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민

하정민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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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정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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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0~2026-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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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칼럼]연아 vs 오서… 헤어짐의 미학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비교적 강한 한국과 달리 서구에서는 해고가 쉽다. 비정규직은 물론이고 정규직도 해고 통지 직후 바로 짐을 싸는 사례가 허다하다. 하지만 서구 기업이 해고 절차까지 대충 처리하지는 않는다. 이들은 한국 기업처럼 회사의 어려운 사정을 토로하며 직원의 인정에 호소하거나 공치사를 남발하지 않는다. 그 대신 해고 당사자가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분명한 해고 이유를 제시한다. 얼마 전 세계 피겨계를 들끓게 했던 김연아 선수와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결별은 기업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피겨 선수와 코치의 관계는 제자와 스승이라기보다 고용주와 피고용인에 가깝다. 많은 피겨 선수는 여러 명의 코치를 거친다. 시즌마다 코치를 바꾸는 선수도 많다. 오히려 김연아와 오서처럼 4년이 넘도록 함께하는 게 이례적이다. 외국 언론이 이들을 드림팀이라고 표현하며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통역이 없으면 의사소통조차 안 되고, 불편한 몸을 이유로 일본에 오지도 않았던 아사다 마오의 코치 타티아나 타라소바와 대조를 이루며 김연아 팀의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결별 과정에서 드러난 양측의 대립은 그간의 긍정적 이미지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지난 4년간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는 당사자들만 안다. 하지만 진실이 무엇이고, 누가 결별 원인을 제공했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결별 과정이다. 감정싸움을 남발한 두 사람에게 남은 건 ‘금메달을 따게 해준 코치를 버린 선수’와 ‘프리 프로그램의 선곡을 유출하며 상도의까지 어긴 비겁한 코치’라는 부정적 이미지뿐이다. 재계약 여부의 결정권은 전적으로 고용주인 김연아 측에 있다. 하지만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으면 계약이 끝나는 시점, 아니 그 이전부터 재계약을 하지 않는 확실한 이유를 제시했어야 했다. 둘의 계약이 만료된 올해 4월 이후 긴 공백기를 가졌고, 스케줄 결정에서도 오서를 배제했으니 알아서 대충 눈치 채지 않겠느냐는 생각은 그야말로 동양적 사고다. 우리 정서로 보면 서로 싫은 소리 하지 말고, 얼굴 붉힐 일도 만들지 말자는 생각이 상대에 대한 ‘배려’일지모른다. 그러나 서구 문화권에서는 ‘모욕’으로 느껴질 수 있다. 자신이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해고를 당했다고 생각하면 곧바로 소송을 내는 게 서양인의 사고다. 최근 한 국내 게임업체도 결별 과정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 회사는 미국인 유명 게임 개발자와의 소송에서 패해 무려 2800만 달러를 물어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 개발자는 “회사가 나를 해고했지만 대외적으로는 스스로 퇴사한 것처럼 공표하는 바람에 스톡옵션 행사 과정에서 손실을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이 회사는 곧 항소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소송에 드는 시간, 돈, 유무형의 노력을 감안하면 이미 큰 타격을 입었다. 이 역시 결별 자체가 아니라 처리 과정에서 생긴 감정적 앙금과 문화적 차이가 문제였다. 결별 이유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해고’를 ‘퇴사’로 바꾼 동양적 사고가 소송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좋은 파트너를 만나기도 어렵지만 잘 헤어지는 것도 이에 못지않게 어려운 과제다. 특히 사고방식과 가치관이 완전히 다른 외국 파트너와의 이별이라면 더욱 냉철하고 면밀하게 처리해야 한다. 결별 과정의 문제가 조직에 상당한 상처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하정민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dew@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66호(2010년 10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세종대왕과 링컨 대통령 포용력 분석해보니▼마인드 매니지먼트 포용의 의미는 너그러운 품성이나 자선적 행동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목적 지향적이고 사실을 중시하는 전략적 행동양식으로 파악해야 한다. 역사적 인물 중에서 뛰어난 포용력을 보인 리더가 바로 세종대왕과 링컨 대통령이다. 세종대왕과 링컨 대통령은 사람을 쓰는 데 특정 정파나 계급, 자신에 대한 충성심 여부보다 누가 그 일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냐를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 세종대왕과 링컨은 누구보다도 대의를 중요하게 여겼다. 그렇지만 대의 실현을 위해 자기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체면, 조직의 일사불란함을 고집하지 않았다. 사실에 입각한 포용을 통해 다양한 인재를 모은 것이야말로 그들의 가장 뛰어난 전략이자 훌륭한 무기였다. 그 결과 세종대왕은 조선왕조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고, 링컨 대통령은 분열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국이 세계 제일의 초강대국으로 가는 여정을 닦아 놓았다. SK에너지 정현천 상무가 세종대왕과 링컨 대통령의 포용력을 분석했다. 성장 부르는 은밀한 가격전략, 포커서 배워라▼AT커니 리포트카드 패를 숨기는 것은 포커게임을 할 때뿐 아니라 인터넷상에서의 프라이싱 전략 수립에서도 현명한 전략이다. 컨설팅회사 AT커니는 인터넷상에서 유용한 ‘은밀한 가격 전략(Covert Pricing)’을 실행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은밀한 가격 전략이란 포커 게임에서 패를 감추듯이 경쟁사에 가격 정책을 노출하지 않으면서 세분된 고객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유인책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 전략의 핵심은 수익성 높은 세분시장에 위치한 소수의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단기 프로모션을 하는 것이다. 속도도 중요한 요소다. 가격 결정과 관련한 모든 기능 및 시스템을 단일 가격 결정 조직으로 통합해 의사결정 시간을 줄여야 한다. 은밀한 가격 전략을 잘 활용하면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고객 세분화를 통해 수익성 높은 고객 포트폴리오를 보유하면서 고객별 가격 정책을 노출하지 않기 때문에 경쟁사로부터 시장을 방어할 수 있다. AT커니 리포트에서 은밀한 가격전략의 실천 방법론을 자세히 설명했다.시가평가제가 ‘탐욕’을 넘어설 수 없는 까닭▼회계를 통해 본 세상미국 정부가 월가의 금융회사들을 상대로 한 강력한 규제 정책을 연일 내놓고 있다. 이에 월가는 강력히 반발하며 자신들의 파생상품 투자가 아니라 시가평가제도가 금융위기의 진짜 원인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과연 그럴까. 애초에 시가평가제도 도입을 주장한 쪽은 금융권이었다. 시가평가제도는 시장 가격의 변동을 재무제표에 빨리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공정한 시가가 존재하지 않을 때도 많아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 결국 원론적이기는 하지만 투자자, 기업, 경영자 모두 회계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서로 다른 회계처리 방법을 사용할 때 나타나는 숫자의 의미 차이를 간파할 실력을 갖추는 수밖에 없다. 단점이 전혀 없이 완벽하게 장점만 갖춘 회계처리 방식은 없기 때문이다. 최종학 서울대 교수가 시가평가제도의 내용과 배경, 한계점 등을 정리했다.}

    • 2010-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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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직원 비교평가, 좋든 나쁘든 나태 부를 수도

    많은 경영자는 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할 때 동료 직원들과 비교해 등급을 결정한다. 직원들끼리 비교를 하면 경쟁의식이 고취돼 업무의욕을 자극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높은 등급을 받은 직원은 자신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낮은 등급을 받은 직원은 자신의 등급을 올리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할 거라는 계산이다. 과연 그럴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의 이완 바란케이 교수는 최근 발표한 논문 ‘현장실험을 통한 사회적 등급 및 평가제도의 효과 검증’에서 이 속설에 의문을 제기하며 “비교평가가 오히려 전 직원의 나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등급이 높은 직원은 ‘내가 이미 최고인데 더 노력할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하고 낮은 등급을 받은 직원은 아예 좌절해서 업무의욕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65호(9월 15일자)에 실린 바란케이 교수의 연구 결과를 요약한다.○ 평가등급을 알려주면 업무 선호도 하락 바란케이 교수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아마존닷컴의 웹서비스인 미캐니컬 터크를 통해 330명의 직원을 모집했다. 그는 이들을 상대로 두 가지 실험을 했다. 미캐니컬 터크는 온라인상에서 특정 업무를 수행할 근로자를 모집해 일감을 주고 참여한 시간이나 성과 등에 근거해 임금을 주는 서비스다. 첫 번째 실험에서 바란케이 교수는 총 330명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눴다. 첫 번째 그룹에는 작업이 완성됐을 때 작업의 정확도에 대한 평가 결과를 알려줬고 두 번째 그룹에는 결과를 알려주지 않았다. 이후 어떤 그룹의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를 더 선호하는지 조사했다. 직원들이 자신에 대한 평가등급을 알고 싶어 할 거라는 기존 통념을 감안하면 첫 번째 그룹의 업무가 당연히 더 높은 인기를 끌어야 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평가 결과를 알려주기로 한 첫 번째 업무에 다시 지원한 참가자는 76명에 불과했다. 반면 업무정확도 결과를 알려주지 않은 두 번째 업무에는 254명의 근로자가 몰렸다. 재미있는 점은 실험 후 설문조사에서는 자신의 업무완성도를 알고 싶다고 답한 참가자들이 74%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실제로는 자신의 평가등급을 알고 싶어 하지 않으면서도 겉으로는 이와 다른 대답을 한다. 이는 학자나 마케터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즉,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한다는 ‘말’을 믿지 말고 그들이 무엇을 선택하는지 ‘행동’을 직접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다.○ 업무의 생산성도 떨어져 바란케이 교수는 사람들에게 평가등급을 알려주는 행위가 향후 이들의 작업의욕과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도 했다. 그는 참가자를 무작위로 두 개 그룹에 배정했다. 첫 번째 그룹에는 작업성과를 평가한 결과를 통보하지 않았다. 반면 두 번째 그룹에는 평가등급 및 내용을 알려줬다. 이어 두 그룹의 작업이 끝난 후 참가자 모두에게 동일한 e메일을 보내 추가 작업을 요청했다. 이 실험의 결과 역시 앞선 실험과 비슷했다. 작업의 정확도를 알려주지 않은 그룹의 참가자 중 66%가 추가 작업에 순순히 응했다. 반면 평가 결과를 알려준 그룹의 참가자들은 불과 42%만이 추가 작업에 응했다. 작업의 질 또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평가 결과를 알려준 그룹의 작업생산성은 다른 그룹보다 22%포인트 낮았다. ○ 평가등급을 보상과 연계해야 직원 생산성 향상 바란케이 교수는 단순히 평가등급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는 직원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가 결과를 보너스나 승진 등 다양한 보상 정책과 연계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다양한 실증 연구 결과 평가등급이 보상과 연결돼야 직원들의 성과가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과 평가 결과가 고용주의 결과 공개 의지와 관계없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업종이라면 높은 등급을 받은 직원들에게 보상을 하는 방법이 전 직원의 생산성 향상을 유도할 수 있다. 그는 “훌륭한 고용주는 자신의 직원을 잘 파악하는 사람”이라며 “경영자는 성과 평가 결과를 공개했을 때 직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예측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평가등급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일에 더 매진할 거라는 확신이 들 때만 평가 결과를 공개하라는 의미다. 정리=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5호(2010년 9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가격 1% 조정하면 이익 8.7% 늘어난다는데…▼맥킨지 쿼털리 시가총액 기준으로 상위 120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평균 가격을 1% 개선하면 영업이익이 8.7%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0여 년간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가격책정 개선을 통한 수익 개선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나 많은 기업은 여전히 가격책정 인프라 투자에 소극적이다. 최소한의 투자로 손쉽게 달성할 수 있는 매출 향상에만 몰입하고 있다. 가격책정 인프라 구축이 쉬운 일은 아니다. 적절한 투자, 최적의 인재 확보, 명확한 타깃 및 목표 수립, 리스크 관리에 이르기까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것이 많다. 그러나 성공 기업을 꿈꾼다면 가격책정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탁월한 가격책정 인프라는 곧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가 가격책정 인프라 구축을 통한 수익 개선 방법을 소개했다.모바일 환경 가속화… 프라이버시 사라지다▼메타트렌드 리포트 모바일 환경이 가속화하면서 나타나는 변화 중 하나가 기존 현상 및 가치의 사라짐이다. 모바일 단말기의 보급은 기존 데스크톱 PC와 TV 등을 빠르게 ‘과거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모바일 단말기로 회의, 결재 등을 처리하므로 서류 작업이 사라진다. 이로 인해 커다란 프린터와 난잡한 파일이 무더기로 가득 차 있던 사무실 풍경도 깔끔해진다. 모바일 환경은 현실과 가상, 온라인과 오프라인, 거리, 언어, 세대 간 경계를 무너뜨리고 사라지게 한다. 모바일 단말기 때문에 사람들을 둘러싼 환경들이 점점 간결해지고 편리하게 변한다. 문화적으로도 더욱 개방되면서 서로 간의 교류가 늘어난다. 이처럼 모바일 단말기가 낳는 사라짐은 곧 풍성함이 된다. 모바일 환경으로 인해 사라지는 요소들이 무엇인지, 이 과정에서 어떤 새로운 기회가 생겨나는지 예측했다.1346년 英-佛크레시전투가 주는 교훈은 ‘땀’▼전쟁과 경영 1346년 8월 26일, 프랑스 크레시 지방에서 일어난 영국과 프랑스 간 전투에서 영국군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대승을 거뒀다. 크레시 전투 당시 영국군은 9000∼1만2000명이었지만 필립 6세가 이끄는 프랑스군은 이보다 최소 세 배가 많았다. 프랑스군의 패인은 통제와 전술의 부재였다. 직업군인으로 편성된 영국군은 충분한 훈련을 받았고 놀라운 인내력과 조직력, 협력 전술을 보여줬다. 그러나 프랑스군은 용감하기는 했지만 영주, 기사 등 여러 부대의 연합체라는 특성상 조직적인 능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앞의 부대가 전멸해도 똑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세상의 모든 승부가 그렇지만 크레시 전투는 사전 정보와 준비,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 일전이었다. 크레시 전투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무엇이고 경영자들에게 어떤 통찰을 주는지 분석했다.}

    • 2010-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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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CASE STUDY] ‘中경영 교육의 심장’ 상하이 CEIBS를 가다

