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걸그룹 ‘소녀시대’(사진)가 프랑스에서 정식으로 음반을 발매한다.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소녀시대가 13일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음반사 ‘폴리도르’를 통해 ‘더 보이스’ 프랑스 스페셜 버전 앨범을 발매한다고 7일 밝혔다.SM엔터테인먼트는 “소녀시대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M 소속 가수들의 합동 공연을 통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며 “프랑스 음반 발매를 시작으로 유럽시장에서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지난달 미국에서도 ‘더 보이스’ 앨범을 발매한 소녀시대는 최근 미국 CBS 토크쇼 ‘데이비드 레터맨 쇼’와 ABC의 ‘라이브! 위드 켈리’에 출연해 음반 프로모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녀시대의 영어 실력을 높이 평가하고 미국 무대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칼럼을 최근 싣기도 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두 살짜리 아메리칸 에스키모도그 ‘뭉치’의 직업은 ‘애견 리포터’다.지난해 여름부터 KBS2 ‘생생정보통’을 통해 전국의 특별한 개를 소개하는 코너의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 출연료는 회당 40만 원이었지만 최근 인기를 업고 60만 원으로 인상됐다. 뭉치의 연기 생활에도 위기는 있었다. 제작진이 지난해 말 ‘슈퍼스타 개 오디션’을 통해 뭉치를 대신할 새 리포터로 또래의 셰틀랜드시프도그 ‘스타’를 뽑은 것. 하지만 뭉치 팬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제작진은 뭉치와 스타를 함께 리포터로 쓰기로 결정했다.○ 요즘 TV는 ‘동물천하’최근 지상파와 종합편성 채널 등에서는 교양 프로그램부터 예능까지 매일 한 건 이상 동물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동물 프로그램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SBS ‘TV동물농장’을 비롯해 인간과 반려동물의 교감을 그린 교양다큐(채널A ‘너는 내 운명’, EBS ‘동물일기’), 연예인이 동물을 직접 키우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담은 예능프로그램(KBS2 ‘자유선언 토요일―가족의 탄생’, TV조선 ‘동고동락’)까지 종류도 다양하다.‘동물 버라이어티 쇼’도 생겼다. 최근 MBN이 ‘기막힌 동물원’을 선보였으며 케이블 채널 tvN에서도 3월부터 ‘캣츠 앤 독스’(가제)를 내보낼 예정이다.과거 동물 프로그램들이 주로 동물의 귀여운 모습이나 장기를 뽐내는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형식이나 소재가 한층 다양해졌다. ‘너는 내 운명’의 조천우 PD는 “유기견이나 동물구조 등 동물과 관련된 사회 문제를 소재로 하는 프로그램이 늘었다”고 말했다.2000년대 초반 동물 프로그램 붐이 한 차례 일어났으나 아이디어 고갈과 제작환경의 어려움 때문에 대부분 폐지됐다. 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프로그램은 촬영과 편집에 2∼3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TV동물농장’의 정병욱 PD는 “출연 동물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찍고 오랫동안 편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의 경우 한 시간짜리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PD와 작가로 구성된 9개 팀을 운영한다.○ 국내 애견인구 400만 명동물 프로그램의 인기 출연자는 단연 ‘견공(犬公)’이다. 국내 애견인구가 400만 명에 이를 만큼 소재가 다양한 데다 사람을 잘 따르고 표정이 풍부해 방송용으로 적합하기 때문이다.‘너는 내 운명’ ‘주주클럽’ 등을 제작한 허브넷 프로덕션의 오광석 PD는 “고양이는 낯선 사람이나 카메라를 무서워하고 숨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촬영이 어렵다”고 설명했다.동물 배우들은 과거에는 주로 애견훈련소에서 ‘캐스팅’됐다. 하지만 최근 수요가 늘고 자신의 반려동물을 방송에 출연시키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문 에이전시도 생겼다. 2010년 문을 연 동물 에이전시 ‘와우펫’은 훈련소와 농장, 개인 등으로부터 동물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 광고대행사와 영화·드라마 제작사 등에 소개한다. 촬영 전까지 훈련도 시킨다. 