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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수학 수업이 무너지고 고급 수학교육은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 돼버린 지금, 국내 전문가들은 인재의 감소로 인한 국가의 산업 및 이공계 경쟁력 하락을 우려한다. 동아일보는 국내 수학 인재의 성장 변천을 알아보기 위해 대한수학회로부터 역대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출전자 전원의 진학·진로 현황을 단독 입수해 전수 분석했다. 이 자료에는 우리나라가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처음 출전한 1988년부터 2016년까지 29년간 한국 대표로 대회에 출전한 국내 수학 영재 139명(복수 출전자 32명 포함하면 174명)의 △출신고·학년 △메달 기록 △진학 대학·학과 △현재 근황이 담겨 있다. 분석 결과 한국의 수학 영재는 대부분 국내외 이공계 대학에 진학해 교수나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해당 분야의 발전을 이끌거나 후진을 양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39명 중 81.3%가 이공계로 진학해 기초 학문을 전공하고 있었다. 12.2%(17명)는 의학계, 2.2%(3명)는 법대로 진로를 잡았다.○ 81.3% 이공계 진학…지방, 일반고 출신 급감 또 직업을 가질 나이로 성장한 1세대(1988∼1998년) 출전자 53명을 조사한 결과 22명이 서울대, KAIST, 시카고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등 국내외 명문대 교수가 돼 이공계를 선도하고 있었다. 8명은 국내외 기업에 입사해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었다. 한국은 올림피아드에서 29년간 △금메달 65개 △은메달 66개 △동메달 27개 △명예상 2개 등 총 160개의 메달을 따며 선전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출전자 구성을 보면 과거에는 과학고 외에 일반고 출신이 다수 있었던 것과 달리 최근 8년간은 일반고 출신이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출신도 ‘전멸’이라고 할 만큼 사라졌다. 전체 출전자 174명 중 143명(82.2%)은 과학고 재학생이었다. 15.5%에 해당하는 27명은 일반고, 2.3%에 해당하는 4명은 민족사관고 재학생이었다. 1980년대만 해도 일반고 파워가 강했다. 처음 참가했던 1988년에는 일반고 남학생 3명과 과학고 남학생 3명이 출전해 동메달 3개를 땄다. 동메달 3개가 모두 일반고 학생에서 나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1990년에는 일반고 학생이 4명을 차지해 반이 넘었을 정도로 일반고가 선전했다. 그러나 과학고의 대표 선발 비율은 갈수록 높아져 1996년에는 처음으로 출전자 전원이 과학고 학생으로 구성됐다. 최근 8년간은 일반고 출전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22년간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팀을 이끌어온 인하대 수학과 송용진 교수는 “더 심각한 건 서울 집중 현상”이라며 “한국수학올림피아드를 치러 보면 예전에는 상위 100등 중 지방 학생이 절반은 됐는데 지금은 3, 4명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부산 대전 등 큰 도시에 수학 영재들이 20, 30명씩 있어 서로 자극이 되고 발전이 됐지만 지금은 아무리 잘해도 지방에선 ‘혼자’ 공부하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 22명 국내외 명문대 교수 돼…美 금융계 7명 출전자들의 진학 추이를 보면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출전자 전원이 서울대나 KAIST의 이공계 학과로 갔지만 1995년(출전 연도 기준)부터 법대 의대 진학자가 등장했다. 1999년 처음으로 미국 프린스턴대 진학자가 나왔고 이후 해외 대학 진학 현상이 가속화했다. 2003년에는 처음으로 출전자 중 반이 넘는 4명이 스탠퍼드대, 시카고대, 캘리포니아공대(칼텍) 등 미국 명문대로 진학했다. 29년간 참가자 중 유일하게 3년 연속(2012∼2014) 출전해 3년 내내 금상을 받은 당시 서울과학고 김동률 학생은 미국 하버드대 수학과를 선택했다. 수학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기초학문에 대한 장학금 지원이 많고 연구 환경도 좋다”며 “국내에 비해 수학 인재가 활용되는 분야가 다양한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국 최고의 수학 영재들은 어떤 사람이 됐을까. 수학올림피아드 1세대 출전자 53명 가운데 서울대, KAIST 등 국내 대학 교수가 16명이었다. 1988년 처음 출전해 동메달을 딴 당시 광주 광덕고 3학년 김영훈 학생은 현재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 같이 출전한 대전과학고 2학년 류호진 학생은 현재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부교수가 됐다. 6명은 해외 유명 대학의 교수가 됐다. 1988년 출전한 대전과학고 2학년 추요한 학생은 현재 미국 시카고대 MBA 조교수다. 1992년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당시 서울과학고 2학년 박지웅 학생은 미국 코넬대 화학과 부교수를 거쳐 최근 시카고대 교수가 됐다. 1994년 고교 1학년 학생으로는 처음으로 출전한 서울과학고 신석우 학생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수학과 조교수를 거쳐 UC버클리 부교수가 됐다. ○ “수학 재능은 타고나는 게 커, 인재 발굴해야” 미국 금융계로 진출한 이들도 7명에 달했다. 올림피아드 관계자는 “월가 등에서 수학적 분석 수요가 커지면서 이 분야로 진출해 100만 달러 연봉을 받는 친구가 여럿 생겼다”고 전했다. 이 밖에 국내 기업 연구원 6명, 구글 본사와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 등 미국 기업의 연구원이 2명이었다. 김명환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는 “남다른 수학적 사고력을 가진 이런 아이들이야말로 과학과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인재”라며 “영재로 불리는 아이들의 수학적 재능은 타고나는 게 크다. 소외된 환경 탓에 발굴되지 못한 아이들을 찾고, 이 인재들이 활약할 다양한 분야를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교육당국은 ‘7차 교육과정’이 만들어진 1997년부터 현재까지 20년간 ‘쉬운 수학’ 기조를 유지해왔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범위를 줄이고 난도를 낮추면 학생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사교육을 잡고 학교 수업도 정상화할 수 있다고 봤던 것이다. 이에 따라 교과서 제작과 수업 방식 등 학교 수학교육의 헌법 격인 ‘교육과정’은 개정 때마다 계속해서 ‘가벼워’졌다. 교육당국은 교육과정 연구진에게 ‘수학교육 내용을 이전보다 20%씩 줄이라’는 방침을 내렸다. 어려운 단원이 삭제됐고, 단원별 응용·심화 부분이 사라져 수학 수업 수준은 꾸준히 쉬워졌다. 그러나 현장인 학교 교실에서 ‘수학 붕괴’는 날로 심해졌다. 수학 학원을 다니는 학생의 발길은 줄지 않고 오히려 그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그렇게 수학 사교육을 받는데도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는 늘고 있다. 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걸까.○ “연습은 골대 1m 앞에서, 시험은 10m에서” 최근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이 전국 교육특구 18곳의 중학교 2016년 1학기 말 수학 시험지를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 학교 중 해당 학년 교육과정에서 전혀 가르치지 않은 개념을 수학 시험 문제에 출제한 사례가 10번 중 9번꼴에 달했다. 선행문제가 포함된 시험도 77.1%였다. 이는 2014년 9월부터 시행된 선행교육규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평가다. 하지만 이 같은 ‘반칙 평가’를 감독할 교육부와 교육청은 손을 놓고 있다. 사걱세 수학분과 최수일 대표는 “각 교육청이 매년 전수조사 해 교육부에 보고하지만 학교와 교사 감싸기에 급급하다 보니 점검 기준을 느슨하게 해 전혀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고한다”고 꼬집었다. 실제 2015학년도 당시 교육부에 보고된 선행출제 기준 위반 중학교는 전국에서 단 한 곳에 불과했다. 교육과정 개편 작업에 참가했던 한 수학계 관계자는 “원래 평가 위반을 고발할 수 있는 일종의 국민신문고를 만들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민원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 제기돼 무산됐다”며 “교육당국이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게 민원”이라고 말했다. 