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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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취재분야

2024-03-28~202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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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ICT-의료 64조 지원… ‘만성적자’ 서비스 수출 살린다

    정부가 서비스 산업 수출 확대를 위해 향후 5년간 역대 최대 규모인 64조 원의 수출 금융을 공급한다. 서비스 분야 수출 기업도 제조업과 같은 수준의 세제 혜택을 제공해 내수 위주의 서비스업 수출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5일 기획재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등은 부처 합동으로 ‘서비스산업 발전 태스크포스(TF)’를 열고 서비스 수출을 2027년까지 2000억 달러로 늘려 세계 10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이를 통해 만성 적자인 서비스 수지의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수출액 중 서비스업 비중은 20년 넘게 15% 안팎에 머물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31.0%) 영국(48.1%) 등 세계 평균은 22.3%다. 서비스 수지도 해외여행이 늘면서 외환위기 이후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서비스업은 부가가치나 고용 창출 효과에서 제조업보다 우위에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서비스 수출 부가가치는 0.8로 제조업(0.6)보다 높고, 취업 유발 효과도 서비스업이 21.3으로 제조업(8.2)의 약 3배에 가깝다. 이에 따라 정부는 콘텐츠, 정보통신기술(ICT), 보건의료 등 주요 서비스 분야에 대해 2027년까지 총 64조 원의 수출 금융을 공급할 방침이다. 서비스 분야의 유망 수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보증 비율을 기존 90%에서 95%로 늘리고, 보증 한도도 1.5배에서 2배로 높인다. 특히 서비스 수출도 재화 수출과 동등한 수준의 지원을 받도록 서비스 수출 기업의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세제 지원이 검토된다. 서비스 업계에선 콘텐츠 제작비 등의 세액 공제 확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부가가치세를 즉시 환급해 주는 사후면세점 도심 환급 1회 구매액 한도를 기존 500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올린다. 또 투숙한 외국인 고객이 주문한 면세품을 호텔 직원이 구매 대행하는 것을 허용한다. 사후면세점도 2027년까지 1000곳을 더 늘릴 예정이다. 다음 달 코리아 서머세일을 계기로 국내에서 중국 모바일 페이 사용과 연계한 페이백 등 쇼핑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으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AI 반도체와 5세대(5G) 네트워크 등 장비·부품을 수출 유망 품목으로 육성한다. 디지털 전환 및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인 중동, 아세안, 중남미 신흥시장 개척을 위해 고위급 면담도 추진한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법 입법도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서비스 산업 혁신 전략’도 연내 수립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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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모두 밝게 빛날 필요는 없어… 너의 어둠도 충분히 예쁜걸

    구름 기계가 구름을 뿜어내면 구름 배달꾼은 하늘 곳곳에 구름을 가져다 놓는다. 저녁이면 별부인은 바구니에서 별을 꺼내 하늘에 내건다. 하늘 화가는 달에 밧줄을 달아 내려온 뒤 하늘을 검게 칠해 밤을 데려온다. 화가는 구름 기계, 별부인과 달리 사람들이 어둠에 갇힌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게 속상하다. 결국 화가는 하늘의 별을 모두 자신의 몸에 달아버린다.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자 신이 난 화가는 전 세계를 누비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화가가 밤하늘을 그리는 일을 관두자 밤이 사라진다. 잠을 못 자 피곤해진 사람들은 더 이상 화가를 보려 하지 않는다. 속상해하는 화가에게 태양이 말한다. “밝게 빛나야만 보이는 게 아니야. 모두가 밝게 빛날 필요는 없어.” 스스로의 가치를 믿고 나아가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제자리로 돌아온 화가는 진정한 행복을 얻게 된다. 가장 아름다운 밤을 그리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구름 배달꾼, 별부인, 하늘 화가를 통해 구름, 별, 밤하늘을 풀어내는 상상력이 기발하다. 유화 그림은 따뜻하고 정겹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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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닮아도 좋고 달라도 좋아… 너는 너 자체로 빛나니까

    “너랑 나랑은 너무 닮아서 처음부터 좋아했었지. 보면 볼수록 내가 보여서 나중에는 조금 걱정도 했어. 사실은 넌 아무런 사연도 모르는 채 똑같다는 말만 계속 듣고….”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어린 딸을 보며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아빠 역시 부쩍 커버린 첫째 아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내 마음대로 너를 걱정한 게 조금 미안해. 우리는 다른 게 더 많은데 ”라고 읊조린다. 어느 날, 혼자서 춤을 신나게 출 만큼 커버린 아이를 보며 엄마와 아빠는 깨닫는다.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한 아이들이 사실은 자신과 다른 점이 많다는 것, 그리고 아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멋진 존재라는 것을 말이다. 자신의 외모는 물론 사소한 습관, 기질을 물려받은 듯한 자식을 바라보며 한 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아이를 낳아 길러본 부모라면 공감할 만한 말들이 각 장에서 이어진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다양한 색채로 사랑스럽게 표현된 그림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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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막 5개월 앞두고 내홍… 위기의 부산국제영화제[광화문에서/김정은]

