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이번 주말 손님 중에 절반 가까이는 소비쿠폰을 사용했어요.” 서울 성동구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영훈 씨(45)는 “평소 찌개용 고기를 사가던 단골 손님들도 이번 주말에는 소고기를 사갔다”며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박모 씨(65)는 “이번 주말에는 단골 손님 외에도 다른 손님들이 많이 온 것 같다. 평소보다 빵을 1.5배 정도 많이 넉넉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전 국민에게 지급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행 후 첫 주말인 27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며 한층 밝은 표정이었다. 덩달아 소비자들도 그동안 가격이 비싸서 부담스러워 사지 못했던 물품을 사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전통시장에는 소비쿠폰을 쓸 수 없는 마트 대신 이곳을 찾은 손님들로 북적여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가족들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은 김정현 씨(41)는 “모처럼 새 옷을 장만했다”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오랜만에 외식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동구 대전중앙시장 상인회 관계자도 “상인들이 ‘평소보다 매출이 최소 20∼30% 오른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세종시 보람동에서 백반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태 씨(51)는 “평소에는 점심과 저녁 식사 때만 장사가 됐는데, 이번 주말엔 다른 시간대에도 손님들이 꽤 있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부산에 사는 주부 최모 씨(44)는 “중학생 딸의 방학 수학특강 때문에 부담이 컸는데 소비쿠폰 덕분에 한시름 놨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김모 씨(66)도 “간만에 생긴 용돈으로 오랜만에 친구들과 회포를 풀 수 있어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고물가 시대에 팍팍한 지갑 사정으로 미뤘던 소비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안모 씨(35)는 “관절 영양제를 사서 부모님께 드릴 생각”이라고 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정모 씨(61)는 “단골 할머니들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파마나 염색을 하기 위해 주말에 몰려 왔다”고 전했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윤예준 씨(27)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비용을 보태 큰마음을 먹고 처음으로 개인 트레이닝을 등록했다”고 했다. 대형마트들은 점포 내 입점한 안경점, 음식점, 미용실 등 임대 매장 활성화를 위해 해당 매장에서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 특히 편의점 등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한 유통업계는 고객을 잡기 위해 매장 입구에 ‘소비쿠폰 사용 가능’이란 안내 문구를 붙여 놓고 공격적인 할인 행사를 펼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자체 브랜드(PB) 생필품 6종과 용기·봉지면 21종을 제휴카드 결제 시 25% 할인했다. 그동안 편의점 판매가 드물었던 소고기 등 축산 상품 기획전도 펼쳤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충남도는 27일 보령 대천해수욕장 머드엑스포광장에서 ‘제28회 보령머드축제 개막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개막식에는 조일교 도 문화체육관광국장과 홍성현 도의회 의장, 보령시장, 국회의원, 시의원 등 주요 내빈을 비롯해 관람객 1만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로 28회를 맞은 보령머드축제는 충남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름 축제로, ‘세계인과 함께하는 신나는 머드 체험’을 주제로 다음 달 10일까지 대천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케이팝 슈퍼 라이브, 힙합 페스티벌 등 공연과 함께 머드체험존, 머드온더비치, 머드몹신, 머드뷰티케어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마련돼 있다. 축제장에서는 보령 특산물 전시·판매, 지역 청년희망부스 등 지역 상생 행사도 함께 운영된다. 충남도는 앞으로 도내 대표 축제와 ‘충남 방문의 해’ 홍보를 연계해 지역 관광 수요 확대를 도모하고, 세계 관광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조 국장은 “보령머드축제는 매년 수백만 명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축제로, 국내외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2025∼2026 충남 방문의 해’를 맞아 보령과 함께 도내 주요 관광지를 대내외에 적극 알리는 한편 ‘머무는 관광’ ‘체험하는 관광’으로의 전환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날 도는 개막식에 앞서 축제장을 찾아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축제 환경 조성을 위한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또 보령머드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인근 지역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충남 방문의 해’와 연계한 관광 홍보 활동도 펼쳤다.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이번 주말 손님 중에 절반 가까이는 소비쿠폰을 사용했어요.”서울 성동구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영훈 씨(45)는 “평소 찌개용 고기를 사가던 단골 손님들도 이번 주말에는 소고기를 사갔다”며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박모 씨(65)는 “이번 주말에는 단골 손님 외에도 다른 손님들이 많이 온 것 같다. 평소보다 빵을 1.5배 정도 많이 넉넉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전 국민에게 지급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행 후 첫 주말인 27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며 한층 밝은 표정이었다. 