국내 수학 교육과정 개정에 여러 차례 참여한 수학교육계의 원로 강옥기 성균관대 수학교육과 명예교수는 “문제는 평가”라며 “바뀐 교육과정에 맞춰야 하는 평가가 선발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 제멋대로여서 현장에서 그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학교 교육은 쉬워졌는데 평가 시험은 여전히 어렵다 보니 학생들은 오히려 사교육에 더욱 의존하게 됐고, 그 경쟁에 질린 아이들이 중도에 수학에서 손을 놓게 됐다는 뜻이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마치 농구 수업을 할 때 평소에는 골대 1m 앞에서 슈팅 연습을 하라고 해 놓고 시험 볼 때는 10m 밖에서 하라고 하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교육부 “학교 수업만으로 만점 가능” 수학 평가의 문제는 학교 시험뿐 아니라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제기된다. 19년 동안 수능 수학을 가르쳐 온 대치동 수학강사 이창무 씨는 “지금의 수능 수학 문제는 난이도 조절이 이상하고 노력한 만큼 점수가 나오는 체계가 아니라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수능 문제가 30개면 레벨1부터 레벨30까지 고르게 분포해야 정확한 평가가 되는데 지금은 1∼4레벨이 20개 정도 나오고 갑자기 15레벨, 20레벨, 30레벨이 튀어나온다”고 말했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킬러 문항’이다. 그는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해도 풀 수 없는 문제를 출제하는 건 비인간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7년간 수능에서 킬러 문항은 ‘번호까지 정해져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형화된 패턴을 보였다. 주로 21번, 29번, 30번 문제로, 특히 30번은 상위권 학생들조차 앞 문제를 빨리 풀고 1시간 가까이 매달려도 쉽게 못 푸는 난도를 갖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런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과정을 만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 문제를 내는데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은 문제를 낼 리가 있느냐”며 “지금의 수능은 학교 교육만으로 만점을 맞을 수 있는 시험”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30년 넘게 입시분석을 해온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전국에 그 말을 믿을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기초를 바탕으로 응용하는 게 실력이라지만 지금 시험 수준이 학원없이 되냐”고 반문했다.○ 새 교육과정 ‘과정중심평가’ 잘될까 쉬운 수업과 어려운 평가, 수능 때문에 학원을 찾을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교육부는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되는 새로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과정중심평가’를 강화해 학교 수학교육을 살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학생 참여 중심의 교수학습 방법을 제시하고 △평가 방법 및 유의사항도 신설했다고 한다. 그러나 진정한 과정중심평가가 무엇인지는 학생도 교사도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다. 구체적인 롤모델이 없는 과정중심평가가 수학 붕괴 현장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의 한 고교 수학교사 김모 씨는 “과정중심평가라는 게 말은 참 좋지만 현실은 학생이 수업시간에 자는지를 체크해 수행평가에 반영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새 방식으로 수업을 바꾸겠다고 하지만 해당 수업을 진행할 교사 연수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새로운 2015 교육과정 교사 연수는 전국 교사의 1∼3%에게만 이뤄졌다. 중학교 전체 수학교사(1만2038명)의 2.8%인 340명만 연수를 받았다. 시도별로 20명 수준이다. 고등학교는 더 적다. 전체 1만6633명인 고교 수학교사 가운데 1.5%인 250명만 연수를 받았다. 교육부는 “예산 때문에 수가 적지만 연수 받은 교사가 현장에 돌아가 ‘전파연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교육강국 대한민국’의 신화가 스러지고 있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교육의 힘에 세계가 주목하고, 한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1위를 차지해 다른 나라의 탐구 대상이 됐던 우리나라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발표된 PISA 2015의 결과는 역대 최악이다. 조사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전 영역이 역대 최저점으로 떨어졌는데 특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학의 추락이다. 지난 3년간 OECD 국가들이 평균 4점 하락할 때 한국은 30점이 급락했다. 상위수준 비율은 역대 최소, 하위수준 비율은 최대다. 이 같은 ‘수학 붕괴’에 교육현장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인다. 수학 수업이 진행되는 일반고 교실에서 열에 아홉이 자거나 딴짓을 하는 풍경은 이미 일상이다. 중학교는 물론 초등학교에서까지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수학 붕괴의 근본 원인으로 “학교 교육과 생각하는 힘만으로는 결코 ‘이기는 게임’을 할 수 없는 왜곡된 평가구조”를 꼽았다. 교육 당국은 지난 10년간 사교육을 잡고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겠다며 수학 교육과정과 학교 수업 수준을 하향화했다. 그러나 학교 시험과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평가’는 바뀌지 않았다. 그 결과 사교육 없이 학교 교육만 받은 학생은 오히려 점수를 얻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5년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가구의 평균 수학 사교육 참여율은 42.5%로, 소득이 늘수록 참여율이 늘어났으며 소득 간 참여율 격차가 최대 4.3배에 이르렀다. 김명환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는 “지금의 교육과정과 평가 방식은 완전히 사교육을 받는 금수저만을 위한 제도”라고 비판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을 지낸 김정한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는 “한국의 교육은 ‘말기 암’에 걸렸다”며 “아이들이 수학을 포기한 게 아니라 나라가 교육을 포기한 것”이라고 개탄했다.임우선 imsun@donga.com·노지원 기자}

서울의 일반고 수학 교사인 김모 씨는 수업에 들어갈 때마다 크게 한 번 심호흡을 한다. 교실 문을 열면 곧이어 펼쳐질 갑갑한 풍경을 이겨내기 위해서다. 한 시간 동안 열심히 수업을 해도 집중하는 학생은 한두 명에 불과하다. “애들이 수업을 안 들어요. 강남 강북 어디나 마찬가지죠. 상위권 아이들은 선행학습을 해서 안 듣고, 하위권 아이들은 기초학습 능력이 부족해 못 알아듣고요. 중위권 아이들에게 맞춰 수업을 하지만 어차피 이 아이들은 수학 점수를 요구하는 인(in)서울 대학은 못 가기 때문에 수학에 의욕이 없어요.” 강남 지역의 또 다른 일반고 수학 교사 구모 씨도 비슷하다. 그는 “한 반에 3분의 1 정도는 자는데 그나마 이과라 나은 편”이라며 “문과는 훨씬 더 심각하다. 절반 이상이 이미 중학교 때부터 수학을 포기한 아이들”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구 교사는 “어차피 맞춤형 수업을 못해주니 그냥 자게 둔다. 그게 최선이다”라고 말했다.○ 공회전 학교 수업, 살기 위해 학원행 수학은 허공을 향해 수업하는 교사와 ‘시간 죽이기’를 해야 하는 아이들만 괴로운 것이 아니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마저 “수학이 재미없다”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한다. ‘불수능’ 평가를 받았던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수리 영역에서 단 1개만 틀린 송모 군은 교육열 높은 서울 목동에서 손꼽히는 수학 수재다. 지난 수능에서 100분의 시간이 주어진 수리 영역 30문항 중 28문항을 30분 만에 풀었다. 하지만 송 군은 “내가 고득점을 받은 건 원리 이해나 응용력이 좋아서라기보다는 평소 문제 유형 파악과 빠른 계산 연습을 숱하게 많이 했기 때문”이라며 “문제를 보는 순간 어떤 공식으로 푸는 유형인지 바로 알아야 고득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식 수학 평가의 특징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문제를 빠르게’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답을 구하는 것만 중요하며 대부분 풀이 과정은 채점하지도, 부분 점수를 인정하지도 않는다. 학교 시험에선 교육과정을 벗어나거나 선행학습이 요구되는 고난도 문제가 한두 개씩 꼭 등장한다. 학생 간 ‘서열’을 매겨야 하기 때문이다.○ 경제 격차가 학원 및 학력 격차로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가 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요령’과 ‘유형 파악’이지만 학교에서는 이런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고득점을 얻기 위해 학원에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국내 중고교 사교육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목은 수학이다. 