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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언론과 인터넷 포털을 대상으로 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야당은 물론이고 언론단체들도 ‘과잉 입법’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포함한 6개 언론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할 계획이다. 민주당 미디어·언론상생특별위원회(TF) 단장인 노웅래 최고위원은 9일 TF 회의 후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기존 언론이 포함되느냐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는데 오늘 회의를 통해 기존 언론도 포함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에 언론을 포함하는 것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민주당은 지지층의 반발 등을 의식해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 노 최고위원은 “기존 언론과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1인 미디어까지 다 포함해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한 것”이라며 “포털에 대해서도 (가짜뉴스 유통) 책임을 묻는 장치를 마련할 입법도 함께 하겠다”고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고의성 있는 거짓·불법 정보로 명예훼손 등 피해를 입었을 경우 손해액의 3배까지 법원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제 외에도 △명예훼손 온라인 기사에 대한 열람 차단 제도 도입 △악성 댓글 게시판의 운영 중단 요청권 도입 △정정보도 분량을 기존 보도의 2분의 1 수준으로 의무화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처벌 대상에 방송을 포함 △현행 90명인 언론중재위원을 120명으로 증원 등 6개 언론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정했다. 이에 대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국민에게 재갈을 물리는 언론 재갈법이고, 국민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언론 협박법”이라고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법을 통한 명예훼손죄가 있는 상황에서 민법을 통한 징벌적 손해배상제까지 도입할 경우 이중 징벌에 해당할 수 있다”며 “과도한 징벌은 결국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고 했다.강성휘 yolo@donga.com·손효림·윤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언론과 인터넷 포털을 대상으로 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야당은 물론이고 언론단체들도 ‘과잉 입법’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포함한 6개 언론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미디어·언론상생특별위원회(TF) 단장인 노웅래 최고위원은 9일 TF 회의 후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기존 언론이 포함되느냐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는데 오늘 회의를 통해 기존 언론도 포함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에 언론을 포함하는 것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민주당은 지지층의 반발 등을 의식해 이 같이 결론을 내렸다. 노 최고위원은 “기존 언론과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1인 미디어까지 다 포함해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한 것”이라며 “포털에 대해서도 (가짜뉴스 유통) 책임을 묻는 장치를 마련할 입법도 함께 하겠다”고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고의성 있는 거짓·불법 정보로 명예훼손 등 피해를 입었을 경우 손해액의 3배까지 법원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제 외에도 △명예훼손 온라인 기사에 대한 열람 차단 제도 도입 △악성 댓글 게시판의 운영 중단 요청권 도입 △정정보도 분량을 기존 보도의 2분의 1 수준으로 의무화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처벌 대상에 방송을 포함 △현행 90명인 언론중재위원을 120명으로 증원 등 6개 언론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정했다. 이에 대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국민에게 재갈을 물리는 언론 재갈법이고, 국민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언론 협박법”이라고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법을 통한 명예훼손죄가 있는 상황에서 민법을 통한 징벌적 손해배상제까지 도입할 경우 이중 징벌에 해당할 수 있다”며 “과도한 징벌은 결국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고 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가족의 한 달 생활비는 60만 원이 아니라 280만 원이라고 밝혔다. 황희 문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9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생활비 60만 원? 관련 사실을 바로 잡고자 합니다’라는 제목의 자료를 냈다. 황 후보자 측은 “일부 언론에서 주장하는 ‘생활비 60만 원’은 2019년 연말정산 내역 중 후보자 카드사용액 720만 원을 단순히 12개월로 나눠 계산한 것이며, 다른 소비 지출 항목을 모두 제외하고 계산한 결과다. 