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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6년 8개월 만에 중국 베이징 땅을 밟았다. 방중 기간 중국 측으로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준하는 파격적 예우가 제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푸틴 대통령과 함께 북한 지도자로는 66년 만에 톈안먼 망루에 오를 예정이다. 냉전 시대 북방 3각 연대가 재연되는 것. 이번 방중으로 다자외교 무대 데뷔에 나선 김 위원장이 북-중, 북-러 정상회담을 넘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다른 정상들과도 회동에 나설지 관심이다.● 국정원 “김정은, 푸틴과 동급 예우받을 듯”1일 전용열차 ‘태양호’로 평양을 출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일 새벽 중국 국경을 통과한 후 오후 4시쯤(현지 시간) 베이징역에 도착했다. 검은색 양복에 붉은 넥타이를 맨 김 위원장은 활짝 웃으며 기차에서 내렸다. 조선중앙통신은 차이치(蔡奇)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왕이(王毅) 외교부장 등이 베이징역에서 김 위원장을 영접했다고 보도했다. 차이 서기, 왕 부장의 손을 양손으로 감싸 쥔 김 위원장은 “6년(여) 만에 또다시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이 서기는 당내 공식 서열 5위로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꼽힌다.김 위원장은 베이징역에서 준비된 고급 승용차를 타고 곧바로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주중 북한대사관으로 이동했다. 20여 대의 경호 차량과 구급 차량이 김 위원장이 탄 차량을 따라 움직였다. 김 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하는 각국 정상이 묵는 댜오위타이 국빈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앞서 베이징을 방문할 때마다 댜오위타이 18호각에 묵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동급의 경호와 의전 등 각별한 예우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북-중-러 연대를 과시하기 위한 파격 행보로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카드도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김 위원장은 3일 오전 9시부터는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참관한다. 지난달 28일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각각 시 주석의 오른쪽과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중-러 3개국 정상이 함께 이 망루에 오르는 것은 195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주년 열병식 이후 66년 만이다. 당시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국가주석의 양옆에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호찌민 초대 베트남 주석이 각각 앉았고,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북한 주석은 호 주석 다음에 자리했다.● 66년 만에 한자리 모인 북-중-러 정상김 위원장은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북-중, 북-러 연쇄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3일 전승절 열병식에서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톈안먼 선두에 서서 냉전기 삼각연대 구도를 재현하는 한편 북-중 정상회담 개최는 물론이고 북-러 정상 간 만남도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했다고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전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이날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지난해 6월 평양 회담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도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3일 열병식과 연회에 참석하며 그 이후에도 계속 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국정원은 북-중-러 3자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장의 방중 행보는 북-중-러 연대를 통해 핵보유국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중국, 러시아 지도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방중 기간 현장 시찰 등을 통해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방중을 두고 “군사·안보 분야에서 러시아와 협력을 지속하며 경제 분야에서 중국과 관계를 회복하는 ‘안러경중’(안보는 러시아, 경제는 중국과 각각 밀착한다는 의미)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지난달 28일 베이징 차오양구의 주류 상점. 중국 전통주인 마오타이의 가격을 묻자 상점 주인은 “한 병에 2000위안(약 40만 원)” 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말에 비하면 소매가가 300위안(약 6만 원)이나 내렸다며 구매를 재촉했다. 다만 마오타이주를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게 느껴졌다. 진열대 가장 위쪽 구석에서 꺼낸 마오타이주 포장 박스에 먼지가 앉아 있었다. ‘판매가 잘 안 되냐’고 묻자 주인은 “지난해 이맘때에 비하면 판매량도 3분의 1로 줄었다”고 푸념했다.》같은 날 인근의 마오타이 전문점 역시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문점이라 그런지 같은 등급의 마오타이 1병 가격이 1499위안(약 29만3000원)으로 적혀 있었다. 직원에게 해당 가격에 판매 가능하냐고 묻자 “용량이 큰 3799위안(약 74만2500원)짜리 제품을 같이 사야 한다”는 황당한 조건을 제시했다. 다만 이 전문점에서도 직원들은 “(도소매점은) 이전보다 가격이 저렴해진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中 최고 명주의 굴욕중국 전통술인 ‘바이(白)주’ 한 병에 40만 원이라면 턱없이 비싼 가격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마오타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중국의 국주(國酒)로 불리는 마오타이는 외국 국빈이 중국을 방문하면 연회 테이블에 오르는 고급 술이다. 일반 중국인 가운데 살면서 한 번도 마오타이를 마셔 보지 못한 사람도 적지 않다. 나름 경제적으로 넉넉한 사람들이 중요한 손님을 접대해야 하거나, 결혼식 같은 큰 행사가 있을 때 주로 쓴다. 중국에서 워낙 특별한 술로 통하다 보니 마오타이와 관련된 일화도 많다. 2000년 전 한나라 무황제 시절부터 최고의 술로 인정받았고, 중국공산당 초대 주석인 마오쩌둥(毛澤東)이 즐겨 마셨다고 한다. 191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던 ‘파나마 태평양 국제 박람회’에서 마오타이 술병을 일부러 깨뜨렸고, 박람회 심사위원들이 그 향기에 매료돼 금상을 차지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1972년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중국을 방문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저우언라이(周恩來) 당시 총리와 만찬에서 건배한 술도 마오타이였다.마오타이는 1978년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급속한 경제 성장 속에 신흥 부자가 급증하면서 수요도 크게 늘었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2000년대 들어서는 재테크 수단으로도 여겨졌다. 유명 명품 브랜드처럼 일단 사두기만 하면 가격이 올랐기 때문. 특히 특정 연도에만 만들어진 한정판은 구하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었다. 2022년 중국의 한 온라인 경매에서는 1992년산 마오타이 1병이 3999만 위안(약 78억 원)에 낙찰돼 화제가 됐다. 하지만 마오타이는 최근 가격이 계속 추락하며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수모를 겪고 있다. 중국 온라인 주류 판매 플랫폼인 ‘진르주자(今日酒價)’에 따르면 마오타이의 주력 상품인 53도 페이톈(飛天) 500mL 제품 도매가가 지난달 30일 현재 1795위안(약 35만 원)으로 1800위안대 밑으로 내려갔다. 2019년 한 병에 2700위안(약 52만 원)을 호가하던 시절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가격이다. 지난달 6일 도매가는 1875위안(약 36만6200원)으로 약 한 달 만에 4% 또 하락했다. 