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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이뤄지는 공유숙박은 불법입니다. 운영자에게 환불을 요구하세요.” 부산 광안대교 전망이 한눈에 들어오는 오피스텔 한 채를 소유한 A 씨(60)는 자신의 집에서 이뤄지는 공유숙박 영업을 막으려 분주하다. 다른 소유주 10여 명과 ‘자체 단속반’도 꾸렸다. 큰 배낭을 메거나 캐리어를 끌며 오피스텔로 들어오는 관광객에게 공유숙박이 불법임을 안내하는 것이다. 오피스텔 세입자의 불법 공유숙박업으로 재산권 피해를 호소하는(본보 8월 23일자 A14면) A 씨 등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오피스텔 소유주들 사이에서 최근 이뤄지는 움직임이다. 지자체와 경찰의 소극적인 대응에 고육책을 쓰고 있는 것이다. A 씨는 전체 160여 가구 중 40여 가구에서 이 같은 불법 공유숙박 영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파악했다. 집집마다 찾아가 자가인지 세입자 본인인지, 소유주의 세컨드하우스인지 등을 일일이 확인했다. 확인되지 않고 밤에 불이 켜진 곳은 공유숙박 영업장으로 분류한 것이다. A 씨는 “오피스텔 소유주들로 구성된 관리단이 공유숙박을 하고 있는 세입자에게 자발적으로 영업을 중단하지 않으면 다음 달 1일부터 단전, 단수 조치를 한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A 씨 등 오피스텔 소유주들은 “상습적으로 불법 공유숙박업을 하는 세입자에게 많은 벌금을 부과하는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행정기관은 소유주와 입주민들이 겪는 피해를 알고 있고, 발열 체크 등 공유숙박 이용자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의 사각지대이지만 현재 시스템으로는 적극적인 단속이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 공중위생수사팀(특사경)은 올 6∼8월 해변을 낀 관광지 주변의 불법 숙박영업을 특별 수사해 총 13곳의 미신고 영업장을 적발했다. 잠복수사 등 의욕적으로 단속에 나섰지만 고작 13곳을 적발하는 데 그친 것. 광안리 해수욕장이 있는 수영구가 7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장군 4건, 해운대구와 동구가 1건씩이었다. 대다수가 A 씨 사례처럼 오피스텔이었고, 펜션과 민박도 있었다. 최근 해수욕장 주변에서 공유숙박 불법 영업이 만연한 상황인데도 단속 실적은 초라하다는 지적이 많다. 공유숙박 앱을 통해 ‘광안동 9, 10일 성인 2명 숙박’을 설정하면 8만∼14만 원까지 상품이 10여 개 나온다. 이들 대다수가 불법 영업장이라는 것을 경찰과 지자체는 인지하고 있지만 단속이 쉽지 않다. 시 특사경 관계자는 “불법 영업 중인 운영자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다. 여행객을 뒤따라가 운영자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고 해도 이들도 알지 못한다. 여행객이 공유숙박앱 운영사로부터 이용 방법을 안내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식 영업신고가 된 오피스텔만 공유숙박 상품을 올릴 수 있게 숙박앱 운영사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 법과 제도가 없는 상태에서 지금 같은 단속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섬세한 법안 정비를 주문했다. 동의대 강정규 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현행 건축법에는 준공 인허가 후 용도대로 건물을 쓰는지 따져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며 “공유숙박을 어느 선까지 규제할지 사회적 합의를 이룬 뒤 관련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이 상위 12%에 든다니요. 우리나라가 이렇게 못사는 나라였나요?” 경기 의정부시에서 영어 교습소를 운영하는 맞벌이 부부 조모 씨(31)는 6일 재난지원금(국민지원금)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다. 조 씨는 “건강보험료를 근거로 한 지원금 기준이 직장가입자보다 지역가입자에게 불리한 것 같다”며 “소외계층에만 준다면 몰라도 88%라는 애매한 기준에 걸려 탈락하니 억울하다”라고 말했다. 국민 88%에게 1인당 25만 원을 지급하는 재난지원금 접수가 이날 시작되면서 탈락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재난지원금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여부와 무관하게 소득 기준으로 선을 그어 국민 88%에게 지급하기 때문에 경계선에 걸려 지원 대상에서 아슬아슬하게 탈락한 사람이 나올 수 있다. 가구 인원별로 지급 기준선이 달라 같은 직장에서도 월급이 더 낮은데도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6일 국가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10시 현재 국민신문고에 1만1646 건의 재난지원금 관련 이의신청이 접수됐다. 이날 출생연도 끝자리가 1, 6인 사람이 재난지원금 신청 대상이었다. 서울에서 대기업을 다니는 차모 씨(30)는 “연봉이 5000만 원 정도인데 1인 가구는 5800만 원 이하이면 받는다고 들어서 기대했지만 탈락했다”라며 “12%에 속할 정도로 부자가 절대 아닌데 보너스 받은 것이 포함돼 탈락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재난지원금은 가구원 수별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지급 대상을 정한다. 예를 들어 1인 가구는 1인 가구끼리 상위 12%를 선별하고 4인 가구는 4인 가구 중에서 소득 상위자를 배제한다. 월급이 많아도 자녀가 많은 간부는 지원금을 받고 월급이 적지만 가족이 적은 젊은 직장인은 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정부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홈페이지 등을 통한 지원금 지급 여부 확인 방법, 신청 방법 등을 알리긴 했지만 주민들은 정보 부족에 혼란을 겪기도 했다. 부산에서만 6일 오후 2시까지 국민지원금 관련 문의전화가 600여 건 접수됐다. ‘자신이 가구주가 아닌 성인인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느냐’ ‘부모와 건강보험이 같이 돼 있지만 따로 사는 경우 지원금을 직접 받을 수 있느냐’는 등 지원금 수급 대상 여부를 확인하거나 탈락 사유를 묻는 문의가 많았다. 지원금 온라인 접수를 하는 첫날 신청자들이 폭주하면서 카드사 홈페이지와 앱 등의 접속이 한때 중단됐다. 정부가 접속 지연을 피하기 위해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5부제’ 신청 방식을 도입했는데도 먹통이 생긴 것이다. 대상자 여부를 확인하거나 이의신청을 하려는 국민들은 전화 통화가 어려워 불편을 호소했다. 충북 청주시에 거주하는 A 씨는 “국민신문고 상담사는 연결이 안 됐고 이의신청을 문의하는 행정안전부 국민콜 110에서도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연결음만 나왔다”라고 말했다. 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되면서 이를 악용한 스미싱 문자메시지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문자메시지 스미싱 범죄 유의를 당부하는 내용의 알림 문자를 이날부터 모든 휴대전화 이용자에게 발송하기 시작했다.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동부건설 컨소시엄으로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 지은 부산 한진중공업이 새롭게 출발한다. 한진중공업은 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홍문기 동부엔지니어링 대표(59·사진)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출하고 유상철 에코프라임PE 대표와 성경철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동부건설과 에코프라임마린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8월 말 채권단과 인수합병 절차를 거쳐 한진중공업 발행 주식의 66.85%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됐다. 