배우자 카드사용액 682만 원은 2019년 연말정산에 미반영 됐다”고 설명했다. 황 후보자 배우자의 카드사용액 682만 원을 추가하고 △월평균 월세 100만 원 △관리비 28만 1000원 △보험료 26만 4000원 △기부금 8만 2000원 등 기타 소비 지출 항목을 합산하면 월평균 생활비는 280만 원이 된다고 밝혔다. 황 후보자 측은 “월 생활비 280만 원은 통계청 2019년 가계동향조사에 따른 3인 가구 평균 298만 원보다 약간 적은 수준이다”고 덧붙였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아이가 그린 듯 삐뚤빼뚤한 자동차들과 함께 비명처럼 쏟아지는 대문자 ‘A’, 소의 목줄을 잡고 있는 깡마른 이의 해골 같은 얼굴, 샛노란 바탕 위에 얼굴과 팔 다리 없이 몸통만 그리고 쓴 ‘VENUS(비너스)’…. 서울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장미쉘 바스키아: 거리, 영웅, 예술’에서 만난 작품들이다. 자유분방하고 거침없이 질주하는 듯하면서도 상처와 아픔이 엿보이는 작품들은 신선했다. 28세에 요절한 유명 미국 작가 바스키아(1960∼1988)의 작품 150여 점을 모은 이 전시회는 7일 폐막할 예정이었지만 20일까지로 연장됐다. 지난해 10월 8일 개막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최근 관람객 1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이번 전시 작품들의 보험가액이 1조 원에 달하는 점도 화제가 됐다. 지난달까지는 평일에 전시 해설을 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한 도슨트는 쉽고 깔끔한 설명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기자는 전시를 볼 때 가급적 도슨트 프로그램 시간에 맞추려고 하지만 아쉽게도 바스키아전은 이를 놓쳤다. 오디오 가이드도 내용이 잘 정리돼 있었지만 궁금한 걸 물어볼 수는 없었다. 도슨트는 전시 정보를 제공하는 건 물론이고 재미와 인간미를 더해 관람을 풍성하게 만든다. 도슨트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오디오 가이드에 나오지 않는 이야기와 작가에 대한 에피소드를 얘기해주는 경우가 많다. 관람객이 질문도 할 수 있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걸 다른 이가 물어보는 것도 흥미롭다. 특히 전시가 지루하게 여겨질 수 있는 어린이들은 기기보다는 눈앞에 있는 선생님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된다. 예전에 한 전시에서는 도슨트가 “이 작품은 퐁피두센터가 이번을 끝으로 외부 대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답니다. 퐁피두센터를 가지 않는 한 다시 보기는 어려우니 충분히 감상하세요”라고 알려줘 한참을 더 들여다봤다. 또 다른 전시에서 빼어난 입담을 지닌 도슨트는 “강력한 경쟁자인 오디오 가이드를 뛰어넘기 위해 저만의 필살기를 준비했습니다”라고 말해 관람객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전시회에서 도슨트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많은 사람이 한 번에 몰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디오 가이드 내용이 작품 옆에 써 놓은 해설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경우 도슨트 생각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지난달 막을 내린 한 전시가 그랬다. 너무 급하게 준비했기 때문일까. 오디오 가이드를 듣는 게 별 의미가 없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전시장이 문을 열고 이를 감상할 수 있는 것만 해도 고마운 일임을 잘 안다. 그럼에도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사람 간의 대화와 교감을 온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걸 또 한번 실감했다. 이런 갈증은 전시뿐 아니라 수많은 분야에서 느낄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돼 서로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는 광경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낯설면서도 정말 반가울 것 같다.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큰 도시에서 유명한 피아노 연주자가 되는 꿈을 이룬 곰. 시간이 흘러 박수 소리가 희미해지자 숲으로 돌아왔지만 도시의 추억이 그립다. 어느 날 아기 곰이 태어나고 잠시도 가만있지 않는 아기 곰을 키우느라 정신이 없다. 숲에서 뛰어놀던 아기 곰은 피아노를 발견하고 아빠에게 도시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듣는다. “아빠, 왜 지금은 피아노를 치지 않아요?” 곰은 슬픈 얼굴로 말한다. “나이 든 곰의 시시한 연주는 아무도 듣고 싶어 하지 않거든.” 아기 곰은 오래된 포스터를 보다 아빠와 함께 연주한 휴고 아저씨에게 초청장을 보낸다. 꿈을 꾸고 실현하는 것의 의미를 신비로운 그림으로 담아냈다. 휴고가 데려온 기타 치는 호랑이, 하모니카 부는 여우, 플루트 부는 사자…. 동물들은 꿈을 따르게 힘을 준 곰에게 감사 인사를 하러 온 것. 이들과 함께 피아노를 치는 곰. 풍성한 색채가 빚어낸 황홀한 그림을 통해 음악이 보드랍게 다가오는 듯하다. ‘곰과 피아노’, ‘개와 바이올린’에 이은 마지막 책이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고대 이집트 콥트어가 쓰인 파피루스, 버펄로를 사냥하는 인디언을 암석에 그림문자로 표현한 아메리칸 인디언 스톤, 메소포타미아 설형문자를 기록한 대형 점토판(사진)…. 다양한 시대와 나라의 문자를 볼 수 있는 전시 ‘문자의 바다: 파피루스부터 타자기까지’가 전북 완주군 삼례읍 책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문자의 역사’로, 세계 여러 나라 문자의 필사본과 타자기까지 총 186종 2775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하는 유물은 모두 고서점 호산방의 소장품이다. 아메리칸 인디언이 버펄로를 사냥할 때는 좌우 측면에서 공격했다. 