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막대한 돈 드는 M&A보다 사내 벤처가 훨씬 남는 장사”

  • Array
  • 입력 2010년 6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기업가정신’ 권위자 美와튼스쿨 아르밋 교수


기업가정신 분야의 권위자인 라피 아르밋 교수는 “창업자가 지나치게 경영권에만 집착하면 더 큰 도약을 이루기 어렵다”며 
“작은 파이의 대부분을 갖기보다 큰 파이의 작은 부분을 갖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기업가정신 분야의 권위자인 라피 아르밋 교수는 “창업자가 지나치게 경영권에만 집착하면 더 큰 도약을 이루기 어렵다”며 “작은 파이의 대부분을 갖기보다 큰 파이의 작은 부분을 갖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는 조금의 위험도 감수하지 않으려는 ‘유령’ 벤처 투자자가 많은 편입니다. 해당 기업이 일정 수준의 성과와 매출을 낼 때 하는 투자는 진정한 벤처 투자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분야의 권위자인 라피 아르밋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 교수는 벤처 투자의 핵심은 위험을 감수하는 데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르밋 교수는 우수 정보기술(IT) 벤처 육성을 위해 설립된 KGIF(Korea Global IT Fund) 조성 시 조언을 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최근 포럼 참석차 내한한 그는 동아비즈니스리뷰(DBR)와 인터뷰를 갖고 기업가정신 함양 및 벤처 투자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한국의 벤처 투자자들 지나치게 몸사리는 경향
큰 파이의 작은 부분 가지는게 작은 파이 다 갖는것보다 낫다”


―한국에서 창업이 활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무엇보다 실패를 격려해주는 문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실패한 사람을 패배자로 간주하지 않고 그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문화가 정착돼야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먼저 실패했다는 건 다음에 비슷한 시도를 하는 사람이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벤처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대학들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와튼스쿨에는 학생들의 창업을 장려하는 여러 제도가 있습니다. 2년 전 졸업한 한 학생은 구글에 휴대전화 광고를 게재한다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습니다. 우리는 그 학생을 지원했습니다. 그는 상당한 돈을 벌었고 이후 학교에 번 돈의 일부를 돌려줬습니다. 이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더 많은 학생이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더 큰 성공 사례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한국 기업의 사내 벤처도 활발하지 않습니다.

“인수합병(M&A)에 관심을 두는 경영자가 많은데 사내 벤처가 활발해지면 굳이 막대한 돈과 실패 위험을 감수하면서 M&A에 집착하지 않아도 됩니다. 회사 내에서 새롭고 혁신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진정한 사업 확장이 가능해집니다. 사내 벤처가 실패한 후 이를 복구해야 할 비용을 걱정한다지만 M&A에 필요한 비용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기업가정신으로 성공한 창업자가 그 성공을 이어가려면 돈과 권력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창업 초기에 기업을 잘 운영하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어려움을 느끼는 경영자가 많습니다. 둘 중 반드시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큰 파이의 작은 부분을 갖는 게 작은 파이의 대부분을 갖는 것보다 낫다고 봅니다. 오너 경영자들이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기업의 경영권을 고수하려는 태도는 인지상정입니다. 하지만 더 많은 자원과 인력을 모아 회사가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야말로 창업 못지않은 기업가정신의 발현입니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경영권에 집착했다면 오늘날의 성공을 이뤄내지 못했을 겁니다.”

―기업가정신의 본질을 가장 잘 구현한 리더는 누구입니까.

“중고 서적을 정찰제로 거래하는 사이트인 하프닷컴(Half.com)의 창업자 조시 코펠먼입니다. 그는 3억5000만 달러를 받고 회사를 이베이에 팔아 젊은 나이에 엄청난 돈을 벌었습니다. 매각 후 1년 만에 코펠먼재단을 만들어 자신처럼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을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단순히 돈만 좇지 않고 성공과 도덕적 이념을 잘 결합시킨 사례입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9호(2010년 6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친구-敵이 뒤섞인 세상, 이 남자의 선택은 / ▼메디치 가문의 창조 경영 리더십


코시모 데 메디치가 메디치 가문을 피렌체의 지역 기업에서 이탈리아의 대표 명문가로 거듭나게 한 비결은 무엇일까. 이탈리아 사람들이 코시모를 ‘나라의 아버지’라 부르 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코시모는 피렌체 귀족들의 모함을 받고 투옥과 추방이라는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시련을 겪으면서 더 큰 인물로 성장했다. 시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망명 1년 만에 복귀해 피렌체의 새로운 지도자로 부상한 코시모는 기존의 동맹과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외교정책을 펼친다. 도시 국가로 분열된 이탈리아의 현실을 인정하고, 어떤 정치적 환경에서도 ‘힘의 균형’을 유지시키는 선택을 한 것. 연세대 김상근 교수는 코시모의 힘의 균형 정책이 군사 력이 약한 피렌체뿐 아니라 이탈리아 전체에 평화를 가져다 줬다고 분석한다. 건강하게 힘의 균형이 유지된 집단에서 창조적인 에너지가 분출된다. 코시모의 힘의 균형 정책의 본질을 파헤친다.

넓은 문? 좁은 문? 벤치마킹의 양면성/ ▼신동엽 교수의 경영 거장 탐구


외환위기 이후 선진국 기업들의 제도를 모방하는 벤치마킹이 크게 유행했다. 기업들은 단기 성과주의적 연봉제와 팀제 구조를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이름하에 앞 다퉈 도입 했다. 사업 분야 선택도 마찬가지여서 유망한 분야라면 너도나도 진출했다. 과연 이런 벤치마킹 전략은 조직성과에 얼마나 기여할까. 전문가들은 벤치마킹이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 확보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직생태학 분야의 거장 해넌 교수는 밀도의존이론을 통해 벤치마킹의 한계를 정밀하게 분석했다. 대다수 조직이 너도나도 유행하는 경영시스템을 도입하면 오히려 경쟁이 급격히 증가해 생산성과 효율성이 약한 조직은 궤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을 주도하는 압 도적 경쟁 우위를 확보한 기업들은 대세를 추종하는 ‘넓은 문’이 아니라 남과 다른 길로 인도하는 ‘좁은 문’을 선택했다. 밀도의존이론의 관점에서 벤치마킹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IBM이 공개한 글로벌 통합모델 노하우/▼Voice from the Field


기업의 비즈니스가 세계로 뻗어나갈수록 복잡성이 커지고 비효율이 늘어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글로벌 기업에 지속적인 혁신 활동은 필수다. 하지만 전 세계 에 걸쳐 있는 다양한 사업 부문을 한 방향으로 움직이기란 쉽지 않다. 세계 170개 국가에 진출해 있는 IBM이 ‘글로벌 통합 기업(GIE)’ 모델을 도입해 전 세계 조직 통합과 업무 혁신에 성공한 노하우를 동아비즈니스리뷰(DBR)에 공개했다. 글로벌 통합 기업은 국가나 권역 중심의 사업 운영 체계에서 탈피하고, 전 세계 비즈니스를 하나의 회사로 간주하고 운영하는 모델이다. 즉 업무를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에 해당 업무 조직을 통합 배치하고, 여기서 전 세 계를 대상으로 해당 업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재무관리, 인사관리, 공급망관리 등 공통 기능들은 공동서비스(Shared Service) 센터로 통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글로벌 통합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실전 솔루션을 만나볼 수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