중국의 양대 명절 중의 하나인 국경절(10월 1일)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가격 하락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고가의 바이주, 특히 마오타이는 명절 선물용으로 많이 구매해 일반적으로 이맘때가 매출이 높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관료 금주령’에 직격탄 맞아 마오타이 가격은 예년에도 종종 부침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가격 하락세가 더 길게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 관료 사회에 내려진 ‘금주령’ 때문이다. 올해 5월 중국 당국은 ‘당정기관의 절약 실시와 낭비 반대 조례’를 발표했다. 조례에는 당정기관에 소속된 공무원들이 업무와 관련해 고급 식사, 담배, 술 등을 제공받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앙정부의 강력한 권고에 일부 지방정부와 기관들은 아예 직원들끼리의 식사를 금지시키거나, 업무가 아닌 지인들과의 술자리도 단속하고 있다.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외식과 주류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조례 이후 바이주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마오타이가 가장 큰 피해를 봤다. 현지 주류 업계 관계자는 “마오타이는 마시는 용도가 아닌 선물용, 접대용으로 많이 찾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요-공급의 원칙에 의해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가 늘어나는 법이다. 하지만 마오타이는 아무리 맛과 향이 좋아도 직접 마시기엔 비싸고, 정작 접대용으로 쓸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젊은 층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점도 매출 하락의 원인 중 하나다. 중국 젊은이들은 바이주 같은 도수가 높은 술을 덜 선호한다. 대신 맥주나 와인, 칵테일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술을 선호한다. 고객 확보를 위한 사업 다각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2년 마오타이 아이스크림 매장을 세운 게 대표적이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중국 1위 커피업체 ‘루이싱’과 공동으로 술이 들어간 ‘장향 라테’를 출시했다. 하지만 효과가 오래가지 못했다. 장향 라테는 출시 초반에 ‘애국심’ 마케팅에 편승해 하루 수백만 잔이 팔리기도 했지만, 출시 1년여 만에 자취를 감췄다. 마오타이 아이스크림 역시 올해 4월 회사 내의 전담 사업부가 해체됐다. 가격대를 낮춘 제품도 개발했다. 마오타이는 2022년 1000위안(약 20만 원)대 시장을 노리기 위해 ‘마오타이 1935’를 내놨다. 출시 2년 만인 2024년까지 누적 매출이 300억 위안(약 5조8600억 원)을 넘기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 제품 역시 올해 매출이 크게 줄면서 병당 가격이 공식 출고가(1188위안)보다 낮은 600위안(약 11만7000원)까지 급락했다. 급기야 마오타이 측은 지난 7월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고, 새로운 버전을 곧 출시할 예정이다.● 中 소비시장 침체의 단면 2001년 중국 증시에 상장된 마오타이는 2015년 이후 줄곧 두자릿 수 매출 성장세를 이어 갔다. 이 기간 동안 중국의 부자들과 관료들은 마오타이를 마시며 ‘성공의 기쁨’을 누렸다. 또 마오타이 주가는 중국 경제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지표 중 하나로도 통했다. 2022년에는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를 누르고 중국 증시 시가총액 1위를 꿰찼다. 하지만 1일 현재 시총 5위까지 내려앉았고, 주당 가격도 중국 인공지능(AI)칩 설계업체인 캠브리콘 테크놀로지와 1위 자리를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다. 회사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마오타이의 올 상반기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16% 늘어난 910억9400만 위안(약 17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총매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건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순이익 증가율은 2015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은 “오랫동안 중국 소비자 수요의 지표로 여겨졌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광범위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으로 매출이 침체되고 있다”고 전했다. 7월 중국 소매판매는 작년 동월 대비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로이터 등 외신들의 예상치(4.6%)보다도 크게 낮았고,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내수 회복을 올해 최우선 경제 과제로 삼고,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보조금 등의 대책을 쏟아냈지만 여전히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는 것. 전문가들은 다음 달 열릴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대대적인 부양책이 나와야만 내수 회복과 함께 중국이 목표로 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5%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김철중 베이징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군사 대결 또한 격화하고 있다. 미국이 이달 11~25일 일본에 최신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타이폰’을 사상 처음 배치하기로 했다고 미국 군사매체 ‘USNI’가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거리 1600km의 타이폰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SM-6 신형 요격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으며 일본에서 중국 수도 베이징 등을 겨냥할 수 있다. 중국 또한 이번 열병식에서 미국령 괌은 물론이고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DF)-17’의 개량형, 미국 항공모함을 원거리에서 공격할 수 있는 공중발사형 극초음속 미사일 ‘잉지(YJ)-21’ 등을 선보이며 ‘맞불’을 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스텔스 무인기(드론) ‘페이훙(FH)-97’ 등을 선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美, 中-러 반대에도 타이폰 日 배치USNI에 따르면 타이폰은 미 해병대와 일본 육상자위대의 연합훈련 기간에 히로시마 인근 이와쿠니 비행장 일대에 배치된다. 이와쿠니와 베이징의 거리는 약 1540km에 불과해 타이폰의 사정권에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간 타이폰의 일본 배치를 강하게 반대해 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중국, 북한, 러시아 견제 등을 위해 앞서 필리핀 등에 배치한 타이폰을 일본에도 전격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구 배치는 아니고 이번 훈련 후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은 미 해병대 소속 드론 ‘MQ-9 리퍼’ 6기의 일본 주둔 또한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부터 오키나와섬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각종 정찰 및 감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MQ-9 리퍼’의 무기한 주둔에 대해 “인접 국가(중국) 선박 및 함정의 비정상적 행동을 감시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미 해군은 ‘MQ-4 트리톤’ 무인기 또한 동중국해 일대에서 주기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USNI는 동중국해에 중국, 러시아의 선박 및 항공기가 정기적으로 지날 뿐 아니라 양국의 군사 합동 작전 또한 종종 치러진다고 논평했다. ● 中, ‘YJ-17 미사일’ 등 최신 무기로 ‘맞불’영국 텔레그래프는 열병식을 앞두고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드론과 미사일 등 수십 대의 무기가 톈안먼 광장 외곽에 대기 중인 모습이 포착됐다고 1일 보도했다. 