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구독 12

추천

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취재분야

2024-03-27~2024-04-26
문학/출판51%
칼럼17%
문화 일반13%
사회일반7%
미술3%
연극3%
여행3%
경제일반3%
  • 국내 미술시장 1조 첫 돌파… K콘텐츠 수출 14조 사상최대

    팬데믹 국면에서도 K컬처 시장은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국내 미술시장 유통액은 처음으로 1조 원을 넘겼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4일 발표한 ‘2022 미술시장 규모 추산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미술시장에서 거래된 미술품 유통액은 1조377억 원으로 2021년(7563억 원)보다 37.2% 늘었다. 미술시장 ‘1조 원’의 동력을 이끈 큰 축은 아트페어와 화랑이었다. 지난해 아트페어 매출액은 3020억 원으로 전년(1889억 원) 대비 59.8% 증가했다. 문체부는 “아트페어 방문객 수가 2021년 77만4000명에서 지난해 87만5000명으로 13.1% 늘면서 아트페어 매출액이 늘어나는 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9월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와 프리즈 서울의 공동 개최는 미술시장에 열기를 더했다.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가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열리면서 한국이 차세대 아시아 미술 시장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프리즈 서울 관람객도 7만 명을 넘기며 흥행했다. 다만 ‘프리즈 서울’ 매출액은 공개되지 않아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MZ(밀레니얼+Z세대)세대가 새로운 컬렉터로 부상한 점도 미술시장의 활기를 더했다. 화랑을 통한 판매액도 2021년 3142억 원에서 지난해 5022억 원으로 59.8% 증가했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은 “지난해 아트페어를 중심으로 미술시장이 크게 성장해 외국 작품을 다루는 한국계 화랑들 창고에 재고가 없을 정도였다”며 “이배, 이건용 등 한국 인기작가들 작품 재고도 찾기 어려워 아트페어나 미술품 경매에서 전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팔리곤 했다”고 말했다. 한 유명 갤러리 관계자도 “지난해 상반기 각 전시장과 아트페어에선 작품의 판매 속도가 여느 때보다 빨랐고, 판매 가격도 전반적으로 껑충 뛰었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미술계에서도 한국 미술시장을 주목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지난해 상반기(1∼6월) 1450억 원이었던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는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하반기(7∼12월)에는 883억 원으로 줄었다. 출판 음악 등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꾸준히 늘어 2021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21년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124억5000만 달러(약 14조 3000억 원)로 전년(119억2000만 달러)보다 4.4% 늘었다. 문체부는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한국 가수들이 전 세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져 콘텐츠 수출액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며 “2022년 수출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K콘텐츠에 대한 세계인의 사랑이 더욱 커져 지난해 더 많은 성과를 올린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1-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화문에서/김정은]각박한 세상 속 ‘관계’의 힘… 아동문학이 전하는 위안

    동아일보 올해 신년호 A1면에 이수지 그림책 작가의 그림이 실렸다. 한국인 최초로 어린이책의 노벨 문학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지난해 수상한 이 작가가 새해를 맞아 동아일보 독자들을 응원하는 작품을 보내온 것이다. 하얀 눈 뭉치를 만들어 눈싸움을 하는 아이들. 빨간 파랑 노랑 녹색 등 다양한 색의 크레파스를 덧대 스케치한 그림 속 아이들의 신난 표정은 마치 사진을 보듯 생생했다.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오게 만드는 행복한 작품이었다. 이 작가는 평소 연필·목탄으로 스케치하고 최소한의 색을 입힌다. 그의 작품 ‘강이’ ‘선’ ‘파도야 놀자’를 봐도 흑심의 물성을 최대한 활용한 연필 드로잉을 자주 사용한다. 이번에 동아일보에 선보인 그림은 달랐다. 색감이 다채로웠다. 독자들 역시 “신문 1면을 보고 아이처럼 웃음을 지은 건 처음이다”, “매년 보는 해돋이 사진도 의미 있지만, 작품을 실은 게 신선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지지 말고 너의 눈 뭉치를 날리렴, 높이 멀리 신나게!’라는 이 작가의 자필 응원 문구에서 위로를 받았다는 독자도 있었다. 가끔 그림책이나 어린이책을 통해 위로를 받을 때가 있다. 지난해 아동문학을 담당하며 다양한 신간을 접했다. 올해 여섯 살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 ‘인생 2회 차’를 사는 느낌으로 각종 동요와 어린이책을 다시 섭렵 중인데, 매주 쏟아지는 어린이책 속에서 보석 같은 작품을 만날 때 동심의 순수함에 웃고, 반성하고 힘을 얻는다. 기억에 남는 두 권의 책을 소개하고 싶다. 산타의 이웃집에 사는 다람쥐가 산타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는 모습을 담은 ‘아기 다람쥐의 크리스마스’는 산타를 선물 주는 존재로만 여겼던 통념을 뒤집은 발상이 신선했다. 이 동화를 읽고 나선 기자 역시 부모님 등 누군가를 베푸는 존재로만 여기며 살아오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됐다. 바쁘게 살다 보니 미처 서로를 챙기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반성과 함께 훈훈함을 전하는 동화도 있었다. ‘너만을 위한 선물’이다. 다락방 청소를 하다 털실 뭉치를 발견한 주인공 꼬마돼지는 주변 친구들에게 스웨터를 짜 입으라며 모두 선물하는 바람에 정작 자신의 것은 챙기지 못했다. 며칠 뒤 친구들은 스웨터를 짜고 남은 털실로 화려한 무지개색 스웨터를 함께 만들어 꼬마돼지에게 선물한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담아 베풀면 선한 결과가 돌아온다는, 다소 진부한 메시지일 수 있지만, 실제 우리 삶에 이런 훈훈한 미담이 흔치 않은 탓인지 마음을 움직였다. 새해가 밝았다. 올 한 해 사용할 다이어리를 구입하고 신년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많다. 계묘년 새해엔 어릴 적 가졌던 ‘동심(童心)’으로 돌아가 순수한 마음으로 주변을 살피며 작은 일이라도 도우려고 노력해 보면 어떨까. 밥상물가가 치솟고, 사고 뉴스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각박한 세상이지만, 결국 행복한 삶은 ‘인간의 따뜻한 관계’에서 비롯되니까. 김정은 문화부 차장 kimje@donga.com}