이 회사의 강성찬 실장은 “주로 개와 고양이가 많지만 최근 소, 돼지, 닭 등 가축이나 펭귄, 얼룩말 등 흔치 않은 동물을 섭외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이들의 개런티는? 출연료 기준은 프로그램 기여도에 따라 다르다. 동물 배우뿐 아니라 훈련자 인건비가 포함돼 있어 일반인 기본 출연료보다 조금 높다는 게 방송사의 귀띔이다. 1박2일 ‘상근이’처럼 회당 80만 원을 받는 스타도 있지만 대부분은 상품권 등으로 출연료를 대신한다. 임애견훈련학교 임장춘 소장은 “동물을 소재로 한 프로가 늘었지만 출연을 원하는 후보가 늘어나 출연료는 과거에 비해 오히려 떨어졌다”고 말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66)은 할리우드 영화의 상징과 같은 존재다. ‘죠스’ ‘E.T.’ ‘인디아나 존스’ ‘쥬라기 공원’ 등을 만든 흥행의 귀재이자 ‘컬러 퍼플’ ‘쉰들러 리스트’ 같은 시대극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거장임은 새삼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9일 개봉하는 ‘워 호스’는 스필버그식 가족영화와 묵직한 시대극의 중간쯤에 자리 잡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은 말과 소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영국 시골소년 앨버트(제러미 어빈)와 그의 애마 조이가 전쟁으로 인해 헤어졌다가 재회하기까지의 여정을 통해 우정과 가족애, 희망 등 전통적인 가치를 그린다. 장르는 다르지만 외계인과 소년의 교감을 그린 ‘E.T.’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유다. 특이한 것은 영화의 흐름이 말 조이의 시선으로 진행된다는 점. 전쟁이 터지면서 ‘군마(軍馬)’가 된 조이는 영국과 독일군, 프랑스 민가를 오가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성장한다. 영화는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주거나 정치적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감독은 “등장인물의 국적이 아니라 인간적인 면에 관심을 갖고 전쟁 중에 나타나는 휴머니티를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5년간 직접 말을 키워온 스필버그 감독은 2010년 소설을 토대로 만든 연극을 보고 감동 받아 영화화를 결정했다. 최대한 사실적인 영화를 만들기 위해 컴퓨터그래픽(CG) 등 특수효과를 배제하고 조이 역에만 14마리의 대역마(代役馬)를 사용했다. 감독의 정성 덕일까, 조이의 연기는 어느 연기자보다 인상적이다. 다만 첨단 블록버스터에 익숙해진 관객이라면 ‘말(言) 없는 말(馬)’에게 의존하는 146분의 러닝타임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북미에서 지난해 말 개봉했던 영화는 이미 전 세계에서 1억1800만 달러(약 1321억6000만 원) 이상의 흥행수입을 거뒀다. 26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최우수작품상과 촬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12세 관람가.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예술영화 부흥에는 40, 50대 아줌마 파워가 있다? 요즘 영화계에서 회자되는 이야기다. 2000년대 초반까지 영화를 전공한 젊은 관객들의 취향으로 여겨졌던 예술영화가 중년 여성들의 지지를 업고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 3일 오전 찾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예술영화 전용관 ‘CGV압구정 무비꼴라주’ 주변 카페에는 이른 시간부터 영화를 기다리며 모임을 갖는 여성들이 적잖게 눈에 띄었다. 강남의 대표적인 예술영화관으로 꼽히는 이 극장의 이날 첫 프로그램은 영국 영화 ‘웰컴 투 마이하트’. 딸을 사고로 잃은 부부가 어린 스트립댄서 소녀를 만나며 변화를 겪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이날 첫 시간 관객은 대다수가 40, 50대의 중년 여성이었다. 극장에서 만난 한 중년 여성은 “일반 영화관보다 스토리가 있는 영화를 많이 상영해 한 달에 한두 번 이상은 온다”면서 “예술영화를 보기 위해 또래의 주부들이 찾아오는 걸 많이 봤다”고 말했다. 영화상영관 CGV가 2006년부터 자사 회원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 업체의 예술영화 전용관인 무비꼴라주 체인을 찾은 40, 50대 여성 관객 비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전 연령대 여성 관객 기준으로 2006년 당시 12.6%(40대 9.7%, 50대 이상 2.9%)였던 40, 50대 여성 관객은 2011년 기준으로 25%(40대 16.9%, 50대 이상 8.1%)로 급증했다. 