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구독 9

추천

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취재분야

2024-03-27~2024-04-26
문화 일반44%
칼럼17%
연극10%
경제일반10%
교육7%
문학/출판3%
미술3%
인사일반3%
여행3%
  • ‘세한도’ 국가기증 손창근씨 최고 영예 금관문화훈장 수여

    국보 제180호인 ‘세한도’와 평생 수집한 국보·보물급 문화재를 기증한 미술품 소장가 손창근 씨(사진)가 금관문화훈장을 받는다. 2004년 문화유산과 관련해 정부포상을 시작한 이후 문화훈장 중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수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손 씨에 대해 “국보·보물급 문화재를 조건 없이 국가에 기증해 왔으며 올해 2월 국보 ‘김정희 필 세한도’를 기증해 국민 모두의 자산이 될 수 있도록 했다”고 6일 밝혔다. 은관문화훈장은 전통건축의 우수성을 알리고 발전시키는 데 평생을 바친 고(故) 신영훈 지용한옥학교 명예교장과 전통 화살 복원과 계승에 헌신한 유영기 국가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 보유자가 받는다. 보관문화훈장 수훈자는 전통 풍수나침반인 ‘윤도’의 계승 발전에 힘쓴 김종대 국가무형문화재 제110호 윤도장 보유자, 천연기념물 자원 연구를 통해 자연유산 보존에 기여한 황재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명예연구원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2-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어린이 책]같이 있을 땐 티격태격… 안 보이면 그리워져요

    바나나 자매인 바나 나나 나바 할머니. 셋은 꼭 붙어 있다. 사이좋게 지내지만 TV 채널을 놓고 다투기도 한다. 날씨 좋은 어느 날, 할머니들은 온천, 과일 가게, 고향으로 각각 가려다 셋으로 쭉 갈라진다. 온천욕을 즐기던 바나 할머니는 원숭이가 입맛을 다시며 다가오자 얼른 도망친다. 과일 가게에서 싱싱한 바나나들과 얘기하던 나나 할머니는 자신을 버리려는 가게 주인을 골탕 먹이고 달아난다. 고향 섬에서 꼬마 바나나를 보며 어린 시절 추억을 곱씹던 나바 할머니는 꼬마 바나나를 먹으려는 코끼리를 내쫓는다. 같이 있을 때는 투덜거리고 싸우지만 막상 떨어져 있으면 그리워지는 가족의 의미를 재치 있게 풀어냈다. 세 할머니는 이제 몸은 붙어있지 않지만 마루에 앉을 때도, 잠을 잘 때도 나란히 함께한다. 꽃무늬 이불 하나를 같이 덮고 잠든 할머니들의 표정이 평온하다. 작은 일상도 정겹게 만드는 존재. 바로 가족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2-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양화가 성연웅, 서울 혜화아트센터서 10번째 개인전

    서양화가 성연웅의 연작시리즈 ‘소풍’의 10번째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혜화아트센터에서 12월 4∼16일 열린다.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삶은 소풍’이라는 개념으로 선보였던 전작들의 맥을 이어 체크무늬 형상을 통해 삶은 씨줄 날줄처럼 엮인 선택의 연속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선택의 순간에 처한 사람들이 역동적인 몸짓으로 고비를 이어나가는 모습도 표현했다. 성 작가는 “삶에 대한 애착과 가족애, 선택에 대한 자기성찰적 모습을 담았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어린이 책]인연이 모여 인생이 된다

    지금 하고 있는 무언가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건지 모른다. 베토벤이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었기에 슈베르트는 영감을 받아 작곡한다. 슈베르트의 음악을 듣고 싶어 사람들은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기관사가 기차를 잘 운행해 지휘자가 공연장에 제때 도착했고, 콘서트홀 직원들이 조명과 좌석을 점검했기에 공연이 착착 진행된다. 감기에 걸린 삼촌 대신 숙모와 공연장에 간 소녀. 음악을 들은 소녀에게 변화가 시작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오묘한 인연을 ‘때문에’가 반복되는 시 같은 글과 서정적인 그림으로 담아냈다. 소녀는 작곡을 하고, 지휘자가 돼 어릴 적 연주를 들은 콘서트홀에서 자신의 음악을 선보인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파장이 일어난다. 운명을 결정짓는 일은 물론 작은 일이라도 우연과 필연의 정교한 조합으로 꽃을 피운다는 걸 찬찬히 들려준다. 은은한 여운 속에 깨닫게 된다. 삶은 신비로움과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음을.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5억뷰 ‘관광공사 홍보영상’ 대한민국광고 大賞 수상

    한국언론진흥재단은 ‘2020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대상으로 한국관광공사의 ‘Feel the Rhythm of Korea’(한국의 리듬을 느껴보세요·오디오 부문·사진), 해양수산부의 ‘치어럽 캠페인’(공익광고), 경찰청의 ‘호프테이프’(옥외·인쇄), 인천시교육청의 ‘근로계약서 대봉투’(커뮤니케이션디자인·프로모션)가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관광공사의 ‘Feel…’은 서울 부산 전주 강릉 안동 목포의 명소에서 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선율에 맞춰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 단원들이 유쾌하게 군무를 추는 영상으로 유튜브 등에서 누적 조회수가 5억 건에 이를 정도로 화제가 됐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힘들 때 손내미는 건 부끄러움 아닌 용기”

