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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어요(웃음).”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1일부터 진행 중인 프로야구 SK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고졸신인 고명준(19)은 1군 주축들과 함께 훈련하는 기분을 다섯 글자로 간결하게 표현했다. 갓 프로에 발을 디딘 신인 앞에 프로무대를 주름잡던 선수들이 함께 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팀을 대표하는 거포 3루수가 목표인 고명준은 한국을 대표하는 3루수로 자리매김한 최정(34)의 일거수일투족을 눈여겨보고 있다.“최정 선배의 타격할 때 모습은 부드럽고 수비할 때 모습은 까다로운 바운드를 별일 아니라는 듯 잡고 여유로워요. 그런 모습들을 하나하나 눈에 담으며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다보면 쌓였던 피로도 금세 풀려요.” 2021년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8순위(전체 18순위)로 SK에 지명된 고명준은 김건우(1차 지명), 조형우(이상 19·2차 1라운드 8순위) 등 앞서 지명된 동기들도 못 얻은 1군 스프링캠프 참가 기회를 얻었다. 지난시즌이 끝나고 진행된 마무리캠프에서 두각을 보여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은 게 컸다다. 류선규 SK 단장이 “신인이 1군 캠프에 합류했다 자칫 기가 죽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1군 캠프 합류를 말리기도 했지만 김원형 SK 신임 사령탑의 정중하고도 확고한 요청이 있었단다.김 감독은 “마무리캠프에서 ‘명준이가 좋다’는 얘기를 여러 번 들어 직접 야구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최정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보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배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직접 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거라 판단했다”며 스프링캠프에 참가시킨 이유를 설명했다.고명준의 넉살에 단장의 마음도 이미 녹았다. 류 단장은 “선배들 앞이라고 쉽사리 주눅 드는 성격이 아니더라. 보면 알 거다”라고 말했다. “취재진 앞에 서는 건 처음이다”라면서도 여유로운 표정을 잃지 않은 채 ‘할말은 다 하는’ 고명준의 모습을 보는 내내 류 단장의 “보면 알 거다”란 말이 귓가를 맴돌았다.캠프 초반부터 고명준은 팀이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85cm, 95kg의 당당한 체구에서 나오는 힘 있는 타구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 고명준은 타격 훈련 시 ‘타구속도’ 측정에서 항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들고 있다. 고명준은 “타격의 꽃은 홈런이라고 생각한다. 매년 20개 이상을 ‘기복 없이’ 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시원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린다. 고명준의 당찬 모습을 보며 김 감독도 ‘잘 한다’는 의미로 “잘생긴 우리 명준이”라는 말을 내뱉는다.신인지명은 SK에서 받았지만 앞으로 프로 데뷔는 신세계 유니폼을 입고 하게 된다. 지난달 말 신세계가 SK 야구단 인수를 결정하고 인수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고명준은 “신세계와 함께 프로에 첫 발을 내딛어 영광이다. ‘SK 왕조’를 구축했던 선배들의 ‘DNA’를 잘 물려받아 새로운 ‘신세계 왕조’를 이끄는 주축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손가락 다섯 개를 펴 보이며 “여기에 우승반지를 다 끼고 싶다”며 씩 웃었다.청주 세광고를 졸업한 고명준은 LG 이영빈(2차 1라운드 7순위), SK 조병현(2차 3라운드 8순위) 등과 오랜 세월 약체로 꼽혀온 세광고의 중흥을 이끌었다. 상위라운드에서 지명될 만큼 기량이 뛰어난 삼인방의 맹활약 속에 지난해 세광고는 대한야구소프트볼 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준우승 거두고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진출했다. 세광고의 협회장기 결승 진출은 1983년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이후 37년 만의 일이기도 했다.잘했다면 잘한 일이지만 고명준은 “우승경험을 못해 정말 아쉬웠다”고 말한다. 대학시절까지 탁구선수로 활약한 엄마, 프로야구 선수 출신의 외삼촌(정회선 충훈고 감독), 조기축구 무대를 주름잡은 아빠를 보며 자라 승부나 경쟁에서 ‘이겨야’ 직성이 풀린단다. 고명준은 “우승 못한 갈증을 프로무대에서 제대로 풀고 싶다”며 이번엔 눈빛을 반짝였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15일 끝난 핸드볼리그는 두산의 통산 아홉 번째 남자부 정상 등극으로 결말이 났다. 2011년 출범 이후 열 번째 시즌을 치르는 동안 90%의 우승 확률을 기록해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라는 명성을 이어갔지만 의미 있는 변화도 있었다. 두산 선수들이 독식하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타이틀 주인공이 바뀐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 하남시청 박광순(25·사진)은 이번 시즌 사상 첫 3년 연속 득점왕에 오른 데 힘입어 정규리그 MVP에 올랐다. 득점왕 ‘3회’는 핸드볼리그 통산 득점 1위(622점)인 정수영(36·일본 다이도스틸)과 동률이다. 하지만 ‘3연속’은 박광순이 최초. 이번 시즌 하남시청은 4위에 그쳐 플레이오프(PO) 진출이 좌절됐다.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친 박광순은 PO 탈락 팀 출신 최초의 MVP라는 새로운 기록도 세웠다. 2018년 실업무대에 데뷔해 첫 시즌부터 득점왕에 오른 그는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겸손해했다. 박광순을 앞세운 하남시청은 ‘어우두’를 위협할 강팀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를 들었다. 두산은 이번 시즌 4패를 당했다. 이 가운데 2패가 하남시청에 맞은 일격이었다. 하남시청이 두산에 처음 승리(25-24)한 지난달 9일 박광순은 양 팀 최다인 7점으로 펄펄 날았다. 박광순은 “책임감을 느꼈던 해”라고 한 시즌을 마감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초 공을 던지는 오른쪽 어깨에 충돌증후군 등의 부상을 입어 핸드볼을 관둘 생각에 지게차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재활한 끝에 부상을 극복한 뒤 최고 선수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힘든 날도 있어야 반대로 좋은 날도 온다는 걸 깨달았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하남시청의 창단 첫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우승도 이끌겠다”며 눈을 반짝였다. 비시즌이면 고향인 충북 진천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효자 가장’으로서의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입단 당시 맺은 3년 계약이 끝나 새 계약을 앞둔 박광순은 “연봉도 ‘많이’ 받고 싶다”며 씩 웃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역시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였다. 