덩달아 소비자들도 그동안 가격이 비싸서 부담스러워 사지 못했던 물품을 사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전통시장에는 소비쿠폰을 쓸 수 없는 마트 대신 이곳을 찾은 손님들로 북적여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가족들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은 김정현 씨(41)는 “모처럼 새 옷을 장만했다”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오랜만에 외식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동구 대전중앙시장 상인회 관계자도 “상인들이 ‘평소보다 매출이 최소 20~30% 이상은 오른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세종시 보람동에서 백반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태 씨(51)는 “평소에는 점심과 저녁 식사 때만 장사가 됐는데, 이번 주말엔 다른 시간대에도 손님들이 꽤 있었다”고 말했다.소비자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부산에 사는 주부 최모 씨(44)는 “중학생 딸의 방학 수학특강 때문에 부담이 컸는데 소비쿠폰 덕분에 한시름 놨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김모 씨(66)도 “간만에 생긴 용돈으로 오랜만에 친구들과 회포를 풀 수 있어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고물가 시대에 팍팍한 지갑사정으로 미뤘던 소비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안모 씨(35)는 “관절 영양제를 사서 부모님께 드릴 생각”이라고 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정모 씨(61)는 “단골 할머니들이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파마나 염색을 하기 위해 주말에 몰려 왔다”고 전했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윤예준 씨(27)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비용을 보태 큰마음 먹고 처음으로 개인 트레이닝을 등록했다”고 했다. 대형마트들은 점포 내 입점한 안경점, 음식점, 미용실 등 임대 매장 활성화를 위해 해당 매장에서 소비쿠폰이 사용가능하다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 특히 편의점 등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한 유통업계는 고객을 잡기 위해 매장 입구에 ‘소비 쿠폰 사용 가능’이란 안내 문구를 붙여놓고 공격적인 할인 행사를 펼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자체 브랜드(PB) 생필품 6종과 용기·봉지면 21종을 제휴카드 결제 시 25% 할인했다. 그 동안 편의점 판매가 드물었던 소고기 등 축산 상품 기획전도 펼쳤다. 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충남도는 27일 보령 대천해수욕장 머드엑스포광장에서 ‘제28회 보령머드축제 개막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개막식에는 조일교 도 문화체육관광국장과 홍성현 도의회 의장, 보령시장, 국회의원, 시의원 등 주요 내빈을 비롯해 관람객 1만여 명이 참석했다.올해로 28회를 맞은 보령머드축제는 충남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름 축제로, ‘세계인과 함께하는 신나는 머드체험’을 주제로 다음 달 10일까지 대천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다.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케이팝(K-POP) 슈퍼 라이브, 힙합 페스티벌 등 공연과 함께 머드체험존, 머드온더비치, 머드몹신, 머드뷰티케어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마련돼 있다. 축제장에서는 보령 특산물 전시·판매, 지역 청년희망부스 등 지역 상생 행사도 함께 운영된다.충남도는 앞으로 도내 대표 축제와 ‘충남 방문의 해’ 홍보를 연계해 지역 관광 수요 확대를 도모하고, 세계 관광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조 국장은 “보령머드축제는 매년 수백만 명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축제로, 국내외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2025∼2026 충남 방문의 해’를 맞아 보령과 함께 도내 주요 관광지를 대내외에 적극 알리고, ‘머무는 관광’, ‘체험하는 관광’으로의 전환을 이끌겠다”고 말했다.이날 도는 개막식에 앞서 축제장을 찾아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축제 환경 조성을 위한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또 보령머드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인근 지역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충남 방문의 해’와 연계한 관광 홍보 활동도 펼쳤다.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충남 태안군은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군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흥겨운 음악 축제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25∼26일 근흥면 연포해수욕장 해변 무대에서 ‘제10회 연포 해변가요제’가 열린다. 이 행사는 피서철 연포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과 지역민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태안군이 주최하고 연포해수욕장 번영회가 주관한다. 올해는 25일 전야제에 이어 26일 본 행사가 열린다. 첫날 오후 6시부터 전문 MC의 진행 아래 청소년 재능 페스티벌, 청소년 동아리 공연, 즉석 노래자랑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본 행사인 26일에는 오후 1시부터 연포 가요제 예선과 전년도 수상자의 축하 공연이 진행된다. 가요제 수상자에게는 트로피와 상금이 수여되며, 예선에는 군민과 관광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연포 해변가요제가 올해로 10회를 맞았다”며 “많은 분들이 찾아와 음악이 함께하는 여름철 행복한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포 가요제는 1978년 첫 회를 시작으로 1979년과 1980년 두 차례 ‘젊은이의 가요제’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이후 주관사 부재 등으로 중단됐지만, 37년 만인 2017년 ‘제4회’로 부활했다.