    “손을 내밀고, 또 그 손을 잡는 건 부끄러움이 아니라 용기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가난, 가족 문제를 겪는 두 소년이 서로에게 차츰 다가가 손을 맞잡는 과정을 그린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문학과지성사·사진)을 출간한 김려령 작가(49)가 말했다. 75만 권이 판매된 청소년 소설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로 잘 알려진 그가 3년 만에 신작 동화로 돌아왔다. 김 작가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초등학교 5학년 현성이는 철거될 비닐하우스에서 엄마 아빠와 산다. 삼촌에게 속아 집을 날렸기 때문이다. 같은 반 장우는 아빠가 재혼해 새엄마와 서먹하게 지낸다. 둘은 마트에 갔다 우연히 만나 비닐하우스촌을 둘러본다. 화훼단지였지만 이제는 버려진 비닐하우스 하나를 아지트로 삼은 둘은 꼼짝 않고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촬영해 올린 동영상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이 조회수가 늘어나고 댓글이 줄줄이 달리자 이를 계속 올린다. “실없는 놀이 같지만 사실 둘은 치열하게 성장하고 있는 겁니다. 없는 놀이도 만들어내고, 잘 몰라도 함께하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알아가는 게 아이들이라는 걸 동영상 올리기를 통해 표현했습니다.” 현성이와 장우는 움츠러들지 않고 담담하게 집안 사정을 털어놓으며 가까워진다. 김 작가는 “자신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있는 아이들에게 ‘쉽지 않겠지만 지금 즐거워질 수 있는 작은 실마리를 찾아보라’고 하고 싶다”고 했다. 안 그러면 나중에 후회한다는 것. “어릴 적 비닐하우스에서 살던 친구가 있었어요. 속상해서 울기도 했지만 놀 때는 누구보다 신나게 놀았어요. 아련하고 유쾌하게 가슴에 남은 친구예요. 힘든 시기를 보내는 아이들이 그 친구처럼 당차게 견뎌냈으면 해요.” 작품은 결코 우울하지 않다. 그 나이 때 남자아이들이 나눌 법한 실감 나는 대화가 웃음을 자아낸다. 마트에 수제비를 만들 밀가루를 사러 갔다 만난 둘은 밀가루가 강력분, 박력분, 중력분으로 나뉘어 있자 고개를 갸웃거린다. “얘는 강력한 애고, 얘는 박력 있는 앤가?”(현성) “수제비는 강력하게 해야 하냐, 박력 있게 해야 하냐?”(장우) 이야기를 더 주고 받다 장우가 “아빠가 요리할 때 박력 넘치기는 한데”라고 하자 둘 다 박력분을 산다(박력분은 주로 과자를 만들 때 쓰고 수제비는 중력분으로 만든다). 둘은 집 이야기를 하며 툴툴거리다가도 컵라면은 싹 비운다. ‘컵라면은 언제나 맛있으니까’라며. 구체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묘사 덕에 둘은 실제 존재할 것 같은 아이들처럼 느껴진다. 김 작가는 “먼저 다가갈 수도 있고, 다가오는 친구를 맞이하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고 했다. 이어 “어른들은, ‘너를 위해서’라며 하는 말이 진짜 아이를 위한 건지, 자신이 못한 걸 강요하거나 왜 못하냐고 다그치는 건 아닌지 스스로 물어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작품을 쓰는 동안 엉뚱하지만 기발한 아이들을 따라가는 여정이 즐거웠다고 했다. “현성이와 장우가 내 손을 꼭 잡고 걱정만 하는 저를 안심시켜 주는 것 같았어요.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울타리가 돼 주고 있는지 반성하게 됐죠. 동화는 늘 아이들을 통해 저를 돌아보게 해요. 제가 동화를 사랑하는 이유지요.”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어린이 책]친구들이 놀려도 상처받지 않으려면…

    누나가 씹던 껌이 사이먼 머리카락에 붙었다. 누나가 머리카락을 잘라내고 다듬지만 사이먼의 머리는 엉망이 된다. 친구들은 “까치둥지”라고 놀린다. 울먹이며 달려가는 사이먼. 이를 본 로즈 할머니는 낚싯대를 가져와 “놀림에 걸려드는 건 낚시 미끼를 무는 것과 같다”며 미끼를 물지 않는 법을 알려준다. 아이들은 외모, 이름 등 작은 것으로도 놀리고, 놀림받은 아이는 상처받는다. 초등학교 상담교사를 지낸 저자는 아이들이 놀리는 건 친구가 반응을 보이는 게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만히 있거나 오히려 맞장구를 치면 재미가 없어져 놀리는 걸 그만둔다. 전혀 다른 이야기를 꺼내거나 웃어넘기는 것도 방법이다. 놀리는 아이와 멀리 떨어지는 것도 좋다. 다섯 가지 방법을 여러 사례와 함께 차근차근 짚어준다. 아이가 놀림받고 속상해한다면 상처받지 않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아이의 가슴속 응어리가 스르르 풀리고 마음은 더 단단해질 것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꿈의 오케스트라’ 55개 LED패널에 한명 한명이…