    • 2023-01-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어린이 책]친구야, 어디에서 뭐 했니? 나, 토끼의 모자가 됐었어!

    빨간 장갑은 겨울마다 꼬마의 단짝이 된다. 꼬마가 새하얀 눈을 꾹꾹 눌러 눈덩이를 만들 때 왼쪽 장갑, 오른쪽 장갑은 함께 돕는다. 꼬마가 처음 눈사람을 만들 때도 힘을 모았다. 어느 날, 꼬마가 오른쪽 장갑을 잃어버렸다. 왼쪽 장갑은 홀로 집에 돌아왔다. 항상 나란히 함께했던 오른쪽 장갑이 없어 허전하다. 다음 날 아침 꼬마는 눈을 뜨자마자 오른쪽 장갑을 찾아 나서지만 찾지 못한다. 엄마는 꼬마에게 오른쪽 장갑을 새로 떠준다. 그사이 숲에 버려진 오른쪽 장갑은 토끼와 생쥐, 비둘기, 청설모의 이불이나 스웨터로 변신한다. 며칠 뒤 왼쪽 장갑은 숲속 나뭇가지에 걸린 빨간 무언가를 발견한다. 오른쪽 장갑이다. 늘어나고, 올이 풀려 완전히 다른 모습이지만 두 장갑은 서로를 단박에 알아본다. 두 장갑은 다시 함께할 순 없지만, 서로의 모습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행복해한다. 원치 않게 변한 환경에서도 장갑들은 슬퍼하지 않는다. 되레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며 행복을 비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털실로 만든 장갑의 무늬 하나하나를 연필로 세밀하게 묘사한 그림은 생생함을 더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12-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콘진원 교육때 만든 3분짜리 영상 덕분에 애니메이션 감독 됐고 국제영화제 상 받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창의인재동반사업 교육 과정에서 만든 3분짜리 영상 ‘요일마다’가 네이버를 통해 공개됐는데 이를 본 명필름에서 애니메이션 ‘태일이’ 연출을 제안했어요. 덕분에 ‘태일이’를 연출할 수 있었고 안시 국제영화제 특별상까지 받게 됐죠.” 장편 애니메이션 ‘태일이’(2021년)는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대통령상(애니메이션 부문), 안시 국제영화제 특별상, 판타지아 국제영화제 관객상 등 올해 국내외에서 상을 휩쓸었다. 전태일 열사의 삶을 그린 ‘태일이’를 연출한 홍준표 감독(37)은 지금의 자신을 만든 일등 공신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창의인재동반사업을 꼽았다. 2016년 창의인재동반사업 창의교육생(멘티) 출신인 그는 “10년 넘게 ‘태일이’ 시나리오 작업을 해온 명필름에서 전태일 열사를 현대적인 이미지로 연출할 젊은 감독을 오랜 시간 찾고 있었다”며 “명필름 관계자가 ‘요일마다’를 보고 표현 방식과 영상 구현이 ‘태일이’와 잘 맞는다고 판단해 제게 연출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창의인재동반사업의 멘토가 돼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홍 감독을 비롯해 창의인재동반사업을 통해 프로의 세계에 한발 가까워진 젊은 창작자가 많다. 창작뮤지컬 ‘금악’ ‘니진스키’의 대본을 쓴 김정민 작가(35) 역시 2019년 멘티 출신이다.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음악팀에서 건반을 담당했던 그는 2019년 뮤지컬 연출가 김규종에게 지도를 받았다. 김 연출가는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에서 반 고흐의 명작들을 무대에서 서정적이면서도 때론 역동적인 영상으로 구현해 호평을 받았다. 김 작가는 “김 연출가가 기술을 활용한 연출력이 뛰어나, 제가 극본을 쓸 때 단순히 대사만 쓰는 게 아니라 어떤 영상 기술을 해당 장면에 접목할 수 있을지 고려하며 쓰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교육 과정에서 동료 멘티 5명과 10분 분량의 창작 뮤지컬을 만들었다. 그는 “테스트용으로 만든 작품이었지만 반응이 좋아 한 공연제작사와 계약을 맺었다. ‘이매지너리’라는 뮤지컬로, 사람들의 기억을 원하는 대로 삭제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라며 “내년 말 초연하는 걸 목표로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멘티로 활동한 이희범 씨(30)는 영화 ‘명량’을 제작한 김주경 프로듀서의 지도를 받아 사극 ‘난장’을 만들었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장을 배경으로 양반 자제들 대신 대리시험을 보는 천재 소녀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책에선 배울 수 없는 현직 선배들의 노하우와 경험,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걸그룹 ‘마마무’ ‘오마이걸’ 등을 길러낸 윤영준 프로듀서(43)는 6년째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교육생들은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며 “프로듀서로 성공하려면 초기엔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중점적으로 가르친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12-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우영우’ 작가 문지원 등 배출… K콘텐츠 창작자의 산실로