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한 2020∼2021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개최돼 군민과 관광객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충남도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도민이 없도록 ‘찾아가는 신청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23일 밝혔다. 직접 방문 신청이 어려운 고령자, 장애인, 호우 피해 이재민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28일부터 9월 12일까지 7주간 208개 읍면동에 591명을 배치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도는 호우 피해 이재민과 고령자·장애인 거주시설 420여 곳에 대해 시설장의 요청이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시군 읍면동 인력과 사회복지협의회 등을 연계해 조속히 신청과 지급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충남 공공배달앱 ‘땡겨요’를 통해 주문 시 적용되는 혜택 이벤트도 진행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온라인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수령한 도민이 땡겨요 앱에서 2만 원 이상 3회 주문하면 1만 원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상품권 수령을 원하는 도민은 지역사랑상품권 앱에서 신청하면 된다. 첫 주(21∼25일)에는 출생연도 끝자리 기준 5부제로 신청을 받고, 이후에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도는 신청 관련 문의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도·시군 콜센터에 전담 인력 136명을 배치해 운영 중이다. 도 대표 콜센터(041-120)는 하루 평균 100여 건의 문의를 안내하며, 도민의 궁금증 해소와 신속한 쿠폰 지급을 지원하고 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신청 및 사용처, 찾아가는 신청 서비스 운영 기간 등 보다 자세한 사항은 시군 누리집 또는 주민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 관계자는 “소비쿠폰 사용처 확대와 찾아가는 신청 서비스를 통해 도민의 편의를 높였다”며 “더 많은 도민이 불편 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는 예산군 덕산면복합체육센터에 ‘호우 피해자 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신속한 폭우 피해 수습과 이재민의 일상 복귀를 지원하고 있다. 센터는 평일과 주말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이재민 구호, 의료·심리 지원, 장례 절차, 자원봉사 연계, 위기가족 지원 등의 안내를 제공한다. 충남 지역의 이번 폭우로 인한 잠정 피해액은 22일 기준 공공시설 1796억 원, 사유시설 634억 원 등 총 2430억 원에 달한다. 응급복구는 1만3000여 명의 인력과 4000여 대의 장비가 투입돼 2408건 중 1546건(62.2%)이 완료됐다.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대전고법 제1형사부(박진환 부장판사)는 대리점 명의를 위장해 수십억 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에게 2심에서 징역 3년과 벌금 141억 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김 회장은 일부 타이어뱅크 판매점을 실제 점주들이 운영하는 것처럼 위장해 현금 매출을 누락하거나 거래를 축소 신고하는 수법으로 종합소득세 등 약 39억 원을 탈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를 이른바 ‘명의 위장’ 방식이라고 판단했다. 김 회장은 ‘본사 투자 가맹점’이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2019년 1심에서는 징역 4년과 벌금 100억 원이 선고됐지만 법정 구속은 되지 않았다. 이후 김 회장 측은 조세 채권 범위 등을 다투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이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항소심 선고까지 6년이 걸렸다. 행정소송 결과 탈루액은 80억 원에서 55억 원, 이후 제출된 소명자료에 따라 다시 39억 원까지 줄어들었지만 실형 선고는 피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명의 위장 수법으로 종합소득세를 포탈하고, 차명 주식 계좌를 이용해 양도소득세까지 회피한 점에서 죄질이 매우 무겁다”며 “타이어뱅크 회장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다수 임직원과 조직적으로 장기간 범행했다”고 판시했다. 선고 직후 김 회장은 “재판부를 제대로 설득하지 못해 억울함이 크다”고 말했다.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대전고법 제1형사부(박진환 부장판사)는 대리점 명의를 위장해 수십억 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에게 2심에서 징역 3년과 벌금 141억 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김 회장은 일부 타이어뱅크 판매점을 실제 점주들이 운영하는 것처럼 위장해 현금 매출을 누락하거나 거래를 축소 신고하는 수법으로 종합소득세 등 약 39억 원을 탈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를 이른바 ‘명의 위장’ 방식으로 판단했다.김 회장은 ‘본사 투자 가맹점’이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앞서 2019년 1심에서는 징역 4년과 벌금 100억 원이 선고됐지만 법정 구속은 되지 않았다. 이후 김 회장 측은 조세 채권 범위 등을 다투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이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항소심 선고까지 6년이 걸렸다. 행정소송 결과 탈루액은 80억 원에서 55억 원, 이후 제출된 소명자료에 따라 다시 39억 원까지 줄어들었지만 실형 선고는 피하지 못했다.재판부는 “명의 위장 수법으로 종합소득세를 포탈하고, 차명 주식 계좌를 이용해 양도소득세까지 회피한 점에서 죄질이 매우 무겁다”며 “타이어뱅크 회장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다수 임직원과 조직적으로 장기간 범행했다”고 판시했다. 선고 직후 김 회장은 “재판부를 제대로 설득하지 못해 억울함이 크다”고 말했다.