    ‘아리랑 환상곡’의 익숙한 선율이 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웅장하게 울렸다. 오케스트라 대형으로 배치된 발광다이오드(LED) 패널 55개에는 연주하는 단원 한 명 한 명이 비춰졌다. 실제 무대에 선 이는 이 곡의 지휘를 맡은 권정환 지휘자뿐이고, 단원들의 연주는 녹화한 영상으로 대체됐지만 실황 연주처럼 느껴졌다. 이날 열린 ‘꿈의 오케스트라’ 10주년 기념 공연 ‘아이 콘택트(I CONTACT)’는 코로나19로 인해 유튜브로 중계됐다. 취약 계층 아동 및 청소년이 악기를 배우는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의 한국형 프로그램인 ‘꿈의 오케스트라’(꿈오)에서 활동하는 단원 중 200여 명이 참여했다. 애잔한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는 꿈오 홍보대사인 가수 헨리가 바이올린을, 김나래 양(경북예고 2학년)이 첼로를 협연했다.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 4악장’,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등 꿈오에서 10년간 가장 많이 연주한 5곡을 모은 ‘찬란한 꿈의 조각들’에서는 오산 강릉 평창 공주 대구의 단원들이 실시간으로 연결돼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악기 이름도 몰랐던 아이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빚어낸 소리는 풍성하고 맑았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꿈오는 2010년 8개 기관에서 단원 470명으로 시작해 현재 49개 기관에서 28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누적 단원은 1만9700여 명, 강사는 4000여 명에 이른다. 꿈오 운영비용은 문체부와 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3년간 지원하고 이후 3년은 지자체가 절반을 부담한다. 이렇게 6년이 지나면 지자체가 온전히 맡아 운영한다. 피아노, 바이올린 정도만 알던 아이들은 클라리넷, 오보에, 팀파니, 콘트라베이스 등 난생처음 본 악기를 배우며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를 익혀나간다. 김나래 양도 초등학교 5학년 때 꿈오 통영에서 첼로를 처음 만났다. “첼로 소리를 들으면 편안해지고 행복해진다”는 김 양은 빠듯한 형편 때문에 고민하다 첼로를 전공하기로 결심했다. 꿈오 선생님이 개인 레슨을 해줬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아카데미에 합격해 중학교 2학년 때 버스로 왕복 9시간 넘게 걸리는 서울과 통영을 혼자 오갔다. 이후 경북예고에 진학했다. “내성적이어서 배달 주문 전화도 잘 못했는데 꿈오에서 모르는 친구들이랑 같이 연주하면서 밝아졌어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저처럼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도 가르칠 거예요. 제가 받은 만큼 나누고 싶어요.”(김 양) 음악, 친구와 어울리며 아이들은 달라졌다. 꿈오 고창에서 활동한 한 학생은 부정적인 성격이었지만 콘트라베이스를 배우며 자신감을 얻었고 초등학교 6학년이 되자 어린 학생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꿈오 충주에 다니는 학생의 어머니는 “아이 일기장에 우울한 내용만 있어 마음이 아팠는데 악기를 배우면서 어느 대목이 연주가 잘 안 된다며 의욕을 보이거나 즐거운 얘기도 쓰며 밝아졌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쳐다보는 게 싫어서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던 한 학생은 꿈오 오산에서 첼로를 배우고 파트장이 되면서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는 “더 많은 경험을 하며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찾아 가겠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 꿈오 성동에서 지도하고 있는 윤용운 음악감독은 “하얀 백지 상태의 아이들을 보며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아이들이 개성대로 악기를 선택해 배우며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줘 오히려 힘을 얻었다”고 했다. 음악을 통해 소통하고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서로를 알아가는 이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음악은 힘이 세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코로나19 시대의 낯선 고독… 더 뜨거워진 신춘문예 열기[광화문에서/손효림]

