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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익∼∼!” 여기저기 놓인 전기솥에서 뽀얀 김이 수직으로 올라왔다. 흰 가운을 입고 길쭉한 흰 요리사 모자를 쓴 셰프 10명이 고기와 채소를 자르고 냄비 속 소스를 저으며 빠르게 움직였다. 이들과 각각 짝을 이룬 멘토 10명도 흰 가운을 입고 곁에서 지켜보며 중간중간 작은 목소리로 조언하고 있었다. 홍콩 국제요리교육원(ICI)에서 지난달 28일 열린 ‘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아카데미 경연대회2024-2025’ 아시아 지역 결선은 팽팽한 긴장 속에 진행됐다. 대회는 이탈리아 미네랄워터사 산펠레그리노가 재능 있는 셰프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산펠레그리노-아쿠아파나가 후원하며 이번 대회는 6회다. 세계 15개 지역에서 각각 우승자를 뽑아 내년 10월경 세계 결선대회를 연다. 이번 대회에는 29세 이하 셰프 3000여 명이 지원했고, 15개 지역에서 165명이 지역 결선에 진출했다. 아시아 지역 결선 진출자 10명 중에는 한국인 김재호 안다즈서울강남 셰프가 포함됐다. 셰프들은 3시간 동안 요리 10인분을 만들었다. 이후 요리를 맛보는 심사위원들 앞에서 15분간 요리에 대해 설명하고 질문에 답했다. 심사위원은 홍콩 유명 레스토랑 ‘윙’을 운영하는 비키 쳉 셰프, 일본 교토의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무니 알리안 두카세’ 총괄 셰프인 알레산드로 과르디아니 등 셰프 7명으로 구성됐다. 싱가포르의 식당에서 일하는 윌리엄 이 셰프는 비둘기를 주재료로 사용한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자라면서 길거리 음식을 즐겼습니다. 노점에선 비둘기를 많이 사용해 이를 활용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식당에서 일하는 슈테판 데 그라프 셰프는 홍합수프에 대한 영감을 어떻게 얻었는지 묻자 “인도네시아의 맛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김 셰프가 이북 출신인 할머니를 생각하며 만든 ‘할머니의 꿩고기’도 주목받았다. “6·25전쟁 때 남한으로 내려온 할머니는 북한 음식을 자주 만들어 주셨고 저는 꿩백숙 등 꿩요리를 좋아했습니다. 할머니에 대한 행복한 추억이 담긴 꿩요리를 재해석했습니다. 소스는 오이, 사과, 참나물에 한국의 들기름으로 만들었습니다. 도토리만두도 곁들였습니다.”(김 셰프)트레이에 깐 한지의 왼쪽 맨 위에는 할머니 성함 ‘전춘희’를 썼다. 김 셰프의 아버지가 직접 쓴 붓글씨로, 음식에 3대의 이야기를 담아낸 것. 김 셰프가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도 인쇄해 꽂았다. 심사위원들은 “뭉클하다”, “캘리그래피가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우승자는 홍콩 식당에서 일하는 아디 퍼거슨 셰프였다. 그는 요리 ‘군도의 축제’에 대해 “내가 자란 인도네시아의 전통 요리 ‘나시 툼팡’, ‘사테 파당’을 홍콩식 오리구이와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산펠레그리노 사회적 책임상’ 등 3개의 특별상 수상자도 선정했다. 수상자는 유명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멘토링을 받는 기회 등을 가진다. 비키 쳉 셰프는 “재료 본연의 풍미를 살리며 조화로운 맛을 내는지, 요리에 창의성과 자기만의 정체성을 담아냈는지를 주요하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셰프는 “대회를 앞두고 업무를 마친 후 매일 새벽 3시 반까지 연습했다”며 “할머니를 통해 이북 음식을 소개한 것이 큰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멘토로 참가한 제효 안다즈서울강남 셰프는 “한국과 달리 털이 그대로 달린 꿩을 재료로 받아 난감하기도 했지만 새로운 경험을 하고 한국 요리를 알리게 돼 뜻깊었다”고 밝혔다.홍콩=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벨기에 고급 초콜렛 브랜드 피에르 마르콜리니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행운의 의미를 담은 제품을 선보였다. 시그니처 하트 컬렉션 중 하트 피스타치오로 구성된 ‘하트 셀렉션 4피스 클로버’다. 화이트 초콜릿 속에 바삭바삭한 이란 피스타치오 프랄린을 넣고 소금 플뢰르 드 셀을 사용했다. 피에르 마르콜리니는 “행운의 상징인 클로버 모양에 고급스러운 맛을 담았다”며 “수능을 앞둔 수험생에게 응원하는 마음을 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클로버 세트는 한 박스에 4조각이 들었으며 3박스를 별도 포장해 내놓았다. 수능이 실시되는 11월 14일까지 판매한다.피에르 마르콜리니는 1995년 세계 페이스트리 챔피언에서 우승한 벨기에 왕실 공식 쇼콜라티에 피에르 마르콜리니가 자신의 이름을 따 설립했다. 벨기에를 비롯해 프랑스, 영국,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등에 진출했다. 한국에는 올해 2월 신세계 강남점에 입점한 것을 시작으로 7월 신세계 대구점, 10월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매장을 열었다. 매장에서는 피에르 마르콜리니의 대표 초콜릿인 셀렉션 15피스, 누벨 셀렉션 9피스, 케이크 헤이즐넛 캐러멜 등을 만날 수 있다. 또 색다르게 만든 그랑 크루 초콜릿 음료, 페이스트리 디저트와 프로즌 디저트, 매장에서 직접 제조한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다.피에르 마르콜리니는 카카오 원산지에서 직접 카카오를 가져와 초콜릿을 만든다. 제초제인 글리포세이트를 사용한 카카오는 사용하지 않는다. 생산성을 극대화한 카카오 품종도 제외시킨다. 어린이를 고용하지 않는 카카오 농장과 거래한다. 이처럼 원재료 조달부터 카카오 콩 분류, 정제 작업, 최종 생산 단계까지 모든 과정을 확인한다. 각 원산지별 그랑 크루 초콜릿도 선보이고 있다. 피에르 마르콜리니는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 품종과 재배지, 수확과 숙성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처럼 좋은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전 과정을 꼼꼼하게 확인하며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피에르 마르콜리니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제품과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디지털 기술로 초콜릿 박스와 시그니처 하트 초콜릿 등을 초대형으로 구현해 실제 장소에서 선보이고 있다. 피에르 마르콜리니는 “페이크 옥외 광고는 시각적 효과가 강해 소비자들에게 제품과 브랜드를 알리는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바이오 산업 현장을 방문하고 세계적인 석학과 만나는 ‘2024 대한민국 청소년 바이오 아카데미’가 참가자들을 모집한다. 청소년 바이오 아카데미는 올해 11월 14∼17일 인천글로벌캠퍼스(IGC) 및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내 기업과 대학교에서 열린다. 이 기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참가 대상은 초등학교 5, 6학년· 중고교생 및 같은 연령대의 청소년이다.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동아일보, 채널A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인천시, 인천시교육청이 후원한다.올해 4회를 맞는 아카데미에서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바이오 생산 현장을 견학하고 대학 과정의 실험실습에 참여한다. 세계적 석학들로부터 바이오 분야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배울 수 있다. 하버드 의대 유전체학 박사인 이민섭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 회장이 최첨단 DNA 분석 기술과 산업 현황에 대해 설명한다. 이주용 서울대 제약학과 교수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과 분자동역학을 활용한 바이오 시뮬레이션 플랫폼 기술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세계적인 생명공학 선도 학교인 벨기에 겐트대학교 요리스 반커샤버 교수, 쇼단 라오 교수가 바이오 데이터 사이언스, 바이오 머신러닝 등 최첨단 연구에 대해 강의한다. ‘K-바이오 랩허브’ 구축 사업을 추진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은 바이오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싸이티바, 써모피셔사이언티픽, EDGC 등 10여 개 바이오클러스터 입주 기업을 방문하게 된다. 인천대, 인하대, 가천대, 겐트대, 연세대는 실험실습 프로그램을 담당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가 신청을 한 강동호 군(12·안양 초계초)는 “자연과 생명에 대해 호기심이 많았는데 실제 실험을 통해 유전자 편집 기술에 대해 알 수 있어 정말 재미있었다”며 “바이오 과학자가 돼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시연 양(17·칼빈 매니토바 국제학교)은 “한국 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을 가늠하고 미래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서 신청했다”며 “앞으로 바이오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아카데미는 11월 14∼17일 나흘간 하루 8개씩 총 32개 커리큘럼으로 운영한다. 참가 신청은 아카데미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각 세션 별로 선착순으로 마감한다. 모든 과정을 마친 참가자에게는 인증서를 수여한다. 우수 수강생에게는 해외대학 입학을 위한 추천서도 발급한다. 자세한 내용은 바이오아카데미 사무국에 문의하면 된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세상의 잣대보다 자신의 내면을 찬찬히 응시하며 한발 한발 나아간다. 가슴에 담긴 열정을 발산하는 이들을 그린 뮤지컬을 소개한다.》뮤지컬 ‘홀리 이노센트’청춘의 자유로움과 방황 그리고 열기자유, 평화, 평등을 외치며 거리로 나온 사람들로 이글거리는 1968년 파리. 미국에서 유학 온 호기심 많은 영화광 매튜는 쌍둥이 남매 테오와 이사벨을 영화관에서 만난다. 테오와 이사벨 역시 영화광이다. 영화와 젊음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이들은 급속히 가까워진다.2003년 개봉돼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몽상가들’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 초연작이다. 원작 소설은 길버트 아데어의 ‘The Dreamers(원제 The Holy Innocents)’다. 테오와 이사벨은 부모님이 휴가를 떠나 둘만 있는 집에 매튜가 머물게 한다. 68혁명의 물결 속에서 셋은 집이라는 그들만의 세상에서 영화 대사를 읊조리고 영화 속 장면을 재연한다. 꿈꾸듯, 때로 홀린 듯 이상을 노래하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청춘은 풋풋하고 싱그럽다. 어느 날 창문을 깨고 날아든 돌멩이 하나. 이들은 불현듯 현실 세계로 나가야함을 깨닫는다.매튜 역은 유현석 윤은오 최재웅이 맡았다. 테오는 윤승우 문유강 김재한이 연기한다. 이사벨 역에는 정우연 선유하 이은정이 발탁됐다. 혁명 운동가인 자크 역은 박희준 고수민이 맡았다.남매 이상으로 가까운 테오와 이사벨의 관계에 의아함을 느끼면서도 그들에게 이끌리는 매튜, 독특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이사벨, 혁명을 동경하면서도 선뜻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테오. 각기 다른 색깔을 뿜어내는 이들은 감각적인 언어와 이색적인 낭만으로 무대를 채색한다. 이상향을 꿈꾸며 환희에 차오르다가도 마주한 현실에 혼란을 느끼는 청춘의 순수하면서도 불안정한 감정선이 섬세하게 다가온다. 작품에 등장하는 1950, 60년대 영화는 기존 틀을 거부하고 혁신과 자유로움을 추구한 프랑스 영화 운동인 누벨바그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하다. 세련된 음악은 이야기와 매끄럽게 어우러진다. 영화 ‘몽상가들’이 보여준 파격을 무대에서 구현한 방식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적지 않다.12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 1관. 4만4000∼6만6000원.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명화와 어우러진 뜨거운 예술혼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그의 명작을 빼어난 시각적 효과로 풀어낸 창작 뮤지컬이다. 빈센트 반 고흐와 동생 테오 반 고흐가 나눈 애틋한 교감을 그린 2인극으로, 2014년 초연돼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10년 간 관객들이 꾸준히 찾으며 스테디셀러로 안착하고 일본과 중국 등 해외에도 진출한 건 작품이 지닌 힘 덕분이다. 테오는 빈센트가 세상을 떠난 뒤 형의 유작전을 열기 위해 그림과 편지를 정리하며 그에 담긴 추억을 떠올린다. 세상으로부터 외면 받지만 그럼에도 처절하게 그림을 그리는 빈센트의 삶이 가슴 시리게 다가온다. 그런 형을 감싸고 지지해주는 테오는 마음을 따스하게 다독인다. 가난하고 외로운 빈센트, 그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준 테오가 서로 마음을 나누는 과정을 잔잔하면서도 묵직하게 그렸다. 빈센트가 테오와 실제 주고받았던 편지 700여 통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 배우들은 탄탄한 연기로 무대를 채운다. 빈센트 역은 정상윤 김경수 박유덕 홍승안이 맡았다. 테오는 박유덕 황민수 박좌헌 김기택이 연기한다. 빈센트와 테오 두 역할을 모두 맡은 박유덕은 초연부터 2019년 시즌까지는 테오 역으로, 2022년 시즌에는 빈센트 역으로 무대에 각각 서며 모든 시즌을 함께 했다.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은 빈센트의 그림이다. ‘별이 빛나는 밤’, ‘까마귀가 있는 밀밭’, ‘감자를 먹는 사람들’, ‘자화상’, ‘해바라기’ 등 그의 대표작들을 3D 프로젝트 맵핑 기술을 통해 움직이는 영상으로 무대에 구현했다. 까만 하늘에 영롱하게 빛나는 별, 황금빛으로 물든 밀밭을 날아오르는 까마귀, 아몬드 나무에서 피어나는 꽃 등 생동하는 명작은 시선을 사로잡으며 뭉클함을 선사한다. 빈센트의 삶과 의식을 담아낸 이들 그림은 무대 전체를 채우기도 하고 때론 사각형 가방 같은 소품에 살포시 내려앉기도 한다. 무대와 소품들을 하나의 캔버스로 활용한 영리함이 돋보인다. 선우정아의 음악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12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터파크 서경스퀘어 스콘1관. 4만4000∼6만6000원. Goldengirl 독자를 초대합니다독자 30명(15쌍)에게 공연 관람 기회를 드립니다. 동아일보 골든걸 인스타그램 ‘동아일보 골든걸(@goldengirl_donga)’에서 응모해주세요. 문의: goldengirl@donga.com뮤지컬 ‘홀리 이노센트’R석 6만6000원 상당 20명(10쌍)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R석 6만6000원 상당 10명(5쌍)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가을은 기온이 급속히 떨어져 피부가 메마르기 쉽다. 푸석푸석해진 피부에 영양과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줄 필요가 있다. 두피와 머리카락 역시 건조해지기 때문에 보다 신경을 써서 관리해야 한다. 가을철 피부와 두피, 머리카락 관리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살펴보자. 촉촉하고 투명하게설화수는 기능을 강화한 자음생 라인을 새로 내놓았다. 설화수 자음생은 1966 년 ‘ABC 인삼크림’에서 시작해 인삼 성분을 활용한 설화수의 대표 제품이다. 새로운 설화수 자음생 라인에는 자음생 크림, 자음생 크림 리치, 자음생 캡슐세럼, 자음생 아이크림, 자음생수, 자음생유액이 있다.먼저 자음생 크림이 눈길을 끈다. 설화수는 “피부 노화 징후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인삼 성분을 계속 연구해왔다. 그 결과 설화수의 독자 성분인 진세노믹스™에 인삼을 연구해 만든 진생펩타이드™를 더해 피부 자생력을 높이는 새로운 자음생 크림을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진세노믹스™는 18개 피부 노화 신호를 관리하는 안티에이징 성분이다. 설화수는 “인삼 1000g에서 1g만 추출되는 인삼 사포닌을 6000배 증폭해 만든 것으로, 48시간 안에 콜라겐을 복구해 고밀도 피부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진생펩타이드™는 인삼 성분에서 분리 추출한 펩타이드와 5가지 멀티 펩타이드를 결합한 것이다. 설화수는 “강력한 콜라겐 손실 방어 효과로 피부 탄력 인자를 강화한다. 인삼의 잠재력을 끌어낸 두 성분이 결합해 재탄생한 자음생 크림은 피부 속부터 촘촘하게 채워 올린다”고 밝혔다.새로운 자음생 크림은 질감의 차이에 따라 자음생 크림과 자음생크림 리치로 나뉜다. 두 제품 모두 탄력, 주름, 보습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설화수는 “자음생 크림은 흡수력이 빠르고 피부 보습막을 채우며 촉촉하고 산뜻하게 밀착된다. 자음생크림 리치는 묵직한 질감으로 피부 방어력을 높여준다”고 밝혔다. 자신이 선호하는 질감과 사용 목적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에이피 뷰티(AP BEAUTY)는 신제품 ‘A.O. 리부트 앤 리뉴 더블 컨센트레이트’를 출시했다.이 제품은 오일과 에센스로 된 항산화 리페어 세럼이다. 에이피 뷰피는 “항산화와 피부 개선에 특화된 성분이 피부 깊숙이 스며든다. 오일과 에센스 성분이 피부 오일존과 수분존을 관리해주고 유수분 밸런스도 개선한다”고 밝혔다.이 제품에는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에이옥시놀™과 볼캐니스트™를 담았다. 에이피뷰니는 “에이옥시놀™은 강력한 항산화력으로 항산화 지수를 35% 개선하며 볼캐니스트™는 손상된 피부 장벽을 3일 만에 99% 회복시켜준다”고 밝혔다.프리메라는 ‘비타티놀 세럼 메가-샷 겔 마스크’를 선보였다. 프리메라의 대표 세럼인 ‘유스 래디언스 비타티놀 세럼’ 한 병에 든 유효성분을 마스크 한 장에 담은 제품이다. 프리메라는 “비타티놀은 레티놀과 비타민C 성분을 조합해 피부 투명도를 높이고 모공을 관리하는데 좋다. 미백 및 주름 개선 기능이 있으며 피부 자극을 줄였다”고 밝혔다. 세안 후 토너로 피부 결을 정돈한 후 마스크팩을 붙이고 30분 혹은 1시간 후 떼어내 남은 내용물을 두드려 흡수시키면 된다. 수면팩으로도 사용해오 좋다.두피는 상쾌하게, 머리카락은 부드럽게라보에이치(LABO-H)는 비듬, 각질, 가려움 등으로 고민하는 이들을 겨냥해 ‘댄드러프클리닉 라인’을 선보였다. 뷰티 디렉터인 유튜버 디렉터파이(피현정)가 샴푸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 라보에이치는 “아모레퍼시픽 R&I 센터와 디렉터파이는 여러 차례 논의해 성분을 선택하고 두피 고민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여러 테스트를 거쳐 문제성 두피 고민을 위한 제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라보에이치 댄드러프클리닉 라인은 샴푸, 워터스케일러로 구성했다. 