경영 정상화에 대한 안팎의 기대감은 크다. 매출 확대에 목말랐던 조선 부문은 강점인 특수목적선 수주를 확대하고 상선 시장 재진입을 노린다. 한진중공업은 함정의 100% 자체 설계 능력을 갖췄고 국내 최다 함정 건조 실적을 보유 중이다. 지난달에는 한국형 경항공모함 기본설계 사업 수주를 위해 대우조선해양과 협력 협약을 맺었다. 조선 부문의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형 컨테이너선과 원유운반선 같은 상선 수주를 재개하고 향후 영업력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강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건설 부문은 올해 현재까지 1조 원 상당을 수주했다. 전통적으로 공항과 항만 등 국가 기반시설을 만드는 공공 공사에 특화된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데, 한진중공업은 이런 전문성에 동부건설의 협업이 더해지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홍 신임대표는 “한진중공업이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선구자이자 건설산업의 개척자로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 신임대표는 서울대 토목공학과 졸업 후 현대건설을 거쳐 동부건설 토목사업본부장, 동부엔지니어링 대표 등을 역임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역대 최대 규모인 1조3000억 원 상당의 필로폰을 멕시코에서 밀수입한 마약사범이 검찰에 붙잡혔다. 적발된 필로폰은 135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부산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는 멕시코에서 필로폰 404.23kg을 몰래 들여온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A 씨(35)를 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에 압수된 필로폰 양은 국내 마약 밀수 사상 가장 큰 규모다. 이전에 1회 최대 규모는 2018년 적발된 112kg이었다. A 씨는 2019년과 지난해 7월 2차례에 걸쳐 멕시코에서 ‘헬리컬기어’ 20개에 필로폰 904kg을 숨긴 뒤 국내로 밀수입했다. 이 중 500kg을 호주로 수출했지만 5월 호주 연방경찰에 적발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헬리컬기어는 톱니가 빗살 형태로 틀어진 원통형 기어로 항공기와 선박의 감속 장치로 주로 쓰인다. A 씨는 호주로 수출이 어렵게 되자 국내 보관 장소를 수시로 변경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적발된 마약은 호주로 수출되고 남은 것으로, 국내 유통을 미리 차단했다는 데 상당한 의미가 있다. 해외에 체류하면서 A 씨에게 범행을 지시한 호주 국적의 B 씨를 추적 중이다. 검찰은 A 씨 등 국제 마약 밀수범들이 한국을 호주로 마약을 밀반출하는 경유지로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공무원시험 최종 불합격이 억울해 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게 아닙니다. 채용 면접 시스템의 불합리함 때문입니다.” 부산시교육청 경력경쟁 임용시험 최종 면접에서 탈락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모 군(19)의 아버지 이동현 씨(59). 31일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이 씨는 기자에게 “더 이상 아들과 같은 피해자가 없도록 제도 개선이 꼭 필요하다”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이 씨는 8월 4일부터 한 달 가까이 아내와 번갈아가며 오전 7시 반부터 두 시간 동안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부당한 공무원 채용 면접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것만이 하늘로 떠난 아들의 억울함을 푸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해서다. 이 씨의 아들은 시교육청에서 실시하는 기술직군 필기시험 합격 후 7월 17일 최종면접을 봤다. 같은 달 26일 채용사이트에서 오전 10시 ‘최종 합격’이라는 글을 확인했다. 이 안내문은 10여 분 만에 사라졌고, 이후 채용사이트에는 ‘최종 불합격’으로 안내됐다고 이 씨는 밝혔다. 시교육청은 전산 시스템 오류로 전 응시자가 ‘최종 합격’으로 분류됐다고 해명했다. 이 군은 이 과정에 의문을 품고 시교육청을 찾아가 문의했다. 확인 결과 이 군이 응시한 직군에 5명이 면접을 본 뒤 3명이 최종 합격했다. 필기시험 성적 3위였던 이 군은 탈락했고, 필기시험 5위였던 응시자가 합격했다. 현행 공무원 채용면접은 국가직·지방직 구분 없이 공직자의 자세와 전문성, 창의력 등 5개 질문에 대한 답을 상중하로 나눠 평가한다. 면접관 과반이 5개 항목을 모두 ‘상’으로 평가하면 필기시험 순위에 관계없이 ‘우수’로 무조건 합격이다. 하지만 면접관 과반이 5개 중 2개 이상 항목을 ‘하’로 평가하면 ‘미흡’으로 필기 성적이 상위라도 탈락이다. ‘보통’은 필기 성적 순으로 합격시킨다. 이 군보다 필기시험 성적이 낮았던 응시자가 ‘우수’를 받으면서 이 군은 최종 순위가 밀려 탈락한 것이다. 이 군은 현행 면접 시스템에 절망감을 느꼈고 다음 날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졌다고 가족은 설명했다. 이 씨는 “또 응시하면 된다며 달랬으나 아들이 필기시험을 아무리 잘 쳐도 면접에서 탈락할 수 있는 현재의 면접 시스템을 수긍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행정·기술직 등 전 직군이 15개 조(조당 10∼15명)로 나뉘어 면접을 봤는데, 1∼14조까지는 ‘우수’가 1명도 없었다. 왜 아들이 속한 15조에서만 ‘우수’가 2명이나 나와 아들이 떨어졌는지 누구도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면접에 부당함이 있었는지 면밀히 조사해 달라고 시교육청에 요청했으나 묵묵부답이라고 했다. 또 이 씨는 응시자 1인당 10분여를 할애해 5개 문제를 상중하로 평가하는 이 시스템이 잘못됐다고도 했다. 이 씨는 “짧은 시간에 응시자의 경력을 정확하게 판단해 공무원이 될지 가부를 결정지을 능력과 권한이 과연 면접관에게 있는가”라며 “면접 과정에서의 불순한 의도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여느 사기업처럼 긴 시간 실무·임원 면접 등 심층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방공무원임용령 등 현행 공무원 채용시스템에 따르면 ‘우수’ ‘보통’ ‘미흡’으로 나뉘는 면접 평가 항목 중 미흡에 해당할 경우에만 면접관이 그 사유를 적도록 돼 있다. 우수와 보통에 대해서는 의무사항이 없다. 이 때문에 필기시험 성적이 이 군보다 뒤처졌던 응시자가 면접에서 ‘우수’ 평가를 받고 이 군을 제치고 합격할 수 있었던 경위가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인사담당자는 “예전부터 필기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으나 면접에서 탈락한 이들이 사유가 무엇이냐고 항의해 오는 경우가 많았다. 면접관이 재량으로 ‘우수’를 평가하면 구체적인 사유를 다시 물을 수 없는 여건이다. 필기시험 합격선의 1배수에 들었던 응시자는 면접에서 ‘미흡’ 평가를 받지 않는다면 최종 합격 처리하는 등 융통성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내년 6월 부산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후보 6명도 이날 시교육청에서 이 군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허술한 부산 교육행정이 죽음을 불렀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확실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26일 오후 1시 20분경. 부산 해운대구의 한 은행에 50대 여성 A 씨가 들어섰다. 