    가을바람이 쌀쌀해지면 문화부로 걸려오는 전화가 많아진다. 신춘문예 때문이다. 응모 방법과 관련된 여러 질문이 줄을 잇는다. 신춘문예 문의 전화가 늘어나면 한 해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한데 올해는 유독 연초부터 문의 전화가 많았다. 1, 2월쯤으로 기억한다. “당선되면 저작권은 누가 갖게 되나요?”라고 묻는 이가 있었다. 이런 질문은 처음이었다. 올해 1월 저작권 문제로 김금희 최은영 이기호 작가가 이상문학상 수상을 거부해 40여 년 역사상 처음으로 이상문학상 발표가 취소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수상작에 대한 저작권을 이 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사에 3년간 양도하고 작가가 개인 단편집을 낼 때 수상작을 표제작(책 제목이 되는 작품)으로 쓸 수 없다는 계약 조항에 작가들은 강력 반발했다. 이를 계기로 작가의 저작권에 대한 논의가 물 위로 떠올랐다. 참고로 본보의 경우 신춘문예 당선작에 대한 저작권은 당선자 본인이 갖는다. 신춘문예 문의 전화는 1, 2월을 지나 봄, 여름에도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코로나19 때문인 것 같다는 확신이 점점 강해졌다. 외출하거나 누군가를 만나기 어려워지자 집에서 글을 쓰는 이들이 늘어난 것 같았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문득 12월에 마감하는 신춘문예의 응모 방법이 미리 궁금해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925년 국내에 처음 신춘문예를 도입한 본보에는 이와 관련된 일화가 많다. 영화 ‘동주’에는 윤동주(강하늘)의 사촌 송몽규(박정민)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는 소식에 집안이 들썩이는 장면이 나온다. 좋아하면서도 쑥스러워하는 몽규, 언제나 한발 앞서가는 그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동주의 얼굴을 비춘다. 실제 동아일보 수상작 명단에는 1935년 콩트 부문에 송한범의 ‘숟가락’이 있다. 송한범은 송몽규의 필명이다. 당시 표기로는 ‘술가락’이라고 돼 있다. 집안에 먹을 게 떨어져 고민하던 ‘나’는 해외로 망명한 장인이 결혼 축하 선물로 보낸 은숟가락(당시 표기 ‘은술가락’)을 맡기고 쌀을 구해오겠다고 아내를 설득한다. 간신히 아내를 달래 쌀과 반찬을 구해오고 밥상이 차려진다. 한데 아내는 아무리 권해도 눈물만 흘릴 뿐 밥을 먹지 않기에 살펴보니 그제야 아내의 숟가락이 없음을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가난으로 인한 고통과 그로 인해 벌어진 아이러니를 짧은 글에 압축적으로 녹여낸 솜씨가 돋보인다. 올해 본보의 신춘문예 마감일은 12월 4일이다. 이전에 비해 응모작 수가 크게 늘었는지는 최종 집계를 해 봐야 알겠지만, 피부로 느끼기에 올해 신춘문예 열기는 정말이지 뜨겁다. 모든 게 처음 겪는 일투성이여서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것 같은 2020년, 작가를 꿈꾸는 이들은 어떤 글을 쓰고 있을까. 광기로 가득할까,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하게 될까. 혹은 고독을 처절하게 잘근잘근 씹고 있을까. 한 달여 후에는 궁금증이 풀린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판을 쉼 없이 두드리며 새해 첫 지면의 주인공을 꿈꾸는 이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20-11-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박옥주 파이프오르간 독주회 ‘오르간으로 드리는 성찬례’ 18일 열린다

    박옥주 파이프오르간 독주회 ‘오르간으로 드리는 성찬례’가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18일 오후 7시 반 열린다. 박옥주는 서울주교좌성당 오르가니스트로, 이번 공연에서 수도원을 위한 미사와 성공회 전례 미사곡B를 연주한다. 성공회 전례미사곡B는 성 니콜라 성가대가 협연한다. 전석 무료이며 후원금은 성공회 작은 교회를 위해 사용한다. 이화여대를 나온 박옥주는 독일 프라이부르그 국립음대 전문연주자과정 및 독일 자브뤼켄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우등 졸업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16
    • 좋아요
    • 코멘트
  • [어린이 책]“내 땅굴로 피신해” 호주산불 영웅 웜뱃