    아시아 경제의 부상이 세계 경영대학원(MBA스쿨)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중국 홍콩 인도 등의 MBA스쿨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경영 교육의 본산인 미국에서 아시아로 역(逆)유학을 오는 학생이 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中歐國際工商學院·China Europe International Business School·이하 CEIBS)이 있다. CEIBS는 설립 15년 만인 2009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8위 MBA스쿨로 뽑혔다. 정규 경영학석사(MBA) 정원이 200명도 안 되는 소규모의 햇병아리 학교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구의 MBA스쿨들을 제치고 세계 10위 안에 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CEIBS의 성장은 단지 중국 경제의 급부상 덕이라고만 하기도 어렵다. 중국의 유명 대학들도 MBA 과정을 속속 개설했지만 어디도 CEIBS가 낸 성과에는 근접하지 못했다. CEIBS는 선진국 MBA스쿨의 절반에 불과한 학비를 받으면서도 수업료 수입으로만 학교 재정을 충당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사회주의 국가의 학교가 어떻게 자본주의의 첨병인 기업가를 양성하는 MBA 교육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제공할 수 있었을까. DBR 65호(2010년 9월 15일자)에 실린 CEIBS의 성공 비결을 요약한다. ○ 학교 운영의 독립성 및 유연성 확보 설립 초 CEIBS는 중국 정부로부터 정식 교육기관으로 승인받지 못했다. 중국 정부는 2000년대 초에야 CEIBS 학위를 정식 학위로 인정했다. 하지만 이는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CEIBS 만의 독자적 교육체계를 마련하는 발판이 됐다. CEIBS 설립 당시 중국 대학원들은 정부 규정대로 입학시험 과목을 정하고 커리큘럼을 짰다. 하지만 CEIBS는 정식 학위과정이 아니어서 중국의 다른 학교와는 차별화된 시도를 할 수 있었다. 중국 최초 100% 영어 강의, Executive MBA(EMBA·기업체 간부 등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는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및 EDP(Executive Development Program·일종의 최고경영자 과정) 개설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의 지원 덕에 경제적 부담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었다. 상하이 시와 EU는 2003년까지 총 4330만 유로의 자금을 지원했고, 이로 인해 학비를 낮출 수 있었다. 미국 유명 MBA의 수업료(2년간 총 학비 기준)는 대개 9만∼10만 달러다. 중국의 이름 없는 MBA스쿨에 이 돈을 주고 입학할 학생을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인재를 모으지 못하면 MBA스쿨의 성공 또한 불가능하다. CEIBS는 설립 초기부터 중국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한 낮은 학비와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국내외 학생들을 유치했다. 2010년 기준으로 CEIBS 해외 학생의 수업료는 미국 유명 MBA스쿨의 절반 정도인 4만8000달러(약 5600만 원)다.○ 구성원의 다양성 CEIBS는 어떤 조직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다. 교수진, 학생, 운영진 모두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채워져 있어 다양성 및 상호존중의 가치, 타협과 조정의 기술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다. CEIBS 이사회는 중국인 5명과 유럽인 5명으로 이뤄져 있다. 학장도 중국 측 장웨이중 교수(대외업무 담당)와 독일인인 랄프 크레머 교수(학사행정 담당)가 공동으로 맡고 있다. 건물도 이런 철학을 반영했다. 캠퍼스 건물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뚜렷하게 ‘합(合)’자를 그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60명 정도인 전임 교수진은 외국인 교수가 3분의 1, 중국계이지만 해외 국적을 가진 교수가 3분의 1, 중국인 교수가 3분의 1을 차지한다. MBA 과정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리디아 프라이스 교수는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세 부류의 숫자가 비슷하다. 중국인과 결혼하거나 중국 아기를 입양한 외국인 교수도 꽤 있다. CEIBS가 아직 종신교수제를 채택하진 않았지만 개인 생활에서 중국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람이 많다 보니 다른 학교에 비해 교수들의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교육 내용의 독창성 전 세계 대부분 MBA스쿨은 기업의 실제 사례를 이용한 수업을 해왔다. 문제는 미국 기업만 주로 다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CEIBS는 자체적으로 모든 커리큘럼을 개발해 교육하고 있다. 이는 다른 외국 대학과 제휴를 맺은 후 그 대학의 교육 과정을 수입해서 쓰는 대다수 중국 MBA와 큰 차이가 난다. 장 학장은 “중국 기업이 궁금해 하는 건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사우스웨스트의 방식이 중국에서도 통할 수 있느냐다. 아무리 세계적 석학이라 해도 미국에서 영어로 연구하는 학자가 CEIBS 교수만큼 중국 상황을 잘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중국을 파고들려면 상하이 CEIBS를 가라” ▼그는 CEIBS가 미국과 유럽 MBA 교육의 장점만을 흡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학교는 지나치게 사례 위주로만 수업을 진행한다. 유럽 학교는 이론에 신경을 많이 쓴다. 우리는 사례와 이론적 근거를 똑같이 중시하고, 교육 과정에도 이를 반영한다.” 중국어 교육 또한 남다르다. 수업은 100% 영어로 진행되지만 외국 학생들은 학교가 주관하는 중국어시험을 통과해야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CEIBS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중국어 교육 기회를 무료로 제공한다. 학기 시작 전 4주간 중국어 과정이 있고, 학기 시작 후에는 1주일에 두 번 중국어를 배운다. ○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재무 자립 달성 CEIBS는 2004년 이후 자체적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수입 원천은 수업료다. 2009년 수입의 95% 정도가 수업료에서 나왔다. 기부나 기금 수익이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MBA스쿨과 다르다. 기금을 운용할 만큼 학교 역사가 오래되지도 않았고, 부유한 동문이 거액을 기부하는 문화도 중국에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CEIBS는 EMBA와 EDP 과정을 통해 번 돈으로 학교 전체의 운영비를 충당한다. EMBA와 EDP 과정 수입이 CEIBS 전체 수입에서 각각 50%와 40%를 차지하고 있다. 비결은 정규 MBA보다 비싼 수업료와 많은 학생 정원이다. EMBA의 수업료는 39만8000위안(약 6860만 원)이다. 정규 MBA의 정원은 200명도 안 되지만 EBMA의 정원은 700명이 넘는다. EMBA의 시간표도 참신하다. 학생들은 월 1회, 즉 금요일 아침부터 그 다음 주 월요일 저녁까지 4일 연속 학교에 온다. 실질적으로 한 달에 이틀만 학교에 할애하면 되니 직장인들의 부담이 적다. 이는 한국, 홍콩 등 해외에 거주하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CEIBS EMBA의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관시(關係) 네트워크 싫든 좋든 중국에서 비즈니스의 성공을 좌우하는 요인 중 하나는 ‘관시’다. 중국인들은 같은 핏줄이거나, 한 고향에서 자라거나, 같은 학교를 나와야만 진정한 우호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믿는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요인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선택할 수 없다. 하지만 세 번째 요인은 다르다. 이 때문에 CEIBS 입학은 중국 엘리트와의 끈끈한 관계, 즉 관시를 맺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다. 졸업생의 면면만 봐도 위력을 알 수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딸 후하이칭도 CEIBS 졸업생이다. 후 주석이 직접 이 학교를 딸에게 권유했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손자 등 서구 유력 인사의 후손들도 CEIBS와 연을 맺었다. EMBA 동문 네트워크도 강하다. 재학생의 60%가 중국 기업 또는 다국적 기업의 경영진이다. 진즈궈 칭다오맥주 회장, 황치판 충칭 시 부시장, 류장난 알카텔 차이나 사장 등 업계와 정계의 핵심 리더 약 1500명이 이 과정을 거쳤다. EMBA 출신들은 졸업 후 다양한 모임을 통해 정기적 교류를 갖고,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관계를 만들고 있다.상하이=하정민 기자 dew@donga.com박진우 CEIBS Class of 2011 pjin.m09@ceibs.edu 여준상 동국대 교수 marnia@dgu.edu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5호(2010년 9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제품가격 30% 내렸더니 마진율 3배로 쑥… 왜?▼스페셜 리포트/의미 있는 고객만 추려 핵심사업과 결합하라 유럽 최고의 트레일러 제조업체인 슈미츠 카르고불은 최근 10년간 제품 가격을 30% 내렸다. 하지만 이 회사의 마진율은 같은 기간 2%에서 7%로 세배 이상으로 늘었다. 가격을 내리면 마진율이 줄어든다는 통념을 깬 것이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는 ‘포기를 통한 성장’이 그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여러 개의 제품군을 네 가지로 단순화하는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생산성과 매출액을 덩달아 올렸다는 설명이다. 1990년대 중반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는 유럽 각국의 가전회사를 인수하면서 브랜드가 15개로 늘어나자 ‘브랜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치밀한 고객 조사를 통해 집중 공략해야 할 목표 시장 3곳을 정의하고, 브랜드 개수도 3개로 줄였다. 1996년 마이너스였던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브랜드 구조조정 덕분에 8.1%포인트 늘었다. 이번 호 DBR는 핵심 사업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객, 제품, 브랜드,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분석했다. 네모난 얼음덩어리를 둥근 그릇에 넣으려면▼CEO를 위한 인문고전 강독 여러분 앞에 네모난 얼음과 둥근 그릇이 있다고 상상해보라. 이 얼음을 그릇에 억지로 우겨 넣으려 하면 얼음이 깨지거나 그릇이 깨질 수있다. 얼음은 ‘네모’라는 고착된 자의식을 버리고 ‘둥근’그릇을 수용해야 그릇과의소통이 가능해진다. 얼음과 같은 마음이 고체(固滯) 상태의 마음이라면, 물과 같은 마음은 쇄락(灑落) 상태의 마음이다. 쇄락은 온갖 시름과 고뇌가 씻은 듯이 사라져 맑아진 마음 상태다.얼음과 물이 각각 다른 실체가 아닌, 하나의 실체가 가지는 두 모습이다. 얼음과 같은 마음이나 물과 같은 마음 모두 우리 마음의 두 가지 모습이다. 얼음처럼 굳어진 마음을 물처럼 부드럽게 만들면 우리는 성인(聖人)의 마음에 이를 수 있다. 이번 호 DBR는 성리학의 대가 주희(1130∼1200)가 스승인 이통의 가르침을 책으로 묶은 연평답문이 우리 삶에 주는 시사점을소개했다. 산학협력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7가지 열쇠▼MIT 슬론매니지먼트 리뷰기업과 학교가 손을 잡으면 굉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 로봇공학업체의 산학협력 프로젝트 매니저는 연구개발(R&D) 부서 근무자였다. 사내에서 산학협력 프로젝트는 기초 연구에 불과해 회사의 실제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기에는 미미할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 매니저는 제조부문직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차세대 로봇 공학 연구 결과를 제조 공정에 통합시키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또 프로젝트의 효율적인 진행 방향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있었다. 이처럼 산학협력에서는 직원들의 경계를 넘어서 원활하게 토의를 이끌어내는 프로젝트 매니저의역할이 중요하다. 이들의 네트워크 다양성은 지식 전수를 한층 수월하게 한다. 따라서 외향적이어서 사람들과의 교류를 즐겨야 한다. 이 때문에 한 회사의 산학협력 프로젝트 매니저는 명함에 ‘수렵-채집(hunter-gather) 전문가’라는 직함을 표시하기도 한다. 산학협력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7가지 방법이 제시됐다.}

    • 201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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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정보의 홍수시대… 네트워크 분석에 답 있다

    ▼Management Science 2.0 야구는 통계의 스포츠다. 공격과 수비가 명확하게 구별돼 있고 각 선수의 성적 또한 정량적 평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축구는 다르다. 공격수와 수비수가 뒤섞여 경기를 하기 때문에 계량적으로 성과를 평가하기 어렵다. 득점도 제한적이다. 1-0으로 승리한 팀에서 슛을 넣은 선수만 기여도가 높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이 경기를 관람한 후 각자 의견에 따라 선수의 평점을 매기는 기존의 축구 분석 방식은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점 때문에 많은 논란을 낳았다. 하지만 미국 노스웨스턴대 루이스 애머럴 연구팀은 네트워크 분석을 이용한 알고리즘을 개발해 축구 분석의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장영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생산성연구소 연구원이 애머럴 팀의 네트워크 분석법 개념과 활용법을 소개한다. 최정예 조선 궁기병은 어떻게 몰락했나▼전쟁과 경영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군대의 주력 부대는 말을 타면서 활을 쏘는 궁기병(弓騎兵)이었다. 궁기병 전력을 극대화하려면 우수한 품종의 말을 대량 보유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군마로 꼽히는 순수 혈통의 몽골 말은 고려 때 우리나라로 들어왔다. 조선은 이 군마의 품종과 품질을 보존하고 양성하기 위해 국영 목장 제도를 시행했다. 하지만 국영 목장의 생산성과 효율성은 형편없이 낮았다. 말을 관리하고 훈련시키는 목동들에 대한 인센티브도 전무했다. ‘질보다 양’을 중시하는 경직된 성과 평가 체제로 인해 엄격한 교배를 통한 품종 유지가 원천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조선은 급기야 민간에 말을 불하했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았다. 말 시장이 크지 않은 데다 비용 대비 수익성도 형편없었다. 임용한 경기도 문화재 전문위원이 모든 산업을 국유화하고 통제하려다 목축업이 번성할 기회를 놓친 조선 왕조의 실패 사례에서 배워야 할 교훈을 들려준다. 현대사회 리더들, 소크라테스에게 길을 묻다▼Lecture for CEO 2500년 전 아테네에서 가장 현명한 철학자는 소크라테스였다. 소크라테스가 가장 현명한 인물이었던 이유는 델포이 신전의 신탁에 잘 나와 있다. “이 세상 사람은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지만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자신이 모른다는 점을 모르는 사람은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오직 자신이 모른다는 점을 아는 사람만이 배우려고 한다. 이처럼 배움의 길에는 딱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바로 남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자신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걸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형철 연세대 철학과 교수(사진)는 이 점이 경영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한다. CEO야말로 직원들에게 “나는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 회사를 위해 당신들이 나에게 지혜를 빌려줘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는 것. 현대 사회의 리더들이 소크라테스로부터 배워야 할 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김 교수의 통찰을 전한다. 《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4호(2010년 9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

    • 2010-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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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준혁이 말하는 ‘나의 프로인생’

    “루이뷔통은 전통만으로 명품이 되지 않습니다. 매달 신상품을 만들어내기에 그 명성이 더 빛을 발하는 거죠. 저 역시 타격 폼을 계속 바꾸면서 변화를 위해 몸부림쳤기에 18년간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은퇴를 선언한 ‘푸른 피의 사나이’, ‘양신(梁神)’ 양준혁(41·삼성 라이온즈)의 말이다. 그는 팬들이 ‘신’이라는 애칭을 붙여준 최초의 선수답게 출전경기(2131), 안타(2318), 홈런(351), 타점(1389), 볼넷(1380) 등 거의 전 부문에서 한국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그는 대학과 군대까지 다녀온 뒤 24세의 나이에 데뷔해 이 성적을 기록했다. 요즘 선수들은 고교 졸업 직후인 18, 19세에 데뷔하지만 그의 기록을 깰 선수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프로야구의 수준이 높아져 고졸 타자가 곧바로 주전으로 활약하기 어려워진 데다 정상급 타자가 돼도 이승엽, 김태균처럼 해외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제2의 양준혁’을 만날 수 없을지 모르기에 그의 꾸준하고 강렬한 기록이 더 빛을 발한다. 그는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이나 노장 선수에 대한 편견에 맞서려면 변하기 위해 끊임없이 몸부림쳐야 하며, 극한의 자기관리 또한 필수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4호(9월 1일자)에 실린 그와의 인터뷰 기사 주요 내용. ―만세타법 개발 등 끊임없는 타격 폼 교정 노력으로 유명합니다. “2002년, 9년 만에 처음으로 3할 타율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30대 중반에 현역 생활을 이어가는 선수가 드물 때여서 엄청난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30대 중반을 지나면 신체 상태가 20대와는 완전히 달라져요. 그런데 스타 선수일수록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해요. 몸은 달라졌는데 기분은 옛날 그대로니까요. 나이는 계속 먹는데 운동을 대하는 태도나 기술적인 접근법이 젊을 때와 똑같다면 퇴보할 수밖에 없잖아요. 생각, 훈련 방법, 타격 자세 등 모든 걸 바꾸겠다는 심정으로 몇 달을 고민하다 만세타법을 찾아냈습니다. 2002년 이후에도 만세타법을 조금씩 개량하면서 여기까지 온 겁니다.” ―이미 몸에 익은 자세를 바꾸다가 원래의 폼까지 잃어버릴 수도 있어 상당히 위험한 일이었을 텐데요. 당시 도와주신 분이 있었어요? “저는 항상 스스로 고민하면서 길을 찾았어요. 과거 제 타격 폼을 가지고 ‘똥폼’이라고 혹평하는 지도자도 많았습니다. 한국 지도자들은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살리기보다는 지나치게 정형화된 틀에 선수를 끼워 맞추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물론 탄탄한 기초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아마야구 선수 중 프로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는 극소수입니다. 즉 이미 그 자세로 성공했기에 프로에 온 겁니다. 그렇다면 그 선수만의 개성과 장점을 살려줘야죠. 선수도 마찬가지예요. 아무리 훌륭한 지도자가 있어도 지도자가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줄 순 없습니다. 자신의 생각 없이 지도자가 하라는 대로만 하는 선수는 2할7푼 타자밖에는 안 돼요. 그런 타자는 널렸죠. 3할 이상을 치려면 자신이 문제점을 해결해야 합니다. 지도자가 시키는 대로 하면 임계점까지 쉽게 도달할 수 있어도 그 이상을 넘긴 어려워요.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그걸 해결해야 경기력의 기복을 줄이고 슬럼프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선구안이 좋아 볼넷을 많이 얻는 선수로도 유명합니다. “볼넷은 안타나 홈런처럼 화려한 기록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초구에 안타를 친 타자보다 9구, 10구까지 투수를 끈질기게 괴롭히다 1루까지 출루한 타자가 훨씬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훌륭한 장수는 총을 쏘지 않고도 적을 제압하는 사람이 아닌가요? 홈런을 많이 치고 타점을 많이 올리면 스포트라이트도 많이 받고, 연봉 협상 때도 유리하죠. 하지만 선구안에 신경 쓰지 않고 안타만 치려고 하면 나쁜 공에 배트가 나가기 시작합니다. 특히 스타 선수는 투수들의 견제를 많이 받습니다. 투수는 좋은 공을 안 주고 승부를 피하려 하는데 안타 욕심에 나쁜 볼을 건드리면 안타를 치기 힘듭니다. 본인 성적도 나빠지고 팀 전체에도 해를 끼치죠. 그럴 바에는 볼넷으로 걸어 나간 후 다음 선수들에게 타점 올릴 기회를 주는 게 자신과 팀 모두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축구로 말하면 스트라이커가 아닌 미드필더 역할이 어울리는 선수입니다. 미드필더가 볼 배급을 해주듯 일단은 스트라이커에게 골을 넣을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고, 제가 해도 되겠다 싶을 만큼 확실한 기회가 생기면 제가 해결하는 거죠.” ―타격 자세나 훈련 방법을 바꿔도 어느 순간 슬럼프가 찾아오게 마련인데요. “슬럼프에도 작은 슬럼프가 있고 큰 슬럼프가 있습니다. 작은 슬럼프 때는 달리기를 평소보다 많이 하거나 훈련 시간을 늘리는 식의 변화를 주죠. 그럼 곧 해결됩니다. 그 정도로 극복할 수 없는 큰 슬럼프는 어떤 변화도 시도하지 않은 채 바닥을 치도록 내버려둡니다. 몸이 무거운 걸 느끼면서도 운동으로 이를 풀지 않고 몸을 더 무겁게 만드는 거죠. 바닥을 쳐야 올라갈 수 있거든요. 물론 바닥을 치고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너무 힘들죠. 주변의 따가운 시선도 느껴지고요. 그럴 때일수록 제 자신을 내려놓고 팀에 완전히 동화돼야 합니다. 벤치에서 평소보다 파이팅을 더 크게 한다거나 후배들을 돌봐주는 식이죠. 제 성적이 잘 안 나온다고 제가 힘들어하면 후배들의 플레이에도 지장을 줘요.” ―평범한 내야 땅볼이나 짧은 안타를 치고도 1루까지 열심히 뛰는 타자로 유명합니다. “1994년 미국에서 마이너리그의 최하위 단계인 루키 리그를 관전했습니다. 거기 선수들은 경기 도중 조그마한 실수만 하면 바로 짐을 쌉니다. 가라는 말도 없이 지도자가 보드에 이름 하나를 적으면 끝이에요. 그래서인지 아웃이 뻔한 내야 땅볼을 치고 미친 듯 달리는 건 예사고, 볼넷을 얻고도 1루까지 질주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큰 충격을 받았어요. 이 선수들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명색이 프로인 나는 어떤가.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들더군요. 야구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요. 땅볼에 상대팀 선수가 실책을 할 수도 있는데 왜 설렁설렁 걸어가면서 미리 포기합니까. 저는 지금껏 야구하면서 단 한 번도 1루에 그냥 간 적이 없습니다. 하다못해 아웃을 당하더라도 불리한 공은 계속 커트하면서 투수가 공을 하나라도 더 던지게 만들고, 쉽게 죽지 않아야 합니다. 단타를 쳐도 2루까지 가려고 노력하고, 2루타를 치면 3루까지 도전하는 게 진짜 야구예요. 최초의 2000안타 타자도 좋고, 홈런왕도 좋지만 훗날 팬들이 저를 ‘1루까지 열심히 뛰었던 선수’로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요즘 후배들은 더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안 보인다는 말을 하신 적이 있죠. “선수라면 항상 만족하지 않고 더 욕심을 내야 하는데, 요즘 선수들은 자기만족에 잘 빠집니다. 우리 팀 후배들만 해도 같이 훈련을 하면서 저에게 뭘 물어보는 선수가 별로 없어요. 저는 이승엽 선수가 한국에 있을 때 한참 후배지만 항상 승엽이에게 타격 자세나 방법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한 번도 창피하거나 부끄럽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더 잘하는 사람에게 하나라도 더 빼먹으려고 덤비는 게 진정한 프로니까요. 더 높이 올라가려면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하고, 그만한 대가와 희생도 치러야 합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신영성 인턴연구원 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 201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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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칼럼]선수 식단부터 바꾼 아스널 감독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4대 클럽(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널, 리버풀) 중 하나인 아스널의 수장 아르센 벵게는 독특한 인물이다. 알렉스 퍼거슨, 거스 히딩크, 조제 무리뉴 등 스타 선수 못지않은 인기와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감독들이 넘쳐나는 축구계에서, 그는 자신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활동하면서도 아스널의 성공을 이끌었다. 1996년 아스널에 부임한 벵게가 처음 한 일은 선수단 파악이나 전략 수립이 아니었다. 그는 식단에서 적색 육류를 없애고 찐 생선과 삶은 채소 위주로 메뉴를 바꿨다. 맥주도 금지했고 커피의 설탕 분량까지 점검했다. 당시 선수들은 기름이 줄줄 흐르는 베이컨과 소시지, 튀긴 생선, 짠 맥주, 설탕이 가득 든 커피 등을 즐겼기에 벵게의 지시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아스널에 오기 전 일본 J리그에서 감독을 지냈던 벵게는 체계적인 훈련과 식단, 절제된 사생활 등 일본 스타일에 매료됐다. 이런 변화가 성과로 이어지자 선수단 분위기도 달라졌다. 부임 첫해인 1996∼1997시즌에 아스널은 리그 3위를 기록했다. 1997∼1998시즌에는 강력한 라이벌 맨유를 넘어 우승했다. 2001∼2002시즌에는 EPL 역사상 처음으로 방문 경기 무패 우승까지 달성했다. 1990년대 후반 아스널을 이끌었던 토니 애덤스, 리 딕슨, 나이절 윈터번 등 노장들은 벵거가 부임한 뒤 자신들의 신체에 큰 변화가 나타났으며, 덕분에 선수 생활을 연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제 대부분의 EPL 구단들은 지방 및 염분을 제한한 식단을 내놓고 있다. 벵게의 방식이 옳으냐 그르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선수 개개인의 몸에 엄청난 돈이 걸려 있고,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EPL에서도 벵게 이전까지 선수단 건강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전무했다는 점이다.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이 큰 영국 축구계가 낯선 프랑스인의 변혁을 받아들인 이유도 벵게가 건강관리 관행을 바꾼 최초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벵게의 개혁은 축구계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좋은 교훈을 준다. 직원들의 건강이 기업 경쟁력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핵심 인재를 뽑는 일도 중요하지만 핵심 인재가 질병이나 스트레스에 시달려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면 기업은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건강보험 비용을 줄이려는 의도도 있지만 미국 기업은 일찍부터 직원 건강관리에 열심이다. 구글은 사내 음식점에서 건강에 유익한 정도에 따라 음식을 녹색, 노란색, 빨간색으로 분류해 판다. 유기농 식품 업체 홀푸드마켓은 비흡연자나 적정 수치의 혈압을 가진 직원이 매장에서 물건을 사면 할인 혜택을 준다. 인텔, 파파존스 피자 등도 직원이 살을 빼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면 인센티브를 주고, 다양한 운동관리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미국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는 미국 기업들이 2008년 직원 비만 때문에만 연간 450억 달러를 지불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건강보험개혁법안의 통과로 앞으로 기업이 부담할 건강보험 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성인병이 날로 증가하는 한국의 현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직원 건강관리는 직원과 기업의 공동 책임이자 의무다.하정민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dew@donga.com}

