업을 하는 손 씨도 창고에 있던 자재가 물에 젖지 않게 옮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막 창고 정리를 끝내고 보트를 정비하던 중에 최 씨의 전화를 받았다. 손 씨는 “선배가 의협심이 강한 분이다. ‘배 있지’라고 묻길래 바로 트럭에 싣고 달려갔다”고 했다. 폭우 속에 노약자를 보트에 태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 아파트에 갇혔던 한 할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해 혼자 보트에 오를 수 없었다. 손 씨가 물에 들어가 할아버지를 들쳐 업고서야 겨우 보트에 태웠다. 손 씨는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도 있었고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등 다양한 사람을 구했다”고 회상했다. 119구급대도 두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최 씨는 “우리가 사람을 구하고 있으니까 구급대원들도 ‘저기에 갇힌 사람이 있다’고 외쳤다. 119대원들은 더 위급한 환자를 구하느라 바빴고 기꺼이 구조를 도왔다”고 했다. 두 사람은 또 119구호품을 보트에 싣고 건물에 갇힌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물과 전기가 끊겨 불편을 겪던 주민들은 두 사람이 준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생수, 보조 배터리로 밤을 버텼다. 수해 현장을 누빈 두 영웅은 정작 자신의 주변은 살피지 못했다. 구조를 마친 최 씨를 기다린 것은 수해로 망가진 공장이었다. 손 씨도 침수된 집을 뒤늦게 정리하느라 바빴다. 아끼던 구명보트도 망가져 못쓰게 됐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덤덤히 말했다.구례=김태언 beborn@donga.com·조응형 기자}

    • 20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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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붕위의 소를 구하라”… 마취총 쏘고 크레인으로 끌어내려

    축산 농가 등이 침수되는 등 수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에 10일 대형 기중기가 나타났다. 급류를 피해 마을 주택가 지붕에 올라간 소들을 구출하기 위해 동원된 중장비였다. 이번 수해로 마을에서는 소 400여 마리가 유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오전 물은 빠졌지만 지붕 위로 대피했던 소 28마리는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지붕 위 소 구조작전’에 구례군 공무원과 119구조대원 등 200여 명이 참여했다. 10일 오후 7시까지 소 16마리가 구조됐다. 이 가운데 8마리는 진정제가 든 마취총을 쏴 넘어뜨린 뒤 크레인 줄에 묶어 땅으로 내렸다. 나머지 8마리는 천천히 진정시키며 옥상과 연결된 계단 등을 통해 내렸다. 구례군 관계자는 “아직 소 12마리가 내려오지 않고 있다. 소 한 마리를 끌어 내리는 데 30분에서 1시간이 걸려 11일까지 작업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도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심각한 수해가 이어졌지만 시민과 공무원, 군부대 장병들이 힘을 모아 복구 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10일 오후 3시경 전남 곡성군 입면의 한 오리농가에서 곡성군에서 근무하는 정지영 주무관(34·여)이 마스크를 쓴 채 폐사한 오리를 끄집어내는 데 한창이었다. 이 농장에서는 이번 폭우로 오리 4만5000마리 중 4만 마리가 폐사했다. 정 주무관은 “오리 배설물 냄새가 나긴 하지만 농민들 아픔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정 주무관 등 공무원 11명은 폐사에서 살아남은 오리를 분리하는 작업을 했다. 곡성군은 10∼14일 모든 직원이 여름휴가를 취소하고 수해 복구에 나섰다. 실과별로 근무해야 할 필수 인력 400명을 제외하고 100여 명이 수해 복구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남도 역시 소속 공무원 1000여 명 규모의 긴급 복구 지원반을 조직해 피해가 큰 구례, 곡성, 담양의 침수 피해 현장에 투입했다. 이날 인근 곡성군 곡성읍 신리의 한 침수 가옥에서는 육군 31사단 95연대 지원중대장 이준형 대위(27) 등 장병 30명이 구슬땀을 흘리며 청소를 했다. 폭우에 잠긴 가구, 냉장고 등을 밖으로 꺼내고 쓰레기를 치웠다. 이 대위는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은 주민들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 삶의 터전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해 피해 복구 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31사단은 수해 복구에 장병 800명을 투입했다. 전남 구례 지역 이재민들은 구례 북초등학교와 구례고 강당 등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텐트를 치고 지내고 있다. 좁은 공간에 텐트 수십 개가 모여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지만 당장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달리 방법이 없다. 이재민 장모 씨(62·여)는 “보건소에서 발열 체크, 텐트 간 거리 두기를 하라고 해서 최대한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지역 자원봉사자 270여 명도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이재민들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급식 봉사 등에 참여했다. 또 도내 의용소방대원 720여 명이 매일 피해 복구에 참여하는 등 도내 민간단체 자원봉사 참여가 늘고 있다. 광주에서는 자율방제단원 60여 명이 자원봉사에 참여했다. 노한봉 광주시 자율방제단장(65)은 8일 광산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폭우에 잠기자 3일 동안 양수기 9대를 이용해 물을 빼냈다. 노 단장은 “기록적인 폭우에 대처하기 위해 단원 1700명이 비상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섬진강 제방 붕괴로 침수됐던 전북 남원시 금지면 일대에는 10일 35사단 장병 150여 명, 전북지방경찰청 직원 200여 명, 남원시 새마을지도자회 30여 명 등 600여 명이 피해 복구에 참여했다. 김명환 전북경찰청 경찰기동대 팀장은 “마을 모습이 너무 처참해 가슴이 아팠다. 주민들 표정이 어두워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하루 빨리 웃음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례=이형주 peneye09@donga.com·조응형 / 정승호 기자}