    숲속 동물들 사이에서 늘 혼자인 웜뱃. 오소리를 닮고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 이상하게 생겼다며 아무도 놀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땅 파기를 좋아하는 웜뱃은 매일 땅굴을 만든다. 토끼, 캥거루, 코알라는 굴 파는 소리가 시끄럽고 숲이 구멍투성이가 됐다고 투덜거린다. 어느 날 큰 불이 숲을 집어삼킨다. 두려워하는 동물들에게 웜뱃은 “어서 이리 와!”라고 외치며 이들을 땅굴 속으로 대피시킨다. 지난해 호주에서 6개월간 큰 산불이 났을 때 웜뱃의 땅굴로 작은 동물들이 피신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그림책이다. 온순한 웜뱃은 다른 동물들을 굴속에 보듬어줘 당시 영웅으로 떠올랐다. 힘겹게 달려오는 코알라의 새끼를 캥거루가 건네받고, 웜뱃과 다른 동물들이 힘을 합쳐 엄마 코알라가 굴에 들어오는 걸 돕는 책 속 장면은 실제 일어났을 법한 일처럼 느껴진다. 자신을 멀리한 이들에게 기꺼이 손을 내미는 웜뱃. 내 마음 한 자락에 나누고 품어주는 너그러움이 있는지 살펴보게 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생애주기별 재활복지 서비스 완성해 장애인 자립 지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인류에게 심어준 고귀한 씨앗 가운데 하나는 약한 자들을 특별히 돌보는 사랑이다. 밀알복지재단은 약자 가운데서도 가장 소외된 장애인에게 그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그 실천의 현장에는 스스로 한 알의 밀알이 되기를 자처한 후원자들이 있다.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내어준 이들 덕분에 재단은 꿈의 복지라 일컫는 생애주기별 재활복지 서비스를 완성하며 장애인들에게 자선이 아닌 자립의 기회와 인간다운 삶을 지원하고 있다.두 천사의 생전 유산 기부로 밀알복지재단 설립 1990년대 초, 밀알 사람들은 장애인에게 더 전문적인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을 설립하기로 하고 ‘밀알심기운동’을 전개했다. 당시에는 사회복지법인 설립에 10억 원 정도가 필요했다. 1년 동안 열심히 모금했지만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설립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던 때 기적처럼 두 명의 기부자가 나타났다. 한 목회자는 서울 도심의 빌딩을, 다른 의료인은 대전에 보유한 토지 약 1700㎡(500여 평)를 생전 유산(Living Legacy)으로 내놓은 것이다. 전 재산을 건네고도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조차 원치 않았던 그들은 오로지 소외된 이웃에게 하나님의 사랑이 전달되기를 바랐다. 두 사람의 아름다운 나눔은 재단의 시작이 되어 수십만 장애인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단초가 됐다.장애아 부모의 눈물 닦아준 후원자들이 만든 밀알학교 “하나님! 내 숨이 끊어지기 전에 우리 아이 목숨을 먼저 거둬가 주세요.” 밀알복지재단 이사장인 홍정길 목사는 어느 날 우연히 교회 기도실에서 한 자폐아 부모가 울부짖으며 하는 기도를 들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부모들은 자신이 죽으면 홀로 남겨질 아이들을 걱정했다. 홍 목사는 이 같은 슬픈 기도를 멈추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밀알학교 설립을 결심하고 자신의 퇴직금과 적금을 기부하며 설립 운동을 주도했다. 그 뜻을 받아 남서울교회, 남서울은혜교회를 중심으로 많은 성도들이 예·적금 및 퇴직금 기부는 물론 유산 기부 등으로 아낌없이 참여했다. 그렇게 수천 명이 자신의 것을 나누어 밀알학교를 세웠다. 밀알학교는 옥수홀 경희홀 창윤홀같이 유산기부자들의 이름을 딴 공간을 통해 장애아들의 배움터를 소망한 그들의 뜻을 기리며 국내 최고의 명문특수사학으로 성장했다. 재단 설립에 필요한 기본 재산을 기부한 의료인은 이후에도 밀알학교 설립과 졸업생 진로에도 보탬이 되고 싶다며 생전 기부를 2회에 걸쳐 해줬다. 졸업 후 갈 곳이 없어 슬퍼하는 ‘눈물의 졸업식’이 없도록 하고 싶다던 그의 뜻은 이후 장애인직업재활시설 ‘굿윌스토어’의 토대가 됐다.생애주기별 재활복지서비스 마지막 단계 완성 주거복지시설은 생애주기별 재활복지서비스의 마지막 단계라 불린다. 재단은 이를 위해 노인복지주택 ‘생명의 빛 홈타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경기 가평군에 있는 생명의 빛 홈타운은 1만9427m²(약 5886평) 규모로 노인을 포함한 은퇴 선교사의 복지를 위해 세워지고 있다. 한국교회는 1990년대부터 해외에 선교사를 보냈는데 당시 파송된 선교사들은 이제 노년을 준비해야 할 시기다. 하지만 귀국한 뒤 국내에 기반이 없는 선교사들은 마땅히 머물 곳이 없다. 이런 안타까운 사실을 접한 한 기업가가 자신의 유산을 기부해 홈타운을 건립하는 기초가 됐고 이후 많은 후원자들이 힘을 보태 현재 준공을 앞두고 있다.헬렌켈러센터 완성을 위해 중복 장애로 소통과 활동에 제약이 많으며 꼭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사업도 진행 중이다. 헬렌켈러센터가 그것이다. 1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시청각장애인들은 법제도의 사각지대에서 기본권마저 박탈당한 삶을 살고 있다. 이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자 헬렌켈러센터를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관련 입법 운동은 물론 당사자 발굴과 맞춤형 복지서비스 제공을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 목표는 미국 라이트하우스처럼 재활교육을 제공해 시청각장애인을 자립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헬렌켈러센터는 정부 지원의 부재와 사회적 무관심으로 사업을 이어가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산 기부로 미 샌프란시스코에 건물을 구입해 기숙시설까지 갖춘 라이트하우스 사례처럼 재단은 시청각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해 힘을 보태줄 이들을 찾고 있다. 유산 기부는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다. 작은 금액을, 다양한 형태로, 살아 있을 때도 할 수 있다. 유산기부센터를 조직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재단은 삶의 발자취를 더 의미 있게 남기고 싶은 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더없이 어두운 나날의 연속이다. 그래도 누군가는 더 어둡고 깊은 곳에 자리한 이들에게 희망의 빛을 전하고 있다.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이 땅에서 재물과 재능을 비롯해 모든 것은 잠시 맡아 살아갈 뿐이다. 이 사실을 기억하며 선한 청지기로 살아갈 때 모두가 행복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정형석 상임대표 밀알복지재단▼ 전국 굿윌스토어서 장애인 250명에 일자리 제공 ▼1993년 설립된 밀알복지재단은 아동부터 노인까지 장애인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장애인 복지 전문기관이다. 재단은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다름없이 동등한 기회를 얻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과 직업 등 다양한 복지사업을 실시하며 국내 수십만 장애인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재단은 설립 당시만 해도 실현 불가능한 ‘꿈의 복지’라고 여겨지던 장애인 생애주기별 복지서비스의 대부분을 이뤘다. 장애아동을 위한 의료비 지원, 장애와 비장애 아동이 함께 자라나는 장애통합어린이집, 발달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 청장년기 장애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장애인 가족들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는 장애인보호·거주시설과 사회참여 지원이 그것이다. 이렇듯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인 복지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밀알복지재단이 최근 노력하고 있는 사업은 장애인 일자리다. 재단이 2011년 설립한 굿윌스토어는 장애인 자활을 위한 모범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장애인을 고용하고 최저임금을 보장해 ‘자선이 아닌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굿윌스토어는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기증받아 판매한 수익금으로 장애인들을 고용하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이다. 기증이 곧 장애인의 월급이 되기에 무엇보다도 후원자들의 적극적인 기증 참여가 중요하다. 설립 초기에 이곳이 잘 알려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때 교회들의 기증 참여는 큰 힘이 되었다. 오뚜기와 현대엔지니어링 등 기업들은 물품뿐만 아니라 공간을 기부해 장애인들을 더 많이 고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후원자들의 따뜻한 나눔은 전국의 10개 굿윌스토어를 통해 장애인 250여 명의 일자리가 됐다. 장애인 자립이 이뤄지는 꿈과 희망의 일터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동약자 위한 ‘의암호 킹카누’ 준공