라보에이치는 “댄드러프클리닉 샴푸는 비듬, 각질, 가려움 고민이 있는 두피 상태를 개선시켜 준다. 비듬과 각질을 제거하고 두피 자체를 건강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댄드러프클리닉 워터스케일러는 수분 제형이다. 일주일에 1, 2회 사용하면 두피를 세정해 준다. 롱테이크는 손상 케어 기능을 강화한 퍼퓸 헤어오일을 새롭게 선보였다. 동백 꽃잎의 카멜리아 펩타이드 성분을 함유해 거친 모발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롱테이크는 “모발 케라틴의 핵심 성분인 헤어 아미노산 18종을 담아 손상된 긴 머리카락에 사용해도 효과적이다. 섬세하고 풍성한 나무향을 표현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향사와 공동개발한 향수 전용 향료를 사용했다”고 밝혔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세상의 잣대보다 자신의 내면을 찬찬히 응시하며 한발 한발 나아간다. 가슴에 담긴 열정을 발산하는 이들을 그린 뮤지컬을 소개한다. 뮤지컬 ‘홀리 이노센트’청춘의 자유로움과 방황 그리고 열기자유, 평화, 평등을 외치며 거리로 나온 사람들로 이글거리는 1968년 프랑스 파리. 미국에서 유학 온 호기심 많은 영화광 매튜는 쌍둥이 남매 테오와 이사벨을 영화관에서 만난다. 테오와 이사벨 역시 영화광이다. 영화와 젊음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이들은 급속히 가까워진다.2003년 개봉돼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몽상가들’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 초연작이다. 원작 소설은 길버트 아데어의 ‘The Dreamers(원제 The Holy Innocents)’다. 테오와 이사벨은 부모님이 휴가를 떠나 둘만 있는 집에 매튜가 머물게한다. 68혁명의 물결 속에서 셋은 집이라는 그들만의 세상에서 영화 대사를 읊조리고 영화 속 장면을 재연한다. 꿈꾸듯, 때로 홀린 듯 이상을 노래하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청춘은 풋풋하고 싱그럽다. 어느 날 창문을 깨고 날아든 돌멩이 하나. 이들은 불현듯 현실 세계로 나가야함을 깨닫는다. 매튜 역은 유현석 윤은오 최재웅이 맡았다. 테오는 윤승우 문유강 김재한이 연기한다. 이사벨 역에는 정우연 선유하 이은정이 발탁됐다. 혁명 운동가인 자크 역은 박희준 고수민이 맡았다. 남매 이상으로 가까운 테오와 이사벨의 관계에 의아함을 느끼면서도 그들에게 이끌리는 매튜, 독특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이사벨, 혁명을 동경하면서도 선뜻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테오. 각기 다른 색깔을 뿜어내는 이들은 감각적인 언어와 이색적인 낭만으로 무대를 채색한다. 이상향을 꿈꾸며 환희에 차오르다가도 마주한 현실에 혼란을 느끼는 청춘의 순수하면서도 불안정한 감정선이 섬세하게 다가온다.작품에 등장하는 1950, 60년대 영화는 기존 틀을 거부하고 혁신과 자유로움을 추구한 프랑스 영화 운동인 누벨바그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하다. 세련된 음악은 이야기와 매끄럽게 어우러진다. 영화 ‘몽상가들’이 보여준 파격을 무대에서 구현한 방식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적지 않다.12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 1관.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명화와 어우러진 뜨거운 예술혼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그의 명작을 빼어난 시각적 효과로 풀어낸 창작 뮤지컬이다. 빈센트 반 고흐와 동생 테오 반 고흐가 나눈 애틋한 교감을 그린 2인극으로, 2014년 초연돼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10년 간 관객들이 꾸준히 찾으며 스테디셀러로 안착하고 일본과 중국 등 해외에도 진출한 건 작품이 지닌 힘 덕분이다. 테오는 빈센트가 세상을 떠난 뒤 형의 유작전을 열기 위해 그림과 편지를 정리하며 그에 담긴 추억을 떠올린다. 세상으로부터 외면 받지만 그럼에도 처절하게 그림을 그리는 빈센트의 삶이 가슴 시리게 다가온다. 그런 형을 감싸고 지지해주는 테오는 마음을 따스하게 다독인다. 가난하고 외로운 빈센트, 그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준 테오가 서로 마음을 나누는 과정을 잔잔하면서도 묵직하게 그렸다. 빈센트가 테오와 실제 주고받았던 편지 700여 통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 배우들은 탄탄한 연기로 무대를 채운다. 빈센트 역은 정상윤 김경수 박유덕 홍승안이 맡았다. 테오는 박유덕 황민수 박좌헌 김기택이 연기한다. 빈센트와 테오 두 역할을 모두 맡은 박유덕은 초연부터 2019년 시즌까지는 테오 역으로, 2022년 시즌에는 빈센트 역으로 무대에 각각 서며 모든 시즌을 함께 했다.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은 빈센트의 그림이다. ‘별이 빛나는 밤’, ‘까마귀가 있는 밀밭’, ‘감자를 먹는 사람들’, ‘자화상’, ‘해바라기’ 등 그의 대표작들을 3D 프로젝트 맵핑 기술을 통해 움직이는 영상으로 무대에 구현했다. 까만 하늘에 영롱하게 빛나는 별, 황금빛으로 물든 밀밭을 날아오르는 까마귀, 아몬드 나무에서 피어나는 꽃 등 생동하는 명작은 시선을 사로잡으며 뭉클함을 선사한다. 빈센트의 삶과 의식을 담아낸 이들 그림은 무대 전체를 채우기도 하고 때론 사각형 가방 같은 소품에 살포시 내려앉기도 한다. 무대와 소품들을 하나의 캔버스로 활용한 영리함이 돋보인다. 선우정아의 음악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12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터파크 서경스퀘어 스콘1관.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척추 교정사가 있었다. 특별한 재능이나 전문 기술이 없는 그는 돈이 없으면 삶이 불안해지고 공포와 절망에 빠질 수 있다는 걸 경험했다.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어 부를 일군 그는 자신이 기울였던 노력과 삶의 철학을 아들에게 전하기 위해 책을 썼다. ‘부자의 언어: 어떻게 살아야 부자가 되는지 묻는 아들에게’(존 소포릭 지음·윌북)다. 2020년 3월 국내 출간된 이 책은 꾸준히 호응을 얻어 4년 반 동안 4만 권이 판매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독자들은 “아들에게 주려고 샀다”,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많아 형광펜을 사서 다시 보고 있다”, “부에 대한 엑기스만 뽑아 놓았다”, “도서관에서 보다가 소장용으로 샀다”는 리뷰를 남기고 있다. 이 책을 출간한 이주애 윌북 본부장(51)을 21일 경기 파주시 윌북 출판사에서 만났다. 이 본부장은 책을 발굴한 게 우연이라고 했다.“시간 날 때마다 아마존을 들여다봐요. 오래된 습관이에요. 2018년 미국에서 이 책이 나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The Wealthy Gardener‘란 제목이 눈에 들어왔어요. ‘부유한 정원사’라는 것만으로는 내용을 모르겠더라고요. 디자인을 비롯해 만듦새도 너무 어설펐어요. 알고 보니 저자가 자비 출판한 책이었어요.”자비 출판이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저자가 출판사에 돈을 주고 책을 만드는 걸 말한다. 미국에서 자비 출판은 저자가 책을 직접 만들어 판매까지 하는 걸 의미한다고 한다. 저자가 아버지로서 20대가 된 아들을 위해 글을 쓰고 책을 직접 만든 것. 책이 화제가 되면서 나중에 펭귄그룹USA 산하 포트폴리오 출판사에서 다시 출간됐다.(책이 베스트셀러가 됐지만 저자는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후속작도 내지 않았다. 이 책이 그가 쓴 유일한 책이다.) 저자는 유명 인사도 아니고 책을 낸 경험도 없었다. 한데 리뷰가 300개 가량 달린 게 눈길을 끌었다.“내용을 보니 제가 생각한 것과 전혀 달랐어요. 저자가 아들에게 편지를 쓰듯이 진심을 다해 쓴 글이었어요. 묵직한 감동을 주는 독특한 자기계발서였습니다.”저자는 자신이 돈을 번 방법 뿐 아니라 왜 부를 일궈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부를 쌓아갈 수 있는지 등 삶을 대하는 자세를 담았다. 각 장의 절반 가량은 가상의 정원사가 소년 지미와 농장 관리자, 이웃과 교류하며 부를 일궈 나가는 방식과 삶의 철학을 보여주는 소설로 썼다. 나머지 절반은 소설 속 내용과 이어진 주제에 대해 저자가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정리했다. “아버지가 다짜고짜 자기 인생에 대해 말하면 아들이 진지하게 들을까요? 잔소리로 여길 가능성이 높죠.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는 귀를 열게 되잖아요. 소설을 활용한 건 영리한 전략이라고 생각해요.”저자는 4년간 휴가도 가지 못하고 주 6일 일했지만 텅 빈 통잔 잔고를 보고 좌절했다고 털어놓는다. 경제적 상황이 조금만 나빠져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에 생활비가 적게 드는 곳으로 이사하고 아파트 투자에 뛰어들었다. 다른 사업자보다 더 완벽하게 집을 수리해 파는 등 차별화된 방법으로 일했다. 장애물들이 앞을 막을 때면 힘겨워 눈물을 흘리면서도 미래에 도달할 곳을 떠올리며 버텼다. 여러 실패와 시행착오도 솔직하게 밝힌다. 저자는 한 병원에서 월급을 두 배로 주며 주3일 일하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찜찜했지만 이를 수락했다. 병원은 불법을 저지르는 사실이 들통 났고 그는 문제를 해결하러 뛰어다녀야했다. 단순히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와 잘못 협력해 투자금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실패 하면 다시 계획을 수정하면 된다고 말한다.출간을 제안하기까지 이 본부장은 3개월 가량 고민했다.“당시 윌북은 예술과 인문 분야 책을 주로 만들었기에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래서 원서를 매일 읽었는데 볼수록 괜찮았어요. 저자의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일산에 사는데, 호수 공원에서 달리기 하는 많은 사람들을 볼 때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현실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잘 살려고 하고, 흔들릴 때 동기 부여를 해주는 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죠. 이들을 위해서도 책을 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제안한 결과, 탈락이었다.“회사에서 매주 한 번 기획 회의를 해요. 출간할 책과 탈락시킬 책을 고르는 회의여서 농담으로 ‘살생부 회의’라고 부릅니다.(웃음)”이 본부장은 물질적인 부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도 다룬 책이어서 윌북이 지닌 결과 크게 다르진 않다고 여러 차례 설득했다. 결국 홍영완 대표가 말했다. “그렇게 하고 싶으면 해 봐.” 이 본부장은 “대표님의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부자의 언어’는 살생부에서 살아난 책”이라며 웃었다.책에는 ‘행복은 용감한 자를 좋아한다’(베르길리우스), ‘왜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가? 과실이 있는 곳이 거기인데’(마크 트웨인), ‘자연은 서두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노자) 등 시대와 동서양을 넘나드는 명사들의 명언이 가득하다. 한데 이 명언 때문에 엄청 고생했다고 한다. “그 사람의 말이 정말 맞는지, 저자가 전하려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말한 건지 편집자와 함께 일일이 확인했어요. 시간이 진짜 많이 걸렸죠. 주말에도 집에서 일했어요.” 우리말 제목을 정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원제를 살려 ‘부의 정원사’, ‘부자 정원사’라고 하면 와 닿지 않았습니다.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제목이어야 했어요. 고민 끝에 ‘부자의 언어’로 결정했습니다.”편집자는 독자 반응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원고가 ‘날 것’일 때는 불안감이 큰데요, 책을 만들면서 잘 되겠다는 확신에 불안감이 사라질 때가 있어요. 이 책이 딱 그랬어요. 다 만든 뒤 안도감이 최고치까지 올라가더라고요. 책이 내 손에 처음 들어오는 순간 떨릴 때도 있는데요, 이 책은 완성본을 보고 쾌감을 느꼈어요.(웃음)“ 2020년 3월 책을 낸 후 3개월 만에 재쇄를 찍었다. 그 해 1만 권이 판매됐다. 그해 말 팟캐스트 ‘월급쟁이부자들’에서 재테크 유튜버 ‘너나위’가 추천한 것도 도움이 됐다. 올해 추석을 앞두고 ‘너나위’가 이 책을 다시 추천하면서 판매량이 치솟았다. “‘너나위’님이 책 세 권을 추천하면서 딸에게 물려주고 싶은 단 한 권의 책으로 ‘부자의 언어’를 꼽았어요.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고 싶은데 일절 연락을 안 받으세요.” 지난해 5월에는 양장본으로 재출간했다. “책을 곁에 두고 자주 본다는 독자들이 많아 더 튼튼하게 만들 필요가 있어 양장본을 냈습니다.”책의 주 독자층은 40, 50대로 여성과 남성이 고르게 찾는다고 한다. ‘부자의 언어’는 윌북이 경제경영서를 본격적으로 내는 전환점이 됐다. 노어노문학을 전공한 이 본부장은 1996년 열린책들에서 편집자로 일하기 시작해 30년 가까이 책을 만들고 있다. 문학을 좋아해 편집자가 된 그는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된 날 너무나 벅차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그의 관심은 문학 뿐 아니라 다양한 곳으로 뻗어 있다.“요즘은 지리와 경제를 접목한 책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이 분야를 좋아하는 독자도 늘어나고 있고요. 경계를 구분하지 않고 보석 같은 책을 더 많이 발굴해 선보이고 싶습니다.” ‘부자의 언어’ 속 문장들△당신에게 지금의 삶과 현재 상황에 만족하라고 말하는 사람을 경계하라. 오직 당신만이 자신의 영혼이 어떤 상황에서 만족하는지 알 수 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우리가 그 동안 보낸 시간의 결과물이다. △지출 수입 구조를 바꿔 저축할 돈을 키워나가라. 초과 수입 없이 살아남는 건 불가능하다.△쉬운 삶을 기원하지 마라. 강한 사람이 되기를 기원해라. 자신의 힘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일을 기원하지 마라. 일을 감당할 힘을 기원해라.△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 필요한 일인가? 어떻게 하면 내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 나는 대체하기 어려운 사람인가?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가? 원하는 만큼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이 네 가지 가치를 대입해 보자. △5년은 새 삶을 얻을 준비를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자신이 처한 원치 않는 상황을 즉시 바꿀 수는 없지만, 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는 있다. 약간 방향을 트는 것으로 목적지가 결정된다. △부로 이끄는 ‘일’은, 끊임없는 고된 노동으로 이루어진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 이르러 좋아하는 일은 더 많이 하고, 끔찍한 일은 덜 하고, 정말 싫은 일은 거의 하지 않을 권리를 얻어냈다.△너희가 최선을 다하게끔 돕는 친구, 잠재력을 발휘하길 바라는 친구를 내부자 집단에 포함시켜야 한단다.△내 경험상, 나눔과 베풂만큼 성공의 법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치는 없었다.△투자는 돈이 너를 위해 일하는 거야. 잠자면서 돈을 벌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죽을 때까지 일하게 될 것이다. ■‘부자의 언어: 어떻게 살아야 부자가 되는지 묻는 아들에게’(윌북·2020년)는….미국의 척추 교정사 존 소포릭이 부동산 사업을 하며 부를 일군 과정에서 깨달은 바를 아들에게 전하기 위해 쓴 책이다. 각 장마다 부를 쌓은 가상의 정원사 이야기를 소설로 절반 가량 풀어냈고 나머지 절반은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을 정리했다. 정원사는 소년 지미가 어떤 방식과 마음 가짐으로 일하고 돈을 관리하며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차근차근 짚어준다. 농장 관리자, 이웃과 대화하고 교류하는 과정을 통해서도 정원사가 지닌 삶에 대한 철학을 보여준다. 저자는 각 장에 쓴 소설과 연결되는 주제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당부하고 싶은 말을 한다. 특별한 재능이나 전문적인 기술이 없던 저자는 휴가도 가지 못한 채 주6일 일해도 통장 잔고가 텅 빈 현실에 좌절하고 불안을 느꼈다고 말한다. 가족에게 어려움이 닥치거나 부모님이 노년에 도움을 청하면 삶이 쉽게 흔들릴 것이라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이에 삶의 방식을 바꾼다. 생활비가 적게 드는 시골로 집을 옮기고 임대용 아파트 투자 사업에 뛰어든다. 집을 수리해 되팔 때도 다른 사업자보다 더 완벽하게 집을 고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문제가 있다고 체념하지 말고 상황을 개선할 방법을 찾아내 실천하는 결단력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저자는 부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돈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닥쳤을 때 돈이 있으면 이는 사소한 문제가 되지만 돈이 없다면 가장 끔찍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그리고 부는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오랜 시간 인내하고 노력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저자 역시 단숨에 많은 돈을 벌려다 곤경에 처하고 욕심을 앞세우다 투자금을 날린 경험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실패하더라도 이를 고쳐 나가는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돈이 없다고만 하지 말고 지출을 줄이거나 초과 수입을 얻는 방법을 마련해 돈을 저축하는 건 꼭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돈을 그냥 모으기만 해서는 안 된다.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을 이길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를 통해 자신이 잠자는 동안에도 돈을 벌 방법을 찾아야 한다. 원하는 만큼 돈을 벌지 못한다면 자신이 하는 일이 세상에 필요한 일인지, 어떻게 일을 더 잘할 수 있을지, 자신은 대체하기 어려운 사람인지, 자신의 일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지를 짚어보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단순히 돈을 버는 방법만 말하지 않는다. 