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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누가 톱이 될지 모르니 우린 같이 들고 갈 수밖에 없네요.”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A 씨는 이달 초 한 온라인 재테크 카페에 두 기업 주식 중 투자처를 고민하다 모두 매수한 후기를 남겼다. 어차피 향후 두 기업이 세계 비만 치료 분야에서 1, 2위를 다툴 수밖에 없다고 본 것. 최근 두 종목 주가가 주춤한 감이 있지만 그는 이럴 때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적기로 봤다. 지난해 10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에 이어 이달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까지 국내에 상륙한 가운데 미 증시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이달 들어 두 기업의 주식 2400억 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과 임상 결과가 기존 전망에 미치지 못해 주가가 부진하자 ‘주가가 오르기 전에 사두자’며 적극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두 제약 기업 순매수, 1위 종목 넘어서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15일 국내 투자자들은 일라이릴리를 1억1194만 달러(약 1551억 원), 노보노디스크를 5879만 달러(약 816억 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 순위 중 각각 3위와 13위에 해당한다. 두 기업의 합산 순매수 규모(1억7073만 달러)는 같은 기간 순매수 1위 종목인 피그마 순매수(1억6569만 달러)보다 많다. 하지만 최근 이들 종목의 주가는 오히려 약세다. 올해 들어 노보노디스크는 38.9%, 일라이릴리는 9.2% 하락했다. 특히 노보노디스크는 올해 저점(45.38달러)이 고점(90.95달러)의 반 토막 수준이다.실적과 임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하며 미국 시장에서 비만 치료제(위고비)와 당뇨 치료제(오젬픽)의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인정하고 하반기(7∼12월)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이날 하루 주가가 22% 급락하며 4거래일 동안 30% 넘게 하락했다. 마운자로를 앞세운 일라이릴리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의 임상시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주가가 떨어졌다. 7일(현지 시간) 실적을 발표하며 경구용 비만 치료제 임상 3상 시험 결과 체중 감량 효과가 12%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위고비와 젭바운드처럼 15∼20% 수준을 기대했던 만큼 실망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임상시험 결과에 주가 달려” 상황이 이런데도 서학개미들이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린 이유는 향후 비만 치료제 시장 전망이 좋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우량 기업을 저가에 매수할 기회로 본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3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2030년 95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5년 만에 3배 이상으로 커지는 셈이다. 현재로서는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과점 체제가 공고하며 마땅한 추격자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영업이익률이 40%에 육박할 정도의 고수익도 거뒀다. 배당 역시 확대하고 있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최근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상승 촉매가 있고 산업의 전망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 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만약이 현재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특허 존속 기간이 끝나면 기대치는 점점 줄 수밖에 없다”며 “주가 움직임은 예상하기 힘든 임상시험 결과에 달려 있고 향후 심해질 경쟁도 리스크”라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누가 톱이 될지 모르니 우린 같이 들고 갈 수밖에 없네요.”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A 씨는 이달 초 한 온라인 재테크 카페에 두 기업 주식 중 투자처를 고민하다 모두 매수한 후기를 남겼다. 어차피 향후 두 기업이 세계 비만 치료 분야에서 1, 2위를 다툴 수밖에 없다고 본 것. 최근 두 종목 주가가 주춤한 감이 있지만 그는 이럴 때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적기로 봤다.지난해 10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에 이어 이달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까지 국내에 상륙한 가운데 미 증시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이달 들어 두 기업의 주식 2400억 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과 임상 결과가 기존 전망에 미치지 못해 주가가 부진하자 ‘주가가 오르기 전에 사두자’며 적극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두 제약 기업 순매수, 1위 종목 넘어서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15일 국내 투자자들은 일라이릴리를 1억1194만 달러(약 1551억 원), 노보노디스크를 5879만 달러(816억 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 순위 중 각각 3위와 13위에 해당한다. 두 기업의 합산 순매수 규모(1억7073만 달러)는 같은 기간 순매수 1위 종목인 피그마 순매수(1억6569만 달러)보다 많다.하지만 최근 이들 종목의 주가는 오히려 약세다. 올해 들어 노보노디스크는 38.9%, 일라이릴리는 9.2% 하락했다. 특히 노보노디스크는 올해 저점(45.38달러)이 고점(90.95달러)의 반 토막 수준이다.실적과 임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하며 미국 시장에서 비만 치료제(위고비)와 당뇨 치료제(오젬픽)의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인정하고 하반기(7~12월)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이날 하루 주가가 22% 급락하며 4거래일 동안 30% 넘게 하락했다.마운자로를 앞세운 일라이릴리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의 임상시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주가가 떨어졌다. 7일(현지 시간) 실적을 발표하며 경구용 비만 치료제 임상 3상 시험 결과 체중 감량 효과가 12%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위고비와 젭바운드처럼 15~20% 수준을 기대했던 만큼 실망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임상시험 결과에 주가 달려”상황이 이런데도 서학개미들이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린 이유는 향후 비만 치료제 시장 전망이 좋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우량 기업을 저가에 매수할 기회로 본 셈이다.골드만삭스는 3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2030년 95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5년 만에 3배 이상으로 커지는 셈이다. 현재로서는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과점 체제가 공고하며 마땅한 추격자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영업이익률이 40%에 육박할 정도의 고수익도 거뒀다. 