    “부산국제영화제 문제는 어떻게 돼 가는 겁니까?”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최근 칸영화제에 참석한 박기용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을 보자마자 건넨 첫마디다. 현재 칸영화제 참석차 프랑스에 머물고 있는 박 위원장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칸에서 만난 해외 영화 관계자들마다 부산국제영화제 사태를 우려 섞인 목소리로 물어본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영화제에서도 관심이 된 부산국제영화제(BIFF) 논란. 올해 28회째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 5개월을 앞두고 허문영 집행위원장과 이용관 이사장의 잇단 사의 표명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내홍의 도화선이 된 건 조직 인사를 둘러싼 갈등이었다. 문제는 9일 부산국제영화제 임시총회에서 운영위원장 직제를 새로 만든 데서 시작됐다. 예산, 행정 등의 권한을 가진 운영위원장에는 이 이사장이 스스로 “30년을 알고 지낸 사람”이라 말한 조종국 전 영진위 사무국장이 위촉됐다. 사실상 허 집행위원장과 이사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신임 운영위원장의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로 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영화계 안팎에서 나왔다. 그에 더해 공동위원장 체제 전환이 허 위원장의 힘을 빼고 이 이사장이 내부 장악력을 키우기 위한 ‘조직 사유화’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왜일까. 이 이사장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창설 멤버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995년 경성대 교수였던 이 이사장, 김지석 부산문화예술대 교수, 영화평론가 전양준, 영화사 ‘열린판’ 김유경 대표 등이 기획해 문화부 차관을 지낸 김동호 전 영화진흥공사(현 영화진흥위원회) 사장이 집행위원장을 맡으며 1996년 9월 13일 개막했다. 이번 사태는 이 이사장이 오랫동안 영화제 운영에 관여하면서 곪아온 전횡 논란 등 문제들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란 분석이 많다. 실제로 이번 논란 이후 기존 BIFF 직원 인사도 사실상 이 이사장이 좌우했다는 내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유독 조 운영위원장이 이 이사장의 측근으로 분류돼 ‘인사 잡음’을 일으킨 이유는 뭘까. 조 운영위원장은 다큐멘터리 ‘다이빙벨’(2014년) 상영 이후 부산시와 갈등을 빚던 이용관 당시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시에 의해 해촉되자 표적 감사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김동호 이사장이 이 집행위원장의 명예 회복에 힘쓰지 않는다며 영화잡지에 칼럼을 기고한 데 이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김 이사장의 퇴진을 강하게 촉구했다. 그런 배경이 있다 보니 이번 사태를 두고 이 이사장이 자기 사람을 조직에 심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당장 영화제는 초청작 및 개·폐막작 선정, 게스트 섭외 등 주요 업무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갈등의 해결보단 ‘사퇴’ 카드를 선택한 이 이사장, 허 집행위원장 모두 무책임해 보인다. 특히 이 이사장은 영화제 ‘개국 공신’으로서 쇄신을 통해 ‘이용관 사조직’ 프레임을 걷어내야 할 필요가 있다. 공신력 있는 한국판 국제영화제를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한 27년 전 순수했던 ‘초심(初心)’을 부디 잃지 않길 바란다. 김정은 문화부 차장 kimje@donga.com}

    • 2023-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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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얼굴 색은 왜 다 다르죠? 다양해서 더 아름답단다!

    크레파스들은 아이들의 개학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자신들이 아이들에게 현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도록 돕는 존재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하늘과 바다를 표현할 땐 파란색 크레파스, 풀과 나무를 그릴 땐 초록색 크레파스가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드디어 개학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가족을 그려보라고 한다. 크레파스들은 앞다퉈 맨 앞에 서려 경쟁한다. 가장 먼저 선택되기 위해서다. 다른 색과 달리 살구색은 유독 여유롭다. 피부색을 표현하려면 모두가 자신을 선택할 거라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살구색 크레파스를 선뜻 선택하지 않는다. 백인, 흑인, 아시아인 등 다양한 인종의 친구들이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충격을 받은 살구색 크레파스는 직접 바깥 세상으로 나간다. 그리고 깨닫게 된다.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더 다양하단 걸 말이다. 아이들에게 친숙한 크레파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다름을 받아들이는 지혜와 다문화, 다양성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각기 다른 색깔로 표현된 크레파스 그림은 생기를 더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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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체부,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 착공