두산이 15일 청주SK호크스아레나에서 열린 SK핸드볼코리아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인천도시공사와 23-23으로 비겨 시리즈 전적 1승 1무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2015년 이후 6시즌 연속이자 통산 9번째 정상이다. 2011년 SK핸드볼리그 출범 후 치른 10시즌 가운데 두산의 우승 확률은 90%에 이른다. 유일하게 우승을 놓친 2014년에도 웰컴론(현 SK)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어우두라는 말은 원래 프로야구 두산이 원조다. 두산은 6개 시즌 연속 한국시리즈(2015∼2020년)에 올라 3차례 우승(2015, 2016, 2019년)하며 이 말을 유행시켰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핸드볼 팀이 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 두산 핸드볼에 더 어울릴 말이 됐다. 늘 하던 우승이지만 올 시즌은 쉽지 않았다. 2년 전만 해도 정규리그 20경기, 챔피언결정전 2경기를 모두 승리(승률 100%)하며 사상 첫 전승 우승도 했지만 박찬영(38·골키퍼), 정의경(36·센터백), 김동명(36·피벗) 등 해가 지지 않을 것 같은 왕조를 지킨 황금 멤버들의 노쇠화를 피할 수 없었다. 훈련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수도권(의정부)에 있어 지방에 훈련장을 둔 경쟁 팀들에 비해 어려움이 많았다. 훈련장 문을 닫아야 했던 날이 많다 보니 ‘공치는’ 날도 늘었다. 시즌 개막 전 정의경은 “실업 14년 차인데 가장 많이 놀았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올 시즌 첫 경기부터 패하며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했다. 개막전에서 인천도시공사에 22-23으로 져 3년 9개월 만의 정규리그 경기 패배를 맛본 두산은 하남시청(2차례), SK 등 상위 팀들에 3차례 더 졌다. 정규리그 1위(15승 1무 4패)는 지켰지만 경쟁 팀들이 갖고 있던 ‘두산 공포증’도 걷혔다. 챔프전도 13일 1차전부터 박빙이었다. 경기 내내 팽팽한 접전을 치른 두산은 2점 차(23-21)로 간신히 이겼다. 2차전에서도 인천도시공사의 파상공세에 동점을 내줬다. 불과 두 시즌 전 챔프전에서 2승, 골 득실차에서 7점을 앞선 모습과도 달랐다. 우승은 했지만 당장 다음 시즌이 걱정될 만했다. 윤경신 두산 감독은 “마지막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해준 고참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면서도 “경쟁 팀들의 실력이 많이 올라왔다. 다음 시즌은 더 힘들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챔프전 최우수선수는 두산의 최고참 박찬영에게 돌아갔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6년 연속 두산 천하일까, 창단 후 첫 우승을 노리는 인천도시공사의 반란일까. SK핸드볼 코리아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이 끝나고 2차전 한 경기가 남았지만 섣불리 우승팀을 예측할 수 없다. 두산이 1차전에서 23-21로 이겨 조금 유리해졌을 뿐 15일 열리는 2차전에서 인천도시공사에 3점 차 이상으로 지면 결과가 뒤집어진다.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은 두 경기 중 더 많은 승점(승리 2점, 무승부 1점)을 가져가는 팀이 우승한다. 승점이 같으면(1승 1패) 골 득실이 유리한 팀이, 이것도 동률이면 7m 승부던지기로 결과를 가린다. ‘거미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양 팀은 나란히 1983년생 백전노장 골키퍼를 보유하고 있다. 인천도시공사는 이창우, 두산은 박찬영(이상 38)이 골문을 책임지고 있다. 박재용(하남시청·세이브 1위) 등 골키퍼 후배들이 약진하고 있지만 올 시즌 두 골키퍼만이 방어율 ‘40%대’로 노익장을 과시했다. ‘슛을 막을 확률’을 따지는 방어율 부문에서 이창우가 42.64%로 1위, 박찬영이 41.51%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11월 열린 양 팀의 개막경기에서 승부를 가른 요인도 골키퍼들의 방어율이었다. 이창우가 두산 선수들이 던진 슛 14개 중 7개를 막는(50%) ‘신들린 방어율’로 두산에 3년 9개월 만의 정규리그 패배(22-23)를 안겼다. 박찬영(40.9%·22개 중 9개)도 선전했지만 이창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쉬웠다. 1차전에서 두산 박찬영이 방어율 37.5%(32개 중 12개), 인천도시공사 이창우는 44.1%(34개 중 15개)를 기록했으나 경기에서 승리한 박찬영이 판정승을 거뒀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해 배수진을 치고 도전에 나선 양현종(33)이 꿈을 향해 큰 한 발을 내디뎠다. 메이저리그(MLB) 텍사스는 양현종 등 선수 3명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이들을 스프링캠프에 초청한다고 13일 발표했다. 텍사스 스프링캠프는 18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진행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양현종은 신분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는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양현종이 MLB에서 뛸 경우 보장 연봉이 130만 달러(약 14억3900만 원)이고 성적에 따라 보너스를 55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최고 수령액이 185만 달러(약 20억4800만 원)인 셈이다. 양현종이 2020시즌 KIA에서 받은 연봉(23억 원)보다는 조금 적다. 광주에서 개인훈련을 해온 양현종은 곧 취업비자를 받고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MLB가 보장된 계약은 아니지만 양현종의 빅리그 진입 전망은 긍정적이다. 미국 텍사스 지역지 ‘댈러스모닝뉴스’는 14일 2021시즌 텍사스의 개막 로스터를 예상하며 초청선수 신분으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게 될 선수 16명 중에서 유일하게 양현종을 ‘긍정적(GOOD)’이라고 평가했다. 리빌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텍사스의 선발진은 아직 미완성이다. 지난 시즌 2승 6패 평균자책점 5.35를 기록한 카일 깁슨(34), 2018시즌 13승을 거둔 뒤 두 시즌 동안 부상으로 신음했던 마이크 폴티네비치(30), 올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으로 영입한 일본인 투수 아리하라 고헤이(29)를 1∼3선발로 확정했지만 4, 5선발 자리는 비어 있다. 이미 확정된 선발진에 대한 비관적 평가도 많다. 양현종은 스프링캠프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더라도 지난 시즌 마무리로 개막을 맞은 뒤 선발을 꿰찬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처럼 결국 본업을 찾게 될 가능성도 높다. 우선 조던 라일스(31), 한국계로 알려진 데인 더닝(27), 카일 코디(27) 등과 스프링캠프에서 4, 5선발 진입을 위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현종은 계약 발표 뒤 감사 인사를 전했다. “14년 동안 KIA 팬들이 열렬히 응원해주고 과분한 사랑을 줘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이 헛되지 않게 잘 준비해 야구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14년 동안 감사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댈러스모닝뉴스에 따르면 양현종의 등번호는 ‘68’이다. KIA에서 달았던 37, 54번과 전혀 다른 번호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MLB 무대에서 양현종은 신인이나 마찬가지다. KBO리그에서는 그간 슬로스타터의 면모를 보였는데 스프링캠프에서 눈도장을 확실히 받아야 자신이 바라는 (선발)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 겨울 프로야구 선수들이 체감하는 찬바람은 그 어느 때보다 찼다. ‘베테랑’(백전노장)으로 예우 받던 선수들은 단지 ‘늙었다’는 이유로도 짐을 싸야했다.1983년생 고효준도 마찬가지. 