이 통계가 비회원은 포함하지 않았고 40, 50대의 회원 가입률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중년층 여성의 예술영화 티켓 파워는 이보다 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원재 CGV 무비꼴라주 프로그래머는 “일반 영화 관람객에서 40, 50대의 비중은 10% 남짓한데 무비꼴라주 여성 관객 중에서는 40, 50대가 이례적으로 20%를 넘어선다”고 설명했다. 전용관에서는 한국 독립영화 등도 함께 상영하지만 중년 여성 관객들은 주로 영미권이나 유럽 영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흥행에 성공한 ‘그을린 사랑’ ‘아이 엠 러브’ ‘비기너스’ 등이다. 이 영화들의 40, 50대 여성 관객 비율은 30%를 넘었다. 갈등구조가 분명해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하고 이국적인 풍경을 가진 영화나 유명 영화제 수상작 등이 중년 여성들에게 반응이 좋다는 것이 무비꼴라주의 분석이다. 서울 광화문 인근의 대표적인 예술영화 전용관 ‘씨네큐브’에서도 오전에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삼삼오오 찾아온 40, 50대 중년 여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아라 씨네큐브 홍보담당자는 “다른 극장에 비해 조조 영화를 본 후 인근에서 브런치를 먹으며 모임을 갖는 중년 여성 관객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다른 극장과 달리 중년층이 많이 찾는 예술영화관 주변에는 레스토랑이나 카페, 쇼핑시설이 잘 갖춰진 편이다. 영화계에서는 중년 여성들의 예술영화 티켓 파워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술영화 배급사나 상영관들도 중년 여성의 취향을 반영한 영화를 늘리고 이를 겨냥한 마케팅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영화평론가 심영섭 씨는 “지금의 중장년층 여성 중에는 이전 세대에 비해 문화의식이 높고 영상문화에 익숙한 이들이 많다”며 “과거처럼 단순히 TV 드라마에 만족하지 못하고 예술영화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오즈 엔터테인먼트 CEO 이강철(김정태)은 기린예고를 인수한 뒤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시작한다. 아이돌 때문에 일부 기린예고생은 기숙사에서 나가라는 명령을 받는다. 강철은 듀엣곡 미션으로 월말평가를 해 방 배정을 다시 하겠다고 선언한다. 불량학생의 오명을 쓰게 된 진유진(정진운)은 기숙사에서 쫓겨나 양진만 선생(박진영)의 옥탑방에서 함께 살게 된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2000년대 중반 아이슬란드 은행들은 해외에서 빌려 온 돈으로 넘쳐났다. 막대한 돈이 돌기 시작하자 어부들은 대구잡이를 그만두고 3일간 벼락치기 교육을 받은 뒤 외환 트레이더가 됐다. 결국 이 나라는 2008년 주요 은행이 줄줄이 파산하면서 미국발 금융위기의 첫 희생자가 됐다. 아일랜드 역시 2000년대 중반까지는 호황이 이어졌다. 경제 성장이 계속되자 부동산 광풍이 불어 인구수보다 많은 주택이 생겼다. 현재 아일랜드에는 빈집이 10만 채가 넘는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이자 ‘머니볼’ ‘눈먼 자들의 경제’ 등 베스트셀러 저자인 마이클 루이스가 그리스와 독일, 미국,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등 수년간 재정위기를 겪은 나라들을 찾아가 감춰진 실상을 면밀히 짚어냈다. 무능한 정부의 과도한 탐욕, 부패한 공무원,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불균형, 단기적인 인기에 영합한 포퓰리즘 정책 등이 이익만을 좇는 금융 시스템 문제와 맞물려 국가 시스템 붕괴를 불러왔다고 진단한다. 무분별한 재정운영이나 인위적인 건설 붐 조성으로 경기를 부양하려는 시도가 부메랑이 돼 더욱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는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은 우리도 귀담아들어야 할 부분이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클래식 기타리스트 서인 씨는 10살 된 반려견 모모와 3살짜리 강아지 챈스를 키운다. 서 씨가 속한 밴드 라온제나의 공연이 열리는 날, 부부가 집을 비워야 하는 탓에 장모가 개들을 돌봐주기 위해 방문한다. 장모는 손자들 재롱 대신 강아지 뒤치다꺼리를 하면서 마음이 불편하다. 신혼여행을 빼면 개들과 떨어져 본 적이 없는 서 씨는 공연 중에도 개들 걱정에 마음이 편치 않다. 장모는 결혼 6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자녀 계획을 미뤄온 서 씨 부부를 나무란다. 그러나 서 씨는 여전히 나이가 많은 모모에게 신경 쓰느라 2세 계획에 대해 미온적이다. 두 사람의 팽팽한 신경전 사이에서 아내 보라 씨도 답답한 마음이다. 며칠 뒤 보라 씨의 생일 날. 서 씨는 선물로 아기양말과 신발을 준비해 전한다. 