눈이 측면에 있어 바로 앞을 잘 보지 못하는 버펄로는 공격을 받으면 놀라서 앞으로만 달리는데 그 길 끝에 낭떠러지가 있어 인디언은 사냥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담은 어른 주먹만 한 크기의 검은색 돌이 아메리칸 인디언 스톤이다. 버펄로 사냥을 나갈 때 의식을 주관하는 부족장이 이를 무구(巫具)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로세로 각각 23cm 크기의 메소포타미아 설형문자 대형 점토판은 왕에게 신하가 공물을 바치는 듯한 모습을 양각으로 새겨 넣었고, 중앙에 설형문자를 기록했다. 조선 헌종이 백성에게 천주교를 물리치라고 내린 교서인 ‘척사윤음(斥邪綸音)’,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 사는 바탁족이 물소 뼈에 새긴 골각문자도 볼 수 있다. 관람료 1000∼2000원. 완주군민은 무료. 5월 30일까지.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한국관광공사가 경남 지역에서 여행하기 좋은 곳을 뽑아 ‘경남 안심나들이 10선’을 2일 발표했다. 경남 지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국 평균보다 비교적 적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10개 관광지는 △진주성 △남해 독일마을 △통영 디피랑 △합천 영상테마파크 △김해 가야테마파크 △창원 진해해양공원 △하동 삼성궁 △거제 내도 △고성 당항포관광지 △사천 바다케이블카다. 관광공사는 “방역 전문가가 코로나19 관련 방역 시스템을 갖춘 곳 가운데 현장 심사에 직접 참여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진주성은 경관이 빼어나고 야간관광하기에 좋다. 이색적인 분위기의 남해 독일마을에서는 독일 맥주와 소시지를 맛볼 수 있다. 통영 디피랑은 야간 테마파크가 있고 서피랑 동피랑 등 인근 관광지로 이동하기 수월하다. 가야의 역사를 보고 듣고 배우려면 김해 가야테마파크를 활용하면 된다. 진해해양공원에서는 바다 위를 지나는 집라인을 즐길 수 있다. 거가대교를 조망할 수 있는 해양솔라타워도 있다. 하동 삼성궁은 1500여 개 돌탑과 돌 조각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산과 바다를 모두 보려면 사천 바다케이블카가 제격이다. 일행별로 따로따로 케이블카를 이용하도록 운영 중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열한 살 소녀 오로르. 말을 하지 못해 태블릿에 글씨를 써서 이야기를 나눈다. 사람들은 ‘자폐’라고 하지만 오로르는 조금 다른 거라고 여긴다. 처음 간 학교가 좋기만 한 오로르는 별, 동화에 대해 아는 걸 말하고 선생님에게 칭찬받는다. 그러자 친구들이 잘난 척한다며 괴롭히는데…. 한편 오로르의 특별한 능력을 아는 주베 형사는 사건이 일어났다며 오로르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빅 픽처’로 잘 알려진 더글라스 케네디는 오로르가 범죄 사건과 학교 내 괴롭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써내려간다. 일부 사람들에게는 어두운 면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직시하게 한다. 그럼에도 삶을 지탱하게 하는 건 사랑과 선한 마음이라는 걸 스르르 깨닫게 만든다. 오로르의 단단한 마음과 맑은 시선은 기분 좋은 따스함을 선사한다.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다음 작품도 벌써부터 기다려진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주먹밥을 쥔 돼지에게 늑대가 군고구마와 바꾸자고 한다. 돼지가 좋다고 하자 늑대는 주먹밥을 냉큼 먹어치우고는 군고구마를 주지 않고 가버린다. “흐어엉!” 울음이 터진 돼지. 생쥐가 이유를 묻는다. 이를 들은 생쥐는 “누굴 좀 불러올게”라며 달려간다. 토끼를 만난 생쥐는 “늑대가 주먹밥을 먹고 나서 돼지의 군고구마를 빼앗아 도망가 버렸대”라고 한다. 토끼도 누굴 부르겠다며 뛰어가다 원숭이를 만나고, 얘기는 조금씩 바뀌며 너구리 하마에게 전해진다. 동물들을 거칠 때마다 사건의 내용이 점점 변해 완전히 엉뚱한 이야기가 돼 버리는 과정이 웃음을 자아낸다. 여러 명이 팀을 이뤄 문장을 제대로 전달하는 귓속말 게임을 보는 것 같다. 최종적으로 하마가 들은 건 돼지가 군고구마로 변했다는 것! 군고구마를 먹으려던 늑대에게서 이를 뺏은 하마는 “돼지야, 이제 괜찮아”라고 다정하게 말한다. 돼지네로 간 하마가 집 앞에 있는 돼지를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이 압권이다. 이를 지켜보는 동물들의 얼굴을 살펴보는 재미는 덤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22만 원짜리 ‘죄와 벌’ 100권이 7일 만에 모두 판매됐다. 출판사 지식을만드는지식은 도스토옙스키의 장편소설 ‘죄와 벌’ 가죽장정 하드커버(사진) 100권이 지난해 12월 29일 판매를 시작한 지 7일 만에 전부 판매됐다고 20일 밝혔다. 올해는 도스토옙스키가 탄생한 지 200주년이 되는 해로, 이를 기념한 한정판(886쪽)은 초록색 양가죽으로 표지를 만들었다. 앞뒤 표지와 케이스에는 24K 금박 문양을 입혔다. 예약 판매로 50권이 나갔고, 서점에서 지난해 12월 29일 판매를 시작한 지 7일 만에 나머지 50권이 다 팔렸다. 김정아 씨가 번역했고, 독일계 미국인인 유명 일러스트 작가 프리츠 아이헨베르크의 목판화 29점을 실었다. 최정엽 지식을만드는지식 편집주간은 “가죽장정이라 한 권 한 권 거의 수작업을 하다시피 만들었다”며 “구매자는 40, 50대 이상으로 남성의 비중이 여성보다 좀 더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진된 후에도 한정판을 구입하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판사는 ‘죄와 벌’을 포함해 ‘백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악령’까지 도스토옙스키의 4대 장편을 순차적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작품별로 한정판도 함께 만들기로 했다. 가격은 ‘죄와 벌’ 한정판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출판사는 ‘죄와 벌’ 일반판(1322쪽·3만3300원)도 출간했다. 