세는 나이로 내년이면 마흔이 되는 백전노장도 지난시즌 직후 방출 칼바람을 못 피했다. 지난시즌 롯데 마운드가 상대팀 왼손타자들에게 강점이 없었기에 왼손투수 고효준을 올해도 활용할 수 있었지만 구단은 젊은 자원 육성으로 해법을 찾기로 했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한 김유영(27), 2021년 2차 전체 1순위로 지명한 김진욱(19) 등 잠재력만 터진다면 대안이 될만한 자원들은 있다.적지 않은 나이에 소속팀이 없어져 사실상 은퇴나 마찬가지였지만 고효준은 ‘현역 연장’을 희망했다. 아직도 시속 140km 이상의 공을 던질 힘이 있다고 했다. 부산에 남아 몸을 만들기 시작한 고효준은 지난달에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마련한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으로 훈련지를 옮겨 구슬땀을 흘렸다. 그곳에서 하프피칭 단계까지 몸을 끌어올린 고효준은 자신의 투구 영상을 제작해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셀프 홍보에도 나섰다. 이후 현역시절 친구로 지낸 김백만 부산정보고 감독(39)의 배려로 부산으로 간 고효준은 프로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과 ‘같은 꿈’을 꾸며 동고동락했다.놓치지 않은 희망의 끈이 하늘에 닿은 걸까. 고효준은 ‘기회’를 얻었다. 수도권 A구단 관계자는 “최근 고효준에게 테스트를 제안했다. ‘테스트’라 했지만 경험이 풍부한 선수라 (계약 전) 몸 상태를 확인하자는 취지다. 비 시즌 동안 훈련을 게을리 해 몸이 망가져 있다든지, 우리가 몰랐던 부상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계약은) 90%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고효준은 음력으로도 새해 첫날인 12일 A구단의 2군 캠프에 합류한 뒤 13~17일 5일 간 테스트를 거친다. 결격사유가 없다면 2021시즌 새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를 고효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설날을 앞두고 희소식을 접한 고효준은 “기회를 준 것만으로 정말 감사하다. 하루도 쉬지 않고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 아픈 데는 없다. 테스트에서 증명 하겠다”며 활짝 웃었다.방출 칼바람을 맞은 뒤 현역연장을 선언하고 새 팀을 찾은 베테랑은 한화 출신의 이용규(36·키움), 안영명(37·KT) 둘 뿐이다. 대부분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제2의 삶을 찾고 있다. 희망의 불씨가 점점 꺼질 무렵 고효준이 코로나19 칼바람을 이겨낸 ‘최고령 생존자’로 이름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스프링캠프를 보는 건 나무의 나이테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는 것만큼 흥미진진한 일이다.” 미국의 스포츠 저널리스트 제리 아이젠버그는 프로야구 팀들의 스프링캠프를 이렇게 표현했다. 예년 이맘때 인천국제공항에는 스프링캠프를 위해 미국이나 일본 등 세계 각지로 떠나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항공사 카운터 앞에는 선수들의 짐이며 각종 훈련 장비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이들은 한국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향해 남들보다 일찍 봄을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KBO리그 10개 구단은 1일부터 해외가 아닌 국내에 스프링캠프를 펼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선수단의 해외 캠프가 여의치 않아졌기 때문. 코로나19가 바꾼 스프링캠프 신(新)풍속도다. 프로야구 모든 구단이 일제히 국내에 캠프를 차린 건 한국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간 국내에서 캠프를 치른 구단도 있긴 했다. 2003년 한화와 2008년 현대를 해체한 뒤 재창단한 히어로즈가 제주도에서 캠프를 진행했다.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에도 쌍방울, OB(현 두산) 등이 국내에서 훈련했다.○ SK는 제주도, 두산·LG는 이천 9일 현재 10개 구단은 전국 각지에서 캠프를 치르고 있다. 장소 유형은 크게 △안방구장 △2군 구장 △제3의 구장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안방으로 쓰는 키움을 비롯해 NC(창원NC파크), 삼성(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KIA(광주KIA챔피언스필드), 롯데(부산 사직구장) 등은 안방구장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 잠실구장 라이벌 두산(이천베어스파크)과 LG(이천챔피언스파크)는 각각 2군 구장이 있는 경기 이천에 자리를 잡았다. 유일하게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넌 건 최근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인수를 결정한 SK다. 인천 연고의 SK는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 캠프를 차렸다. KT는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 한화는 경남 거제 하청스포츠타운 야구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두산, KT, 한화는 이후 장소를 옮겨 2차 캠프도 진행할 계획이다. 캠프 막바지인 3월에는 구단들끼리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다. 해외 전지훈련이 일반적이었던 작년까지는 나름대로의 트렌드가 있었다. 2019년 일명 ‘노 저팬’ 사태를 촉발했던 한일 관계 악화 전에는 미국에서 1차 캠프를 치른 뒤 일본 오키나와에 모여 2차 캠프를 여는 게 대세였다.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 팀과도 연습경기를 자주 진행하면서 ‘오키나와 리그’라는 별칭이 붙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 일본, 호주, 대만 등에서 캠프를 진행했던 몇몇 팀들은 지난해 캠프 도중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줄줄이 항공권이 취소되는 불상사를 겪었다. 오도 가도 못 하고 발을 동동 구르던 구단들은 전세기를 통해 가까스로 국내에 돌아왔다.○ 날씨와의 전쟁 그동안 각 구단들이 해외로 캠프를 나갔던 가장 큰 이유는 날씨였다. 종목 특성상 한겨울의 추운 날씨 속에서 운동을 하다가는 부상을 당할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각 구단은 상대적으로 날씨가 따뜻한 미국이나 호주, 일본을 찾았다. 올해 국내 캠프에서도 모든 구단들이 각별히 신경을 쓰는 건 ‘온도’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남쪽 지역에 캠프를 차린 가운데 경기 이천에 캠프를 차린 두산과 LG는 난방시설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수천만 원을 들여 온풍기를 준비하고 불펜에는 가스히터 등을 설치해 선수들이 따뜻한 온도에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했다. 