특히 초음속 대함미사일 ‘YJ-17’ 등을 포함한 새 미사일들을 실은 군용 트럭이 예행 연습 차원에서 베이징 도심를 달리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전했다.YJ-17은 최대 속도가 마하 8(초속 2.744km)이고 사거리가 1200km다. 발사 위치를 노출하지 않고도 먼 거리의 해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고 공중 및 잠수함에서도 발사가 가능하다.특히 최대 500kg 탄두를 탑재할 수 있어 적 군함의 방공시스템을 무력화하고 장갑을 뚫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대만 등 중국 주변 지역에서의 분쟁이 발생할 때 서방이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뜻을 담았다고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텔레그래프는 지난달 20일 열병식 리허설에서 8륜 트럭 위 카키색 방수포로 덮인 중국의 새 레이저 무기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주로 드론 요격에 쓰이는 ‘OW5-A10’으로 추정된다.역시 리허설 사진을 분석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당시 ‘YJ-15·17·19·20’을 모델명으로 새긴 4종의 미사일이 포착됐다며 “군사 전문가들은 YJ-17과 YJ-20을 극초음속 미사일로 보고 있다”고 평했다.FH-97에 대한 관심도 높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무인기가 열병식에 등장한다면,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AI 기반 전투기를 실전 배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이 외에 DF-41 고체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신무기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탄 열차가 2일 오후 4시(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2019년 1월 이후 6년 8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은 3일 열리는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 자리에 모일 것으로 보인다.이날 오후 4시경(한국 시간 오후 5시) 김 위원장 일행이 탑승한 전용열차 ‘태양호’가 베이징역에 진입했다. 열차에는 인공기와 휘장이 달려 있었고, 이미 알려진 태양호와 외관이 일치했다. 김 위원장은 양복 차림에 붉은색 넥타이를 맸다.비슷한 시간 베이징 북한 대사관 주변에서는 공안 인력이 기자들을 철수시키는 모습도 포착됐다. 또 주변 차량을 통제하는 등 삼엄한 분위기로 알려졌다. 베이징역 주변 역시 경계가 강화되며 삼엄한 분위기로 변했다.김 위원장의 공식 숙소는 중국 정부의 공식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 조어대)로 알러졌다.앞서 김 위원장은 오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일 평양에서 출발했다. 푸틴 대통령도 톈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차 먼저 중국에 도착했다. 북중러 3국 정상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탈냉전 이후 처음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처음으로 다자 외교 무대에 데뷔하게 된다. 로이터는 북한 지도자가 대규모 국제 다자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1959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다만, 우리 정보당국은 시 주석, 푸틴 대통령, 김 위원장이 3자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은 낮게 보고있다.김예슬 기자 seul56@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현지 시간 3일 오전 9시(한국 시간 오전 10시) 시작된다. 중국의 군사력을 만천하에 과시하는 장으로 45개 인민해방군 부대가 70분간 동안 베이징 톈안먼 광장을 행진할 예정이다. 특히 △각국 정상의 자리 배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 내용 △중국이 공개할 최신 무기 △중국 군부의 동향 등이 관심을 모은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사안은 열병식에 참석하는 주요국 정상이 톈안먼 광장의 망루에서 어디에 앉느냐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각각 시 주석의 오른쪽과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밝혔다.북-중-러 3개국 정상이 함께 이 망루에 오르는 것은 195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주년 열병식 이후 66년 만이다. 당시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국가주석의 양옆에 니키타 흐루쇼프 옛 공산당 서기장, 호찌민 초대 베트남 주석이 각각 앉았다. 당시 김일성 북한 주석은 호 주석 다음에 자리했다.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이달 1일 양일간 톈진에서 열렸던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연설에서도 ‘반(反)미국 연대’ ‘다자주의’ 등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그는 2015년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서 “인민해방군 병력을 30만 명 감축하고 현대화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2일 블룸버그통신은 당시 연설을 두고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군 개혁을 선언했고 로켓군 등 신식 부대의 창설 계기도 됐다”고 보도했다.인민해방군은 지난달 20일 열병식 리허설 기자회견에서 “이번 열병식에서 차세대 무기를 대거 공개하겠다. 공개될 모든 무기는 중국이 자체 개발했으며 언제든지 실전 투입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인공지능(AI) 기반의 스텔스 전투기 등이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열병식으로 중국의 권력 지형도 파악할 수 있다. 전현직 지도자들의 참석 여부와 입장 순서, 톈안먼 망루에 서는 위치 등이 판단 기준이 된다. 지난해 3월 이후 자취를 감춘 허웨이둥(何衛東)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부패 혐의로 실각한 먀오화(苗華) 중앙군사위 위원 등을 대신해 누가 이번 행사에 참석할지 관심을 모은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비차별적인 다자간 무역체제를 지속적으로 수호하고 강화할 것이다.” 1일 중국 톈진에 모인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톈진 선언’을 발표하면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고율 관세 정책을 겨냥해 이 같은 문구를 넣었다. SCO 주도국인 중국, 러시아는 물론이고 최근 미국으로부터 50% 관세 폭탄을 맞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3일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불참하며 절제된 대중(對中) 접근을 하고 있는 모디 총리가 SCO에선 시 주석에게 힘을 실어준 것. 이날 시 주석은 기조 연설을 통해 회원국에 대한 대규모 재정 지원을 약속하고, 안보 대응센터 설립 방안 등을 밝히며 SCO를 ‘반미 연대’의 구심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회의를 통해 유라시아에서 새로운 안보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정치적·사회경제적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 시진핑 “회원국들에 4000억 원 무상 원조 제공” 2001년 중국, 러시아 주도로 만들어진 SCO는 설립 당시 테러리즘, 분리주의에 대항하는 지역 안보 협력체로 출발했다. 중국은 SCO를 경제협력 중심의 브릭스(BRICS)와 더불어 서방 진영에 맞서는 다자 협력체로 운영하고 있다. 이날 SCO 정상회의를 주재한 시 주석은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를 반대하며 세계 평화와 발전에 적극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다극화, 혜택을 공유하는 경제 세계화,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하며 세계 무역질서를 뒤흔드는 상황에서 SCO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회원국들의 공동 대응을 촉구한 것. 시 주석은 SCO에 안보 및 경제협력 기구를 세워 내부 결집을 강화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그는 “안보대응 종합센터와 마약퇴치 센터를 조속히 가동하고, SCO 개발은행을 설립해 회원국의 안보·경제 협력에 더 힘 있는 지지를 제공하자”고 말했다. 