내용은 한정판과 동일하며 판형이 한정판보다 작아 페이지 수가 늘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산업통상자원부 <과장급> ▽전보 △전력시장과장 강경택 △규제개혁법무담당관 권현철 ◇경찰청 <총경 전보> ▽본청 △홍보담당관 김동권 △감사〃 김호승 △감찰〃 어윤빈 △인권보호〃 김병기 △재정〃 정한규 △자치경찰〃 유승렬 △기획조정관실 자치경찰지원담당관 우지완 △〃 경찰위원회 박규남 △〃 경찰개혁점검팀장 이영철 △경무담당관 이관형 △교육정책〃 김종관 △정보화장비기획〃 정창옥 △범죄예방정책과장 양영우 △생활질서〃 전창훈 △여성안전기획〃 박상진 △교통기획〃 홍석기 △교통안전〃 양우철 △교통운영〃 김한철 △경비〃 박성민 △위기관리센터장 김병찬 △경호과장 박동현 △항공〃 김선권 △대테러〃 심한철 △정보관리〃 김찬수 △정보분석〃 김보준 △정보상황〃 김성재 △정보협력〃 이선래 △외사기획정보〃 박수영 △인터폴국제공조〃 이임재 △수사인권담당관 임병숙 △수사운영지원〃 강상문 △수사기획조정관실 수사구조개혁1팀장 최준영 △〃 수사구조개혁2〃 김형률 △범죄분석담당관 장성원 △경제범죄수사과장 나영민 △반부패공공범죄수사〃 손제한 △중대범죄수사〃 박찬우 △범죄정보〃 백승언 △마약조직범죄수사〃 윤정근 △사이버수사기획〃 함영욱 △디지털포렌식센터장 라혜자 △안보기획관리과장 이재훈 △안보범죄분석〃 정채민 ▽경찰대 △운영지원과장 민경훈 △기획협력〃 위동섭 △치안정책연구소 기획운영과장 윤성혜 ▽경찰인재개발원 △학생과장 조희련 ▽중앙경찰학교 △운영지원과장 이명원 △학생〃 전용찬 ▽경찰수사연수원 △운영지원과장 임종하 ▽서울경찰청 △홍보담당관 곽병우 △청문감사〃 강순보 △112치안종합상황실장 이길호 △경무기획과장 도준수 △인사교육〃 마경석 △정보화장비〃 정성일 △경무기획과 임동균 공경현 윤광현 김성준 김용웅(국무총리비서실 파견) 최종윤(자치분권위원회 파견) △자치경찰실무추진팀장 연명흠 △경비과장 김원범 △테러대응〃 정광복 △정보분석〃 배용석 △외사〃 오동근 △수사심사담당관 배대희 △수사과장 최종혁 △형사〃 한원횡 △사이버수사〃 이병귀 △과학수사〃 구재성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장 강일구 △금융〃 김동욱 △강력〃 최보현 △마약〃 신성철 △안보수사과장 양태언 △생활안전〃 고범석 △생활질서〃 이상국 △여성청소년〃 조창배 △교통관리〃 이을신 △교통안전〃 전순홍 △제1기동대장 조정래 △제2〃 정재일 △제3〃 곽창용 △제4〃 류창선 △제5〃 박정원 △제6〃 김문영 △제7〃 김기종 △제8〃 유동배 △국회경비대장 이원일 △22경찰경호〃 박규석 △202경비〃 손동영 △경찰특공〃 이임걸 △중부서장 류미진 △종로〃 이규환 △남대문〃 주진우 △서대문〃 강기택 △혜화〃 모상묘 △용산〃 박주현 △동대문〃 이연재 △마포〃 이정철 △영등포〃 신종묵 △성동〃 남제현 △광진〃 박현수 △서부〃 이영우 △중랑〃 이서영 △강남〃 박동주 △관악〃 이건화 △강동〃 강상길 △종암〃 이양호 △구로〃 임경우 △서초〃 송영호 △노원〃 박준성 △은평〃 이원준 △도봉〃 송유철 △수서〃 박경정 ▽부산경찰청 △홍보담당관 정석모 △청문감사〃 류해국 △경무기획과장 박도영 △공공안녕정보〃 소진기 △외사〃 권창만 △수사심사담당관 김현진 △수사과장 양순봉 △형사〃 서호갑 △사이버수사〃 신영대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 류삼영 △강력범죄수사〃 박준경 △안보수사과장 김민준 △생활안전〃 양영석 △교통〃 김병주 △자치경찰실무추진팀장 문봉균 △서부서장 박성호 △남부〃 김만수 △사상〃 도원칠 △강서〃 김균 △북부〃 방원범 △기장〃 김형철 ▽대구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 최미섭 △수사심사〃 김기대 △수사과장 안동현 △형사〃 이상배 △사이버수사〃 장호식 △과학수사〃 이갑수 △광역수사대장 김봉식 △안보수사과장 김영환 △생활안전〃 박희룡 △자치경찰실무추진팀장 김순태 △동부서장 류영만 △서부〃 김영수 △북부〃 김한섭 △달서〃 신동연 ▽인천경찰청 △홍보담당관 배석환 △112치안종합상황실장 하지원 △경무기획과장 이종무 △정보화장비〃 신윤균 △수사심사담당관 이윤 △수사과장 오지형 △형사〃 임실기 △광역수사대장 양동재 △안보수사과장 오창배 △생활안전〃 김난영 △교통〃 임태현 △자치경찰실무추진팀장 강헌수 △미추홀서장 김경환 △논현〃 이상길 △부평〃 이동원 △삼산〃 유윤상 △계양〃 조은수 △강화〃 서민 ▽광주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 강기현 △112치안종합상황실장 김학남 △공공안녕정보외사과장 박우현 △수사심사담당관 김효진 △수사과장 국승인 △형사〃 황석헌 △교통〃 배승관 △자치경찰실무추진팀장 양우천 △동부서장 조장섭 △서부〃 윤주현 △북부〃 정재윤 ▽대전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 맹병렬 △112치안종합상황실장 유동하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장 윤동환 △공공안녕정보외사〃 박종민 △수사심사담당관 정명진 △형사과장 육종명 △사이버수사〃 김선영 △안보수사〃 문흥식 △여성청소년〃 김홍태 △교통〃 길재식 △자치경찰실무추진팀장 박수빈 △서부서장 백기동 △대덕〃 박세석 △유성〃 송인성 ▽울산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 이병두 △112치안종합상황실장 탁차돌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장 조중혁 △경비〃 김경수 △공공안녕정보외사〃 김동욱 △형사〃 김태우 △안보수사〃 안형주 △생활안전〃 김주곤 △여성청소년〃 옥영미 △자치경찰실무추진팀장 박동준 △중부서장 안현동 △남부〃 임현규 ▽세종경찰청 △경무기획과장 유병희 △생활안전교통〃 안찬수 ▽경기남부경찰청 △홍보담당관 박정웅 △청문감사〃 심헌규 △112치안종합상황실장 김태수 △경무기획과장 정희영 △수사심사담당관 고성한 △형사과장 김진태 △사이버수사〃 유제열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 고석길 △강력범죄〃 양수진 △생활안전과장 강은미 △여성청소년〃 김원식 △자치경찰실무추진팀장 박진성 △기동대장 강도희 △수원중부서장 조성복 △수원서부〃 김병록 △안양동안〃 박대식 △성남수정〃 최병부 △부천소사〃 정방원 △부천오정〃 최은정 △광명〃 최성영 △안산단원〃 이민수 △안산상록〃 이용석 △평택〃 송병선 △오산〃 장영철 △화성동탄〃 송호송 △용인동부〃 황재규 △용인서부〃 이지춘 △하남〃 이대형 △양평〃 이은애 ▽경기북부경찰청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장 유희정 △수사심사담당관 이재홍 △수사과장 방유진 △형사〃 임학철 △과학수사〃 전재희 △안보수사〃 임병호 △생활안전〃 이재성 △여성청소년〃 김상희 △교통〃 강성모 △자치경찰실무추진팀장 류경숙 △고양서장 강일원 △일산동부〃 조강원 △파주〃 정문석 △양주〃 강찬구 △구리〃 유철 ▽강원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 