실내 온도는 영상 15도 내외로 유지하고 있다. LG는 워밍업 시 LG 세이커스 농구단의 실내연습장도 활용한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훈련 중인 롯데는 추위와 바람을 막기 위해 1, 3루 바깥쪽 불펜에 각각 비닐하우스 시설을 마련했다. 총 800만 원의 설치비가 들었다. KIA 역시 광주KIA챔피언스필드 외야 불펜을 활용할 수 있도록 철골구조물을 설치한 뒤 천막을 덮었다. 실내연습장을 포함해 총 6명의 투수가 동시에 투구 훈련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남쪽인 제주 서귀포로 내려간 SK는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캠프 첫날 비바람이 몰아치는 상황에서도 김원형 SK 감독은 “이 정도면 (일본 전지훈련지였던) 고치처럼 약간 쌀쌀한 정도다. 할 만하다”고 말했다. 캠프 시작 2주 전 개인 훈련차 먼저 이곳에 내려왔던 SK 주장 이재원(35)은 “어떤 날은 반팔을 입고 훈련했을 정도로 날씨가 따뜻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국내 전지훈련이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돔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키움은 날씨 고민에서 훨씬 자유로운 편이다. 외투를 벗어도 춥지 않은 정도인 영상 18도를 유지하고 있다. 선수들도 워밍업을 마친 뒤에는 유니폼만 입은 채 타격, 수비 훈련 등을 진행하고 있다. 바람의 영향도 받지 않는다. ○ 출퇴근하며 집밥 국내 캠프의 최고 장점은 컨디션 관리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미국 스프링캠프의 경우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에 시차 적응 등을 하다 보면 하루 이틀쯤은 별다른 훈련 없이 가벼운 몸 풀기로 흘려보내는 일이 많았다. 안방구장을 활용하는 팀들의 경우 선수들은 정규시즌처럼 집에서 출퇴근을 하며 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 달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낯설고 물선 해외에서 훈련만 해야 했던 선수들은 올해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심신의 안정을 얻고 있다. NC 내야수 박민우(28)는 “집에서 왔다 갔다 하며 부모님이 해주시는 밥을 먹어서 더 좋다”고 말했다. 캠프 기간 동안 선수가 수시로 집을 오가자 오히려 가족들이 더 어색해한다는 후문이다. 해외에 나갈 때면 어려움을 겪곤 하던 전화 연결 문제도 걱정할 일이 없어 좋다는 반응이다. 안방구장을 캠프지로 사용하는 구단 중에서는 롯데가 유일하게 부산 롯데호텔에서 숙소 생활을 하고 있다. 사직구장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다. 롯데 역시 애초에 출퇴근을 할 계획이었으나 “팀워크를 다지고 서로를 알기 위해선 출퇴근보다 합숙이 더 낫다”는 새 주장 전준우(35)의 건의를 받아들였다. 거제에 캠프를 차린 한화는 한화리조트 거제 벨버디어를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구단으로선 식사 준비에도 이점이 있다. 해외 캠프에서는 현지 케이터링 업체나 한인 식당 등과 계약을 맺어 선수단 식사를 제공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익숙했던 구장 내 식당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식비는 절반 가까이 줄이면서 메뉴의 영양소, 다양성 측면에서 보다 양질의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선수들의 요구사항을 즉각 반영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육류 위주의 고단백 식사가 선수들에게 인기다.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유일하게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SK는 이번 스프링캠프 전체 예산으로 약 6억 원을 책정했다. 종전 해외 캠프의 예산 규모(11억∼12억 원)의 절반 정도다. 다른 구단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1인당 700만∼800만 원 정도의 항공료와 호텔 숙박비 등을 아끼면서 구단으로서도 적지 않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지역 상권에 쏠쏠한 도움이 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SK의 스프링캠프지에는 선수단은 물론이고 취재진과 그룹사 직원 등이 몰리면서 인근 식당도 따라 웃고 있다. 매 식사 시간마다 식당이 붐빌 정도다. 한 식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끊기다시피 했던 단체손님이 스프링캠프를 계기로 발길을 잇기 시작했다. 1칸 띄어 앉기 등 방역 수칙을 지키는 가운데서도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또 그룹 계열사인 스타벅스코리아의 커피 100잔을 매일 훈련장으로 보내오고 있다. 캠프 기간 커피 값만 1600만 원 이상이다. 다만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있다. 선수들이 너무 익숙한 나머지 혹여 긴장감이 떨어지진 않을까 조심하는 모양새다. 수도권 한 구단 관계자는 “해외 캠프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일상에 변화를 주는 의미도 있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뒤에는 해외 캠프와 국내 캠프를 두고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강홍구 windup@donga.com·김배중·강동웅 기자}

알파벳 ‘K’로 시작하는 두 팀의 올 시즌 승부는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라이벌이란 의미를 담아 ‘K라이벌’이라고 불러야 할 듯하다. KGC가 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KT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99-95로 이겼다. 4쿼터 종료 2분 17초 전까지 8점 차(73-81)로 뒤지며 패색이 짙던 KGC는 이재도와 박형철의 3점슛 세 방으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간 뒤 마지막에 활짝 웃었다. 4쿼터 막판 극적인 활약을 펼친 KGC 가드 이재도가 19점 14도움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졌다면 KT와 공동 4위가 될 뻔한 KGC(20승 16패)는 KT(18승 18패)와의 승차를 2로 벌렸다. KT는 전자랜드와 공동 5위가 됐다. 올 시즌 4번 만난 두 팀은 이날까지 3번 연장전을 치를 정도로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첫 맞대결(지난해 10월 22일)부터 그랬다. 2차 연장 끝에 KGC가 웃었다(93-89 승). 두 번째 연장전은 양 팀의 3차전(1월 16일)에서 나왔다. 연장 종료 6초 전 양홍석(KT)이 쐐기 득점을 넣으며 KT가 89-86으로 이겼다. 이날 KGC가 승리하며 양 팀의 시즌 전적은 2승 2패가 됐다. 4차례 붙은 양 팀의 총 득실점 마진은 ‘2점’(KGC 우세)에 불과하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야구 SK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 야수 조 훈련에서 꽤 낯익은 선수가 아주 낯선 이름으로 불리는 광경이 목격됐다. 주인공은 2018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한동민(32). 키 190cm의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괴력으로 ‘동미니칸(동민+도미니카인)’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했다. 2018년 41홈런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지만 최근 2년간 부진한 성적(2시즌 홈런 총 27개)에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한동민은 최근 야구선수들 사이에서 바람이 분 ‘개명’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개명 절차를 밟아 2일 법원으로부터 허가 통보도 받았다. 