    수명이 다한 서울화력발전소 4·5호기가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로 바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화력발전소에서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 착공식을 열었다. 2025년 문을 여는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는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다. 발전소 4호기는 2개의 전시실과 터빈홀 공간을 활용한 블랙박스 형태 공연장, 창작공간 프로젝트실 등으로 리모델링한다. 5호기는 원형을 보존해 한국 최초 화력발전소의 역사를 알리는 교육 공간으로 바꾼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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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어린이정원에 울린 ‘꿈의 오케스트라’ 선율… 연주자도 관객도 벅찼다

    “5년 전, 초등학교 5학년 때 ‘꿈의 오케스트라’에 입단해 클라리넷을 처음 배울 때만 해도 제가 이렇게 큰 무대에 오를 거란 생각을 못 했어요. 관객 1200명 앞에 서는 건 너무 떨렸지만, 자부심을 얻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죠.” 서울 용산구 용산어린이정원 내 잔디마당에서 13일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꿈의 오케스트라’ 공연에 참여한 ‘꿈의 오케스트라 오산’ 단원 지하은 양(15·매홀중 3학년)의 말이다. 이날 공연은 주한미군 기지로 활용되던 부지를 정비해 120년 만에 공개된 용산어린이정원 개방 기념 및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매년 5월 넷째 주) 사전 행사로 마련됐다.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가족 등 다문화가족, 보훈가족을 비롯해 일반 관객 등 총 1200여 명이 이날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에선 경기 오산, 경남 통영 지역의 ‘꿈의 오케스트라’와 발달장애인 연주단체인 ‘은하수 타악기 앙상블’이 참여해 클래식 음악부터 영화 ‘어벤저스’와 ‘캐리비안의 해적’ OST 등 다양한 곡을 연주했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공연을 관람한 이정미 씨(46)는 “탁 트인 곳에서 초등학생, 중고교생으로 구성된 ‘꿈의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으니 공연장에서 듣는 전문가들의 연주와는 다른 차원의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판 ‘엘 시스테마’로 불리는 ‘꿈의 오케스트라’는 취약 계층을 포함해 지역사회 아동·청소년에게 악기를 가르치고 오케스트라 연주에 참여하게 하는 문화예술교육 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한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2010년 8개 기관에서 단원 470명으로 시작해 현재 49개 기관에서 4700여 명이 활동 중이다. 누적 단원은 이달 기준 2만여 명에 달한다. ‘꿈의 오케스트라 오산’ 음악감독으로 11년째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정홍 씨(50)는 “악기를 처음 접하고 낯설어하던 아이들이 어느덧 성장해 1200명 앞에서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과 영화 주제곡 등을 떨지 않고 연주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씨는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 출신이다. 박은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은 “이번 공연은 ‘꿈의 오케스트라’를 통해 성장한 단원들이 시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K문화예술교육의 대표 모델로 자리잡은 ‘꿈의 오케스트라’에 이어 ‘꿈의 댄스팀’ 등 다양한 예술교육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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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나쁜 아이들이 괴롭혀도 함께라면 강해질 수 있어

    샤를로트는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 아녜스를 ‘늑대’라 부른다. 아녜스는 샤를로트를 놀리며 괴롭힌다. 샤를로트가 의기소침해질수록 아녜스와 그 무리는 더 신이 나 깔깔거린다. 결국 샤를로트도 아녜스처럼 돼 버렸다. 친구 시메옹에게 “저리 가, 멍청아! 여기 너랑 놀 사람 없어!”라고 소리친 것. 강해진 것 같은 마음에 샤를로트는 우쭐해졌다. 하지만 이내 깨달았다. ‘화’가 자신을 늑대로 만들어 버렸다는 걸. 다음 날 샤를로트는 아녜스에게 따졌다. “넌 왜 걸핏하면 못된 늑대로 변하는 거니?” 그리고 시메옹에게 가서 말한다. “우리 못된 늑대들은 신경 쓰지 말자.” 둘이 함께 있으니 더 강해진 것 같다. 그리고 샤를로트의 고민은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렸다. 친구 간 괴롭힘과 이에 대한 아이들의 복잡함 심경을 세밀하게 그렸다. 응어리진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침묵을 깨고 용기 내어 말하기, 다른 친구들과 사귀기 등 괴롭힘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도 담아 아이들이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응원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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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사과하는 용기 가졌다면, 용서받을 자격도 있어요