올해 내로 회원국들에 20억 위안(약 4000억 원) 규모의 무상원조를 제공하고, 향후 3년간 회원국들의 은행 연합체 소속 은행에 100억 위안(약 2조 원)의 신규 대출을 지원하는 등의 재정 지원도 약속했다. 1일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시 주석이 미국·유럽 주도의 국제질서가 아닌 대안적인 국제 거버넌스를 구축하려는 추진력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푸틴 “우크라 전쟁 발발 서방 탓”푸틴 대통령은 이날 SCO 정상회의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위기는 키이우(우크라이나 수도)에서 서방이 주도한 쿠데타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이날 전했다.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시키려 한 서방 진영의 움직임 탓에 전쟁이 일어났다며 책임을 돌린 것. 이어 “SCO가 시대에 뒤떨어진 유럽 중심주의 모델을 대체하고, 진정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국가의 이익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모디 총리는 끈끈한 유대감을 과시했다. 세 사람이 회의장에 선 채로 수 분간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모디 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전용차를 타고 회담장으로 함께 이동하는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그(푸틴)와의 대화는 항상 통찰력이 있다”고 적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 중국 톈진에서 막을 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의 ‘톈진 선언’을 발표했다. SCO에 참여 중인 중국, 러시아, 인도 등 26개국 정상들은 이날 선언문에서 “세계무역기구(WTO)의 원칙에 위배되며 공정 경쟁을 해치는 일방적 강제 조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시 주석은 이날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냉전적 사고방식, 진영 대립, 강압적 행태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각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시 주석에 이어 연설자로 나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을 “우크라이나의 서방 동맹국이 지원한 키이우 쿠데타의 결과”라며 서방 책임론을 부각했다. 시 주석은 SCO에 안보 위협 대응기구와 개발은행을 신설해 회원국 간 안보·경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일 오후 중국 방문을 위해 평양을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1일 오후 평양을 출발해 이동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을 태운 열차는 2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초청으로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80주년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반(反)서방 성격의 다자기구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31일 중국 베이징 인근 톈진에서 개막했다. 9월 1일까지 양일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이 참석한다. 특히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 주요국과 일본 등을 겨냥한 발언을 거듭 내놨다.31일 텐진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방문 전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서방이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이라는 ‘허구’를 만들어 낸 탓에 일본의 군국주의가 부활하고 유럽 주요국 또한 재군사화 노선에 돌입했다”며 불만을 표했다.시 주석 또한 같은 달 30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다자주의와 협력이야말로 세계 문제를 해결하는 올바른 답안”이라며 미국을 겨냥했다.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31일 밤 SCO 정상회의 리셉션이 열리는 톈진의 메이장(梅江) 국제컨벤션&전시센터에서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SCO 폐막 후 베이징으로 이동해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해 3일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에 따르면 이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각각 시 주석의 왼쪽, 오른쪽에 앉기로 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무엇을 더 준비할까요? 음료수도 사다놔야겠네요.”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주중국 북한대사관 앞. 인공기 배지를 단 사람들이 ‘2인 1조’로 대사관 주변을 순찰하며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사관의 한 여성 직원은 출입구의 대형 철문에 물을 뿌리고 청소에 한창이었다.토요일이었음에도 대사관 내부 공사가 한창인 듯 철근이 부딪히는 소리도 울려 퍼졌다. 인부들이 공사에 사용한 뒤 남은 판자와 철근 등을 대사관 외부로 옮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대사관 앞면 상부에는 금색의 북한 국장(國章)도 새롭게 설치됐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열병식에 참석하기 위해 2019년 1월 이후 약 6년 8개월 만에 중국을 찾기로 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을 앞두고 주중국 북한대사관 전체가 대대적인 김 위원장 맞이에 돌입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중국 또한 베이징 전역의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대사관 주변에서는 공안으로 추정되는 여러 명의 중국인 또한 목격할 수 있었다. 이들은 체크리스트가 적힌 서류를 들고 사전에 각종 동선을 점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특히 열차를 타고 중국에 도착하는 김 위원장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베이징역의 경계가 대폭 강화됐다. 당국은 역에 도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검문검색소를 설치했다. 당국이 일반적으로 기차를 타는 승객들의 소지품을 검사하지만 하차 후 역 밖으로 나올 때는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다.톈안먼 광장 일대에는 이미 수만 석의 좌석이 깔려 있었다. 인부들이 김 위원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각국 정상이 올라설 톈안먼 망루 곳곳을 닦는 모습도 포착됐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를 재편하려는 자리다.”지난달 31일, 이달 1일 양일간 중국 베이징 인근 톈진에서 열리는 반(反)서방 성격의 다자기구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열병식’을 두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내린 평가다. 특히 이번 열병식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톈안먼 광장의 망루에 함께 등장해 미국, 서방 주요국 등에 맞서는 북-중-러 연대를 공식화하기로 했다. 이번 SCO 정상회의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참석했다. 인도는 한때 미국 일본 호주와 안보 협력체 ‘쿼드(Quad)’를 구성하며 미국 주도의 중국 견제 노선에 동참하는 듯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후 미국과 멀어지고 중국 러시아와 밀착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고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도 미온적이란 이유로 인도에 50%의 ‘폭탄 관세’를 부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가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면 국제 정세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푸틴 “‘중-러 위협’은 서방이 만든 허구”31일 톈진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하루 전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옛 러시아)과 중국은 가장 참혹한 피해를 입으면서도 (독일의) 나치주의와 (일본의) 군국주의를 물리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일부 서방 국가가 이런 러시아와 중국의 기여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왜곡하고 있다고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만들어낸 ‘중-러 위협’이라는 허구를 구실 삼아 일본의 군국주의가 부활하고 있고, 유럽대륙도 재군사화 노선을 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구 주요국과 일본 등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는 세계 다수를 축으로 하는 공정하고 다극화된 세계 질서를 추진하는 공동의 목표가 있다”고도 주장했다.