한동민은 “세부적인 절차가 남아 있으니 바뀐 이름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며 “‘나무에 볕이 든다’는 좋은 뜻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료들은 ‘○미니칸’ 등 바뀐 이름을 빗댄 애칭으로 그를 불렀다. 롯데 포수 지시완(개명 전 지성준·27)은 두 번째 개명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 성준으로 개명했다던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시완’이라는 세 번째 이름을 갖게 됐다. 성준으로 프로지명 등 성공적인 야구 인생 1막을 보냈지만 지난해 사생활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7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현재 그는 ‘시완’으로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시완(是Q)의 한자를 풀면 ‘일아재원(日疋才元)’으로 ‘날마다 재주가 으뜸’이란 뜻이다. 이들 외에도 최근 프로야구에서 이름을 바꾸는 선수들은 흔하다.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 2008년까지 프로 입단 뒤 이름을 바꾼 선수는 6명에 불과했다. 2009년 손아섭(33·롯데) 개명 이후인 2010∼2020년 10년 동안에는 무려 78명으로 급증했다. 개명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야구계는 손아섭의 영향을 꼽았다. 손아섭은 2009년 손광민에서 이름을 바꾼 뒤 이듬해부터 타율 3할을 보장하는 간판 타자로 성장해 2017시즌 이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롯데와 4년 98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한동민은 팀 동료인 오태곤(개명 전 오승택·30)으로부터 작명소를 소개받았는데 이곳은 오태곤이 롯데 시절 손아섭으로부터 소개받은 곳이기도 하다. 개명을 한 뒤 성공한 선수들도 있지만 모두가 개명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까지 개명한 선수 85명 중 효과를 봤다고 할 만한 선수는 손아섭을 비롯해 지난 시즌 두산에서 10승을 거둔 최원준(개명 전 최동현·27), KT 주전 중견수 배정대(개명 전 배병옥·26), 고교시절 개명해 KBO 집계에서 빠진 두산 외야수 박건우(개명 전 박승재·31) 정도다. 개명을 했지만 재능을 못 피우고 은퇴한 한 선수는 “부상과 부진을 벗어나고 싶어 현역 시절 개명을 했다. 어떤 수단을 써서든 야구를 잘하고 싶은 ‘절실함’ 정도로 이해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전자업계 라이벌 삼성과 LG가 ‘핵심 부품’을 맞바꿨다. 프로농구 삼성과 LG는 4일 김시래(32·178cm)와 테리코 화이트(31·192cm)를 삼성으로, 이관희(33·190cm)와 케네디 믹스(26·205cm)를 LG로 보내는 2 대 2 트레이드를 매듭지었다고 밝혔다. 올 시즌 터진 두 번째 대형 트레이드다. 다시 한 번 순위 경쟁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KCC, 현대모비스, 오리온이 국가대표 출신의 최진수(32·현대모비스), 이종현(27·오리온) 등을 포함시킨 삼각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후 세 팀은 상승세를 타며 순위표 상단에 올랐다. 4일 현재 KCC가 1위, 현대모비스, 오리온이 각각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은 김시래와 이관희다. 2013∼2014시즌부터 LG에서 주전 가드로 뛴 김시래는 올 시즌 35경기에서 평균 12.1득점, 5.7도움(전체 3위)으로 활약하고 있다. 2년 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당시 LG는 김종규(DB)를 놓쳤지만 김시래를 잡으며 팀의 상징으로 대우했다. 삼성 원팀맨이었던 이관희도 팀의 토종 주포로 활약했다. 올 시즌 36경기에서 평균 11득점, 3.5리바운드, 2.3도움을 기록 중이다. 삼성은 이날 현재 공동 7위(16승 20패)에 올라 있다. LG는 공동 최하위(12승 24패). 시즌 막판에 접어들어 삼성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4년 만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승부수를 던졌다. LG 역시 부진 탈출을 위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시점이었다. 1997년 KBL 출범 이후 두 팀이 처음 주축을 맞교환해 화제를 모은다. 라이벌 관계였던 두 팀은 서로 선수를 주고받는 것 자체를 꺼렸다. 20년 전인 2001년 백업 자원인 이정래(당시 LG)와 그해 5순위로 지명된 황진원(당시 삼성)을 맞바꾼 게 두 팀 간의 유일한 트레이드였다. 프로야구에서도 두 팀의 트레이드는 금기에 가깝다. 올해로 40번째 시즌을 맞는 프로야구 역사상 두 팀의 선수 교환은 2012년에 성사된 3 대 3 트레이드가 유일하다. 선수와 감독으로 삼성의 상징적인 존재와도 같았던 류중일 감독이 2018년부터 3년간 사령탑을 맡은 것도 이례적인 일로 꼽혔다. 이상민 삼성 감독(49)과 조성원 LG 감독(50)의 30년 넘는 진한 인연도 양 팀의 오랜 금기를 깨는 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대부고 1년 선후배 사이인 둘은 성인 무대에서 다시 한솥밥을 먹으며 전성기를 누렸다. 현대와 KCC에서 추승균 전 KCC 감독과 함께 ‘이조추 트리오’로 코트를 누비며 3차례(1998∼1999년, 2004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합작했다. 포워드 자원이 많아 높이 걱정이 덜한 삼성은 공이 잘 안 돌고(팀 도움 9위·16개) 확실한 공격옵션이 없었다. 김시래와 3점 슛이 좋은 화이트가 이를 메워줄 거란 게 이 감독의 계산이다. 반면 올 시즌 처음 LG 지휘봉을 잡으며 ‘100점을 실점하면 101점을 넣는’ 공격농구를 표방한 조 감독은 취약한 골밑이 아킬레스건이었다. LG는 수비 리바운드 꼴찌(22.3개)다. 조 감독은 “1, 2주 전 (이)상민 감독과 전화 통화 과정에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공감대가 이뤄졌다. 트레이드는 내가 먼저 제안했다. LG는 키가 큰 슈팅 가드가 필요했고, 삼성은 포인트가드가 취약했는데 이번 트레이드가 윈윈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당장 두 팀은 6일 LG의 안방인 창원체육관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선수들도 첫선을 보인다. 갈아 끼운 핵심 부품은 어느 팀에 호환이 더 잘될까.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오리온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가드 이현민과 포워드 장재석은 이번 시즌 나란히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고 있다. 팀을 옮겨가며 인연을 이어온 둘이 힘을 합친 현대모비스가 KCC를 상대로 강한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승을 거뒀다. 2위 현대모비스가 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선두 KCC와의 경기에서 77-72로 승리했다. 지난달 31일 SK에 완패를 당해 연승이 ‘7’에서 끊겼던 현대모비스는 KCC를 무너뜨리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렸다. 