지난해 발표된 2015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구의 42.5%가 자녀에게 수학 사교육을 시키고 있다. 사교육 참여율은 해당 가정의 경제 소득과 비례한다.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100만 원 미만일 때 수학 사교육 참여율은 13.2%인데 소득이 100만 원씩 늘어날 때마다 수학 사교육 참여율은 23.4%, 33.8%, 42.0%, 48.0%, 51.5%, 54.4%로 계속 늘어났다. 월 소득이 700만 원 이상일 때 참여율은 56.4%로, 월 소득 100만 원 미만 가정보다 4.3배나 높았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정모 양은 수학학원만 일주일에 3개를 다닌다. ‘생각하는 힘’을 키워준다는 사고력 수학학원과 계산 요령을 훈련시켜주는 연산학원, 문장형 문제 습득 등 교과 대비 선행학습을 도와주는 학원이 그것이다. 학부모 이모 씨는 “대치동에서 주 3회 수학은 평범한 수준”이라며 “특히 연산수학은 유치원 때부터 필수다. 아이가 싫어해도 효과가 좋아 그만둘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강남지역 학부모 김모 씨는 “최근 이공계가 대세인 데다 올해부터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가 돼 수학 사교육에 대한 엄마들의 관심이 더 높다”며 “과거 영어 대 수학의 학원 비율이 3 대 2였다면 이제는 영어를 하나 줄이고 수학을 하나 더 늘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고교 교사 김모 씨는 “현장에서 보면 경제 격차와 사교육 여부가 수학 평가 결과와 정확히 연결된다”며 “가끔 중위권 아이들 중 수학적 사고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보이는데 현실적으로 시험에선 이 아이들이 2, 3년씩 선행학습을 한 아이의 점수를 뛰어넘지 못한다”고 말했다. 입시의 성패 역시 학원에 의지한다. 서울 지역 명문 공대에 다니는 이모 씨는 경기 구리 지역 일반고 출신. 그는 “내 인생의 수학 선생님은 인강 강사인 S 선생님”이라며 “S 선생님이 없었다면 난 절대 대학에 못 갔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학교 선생님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학교 수업만 들어서는 수능이든 학교 시험이든 절대 고득점을 얻을 수 없다”면서 “학교 선생님들께 수능을 보라고 하면 만점 맞을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지금 수학 교육, 수학도 교육도 아니다” 학교 수업은 원리와 기본 개념을 지향하지만 평가는 응용과 고난도를 추구하는 엇박자 속에 학원에 갈 경제력이 되지 않거나, 속도전 중심의 문제풀이 평가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결국 수학 자체를 포기하고 만다. 이용훈 부산대 수학과 교수는 “한국의 수학 평가는 계산과 속도가 핵심인데 이건 엄밀히 말해 수학이 아니다”라며 “부부가 다 수학 교수인데도 우리 애가 고등학교에 가더니 수학을 포기하더라”며 고개를 저었다. 김정한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는 “수학은 암기 과목이 되기 시작하면 외울 게 너무 많은 학문”이라며 “문제 유형과 공식을 외워 푸는 주입식 교육과 평가가 이뤄질 때 가장 힘들어지는 학문이 수학이고 그래서 모든 과목 중 가장 먼저 수포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제대로 못 먹고, 제대로 못 잔다. 운동도 못 한다. 키는 멈췄고 몸무게는 조금 늘었다. 눈이 몹시 나쁘다.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평균 신체건강 상태다. 특히 여고생에게 비만과 키 같은 체격과 운동 및 수면 부족 등 각종 문제가 많았다. 교육부는 22일 ‘2016년도 학생 건강검사 표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765개 표본 학교 학생 8만2883명의 신체 발달 상황 및 건강조사 결과와 초등학교 1, 4학년, 중학교 및 고교 1학년 학생 2만7671명의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최근 3년간 국내 고등학생의 키는 남녀 모두 정체 상태로 10년 전보다 오히려 작아졌다. 고3 남학생의 평균 키는 3년째 173.5cm로 2006년 174.0cm보다 줄었다. 고3 여학생 역시 평균 키가 3년째 160.9cm로, 2006년 161.1cm보다 작아졌다. 박수성 서울아산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경제 발달로 오랜 기간 영양 섭취가 좋았던 만큼 이제는 유전적 한계 때문에 성장 정체가 왔다고 볼 수 있다”며 “이와 함께 입시 등으로 잠과 운동이 부족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남녀 초등학생과 남자 중학생의 키는 꾸준히 커져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의 키는 152.1cm, 여학생의 키는 152.3cm를 기록했다. 10년 전보다 각각 1.3cm, 2.1cm씩 커진 것이다. 중3 남학생의 평균 키는 170cm로 10년 전보다 1.3cm 커졌다. 체중은 전 연령대에서 증가세였다. 남학생의 평균 몸무게는 초등학교 6학년이 48.2kg, 중3이 63.7kg, 고3이 70kg이었다. 여학생은 초6이 45.5kg, 중3이 54.4kg, 고3이 57.2kg으로 집계됐다. 전체 학생의 비만율은 16.5%로, 9년 전인 2007년(11.6%)에 비해 4.9%포인트 증가했다. 비만율의 경우 눈에 띄는 점은 초중고교 모두에서 도시보다 농어촌 학생들의 비만율이 높았다는 것. 초등학교로 갈수록 도농 간 비만율 격차가 컸다. 비만율이 가장 높은 집단은 농어촌 지역에 사는 여고생들로, 21.8%에 달해 전체 평균보다 5.3%포인트나 높았다. 한편 식습관과 운동, 수면 습관 등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상황이 열악해지고 있었다. ‘아침 결식률’은 초중고로 올라갈수록 4.2%→12.6%→16.8%로,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64.4%→76.1%→77.9%로 증가했다. 반면 우유와 채소, 과일 섭취율은 고등학교로 갈수록 크게 줄었다. ‘주 3회 이상 숨이 차고 땀이 날 정도의 격렬한 운동을 한다’는 학생은 초중고로 갈수록 57.7%→35.8%→24.4%로 크게 줄었다. 특히 여고생은 운동 부족이 매우 심각해 ‘주 3회 이상 격렬한 운동을 한다’는 대답이 12.3%에 그쳤다. 남고생(35.6%)의 3분의 1 정도였다. 여고생은 수면 부족도 심했다. ‘6시간 미만으로 잔다’는 응답이 절반이 넘는 53%에 달해 남고생(35.6%)보다 훨씬 많았다. 이 밖에 ‘하루 2시간 이상 인터넷과 게임을 한다’는 응답은 남중생(37.3%)에게서 가장 높았고 ‘음란물이나 성인사이트에서 채팅한다’는 응답은 남고생(9.3%)이 가장 높아 10명 중 1명이 성인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상 가장 큰 문제로 나타난 것은 시력 이상(맨눈으로 0.7 이하)이다. 시력 이상 학생은 전체의 55.7%로, 초1은 25.7%, 초4는 47.6%, 중1은 67.8%, 고1은 74.1%로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한국 청소년은 학업량이 워낙 많고 스마트폰 이용 시간도 많아 눈이 혹사되는 과정에서 시력 저하가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김윤종 기자}

제대로 못 먹고, 제대로 못 잔다. 운동도 못한다. 키는 멈췄고 몸무게는 조금 늘었다. 눈이 몹시 나쁘고 충치도 적잖이 있다. 대한민국 고등학생들의 평균적인 신체건강 상태다. 교육부는 22일 ‘2016년도 학생 건강검사 표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당국이 국내 초중고생들의 신체발달 상황과 건강생활, 주요 질환을 알아보기 위해 매년 실시하는 조사다. 올해는 전국 765개 표본학교 학생 8만2883명의 신체발달상황·건강조사 결과와 초등학교 1·4학년, 중·고교 1학년 학생 2만7671명의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최근 3년간 국내 고등학생의 키는 남녀모두 정체상태로, 10년 전 보다 오히려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3 남학생의 평균 키는 3년째 173.5㎝로 2006년 174.0㎝보다 줄었다. 고3 여학생 역시 평균 키가 3년째 160.9㎝로, 2006년 161.1㎝보다 줄어들었다. 다만, 남녀 초등학생과 남자 중학생의 키는 꾸준히 커져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의 키는 152.1㎝, 여학생의 키는 152.3㎝를 기록했다. 10년 전보다 각각 1.3㎝, 2.1㎝ 씩 커진 것이다. 중3 남학생의 평균 키는 170㎝로 10년 전 보다 1.3㎝ 커졌다. 체중은 전 연령대에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남학생의 평균 몸무게는 초등학교 6학년이 48.2㎏, 중3이 63.7㎏ 고3이 70㎏이었다. 여학생은 초6이 45.5㎏, 중3이 54.4㎏, 고3이 57.2㎏로 집계됐다. 전체 학생의 비만율은 16.5%로 9년 전인 2007년(11.6%)에 비해 4.9%포인트 증가했다. 비만율에서 눈에 띄는 점은 도시보다 농어촌 학생들의 비만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이는 초중고 모두에서 동일하게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초등학교로 갈수록 도농 간 비만율 격차가 컸다. 비만율이 가장 높은 집단은 농어촌 지역에 사는 여고생들로, 비만율이 21.8%에 달해 전체 평균보다 5.3%포인트나 높았다. 한편, 학생들의 식습관과 운동·수면습관 등을 조사한 결과 학년이 올라갈수록 건강생활 수준이 크게 열악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아침 결식률’을 보면 초중고 단위로 올라갈수록 결식률이 4.2%→12.6%→16.8%로 높아졌다.