삶을 살아가는 자세와 철학을 강조한다. 지금 당장 힘든 일이라도 미루지 말고 끈기 있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로 돌아온다. 자신의 잠재력을 믿고 목표에 대한 확신을 가지라고 격려한다. 그러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것을 얻게 될 수도 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돕고 잠재력을 발휘하길 바라는 친구를 두는 것도 중요하다. 명상을 통해 중심을 잡고 세상을 현명하게 바라보는 눈도 키울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부와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베풀 것을 당부한다. 저자는 현실에 좌절하거나 체념하기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생각을 전환하고 생활에 변화를 일으켜야 하는지 예리하면서도 진솔하게 알려준다. 머리와 가슴을 강하게 후려치는 명언이 많다. 엄격하면서도 다정하고 내공 깊은 멘토를 만난 것 같다. 원제는 ‘The Wealthy Gardener: Life Lessons on Prosperity Between Father and Son’.파주=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풀내음이 짙은 가운데 캄캄한 어둠 속을 춤추듯 수놓는 불빛들이 있었다. 연둣빛 같기도 하고 노란빛 같기도 한 그건, 반딧불이였다. 마침 구름이 달빛을 가린 덕분에 반딧불이가 뿜어내는 빛은 더 또렷했다. 전북 무주군 뒷섬마을을 30분 넘게 걷는 동안 쉼 없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반딧불이가 만들어내는 빛의 일렁임에 탄성만 나왔다. 덕유산 향적봉에 오르고, 우리 전통 불꽃놀이인 낙화놀이를 즐기는 한편 직접 키운 채소로 차린 시골밥상을 맛보니 무주에서의 1박 2일이 금방 지나갔다. 기자가 체험한 건 ‘농촌 크리에이투어-무주1614’다. 농촌 크리에이투어는 크리에이티브(창조적인)와 투어(관광)의 합성어로, 농림축산식품부가 2017년 시작한 농촌관광 활성화 사업의 새 형태다. 무주군은 ‘무주1614’라는 브랜드로 무주를 즐기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시원한 절경, 푸짐한 시골밥상 늦더위의 기세가 맹렬하던 지난달 26일, 무주에 도착하니 선선했다. 무주는 해발 600m에 자리한 고랭지다. 덕유산 꼭대기인 향적봉에 오르기 위해 20분 가까이 곤돌라를 탔다. 곤돌라에서 내려 600m가량 올라가면 향적봉에 이른다. 경사가 완만한 데다 계단식 덱길을 설치해 걷기 수월하다. 어린이나 어르신도 여럿 보였다. 향적봉에 오르니 저 멀리 지리산 천왕봉, 마이산 등이 병풍처럼 펼쳐졌다. 아래로 널따란 안성평야도 보였다. 이부영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 자연환경해설사는 “덕이 많아 넉넉하다는 뜻을 지닌 덕유산은 해발 1614m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로 높다. 계절마다 매력이 뚜렷한데 특히 겨울철 상고대가 일품이다”라고 말했다. 덕유산을 내려와 솔다박체험휴양마을로 이동했다. 숙박 및 바비큐 시설을 갖춘 이곳은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먼저 식빵 만들기를 했다. 발효시킨 식빵 반죽의 촉감이 보들보들하다. 최인영 제빵 강사는 “호밀잡곡 식빵에는 무주 특산물인 호두를 넣었다”고 말했다. 치즈를 넣은 먹물 식빵도 만들었다. 오븐에서 갓 구워낸 식빵은 담백하고 깔끔한 맛에 계속 손이 갔다. 무주에서 재배한 블루베리로 만든 콩포트를 발라 먹으니 상큼함이 더해졌다. 솔방울 가습기도 만들었다. 둥글게 묶은 칡넝쿨에 소금물로 삶은 후 말린 솔방울을 붙이면 된다. 이혜진 솔다박체험휴양마을 사무국장은 “솔방울은 습기를 머금으면 오므라들고 건조하면 활짝 펴져, 우리 선조들은 문 앞에 솔방울을 달아두고 날씨를 예측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솔방울 가습기를 물에 푹 담가놓으니 마치 조개가 입을 꼭 다문 것처럼 솔방울이 오므라들었다. 이를 방에 걸어놓으니 솔방울이 서서히 마르며 활짝 벌어졌다. 신통한 자연 가습기다. 어느덧 저녁 식사 시간. 구들장돌을 갈아 만든 불판 위에 돼지고기가 지글지글 익어갔다. 밭에서 바로 캔 파로 담근 파김치, 역시 직접 키운 상추와 고수, 고추는 아삭아삭하고 신선하다. 엄나무순나물, 열무김치, 잡채, 떡볶이, 시래깃국까지, 푸짐하다. 새송이버섯과 직접 키운 고구마를 은박지에 싸서 숯불에 구우니 감칠맛이 더해진다. 시골밥상이어서일까.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을 먹었는데도 속이 편했다. ●반딧불이, 낙화놀이…빛의 향연 해가 지자 뒷섬마을로 반딧불이를 보러 나섰다(앞섬마을도 반딧불이가 많다고 한다). 청정지역에 사는 반딧불이는 사람이 볼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깜깜한 길을 30분 넘게 걸으며 반딧불이를 계속 볼 수 있었다. 온전히 자연이 만들어낸 빛. 신비로웠다. 티셔츠에 반딧불이가 살짝 내려앉자 셔츠의 글씨가 보였다! 형설지공(螢雪之功)은 옛사람들의 과장된 표현이라 여겼는데…. 매년 8월 말부터 9월 초에 열리는 무주반딧불축제는 어떨지 궁금해졌다.이어 낙화놀이. 물 위에 길게 매단 줄에 낙화봉을 줄줄이 걸어 불을 붙이면 불꽃이 폭포처럼 쏟아져 장관을 이룬다. 낙화봉은 한지에 숯가루를 평평하게 펴 올리고 소금을 뿌린 후 쑥으로 길쭉하게 만든 심지를 넣는다. 그리고 돌돌 말아 반으로 접은 뒤 서로 엇갈리게 배배 꼬고 끝부분을 실로 묶는다. 철사를 끼워 고리를 만들면 완성된다. 실제 해보니 숯가루가 흘러나오거나 꼬는 과정에서 한지가 찢어지는 등 쉽지 않았다. 박일원 무주안성낙화놀이보존회장은 “뽕나무로 숯가루를 만들고 천일염을 구워 건조시킨다. 쑥을 캐고 말려 심지를 만드는 등 모든 과정을 손으로 직접 다 한다”고 말했다. 낙화놀이는 전북 무형문화유산이다. 두문마을에 있는 두문저수지에서 낙화놀이를 했다. 주위에 다른 불빛이 없는 가운데 오직 낙화봉의 불꽃만이 터지면서 떨어져 내린다. 불꽃은 저수지 물에 거울처럼 반사돼 마치 위로 솟구쳐 올라오는 것처럼 보였다. 바람에 쑥 냄새가 은은하게 실려 온다. 빛의 폭포가 위에서, 아래에서 하염없이 쏟아지는 광경을 넋 놓고 바라봤다. 한 시간 가까이 계속된 ‘불멍’에 마음이 고요해졌다. 다음 날인 27일 아침에는 솔다박체험휴양마을 옆에 있는 솔바람길을 산책했다. 우아하게 뻗은 적송이 멋스러운 풍경을 자아냈다. 산책길에서는 보물찾기도 진행됐다. 선물이 적힌 쪽지를 찾아 여기저기를 살피다 보니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1박 2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몸과 마음이 맑아지고 꽉 찬 듯했다. 농촌 크리에이투어는 전국 20개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더 자세한 정보는 웰촌에서 확인할 수 있다.무주=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인기를 얻고 각종 행사에 초청돼 밤낮 없이 일하며 한 달에 3000만 원 넘게 벌었다. 하루 2, 3시간 자고 식사도 허겁지겁 때웠다. 2005년 고속도로에서 트럭과 충돌하는 대형 사고가 났다. 의사는 “사흘을 넘기기 어려우니 주변 정리를 하라”고 했다. 그제야 자신이 꿈꾸는 게 뭔지 생각하게 됐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후 삶을 돌아봤다. 열심히 살았다고 믿었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달려왔음을 깨달았다. 고전을 비롯해 각종 책을 읽기 시작했다. 세상이 달리 보였다. 그렇게 알게 된 걸 행동으로 옮겼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원하던 것도 하나씩 이루게 됐다. 이런 경험을 담아 책을 썼다. 반응은 뜨거웠다. 개그맨 고명환 작가(52)의 이야기다.그가 고전을 통해 삶의 방향과 태도에 대해 깨달은 바를 담은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라곰)가 8월 26일 출간됐다. 책은 나온 지 한 달 반 만에 7만 권이 판매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책 판권은 대만, 베트남에 판매됐고 일본 판매도 논의 중이다. 고 작가를 8일 전화 인터뷰하고 최지연 라곰 대표(42)를 이날 서울 마포구 라곰 출판사에서 만났다.고 작가는 “책을 쓰기 위해 고전을 다시 읽었는데 참 좋았다. (경남 통영) 욕지도에서 글을 쓰는 동안 행복했다. 하루에 A4용지 두 장 분량을 쓰기로 계획했는데 나도 모르게 두 장을 훌쩍 넘긴 적이 많았다”고 했다. 최 대표는 “3만 권 판매를 목표로 잡았는데 순식간에 이를 넘겨 놀랐다”고 말했다. 책에서 언급한 고전 57권은 고 작가가 직접 골랐다.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 ‘이반 일리치의 죽음’(레프 톨스토이), ‘징비록’(류성룡), ‘인간의 대지’(생텍쥐페리), ‘토지’(박경리)를 비롯해 ‘도파민네이션’(애나 렘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패트릭 브링리) 같은 최신작까지 아우른다. 고 작가는 “서재를 돌고 또 돌면서 책을 골랐다. 내가 자극을 받고 평생 도움이 될 책은 최근에 출간됐어도 고전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고전에 대해 자기만의 해석을 자유롭게 한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서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한 이유를 그는 교통사고를 당한 후 알게 됐다고 말한다. 돈을 좇다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이 전혀 없는 사람들에게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하려면 아예 방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벌레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고 작가는 교통사고로 몸이 부서져 병실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된 자신이 벌레로 변한 것이라고 말한다. 의사가 살 날이 사흘 정도 남았으니 유언을 하고 주변 정리를 하라고 말하자 그 순간 사회생활 전체를 갈아 넣은 봉천동 빌라와 석촌호수 옆 아파트는 안중에도 없었단다. 왜 이렇게 목숨 걸고 돈을 벌었는지, 꿈꿨던 대학로 연극 무대는 왜 근처에도 가지 못했는지, 연극하는 게 진짜 꿈인지, 뭐가 무서워서 남들이 시키는 대로 살았는지 등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됐다. 이후 그는 식당을 차리고 책을 쓰고 강연했다. 대학로에서 연극도 하고 뮤지컬 무대에도 섰다.‘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 고 작가는 ‘그들이 아파하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 그들을 구출하고 스스로 이 고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이반 일리치의 말에 주목했다. 그는 세상에 필요한 가치, 즉 나도 살고 남도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식당을 운영할 때 고객이 좀 더 만족하는 쪽으로 자신의 이윤을 낮추는 게 같이 사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독자가 낸 책값보다 더 큰 이익을 얻도록 책을 쓰자고 결심했다.고 작가는 앞서 출간한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라곰·2023년),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라곰·2022년) 등에서 그가 읽은 책을 다뤘다. 고전에 대해 본격적으로 쓴 책을 내보자고 한 건 최 대표의 생각이었다. 최 대표는 “고전을 바라보는 시선이 신선했다.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에서 ‘데미안’을 언급하며 ‘수컷 나방은 별이 아름답다고 해서 별을 좇지 않는다. 수컷 나방은 자기의 본분을 정확히 알아 암컷 나방에게 간다’는 데미안의 말에 주목한 게 참신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고 작가님은 어떤 주제를 다뤄도 결국 책으로 돌아오기에 고전에서 길어 올린 것을 삶에 적용한 경험을 담으면 단단한 책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대학교수, 문학박사, 평론가, 소설가 등이 고전에 대해 쓴 책은 이미 많다. 이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고 작가님은 고전을 해석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뼛속까지 동기를 부여해 자기 계발을 하게 하는 사람이죠. 이렇게 접근하면 새로운 색깔로 고전을 다룬 책이 나올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고 작가도 흔쾌히 수락했다. “고전은 모양이 없어요. 그러기에 정답이라고 여겨지는 해석이 절대 있을 수 없죠. 기존의 해석과 상관없이 제 방식대로 고전을 해석하면서 스스로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이를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최 대표는 저자가 개그맨이라는 게 선입견으로 작용할까봐 책에 고 작가의 사진은 넣지 않았다고 했다. “제일 고민한 건 ‘책에 대한 책’으로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고전의 내용을 요약하고 이에 대한 해석을 뒤에 붙이는 구성은 안 된다고 판단했어요. 고 작가님은 평소 ‘질문하면 고전이 답을 준다’는 말을 자주 하세요. 그래서 이를 자유롭게 풀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최 대표는 고 작가가 보낸 원고 가운데 3분의 1 가량을 뺐다. 최 대표는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은 대폭 덜어냈다. 전작에서 언급한 건 뺐지만 중요한 내용은 줄여서 넣었다. 문단 배치를 바꾸기도 했지만 문장은 교열 보는 수준으로만 다듬었다”고 했다. 고 작가는 “전혀 아쉽지 않았다. 책의 목차를 짜고 뼈대를 구성하는 건 전적으로 편집자의 몫이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 사이에 이런 신뢰가 생기게 된 건 4,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대표는 고 작가가 다른 출판사에서 2017년 낸 ‘책 읽고 매출의 신이 되다’를 눈여겨봤다. 팟캐스트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에 고 작가가 출연한 회차도 들었다. “내공 있고 가능성이 큰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출간 기획안을 몇 차례 보냈습니다. 2년 간 답이 없었지만 기다렸어요. 어느 날 메일 주소를 보내달라고 하더니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 원고를 보내주셨어요!” 고 작가는 말은 살짝(?) 달랐다. “최 대표님이 집으로 자주 찾아왔어요. 생글생글 웃으며 ‘원고 안 주시면 매일 찾아 올 거예요’라면서요. ‘책 읽고 매출의 신이 되다’를 내기 전에 출판사 30여 곳과 미팅을 한 경험이 있어요. 저는 소제목을 정하고 글 쓰는 건 재밌는데 글의 순서를 배치하는 건 힘들더라고요. 제가 글만 쓰면 얼개를 잘 짜주는 편집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최 대표님이 딱 그런 분이었죠. 집요하게 기다리고 끈기 있게 설득하는 열정도 있고요. 믿음이 갔어요. 서로 너무나 잘 맞아서 이젠 떠나지도 못하겠어요.(웃음)”고 대표는 전작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가 국내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일본, 대만, 베트남, 러시아에 판권이 수출되는 행운이 온 건 최 대표 덕분이라고 책에 썼다. 더 큰 행운을 보는 눈을 가진 최 대표가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를 써 보라고 제안했기 때문이라는 것. 최 대표는 “편집자는 뒤에 있는 사람이기에 책에서 이 내용을 뺄지 여부를 한참 고민했다”며 웃었다. 책은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게 구성했다. “과거에는 한 페이지에 22행 정도 들어갔지만 요즘은 18, 19행 정도 넣어요. 여백도 좀 더 여유 있게 두고 한 챕터에 들어가는 분량도 줄였어요. 책장을 넘기는 맛이 있어야 책 읽는 재미도 더 생기니까요.”(최 대표) 책 제목을 정할 때 특히 고심한 점은 동기를 부여하는 메시지를 담는 것이었다. 최 대표는 “질문을 갖고 책을 읽다보면 책이 답을 준다”며 고 작가가 늘 하던 말에 초점을 맞춰 ‘고전이 답했다’는 큰 제목은 자연스레 정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설명이 좀 더 들어가야 했다. “‘삶의 무기가 되는 고전’ 등을 가제로 했지만 마음에 쏙 들진 않았어요. 그러다 원고에서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다룬 대목 중 ‘어쩌면 내가 마땅히 살아야 할 삶을 살지 않은 건 아닐까?’라는 대목이 묵직하게 다가왔어요. 이를 제목에 반영했죠.”(최 대표)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라는 제목은 이렇게 탄생했다.마케팅을 위해 출간 6개월 전부터 서평단을 모집했다. 규모는 무려 1000명. ‘고독한 북클럽’이라는 이름도 지었다. 캐릭터 ‘고독이’도 탄생했다. 책 출간을 3주 가량 앞두고 1000명에게 샘플북과 노트를 우편 발송하는데 출판사 직원 모두가 며칠간 매달렸다. “서평단으로 1000명을 모을 수 있을지 걱정했어요. 그런데 이틀 만에 600명이 모이는 걸 보고 놀랐어요. 서평단은 보통 수십 명에서 많아도 200명 정도거든요. 통상 책을 미리 보내는데, 이번에는 인원이 많아서 서문과 7개 챕터를 묶은 샘플북을 만들었어요. 서평단엔 작가 친필 메시지를 아침마다 문자로 보냈어요. 책 출간을 앞두고 2000개나 되는 리뷰가 올라오는 걸 보고 감사했습니다. ‘고독한 북클럽’은 ‘고명환과 함께 하는 ○○○’ 이름을 붙여 상설 운영하려고 합니다.”(최 대표) 고 작가는 1000일 넘게 매일 유튜브 ‘고명환tv’에 자기 확신과 바람을 열창하는 ‘아침긍정확언’ 영상을 올린다. 짧은 강의도 담는다. 책 출간일인 8월 26일은 아침긍정확언을 한 지 1000일째 되는 날에 맞췄다. 한데 8월 말은 유명 소설가들과 자기계발 분야에서 인지도가 높은 작가가 새 책을 출간하는 시기였다. 출판계에서는 이런 경우 출간 시기가 겹치지 않도록 조절한다. 하지만 최 대표는 고심 끝에 당초 계획대로 밀고 나갔다.“유명 작가들의 책이 나오는 게 신경 쓰이긴 했지만 독자층이 겹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출간 후 교보문고 MD가 ‘고 작가님의 팬뿐만 아니라 작가님을 잘 모르는 분들도 책을 구매한다. 책이 그 자체로 힘을 가지고 있어 독자층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작가님의 독자는 기존에는 40대가 대부분이었는데 이 책은 20, 30대도 많이 봐요.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을 줄 몰랐어요.”(최 대표) 초판은 고 작가가 1만 권에 친필사인을 했다. 작가가 1만 권에 직접 사인을 하는 건 시간은 물론이고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다. “이전에 5000권에 사인을 해 본 적이 있었는데요, 1만 권은 완전히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7월부터 책을 박스에 넣어 싣고 다니면서 시간 날 때마다 하고 또 해도 안 줄어 들었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독자들이 잉크가 뒷면에 번진 걸 보고 친필 사인이라는 걸 확인해 감동받았다는 글을 많이 올려주셔서 고마웠어요. 출판계에는 류시화 시인이 1만 2000권 사인한 게 최고 기록이라고 하더라고요. 