    • 201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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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스티브 잡스, 약점관리 못해 많은 장점 가려”

    아이폰4G가 데스 그립(Death grip·아이폰4G의 아랫부분을 잡으면 안테나 수신감도가 떨어지는 현상)으로 고초를 겪었다. 유명 소비자 잡지 컨슈머리포트는 공식적으로 아이폰4G를 구매하지 말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 문제에 오만한 태도로 맞서다 언론과 소비자단체로부터 뭇매를 맞기도 했다.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역설적이게도 애플의 핵심 경쟁력이 문제를 야기했다고 분석한다. 그는 “애플의 최대 장점은 마술적이고 혁명적인 디자인인데 이 디자인에만 지나치게 치중하다 작은 기술적 결함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애플 사태는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려면 자사의 핵심 우위만 강화할 게 아니라 결정적인 경쟁 열위도 없어야 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3호(8월 15일자)에 실린 문 교수의 글을 간추린다. ○ 애플의 진정한 경쟁력은 무엇인가 잡스는 애플 제품이 우수한 이유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마술적이고 혁명적인 제품 △놀랄 만한 낮은 가격이라는 세 가지로 요약한 바 있다. 첫째와 셋째 요인은 애플 고유의 경쟁 우위가 아니다. 아이폰의 하드웨어 경쟁력은 대부분 외국 기업의 기술을 아웃소싱해 받아들인 기능이다. 아이폰 생산도 중국 선전에 소재한 대만계 회사인 폭스콘이 담당한다. 즉,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체제다. 그러나 둘째 요인은 다르다. 애플의 디자인은 다른 기업이 쉽게 모방하기 힘들다. 디자인 역량이야말로 애플 제품을 세계 최고로 올려놓은 원동력이자 애플 마니아를 낳은 이유다. 잡스는 최근 아이패드를 출시하면서 애플의 디자인 역량에 관한 비결을 스스로 알려 준 바 있다. 잡스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컴퓨터를 놓은 다음 가운데에 물음표를 찍었다. 즉 ‘두 제품의 기능을 모두 가지면서 더 편리하고 재미있는 제품이 없을까’를 고민한 결과 탄생한 제품이 바로 아이패드라는 뜻이다. 잡스의 핵심 역량은 기술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창출해내는 게 아니다. 그의 경쟁 원천은 기존 제품들의 기술을 잘 조합한 후 마술적이고 혁명적인 디자인으로 이를 잘 버무려 사용하기에 편리하고 재미있는 제품을 내놓는 데 있다.○ 잡스와 인문학 잡스는 아이패드를 출시하면서 “우리는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접점에서 두 가지 모두의 가장 좋은 점을 얻으려고 노력해왔다”고도 밝혔다. 기술과 인문학의 접점은 잡스를 이해하는 중요한 코드다. 그가 왜 인문학에 관심을 가졌는지를 알아보려면 그의 인생역정부터 살펴봐야 한다. 알려진 대로 그는 입양아다. 그의 생모는 그를 꼭 대졸자로 만들어달라는 조건을 걸고 양부모에게 보냈다. 대학에 진학했지만 잡스는 공부에 별 관심이 없어 곧 학교를 그만뒀다. 하지만 부모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1년 반 동안 대학에 더 머물렀다. 이미 정규 학생이 아니었던 그는 정규과목을 수강할 수가 없어 관심 있던 교양 과목을 청강하며 세월을 보냈다. 당시 잡스가 특히 관심을 보였던 과목이 바로 서예(calligraphy)였다. 이때 익힌 지식은 그가 다양한 글자 모양과 글자 간의 자연스러운 간격이라는 특징을 지닌 애플컴퓨터의 그래픽 모드 운영 체제를 만들어내는 데 밑거름이 됐다. 애플을 창립한 잡스는 독단적인 성격 때문에 사람들과 불화를 빚고 회사에서 쫓겨났다. 이후 넥스트를 설립했지만 이 회사는 잘 운영되지 않았다. 애니메이션 회사인 픽사를 설립해 성공을 거두고 애플이 넥스트를 인수하면서 잡스는 애플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후 아이팟 아이폰 등을 통해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췌장암 선고를 받고 죽음의 문턱을 경험했다. 잡스의 화려한 경력 뒤에는 이렇게 인생의 어려움이 계속 발생했다. 하지만 그는 친부모와 양부모, 정규교육과 청강교육, 거듭된 성공과 실패, 삶과 죽음 등 극단적인 갈림길에서 모순적인 양쪽의 장점을 잘 살려 자신만의 천재성을 만들어냈다. 언뜻 보면 기술과 인문학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진정한 천재성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대상에서 의미 있는 관련성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잡스는 바로 이를 해냈기 때문에 천재라 할 수 있다.○ 잡스식 경쟁전략의 시사점 아이폰4G의 안테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애플의 대처법은 29달러 범퍼 케이스를 무료로 주는 일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아이폰4G 같은 하이테크(high tech)기기의 문제점을 로테크(low tech)적 방안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이유에서다. 잡스는 왜 이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가. 그는 기술자가 아니라 예술가에 가까운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 자신을 완전히 새로운 기술의 상품을 만드는 기술자가 아니라 예술품을 창조하는 디자이너로 생각하고 있다. 잡스는 애플이 매킨토시를 개발하던 시절에 회로기판이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크게 화를 낸 적이 있다. 아이폰4G를 만들 때도 안테나 수신 문제를 제기한 기술자가 있었지만 그가 이를 무시하고 현행 디자인을 채택했다. 잡스의 사례가 주는 시사점은 두 가지다. 첫째, 기술 중심의 제품은 다른 무엇보다 기술을 우선해야 한다. 휴대전화의 수신 기능은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이유 그 자체다. 제품의 효용과 가치를 높이려면 인문학적 사고와 디자인을 접목하는 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핵심 기능과 인문학적 가치가 충돌한다면 일단 기술을 우선해야 한다. 둘째,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조그만 약점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빨리 대응에 나서야 한다. 기술자가 아니라 예술가 성격이 강한 잡스는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는 전략이 상당히 굴욕적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류 기업은 자사의 경쟁 우위만 강화할 게 아니라 결정적인 경쟁 열위도 없어야 한다. 일류 기업일수록 약점 관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cmoon@snu.ac.kr정리=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3호 (2010년 8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10년 리브랜딩 넥센, 우량기업으로 변신 비결▼ 스페셜리포트 1999년 3월 흥아타이어공업이 법정관리 중인 우성타이어(현 넥센타이어)를 인수했다. 당시 만성적인 적자에 허덕이던 우성타이어 직원들은 심각한 패배의식에 젖어 있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입사하고 나서 단 하루도 회사가 잘되고 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 그러나 당시 신임 법정관리인으로 부임한 이규상 사장의 리더십하에 3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부실을 털어내자 직원들 사이에서 “우리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흘러나왔다. 이 회사는 내친김에 이듬해 넥센타이어로 사명을 바꿨다(Renewal). 부실기업의 이미지를 털어내려는 10년 리브랜딩의 시작이었다. 단순히 겉모습만 바꾸는 데 그치지 않았다.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구조조정(Restructuring)과 고수익 사업구조로의 재편(Redesigning portfolio)을 병행하는 ‘3Rs’ 전략을 통해 우량기업 이미지를 되찾기 시작했다. 10년 전 내일이라도 망할 것 같던 이 회사는 지난해 9662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17%다. 동아비즈니스리뷰는 넥센 리브랜딩이 주는 전략적 시사점과 리브랜딩 솔루션을 집중 분석했다.메디치 도서관은 어떻게 ‘지혜의 샘’이 됐을까▼ 메디치 가문의 창조경영 리더십 15세기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을 이끈 코시모 데 메디치는 자본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인문 경영자였다. 인문학적 통찰에 심취한 그는 1443년에 준공한 피렌체의 산 마르코 수도원 내부에 메디치 가문이 소장한 학술적 가치가 있는 고문서를 보관할 도서관을 지었다. 로마 교황청이 자랑하는 바티칸 도서관보다 무려 30년이나 앞섰던 메디치 도서관은 15세기 피렌체 르네상스의 마르지 않는 지혜의 샘물이 됐다. 이 도서관에서 고대 그리스·로마사상이 재발견됐으며 전성기 르네상스의 철학적 기초가 정립됐다. 그는 피렌체 외곽 한적한 시골마을 카레지에 별장을 짓고 플라톤 사상을 탐구하는 플라톤 아카데미도 신축했다. 운영 책임을 인문학자인 마르실리오 피치노(1433∼1499)에게 맡기며 단 하나의 원칙만 제시했다. “당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시오.” 김상근 연세대 교수가 인문학을 후원하며 학문의 자유를 실천에 옮겼던 메디치의 리더십을 통해 창조경영의 실마리를 제시했다.위기에 빠진 브랜드… 최선의 탈출 방법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급가속 사고와 브레이크 결함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 사건은 결국 대규모 리콜 사태로 이어졌다. 올해 2월까지 무상 수리를 위해 회수된 차량만 총 850만 대에 이른다. 가속페달 오작동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2005년부터 제기돼 왔다. 그런데도 도요타는 차량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를 외면하고 대대적인 리콜을 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사태를 키웠다. 안전과 품질을 무엇보다도 앞세웠던 도요타의 브랜드 이미지는 이 사건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위기에 빠진 브랜드를 구하고 고객들의 신뢰와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위기에서 ‘제대로’ 빠져나오기만 한다면 브랜드 이미지가 더 좋아질 수 있다. 반면 ‘잘못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활용한다면 브랜드 이미지는 치명적인 피해를 보고 회복불능 상태에 빠져들게 된다.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가 위기관리 종합커뮤니케이션 방안을 정리했다.}

    • 201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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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칼럼]우투좌타 열풍과 레드오션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 마쓰이 히데키(LA 에인절스), 김현수(두산 베어스)는 모두 우투좌타(右投左打)다. 원래 오른손잡이인 이들은 공을 던질 때는 오른손을 사용하지만 타격 시에는 왼손으로 공을 친다. 야구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뿐 아니라 최근 한국에서도 우투좌타가 늘고 있다. 야구를 시작하는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거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왜 우투좌타일까. 야구는 왼손 타자가 오른손 타자보다 유리한 스포츠다. 좌타석은 우타석보다 1루 베이스에 가깝다. 타격 후 우타자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 1루 베이스로 가야 하는 반면 좌타자는 자연스레 시계 방향으로 돈다는 점도 유리하다. 이치로와 히데키는 일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슈퍼스타로 등극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제 학부모들이나 지도자들도 오른손잡이에게 우투좌타를 권하는 일이 잦다. 문제는 이 우투좌타 열풍이 되레 좌타자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 류현진, SK 김광현, LG 봉중근, 기아 양현종, 삼성 장원삼 등 현재 한국 야구계를 호령하는 투수들은 모두 좌완이다. 좌타자는 타격 메커니즘 상 좌투수 공을 잘 칠 수 없다. 주전 대부분이 좌타인 LG트윈스는 올해 류현진에게 한 경기에 무려 17삼진을 헌납하며 대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좌타자의 이점은 분명 있다. 하지만 모두가 이치로나 김현수가 될 수는 없다. 오른손 거포로 클 잠재력이 있는 선수가 유행을 좇아 좌타를 택했다면 더 치명적이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포기하고 기약 없는 레드오션에 뛰어든 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잦아든 후 많은 기업들이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데 업종과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대체에너지 등 녹색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꼽는 기업들이 많다. 자사의 핵심 역량과 가용 자원 등은 깊이 고려하지 않고 남들이 유망하다니까, 다른 기업이 돈을 벌었다니까 이 분야를 기웃거려서는 성공하기 힘들다. 미국 코넬대의 마이클 해넌 교수가 ‘밀도 의존 이론’에서 밝힌 대로 유행에 동참하는 기업 수가 늘어나면 경쟁 강도가 높아진다. 남을 따라하는 전략을 택하면, 조직 내부로부터 신사업 추진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데 유리할 때가 많다. 단기적으로는 반짝 수익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남과 똑같은 전략이나 시스템을 택했다는 자체가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입지를 확보한 선두주자는 그나마 괜찮지만 후발주자는 치명적인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특급 선수가 되려면 능력도 뛰어나야 하지만 시장의 수급 상황도 중요하다. 좌타자가 득세한 한국 야구계는 최근 오른손 거포 난에 시달리고 있다. 홈런왕을 하다 올해 일본으로 건너간 김태균, 롯데 4번 타자 이대호는 모두 20대 후반이다. 두 사람과 맞먹을 만한 선수는 아직 없다. 이 때문에 김태균이나 이대호급 우타자가 나온다면 그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다. 10년 동안 한 번도 3할대 타율을 기록한 적이 없는 이범호가 3년간 최대 65억 원대의 계약을 체결하며 일본으로 간 이유도 우타 거포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일본은 한국보다 좌타 거포의 밀도가 더 높다. 유행을 거슬러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유행은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흘러가고 만다. 단기적 시각에서 유행에 편승하는 행태는 기업에 큰 위험 요인을 안겨줄 수 있다.하정민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dew@donga.com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2호(2010년 8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지팡이로 피라미드 잰 탈레스 ‘치환의 지혜’/▼ 통찰모형 스핑클그리스의 이름난 과학자 탈레스는 이집트의 왕 파라오에게서 피라미드의 높이를 측정해 달라는 까다로운 주문을 받았다. 지금이라면 인류가 축적해 놓은 지식을 활용해 간단히 피라미드의 높이를 구했을 것이다. 2500여 년 전에는 그리 쉽지 않은 과제였다. 하지만 탈레스는 단 하루 만에 피라미드의 높이를 정확하게 측정했고, 그 방법까지 소상히 알려줬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을까. 그는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다른 도구로 바꿔 문제를 해결하는 ‘치환’의 지혜를 활용했다. 탈레스의 ‘치환’이 보여준 통찰력은 현대에서도 유용하다. 1911년 자동차 백미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카레이서 레이 하룬이 대표적 인물이다. 한국에서도 ‘치환의 지혜’를 찾아볼 수 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6·25전쟁이 치열하던 1952년 2월 유엔군사령부의 연락을 받았다. 부산 유엔군 묘지에 푸른 잔디를 깔아달라는 것이었다. 한겨울에, 그것도 전쟁 통에 묘지에 깔 잔디를 구해달라는 요청은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일처럼 불가능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정 회장은 탈레스 못지않은 ‘치환의 통찰’로 이 문제를 거뜬히 해결했다. 정 회장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했을까. 10년간 통찰력 분야를 연구한 신병철 WIT 대표가 8000여 개의 사례를 분석해 체계화한 모형을 토대로 통찰을 이끌어내는 실무 솔루션을 제시한다.파트너간 신뢰 높았는데 혁신에 실패한 까닭/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고급 자동차 브랜드인 다임러벤츠와 디자인 역량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시계 브랜드 스와치의 합작 개발로 화제를 끌었던 소형차 스마트. 도발적인 디자인이 드디어 빛을 보고 있는 것일까. 이 초소형 자동차의 주문은 날로 늘고 있다. 반면에 푸조와 피아트가 공동 개발한 미니밴의 상황은 다르다. 양사의 우호적 관계 속에서 개발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탐탁지 않다. 두 합작 프로젝트의 명암(明暗)이 갈린 이유는 뭘까. 이는 공통의 비전, 문화적 유사성, 공정성과 공평성, 상호 신뢰에 기초한 우호적인 관계가 성공으로 이어지고, 신뢰를 상실한 허약한 협력 관계는 재앙을 낳는다는 대다수 학술 연구 결과와 어긋나 보인다. 신뢰는 파트너십의 창의성과 혁신성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핵심적 요인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높은 신뢰를 유지했는데 혁신에 실패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오히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파트너십이 예상 밖의 성공을 한 사례가 적지 않다. 신뢰가 지나치게 과대평가된 것은 아닐까. 신뢰가 때로는 혁신의 진짜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최적 수준의 신뢰’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SMR)가 파트너십의 신뢰에 대한 여러 의문점을 집중 해부했다.소통의 정석? 최고 전략은 ‘진심 커뮤니케이션’ /▼ 감성 커뮤니케이션 방법론 A전자 김 과장의 머릿속에 차세대 수익모델이 될 기막힌 신제품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성공에 대한 강한 확신도 들었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관련 부서나 윗사람에게 설득할 일이 까마득했다. 임원 승진을 앞둔 상사는 실패 위험이 큰 새로운 사업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시킨 일이나 잘하라고 할 게 뻔하다. ‘내가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고민하던 김 과장은 결국 뜻을 접는다. 기업 현장에서 김 과장과 같은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글로벌 컨설팅사 타워스왓슨이 내놓은 ‘2010 글로벌 인적자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 48%가 업무에 대한 열의 없이 마지못해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진 리더십에 대한 만족도는 37%에 불과했다. 이는 조사 대상 22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무 몰입도가 높은 직원은 전체의 6%로 세계 평균(21%)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기업의 사내 커뮤니케이션(internal communication)은 여전히 사보 제작이나 연말 이벤트 개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제대로 된 사내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무엇일까. 박일준 인컴브로더 대표가 감성 커뮤니케이션 방법론으로 분석했다.}