시 주석도 푸틴 대통령과 비슷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베이징에서 만나 “항상 역사의 바른 편에 서서 다자주의를 수호해 왔다”고 했다. 유엔 등 국제기구를 불신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자주의’ 대신 ‘미국 우선주의’만 외치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발언이다.1996년 설립된 SCO 정상회의는 올해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설립 당시 6개국이었던 회원국은 10개국으로 늘었다. 옵서버(참관국), 파트너국을 포함하면 총 26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신화통신은 “SCO는 시대 흐름에 부합하고 지역 협력의 길을 성공적으로 개척한 새로운 국제 관계의 모범”이라고 자찬했다.● “열병식, 中 국제관계 바로미터”중국은 이번 열병식에 김 위원장을 초청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중국 방문은 2019년 1월 이후 약 6년 8개월 만이며 다자외교 무대에도 처음 데뷔한다. 중국은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그간 다소 소원했던 북한과의 관계를 회복하면서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계기로 삼으려는 속내다. 특히 북-중-러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모습을 통해 ‘반미 연대’의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열병식에서 선보일 중국의 군사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차세대 탱크, 전투기, 무인기(드론), 무인 잠수정 등 차세대 무기를 이번 열병식에서 대거 선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중국은 2019년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 당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DF)-41’을 처음 공개했다. 사거리 약 1만2000km로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무기를 추가로 선보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인민해방군의 3번째 항공모함인 ‘푸젠’함이 열병식날 취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반(反)서방 성격의 다자기구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31일 중국 베이징 인근 톈진에서 개막했다. 9월 1일까지 양일간 열리는 이번 회의를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주요국 정상이 속속 중국에 도착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 주요국과 일본 등을 겨냥한 발언을 거듭 내놨다. 푸틴 대통령은 31일 오전 여러 장관과 대기업 수장들이 포함된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톈진에 도착했다. 그의 중국 방문은 지난해 5월 16일 국빈 방문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그는 방문 전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서방이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이라는 ‘허구’를 만들어 낸 탓에 일본의 군국주의가 부활하고 유럽 주요국 또한 재군사화 노선에 돌입했다”며 서방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옛 소련과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 승리에 큰 기여를 했는데도 서방이 이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도 주장했다.시 주석 또한 같은 달 30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 “역사는 우리에게 다자주의와 협력이야말로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올바른 답안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31일 밤 SCO 정상회의 리셉션이 열리는 톈진의 메이장(梅江) 국제컨벤션&전시센터에 만났다. 두 정상은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사진도 촬영했다. 양국의 각종 협력을 강화할 대표단 회동 또한 이 곳에서 열릴 예정이다.푸틴 대통령은 SCO 폐막 후 베이징으로 이동해 중국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해 3일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에 따르면 이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각각 시 주석의 왼쪽, 오른쪽에 앉기로 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2019년 1월 이후 약 6년 9개월 만이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중국이 이번 주말을 시작으로 미국을 견제하는 외교 행사들을 주도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반미 세력 결집을 과시할 전망이다.중국은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톈진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연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2001년 6개국으로 시작했으나 이후 인도·파키스탄·이란·벨라루스 등이 참여하며 반서방 색채가 짙어졌다. 특히 이번 회의에는 ‘글로벌사우스(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개도국) 선도국’ 자리를 놓고 중국과 경쟁하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까지 참석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질 예정이다.중국과 회원국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패권주의를 견제하기 위해 이번 공동성명에 미국을 향한 메시지를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인도가 공동성명에 동참할지도 관심사다. 유라시아 그룹 중국·동북아팀의 수석 분석가인 제러미 찬은 29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성명에 미국을 직접 비판하는 내용이 담기고 인도까지 공동 성명에 참여한다면 인도가 베이징과 모스크바 쪽으로 전환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 인도는 SCO 정상회의 기간 중 각각 정상회담도 연다. 세 정상이 함께 모인 건 작년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이후 10개월 만이다. 특히 중국과 인도는 최근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들 두 나라를 상대로 한 에너지 수출 규모를 유지하도록 하는 게 이번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3일 열리는 ‘중국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80주년’ 열병식에서는 ‘반미 연대’ 성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김 위원장 등 북중러 정상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도 참석할 예정이다. 