최 대표님이 ‘이 기록 깨보고 싶지 않으세요?’라고 물어봤습니다.(웃음)”추석 연휴 중 하루는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또 하루는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게릴라 사인회도 열었다. 최 대표는 “기존에 뺐던 원고를 더해 확장판을 낼 예정”이라고 했다.고 작가는 “고전을 읽고 스스로 심장이 뒤집어지는 경험을 해야 한다. 내 책은 그런 방향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욕구도 사회가 정한 대로 세뇌당할 수 있습니다. 돈과 성공에 대한 게 대표적이죠. 세상에 끌려 다니지 않아야 합니다. 내가 바라는 게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 짚어봐야 해요. 사회가 주입한 걸 빨리 걷어내고 자신의 진짜 욕망을 찾아낼수록 행복해집니다. 책이 이를 가능하게 하고요. 제가 실제 죽음 앞에 가보며 처절하게 깨달았습니다. 물질적 욕심을 걷어내고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게 그 시작이라는 걸 알게 됐죠. 그러면 돈은 저절로 따라오더라고요.” 고 작가는 항상 책을 3, 4권 갖고 다니며 시간 나는 대로 읽는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프리초프 카프라), ‘과학의 탄생’(야마모토 요시타카),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카를로 로벨리)다. 최 대표는 고 작가가 약속 시간을 꼭 지키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고명환tv는 초반에 조회수가 얼마 안 나오고 새벽에 라방(라이브 방송)을 몇 명 안 볼 때나, 지금처럼 조회수가 늘어나고 라방에 800명 넘게 들어올 때나 작가님이 보여주는 에너지가 같아요. 10명이 있어도 즐겁고 800명이 있어도 즐거워하세요. 그런 진정성이 가 닿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최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수월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다행히 제가 이 시대의 평균치 정도여서 그런지 제가 재미있으면 독자들도 재미있어 해주시는 것 같아요. 숨겨진 저자도 발굴해 같이 성장해 나가고 싶습니다.”고 작가의 꿈은 도서관을 짓는 것이다. “열심히 벌어서 도서관을 지을 겁니다. 평소 도서관에 자주 가는데다 제가 책에서 받은 게 워낙 커서 더 많은 분들이 그런 경험을 했으면 좋겠어요. 가족들도 적극 지지해줬고요. 꼭 지켜봐주세요.”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라곰·2024년)는….개그맨이자 작가인 고명환이 인생에 큰 영향을 준 고전 57권을 골라 자신의 경험과 함께 정리했다. 인문 분야 책이 아니라 자기계발서로 분류돼 있듯이 고전의 내용을 소개하고 분석하기보다는 해당 책이 구체적으로 어떤 깨달음을 주고 삶의 방향을 제시해줬는지 썼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서 가족을 위해 돈을 벌다 벌레가 된 그레고르는 정확히 자신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연극 무대에 서고 싶었지만 서울에 집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좇아 5년 만에 봉천동 빌라를 샀다. 하지만 대학로로 가지 않고 계속 돈을 벌어 석촌호수 옆 아파트를 사는 선택을 했다. 2005년 교통사고로 생이 사흘 남았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서야 방에 갇혀 버린 벌레 같은 처지가 돼 삶을 돌아보게 됐다고 털어놓는다. 왜 그렇게 돈을 벌려고 했는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수는 없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됐다는 것. 기적적으로 살게 된 그는 식당을 운영하고 책을 쓰며 강연하고 있다. 대학로 연극 무대에 서고 뮤지컬도 하는 등 즐겁게 일하며 돈도 벌고 있다. 벌레가 된 순간 인간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며, 내면의 자신과 진정한 대화를 나누라고 말한다.결혼 10주년을 맞아 아내와 신혼여행을 갔던 프라하로 다시 여행 간 그는 작은 커피숍에서 손님과 대화하며 느긋하게 커피를 내리는 사장을 보고 ‘플루타코스 영웅전’을 떠올린다.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주문을 좀 더 빨리 받고 회전율을 높이면 수익을 훨씬 많이 낼 수 있지만 사장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의문을 가진 그는 ‘스파르타인들의 삶이 편안했던 것은 바라는 바가 소박했기 때문이다’는 대목을 보며 정신이 번쩍 든다. 소박의 의미는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안에서 최대한 자신의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임을 깨닫는다. 메밀국수 식당을 운영하는 저자에게 사람들은 왜 프랜차이즈를 공격적으로 확장하지 않느냐고 묻는다고 한다. 처음에 그는 뭔가 잘못하고 있는지 고민했지만 자기만의 속도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장 자크 루소의 ‘에밀’을 읽고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의 불행은 욕망과 능력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것이다’라는 대목을 보며 자신은 600개 프랜차이즈를 할 능력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저자는 현재 식당으로 성공했다. 한데 이 식당을 하기 전 사업에 네 번이나 실패했다. 기준이고 뭐고 없이 열심히 하기만 했단다. 처음 식당을 차렸을 땐 싼 재료만 찾아다녔다. 네 번이나 망하고 나니 이기고 싶어 무작정 서점에 갔고 ‘손자병법’을 발견했다. 그리고 도(道), 천(天), 지(地), 장(將), 법(法)을 알게 됐다. 남을 위한 방향으로 가야하고(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으면 싸우지 말아야 한다(천). 잘 아는 공간에서 싸워야 하고(지), 사람을 볼 줄 알아야 하며(장)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법). 그는 고객에게 이롭게 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현실 공간 뿐 아니라 가상 공간도 제대로 파악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능력 있는 사람을 알아보려면 스스로가 성장해야 하고 한 번 결심한 건 꾸준히 해 나가며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야 결실을 맺을 수 있음을 알게 됐다. ‘도파민네이션’(애나 렘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무라카미 하루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패트릭 브링리) 등 최근 나온 책도 포함시켰다. 저자는 자신에게 평생 도움이 될 책은 출간 시기에 관계없이 고전이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삶에 구체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접근한 ‘생활 밀착형’ 고전 풀이로, 저자만의 시각이 독특하다. 쉽게 이해돼 멀게 느껴졌던 고전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상사맨으로 일하다 캐나다로 이민 가 24년간 살며 느낀 단상과 애환을 담은 ‘내가 사는 캐나다 트렌튼에서는’(김병년 지음·김현정 그림·열린북스)이 8일 출간됐다.저자 김병년 씨(69)가 사는 트렌튼은 토론토에서 동쪽으로 두 시간 정도 떨어진 작은 마을이다. 캐나다에서 자영업을 하는 그는 노을이 번진 하늘, 비에 촉촉하게 젖은 튤립, 풍성한 단풍에 감탄하며 이를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한다. 호수에서 카누를 타는 젊은 아빠와 두 딸, 캠프파이어를 하며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 여름날 길에서 열린 댄스 파티장에서 나이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춤추는 이들 등 평화롭게 삶을 즐기는 캐나다인들을 보며 캐나다가 재미없는 천국이 아니라 ‘제법 재미도 있는 천국’이라고 말한다. 그가 찍은 현지 사진들도 함께 실었다. 평생 조용히 곁을 지킨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도 고백한다. 개발 시대 한국의 무역 현장과 두바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폴란드를 발로 뛰어다닌 숨가쁜 여정도 담았다.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저자의 여동생인 나비작가 김현정(Navikim)의 작품이다. 김현정은 회화, 영상, 설치를 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저자는 김현정에 대해 “뇌졸중으로 쓰러져 10년 가까이 누워계셨던 아버지의 수발을 다 하고 어머니도 지극하게 보살폈다. 대견하고 고맙기도 하지만 오빠로서 가슴이 아프고 미안하기 짝이 없다”고 털어놓는다. 이어 “오랜 시간의 고통을 인내하고 부활하는 나비처럼 나비작가 김현정으로 거듭나는 것 같아 가슴 뿌듯한 기쁨을 느낀다”고 말한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서강대 일반대학원은 부동산학 석·박사과정 2025년 전기 신입생을 모집한다고 7일 밝혔다. 모집 기간은 10월 16~23일이다. 서강대 부동산학 석·박사과정에서는 부동산의 기본적인 개념과 함께 행정적 규제, 법적 보호 등을 다룬다. 교수진은 부동산학 및 관련 학문의 이론 전문가, 도시재생 전문 변호사, 도시계획을 담당한 전직 고위 공무원, 부동산관련 공공기관장 등으로 구성된다. 서강대 경영학, 경제학,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들과도 연계해 학제 간 융합 교육을 한다.특히 2025년 1학기부터는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와 이중학위제를 실시한다. 토플 100점 이상을 받은 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하며 서강대에서 3학기(18학점 이상), 위스콘신대에서 1학기(16학점)를 수강하면 두 대학의 학위를 함께 취득할 수 있다.서강대 부동산학 석·박사 과정은 국제학술대회 및 국내 전문가초청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등 기본 개념부터 최신 기술과 산업 트렌드까지 폭넓게 다룬다. 이상근 서강대 부동산학협동과정 주임교수는 “부동산학은 경제와 사회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학문으로 부동산 개발, 관리, 금융, 법률 등 여러 분야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해 미래 부동산 시장에서 두각을 발휘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일반전형은 서류 심사 및 구술·면접으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서강대 일반대학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푸틴이 벌이는 마지막 전쟁일까, 중국은 어디까지 영토를 확장할까, 독일은 어떻게 유럽의 중심이 됐을까….이들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세계 흐름의 맥을 짚어내야 한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은 이미 우리 일상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데다 그 파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 세계를 알아야 앞으로의 움직임도 예측할 수 있다.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사이)는 지구촌의 움직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저널리스트 에밀리 오브리, 지정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파리 1대학에서 강의하는 프랭크 테타르가 공동 집필한 이 책은 5대륙 28개국 상황을 지도를 통해 보여준다. 지도 제작 전문가 토마 앙사르가 그린 지도 120개를 실었다. 기자와 학자가 함께 썼기에 국제 정세와 각국 역사, 경제 상황 등을 이해하기 쉽다. 지도만 봐도 해당 지역 상황을 주제별로 바로 파악할 수 있다.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는 올해 7월 말 출간된 후 두 달 만에 1만 2000권이 판매되며 단숨에 교보문고 정치사회부문 1위에 올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구소련 공화국의 일부였던 발트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며 나토가 러시아의 서쪽을 압박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그 사이에 자리한 지도는 러시아와 서구권의 충돌을 한 눈에 보여준다. 러시아는 초강대국이었던 소련의 계승자라 여기지만 경제적 어려움, 정치적 다원주의의 부재 등으로 내부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하는 등 대외적으로 강력한 힘을 휘두르며 소련 붕괴로 국민이 느낀 ‘모욕감’을 잊게 해줬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스웨덴과 핀란드도 나토에 가입해 나토 가입국은 30개에서 32개로 늘었다.막대한 양의 가스와 원유가 매장돼 있는 북극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는 러시아, 캐나다, 덴마크를 담은 지도는 자원을 둘러싼 갈등 양상을 압축적으로 확인하게 해준다.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위해 철도, 송유관, 가스관, 해상항로 등을 건설하고 투자를 진행하는 곳이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까지 뻗어 있는 지도로 중국이 노리는 방대한 지역을 파악할 수 있다. 독일이 가운데 자리한 유럽 지도는 독일이 지리적 위치에 경제적 힘이 더해지면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유럽의 중심에 있는 강대국’이 됐음을 보여 준다. 이 책을 출간한 권선희 사이 대표를 서울 마포구 사이 출판사에서 23일 만났다. 권 대표는 민음사와 계열사인 황금가지에서 10년간 편집자로 일한 후 2005년 1인 출판사 사이를 설립했다. 직원을 채용하지 않고 20년 가까이 혼자 일해 왔다. 말 그대로 1인이 꾸려온 출판사다. 권 대표는 지도와 해당 설명을 충실하게 담은 이 책을 찾기 위해 3년 동안 애썼다. 출발점은 그가 2016년 낸 ‘지리의 힘’(팀 마샬 지음·김미선 옮김)이었다. ‘지리의 힘’은 출간 후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으며 지정학 분야의 대표적인 책으로 자리 잡았다.(권 대표는 ‘지리의 힘’을 발굴(?)하는 데도 3년 가량 걸렸다고 한다. 그는 특정 내용이 떠오르면 이를 담은 책을 계속 찾는다고 한다.) “3년 전 인터넷 서점 MD 출신 간부에게 ‘지리의 힘’을 건넸어요. 그러자 ‘제가 지도 덕후예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지도 덕후’라는 말에 꽂히면서 지도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책을 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지리의 힘’은 각 장마다 지도가 앞에 나와서 책을 읽다 궁금하면 앞으로 돌아가야 하거든요. ‘지리의 힘’은 지리가 중심 주제이기에, 이제 지도가 중심인 책을 찾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는 아마존을 비롯해 지리, 지도와 관련된 여러 사이트를 수시로 검색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지도 관련 책을 찾으면 지도 제작에 대한 책이 많이 나왔어요. 나라별 지도와 사진이 중심이고 텍스트는 짧게 나온 책도 있었고요. 지도에 대해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책은 내용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2022년 프랑크푸르트도서전과 런던도서전이 열린 후 주요 책들을 3, 4줄로 짧게 소개한 자료를 받았다. 그 중 영어 제목의 책 ‘비하인드 더 맵’ 소개가 눈에 들어왔다. “‘28개국을 화려한 지도로 보여준다’, ‘지도로 보는 세계사’라고 설명돼 있었어요. 이 내용에 끌리진 않았어요. 프랑스책이 원서여서 프랑스 아마존을 찾아봤죠. 책 판매 순위가 높고 리뷰도 좋더라고요. 책에 나온 지도 이미지도 마음에 들었습니다.”이에 그는 프랑스책 전체 파일을 요청했다. 그는 외국책을 국내 출간할 경우 내용을 모두 확인한 뒤 출간 여부를 판단한다고 한다. “실제 책을 다 봐야 진가를 알 수 있어요. 소개를 보고 기대한 것과는 다른 책이 적지 않으니까요.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도 PDF로 책 전체 내용을 받기 전까지는 비주얼만 좋고 글이 빈약하면 어쩌나 염려됐어요. 국경 분쟁을 나라별로 단편적으로 보여주거나 인포그래픽으로 보여주는 책은 많지만 글이 적으면 한국 독자들은 잘 안 보더라고요. 실제 책 파일을 받아 번역기로 돌려 보니 글 내용이 충실했어요. 분량도 적지 않았고요.”‘지도로 보아야 보인다’는 2021년 프랑스에서 출간됐다.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러시아를 맨 앞으로 배치하고 전쟁에 대한 내용을 담은 개정판이 그 해 다시 나왔다. 국내 출간한 책은 개정판이다.“외서를 검토할 때는 제목도 같이 고민해요. 부제와 띠지 문구도요. 원고에 대해 확신이 들까말까하는데 제목도 딱 떠오르지 않는 책은 결국 출간해도 잘 안 되더라고요. 이 책은 검토하는 중에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라는 제목이 떠올랐어요. 프랑스어 원제는 ‘지도의 이면, 전쟁의 귀환(Le Dessous des cartes. Le Retour de la guerre)‘인데 이걸 그대로 쓸 수는 없었습니다.”(두 저자는 프랑스 방송국 아르테TV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반 ‘Le Dessous des cartes’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내용을 책에 담았다.) 출간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진 후 며칠 더 고민했다.“책을 낼 때마다 출간해도 진짜 후회 없을지 2, 3일간 계속 생각합니다. 제 안에서 일종의 숙성 단계를 거친다고 할까요. 오롯이 혼자 책임을 져야 하니까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거든요.”한편으로는 ‘지리의 힘’이 마음에 걸렸다. “혹시 ‘지리의 힘’에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됐어요. 출판사의 기둥 같은 책인데 이를 무너뜨리는 건 아닌가, 비슷한 책을 내서 제 살 깎아먹기를 할까봐 염려됐죠. ‘지리의 힘’에 대해 지도가 적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내부 경쟁이 벌어지진 않을까, 온갖 생각이 다 들었어요.”결국 출간하기로 결정했다.“‘지도로 보아야 보인다’는 특정 국가나 지역에 치우치지 않고 전 세계를 포괄하며 객관적으로 조망한 책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판권을 구매하려는 국내 출판사는 없어서 높지 않은 가격에 판권 계약을 했다. 