    올해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문지원 작가,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의 김민석 작가, 국내 첫 우주 공상과학(SF) 드라마인 ‘고요의 바다’ 최항용 감독, 영화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이신화 작가.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 창의교육생 출신이라는 것. 올해로 10년째 운영 중인 창의인재동반사업은 영화, 뮤지컬, 웹툰 등 문화산업 분야로 진출하길 희망하는 예비 창작자에게 교육과 현장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각 분야 전문가와 예비 창작자의 일대일 멘토링 프로그램이 호평받고 있다. 창의인재동반사업은 34세 이하 예비 창작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전우영 콘텐츠진흥원 교육기획팀장은 “콘텐츠 창작 분야에 특화된 멘토링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법인을 ‘플랫폼기관’으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며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플랫폼 기관을 통해 멘토와 멘티를 연결해 훈련하고 창작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의인재동반사업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 1560명의 멘토와 3253명의 멘티를 배출했다. 배우 강동원, 김윤식, 박소담이 출연해 관객 544만 명을 모은 영화 ‘검은 사제들’은 멘티 1기인 장재현 감독이 창의인재동반사업 교육과정에서 인큐베이팅해 상업영화로 성공시킨 작품이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집필한 문지원 작가는 2013년 멘티로 참여했다. 문 작가는 교육을 받은 후 영화 ‘증인’의 각본으로 제5회 롯데시나리오공모대전 대상을 수상하며 프로 작가로 데뷔했다. 문 작가는 “프로파일러나 과학 수사 전문가, 무속인의 생생한 경험담을 듣거나 캐릭터 디자인을 위해 성격유형검사(MBTI) 전문가를 초청하는 등 쉽게 얻기 어려운 기회를 창의인재동반사업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하는 또 다른 주요 인재양성사업은 2018년 시작한 대학 중심의 산학협력 프로젝트인 ‘콘텐츠원캠퍼스 구축 운영 사업’이다. 콘텐츠원캠퍼스 사업에 선정된 대학의 학생들이 융복합 프로젝트를 개발하도록 관련 기관과 기업체가 현장실습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5년간 79개 교육기관과 학생 4506명이 참여했다. 2020년 칸영화제 확장현실(XR) 부문에 공식 초청된 영화 ‘레인 프루츠’(2019년)와 같은 해 선댄스영화제 프런티어 엑시비션 부문에 국내 영화로는 처음 초청된 ‘허수아비’(2019년)는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이 콘텐츠원캠퍼스 사업 지원을 통해 만든 작품이다. 조현래 콘텐츠진흥원장은 “국내외에서 열광하는 K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제작돼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문화매력국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인재를 양성하는 데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12-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국내 관광객, 울릉군서 가장 오래 머물렀다

