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한라산 특산인 구상나무 숲이 10년 동안 15.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피라미드 형태로 곧게 펴진 푸른 모습, 죽어서도 기묘한 형상 등을 간직해 ‘살아서 100년, 죽어서 100년’이라는 별명이 붙은 구상나무는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한라산에 광대한 숲을 형성하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최근 발간한 ‘최근 10년 동안 한라산 구상나무 공간 변화’ 연구보고서에서 2006년 738.3ha였던 한라산 구상나무 숲 면적이 2015년 626.0ha로 줄었다고 23일 밝혔다. 10년 동안 구상나무 숲 112.3ha가 사라진 것이다. 한라산 진달래 밭에서 정상에 이르는 지역 84.6ha, 영실탐방로 일대 25.3ha, 큰두레왓 일대 8.0ha가 줄어든 반면 방애오름 일대는 5.6ha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구상나무 숲 분포 조사 결과 한라산 해발 1300m 이상에 626.0ha가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발 1510∼1700m 지역은 전체의 74.6%를 차지했다. 가로 15m, 세로 15m의 격자 규격에 구상나무 밀도가 10% 미만인 곳은 분포 지역에서 제외됐다. 구상나무 밀도가 11∼40%인 소밀도는 316.2ha, 41∼70%인 중밀도는 253.1ha, 71% 이상 고밀도는 56.7ha로 조사됐다. 고정군 세계유산본부 생물권지질연구과장은 “해발고도에 따른 변화를 분석한 결과 고지대 구상나무 감소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기후 온난화에 따른 감소로 보기는 힘들다”며 “태풍에 따른 뿌리 흔들림, 가뭄, 겨울철 폭설 등 복합적인 기상 이변으로 구상나무가 고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제주에서는 관광시장 다변화로 위기를 극복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대적인 관광 세일즈 행사를 열면서 동남아를 비롯해 일본, 대만으로 관광마케팅 활동을 넓히고 있다. 제주도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핵심 추진과제를 비롯한 특별대책을 21일 발표했다. 4월 한 달 제주에서 열리는 왕벚꽃축제, 유채꽃축제, 우도소라축제, 한라산 청정고사리축제와 연계한 그랜드 세일을 실시한다. 28개 공영관광지를 무료로 개방하고 관광숙박업, 사설관광지, 골프장, 관광식당 등이 최대 65% 할인 행사를 한다. 올해 일본, 대만, 동남아 4개국을 잇는 직항노선 6개를 개설하고 마카오, 필리핀, 미얀마, 라오스 등 8개국 9개 도시를 연결하는 직항 전세기를 취항한다. 무슬림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인프라 개선 사업을 펼치고 관광지 순환버스와 입장료를 하나로 결제하도록 하는 ‘원 패스 스마트 투어’ 시스템도 도입한다. 다음 달 6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베트남 국제관광전(VITM)을 비롯해 대만 타이베이 국제관광박람회, 일본 히로시마 플라워페스티벌, 홍콩 국제관광박람회, 말레이시아 국제관광전(MATTA FAIR)에 참가해 관광마케팅을 전방위로 펼친다. 중국발 크루즈선의 한국 기항 전면 취소로 위기를 맞은 크루즈 산업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제주도는 제주크루즈산업협회 관계자들로 대표단을 꾸려 크루즈 전문 박람회인 ‘시트레이드 크루즈 글로벌(Seatrade Cruise Global)’에 파견해 신규 크루즈 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 활동을 했다. 8일부터 17일까지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이번 박람회에서 글로벌 크루즈선사 관계자를 만나 크루즈 기항지에 제주를 추가해 달라고 요청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그러나 ‘일회성 땜질 처방’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360만 명 가운데 중국인이 85%인 306만 명에 이르기까지 너무 높은 점유율에 대한 우려만 있었을 뿐 시장 다변화에 대한 실제적인 대안 추구 노력은 부족했다는 것이다. 김희현 제주도의회 의원은 “시장 다변화를 수도 없이 이야기했지만 귀담아듣지 않았다”며 “일본에서는 중국과의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 이후 시장 다변화에 나서 성공했다. 제주도 시급히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별여행같이 다양한 계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관광객이 만족하는 쇼핑, 위락시설을 늘리고 관광콘텐츠를 개발하는 일도 절실하다. 이승찬 제주도 관광국장은 “고질적인 저가(低價)관광 등 관광시장 구조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국내시장 극대화, 개별관광객 확대, 시장 다변화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지역에 자생하는 해조류인 감태의 추출물을 활용한 기능성 음료가 개발됐다. 해조류 활용 전문 기업인 ㈜보타메디(대표 김성호)는 수중 갈조식물 감태에서 추출한 폴리페놀 복합체인 시놀과 홍삼 등을 이용해 기능성 음료인 ‘씨놀-세븐TM(Seanol 7TM)’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폴리페놀은 활성산소를 없애는 대표적인 항산화물질로 시놀은 바다(sea)와 폴리페놀을 합친 용어다. 보타메디에 따르면 최근 한국체육대 스포츠의과학연구소 오재근 교수 연구팀이 양궁 등 운동선수와 노인을 대상으로 인체 적용 시험을 실시한 결과 씨놀-세븐TM 섭취 시 집중력과 유연성 평형감각 지구력을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양궁 선수인 경우 집중력이 13% 개선됐고 체조 선수는 유연성이 15%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65세 이상 여성 노인들은 유연성 26%, 평형 능력 39%, 지구력 19%가 각각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오 교수는 “65세 이후부터 유연성 및 평형 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데 적당한 운동과 함께 시놀 홍삼 성분 등으로 이뤄진 영양소 섭취를 한다면 유연성과 평형 능력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타메디 관계자는 “홍콩 지역 병원 등에서 뇌경색과 치매 등 뇌 관련 질환자가 8주 동안 복용한 결과 행동의 유연성과 지구력 등에서 효과가 나타났다”며 “다양한 스포츠 분야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에너지 음료로 다음 달부터 시장에 출시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지역 생활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조성 공사가 본격 시작됐다. 