배당 역시 확대하고 있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최근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상승 촉매가 있고 산업의 전망이 좋다”고 말했다.다만 투자자 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만약이 현재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특허 존속 기간이 끝나면 기대치는 점점 줄 수밖에 없다”며 “주가 움직임은 예상하기 힘든 임상시험 결과에 달려 있고 향후 심해질 경쟁도 리스크”라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최근 석 달 동안 국내 증시에서 새롭게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공모주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강화된 기업공개(IPO) 제도로 인한 눈치 보기로 훈풍이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8월 코스피와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13개 종목(리츠, 스팩 제외) 중 12개 종목(92.3%)이 상장 첫날 상승 마감했다. 13개 종목 중 14일 종가가 공모가 이상인 기업도 9개(69.2%)다. 1일 코스피에 상장한 대한조선이 대표적이다. 대한조선은 상장 첫날 공모가(5만 원)보다 84.8%가 오른 9만2400원으로 첫발을 뗐다. 이후 8만8400원까지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공모가 대비 76.8%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한 12개 종목 중 8개 종목도 현재 공모가 대비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6월 상장한 키스트론(50.6%), 지난달 상장한 뉴엔AI(52.7%), 싸이닉솔루션(66.2%) 등이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지에프씨생명과학도 상장 후 21.2%의 수익률을 올렸다. 올 4월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 부진과 맞물려 기업들이 상장을 자진 철회하거나 일정을 연기하기 일쑤였다. 2월 상장한 LG CNS같이 ‘대어’로 꼽혔던 종목도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10% 밑돌면서 IPO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LG CNS의 14일 종가는 공모가에 비해 16.6%나 높다. 이는 6월 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코스피가 19.57%, 코스닥이 11.02% 상승하는 등 투자 심리가 살아난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IPO 제도가 개선된 뒤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이 없어 공모주 훈풍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공모를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6월 30일 한라캐스트(이달 20일 상장 예정)가 마지막이다. 지난달부터 개선된 IPO 제도는 단기 차익을 노린 매매를 막기 위해 기관투자가의 ‘의무 보유 확약’ 물량을 확대했다. IPO 주관사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관투자가 배정 물량 중 30∼40%를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기관에 우선 배정하는 방식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최근 석 달 동안 국내 증시에서 새롭게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공모주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강화된 기업공개(IPO) 제도로 인한 눈치보기로 훈풍이 이어질 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8월 코스피와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13개 종목(리츠·스팩 제외) 중 12개 종목(92.3%)이 상장 첫날 상승 마감했다. 13개 종목 중 14일 종가가 공모가 이상인 기업도 9개(69.2%)다.1일 코스피에 상장한 대한조선이 대표적이다. 대한조선은 상장 첫날 공모가(5만 원)보다 84.8%가 오른 9만2400원으로 첫발을 뗐다. 이후 8만8400원까지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공모가 대비 76.8%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한 12개 종목 중 8개 종목도 현재 공모가 대비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6월 상장한 키스트론(50.6%), 지난달 상장한 뉴엔AI(52.7%), 싸이닉솔루션(66.2%) 등이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지에프씨생명과학도 상장 후 21.2%의 수익률을 올렸다. 올 4월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 부진과 맞물려 기업들이 상장을 자진 철회하거나 일정을 연기하기 일쑤였다. 2월 상장한 LG CNS같이 ‘대어’로 꼽혔던 종목도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10% 밑돌면서 IPO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LG CNS의 14일 종가는 공모가에 비해 16.6%나 높다. 이는 6월 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코스피가 19.57%, 코스닥이 11.02% 상승하는 등 투자 심리가 살아난 영향으로 보인다.다만 IPO 제도가 개선된 뒤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이 없어 공모주 훈풍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공모를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6월 30일 한라캐스트(이달 20일 상장 예정)가 마지막이다.지난달부터 개선된 IPO 제도는 단기 차익을 노린 매매를 막기 위해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물량을 확대했다. IPO 주관사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 중 30~40%를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기관에 우선 배정하는 방식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나 그 다음 주에 반도체에 대해 관세를 결정하겠다고 15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 생산자물가가 3년 만에 최대치로 치솟아 관세 인플레이션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기업 제조 비용을 높이고 있다는 시그널이라 조만간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알래스카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을 만나 “다음 주나 그 다음 주에 반도체에 대해 관세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관세율이 200%나 300%가 될지도 모른다”며 기업들이 미국에 생산시설을 둘 수 있도록 초기에는 낮은 관세율을 책정하고, 이후엔 올릴 거라고 설명했다. 앞서 14일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은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9% 상승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0.2%)를 훌쩍 뛰어넘은 데다 2022년 6월(1.1%)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0.6%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3% 올라 6월 상승률(2.4%)보다 높아졌다. 원자재, 중간재, 최종재 등 생산단계별 가격지수를 조합해 산출하는 PPI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기업들이 관세 부과 전에 재고를 확보하고, 마진을 줄이는 방식으로 소비자가격에 관세 영향을 반영하지 않아 그간 소비자물가는 안정세였다. 