잠시 두리번 하던 A 씨는 로비매니저(청원경찰) 박주현 씨(45·사진)에게 “공인인증서를 삭제하러 왔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A 씨는 “은행본부라는 곳에서 전화가 왔는데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돼 계좌와 인증서를 삭제해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11년 동안 로비매니저로 일해 온 박 씨는 순간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A 씨는 30분 전부터 딸과 나눈 메시지를 담은 휴대전화를 박 씨에게 내밀었다. 딸은 휴대전화를 분실해 임시폰으로 문자만 주고 받을 수 있다고 했다. A 씨에게 보낸 딸의 메시지에는 “은행본부에서 걸려온 전화를 나도 받았다”며 “대신 문제를 해결할테니 신분증과 카드 앞뒷면을 찍어 문자로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박 씨는 카드론 대출 전화 사기를 의심했다. 사기범은 딸을 사칭해 “엄마, 얼른 해”라며 문자로 A 씨를 계속 재촉했다. A 씨를 대신해 박 씨가 “엄마가 서툴러서 그래. 5분만 기다려줘”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다른 전화로 A 씨의 딸에게 연락을 했고 “메시지를 보낸 적이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박 씨의 재치로 A 씨는 사기를 면할 수 있었다. 경찰은 A 씨의 새 신분증 발급을 도왔고 스마트 폰을 초기화했다. 일반적으로 보이스피싱 피해가 실제로 발생하지 않으면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가 어려워 피해 예방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만 취한 것이다. 박 씨는 “사기단 꾐에 넘어간 이들 대다수가 폰에 집중하며 안절부절해 하는 특징이 있다”며 “할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박 씨는 12일에도 30대 여성의 로맨스스캠 피해를 막았다. 올 2월에는 1500만 원을 입금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금 5000만 원을 준다는 꾐에 넘어갈 뻔한 50대 남성을 구했다. 이재한 부산경찰청 금융사기수사팀장은 “이 지역이 보이스피싱 범죄율이 높은 것도 아니다. 박 씨가 맡은 임무에 성실하게 하다보니 범죄를 자주 포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낮엔 4명까지 모이게 허용하면서 밤에는 2명까지 제한하는 것이 방역에 무슨 효과가 있나.” “손님 수를 제한하라면 그렇게 하고, 시간 맞춰 문 닫으라면 닫았다. 모든 지침에 묵묵히 따랐다. 근데 무엇이 나아졌나. 왜 우리는 갈수록 어려워져야만 하나.” 26일 0시가 가까워질 무렵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인라인스케이트장(P2) 주차장에는 장대비를 뚫고 차량 80여 대가 모였다. 차량 운전자들은 운전석 창문을 내려 얼굴을 내밀고 “자영업자만 옭아매는 정부의 방역 정책을 이제는 수정할 때가 됐다. 이제는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함께 살며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취재진을 향해 성토했다.● “부산이 도화선, 전국 곳곳에서 게릴라 시위할 것” 전국 호프집과 PC방 업주 등이 주축이 돼 꾸려진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부산에서 비수도권 첫 게릴라 차량 시위를 열었다. 지난달 14일 서울에서 비슷한 시위를 진행했지만 전국 방방곡곡으로 시위를 확산하기 위한 도화선으로 부산을 택한 것이다. 정부를 상대로 전국 700만 중소상공인·자영업자의 코로나19 관련 공통 요구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들 자영업자들은 26일 경남에 이어 대전 등 전국 곳곳에서 시위를 열 계획이다. 이후 수도권에서도 대규모 차량시위를 개최할 방침이다. 선술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42)는 “한국 현대사 흐름을 바꾼 부마민주항쟁도 1979년 부산에서 일어나 경남 마산으로 옮아붙었다. 오늘 대다수가 익명 채팅방을 통해 이곳에 모인 서로 모르는 평범한 자영업자들이다”고 했다. 강대영 자영업자비대위 부산지부장은 “코로나19가 1년 6개월 넘게 지속 중인데 행정은 바뀌지 않으면서 자영업자에게만 자꾸 문을 닫으라고 한다. 제발 우리가 살 수 있는 생존 대책을 정부가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자영업자들은 이날 집회에서 “오후 9시 영업제한으로 막심한 피해를 겪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완화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현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기준을 확진자 수에서 중증환자 수 등 치명률 중심으로 재편해달라고 했다. 또 △방역 위반 적발 때 즉시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리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 폐지 △시설중심의 방역을 개인방역 중심으로 재편 △손실보상위원회에 당사자인 자영업자도 참여 △신속한 손실보상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과 충돌 없이 마무리 차량시위는 이날 오후 11시 부산시청이나 서면 등 부산 중심가에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경찰에 모임 동선이 사전에 드러난 데다 심야시간 시민 불편을 끼칠 것을 우려한 시위 주최 측은 이날 오후 9시50분경 집결장소를 ‘삼락공원 P2주차장’으로 바꿨다. 경찰은 이날 11시 30분까지 모인 차량을 77대로 집계했다. 경찰은 “즉시 해산하라. 불응 때 감염병예방법과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하겠다”는 경고방송을 5회 이상 내보냈다. 차량 보닛 위에 부착된 ‘이제는 거리두기 보이콧, 위드코로나’라는 플래카드를 제거하려고 했다. 이에 시위 주최 측은 14㎞ 떨어진 부산시청으로 차량들을 이동시켰다. ‘시속 30㎞ 속도를 유지하고, SOS 경적을 울려라’는 지침을 채팅방과 실시간 유튜브 방송으로 안내했다. 주요 길목마다 경찰이 지속된 차량의 흐름을 끊고, 빨간불에는 모두 멈추는 신호 지키기가 이뤄지면서 연속된 차량행렬이 없어 초반에는 시위 취지가 무색해보였다. 그러나 동서고가도로를 올라선 차량이 2차선 도로 중 2차로를 늘어서 서행하면서, 일렬로 비상깜빡이를 점멸하는 차량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주최 측은 “처음 집결지가 상습침수지역이다. 집결직전 폭우가 쏟아져 삼락공원으로 오지 않고 주변에 차를 세워두고 있다가 시위행렬이 시작되자 곳곳에서 자영업자들이 나와 함께 했다. 650명 넘는 이가 시위에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동서고가로에 처음 집결지에 없던 택시와 야채를 실은 1t 트럭도 비상깜빡이를 켜고 행렬에 동참하고 있었다. 동서고가로에서 내려 부산시민공원과 하마정을 거친 이들은 부산시청 뒤편 회전교차로를 돌아나가는 것으로 26일 오전 1시 시위를 마쳤다. 애초 부산시민공원 등에서 2차 집결하는 것을 검토해지만, 공통주택밀집지역이어서 시민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 실행하지 않기로 집행부가 결정했다. 시위 경험이 거의없는 자영업자들이 경찰 통제를 잘 따라 충돌 없이 이날 시위가 끝났다는 평가다. 그러나 경찰은 엄연한 불법 차량시위로 보고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산경찰청은 “집결하지 못하게 사전에 경고하고 해산명령을 내렸음에도 많은 차량이 모여 행진까지 강행한 것은 법 위반”이라며 내사에 착수해 관련자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대가 부정입학 의혹을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 씨의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을 취소하기로 했다. 박홍원 부산대 교육부총장은 24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공정위)의 ‘자체 조사 결과서’와 정경심 교수의 항소심 판결, 소관 부서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 씨의 2015학년도 의전원 입학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산대가 입학 취소 결론을 내리기 전 법원은 조 씨의 어머니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딸의 ‘입시용 7대 경력’을 허위로 판단해 1, 2심 모두 징역 4년을 선고했다.