제주도는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일대 채석장 등으로 쓰였던 25만7526m²의 터에 새로운 광역 폐기물 처리 시설인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를 착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순환센터는 2034억 원을 투입해 35년 이상 쓸 수 있는 20만 m²의 매립장과 침출수 관로 10km, 하루 쓰레기 500t 이상을 소각할 수 있는 시설 등을 마련한다. 2019년 2월 완공 예정으로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100% 소각해 남은 재만 매립하는 방식이다. 소각할 때 발생하는 열을 활용해 전기를 만들어 연간 판매 수익 106억 원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센터 착공은 동복리 주민이 2014년 4월 열린 마을총회에서 시설 유치를 결정해 발표한 지 3년 만이다. 제주도는 동복리가 센터 유치를 확정하자마자 용역과 각종 행정 절차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유치 조건 중 하나인 사업장 인근 양돈장 이설이 되지 않았다. 양돈장을 옮기는 협상이 수포로 돌아가자 제주도가 주민 주거 환경 개선 사업비로 50억 원을 제시했으며 동복리가 최근 이를 수용하면서 착공이 가능해졌다. 동복리와 인근 북촌리에는 법정 지원금 350억 원이 투입된다. 센터 인근에 수영장과 헬스케어시설 같은 주민 편익 시설을 만들고 주택에는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한다. 센터를 유치한 동복리는 특별지원금 225억 원을 공동주택과 주유소 설치, 풍력발전 사업비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양보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공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생활폐기물 처리 문제를 조기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를 최신식 친환경시설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한국관광공사는 제4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특별이벤트로 18일부터 20일까지 제주 서귀포시 중문골프장에서 ‘중문골프장 달빛걷기’ 행사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잔디밭을 맨발로 걸으며 다양한 이벤트를 즐기는 이색 프로그램으로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진행된다.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기간에 맞춰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주행사장인 중문골프장 잔디마당에서 매직마술쇼, 감귤주스 만들기 등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프로그램이 펼쳐진다. 해가 질 무렵인 오후 6시부터는 중문골프장 10번홀을 출발해 가족 및 연인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푸른 골프 코스를 걷는 달빛걷기가 진행된다. 절벽 위 코스인 15번홀에서는 눈앞에 펼쳐진 태평양과 함께 아름다운 중문해수욕장의 절경과 한라산 등을 감상할 수 있다. 15번홀 이벤트 행사장에서는 사랑의 퍼팅과 저녁 바다를 배경으로 음악공연이 펼쳐진다. 이어 달빛걷기 이벤트 중 가장 인기 있는 불꽃놀이와 소망기원 풍등 날리기가 진행된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풍등 날리기 이벤트가 끝나면 달빛 잔디를 밟으며 출발했던 장소로 되돌아오는 것으로 행사를 마친다”며 “이색 장소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도남동 시민복지타운 시청사 용지에 행복주택 등을 건설하는 마스터플랜이 확정됐다. 제주도는 시민복지타운을 공원과 공공시설 행복주택 등 ‘청년이 웃는 도남 해피타운’으로 조성한다고 15일 밝혔다. 제주도는 시민복지타운으로 제주시청사를 이전하는 계획이 무산된 후 활용방안을 찾다가 용지 4만4000㎡ 중 30%에 행복주택을 짓고 나머지를 공공시설과 공원 등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행복주택은 10층 규모로 700채가 들어서며 1, 2층은 커뮤니티 시설인 취업, 보육, 실내체육시설 등을 설치하는 복합건물로 조성한다. 행복주택 주차 수요는 625대이지만 주변지역과 공공시설 부지 주차 수요까지 감안해 총 1900대를 수용하는 주차장을 조성한다. 시민복지타운 광장과 연계한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야외공연장을 정비해 문화예술 공연 및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한다. 공공시설로는 주민센터와 우체국 등이 들어선다. 이도초등학교에서 중앙중학교까지 2.8㎞ 구간에 4차로 도로를 개설한다. 제주도는 28일까지 도민 의견을 수렴한 뒤 전문가 토론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확정한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 내 중국인을 목표로 한 ‘가짜 뉴스’까지 퍼지고 있다. 14일 제주도와 관광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가 한국 내 자국민의 귀국을 통보했다는 내용의 온라인 게시물과 뉴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게시물은 주한 중국대사관 홈페이지를 캡처한 듯한 사진이다. 마치 홈페이지에 긴급 공지를 띄운 듯한 화면이다. 날짜는 3월 6일로 적혀 있다. ‘한국에 있는 중국 동포 귀국 통지’라는 제목 아래 “중국 동포의 신변 안전을 위해 관광비자, 취업비자를 갖고 있거나 불법 취업한 중국인은 5월 1일까지 귀국하라”는 내용이다. 제주 제주시 연동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재중 동포 A 씨(45·여)는 “근처 식당에서 일하던 한 동료가 며칠 전 대사관에서 귀국 통지가 내려졌다고 말하더니 엊그제 귀국했다”며 “귀국하지 않으면 벌금까지 물린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제주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수일 전 중국인 직원들이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사진을 SNS로 받은 뒤 크게 불안해했다”며 “사진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했지만 받지 않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지만 뒤숭숭한 분위기가 끝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의 중국총영사관 관계자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제주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크루즈선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하선을 거부해 전세버스 기사들이 일을 하지 못하는가 하면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와 유채꽃걷기대회 등에 중국이 불참하는 등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며 “귀국을 종용하는 내용의 가짜 뉴스까지 나돌면서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12일 제주국제자유도시 핵심 프로젝트인 서귀포시 안덕면 신화역사공원사업지구 내 곶자왈(용암 암괴에 형성된 자연림)에 조성된 제주신화전설탐방로. 