로이터는 이들 국가가 이들 국가를 서방 주도의 세계 질서를 재편하려는 ‘격변의 축’ 국가로 지칭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의 알프레드 우 부교수는 로이터에 “시 주석은 자신이 매우 강력하고, 여전히 영향력이 있으며, 중국 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28일 기자회견에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80년이 지난 지금, 소수 국가가 다른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고 개발 우위를 독점하던 시대는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열병식에 글로벌사우스 국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 “글로벌사우스는 더 이상 침묵하는 다수가 아니라 새로운 각성의 힘과 변혁을 향한 새로운 희망을 상징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이 미국의 인공지능(AI) 전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내년 AI 반도체의 생산량을 현재의 3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캠브리콘을 필두로 화웨이, SMIC, CXMT, 나우라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반도체 자강(自强)’을 위해 대대적인 생산 확충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 또한 최근 기업들에 “엔비디아가 중국 판매를 위해 출시한 저사양 AI 칩 ‘H20’의 구매를 자제하라”고 권고하며 ‘자강’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초 ‘챗GPT’에 맞서 자체 AI 서비스 ‘딥시크’를 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중국이 생성형 AI 모델을 자체 구축하는 것을 넘어 이를 자체 하드웨어로 구동하려 하면서 엔비디아가 지배해 온 AI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화웨이-SMIC가 생산 확대 주도 FT에 따르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올해 말까지 AI 칩 생산 전용 공장에서 제조를 시작할 계획이다. 화웨이는 내년엔 두 개의 AI 칩 생산 시설을 더 가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현재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SMIC의 생산량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SMIC 또한 내년 중국에서 가장 발전된 양산형 칩인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생산 용량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SMIC의 최대 고객사는 화웨이다. 메타엑스 등 소규모 중국 칩 설계업체도 SMIC에 칩 제조를 맡기고 있다. 한 중국 반도체 업계 임원은 FT에 “이런 생산 능력 확대가 현실화하면 중국 내 반도체 공급이 충분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중국 당국 역시 첨단 제조 역량을 키우기 위해 반도체 자립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2019년 15%에 불과했지만 올해 2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중저사양 AI 칩 설계 및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웨이의 제조공장 증설을 두고 ‘중국 자체 AI 칩 생산의 시발점’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의 관세 전쟁 과정에서 엔비디아 제품을 레버리지 삼아 압박한 게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올 4월 H20의 중국 수출을 규제했다가 최근 해제했다. 엔비디아의 고사양 AI 칩 ‘블랙웰’ 또한 일부 성능을 낮춘다면 중국 수출 재개를 고려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H20 수출 규제 해제 당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CNBC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을 미국의 기술에 중독시키기 위해 우리는 중국에 최고, 차선, 3번째로 좋은 반도체 제품은 팔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H20은 이보다 훨씬 급이 낮은 저사양 반도체여서 수출을 재개해도 큰 타격이 없다는 의미다. 중국 지도부는 러트닉 장관의 발언을 ‘모욕’으로 여겨 분노했고, 이후 자국 반도체 업계에 자강을 더욱 강도 높게 주문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中 엔비디아’ 캠브리콘 돌풍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 캠브리콘 주가는 연일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27일 상하이 주식시장에서 캠브리콘의 주가는 한때 전일 대비 10% 넘게 오른 1464.98위안(약 28만4600원)까지 올랐다. 고급 술 바이주(白酒)를 생산하는 기업이며 기존 중국 증시 최고가 종목이었던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주가를 한때 넘어섰다. 다만 중국 반도체 기업이 기술력을 끌어올리지 못한 채 저사양 반도체의 대량 생산에만 주력한다면 결과적으로는 미국에 대한 기술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가장 앞선 수준의 중국 반도체조차 H20의 성능보다 뒤진다”고 논평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 달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9년 1월 이후 6년 8개월 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방중하기로 하면서 다자 무대에서 북-중-러 정상이 처음으로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 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을 받아 80주년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곧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구체적인 방문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등 각국 정상 및 수뇌부가 다음 달 3일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북한은 산과 물이 이어진 우호적 이웃”이라며 “김 위원장의 기념행사 참석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북한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침략에 함께 맞서 싸워 인류 정의의 대업 승리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며 “양국 관계를 잘 수호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중국공산)당과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3일 기념식에서 시 주석 및 푸틴 대통령과 함께 톈안먼(天安門) 광장 성루에서 중국의 열병식을 관람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항복을 기념하는 중국 전승절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시 주석이 전승절에 김 위원장을 초청하고, 김 위원장이 북-미 비핵화 협상이 무산된 뒤 처음으로 방중을 결정한 것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외교적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한일 정상회담으로 한미는 물론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자 북-중-러가 다시 밀착해 대응하려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김 위원장 방중 계획 발표와 관련해 “정부가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관계기관을 통해 (김 위원장의 방중 계획을) 알고 있었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북-중 관계가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간의 대화·협력 채널은 늘 열려 있다”라고 강조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다음 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중국 항일 전쟁 80주년 열병식’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포함해 총 26개국의 지도자들이 참석한다. 중국 정부는 28일 열병식 참석 해외 정상 명단을 발표하며 푸틴 대통령을 가장 먼저 호명했다. 김 위원장의 이름은 두 번째로 호명됐다. 현재 중국이 외교적으로 가장 중시하는 두 나라의 지도자부터 호명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 베트남과 라오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등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에서도 정부 고위급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의 경우 중국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초청 의사를 전했지만 대통령을 대신해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우 의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조율됐다.