    • 20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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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도 소도 농작물도 다 쓸어가… 어떻게 살지 막막합니다”

    “20년 전 맨손으로 일군 펜션인데…콘크리트만 남았네요.” 9일 오후 전남 구례군 토지면 외곡리. 김택균 씨(60)는 자신의 펜션 앞에 서서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리산 자락인 이곳은 주말마다 수백 명이 찾아오는 ‘펜션촌’. 하지만 7일부터 9일 아침까지 구례군에만 비 351.5mm가 쏟아지며 섬진강이 범람해 이곳은 물바다가 됐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물에 젖은 가구 등을 길에 내놓고, 집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 흙 더미를 퍼내고 있었다. 김 씨는 “살림살이가 물에 잠겨 당장 갈아입을 옷도 없다. 식량도 그나마 남겨둔 걸 거의 다 먹었다. 생필품이라도 우선 지원해주면 좋으련만…”이라며 말을 삼켰다.○ “아침 장사 준비하다 도망쳐” 8일 오전 섬진강이 범람해 침수됐던 구례읍 일대 17개 마을은 9일 오전 대체로 물이 빠졌지만 강물이 휩쓸고 간 상처가 뚜렷했다. 구례읍내 5일장은 온통 진흙으로 뒤덮였다. 검붉은 진흙 더미에 발이 푹푹 빠져 걷기도 힘들었다. 인근 대피소에서 밤을 보낸 주민들은 물이 빠지자 이날 새벽부터 터전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집은 무너지고 가재도구는 망가진 참상에 말을 잇지 못했다. 봉동리 시장에서 과일 가게를 하는 임종선 씨(66)는 8일 아침 장사를 준비하다가 부리나케 도망쳤다고 한다. “새벽 5시부터 장사를 준비하는데 7시경 강가에서 물이 차오르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어요.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빨리 대피하라’고 야단이었죠. 급한 대로 과일이라도 냉장고에 넣어두려는데 순식간에 물이 무릎까지 차올랐어요. 빠져나올 땐 가슴 높이까지 물이 올라왔죠.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습니다.” 구례읍은 특히 봉동리와 봉서리의 경계인 양정마을이 큰 피해를 입었다. 9일 오전 다른 지역은 그나마 물이 빠졌지만 이곳은 여전히 황톳물에 잠긴 채였다. 50여 농가가 소 1500여 마리와 돼지 2000여 마리를 키웠는데, 이번 수해로 소만 약 400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를 사육하는 주민 이모 씨(63)는 “15마리 키우는데 아직 축사에 가보지도 못했다. 죽은 돼지 한 마리가 우리 축사 지붕에 올라가 있더라. 집도 소도 모두 잃어버렸다. 앞으로 어떻게 살지 막막하다”며 답답해했다.○ 남원 하동도 강 범람으로 큰 피해 전북 남원시도 7일부터 총 432.8mm의 집중호우로 섬진강 제방이 무너져 금지면 일곱 마을이 물에 잠겼다. 귀석마을 주민 박서운 씨(75·여)는 “열아홉 살에 시집와서 평생 살았는데 이런 수해는 처음”이라며 “자식들 주려고 창고에 넣어둔 쌀이며 곡식이 다 못쓰게 됐다”며 망연자실했다. 박 씨 옆엔 집 안에서 꺼내 놓은 가재도구 등이 진흙범벅으로 널려 있었다. 박 씨는 “소식을 듣고 자녀들이 서울과 광주에서 오늘 급하게 내려왔다. 같이 치우는데 다 물에 젖어버려 쓸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며 울먹였다. 박 씨의 집은 8일 낮 12시 50분경 인근 섬진강 제방이 무너지며 금지면 7개 마을과 마찬가지로 물에 잠겼다. 9일 비구름이 조금씩 걷히면서 주민들도 돌아왔지만, 여전히 마을 도로는 온통 진흙이 가득했다. 축사가 무너져 갈 곳 없는 소들이 길거리를 배회하기도 했다. 농작물 피해도 심각했다. 용석마을에 4년 전 귀농했다는 이완재 씨(62)는 “코로나19로 멜론 수입이 안 돼 올해 추석에 큰 기대를 갖고 멜론을 키웠는데 다 날아가 버렸다”고 했다. 비닐하우스 6개동이 모두 침수된 이 씨는 “응급 복구를 하려 해도 일손이 부족하다. 피해 상황을 빨리 파악해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복구 대책도 시급하게 세워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화개장터로 유명한 경남 하동군도 32년 만에 429mm의 기록적 폭우로 섬진강 인근 화개천이 범람해 화개면 포함 5개 마을이 물에 잠겼다. 300여 가구 6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영호남 화합의 장’으로 불리는 화개장터도 완전히 물에 잠겨버렸다. 하동군은 현재 500여 명을 투입해 긴급복구에 나서고 있으나 인근 하동취수장이 침수돼 생활용수마저 나오지 않고 있다. 화개장터의 한 상인은 “화개장터가 침수된 것은 1988년 이후 처음”이라며 “지리산 자락이라 값비싼 약재를 많이 취급하는데 다 물에 휩쓸려 재산 피해가 엄청나다”고 하소연했다.구례=조응형 yesbro@donga.com / 남원=박영민·김태언 기자}

    •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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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붕 위 올라간 소들 못 내려오고 ‘음매~’

    9일 오후 전남 구례군 양정마을에서 소 3마리가 한 가옥의 지붕 위에 올라가 있다. 주변 축사에서 키우던 이 소들은 8일 폭우와 섬진강 범람으로 물에 떠내려가던 중 지붕 위로 피신했다. 하지만 물이 빠진 뒤엔 내려오지 못하고 그대로 이틀째 지붕 위에 머물렀다. 구례=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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