○ 4개월 자체 조사 ‘입학 취소’ 결론조 씨가 입학한 2015학년도 부산대 의전원 신입생 모집요강(지원자 유의사항)에는 ‘제출 서류의 기재 사항이 사실과 다를 경우 불합격 처리한다’고 규정돼 있다. 대학 측은 정 교수의 재판을 인용해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공주대·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경력 입학서류 허위 기재 등을 이유로 규정에 따라 합격 취소 결정을 내렸다. 조 씨의 경력을 모두 허위라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박 부총장은 “동양대 표창장과 입학서류에 기재한 경력이 입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박 부총장은 “(입학 당시) 경력보다는 서류평가나 대학 성적이 중요하게 작용했다”며 “(조 씨는 법원이 허위 경력으로 판단한) 자기소개서에는 (경력) 내용을 자세히 쓰지도 않았다. 의료봉사활동 경력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2015학년도 부산대 의전원은 모두 15명을 선발했다. 2단계로 나눠 전형이 진행됐는데 30명을 선발하는 1단계 평가에서 조 씨는 △서류심사 19등 △학부 성적 3등 △공인 영어 성적 4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은 이를 근거로 “조 씨가 허위 경력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입학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4월부터 8차례에 걸쳐 조 씨의 입학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자체 조사했다. 18일 최종 회의를 열어 자체 조사 결과서를 채택했고 다음 날 대학본부에 전달했다. 부산대의 이날 발표는 행정 절차상 ‘예비행정처분’에 해당한다. 대학 측은 조 씨에게 처분 내용을 통보하고 청문 절차를 거쳐야 최종 입학 취소 결정을 할 수 있다. 통상 이 절차에 2, 3개월이 걸린다는 게 대학 측의 설명이다. 박 부총장은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히면 행정처분 결과도 바뀔 수가 있다”고 밝혔다. 조 씨의 모교인 고려대도 최근 입학취소처리심의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학칙상 제출한 전형 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면 재학생 및 졸업생의 입학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복지부 “확정되면 의사면허 취소 진행”조 씨의 의사면허 취소 여부도 관심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부산대 입학 취소가 최종 확정되면 행정절차법에 따라 의사면허 취소 처분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절차 마무리에 2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 씨가 부산대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내고 법원이 효력정지가처분 결정을 내리면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의사면허를 유지할 수 있다. 조 씨는 2015년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한 뒤 지난해 9월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과 올 1월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현재 한국전력 산하 한일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밟고 있다.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아비로서 고통스럽다. 청문 절차에서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부산대가 입학 취소 처분을 내린 것은 성급했다. 대법원에서 확정되기도 전에 서둘렀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의사면허는 숙고해서 결정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인 조모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이 취소됐다. 조 씨의 부정입학 의혹을 조사한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공정위)는 입학 취소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나 부산대 측이 입학 취소를 결정했다. 그동안 논란이 된 조 씨의 ‘허위스펙’은 의전원 최종 합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 부산대의 입장이다. 부산대는 24일 오후 대학본부 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정위의 ‘자체조사 결과서’와 정경심 교수의 항소심 판결, 소관부서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 씨의 2015학년도 의전원 입학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4월 22일부터 8회에 걸쳐 조 씨의 입학전형 부정의혹에 관해 조사를 벌인 뒤 18일 최종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자체조사 결과서를 채택한 뒤 이를 대학본부에 보고했다. 공정위는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여부와 입학서류에 기재한 내용(공주대 인턴, 한국과학기술원(KIST) 인턴, 동양대 보조연구원 경력) 허위 여부에 대해서는 독자적인 판단을 하지 않고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항소심 판결을 그대로 인용했다. 동양대 표창장과 입학서류에 기재한 경력이 주요 합격 요인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브리핑에 나선 박홍원 부산대 교육부총장은 “경력이 합격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조 씨는 1차 서류평가에서 전체 19위를 했다. 전적 대학의 성적이 전체 3위였고, 공인영어점수 성적은 전체 4위였다. 서류를 통과한 것은 허위경력 스펙 때문이 아니라 이런 성적이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가 최종 결과를 도출하지 않은 것에 관해 박 부총장은 “18일 최종회의에서 입학유지나 입학취소냐 의견이 양분됐다고 한다. 공정위가 표결을 통해 의견을 도출하는 것보다 대학본부에 결정을 위임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정위의 보고를 받은 부산대는 조 씨의 의전원 입학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허위경력 등과 관계없이 ‘신입생 모집요강’에 따른 조처라고 강조했다. 박 부총장은 “2015학년도 의전원 신입생 모집요강 내 ‘지원자 유의사항’에 ‘제출 서류의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를 경우 불합격 처리한다’고 돼 있다. 이 때문에 대학본부가 입학 취소 여부를 판단할 때 지원자의 제출 서류가 합격에 미친 영향력 여부는 고려사항이 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부산대의 발표는 행정절차상 ‘예비행정처분’에 해당한다. 학교 측은 후속 행정절차법상 조 씨에게 처분내용을 통보하고 청문절차를 거쳐야 최종 입학취소 결정을 내리게 된다고 밝혔다. 통상 이 절차에는 3개월 상당이 걸린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박 부총장은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히면 행정처분 결과도 바뀔 수가 있다”고 말했다.부산=김화영기자 run@donga.com}