하지만 생산자물가 상승으로 머지않아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에 관세 후폭풍이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게 됐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3년 만에 최대 폭으로 뛴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전문가들은 관세의 영향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불과 이틀 전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안정적이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기업들에 관세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지표에서 확인됐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CPI 안정세로 수그러들었던 관세 인플레이션 논란도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시장 전망을 크게 뛰어넘는 생산자 물가 상승은 주로 서비스 물가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전월 대비 최종 서비스 물가는 1.1%나 상승하면서 최종 상품 물가 상승률(0.7%)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미국이 인플레이션으로 홍역을 치르던 2022년 3월(1.3%)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관세 인플레 논란 확산서비스 물가는 중간 유통단계에서 비용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관세를 피하기 위해 재고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주문이 몰렸고, 이 과정에서 항공료 등 운송·물류비 부담이 커졌다. 또 높은 관세가 부과된 중국 등을 우회한 원자재, 중간재 수입이 늘며 비용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미 회계 기업 RS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수엘라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관세의 주요 표적이었던 산업재의 가격 압력이 서비스 부문으로 번지고 있다”며 서비스 가격 상승은 공급망 전체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앞서 12일 발표된 7월 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2.7%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자 일각에선 트럼프 관세 정책의 물가 상승 압박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로 지명한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은 CPI 발표 직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이라는 증거는 여전히 전혀 없다”며 “많은 사람들이 재앙과 비관을 예상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지금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생산자 물가가 들썩이자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관세발 인플레이션을 일제히 우려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크리스 자카렐리 노스라이트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인용해 “아직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했더라도 인플레이션이 경제를 관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제 누가 관세를 부담하는지 알게 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CPI는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가계가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을 크게 체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며 “하지만 PPI를 통해 기업들이 더 높은 가격을 감당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아직 소비자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WSJ는 “미국의 다수 기업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초기 높은 이익률과 현금 보유 등으로 관세 부담을 흡수했지만, 영원히 이 같을 순 없다”고 덧붙였다.● 힘을 잃은 ‘빅컷’ 가능성 생산자 물가가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해 온 ‘빅컷(0.5%포인트를 한 번에 인하)’ 가능성은 힘을 잃었다. 기준금리 선물 거래로 연준의 금리 경로를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에 연준이 빅컷을 단행할 확률은 전날 5.7%에서 이날 0%로 떨어졌다. 그 대신 전날까지만 해도 가능성이 없다고 본 ‘동결’ 가능성이 7.4%로 높아졌다. 다만 여전히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90%를 넘는다. PPI가 기본적으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달 말에 나올 개인소비지출(PCE)과 같은 물가지표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물가 상승으로 큰 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자 가상자산 가격은 하락세로 전환했다.5일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11만8000달러대에서 거래되며 전날 최고치 12만4457달러 대비 4% 이상 하락했다. 이더리움, XRP, 솔라나 등 주요 가상자산도 같은 기간 2∼4%대 약세를 보였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02%), 나스닥종합지수(―0.01%), S&P500지수(+0.03%) 등 보합권에 머무는 혼조세를 보였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3년 만에 최대 폭으로 뛴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전문가들은 관세의 영향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불과 이틀 전 발표됐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안정적이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기업들에 관세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지표에서 확인됐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CPI 안정세로 수그러들었던 관세 인플레이션 논란도 재점화되는 분위기다.14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시장 전망을 크게 뛰어넘는 생산자 물가 상승은 주로 서비스 물가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전월 대비 최종 서비스 물가는 1.1%나 상승하면서 최종 상품 물가 상승률(0.7%)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미국이 인플레이션으로 홍역을 치르던 2022년 3월(1.3%)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관세 인플레 논란 확산서비스 물가는 중간 유통단계에서 비용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관세를 피하기 위해 재고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주문이 몰렸고, 이 과정에서 항공료 등 운송·물류비 부담이 커졌다. 또 높은 관세가 부과된 중국 등을 우회한 원자재, 중간재 수입이 늘며 비용이 증가했다는 것이다.