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 역시 초중고로 갈수록 64.4%→76.1%→77.9%로 증가했다. 반면, 우유와 채소, 과일 섭취율은 고등학교로 갈수록 크게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운동부족도 심각했다. ‘주 3회 이상 숨이 차고 땀이 날 정도의 격렬한 운동을 한다’고 답한 학생은 초등학생은 57.7%였지만 중학생(35.8%), 고등학생(24.4%)으로 갈수록 크게 줄었다. 특히 여고생의 운동 부족이 매우 심각해 남고생은 35.6%가 주3일 이상 격렬한 운동을 한다고 답했지만, 여고생은 12.3%만이 그렇다고 답해 3분의 1수준에 그쳤다. 여고생은 수면부족도 심했다. ‘6시간 미만으로 잔다’는 응답이 절반이 넘는 53%에 달해 남고생(35.6%)보다 18%가량 높았다. 이 밖에 ‘하루 2시간 이상 인터넷과 게임을 한다’는 응답은 중학교 남학생(37.3%)에서 가장 높았고 ‘음란물이나 성인사이트에서 채팅한다’는 응답은 고등학교 남학생(9.3%)에서 가장 높아 10명 중 1명이 음란물이나 성인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건강검진 상 가장 큰 문제로 나타난 것은 시력이상(나안으로 0.7 이하)과 충치였다. 시력 이상 학생은 전체의 55.7%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은 25.7% 수준이었지만 초4는 47.6%, 중1은 67.8%, 고1은 74.1%로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다. 충치를 가진 학생은 전체의 23.8%로 나타났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자라나는 영유아들의 교육과 보육을 위해 정부·학부모가 지불한 돈이 유치원·어린이집 운영자들의 개인 주머니로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치원 자금을 유용해 명품 백을 사고 외제차를 굴리는가 하면 자녀의 연기학원비와 자신 및 남편의 해외여행 경비로 쓰는 등 일부 유치원의 자금 운용에서 도덕적 해이가 심각했다. 그러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이런 관행을 바로잡지 않고 수년간 문제를 방치한 정부가 더 큰 문제란 지적도 나온다.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은 21일 교육부(유치원 관할), 보건복지부(어린이집 관할)와 함께 유치원 55곳과 어린이집 40곳의 재정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5만1447곳에 달하는 유치원 및 어린이집 가운데 9개 대도시의 규모가 큰 시설 95곳(0.18%)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91곳에서 609건의 위반 사례가 적발됐다. 사실상 거의 모든 곳이 자금 운용 위반행위를 한 것으로, 액수는 205억 원에 달했다. 가장 문제인 곳은 ‘사립유치원’이었다. 전체 부당 사용액 205억 원 가운데 유치원이 182억 원을 차지했다. 교육부는 “대부분의 국공립유치원, 어린이집은 정부의 재무회계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다”며 “그러나 사립유치원들은 이 같은 재무관리시스템이 없어 기관 운영비를 개인 쌈짓돈처럼 쓰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자금 빼돌리기 수법은 상상을 초월했다. 전체 원생 1500명 규모의 대형 유치원 3곳을 운영하는 설립자 A 씨는 유치원 자금을 이용해 자신의 외제 차 3대의 보험금을 내는가 하면 5800만 원 상당의 도자기 등을 산 뒤 “학부모 선물용으로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유치원 내에 어학원이 있는 것처럼 꾸민 뒤 유치원 통장에서 어학원 통장으로 20억 원을 보내기도 했다. 이렇게 유용한 돈이 2년 반 동안 39억3000만 원에 달했다. 또 다른 유치원 원장 B 씨는 유치원 자금 11억1000만 원을 빼돌렸다. 두 아들의 대학등록금과 연기학원 수업료 등 3900만 원을 원비에서 지출했고 노래방 등에서 874회에 걸쳐 개인카드를 쓰고 경비 처리했다. ‘교직원 선물 구입’ 명목으로 루이뷔통에서 가방과 지갑 등을 샀는데 그런 돈이 2년간 5000만 원에 달했다. 2개의 유치원을 운영하는 원장 C 씨는 총 6억 원의 유치원 자금을 남용했다. 그는 남편의 캐나다 여행경비 880만 원과 현지에서 구입한 156만 원짜리 블루베리 건강식품까지 ‘교재비’로 처리했다. C 씨는 남편이 운영하는 교재·교구업체에 교구 구입 명목으로 3억1000만 원을 보냈지만 그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는 “정도가 심각한 8곳을 수사 의뢰했다”며 “유치원의 재무관리를 개선하기 위해 9월부터 세입·세출 항목을 세분화해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 △회계 관리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직원 급여를 공시하게 해 자율적 개선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유아 교육·보육을 위한 정부 지원금이 연간 12조 원 넘게 집행되고 있고 0.18%의 기관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05억 원 규모의 자금 유용이 적발된 상황을 감안하면 정부의 대책이 너무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학부모 이모 씨는 “이런 문제는 수년 전부터 제기됐지만 사립유치원의 반발로 바뀌지 않은 것”이라며 “장기 대책만 말하는 정부가 과연 상황을 개선할 수 있겠느냐”라고 지적했다.임우선 imsun@donga.com·우경임 기자}
#사례1. 국내에서 A유치원, B유치원, C유치원 등 총 1500명 규모의 유치원 3곳을 운영하는 설립자 E씨는 지난 2년6개월 동안 유치원 자금 39억3000만 원을 부당 사용했다가 최근 이뤄진 부패척결 정부합동조사에서 덜미를 잡혔다. 조사에서 드러난 E씨의 자금 빼돌리기 수법은 다양했다. E씨는 자신의 외제차 3대 보험금 1400만 원을 유치원 경비로 납부했고, 사학연금 개인부담금 830만 원도 경비 처리했다. 5800만 원 상당의 도자기 등을 산 뒤 “학부모 선물용으로 구입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유치원 시설에 별도의 어학원이 있는 것처럼 등록한 뒤 유치원 아이들의 방과 후 수업을 하고 유치원 돈을 어학원 계좌로 20억 원 넘게 송금했다. E씨는 또 다른 신도시에도 새로운 D유치원을 세우는 중이었다. #사례2. F유치원 설립자이자 원장인 G씨는 총 11억1000만 원의 유치원 자금을 빼돌렸다. 두 아들의 대학등록금 및 연기학원 수업료 등 3900만 원을 유치원 원비에서 지출했고, 노래방 등에서 874회에 달하는 개인카드를 쓰고 유치원 경비로 처리했다. 루이뷔통에서 가방과 지갑 등을 사고 ‘교직원 선물 구입’ 명목으로 경비처리 했는데 이런 돈이 2년 간 5000만 원에 달했다. 개인차를 구입한 후 할부금과 보험료, 과태료까지 유치원 돈으로 처리했다. #사례3. 유치원 2곳을 운영하는 설립자 H씨는 총 6억 원의 유치원 자금을 남용했다. H씨는 교육대표자 정책 최고위과정에서 운영하는 7박9일간의 미국 연수비를 자신의 유치원 양쪽에서 이중으로 청구해 챙겼다.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각종 물품구입 영수증도 복사해 다른 유치원에도 이중으로 회계처리 함으로써 4000만 원 상당의 예산을 이중으로 집행했다. 그는 남편이 운영하는 교재·교구업체에 교구 구입 명목으로 3억1000만 원을 지급하는가 하면, 남편의 캐나다 여행경비 880만 원을 유치원 경비로 처리하고 남편이 현지에서 구입한 156만 원짜리 블루베리 건강식품까지 유치원 교구구입비로 계산했다.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은 21일 유치원 관할부처인 교육부 및 어린이집 관할부처인 보건복지부와 함께 유치원 55곳과 어린이집 40곳 등 총 95곳(전체의 0.18%)의 재정운영 실태를 조사해 발표했다. 그 결과 91곳에서 609건의 위반 사례가 적발됐다. 사실상 거의 모든 곳이 자금운용 위반행위를 한 것으로, 액수로 따지면 총 205억 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어린이집보다는 유치원이, 공립보다는 사립이 자금 투명성에 큰 허점을 보였다. 전체 부당사용액 205억 원 가운데 유치원이 182억 원을 차지했다. 교육부는 “대부분의 국공립 유치원, 어린이집은 정부의 재무회계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미미한 회계처리 실수를 제외하고는 큰 문제가 없었다”며 “그러나 사학에 해당하는 사립 유치원들은 이 같은 재무관리시스템이 없어 기관 운영비를 개인 쌈짓돈처럼 쓰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운영 규모가 커 위반 가능성이 높은 곳들 위주로 조사한 것이라고 해도 12조 원이 넘는 정부지원금을 받는 유아교육기관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한 설립자가 여러 개의 유치원을 운영하거나 가족 구성원들이 유치원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등 ‘가족기업형’에서 비리가 다수 드러났다.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비용 영수증을 복사해 다른 유치원에서 이중 회계처리하고, 친인척 회사와 거래하며 금액을 부풀려 부당거래를 한 경우도 있었다. 실제 근무하지도 않는 가족을 직원으로 올려 월급을 지급한 사례도 많았다. 조사 과정에서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복사와 오리기, 풀칠 등으로 서류 조작을 한 경우도 있었다. J유치원은 원장 개인의 보험료로 쓴 돈 300만 원을 교재비로 처리했다가 들통날 위기에 처하자 은행 이체처리 결과 건별 상세조회의 거래내용란의 ‘보험료’를 수정테이프로 지우고, 별도의 종이에 ‘교재비’라고 타이핑 친 뒤 그 글자를 오려서 지운 자리에 붙였다. 붙인 자국을 은폐하기 위해 해당 자료를 복사해 증빙자료로 첨부했지만 결국 탄로가 났다. 