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은 푸틴 대통령이 3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는 점을 확인하며 세부 일정도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열병식 외에도 31일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방문한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 회담도 가질 예정이다.일각에선 열병식에서 우 의장과 김 위원장이 만날 것이냐는 점에도 주목한다. 두 사람이 만날 경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남북 최고위급 인사가 만나는 첫 번째 자리가 된다. 다만 북한이 한국과의 대화에 일절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측이 김 위원장과 우 의장이 만나지 않도록 자리 배치 등을 사전에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5년 중국 항일 전쟁 70주년 행사 때도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함께 열병식에 참석했지만 조우할 기회가 없었다. 한편 31일 SCO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하기로 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열병식 참석자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중-인도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개선되고 있지만, 글로벌 사우스 선도국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중국 행사에 들러리로 참여하는 것을 꺼렸다는 분석이 나온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3일 열리는 ‘중국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80주년’ 열병식은 중국의 군사력을 세계에 과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진행될 열병식은 약 70분에 걸쳐 펼쳐진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각국 정상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톈안먼 망루에 올라 연설에 나선다. 시 주석의 연설 후엔 45개 편대로 나뉜 중국군 수만 명과 무기들이 톈안먼 광장을 통과하고,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는 시 주석이 군을 사열할 예정이다. 이날 열병식에선 중국군의 최신 무기들을 선보인다.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을 비롯해 5세대 전투기 젠(J)-35, 초대형 무인잠수정(XLUUV), 인공지능(AI) 기반의 스텔스 기능을 갖춘 드론 페이훙(FH)-97 등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우쩌커(吳澤棵) 연합참모부 작전국 부국장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열병식에서 차세대 재래식 무기 기초 위에 무인, 수중작전, 네트워크·전자전, 초음속 등 신형 작전 역량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기밀에 가까운 최신 무기들을 이번 열병식에 대거 선보이는 데 대해 대(對)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 등 우방국을 상대로 자국 무기를 판매하려는 포석도 있다고 분석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이 미국의 인공지능(AI) 전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내년 AI 반도체의 생산량을 현재의 3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캠브리콘을 필두로 화웨이, SMIC, CXMT, 나우라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반도체 자강(自强)’을 위해 대대적인 생산 확충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 또한 최근 기업들에 “엔비디아가 중국 판매를 위해 출시한 저사양 AI 칩 ‘H20’의 구매를 자제하라”고 권고하며 ‘자강’을 강조하고 있다.중국은 올해 초 ‘챗GPT’로 전 세계 생성형 AI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미국에 맞서 자체 AI 서비스 ‘딥시크’를 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중국이 생성형 AI 모델을 자체 구축하는 것을 넘어 이를 자체 하드웨어로 구동하려 하면서 엔비디아가 지배해온 AI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화웨이-SMIC가 생산 확대 주도FT에 따르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올해 말까지 AI 칩 생산 전용 공장에서 제조를 시작할 계획이다. 화웨이는 내년엔 두 개의 AI 칩 생산 시설을 더 가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현재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SMIC의 생산량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SMIC 또한 내년 중국에서 가장 발전된 양산형 칩인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생산 용량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SMIC의 최대 고객사는 화웨이다. 메타엑스 등 소규모 중국 칩 설계업체도 SMIC에 칩 제조를 맡기고 있다. 한 중국 반도체 업계 임원은 FT에 “이런 생산 능력 확대가 현실화하면 중국 내 반도체 공급이 충분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 당국 역시 첨단 제조 역량을 키우기 위해 반도체 자립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2019년 15%에 불과했지만 올해 2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중저사양 AI 칩 설계 및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웨이의 제조공장 증설을 두고 ‘중국 자체 AI 칩 생산의 시발점’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의 관세 전쟁 과정에서 엔비디아 제품을 레버리지 삼아 압박한 게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올 4월 H20의 중국 수출을 규제했다가 최근 해제했다. 엔비디아의 고사양 AI 칩 ‘블랙웰’ 또한 일부 성능을 낮춘다면 중국 수출 재개를 고려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H20 수출 규제 해제 당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CNBC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을 미국의 기술에 중독시키기 위해 우리는 중국에 최고, 차선, 3번째로 좋은 반도체 제품은 팔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H20은 이보다 훨씬 급이 낮은 저사양 반도체여서 수출을 재개해도 큰 타격이 없다는 의미다. 중국 지도부는 러트닉 장관의 발언을 ‘모욕’으로 여겨 분노했고, 이후 자국 반도체 업계에 자강을 더욱 강도 높게 주문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中 엔비디아’ 캠브리콘 돌풍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 캠브리콘 주가는 연일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27일 상하이 주식시장에서 캠브리콘의 주가는 한때 전일 대비 10% 넘게 오른 1464.98위안(약 28만4600원)까지 올랐다. 유명 술 ‘바이주(白酒)’를 생산하는 기업이며 기존 중국 증시 최고가 종목이었던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주가를 능가한 것이다.다만 중국 반도체 기업이 기술력을 끌어올리지 못한 채 저사양 반도체의 대량 생산에만 주력한다면 결과적으로는 미국에 대한 기술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가장 앞선 수준의 중국 반도체조차 H20의 성능보다 뒤진다”고 논평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더이상 한국이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노선을 이어갈 수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미국의 세계 전략 아래 한국의 국익이 종속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글로벌타임스는 27일자 사설에서 “한국은 세계 질서가 유례없이 격변하는 시기에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하고 확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외면하고 있다”고 했다.