맞대결 전적 2승 2패로 맞선 KCC(25승 11패)와 현대모비스(22승 14패)의 승차는 3경기로 좁혀졌다. 38세 베테랑인 이현민은 4쿼터 후반 승부를 뒤집는 동점, 역전 도움을 기록하는 등 34분을 뛰며 20득점, 5리바운드, 6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이현민이 한 경기에서 20점 이상 넣은 것은 2013년 12월 SK와의 경기 당시 25점 이후 7년 2개월 만이다. 장재석(204cm)도 20득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올렸다. 경기 후 장재석은 “현민이형과 하면 호흡이 잘 맞는다. 오늘도 형이 좋은 패스를 해줬다. 나중에 형한테 빵이라도 사줘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유재학 감독은 “장재석이 큰 키를 활용해 자신 있게 공격을 풀어갔다. 이현민은 후반 들어 게임 리딩뿐 아니라 득점에도 가세해 제몫을 다했다”고 칭찬했다. 초반 기세는 KCC가 잡았다. 1쿼터를 26-18로 앞선 KCC는 2쿼터까지 점수 차를 15점(48-33)으로 벌려 쉽게 이기는 듯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의 뒷심은 빛났다. 숀 롱(6득점, 8리바운드) 함지훈(7득점, 2리바운드) 등 주포들은 침묵했지만 벤치 멤버들이 평소 예리하게 갈아온 ‘발톱’을 드러냈다. 4쿼터에 현대모비스는 KCC에 4점만을 내주며 15점을 집중시켜 역전승을 마무리했다. KCC는 송교창(19득점, 6리바운드)이 공격을 주도했지만 4쿼터에 3점슛 6개가 모두 빗나갔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지난달 말 신세계가 SK 야구단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1일부터 처음 시작된 스프링캠프.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SK 유니폼을 오랜 시간 입은 선수단은 입을 모아 아쉬움을 표했다. 선수 시절 SK의 쌍방울 인수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던 김원형 SK 감독은 “그때는 모기업(쌍방울) 재정이 좋지 않아 (SK) 창단 소식을 듣고 웃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때와 다르다. 아쉬운 감정이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SK가 창단한 2001년 신인으로 입단해 SK와 역사를 함께한 김강민(39)도 “어쩌다 SK 야구단보다 내가 더 오래 남았다”며 씁쓸해했다. 캠프지에 마련된 인터뷰용 뒷걸개는 SK가 ‘왕조색’이라 부르는 빨강, 검정 조합이 아닌 신세계의 회색 계열이었다. 캠프 첫날 내린 비는 SK와 동고동락했던 올드맨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했다. 하지만 신세계 관계자들은 바삐 움직였다. 캠프 첫날 공식 훈련이 시작되기 전 신세계는 부사장급 임원 2명을 제주에 보내 감독 및 선수단과 상견례를 갖고 “동요하지 말아 달라”는 의견을 전했다. 야구단 인수 배경과 비전 등도 차분히 설명했다. 이에 선수들은 “야구단을 잘 운영해보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오히려 (신세계의 야구단 인수가) 잘된 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튿날에는 신세계 계열인 스타벅스 커피 100잔이 캠프에 전해졌다. 평범하지만 의미 있는 선물이 등장하자 선수들의 마음도 서서히 녹았다. 김 감독은 “예상치 못했던 선물에 선수단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신세계에서 캠프 기간 내내 얼마든지 커피 배달을 해준다고 했다”며 웃었다. 신세계의 SK 야구단 인수 작업은 다음 달 5일경 마무리된다. 이 기간에 구단 이름 선정 및 새 유니폼 제작 등 신세계가 해야 할 일은 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세계 관계자들은 자사 온라인 쇼핑 브랜드 이름처럼 ‘쓱(SSG)’하고 나타나 선수단을 알뜰살뜰 챙겼다. 소소하지만 단비 같은 배려에 서귀포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인천 야구단’에는 날이 갈수록 온기가 돌고 있다. 일단 첫 단추는 잘 끼운 듯하다.김배중 스포츠부 기자 wanted@donga.com}

“30홈런 이상으로 2루수 걱정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유니폼을 갈아입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새 유니폼을 입게 된 최주환(33)은 올 시즌 목표를 이렇게 밝혔다. 신세계그룹 인수가 확정된 프로야구 SK의 스프링캠프 훈련이 한창인 2일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만난 최주환은 “더 높은 곳을 향해 노력하다 보면 더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새 팀에서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두산에서 뛰던 2018시즌 개인 최다인 26홈런을 기록한 그는 토종 2루수로는 1999년 홍현우(당시 해태·34개)만 넘어본 30홈런을 올 시즌 성공 과제로 삼았다. 구체적인 목표를 밝히지 않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에서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2006년 두산에서 데뷔한 최주환은 국가대표 출신 내야수들이 즐비한 두산에서 11년 만에 주전으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그는 오랜 소망이기도 했던 ‘주전 2루수’ 보장을 약속한 SK에 둥지를 틀었다. 정근우(은퇴) 이후 확실한 2루수가 없어 고민이던 SK도 4년 42억 원을 안기며 최주환에 대한 높은 기대를 드러냈다. 이는 2004년 김재현에게 안긴 팀 역대 외부 FA 최고 금액인 20억7000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지난해 말 최주환은 프로 데뷔 후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5월 개막한 2020시즌이 11월 말에야 끝난 데다 12월에는 결혼식을 올렸기 때문. 하지만 두산에서 10년 넘게 주전 자리를 향해 독하게 노력한 습관은 바뀌지 않았다. 비시즌에도 꾸준히 훈련한 까닭에 스프링캠프 초반이지만 손에는 딱딱한 굳은살이 시즌 한창 때처럼 박혀 있다. 앞으로 2kg만 더 빼면 스스로 최상의 몸 상태라고 느꼈던 ‘86kg’도 맞출 수 있다. 완벽한 준비로 새 팀 적응력을 한껏 끌어올렸지만 최주환은 “여전히 배울 게 많다”며 몸을 낮춘다. KBO리그 역대 최다 홈런 2위(368개)인 ‘살아 있는 전설’ 최정(34)과 타격훈련에서 한 조를 이룬 그는 선배에게 훈련철학 등을 물으며 최고 선수의 노하우를 흡수하려 하고 있다. 그는 “정이 형은 한국을 대표하는 3루수다. 2루에서 제가 정이 형처럼 활약한다면 많은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SK와 FA 계약을 맺었지만 신세계가 SK 야구단을 인수해 최주환은 새 시즌 신세계 유니폼을 입고 개막을 맞는다. 53번이 새겨진 최주환의 ‘SK 유니폼’은 온라인 판매를 통해 FA 계약 이후 약 두 달간 400장이 넘게 팔렸지만 유니폼 주인이 정식 경기에서 입는 모습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최주환은 “팬들의 많은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팬들이 구입한 SK 유니폼의 가치가 살아 있게끔 제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훈련 이후 선수단에 ‘자율’이 부여됐지만 최주환은 로맥 등과 함께 실내훈련장에서 1시간 넘게 타격훈련을 한 뒤 숙소로 향했다. “(결혼하고) 안정감이 생겼다. 이제 야구에만 집중하면 된다”며 또 한 번 눈을 반짝였다. 한편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전날 선수단과 상견례를 한 신세계는 이튿날인 이날 훈련 중인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스타벅스 커피 100잔을 돌리며 격려했다.서귀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야구 하면서 이렇게 많은 기자 앞에 선 건 처음 같아요.” 프로야구 SK의 스프링캠프 첫날 훈련이 시작된 1일 제주 서귀포 강창학체육공원 야구장. 