그날 밤 평소 모모, 챈스와 한 침대에서 자던 부부는 개들을 거실로 끌어내는 침실 분리 작전에 나선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① 민병우 씨(30)는 영화감독이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그는 지금까지 단편영화 8편을 만들었다. 영화에 따라 정부나 민간의 지원을 받기도 했지만 제작비 대부분은 자신이 부담했다. 그는 상업영화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거나 영화제 출품에서 받은 상금 등으로 제작비를 마련한다. 소수 인원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연출뿐 아니라 각본, 촬영, 편집 등까지 직접 해결한다. 현재는 자신을 포함한 스태프 4명과 스마트폰으로 찍는 장편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예상 제작비는 1000만 원. 그는 이번 장편을 발판으로 더 큰 영화도 찍고 싶다고 했다.② 지난해 말 결성된 인디 음반사 ‘썬독’에는 힙합과 리듬앤드블루스(R&B)를 하는 7개 팀이 속해 있다. 회사라지만 소속 뮤지션 중 한 명이 대표를 하고 매니저는 따로 없다. 서울 홍익대 앞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들의 나이는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 다수가 작사, 작곡뿐 아니라 PC를 이용한 ‘홈 리코딩’으로 녹음과 믹싱, 마스터링을 진행한다. 이 음원은 온라인을 통해 유통하거나 CD로 제작해 판매한다. 》○ 주류문화와 경쟁하지 않는다민 씨나 썬독 출신 뮤지션들은 ‘셀프 아티스트’로 불린다. ‘셀프 아티스트’는 주류 시스템에 기대는 대신 개인이 제작 또는 유통 등을 담당하는 ‘손수 만들기(DIY·Do It Yourself)’형 문화예술 창작자를 뜻하는 말. 영화나 음악뿐 아니라 디지털 출판이 보편화되면서 개인 혹은 소수의 집단이 소규모로 직접 잡지나 책을 내거나 공연이나 전시를 기획해 활동하는 이도 늘고 있다.미술평론가 임근준 씨는 “과거 인디는 기존 체제, 주류문화와 각을 세운다는 지향점이 강했던 반면 셀프 아티스트들은 주류문화를 경쟁 대상이 아닌 참고 대상 정도로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현재 활동 중인 셀프 아티스트 중에는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른바 ‘88만 원 세대’가 많다. 국내 문화산업 성장기인 199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이들 중에는 2000년대 영화학과, 실용음악과 개설 붐의 영향으로 영화나 음악 전공자도 많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연예기획사들이 치밀한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제 목소리를 내는 젊은 창작자들은 설 자리를 잃기 시작했다. ‘88만 원 세대’ 저자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는 “문화의 산업적인 면이 부각되고, 자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문화계에서도 젊은 창작자에게 투자하는 모험을 더는 하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 작품 알릴 수 있는 통로 넓어져최근 셀프 아티스트들의 증가는 이 같은 88만 원 세대 예술가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돌파구를 찾게 되면서 이뤄진 현상으로 분석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출현 등 기술적인 발전도 이들에게 새로운 토양을 제공했다. 유튜브에 자신의 음악을 올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홍보하는 것은 일상이 됐다. 기획사 없이 홈 리코딩을 해 음반을 만드는 ‘우주히피’의 한국인 씨는 “기존 음반시장이 기울었다고 하지만 거꾸로 음악을 알릴 수 있는 통로가 넓어졌다”면서 “(셀프 아티스트로서) 스타가 되긴 어렵겠지만 좋은 음악을 하면 알아봐주는 사람도 늘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셀프 아티스트를 위한 지원 시스템도 진화 중이다. 정부나 기업의 지원을 받는 대신 창작자가 자신의 작품을 내걸고 민간의 후원을 받는 ‘크라우드 펀딩’이 부상하고 있다. 문화예술 리서치업체 PIO의 황윤숙 대표는 “크라우드 펀딩은 자립의 걸림돌이던 자금 문제를 일부분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의 미래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우 교수는 “한국 문화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1990년대 영화아카데미 등 새로운 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인데 현 시스템은 젊은 창작자에 대한 투자가 없어 문화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임근준 평론가는 “젊은 예술가들이 이미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고, 그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남자 1호는 요즘 가장 잘나가는 ‘예능 늦둥이’다. 