    나리분지, 관음도, 도동항, 태하향목 관광모노레일…. 경북 울릉군을 방문한 이들이 많이 찾은 곳이다. 강원 정선군에 간 이들은 강원랜드, 정선아리랑시장, 병방치 스카이워크를 주로 방문했다. 최근 1년간 국내에서 방문자가 가장 오래 머문 울릉군과 두 번째로 길게 체류한 정선군에서 각광받은 곳이다. 한국관광공사의 관광 빅데이터 플랫폼 ‘한국관광 데이터랩’(datalab.visitkorea.or.kr)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울릉군에서는 방문자 1인당 평균 11시간, 정선군에서는 7.1시간 머물러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 2위로 나타났다. 지난해 문을 연 한국관광 데이터랩에서는 국내 지역별 방문자의 나이, 성별, 거주지는 물론 체류 시간, 소비 내역, 내비게이션·맛집 검색 순위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울릉군, 정선군에 이어 같은 기간 방문자가 오래 머문 곳은 경북 영양군, 강원 양구군 홍천군 고성군, 제주 서귀포시 제주시, 경북 울진군, 인천 옹진군, 강원 평창군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에서는 평균 6시간 조금 넘게 머물렀다. 방문자는 해당 지역에 8일 미만 머문 사람으로 했다. 최현민 관광공사 관광빅데이터전략팀 차장은 “이들 지역은 대도시와 상당히 떨어져 있어 마음먹고 찾아가야 하는 곳”이라며 “특히 배로만 갈 수 있는 울릉군은 오가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볼거리가 풍성해 충분히 머물고 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비게이션 검색 순위를 통해 사람들이 어디를 많이 찾는지 알 수 있다. 영양군은 영양자작나무숲, 송하자연미륵불, 검마산 자연휴양림이 1∼3위를 차지했다. 옹진군은 십리포해변, 영흥도, 장경리해변 순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 방문자의 비율이 높은 곳은 울릉군(62.7%), 영양군(54.3%), 울진군(47.6%), 정선군(46.5%)이었다. 해당 지역과 가까운 거리에 사는 이들이 다수로, 인근 지역은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은 사람들이 많이 살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리조트와 골프장이 많은 홍천군과 평창군은 연령별로 고루 방문했고, 강원보다는 거리가 먼 서울·경기에서 오는 이들의 비율이 높았다. 양구군은 20대 비중이 27.2%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20대 남성이 21.9%나 됐다. 이는 양구군에 군부대가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 차장은 “8일 미만 머문 사람을 방문자로 집계하기에, 상주하는 장병은 제외되지만 면회 등을 위해 20대 남성들이 자주 드나든 것 같다”고 말했다. 관광공사는 방문 지역을 시군구보다 더 세분화하고 현재 1년인 데이터 조회 기간도 늘릴 예정이다. 김영미 관광공사 관광빅데이터실장은 “지역별 축제 기간에 방문자들이 어느 지역에서 오는지와 함께 소비 내역, 내비게이션 검색지도 파악할 계획”이라며 “지방자치단체와 여행사가 치밀하게 관광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데이터를 더 정밀하게 구축하겠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12-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어린이 책]따뜻한 마음을 나눈다면 선물같은 눈이 내릴 거야

    해녀인 할머니는 매일 아침 바다에 나가기 전, 손녀가 먹을 주먹밥을 만들어 놓는다. 할머니는 “주먹밥 빨리 안 묵으면 거인이 와서 다 가져간데이”라며 아이의 끼니를 챙긴다. 집에 돌아온 아이는 주먹밥이 사라진 걸 알게 된다. 이때 나타난 거인이 “미안. 네 주먹밥을 내가 먹어버렸어”라고 고백한다. 아이와 거인은 이날 이후 매일 주먹밥을 나눠 먹으며 친구가 된다. 거인은 아이에게 자신의 보물인 동백나무를 알려주며 꽃이 피면 가장 먼저 알려주겠다고 약속한다. 아이의 소원은 멀리 떨어져 사는 엄마를 만나는 것. 할머니는 그런 아이에게 “눈 오면 (엄마가) 올 끄다”라며 달랜다. 어느 날 거인은 무언가 결심한 표정을 지으며 흰 꽃이 핀 동백나무를 바라본다. 그러자 선물처럼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엄마 역시 한 손에 토끼 인형을 든 채 아이를 만나러 나선다. 부산 영도 봉래산에서 전해 내려오는 ‘장사 거인 전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썼다. 거인이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괴물과 싸우다가 목숨을 잃은 전설에 상상력을 더했다. 연필로 그린 스케치에 옅게 채색한 수채화는 이야기의 따뜻함을 배가시킨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12-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오영수 추행 논란이 불러낸 4년 전 연극계 미투의 교훈[광화문에서/김정은]