윤휘영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장 김형기 △경비〃 정석화 △공공안녕정보외사〃 김택수 △수사〃 김동혁 △안보수사〃 홍원표 △생활안전〃 엄명용 △여성청소년〃 박재삼 △교통〃 박주혁 △자치경찰실무추진팀장 윤태영 △춘천서장 최승호 △삼척〃 이은실 △영월〃 김경호 △홍천〃 정대이 △인제〃 오세찬 △화천〃 이광진 △양구〃 박범정 ▽충북경찰청 △홍보담당관 김동수 △청문감사〃 최영기 △112치안종합상황실장 송해영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장 조성호 △경비〃 김성훈 △공공안녕정보외사〃 유재용 △수사〃 김철문 △안보수사〃 정경호 △생활안전〃 구자면 △여성청소년〃 최철균 △자치경찰실무추진팀장 김기영 △청주상당서장 박봉규 △청주청원〃 이우범 △영동〃 변재철 △괴산〃 백석현 △보은〃 이종길 △옥천〃 안창익 △진천〃 이두호 ▽충남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 이영도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장 김보상 △공공안녕정보외사〃 박재영 △수사심사담당관 정성엽 △수사과장 김근만 △사이버수사〃 이상근 △생활안전〃 김용환 △여성청소년〃 조성수 △교통〃 김창영 △자치경찰실무추진팀장 김영일 △천안동남〃 백남익 △서산〃 한상오 △공주〃 심은석 △당진〃 이선우 △예산〃 이미경 △부여〃 최복락 △서천〃 호욱진 △청양〃 신광수 ▽전북경찰청 △홍보담당관 황동석 △청문감사〃 한도연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장 임상준 △경비〃 박훈기 △공공안녕정보외사〃 정재봉 △수사〃 남기재 △형사〃 박종삼 △생활안전〃 김진형 △여성청소년〃 박송희 △교통〃 최규운 △자치경찰실무추진팀장 김태형 △전주덕진〃 박정환 △익산〃 송승현 △완주〃 권현주 △고창〃 김현익 △순창〃 김종신 △진안〃 김홍훈 △장수〃 권미자 △무주〃 빈중석 ▽전남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 유봉현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장 최병윤 △수사심사담당관 강은석 △수사과장 이후신 △안보수사〃 정원균 △생활안전〃 김규행 △여성청소년〃 권석진 △교통〃 공정원 △자치경찰실무추진팀장 박종열 △무안서장 윤후의 △장흥〃 임태오 △함평〃 정환수 △담양〃 김홍균 △곡성〃 김남희 △완도〃 최숙희 △구례〃 장익기 ▽경북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 최호열 △112치안종합상황실장 김경규 △경비과장 김유식 △공공안녕정보외사〃 박찬영 △수사심사담당관 이종섭 △수사〃 변인수 △형사〃 최준영 △사이버수사〃 이재욱 △과학수사〃 최용석 △생활안전〃 곽동호 △여성청소년〃 김우락 △교통〃 이창록 △자치경찰실무추진팀장 민문기 △경주서장 서동현 △포항남부〃 배기환 △구미〃 김한탁 △안동〃 장근호 △김천〃 이승목 △영주〃 박종섭 △영천〃 이근우 △상주〃 안문기 △칠곡〃 이익훈 △청도〃 박종문 △봉화〃 허성희 △영양〃 윤주철 △군위〃 박기남 △울릉〃 김우태 ▽경남경찰청 △홍보담당관 한상철 △112치안종합상황실장 정병원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장 진훈현 △경비〃 김현식 △외사〃 제옥봉 △수사심사담당관 심태환 △사이버수사과장 황철환 △광역수사대장 김성철 △여성청소년과장 정성수 △교통〃 조원효 △자치경찰실무추진팀장 하재철 △마산중부서장 박중희 △김해중부〃 전범욱 △통영〃 강기중 △거제〃 하임수 △밀양〃 임영섭 △양산〃 정성학 △거창〃 김명상 △하동〃 남우철 △함양〃 서상태 △산청〃 박광주 △의령〃 목현태 ▽제주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장 최희운 △경무기획과장 김완기 △외사〃 조규형 △수사〃 권용석 △자치경찰실무추진팀장 오임관 △서귀포서장 변민선 ▽치안지도관 △서울경찰청 경무기획과 이강석 이동훈 임준영 이종서 김산호 안용식 △경기남부경찰청 〃 서기용 △광주경찰청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 권영만 ◇문화재청 △기획조정관실 법무감사담당관 유재걸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장 류소명 ◇예금보험공사 <전보> ▽부서장급 △사회적가치경영부장 신두식 △기획조정〃 김홍태 △저축은행관리〃 진호정 △리스크총괄〃 김경록 △자산회수〃 임상옥 △조사총괄〃 이상조 △정보보호실장 남성모 △기금관리〃 진주태 △기금운용〃 신재민 △비서〃 윤성욱 △은행금투관리부 금융소비자보호지원TF(부서내실장급) 윤재호 △예금보험연구센터장 임일섭 △프놈펜사무소장 조계황 △외부파견(파산재단) 박동섭 △〃(금융감독원) 안병율 △〃(국방대) 윤철희 △〃(경찰대) 김동석 △〃(한국은행) 이원준 <선임> ▽부서장급 △예금보험연구센터 부센터장 임종호 △외부파견(서울지역통할실장) 강호성 △〃(통일교육원) 이종수 ◇한국교통안전공단 <전보> △결함조사처장 안호순 △결함정보〃 김성섭 △친환경연구〃 이정기 △정보통신연구〃 김성범 △인증정책센터장 박형원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 사무국장 김준호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신임> ▽본부장 △지능형인프라 최대규 △지능데이터 고윤석 △글로벌협력 이재호 ▽단장 △클라우드기술지원 김은주 △빅데이터추진 이용진 ▽팀장 △인사평가 변민기 △총무홍보 정원모 △정책기획 이규엽 △모바일인프라 양종한 △네트워크고도화 정운영 △공공와이파이 배창석 △디지털플랫폼 김형순 △지능데이터총괄 윤미영 △인공지능데이터전략 신다울 △인공지능데이터사업1 유호진 △〃2 오현목 △빅데이터플랫폼 손기문 △〃사업 황성욱 △공공데이터개방 이재원 △〃활용 이창민 △데이터기반행정 이동철 △디지털정부성과제도 김두현 △〃기반지원 어재경 △〃사업 박재표 △공공클라우드전환 문석봉 △융합서비스 문재형 △공공혁신플랫폼 한병호 △디지털역량개발 이영선 △디지털포용기반 남팔근 △지능정보윤리 주윤경 △디지털포용서비스 박종선 △글로벌ICT컨설팅 홍명하 △글로벌아카데미 양현수 ▽센터장 △ICT투자성과 정재동 △미래네트워크 나성욱}