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충남 태안군은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군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흥겨운 음악 축제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오는 25~26일 근흥면 연포해수욕장 해변무대에서 ‘제10회 연포해변가요제’가 열린다. 이 행사는 피서철 연포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과 지역민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태안군이 주최하고 연포해수욕장 번영회가 주관한다.올해는 25일 전야제에 이어 26일 본 행사가 열린다. 첫날 오후 6시부터 전문 MC의 진행 아래 청소년 재능 페스티벌, 청소년 동아리 공연, 즉석 노래자랑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본 행사인 26일에는 오후 1시부터 연포가요제 예선과 전년도 수상자의 축하공연이 진행된다. 가요제 수상자에게는 트로피와 상금이 수여되며, 예선에는 군민과 관광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군 관계자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연포해변가요제가 올해로 10회를 맞았다”며 “많은 분들이 찾아와 음악이 함께하는 여름철 행복한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연포가요제는 1978년 첫 회를 시작으로 1979년과 1980년 두 차례 ‘젊은이의 가요제’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이후 주관사 부재 등으로 중단됐지만, 37년 만인 2017년 ‘제4회’로 부활했다.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한 2020~2021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개최돼 군민과 관광객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충남도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도민이 없도록 ‘찾아가는 신청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23일 밝혔다. 직접 방문 신청이 어려운 고령자, 장애인, 호우 피해 이재민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오는 28일부터 9월 12일까지 7주간 208개 읍면동에 591명을 배치해 서비스를 제공한다.특히 도는 호우 피해 이재민과 고령자·장애인 거주시설 420여 곳에 대해 시설장의 요청이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시군 읍면동 인력과 사회복지협의회 등을 연계해 조속히 신청과 지급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또한 충남 공공배달앱 ‘땡겨요’를 통해 주문 시 적용되는 혜택 이벤트도 진행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온라인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수령한 도민이 땡겨요 앱에서 2만 원 이상 3회 주문하면 1만 원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상품권 수령을 원하는 도민은 지역사랑상품권 앱에서 신청하면 된다.첫 주(21∼25일)에는 출생연도 끝자리 기준 5부제로 신청을 받고, 이후에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도는 신청 관련 문의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도·시군 콜센터에 전담 인력 136명을 배치해 운영 중이다. 도 대표 콜센터(041-120)는 하루 평균 100여 건의 문의를 안내하며, 도민의 궁금증 해소와 신속한 쿠폰 지급을 지원하고 있다.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신청 및 사용처, 찾아가는 신청 서비스 운영 기간 등 보다 자세한 사항은 시군 누리집 또는 주민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도 관계자는 “소비쿠폰 사용처 확대와 찾아가는 신청 서비스를 통해 도민의 편의를 높였다”며 “더 많은 도민이 불편 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충남도는 예산군 덕산면복합체육센터에 ‘호우 피해자 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신속한 폭우 피해 수습과 이재민의 일상 복귀를 지원하고 있다. 센터는 평일과 주말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이재민 구호, 의료·심리 지원, 장례 절차, 자원봉사 연계, 위기가족 지원 등의 안내를 제공한다.충남 지역의 이번 폭우로 인한 잠정 피해액은 22일 기준 공공시설 1796억 원, 사유시설 634억 원 등 총 2430억 원에 달한다. 응급복구는 1만3000여 명의 인력과 4000여 대의 장비가 투입돼 2408건 중 1546건(62.2%)이 완료됐다.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충남 태안군은 지난해 4분기 기준 도내 인구감소지역 중 ‘체류인구 배수(등록인구 대비 체류인구의 비율) 1위’를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이 전국 89개(충남도 9개)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2024년 4분기 ‘생활인구’를 산정·발표한 결과 태안군의 2024년 4분기 체류인구가 가장 많고, 인구수 대비 도시 활력도가 매우 높은 지자체로 나타났다. 체류인구는 통근·통학·관광 등의 목적으로 하루 3시간 이상 머문 날이 월 1일 이상인 사람을 뜻한다. 태안군의 4분기 체류인구수 총합은 142만1007명으로 전국 7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재방문율 33.4%, 체류일수 2.6일, 체류시간 12.7시간, 타 시도 거주자 방문 비율 79.5%, 카드사용 비율 47.0%로 집계돼 체류인구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활인구는 체류인구와 주민등록인구, 외국인 등록인구를 포함한 개념이다. 지난해 태안군의 생활인구는 10월 73만3269명(전국 5위), 11월 53만2135명(전국 12위), 12월 34만2651명(전국 18위)으로 집계됐다. 군은 여름철 해수욕장 외 추가적인 관광자원 발굴에 힘쓰고 관광객 불편 해소를 위한 각종 사업 추진에 나서는 등 앞으로 생활인구의 증가에 중점을 둔 인구정책 추진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체류인구수 기준 지난해 2분기 전국 2위, 3분기 전국 4위를 기록한 데 이어 날이 추워지는 4분기에도 전국 7위로 집계돼 사계절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재확인했다”며 “생활인구가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만큼 다양한 관광자원을 활용하고 숨은 관광자원 발굴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충남도 농업기술원은 다음 달까지 여름철 폭염·집중호우로 인한 가축 피해 예방 현장 기술 지원을 한다고 21일 밝혔다. 