지상파와 케이블 인기 프로그램을 섭렵하고 있다. 바지런한 그는 싱어송라이터로 한 달에 한 번씩 곡을 쓰고 음반을 내는 프로젝트도 2년 넘게 진행하고 있다. 남자 2호는 가수지만 8년째 자신의 음반을 내지 않고 있다. 대중가요 대신 제3세계 음악에 몰두한 그는 여행을 다니느라 바빴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기타를 선물하고 밴드를 꾸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남자 3호는 인디 가수다. 기타리스트로 더 유명해 스무 살부터 강산에, 한영애, ‘뜨거운 감자’ 등의 앨범에 참여했다. 가수 정인과 10년째 연애 중인 ‘순정남’으로 올해 목표는 결혼이다. 남자 1호는 윤종신(43), 2호는 하림(36), 3호는 조정치(34). 이들이 모여 ‘신치림’이라는 그룹을 결성했다. 2월 7일 첫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는 ‘신치림’을 최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룹 이름 ‘신치림(信治琳)’은 세 사람의 이름 끝 자를 합쳐 만들었다. ‘믿음으로 다스리는 아름다운 소리’라는 뜻이다. 팀을 결성하겠다는 생각은 윤종신이 처음 했다. “처음엔 (조)정치와 2인조로 할까 생각했어요. 2년 전 김C 소개로 정치를 만났는데 함께 작업을 하면서 반해버렸죠. 정서가 통했거든요. 그러던 중 하림이를 만나서 ‘같이 할래?’ 물었는데 하겠다고 해서 덥석 잡았고요.”(윤종신) “다 술 때문이죠.(웃음) 처음 (윤)종신이 형이 제안했을 땐 설마 하겠냐 싶었어요. 형은 가요를 하고, 저는 월드음악, 정치는 인디음악을 하는데…. 왠지 어울릴 거 같지 않았거든요.”(하림) 세 사람은 데뷔 앨범을 낸 시기가 1990년(윤종신), 2001년(하림), 2010년(조정치)으로 약 10년씩 차이가 나고 활동하는 영역도 다르다. 어색한 조합 같지만 어딘지 닮았다.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한 이들은 공통점으로 “‘없어 보임’의 미학을 즐기는 ‘찌질’한 감성”을 꼽았다. 신치림의 첫 앨범은 ‘더하기’보다 ‘빼기’에 공을 들였다. 컴퓨터 사운드를 뺐고, 피아노와 스트링 등을 배제한 채 기타 위주로 작업했다. 앨범에 수록된 9곡을 각자 세 곡씩 나눠 썼고, 노래와 편곡도 나눠 했다. “이번 앨범의 주제는 여행이에요. 늘 여행을 다니는 하림,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저, 여행보다는 집에 틀어박혀 게임하길 좋아하는 정치, 세 사람이 각자 여행과 관련한 자기 얘기를 해서 최종적으로 엮었죠.”(윤종신) “셋의 색깔이 합쳐질 거 같지 않았는데 나중엔 묘하게 섞이더라고요. 결과물은 하나의 이야기 같은 느낌일 거예요.”(조정치) 015B 객원가수 출신으로 데뷔 20여 년 만에 밴드를 하게 된 맏형 윤종신은 요즘 신치림 홍보에 열심이다. 지난해 말 자신의 신보가 나왔을 때도 홍보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책임감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신치림은 앞으로 제 음악 방향을 좌우할 중요한 앨범이죠. 또 얘들(하림, 조정치)의 기대가 너무 커요. 정치는 신치림으로 성공해 집 사서 장가가겠다고 하고, 하림이는 차 바꾸겠다고 하고…. 제 어깨가 무겁죠.(웃음)”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MBC 노조가 30일 총파업에 들어가 뉴스에 이어 일반 프로그램 방영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MBC의 총파업은 2010년 5월 파업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무한도전’ ‘우리 결혼했어요’ 등 예능 프로그램은 지난 방송분을 편집한 스페셜 편을 4일 방송할 예정이다. 이번 파업에 PD와 아나운서들이 대거 참여함에 따라 자체 제작되고 있는 예능과 교양 프로그램의 결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는 MBC 기자회가 25일부터 제작을 거부함에 따라 10분 안팎으로 축소해 방영되고 있으며, 29일 방송 예정이던 시사매거진 2580은 결방됐다. 이에 앞서 노조는 방송 공정성의 훼손을 이유로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벌인 파업 찬반투표에서 투표율 83%, 찬성률 69.4%로 파업을 시작했다. 김재철 사장은 이날 발표한 ‘사원들께 드리는 글’에서 “불법파업에 동참하는 사람들에 대해 엄격한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음치들의 반란, 앙코르(오후 6시 20분) 이번 주 도전자는 탤런트 선우용녀와 코미디언 김현철, ‘간고등어 코치’로 알려진 헬스트레이너 최성조다. 