    • 201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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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학에게 듣는다]마케팅 분야 거장 시누 스리니바산 前스탠퍼드대 교수

    인터뷰=김상훈 서울대 교수“한국 기업이 제2의 도약을 이루려면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뒤 여기서 얻은 경험과 지식, 노하우를 토대로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합니다.” 마케팅 분야의 세계적 거장인 시누 스리니바산 전 스탠퍼드대 교수는 “한국 기업들이 이제 선진국보다 개도국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대 글로벌 MBA 과정에서 2주간 강의하기 위해 내한한 스리니바산 교수는 지난달 30일 동아비즈니스리뷰(DBR)와 만나 “한국 기업도 제너럴일렉트릭(GE)처럼 중국, 인도 등에서 신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세계 시장에 판매하는 역혁신(reverse innovation)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현장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는 컨조인트 분석을 개발하는 등 마케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상훈 서울대 경영대 교수(마케팅 전공)가 그를 만나 컨조인트 분석의 활용 방안과 한국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려면선진국만으론 한계, 개도국 장악 필수프리미엄 이미지 훼손 두렵다면중저가용 브랜드 출시 고려해볼만” ▽김상훈 교수=교수님은 컨조인트 분석을 개발해 시장 조사 기법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하지만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처럼 시장 조사 무용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스리니바산 교수=저는 스티브 잡스가 ‘평면적인 시장 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말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품 출시 전 사용자들의 시제품 사용기를 모으는 일도 엄연한 시장 조사입니다. 시장 조사를 전혀 하지 않는 기업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애플과 같은 기업은 설문과 같은 도식적이고 정량적인 시장 조사가 아니라 좀 더 다른 방식의 조사, 즉 정성적이고 인류학적인 시장 조사를 실시한다고 봐야 합니다. ▽김=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더 발전하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요. ▽스리니바산=현대자동차를 보죠. 미국 소비자들은 현대차의 품질에 대해 아직까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만큼 환상적인 차’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를 바꾸려면 현대차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인지되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디자인, 배기량, 내부 시설, 가격대, 브랜드명 등 소비자의 인식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고품질이라는 인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마케팅도 달라져야 합니다. 금융위기 동안 현대차가 시행한 실직자 관련 마케팅은 매우 좋았습니다만 이제는 마케팅의 콘셉트 또한 고품질로 바뀔 때라고 봅니다. 과거 볼보는 소비자들에게 내구성이 강한 안전한 차로만 인식되어 있었습니다. ‘안전’이 아닌 ‘고품질’이라는 키워드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고심하던 볼보를 위해 영국의 한 광고회사는 볼보를 경찰차로 제공하자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넘쳐나는 과속 차량을 볼보 경찰차가 단속하는 걸 자주 접한 소비자들은 ‘저렇게 빨리 달리는 과속 차량을 잡을 수 있을 만큼 볼보 차의 성능이 좋구나’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싼 돈을 들인 광고보다 사람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고성능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킨 새로운 기법이라 하겠습니다. ▽김=선진국 이외의 시장에서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스리니바산=선진국 시장에서 고품질 제품으로 큰 성공을 거둔 삼성과 LG는 개발도상국 시장에 좀 더 눈을 돌려야 합니다. 성장성과 잠재력을 감안할 때 신흥시장은 세계 경제에서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입니다. 중저가품으로 개도국 시장을 공략하려 할 때 선진국 시장에서 애써 쌓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훼손할까 두렵다면 도요타가 렉서스와 도요타 브랜드를 따로 운영했듯 개도국 중저가용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과 개도국 시장에서의 성공 방식이 완전히 달랐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개도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선진국 시장에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습니다. 개도국 시장에서 성공한 제품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선진국 시장에 수출해 더 큰 성공을 거둔 역 혁신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한국 기업에 많은 교훈을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컨조인트 분석이 다른 소비자 조사 방법론보다 우수한 점이 무엇입니까. ▽스리니바산=무엇보다 응답의 객관성과 정밀성이 뛰어납니다. 소비자 조사에서 많은 고객들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시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타당하다고 여겨지는 답을 제시하곤 합니다. 어떤 회사가 소비자 의견을 수집할 때 ‘이 제품 어때요’라는 식으로 직접적인 질문을 하면 ‘별로네요’라고 답할 소비자가 많지 않습니다. 선호도를 측정할 때도 ‘좋다, 그저 그렇다, 별로다’라는 식의 단순한 선택지만 제시하면 제품의 주요 속성간 차별성이나 상대적 중요도를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컨조인트 분석은 제품을 구성하는 속성 하나하나에 대한 소비자의 의견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각 속성 간 차별성이나 중요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 다양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합니다. 전통적인 시장 조사는 ‘만약 경쟁사가 이러한 행보를 취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효과적인 답을 제시하기 어렵습니다. A라는 자동차 회사가 내비게이션 기능을 없애고 대신 가격을 50만 원 낮춘 자동차를 출시한다고 가정해보죠. 이 회사의 경쟁사는 자사의 주요 고객군이 평가하는 내비게이션의 유용성 및 가격 하락으로 인한 만족도 상승효과가 각각 어느 정도인지 파악한 후 A사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컨조인트 분석을 통해 이런 일이 가능해집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최윤선 인턴기자 연세대 심리학과 4학년[Q] 현대마케팅 주요 기법 ‘컨조인트 분석’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속성(attribute) 중 고객 개개인이 각각의 속성에 부여하는 효용(utility)을 추정함으로써 고객이 어떠한 제품을 선택할지, 이에 대한 최적의 조합은 무엇인지를 예측하는 기법이다. 시누 스리니바산 교수는 197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의 폴 그린 교수와 함께 발표한 논문에서 컨조인트 분석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신제품 콘셉트 평가 및 설계, 시장점유율 예측, 제품 포지셔닝, 최적 가격 설정, 시장 세분화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어 현재 세계적으로 매년 1만 건이 넘는 프로젝트에 쓰인다. 디지털 카메라의 신제품 설계에 컨조인트 분석을 활용한 예를 보자. 디지털 카메라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가장 관심을 갖는 속성은 가격, 화질, 액정 크기 등이다. 생산자가 제품 가격은 30만 원, 35만 원, 40만 원 중에서, 화소는 600만 화소, 800만 화소, 1000만 화소 중에서, 액정 크기는 2인치, 4인치, 6인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고 가정하자. 이 3가지 조건만으로도 27가지 상품 조합이 나온다. 잠재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어떤 조합이 가장 매력적인지를 찾는 과정에서 컨조인트 분석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스리니바산 교수는미국 카네기멜런대에서 산업 행정(Industrial Administration)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스탠퍼드대에서 30여 년간 교수 생활을 한 후 올해 초 퇴직했다. 주 연구 분야는 컨조인트 분석, 브랜드 자산 측정, 신상품 개발, 시장 구조 분석 등이다. 마케팅 조사 분야에 큰 기여를 한 학자에게 수여되는 팔린 앤드 컨버스 상, 처칠 상 등 지금까지 굵직한 상만 22개를 수상했다.}

    • 2010-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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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칼럼]MLB에서 빌리 빈이 성공한 이유

    미국 프로야구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은 통계를 이용한 과학적 야구 분석 기법인 세이버 매트릭스로 메이저리그 역사를 다시 썼다. 누구나 타율이 높은 타자만 선호할 때 그는 득점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지표는 타율이 아닌 출루율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다소 뚱뚱하고 발이 느리더라도 선구안이 좋아 볼넷을 고를 수 있는 선수를 대거 발굴해 하위 팀 오클랜드를 꾸준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명문 팀으로 만들었다. 왜 출루율이 타율보다 더 중요할까. 10년 동안 타율 3할을 기록한 타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투아웃 이후나 누상에 주자가 없을 때 안타를 많이 쳤다면 타율 자체는 높을지 몰라도 이 선수가 치는 안타가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은 낮다. 겉으로 보이는 지표가 전부는 아니라는 뜻이다. 타율 3할 타자와 2할7푼 타자를 비교할 때 언뜻 보면 3할 타자가 훨씬 우수한 인재로 보인다. 하지만 2할7푼 타자의 출루율이나 득점권 타율이 3할 타자보다 높다면 팀에 대한 기여도가 훨씬 높다고 볼 수 있다. 빈 단장은 이 공식을 투수에도 대입했다. 누구나 구속이 빠르고 방어율이 낮은 투수를 선호할 때 볼넷 허용 비율이 낮고 땅볼 비율이 높은 선수를 발굴해 재미를 봤다. 발굴한 저평가 유망주들이 스타가 되면 부자 구단에 비싸게 팔아 막대한 이적료도 챙겼다. 대표적 예가 ‘커브의 달인’ 배리 지토다. 지토는 사이영상까지 받으며 메이저리그를 평정했던 2002년 오클랜드로부터 불과 5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그러나 2007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하면서 7년간 1억26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단장 부임후타율보다 출루율 높은 선수 뽑아만년 하위팀을 명문구단 만들어남들이 볼땐 우수 인재 아니라도자기 조직에 적합한 인물이 ‘최고’ 선수시절 무명이었던 빈 단장이 메이저리그를 쥐락펴락 하는 거물로 변신한 건 메이저리그 역사상 불문율처럼 통하던 우수 선수의 기준을 재정의하고 자신의 조직에 최적화한 인재상을 정립했기 때문이다. 모든 구단이 뉴욕 양키스처럼 해당 포지션별 최고 선수로 팀을 구성할 수는 없다. 겉으로 드러난 조건이 그다지 좋지 않아도 해당 조직의 문화와 핵심 가치에 부합하는 인재가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문제는 이를 가려낼 수 있는 평가지표를 갖추고 있느냐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현실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명문대 졸업, 토익 900점 이상, 학점 4.0 이상이라는 천편일률적인 기준으로 직원을 선발하는 기업이 아직 많다. 소형 정밀 모터 분야의 세계 1위 기업인 일본전산은 밥을 빨리 먹고, 목소리가 크고, 화장실 청소를 잘하는 사람을 뽑는다. 세계 최초로 100만 분의 1g짜리 톱니바퀴를 만든 일본의 주켄공업도 이력서를 빨리 쓰는 순으로 사람을 뽑는다.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의 강자 매드포갈릭 역시 ‘말 빠른 사람이 열정적 인재’라는 기준을 마련했다. 남들이 보기엔 최고 인재가 아닐지 몰라도 이들 기업은 명문대 졸업자가 많은 기업보다 우수한 성과를 냈다. 현대 기업은 극심한 대내외 환경 변화에 직면해 있다. 인재의 정의도 시시각각 변한다. 당연히 인재를 뽑는 기준도 유연해져야 한다. 몇백 년 전만 해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미인의 기준은 밀로의 비너스처럼 몸매가 풍만하고 얼굴은 희고 둥근 여성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네킹처럼 마른 몸매, V라인의 가늘고 작은 얼굴을 가져야 미인이다. V라인이 대세인 시대에 밀로의 비너스를 찾는 건 아닌지, V라인을 발굴할 만한 기준은 가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하정민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dew@donga.com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0호(2010년 7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사랑은 숙명? 우연?… 들뢰즈가 던지는 화두▼CEO를 위한 인문고전 강독/천개의 고원: 나무 vs 뿌리줄기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주인공인 ‘견우’와 ‘그녀’의 사랑은 숙명이었을까. 아니면 우연한 마주침과 지속적인 만남 뒤에 일어나는 사후적인 현상이었을까. 둘은 지하철에서 술 취한 여성 취객과 순박한 대학생 승객으로 만났다. 연인으로 발전하고 나서도 우연은 이어진다. 견우가 유혹하려던 행인이 알고 보니 ‘그녀’였다는 설정까지도. 마치 만나지 않으면 안 될 사람들인 것처럼 사사건건 부닥치던 견우와 그녀는 헤어지는 과정에서 비로소 사랑의 숙명을 테스트한다. 언덕 위 아름드리나무 밑에서 훗날 다시 만나기로 한 것. 과연 그들은 다시 만났을까. 견우는 말한다. “우연이란 노력하는 사람에게 운명이 놓아주는 다리다.” 사랑이 숙명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아름드리나무처럼 뿌리를 단단히 박고 늘 그 자리에서 우직하게 숙명의 연인을 기다린다. 반면 우연한 마주침과 사랑의 인과관계를 믿는 이들은 땅속을 헤집고 증식하는 식물의 뿌리와 줄기처럼 움직인다. 촉수를 뻗어 다른 이와 마주치고, 만났다가 분리되며 온갖 방향으로 뻗어나가 인연을 쌓는다. 아름드리나무처럼 숙명을 믿고 확신에 가득 찬 삶을 영위할 것인가. 아니면 예기치 못한 우발적인 마주침과 사건을 축복으로 여기며 쿨 하게 살아갈 것인가.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가 던지는 삶의 화두를 소개한다.강력한 협상 상대라면 그의 자부심을 활용하라▼ 하버드 로스쿨의 Negotiation Newsletter 협상 상대방이 여러 면에서 강력할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미국 노스웨스턴대의 애덤 D 갈린스키 교수와 동료들은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부자, 고학력자 등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강한 사람들의 특징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그들은 협상 시 목표를 높게 잡고, 항상 자신이 통제권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며, 공감 능력이 부족할 때가 많다. 이런 사람을 협상 파트너로 만났다면 역으로 이들의 특성을 이용하면 된다.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협상자들은 대부분 상대방의 생각에는 신경을 쓰지 않지만 자신이 직접 설정한 목표에는 관심을 기울인다. 또 이들에게는 일반적인 설득 기법이 잘 먹히지 않는다. 이들을 설득하려면 교묘한 방법을 생각해내야 한다. 당신이 제시한 좋은 아이디어를 마치 자신의 아이디어인 양 여기게 만들어야 한다. 더 많은 책임을 안기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들은 자신이 상대방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면 한층 관대해지는 경향이 있다. 강력한 협상 파트너를 만나서도 승리할 수 있는 협상 전략을 제시한다.현재 한국의 최대 기업은 과연 삼성전자일까▼ 회계를 통해 본 세상/국제회계기준, 양날의 칼이 온다 한국 최대 기업은 삼성전자일까.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한국 최대 기업을 따진다면 삼성전자는 2008년 말 기준 약 100조 원으로 국내 기업 중 8위에 불과하다. 1∼7위는 금융회사가 싹쓸이했다. 1위는 우리은행이다. 그렇다면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어떨까. 역시 1위는 2008년 75조 원의 매출을 올린 우리은행이다. 삼성전자는 73조 원에 그쳤다. 하지만 포천이 발표한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서는 삼성전자가 한국 최대 기업이다. 왜 그럴까. 회계 기준이 달라 벌어진 결과다. 기업을 평가할 때 개별 기업 자체로 평가하느냐(개별 재무제표), 거느리고 있는 자회사를 모두 합한 연결 기준으로 평가하느냐(연결 재무제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한국은 개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삼았지만 다른 많은 국가는 자회사들을 모두 모회사에 합해 작성한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올해부터 국내 상장기업에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IFRS)은 연결 재무제표를 주재무제표로 한다. 기업의 언어인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한국어를 쓰던 사람들이 영어로 대화를 나눠야 할 때와 같은 혁명적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IFRS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기업의 자율권이 커지는 반면 부담해야 할 위험도 급증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최종학 교수가 IFRS가 몰고 올 변화를 조목조목 짚었다.}

    • 2010-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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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리포트]감정 마케팅