“신도시가 조성 중인 일광면에는 학교를 더 세워야 한다. 맹독성 물질인 청산가리가 나온다는 방산업체를 일광면에 입주시키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김대군 기장군의회 의장) “원자력발전소와 각종 산업단지 등 위험시설을 수십 년간 떠안았으면 충분하지 않나. 박형준 부산시장의 정책 슬로건이 ‘시민을 행복하게’ 아니었나. 일광면 주민은 부산 시민도 아니란 말인가.”(기장군 이장협의회 관계자) 20일 오전 부산 기장군청 3층 브리핑룸은 방산업체인 ㈜풍산의 일광면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로 성토의 장이 됐다. ‘결사반대’ 빨간 띠를 머리에 두른 기장군의회 의원과 일광면을 비롯한 5개 읍면 대표 등 20여 명은 “이번만큼은 주민의 뜻을 관철시키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장군 일광면 풍산금속 이전 반대대책위원회’(대책위) 첫 회의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대책위는 2시간 가까이 기장군 공무원과 함께 그간의 진행 상황을 검토하고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에 있는 풍산의 사업장 이전이 추진된 것은 2019년 12월부터. 부산시는 풍산 부지 102만 m² 일대를 인공지능(AI)과 로봇산업 등 신성장 허브로 조성하는 ‘센텀 2지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때부터 시와 풍산은 부산 시내 10여 곳을 이전 후보지로 검토했다. 지난해 10월 풍산은 일광면 화전리 일대 85만5200m²를 핵심 이전 후보지 가운데 한 곳으로 꼽은 데 이어 최근 투자의향서를 시에 제출했다. 이전 예정지가 확정되면 2025년까지 이전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장군민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 고리원전은 물론이고 11곳에 산업단지가 조성됐으며, 산업폐기물 매립장도 설립이 검토되고 있어서다. “부산 시내에 설치하지 못하는 주민 위해(危害) 시설은 모두 기장군에 떠넘기려는 처사”라며 반발하는 것이다. 기장군도 주민들과 함께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풍산 공장 이전 검토 지역 주변에 주민 8만 명의 정관신도시와 2만5000명의 일광신도시가 있어 방산업체 이전 후보지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이 지역 대부분이 보전녹지라 자연환경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18일부터 시청 앞에서 매일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1인 시위는 이전 백지화가 될 때까지 계속할 계획이다. 오 군수는 “40년 넘게 원전을 끼고 고통받았는데 방산업체까지 떠안을 수 없다. 17만6000명의 군민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대책위와 기장군은 투자심의 등 공장 이전을 위한 행정 절차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다음 달 이전에 ‘풍산 사업장 일광 이전 백지화’를 이끌어낼 방침이다. 시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460명의 노동자가 근무 중인 지역 기업의 사업장을 주민 반발로 타 지역으로 보내면 일자리 감소 등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방산업체 특성상 일정 반경 내에 민가가 없어야 하고 외부에 노출되지 않아야 해 부산에선 기장 외에 다른 대체 부지가 없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제2센텀추진팀 관계자는 “방산업체라 하지만 여느 산업단지 내에 입주해 있는 사업장처럼 크게 위험하지 않다.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주민에게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세입자가 불법 공유숙박업을 청산하고 퇴거하게 도와주세요. 지자체와 경찰은 손쓸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60대 A 씨 부부가 최근 절박한 심정으로 검찰총장에게 보낸 7장 분량의 청원문 내용이다. 부부는 올 초 입주를 시작한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앞 59m² 규모의 오피스텔 한 채를 3억 원 넘는 돈을 주고 분양받아 30대 남성에게 임대를 놨다. 보증금은 1년에 1000만 원, 매달 125만 원의 세를 내는 조건이었다.○ 불법 공유숙박 ‘재산권 피해’ 심각 그런데 오피스텔에서 신혼생활을 할 거라고 했던 남성은 A 씨로부터 임차한 오피스텔을 하루 10만∼20만 원을 받고 관광객들에게 빌려줬다. 오피스텔을 빌려 불법으로 공유숙박업을 운영한 것이다. 오피스텔은 법적으로 주거나 업무용으로 사용할 수는 있어도 숙박업은 할 수 없다. 이 사실은 안 A 씨가 “임대차계약에 따라 주거 외 목적으로 쓰니 퇴거하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남성은 “숙박 예약이 다 차 있어서 못 비킨다. 법대로 하라”며 연락을 끊어버렸다. 월세도 4개월째 밀렸다. 속만 태우던 A 씨는 세입자를 상대로 오피스텔을 비워달라는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매일 투숙객이 바뀌다 보니 내부 훼손도 심각하다. A 씨는 해당 오피스텔이 ‘공유숙박용’이라는 입소문이 나 앞으로 세입자를 받기도, 되팔기도 어려워질까 걱정이다. 오피스텔에 A 씨와 같은 소유주는 한두 사람이 아니다. 모두 ‘심각한 재산권 침해를 받는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소유자 B 씨는 “월세 100만 원을 1년간 내기로 하고 입주한 세입자가 석 달도 안 돼 계약을 해지했다”며 “‘주거용’으로 계약했는데, 매일 늦은 밤까지 관광객들이 북적이니까 도저히 못 살겠다며 나갔다”고 하소연했다. 더 큰 문제는 불법 공유숙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의 사각지대라는 점이다. 입주자 C 씨는 “마스크를 벗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사람들을 우리가 저지할 방법이 없다. 한 방에 많은 사람이 넘쳐나고 늦은 밤까지 술판이 벌어져도 속수무책”이라고 주장했다.○ ‘단속 한계’ 법·제도 정비 필요 공유숙박은 호텔보다 가격은 싸면서 전망이 좋고 취사까지 가능한 곳도 있어 2030세대에게 인기다. 해운대에 비해 호텔이 상대적으로 적은 광안리에 불법 공유숙박이 몰려 있다. 경찰은 올해 광안리 일대에서만 88건의 불법 공유숙박 영업을 적발했다. 규정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돼 있지만, 실제 벌금은 100만 원 정도만 부과돼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과 지자체는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부산경찰청 관광경찰대 관계자는 “출동해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열어준다고 하더라도 ‘친척이다’라며 잡아떼면 강제수사할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수영구 관계자는 “단속은 조직적으로 활개 치는 불법 영업을 근본적으로 막지 못한다.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법과 제도 정비를 주문했다. 강정규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오피스텔에서 공유숙박업을 할 경우 적극 단속하는 규정을 두거나, 아예 양성화할 경우 어떤 자격과 기준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와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가을장마가 시작된 가운데 12호 태풍 ‘오마이스’까지 북상하면서 25일까지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22일 “태풍 오마이스가 23일 오후 제주도 부근을 지나 이날 밤 남해안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내다봤다. 일본에서 북상하는 이번 태풍은 당초 한반도 상륙 전 소멸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이날 수정된 전망이 나왔다. 