선우용녀는 젊은 시절 가수 패티 김의 여러 히트 곡을 만든 작곡가 고 길옥윤의 가르침을 받을 기회가 있었지만 ‘남 앞에서 노래 부르기 싫어’ 거절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후회가 된다고 한다. 가수 김종서만큼 높은 음을 잘 내 학창시절 ‘최종서’라는 별명으로 불렸다는 최성조는 변성기 이후 목소리가 바뀌었다. 이제는 노래방에서 높은 음의 노래를 부르면 아내가 만류한다. 행사에 나가 노래할 일이 많은 김현철은 음치인 탓에 여러 곡을 공략하기보단 나훈아의 ‘영영’ 한 곡만 줄곧 불러왔다. 이들이 가수 배기성과 박기영, 성악가 서정학과 짝을 이뤄 음치 탈출 훈련을 받는다. 선우용녀는 배기성에게서 배에 힘을 줘 소리 내면서 자기 소리를 찾는 법을 배운다. 레슨을 마친 선우용녀는 “배기성이 하는 학원이라면 수강료를 내서라도 다니고 싶다”고 말한다. 서정학은 발라드풍 노래만 부르는 최성조에게 남성적인 노래가 더 어울린다면서 박상민의 ‘멀어져간 사람아’를 추천한다. 최성조는 학창시절 이후 처음으로 남성적인 분위기의 노래를 부른다. 홍일점 음치마스터인 박기영은 김현철을 만나 고전한다. 노래할 때 나쁜 버릇을 고쳐주려고 노력하지만 김현철의 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박기영은 ‘상체 뒤로 젖히기’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는데…. 이들 중 누가 가장 성공적으로 음치에서 탈출할까.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한국기업이 진출해 우호적 협력관계에 있는 나라들을 집중 탐구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의 첫 회. 동아일보와 채널A가 공동으로 제작했다. 넉넉한 지하자원을 가졌지만 남미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볼리비아는 ‘황금의자에 앉은 거지’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금, 은, 구리 등 풍부한 자원은 이 나라에 오히려 시련을 안겼다. 300년에 걸친 스페인의 지배, 인접 국가와의 잦은 분쟁도 모두 자원 때문이었다. 인디오의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볼리비아인들은 지금도 전통의식인 ‘파차마마’를 치를 때마다 고산동물 야마의 태아를 제물로 바친다. 볼리비아는 칠레에 해양영토를 빼앗긴 뒤 내륙국가가 됐지만 여전히 해군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남미에서 해외문화 유입이 가장 늦은 이 나라에도 한류열풍이 불고 있다. 행정수도 라파스의 한글학교에선 현지 젊은이들의 한글 배우기가 한창이다.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등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그룹과 ‘천국의 계단’ ‘이브의 모든 것’ 등 한국 드라마도 인기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의 관계도 돈독하다. 지난해 12월 볼리비아 광산도시 코로코로 마을에서는 한국광물자원공사와의 자매결연을 환대하는 마을 축제가 성대하게 열렸다.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자원 침탈을 겪어온 볼리비아인들은 외지인에 적대적이지만 한국기업에는 예외였다. 한국기업이 볼리비아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2월 2일 개봉하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는 1980년대 부산 폭력조직의 세계를 소재로 하고 있다. 세관 공무원 출신으로 조직폭력배의 이권을 위해 활동하는 로비스트지만 제대로 된 건달 축에도 못 들어 ‘반달’로 불리는 최익현(최민식)과 부산 최대 조폭의 보스 최형배(하정우)를 둘러싼 권모술수와 의리, 배신을 다뤘다.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하정우(34)와 윤종빈 감독(33)을 만났다. 이 작품은 2005년 ‘용서받지 못한 자’, 2008년 ‘비스티 보이즈’에 이어 이들 ‘짝패’의 세 번째 작품. 이번 영화에서 “80년대 조폭들을 통해 지나간 아버지 세대의 이야기를 살피고자 했다”는 윤 감독은 자신의 모든 개봉작에서 하정우를 주연배우로 내세운 셈이다.“배우와 감독은 영화를 통해 연애를 하는 거와 같아요. 소통이 정말 중요한데, (정우) 형은 정말 잘 통하는 배우죠. 제가 ‘형, 모모 영화에서 아무개 배우가 연기한 그 느낌’ 이런 식으로 말하면 척 알아들어요.”(윤종빈)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한국판 누아르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죠. 부산 사나이, 8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 갱스터…. 남자라면 그런 것에 대한 로망이 있잖아요.”(하정우)두 사람은 중앙대 연극영화과 선후배 사이지만 연기와 영화 전공으로 나뉘어 학부 시절에 알고 지내진 않았다. 학교 연극무대에 오른 하정우의 모습을 보고 윤 감독이 하정우의 미니홈피에 쪽지를 보낸 것이 인연이 됐다.