    고양이들이 실을 갖고 놀며 말한다. “삶은 실줄로 연결돼 있어요. 우리의 관계도 이 실줄로 묶여 있지요.(중략) 우리 마음도 실줄로 짜여 있어요. 사람들을 서로 엮고 있는 아주 섬세한 이것은 쉽게 끊어질 수도 있어요. 그러면 마음에 상처를 내요.” 고양이들은 누군가 고함을 치면 오히려 소곤소곤 말하라거나 누군가 고개를 돌리며 무시할 때엔 얼굴을 찡그리는 대신 미소를 지어주라고 이야기한다. 마음의 실줄이 툭 끊어지면 누구나 아픔을 느끼고, 상처가 생기는데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면 꼭 사과하라고도 당부한다. “누구든 실수하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실수는 바로잡을 수 있어요. 조금 창피하더라도 용기를 낸다면 말이죠.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라는 두 말에는 아주 큰 힘이 있어요.” “‘너를 용서해!’라는 말 속에 사랑이 가득 차 있을 테니까요.” 고양이들이 건네는 말에는 쉽게 풀리고 가끔은 끊어지기도 하는 실줄 같은 ‘관계’의 소중함이 담겨 있다. 온화한 느낌의 그림이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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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우리 엄마 힘들진 않을까… “사랑해” 한마디면 충전!

    아침마다 어린이집으로 출근하는 건전지 엄마. 비눗방울총 속에서 비눗방울을 만들어 아이들을 즐겁게 만들고, 체온계 안에선 아이들의 열을 재는 데 힘을 보탠다. 점심시간에는 전동 거품기 속으로 들어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낸다. 눈이 많이 내린 날,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재운 뒤 마당에 눈을 쓸러 나간다. 그사이 오래된 꼬마전구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한다. 불이 난 걸 알아차린 건전지 엄마는 재빨리 천장에 달린 화재경보기로 올라가 경보음을 울리며 선생님과 아이들을 위험으로부터 구한다. 집으로 돌아온 건전지 엄마. 건전지 아기들이 엄마를 보자마자 한걸음에 달려와 안긴다. “엄마 사랑해.” 아이들의 고백에 건전지 엄마는 속삭인다. “엄마 충전 완료야.”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지켜내며 삶을 꾸려가는 건전지 엄마의 모습에서 엄마와 아빠 등 양육자들의 삶이 겹쳐 보인다. 등장인물들을 양모 펠트 인형으로 만든 뒤 세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이어간 작업 방식이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본 듯한 느낌을 준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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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웨이’ 앙코르곡이 남긴 바이올린 대모의 인생 궤적[광화문에서/김정은]

    최근 74세로 별세한 ‘한국 바이올린의 대모’ 김남윤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한 장면이 있다. 2014년 11월 2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정년 기념 음악회’의 앙코르곡 연주 순간이다. 그는 이날 김대진 한예종 총장의 지휘에 맞춰 수원시립교향악단과 모차르트의 ‘바이올린협주곡’, 브루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 등을 90여 분간 협연했다. 연주를 끝낸 뒤 2000여 석을 가득 메운 청중의 환호에 무대 인사를 하던 그에게 깜짝 이벤트가 펼쳐졌다. 수원시향 단원들과 콘서트홀 뒤편 합창석에 청중으로 앉아 있던 100여 명의 제자들이 공연 내내 숨겨놨던 바이올린을 꺼내 든 뒤 프랭크 시내트라의 ‘마이 웨이(My way)’를 연주하기 시작한 것. 이 곡은 평소 김 전 교수가 즐겨 듣던 노래였다. 제자들에게 바이올린을 지도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엄하고 카리스마 넘치기로 유명한 김 전 교수였다. 하지만 제자들이 준비한 ‘깜짝 선물’에 흠칫 놀란 그는 뒤돌아선 채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닦았다. 청중 역시 기립박수로 38년간 국내 바이올린 교육을 이끈 그의 지난 세월에 경의를 표했다. 이날 많은 클래식 명곡이 연주됐지만 제자들이 연주한 앙코르곡 ‘마이 웨이’는 스승과 제자 간의 사연이 더해져서 그런지 가장 인상적이었다. 9년 전 그날의 공연을 녹화 중계했던 한 방송사의 영상 편집본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제자들이 스승님께 바치는 감동의 앙코르’라는 제목의 쇼트폼 영상으로 올라오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영상엔 “클래식을 잘 모르지만, 훌륭한 스승이었던 것 같다”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그가 존경받는 스승으로 손꼽힌 배경에는 ‘프로 정신’과 ‘인간미’라는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15년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교수에 대해 “레슨할 때 빼고는 어머니 같다. 밥 먹었냐고 항상 물어봐 주시고, 사소한 것들도 많이 챙겨주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실제로 그랬다. 김 전 교수의 옆방 연구실을 썼던 김대진 총장은 “내가 아는 사람 중 정이 가장 많은 사람이었다. 다만 제자들을 지도할 때만큼은 엄했다. 피아노 소리만큼 큰 소리를 내며 학생들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생전 김 전 교수의 연구실 한쪽 벽엔 20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손꼽히는 야샤 하이페츠(1901∼1987)의 글귀가 걸려 있었다. “하루 연습을 거르면 자신이 그 사실을 안다. 이틀이면 비평가가 안다. 사흘이 되면 청중이 알게 된다.” 지난달 15일 추도식에 걸린 추모 플래카드에는 생전 그가 자주 했던 말이 적혀 있었다. “몸과 마음을 다하여 될 때까지.” 프로다운 모습으로 끝까지 제자들을 포기하지 않고 채찍질하면서도 감싸 안았던 김 전 교수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문구였다. 흔들리는 삶 속에서 나보다 먼저 길을 걸어간 스승 혹은 선배가 내밀어준 애정 어린 손길은 든든한 버팀목이 될 때가 많다. ‘한국 바이올리니스트의 대모’라 불렸던 고인의 명복을 빈다. 김정은 문화부 차장 kimje@donga.com}