하얀 부케처럼 피어난 백서향 꽃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며 봄소식을 알렸고 바위에 붙은 콩짜개덩굴과 고사리는 푸름으로 빛났다.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갖춘 탐방로를 따라가다 보면 돼지 한 마리를 통째로 먹는 영웅신(神)인 ‘궤네깃도’, 제주의 천하장사 ‘오찰방’, 진시황이 제주의 혈을 끊으려고 보낸 고종달을 죽인 장수 매 등 제주의 신화와 전설 등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말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을 맡은 국토교통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신화역사공원 J지구에 탐방로를 개장했다. 숲길과 돌담으로 만들어진 탐방로는 3.2km로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환경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화산석과 판석 등으로 평탄하게 꾸몄으며 ‘신나라 만나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제주 굿에 나오는 용어로 ‘신과 사람이 만나 함께 즐거워한다’는 뜻이다. 탐방로 조성은 JDC가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제주의 환경을 보전하고 고유의 문화 및 자연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한다는 것이다. JDC는 호텔이나 콘도 등의 건축물을 짓는 하드웨어 중심의 투자 유치 사업에서 첨단 기술과 문화환경 자산이 융합한 소프트웨어를 지원하고 발굴하는 사업으로 변화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해 관광과 첨단 교육의료산업 등에 대한 투자 유치를 통해 제주 지역 경제를 견인했지만 ‘부동산 개발’이라는 비판과 함께 첨단 기술 도입 미흡, 주택 및 환경 문제, 도민 공감 부족 등이 불거진 탓이다. JDC는 최근 ‘국제자유도시의 효율적 건설’에서 ‘제주의 가치를 증진시키는 제주형 국제자유도시 조성’으로 개발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새로운 경영 방침을 밝혔다. 초기 단계부터 환경 보전을 고려한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경관친화적 시공을 추진한다. 제주에 맞는 생명공학기술(BT), 가상현실(VR) 등 최첨단 기술과 기업을 유치하고 자연환경과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올해 신규 사업인 제주시 월평동 제2첨단과학기술단지(84만8000m²),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공공임대주택(4만9000m²) 건설,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오션마리나(142만1000m²), 6차산업 융·복합단지인 제주시 애월읍 프로젝트 ECO(69만9000m²), 엔터테인먼트 시설인 제주시 애월읍 국제문화복합단지(58만8000m²) 등을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에 맞춰서 추진한다. 제주의 독특한 자연자원인 곶자왈, 하논분화구 등과 문화자원 등을 활용한 대표 축제 개발, 제주비엔날레 개최, 예술의 섬 조성 등의 사업을 지원한다. 투자 유치 기준도 재정립했다. 분양 위주의 단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자본 유치를 지양하고 안정적인 국내 자본을 비롯해 제주의 자연과 문화 등을 존중하고 협력하는 지속가능한 투자 자본을 우선 유치한다. 김용익 JDC 홍보협력실장은 “자본력이 취약하더라도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에 필요한 기술력을 보유한 우수 기업의 기술 자산을 ‘기술 현물투자’ 방식으로 유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태양의 서커스와 난타는 공연만으로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문화산업으로도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제주는 청정자연과 독특한 문화를 융·복합해 문화예술의 섬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이광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사진)은 풍부한 상상력과 창조적 아이디어로 제주의 콘텐츠를 다양하게 만드는 일에 빠졌다. 개발지구에 호텔과 콘도미니엄 위락시설 등의 건축물을 짓는 방식은 이제 한계라고 보기 때문이다. 제주의 최고 자산은 자연환경과 문화라는 점에 주목했다. 여기에 최첨단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 가상현실(VR) 등을 접목하면 환경친화적 콘텐츠가 만들어질 것으로 확신했다. “관광지를 둘러보는 관광은 1차적 관점입니다. 힐링과 장기체류 건강 장수 등의 아이템으로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전시와 공연예술을 문화산업적으로 접근해 수익성이 된다는 사실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콘텐츠 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할 생각입니다. 성과가 금방 드러나지 않아 공기업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겠지만 제주의 미래자산이기에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이 이사장은 신화역사공원 J지구 제주신화전설탐방로 인근에 전통문화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치유의 숲’ 조성을 준비 중이다. 곶자왈 연계 프로그램, 서귀포시 하논분화구 복원사업을 지원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중시하는 JDC의 새로운 경영을 위해 최근 ‘사내 대학’을 출범시켰다. JDC 직원들이 먼저 사고를 바꿔야 한다는 판단이다. 제주의 역사와 환경을 다룬 ‘힐링과 소통의 인문학’ 강좌를 비롯해 제4차 산업혁명, 글로벌 경제, 미래 트렌드 등 주제가 다양하다. 