“무대에서 보여주는 힘이 정말 대단했어요. 그래서 쪽지를 보냈죠. ‘연기 잘 봤습니다. 언젠가 제가 감독이 되면 선배님과 같이하고 싶습니다.’”(윤종빈)그 2년 뒤 두 사람은 윤 감독의 졸업 작품 ‘용서받지 못한 자’를 통해 진짜 배우와 감독으로 다시 만난다. 이 영화는 칸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에 진출했고, 두 사람은 영화계의 무서운 신인으로 떠올랐다. 둘이 열 달간 함께 살다시피 하면서 만든 작품이다.세 번째 영화는 어땠을까. 하정우는 배역의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전신문신을 감행하고, 부산 사투리를 익히기 위해 고향이 부산인 윤 감독을 따라 한 달간 ‘어학연수’도 했다.“전작(‘황해’)의 연변 사투리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부산 사투리로 고치는데, 외국어를 배우는 것 같았죠. 말투보다 부산 사내들이 어떤 ‘솔(soul)’, 어떤 행동 패턴을 보이는지 유심히 관찰했어요.”(하정우) “형에게 부산 사내들의 ‘가오’(허세)를 잘 살려 달라고 부탁했어요. 형은 거기서 나아가 가오 잡는 그 사내들이 가끔씩 보이는 귀여움도 잡아내더군요.”(윤종빈)서울 강남구 잠원동 동네 친구인 두 사람은 지금도 매주 3회 이상 동네 포장마차에서 술자리를 갖는다. 배우와 감독이 만나면 영화 얘기만 할 것 같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박주영이 아스널을 간 게 잘한 것인가, 추신수가 다년계약을 할 것인가 등등…. 가끔 영화 얘기도 하는데 특정 인물 하나를 집어서 해체, 분석하죠.(웃음) 그런 시간 덕에 촬영 현장에서 소통이 유독 잘되는 것 같아요.”(하정우)둘은 ‘용서받지 못한 자’로 프랑스 칸에 갔을 때, 배우 로버트 드니로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도 1973년 ‘비열한 거리’로 같은 무대에 초청된 사실을 떠올리며 그들 같은 콤비가 되자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 꿈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서로를 보면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배우와 감독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 영화를 함께하고 추억을 나눌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잖아요. 아직 해야 할 작품이 더 많으니 계속 전진해야죠.”(하정우)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이보시라요, 내레 김정일 위원장 닮은 서울시민 김영식이라요.”서울 성북구 장위3동에서 30년째 문구점 ‘거북사’를 운영하는 김영식 씨(61)는 국제적 ‘스타’로 통한다. 그는 곱슬머리부터 튀어나온 배, 턱 아래로 처진 살, 커다란 선글라스 등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쏙 빼닮은 외모로 주목을 받아왔다. 김 씨는 1995년 김진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김정일 역을 맡으며 데뷔했다. 그는 “김정일 닮은꼴로 유명해진 뒤부터는 조금이라도 더 닮기 위해 북한 사투리를 배웠고 원래 곱슬머리었지만 더 풍성하게 하기 위해 3, 4개월마다 한 번씩 파마를 해왔다”고 말했다.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5일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이 사망한 후 많은 북한 주민들이 눈물을 흘렸지만 가장 슬퍼한 사람은 한국의 대역배우 김영식 씨”라고 소개하며 김 위원장과 꼭 닮은 김 씨 사진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실제로 김 씨는 요즘 자신의 부업인 김정일 역할이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끝날지 모른다고 염려하고 있다. “김정일 사망 소식을 듣고 수백 통의 전화를 받았어요. 남의 일 같지 않더라고요. 앞으로 일이 끊기게 될 것도 걱정되고…. 다행히 아직은 사망 직후여서 그런지 방송 출연 요청이 많네요.”가디언은 영국에서 유명인사 대역을 조달하는 회사를 운영하는 프란체스크 맥더프밸리 씨의 말을 빌려 “연예계에선 슈퍼스타가 숨진 뒤 대역들이 더 바빠지는 경향이 있다”며 “보통 6개월은 추모기간이라 잠잠하지만 이후부터는 달라진다”고 전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