    • 202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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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근사한 곳이 아니면 어때? 어디서든 활짝 필 수 있어!

    갈라진 시멘트 사이, 잿빛 하수구, 맨홀 덮개의 작은 틈까지…. 바람결에 날아와 앉은 곳에서 잎을 내고 꽃을 피우는 들풀들. ‘잡초’라고 불리는 주인공 들풀은 누군가에게 고백하듯 말한다. “작은 틈만 나면 나는 태어날 거야. 쑥쑥 자랄 거야. 멋진 곳이 아니어도 좋아. 어디라도 틈만 있다면 나는 활짝 피어날 수 있어.” 들풀은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면 좀 어떠냐고, 자신을 위한 자리가 없으면 뭐 어떠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한 줌의 흙과 햇빛을 내어주는 하늘만 있다면 자신은 꿈을 꿀 수 있다고 당차게 말한다. 열악한 환경을 탓하지 않고 태어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들풀의 모습에서 자존감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2017, 2018, 2022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이순옥 작가의 신작이다. 연필 등으로 스케치한 흑색 배경에 들풀과 들꽃, 하늘 등 최소한의 사물만 채색한 그림은 차분하다. 글에선 위로와 희망이, 그림에선 평온함이 느껴진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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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엄마도 엄마는 처음!… 실수하면 좀 어때요

    나들이 가는 엄마 오리와 아홉 마리 아기 오리들. 엄마 오리는 혹여 아기 오리들이 사람들에게 밟히지 않을까 걱정돼 내내 “엄마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계단을 성큼성큼 오르는 엄마 오리는 뒤따르는 아기 오리들에게 잔소리를 한다. 하지만 아기 오리들에게 높은 계단은 무리다. 낑낑대거나 계단 아래로 떨어지는 아기들이 여럿이지만, 엄마 오리는 앞만 보며 묵묵히 걷는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 풀밭을 걸어갈 때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 목적지에 도착해서야 엄마 오리는 뒤돌아본다. 아기 오리들은 온데간데없다. 급한 마음에 온 길을 되돌아가는 엄마 오리. 다행히 아기 오리들을 찾은 엄마 오리는 홧김에 말한다. “이번엔 너희들이 먼저 가.” 아기 오리들은 장애물을 재빠르게 피해 가지만, 덩치가 큰 엄마 오리는 좁은 길, 좁은 구멍에 끼이며 고군분투한다. 역할 바꾸기를 통한 반전이 흥미롭다. 좋은 엄마가 되려 노력하지만 ‘엄마는 처음이라’ 실수투성이인 초보 엄마들에게 위로를 건넨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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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신종수 전 중앙일보 이사 별세

    ◇신종수 전 중앙일보 이사 별세·황규선 씨 남편상·희복 한일고속 전무 희영 한국은행 과장 부친상·임경현 씨 시부상=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6일 오전 6시 45분 02-3410-3151 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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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친해지고픈 친구 있다면 다가가기 전에 이해부터