정부는 “정도가 심각한 8곳을 수사의뢰했다”며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재무관리를 개선하기 위해 세입·세출 항목을 세분화해 오는 9월부터 모든 사립 유치원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자금 유용이 적발될 경우 정부보조금 재정지원을 배제하고, 이미 지급된 지원금도 환수할 수 있게 관련 규정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는 지급된 이미 지원금은 국고로 환수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3월부터 초등 1·2학년은 한글과 수학 기초교육을 강화한 새로운 교과서로 수업을 하게 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개발된 새 교과서는 이전 책 대비 학습 분량이 20%가량 줄었고 난도가 낮아진 게 특징이다. 교육부는 19일 새롭게 바뀐 초등 1·2학년 교과서 내용을 공개했다. 교육부는 “학습 분량은 줄이고 학생 참여 활동 등 놀이식 활동은 늘려 쉽고 재미있게 공부하도록 했다”며 “과목별 페이지 수도 68∼102쪽씩 줄어 이전보다 책도 훨씬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먼저 국어는 한글 교육을 대폭 강화한 게 특징이다. 기존에 27시간에 불과했던 1·2학년의 한글 교육 시간을 60여 시간으로 늘리고 연필 쥐는 법부터 자음, 모음, 글자의 짜임, 받침이 없는 글자, 받침이 있는 글자, 겹받침 글자의 순서로 한글을 가르칠 예정이다. 겹받침같이 어려운 내용은 2학년까지 배우도록 했다. 교육부는 “받아쓰기처럼 기계적 방법으로 한글을 암기하기보다는 놀이식 활동으로 수업을 구성했다”며 “특히 1학년 1학기에는 수학 등 모든 교과서의 글자 노출을 최소화하고, 듣기·말하기 중심으로 한글을 몰라도 수업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수학은 수와 기초 연산의 원리를 탐구하는 내용을 늘리고 문항 예시의 난도를 쉽게 했다. 그간 초등 수학의 어려움으로 지적돼 온 스토리텔링 비중도 절반 수준으로 대폭 축소했다. 기존의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은 주제 중심 수업으로 개편돼 △학교·봄 △가족·여름 △마을·가을 △나라·겨울 등 8개 중심 교재로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교육 강화를 위해 새롭게 마련된 ‘안전한 생활’ 과목은 매주 1시간씩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이론 교육보다 안전체험 활동 중심으로 운영된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 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한 경북 경산의 문명고 김태동 교장이 “마녀사냥 때문에 물러설 생각은 없다”며 국정 교과서 연구학교를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20일 문명고를 국정 교과서 연구학교로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김 교장은 19일 동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국정 교과서 반대는 내용이 다 나빠서가 아니라 정치적인 이슈 때문이라고 본다”며 “지금의 상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학교를 향한 마녀사냥 때문에 연구학교를 철회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당초 국정 교과서 사용을 고려한 건 검정이냐 국정이냐가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이 혼란이 없도록) 한 가지 책으로 한 가지 역사 사실을 가르치는 게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국정 교과서를 놓고 논란이 많아 ‘안 하는 게 맞나’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따지고 보면 내용의 옳고 그름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이유로 이런 일이 일어난 만큼 ‘그렇다면 비교 연구를 해보자’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학교의 목적이 그런 것 아니냐”며 “인터넷상에 논란이 되는 내용을 중심으로 국정과 검정을 비교해 볼 요량”이라고 밝혔다. 김 교장은 연구학교 신청 과정에서 반대 교사의 의견을 묵살했다는 지적에 대해 “도교육청에서 교사 동의조건이 필요 없다는 공문이 왔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래 연구학교 신청을 하려면 교원의 80%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조사해보니 73%였다”며 “그래서 철회하려 했는데 교원 동의조건이 필요 없다기에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 교과서 신청으로 학내외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 대해선 “처음엔 이렇게 마녀사냥이 될 줄은 몰랐는데 우리가 유일한 신청 학교가 되다보니 마치 우리가 나쁜 것처럼 돼 버렸다”며 “부담이 되지만 그래도 그런 것 때문에 물러서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위하는 학생들에게 ‘23일까지 기다려보자’고 한 것은 국정 교과서 금지법이 국회에서 다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회가 (회기인) 23일 안에 금지법을 통과시키면 국정 교과서를 법적으로 못 쓰기 때문에 기다려보자고 한 것이지 그때까지 연구학교 신청을 재고해보겠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문명고 학생회는 18일부터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에서 연구학교 지정 철회를 지지해 달라는 서명운동을 펼쳐 19일까지 60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0일 오전부터 다시 문명고 앞에서 국정 교과서 사용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일부 교육청과 시민단체가 학교의 교과서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개별 학교의 국정 역사 교과서 선택 자율권을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및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연구학교 신청을 검토한 울산의 한 중학교를 찾아가 압력을 행사한 것을 의식한 행보다. 이날 이 부총리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 발표장에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및 이창재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과 함께 섰다. 이 부총리는 “국정 교과서 신청 움직임이 (일부 교육청 등의) 방해 활동에 의해 상당히 위축됐다고 본다”며 “위법 부당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형사 처벌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가 행자부 장관 및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과 함께 발표 연단에 선 것은 국정 교과서를 선택한 학교를 압박하는 진보 진영의 움직임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2017학년도 초등학교 1학년들의 입학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예비 학부모들로서는 ‘우리 아이가 학교에 가서 잘할 수 있을까’ 기대와 함께 걱정도 드는 시기다. 많은 경우 예비 학부모들은 아이가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지 한글, 숫자 등 ‘학업’을 걱정한다. 하지만 교사들은 학업 준비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생활 준비’라고 말한다. 남은 한 달 동안 관심을 가져야 할 준비 항목을 알아봤다.》 기상 시간은 오전 7시 반 초등학교의 등교시간은 오전 8시 40분까지다. 학교에 늦지 않게 준비하려면 7시에서 7시 30분 즈음에는 일어나야 한다. 만약 아직도 이 시간보다 늦게 일어나는 아이가 있다면 입학 전까지 기상 시간을 매일 10∼20분씩 당겨 입학 즈음에는 제 시간에 일어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게 좋다.정리정돈 습관화 학교에 입학하면 책과 준비물, 알림장 등 챙길 것이 많아진다. 초1 아이들에게는 가방을 제대로 챙기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 미리 책가방을 구입해 책을 넣는 자리와 필통을 넣는 자리, 선생님이 보내주는 통신문을 넣을 자리 등 가방의 제자리를 미리 정해주면 아이 스스로 물건을 챙기는 데 도움이 된다. 학교 교실에 있는 개인 사물함을 제대로 정리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 정리정돈을 힘들어하거나 자신이 둔 물건을 잘 못 찾는 아이라면 반복적으로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등·하굣길 익히기 입학 전 학교 가는 길, 또 집에 오는 길을 아이와 부모가 함께 오가며 학교 가는 길을 친숙하게 만들어주면 좋다. 등·하굣길에 찻길이나 위험한 시설물이 있다면 해당 지점을 지날 때 조심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반복해 지도해줘야 한다. 오가는 길에 있는 큰 건물 등을 인지시켜 아이가 길 찾기에 익숙해지도록 도와주면 좋다.용변처리법 가르치기 초1 학생들은 40분 수업을 하고 10분간 쉬는 시간을 갖는다. 