국립축산과학원, 도 축산기술연구소와 협력해 진행하는 이번 기술 지원은 여름철 축사 관리 요령 안내 및 축종별 특성에 맞춘 맞춤형 현장 기술지도를 병행한다. 여름철은 가축의 사료 섭취량이 줄고 면역력과 생산성이 저하되며, 심할 경우 폐사에 이를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또 집중호우 시 행동요령으로 축사 시설 및 주변 배수로 점검, 사료의 비가림 보관, 침수 시 젖은 사료 및 깔짚의 즉시 교체, 토사 제거 및 축사·가축 소독 등 철저한 위생관리 등을 강조했다. 기술원은 기술 보급 및 고온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우사 에어 제트팬, 비육우 전용 고온 스트레스 저감용 보조사료, 사슴 농가 대상 스프링클러 설치 등 다양한 시범사업도 안내할 계획이다. 국립축산과학원과 함께 도내 6개 시군, 18개 한우·젖소 농가를 대상으로 추진한 ‘우사 에어 제트팬 및 측벽 배기팬 설치 시범사업’은 축사 내 온도를 평균 3도, 습도를 3%포인트 이상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기술원은 내년부터 해당 사업을 자체 시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닷새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경남 산청과 경기 가평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최소 10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인명 피해가 난 이들 지역이 산림당국의 산사태 취약지역 관리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후변화로 단시간 집중호우가 잦아지며 최근 4년간 산사태가 3배 이상 늘어난 가운데 산림 전반을 재조사하고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취약지역 아닌 곳 안전 점검 시행 안 돼 20일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산청군 산청읍 부리와 단성면 방목리는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았다. 인근 일부 지역이 취약지역으로 지정돼 있었지만, 사고가 난 지점은 아니었다. 특히 산청군 신안면 외송리 산38 일대는 지난해 산림청의 ‘취약지역 예비 후보지’에 올랐으나 심사에서 탈락해 관리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서는 이번 집중호우로 실종자가 발생했다. 가평군 조종면 신상리 442 역시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약 400m 떨어진 산197만 취약지역에 포함돼 있었다. 가평군 관계자는 “사고 지역은 산림면적이 적어 비교적 안전한 곳이었다”며 “(취약지역) 지정 대상이 아니어서 공사나 안전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산사태 취약지역은 태풍이나 집중호우 시 인명, 주택, 농경지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 중 산림청이 경사도, 토양, 지형, 이용 현황 등을 토대로 후보지를 정한다. 이후 지자체가 5년 주기로 실태조사를 거쳐 지정한다. 지정된 지역은 사방댐 설치나 식생 복원 등 사방 사업이 우선 시행되며, 연 2회 이상 안전점검이 이뤄진다. 산사태 예방 사업이 우선적으로 이뤄지는 셈이다. 사고 지역은 지자체의 산사태 안전점검 대상에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 산림당국과 지자체는 올해 1∼3월 경남 지역 산사태 위험지역 170곳을 점검했는데, 이번에 피해가 난 산청읍은 대상에서 빠졌다. 지자체 관계자는 “점검 우선순위에서 제외된 지역이었다”며 “인력 부족으로 모든 산림을 점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韓산림, 산사태 피해 3배 이상 급증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40년간 국내 산사태는 연평균 400ha 규모로 발생했다. 매년 축구장 약 560개 넓이의 산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연평균 30여 명의 인명 피해와 350억 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다. 산사태가 잦은 이유로 우선 구조적 요인이 꼽힌다. 한국에서 산림은 국토의 63%를 차지하고 이 중 65%가 경사도 20도 이상의 급경사지다. 또한 풍화토가 많아 응집력이 낮은 데다 1960, 70년대 주로 조림된 아까시나무 등은 노령목이라 뿌리 고정력이 약하다. 침엽수 단일 수림 비중(약 41%)이 높아 산사태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침엽수는 산불에 약한데, 불에 탄 나무의 뿌리는 토양을 붙잡는 힘이 현저히 약해진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인해 극한 강우가 잦아지면서 산사태 위험을 높이고 있다. 산사태는 주로 여름철 집중호우 시기에 발생한다. 흙 속 공간에 물이 차면서 무거워진 흙이 마찰력을 잃고 아래로 쏟아지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산사태 피해 면적을 분석한 결과, 7월(715ha·26.5%)과 8월(1561ha·57.9%)에 전체 피해의 80% 이상이 집중됐다. 시간당 50mm 이상의 폭우는 1970년대 연평균 7.1회에서 2000년대 18회로 2.5배 이상으로 늘었다. 국지성 집중호우 발생 빈도도 함께 증가했다. 산사태 피해 건수는 2016∼2019년 651건에서 2020∼2024년 2232건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산사태 취약지역 기준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평상시 산림 조성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준표 국립산림과학원 산사태연구과 연구원은 “극한 강우 상황을 고려해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 기준을 재조정하고, 적절한 수종을 식재해 나무뿌리와 토양이 단단히 결속되도록 해야 한다”며 “심근성(深根性) 수종은 뿌리가 깊게 뻗어 말뚝처럼 지반을 고정하고, 천근성(淺根性) 수종은 뿌리가 넓게 퍼져 토사를 잡아주는 그물망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물을 머금고 저장하는 ‘녹색댐’ 기능도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가평=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새벽 6시쯤에 집에 물 찼다고 부모님한테 전화가 와서 허겁지겁 달려왔네요. 