    ‘오징어게임’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오영수(78)가 최근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보도됐다. 그는 오랫동안 연극 무대에서 주연보단 조연을 도맡으며 활동한 배우였다. 그러다 일흔일곱의 나이에 만난 ‘오징어게임’으로 뒤늦게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래서일까. 연극계 선후배 동료들은 그를 누구보다 응원했다. 그는 인지도가 높아진 이후 각종 광고 촬영 제의가 들어와도 ‘깐부 할아버지’ 오일남 캐릭터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면 안 된다며 일부 광고는 단칼에 거절했다. 배우로서의 탄탄한 신념과 철학, 그간 무대에서 쌓은 노력이 뒤늦게 조명되며 그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도 통하는 배우가 됐다. 노배우의 설자리가 좁았던 대학로 연극무대에서 그의 활약은 동료 노배우들의 활로를 넓히는 역할도 했다. 하지만 그는 2017년 여성 A 씨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로 최근 재판에 넘겨졌다. 본인은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날의 진실’은 수사와 재판을 통해 드러날 것이다. 해당 뉴스를 접하자마자 2018년 연극계를 뒤흔든 ‘미투 운동’이 떠올랐다. 당시 연극계 거장이라 불리던 연희단거리패 이윤택 예술감독, 극단 목화를 창단한 오태석 극작가 겸 연출가, 흥행에 성공한 연극을 다수 제작했던 수현재컴퍼니 대표이자 배우 조재현 등에 대한 성추문 폭로가 이어졌다. 이후 이들은 연극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길 떠나는 가족’ ‘백석우화’ 등 다수의 작품으로 한국적인 극 양식을 개척하고 독특한 무대미학을 구현해 굵직한 연극상을 휩쓸었던 이윤택은 극단 단원들을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2019년 징역 7년을 받았다. 다양한 방언을 수집해 사라져 가는 우리말을 연극 언어로 되살리고, 배우 박영규 손병호 김병옥 정은표 성지루 박희순 임원희 장영남 유해진 등을 길러낸 극단 목화의 오태석 대표는 2018년 연극계를 떠났다. 그리고 그는 지난달 28일 별세했다. 거장들의 미투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연극계에선 조심스럽지만 양분된 목소리가 나왔다. ‘잘못으로 인해 공은 사라지고 과만 남았다’든가 ‘좋은 작품을 만들고 좋은 연기를 한다는 평단의 평가를 권력 삼아 몹쓸 짓을 했으니 벌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들이다. 연극계에는 과거부터 엄격한 상하관계와 도제식 교육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폐쇄적인 구조에서 여러 문제들이 생겼다. 2018년 미투 운동 당시에도 연극계에선 “드러나지 않은 사실들이 더 많다”거나 “곳곳의 피해자들이 언제 용기를 내느냐에 따라 또 다른 사건이 수면 위에 올라올지 모른다”는 말이 많았다. 실제 4년 뒤 뒤늦게 글로벌 스타로 부상한 오영수의 성추문 논란이 터졌다. 아무리 공을 많이 쌓아도 한 번의 잘못으로 몰락할 수 있음을 ‘거장’이라 불렸던 연극계 선배들의 사례가 보여준다. 연기예술의 기초로 불리는 연극계에서 성추문 논란은 연극인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준다. 예술을 방패 삼아 범죄를 저지르는 적폐는 사라져야 한다. 김정은 문화부 차장 kimje@donga.com}

    • 2022-12-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어린이 책]행복을 찾고 싶니? 멀리 가지 않아도 돼

    아이가 땅에게 물었다. “행복을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 땅은 “정말 행복을 찾아 떠날 거니? 바다에 가보렴”이라고 답한다. 아이는 바다에서 물과 조개껍질을 봤지만 행복을 찾지 못한다. 땅은 아이를 폭포로, 숲으로, 사막으로 안내한다. 하지만 아이는 폭포에선 물보라와 이끼, 숲에선 뿌리와 나뭇잎, 사막에선 돌과 모래만 봤을 뿐 그 어디에서도 행복을 찾지 못한다. 땅은 마지막으로 ‘세상 꼭대기’로 가보라고 말한다. 그곳 역시 눈과 얼음만 있을 뿐, 행복은 없다. “이렇게 멀리 와서 많은 것을 봤어요. 그런데 행복은 보지 못했어요.” 그러자 땅이 답한다. “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 가보렴….” 이후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행복만 좇던 아이가 놓친 바다, 폭포, 숲, 사막의 아름다운 절경이 그림으로 연달아 이어진다. 반전이자 이 책의 묘미다. 그림은 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 출신의 작가가 그렸다. 아이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껏 즐긴 뒤 말한다. “행복은 우리 곁에 있었어.”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12-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어린이 책]날개를 달고 마음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가보겠니?

    작은 오두막집에 홀로 사는 소년은 늘 입버릇처럼 말한다. “나는 혼자야. 아무도 없어….” 어느 날 창문 너머로 커다란 눈동자를 지닌 거대한 금붕어가 나타난다. 금붕어가 무서우면서도 궁금한 소년은 한참을 망설이다 마음을 굳힌다. “결심했어. 그게 뭐든 마주하기로.” 커다란 금붕어의 눈동자와 마주친 소년은 용기내 말을 건넨다. “너도 혼자야? 널 ‘날개’라고 부를게. 이제 우리는 친구야.” 친구가 된 소년과 날개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바위틈에 날개의 몸이 껴버리는데…. 그때 난생처음 보는 거대한 손이 내려와 바위를 들어올린다. 거대한 손은 어려움에 처한 소년과 금붕어에게 공존을 일깨워준다. 날개를 만난 뒤 자신의 세상을 넓혀가는 소년이 “나는 혼자가 아니야. 혼자였던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거야”라고 고백하는 대목에선 삭막한 세상에서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된다. 몽환적인 수채화 그림은 따뜻함을 배가시킨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11-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어린이 책]어쩌면 산타 할아버지도 선물이 갖고싶을지 몰라