이 이사장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의 하나인 신화역사공원 사업에 5000여 명이 채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첨단과학기술단지 제2지원시설, 영어교육도시, 지정 면세점 등도 모두 700여 명의 추가 인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그는 “투자기업과 연계한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장학사업, 글로벌 리더 양성 해외 인턴십을 활성화하겠다”며 “개발이익이 지역에 돌아가고 제주의 역사, 문화적 특성을 살리는 제주형 국제자유도시 조성에 밑거름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도시계획 전문가로 JDC 개발본부장 및 부이사장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경기문화재단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으로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중국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나타나는 등 양국 간 ‘여행 단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9일 제주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제주시 귀덕초등학교는 그동안 일본이나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갔는데 올해 중국에는 가지 않기로 했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양돈발전협의회의 후원을 받아 매년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금악초등학교 역시 6월 초에 가려던 중국여행 일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박모 씨(38·여·제주시 일도동)는 “친구들과 상하이 여행을 예약했는데 반한 감정으로 불상사가 생길지 몰라서 위약금을 감수하고라도 여행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여행 취소 위약금, 안전 보장 등에 대한 문의글 등을 쉽게 볼 수 있으며 각 여행사에도 중국 여행 취소·변경에 대한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인들의 제주 여행 취소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8일까지 도내 28개 여행사에 11만4400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예약을 취소했다. 중국과 제주를 잇는 항공편 314편 가운데 8일 현재 84편의 운항이 중단됐다. 중국과 제주를 잇는 크루즈 여객선인 코스타 세레나호와 코스타 아틀란티카호는 제주 기항을 6월까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여행객 감소로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80%를 유치하는 뉴화청국제여행사는 15일을 전후해 휴업을 검토하고 있으며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제주지역 면세점, 전세버스, 식당, 호텔 등은 직격탄을 맞아 경영난에 직면했다. 오창현 제주관광공사 관광산업처장은 “2011년 일본이 센카쿠 열도에 대한 국유화를 선언했을 때 중국이 지금 같은 보복 조치를 취했는데 일본은 장기전에 돌입해 개별 여행객 유치를 위한 인프라와 수용 태세를 갖춘 이후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국가가 됐다”며 “이번 사태를 제주관광의 전략 변화와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시 오라동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이 최근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이 사업이 좌초하면 세계 투자시장에서 제주 지역은 상당 기간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사업 승인이 돼도 새로운 대규모 투자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가 ‘투자 기피의 섬’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지부진한 절차 오라관광단지 사업에 대해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제기한 지하수 관정 양도·양수·이용허가의 위법성, 신규 편입 용지의 사전 입지 검토 절차 누락 등에 대해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지난달 ‘문제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는 환경 파괴와 과도한 사업 규모 등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지난해 11월 환경영향평가 동의안 제출을 앞두고 보완 요구를 한 이후 지금까지 환경영향평가 심의 동의안을 제주도의회에 보내지 못하고 있다. 오라관광단지는 개발 면적이 357만5753m²로 총사업비가 6조2800억 원이다. 단일 개발사업으로는 제주 지역 최대 규모로 1만 명 직접 고용과 6조700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가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관광단지를 하나의 스마트 도시로 만들기 위해 삼성전자와 투자협약을 했고 세계적인 쇼핑타운 건설을 위해 신세계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사업 주체인 ㈜제이씨씨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마이스(MICE) 복합리조트단지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컨벤션센터(7000석), 4D·5D 테마파크, 골프장(18홀), 관광호텔(2500실), 휴양콘도미니엄(1815실), 쇼핑몰 등을 조성한다. 오라관광단지는 1997년 관광지구 지정 후 6차례나 사업 주체가 바뀌었다. 2015년 7월 ㈜제이씨씨가 환경영향평가 준비서를 제출하면서 다시 추진됐고, 지난해 9월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조건부로 통과했다. 박영조 제이씨씨 회장은 “투자자에게 정책의 일관성과 투명성이 모호하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켜 신규 투자자는 물론이고 기존 투자자도 발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불안한 투자 환경도 발목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2조 원대 프로젝트인 서귀포시 신화역사공원 사업은 2014년 6월 착공을 위해 국내외 인사에게 초청장까지 돌렸지만 제주도의 요청으로 무기 연기됐다가 2015년 2월 겨우 공사를 시작했다. 