    코코 씨는 새 이웃인 꽥꽥 씨의 집에서 본 식물들이 잊히지 않는다. 커다란 잎, 화려한 꽃, 향긋한 허브까지…. 이후 식물의 매력에 푹 빠진 코코 씨는 다양한 식물을 집에 들인다. 하지만, 식물들은 코코 씨의 손만 닿으면 하나같이 시들어 버린다. “실망이야. 칫, 신경 쓰였는데 차라리 잘됐어.” 며칠 후 코코 씨는 집 앞에서 꽃을 파는 차를 발견한다. 결국 각종 꽃과 나무를 잔뜩 사 집 안 창가에 놓는다. 물과 영양제를 적당히 주며 정성껏 보살폈지만 식물들은 점점 말라간다. 어느 날, 코코 씨는 이들을 들고 밖으로 나가봤다. 그러자 축 처져 있던 잎들이 바람을 맞으며 하나 둘 춤을 추듯 살랑댄다. “너희에게 필요한 게 이거였구나.” 그제야 코코 씨는 식물 친구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된다. 나만의 방식으로 상대방을 대하려고 하면 관계는 더 불편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2020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됐던 작가는 다양한 색을 활용해 각종 식물을 실감 나게 그려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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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모두의 장점이 섞인 갈색의 네가 참 좋아!

    필통 안에서 다양한 색의 친구들과 어울려 사는 색연필들. 검정이는 친구들을 잘 보살피고, 노랑이는 밝고 명랑하다. 초록이는 믿음직하고, 파랑이는 속상한 친구를 잘 안아준다. 갈색이는 친구들과 달리 자신은 특별한 장점이 없는 것 같아 고민이다. 갈색이는 친구들에게 “내 장점은 뭘까?”라고 묻는다. 검정이는 답한다. “갈색이 넌 그냥 갈색이면 돼. 아주 특별한 색이거든. 우리가 모두 섞이면 갈색이 되잖아. 모든 색깔을 합친 게 너야. 우리 각자의 좋은 점이 네 안에 다 있어.” 갈색이는 자신 안에 여러 색을 잘 골라 쓰기만 해도 가장 멋진 갈색이 될 거라는 검정의 조언을 따랐다. 갈색이는 자신의 장점을 활용해 친구들을 배려했다. 그러자 갈색이 주변엔 더욱 좋은 친구들이 생겨났다. 갈색이가 자존감을 회복하고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만드는 과정은 관계 맺기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게 만든다. 친구들의 표정이 실감나게 그려져 각각의 감정이 곧바로 전해진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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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자 옥죄는 저작권 분쟁, 문화강국 미래 발목 잡는다[광화문에서/김정은]

    “한국 그림책의 수준이 짧은 기간에 놀라울 정도로 성장한 만큼, 작가의 저작권 보호 등 출판 환경 역시 제대로 정립돼야 해요. 출판물뿐 아니라 2차 저작물 개발과 사업이 함께 커지고 있지만, 작가의 권리 보호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니까요.”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스웨덴 아동문학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2020년)을 수상한 백희나 작가가 전화 통화에서 한 말이다. 통화는 지난달 7일 국내 작가 4명이 아동문학계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수상자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면서도 백 작가는 혹여나 자신이 후배들에게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 건 아닌지 늘 미안하다고 고백했다. 백 작가는 신인 시절인 2003년 그림책 ‘구름빵’을 출간했다. 출판사 한솔교육과 2차 콘텐츠까지 모든 저작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850만 원에 ‘매절(買切)계약’을 했다. 이후 지원금을 포함한 백 작가의 총수입은 고작 1850만 원에 그쳤다. 반면 출판사는 구름빵이 40여만 부 팔리며 2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구름빵은 해외 수출 및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 2차 콘텐츠로 제작됐지만 이 과정에서 백 작가는 배제됐다. 결국 백 작가는 저작권 침해 금지 소송을 제기했지만 2020년 재판에서 패소했다. 지난달 12일에는 1990년대 인기 만화 ‘검정고무신’을 그린 이우영 작가가 캐릭터 업체와의 저작권 분쟁 도중 세상을 등진 사실이 알려졌다.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 대변인 김성주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에 따르면 이 작가는 2007년 캐릭터 업체 형설앤과 사업권 설정 계약을 체결했다. 김 변호사는 “계약에 따르면 형설앤 측은 검정고무신 저작물 관련 사업화를 포괄적 무제한 무기한으로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15년간 검정고무신 이름으로 77개가량의 사업이 이뤄졌지만 작가의 동의를 구하기는커녕 통지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게 대책위 측 주장이다. 이 작가가 같은 기간 받은 금액은 1200만 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작가의 죽음을 계기로 신인 창작자에게 저작권을 영구 양도받는 식의 출판계 계약 관행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정부는 ‘제2의 검정고무신’을 막겠다고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5개 분야 표준계약서 82종을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저작권법에 불공정계약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에서 정부의 표준계약서 재점검 역시 문제를 바로잡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문화산업은 창작자의 저작권을 보호해주는 풍토에서 꽃필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세계에서 K콘텐츠가 급부상하고 있지만, 국내 저작권 보호 시스템이 국제적인 수준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소설 ‘해리포터’로 인세와 영화 및 관련 상품 로열티를 통해 1조 원 이상을 벌어들인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은 무명시절 저작권 대행업체를 통해 저작권을 인정받고 출판사도 구했다. 롤링이 영국 작가가 아닌 한국 작가였다면 어땠을까. 제2의 백희나, 이우영이 되지 않았으리란 법이 없다. 창작자가 권리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면 문화강국도 공허한 말로 들릴 수밖에 없다.김정은 문화부 차장 kimje@donga.com}