    장애인, 영유아, 고령자가 카누를 탈 수 있는 곳이 생겼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11일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서 ‘춘천 의암호 킹카누’ 선착장 준공식을 열었다. 선착장으로 진입하는 곳에 경사로가 있고 촉각 및 음성 안내판도 설치했다.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카누도 새로 만들었다. 이는 보행로를 개선하고 장애인 화장실, 점자 표시 등을 설치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열린관광지 사업으로 추진됐다. 2015년부터 시작한 열린관광지 사업을 통해 경주보문관광단지, 고창선운사국립공원 등 29곳이 조성 완료됐고, 진행 중이거나 선정된 곳은 63곳이다. 김석 한국관광공사 관광복지센터장은 “열린관광지를 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무장애 여행코스를 포함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생계 위해 택배 일도…공연계 관심 가져달라” 김소현 김문정 등 호소

    “생계를 위해 연습을 하며 택배 일을 하는 지인들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 공연이 임박해 무대가 취소돼 절망했던 적이 있습니다.” 국악인 김준수가 코로나19로 공연계가 큰 어려움 겪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11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마련한 간담회에서 김준수를 비롯해 배우 김소현, 음악감독 김문정이 공연계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올해 접수된 1300여 건의 상담 사례 가운데 생계의 어려움을 토로한 경우가 50%를 차지했다. 공연이 멈추면서 배우를 비롯해 제작진과 관련 종사자들이 큰 타격을 받은 것이다. 김문정 감독은 “가장 안타까운 게 어린이 공연이다. 성인 공연은 그나마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어린이 공연은 거의 아무것도 못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되는 공연도 계속할 수 있을지 불안한 상황이다. 티켓을 70% 이상 판매해야 수익분기점을 넘는 대형 공연의 경우 배우, 제작진이 임금을 자진 삭감하거나 손해를 감수하며 버티기도 한다. 김소현은 “배우와 제작진이 코로나19에 유의하며 연습하고 있고 관객들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로 불안감이 많이 줄었다. 하루 빨리 일상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계 최대 성수기인 연말을 앞두고 조금씩 활기가 도는 것은 고무적이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달 첫 주 공연 매출은 지난달 주당 평균에 비해 26% 증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최근 3주간 공연 할인권인 ‘소중한 일상, 소중한 문화티켓’을 46만 장 배포했다. 1인당 8000원을 할인해 주며 최대 3만 2000원(4장 구매 시)을 할인받을 수 있다. 연극 뮤지컬 클래식 오페라 무용 국악 공연을 관람할 때 사용하면 된다. 김도일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코로나19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예술로 치유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공연이 활성화 돼 예술인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11
    • 좋아요
    • 코멘트
  • [어린이 책]어떤 피자든 ‘뚝딱’, 깜냥이는 요리 천재