이 때 아이들이 화장실에 가서 줄을 서 용변을 해결해야 하는 만큼, 갓 입학한 아이들로서는 화장실에 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일 수 있다. 화장실에 가는 것이 내키지 않아 용변을 참다가 수업 도중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급한 경우 언제든 손을 들고 선생님께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얘기할 수 있도록 집에서 알려주는 게 좋다. 대소변을 본 후 스스로 뒤처리를 할 수 있도록 미리 연습해야 하고, 쉽게 옷을 내리고 올릴 수 있도록 편안한 옷을 입혀야 한다. 요즘 아이들은 양변기 생활만 해본 경우가 많지만 일부 학교에는 여전히 재래식 변기가 있는 만큼 사용법을 몰라 거꾸로 앉거나 발이 빠지지 않도록 미리 알려줄 필요가 있다.급식 적응하기 학교에 가면 1∼6학년이 같은 메뉴의 급식을 먹기 때문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매운 음식이 나올 수 있다. 매운 음식을 먹지 않는 아이라면 음식을 남기거나 편식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금씩 매운 음식을 맛보는 연습을 하면 좋다. 급식으로 나오는 우유나 요구르트 등을 스스로 먹으려면 우유팩 입구를 벌릴 줄 알아야 하고 요구르트 뚜껑도 딸 줄 알아야 한다. 손가락 위치를 잡아주는 유아용 젓가락만 쓸 줄 아는 아이의 경우, 학교에서 나오는 성인용 젓가락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일반 젓가락을 써보는 연습도 필요하다. 점심시간은 1시간이지만 대부분 아이들이 식사를 마친 후 점심시간을 활용해 놀이를 하는 만큼, 30분 안에 식사를 마치는 연습도 필요하다.학교에 대한 인식 아이에게 학교는 즐거운 곳이고 기대되는 곳이며 선생님은 믿고 따를 수 있는 분이라는 인상을 심어줘야 아이가 편안하게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다. 학부모가 지나치게 적응을 걱정하거나 교사를 불신하면 그 감정이 아이에게 전이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밝게 인사하고 고운 말을 쓰는 아이는 친구들뿐 아니라 선생님에게도 좋은 인상을 준다. 평소 짓궂은 표현이나 욕을 사용하는 아이라면 학교에서 그런 말을 쓰지 않도록 엄격하게 가르쳐야 한다.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올해 서울대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는 예술계 고교인 서울예고로 나타났다. 서울대 입시에서 전국 단위 자율형사립고의 강세가 두드러졌고, 서울대 합격자를 다수 배출한 일반고의 수는 줄었다. 어려웠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반고 학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일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서울대에서 제출받은 ‘2017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출신 고교별 현황’(수시모집 및 정시모집 최초 합격 기준)에 따르면 서울예고가 서울대 수시전형에서 80명, 정시전형에서 2명 등 82명으로 전국 고교 중 가장 많은 합격자를 냈다. 이어 전국 단위 자사고인 용인외대부고(73명), 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68명)가 뒤를 이었다. 경기과학고(58명) 하나고(57명) 대원외고(53명) 등은 50명 이상 배출했다. 올해 서울대는 지난해보다 자사고 강세가 더 두드러졌다. 합격자 배출 상위 50위 학교 중 자사고는 지난해 13곳에서 14곳으로 늘었다. 상위 10위 안에 자사고 5곳이 포진했는데 이 중 용인외대부고, 하나고, 상산고, 민족사관고는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자사고다. 또 수능 성적을 중심으로 합격자를 선발하는 정시전형만 비교하면 용인외대부고(34명) 상산고(31명) 휘문고(27명) 등 자사고가 과학고 외고 등 특목고를 제치고 1∼3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성적이 좋은 중학생들이 자사고에 많이 몰리고 있고, 상당수 자사고들이 학생부 종합전형 위주인 서울대에 맞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자사고 학생들은 학교 프로그램을 잘 따라가기만 해도 충분한 대비를 할 수 있는 점이 서울대 합격자 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반고는 지난해보다 더 약세를 보였다. 상위 50개 고교 중 일반고는 13곳으로 지난해(16곳)보다 3곳이 줄었다. 단국대사대부고가 수시 9명, 정시 19명 등 총 28명의 합격자를 내 전체 15위로 일반고 중에서는 성적이 가장 좋았다. 이어 수지고와 서울고(이상 22명) 한일고(21명) 숙명여고(17명) 등이었다. 그러나 순수한 의미의 일반고는 많지 않았다. 50위 안에 든 서울지역 일반고 7곳은 강남 지역 또는 양천구 목동 등 이른바 ‘교육특구’에 위치한 학교였고, 다른 일반고들도 학생 선발권을 갖는 자율학교나 비평준화 고교가 상당수였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자사고와 비교할 때 일반고에서는 학생 본인이 크게 노력하지 않으면 서울대 학생부 종합전형 대비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지난해 치러진 수능이 최근 6년 동안 가장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는 등 변별력이 커지면서 일반고 학생들에게 불리해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상위 50개 고교 중 서울지역 고교가 25개에 달해 서울지역 학교에서 다수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방에 있는 일반고들은 서울대 합격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곳이 많고 한두 명이 합격한 경우에도 지역균형 또는 기회균형 전형으로 합격한 경우가 상당수였다. 50개 고교 중 자사고와 일반고 외에 외고·과학고·국제고·예고 등 특목고는 18곳 이었고 영재학교는 5곳이었다. 서울대 총 합격자 3405명 중 합격자를 1명 이상 배출한 고교는 총 858곳으로 집계됐다.유덕영 firedy@donga.com·임우선 기자}

초등학교 1학년 새 수학 교과서가 이전보다 한결 쉬워져 학습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선행학습 없이는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전 교과서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여, 기초 개념 분량을 늘리고 어려운 문제는 과감히 삭제했다(본보 2016년 9월 8일자 A1·10면 참조). 이 같은 변화가 유아기로까지 확대된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활성화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만들어져 최종 심의를 통과하고 인쇄에 들어간 새 학기용 초등 1·2학년 수학 교과서는 수학 사교육 및 한글 선행학습 유발 주범으로 큰 비판을 받아온 일명 ‘스토리텔링’ 수학이 대폭 삭제됐다. 또 학교 수업에서 배운 수준을 뛰어넘는 문제가 포함돼 자신감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을 받아 온 수학익힘책 문항도 쉽게 조정됐다. 반면 숫자 ‘0’ 및 한 자릿수 숫자 등 기초적 수 개념에 대한 교과서 분량과 수업 시간은 현장 검토본에 비해 최대 4배로 늘어났다. ‘숫자 따라 써 보기’ 등 학생들이 직접 해보는 수 익히기 활동도 확대됐다. 최종본을 검토한 수학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초1 수준에 맞고 무리가 없는 구성이었다”며 “다만 한글 글자 수가 여전히 많은 건 아쉽다”고 평가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모든 사교육의 시작이라 불리는 초등학교 입학 전 선행학습을 없애기 위해 2월 말 초등학교 1, 2학년 전체 교사를 대상으로 ‘선행학습 없이 온 아이들을 더욱 칭찬하라’는 내용의 연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춘란 시교육청 부교육감은 “한글이나 숫자를 배우지 않고 온 아이들이야말로 학교 선생님을 믿고 기다려준 아이들”이라며 “교사의 존재 이유를 만들어준 아이들을 더욱 칭찬하고 격려해 주길 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2017년 새 학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예비 학부모의 마음이 기대와 걱정으로 가득 차는 시기다. 이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한글과 숫자 선행학습 여부다. ‘한글을 안 떼고 가면 첫날 알림장도 못 받아 적어 바보 취급을 당한다’ ‘숫자를 안 배우고 가면 교사에게 핀잔 듣는다’ 등의 소문이 난무해 학부모의 불안감은 커지기 마련이다. 지난해 교육부는 “새해부터 아이들의 한글교육은 학교가 책임지겠다”며 한글 학습을 위한 수업을 크게 늘리는 정책을 발표해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공개된 새 수학교과서 현장검토본이 사실상 선행학습을 전제로 했고 이전 세대 교과서와 비교해 지나치게 어렵고 복잡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비판 수용, “초1 수준에 맞게 대폭 수정” 이후 수학 교과서 집필진은 문제로 지적된 부분을 모두 재검토하고 현장검토본을 대폭 수정해 최종 심의본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교과서와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스토리텔링 수학’의 대폭적인 축소다. 본래 스토리텔링 수학은 수학적 개념을 일상생활에 접목해 아이들의 수학적 감각 향상과 활용력 증대를 위해 도입된 것이다. 예컨대 ‘3+4=?’