미 회계 기업 RS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수엘라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관세의 주요 표적이었던 산업재의 가격 압력이 서비스 부문으로 번지고 있다”며 서비스 가격 상승은 공급망 전체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앞서 12일 발표된 7월 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2.7%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자 일각에선 트럼프 관세 정책의 물가 상승 압박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로 지명한 스티브 비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CPI 발표 직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이라는 증거는 여전히 전혀 없다”며 “많은 사람들이 재앙과 비관을 예상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지금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도매 물가가 들썩이자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관세발 인플레이션을 일제히 우려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크리스 자카렐리 노스라이트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인용해 “아직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했더라도 인플레이션이 경제를 관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제 누가 관세를 부담하는지 알게 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CPI는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가계가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을 크게 체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며 “하지만 PPI를 통해 기업들이 더 높은 가격을 감당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아직 소비자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WSJ는 “미국의 다수 기업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초기 높은 이익률과 현금 보유 등으로 관세 부담을 흡수했지만, 영원히 이 같을 순 없다”고 덧붙였다. ● 힘을 잃은 ‘빅 컷’ 가능성생산자 물가가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해 온 ‘빅 컷(0.5%포인트를 한 번에 인하) 가능성은 힘을 잃었다. 기준금리 선물 거래로 연준의 금리 경로를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에 연준이 빅 컷을 단행할 확률은 전날 5.7%에서 이날 0%로 떨어졌다. 대신 전날까지만 해도 가능성이 없다고 본 ‘동결’ 가능성이 7.4%로 높아졌다. 다만 여전히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90%를 넘는다. PPI가 기본적으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달 말에 나올 개인소비지출(PCE)과 같은 물가지표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물가 상승으로 큰 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자 가상자산 가격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15일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11만8000달러대에서 거래되며 전날 최고치 12만4457달러 대비 4%가까이 하락했다. 이더리움, XRP, 솔라나 등 주요 가상자산도 같은 기간 2~4%대 약세를 보였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02%), 나스닥종합지수(―0.01%), S&P500지수(+0.03%) 등 보합권에 머무는 혼조세를 보였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세계 최고 투자자 중 한 명인 워런 버핏이 최대 주주인 버크셔해서웨이가 2분기(4~6월) 애플 비중을 줄이고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 헬스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까지만 해도 500달러가 넘었던 유나이티드 헬스 주가는 실적 악화 등의 영향으로 반 토막까지 하락했다.14일(현지시간) 버크셔해서웨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3F’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는 2분기 중 유나이티드 헬스 주식을 15억7000만 달러(약 2조2000억 원) 사들였다. 이는 버크셔의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18번째로 큰 비중이다.운용자산이 1억 달러가 넘는 미국의 기관 투자자는 매 분기마다 포트폴리오 변동 사항을 담은 보고서(13F)를 SEC에 보고해야 하고, SEC는 공시한다. 분기가 끝난 후 45일이 지나기 전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이 기한을 채워서 제출하는 편이다. 버크셔를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의 13F도 2분기가 끝나고 45일이 다 돼가는 14일 공개됐다.● 유나이티드 헬스 사고, 애플 판 버크셔유나이티드 헬스를 사들인 버크셔는 애플 주식은 2000만 주 매도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1~3월) 25.76%에서 2분기 22.31%로 줄었지만,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이다. 버크셔는 2016년 애플에 400억 달러를 투자해 큰 이익을 거뒀지만 지난해부터 지분 축소가 진행 중이다.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세 번째로 큰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비중도 축소했다. 유나이티드 헬스에 투자한 ‘큰 손’은 버핏뿐만이 아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측해 큰 이익을 거둔 마이클 버리가 이끄는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도 유나이티드 헬스 주식 35만 주에 대한 콜옵션과 유나이티드 헬스 주식 2만 주를 사들였다. 버리는 영화 ‘빅 쇼트’의 실제 모델로 유명하다. 콜옵션은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담고 있다. 주가가 상승했을 때 콜옵션을 매수한 투자자는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지난해 12월 의료보험 부문 자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총격 피살 소식으로 한국에 널리 알려진 유나이티드 헬스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46% 가량 하락했다. 보험금 지급 관련 법무부의 조사를 받은 데다, 의료비 지급금 증가로 실적이 나빠진 탓이다. 하지만 버크셔와 사이언 등 기관 투자자의 투자 소식이 전해진 뒤 장외시장에서 13% 넘게 급등했다.● 글로벌 ‘큰 손’들의 포트폴리오레이 달리오가 세운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메타, 우버 등 빅테크 기업의 비중을 늘렸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엔비디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1.43%에서 2분기 4.61%로 커졌다. S&P50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SPY와 IVV에 이어 3번째로 큰 비중이다. 반면 알리바바, 핀둬둬, 바이두 등 중국 테크 기업 주식은 매도했다.조지 소로스와 함께 영국 파운드화를 공매도해 큰 수익을 낸 것으로 유명한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듀캐인 패밀리 오피스’는 전자서명업체 도큐사인과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 주식을 사들였다. 쿠팡 주식도 추가로 사들여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26%에서 6.67%로 커졌다.