    과거 소비자들은 가격이나 성능, 지인의 추천 등을 기준으로 상품을 선택했다. 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품질 격차가 줄어들면서 실용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만으로는 까다로운 소비자의 마음을 유혹하기 어려워졌다. 많은 소비자는 제품을 통해 어떤 가치와 경험을 누릴 수 있는지를 중시하고 있다. 가격이나 성능보다는 특정 제품이 어떤 느낌을 주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 즉 ‘감정 마케팅(emotional marketing)’의 시대가 왔다는 뜻이다. 미국의 미래학자인 대니얼 핑크는 가격과 기능처럼 인지적 요인을 강조하는 것을 좌뇌 마케팅, 재미와 여흥을 강조하는 것을 우뇌 마케팅이라고 표현했다 (표 참조).매장에 신선한 향기 불어넣었더니하루 평균 판매액 40%나 늘어시각-청각만 이용하던 과거와 달리미각-공감각까지 활용하는 추세오감을 건드리면 고객은 무너진다 기업들은 이런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감정 마케팅은 바로 인간의 감각을 자극하는 오감(五感) 마케팅이다. 시각과 청각을 주로 이용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촉각, 후각, 공감각 등을 이용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매장 자체를 광고 미디어로 활용하는 스페이스 마케팅, 판매 및 영업사원들을 교육해 고객과의 감정이입을 이뤄내는 공감 마케팅도 각광받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0호(2010년 7월 1일자)에 실린 다양한 감정 마케팅 방법론을 간추린다. ○ 왜 오감 마케팅인가 박정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오감 마케팅이 주목 받는 이유를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오감 마케팅은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 시카고의 한 향기 연구소가 고객의 매장 체류 시간과 향기의 관계를 연구했다. 그 결과, 향기 나는 매장에 들어간 고객이 해당 매장에 머무는 시간은 향기가 없는 매장에서 머문 시간보다 30분 정도 길었다. 배스킨라빈스도 매장에 초콜릿 및 페퍼민트 향을 도입한 후 매출이 크게 늘었다. 둘째, 소비자들의 브랜드 인지도 및 충성도를 쉽게 높일 수 있다. 마케팅 전문가 마틴 린드스트롬의 연구에 따르면 기업이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활용할수록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브랜드 가치는 높아졌다. 사람들은 단순히 제품을 보기만 할 때보다 냄새를 맡거나 직접 만질 때 더 큰 만족감을 느끼게 되며 해당 제품에 대한 호감, 애정, 충성도 역시 커진다. 셋째, 경쟁사들이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한 정체성과 경쟁 우위를 창출할 수 있다. 할리데이비슨의 엔진 소리는 자유와 낭만을 상징한다. 아이팟의 독특한 메뉴 조작 방식은 고객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제공한다. 이는 모두 경쟁사들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해당 업체만의 특성이 됐다. ○ 오감 마케팅의 5가지 성공 비결 남들과 다른 오감 마케팅을 실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고객의 잠재된 오감 욕구를 발견해야 한다. 고객들이 영화 관람 중 답답함을 느낀다고 해서 좌석 간 간격을 넓히는 식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편백나무 향을 이용한 신선한 향기를 영화관에 불어넣어 주면 고객들의 불만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 둘째, 첨단 기술에 오감을 입혀야 한다. 덴마크 뱅앤올룹슨은 세계 최고의 촉감을 가진 전화기를 개발하겠다는 목표 아래 디자이너와 연구원들이 합심해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의 장점을 고루 가진 신물질을 개발했다. 이후 전화기 표면에 유리가루를 압착해 좋은 촉감을 주는 전화기를 개발했다. 셋째, 자사만의 독특한 감각을 고유한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 인텔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반도체의 존재를 어떤 방식으로 알릴지 고심하다 다섯 개 톤의 멜로디로 사운드 로고를 개발했다. 이 사운드 로고는 인텔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킨 일등 공신이었다. 넷째, 고객에게 전달하려는 감각 메시지를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 많은 사람은 앱솔루트 보드카를 떠올릴 때 특유의 투명 유리병부터 생각한다. 해마다 광고 콘셉트를 대폭 바꾸는 많은 기업과 달리 앱솔루트 보드카는 1981년부터 한 광고회사와 손잡고 투명 유리병을 강조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다섯째, 고객과 제품이 만나는 모든 장소, 모든 접점에서 일관성과 상호 통일성을 유지해야 한다. 세계 9000여 개 스타벅스 매장에서 들리는 음악은 모두 같다. 국적과 장소에 상관없이 스타벅스 커피를 접하는 고객들이 동일한 감각과 경험을 갖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 매장을 광고 매체로 활용하라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 자체를 하나의 광고 매체로 활용하는 스페이스(공간) 마케팅도 각광받고 있다. 사람들은 화려한 인테리어로 매장을 꾸미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매장 직원에게 톡톡 튀는 의상을 입히는 식의 역발상이 필요하다. 김재산 제일기획 스페이스 마케팅 마스터는 “스페이스 마케팅은 ‘공간’이 아니라 ‘사람’을 디자인하는 일”이라며 “매장 자체의 화려함이나 홀로그램과 같은 첨단 기술을 지나치게 추구하지 말고 고객에게 너무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행동도 삼가라”고 조언했다. 그는 “애플스토어를 방문한 고객들은 넓고 쾌적한 매장에서 다양한 최신 전자제품을 마음껏 사용해 볼 수 있다는 점보다 청바지와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매장 직원들의 젊고 발랄한 이미지를 더 많이 기억해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으로만 제품을 팔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해당 제품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식으로 광고 효과와 매장 운영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도 있다. 매장에 대형 인공암벽을 설치할 비용이나 공간이 없는 아웃도어 전문 업체라면 매장 직원을 전부 운동선수 출신으로 고용해 전문적이고 상세한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 고객과 대면하는 직원들의 감정 지수를 높여라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회사 구성원들이 고객의 감정을 잘 읽을 수 있도록 직원들을 훈련하는 전략도 훌륭한 감정 마케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판매원이나 영업사원들에게는 이 훈련이 필수적이다. 고객이 판매원을 접할 때 ‘이 사람이 나의 상황과 기분을 잘 파악하고 있구나’라고 느껴야 마음을 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판매원 스스로 고객의 감정을 읽고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교육체계를 갖추고 직원들을 주기적으로 훈련시켜야 한다. 이때 판매원은 먼저 자신의 생활 속 에피소드를 고객에게 들려주면서 고객으로부터 비슷한 반응을 이끌어 내는 데 주력해야 한다. 또 첨단 기술의 힘을 빌려 고객의 감정 상태를 간파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머지않아 고객의 목소리, 표정, 눈동자의 움직임, 체온 변화, 뇌 혈류량 변화 등을 통해 감정 상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시스템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콜센터라면 전화기 속 고객 목소리를 분석해 해당 고객이 어떤 기분이며, 이럴 때 어떤 식으로 응대해야 하는지에 관한 매뉴얼을 준비하는 게 좋은 예다. 이런 시스템을 갖출 만한 회사 내외부의 자원은 풍부한지, 실행에 어려움은 없는지 등을 점검하고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60호(2010년 7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사랑은 숙명? 우연?… 들뢰즈가 던지는 화두▼CEO를 위한 인문고전 강독/천개의 고원: 나무 vs 뿌리줄기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주인공인 ‘견우’와 ‘그녀’의 사랑은 숙명이었을까. 아니면 우연한 마주침과 지속적인 만남 뒤에 일어나는 사후적인 현상이었을까. 둘은 지하철에서 술 취한 여성 취객과 순박한 대학생 승객으로 만났다. 연인으로 발전하고 나서도 우연은 이어진다. 견우가 유혹하려던 행인이 알고 보니 ‘그녀’였다는 설정까지도. 마치 만나지 않으면 안 될 사람들인 것처럼 사사건건 부닥치던 견우와 그녀는 헤어지는 과정에서 비로소 사랑의 숙명을 테스트한다. 언덕 위 아름드리나무 밑에서 훗날 다시 만나기로 한 것. 과연 그들은 다시 만났을까. 견우는 말한다. “우연이란 노력하는 사람에게 운명이 놓아주는 다리다.” 사랑이 숙명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아름드리나무처럼 뿌리를 단단히 박고 늘 그 자리에서 우직하게 숙명의 연인을 기다린다. 반면 우연한 마주침과 사랑의 인과관계를 믿는 이들은 땅속을 헤집고 증식하는 식물의 뿌리와 줄기처럼 움직인다. 촉수를 뻗어 다른 이와 마주치고, 만났다가 분리되며 온갖 방향으로 뻗어나가 인연을 쌓는다. 아름드리나무처럼 숙명을 믿고 확신에 가득 찬 삶을 영위할 것인가. 아니면 예기치 못한 우발적인 마주침과 사건을 축복으로 여기며 쿨 하게 살아갈 것인가.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가 던지는 삶의 화두를 소개한다.강력한 협상 상대라면 그의 자부심을 활용하라▼ 하버드 로스쿨의 Negotiation Newsletter 협상 상대방이 여러 면에서 강력할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미국 노스웨스턴대의 애덤 D 갈린스키 교수와 동료들은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부자, 고학력자 등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강한 사람들의 특징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그들은 협상 시 목표를 높게 잡고, 항상 자신이 통제권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며, 공감 능력이 부족할 때가 많다. 이런 사람을 협상 파트너로 만났다면 역으로 이들의 특성을 이용하면 된다.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협상자들은 대부분 상대방의 생각에는 신경을 쓰지 않지만 자신이 직접 설정한 목표에는 관심을 기울인다. 또 이들에게는 일반적인 설득 기법이 잘 먹히지 않는다. 이들을 설득하려면 교묘한 방법을 생각해내야 한다. 당신이 제시한 좋은 아이디어를 마치 자신의 아이디어인 양 여기게 만들어야 한다. 더 많은 책임을 안기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들은 자신이 상대방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면 한층 관대해지는 경향이 있다. 강력한 협상 파트너를 만나서도 승리할 수 있는 협상 전략을 제시한다.현재 한국의 최대 기업은 과연 삼성전자일까▼ 회계를 통해 본 세상/국제회계기준, 양날의 칼이 온다 한국 최대 기업은 삼성전자일까.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한국 최대 기업을 따진다면 삼성전자는 2008년 말 기준 약 100조 원으로 국내 기업 중 8위에 불과하다. 1∼7위는 금융회사가 싹쓸이했다. 1위는 우리은행이다. 그렇다면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어떨까. 역시 1위는 2008년 75조 원의 매출을 올린 우리은행이다. 삼성전자는 73조 원에 그쳤다. 하지만 포천이 발표한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서는 삼성전자가 한국 최대 기업이다. 왜 그럴까. 회계 기준이 달라 벌어진 결과다. 기업을 평가할 때 개별 기업 자체로 평가하느냐(개별 재무제표), 거느리고 있는 자회사를 모두 합한 연결 기준으로 평가하느냐(연결 재무제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한국은 개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삼았지만 다른 많은 국가는 자회사들을 모두 모회사에 합해 작성한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올해부터 국내 상장기업에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IFRS)은 연결 재무제표를 주재무제표로 한다. 기업의 언어인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한국어를 쓰던 사람들이 영어로 대화를 나눠야 할 때와 같은 혁명적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IFRS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기업의 자율권이 커지는 반면 부담해야 할 위험도 급증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최종학 교수가 IFRS가 몰고 올 변화를 조목조목 짚었다.}

    • 2010-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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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막대한 돈 드는 M&A보다 사내 벤처가 훨씬 남는 장사”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는 조금의 위험도 감수하지 않으려는 ‘유령’ 벤처 투자자가 많은 편입니다. 해당 기업이 일정 수준의 성과와 매출을 낼 때 하는 투자는 진정한 벤처 투자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분야의 권위자인 라피 아르밋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 교수는 벤처 투자의 핵심은 위험을 감수하는 데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르밋 교수는 우수 정보기술(IT) 벤처 육성을 위해 설립된 KGIF(Korea Global IT Fund) 조성 시 조언을 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최근 포럼 참석차 내한한 그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와 인터뷰를 갖고 기업가정신 함양 및 벤처 투자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한국의 벤처 투자자들 지나치게 몸사리는 경향 큰 파이의 작은 부분 가지는게 작은 파이 다 갖는것보다 낫다” ―한국에서 창업이 활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무엇보다 실패를 격려해주는 문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실패한 사람을 패배자로 간주하지 않고 그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문화가 정착돼야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먼저 실패했다는 건 다음에 비슷한 시도를 하는 사람이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벤처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대학들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와튼스쿨에는 학생들의 창업을 장려하는 여러 제도가 있습니다. 2년 전 졸업한 한 학생은 구글에 휴대전화 광고를 게재한다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습니다. 우리는 그 학생을 지원했습니다. 그는 상당한 돈을 벌었고 이후 학교에 번 돈의 일부를 돌려줬습니다. 이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더 많은 학생이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더 큰 성공 사례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한국 기업의 사내 벤처도 활발하지 않습니다. “인수합병(M&A)에 관심을 두는 경영자가 많은데 사내 벤처가 활발해지면 굳이 막대한 돈과 실패 위험을 감수하면서 M&A에 집착하지 않아도 됩니다. 회사 내에서 새롭고 혁신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진정한 사업 확장이 가능해집니다. 사내 벤처가 실패한 후 이를 복구해야 할 비용을 걱정한다지만 M&A에 필요한 비용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기업가정신으로 성공한 창업자가 그 성공을 이어가려면 돈과 권력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창업 초기에 기업을 잘 운영하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어려움을 느끼는 경영자가 많습니다. 둘 중 반드시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큰 파이의 작은 부분을 갖는 게 작은 파이의 대부분을 갖는 것보다 낫다고 봅니다. 오너 경영자들이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기업의 경영권을 고수하려는 태도는 인지상정입니다. 하지만 더 많은 자원과 인력을 모아 회사가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야말로 창업 못지않은 기업가정신의 발현입니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경영권에 집착했다면 오늘날의 성공을 이뤄내지 못했을 겁니다.” ―기업가정신의 본질을 가장 잘 구현한 리더는 누구입니까. “중고 서적을 정찰제로 거래하는 사이트인 하프닷컴(Half.com)의 창업자 조시 코펠먼입니다. 그는 3억5000만 달러를 받고 회사를 이베이에 팔아 젊은 나이에 엄청난 돈을 벌었습니다. 매각 후 1년 만에 코펠먼재단을 만들어 자신처럼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을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단순히 돈만 좇지 않고 성공과 도덕적 이념을 잘 결합시킨 사례입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9호(2010년 6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친구-敵이 뒤섞인 세상, 이 남자의 선택은 / ▼메디치 가문의 창조 경영 리더십 코시모 데 메디치가 메디치 가문을 피렌체의 지역 기업에서 이탈리아의 대표 명문가로 거듭나게 한 비결은 무엇일까. 이탈리아 사람들이 코시모를 ‘나라의 아버지’라 부르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코시모는 피렌체 귀족들의 모함을 받고 투옥과 추방이라는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시련을 겪으면서 더 큰 인물로 성장했다. 시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망명 1년 만에 복귀해 피렌체의 새로운 지도자로 부상한 코시모는 기존의 동맹과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외교정책을 펼친다. 도시 국가로 분열된 이탈리아의 현실을 인정하고, 어떤 정치적 환경에서도 ‘힘의 균형’을 유지시키는 선택을 한 것. 연세대 김상근 교수는 코시모의 힘의 균형 정책이 군사력이 약한 피렌체뿐 아니라 이탈리아 전체에 평화를 가져다 줬다고 분석한다. 건강하게 힘의 균형이 유지된 집단에서 창조적인 에너지가 분출된다. 코시모의 힘의 균형 정책의 본질을 파헤친다.넓은 문? 좁은 문? 벤치마킹의 양면성/ ▼신동엽 교수의 경영 거장 탐구외환위기 이후 선진국 기업들의 제도를 모방하는 벤치마킹이 크게 유행했다. 기업들은 단기 성과주의적 연봉제와 팀제 구조를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이름하에 앞 다퉈 도입했다. 사업 분야 선택도 마찬가지여서 유망한 분야라면 너도나도 진출했다. 과연 이런 벤치마킹 전략은 조직성과에 얼마나 기여할까. 전문가들은 벤치마킹이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 확보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직생태학 분야의 거장 해넌 교수는 밀도의존이론을 통해 벤치마킹의 한계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대다수 조직이 너도나도 유행하는 경영시스템을 도입하면 오히려 경쟁이 급격히 증가해 생산성과 효율성이 약한 조직은 궤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을 주도하는 압도적 경쟁 우위를 확보한 기업들은 대세를 추종하는 ‘넓은 문’이 아니라 남과 다른 길로 인도하는 ‘좁은 문’을 선택했다. 밀도의존이론의 관점에서 벤치마킹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IBM이 공개한 글로벌 통합모델 노하우/▼Voice from the Field 기업의 비즈니스가 세계로 뻗어나갈수록 복잡성이 커지고 비효율이 늘어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글로벌 기업에 지속적인 혁신 활동은 필수다. 하지만 전 세계에 걸쳐 있는 다양한 사업 부문을 한 방향으로 움직이기란 쉽지 않다. 세계 170개 국가에 진출해 있는 IBM이 ‘글로벌 통합 기업(GIE)’ 모델을 도입해 전 세계 조직 통합과 업무 혁신에 성공한 노하우를 동아비즈니스리뷰(DBR)에 공개했다. 글로벌 통합 기업은 국가나 권역 중심의 사업 운영 체계에서 탈피하고, 전 세계 비즈니스를 하나의 회사로 간주하고 운영하는 모델이다. 즉 업무를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에 해당 업무 조직을 통합 배치하고, 여기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해당 업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재무관리, 인사관리, 공급망관리 등 공통 기능들은 공동서비스(Shared Service) 센터로 통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글로벌 통합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실전 솔루션을 만나볼 수 있다.}

    • 2010-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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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와인&갈릭 레스토랑 ‘매드포갈릭’