제작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120개나 되는 지도별로 나라, 도시, 강, 산맥 등 이름을 깨알같이 넣어야 했다. “보통 번역을 먼저 하고 디자인 작업은 후반에 하는데 이 책은 번역과 지도 그래픽 작업을 1년간 같이 진행했어요. 디자인 담당자가 지도 위에 명칭 하나하나를 우리말로 넣어야 해서 ‘인형 눈 붙이듯이 했다’고 말하더라고요. 일명 ‘마우스 노가다’를 엄청 했죠.” 권 대표도 표기를 여러 차례 확인했다. 군사 용어는 익숙하지 않아 더 신경 썼다.“작디작은 글씨를 일일이 확인하다 진짜 토 나오는 줄 알았어요. 나중엔 내가 지도인지 지도가 나인지 구분이 안 되더라고요.(웃음)”마지막 관문은 표지에 넣을 지도를 선택하는 것이었다.(파란색 바탕에 제목을 배치한 프랑스 원서의 표지는 딱딱하고 밋밋한 느낌을 준다.) “고퀄리티의 지도가 있다는 걸 표지로 보여줘야 했어요. 멋진 지도가 많아 쉽게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더라고요. 특정 지역만 강조한 건 대표성이 떨어지고, 세계 전체 지도는 벙벙하게 보였어요. ‘풍요 속의 빈곤’이었죠.(웃음) 20개 시안을 뽑은 뒤 추려내서 최종 2개를 골랐고, 거래처 관계자와 가족들에게 물어본 결과 중동을 중심으로 유럽, 중앙아시아, 아프리카가 담긴 현재 표지로 결정했습니다.”책은 프랑스책보다 크게 만들어 글이 여유 있게 배치되게 했다. 책은 나오자마자 독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리뷰에는 ‘어릴 때 사회과부도를 좋아해 휴일마다 보는 게 취미였다.’, ‘사회과부도를 곁에 두고 보며 즐거워했던 추억이 떠오른다’는 내용이 꽤 있다. ‘아이와 같이 보기 좋았다’, ‘지구본과 함께 보니 더 재밌었다’는 글도 있다.“지정학에 관심 있는 40~60대 남성들이 많이 보셨어요. 20, 30대 독자도 30% 가량 되고요. 지정학을 다룬 다른 책에 비해 젊은 독자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출간 이벤트로 세계지도를 증정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독자들 중에 ‘지도 덕후’가 많은 것 같아요.” 권 대표는 내용으로 승부하는 책을 계속 만들겠다고 했다.“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 책보다는 내용이 가진 힘 자체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독자들이 입소문을 내주고 서로 권하는 책이야말로 긴 생명력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사이·2024년)는….프랑스 저널리스트 에밀리 오브리, 정치학자 프랭크 테타르가 5대륙 28개국 상황을 120개 지도와 함께 보여주며 세계의 흐름을 설명한다. 원제는 ‘Le Dessous des cartes. Le Retour de la guerre‘. ‘지도의 이면, 전쟁의 귀환’이라는 뜻이다. 프랑스 방송국 아르테TV에서 매주 토요일 ‘Le Dessous des cartes’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두 저자는 방송 내용을 책으로 정리했다. 지리적 위치는 각국 정치, 경제, 외교 등에서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기에 국제적 상황을 넓은 시야에서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제일 먼저 다뤘다. 저자들은 이 전쟁이 푸틴의 마지막 전쟁이 될지 질문하며 러시아 상황을 살펴본다. 푸틴은 소련 붕괴를 “지난 세기의 가장 커다란 지정학적 재앙”이라며 초강대국이었던 소련의 위상을 되찾으려 한다. 이는 경제적 빈곤, 독재로 인한 내부 불만을 밖으로 돌리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를 합병하자 러시아에서 푸틴의 인기가 높아진 건 소련 붕괴와 1990년대 혼란스러운 격동기가 러시아 국민에게 준 ‘모욕감’을 잊게 해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하지만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는 등 서구권이 러시아의 서쪽 국경까지 바짝 다가오자 러시아의 위기감은 고조된다. 나토를 미국의 군대처럼 여기는 러시아와 나토 가입국들 사이에 우크라이나가 자리한 지도는 이런 상황을 또렷하게 보여준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자국 영토를 지키는데 완충지대 역할을 하는데다 러시아의 역사적 발상지로 여겨진다고 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는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탄핵되는 등 친러 성향 정치인에 대한 반발이 거셌다. 이에 푸틴은 러시아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친러 분리주의 운동을 지원해 양측 간 충돌이 이어졌다. 북극해를 둘러싼 갈등도 만만치 않다. 북극에는 전 세계 원유 매장량의 13%와 아직 개발되지 않은 가스의 30%가 매장돼 있다. 북극해는 러시아, 미국, 캐나다, 덴마크가 영유권을 나눠 갖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거대 해저 산맥인 로모노소프 해령까지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해 다른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로모노소프 해령이 러시아와 동일한 대륙붕 위에 있다는 사실을 내세우는 것. 북극해 지도를 보면 이 같은 국가 간 갈등 상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독일은 전쟁을 일으킨 국가이기에 경제적 성장만을 추구했다. 유럽의 중심에 자리 잡은 까닭에 유럽 국가들과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교류하며 유럽을 안정화하는데 기여했다. 유럽중앙은행 등 유럽연합의 여러 제도도 만들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독일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유럽의 중심에 있는 강대국’이 됐다.중국이 급속한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미국과 맞서며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건설하고 있는 도로, 철도, 가스관, 송유관을 비롯해 해상 항로는 아시아,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까지 뻗어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도 중국이 설비 투자를 한 항구가 있는 나라는 스리랑카, 파키스탄, 케냐, 탄자니아 등 상당수다. 지리적으로 아시아에 훨씬 가까운 오스트레일리아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중국은 최대 교역국으로 경제적 이익이 달려 있고, 미국은 동맹국으로서 안보를 협의해야 한다. 저자들은 오스트레일리아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점점 더 힘들어질 것으로 봤다. 중국이 남태평양 섬국가들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하면서 그동안 해당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오스트레일리아와 직접적인 경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 중국, 일본, 홍콩 등과 함께 북한을 다룬 것도 눈길을 끈다. 우리에겐 익숙한 내용으로, 북한의 핵시설 위치를 보여주며 북한이 최후의 보험인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책은 순서에 상관없이 관심 있는 지역을 찾아보면 된다. 단편적으로 다가왔던 국제 이슈가 어떤 상황에서 발생했는지 큰 물줄기 안에서 파악할 수 있다. 국제적 흐름을 차근차근 살펴보면 앞으로의 변화 방향을 가늠하는 안목을 키우는 데 밑바탕이 될 듯 하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삼성증권은 고객이 고른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원하는 날마다 원하는 만큼 자동으로 모을 수 있는 ‘주식 모으기’ 서비스를 올해 8월에 시작했다. 고객이 사용하던 종합계좌, 외화은행연계계좌,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원하는 종목, 금액이나 수량, 매수 주기를 설정하면 자동으로 매수 주문이 실행된다.대상 주식은 국내 주식(ETF 포함) 뿐 아니라 10개 국가의 주식(ETF, 상장지수증권(ETN) 포함)이다. 10개 국가는 미국 중국 홍콩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포르투갈이다. 삼성증권 모바일 앱 엠팝(mPOP)이나 삼성증권 지점을 통해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다. 주식 모으기 서비스는 △적립하고 싶은 종목을 선택하고 △매수 금액 또는 수량, 주기, 적립기간을 정하는 단계를 통해 등록할 수 있다. 한 번에 한 개의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 여러 건의 주식 모으기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후 ‘나의 모으기 현황’에서 매입한 종목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조회시점까지 모은 수량과 금액, 평균 매수 가격이 나온다. 또 ‘공유하기’를 통해 카카오톡으로 친구나 지인에게 알리거나 주식 모으기를 추천할 수도 있다. ‘관리하기’를 이용하면 당초 설정한 모으기 규칙을 변경하거나, 쉬어가기도 가능하다. 삼성증권은 “주식을 정기적으로 자동 매입하고 싶거나 다양한 종목에 꾸준히 투자하고 싶은 경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증권은 중개형 ISA를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25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이달 말까지 하고 있어, 중개형 ISA에서 주식 모으기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삼성증권 ‘중개형ISA 절세응원’ 이벤트는 △웰컴 이벤트 △스타트업 이벤트 △레벨업 이벤트 △붐업 이벤트까지 총 4가지다. 타사에서 이전한 금액은 2배로 인정된다.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웰컴 이벤트는 기간 내에 처음 중개형 ISA를 개설할 경우 5000원 상품권, 개설 후 100만 원 이상을 순입금하면 1만 원 상품권을 지급한다. 단, 상품권 5000원 권 혜택과 1만 원 권 혜택은 중복 지급이 안 된다.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스타트업 이벤트는 올해 8월 30일 기준 삼성증권 중개형 ISA 잔고 100원 이하 고객이 기간 내 중개형 ISA에 100만 원 이상∼1000만원 미만을 순입금하면 1만 원 상품권을 지급한다. 레벨업 이벤트는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중개형 ISA에 순입금한 금액에 따라 상품권을 지급한다. 1000만 원 이상은 상품권을 3만 원부터 단계적으로 지급해 9000만 원 이상은 25만 원까지 준다. 붐업 이벤트는 중개형 ISA에서 온라인으로 100만 원 이상 국내주식, ETF 및 ETN, 채권(RP포함), 파생결합증권(ELS ELB DLS DLB 등), 펀드를 매수하면 추첨을 통해 현금 혹은 상품권을 지급한다. 현금 30만 원은 2명에게 주며 5만 원 상품권(5명), 치킨쿠폰(10명)도 지급한다.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중개형 ISA 이벤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삼성증권 홈페이지나 엠팝(mPOP)을 참고하면 된다.삼성증권은 “8월 말 ‘주식 모으기’ 서비스를 시작한 후 이달 18일 기준 가장 인기 있는 모으기 종목을 분석한 결과 국내 주식은 삼성전자, 미국 S&P500 ETF이며 해외 주식은 엔비디아, 애플 등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모으기 주식’ 순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삼성증권은 “주식 모으기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사람마다 꿈꾸는 세상은 각기 다르다. 그러기에 자신이 그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아가다 격렬하게 충돌하기도 한다. 이상적인 방향이라고 믿고 이를 향해 간 이들을 조명한 뮤지컬과 전시가 열리고 있다.》뮤지컬 ‘경종수정실록’꿈꾸는 세상을 향한 세 남자의 질주조선 20대왕 경종. 왕위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인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기면증을 앓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왕권은 더 흔들린다. 왕위를 노리는 이복동생 연잉군(훗날 영조)은 경종을 압박해 온다. 사관 홍수찬은 이들 두 형제의 역사를 묵묵히 기록한다.2019년, 2021년에 이어 세 번째 공연되는 창작 뮤지컬이다. 조선 군주 중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은 경종을 비추며 왕의 역할과 형으로서의 입장이 충돌하며 터져 나오는 파열을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왕자로 태어나 왕이 되지 못하면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운명에 맞서 몸부림치는 연잉군의 내면도 설득력 있게 그렸다. 마음 한 곳 붙인 데 없는 경종이 기대려 하지만 그 때마다 거리를 두는 홍수찬의 알 수 없는 속내도 궁금증을 더한다.3인극으로, 배우들은 각자 처한 복잡한 입장을 공감할 수 있게 풀어낸다. 팽팽하게 당겨지면서도 무대를 안정감 있게 채우는 삼각형을 떠올리게 한다. 경종 역은 주민진 박규원 유승현이 맡았다. 연잉군은 김지온 박준휘 홍기범이 연기한다. 홍수찬 역에는 강찬 유태율 이진혁이 발탁됐다.주민진은 유약해 보이지만 힘이 없으면 포용하는 정치가 불가능함을 깨닫고 왕권을 흔드는 노론 세력을 하나하나 누르며 강단 있게 나아가는 경종을 몰입도 있게 연기한다. 강력한 군주였던 아버지 숙종, 아버지에게 사사된 생모(장희빈)에 대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홍기범은 자신만만한 듯하지만 낮은 신분 출신인 생모(숙빈 최씨) 때문에 움츠러드는 연잉군을 호소력 있게 연기한다. 유태율은 속마음을 꾹꾹 누르다 예상치 못한 행보에 나서는 홍수찬을 매끄럽게 그렸다.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정치 상황이 급물살을 타며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가운데 세 인물의 복잡한 속내를 입체적으로 비춘다. 충돌을 거듭하다 가혹한 운명 앞에서 경종과 연잉군이 비로소 속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 많다. 극의 흐름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넘버들도 작품에 힘을 더한다. 경종이 “나를 꿈꾸게 하라”며 반복해 부르는 대목은 오래도록 귓가를 맴돈다.11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티오엠 1관. 5만∼7만 원. 전시‘리얼 뱅크시’(REAL BANKSY: Banksy is NOWHERE)현실을 비트는 기발한 상상력“뱅크시 당했다(Banksy-ed).”2019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서 뱅크시의 작품 ‘풍선을 든 소녀’가 104만 2000파운드(약 17억 원)에 낙찰된 후 그림이 액자 아래로 저절로 내려가며 파쇄되는 사건이 벌어지자 나온 말이다. 뱅크시가 미리 액자에 장치를 설치해 벌인 퍼포먼스였기 때문이다. 영국 출신의 ‘얼굴 없는 화가’인 뱅크시는 스스로를 ‘아트 테러리스트’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과 퍼포먼스 영상 등 130여 점으로 구성됐다. 국내에서 열린 뱅크시 전시 중 최대 규모다. ‘꽃 던지는 소년’(2003년), ‘몽키 퀸’(2003년), ‘네이팜’(2003년), ‘행복한 헬리콥터’(2003년), ‘펄프 픽션’(2004년) 등 유명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풍선을 든 소녀’는 소더비 경매장에서 파쇄된 작품이 아닌 다른 에디션이 전시돼 있다. 뱅크시는 정체를 숨기고 활동하기에 뱅크시가 설립한 인증기관인 ‘페스트 컨트롤’을 통해 진품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에선 페스트 컨트롤의 공식 인증을 받은 뱅크시 작품 29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에는 인포그래픽을 통해 1990년대 영국 브리스톨을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해 세계 곳곳의 거리, 건물 외벽 등에 그래피티를 남긴 뱅크시의 활동을 정리했다. 불법이며 저급하다고 인식된 그래피티를 대중적이며 의미 있는 예술로 끌어올린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총 4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지하 4층에서부터 한 층씩 올라오며 감상하면 된다. ‘몽키 퀸’은 영국 여왕을 원숭이로 풍자한 작품이다. 태어나면서 왕족, 귀족 등 신분이 정해지는 구조를 비꼬았다. ‘행복한 헬리콥터’는 인명 살상용으로 동원된 헬리콥터에 귀여운 분홍색 리본을 달아 전쟁을 비판한다. 뱅크시의 작품에는 쥐가 많이 등장한다. 쥐는 노숙자, 부랑자, 이민자 등 사회 곳곳에 존재하지만 외면 받는 사람들을 의미한다.폭력, 전쟁, 제도적 억압, 자본주의의 폐해에 반대하는 뱅크시는 현실을 기발하게 비튼 작품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유머러스하게 전한다.10월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그라운드서울. 성인 2만 원. 어린이 청소년 1만5000원. Goldengirl 독자를 초대합니다독자 20명(10쌍)에게 공연 및 전시 관람 기회를 드립니다. 동아일보 골든걸 인스타그램 ‘동아일보 골든걸(@goldengirl_donga)’에서 응모해주세요. 문의: goldengirl@donga.com뮤지컬 ‘경종수정실록’R석 7만 원 상당 10명(5쌍)전시 ‘리얼 뱅크시’2만 원 상당 10명(5쌍)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설화수를 다양한 방식으로 체험하고 오설록을 오감으로 즐기는 공간이 있다. 오설록을 보다 새롭게 음미할 수 있는 곳도 눈길을 끈다.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연구 여정을 입체적으로 조망한 전시도 열리고 있다.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아모레퍼시픽의 공간들을 살펴본다.전통과 현대 조화 속 설화수-오설록서울 종로구 북촌에 ‘설화수 북촌 플래그십 스토어’와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이 있다. 두 매장은 1930년대 한옥과 1960년대 양옥, 정원까지 약 300평(992㎡) 규모다. 한옥 기둥과 서까래, 지붕 원형을 그대로 살렸고 전면은 유리로 만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한옥의 우아함과 현대 건축물의 세련미를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한옥과 양옥 일부 공간에 마련된 설화수 북촌 플래그십 스토어는 방문자를 환대하며 맞이하는 ‘집’으로서의 정체성을 담았다. 먼저 한옥 응접실에서는 인삼 달고나를 맛볼 수 있다. 세면대에서 손을 씻은 후 윤조에센스의 향을 느끼며 도예가 작업실을 구현한 공작실로 향하게 된다. 공작실에는 윤조에센스와 백자가 만난 ‘윤조에센스 백자 에디션’을 만날 수 있다. 전통의 아름다움을 소품으로 표현한 미전실을 지나면 다양한 메이크업 제품으로 구성된 단장실에 이른다. 