세계적인 퀀트(계량분석) 헤지펀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는 엔비디아, 넷플릭스, 애플, GE버노바(옛 GE 에너지사업부) 등의 주식을 사들였다. ‘보스턴의 현인’으로 불리는 가치투자자 세스 클라만이 이끄는 바우포스트 그룹은 구글과 미국 대표 전기공급업체 웨스코 인터내셔널 주식을 추가로 사들였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이 3년 8개월 만에 개당 4600달러를 넘겼다. 이더리움은 사상 최고가(4891달러)에도 근접했다.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에서 13일 오후 3시 이더리움은 개당 4600달러 선에 거래가 됐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8%가량 오른 가격이다. 이더리움이 개당 4600달러를 넘긴 것은 202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더리움이 역대 최고 가격으로 거래됐던 2021년 11월 4891달러와도 격차를 약 6%로 좁혔다.이더리움은 미국 의회가 지난달 17일(현지 시간)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을 체계화한 ‘지니어스 법안’을 통과시킨 뒤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이달 11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하루에만 10억 달러(약 1조3800억 원)가 유입돼 비트코인 현물 ETF 유입 자금 규모를 앞질렀다.이더리움 금고(트레저리) 사업을 하고 있는 비트마인은 12일 200억 달러(약 27조58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발행해 이더리움을 추가 매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더리움 가격 상승에 힘입어 비트마인의 주가는 5일부터 12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총 87.5% 올랐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도 이더리움에 긍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는 지난해부터 공개적으로 이더리움 매수를 권했다. 그는 올 3월 이더리움 가격이 2000달러를 밑돌고 있을 때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더리움을 매수하기 좋은 때”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이 한 달 동안 40% 오르며 올해 처음 개당 4000달러를 넘겼다.10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이더리움은 개당 4200달러대에 거래됐다. 한 달 전보다 40%가량 오른 가격이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이 1%, 솔라나가 10%, XRP(옛 리플)가 25%가량 상승한 것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이더리움은 8일 개당 4000달러를 넘긴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더리움이 4000달러를 넘긴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더리움이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2021년 11월에 기록했던 전고점 4891달러를 깰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이더리움은 올해 상반기(1∼6월) 부진했으나 최근 달라진 모습이다. 전체 가상자산 시총에서 이더리움이 차지하는 비중은 3∼6월 한 자릿수로 떨어졌으나 지난달 미국 의회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을 체계화한 ‘지니어스 법안’을 통과시킨 뒤 두 자릿수로 회복됐다. 현재 유통 중인 스테이블코인의 절반가량이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활용 중인 만큼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의 수혜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 점유율 1위 테더의 USDT와 2위 서클의 USDC도 이더리움을 주요 발행 플랫폼으로 활용 중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이번 주 국내외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를 미리 알아보는 동아일보 경제부의 D’s 위클리 픽입니다.1일 국내 증시의 급락에 이어 미국 뉴욕 증시도 급락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한미 무역협상 결과와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대한 실망감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뉴욕 증시는 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뿐만 아니라 지난 2개월의 신규 고용 수치도 대폭 하향하는 등 정부 통계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린 요인이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가 견조한 고용 지표 등을 근거로 정책금리를 동결해온 만큼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이번주에는 한국, 미국, 중국의 무역 통계가 발표됩니다. 우선 5일(현지시간) 미국이 6월 무역수지를 발표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처음 발표한 4월 수입이 줄며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던 미국의 무역수지가 5월 반등한 바 있습니다. 관세의 영향이 부분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는 6월 무역수지의 방향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이나 발언 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이 7일 6월 국제수지 잠정치를 발표합니다. 앞서 발표된 5월 경상수지는 2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습니다.또 이날 중국이 지난달 무역수지를 공개합니다. 앞서 중국은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무역 흑자를 거뒀습니다. 강대강 흐름을 이어가던 미국과의 관세 휴전 효과로 수출이 전년대비 5% 이상 증가한 영향이었습니다. 그밖에 7일(현지시간) 영국 영란은행(BOE)이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BOE는 6월 기준금리를 기존 4.25%로 동결한 바 있습니다. 당시 회의에선 9명의 위원 중 6명이 동결을 3명의 인하를 주장했습니다만, 이번에는 인하 의견에도 힘이 실립니다.한은은 5일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을 발표합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6월 기준 5개월 만에 4100억 달러를 회복하면서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바 있습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주식시장 투자자 세 부담을 늘리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과 한미 관세 협상 여파로 코스피가 4%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발 관세전쟁 쇼크로 글로벌 증시가 쑥대밭이 됐던 4월 7일(―5.57%) 이후 최대 낙폭이다. 증시 폭락에 여당에서도 세제 개편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6.03포인트(3.88%) 하락한 3,119.41로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 중 48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32.45포인트(4.03%) 급락한 772.79로 마감하며 800 선이 깨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모두 4월 7일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당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중국, 유럽연합(EU)이 강 대 강으로 맞서면서 2020년 3월 팬데믹 쇼크 이후 최악의 폭락장을 연출한 바 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피에서 각각 6605억 원, 1조721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도 7534억 원 순매도하며 향후 코스피 하락에 베팅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증시 랠리를 주도했던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며 지수가 급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대미 관세 협상이 타결돼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자동차 관세가 기대에 못 미치며 현대자동차, 기아 등이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 주가가 관세 협상 직후 14% 넘게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0%의 관세를 적용받다가 15%로, 도요타는 기존 2.5%에서 15%로 올랐다. 