현재 해양 수온이 높고 태풍의 크기가 작은 만큼 태풍 형태를 유지한 채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은 한반도 상륙 이후 24일 오전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과 함께 정체전선(장마전선)도 영향을 미치면서 23∼25일 전국에 시간당 50∼7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주와 남부 지방에는 시속 100km의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들 지역에 내리는 비는 24일까지 최대 400mm 수준으로 전망된다. 장마전선은 현재 제주도 남쪽 해상에 머무르고 있다. 다만 26일 이후에도 충청과 호남지역에 장마전선이 유지되면서 이달 말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향후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는 지역이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주말 전국에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22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호우경보가 발효됐던 부산에서는 도로침수 44건 등 모두 100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오후 2시 40분경 부산진구에서 길을 가던 20대 여성이 인근 공사 현장 10층에서 떨어진 길이 2m, 폭 0.5m 크기의 거푸집에 맞아 머리를 다쳤다. 오전 11시 21분경에는 사상구 모라동의 한 아파트 21층에서 베란다 창문이 강풍에 깨져 50대 주민이 다쳤고,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의 한 건물 외벽 타일이 강한 바람에 떨어지기도 했다. 같은 날 호우경보와 강풍주의보가 발효됐던 인천에서도 20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오전 11시 12분경 부평구 십정동에서 4층짜리 주택의 3, 4층 벽면 외장재가 강한 바람에 떨어져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을 덮쳤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가을장마가 시작된 가운데 12호 태풍 ‘오마이스’까지 북상하면서 25일까지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22일 “태풍 오마이스가 23일 오후 제주도 부근을 지나 이날 밤 남해안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내다봤다. 일본에서 북상하는 이번 태풍은 당초 우리나라에 상륙하기 전에 소멸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이날 수정된 전망이 나왔다. 현재 해양 수온이 높고 태풍의 크기가 작은 만큼 태풍 형태를 유지한 채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은 한반도 상륙 이후 24일 오전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과 함께 정체전선(장마전선)도 영향을 미치면서 23~25일 전국에 시간당 50~7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주와 남부 지방에는 시속 100㎞의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들 지역에 내리는 비는 24일까지 최대 400㎜ 수준으로 전망된다. 장마전선은 현재 제주도 남쪽 해상에 머무르고 있다. 다만 26일 이후에도 충청과 남부지방에 장마전선이 유지되면서 이달 말까지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향후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는 지역이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주말 전국에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22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호우경보가 발효됐던 부산에서는 도로침수 44건 등 모두 100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오후 2시 40분경 부산진구에서 길을 가던 20대 여성이 인근 공사 현장 10층에서 떨어진 길이 2m, 폭 0.5m 크기의 거푸집에 맞아 머리를 다쳤다. 오전 11시 21분경에는 사상구 모라동의 한 아파트 21층에서 베란다 창문이 강풍에 깨져 50대 주민이 다쳤고,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의 한 건물 외벽 타일이 강한 바람에 떨어지기도 했다. 같은 날 호우경보와 강풍주의보가 발효됐던 인천에서도 20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오전 11시 12분경 부평구 십정동에서 4층짜리 주택의 3, 4층 벽면 외장재가 강한 바람에 떨어져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을 덮쳤다.송혜미기자 1am@donga.com 인천=공승배기자 ksb@donga.com 부산=김화영기자 run@donga.com}
“뻔한 OO학 개론은 패스. 우리가 원했던 지역민주항쟁사를 배웁니다.” ‘학생설계 과목’ 강의가 지역대학에 잇달아 도입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교수가 짠 커리큘럼을 수동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이 배우고 싶은 과목을 직접 설계한 뒤 수강한다. 부산대는 ‘제1회 비교과 프로그램 학생공모전’을 열어 4개 프로그램을 시상하고 이 중 3개를 신규 교육과정으로 개설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우수상을 받은 ‘우리 선배들의 자랑스러운 역사-부마민주항쟁’은 다음 달 시작되는 2학기 강좌로 즉시 개설되며, 대상을 받은 ‘일상 속의 코딩’은 내년 1학기 수업이 이뤄진다. 부마항쟁사나 코딩 과목은 사학과나 컴퓨터공학과 등 특정학과의 전공으로 편성돼 여느 학부생이 배우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공모전을 통해 강좌의 필요성이 제기돼 수업이 이뤄지게 됐다. ‘비교과’는 전공·교양과 별개로 진로·취업·학습역량 강화를 위해 운영된다. 앞서 부산대는 ‘교양과목 학생공모전’을 열어 올 1학기 처음으로 반려동물과 전염병 분야 강의도 진행했다. 부경대도 지난해 연 ‘내가 원하는 교양교과목 공모전’을 통해 학생이 개설을 희망하는 4개 과목을 뽑았으며 이 중 3개 과목의 수업을 올 2학기부터 시작한다. 16개 팀이 공모전에 참여했는데, 당선작으로 뽑혀 개설되는 과목은 대학생 관심이 부쩍 높아진 분야다.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 등을 배우는 ‘데이터분석기초’와 4차산업혁명 개념을 배우는 ‘4차산업혁명개론’ 환경문제에 관한 국제사회의 대응법을 고민하는 ‘지구환경거버넌스’ 등이다. 장영수 부경대 총장은 “전공 하나만 공부해서는 능력을 인정받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다양한 학문을 골고루 배우는 장을 만들어 창의융복합 인재로 성장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부산=김화영기자 run@donga.com}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모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부정 입학 여부가 24일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부산대는 18일 오후 20명의 내·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입학전형공정관리원회’(공정위) 전체 회의를 비공개로 열고 그 동안의 조사 내용을 종합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4월부터 조 씨의 2015학년도 의전원 입학 전형에 대해 자체 조사를 해왔다. 3시간 정도 진행된 회의에서 공정위는 조 씨의 입학 취소 여부를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보고서는 19일 대학 본부에 보낼 예정이다. 