    세상을 자유롭게 누비는 고양이 ‘깜냥’. 피자집에 간 깜냥은 주인아주머니가 개발한 메뉴에 홀딱 반한다. 가게 직원이 갑자기 그만두자 깜냥은 피자를 배달하고 아주머니가 장 보러 간 사이 주문받은 피자도 뚝딱 만든다. 냄새로 잽싸게 재료를 파악하고 아주머니의 어깨 너머로 본 요리를 그대로 해낸 것. 한데 횟집에서 매일 밤 생선이 없어진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깜냥을 찾아오는데…. 도도해 보이지만 쿨하게 일을 척척 해내는 깜냥은 기분 좋은 웃음을 자아낸다. 쌍둥이 자매 손님이 먹방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 인간 세상은 의아한 것들 투성이지만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며 함께하는 깜냥은 해맑다. 생선 도둑을 뒤쫓는 깜냥의 활약과 따스한 결말이 긴 여운을 남긴다. 깜냥이 경비원이 돼 아파트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1권 ‘아파트의 평화를 지켜라!’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베토벤 연주는 끝없는 여정”

    “베토벤은 음악의 역사에 있어서 너무도 뛰어난 작곡가이며 음악인들의 삶을 좌우하는 거인이죠. 이런 훌륭한 작곡가의 작품과 인생을 함께한다는 건 행운입니다.”(피아니스트 백건우)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과 ‘음악의 성자’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며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두 곡과 관현악곡 두 곡을 하루 저녁에 접하는 콘서트가 열린다. 14일 오후 5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백건우 베토벤 협주곡’ 공연.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와 정치용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KBS 교향악단 협연으로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2번 4번, ‘코리올란’ 서곡과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을 연주한다. 현대자동차가 후원한다. 백건우는 2005년 클래식의 명가 영국 데카 레이블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내놓으며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대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07년 일주일 만에, 10년 뒤인 2017년 다시 8일 만에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32곡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를 완수했다. 협주곡 연주도 왕성하다. 2015년 한 해에만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와 3번, 드레스덴 필하모닉과 3, 4번, 뮌헨 필하모닉과 5번 ‘황제’를 국내 협연하며 갈채를 이끌어냈다. 올해는 ‘베토벤의 본거지 악단’인 본 베토벤 오케스트라와 협주곡 협연을 준비해왔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쉽게 무산됐다. 2017년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에 즈음해 그는 “베토벤 연주는 끝없는 여정 같다. 모르는 곳에 도착해 문을 하나씩 열어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전에 보이지 않던 정경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리고, 이해가 되지 않던 드라마가 이해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콘서트 전반부는 고대 로마 비운의 영웅을 어두운 열정으로 그린 ‘코리올란’ 서곡으로 시작해 실질적으로 베토벤의 첫 피아노협주곡인 협주곡 2번 B장조로 이어진다. 세계 음악의 수도 빈으로 진출해 피아노로 승부를 보려던 야심 찬 청년 베토벤의 모습이 읽히는 작품이다. 후반부는 발레음악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으로 작곡한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으로 막을 연다. 인류에게 불을 가져다준 신화 속의 영웅을 주인공으로 베토벤의 열렬한 계몽주의 의식을 표현한 작품이다. 프로그램 마지막은 피아노협주곡 4번 G장조가 장식한다. 베토벤이 창작력의 정점인 36세 때 작곡한 이 협주곡은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중 유난히 밝고 따스하며 우아한 작품으로, 5번 ‘황제’와 최고의 인기를 겨루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전파 방지를 위해 한 자리 띄어 앉기로 진행한다. 5만∼13만 원.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1-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어린이 책]따뜻하고 폭신한 털뭉치 세계로 오세요

    털복숭이 강아지 아롱이. 매일 빠지는 털이 백 개는 넘는 것 같다. 집은 금세 털로 가득해지고 새들이 둥지를 튼다. 소문을 들은 토끼, 여우, 곰, 원숭이, 다람쥐까지 숲속 친구들이 모여든다. 꿈에 그리던 털집을 찾은 동물들과 아롱이는 신나게 춤춘다. 털바다에서 헤엄치고 털언덕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이들. 어느새 스르르 잠이 든다. 그런데 털 하나가 쓱 빠져나가는데…. 집에 사는 동물에게서 나온 털뭉치가 몽환적인 세계로 이끈다. 그래, 대부분의 동물에게는 털이 있지. 그 모든 털이 마구마구 날리는 곳에서 논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포근하고 따뜻해서 즐거워하는 동물들의 표정에서 기분 좋은 나른함이 전해져 온다. 이들 속으로 들어가 함께 어울리고 싶다. 동물들은 계속 마음껏 놀았을까. 신나는 놀이를 마무리 짓는 현실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0-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코로나로 소비패턴 변화… 기업이 적극적으로 파고들어야”