무엇보다 전날 장 마감 후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 한국 증시에 더 큰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거래세를 인상하고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강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방안에 담긴 최고세율도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 안(25%)보다 높은 35%가 적용됐다. 한국투자증권 박기훈 연구원은 “새 정부가 증시 활성화에 나설 것이란 기대와 달리 투자자 세액 부담을 높이는 정책을 발표해 실망 매물이 시장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66%),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37%), 대만 자취안지수(―0.46%) 등 다른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대미 상호관세율 20%를 통보받은 대만보다 한국 증시가 더 크게 떨어진 것은 국내 요인이 그만큼 크게 작용했다는 방증이다. 견조한 미국 경제 지표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외국인의 투매가 더해지면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4원 오른 1401.4원으로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가 1400원을 넘긴 건 5월 14일(1420.2원) 이후 처음이다. 증시가 급락하자 여당 지도부에서도 세제 개편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제 개편안에 따른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많다”며 “10억 원 대주주 기준의 상향 가능성 검토 등을 당내 조세정상화특위, 코스피5000특위를 중심으로 살피겠다”고 썼다. 이소영 의원, 이언주 최고위원 등도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낮출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당이나 입법기관에서 제안하는 부분이 있으면 충분히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실망한 코스피가 4%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발 관세전쟁 쇼크로 글로벌 증시가 쑥대밭이 됐던 4월 7일(―5.57%) 이후 최대 낙폭이다. 강(强)달러에 외국인의 투매가 더해지며 원-달러 환율도 5월 이후 처음으로 1400원을 넘겼다.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6.03포인트(3.88%) 하락한 3,119.41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32.45포인트(4.03%) 급락한 772.79로 마감하며 800 선이 깨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모두 4월 7일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당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중국, 유럽연합(EU)이 강대강으로 맞서면서 2020년 3월 팬데믹 쇼크 이후 최악의 폭락장을 연출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증시 랠리를 주도했던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며 지수가 급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대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며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자동차 관세가 기대에 못 미치며 현대차, 기아 등이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 주가가 관세 협상 직후 14% 넘게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무엇보다 전날 장 마감 후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 한국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거래세를 인상하고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강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방안도 최고세율이 당초 예상보다 높게 책정됐다. 한국투자증권 박기훈 연구원은 “새 정부가 증시 활성화에 나설 것이란 기대와 달리 투자자 세액 부담을 높이는 정책을 발표하며 실망 매물이 시장에 나왔다”고 설명했다.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66%)와 대만 자취안지수(―0.46%) 등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대미 상호관세율 20%를 통보받은 대만보다 한국 증시가 더 크게 떨어진 것은 국내 요인이 그만큼 크게 작용했다는 방증이다. 견조한 미국 경제 지표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외국인의 투매가 더해지면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4.4원 오른 1401.4원으로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를 마쳤다. 주간거래 종가가 1400원을 넘긴 건 5월 14일(1420.2원) 이후 처음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강화하고, 증권거래세율을 올리자 투자자들이 “코스피 5,000 공약에 역행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31일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블로그에 남긴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주주 요건을 원상회복해야 합니다’라는 글에는 사흘 만에 2900개가 넘는 개인투자자들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대주주 기준을 10억 원으로 낮추자는 그의 주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다. 진 의장이 지난달 28일 남긴 이 글뿐만 아니라 원내대책회의 발언을 소개하는 글에도 수백 개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개인투자자들이 대주주 기준 강화에 반대하는 것은 ‘10억 원’이라는 기준이 대주주라는 현실과 거리가 있고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우려에서다. 개인투자자 이모 씨(37)는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4억 원이 넘는 상황에서 10억 원 이상 보유하면 대주주라는 기준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대주주가 되지 않으려 연말에 쏟아지는 물량 탓에 주가가 휘청이면서 피 보는 것은 모두 개인투자자”라고 말했다. 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이 2020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사업연도 종료일에 대주주로 지정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12월에는 주식을 팔고, 이듬해 1월에는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행태가 나타난다. 