를 묻는 게 아니라 ‘다람쥐가 도토리 3개를 먹고 다시 4개를 먹었으면 총 몇 개를 먹은 것일까요?’란 식으로 수학적 사고를 유도하는 것. 하지만 한글과 문장을 이해하지 못한 아이는 수학적 사고 자체가 차단되기 때문에 ‘스토리텔링 전문수학학원’ 등 신종 사교육 장르까지 만들어졌다. 현장검토본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도 다수 수정됐다. 기초 수 개념 강화를 위해 반쪽에 그쳤던 숫자 ‘0’에 대한 설명을 2쪽으로 늘려 1시간 수업을 확보했고, 이전에 없던 ‘숫자 써보기’ 활동을 4쪽 분량으로 추가했다. 초등 1, 2년생이 이해하기 어려웠던, 어른 눈높이에서 쓰인 교과서 문장과 어휘들도 수정됐다. 예컨대 1학년 1학기 수학익힘책 현장검토본의 ‘그림을 보고 보기와 같은 수만큼 ○를 그리고 수를 써 넣으세요’라는 문장은 ‘보기와 같이 해 보세요’로 간결해졌다. 초등 1, 2년 교과서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연결큐브’ 같은 외래어는 ‘모형’으로 대체됐다. 너무 작고 복잡하다는 지적을 받은 삽화의 크기도 커지고 디자인도 간결하게 개선됐다. 수학익힘책의 난이도도 대거 조정됐다. 집필 관계자는 “전국 1600명의 초등 1, 2년생에게 수학익힘책을 풀게 해 정답률 60% 이하인 문항은 모두 교체했다”며 “학교 수업을 통해 수학 개념을 확실히 익히고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갖도록 조정했다”고 전했다.○ 서울시교육청 “교사, 학부모도 함께 변해야” 교과서가 쉬워졌다고 유아 사교육과 선행학습이 곧바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고 왔다는 전제하에 수업을 하는 교사가 존재하고, 내 아이가 앞서기 바라는 욕심에 사교육을 시키는 부모가 있다면 공교육은 정상화될 수 없다. 박춘란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은 “학교 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교실에서의 평가와 교사의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학부모는 자녀가 글을 못 읽고 수를 못 셀까 봐 선행을 하는 게 아니라 선행을 하지 않고 학교에 갔다가 주눅 들고 자존감을 다칠까 걱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교실 문화를 바꾸기 위해 시교육청은 올해 2월 말부터 연말까지 3, 4차례에 걸쳐 초등 1, 2학년 교사들을 대상으로 전체 연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연수의 목표는 △선행학습을 하지 않고 온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그 아이들을 칭찬하며 △수업의 주인공으로 더욱 잘할 수 있게 격려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런 교실에서는 선행학습을 하고 온 아이는 오히려 흥미 저하 등 손해를 볼 수 있다”며 “학부모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학교 수업을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홍보자료도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사교육 전면 철폐를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남경필 경기지사) “서울대를 폐지하고 대학 서열화를 없애겠다.”(박원순 서울시장) 정치권이 대선 정국에 접어들면서 주요 대선 주자의 교육 공약 및 관련 발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교육은 전 국민의 관심사이자 국민이 가장 큰 불만을 갖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그만큼 교육 공약을 활용해 표심을 잡으려는 대선 주자들의 계산도 빨라지고 있다. 대선 주자들은 한국 교육의 고질적 병폐인 △사교육 △교육부 ‘폐지’ 카드 등의 주장을 앞세우며 교육 민심 공략에 나섰다. 국민의 답답함을 뚫어 주는 ‘사이다 공약’이란 평가도 있지만, 현실성과 구체성이 없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폐지’ 교육 공약 난무 남 지사는 17일 국회에서 시민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과 함께 ‘사교육 폐지 및 교육 정상화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해 10월 남 지사는 본보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면 사교육 전면 폐지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라고 밝혔다. 남 지사는 토론회에서 “사교육은 비싸고, 효과도 없고, 끊을 수도 없는 마약과 같다”라며 “사교육 폐지를 위해서는 (과외 금지 조치를 취했던) 전두환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사교육을 단속하기 위한 △‘교육 김영란법’ 입법 △특목고·자사고 폐지 △대입 전형 간소화 및 수능으로 뽑는 정시 비율 60%로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앞서 열린 12일 국회 토론회에서는 박 시장이 각종 ‘폐지 보따리’를 들고 나섰다. 그는 ‘교육 혁명을 위한 10대 개혁 방안’을 제안하며 △서울대 폐지 △수능 폐지 △교육부 폐지 등을 주장했다. 그는 “‘교육 대통령이 되는 게 꿈”이라며 “교육부 대신 ‘국가백년대계위원회’를 설치하고, 대학 입학금을 당장 폐지하며 국·공립대 반값 등록금을 전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폐지는 박 시장뿐 아니라 야권 대선 주자들이 공통적으로 꺼낸 카드다. 지난해 10월 가장 먼저 ‘교육부 폐지’를 주장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교육부의 억압이 지나치다. ‘교육통제부’를 ‘국가교육위원회’로 대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16일 출간한 대담집을 통해 “교육부가 대단히 비대해졌다”라며 “과기부가 나오고 국가교육위원회를 독립기구화해 별도로 두는 식의 개편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공교육 정상화, 반값 등록금 등 지난 대선 교육 공약의 기본 틀 안에서 서울대 등 지방 국공립대가 하나의 대학처럼 공동으로 입학해 수업을 공유하는 ‘국공립대학 공동 학위제’를 추가로 제시하기도 했다.○ ‘교사 개혁’은 모른 척 그러나 교육계 인사들은 “문제의식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교육을 혁신할 구체성은 안 보인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구본창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정책대안연구소 국장은 “사교육 전면 폐지의 위헌 가능성을 비롯해 사교육을 없애는 만큼 공교육은 어떻게 살릴 것인지 고민이 부족하다”라며 “수능으로 뽑는 정시 비중 확대는 오히려 사교육과 주입식 교육만 늘릴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사교육을 없애려면 공교육 정상화가 필수고, 이를 위해서는 ‘교사 수준 향상’ 등 강력한 공교육계 쇄신 정책이 핵심이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교육계의 반발을 살 수 있다 보니 개혁엔 눈을 감고 변죽만 울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교육부 폐지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교육위원회에 대한 우려도 있다. 권대봉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부가 있으면 장관이라도 책임을 지지만 협의체인 위원회는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라며 “협의체를 통해 구체적이고 결단력 있는 정책이 속도감 있게 나올지, 국내 정치 토양에서 과연 교육을 위한 초당적 결정이 내려질지 따져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예산 마련 방안이 결여된 선심성 공약도 문제다. 현 정권 역시 대선 당시 2017년 고교 전면 무상교육 등을 실시하겠다고 했지만 연간 3조 원이 없어 시작도 못 했다. △초등돌봄교실 전 학년 운영 △대학생 반값 등록금 등도 마찬가지다.○ 현실성 있는 약속, 미래 교육 비전 절실 교육 전문가들은 진정성 있는 교육 공약이 나오려면 대선 주자들이 한번이라도 학교 현장을 가 보고 학생, 교사, 학부모의 이야기를 반영한 구체적 공약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들의 캠프 구성을 보면 현장을 아는 교육 전문가가 단 한 명도 없는 사람도 있다”라며 “그렇다 보니 현실성 없는 공약만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만큼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유지해 온 교육의 틀을 완전히 깨고 미래 교육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 교수는 “지금 7세 미만의 아이들이 사회에 나올 때에는 지금 있는 직업의 65%가 없어진다고 한다”라며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학교와 교사는 어떻게 변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향이 나와야 한다”라고 말했다.