다만 부산대는 학사 행정 절차에 따른 추가 검토를 거쳐 24일 최종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의는 공정성을 위해 시간·장소, 위원 명단, 논의 내용까지 모두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부산대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와 만나 “공정위의 회의 내용이나 위원 명단이 외부에 알려지면 외압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비공개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대 의전원 신입생 모집 요강에는 ‘자기소개서 등 허위서류 제출 사실이 드러나면 입학을 취소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당초 부산대는 지난달까지 공정위의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조 씨의 어머니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2심 판결이 있는 11일 이후로 일정을 미뤘다. 법원은 조 씨의 ‘입시용 7대 경력’을 허위로 판단해 1, 2심 모두 징역 4년을 선고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2일 오후 3시 부산 해운대구 BNK부산은행 반송운봉영업소. 로비매니저(청원경찰) 박주현 씨(45·사진)는 송금 서류를 쓰고 있는 30대 여성 A 씨에게 다가섰다. 대기 인원이 많았고 영업 마감을 1시간 앞둔 터라 뭐라도 도울 일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A 씨는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이란에서 한국으로 온다”며 들뜬 표정이었다. A 씨는 몇 개월 전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란 국적의 남성을 사귀었다. A 씨는 이 남성이 결혼을 위해 이란에 있는 부모의 허락을 받았고 최근에는 이란 정부의 허가가 나 돈을 보내러 왔다고 했다. 수상한 낌새를 챈 박 씨는 A 씨에게 “서류가 있느냐”고 물었다. A 씨는 서류 대신 대뜸 휴대전화 메시지를 내밀었다. “본국(이란)이 자랑하는 ○○와 결혼하려면 국적을 이란에서 한국으로 바꿔야 하며 1800만 원이 든다”고 적혀 있었다. 박 씨는 최근 유행하는 ‘로맨스 스캠’이라고 확신했다. 가짜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연인처럼 친분을 쌓은 뒤 돈을 요구하는 새로운 사기 수법이다. 박 씨는 A 씨를 상담실로 안내했다. 인출책이 동행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박 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용대출까지 받아 사기단에 돈을 송금하려 했던 A 씨는 박 씨의 재치로 피해를 면했다. 경찰은 이 남성의 뒤를 쫓고 있다. 박 씨는 올 2월 50대 남성의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도 막았다. 상대방을 높여 부르며 통화하는 모습이 어딘가 초조해 보였다. 말을 걸었지만 “친구에게 돈을 보내고 있다. 신경 쓰지 마라”며 쏘아붙였다. 박 씨는 이런저런 말을 건네며 관심을 보였다. 결국 이 남성은 “1500만 원을 보내면 코로나 지원금 5000만 원을 준다고 해 돈을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울산 등 일부 지자체에서 환자를 수용할 병상이 바닥나는 등 병상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고도 빈 병상이 날 때까지 자택에서 기다리는 상황도 생기고 있어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울산시의 경증 환자 치료 병상은 울산대병원 73개, 양지요양병원 126개, 울산 생활치료센터 75개 등 총 274개다. 넉넉했던 병상은 확진자가 하루 평균 40명대로 늘어나면서 9일부터 꽉 찼다. 이 때문에 13일 0시 기준 경증 확진자 67명이 자택에서 대기 중이다. 퇴원하는 환자 수보다 신규 확진자가 많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상황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에 울산시는 숙박업소 한 동을 통째로 빌려 280개 병상 규모의 신규 생활치료센터를 설치해 24일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부산의 경우 병상 부족 사태를 우려해 전담병원에 56병상을 추가 확보해 운영하기로 했다. 부산에서 경증 환자가 입소하는 ‘생활치료센터’의 경우 13일 기준 1289개 병상이 확보됐는데 이 가운데 1103개를 쓰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는 동구 소재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에 운영하는 생활치료센터 160실 가운데 여유분이 23실로 줄어 가동률이 90%까지 치솟았다. 대구시는 경북 경주 현대자동차 연수원에 280실 규모 제2 생활치료센터를 열어 가동률을 낮췄지만 안심할 수 없는 단계라고 보고 세 번째 센터를 준비 중이다. 정부는 광복절 연휴를 앞둔 13일 두 번째 ‘병상 동원령’을 내렸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행정명령을 통해 수도권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 병원은 허가 병상의 1.5%를 코로나19 병상으로 확보하도록 했다. 이렇게 120개 병상이 추가된다. 기존에는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운영하지 않았던 종합병원 9곳(51병상) 역시 이번 행정명령 대상이다. 종합병원 26곳(594병상)에는 상태가 위중하지 않으나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이 새로 마련된다. 이렇게 마련하는 코로나19 병상이 수도권에만 총 765곳에 이른다. 다만 정부는 이번에 수도권 병상만 늘렸다. 비수도권은 향후 필요한 경우 추가하겠다는 입장이다.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1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아슬아슬하게 보드 위에 오른 서퍼들이 파도를 타고 백사장 쪽으로 미끄러져 이동하다 물속으로 풍덩 곤두박질쳤다. 금세 일어난 이들은 연방 웃음을 터트리거나 엄지를 치켜세워 보였다. 뜨거운 모래사장 위에서는 입수해 보드에 오르는 법 같은 실전 연습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수심이 완만하고 파도와 바람이 적당해 국내 ‘서핑 일번지’로 자리매김한 이 해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완전히 잊은 듯했다. 200명이 훌쩍 넘어 보이는 서퍼가 행복한 한때를 보냈다. 전날인 1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돌입한 부산 7개 해수욕장에 22일까지 ‘일시 폐장’ 조치가 내려진 상황에서 이를 의아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 이 같은 ‘바다 입수’가 위법이 아닌 터라 방역 지침상 통제 방법이 없는 가운데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로 서퍼들은 더 신이 난 모습이었다. 예년보다 서핑구역이 훨씬 넓어진 까닭이다. 여태껏 구덕포와 죽도공원을 잇는 1.2㎞ 해변 중 구덕포 쪽 120m 구간에서만 서핑이 가능했다. 전체 공간 중 10%만 쓸 수 있어 서퍼들은 ‘가두리 양식장’이라고 핀잔하기도 했다. 바로 옆 160m의 육군 군 휴양소 공간을 더 쓸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탓에 육군이 휴양소를 운영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해변을 등지고 맨 오른쪽 160m가 군 휴양소이며 그 옆으로 △안전구역 20m △레저(서핑)구역 120m △안전구역 20m △나머지 880m가 일반 물놀이객 수영 구간(파라솔 구역)으로 이어진다. 김성철 해운대구 해수욕장운영팀장은 “지난해에 비해 서퍼들이 배 이상 넓은 공간을 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시폐장’ 조치로 튜브를 이용하는 가족과 연인 단위 물놀이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서퍼들은 파라솔 구역 등의 공간까지 더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일시폐장 조치 첫째 날인 10일 하루 송정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 수는 2만 6600명이었으며, 이날은 2만 5100명이었다. ‘일시폐장’ 조치가 시행 중이니 ‘해수욕장 운영을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여기는 이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폐장이 입수 자체를 금지하는 조처가 아니라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부산시 해양레저관광과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개장’의 뜻은 해수욕장에 파라솔과 튜브, 샤워시설 등 편의시설을 배치하는 것이다. 