보고서를 작성한 황세운 연구위원은 “양도소득세 강화 방식이 주식 거래에 불필요한 변동성을 초래하고, 투자자의 거래 행태를 왜곡시켰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외국인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외국인투자가의 경우 종목당 지분이 25% 미만이면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시가총액 422조6621억 원인 삼성전자 주식을 수십조 원까지 보유한 외국인에게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반면 삼성전자 시총의 0.00024%에 해당하는 10억 원 이상 개인투자자는 대주주로 묶여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세를 도입하지 않는 대신 주식을 사고팔 때마다 내야 하는 증권거래세를 다시 0.2%로 올린 것에 대해서도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은 증권거래세가 없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NH투자증권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을 위해 6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31일 NH투자증권은 이사회를 열고 최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NH투자증권은 IMA 사업자 선정 자기자본 요건(8조 원)을 충족할 수 있게 된다. NH투자증권은 윤병운 대표이사 사장을 총책임자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3분기(7∼9월) 내 IMA 인가 신청을 마무리할 계획이다.IMA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원금을 보장하면서 고객 예탁금을 기업대출, 회사채 등 다양한 기업금융에 투자해 이익을 내는 방식의 계좌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증권사 입장에서는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도 원금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자기자본 요건이 까다롭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국과 미국의 무역협상이 타결되며 불확실성이 대폭 해소되자 코스피가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다. 다만 기관의 매도 물량이 나오며 증시는 보합권에 머무르고 있다.31일 코스피는 개장 직후 3,288.26까지 치솟으며 2021년 8월 6일 이후 4년 만에 장중 3,280선까지 올랐다. 개인과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섰지만, 기관이 순매도하며 상승폭을 반납했고 오전 중 보합권으로 밀렸다. 개인은 23일부터 30일까지 6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팔아왔으나 이날 순매수로 전환했다.구체적인 협상 결과에 따라 종목별 희비가 엇갈렸다. 미국에 투자하는 3500억 달러 중 1500억 달러가 조선협력펀드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주가 급등했다. 한화오션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13%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반면 자동차주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3~5% 하락한 가격에 거래 중이다. 자동차 관세는 15%까지 낮추면서 기존 2.5% 관세에 품목별관세 12.5%를 부과받은 일본, 유럽연합(EU)과 같은 수준을 맞추긴 했다. 다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무관세 혜택을 받은 만큼 2.5%를 낮춰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출의 불확실성이 안화되고 자동차 업종 수출 타격이 제한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과거보다 높아진 실효세율은 국내 수출 회복을 제한할 수 있고 대미(對美) 에너지 수입 등으로 무역수지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30일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2.83% 오른 7만2600원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테슬라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사흘 동안 10% 넘게 올랐습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 반등은 파운드리를 시작으로 향후 테슬라와 디스플레이, 전장(자동차부품), 배터리 등 전방위적인 협력 확대가 가능하다는 기대감도 커진 영향입니다. 첨단 반도체 기술에서 여전히 경쟁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시각도 늘고 있습니다. 돌아온 외국인투자가들이 수급을 주도했습니다. 외국인투자가는 이달 1일부터 29일까지 삼성전자 주식 2조972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30일을 포함하면 3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외국인의 월간 삼성전자 순매수가 3조 원을 넘긴 것은 2023년 4월 이후 처음입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16%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반등하는 것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입니다. 삼성전자 반등에 힘입어 30일 코스피는 3,254.47로 장을 마치며 연고점을 재차 경신했습니다. 다만 외국인투자가들의 수급이 삼성전자에만 쏠리는 것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이달 SK하이닉스를 순매도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29일까지 SK하이닉스 주식 3375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외국인투자가가 순매도로 전환하자 올 상반기(1∼6월) 67.9%나 상승했던 SK하이닉스 주가가 이달 들어선 10% 가깝게 하락하는 등 부진합니다. 외국인투자가는 보통 삼성전자를 팔고 SK하이닉스를 사거나, 삼성전자를 사고 SK하이닉스를 파는 등 투자 방향이 엇갈리는 편입니다. 올해도 미국의 관세 충격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던 4월(순매도)과 새 정부 출범 후 증시가 급등했던 6월(순매수)만 방향이 겹쳤고, 그 외 다섯 달은 투자 방향이 엇갈렸습니다. 코스피에서 반도체 기업이 4분의 1에 달하는 만큼 포트폴리오 조절 차원에서 불가피한 면이 있습니다. 결국 코스피가 3,200 선을 훌쩍 넘어 전고점(3,305.21)은 물론 4,000과 5,000을 넘으려면 반도체만으로는 힘에 부칠 수 있습니다. 올해 강세를 보이는 자동차, 조선, 바이오는 물론 다소 부진한 배터리, 석유화학의 반등과 저평가된 내수 산업도 함께 선전해야 5,000 시대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겁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30일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2.83% 오른 7만2600원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테슬라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사흘 동안 10% 넘게 올랐습니다.최근 삼성전자 주가 반등은 파운드리를 시작으로 향후 테슬라와 디스플레이, 전장(자동차부품), 배터리 등 전방위적인 협력 확대가 가능하다는 기대감도 커진 영향입니다. 첨단 반도체 기술에서 여전히 경쟁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시각도 늘고 있습니다.돌아온 외국인 투자자들이 수급을 주도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1일부터 29일까지 삼성전자 주식 2조972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30일을 포함하면 3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외국인의 월간 삼성전자 순매수가 3조 원을 넘긴 것은 2023년 4월 이후 처음입니다.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16%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반등하는 것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입니다. 