    북쪽 먼 나라에 살고 있는 아기 다람쥐는 나무 위에 올라가 옆집에 사는 산타를 바라보는 게 일상이다. 산타는 크리스마스 날 아이들에게 나눠줄 선물을 준비하거나 순록을 돌보며 지낸다. “바빠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란다. 선물을 줄 상대방이 있다는 건 정말로 행복한 일이거든.” 산타는 선물을 썰매에 싣고 떠났다. “산타에게는 선물이 없는 걸까? 산타에게도 선물을 주면 좋을 텐데…. 그래, 없다면 내가 준비하자!” 하지만 아기 다람쥐는 산타가 무얼 좋아하는지 몰라 끝내 선물을 정하지 못한다. 집에 도착한 산타는 도토리 한 알을 품은 채 자신을 기다린 아기 다람쥐를 보자마자 기뻐하며 말한다. “오호! 나한테도 이렇게 멋진 선물이 왔을 줄이야!” 산타는 다람쥐에게 “나를 많이 생각해 준 게지?”라고 묻는다. 산타는 다 알고 있다는 듯 상냥하게 웃는다. 산타는 선물을 주는 존재로만 여겼던 통념을 뒤집는 발상이 재밌다. 선물이 지닌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 수채화 물감으로 그린 삽화는 화려하면서도 따뜻하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11-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3D로 만든 의류-모자, 가상 스토어에서 쇼핑… 메타버스몰 덕에 우승”

    “3차원(3D)으로 제작한 옷, 모자 등을 살펴보는 ‘가상현실(VR) 스토어’, 움직이는 증강현실(AR) 카탈로그 등 3D 패션 콘텐츠로 디지털 패션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이 눈길을 끈 것 같아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2022 스타트업 배틀필드’에서 우승한 최현석 에프앤에스홀딩스 대표가 말했다. 이번 행사는 콘텐츠 스타트업 유망주를 가리는 프로그램으로, 총 8개 스타트업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들은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사업 모델을 발표했다. 최 대표는 “회사가 운영 중인 패션 메타버스 몰 플랫폼 ‘패스커’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그가 운영하는 에프앤에스홀딩스는 VR, AR 기술을 바탕으로 실물을 보는 것처럼 온라인 쇼핑몰을 구현해 호응을 얻었다. 외국어 회화를 공부할 수 있는 오디오 플랫폼을 구축한 스타트업 ‘하이로컬’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동영상을 촬영하면 자동으로 브이로그를 만들 수 있는 앱 ‘Viiv’를 만든 미디어 ‘몬스터’가 우수상을 수상했다. 쓰타야 서점을 운영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사 컬처컨비니언스클럽(CCC)의 마스다 무네아키 회장이 이번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책과 음반 등을 판매하고 전시도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유명한 쓰타야 서점은 일본에서 1500개가량의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마스다 회장은 특별상을 받은 스타트업 ‘예간 아이티’를 직접 선발했다. 예간 아이티는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촬영한 공간을 메타버스 맵으로 전환해주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번 행사에서 예간 아이티는 쓰타야 서점을 메타버스에 그대로 옮기고 고객이 자기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제품을 구입하는 방식의 콘텐츠를 제안했다. 마스다 회장은 “개인적으로도 이런 서비스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예간 아이티의 박병재 대표는 “CCC와 함께 CCC의 자회사인 디지털할리우드주식회사(DHW)와 업무협약을 맺기로 했다”고 밝혔다. 총상금 1억 원 규모의 이번 행사는 세계 시장에 진출하길 희망하는 창립 7년 이내의 국내 콘텐츠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열렸다. 본선에 진출한 8개 팀이 영어로 발표를 했고, 최종 4개 팀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콘텐츠진흥원은 “상을 받은 스타트업은 상금과 함께 제작사, 투자사와 미팅하는 기회를 갖고 컨설팅도 받는다. 내년에 콘텐츠진흥원이 해외에 진출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지원할 때 가산점도 부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11-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어린이 책]희망을 가득 넣은 요리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

    남아프리카공화국 구굴레투 마을에 사는 시지웨는 4명의 동생을 홀로 돌본다. 아빠는 일하러 바다에 나갔고, 엄마는 아픈 할아버지를 돌보러 이웃마을에 갔다. 동생들은 배가 고프다며 음식을 찾지만, 집 안 어디에도 음식 재료는 없다. 시지웨는 냄비에 물을 채우고 끓이며 맛난 음식을 만드는 것처럼 행동한다. 동생들은 기뻐하며 “이제 곧 먹는 거지?”라고 재차 묻는다. 밤은 깊어가고 동생들은 하나둘 졸린 눈을 비비며 잠자리에 든다. 시지웨는 안도하며 말한다. “희망의 선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고의 식사였습니다.” 다음 날 엄마의 친한 친구인 마닐라 아줌마가 시지웨를 찾는다. 아줌마는 과일과 곡식, 생선 등을 건넨다. 시지웨는 아줌마가 선물한 식재료로 동생들에게 만난 음식을 만들어준다. 동생들은 말한다. “최고의 식사야!” 동생들을 안심시키려고 고군분투하는 시지웨를 통해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자세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등장인물을 실감나게 그린 삽화는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해인 수녀가 번역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11-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보여주기식 문화 행정 아닌 피부에 와닿는 정책 절실[광화문에서/김정은]