이에 ‘폐장’은 이 편의시설 철수를 의미하며 개인적인 물놀이를 막을 근거가 지자체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으로 물놀이 기구를 가져와 부산 7개 해수욕장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얼마든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바다에 입수한 상태서 물리적인 거리두기가 불가능하며, 마스크를 벗는 것도 저지할 수 없다고도 설명했다. 김 팀장은 “마스크를 끼고 서핑을 하다 떨어져 입수하게 될 경우 더 위험할 수 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해수욕장까지 문 닫으면 우째 먹고살라는 말이고. 벌써 2년째 밑지고 장사하는데….” 10일 오후 6시 반경 부산 해운대구의 한 돼지국밥집. 저녁 손님으로 한창 북적여야 할 시간이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시행 첫날인 이날 가게 안은 썰렁했다. 윤신숙 실장(59)은 “하루 1000그릇 팔던 국밥이 지금은 절반도 안 나간다”며 허탈해했다. 예년 같았으면 3층까지 손님으로 다 채우고도 모자라 밖에 긴 줄이 늘어섰겠지만 지금은 1층 20개 남짓한 테이블도 겨우 절반 정도만 손님이 찬다. 2년 전 여름과 비교하면 매출이 70%나 줄었다. 20명이던 직원은 이날부터 12명만 일한다. 윤 실장은 “24시간 영업했는데 지금은 오후 10시면 문을 닫아야 한다. 손님도 테이블당 최대 2명밖에 못 받는데 누가 수육을 시키고 술을 마시겠느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 밀면집과 낙지집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쾌한 음악이 흐르던 맥줏집에는 손님의 발길이 끊기면서 한산한 모습이었다. 거리 두기 4단계에 맞춰 부산지역 해수욕장은 이날부터 22일까지 파라솔 같은 편의시설 이용이 금지되는 폐쇄조치가 내려졌다. 1.4㎞의 백사장에는 모래쌓기 놀이를 하거나 바닷물에 발을 담그는 여행객만 가끔 눈에 들어왔다. 8월이면 피서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던 해수욕장에는 ‘한여름 극성수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상인들은 ‘올여름 장사는 망했다’며 푸념하기도 했다. 해운대해수욕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며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8월 초(1~8일) 197만2006명, 올해는 68만6802명이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았다. 2019년 215만2025명이 다녀간 것과 비교하면 2년 새 관광객이 3분의 1 토막 난 것이다. 관광객이 줄면서 비싼 임차료와 인건비를 주며 계속 가게를 해야 할지 상인들은 고민이다. 해운대 해변과 옛 동해남부선 해운대역사를 잇는 ‘구남로’(470m)에는 130여 곳의 식당과 판매시설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관광객이 뜸해지면서 거리 전체가 을씨년스럽게 변했다. 장영국 상인회장은 “무더위에도 가게마다 줄 서던 풍경은 이제는 까마득한 옛일이 돼 버렸다”고 답답해했다.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장은 “거리 두기 격상과 해수욕장 폐장으로 피해를 입은 상인들에게 임차료와 인건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수경 해운대구 관광경제국장은 “코로나 대응책과 사계절 해수욕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콘텐츠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신종 부동산 전매 사기에 일반 매수자는 물론 공인중개사까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사기범들은 부동산 업계에도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잡은 비대면 거래를 악용했는데 비슷한 피해를 막으려면 거래 초기부터 신뢰할 수 있는 거래인지 꼼꼼하게 따지는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분양권을 위조해 아파트 매수를 원하는 이들에게 가계약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30대 A 씨를 구속하고 10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올 1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 동안 8차례에 걸쳐 피해자를 속인 뒤 1억 5000만 원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유명 브랜드의 아파트 분양권을 미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분양권을 거래할 때 통상 매도자와 매수자가 서로 만나 신분증을 확인하고 가계약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중도금 잔금을 치른다. 하지만 A 씨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부동산 거래에도 일반화된 비대면 거래를 악용했다. 이들은 분양권을 판매하는 부동산중개업체에 전화해 “분양권을 사고 싶다”며 아파트공급계약서 사본을 받아내 이를 대포통장 명의자의 이름으로 계약서를 위조했다. 이후 다른 부동산중개업체에는 “분양권을 판다”며 다시 매물을 내놨다. 시세보다 훨씬 더 저렴한 분양권 매물을 보고 연락 온 아파트 매수자에게 회당 가계약금 1000만~3000만 원 상당을 챙기고 잠적했다. 공인중개사들은 이런 사기행각을 인지하지 못했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직접 만나 계약을 맺지 않고 비대면으로 분양권을 사고파는 관행이 부동산 시장에 보편화된 까닭이다. 공인중개사법 제30조(손해배상책임의 보상)에 따라 중개행위의 과실로 인해 거래재산상 손해 발생한 경우 책임이 공인중개사에게 있다. 이 때문에 매수자에게 사기 피해금액을 돌려줄 책임이 공인중개사에게 있어 경찰은 공인중개사도 이 사건의 피해자로 보고 있다. 최근 분양권 전매제한 등으로 전매 가능한 매물의 경우 희소성이 있고 시세보다 프리미엄이 낮은 매물을 여느 매수자들이 조급하게 가계약하려는 경향이 있어 사기범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부동산 전문가인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공인중개사와 매수자가 가계약 단계 때부터 진짜 매물이 맞는지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 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다”면서 “건설사에다 매도자 명의와 해당 동호수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정규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교수 “주변 시세를 따져 월등히 싼 매물은 의심해보고 계약해야 한다. 비대면 거래가 대세라고 할지라도 주택 매매는 실제 만나 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여태껏 유례가 드문 이번 범행이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범행 계획을 총괄 지휘하는 ‘총책’ 아래에 △분양권 공급계약서를 위조하는 ‘위조책’ △공인중개사와 매수를 속이는 ‘유인책’ △범죄수익금을 계좌로 송금하는 ‘송금책’ 등 역할을 분담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점조직을 갖춘 이들의 범행 무대가 전국 곳곳인 것으로 보고 총책 검거에 나서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박준경 강력범죄수사대장은 “천안과 인천에서 벌어진 유사 사건이 이들 일당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