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허신디, 차도 못 들어와서 아버지를 이불로 싸서 부축하면서 겨우 빠져나왔어요.” 17일 충남 예산군 신암면 조곡리 조림초등학교에 마련된 집중호우 대피소에서 만난 김상범 씨(51)는 새벽 천안에서 달려와 아버지를 대피시키던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전국 곳곳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이날 기자가 찾은 충남 피해 지역은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농장과 축사는 흙탕물에 잠겼고 차와 농기계가 물에 떠다녔다. 일부 축사에선 소들이 물에 갇힌 채 고립되기도 했다.대피소에서 약 10분 거리인 삽교읍 하포리·용동리·성리 마을은 삽교천 제방 일부가 유실되며 물이 1m 이상 차올랐다. 도로는 완전히 침수돼 어디가 길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집과 비닐하우스는 지붕만 겨우 드러난 채 잠겼고, 도로 위에는 토사가 쓸려 내려와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경찰차와 구급차, 소방차가 들어오지 못하면서 미처 마을을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들은 건물 옥상에서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하포리에서 40여 명, 성리 10여 명, 용동리 5명 등 총 50여 명이 옥상에 고립됐다. 구조대는 오전 11시쯤 보트를 투입해 지붕을 오가며 구조작업에 나섰다. 이순자 씨(71)는 “빗소리가 천둥 같았고, 대피할 땐 앞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했다. 일부 주민들은 이번 피해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라고 주장했다. 김종규 하포1리 이장은 “그동안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이렇게 마을이 잠긴 적은 없었다”며 “한 달 전부터 마을 인근에서 교량 공사를 해왔는데, 그쪽 제방이 무너지면서 물이 마을로 쏟아져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예산=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새벽 6시쯤에 집에 물 찼다고 부모님한테 전화 와서 허겁지겁 달려왔네요. 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허신디, 119나 장애인 콜센터에 연락해도 다 출동 중이고 차도 못 들어와서 아버지를 이불로 싸서 겨우 나왔어요.”17일 충남 예산군 신암면 조곡리 조림초등학교에 마련된 집중호우 대피소에서 만난 김상범 씨(51)는 이날 새벽 천안에서 달려와 아버지를 대피시키던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중부지방에 2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이날,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충남 지역은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마을이 물에 잠겨 거대한 하천으로 변했고,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들은 침수를 피해 옥상으로 올라가 구조를 기다렸다. 농장과 축사가 잠기자 농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며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다.● 물에 잠긴 마을, 보트 타고 고립 주민 구조밤새 물폭탄이 쏟아진 충남 서산, 예산, 당진 일대에서는 새벽부터 전기, 수도, 도로가 모두 끊겨 마을이 고립됐다. 예산군 신암면에서 약 10분 거리인 당진 삽교읍 하포리, 용동리, 성리 마을은 삽교천 일부 제방이 유실되면서 물이 성인 허리 높이까지 차올랐다. 도로는 완전히 잠겨 어디가 길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집과 비닐하우스는 흙탕물에 잠겨 지붕만 겨우 드러나 있었다. 드러난 도로에도 곳곳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차량이 다닐 수 없는 상태였다.경찰차, 구급차, 소방차 등이 진입할 수 없게 되자 마을 주민들은 건물 옥상에서 구조를 기다렸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하포리에서 40여 명, 성리 10여 명, 용동리 5명 등 총 50여 명이 옥상에 고립됐다. 소방대는 오전 11시쯤 보트를 투입해 지붕을 오가며 주민 구조에 나섰다. 신암면 대피소에 있던 주민들은 “살면서 이런 비는 처음 봤다”며 입을 모았다. 이순자 씨(71)는 “빗소리가 천둥 같았고, 대피할 땐 앞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이 대피소에는 충남 지역 중 가장 많은 46세대, 124명이 몸을 피했다. 인근 주민들은 오전 6시부터 대피를 시작했고,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은 청년들이 부축해 함께 이동했다. 이들 청년은 여러 집을 오가며 돕느라 온몸이 흠뻑 젖은 상태였다.긴급구호 물품이 뒤늦게 도착한 대피소엔 침울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주민들은 “살았다는 게 다행”이라며 안도하면서도, 침수된 집과 농지를 생각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축사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새벽에 축사를 살피러 나갔는데 이미 물에 잠겨 있었다”며 “소 10마리가 물에 둥둥 떠 있었지만 아내만 간신히 데리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우리 소들은 어쩌냐”며 울먹였다.● 단시간 극한호우 피해 커져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서산 518.9㎜, 홍성 411.4㎜, 당진 신평 376.5㎜, 아산 349.5㎜, 태안 348.5㎜ 등을 기록했다. 특히 서산에서는 이날 하루 11시간 동안 438.5㎜가 쏟아져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최고 일강수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서산 등 충남권에 내린 비의 양은 200년에 한 번 있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잦아지면서 호우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날도 많은 지역에서 시간당 50㎜가 넘는 폭우가 관측됐다. 박상훈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2010년 이후 전통적인 장마 구조는 무너졌다고 보면 된다”며 “비가 일정 주기 없이 국지적으로 쏟아져 예측이 어렵다”고 설명했다.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물에 잠긴 도로나 배수로는 접근하지 말고, 갑자기 몰려드는 물살에 휩쓸릴 수 있으니 비탈이나 급경사 지역도 피해야 한다. 