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미국의 전략에 끌려간다면 결국 한국의 국익이 미국의 세계 전략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그러면서 미국의 대(對)중 경제와 디커플링(탈동조화) 전략에 대해 “자국의 세계 패권 유지를 위한 것일 뿐 동맹국의 안보나 경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어 “경제적 이익이 희생된다면 국가 안보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한국의 정치·경제 지도자들이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기존 한국의 안미경중 전략이 강대국 경쟁 속에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용적인 전략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언급하며 한국이 추구한 ‘안미’가 역설적으로 한국에 진정한 안보를 가져다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사드 배치는 한반도 핵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을뿐더러 중국과의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했고 한반도 긴장 역시 더욱 고조됐다”고 전했다.이재명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따를 경우 한국의 안보에 오히려 악영향이 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도 내놨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반도체, 공급망, 대만, 남중국해 등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 워싱턴의 지시에 따라 중국을 견제한다면, 이는 자국의 운명을 위험한 전차에 묶어버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전했다. 이어 “뗄레야 뗄 수 없는 이웃(중국)과 평화롭고 좋은 관계를 지켜나가는 것이야말로 한국 안보 전략의 핵심 초석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진 간담회에서 “외교에서 친중, 혐중이 어디 있나”라며 “대한민국 국익에 도움이 되면 가깝게 지내는 것이고, 국익에 도움이 안 되면 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특정 몇몇 국가와만 외교 해서는 살 수가 없는 나라”라며 “친중, 친북, 친러, 잘하면 친공(공산주의) 나올지도 모르겠는데 그런 데 너무 연연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핵심 지지 세력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일각에서 이 대통령을 겨냥해 ‘친중·반미’라는 낙인찍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용주의 외교 기조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李 “중국과 절연 안 하는 게 친중이라면 친중 해야” 이 대통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은 한미 동맹”이라며 “우리가 자본주의 시장 체제에 있기 때문에 이 가치와 질서, 시스템을 함께하는 쪽과의 연합 협력이 당연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중국과 절연할 거냐, 절연하고 살 수 있느냐”라며 “절연 안 하는 걸 친중이라고 한다면, 그런 의미의 친중이라면 해야 한다”고 했다. 한미 동맹과 한미일 동맹을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하거나 적대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 이 대통령은 “어느 국가와 관계가 좋기 위해서 어느 국가를 완전히 배제하거나 절연해서 적대적 관계로 전환할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언론에선 중국에 대한 대응이 한미 정상회담의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중국에 대해 미국이 더욱 초점을 맞추면서 수십 년이 된 한미 동맹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이 대통령의 ‘반미·친중’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것이 정상회담의 과제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반중 성향의 고든 창 변호사가 의회 전문 매체 더힐에 ‘한국 반미 대통령이 워싱턴에 온다’는 제목의 기고를 하자 외교부가 이를 반박하는 기고문을 같은 매체에 투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국익 중심 실용외교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안보 관계에 있어서 대한민국 국익을 중심으로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외교의) 기준은 국익이고 우리 국민 삶의 질”이라고 말했다.● 중국 특사단 “미국발 통상전쟁에 양국 협력 중요해져” 중국 관영매체들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이 미국의 대중(對中) 견제 조치에 동참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한 관계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 동시에 제3국의 제약을 받아서도 안 된다”며 “한국이 전략적 자주성을 갖춰야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진정한 존중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미국의 대중 억제에 동참해선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 산하 중국국제문제연구원의 샹하오위(項昊宇)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만과 남중국해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신중해야 하고, 한국 내 극우 세력의 반중(反中) 조작을 억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방미에 앞서 중국에 파견한 특사단은 25일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상무부장을 만나 한중 협력을 강조했다. 특사단장을 맡은 박병석 전 국회의장은 왕 부장에게 “미국발 통상전쟁이 글로벌 통상질서를 재편하고 있다”며 “양국이 협력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긴밀한 소통을 통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이자 파트너”라며 “지난해 중국은 한국에 대해 353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우리는 이 적자가 양국 간 무역 구조로 인한 정상적 현상으로 받아들이며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박 전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태년 박정 의원,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 구성된 특사단은 24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만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내는 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을 방문 중인 대통령 특사단이 25일 베이징 주재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특사단장인 박병석 전 국회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특사단의 임무는 한국의 새로운 정부가 어떤 대외정책을 펼칠 것인지를 중국에 설명하고, 서로가 앞으로 협력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라고 밝혔다.박 전 의장은 24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이날은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상무부장과 면담했다. 그는 왕원타오 부장과의 면담에 대해 “1시간 동안 솔직한 대화를 통해 양국의 입장을 이해했고, 양국이 앞으로 추진해야 할 내용들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왕이 부장과의 만찬에 대해서는 “상당히 좋은 분위기 속에서 솔직한 얘기를 나눴다”면서 “일부 분야에서는 우리와 생각이 다르다는 걸 파악할 수 있었지만, 서로가 일치하는 부분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간담회에 참석한 중국 한국상회 회장인 양걸 중국삼성 사장은 “중국은 지난 10년간 제조업 첨단 산업 및 과학기술 분야에 있어서 큰 발전을 이뤘지만, 중국에 대한 서구식 고정관념으로 중국 기술의 기술 발전을 과소평가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한국도 많은 분야에서 중국의 발전을 인정하고 지리적·문화적으로 가깝다는 장점을 적극 활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교민 사회를 대표해 참석한 고탁희 중국한국인회 총연합회장 역시 “이번 특사단 방문은 한중 관계 개선을 염원하던 폭죽 같은 신호탄이다”라며 “한중 간 크고 작은 교류로 확장하는 큰 마중물 되기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