“그건…. 저기 계신 아버지에게 물어보세요.” 델핀 오(오수련·36) 유엔 세대평등포럼 사무총장은 어떤 교육을 받으며 자랐는지 질문을 받자 환하게 웃으며 아버지인 오영석 전 KAIST 초빙교수(73)를 바라봤다. 오 전 교수는 딸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14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시상식장에 와 있었다. 델핀이 한국의 위상을 높인 이들에게 수여하는 한국이미지상 징검다리상을 받는 자리였다. 델핀은 프랑스 하원의원을 지냈고, 오빠 세드리크 오(오영택·39)는 현재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이다. 남매는 프랑스에서 ‘대학 위의 대학’으로 불리는 그랑제콜(소수정예 특수대학)을 나왔다. 나비 넥타이에 빨간색 머플러를 길게 두른 오 전 교수는 무대에 올라 딸에게 마이크를 건네받은 후 말했다. “저는 아이들을 키우지 않았습니다. ‘니들은 커라. 나는 보여 준다’ 이렇게 했죠. 경험은 망루와 같아서 높을수록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고 당부했고요. 인생의 여러 문은 반드시 자기 손으로 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 전 교수와 프랑스인 어머니는 아이들과 같이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며 여행했다. 남매에게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한 것이다. 집에 TV는 두지 않았다. 델핀은 지금도 집에 TV가 없다고 했다. 델핀은 인터뷰에서 “부모님은 뭐든 해보라고 격려해주셨다. 특히 아버지는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내 최고가 되도록 독려하셨다”고 말했다. 이게 전부는 아니었다. 델핀은 말을 이어갔다. “부모님은 경쟁에서 이기려고만 하기보다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어요. 윤리적으로 일해야 한다고 당부하셨고요. 무엇보다 다른 이들을 위해 일하라고 강조하셨어요.” 그의 말에서 특히 인상적인 대목이었다. 자녀를 최고의 엘리트로 키우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비용, 시간을 쏟는 이들이 많은 현실에서 나눔과 헌신을 강조한 교육은 신선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델핀은 “부모님이 전해주신 모든 가치는 내 마음속에 살아 있다”고 했다. 그리고 델핀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그는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는 여성들, 교육을 받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어린 나이에 강제로 결혼해야 하는 소녀들이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어려운 환경에 놓인 소녀들에 대해 얘기할 때는 한동안 골똘히 생각에 잠긴 후 진지하게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그의 말에서 단순한 수사가 아닌 진심이 느껴졌다. 사람들은 눈부신 성취를 이룬 이들의 비결에 관심이 높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여기서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성공의 열매를 자신과 가족들만 누리는 것을 경계하고 타인과 나누려 노력하는 모습에 더 많이 주목해주길 기대한다. 델핀과 세드리크 남매가 받은 교육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은 바로 이 점이기에.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창 너머로 보이는 소나무, 그 가지에 앉은 까마귀, 하늘의 달. 이들 낱말은 입안에서 엉켜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학교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을 발표하는 날, 입이 꼼짝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키득거린다. 나를 데리러 온 아빠는 강가로 향한다. 눈물이 차오르는 내게 아빠는 말한다. “너도 저 강물처럼 말한단다.” 자세히 보니 물거품이 일고 소용돌이 치고 굽이치다가 부딪친다. 강물도 나처럼 더듬거리고 있었다. 말이 나오지 않고 울고 싶을 때면 아빠의 말을 떠올린다. 말을 더듬는 소년이 느끼는 아픔, 아빠의 다독임에 용기를 얻는 모습을 섬세하고 깊게 담아냈다. 캐나다 시인인 조던 스콧은 자전적 경험을 한 편의 시처럼 펼쳐낸다. 고통스러운 순간은 차갑게, 소년을 품는 강물은 따스하고 몽환적으로 그린 그림은 글과 함께 숨쉬듯 어우러졌다. 부딪치고 꺾이면서도 한 걸음씩 나아가는 세상의 모든 존재에게 보내는 눈부신 응원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6·25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한 여성이 월남했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그는 폐허가 된 서울에서 홀로 삼남매를 키웠다. 교수가 된 아들은 프랑스 여성과 결혼해 아들과 딸을 낳았다. 아들은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이 됐고, 딸은 프랑스 하원의원을 거쳐 유엔 세대평등포럼 사무총장이 됐다. 세드리크 오(오영택·39)와 델핀 오(오수련·36) 남매다. 이들은 한국인이라는 뿌리를 늘 기억하며 세계를 누비고 있다. 최근 한국을 찾은 델핀 오 유엔 세대평등포럼 사무총장을 14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프랑스 그랑제콜(소수정예 특수대학)을 나와 베를린자유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졸업한 그는 주한 프랑스 대사관, 미국 뉴욕 주재 프랑스 총영사관, 미국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에서 근무했다. 유엔 세대평등포럼은 여성 인권을 향상시키는 일을 한다. 그는 “지금의 내 삶은 강인하고 헌신적이셨던 할머니가 남긴 유산(legacy)에 빚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이사장 최정화 한국외국어대 교수)이 수여하는 한국이미지상 징검다리상을 받았다. 올해 17회를 맞은 한국이미지상은 한국 문화를 알리고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힘쓴 개인과 단체에 수여한다. ○ 어릴 때도 지금도, 한복과 함께 그는 노란색 원피스에 한복 저고리 동정을 단 검은색 재킷을 입었다. “인사동 단골집에서 산 재킷이에요. 한국에 올 때면 종종 이런 옷을 산답니다. 편하고 예뻐서 즐겨 입어요. 사람들이 디자인이 독특하다고 하면 한복을 응용한 거라고 얘기해줘요.” 어릴 때부터 중요한 행사에는 한복을 입었다고 했다. 