    “정부가 백날 현장 간담회만 하면 뭐하나요. 보여주기식 행정만 더 늘어난 것 같아요.” “공연을 올리려 해도 대학로 인력난이 너무 심한데 정부가 이런 사정을 아나요.” 최근 동아일보에 ‘배우는 OTT로 스태프는 건설-배달…구인난에 불꺼진 대학로’(본보 11월 4일자 A20면) 기사가 실린 뒤 공연계 종사자들의 토로가 쏟아졌다. 연극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큰 직격탄을 맞은 곳 중 하나다. 배우들은 대학로를 떠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웹콘텐츠 업계로 이동했고 오디오, 조명, 무대 설치를 담당하는 기술 스태프는 건설업과 배달업으로 빠져나갔다. 공연 제작자들이 “공연을 올리려 해도 인력난에 허덕인다”고 아우성치는 이유다. 보도 하루 전날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공연장의 안전관리 제도를 보완하기 위한 현장의 의견을 듣겠다며 경기 안산시 공연장안전지원센터에서 ‘공연 안전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문체부는 보도자료까지 내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런 ‘생색내기’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공연장 안전을 다루는 일선엔 숙련된 기술 스태프가 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인력난에도 불구하고 문체부가 최근 2년간 678억 원 규모로 운영해온 공연예술분야인력지원사업은 올해 말 끝난다. 임정혁 한국소극장협회 이사장에 따르면 정부에 지원 연장을 요구했지만 아직 답을 듣지 못한 상태다. 안전 인력 구인난을 겪고 있는 공연계에서 현장 간담회로 ‘안전 생색’을 낸 문체부의 행보에 혀를 내두르는 이유다. 앞서 최근 문체부는 일각에서 ‘윗선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보도자료 발표를 이어왔다. 대표적인 예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한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와 관련한 보도자료다. 대통령을 풍자한 고교생의 작품으로 논란이 일자 문체부는 이례적으로 당일 두 차례에 걸쳐 보도자료를 냈다. 지난달 4일 오전 11시 44분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히 경고하며, 신속히 관련 조치를 하겠다”는 자료를 낸 뒤 약 9시간이 지난 그날 오후 9시 8분쯤 다시 “문체부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승인사항을 위반했음을 확인했고, 이에 따른 엄격한 책임을 묻겠다”고 자료를 통해 밝혔다. 하루 두 차례에 걸쳐 ‘문제가 있는지 들여다보겠다’ ‘들여다봤더니 문제점이 드러났다’라고 자료를 낸 건 이례적이었다. 야당에선 “문체부가 협박성 자료를 내며 적절치 못한 대응을 했다”고 비난했다. 이러니 문화 현장에서 문체부의 행보에 대해 ‘보여주기식 문화행정’이란 지적이 이어지는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내세울 게 아니라 현장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행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알리는 게 우선이다. 문체부는 윗선의 심기를 거슬릴 만한 논란에 대해서만 발 빠르게 대처하지 말고 팬데믹 이후 고전하는 기초예술분야의 지원책 마련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문체부는 정부부처이지 ‘보도자료 속보’ 경쟁을 하는 언론사가 아니다.김정은 문화부 차장 kimje@donga.com}

    • 2022-11-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어린이 책]울엄마 위해 책을 읽으면 나만의 친구가 나타나요

    아이는 늘 혼자다. 아이의 엄마는 아프고, 아빠는 회사일로 바쁘다. 아이는 주말마다 병원에 입원한 엄마를 보러 간다. “엄마, 잘 지냈어? 내가 재미있는 공룡 이야기 읽어 줄게.” 하지만 엄마는 대답이 없다. 그때였다. “그 다음은 뭐야? 네가 읽는 책 정말 재미있다. 내 이름은 두리야.” 책에 등장한 공룡이 아이에게 나타났다. 아이와 두리는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 뒤로 아이는 매주 주말을 손꼽아 기다린다. 엄마에게 책을 읽어주면 ‘커다란 비밀친구’ 두리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이가 속마음을 터놓을 때마다 두리는 “그럴 수 있어. 그래도 괜찮아”라며 위로한다. 그런 두리와 아이에게 이별의 순간이 다가온다. “내 가족과 친구들은 오래전에 다른 별로 갔어. 나도 이제 가야 할 것 같아…. 엄마가 그리워.” 아이는 마음이 아프지만 두리의 등을 쓰다듬으며 친구를 떠나보낸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깊어지는 아이와 두리의 우정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이별을 슬퍼하기보단 두리와의 추억으로 이겨 나가는 아이에게서 왠지 모를 뭉클함이 느껴진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11-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어린이 책]원하지 않으면 말해줘야해 네 마음은 아주 소중하단다