차량에 있을 땐 타이어 3분의 2 이상이 잠기기 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다. 차량 침수로 문이 열리지 않으면 좌석 목받침으로 유리창을 깨고 탈출해야 한다. 특히 지하는 물이 급속히 차오르기 때문에 물이 종아리 높이(약 40cm)에 이르기 전에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예산=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충남 보령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들을 본격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먼저 올 하반기(7∼12월)부터 충남도 및 발전3사(중부·서부·동서발전)와 함께 ‘기후위기 안심마을’ 조성 사업을 시작한다. 이 사업은 관내 29곳 경로당 및 마을회관을 대상으로 약 2억4000만 원을 투입해 노후 보일러 교체, 배관 청소, 쿨루프 시공 등을 진행하는 내용이다. 이어 환경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기후위기 취약계층·지역 지원사업’을 통해 2억6000만 원을 투입, 폭염 대비 환경 개선에 나선다. 관내 공원 5곳에 그늘막, 퍼걸러 및 쿨링포그를 설치해 어린이와 고령자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안전한 휴식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아울러 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경로당 등 취약계층 이용시설을 대상으로 기후위기 취약계층 미세먼지 방진망 설치 지원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앞서 5월 14일부터 28일까지 15일간 신청을 받아 선정된 5곳에 미세먼지 방진망 설치를 지원할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15곳을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이제는 탄소 저감뿐만 아니라 기후위기에 대한 선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후위기 대응에 시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충남 보령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들을 본격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먼저 올 하반기(7~12월)부터 충남도 및 발전3사(중부·서부·동서발전)와 함께 ‘기후위기 안심마을’ 조성 사업을 시작한다. 이 사업은 관내 29개소 경로당 및 마을회관을 대상으로 약 2억4000만 원을 투입해 노후 보일러 교체, 배관 청소, 쿨루프 시공 등을 진행하는 내용이다.이어 환경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기후위기 취약계층·지역 지원사업’을 통해 2억6000만원을 투입, 폭염 대비 환경개선에 나선다. 관내 공원 5개소에 그늘막, 퍼걸러 및 쿨링포그를 설치해 어린이와 고령자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안전한 휴식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아울러 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경로당 등 취약계층 이용시설을 대상으로 기후위기 취약계층 미세먼지 방진망 설치 지원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앞서 5월 14일부터 28일까지 15일간 신청을 받아 선정된 5개소에 미세먼지 방진망 설치를 지원할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15개소를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김동일 보령시장은 “이제는 탄소 저감뿐만 아니라 기후위기에 대한 선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후위기 대응에 시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출하 시기를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이런 폭염에도 일을 해야 합니다.”13일 오전 11시 충남 아산시 배방읍에서 만난 농업인 이종대 씨(67)는 오이 재배 비닐하우스에서 얼음물로 목을 축이며 이렇게 말했다. 비닐하우스 내부는 강한 햇볕 탓에 숨 쉬기 버거울 정도로 더웠다. 휴대전화로는 폭염 안전 수칙을 지켜 달라는 내용이 담긴 안전안내문자 메시지가 울렸다. 이날 아산 지역 최고기온은 35도였다. 하우스 내부의 기온은 42.8도까지 치솟은 상태였다.길이 100m, 폭 15m 정도 되는 하우스엔 초록색 오이 잎사귀가 가득 차 있었는데, 가까이서 확인해 보니 노란빛으로 변색됐거나 축 늘어져 있었다. 잎사귀 사이에 있는 오이는 메말라 있었다. 통상 중부지방에 있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오이는 1월 파종을 시작해 3월부터 7월 말까지 수확 작업을 진행한다. 이 씨는 “시기를 놓치면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무리 더워도 지금 오이를 따야 한다”면서 “폭염으로 오이 생육이 이뤄지지 않는 등 이미 상당한 피해를 보았지만 남은 오이라도 수확해야 생계를 이어갈 수 있다”고 했다. 이 씨는 한때 연 매출 4억 원가량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는 여름철 폭염 피해로 기존 매출 대비 1억∼2억 원가량 손실을 보고 있다고 했다. 오이 생육을 위한 여름철 적정 온도는 20∼25도라고 한다. 그러나 하우스 내부 온도가 40도가 넘는 이 씨 농장엔 냉풍기와 급수 장치 등이 설치돼 있었음에도 가동되진 않고 있었다. 이 씨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기 위해 수천만 원을 들여 각종 시설을 설치해 봤지만 내부 온도를 2도가량 떨어뜨릴 뿐이었다”며 “전기요금도 문제다. 농업용 전기를 사용하는데, 10년 전만 해도 월 100만 원 정도 내던 요금은 최근 2배가량 올라 각종 장치를 사용하는 데도 부담이 크다”고 했다. 인근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김모 씨(62)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김 씨는 하우스가 아닌 노지에서 일하기 때문에 햇빛을 그대로 받는다. 올해 폭염과 가뭄까지 겹치자 김 씨는 말라버린 사과나무 잎사귀들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김 씨는 “폭염이 더 이어진다고 들어서 걱정이 많다”며 “그러나 날씨를 탓할 때가 아니다. 