이달 3일 미국 연방하원 개원식에서 메릴린 순자 스트리클런드 의원이 붉은색 저고리와 보라색 치마를 입고 취임 선서를 한 데 대해 “멋진 한복 패션을 선보여 감탄했다”고 했다. 그의 아버지 오영석 전 KAIST 초빙교수(73)와 어머니는 집에 TV를 두지 않고 늘 책을 읽으며 대화하는 분위기에서 남매를 키웠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인 세드리크는 한 인터뷰에서 “델핀이 공부를 더 잘해서 성적표를 받는 날이면 긴장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얘기를 하자 그는 큰 웃음을 터뜨렸다. “오빠 말에 동의하지 않아요. 아버지를 통해 경험한 한국의 교육 방식은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낸다고 생각해요.” 아버지는 틈틈이 한국어도 가르쳤다. 연세대 어학당을 6개월 다닌 그는 “더 오래 한국어를 공부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 어머니가 외국인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쳤기에 집은 늘 여러 나라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양한 국적을 지닌 이들을 보면서 국제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꿨어요. 부모님은 ‘여자 아이가 그러면 안 돼’라고 하신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뭐든 해보라고 지지해주셨죠.” 그렇게 자란 그는 가슴이 뛰는 일을 찾아 거침없이 달렸다. ○ “꿋꿋했던 두 할머니가 롤 모델” 당찬 그였지만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여전하다고 했다. 32세에 하원의원이 됐을 때도 이를 느꼈다. “저보다 나이 많은 남자 보좌관 두 명과 일했는데, 회의나 행사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저를 비서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뒤쪽 자리로, 남성 보좌관들은 앞자리로 안내했죠. 프랑스에서도 젊은 여성 의원은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항상 의원 배지를 가슴에 달고 다녀야 했어요.” 그는 두 할머니가 롤 모델이라고 했다. 친할머니는 사별로, 외할머니는 이혼으로 각각 홀로 자녀들을 키웠다. “두 분은 묵묵히 희생하고 모든 걸 꿋꿋하게 견뎌내며 독립적으로 사셨어요. 전쟁을 겪으며 홀로 아이들을 키웠다는 게 얼마나 엄청난 일인가요. 가끔 고집 센 아빠를 볼 때면 할머니를 상상하곤 해요.(웃음)” 그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 사회적 위기가 닥치면 여성들이 먼저 해고되는 경우가 많아요.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이들 가운데 4분의 3이 여성입니다. 집에 있는 시간이 증가하고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기는 어려워지면서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도 늘고 있어요. 유엔에서는 이를 ‘섀도 팬데믹(Shadow Pandemic)’이라고 부릅니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소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앞으로 많은 시간 동안 싸워야 할 겁니다. 삶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싸움이죠. 롤 모델을 찾고 스스로도 롤 모델이 되세요. 단,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할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세요. 저도 힘을 보탤 겁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한적한 곳을 소규모로 여행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3일 한국관광공사는 이런 흐름을 ‘사이’를 뜻하는 ‘비트윈(B.E.T.W.E.E.N.)’으로 제시했다. 균열, 위로, 연결, 어디든, 강화, 기대, 주목의 7개 영어 키워드에서 딴 합성어다. 이는 관광공사가 2018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소셜미디어와 이동통신사, 카드사 빅데이터를 분석해 코로나19로 인한 심리 변화가 여행에 미친 영향을 파악한 결과다. 온라인 여행, 한 달 살기 등 새로운 여행 방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올해는 여행 산업도 큰 변화를 겪으며 기존 구조에 균열(Break)이 발생하는 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위로(Encourage)를 얻으려는 사람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가까운 곳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인근 지역과의 연결(Tie)이 강해지고 섬, 소도시 등 자기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어디든(Wherever) 선호하는 이가 많다. 소수의 가까운 사람과 여행해 유대감은 강화(Enhance)된다. 여행하기가 쉽지 않아 여행에 대한 기대(Expect)는 더 커지고 있다. 대만에서 출발해 제주도 항공을 선회한 뒤 착륙하지 않고 다시 대만으로 돌아가는 무착륙 여행처럼 새로운 형태의 여행이 더욱 주목(Note)받을 것으로 전망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장이 우리나라의 차(茶) 문화를 부흥시키고 정립한 승려인 초의선사(草衣禪師·1786∼1866)와 관련된 고문서 등 169건 364점을 국립광주박물관에 기증했다고 10일 밝혔다. 기증한 유물 가운데는 초의선사와 교유했던 학자 문인 예술가 승려가 보낸 편지를 비롯해 시를 적은 두루마리인 시축(詩軸)이 많다. 초의차를 예찬한 박영보의 ‘남다병서첩(南茶幷序帖)’, 박영보의 스승인 신위의 ‘남다시병서(南茶詩幷序)’, 초의선사의 친필이 있는 풍수지리서인 ‘직지원진(直指原眞)’도 있다. 유물은 박 소장이 초의선사의 차 문화 형식을 이어받은 응송 박영희 스님(1893∼1990)에게 받은 자료와 초의선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수집한 자료들이다. 