행정 절차를 대부분 끝낸 제주시 애월읍 상가관광지 사업은 ‘평화로, 산록도로에서 한라산방면 개발 불가’라는 새로운 개발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서 착공도 못한 채 투자비만 날릴 형편이다. 제주 지역 최고층 빌딩사업으로 관심을 모았던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는 당초 56층(218m) 쌍둥이 빌딩에서 38층(169m)으로 낮아졌다. 이 개발사업들은 2014년 7월 민선 6기 출범 이후 제동이 걸렸다. 투자 자본의 투명성을 고려하고 난개발을 막겠다는 정책이 투자사업의 검증을 강화한 측면이 있지만 과도한 시간 끌기 등으로 개발사업이 좌초되거나 축소, 연기되면서 투자 손실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주 지역 투자기업 관계자는 “투자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말을 믿고 개발용지를 매입했지만 공무원, 시민단체 등의 이런저런 요청을 반영하다 보니 사업이 누더기로 변했다”며 “이미 자본을 투자해서 사업을 포기하기도 어렵고 계속 추진하자니 수익성이 크지 않을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가 현재 시범 운영 중인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를 6일부터 개선했다. 제주시는 지난해 12월 1일, 서귀포시는 올해 1월 1일부터 각각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를 운영하면서 재활용품 배출을 월요일 플라스틱, 화요일 종이류, 수요일 캔 및 고철류, 목요일 스티로폼 및 비닐류, 금요일 플라스틱, 토요일 병류, 일요일 스티로폼 등으로 정했다. 하지만 플라스틱류만 주 2회 배출하고 나머지 품목은 주 1회 해당 요일에만 배출이 가능해 시기를 놓치면 쓰레기를 장기간 보관해야 하는 등 불편이 컸다. 제주도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쓰레기 배출 요일을 주 1, 2회에서 주 2, 3회로 늘렸다. 추가한 재활용품 배출 요일은 종이류 토요일, 플라스틱류 일요일, 비닐류 일요일, 병류와 불연성 쓰레기 화요일 등이다. 종량제 봉투에 담는 가연성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는 종전처럼 매일 배출하도록 했다. 제주도는 재활용품을 자주 버려야 하거나 제 날짜에 못 버린 주민들을 위해 재활용품 수거 전문시설인 재활용자원순환센터를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2곳에서 올해 말까지 20곳을 늘리고 내년에 50곳을 추가하기로 했다. 김방훈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재활용품을 쓰레기가 아닌 귀중한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운영상 문제점과 성과를 분석해 자원순환사회로 나아가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산과 오름(작은 화산체) 등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독버섯 중독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3년 전 독버섯인 붉은사슴뿔버섯을 영지버섯으로 알고 먹었던 부부가 숨지기도 했다. 독우산광대버섯은 청산가리의 수십 배 독성을 갖고 있다. 혀에 대기만 해도 사망에 이르는 맹독성 버섯도 많다. 제주에서는 벌초 시즌에 큰갓버섯(일명 말똥버섯)과 비슷한 독버섯인 흰독큰갓버섯을 먹고 병원에 실려 가는 사례가 많다. 버섯은 성장 과정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외형으로는 비슷하지만 현미경 등으로 살펴보면 다른 종으로 밝혀지는 일도 많다. 미세한 차이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주위를 기울여야 한다. 버섯 전문가들이 ‘관찰은 야생에서, 식용은 시장에서’ 하라고 조언하는 이유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2일 제주대 생명자원과학대 식물병리학실. 책임연구원인 고평열 박사(55·여)가 현미경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버섯 균사체 배양에 여념이 없다. 배지에서 배양한 건강한 균사체를 선발해 저온에서 보관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오랜 꿈인 ‘버섯 균주은행’을 설립하기 위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땅에서 자라는 버섯,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 등 생태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균사체 배양 성공률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보관한 균주를 꺼내 또다시 균사체로 배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고단한 여정이다. 현재 300여 종의 균주를 보관하고 있다. “버섯들을 살아있는 균사체로 배양해 보관할 수 있으면 필요할 때 꺼내서 언제든지 대량생산이 가능합니다. 기능성 물질 연구나 재배하는 이들에게 분양할 수 있죠.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고 인력이 필요해서 힘들기도 하지만 미래 제주의 자산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라도 균주은행은 꼭 있어야 합니다.”○제주 최초의 버섯박사 고 씨는 2013년 제주대에서 ‘자생버섯의 생태 및 분류’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주지역에서 ‘1호’이자 지금도 유일한 버섯 박사다. 그는 제주지역 야생버섯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를 처음으로 시작했다. 탐라광대, 관음흰우단, 노랑가루송이, 청환각, 구상장미 등 10종의 미기록종을 확인하고 한국균학회지에 발표했다. 2009년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발간한 ‘제주지역의 야생버섯’ 생태도감을 펴낸 주역이기도 하다. 생물자원관, 국립수목원, 국립공원연구원 등에서 발주한 버섯 조사에 빠질 수 없는 핵심 연구원으로 제주지역뿐 아니라 주왕산, 경주 등 다른 지역에서도 조사활동을 하고 있다. 식물분류기사를 비롯해 종균기능사, 생태복원기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자연생태해설, 버섯재배 등을 주제로 연간 50회 이상 강연도 한다. 2004년에는 수필가로 등단하는 등 그야말로 ‘팔방미인’이다. “답답한 일상에서 변화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라산과 오름을 걷기 시작한 게 마흔 즈음이었어요. 자연을 소재로 글을 쓰면서 나무와 꽃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고 싶었어요.” 이름모를 들꽃이 아니라 쑥부쟁이, 닭의장풀, 때죽나무 등으로 쓰고 싶었다. 그때부터 식물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식물을 보기 위해 땅으로 시선을 내렸는데 거기에는 버섯도 있었다. 2, 3년 하다 보니 꽃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됐다. 