    “코로나19 사태로 고객이 제품 혹은 서비스를 탐색하고 선택하는 데 엄청난 변화가 생겼습니다. 기존에 들이던 비용, 시간, 노력에 더해 안전성을 중시하게 됐고요. 기업은 이를 적극적으로 파고들 필요가 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를 지낸 탈레스 테이셰이라 디커플링닷컴 대표가 28일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2020 스타트업콘(STARTUP:CON)’에서 테이셰이라 대표는 ‘디커플링: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흐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스타트업콘은 국내외 스타트업 관계자 및 창작자가 콘텐츠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조망하고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행사로 2015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는 ‘Ready to Rebound! 스타트업, 도약을 준비하라’를 주제로 28, 29일 온라인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해 국내에 출간된 ‘디커플링’의 저자인 테이셰이라 대표는 고객의 행동 과정을 면밀히 살피는 데서 사업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고객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탐색하고 평가한 후 구매해서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것에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분리하기, 해체하기를 의미하는 디커플링은 고객의 행동 과정 일부분을 떼어내 기업이 맡는 것을 말한다. 테이셰이라 대표는 “넷플릭스의 경우 통신망 사업은 기존 기업에 맡기고 영화, 드라마 등을 볼 수 있게 하는 데 집중했다. 다른 이들이 게임하는 것을 관람하고 질문할 수 있게 한 트위치는 게임을 더 잘하는 법을 배우고 어떤 게임을 구매할지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소비하는 비용의 90%를 차지하는 식품, 의류, 주거, 치료, 이동,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빅(Big) 7’에서 사업 기회를 찾으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엔터테인먼트에 쓰는 비용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값싼 비디오 게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제품이 아닌 고객의 욕구에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지금은 구멍을 뚫는 데 드릴을 사용하고 있지만 레이저 기기가 나오면 이를 사용하게 될 겁니다. 고객이 원하는 건 드릴이 아니라 ‘구멍 뚫기’라는 걸 기억하세요. 시장을 파괴하는 견인차는 고객입니다. 고객이 더 빠르고 쉽고 저렴하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요구하며 스타트업에 기회를 만들게 합니다.” 이날 ‘디스럽터: 시장의 교란자들’ 저자인 데이비드 로완이 ‘포스트 코로나19: 혁신을 이루는 방법’을 주제로 강의했고, 코페 힐투넨 핀란드 게임협회 네오게임스 대표,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 박태훈 왓챠 대표가 자신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 29일에는 코로나19 이후 주목해야 할 투자 키워드를 주제로 북미, 유럽, 일본의 창작자들이 강연한다. 행사가 끝난 후 11월 6일까지 스타트업콘 홈페이지에서 다시 보기 서비스를 한다.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코로나19 이후 콘텐츠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을 인식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통찰에서 창작자들이 영감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0-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배우 고두심-변희봉, 가수 윤항기 은관문화훈장

    문화체육관광부는 28일 열린 ‘2020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배우 고두심과 변희봉, 가수 윤항기에게 은관문화훈장을 수여했다. 고두심은 드라마 ‘전원일기’를 비롯해 ‘동백꽃 필 무렵’ 등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열연했다. 변희봉은 영화 ‘괴물’, ‘옥자’ 등에 출연했다. 윤항기는 ‘여러분’, ‘별이 빛나는 밤에’ 등을 만들었다. 보관문화훈장은 성우 송도순, 드라마 작가 송지나, 희극인 임하룡이 받았다. 대통령 표창은 배우 김희애 천호진 현빈과 방송인 강호동, 연주자 김기표, 드라마 작가 김은희가 수상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10-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주말에 4번 외식하면 1만원 깎아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단됐던 외식·여행·숙박 할인 캠페인이 30일부터 재개된다. 이날부터 주말에 외식을 4번 하면 1만 원을 깎아주고 1000여 개 여행상품을 예약하면 30% 할인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방역당국과 협의를 통해 8월 16일부터 잠정 중단했던 할인 캠페인을 이같이 재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주말(금요일 오후 4시∼일요일 밤 12시)에 외식업체를 3번 방문해 한 번에 2만 원 이상 결제하면 4번째 외식 때 1만 원이 할인된다. 정부는 당초 6번 외식해야 할인해줬지만 캠페인 기간이 줄어든 것을 감안해 횟수를 단축했다. 유흥주점을 제외한 일반음식점 일반주점 커피숍 등 전국 모든 외식업체가 해당되며 현장 결제를 하면 배달앱으로 주문한 음식도 인정된다. 결제는 9개 카드사(KB국민 NH농협 롯데 비씨 삼성 신한 우리 하나 현대)의 신용카드로 하면 된다. 사전에 카드사에 별도 신청하면 외식 횟수는 자동으로 집계된다. 캠페인이 중단되기 전인 8월 14, 15일에 했던 외식도 실적으로 잡힌다. 다만 외식 횟수는 카드사별로 하루 2번까지 인정된다. 여러 카드사를 이용한다면 카드사별로 1만 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외식 할인은 지원 예산 330억 원이 소진될 때까지 진행된다. 또 30일부터 337개 여행사의 1112개 여행상품을 예약하면 30%(최대 6만 원)를 할인해준다. 여행상품은 전국 지역을 대상으로 고루 선정됐다. 다음 달 4일부터 야놀자, 여기어때, 11번가, G마켓, 인터파크 등 온라인 숙박 예약 사이트 27곳에서 숙박 할인권도 받을 수 있다. 7만 원 이하 숙박을 예약하면 3만 원, 7만 원 초과일 때는 4만 원을 할인해준다. 숙박 할인권은 예약 즉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방역을 위해 크리스마스와 연말인 12월 24∼31일은 할인권 사용 기간에서 제외했다.세종=구특교 kootg@donga.com / 손효림 기자}

    • 2020-10-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