중정으로 연결된 양옥에 들어서면 이 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상품으로 구성한 공간이 나온다. 설화수 제품을 체험하는 ‘부띠끄 원’과 상품을 추천하는 ‘부띠끄 윤’도 있다. 선물 포장 서비스 지함보도 운영한다. 계단을 오르면 설화수 브랜드의 정체성을 반영한 글, 음악, 소품을 즐기는 설화살롱이 나온다. 설화살롱 앞 설화정원은 향나무, 석탑, 석등으로 꾸며 산책하기 좋다.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은 양옥 1∼3층에 마련했다. 매장에 들어서면 처음 만나게 되는 ‘차향의 방(Tea Atelier)’에서는 신선한 차향을 느낄 수 있다. 티 마스터가 블렌딩한 시그니처 티가 있다. 전문가의 차 큐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담은 잎차를 구매할 수 있다. 오설록 제품을 비롯해 차향이 나는 디퓨저와 비누도 판매한다. 2층 ‘찻마루(Tea Lounge)’에서는 오설록 전용 다구를 사용해 제주 화산암반수로 우려낸 차를 맛볼 수 있다. 한국의 식재료를 활용한 시그니처 티푸드도 있다. 기와무늬 녹차 찰와플 플레이트와 4색 디핑 라이스 디저트가 있다.3층에는 ‘가회다실(Tea Room)과 ‘바설록(Bar Sulloc)’이 있다. 기쁘고 즐거운 모임이라는 의미를 담은 가회다실에서는 차우림 수업을 즐길 수 있다. 바설록에서는 바텐더들이 만든 무알콜 티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티 칵테일은 오설록의 순수차, 가향차, 허브차의 베이스로 다양한 풍미를 지닌다. 티 칵테일은 미니 티푸드 플레이트와 함께 제공한다.고급스럽게 즐기는 오설록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에 위치한 ‘오설록 1979’가 재단장해 문을 열었다. 1979년 척박한 제주 땅을 녹차밭으로 일궈낸 후 오설록이 걸어온 길과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오설록 1979는 프리미엄 티룸으로, 고감도 찻자리 경험을 선사한다”고 밝혔다. 오설록 1979는 수직 형태의 가구에 1979년부터 사용해 온 브랜드 틴캔을 전시해 웅장한 느낌을 준다. 상부에는 대형 스피커를 설치했다. 티룸 내 퍼지는 은은한 차향과 별도로 제작한 시그니처 플레이리스트 곡을 들을 수 있다. 오설록 1979 한정 메뉴도 새롭게 구성했다. 오설록 티마스터가 개발한 무알코올 티 칵테일과 차광방식으로 재배한 찻잎으로 만든 말차를 선보인다. ‘1979 애프터눈 티 세트’는 제주 산, 들, 바다의 식재료가 어우러진 핑거푸드와 디저트로 구성했다. 오설록은 12월까지 애프터눈 티 세트를 구입한 고객과 영수증 리뷰 고객을 대상으로 소프트 아이스크림 쿠폰을 제공한다. 70년 화장품 연구 여정을 한 눈에아모레퍼시픽은 70년간 화장품을 연구해 온 역사를 담은 ‘뷰티 과학자의 집’ 전시를 열고 있다. 서울 종로구 북촌로 뷰티 과학자의 집에서 올해 10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아모레퍼시픽은 1954년 한국 화장품 업계에서 처음 연구소를 설립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전시에 대해 “피부 및 화장품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과정을 비롯해 화장품 원료와 첨단 기술을 살펴보고 화장품 연구원도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시장 1층에 마련한 ‘뷰티 과학자의 서재’에는 아모레퍼시픽 R&I 센터에서 사용하는 도서, 연구원들이 출간한 논문이 있다. 스킨케어 연구실을 재현한 ‘스킨 뷰티랩’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연구해 온 각종 원료와 주요 기술, 피부 및 헤어 연구, 맞춤형 뷰티 디바이스를 볼 수 있다. 2층 ‘컬러 뷰티랩’은 메이크업 화장품 관련 연구를 살펴보는 공간이다. ‘컬러 아뜰리에’는 색조 연구원이 영감을 얻고 연구하는 장소로 구성했다. 메이크업 제품의 발색력, 밀착력, 지속성, 인종별 피부색에 관한 연구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여러 파운데이션 제품 중 본인의 피부색에 가장 잘 맞는 색상을 찾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전시장 바깥 실외에는 인삼을 비롯해 제품에 활용하는 여러 원료 식물을 심었다. 관람객은 화장품 연구원을 만나 연구 분야에 대해 설명을 듣고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다. 전시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열린다. 월요일은 휴무. 아모레퍼시픽은 “앞으로 연구 클래스를 운영하며 심도 깊은 연구에 대해 설명하고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사람마다 꿈꾸는 세상은 각기 다르다. 그러기에 자신이 그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아가다 격렬하게 충돌하기도 한다. 이상적인 방향이라고 믿고 이를 향해 간 이들을 조명한 뮤지컬과 전시가 열리고 있다.●뮤지컬 ‘경종수정실록’… 꿈꾸는 세상을 향한 세 남자의 질주조선 20대왕 경종. 왕위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인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기면증을 앓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왕권은 더 흔들린다. 왕위를 노리는 이복동생 연잉군(훗날 영조)은 경종을 압박해 온다. 사관 홍수찬은 이들 두 형제의 역사를 묵묵히 기록한다.2019년, 2021년에 이어 세 번째 공연되는 창작 뮤지컬이다. 조선 군주 중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은 경종을 비추며 왕의 역할과 형으로서의 입장이 충돌하며 터져 나오는 파열을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왕자로 태어나 왕이 되지 못하면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운명에 맞서 몸부림치는 연잉군의 내면도 설득력 있게 그렸다. 마음 한 곳 붙인 데 없는 경종이 기대려 하지만 그 때마다 거리를 두는 홍수찬의 알 수 없는 속내도 궁금증을 더한다. 3인극으로, 배우들은 각자 처한 복잡한 입장을 공감할 수 있게 풀어낸다. 팽팽하게 당겨지면서도 무대를 안정감 있게 채우는 삼각형을 떠올리게 한다. 경종 역은 주민진 박규원 유승현이 맡았다. 연잉군은 김지온 박준휘 홍기범이 연기한다. 홍수찬 역에는 강찬 유태율 이진혁이 발탁됐다. 주민진은 유약해 보이지만 힘이 없으면 포용하는 정치가 불가능함을 깨닫고 왕권을 흔드는 노론 세력을 하나하나 누르며 강단 있게 나아가는 경종을 몰입도 있게 연기한다. 강력한 군주였던 아버지 숙종, 아버지에게 사사된 생모(장희빈)에 대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홍기범은 자신만만한 듯하지만 낮은 신분 출신인 생모(숙빈 최씨) 때문에 움츠러드는 연잉군을 호소력 있게 연기한다. 유태율은 속마음을 꾹꾹 누르다 예상치 못한 행보에 나서는 홍수찬을 매끄럽게 그렸다.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정치 상황이 급물살을 타며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가운데 세 인물의 복잡한 속내를 입체적으로 비춘다. 충돌을 거듭하다 가혹한 운명 앞에서 경종과 연잉군이 비로소 속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 많다. 극의 흐름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넘버들도 작품에 힘을 더한다. 경종이 “나를 꿈꾸게 하라”며 반복해 부르는 대목은 오래도록 귓가를 맴돈다. 11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티오엠 1관. ●전시 ‘리얼 뱅크시’(REAL BANKSY: Banksy is NOWHERE)…현실을 비트는 기발한 상상력“뱅크시 당했다(Banksy-ed).”2019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서 뱅크시의 작품 ‘풍선을 든 소녀’가 104만 2000파운드(약 17억 원)에 낙찰된 후 그림이 액자 아래로 저절로 내려가며 파쇄되는 사건이 벌어지자 나온 말이다. 뱅크시가 미리 액자에 장치를 설치해 벌인 퍼포먼스였기 때문이다.영국 출신의 ‘얼굴 없는 화가’인 뱅크시는 스스로를 ‘아트 테러리스트’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과 퍼포먼스 영상 등 130여 점으로 구성됐다. 국내에서 열린 뱅크시 전시 중 최대 규모다. ‘꽃 던지는 소년’(2003년), ‘몽키 퀸’(2003년), ‘네이팜’(2003년), ‘행복한 헬리콥터’(2003년), ‘펄프 픽션’(2004년) 등 유명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풍선을 든 소녀’는 소더비 경매장에서 파쇄된 작품이 아닌 다른 에디션이 전시돼 있다. 뱅크시는 정체를 숨기고 활동하기에 뱅크시가 설립한 인증기관인 ‘페스트 컨트롤’을 통해 진품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에선 페스트 컨트롤의 공식 인증을 받은 뱅크시 작품 29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에는 인포그래픽을 통해 1990년대 영국 브리스톨을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해 세계 곳곳의 거리, 건물 외벽 등에 그래피티를 남긴 뱅크시의 활동을 정리했다. 불법이며 저급하다고 인식된 그래피티를 대중적이며 의미 있는 예술로 끌어올린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총 4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지하 4층에서부터 한 층씩 올라오며 감상하면 된다. ‘몽키 퀸’은 영국 여왕을 원숭이로 풍자한 작품이다. 태어나면서 왕족, 귀족 등 신분이 정해지는 구조를 비꼬았다. ‘행복한 헬리콥터’는 인명 살상용으로 동원된 헬리콥터에 귀여운 분홍색 리본을 달아 전쟁을 비판한다. 뱅크시의 작품에는 쥐가 많이 등장한다. 쥐는 노숙자, 부랑자, 이민자 등 사회 곳곳에 존재하지만 외면 받는 사람들을 의미한다.폭력, 전쟁, 제도적 억압, 자본주의의 폐해에 반대하는 뱅크시는 현실을 기발하게 비튼 작품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유머러스하게 전한다. 10월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그라운드서울.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일하거나 책을 보다 수시로 스마트폰에 손이 간다. 소셜미디어를 확인하고 링크의 파도를 타고 여기저기 누비다 보면 아뿔싸! 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하던 거 얼른 해야지’ 결심해도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멀리 두거나 서랍에 넣어놓고 집중하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 ‘어, 이거 내 이야긴데?’라는 생각이 드는가. 당신 뿐만이 아니다. 현대인 대다수가 겪는 현상이다. 의지가 약하다고 스스로를 탓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외치는 이가 있다. ‘도둑맞은 집중력’(어크로스)의 저자인 영국 기자 요한 하리는 사람들이 집중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인 요인을 파헤친다.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거대 테크 기업은 수많은 직원에게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더 오래 머물게 만드는 치밀한 방안을 고안하라고 끊임없이 주문한다. 과도한 노동으로 인한 수면 부족, 수입 감소나 해고에 대한 불안으로 고조되는 스트레스도 한 몫 한다. 순식간에 혈당 수치를 높이곤 얼마 안 돼 이를 급락하게 만드는 가공식품,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해 흥미를 잃게 하는 교육까지, 집중력을 빼앗아가는 ‘도둑들’이 사방에 포진해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런 구조를 들여다보면 오랜 시간 집중하는 이가 신기하게 여겨질 정도다.뉴욕타임스(NYT),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가디언 등에 기고해 온 저자는 미국 캐나다 러시아 호주 덴마크 등 3만 마일을 이동하며 각국의 분야별 전문가를 250명 넘게 만났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지난해 4월 국내 출간된 ‘도둑맞은 집중력’은 집중력 하락으로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지난달 말까지, 1년 4개월간 30만 권이 판매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지금도 한 달 평균 1만 권이 나가고 있다.이 책의 편집자인 강태영 어크로스 차장(38)을 10일 서울 마포구 어크로스 출판사에서 만났다. 강 차장은 “독자들이 이처럼 호응할 줄은 몰랐다”며 “놀랍고 신나는 경험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시작은 어크로스에서 책을 낸 한 일간지 기자의 추천이었다. 2022년 미국 영국 등에서 출간된 이 책에 대한 현지 리뷰를 본 기자는 “개인이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을 담은 기존 책과는 결이 다르다”며 출간을 검토해보라고 권했다. 강 차장이 아마존에서 리뷰와 원서 내용을 확인해보니 흥미로웠다. “해외에서 출간되기 전 국내 출판사에도 제안서가 왔지만 눈여겨보진 않았어요. 저자의 책이 이전에 국내에 나온 적이 있는데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거든요.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이미 여러 권 나왔고요. 그런데 책 내용을 보니 기존에 나온 집중력 관련 책들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판권 구매가 가능한지 급히 알아봤죠. 마감까지 이틀 밖에 안 남았더라고요.”당초 예상한 책 판매량은 3만 권이었다. “뉴욕타임스(NYT) 베스트셀러인데다 주요 매체에서 호평을 받았고, 저자 스스로가 아이폰과 맥북을 사용하지 않고 완전한 오프라인 상태로 3개월을 보내기 위해 미국 작은 바닷가 마을로 가서 지낸 이야기 등 개인의 경험이 생생하게 녹아있었어요. 수많은 전문가를 만나 확인한 연구 결과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이 느껴졌죠. 한데 한국 독자에게는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솔직히 확신이 서진 않았습니다.” 먼저 제목을 우리말로 어떻게 지을지 고민했다. 원제는 ‘Stolen Focus‘. 번역하면 ‘빼앗긴 주의력’ 정도가 된다. “‘빼앗긴 주의력’은 눈에 확 띄거나 가슴에 와 닿지 않았어요. 위기의식을 건드리는 단어를 찾아야 했죠. 김하현 번역가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제목을 뽑아냈습니다.” 표지 디자인은 사람이 있고 집중력이 흩어지는 그림을 여러 개 시도했다. “충격적인 느낌을 담고 싶었는데 그림으로는 표현이 잘 안 되더라고요. 형광 주황색 바탕에 한글 제목이 위에, 영어 제목이 아래에 있고 글씨들이 흩어져 날아가는 지금 표지는 B컷이었어요. 바탕색으로 형광 초록색도 고민했는데 주황색이 눈길을 더 끈다고 판단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 해외 매체와 애덤 그랜트(‘싱크 어게인’ 저자, 와튼스쿨 조직심리학 교수), 오프라 윈프리, 힐러리 클린턴 등 유명 인사의 호평이 많아 국내 유명인사의 추천사는 받지 않았다. 책은 출간되자마자 호응을 얻었다. 공감 가는 문장을 밑줄 긋거나 형광펜으로 칠한 뒤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독자가 많았다. ‘나는 살면서 트위터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활동했을 때(팔로어와 리트윗의 측면에서)가 인간으로서 가장 쓸모없을 때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때의 나는 관심이 필요했고, 지나치게 단순했으며, 독설을 잘 퍼부었다’, ‘나는 책을 한가득 사놓고는 죄책감을 느끼며 곁눈질로 바라보곤 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트윗 하나만 더 올리고’가 대표적이다. 독자들은 “진심 뼈 때리는 썰”이라고 썼다.강 차장이 ‘18시간 내내 깨어있다면(아침 6시에 일어나 자정까지 깨어있다면) 하루가 끝날 무렵의 반응 속도는 혈중알코올농도가 0.05일 때와 같다’는 연구 결과를 쓴 책 속 문장을 올리자 조회수는 109만 회를 기록했다. 책을 읽고 트위터를 그만둔 이도 적지 않다. “‘도둑맞은 집중력’을 잃고 트위터를 중단했다가 돌아왔다”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트친’이 없어지면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고 사라졌나보다”라고 했다. “도서관에 대출 신청을 했는데 1년 기다려야 한다”며 고 호소하는 사람도 많았다. 유명 유튜버가 저자를 인터뷰하고 싶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데이터과학자인 한국인 유튜버 ‘돌돌콩’이 저자를 인터뷰한 영상이 지난해 7월 공개됐다. 2개월 뒤인 지난해 9월 조승연 작가가 저자를 인터뷰한 영상도 올라왔다. 책 판매량은 두 배 가량 치솟았다.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스마트폰 중독에서 탈출하려는 가수 코드 쿤스트(코쿤)가 10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심한 후 금단 증상에 몸부림치는 모습이 지난해 8월 소개되는 등 ‘디지털 디톡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사회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독자들이 제목 ‘도둑맞은 집중력’을 ‘집중맞은 도둑력’으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아 웃음을 터뜨리게 하자 밈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에 ‘집중맞은 도둑력’이라고 쓴 책 커버를 별도로 제작한 ‘페이크 커버 에디션’을 만들었다. 검정색 바탕의 이 커버는 원래 책 표지에 씌우고 벗길 수 있다.“페이크 커버 에디션은 하루가 채 안 돼 1500개가 다 나갔어요. 추가 제작하는데 일주일이 걸려서 독자들이 기다려야했죠. 총 5000권이 모두 판매됐어요. 독자들이 이 책을 가지고 놀이처럼 즐기는 게 재미있고 또 고마웠어요.” 여름 휴가철을 맞아 표지에 얼음 디자인을 넣어 만든 ‘아이스 에디션’도 1만 5000권이 나갔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종로구의 서점 ‘북살롱 텍스트북’에서 한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각자 보고 싶은 책을 읽는 ‘집중력 도둑 잡는 날’ 행사를 열었다. 토요일 오전 9시 반에 시작했는데도 성황을 이뤘다. 참가자들은 ‘집에서 혼자 했으면 못 했을 것 같다’, ‘한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 ‘행복하고 뿌듯했다’는 후기를 남겼다. 이어 김겨울 작가가 ‘잃어버린 집중력을 찾아서’를 주제로 강의했다. “참가자들이 책 읽는 모습을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어서 드렸어요. 떡케익과 따뜻한 차도 준비했고요. ‘디지털 디톡스’를 하며 한 해를 마무리하자는 취지로 마련했습니다.” 책을 주로 구입한 이는 20, 30대 여성이라고 한다. 책을 가장 많이 사는 그룹이 40대 여성임을 고려하면 젊은층의 호응이 더 컸던 것. 집중력을 뺏는 여러 요인 중 각자 상황에 따라 관심을 보이는 부분이 달랐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는 아이들이 늘어난 건 마음껏 뛰어놀며 좋아하는 것을 찾아 자연스레 몰입할 기회를 뺏긴 채 주입식 교육을 강요받기 때문이라는 분석은 부모들의 관심을 끌었다. 