그에게 시시각각 변하는 버섯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였다.○ 도전가치가 있는 미개척 분야 생태계는 동물계, 식물계, 균계 등으로 구분되는데 균계에 속하는 버섯은 분해자 역할을 하고 있다. 떨어진 나뭇잎, 나뭇가지 등을 해체해서 새로운 자양분이 되도록 한다. 버섯 등 균류가 없으면 생명을 다한 식물이 지구를 뒤덮고, 새 생명 탄생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했을 것이다. 생태계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버섯은 식용과 약용가치가 있는 귀중한 자원이기도 하다. ‘요정의 화신’으로 불렸던 버섯은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에게는 ‘신의 음식’으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버섯은 항암 등 건강에 좋은 기능성 식품으로 이미 인정을 받고 있지만 버섯을 연구하는 인력은 손에 꼽을 정도다. “현장에서 야생버섯을 분류하고 어떤 버섯인지를 알 정도로 실력을 갖춘 전문가는 극소수입니다. 최근 버섯동호회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학문적 접근보다 식용이나 약용에 관심이 더 많아요.” 그는 “버섯을 공부해도 연구원을 뽑는 기관이 없고 취업도 힘들어서 학생들에게 외면을 받아 왔다”며 “쉽지 않은 분야이지만 성과가 크기에 도전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1900여 종의 국내 버섯 가운데 제주지역 자생버섯은 755종으로 확인됐다. 제주지역은 강우량이 많고 기온이 높을 뿐만 아니라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오름(작은 화산체), 곶자왈(용암암괴에 형성된 숲), 상록활엽수림, 중산간(해발 200∼600m) 목장지대 등 버섯이 자생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버섯은 땅속이나 죽은 나무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있다가 하루나 이틀 정도 버섯의 모습으로 잠깐 나타난 뒤 금세 사라지기 때문에 연구하는 사람이 부지런해야 한다. 그래야 버섯의 비밀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버섯을 향한 무한 열정 고 씨의 유년은 경제적 어려움 탓에 녹록지 않았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뒤늦게 방송통신대에 진학했고 버섯에 대한 궁금증, 학문에 대한 열망으로 44세 때 제주대 농학과로 편입했다. 지금은 인터넷 검색으로 세계의 논문, 문헌, 도감 등의 전문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부실한 도감 외에는 버섯을 공부할 방법을 찾기가 어려웠다. 주변의 도움으로 버섯 연구하는 교수를 찾아갔다가 ‘아줌마가 공부할 학문이 아니다. 외국어에 능통해야 하고 박사과정까지 돈을 벌지 못하니 재력도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대학원에 진학하고도 선배나 버섯 전문가의 지도 없이 혼자 공부했어요. 책 하나 들고 사방이 막힌 벽 속에 혼자 갇힌 느낌이었어요. 그 즈음 농촌진흥청 김양섭 박사, 석순자 박사를 알게 됐어요. 제주도에 조사 나올 때마다 도움을 준 인연으로 겨울방학이면 농진청에 가서 현미경 보는 방법, 버섯을 학문적으로 공부하는 방법, 미기록종을 위한 드로잉 등을 배웠어요. 두 분은 그렇게 귀인으로 다가오셨죠. 내 곁에 신이 머물다 간 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최고의 행운이었습니다.” 고 씨의 딸 이가은 씨(34)는 중국 톈진(天津) 난카이(南開)대에서 나방 분류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경기 김포에서 물리교사로 재직 중인 큰아들 승룡 씨(28)는 내년에 물리학 석사과정에 도전한다. 작은아들 승학 씨(25)는 고 씨가 일하는 식물병리학실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어머니를 따라 숲속을 다니며 버섯을 채집한 경험 등이 버섯 연구에 대를 잇게 했다. “좋아하는 것을 배운다는 것이 미래를 열어 준다는 걸 자식들은 이미 경험했어요. 의무감 때문에 하는 공부와 다르다는 것을 안 거죠. 가족 모두가 박사학위를 받고 연구자로서 나름의 분야에서 인정받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그날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요.”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지역 대표 축제 가운데 하나인 ‘제주들불축제’가 2일 개막했다. 이날 제주시 삼성혈에서 채화한 불씨를 제주시청으로 봉송하는 퍼레이드를 펼쳤다. 5일까지 이어지는 제주들불축제는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대에서 80여 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올해로 20회를 맞는 제주들불축제는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우수축제, 대한민국 축제콘텐츠 축제관광부문 2년 연속 대상 등에 선정됐다. 3일 제주의 풍요와 발전을 염원하는 들불 희망기원제와 희망기원 대통합 줄다리기, 제주방언 골든벨, 새별오름 꼭대기 콘서트, 희망달집 만들기 경연, 달집태우기, 나쁜 기억 태우기 등이 열린다. 4일에는 들불축제 20년을 상징하는 1997년생 20명의 횃불 채화와 전달, 오름 정상에서 펼쳐지는 화산 쇼, 대형달집 점화 등에 이어 새별오름 전체를 태우는 웅장한 불의 향연으로 꾸민다. 축제 마지막 날인 5일에는 새봄 새희망 묘목 나눠주기, 농수축산물 그랜드세일, 젊음의 축제, 읍면동 음악잔치를 연다. 관광객과 지역주민 등이 보다 편리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제주시 탑동 제1공영주차장, 서귀포시 2청사에서 출발하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김덕범 제주시 관광진흥과장은 “제주들불축제는 화려한 볼거리와 함께 도민과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는 다채로운 이벤트로 구성했다”며 “세계적인 축제로 키우기 위해 영역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들불축제는 양질의 목초 생산과 해충 구제를 위한 제주의 전통 목축문화인 ‘방애’(액을 막기 위해 불을 놓는 것)를 현대적 감각에 맞춰 축제로 만들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21일 오후 제주 제주시 신시가지에 있는 한 오피스텔. 지난해 11월 한국을 찾은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 도안티흐엉(29·베트남)이 체류 예정지로 밝힌 원룸이 있는 곳이다. 10층이 넘는 오피스텔은 큰길 옆에 있다. 오피스텔에는 주거용 외에도 병원과 보험대리점 등 다양한 사무실이 입주해 있었다. 