    • 202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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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박비 3만원-휴가비 10만원, 국내여행-내수 회복에 600억 지원

    《국내 여행 숙박비 3만원 지원… ‘내수 살리기’ 팔 걷은 정부올해 국내 여행을 떠나는 100만 명은 숙박비 3만 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중소·중견기업 근로자 19만 명은 국내 여행비 10만 원을 지원받는다. KTX 및 관광열차 운임은 최대 50%까지 내린다. 29일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내수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입국 절차 간소화도 추진된다. 여행 수요를 늘려 내수를 진작시키겠다는 취지다.》정부가 국내 여행객 100만 명에게 3만 원의 숙박 할인을 제공하고, 일본 등 22개국에 대해 전자여행허가제(K-ETA)를 내년 말까지 면제한다. 정부가 이 같은 내용의 ‘내수 활성화 대책’을 29일 내놓았다. 최근 고물가, 고금리로 위축된 민간 소비를 살리기 위한 조치다. 재난지원금처럼 현금을 뿌려 물가 상승을 압박하지 않으면서도 국외 여행 수요를 국내로 돌려 내수를 진작시키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위기 상황 속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생 안정”이라며 “내수 활성화를 통한 새로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6월부터 국내 숙박 상품에서 3만 원을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 100만 장을 발행한다. 테마파크 등 놀이공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1만 원) 18만 장도 지급한다. 이들 할인쿠폰은 숙박 예매 사이트나 놀이공원 홈페이지 등에서 선착순으로 내려받으면 된다. 정부는 여행비 할인쿠폰 발행에 최대 400억 원을 투입한다. 중소·중견기업이 10만 원, 종사 근로자가 20만 원을 여행자금으로 각각 적립하면 정부가 10만 원을 추가 지원하는 ‘근로자 휴가 지원사업’도 기존 9만 명에서 19만 명으로 확대한다. 여기에는 정부 재정 200억 원이 들어간다. 국토교통부는 5월 중 임산부와 동반자의 KTX 운임을 50% 할인한다. 4인 동반석에 다자녀로 등록한 가족이 철도를 이용하면 어른 운임 할인 폭을 기존 30%에서 50%로 확대한다. SRT도 봄(4월 1∼17일)·가을(10월) 기간 중 운임을 최대 30% 할인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을 위해선 일본, 대만 등 22개국을 대상으로 K-ETA를 내년까지 한시 면제한다. K-ETA는 무비자로 입국하는 외국인들의 개인정보를 사전 등록하는 시스템이다. K-ETA는 항공기 탑승 72시간 전까지 신청해야 하고 수수료 1만 원을 내야 하는 등의 제약이 있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로 지목돼 왔다. 5월부터는 무비자 환승 관광도 가능해진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3종 환승 무비자 제도를 복원해 유럽, 미국 등 34개국 입국 비자 소지자가 환승 시 지역 제한 없이 최대 30일간 체류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대규모 면세점 할인행사도 연다. 5월 한 달간 열리는 ‘Korea Duty-Free Festa 2023’에 전국 면세점이 참여해 온·오프라인 할인(최대 20%) 행사를 벌인다. 50여 개 한류행사 및 국제회의를 연중 실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와 함께 올 9월까지 중국·동남아·일본 노선 등 국제항공 노선을 2019년 대비 약 80∼90% 수준으로 회복시킨다. 특히 지역 국제공항(김해·대구·무안·양양·청주)에 외국인 방한객을 늘리기 위해 신규 취항 항공기, 관광 전세기에 공항시설 사용료(편당 최대 800만 원) 면제 및 운항지원금(노선당 최대 3000만 원) 혜택을 준다. 일각에서는 이번 내수 활성화 대책의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재정 지출로 혜택을 받는 대상과 규모가 크지 않아 아주 큰 내수 진작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출 분야가 여행, 관광에 국한된 점도 한계로 보인다”고 말했다.세종=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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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관광 활성화로 내수 살리기…400억원 투입해 숙박 할인-휴가비 지원