강 차장은 스스로도 집중력을 높이는 시도를 해 봤다고 한다. “마케팅 때문에 평소 스마트폰을 많이 씁니다. 한데 업무 이외 시간에도 계속 보다보니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하루에 11시간일 때도 있더라고요. 충격 받았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출퇴근하고 산책도 해 보니 한결 편안해지는 걸 실감했어요. 직접 체험한 걸 소셜미디어로 공유하니 반응이 더 좋더라고요. 저자는 집중력을 뺏는 주요 요인이 소셜미디어라고 비판하는데 책 마케팅과 각종 리뷰, 밈을 소셜미디어로 하는 현상이 아이러니하긴 했습니다.(웃음)”저자는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개인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근본적인 요인은 사회 구조 때문이기에 이를 바꾸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에 대한 관심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강 차장은 “독자 반응이 없으면 고민이지만 책이 잘 될 때는 (판매량이) 떨어질까 봐 전전긍긍하게 된다”며 웃었다.강 차장은 2014년 편집자 업무를 시작해 올해로 10년이 된다. 30만 권이 판매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릭 와이너 지음·김하현 옮긴·어크로스·2021년)도 그가 편집을 담당했다. 위대한 철학자들을 만나러 가는 여행기 형식으로 그들의 삶과 작품 속 지혜를 통해 인생을 들여다보는 내용이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성숙한 제안을 하는 이른바 ‘어른의 책’을 만들고 싶어요. ‘유튜브에 다 있어’라고들 하지만 책으로 볼 때 더 좋은 콘텐츠가 많습니다. 유튜브가 대체할 수 없는 내용을 책으로 담아내겠습니다.” ■‘도둑맞은 집중력’(어크로스·2023년)은….길지 않은 시간도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가는 이유를 영국 기자가 파헤쳤다. 뉴욕타임스(NYT),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가디언 등에 기고하는 저자 요한 하리는 집중력 하락이 심각해지자 미국 캐나다 러시아 호주 덴마크 등 3만 마일을 이동하며 각국의 분야별 전문가를 250명 이상 만났다. 실리콘밸리 엔지니어, 신경과학자, 사회과학자, 철학자, 심리학자 등을 인터뷰하고 각종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를 정리했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건 개인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집중력을 빼앗아 가는 사회 구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거대 테크 기업은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 더 오래 머물게 하는 치밀한 방안을 끊임없이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한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는 멀티태스킹, 과도한 노동이나 인터넷 사용으로 인한 수면 부족도 집중력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수입 감소나 해고에 대한 불안으로 높아지는 스트레스, 순식간에 혈당 수치를 높이곤 얼마 안 돼 이를 급락하게 만드는 가공식품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해 흥미를 잃게 하는 교육 방식까지, 집중력을 빼앗아가는 ‘도둑들’은 사방에 포진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주장이 아니다. 저자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자세하게 제시해 설득력을 높인다. 저자는 스스로도 인터넷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심각한 중독 상태라고 털어놓는다. 이에 아이폰과 맥북을 사용하지 않고 완전한 오프라인 상태로 3개월을 보내기 위해 미국 작은 바닷가 마을인 프로빈스타운에서 지내기로 한다. 하지만 시작부터 녹록치 않다. 인터넷이 안 되는 휴대전화를 살 수가 없었던 것. 매장 직원은 당혹스러워하고, 주위 사람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일부는 부러워하기도 한다. 결국 인터넷이 안 되는 휴대전화를 사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해야 했다!완전한 오프라인 상태가 되자 저자는 세상과 단절돼 진공 상태에 있는 듯한 느낌에 안절부절 못한다. 시간이 지나자 차츰 불안감이 사라지고 산책하거나 현지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에 몰입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사람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구조는 가속화되고 있다. 거대 테크 기업이 선두에 있다. 구글 엔지니어로 일했던 트리스탄 해리스는 구글이 직원들에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하는 상품을 개발하도록 했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많이 참여할수록 광고 수익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 엔지니어는 e메일이 올 때마다 휴대전화가 울리게 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몇 주 뒤 이는 현실이 됐다. 전 세계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메일을 더 자주 들여다보게 됐다. 이런 일은 실리콘밸리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여러 페이지를 일일이 넘길 필요 없이 스크롤만 내리면 정보가 계속 나오게 한 무한 스크롤은 사람들이 더 오래 인터넷을 보게 만들었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엔지니어였던 기욤 샬로는 사용자가 잔인하고 충격적이고 극단적인 영상을 볼 때 시청 시간이 늘어나는 점을 이용해 이런 영상을 추천하도록 알고리즘이 작동한다고 폭로했다.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멀티태스킹은 현대 사회에 필요한 방식으로 인식되지만 오히려 효율을 떨어뜨린다. 각각의 일에 온전히 몰입해야 일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시로 여러 일을 하다보면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 이는 단순히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데 그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다. 유타대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스트레이어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사망 사고를 급증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운전 시뮬레이터 실험에서 참가자들이 운전 중 휴대전화 문자 수신 같은 방해를 받을 때 운전 능력이 손상되는 정도를 관찰한 결과 술을 마셨을 때와 매우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힌다. 수면 시간이 충분하지 않거나 수면의 질이 나쁘면 집중하기 어렵다. 미니애폴리스대 신경과학 및 심리학 교수 록산느 프리처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 화면 속 사진을 바꾸거나 공을 던지는데 대한 반응 속도를 연구한 결과 18시간 내내 깨어있다면(아침 6시에 일어나 자정까지 깨어있다면) 하루가 끝날 무렵의 반응 속도는 혈중알코올농도가 0.05일 때와 같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오랜 시간 일하는데다 공부 또는 업무가 끝난 뒤에는 인터넷을 하느라 늦은 시간까지 잠들지 않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가공식품도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가공식품을 섭취하면 혈당이 급속히 치솟아 에너지를 곧바로 낼 수 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혈당이 급감해 집중하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자연 상태에 가까운 재료로 만든 음식을 섭취해야 하지만 식품 기업들이 만들어내는 많은 가공 식품은 도처에 있고 쉽게 살 수 있다. 영국 영양 전문가 데일 피넉은 “만약 당신이 자동차 엔진에 샴푸를 넣는다면 엔진이 고장 났을 때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서구 전역에서는 인간의 연료로 쓰였던 것과는 매우 동떨어진 물건을 매일 자기 몸에 밀어 넣고 있다”고 지적한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은 아이들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나는 이유도 짚어봐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놀이 방식을 찾아내고 규칙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아이들은 재미를 느끼면 푹 빠져들며 몰입한다. 하지만 지금 아이들은 부모와 학교가 정해준대로 수업에 참여하고 지식을 배운다. 주입식 교육과 평가를 중시하는 제도는 아이들의 흥미를 떨어뜨린다. 롱아일랜드에 있는 한 중학교의 교사 조디 마우리시는 불안 문제를 진단받은 학생들에게 작은 것이라도 스스로 뭔가를 하게 했다. 처음에는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도 걱정했지만 1년간 지켜본 결과는 놀라웠다. 한 소년은 숲에 요새를 지었다. 또 다른 소년은 모형 보트를 만들기 시작했고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이를 완성했다. 그 후 수륙양용마차 만들기에 나섰고 마침내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소년은 나무 조각, 이쑤시개, 스티로폼 등 적합한 재료를 찾아내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아냈다. 아이들의 뇌는 약물에 취약한데도 손쉽게 ADHD 진단을 내리고 각성제를 처방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한다. 부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는 ADHD 진단을 받는 경우가 더 많다. 영국 아동정신의학자인 사미 티미미는 11살 마이클이 아버지가 집을 떠난 후 ADHD 진단을 받았다는 것에 주목해 아버지와 다시 가깝게 지낼 수 있도록 한 결과 집중력 문제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저자는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구조적인 요인이 강화되고 있기에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집중력을 높이기 어렵다고 말한다. 주요 사안별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정치권이 제도를 바꾸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프레온 가스가 오존층(태양 광선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대기권의 중요 부분)을 파괴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이 강하게 문제제기를 한 결과 기업들이 헤어스프레이를 만들 때 프레온 가스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말한다. 또 과도한 노동 시간을 요구하는 근로 환경을 개선하고 사회 안전망 확대를 통해 불안의 수위를 낮춰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고 제안한다. 실제 시행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필요한 조치다. 현재 교육 제도를 점검하고 아이들이 불안해하는 이유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건 신속히 이행해야 할 사안이다. 다만 거대 테크 기업을 영국 BBC처럼 공영화하자는 주장은 다소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집중력을 주제로 현대 사회가 지닌 분야별 문제를 입체적으로 조망해, 한 가지 문제는 여러 구조와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음을 논리적이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책을 덮고 나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볼 때, 음식을 먹거나 늦은 시간 잠 잘 때 혹은 여러 일을 동시에 할 때, 잠깐 멈춰 스스로와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된다. 원제는 ‘Stolen Focus‘.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몸 곳곳이 아프고 거동이 불편해지며 기억력도 흐릿해진다. 나이가 든다는 건 그런 것이다. 많은 이들이 노화를 피하고 싶어 하고 때론 두려워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환한 햇살, 작은 도움에 고마움을 느끼며 삶의 매 순간을 찬찬히 음미하게 되기도 한다. ‘만일 나에게 단 한 번의 아침이 남아 있다면’(북모먼트)은 뉴욕타임스(NYT) 기자 존 릴런드가 85세 이상인 초고령자 6명을 1년간 만나며 새로운 눈으로 삶을 바라 보고 충만하게 살아가는 법을 깨달은 바를 담았다. 이 책은 올해 6월 말 출간된 후 단숨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며 두 달 만에 3만 권이 판매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이 책의 편집자인 조혜영 책읽어주는남자 출판그룹 기획팀장(42)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27일 만났다. 북모먼트는 책읽어주는남자의 출판 브랜드다. 조 팀장은 “삶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담고 있어서 반응이 좋을 것이라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 즉각적이고 강하게 호응을 얻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3만 권이 판매되려면 5개월 정도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며 “책은 계속 비슷한 속도로 판매되고 있다”고 했다.초고령자 6명은 석학이나 유명 인사가 아니라 비교적 평범한 이들이다. 저자는 당초 노년의 어려움과 고통을 보여주려 취재를 시작했다. 한데 막상 이들과 지속적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생활을 지켜보니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들은 육체적 고통, 외로움을 겪고 불평도 하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즐거움을 찾고 이에 감사하고 있었다. 당시 55세였던 저자는 30년 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처음으로 혼자 살게 됐다. 아버지로서의 역할, 새로 생긴 여자 친구와의 미래, 일에 대한 의미를 고민하고 있었다. 몸이 아픈 어머니도 보살펴야 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상태였다. 6명의 초고령자는 지나간 건 잊고 더 이상 할 수 없는 것을 아쉬워하며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한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과 에너지는 자신이 좋아하고 할 수 있는 것에 사용하고 있었다. 저자는 이를 보며 깨닫는다.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NYT에 연재한 6부작 기사 ‘여든 다섯, 그 너머’(85&Up)는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책은 미국 현지에서 ‘Happiness is a choice you make’라는 제목으로 2018년 출간됐다. 같은 해 국내에도 소개됐다. 한 출판사에서 ‘나이 드는 맛’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는데 그리 주목 받지는 못했다. ‘만약 나에게…’는 절판된 책을 완전히 새롭게 단장해 내놓은 결과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절판된 책 중 좋은 책을 찾아 다시 소개해 보자는 게 올해 저희 출판사의 과제였습니다. 편집자별로 관심 있는 주제의 책을 찾아 살펴보기 시작했죠.”절판된 책들을 검토하기로 한 것은 우선 책 내용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외국책의 경우 보통 제안서를 받아 검토하기에 원고의 완성도를 확인할 수가 없어요. 저자, 제목, 책의 콘셉트를 보고 계약하는데 나중에 원고를 받아보면 한국 상황과 맞지 않거나 내용에 깊이가 없는 경우가 적지 않거든요. 절판된 책은 우리말로 번역돼 있어서 내용을 확실하게 알 수 있죠. 외국책의 선인세가 올라가다 보니 비용 대비 효과를 고민하게 된 측면도 있습니다.”조 팀장이 관심을 가진 주제는 인생의 의미, 노화, 삶과 죽음이었다.“40대에 접어드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많이 고민하게 됐습니다. 부모님이 연세가 드시면서 건강에 문제가 생겨 걱정하고 있기도 하고요. 자연스레 나이듦을 다룬 책에 눈길이 갔습니다.” 그는 후보책 명단을 추리고 중고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려봤다. 그 중 ‘나이 드는 맛’이 눈에 들어왔다. 나이가 들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세상살이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등 여러 좋은 점을 다룬 잔잔한 내용이라고 예상했다. 막상 읽어보니 아니었다.“말캉한 행복이나 즐거움에 대한 게 아니라 날카로운 메시지가 많이 담겨 있더라고요. 가치 있게 살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 어떻게 살아갈지 여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울림 있게 다가왔어요. 형광펜을 칠하고 싶은 문장이 많았습니다. 지침을 정리한 게 아니라 실제 사례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니까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느껴졌어요.”프레더릭 존스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3층 아파트에 산다. 3층으로 올라가려면 누군가가 등을 쥐어짜고 무릎 허벅지 팔뚝을 물어뜯는 것처럼 고통스러워 반 층씩 오른 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쉬어야 한다. 자신을 돌봐줄 사람도 없다. 그럼에도 그는 당장 눈 앞에 있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가령 외출하려고 했는데 비가 오면 TV를 켜고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그는 “인생에는 좋은 날이 있고 나쁜 날도 있는 거지.