    말 많고 행동 재빠른열정파 인재만 뽑아실패리포트 꼭 써라전화위복 기회 활용외식업은 수많은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대표적인 레드오션이다. 특히 패밀리 레스토랑은 외국계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토종’ 매드포갈릭(Mad for Garlic)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매드포갈릭은 2001년 설립돼 현재 총 13개의 매장을 보유한 국내 최초의 ‘와인 & 갈릭 레스토랑’이다. 스파게띠아, 토니로마스 등 다양한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를 소유한 외식업체 썬앳푸드의 대표 주자이기도 하다. 매드포갈릭은 매장이 100개가 넘는 대형 패밀리 레스토랑의 틈바구니에서 1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 왔다. 올해 초에는 로열티를 받고 싱가포르에 1호점을 내는 등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경영전문 저널인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매드포갈릭의 성공 비결을 집중 분석했다. DBR 최신호(59호·6월 15일자)에 실린 매드포갈릭 케이스 스터디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 느림과 비효율이 경쟁 우위 원천 매드포갈릭은 주방장을 철저히 내부에서만 육성한다. 가게 하나에서 몇 년간 주방장을 키우고 그 주방장을 새로운 가게에 내보내는 방식이다. 주방장 하나를 키우는 데 보통 3년이 걸린다. 따라서 신속하게 점포를 내 사업을 확장하고 싶어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호텔이나 다른 레스토랑 출신 요리사를 뽑으면 쉽게 점포를 확장할 수 있다. 그런데도 내부 육성 원칙을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서호 썬앳푸드 총괄이사는 “내가 요리를 좀 한다는 생각을 지닌 사람일수록 창의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매드포갈릭은 4주 단위로 메뉴를 개발하고 신상품을 내놓는다. 이 과정에서 여러 혁신적 시도가 이뤄지지만 요리를 많이 배운 사람은 ‘이건 요리가 아니야’라는 식으로 혁신 자체에 거부감을 나타낼 때가 많다. 다른 곳에서 경력을 쌓은 주방장을 영입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대부분의 패밀리 레스토랑은 식자재를 반가공 상태로 지점에 공급해 요리 시간을 단축하고 효율성을 높인다. 매드포갈릭은 매장에서 주방장이 직접 식자재를 다듬고 그 자리에서 음식을 완성하는 시스템을 철저히 고수하고 있다. 반가공 재료로 만든 음식보다 신선도가 훨씬 높고, 요리사들의 장인정신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느림과 비효율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고 있지만 성장세에는 별 문제가 없다. 매드포갈릭의 2006년 매출액은 220억 원이었지만 올해에는 44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말 느린 직원은 안 뽑는다” 한국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말이 많고 빠른 사람을 경박하다고 평가하곤 한다. 하지만 신 이사는 “어설프고 두서가 없더라도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말하는 사람이 우리가 원하는 인재”라고 강조했다. 역량은 개선시킬 수 있어도 열정은 개선시킬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열정이 넘치는 인재는 치열한 고민 끝에 창의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일례로 건물 2층에 위치했던 한 매장은 간판이 주변의 나무에 뒤덮여 잘 보이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당시 해당 건물 1층에는 유통기간이 하루에 불과한 삼각김밥이 잘 팔리지 않아 고민하는 편의점이 있었다. 편의점을 자세히 관찰한 한 직원이 편의점장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 “삼각김밥을 사는 고객들에게 매드포갈릭 무료쿠폰을 준다고 써 놓으면 잘 팔릴 것이다. 쿠폰은 얼마든지 줄 테니 쿠폰을 받아가는 고객에게 매드포갈릭이 건물 2층에 있다는 한마디만 해 달라.” 이 간단한 아이디어는 엄청난 성공을 불러왔다. 썬앳푸드 전체에서 매출이 가장 저조한 편이었던 해당 매장은 쉽게 흑자반전에 성공했다. 이 아이디어를 낸 직원은 매니저급으로 빠르게 승진했다. 틈새로 남을지, 선도업체 올라갈지 방향 설정할 시점○ 독특한 위치 선점…대로변은 피하라 패밀리 레스토랑은 대부분 서울 종로, 명동, 강남역, 압구정동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대로변에 매장을 낸다. 하지만 매드포갈릭 매장 중 대로변에 위치한 곳은 거의 없다. 임차료 때문이다. 신 이사는 “큰길에서 한 블록만 들어가도 임차료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며 “매월 몇천만 원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매드포갈릭은 외식업체의 경쟁력이 ‘장소’라는 생각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맛있는 음식만 만들면 고객이 발품을 팔아서라도 매장을 찾는다는 믿음에서다. 상권이 잘 형성된 곳에만 점포를 내지만, 해당 지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곳은 철저히 피했다. 그 대신 매드포갈릭은 썬앳푸드 산하의 여러 레스토랑 브랜드를 한데 모아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다. 여의도 유진투자증권 빌딩 지하에는 매드포갈릭, 토니로마스, 스파게띠아 매장이 모여 있고, 삼성동에도 매드포갈릭, 비아디나폴리, 레드페퍼 리퍼블릭 매장이 있다. 점심이나 저녁 때처럼 바쁜 시간에는 토니로마스 자리를 기다리는 고객을 매드포갈릭에 유도하는 식으로 고객을 공유한다. 고객들도 썬앳푸드의 여러 브랜드 중 자신이 원하는 장소를 고를 수 있고,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반긴다. 여러 개의 매장이 한 건물에 입점하기 때문에 임차료 조정 등 건물주와의 협상도 훨씬 유리해진다. ○ 실패 리포트로 잃었던 고객 회복 썬앳푸드는 실패 리포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말 그대로 어떤 일에서 왜 실패했는지, 다음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꼼꼼히 기록한 후 이를 전 직원이 회의를 통해 공유한다. 이를 통해 성공을 거둔 사례가 VIP고객 관리다. 나폴리 피자가 주 메뉴인 썬앳푸드의 브랜드 비아디나폴리에는 소의 위로 만든 ‘트리파’라는 메뉴가 있다. 한국인의 취향과는 거리가 있는 음식이다. 비아디나폴리에서는 한때 많은 손님이 찾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트리파를 잘 팔리는 메뉴로 교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장 매출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았다. 거듭된 실패 리포트 작성 끝에 트리파가 해당 매장의 최고 VIP고객이 즐겨 먹었다는 점을 밝혀낼 수 있었다. 그 고객은 하루에 한 번꼴로 매장을 찾았고, 그때마다 일반 고객의 몇 배가 되는 돈을 쓰고 갔다. 그는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메뉴를 선호했다. 트리파가 메뉴에서 사라지자마자 해당 VIP고객은 한마디 불평 없이 그냥 떠나버렸다. 실패 리포트로 이 점을 파악한 후에야 그 고객을 되찾을 수 있었다.○ 세 가지 도전 과제 매드포갈릭이 제2의 도약을 하려면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성장의 방향성, 즉 향후에도 현재처럼 외식업계의 틈새시장 업체로 남을지, 공격적 성장을 통해 업계의 선도 업체를 노릴지 고민해야 한다. 둘째, 매드포갈릭의 고유한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해야 한다. 매드포갈릭의 브랜드 이미지가 경쟁자에 비해 독특한 건 사실이지만 애플이나 스타벅스처럼 마니아에 가까운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한 건 아니다. 핵심 고객과의 정서적 유대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셋째, 해외 진출 시 현지화 방안을 더 고민해야 한다. 한국에 진출했다 실패한 월마트나 카르푸처럼 자국 시장에서의 성공 모델이 해외에서 통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안상훈 마케팅인텔라이트 대표 shahn@m-intellight.com홍대순 ADL 부사장 hong.daesoon@adlittle.com ▼ 독자 의견 보내주세요 ▼ ■ 메드포갈릭 미래성장전략은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구합니다. 아래 질문 중 하나 이상에 대한 의견을 www.dongabiz.com이나 dbr@donga.com으로 6월 17일까지 보내주시면 내부 심사를 거쳐 소정의 선물을 드립니다(형식 및 분량 자유). [1] 매드포갈릭이 제2의 도약을 이루려면 신중한 점포 확장이라는 기존 전략을 고수하는 게 좋을까요. 공격적 점포 개설 등 적극적인 성장전략을 추구하는 게 좋을까요. 이를 실천하기 위한 세부 전술 아이디어는 무엇일까요. [2] 매드포갈릭이 지금보다 더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독자 의견 소개합니다 ▼ ■ BBQ치킨 글로벌 전략은백두산 호랑이를 캐릭터로1, 2인용 메뉴 속히 개발을“강하고 씩씩한 기상의 백두산 호랑이를 대표 캐릭터로 내세우면 어떨까.” “독방세대와 대학생을 위해 메뉴를 다양화하고, 입소문 마케팅을 노리자.” 토종 프랜차이즈 BBQ치킨의 글로벌 전략과 관련해 독자들의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8호(6월 1일자)와 본보 5월 29일자 B1면에 실린 ‘나만의 맛+유연한 마케팅…BBQ 세계를 뚫다’의 ‘독자와 함께하는 Open Question’에 독자들의 수준 높은 의견이 이어졌다. BBQ치킨이 세계적인 프랜차이즈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브랜드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독자 김현진 씨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대표 캐릭터를 이용한 홍보가 필요하다”며 “강하고 씩씩한 기상의 백두산 호랑이를 내세워 소비자의 입장을 대변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메뉴 구성을 다양화해 해외 매출을 늘리자는 의견도 많았다. 독자 정재훈 씨는 “외국 대학가에 점포를 내고 점심식사 용으로 1인 메뉴와 2인 메뉴를 개발하자”고 말했다. 독자 송은비 씨도 “외국인들을 타깃으로 메뉴를 개발하고 매장 구조를 바꾸자”고 주장했다. 한국 대학가에 카페형 BBQ매장이 있지만 점심 때 매장을 찾는 학생은 많지 않다. 즉, 혼자나 둘이서 점심시간에 가도 먹을 수 있도록 메뉴를 다양화하면 한국 대학생은 물론이고 외국 대학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한인재 기자 epicij@donga.com}

    • 201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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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달팽이 기어가듯… 도시의 삶 전체가 느릿느릿

    이탈리아 로마 근교에 오르비에토라는 소도시가 있다. 해발 195m의 바위산에 위치한 이 도시는 자동차로 접근할 수 없다. 케이블카나 협궤 기차를 타야만 한다. 언뜻 보면 매우 불편해 보이지만 연간 200만 명의 관광객이 오르비에토를 방문한다. 자동차 통행이 없는 도시에서 한적하고 고요한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서다. 오르비에토가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슬로시티(slow city)국제연맹 본부가 있기 때문이다. 슬로시티는 슬로라이프(slow life), 즉 숨 가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느림’을 삶의 화두로 택한 사람들이 모인 공간을 말한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세상과 달리먹을거리 직접 재배하며 유유자적패스트푸드점-대형마켓도 없어친환경-슬로라이프 도시 브랜드화연간 관광객 200만명 몰려와 오르비에토 사람들은 자신의 농장에서 먹을거리를 직접 재배한다. 대형 슈퍼마켓과 할인점도 없다. 오르비에토는 관광객과 다국적 대기업의 침투로 도시의 전통과 정체성이 흔들리자 전략적 대안으로 슬로시티를 선택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58호(6월 1일자)에 실린 오르비에토의 성공 비결을 간추린다. 슬로시티의 기원은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이다. 1986년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맥도널드가 로마의 중심부인 스페인 광장에 매장을 내자 이탈리아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전통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이탈리아 사람들은 곳곳에서 고유의 음식을 지키려는 모임을 만들고 슬로푸드 캠페인을 벌였다. 1999년에는 ‘느림’이라는 화두를 단지 음식에만 국한시키지 말고 도시의 삶 전체에 도입하자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바로 슬로시티 운동이다. 당시 오르비에토 시장은 인근의 그레베인키안티, 포스타노, 브라 등 3개 도시 시장들과 함께 ‘자연과 전통문화를 잘 보호하면서 경제도 살려 따듯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는 모토를 내걸었다. 캠페인의 로고도 느림보의 대명사 달팽이로 정했다. 슬로시티의 목적은 5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철저한 자연생태 보호, 둘째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 셋째 천천히 만들어진 슬로푸드 농법 고수, 넷째 지역 특산품과 공예품 지키기, 다섯째 지역민이 주도한 지방의 세계화, 즉 ‘세방화(glocalization)’다. 이름 없는 소도시 오르비에토가 슬로시티 전략에 성공한 원동력은 다음과 같다. 먼저 환경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이다.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속속 몰려오자 농업 위주의 오르비에토 경제는 위기를 맞았다. 이 상황에서 슬로푸드 트렌드를 포착하고 이를 슬로시티라는 라이프스타일 콘셉트로 확장시킨 게 주효했다. 둘째, 다른 도시와의 발 빠른 연대다. 인구 2만 명의 소도시인 오르비에토의 노력만으로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널리 전파하기 어렵다. 이에 오르비에토는 제반 환경과 지향점이 비슷한 3개 도시와 연대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갔다. 셋째, 슬로시티 요건을 규정한 인증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세계 표준으로 확장했다. 세계 각국 도시가 슬로시티 국제인증을 받으려면 슬로시티국제연맹의 까다로운 평가를 통과해야만 한다. 모두 24개 항목을 심사하는데 특히 5개 핵심 항목을 집중 검토한다. 인구는 5만 명보다 적어야 하고, 자연과 전통산업을 잘 보전해야 하며,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하는 지역특산물이 있어야 한다. 패스트푸드 가게와 대형 슈퍼마켓도 없어야 한다. 넷째, 슬로시티국제연맹 등 국제기구를 유치해 슬로시티의 본산이라는 도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다. 특정 분야의 허브가 되려면 관련 분야 대학, 국제기구, 기업이나 단체의 지역본부 등을 유치해야 한다. 오르비에토가 슬로시티국제연맹 본부를 유치한 이유다. 2009년 말 현재 세계에는 17개국, 123개의 슬로시티가 있다. 이탈리아가 67개로 가장 많다. 영국이 8개로 2위, 한국과 스페인이 6개로 공동 3위다. 폴란드가 5개, 벨기에와 포르투갈이 4개, 노르웨이와 오스트리아가 3개, 호주가 2개 등이다. ‘빨리빨리 문화’가 만연한 한국에 슬로시티가 6개나 있다는 점도 놀랍다. 슬로시티국제연맹은 2007년 전남 신안군 증도면, 완도군 청산면, 장흥군 유치면과 장평면, 담양군 창평면 등 전남지역 4개 군을 슬로시티로 인증했다. 2009년에는 경남 하동군의 악양면, 충남 예산군의 대흥면과 응봉면도 추가로 인증했다. 제주도도 올레길의 인기에 힘입어 슬로시티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슬로시티가 도시 브랜드를 알리는 유효한 수단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도시의 역사, 문화, 전통이 슬로시티 전략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무늬만 슬로시티’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혹시 한국의 슬로시티 열기가 지나치게 빨리 달아오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김민주 리드앤리더 컨설팅 대표 mjkim8966@hanmail.net정리=하정민 기자 dew@donga.com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8호(2010년 6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골칫덩어리 반품? 응대 잘하면 열혈팬 된다▼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 많은 기업은 반품을 싫어한다. 그래서 엄격하게 반품을 제한하는 정책을 펴는 회사가 적지 않다. 반품이 늘어나면 당장 기업에 손해가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신 연구 결과, 반품을 까다롭게 하는 게 장기적으로 기업 성과에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품 정책이 관대하면 예상대로 손실이 발생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이 늘어났다. 반품을 신청한 고객에게 성심을 다해 응대하면 해당 기업의 열혈 팬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관대한 반품 정책을 도입해야 추가 구매 의향이 한층 강해진다는 설명이다. 쉽게 반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처음 구매를 결정하는 시점에 고객이 인지하는 위험 수준은 내려간다. 구매와 반품을 통해 고객이 감수해야 하는 위험을 줄이고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면 고객의 미래 구매가 늘어나 매출을 향상시킬 수 있다. 골치 아픈 반품을 활용해 미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실전 솔루션을 제시한다.글로벌기업 되고 싶다면 ‘다국적 리더’ 육성하라▼ ADL프리즘 각국 기업의 활동 무대가 세계로 확장되는 와중에도 유독 국내 시장을 벗어나지 못한 분야가 있다. 바로 최고경영자(CEO) 인재풀이다. 2008년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외국인 CEO를 둔 기업은 14%에 불과했다. 10대 기업 중 외국인 CEO가 있는 기업은 아일랜드 출신 CEO를 둔 미국 석유업체 셰브런 하나였다. 대다수 글로벌 기업은 여전히 본사가 위치한 국가의 내국인을 CEO로 임명한다. 국경을 초월한 CEO는 이제 막 등장한 개념에 불과하다. 현재 아무리 대단한 위용을 누리고 있는 글로벌 대기업이라 해도 외국인 경영진에 대한 편견을 버리지 않으면 가치 창출의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외국인 임원은 타국 출신이라는 한계에 굴하지 않고 현재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다. 이런 인재들을 활용하지 않는다면 해당 기업은 앞으로 이보다 더 뛰어난 인재를 얻을 기회를 놓치게 된다. 기업의 잠재적 가치 또한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맥아더의 ‘제왕적 리더십’ 사랑 받은 이유는? ▼ 전쟁과 경영 맥아더(사진)는 생전에 시기와 존경을 함께 받았던 인물이다. 일부에서는 그가 거의 신처럼 행동했고, 찬양을 넘어 자기숭배의 수준으로 치달았으며, 부하들의 인격까지도 지배하려 했던 ‘제왕적 리더십’의 소유자라고 비판한다. 맥아더에게 그런 면모가 있었던 건 사실일지 모르지만 그의 제왕적 리더십은 자기만족이 아닌 공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서였다. 그는 제왕적 리더십뿐 아니라 서민적 리더십도 갖추고 있었다. 초고속 승진을 한 덕에 그는 병사들과 나이 차가 가장 적은 장교였다. 그는 이 장점을 활용해 병사들과 격의 없이 어울렸다.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최고의 인기 장교로 그가 꼽혔던 데는 병사들과의 잦은 스킨십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맥아더의 위대함은 서민적 리더십에만 머무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때로는 형님 같은 서민적 리더십을, 생명이 오고가는 절박한 상황에선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제왕적 리더십을 선보였다. 전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맥아더 리더십의 비밀을 집중 탐구했다.}

    • 201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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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칼럼]나달이 페데러를 잡은 비결

    1990년대 세계 남자 테니스계의 1인자로 군림했던 피트 샘프러스는 대포알 서브로 유명했다. 그가 테니스계를 지배하는 동안 비슷한 유형의 선수가 쏟아져 나왔다. 그레그 루세드스키나 마크 필리포시스처럼 서브 자체가 샘프러스보다 빠른 선수도 많았다. 하지만 이들 중 누구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무대 뒤로 사라진 이들을 지금은 대부분 기억하지 못한다. 필리포시스는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중년 여성과 데이트하는 미국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출연자로 나와 테니스 팬들에게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들은 왜 실패했을까. 서브는 따라 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샘프러스의 완벽한 발리, 강력한 스트로크 등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샘프러스의 상징은 대포알 서브지만 그 서브만 따라 한다고 누구나 샘프러스가 되는 건 아니었다. 현재 세계 1위인 로저 페데러는 테니스 역사상 가장 우수한 선수다. 그는 군더더기 하나 없는 우아하고 간결한 동작으로 위닝 샷을 상대방의 코트에 꽂는다. 앤디 로딕, 레이턴 휴잇 등 그의 경쟁자들은 페데러와 자신을 비교하며 결점 보완에 나섰지만 아무도 당해 내지 못했다. 페데러를 침몰시킨 선수는 라파엘 나달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인물이었다. 나달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테니스 역사를 스쳐간 여러 스페인 선수와 마찬가지로 나달도 클레이코트 전문 선수라고 여겼다. 서브는 강력하지 않았고 기술도 어설펐다. 가진 건 오직 튼튼한 다리와 무지막지한 힘을 바탕으로 한 끈질긴 수비 능력뿐이었다. 상대 선수가 어떤 샷을 날려도 가공할 만한 코트 커버 능력으로 이를 미친 듯 걷어내다 보면 상대방이 제풀에 지쳐 실수를 범할 때 포인트를 따는 식이었다. 한마디로 효율성이나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테니스였다. 가장 위대한 결승전으로 불리는 2008년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전이 벌어졌을 때 국내 한 방송사의 해설위원은 노골적으로 페데러 편을 들었다. 그는 “나달의 샷이 지저분하고, 스윙은 거북하다”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감독 출신인 이 해설자에게 나달은 이해하기 어려운 선수였을지 모른다. 자신이 아는 모든 가치관과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달이 페데러처럼 극한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아름다운 테니스를 구사했더라면 지금의 자리에 섰을까? 정석이 아니고, 아름답거나 효율적이지도 않으며, 부상 위험까지 높지만 너무나 독창적인 플레이를 했기에 나달은 세계 최고가 됐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1등의 전략을 답습한다고 모두 1등이 되는 건 아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전략을 세울 때 성공 확률은 더 높아진다. 개선과 보완은 산업화 시대의 화두다.하정민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dew@donga.com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8호 (2010년 6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 Special Report /중국 진출 성공하려면? 전략 수립 A to Z 야심 차게 중국에 진출한 많은 기업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드넓은 시장 규모에 비해 생각보다 성공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업종이 아닌 기능적인 역량 중심의접근법을 택해야 한다. 중국 시장에서는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마케팅, 연구개발(R&D), 생산 및 물류 효율성, 사후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 및 관리 등 기능적인 측면에서 자사의 역량을 냉정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 다음 자사의 강점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업종, 품목, 지역을 선정해야 한다. 관료적인 의사 결정체계를 지양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인 경영진에게 충분한 권한을 줘서 의사결정 체계를 효율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중국은 경영 환경을 예측하는 일이 극도로 힘든 곳이다. 따라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경영 계획을 수립하는 일도 필요하다. 곽동원 AT커니 파트너가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전략 수립 방법론을 설명한다.▼ 정재승의 Money in the Brain / 기아차 K7 돌풍 뒤에는 ‘뉴로마케팅’ 있었네기아자동차의 K7이 준대형 세단 시장의 절대 강자 그랜저의 판매대수를 능가하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KAIST의 정재승 교수는 K7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알파벳과 숫자를 조합한 ‘알파뉴메릭(alphanumeric)’ 방식의 작명법을 꼽는다. 지난해 4월 기아차는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와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뇌영상 피험자를 모집했다. 소비자로부터 가장 긍정적인 뇌 반응을 유도하는 알파뉴메릭 이름을 찾기 위해서다. 한국인 100명, 외국인 100명을 합쳐 총 200명을 대상으로 아이 트랙킹(eyetracking),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 등을 이용해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피험자들의 뇌반응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난 알파벳은 K, T, N, Y, Z 등 5가지로 나타났다. 이 중 K에 행운을 의미하는 숫자 7이 조합돼 탄생한 K7에 대한 피험자들의 반응은 압도적이었다. 세대와 국적에 관계없이 강한 지지를 얻었다. 소비자의 뇌를 통해 소비자의 속내를 읽어야 하는 이유와 이를 응용한 마케팅 기법을 소개한다.▼ 회계를 통해 본 세상 /기업 성과지표 ‘EVA’, 때론 사원 氣꺾는다 현재 한국 기업의 성과 평가 지표로 경제적 부가가치(EVA·Economic Value Added)가 널리 쓰이고 있다. 서울대 최종학 교수는 EVA가 총자산 순이익률(ROA·Returnon Asset), 자기자본 순 이익률(ROE·Return on Equity) 등에 비해 우수하지만 몇 가지 문제도 있다고 지적한다. 첫째, 독과점 산업 및 성숙 산업에서는 특별한 노력 없이 선두 업체가 항상 높은 EVA를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그룹 내 여러 계열사나 한 기업 내의 다른 사업부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 모든 직원들이 잘나가는 계열사나 사업부에만 가려고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셋째, 경영자가 단기 EVA의 향상을 위해 장기 EVA의 가치를 하락시킬 위험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임원 성과 평가에는 재무성과 외에도 고객 만족도와 직원 몰입도 같은 비(非)재무 지표를 상당 부분 반영해야 한다. EVA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사용 방법을 소개한다.}