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상당수 검정 역사 교과서 출판사들이 2018년도부터 국정 교과서와 혼용될 새 검정 역사 교과서 제작 및 출판에 나서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는 13일 서울 서대문구 동북아역사재단에서 검정 교과서 출판사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중고교 검정 역사 교과서를 내 온 출판사 10곳 중 8곳이 참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과서 집필 출판사가 대부분 다 왔다”라며 “관심이 있는 출판사는 검정 교과서 발행에 참여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나 본보가 조사한 결과 8곳 중 5곳은 22일 현재 교과서 출판을 위한 집필진조차 아예 꾸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집필진을 안 꾸린 건 검정 교과서 발행에 참여 의사가 없다는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집필진 대부분이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는 데다 집필 기준이나 개발 일정 등 모든 게 정해진 게 없어 참여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나머지 3곳은 집필진을 구성 중이라고 대답했지만 실제 발행을 할지는 ‘미정’이라고 답했다. 이들 중 그나마 집필진과 계약까지 완료한 곳은 1곳에 불과했고, 2곳은 집필진만 확보해 둔 상태라고 밝혔다. 집필진을 구성 중이라는 출판사 관계자는 “계약은 안 하고 구두로 약속했다”라며 “약속했던 집필진 중 일부가 집필 거부 선언에 동참해 새 필자를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출판사들은 △집필 기간은 너무 짧고 집필 분량은 많다는 점 △집필 과정에서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점을 애로 사항으로 꼽았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출판사에서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뻔한데 다른 과목 개발도 진행하면서 1년 만에 역사 교과서 5권 및 지도서를 만드는 건 어렵다”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도 1권은 첫해에 발행하고 2권은 둘째 해에 발행하거나 교과서만 먼저 발행하고 지도서 발행은 시기를 유예하자는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 역사 교과서와 지도서는 중학교 역사 1·2, 고등학교 한국사, 중학교 교사용 지도서 1·2 등 총 5권이다. 또 다른 출판사 관계자는 “출판사가 교과서로 이익을 보려면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교육과정에 반해 쓰려는 집필진과 교육부 방침 준수를 요구할 출판사 간에 갈등이 많을 것 같다”라고 우려했다. 교육부는 검정 교과서가 개발되면 국정 교과서처럼 현장 검토본과 집필진을 웹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검정이 출판 전에 국민에게 공개된 적은 한번도 없다. 교육부에서는 일부 검정 교과서는 집필진 중 교수가 한 명도 없고 기존 자료를 짜깁기하고 있어 국민이 직접 보면 국정 교과서의 우월함을 느낄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교육부는 31일 국정 역사 교과서 최종본과 함께 검정 교과서 집필 기준을 발표한다.임우선 imsun@donga.com·최예나 기자}
1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둔 전국의 다문화가정 초중고교생의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정부가 올해 191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다문화 교육을 확대한다고 12일 밝혔다. 교육부의 ‘2017년 다문화교육 지원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2개 시도 60개 유치원에서 운영하던 ‘다문화 유치원’을 올해 17개 시도 90개 유치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다문화 유치원에서는 다문화가정의 유아에게 꼭 필요한 한국어 교육 및 다문화 이해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실습과 연구가 진행된다. 교육부는 “최근 갈수록 다문화 유아가 늘어나는 만큼 다문화 학생 비중이 높은 이 유치원들을 중심으로 유아에게 맞는 다문화 교육 모델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다문화가정 학생의 학교생활 적응 및 기초학습 지원을 위해 4500명 규모의 대학생 멘토단을 구성해 맞춤 멘토링을 지원하기로 했다. 두드림학교와 학습종합클리닉센터를 통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학생의 기초학력 향상을 유도할 예정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초중고교에 재학하는 다문화 학생은 9만9000여 명으로 전체 학생의 1.68%를 차지하고 있다. 부모 국적을 기준으로 보면 중국(한국계 포함) 출신이 33.7%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베트남(24.2%), 일본(13%), 필리핀(12.6%) 등이 이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교육부가 1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둔 전국의 다문화 가정 초중고생의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올해 예산 191억 원을 편성하고 다문화 교육을 확대한다고 12일 밝혔다. 교육부의 '2017년 다문화교육 지원 계획'에 따르면 올해 교육부는 지난해 전국 12개시도 60개 유치원에서 운영하던 '다문화 유치원'을 17개시도 90개 유치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다문화 유치원에서는 다문화 가정의 유아에게 꼭 필요한 한국어 교육 및 다문화 이해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실습과 연구가 진행된다. 교육부는 "최근 갈수록 다문화 유아가 늘어나는 만큼 다문화 학생 비중이 높은 이들 유치원을 중심으로 유아에게 맞는 다문화 교육 모델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다문화 가정 학생의 학교생활 적응 및 기초학습 지원을 위해 4500명 규모의 대학생 멘토단을 구성해 맞춤 멘토링을 지원하기로 했다. 두드림학교와 학습종합클리닉센터를 통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학생의 기초학력 향상도 유도할 예정이다. 한국에 중도 입국한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교육 지원도 강화된다. 교육부는 "이들 학생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예비학교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중도입국 학생들이 보다 쉽게 공교육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국내 초중고에 재학하는 다문화 학생은 9만9000여 명으로 전체 학생의 1.68%를 차지하고 있다. 부모 국적을 기준으로 보면 중국(한국계 포함) 출신이 33.7%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베트남(24.2%), 일본(13%), 필리핀(12.6%) 등이 이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전교생이 다 등교해도 학교가 시끄럽지가 않아요. 인원수에서 오는 에너지가 없죠. 학생 수가 적다 보니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요. 그건 선생님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어떻게 되지 않는 부분이더라고요.” 6일 전남 영암 학산초에서 만난 이 학교 박병보 교사는 ‘작은 학교’가 극복할 수 없는 어려움에 대해 묻자 이같이 말했다. 이날 만나본 학산초 아이들은 선생님과 일대일 밀착 수업을 받고 모든 교직원과 가족같이 지내며 섬세한 배려를 받고 있었지만 또래 친구들 수가 워낙 적다 보니 조금은 심심해 보였다. 한 반당 인원이 30명에 달하고 복도에만 나가면 아이들의 뛰는 소리와 장난치는 소리가 가득한 서울지역 초등학교와 달리 학산초는 줄곧 너무나 적막했다. 한 학년 수가 많아야 10명, 적으면 3명이다 보니 교실에서 모둠 수업을 진행하거나 다양한 토론 수업을 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다. 박 교사는 “교육적인 면에서 아이들이 여러 생각을 접하고 열린 사고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한 반이 3명이다 보니 나오는 생각도 그 정도”라며 “교사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자극을 주지만 많은 아이들이 스스로 각자의 생각을 내놓는 것만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둠 활동을 하려고 해도 최소 두 개 그룹은 나와 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한 반에 8명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 차원에서 또 다른 주요한 문제점은 아이들의 ‘사회성’이다. 학교나 교실 내의 아이들이 워낙 적다 보니 관계 맺기를 통한 다양한 경험과 배움을 얻기 힘들다. 전남 장흥 용산중 박지현 교사는 “작은 학교엔 왕따 문제 같은 게 거의 없지만 만약 한번 생기면 정말 해결이 안 된다”며 “워낙 작은 커뮤니티에서 관계가 고착되기 때문에 잘못 관계가 형성되면 반 바꾸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관계를 열어줄 친구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단위는 좀 낫겠지만 중등으로 올라갈수록 사회성 문제가 작은 학교의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영암=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