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좋은 날들인 거야”라고 말한다. 차이나타운의 한 개인 병원에서 최저시급도 안 되는 돈을 받고 오랜 기간 일한 핑 웡은 고관절 수술을 두 번 받았고 관절염이 심해 때로 죽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늙고 나니 녹초가 될 때까지 일하거나 남편을 돌보지 않아도 돼 오히려 스트레스가 줄었다”며 웃는다. 루스 윌리그는 가족이라도 한 쪽은 일방적으로 기대고 다른 한 쪽은 주기만 하는 것을 경계한다. 그는 부축 받지 않고 의자에 혼자 앉으려 하고 그의 가족은 루스가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준다. 조 팀장은 아마존에서 이 책에 대한 현지 독자들의 후기를 살폈다.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어서 후기가 수백 개나 되더라고요. ‘스승에게 듣는 인생 이야기다’, ‘(죽음을 앞둔 스승과 영혼의 결핍을 느끼던 제자가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연상시킨다’는 평도 있었고요.”많은 후기를 보면서 조 팀장은 확신이 생겼다. “책 판권을 구입할 수 있는지 바로 확인하고 싶어 조급해졌어요. 다행히 판권이 살아있더라고요. 가격도 비교적 높지 않았고요. 차분하게 진행해야겠다는 생각에 책을 다시 읽었어요. 총 세 번 완독했죠.”‘만일 나에게 단 한 번의 아침이 남아 있다면’ 속 말,말,말“행복은 선택에 달려 있다. 우리에겐 여전히, 삶을 좌우할 수 있는 엄청난 힘이 남아 있다.”“사랑하고 사랑받는다는 것은 지금의 삶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한다는 뜻이다.”“무언가에 감사한다는 것은 나를 위해 우주의 상서로운 힘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지나간 일은 그냥 내버려둬. 그런 다음 거기서 뭔가를 배우는 거야.”“인생이 얼마나 놀랍고 또 놀라운지 생각해 봐야 한다.”“미래에 끝이 있는 것처럼 산다면 현재는 훨씬 더 경이로워질 것이다.”처음 책을 번역한 최인하 번역가에게 연락해 원고를 다시 한 번 살펴달라고 요청했다. 최 번역가는 역자 후기도 새로 보내왔다.“삶의 가치를 어떻게 찾을 것인지가 책을 관통하는 주제예요. 어떻게 살아갈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나이 든 독자 뿐 아니라 젊은층에게도 의미 있는 내용이죠. 이를 좀 더 ‘뾰족하게’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일 나에게 단 한 번의 아침이 남아 있다면’을 제목으로 정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삶과 죽음을 다룬 책들이 호응을 얻는 걸 보면서 기대가 생기더라고요.”주독자층은 40대와 50대로 예상했다. 선물용으로도 좋아 60대까지도 고려했다. 이에 표지는 이들이 좋아하는 자연 풍광을 담았다. 초록색 나무들이 가득한 가운데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풍경이 싱그러운 아침을 떠올리게 한다. 추천사는 받지 않았다.“‘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감동적으로 보여 준다’, ‘나이듦에 관한 책 중 이토록 명료하고 현실적이며 희망적인 책은 없었다’는 현지 언론 평가나 독자 리뷰만 소개해도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케팅은 적극적으로 했다. 조 팀장은 “마케팅비용을 다른 출판사의 3~4배 가량 쓴다”고 말했다. 노후 준비, 인생의 명언, 삶의 지혜 등을 주제로 한 유튜브 채널을 20개 가량 찾아 예약 판매 시기에 책을 알렸다. 카드 뉴스를 만들어 쇼셜 미디어에도 꾸준히 노출했다. 독자들이 곧바로 호응하자 서점들도 적극 홍보에 나섰다. 교보문고는 ‘인생을 바꿀 여섯 번의 수업’이라는 문구를 올렸다. 독자들은 ‘무심히 흘러가는 하루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남은 인생을 더 잘 살기 위해서 지금 할 일을 찾아봤다’, ‘나이 든다는 게 불행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등의 평을 올렸다. 당초 예상한대로 40대 독자가 가장 많고 50대가 그 뒤를 잇는다. 60대도 적지 않다고 한다. “저자는 어머니가 육체적 고통이 너무 커서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자 안락사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합니다. 더 이상 살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문턱이 있는지 제 자신에게도 물어보고 싶었는데,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는 이들을 보며 답을 찾았습니다.”조 팀장은 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하셔서 책을 드렸다고 한다. “아버지가 책에 나오는 분처럼 작은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기쁨을 느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답니다.” 책에는 각 장마다 6명이 각각 말한 핵심 내용을 앞 뒤에 표기했다. ‘헛된 꿈을 꿀 시간이 없다. 아직 시간이 있다는 믿음도 헛된 꿈이다. 우리 중 어느 누구에게나 내일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나간 일은 그냥 내버려둬. 그런 다음 거기서 뭔가를 배우는 거야’ 등이다. “독자에게 ‘이건 꼭 기억해야 해요’라는 식으로 특정 문구를 강조하는 건 가급적 지양하려고 해요. 그럼에도 가슴에 와 닿는 말이 많아 한 번 더 눈여겨보면 좋겠다고 생각해 문구를 뽑아서 배치했어요.” 조 팀장은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를 좀 더 파고들고 이를 확장해 책을 만든다고 했다. “제 취향에서 출발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주제와 그 방법을 계속 찾으려 합니다. 제 취향에서 끝나는 주제인지, 아니면 대중적인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검열하고 있어요.(웃음) 장르의 경계 없이 다양한 책을 만들어 독자에게 그 울림이 닿을 수 있길 바랍니다.” ■‘만일 나에게 단 한 번의 아침이 남아 있다면’(북모먼트·2024년)은….뉴욕타임스(NYT) 기자인 존 릴런드가 85세 이상 초고령자 6명을 취재해 신문에 연재한 6부작 기사 ‘여든 다섯, 그 너머(85&Up)에서 시작됐다. 저자는 뉴욕에 살고 있는 6명을 1년간 만나며 이야기를 나눴다. 석학이나 유명 인사가 아니라 대부분 평범한 이들이다. 저자는 집, 병원, 재즈클럽, 술집 등 다양한 장소에서 이들을 만났다. 자녀, 연인, 의사, 간병인, 친구들과 함께 있는 시간도 자연스레 공유했다.당시 55세였던 저자는 혼란스럽고 막막한 상황이었다. 30년 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처음 혼자 살게 된 그는 아버지로서의 역할, 새로 생긴 여자 친구와의 미래, 일의 의미를 고민하고 있었다.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는 어머니도 보살펴야 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당초 저자는 노년의 고통과 어려움을 보여주려고 취재를 시작했다. 실제 초고령자들을 만나보니 팔을 들어 머리를 빗지 못하고, 손가락 통풍으로 밥 한술 뜨기 어려운 이도 있었다. 혼자 사는 집에서 밤에 부엌에서 쓰러졌지만 못 일어나 다음날 아침까지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자야만 하기도 했다.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육체의 고통과 외로움에 시달리면서도 이들이 행복을 더 많이 그리고 자주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다.프레더릭 존스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3층 집으로 가려면 온 몸에 극심한 고통을 느끼며 반층 씩 올라간 뒤 쉬어야 할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다. 하지만 외출하기로 했는데 비가 오면 TV를 켜고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당장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찾는 것. 그는 “인생에는 좋은 날이 있고 나쁜 날도 있는 거지.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좋은 날들인 거야”라고 한다. 매일 아침 다시 한 번 해 뜨는 장면을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기도를 올린다.자유로운 생활을 좋아하지만 하루 일과가 엄격한 요양원에 가야 하게 되자 이를 받아들인다. 햇살이 가득한 오후를 맞이할 수 있고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고맙다고 한다.젊은 연인이나 부부는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으면 상대방을 바꾸려다 격렬하게 싸우기도 한다. 노년의 연인은 그렇지 않았다. 헬렌 모지스가 양로원에서 만난 남자 친구와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면 좀 특이하다. 각자 다른 얘기를 한다. 한 사람이 말하면 다음 사람은 완전히 엉뚱한 얘기를 하는 식이다. 말이 끝나기 전에 자기 얘기를 하기도 한다. 그래도 대화를 이어간다. 헬렌이 보는 TV 프로그램이 싫으면 남자 친구는 자기 방으로 가고, 방송이 끝난 후 헬렌이 부르면 돌아온다. 서로를 바꾸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60년을 함께 한 동성 연인이 세상을 떠나자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존 소런슨은 보행기와 휠체어가 흉하게 생겼다며 거들떠보지 않는다. 죽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지만 저자가 가만히 살펴보니 하루 종일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었다.나이 들어 더 행복하다는 이도 있다. 차이나타운의 한 개인 병원에서 최저시급도 안 되는 돈을 받고 오랜 기간 일한 핑 웡이다. 80세가 다 되어 퇴직할 때는 저축한 돈 한 푼 없이 월 700달러 생활 보조비 지원에 의존해야 했다. 남편과 두 언니는 세상을 떠났고 하나 뿐인 아들은 중국의 백화점에서 살해당했다. 그럼에도 그는 “늙고 나니 녹초가 될 때까지 일하거나 남편을 돌보지 않아도 돼 오히려 스트레스가 줄었다”고 말한다.고관절 수술을 두 번 받았고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통증이 심할 땐 차라리 죽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겸연쩍어하며 “살짝 아픈 건 받아들이고 튼튼해지려고 자기가 애써야지”라고 한다. 중국인 친구들과 매일 마작을 하고 창가 식물을 가꾸며 즐거워한다. 후회하는 일을 물으면 고개를 저으며 “어차피 과거로 돌아갈 수 없잖아. 지난 일은 잊어버려야 해”라고 한다.일방적인 관계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루스 윌리그는 이를 안다. 그는 가족이라도 일방적으로 의지하려 하지 않는다. 의자에 앉을 때도 부축 받지 않고 혼자 앉으려 한다. 적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친밀하게 지내는 것이다. 가족도 루스가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는다.영화감독이자 작가인 요나스 메카스는 여전히 영화를 찍고 회고록 쓰며 자신이 세운 비영리단체를 위해 자금을 모으고 웹사이트 운영한다. 그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과 에너지를 자신이 좋아하고 할 수 있는 것에 사용해야 한다. 한 때 할 수 있었지만 더 이상 할 수 없는 것을 아쉬워하며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또 “자네 안에 있는 무언가가 자네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거야”라고 말한다.일로 인한 불안, 돈 걱정 등으로 밤잠을 설치거나 우울해 하던 저자는 이들을 보며 차츰 마음을 가라앉힌다. 인생이 얼마나 놀랍고 또 놀라운지 생각하게 된다. 미래에 끝이 있는 것처럼 산다면 현재가 훨씬 더 경이로워진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이전과 다른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게 된다.현재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즐거움을 찾는 것. 어떤 삶을 살지 스스로 선택하고 그것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것. 나이가 들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이다.원제는 ‘Happiness is a choice you make’.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대한민국 AI 생태계 특징과 발전 방향 토론회’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9월 5일 오전 9시 반에 열린다. 토론회는 한국경영학회와 미디어미래비전포럼이 주최하고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이 주관한다.발제자로 김향미 LG AI연구원 팀장, 유재흥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전종식 경남대 교수가 참여한다.토론은 구종상 미디어미래비전포럼 상임대표가 좌장을 맡고 장현기 SK텔레콤 AI혁신센터장, 오순영 바른과학기술사회실현을위한국민연합(과실연) AI미래포럼 공동의장,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이상근 서강대 교수가 참석해 진행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는 바를 행동으로 옮긴 이들이 있다. 결코 쉽지 않기에 그런 길을 걸어간 이들에게 매료된다. 이들을 담은 뮤지컬과 전시를 만나보자.》뮤지컬 ‘박열’자유를 향해 질주한 불꽃같은 삶독립운동가 박열과 아내 가네코 후미코의 뜨거운 삶을 그린 창작 뮤지컬이다. 2021년 초연 당시 큰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다시 무대에서 만나길 손꼽아 기다린 이들이 많았다. 이준익 감독이 동명 영화(2017년)로 제작하기도 했다. 1923년 관동대지진이 일어나자 조선인이 지진을 틈타 폭동을 일으키고 있다는 괴소문이 퍼진다. 이로 인해 조선인이 6000명 넘게 학살되자 일본 정부가 사람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아나키스트 박열을 구속하며 벌어진 사건을 그렸다. 실존 인물인 박열과 후미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가상인물인 류지(도쿄재판소 검사국장)를 등장시켰다. 자기만의 방법으로 조선과 비밀결사단체 ‘불령사’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박열, 일본인이지만 남편과 뜻을 함께하는 아나키스트로 당당함을 지닌 후미코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박열에 대한 재판을 통해 출세를 꿈꾸는 류지는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일본 왕세자를 저격하려 했다고 밝히는 박열과 후미코. 자신이 짠 연극대로 진행될 거라 자신하던 류지는 자유를 열망하며 “당신은 자유로운가”라며 도리어 묻는 박열을 보며 점점 흔들린다. 세간의 시선이 온통 쏠린 재판을 역으로 이용해 일본의 만행을 질타하며 사형시켜달라고 요구하는 박열과 후미코는 자유, 인간의 의지, 삶의 의미에 대해 정면으로 질문을 던진다.질주하는 서사와 함께 매혹적인 넘버는 작품에 힘을 더한다. 후미코가 부르는 ‘나를 지킨다는 것’은 특히 사랑받는 넘버다. 박열과 후미코가 함께 하는 ‘불꽃처럼’은 연인이자 동지로 단단하게 묶인 둘의 관계를 선명하게 짚어낸다.박열 역은 손유동 현석준 백기범이 맡았다. 후미코는 이정화 박새힘 최지혜가 연기한다. 류지 역으로는 문경초 임별 김준식 김준호가 무대에 선다. 백기범 이정화 최지혜 문경초 임별은 초연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라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손유동 현석준 박새힘 김준식 김준호도 맡은 캐릭터를 매끄럽게 소화하며 에너지를 더한다. 9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3관. 전석 6만6000원. 전시 ‘리얼 뱅크시’(REAL BANKSY: Banksy is NOWHERE)현실을 뒤흔든 유쾌하고 전복적인 상상력‘예술은 불안한 자들을 편안하게 하고, 편안한 자들을 불안하게 해야 한다.’영국 출신의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의 철학이다. 그의 세계관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 130여 점을 볼 수 있다. 국내에서 열린 뱅크시 전시 중 최대 규모로 특히 20대와 30대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젊은층에서는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로 꼽힌다. ‘꽃 던지는 소년’(2003년), ‘몽키 퀸’(2003년), ‘나는 경찰(Flying Copper·2003년), ‘펄프 픽션’(2004년) 등 유명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뱅크시는 정체를 숨기고 활동한다. 이에 뱅크시가 설립한 인증기관인 ‘페스트 컨트롤’을 통해 진품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선 페스트 컨트롤의 공식 인증을 받은 뱅크시 작품 29점을 선보인다. 큐레이터 피에르니콜라 디로리오는 “정치부터 사회문제까지 많은 사람이 처한 상황을 표현하며 소통하는 작가로서 뱅크시를 조명하고자 했다”고 밝혔다.총 4개 섹션으로 구성된 전시는 지하 4층에서부터 시작한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뱅크시가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지역에 세운 ‘월드 오프 호텔(Walled Off Hotel·벽에 가로막힌 호텔·2017년)’ 영상과 영국에 만든 ‘디즈멀랜드’(2015년) 영상을 볼 수 있다. ‘월드 오프 호텔’은 이 지역의 분쟁에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한다. ‘디즈멀랜드’는 파파라치에게 둘러싸인 신데렐라, 호수 위 난민 보트 등을 통해 디즈니랜드를 풍자했다. “파괴하고자 하는 욕망 역시 창조의 욕구다”라는 피카소의 말을 그대로(?) 행동에 옮긴 작품도 있다. ‘풍선을 든 소녀’다. 2018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장에서 104만 2000파운드(약 17억 원)에 낙찰된 직후 액자 아래로 그림이 저절로 내려가면서 파쇄돼 화제가 됐다. 이번 전시에 나온 건 이 작품의 다른 에디션이다. 맥도널드 마스코트인 로널드와 미키마우스가 베트남전쟁 때 네이팜탄으로 피해를 입은 소녀의 두 팔을 각각 잡고 있는 ‘네이팜’(2003년)도 있다.곳곳에 마련된 포토존도 인기다. 출구에는 절반이 파쇄된 ‘풍선을 든 소녀’를 큰 모형그림으로 설치해, 웃음을 터뜨리며 사진 찍는 관람객이 많다. 서울 종로구 그라운드서울. 10월 20일까지. 성인 2만 원. 어린이 청소년 1만5000원. Goldengirl 독자를 초대합니다독자 20명(10쌍)에게 공연 및 전시 관람 기회를 드립니다. 동아일보 골든걸 인스타그램 동아일보 골든걸(@goldengirl_donga)에서 응모해주세요. 문의: goldengirl@donga.com뮤지컬 ‘박열’전석 6만 6000원 상당 10명(5쌍)전시 ‘리얼 뱅크시’2만 원 상당 10명(5쌍)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