박 소장은 “우리나라 차 문화를 조명하고 널리 알리는 데 이 유물들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광주박물관은 유물을 통해 당대 차에 대한 인식을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김영사가 경계를 넘어 질문하고 답함으로써 통찰과 영감을 선사하겠다며 지식교양잡지 ‘매거진G’(사진)를 창간했다. 창간호 주제는 ‘나란 무엇인가?’. 뇌과학자 김대식은 “누구나 한번쯤 품게 되는 질문을 지금의 문장과 감각으로 나눠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작가 전승환은 ‘우리에겐 더 많은 부캐가 필요하다’, 사회학자 노명우는 ‘퍼스낼리티의 작은 역사’를 썼다. 신경인류학자 박한선, 천문학자 이명현, 철학자 홍창성, 건축가 이일훈, 명상가 김도인 등도 참여했다. 스티커, 손글씨, 각종 일러스트를 활용해 편집에서도 다양한 실험을 했다. ‘총, 균, 쇠’의 저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창간 기념 인터뷰에서 현재의 자신을 만든 세 가지 경험으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읽었을 때, 1981년 보트 사고로 죽을 뻔했을 때, 1987년 쌍둥이 아들이 태어났을 때를 꼽았다. 이를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라’, ‘일은 항시 잘못될 수 있으므로 철저히 대비하라’,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세계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는 ‘모든 것이 뒤섞인 상태(mixed bag)’다. 확실한 것 하나는 문제의 원인이 바로 우리 인간이라는 사실이다. 문제를 일으키는 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매거진G는 연간 4회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바구니에 공 넣기, 그림 그리기…. 서커스단의 아기 코끼리 폼폼은 묘기에 성공해 과일을 한가득 받는다. 계속 상을 받기 위해 연습하지만 실은 너무 힘들다. 어느 날 감염병이 돌아 서커스단이 문을 닫자 동물들은 숲으로 간다. 낯선 환경에 힘들어하는 엄마 아빠를 기쁘게 할 방법을 고민하던 폼폼. 곰 너구리 고슴도치가 다가와 나무 열매를 따 달라고 한다. 폼폼이 코로 열매를 따자 다들 감탄한다. 미어캣 가족의 초상화를 쓱쓱 그리고 강물이 얕아 목욕을 못 하는 하마와 악어에게 코로 물도 뿌려준다. 친구들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지는 폼폼. 이런 감정은 처음이다! 엄마 아빠의 기대 때문에 힘든 걸 꾹 참고 묘기 연습만 하던 폼폼이 친구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면서 기쁨과 자유를 맛보는 모습이 찡하면서도 공감을 자아낸다. 친구들이 고맙다고 하자 점점 신나는 폼폼. 내가 행복하고 자유로워야 엄마 아빠도 진짜 기쁘다는 걸 명랑하게 알려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문학사상사가 주관하는 제44회 이상문학상 대상에 이승우 작가(62·사진)의 소설 ‘마음의 부력’이 4일 선정됐다. 우수작으로는 박형서의 ‘97의 세계’, 윤성희의 ‘블랙홀’, 장은진의 ‘나의 루마니아어 수업’, 천운영의 ‘아버지가 되어주오’, 한지수의 ‘야夜심한 연극반’이 뽑혔다. 상금은 대상 5000만 원, 우수작은 각 500만 원이다. 이달 중 수상 작품집이 발간될 예정이다. 심사위원단은 ‘마음의 부력’에 대해 “인물 내면에 대한 정밀한 묘사와 유려한 문체에서 단편소설 양식의 전형을 잘 보여준다”며 “아들과 어머니 사이의 부채 의식과 죄책감이라는 주제를 사회윤리적 차원의 여러 가지 현실 문제와 관련지어 소설적으로 결합해 내는 데 성공했다”고 평했다. 1977년 제정된 이상문학상은 이문열 이청준 최인호 신경숙 김훈 등을 수상자로 배출한 권위 있는 상이다. 그러나 지난해 우수작으로 상을 받을 예정이던 작가들이 불공정 계약이라며 수상을 거부해 파장이 거세게 일었다. 당시 김금희 최은영 이기호 작가는 ‘수상작 저작권을 3년간 양도하고 작가 개인 단편집에 실을 때 표제작으로 할 수 없다’는 문학사상사의 요구에 반발해 수상을 거부했다. 2019년 대상 수상자인 윤이형 작가는 계약의 불공정성을 비판하며 절필을 선언했다. 같은 해 우수작상을 받은 조해진 작가는 “사과하고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전까지 문학사상사의 청탁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문학사상사는 지난해 이상문학상 수상자 발표를 취소하고 논란이 된 계약 조건들을 수정했다. 문학사상사는 올해부터 선정된 작가들은 저작권을 침해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문화체육관광부는 6일 오후 7시 ‘2021 신년음악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네이버TV와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돼 누구나 볼 수 있다. 1부에서는 바리톤 이인규가 ‘당연한 것들’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과 이를 다시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노래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내 영혼 바람 되어’와 드보르자크 ‘꿈속의 고향’을 들려준다. 소프라노 박혜상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삽입곡 ‘그날’을 노래한다. 발레리나 김지영과 발레리노 김기완이 엔니오 모리코네의 ‘더 미션’에 맞춰 합동공연도 펼친다. 2부에서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멘델스존의 ‘피아노 협주곡 1번 사단조’를 빠르고 활기차게 들려준다. 지휘자 여자경과 KBS 교향악단이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연주한다. 창작오페라 ‘박하사탕’의 서곡도 들려준다. 음악회는 가수 윤상과 아나운서 이현주의 사회로 진행된다. 현장의 영상과 음향을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클래식 음악 방송·음향 전문가인 한봉근 프로듀서와 최진 음향 감독이 참여한다. 신년음악회는 17일 오후 5시 반 KBS ‘열린음악회’에서도 방송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