    • 201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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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베껴야 하나, 바꿔야 하나

    삼성전자는 작년에 미국 HP를 제치고 매출액 기준 세계 최대 전자업체로 등극했다. 올해는 일본 상위 15개 전자업체의 총이익보다 더 많은 돈을 벌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이런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삼성전자가 운영 효과성(OE·Operational Effectiveness)과 전략적 포지셔닝(SP·Strategic Positioning)이란 2가지 분야에서 모두 끊임없는 혁신 노력을 한 게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OE는 경쟁자보다 더 좋은 제품을 빨리 만들어 내거나 불량률을 대폭 낮추는 일을 의미한다. 반면 SP는 경쟁자와는 완전히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비슷한 제품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제공하는 일을 뜻한다. 쉽게 말해 OE는 업계 최고 기업을 벤치마킹하는 전략이고, SP는 업계의 틀을 바꾸는 패러다임 변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문 교수는 글로벌 일류 기업이라면 패러다임 변화인 SP에 집중해야 하지만 제반 여건이 좋지 않은 이류 기업은 일단 OE로 성공을 거둔 후 SP를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7호에 실린 문 교수의 글을 간추린다. ○ 벤치마킹 전략과 패러다임 변화 전략의 차이 일반 기업들은 쉽게 OE 관련 활동을 할 수 있다. 쓸데없는 일을 없애 낭비를 줄이거나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동기를 부여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식이다. 문제는 OE를 통해 단기간에 경영 성과를 낼 수는 있지만 다른 기업 또한 쉽게 이 전략을 따라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별 기업의 생산성은 높여줄 수 있지만 업계 전체의 과당 경쟁을 부추겨 결국 해당 산업 내 모든 기업이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반면 SP는 경쟁자와는 완전히 다른 제품을 출시하거나 비슷한 제품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이 이제껏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혁신 제품을 출시해야 SP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진정한 SP는 새로운 시장이나 소비자 집단을 발굴하는 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시장에서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다. 몇몇 예를 보자. 미국의 자동차 정비회사 지피 루브는 엔진오일 교환, 에어컨 및 타이어 점검 서비스만 제공하는 특이한 업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반적인 자동차 수리 업체와는 달리 특정 분야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수리비를 대폭 낮출 수 있다. 미국 영화관 체인 카마이크는 인구 20만 명 이하의 소도시에서만 영업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영화상영관 수도 최소화했으며 코미디나 서부극처럼 가족 전체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만 상영한다. 당연히 입장료도 싸다. ○ 삼성전자와 소니의 사례 그렇다면 삼성전자는 어떻게 OE와 SP를 개선했을까. 외환위기 직후 삼성전자는 2만여 명의 직원을 구조조정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부도 대거 처분했다. 신제품 개발, 예산 및 마케팅 관련 의사결정을 할 때 필요 없는 중간 단계도 모두 없앴다. 모두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OE 전략이다. 하지만 효율성 향상만으론 세계 최대 전자업체가 될 수 없다. 삼성전자의 진정한 경쟁력은 OE 개선에 만족하지 않고 SP 분야에서도 혁신을 거듭한 데서 나왔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산업에 모두 진출한 많은 세계 유명 전자업체와 달리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하드웨어 분야에만 집중하고 있다. 핵심 고객층 또한 특정 소비자 집단에 맞춰져 있다. 전자 산업의 특성상 많은 경쟁업체는 점차 세계 각국의 저소득층으로 소비자층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제품의 품질이나 가격 면에서 중간 소득층 이상의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은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 많은 부품을 가능한 한 아웃소싱하는데, 삼성전자는 이와 달리 주요 부품을 내부에서 생산한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쟁자 소니는 SP 분야에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해 큰 실패를 맛봤다. 소니는 하드웨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졌지만 영화, 음악, 게임 등 소프트웨어 산업에 무리하게 진출했다가 화를 입었다. 소니가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동안 경쟁자들은 하드웨어 분야에서 소니를 추월해 버렸고, 정작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는 기대했던 수익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소니의 사례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 못지않게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 준다. 특히 해당 산업에서 확실한 1위가 아닌 기업은 무조건 새로운 제품과 시장을 찾는 패러다임 변화 전략을 섣불리 추구하면 안 된다. 1위 기업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이뤄놓은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해서 활용한 후 경쟁자가 등한시하고 있는 틈새시장에서 SP를 향상시킬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cmoon@snu.ac.kr정리=하정민 기자 dew@donga.com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7호(2010년 5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메디치 가문의 양대철학은 유약겸하 - 여민동락▼메디치 가문의 창조경영 리더십/몸을 낮춰 대중의 편에 서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명가(名家) 메디치 가문의 문장에는 방패처럼 보이는 패널에 여섯 개의 둥근 공이 박혀 있다. 이 공 문양의 정확한 의미는 아직까지 베일에 쌓여 있다. 후대 사람들은 이 공 문양을 메디치 가문의 알려지지 않은 초기 행적을 밝혀줄 실마리로 보고 있다. 공 모양의 문양은 환약(丸藥)을 뜻하며 메디치 가문의 조상들이 의약 관련 직종에 종사했다고 보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이는 환약이 아니라 동전을 상징하며 피렌체의 환전상들이 건물 간판에 사용한 동전 모양에서 유래됐다는 해석도 있다. 일부에서는 이 문양을 방패에 찍힌 여섯 개의 철퇴 자국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연세대 김상근 교수는 이 공 문양에 대한 해석을 볼 때 메디치 가문의 출발은 평민에 불과했던 약제상이나 환전상 아니면 용병으로 활약한 군인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런데 이 평범한 가문이 어떻게 세계 최고의 부를 축적하고, 교황과 프랑스 왕비를 각각 두 명씩이나 배출하는 위대한 가문으로 도약할 수 있었을까. 김 교수는 메디치 가문의 철학을 유약겸하(柔弱謙下)와 여민동락(與民同樂)이라는 두 개의 사자성어로 압축했다. 강자와의 경쟁을 피하고 몸을 낮추되 언제나 대중의 편에 섰던 메디치 가문의 정신을 소개한다.21세기 조직, 재즈 즉흥 연주서 유연성 배워야▼신동엽 교수의 경영거장 탐구/악보도 지휘자도 없지만… 클래식의 거장도 미국 흑인 음악에서 유래한 재즈의 즉흥 연주방식에 혀를 내두른다. 거슈윈, 케이지, 라벨, 쇼스타코비치, 사티, 글래스 등 현대 음악의 거장들은 재즈를 미래형 음악으로 극찬했다. 클래식 오케스트라는 악보를 그대로 연주하고, 지휘자가 전체 단원을 일사불란하게 리드한다. 개별 악기의 연주 부분은 명확하게 구분돼 있고, 단원들은 악기의 중요도와 서열에 따라 순서대로 앉는다. 단원들은 오케스트라의 리더인 지휘자만 올려다본다. 지휘자는 절대적 권한을 행사한다. 반면 재즈 즉흥 앙상블에서는 연주자 간 엄격한 위계질서는 없다. 어떤 연주자가 치고 나가면 다른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뒤로 물러나 뒤를 받친다. 반대로 누군가 약해지면 다른 구성원이 치고 나온다. 조직 이론분야의 거장인 칼 와익 미국 미시간대 교수는 예상하지 못한 급박한 상황이 수시로 발생하는 21세기 글로벌 초경쟁 환경에서 재즈 즉흥 앙상블과 같은 극도로 유연한 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찰나를 놓치지 않고, 적시에 믿음직한 대응을 하는 조직을 고신뢰조직이라고 불렀다. 신동엽 연세대 교수는 와익 교수의 통찰력을 빌려 21세기 한국에 고신뢰조직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한다.입소문은 과학… 구매 의사결정 20~50% 좌우▼Global Perspective/맥킨지 쿼털리 ‘입소문’이라고 불리는 구전효과(Word of mouth)는 모든 구매 의사결정의 20∼50%를 좌우한다. 디지털 혁명으로 입소문의 확산은 더 빨라졌고, 일대일의 관계에서 여러 사람과 소통하는 일대다의 관계로 진화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회자되는 사용 후기 및 소비자 의견 등이 대표적인 예다. 휴대전화 시장에서 기타 요소들이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주요 메시지의 전달률이 시장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을 2년여간 관찰한 결과 긍정적 메시지는 약 10%의 증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적 메시지는 20%의 감소 영향이 있었다. 입소문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관리해야만 하는 이유다. 문제는 입소문 효과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맥킨지의 컨설턴트들이 마케터의 고민을 덜어주는 대안을 소개한다. 입소문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로 ‘구전활동자산’ 개념이다. 한 브랜드가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메시지를 얼마나 창출할 수 있는지를 계량화한 지수를 통해 최적의 상황에서 최적의 내용으로 최적의 대상을 공략하는 입소문 전략을 소개한다.}

    • 201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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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뛰는 걸 잊을 정도로 몰입할때, 승리 다가와”

    “러너스하이(runner’s high·고통스러운 순간을 참고 운동을 계속할 때 어느 순간 나타나는 행복감)요? 그건 일반인들 얘기죠. 선수들은 그 기분을 잘 몰라요. 달리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을 정도로 극한의 몰입 단계까지 도달해야 하니까요.” 러너스하이를 자주 느꼈기에 그 힘든 마라톤을 20년간 할 수 있었느냐는 기자의 ‘우문’에 국민 마라토너가 내놓은 ‘현답’이었다. 작년 10월 은퇴한 ‘봉달이’ 이봉주 선수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와의 인터뷰에서 극한의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마라톤을 하려면 완전한 몰입과 욕심을 버리는 길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평생 공식 대회에서 15회 정도만 완주하는 다른 세계 유명 선수들과 달리 평발과 짝발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무려 41회를 완주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선수와의 인터뷰 전문은 DBR 52호(3월 1일자)에 실려 있다. ―은퇴를 결심한 가장 큰 계기는 무엇입니까. “작년 1월부터 3월까지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몸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다른 때에는 어떻게 운동해야 제가 의도한 시간대에 들어올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 작년에는 의도했던 시간대를 맞출 수 없더군요.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욕심을 부리면 안 되기에 깨끗이 접었습니다.” ―왜 욕심을 부리면 안 되나요. 스포츠에서 승부 근성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마라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기 페이스를 제대로 지키면서 뛰는 겁니다. 초반에 스퍼트를 올리다 후반에 처지는 선수들이 많아요. 선두와 거리가 벌어졌다고 갑자기 속도를 내면 한 번에 나가떨어질 뿐입니다. 서서히 몸을 끌어올리면서 조금씩 거리를 좁혀야죠. 일단은 자신의 기록에서 1초를 앞당기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1초가 모여 1분이 되고, 10분이 됩니다. 욕심을 부린다고 당장 기록을 5분, 10분씩 줄일 수는 없거든요. 저 역시 경기 전 ‘오늘 몸이 별로인데’라고 느꼈던 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도 워낙 덥고 습한 곳이라 몸이 무거웠는데 결과가 좋았어요. 반면 몸 상태가 좋다고 느끼면 ‘오늘 뭔가 보여 주겠다’는 욕심에 일을 그르칠 때가 많았습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때 간발의 차로 은메달을 땄습니다. 그때 욕심을 부렸다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을까요. “당시 25km 지점에서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조시아 투과네 선수가 치고 나가면서 간격이 벌어졌어요. 조금씩 격차를 좁히긴 했지만, 끝내 따라잡지 못하고 3초 차로 은메달을 땄죠. 100m만 더 남았더라도 따라잡을 수 있었겠지만 후회하지는 않아요. 가장 중요한 건 그 대회가 제가 오랫동안 뛸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겁니다. 그때 은메달을 땄기 때문에 금메달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할 수 있었고, 계속 달릴 수 있었습니다. 그때 1등을 했더라면 은퇴 시기가 훨씬 빨라졌을 겁니다.” ―지난 20년간 한 번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나요. “물론 힘든 시간이 있었죠. 부상, 슬럼프, 소속팀 문제도 있었고, 시드니 올림픽 때는 다른 선수와 부딪쳐 넘어지기까지 했는데요. 하지만 힘들다고 해 봐야 달라질 게 있나요? 예전 동료 중 운동이 끝나면 힘들어 죽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친구가 있었어요. 신기하게도 연습 때는 성적이 괜찮은데 경기 때는 한 번도 좋은 성적을 못 내더군요. 말이 씨가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라톤에는 코스, 날씨, 장소 등 통제 불가능한 변수가 굉장히 많습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기록 보유자가 우승한 적도 거의 없어요. 결국 자신이 준비할 건 다 준비해 놓고, 최선을 다한 후, 모든 여건이 맞아떨어질 때 비로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습니다.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운동이죠.” ―선수들이 그냥 달리는 듯 보여도 치열한 전략 대결을 한다면서요. “전략도 중요하지만 자신감과 당당함이 더 중요합니다. 국제대회에 나가면 기록이 쟁쟁한 선수, 동양인보다 신체 조건이 좋은 선수가 많아요. 모든 경기 때마다 신체 상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도 없고요.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실제로도 좋은 성적이 나온다’고 끊임없이 자신을 세뇌시켜야 합니다. 마지막 경기였던 작년 전국체전 때 사실 저는 우승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후배들이 서로 눈치만 보면서 소극적으로 뛰더군요. 그러면 전반적인 기록만 나빠져요. 앞에 선수가 몇 명 있건 말건 나는 내 페이스를 유지한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뛰어야 합니다. 저는 경기 중에 시계를 거의 안 봅니다. 시계를 자주 보면 불안해지거든요. 생각을 비워야죠.” ―평발과 짝발이라는 불리한 신체 조건을 지녔습니다. 약점을 의식한 적은 없나요. “고등학교 때가 돼서야 제가 평발이란 걸 알았어요. 특별히 발이 불편하다고 느껴본 적도 없고요. 신체 조건이 불리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지만, 불리하다면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죠.”하정민 기자 dew@donga.com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국내 첫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2호(2010년 3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Issue Highlight/‘늙은 일본’ 경영에서 ‘젊은 한국’이 얻을 것끝없이 이어지는 불황, 일본식 경영의 상징인 도요타의 위기, 국적 항공사 일본항공(JAL)의 침몰…. 합리주의와 성과주의에 기초한 서구식 경영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조명을 받았던 일본식 경영 모델이 위기에 직면했다. 일본식 경영은 안정된 환경에서 장기 성장을 추구할 때 적합하다. 일본식 경영을 도입한 기업이 단기 성장을 추구하거나 불안정한 환경에 노출됐다면 서구식 성과주의 요소를 받아들여야 한다. 일본식 경영의 위기를 진단하고 일본과 서구의 경영방식을 절묘하게 혼합한 ‘섞음의 미학’을 통해 독창적인 한국형 경영모델 개발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이 밖에 DBR는 △도요타 위기의 원인과 대책 △도요타의 위기관리 △일본항공 도산의 교훈 △급변하는 일본 유통업계를 분석한 네 가지 글도 함께 소개했다.▼Risk Management/“돈을 갖고 튀어라?” 횡령사고 막는 네 가지 기술작은 규모의 횡령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기업이 많다. 하지만 보이는 손실만 봐서는 안 된다. 이는 곧 수십억 원의 횡령 사건이 발생할 만한 허술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기업 내 부정사건은 규모가 크건 작건, 외부로 공개됐건 안 됐건 간에 기업 가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이런 일들은 생각보다 훨씬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기업 내 부정을 사전에 막기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소개한다.▼매킨지 쿼털리/물을 지배하는 자가 미래의 승자앞으로 20년간 세계 각 지역과 분야에서 물 생산성을 높여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500억∼6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수자원의 효율성은 기업 생존의 전제 조건이자 막대한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수자원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과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이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솔루션 발굴을 위한 마케팅 및 영업 역량 계발, 규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 전략 등을 집중 분석했다. 또 물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영업 및 마케팅 전략과 규제 대응 방안 등도 함께 전한다.}

    • 201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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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한국팀 ‘금메달 경영’ 키워드는 승리 확신하고 싸우는 ‘先勝求戰’