흐엉이 밝힌 주소지의 원룸은 49.5m²(약 15평) 크기로 세탁기와 TV 냉장고 침대가 기본으로 제공되는 곳이다. 이날 동아일보 기자가 찾았을 때 원룸 안에서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우편함도 텅 비어 있었다.○ 흐엉 ‘교습소’에서 묵었나 흐엉은 제주공항 입국 심사 때 오피스텔 주소를 밝히며 “남자 친구 S 씨를 만나러 간다”고 말했다. 건물 관리인과 원룸 소유주 강모 씨(51)에 따르면 흐엉이 체류 예정지로 적은 원룸은 실제로 A 씨가 임차해 과외 교습소로 사용 중이다. A 씨는 같은 오피스텔 원룸에서 살면서 이곳을 교실처럼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개인에게 임대해준 곳이다. 여행사 등에서 숙박을 제공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S 씨(25)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흐엉이 주소를 전달받아 입국 때 사용했을 수 있다.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흐엉은 베트남에서 현지 가이드로 일했다. S 씨도 베트남에서 수개월간 가이드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 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친구인 베트남인 B 씨는 “두 사람이 베트남에서 함께 일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S 씨는 또 해당 원룸을 빌려 쓰고 있는 A 씨와 서로 아는 사이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황을 볼 때 흐엉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주소지가 없어 입국이 어려워지자 S 씨에게 도움을 청했고 S 씨가 자신의 이름과 주소를 알려줬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흐엉이 실제로 해당 원룸에 묵었는지 여부인데 현재까지 정확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S 씨, “억울하다” S 씨의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 사진 등에서 흐엉의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인으로 보이는 여자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은 여러 장 올라와 있었다. 당초 S 씨는 김정남 암살 다음 날인 14일 프랑스로 출국해 의문이 제기됐다. S 씨 프로필 사진에는 파리 밤거리에서 에펠탑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등만 새로 올라왔다. 평범한 관광객의 모습이다. ‘의문의 출국’이라고 하기엔 특별한 점이 별로 없어 보였다. S 씨는 취재진과의 메신저 대화에서 “제가 억울한 점에 대해 한국 정보 당국 관계자들에게 말했다”며 “정보 당국 관계자들도 ‘억울한 걸 이해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흐엉과 일면식도 없느냐”고 질문하자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이어 “더 이상의 얘기는 할 수 없다”며 “귀국 후 조사를 받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S 씨의 SNS에는 그가 베트남에 머물렀거나 활동했을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남아 있다. 그가 올린 사진에 스스로 ‘베트남 출신’이라고 밝힌 인물들이 ‘좋아요’를 누른 기록이 발견되기도 했다. 또 다른 친구는 S 씨가 올린 글에 “이제 베트남에는 안 오느냐”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물론 S 씨의 출국 시기가 우연히 겹친 것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S 씨의 SNS에는 ‘(내년) 2월에 배낭여행을 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있다. 정부 소식통은 “현재까지는 S 씨가 이번 사건과 별 관계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한국에서 흐엉의 구체적인 행적을 알려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흐엉이 베트남 귀국 항공편을 11월 9일 자로 예약해 놓고 입국 심사 때는 7일이라고 한 뒤 실제로는 5일에 귀국한 의도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권기범 kaki@donga.com / 제주=임재영 / 손효주 기자}
제주 지역에서 개발사업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정기관은 투자자 편의를 위해 ‘원스톱 서비스’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투자자가 실무부서를 쉴 새 없이 오가야 할 만큼 걸림돌이 많다는 것이다. 허가가 난 관광지구 투자도 사업 축소나 개발 불가 등의 칼날을 들이대는 일이 발생하고 사업체 매출액의 일정 지분과 마을회관 신축 등을 요구하는 황당한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6일 제주투자진흥지구 해제를 놓고 제주도청에서 열린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심의회는 기준과 원칙이 없는 투자 유치 정책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이날 심의회는 23명의 위원 중 16명이 참석했다. 제주투자진흥지구는 제주도의 핵심 산업 육성 등에 투자하는 국내외 자본에 대해 국세인 법인세와 지방세인 취득세와 등록세 등을 면제하거나 감면하는 특례를 적용하는 제도다. 이날 심의는 세금 감면을 받고도 제대로 투자를 이행하지 않은 업체에 대해 투자진흥지구 해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해제 여부 심의에 오른 사업은 ㈜보광제주 성산포해양관광단지, ㈜제이제이한라 묘산봉관광지, ㈜더원 비치힐스리조트, ㈜호텔롯데 제주롯데리조트, 제주분마이호랜드㈜ 이호유원지 등 5개이다. 그동안 투자를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투자를 지속해서 사업을 완결 지을 증빙자료와 의지가 있으면 투자진흥지구로 남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심의위원들이 투표를 실시한 결과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졌다. 실제 투자액 비율이 48.7%에 불과하고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토지를 중국 기업에 매각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긴 성산포해양관광단지 사업은 지구 지정을 유지한 반면 투자액 비율이 75.0%에 이르는 제주롯데리조트 사업은 찬성 14표, 반대 2표로 지구 지정이 해제됐다. 공유수면만을 매립한 채 전혀 사업이 이뤄지지 않은 이호유원지 사업의 찬성 11표, 반대 5표에 비해서도 제주롯데리조트 사업에 반대표가 많이 나왔다. 