    “싫은데도 꾹 참으면 네 마음이 즐겁지 않잖아. 싫은 건 싫다고 얘기해야 친구도 네 마음을 알 수 있어.” 엄마는 얼굴 표정에서 뭔가 속상한 티가 나는 딸을 보며 걱정한다. “엄마, 어린이집에서 서우가 자꾸 껴안아. 나는 껴안는 거 싫은데.” 그런 아이에게 엄마는 “싫으면 싫다고 말해도 돼”라고 알려준다. 아이는 소심하게 답한다. “서우가 속상해하잖아….” 병원 놀이 중 의사 역할만 고집하는 친구 때문에 싫어도 매번 환자 역할만 하거나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다 어른들의 권유로 다른 아이에게 억지로 양보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말한다. “네 마음이 원하지 않는 걸 말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각 에피소드는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 겪었을 법한 상황이다. 아이가 곤란해할 때 어떻게 말해줘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에게도 도움이 될 대화가 많다. 타인에 대한 배려를 강요하는 세상에서 “‘싫어’라는 말이 네 마음을 다치지 않게 지켜줄 거야”라는 엄마의 조언은 위로가 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10-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故김지하 시인-김우창 평론가 금관문화훈장

    고 김지하 시인(1941∼2022)과 문학평론가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85)가 금관문화훈장을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2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 34명을 선정해 21일 발표했다. 고 김지하 시인은 ‘오적’ ‘타는 목마름으로’ 등의 작품을 통해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저항 시인으로, 생명 사상을 정립하고 한국 문학 발전에 기여한 점이 인정됐다. 김우창 명예교수는 한국 문학의 특수한 인식론적 구조를 해명하는 데 공헌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와 함께 은관문화훈장은 한국 행위예술 1세대로 평가받는 이건용 화백(80)과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수많은 인재를 키워낸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남윤 명예교수(73)가 받는다. 보관문화훈장 수훈자로는 60년간 동시 38권, 동화집 15권을 창작하며 아동문학 발전에 공헌한 한국문인협회 신현득 고문(89), 개인 소장 유물을 기증한 코리아나화장품 유상옥 회장(89), 국내 융합 디자인 교육에 새로운 지평을 연 서울대 이순종 명예교수(70), 한국현대무용 1세대 최정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77), 심재찬 국립극단 이사(69)가 선정됐다. 옥관문화훈장은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전승교육사로 한국 음악 발전에 기여한 곽태규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원장(68), 김희근 벽산엔지니어링 회장(76), 박신일 전 중랑문화원장(80), 김철수 경북대 명예교수(76)가 받는다. 화관문화훈장 수훈자는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김원용 회장(68), 이영희 전 한국국악협회 이사장(84)이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10-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어린이 책]바다로 가려면 꼭 있어야 해!… 캥거루가 애타게 찾는 그건?

    해가 이글이글, 모래밭이 뜨끈뜨끈한 여름. 캥거루 ‘슬립’의 소원은 오로지 하나, ‘해수욕 하기’다. 슬립은 자신의 주머니 속에 무언가를 집중해서 한참을 찾는다. 주변 동물 친구들이 그런 그 모습을 지켜보며 “거기에 있는 게 확실해?”라고 여러 번 물어봐도 슬립은 묵묵부답이다. 친구들이 도와주겠다 말해도 슬립은 그저 무언가를 찾을 뿐…. 그사이 아기 캥거루, 꽃, 냄비, 빗자루, 사다리, 바나나 등 온갖 것들이 슬립의 주머니에서 하나둘 나오기 시작한다. 마침내 슬립이 외친다. “드디어! 한참 찾았네!” 많은 친구들이 궁금해했던 슬립이 찾던 물건은 과연 무엇일까? 책은 슬립이 찾고 있는 물건이 무엇일까 상상하며 읽어 내려가는 재미가 있다. 또 애써 찾은 물건을 다른 용도로 쓰는 장면에선 반전을 즐길 수 있다. 볼로냐 라가치상 대상을 수상한 저자의 글 위에 더해진 화려한 색감의 그래픽이미지는 세련되면서도 간결한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이 그림책의 최고 매력은 삽화 이미지를 보는 재미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10-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본보 이진영 논설위원, 최은희 여기자상 수상

    이진영 동아일보 논설위원(54)이 19일 최은희 여기자상을 수상했다. 최은희 여기자상은 일제강점기 최초의 여기자로 활동하며 여권 신장에 앞장섰던 추계 최은희(1904∼1984)가 기탁한 기금으로 1984년 제정됐다. 이 위원은 여성·문화·환경·교육·복지·미디어 분야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사회 구조적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다뤄왔다. ‘현장 칼럼’ ‘수요 인터뷰’를 통해 체험적 칼럼의 영역을 개척했다. 이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앞으로도 자부심과 두려움을 갖고 조심스럽게, 치열하게 취재하고 쓰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10-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동아일보 이진영 논설위원, 최은희 여기자상 수상

    이진영 동아일보 논설위원(54)이 19일 최은희 여기자상을 수상했다. 최은희 여기자상은 일제강점기 최초의 여기자로 활동하며 여권 신장에 앞장섰던 추계 최은희(1904~1984)가 기탁한 기금으로 1984년 제정됐다. 이 위원은 여성·문화·환경·교육·복지·미디어 분야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사회 구조적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다뤄왔다. ‘현장 칼럼’ ‘수요 인터뷰’를 통해 체험적 칼럼의 영역을 개척했다. 이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앞으로도 자부심과 두려움을 갖고 조심스럽게, 치열하게 취재하고 쓰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10-20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