    김연아,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등 한국 겨울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의 활약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쇼트트랙 이외 종목에서 한국 대표팀이 겨울올림픽에서 따낸 메달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김윤만 선수의 은메달 1개와 이강석 선수의 동메달 1개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불과 4년 만에 체격 등 많은 열세를 극복하고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등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따내며 겨울올림픽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특히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따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서양인들의 전유물이었던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과거 승부를 결정짓는 요소는 오직 힘이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기술과 전략으로 철저히 대비하고 분석해 승리를 일궈냈다. 전략, 기술, 자신감 등이 어우러진 한국 대표팀의 선전 비결을 손자병법과 맹자 등 동양고전에 나오는 경구를 통해 분석해 본다. ○ 선승구전(先勝求戰·싸우기 전 이길 방책을 세우라) 손자병법에서는 ‘전략’이야말로 양적 열세를 극복하고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요소라고 강조한다. 감정, 오기, 감만 가지고는 이길 수 없다. 자신의 전력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승산이 있다고 판단할 때만 싸워야 한다. 승산이 없으면 승산을 만들어놓고 싸워야 한다. 손자병법이 ‘전쟁은 싸워서 이기러 들어가는 게 아니라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그 승리를 확인하러 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재희 민족문화콘텐츠연구원장은 한국 대표팀의 선전 비결을 ‘싸우기 전에 이미 이길 방책을 세워놓은 후 싸움에 임한다’는 뜻의 선승구전이라고 풀이했다. 박 원장은 “한국 대표팀은 빙질과 실내 온도를 과학적으로 계산하고 분석했고, 스케이트 날을 갈아주는 전문가까지 뒀으며, 쇼트트랙의 강점을 스피드스케이팅에 이식하는 등 치밀한 전략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손자병법은 전략의 3요소를 시간, 공간, 속도로 꼽는다. 첫째, 상대방이 예상하지 못한 시간에 출격해야 한다(출기불의·出其不意).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의 금메달리스트 이상화 선수는 출발이 다른 선수보다 늦었지만 경기 후반 적절한 시간에 막판 스퍼트를 올려 금메달을 땄다. 둘째, 상대방이 준비하지 못한 곳을 공격해야 한다(공기무비·攻其無備). 서양 선수들은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을 ‘동양 선수들이 치고 들어올 수 없는 분야’라고만 생각하고 안주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쇼트트랙에 눌려 주목받지 못했던 새로운 공간을 확보했다. 셋째, 상대방이 예상치 못한 빠른 스피드로 싸워야 한다(병자귀속·兵者貴速).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경기 막판 스퍼트에 주력하는 서양 선수들과 달리 코너링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스피드를 내며 승리했다.○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장수와 병사가 뜻을 같이하라) 엘리트 체육을 중시하는 한국 체육계에는 때로는 체벌마저 용인하는 강압적인 훈련 분위기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2004년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을 맡은 김관규 용인시청 감독은 부임 직후 제일 먼저 분위기 쇄신에 앞장섰다. 김 감독은 선수의 특성에 맞게 운동량을 정해주는 ‘일대일 맞춤 훈련’을 도입하고 자율성을 크게 부여했다. 오직 승리만을 외치는 고되고 강압적인 훈련이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몸 상태와 분위기를 맞춰주면서 스스로 노력하도록 유도했다. 김연아를 지도한 브라이언 오서 코치도 ‘선수를 행복하게 만드는 피겨스케이팅을 가르치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오서는 김연아 이전에 전문적으로 선수를 지도한 경험이 전혀 없는 ‘초보’ 코치였다. 하지만 항상 친구처럼, 가족처럼 김연아를 따뜻하게 이끌고 격려하면서 자신이 따지 못한 금메달을 김연아에게 선사했다. 반면 선수에게 절대 복종을 요구하는 아사다 마오의 타티야나 타라소바 코치는 무려 9명의 제자에게 금메달을 선사했지만 그만큼 자신의 선수들과 자주 마찰을 빚었다.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여자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을 딴 아라카와 시즈카는 올림픽 직전 타라소바 코치와 결별하고 다른 코치에게 간 후에야 금메달을 땄다. 선수단의 합심도 중요하다. 스케이팅 선수로는 환갑을 넘긴 30대의 나이에도 월드컵과 세계선수권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대표팀의 맏형 이규혁은 평소 모태범, 이상화 등 막내 선수들을 지극히 챙기는 걸로 유명하다. 모태범과 이상화가 금메달을 딴 후 “규혁이 형에게 감사한다”고 거듭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감독도 “이규혁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대표팀의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한다. 선수, 코치, 감독 모두의 합심과 단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손자병법은 상하동욕자승 즉 ‘장수와 병사가 뜻을 같이해야 전쟁에서 승리한다’고 가르친다. 지도자와 선수도 마찬가지다. 상호 신뢰가 뒷받침되면 선수들은 고된 훈련을 극복하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하나도 안떨렸어요” 한국 선수들 ‘자기확신’ 세계가 놀라 ▼○ 오월동주(吳越同舟·이종교배의 힘)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종목의 승부는 초반 100m 이후 첫 코너링에서 누가 안정적으로 가속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코너에서 속도를 너무 내면 원심력을 견디지 못해 넘어지거나, 균형을 잡기 위해 감속을 해야 한다. 때문에 코너링이 경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쇼트트랙과의 접목은 필수적이다.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지난해 여름부터 태릉선수촌에서 쇼트트랙 스케이트화를 신고 코너링 훈련에 집중했다. 특히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트로 전향한 지 7개월 만에 1만 m 금메달과 5000m 은메달을 따낸 이승훈 선수 등은 아예 쇼트트랙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코너링 능력 향상에 집중했다. 이승훈 선수는 메달을 딴 후 “이제는 스피드스케이팅의 승리 공식까지 체득했으므로 지금 다시 쇼트트랙을 하라면 예전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김연아가 다른 선수, 특히 트리플 악셀이라는 한 가지 기술에만 주력하는 아사다 마오와 차원이 다른 선수로 평가받는 이유도 스포츠에 예술을 적절히 조화시키고 교배시켰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지금 당장 배우를 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표정 연기에 능하다.손자병법에도 이종교배의 힘을 보여주는 단어가 나온다. 바로 오월동주(吳越同舟)다. 손자(孫子)는 “오나라와 월나라는 원수처럼 미워하는 사이지만 그들이 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다가 풍랑을 만난다면 원수처럼 맞붙어 싸우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양쪽 어깨에 붙은 오른손과 왼손의 관계처럼 도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마찬가지로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라면 다른 종목, 다른 선수의 기술과 장점을 내 것에 접목할 줄 알아야 한다. 로마제국이나 그리스제국 또한 다른 나라의 인재와 문물을 잘 흡수했기 때문에 대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성인여아동류(聖人與我同類·나도 노력하면 성인이 될 수 있다)이규혁 등 과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그간 세계선수권이나 월드컵대회에서 여러 차례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는 한 번도 메달을 따지 못했다. 하지만 신세대 선수들은 선배들과 달리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전혀 떨거나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큰 무대가 주는 긴장감과 압박을 즐겼다.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에서 아사다 마오 바로 뒤에서 연기한 김연아는 아사다 마오가 무결점 연기를 펼치며 높은 점수를 받은 데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한층 차원이 높은 연기를 선보이며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나의 당당함과 자신감은 상대방을 위축시킨다. 피겨스케이팅 프리프로그램에서 김연아가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자 바로 뒤에서 연기한 아사다 마오는 점프 실수를 거듭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 m의 세계 기록을 보유한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르의 코치가 코스 선택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한 이유도 이승훈의 예상 밖 선전에 지나치게 신경을 곤두세웠던 탓도 있다.이상화 선수는 훈련할 때 남자 단거리 선수들을 파트너로 맞았고 남자 선수들 못지않게 근력 훈련에 치중했다.맹자(孟子)는 성인여아동류(聖人與我同類) 즉, ‘나도 노력하면 성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는 여자니까, 서양 선수보다 체격 조건이 불리하니까, 한 번도 금메달을 따본 적이 없으니까’라고 생각하면 결코 금메달을 딸 수 없다. 항상 스스로를 위대하게 여기고 자신감과 투지를 불태워야 승리할 수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국내 첫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2호(2010년 3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Harvard Business Review/“주주보다 고객”…고객 자본주의 시대가 왔다현대 자본주의는 ‘전문 경영인’을 앞세운 ‘관리 자본주의’ 시대와 주주 가치 극대화를 기업의 최우선 목표로 삼는 ‘주주 가치 자본주의’ 시대로 양분할 수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 로저 마틴 교수는 관리 자본주의 시대(1933∼1976년)와 주주 가치 자본주의 시대(1977∼2008년) S&P500 기업의 주가 상승률을 각각 분석했다. 그 결과 주주 가치 자본주의 시대 기업들의 주주들이 얻은 연평균 실질 수익률이 관리 자본주의 시대 기업 주주들이 얻은 수익률보다 오히려 하락했다. 주주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주주 가치가 아니라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P&G처럼 고객 가치 극대화를 우선한 기업이 GE나 코카콜라처럼 주주 가치 극대화를 앞세운 기업보다 오히려 주주들에게 더 큰 이익을 안겨줬다.▼ ▼High-Tech Marketing Solution/B2B 기업도 브랜드로 도약하라소비재 시장에서처럼 B2B 기업에서도 브랜드 가치가 중요할까? 미국의 브랜드 컨설팅 기업인 코어브랜드가 16년간 450여 개 기업을 연구한 결과 B2B 시장에서 기업 브랜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평균 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의 통념과 달리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지 않는 B2B 시장에서도 브랜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가 B2B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사기(史記)의 리더십/톱니바퀴 같은 시스템, 제국을 이끌다진시황은 거대한 제국을 통치하기 위해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작동시키는 완벽한 시스템 구축에 몰두했다. 화폐, 도량형, 문자를 비롯해 각종 문물제도를 규격화하고 행정체제와 도로망을 정비했다. 진시황은 시스템 전문가였지만 동시에 시스템 맹신자이기도 했다.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해 놓으면 그 시스템 안에서 인간은 절로 움직일 거라고 확신했다. 그는 자신 외에 어떤 인간도 믿지 못했고, 그에 따라 통일 제국의 모든 시스템을 스스로 창안하거나 다듬으려 했다. 이는 곧 시스템 오작동에 따른 모든 책임도 그 자신이 져야 하다는 의미였다. 시스템의 전문가이자 시스템 맹신자였던 진시황의 리더십을 소개했다.}

    • 201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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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지속가능 혁신? 집단지성 활용하라

    한 사람의 천재가 수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성공한 리더나 혁신가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이와 다르다. 한 명의 천재가 그 자신만의 능력으로 혁신한 사례는 드물었다. 오히려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창의력을 배가시킨 사례가 훨씬 많았다. 다른 사람들과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한 사람의 천재가 만들어낸 아이디어보다 훨씬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드는 게 바로 집단지성이다. 집단지성을 잘 활용하면 천재급 인재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낮추고 조직 전체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21세기 새로운 경영 환경에서는 핵심 인재 한두 명에 의존하기보다 집단 전체의 역량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집단지성의 힘을 간과한 항우와 칼리 피오리나 한나라의 항우는 귀족 출신으로 무예가 출중했고 머리도 뛰어났다. 하지만 그는 농민 출신에다 자신보다 여러 면에서 부족한 유방에게 패했다. 항우의 충신인 범증은 ‘유방은 위험한 존재니 제거해야 한다’고 여러 번 간언했지만 항우는 이를 무시했다. 반면 유방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무장 한신과 책사 장량을 항상 곁에 두고 활용했다. HP의 전 최고경영자(CEO) 칼리 피오리나도 마찬가지다. HP는 설립 이후 격의 없이 의사소통을 하고 다른 부서원들과 협력하는 문화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피오리나는 토론보다는 회의를 선호했다. 또 직원들과 만나기보다 투자자에게 사업 계획을 설명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컴팩과의 합병 과정에서 대규모 감원까지 실시하자 직원들은 그에게 등을 돌렸다. 여기에 실적 부진까지 겹쳐 CEO에서 물러나야 했다.○ 집단지성 활용한 마스터카드와 시스코 이미 일부 기업들은 집단지성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냈다. 마스터카드는 지난해 전 세계를 7개 지역으로 나누고 전문가들이 해당 지역의 기술 및 소비자 동향 등을 연구하는 ‘역동적 전략’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들은 1년에 2번씩 본사 임원들과 모여 지식도 공유한다. 마스터카드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한 비용 지불 방식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쟁사보다 빨리 이를 사업으로 연결했다. 시스코는 집단 의사결정 시스템을 도입해 좋은 성과를 냈다. 시스코의 존 체임버스 회장은 회사의 주요 투자 의사결정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다. 대신 투자위원회를 두고 총 1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 안건들에 대한 의사결정을 맡긴다. 투자위원회 밑에는 투자소위원회를 두고 10억 달러의 투자 안건들을 심의하게 한다. 한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한 의사결정을 통해 의사결정의 속도, 품질, 유연성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다. ○ 조직 운영 전반의 변화 모색해야 집단지성이 활발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팀 리더의 역할, 성과 평가 및 보상체계, 스트레스 관리 등 조직 운영의 대대적 변화가 필요하다. 일단 팀 리더가 기존 조직의 리더와 달라야 한다. 팀원들을 이끌고 관리하기보다 팀원의 한 사람으로서 업무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게 더 중요하다. 평가 및 보상체계도 바꿔야 한다. 팀워크는 집단지성을 이끌어내는 핵심 요소이므로 상사보다는 동료의 평가에 더 큰 비중을 둬야 한다. 보상체계도 개인 단위의 성과급 차별화가 아니라 조직단위별 성과급을 적용해야 한다. 상명하복의 조직 문화가 강할수록 집단지성을 활용하기 어렵다. 전통적으로 연장자를 중시하고 직급에 따른 별도의 호칭을 쓰는 조직일수록 환골탈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현아 타워스왓슨 상무 Hyuna.Choi@towerswatson.com정리=하정민 기자 dew@donga.com국내 첫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0호(2010년 2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Harvard Business Review/Strategy Tools for a Shifting Landscape 단어는 숫자보다 강력하다. 단어를 활용하면 기업은 변화의 근본적인 원인에 집중하고, 지속적으로 전략을 수정해나가며 비즈니스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있다. 사람들은 대개 숫자, 지도, 도표보다 단어를 더욱 잘 이해한다. 따라서 대본 형태로 전략을 수립하면 직원들의 상상력을 북돋울 수 있다. DBR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1, 2월호에 실린 ‘Strategy Tools for a Shifting Landscape’를 전문 번역했다. ▼트렌드 돋보기/앱스토어 성공 부른 ‘후광 효과 전략’앱스토어를 향해 돌진하는 사업자들은 애플에는 후광 효과를 볼 수 있는 아이폰이라는 획기적 제품이 있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사업자들은 자신이 가진 서비스나 제품이 앱스토어와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른 서비스나 제품과 연계되지 않으면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는 애플의 그것만 못할 것이다.▼CEO를 위한 인문고전 강독/ 누구나 자신만의 언어로 이야기한다비트겐슈타인은 그의 저서 ‘철학적 탐구’에서 “어떤 낱말이 어떻게 기능하느냐는 추측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 낱말의 적용을 주시하고, 그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고유한 언어 규칙을 따르고 있다. 상대방이 어떤 삶의 문맥을 갖고 이야기하는지 섬세하게 읽어내야 한다. 자신의 문맥에 따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재단하는 순간 오해와 갈등은 불가피해진다.▼High-Tech Marketing Solution/‘구색’으로 전락한 충성도 프로그램 확 바꿔라성공적인 충성도 프로그램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경쟁 상품보다 매우 크고 △고객이 충성도 프로그램의 가치를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고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비용 구조를 갖춰야 한다. 충성도 프로그램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그 목적과 목표 고객군, 판단 지표를 명확히 하고, 소비자가 느끼는 주관적 혜택을 감소시키는 ‘소멸성 혜택’은 피하는 게 좋다.}

    • 201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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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CEO를 위한 인문고전 강독]죽음 앞두고 당당할 수 있는 ‘盡人事’

    인간의 삶은 언제나 예상할 수도,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도 없는 일들로 채워져 있다. 불확실성이 가져오는 불안과 공포를 완화하기 위해 서양인들은 초월적 존재인 신에 의지했다. 그렇다면 동양인들은 과연 어떻게 대처했을까. 동양인의 대응 방식을 알려주는 구절이 바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사람의 일을 모두 다하고, 천명을 기다린다’는 뜻의 이 구절은 중국 남송의 유학자 호인(胡寅)이 저서 독사관견(讀史管見)에서 처음 사용했다. 서양인들이 신에게 기도할 때, 동양 사람들은 조용히 천명을 기다렸다. 어떤 일이 발생하기 전 신에게 기도부터 하는 태도와 구체적인 일을 수행한 후 천명을 기다리는 태도는 완전히 다르다. 과연 천명이란 무엇이고, 천명을 기다리는 일은 어떤 의미일까.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험준한 산을 오르고 있다고 가정하자. 어느 순간 우리는 정상이 눈앞인데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황, 앞으로 한 발도 나아갈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바로 이때 인간은 자신이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일과,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할 수 없는 일의 경계에 도달한다. 최선을 다해도 어쩔 수 없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지, 살아서 산을 내려갈 수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여기까지 오기 위해서 내가 최선을 다했느냐 아니냐다. 이렇듯 진인사대천명의 핵심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진인사’에 있다. 그래야만 자신이 할 수 없는 일, 즉,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한계 상황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계 상황과 마주해야 이게 나의 천명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한 결과는 인간의 역량을 넘어선 영역에 있다. 결과가 좋으면 감사히 받아들이고, 결과가 나빠도 순순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맹자가 천명을 ‘자신의 도(道)를 다하고 죽는 것이 바로 올바른 명(命)’이라고 풀이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동양에서 이상적인 인격자라 칭하는 군자(君子)와 진인(眞人)의 특성은 생사(生死)에 초탈한 사람들이다. 이 특성 역시 진인사대천명과 무관하지 않다. 군자와 진인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극한에 이를 때까지 최선을 다해 수행했던 사람들이다. 그 한계 상황에서 설사 죽음과 마주할지라도 기꺼이 그 죽음을 받아들였다. 이들이 죽음 앞에서도 삶에 대한 집착이나 미련 없이 당당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본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 자신의 삶에 미련을 가지겠는가. 자신이 최선을 다했음에도 죽음과 마주해야 한다면 그게 바로 그 사람의 천명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난 뒤 조용히 그 결과를 기다리는 태도, 어떤 결과가 나오든 기꺼이 수용하는 태도야말로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가 깊이 되새겨야 할 교훈이다. 강신주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객원연구원 contingent@naver.com정리=하정민 기자 dew@donga.com국내 첫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49호(2010년 1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 민재형 교수의 의사결정 미학(美學)/직관+이성, ‘판단의 정석’을 갖춰라엘리베이터의 수가 적어 불편한 빌딩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집중한다. 운행 방법을 바꾸거나 속도를 올리는 해법을 낸다. 대안을 중심으로 사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의적인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해법을 생각해낸다. 대안에 매몰되지 않고, 가치 중심의 사고를 하기 때문이다. 의사결정 오류를 초래하는 인간 정보처리시스템의 한계와 원인을 소개한다.▼ Competitive strategy in Practice/기업, 때론 소비자 가르쳐야21세기 소비자는 기업이 물건을 판매하는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 우위를 창출하는 주체이자 새로운 원천이다. 애플처럼 소비자와 함께하는 경영전략으로 성공하는 기업이 되려면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소비자 커뮤니티를 움직인 후, 소비자의 개인적 경험을 같이 만드는 식으로 개별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관리해야 한다.▼ Negotiation Newsletter/협상 성패, 준비 단계서 결정된다케이와 아이반 부부는 딸 제인 문제로 서로를 피하고 있다. 아이반은 제인에게 사업 종잣돈 1만 달러를 그냥 주려고 한다. 케이는 그런 남편이 못마땅하다. 딸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이들 부부의 문제는 무엇일까. 상대방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탓할 필요는 없다. 당사자들이 준비 단계부터 서로 협의하며 협상의 탄탄한 토대를 마련했다면 이런 상황은 피했을지도 모른다. 협상 준비 과정이 본협상만큼 중요한 이유다.▼ 전쟁과 경영/통조림의 위력:우린 적어도 굶어죽진 않는다1942년 버마(현 미얀마)에 주둔 중이던 일본군 15군은 정글 지대를 통과해 인도 북부지역의 인팔을 점령하는 작전을 세웠다. 일본군은 험악한 도로와 정글을 뚫고 나가야 했다. 문제는 식량 등의 보급이었다. 일본군은 오래전 이 루트를 정복했던 칭기즈칸의 군대처럼 수천 마리의 양과 소를 끌고 전투에 나섰다. 통조림을 먹는 연합군과의 전투에서 일본군은 승리를 거뒀을까. 전쟁에서 승리하고 최고의 생산성을 올리려면 기본적인 욕구 해결이 필요하다. 기업이라고 다를까.}

    • 201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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