올해 농사를 망치지 않기 위해선 계속해서 과수원에 나와 관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온열질환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어도 일손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 아산시는 여름철 고온다습한 작업 환경에서 일하는 농업인을 보호하기 위해 ‘보텍스 튜브형 에어 냉각조끼’를 농민 일부에게 보급했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극한 폭염 대비 온열질환 예방 신기술 보급사업’의 하나로 올해 처음 지급됐는데, 농민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 씨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농민들을 위해 다양한 것을 보급해 주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본다”며 “다만 고령 농민들이 이를 활용하거나 잘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농업 현장에 방문해 실질적으로 어떤 게 필요한지 직접 확인하고, 맞춤형 대책을 세워줬으면 한다”고 말했다.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출하 시기를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이런 폭염에도 일을 해야 합니다.”13일 오전 11시 충남 아산시 배방읍에서 만난 농업인 이종대 씨(67)는 오이 재배 비닐하우스에서 얼음물로 목을 축이며 이렇게 말했다. 비닐하우스 내부는 강한 햇볕 탓에 숨쉬기 버거울 정도로 더웠다. 휴대전화로는 폭염 안전 수칙을 지켜달라는 내용이 담긴 안전안내문자 메시지가 울렸다. 이날 아산지역 최고기온은 35도였다. 하우스 내부의 기온은 42.8도까지 치솟은 상태였다.길이 100m, 폭 15m가량 되는 하우스엔 초록색 오이 잎사귀가 가득 차 있었는데, 가까이서 확인해 보니 노란빛으로 변색해 있거나 축 늘어져 있었다. 잎사귀 사이에 있는 오이는 메말라 있었다. 통상 중부지방에 있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오이는 1월 파종을 시작해 3월부터 7월 말까지 수확 작업을 진행한다.이 씨는 “시기를 놓치면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무리 더워도 지금 오이를 따야 한다”면서 “폭염으로 오이 생육이 이뤄지지 않는 등 이미 상당한 피해를 보았지만, 남은 오이라도 수확해야 생계를 이어갈 수 있다”고 했다. 이 씨는 한 때 연 매출 4억 원가량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는 여름철 폭염 피해로 기존 매출 대비 1억~2억 원가량 손실을 보고 있다고 했다.오이 생육을 위한 여름철 적정 온도는 20~25도라고 한다. 그러나 하우스 내부 온도가 40도가 넘는 이 씨 농장엔 냉풍기와 급수 장치 등이 설치돼 있었음에도 가동되진 않고 있었다. 이 씨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기 위해 수천만 원을 들여 각종 시설을 설치해봤지만 내부 온도를 2도가량 떨어뜨릴 뿐이었다”며 “전기요금도 문제다. 농업용 전기를 사용하는데, 10년 전만 해도 월 100만 원 정도 내던 요금은 최근 2배가량 올라 각종 장치를 사용하는 데도 부담이 크다”고 했다.인근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김모 씨(62)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김 씨는 하우스가 아닌 노지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햇빛을 그대로 받는다. 올해 폭염과 가뭄까지 겹치자 김 씨는 말라버린 사과나무 잎사귀들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김 씨는 “폭염이 더 이어진다고 들어서 걱정이 많다”며 “그러나 날씨를 탓할 때가 아니다. 올해 농사를 망치지 않기 위해선 계속해서 과수원에 나와 관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농민들은 온열 질환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어도 일손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 아산시는 여름철 고온다습한 작업 환경에서 일하는 농업인을 보호하기 위해 ‘보텍스 튜브형 에어 냉각조끼’를 농민 일부에게 보급했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극한 폭염 대비 온열질환 예방 신기술 보급사업’의 하나로 올해 처음 지급됐는데, 농민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 씨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며 농민들을 위해 다양한 것을 보급해 주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본다”며 “다만 고령 농민들이 이를 활용하거나 잘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농업현장에 방문해 실질적으로 어떤 게 필요한지 직접 확인하고, 맞춤형 대책을 세워줬으면 한다”고 말했다.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이하 이응노의 집)은 30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전시실과 고암학술연구실에서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이 예술과 전시를 좀 더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행사는 오전 10시 체험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오후 2시 전시 해설 프로그램(도슨트 투어),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는 야간 개장으로 이어진다. 체험 프로그램은 충남 홍성군 통합예약시스템을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전시 해설(도슨트) 프로그램에서는 관람객들에게 이응노 화백의 생애와 예술 세계를 쉽고 흥미롭게 소개할 예정이다. 주요 작품과 그 시대적 배경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을 통해 전시에 대한 이해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야간 개장은 평소 시간상 방문이 어려웠던 직장인이나 가족 단위 관람객도 문화 공간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됐다. 야간 전시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작품 감상이 가능하다. 윤상구 홍성군 문화유산과장은 “이번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은 단순한 전시 관람을 넘어 체험, 해설, 야간 감상까지 아우르는 복합 문화 행사”라며 “많은 분들이 참여해 예술을 통해 여름 한가운데서 잠시 쉼과 영감을 얻어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응노의 집은 매월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지역사회와 연계한 예술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고 있다.이정훈 기자 jh8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