    정부가 국내 여행객 100만 명에게 3만 원의 숙박 할인을 제공하고, 일본 등 22개국에 대해 전자여행허가제(K-ETA)를 내년 말까지 면제한다. 정부가 이 같은 내용의 ‘내수 활성화 대책’을 29일 내놓았다. 최근 고물가, 고금리로 위축된 민간소비를 살리기 위한 조치다. 재난지원금처럼 현금을 뿌려 물가 상승을 압박하지 않으면서도 국외 여행 수요를 국내로 돌려 내수를 진작시키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위기상황 속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생안정”이라며 “내수 활성화를 통한 새로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올 6월부터 국내 숙박 상품에서 3만 원을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 100만 장을 발행한다. 테마파크 등 놀이공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1만 원) 18만 장도 지급한다. 이들 할인쿠폰은 숙박예매 사이트나 놀이공원 홈페이지 등에서 선착순으로 내려받으면 된다. 정부는 여행비 할인쿠폰 발행에 최대 400억 원을 투입한다. 중소·중견기업이 10만 원, 종사 근로자가 20만 원을 여행자금으로 각각 적립하면 정부가 10만 원을 추가 지원하는 ‘근로자 휴가 지원사업’도 기존 9만 명에서 19만 명으로 확대한다.  여기에는 정부 재정 200억 원이 들어간다. 국토교통부는 5월 중 임산부와 동반자의 KTX 운임을 50% 할인한다. 4인 동반석에 다자녀로 등록한 가족이 철도를 이용하면 어른 운임 할인폭을 기존 30%에서 50%로 확대한다. SRT도 봄(4월 1일~17일)·가을(10월) 기간 중 운임을 최대 30% 할인한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위해선 일본, 대만 등 22개국을 대상으로 K-ETA를 내년까지 한시 면제한다. K-ETA는 무비자로 입국하는 외국인들의 개인정보를 사전 등록하는 시스템이다. K-ETA는 항공기 탑승 72시간 전까지 신청해야 하고 수수료 1만 원을 내야 하는 등의 제약이 있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걸림돌로 지목돼 왔다. 5월부터는 무비자 환승 관광도 가능해진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3종 환승 무비자 제도를 복원해 유럽, 미국 등 34개국 입국 비자 소지자가 환승 시 지역 제한 없이 최대 30일간 체류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대규모 면세점 할인행사도 연다. 5월 한 달간 열리는 ‘Korea Duty-Free Festa 2023’에 전국 면세점이 참여해 온·오프라인 할인(최대 20%) 행사를 벌인다. 50여 개 한류행사 및 국제회의를 연중 실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와 함께 올 9월까지 한-중·동남아·일본 노선 등 국제항공 노선을 2019년 대비 약 80~90% 수준으로 회복한다. 특히 지역 국제공항(김해·대구·무안·양양·청주)에 외국인 방한객을 늘리기 위해 신규 취항 항공기, 관광 전세기에 공항시설 사용료(편당 최대 800만 원) 면제 및 운항지원금(노선당 최대 3000만 원) 혜택을 준다. 일각에서는 이번 내수 활성화 대책의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재정지출로 혜택을 받는 대상과 규모가 크지 않아 아주 큰 내수 진작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출 분야가 여행, 관광에 국한된 점도 한계로 보인다”고 말했다.세종=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최동수기자 firefly@donga.com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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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슬픔에 기쁨이 닿으면, 따스한 마음이 된단다

    어느 날, 한 소년의 발에 파란색 얼룩이 묻었다. 친구들과 헤어져야 했던 이삿날 한 방울, 아빠의 꾸중에서 한 방울, 식탁에 앉아 엉엉 울고 있는 엄마의 눈물에서 한 방울, 전학 온 낯선 학교에서 또 한 방울…. 그렇게 더해진 파란색 얼룩은 어느새 소년의 몸을 다 덮을 정도로 번졌다. 소년은 자꾸 화가 나고 눈물이 나고 슬프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무기력해진다. 등굣길, 길에서 만난 같은 반 여자아이는 온통 노란색이다. 밝고, 친절한 아이다. 여자아이는 소년의 손을 잡고 “같이 놀자”고 말한다. 그 순간, 파란색을 띤 소년의 손과 노란색의 여자아이 손은 초록색으로 변한다. 두 아이는 다양한 색을 지닌 다른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소년의 몸은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색’으로 물든다. 작가는 자신의 일기 속 “물감이 번져 가듯 조그맣던 우울함이 머리끝까지 번졌다”는 문장을 곱씹으며 작품을 떠올렸다고 한다. 여러 감정을 다채로운 색으로 표현해 공감을 자아낸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3-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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