삼성전자 반등에 힘입어 30일 코스피는 3,254.47로 장을 마치며 연고점을 재차 경신했습니다.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삼성전자에만 쏠리는 것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이달 SK하이닉스를 순매도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29일까지 SK하이닉스 주식 3375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로 전환하자 올 상반기(1~6월) 67.9%나 상승했던 SK하이닉스 주가가 이달 들어선 10% 가깝게 하락하는 등 부진합니다.외국인 투자자는 보통 삼성전자를 팔고 SK하이닉스를 사거나, 삼성전자를 사고 SK하이닉스를 파는 등 투자 방향이 엇갈리는 편입니다. 올해도 미국의 관세 충격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던 4월(순매도)과 새 정부 출범 후 증시가 급등했던 6월(순매수)만 방향이 겹쳤고, 그 외 다섯 달은 투자 방향이 엇갈렸습니다. 코스피에서 반도체 기업이 4분의 1에 달하는 만큼 포트폴리오 조절 차원에서 불가피한 면이 있습니다.결국 코스피가 3,200선을 훌쩍 넘 전고점(3,305.21)은 물론 4,000과 5,000을 넘으려면 반도체만으로는 힘에 부칠 수 있습니다. 올해 강세를 보이는 자동차, 조선, 바이오는 물론 다소 부진한 배터리, 석유화학의 반등과 저평가된 내수 산업도 함께 선전해야 5000시대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겁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코스피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2021년 8월 이후 처음 3,230 선을 회복했다.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05포인트(0.66%) 오른 3,230.57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2021년 8월 10일(3,243.19) 이후 최고치다. 코스피 사상 최고치인 2021년 7월 6일 종가(3,305.21)와도 74.64포인트 차로 좁혔다. 이날 코스피는 한국과 미국 간 관세 협상을 두고 경계 심리가 커지며 하락 출발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에 나서며 상승 전환했다. 개인이 차익 실현에 나서며 8256억 원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6047억 원, 기관이 1167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도 1조768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코스피 상승에 베팅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28% 오른 7만600원으로 마감하며 2거래일 연속 7만 원대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전날 테슬라와 23조 원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계약을 맺은 소식이 전해지며 10개월 만에 주가가 7만 원을 넘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 심리 개선에 삼성전자 반등에 대한 기대가 한몫하고 있다”며 “일본, 유럽연합(EU)에 이어 한국의 무역협상 타결에도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SK하이닉스(+0.19%), LG에너지솔루션(+3.02%), 삼성바이오로직스(+1.97%), 한화에어로스페이스(+4.72%)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상승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0.01% 오른 804.45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0원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1391.0원으로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를 마쳤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판매한 손익차등형 공모펀드가 잇달아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며 조기상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투증권은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성과 중심의 차별화된 구조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익차등형 구조는 고객이 먼저 수익을 가져가고 손실은 후순위 투자자가 우선 부담하는 형태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이 자체 자금을 후순위로 출자해 리스크를 분담했다. 이 같은 방식은 수익률을 높일 수 있고 손실 방어 측면에서 투자자 보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투증권은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손익차등형 공모펀드를 잇달아 시장에 공급해 왔다. 공모펀드에 대한 고객 신뢰를 확보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늘린다는 취지다. 2023년 8월 출시된 첫 손익차등형 공모펀드 ‘한국투자글로벌신성장펀드’는 당초 3년 만기 상품으로 설정됐지만 지난해 11월 목표수익률 20%를 달성하며 조기상환됐다. 글로벌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클라우드 기업 등에 분산 투자한 전략이 주효했다. 올 4월에도 ‘한국투자글로벌AI빅테크펀드’가 목표수익률을 넘기며 조기상환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한국투자밸류운용의 손익차등형 펀드도 잇따라 조기상환 중이다. 2023년 10월 출시한 ‘한국밸류 K-파워펀드’는 지난달 25일 기준 20% 목표수익률을 달성해 조기상환이 확정됐다. 이 펀드는 7개 테마 사모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으로 723억 원가량을 모은 바 있다. ‘한국밸류 기업가치포커스 펀드’도 설정 1년여 만에 목표수익률 13.4%(A클래스 기준)를 달성했다. 해당 펀드는 지난해 6월 약 678억 원 규모로 설정됐다. 최근 출시한 ‘한국투자글로벌넥스트웨이브 펀드’는 글로벌 경기 반등 과정에서 수혜가 되는 저평가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3년 운용 기간 내 수익률 15%를 달성하면 조기상환하는 구조다. 공모펀드 시장 전반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약 5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았다. 한투증권은 시장 상황과 투자자 수요에 맞는 양질의 금융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월 단위로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지급식 펀드를 소비자 시장에 적극 공급 중이다. 월지급식 펀드는 매달 정해진 분배금을 받는 상품으로 투자 금액의 일정 비율이 수입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지급된다. 연금이나 월급처럼 꾸준히 돈을 받을 수 있고 소액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초 355억 원이었던 한국투자증권의 월지급식 판매액은 지난해 말 1조6000억 원까지 커졌다. 올해 들어서는 국내 최초로 미국 달러로 월 배당하는 외화 월지급식 공모펀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 공급 확대에 따라 고객 자산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투증권의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2023년 말 53조4000억 원에서 불과 1년 만에 67조8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1∼3월) 기준으로는 72조 원을 넘겼다.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은 “앞으로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 선보이며 고객 수익률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