이번 시즌 새롭게 SK 지휘봉을 잡은 김원형 감독은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마치 포스트시즌처럼 50명 가까운 취재진이 몰렸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난달 26일 신세계가 SK 야구단 인수를 발표한 뒤 가진 첫 공식 훈련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하지만 김 감독의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 “처음 (SK) 감독을 맡을 때 부담감을 느꼈는데, (팀이 바뀌게 돼) 또 다른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하는 그의 어깨는 무거워 보였다. 주장 이재원(34)은 “당연한 듯 입던 유니폼을 바꿔 입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신세계의 SK 구단 인수 작업은 다음 달 5일경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선수단은 당분간 SK의 흔적이 곳곳에 남은 유니폼을 입고 훈련을 진행하게 된다. 류선규 SK 단장에 따르면 선수들은 이르면 다음 달 20일 시범경기부터 신세계 야구단의 구단명과 로고 등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는다. 만감이 교차하는 선수들의 마음을 읽은 걸까. 오전부터 비가 내려 선수들은 야외훈련 대신 실내훈련으로 첫 일정을 소화했다. 평소 반팔을 입고 훈련해야 했을 정도로 따뜻했던 서귀포의 기온도 섭씨 12도로 다소 쌀쌀했다. 2002시즌 SK에서 데뷔해 올해 20번째 시즌을 맞는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39)은 “수년 전부터 소문이 있었는데 늘 소문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에 매각됐다는 소식을 듣고 그날 조금 당황스러웠다. 창단식을 하고 새 유니폼을 입으면 (매각 사실이) 좀 더 와닿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쉬운 감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비시즌 동안 개인 훈련을 해오다 올 시즌 처음 한데 모여 호흡을 맞춘 선수들은 “파이팅”을 외치며 훈련을 시작했다. 이들은 비장함이 느껴질 만큼 진지한 모습으로 수비와 타격 훈련 등을 진행했다. 선수들의 어수선한 마음을 헤아리려는 신세계 측의 노력도 있었다. 부사장급 임원 2명 등이 제주에 내려와 이날 훈련에 앞서 선수단과 상견례를 했다. 김원형 감독은 “선수들에게 동요하지 말라고 전했다. (매각 소식에) 아쉬움도 있었지만 새 구단의 행보에 기대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새 구단 이름, 유니폼 색상 등에 대한 구단 안팎의 기대감도 크다. 이재원은 “팬들이 원하는 팀명으로 잘 결정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니폼은 신세계와 이마트를 상징하는 노란색이 유력하지만 SK의 붉은색 유니폼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류 단장은 “빨간색 상의와 검은색 모자가 인천에서 ‘왕조’를 구축했던 팀의 상징이라는 의견을 신세계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SK 이름으로는 마지막으로 진행할 스프링캠프에 왕조 시절을 함께한 메이저리거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이 3일부터 합류한다. 김강민은 “최근 김광현과 통화했는데 아쉽다고 하더라. 고향이 사라졌으니 돌아올 생각하지 말고 그곳에서 성공하라고 덕담을 건넸다”며 웃었다. 아쉬움으로 시작한 스프링캠프는 시간이 흐를수록 활력을 찾았다. 오후 들어 비도 그치며 일부 선수들은 훈련장 외야에서 캐치볼을 하면서 몸을 풀었다. 다음 달 6일까지 계속되는 캠프는 전술 훈련과 자체 청백전 등의 스케줄을 소화한다. SK를 포함한 10개 구단은 이날 일제히 시즌에 대비한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서귀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31일 경기를 앞둔 전주실내체육관에 묵념행사가 진행됐다. 안방팀 KCC 농구단을 이끌었던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전날 밤 별세했기 때문. KCC 코칭스태프는 검은 넥타이와 왼쪽 가슴에 ‘근조(謹弔)’가 적힌 검은 리본을 달았고 선수들도 유니폼 왼쪽 가슴에 검은 밴드를 달았다. 정 명예회장은 20년 전인 2001년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던 현대 농구단을 인수해 명문 구단에 올려놓은 주역. 전창진 KCC 감독이 야인으로 있다가 재기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도 고인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전 감독은 “(정 명예회장은) 한국 농구 발전에 큰 기여를 하셨다. 오늘 꼭 승리해서 팀 걱정 안 하고 좋은 곳으로 가실 수 있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회장님 영전에 승전보를 알리고 싶던 선수들은 약속을 지켰다. 3연승을 달리던 KGC를 접전 끝에 85-83으로 눌렀다. 2연승을 달린 KCC는 25승 10패로 선두 자리를 굳게 지키며 2위 현대모비스(21승 14패)와의 승차를 4경기로 벌렸다. 이날 KCC 승리 주역은 외국인 선수도, 이정현(9득점) 송교창(8득점) 등 토종 간판도 아닌 정창영(사진)이었다. 정창영은 중요한 순간마다 순도 높은 3점슛을 넣으며(7개 시도 4개 성공·성공률 57%) 양 팀 최다 타이인 18득점에 2리바운드 2도움으로 맹활약했다. 7연승을 달리던 2위 현대모비스는 8위 SK에 일격을 맞았다. 지난달 24일 KCC의 창단 최다인 13연승을 저지한 SK는 현대모비스에 93-74로 대승을 거두며 ‘연승 브레이커’로 거듭났다. KCC에 쓴맛을 보일 당시 30득점 8리바운드로 맹활약한 SK 외국인 닉 미네라스는 현대모비스를 상대로도 28점을 쏟아 부었다. SK 자밀 워니(15득점 1리바운드)가 현대모비스 숀 롱(27득점 9리바운드)의 기세에 눌렸지만 안영준(15득점 10리바운드)이 내외곽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오리온(20승 15패)은 삼성을 88-71로 꺾고 KGC(19승 16패)를 따돌리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메이저리그(MLB)에서 2년 차를 맞은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이 특급 도우미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지난달 30일 “세인트루이스가 콜로라도와 놀런 에러나도(30·사진)를 포함한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트레이드의 중심은 세인트루이스의 에러나도 영입이다. 정상급 3루수 에러나도는 2013년 MLB에 데뷔한 뒤 콜로라도에서만 활약하며 통산 타율 0.294, 235홈런, 760타점을 기록했다. 2013시즌부터 골드글러브를 8년 연속 수상했고, 포지션별로 가장 공격이 좋은 선수에게 주는 실버슬러거에도 4차례(2015∼2018시즌)나 뽑혔다. 2019시즌을 앞두고 콜로라도와 8년 2억6000만 달러(약 2905억 원)의 연장 계약을 맺은 뒤 이번 트레이드로 콜로라도와의 인연이 끝났다. 세인트루이스에서는 왼손 투수 오스틴 곰버, 1루수 루컨 베이커, 외야수 존 토레스 등이 콜로라도에 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콜로라도는 에러나도의 연봉 약 5000만 달러를 보조한다.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진 뒤 MLB.com은 “세인트루이스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가 됐다”고 점쳤다. 류현진(34)이 활약 중인 토론토도 알찬 전력 보강을 했다. 