투자액, 고용 인원, 향후 투자 의향 등에 대한 배점기준 없이 심의위원의 주관적인 찬반 투표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비치힐스리조트는 호텔 건설을 위해 제주지역 중견 건설사와 계약을 맺어 지난달 착공했고, 묘산봉관광지는 지난해 사업주 변경 이후 새롭게 추진하면서 지역주민들이 지구 지정 해제를 공식적으로 반대했는데도 찬성 12표, 반대 4표로 해제 결정이 났다. 지구 지정에서 해제된 이 4개 사업체는 최근 5년 지방세 감면액 106억 원가량을 추징당할 상황이다. 한 사업체 관계자는 “심의 기준이 뭔지 몰라 당혹스럽다”며 “감정적으로 투표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난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투자 유치를 했다고 떠들썩하게 알려놓고는 인허가 과정에서 반대 여론이 생기면 슬그머니 발을 빼거나 차일피일 결정을 늦추는 일도 발생하면서 신규 개발사업에 나서는 투자자가 없을 정도로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 핵심 프로젝트인 서귀포시 신화역사공원, 헬스케어타운 사업에 대한 투자 기업은 사업을 중도 포기하는 고비를 겨우 넘겼다. 지난해 착공한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중국 투자 기업의 관계자는 “제주도나 정부 공기업이 유치하는 사업에 투자하면 잘될 줄 알았지만 실상은 가시밭길이었다”며 “앞으로 중국은 물론이고 해외 자본이 대규모 투자하는 일은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국내 첫 외국계 영리병원인 제주녹지국제병원이 준공을 앞두고 있다. 20일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따르면 중국 뤼디(綠地)그룹은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2단계 사업으로 제주녹지국제병원과 힐링스파이럴호텔을 6월 준공한다. 뤼디그룹은 이들 건물을 준공하면 9월에 병원 개설 허가를 신청한 뒤 제주도 승인을 받아 올해 말 개원할 계획이다. 지하 1층, 지상 3층, 전체 면적 1만7679m² 규모인 병원은 성형외과, 피부과, 가정의학과, 내과 등 4개 진료과를 개설한다. 병원 신축에 779억 원이 투입됐으나 고가의 시술을 원하는 의료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진료한다는 방침에 따라 병상 수는 47개로 한정했다. 힐링스파이럴호텔은 지하 4층, 지상 5층, 전체 면적 5만3929m² 규모로 313실을 갖춘다. 뤼디그룹은 헬스케어타운에 단독형과 연립형 등 250실로 조성한 텔라소리조트도 9월 준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에는 힐링스파이럴호텔 옆에 지하 1층, 지상 3층, 255실 규모의 콘도미니엄인 힐링타운을 준공했다. 힐링타운 앞 휴양문화시설인 1만4000m² 규모의 힐링가든도 조성하고 있다. 또 안티에이징센터와 판매 및 근린생활시설, 기숙동 등을 짓고 있다. 뤼디그룹은 JDC 핵심프로젝트인 헬스케어타운에서 2012년 11월 1단계 사업을 시작했다. 1단계 사업으로 400실 규모의 콘도를 지어 2014년 완공했다. 1, 2단계 사업에 총 5410억 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시작된 헬스케어타운 사업의 전체 계획면적은 153만9013m²로, 뤼디그룹은 25.2%인 38만7684m²를 개발하고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바다의 인삼’으로 불리는 홍해삼에 대한 양식 매뉴얼이 일반 어민들에게 보급된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홍해삼 육상 양식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12월 홍해삼 시험 양식을 시작했다고 16일 밝혔다. 시험 양식은 7∼10g 크기의 중간 육성된 해삼 종자 5000마리를 육상 수조에서 80∼100g으로 키워 시장에 출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11월까지 시험 양식 과정에서 얻은 성장 속도, 생존율 등 각종 자료를 정리해 최적의 경제성을 가진 양식 매뉴얼을 제작할 계획이다. 양병규 해양수산연구원 연구사는 “그동안 홍해삼 양식은 마을 어장에 방류하는 1∼7g 크기의 종자를 키우는 수준에 그쳤으나 이번 시험 양식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내년부터 시장 출하용 홍해삼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주지역에서는 지난해 말 현재 22개 육상 양식장이 150만 마리의 홍해삼 종자를 생산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16일 오후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육상 수조. 해양수산부 관계자와 미래양식투자포럼(회장 김임권) 위원 등이 건강하게 먹이 활동을 하며 빠른 속도로 유영하는 참다랑어를 현장에서 확인했다. 육상 수조는 참다랑어 특성에 맞춘 수질 정화 시스템과 산소 공급 장치 등 첨단 장치를 갖췄다. 이들은 서귀포시 표선면 넙치 양식장(비봉수산)으로 이동해 살균 수조와 물의 전기분해를 통해 바이러스 기생충을 막는 기술을 직접 확인했다. 해양수산부와 미래양식투자포럼은 이날부터 이틀간 제주 라마다호텔 등에서 ‘제1차 미래양식투자포럼’을 연다. 대형 선박에서 송어를 양식하거나 가정에서 간편하게 수산물을 먹을 수 있는 시스템 등 바다를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포럼에서 원자재 운송 전문 선사 ‘폴라리스 쉬핑’은 대형 선박을 활용한 수산 양식, 신재생 에너지 생산, 해양 관광 등의 프로젝트를 제시한다. 길이 300m, 폭 50m의 20만 t급 초대형 선박에서 송어 등을 양식해 2019년부터 연간 3000t가량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박종호 대봉엘에스 대표는 넙치 같은 양식 어류 소비를 확대하기 위한 새로운 주문·유통 시스템을 제안한다. 인터넷에서 국민이 1인용 회 등 수산물 간편식을 1, 2일 전에 주문하면 가까운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장소나 기후에 상관없이 수산물을 손쉽게 양식할 수 있는 ‘도시형 아쿠아 팜’을 소개한다. 아쿠아 팜을 운영하는 생산자들이 조합을 구성하고, 가공 유통 판매는 공동으로 진행해 가격 경쟁력과 고품질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포럼 참가자들은 사업 모델 발표와 함께 향후 포럼 사업 계획 등을 논의한다. 미래양식투자포럼은 첨단 기술과 양식 기술의 융·복합을 촉진하고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정보통신, 금융, 수산 전문가와 140여 개 분야별 선도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미래양식투자포럼이 첨단 기술과 양식 기술 간 융·복합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선두 주자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