토론토는 이날 마커스 시미언(31)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클랜드에서 전성기를 보낸 시미언은 유격수로 2019시즌 타율 0.285, 33홈런, 92타점, 123득점을 기록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토론토와 1년 1800만 달러(약 201억 원)에 계약했다. 유격수뿐 아니라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시미언은 지난 시즌 잦은 실책으로 팬들의 뒷목을 잡게 한 토론토 내야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오리온이 28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전자랜드와의 방문경기에서 82-74로 이겼다. 2연패에서 벗어나며 19승 14패를 거둔 오리온은 2위 현대모비스(21승 13패)와의 격차를 1.5로 좁혔다. 이승현(24점 8리바운드 4도움·사진), 이대성(11점 4리바운드 11도움) 토종 원투펀치가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전자랜드는 이날 헨리 심스(21점 10리바운드), 김낙현(16점 4리바운드 3도움)이 분전했지만 이날 패배로 승률이 다시 5할(17승 17패·6위)이 됐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미리 보는 파이널’의 승자는 필라델피아였다. 미국프로농구(NBA) 동부콘퍼런스 1위 필라델피아가 28일 서부콘퍼런스 1위 LA 레이커스와의 안방경기에서 107-106, 1점 차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13승 6패가 된 필라델피아는 동부콘퍼런스 선두를 지켰다. 시즌 개막 이후 방문 10연승으로 기세를 올리던 레이커스는 방문경기 첫 패배를 당했다. 또 14승 5패로 유타(14승 4패)에 이어 서부콘퍼런스 2위로 내려앉았다. 양 팀의 간판들은 명성다운 활약을 펼쳤다. 레이커스 르브론 제임스는 34점 6리바운드 6도움, 앤서니 데이비스는 23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필라델피아도 벤 시먼스(25)가 17점 11리바운드 10도움으로 ‘트리플 더블’을, 조엘 엠비드(27)가 28점 6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승부는 ‘3옵션’에서 갈렸다. 필라델피아의 토바이어스 해리스(29)는 경기 종료 전 결승 득점을 포함해 24점 7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초반부터 필라델피아가 앞서가면 레이커스가 추격하는 양상이었다. 레이커스가 앞선 상황은 1쿼터 초반(14-13)과 4쿼터 종료 전(106-105) 두 번뿐이었다. 양 팀의 대결은 경기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올 시즌 필라델피아의 지휘봉을 잡은 닥 리버스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레이커스의 한 지붕 라이벌인 LA 클리퍼스 감독이었다. 필라델피아에서 활약 중인 대니 그린, 드와이트 하워드는 지난 시즌 레이커스의 우승 멤버였지만 ‘전력 외’로 새 팀을 찾은 뒤 이날 친정팀과 맞붙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남의 것만 좇고 있었어요.” 2016년 KIA에 입단한 최원준(24)은 5시즌째인 지난해에서야 비로소 잠재력을 터뜨린 이유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순위로 지명됐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유망주 등장을 반겼던 팬들도 안타까운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최원준은 지난해 KIA의 리드오프 중견수로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6(359타수 117안타)을 기록하며 팀의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동안 내야수로 뛰다 지난해에야 붙박이 외야수로 나서면서도 실책은 4개밖에 범하지 않았다. 데뷔 초반 최원준은 자기만의 타격 폼을 정립하지 못했다. 한 해 동안 30번 가까이 타격 자세를 수정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시즌 초반에는 이정후(키움)의 타격 자세를 따라하고 있었다. 하다하다 안돼서 7월 잘하던 고교 시절 자세로 돌아갔는데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며 웃었다. 그동안은 수비에서도 어느 포지션으로 출전할지 몰라 경기마다 내·외야 5∼6개의 글러브를 갖고 다녔는데, 지난 시즌에는 외야수용 글러브 한 종류만 챙겼다. 덕분에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심리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또 다른 성장 비결은 팀 내 최고참인 최형우(39)의 도움이다. KBO리그 최고령 신인왕 출신(25세)으로 지난 시즌 역대 세 번째로 나이 많은 타격왕에 오르며 골든글러브까지 받았던 그는 지난해 초부터 미완의 대기로 보인 최원준의 ‘전담 과외교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지난해 괌에서 함께 시즌을 대비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훈련이 막힌 올 들어서는 최형우의 고향인 전주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최원준은 “‘잘할 거니까 조급해하지 말라’고 조언해 주신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는 선배의 조언을 듣고 동작 하나하나를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020시즌이 끝난 뒤 군에 입대하려 했던 최원준은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요청으로 일단 1년 더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 최원준은 “지난 시즌에도 ‘군대까지 따라가서 가만 안 둘 거야’라고 장난처럼 말했는데, 감독님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게 진심으로 느껴졌다. (1997년생 소띠로) 소의 해를 맞은 만큼 올해 내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전 경기 출전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새 시즌을 앞둔 최원준에게 KIA는 27일 1억3000만 원의 연봉으로 동기부여를 해줬다. 2019시즌(1억 원) 이후 2년 만의 억대 연봉 복귀다. KBO리그에는 현재 두 명의 최원준이 있다. 다른 한 명은 2018년 개명한 뒤 지난 시즌 두산에서 10승을 거둔 투수 최원준(27)이다. ‘3할 타자’와 ‘10승 투수’의 이름이라 지난해부터 ‘최원준’ 하면 팬들 사이에서 야구 잘하는 이름으로도 통용된다. 최원준은 “(두산 원준 형은 나중에 개명해) ‘최원준’으로는 내가 더 오래 살았다. 둘 다 계속 잘해서 좋은 인상으로 팬들이 기억하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남자 수영의 미래 황선우(18·서울체고 3학년·사진)가 한국 수영 사상 처음으로 세계기록 보유자가 됐다. 27일 대한수영연맹(KSF)에 따르면 국제수영연맹(FINA)은 26일 이메일을 통해 “황선우의 남자 자유형 200m 기록과 관련한 서류 검토 결과 26일자로 세계 주니어 기록으로 공식 인정한다”고 알려왔다. 지난해 11월 19일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경영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자유형 200m에서 황선우는 1분45초92의 기록을 세웠다. 박태환이 2010년 세운 한국기록(1분44초80)에 못 미쳤지만 호주의 일라이자 위닝턴이 2018년 12월 세운 주니어 세계기록(1분46초13)을 0.21초 단축한 기록이었다. KSF는 이튿날 도핑테스트 음성 결과 확인서 등 필요한 서류를 갖춰 FINA에 기록 공인 요청서를 제출했고 기록을 세운 지 68일 만에 FINA의 공인을 받았다. KSF에 따르면 FINA는 액자에 담긴 공식 인증서를 우편으로 배송한다. KSF는 인증서를 수령한 뒤 황선우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