MBC ‘나는 가수다’(‘나가수’) 세 번째 명예졸업의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기대치가 높아진 청중은 더는 웬만한 고음 지르기와 변신에 감동 받지 않았다.‘얼마나 잘하는지 보자’며 팔짱을 낀 500여 명의 평가단 앞에서 가창력 있다는 가수들이 번번이 탈락의 쓴잔을 들이켰다. 1기 멤버인 박정현 김범수의 명예졸업 뒤 또 다른 명예졸업자 ‘자우림’이 나오기까지 무려 5개월이 걸렸다. 국내에서 드문 ‘혼성 모던 록 밴드’가 관객을 움직일 수 있었던 비결은 뭐였을까.13일 동아일보 사옥에서 만난 자우림 멤버 4명(보컬 김윤아, 기타 이선규, 베이스 김진만, 드럼 구태훈)은 “(순위에 연연해하기보단) 그저 우리 식대로 노래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잘난 척처럼 들릴 수 있는 답변이지만 그 ‘무심함’이 지난 15년간 자우림이 사랑받아온 이유다.“우리는 늘 ‘팬들의 기대를 배신하는 밴드, 과거와는 다른 음악을 보여주는 밴드가 되겠다’고 말해왔어요. 나가수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나가수’에서 자우림은 ‘실험담당’이었다. 첫 번째 ‘고래사냥’으로 1위에 오른 뒤 한동안 하위권을 맴돌면서도 고집스럽게 다음 실험을 이어갔다. 조용필의 ‘꿈’을 부를 때는 사물놀이 패를 등장시켰고, 댄스곡인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는 주술을 행하듯 몽환적인 분위기로, 김범수의 발라드 ‘하루’는 탱고 등 남미음악을 가미해 편곡했다.뚝심 있게 실험을 이어갔던 이유로 “대중의 기호를 예측할 수 있는 깜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대중도 어느새 “순위보단 우리의 색깔을 드러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자우림의 고집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14번의 경연에서 자우림은 1등부터 7등까지에 골고루 모두 2번씩 올랐다.이들에겐 ‘나가수’ 출연 자체가 실험이었다. 처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땐 “음악에 순위를 매기는 건 코미디”라면서 외면했다. 반신반의하며 시작했지만 끝나고 보니 얻은 게 더 많다. 얼마 전 끝난 전국투어 콘서트에 50, 60대 팬들이 야광봉을 들고 찾아왔을 때는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자기들끼리만 어울리던 멤버들이 동료 가수들과 친해지는 계기도 됐다.“‘나가수’ 출연 가수들끼리는 경쟁자라기보다 서로가 MBC의 공동 피해자라는 느낌이 있죠.(웃음) 그 덕분에 똘똘 뭉치게 됐고요.”15년의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밴드도 많은 것이 변했다. 4명 멤버 중 3명이 결혼을 해 가정이 생겼고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 횟수도 늘었다. 과거 녹음실에서 밤을 새웠던 멤버들이 이제는 매일 오전 11시면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는 주부 김윤아의 집에 모여 음악작업을 한다. 생활 패턴은 바뀌었지만 바지런함은 여전하다. 매년 한 개 이상의 앨범을 낸 이들은 이달 말이면 나가수에서 했던 음악들을 모아 앨범을 내고, 올해 안에 9집도 발매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이들의 실험은 계속될까.“계속 음악을 만들고 앨범을 내야겠죠. 우리가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계속 해보는 거죠.” 무심하지만 미더운 답변이 자우림다웠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문혜빈 인턴기자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4년 }

15일 서울 종로구 낙원동 낙원상가 4층의 한 극장. 주말이지만 이 극장에선 ‘뜨는’ 블록버스터 포스터를 볼 수 없다. 상영작은 단 두 편. 20세기 거장으로 꼽히는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1980년)과 1980년대 대표적인 흥행작인 배창호 감독의 ‘깊고 푸른 밤’(1985년)이었다. 별다른 홍보도 없었지만 30년이 지난 영화를 보기 위해 수백 명의 관객이 이곳을 찾았다. 영화 상영 뒤에는 ‘관객과의 대화’ 행사가 열렸다. 큐브릭의 팬을 자처한 이명세 감독, ‘깊고 푸른 밤’의 안성기 씨와 배창호 감독이 방문해 상영작에 대한 얘기들을 관객과 나눴다. 한 20대 관객은 “일반 극장에서 볼 수 없는 고전영화를 스크린으로 보고, 영화에 대해 많은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 극장은 서울 유일의 시네마테크인 ‘서울아트시네마’다. 예술영화관을 뜻하는 시네마테크는 극장인 동시에 영화의 박물관 같은 곳. 뉴욕 런던 베를린 파리 등 세계적인 문화도시에서는 고전영화를 상영하고 영화 문화에 대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시네마테크 여러 곳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서울아트시네마에서도 영화사적 가치가 있는 영화와 각종 기록물을 접할 수 있다. 이날 만난 이 감독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시네마테크는 보물창고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이 ‘보물창고’ 같은 극장이 10주년이 되는 해다. 축제 같은 분위기를 기대했지만 현장에서 만난 여러 영화인은 “앞으로 10년은 또 어떻게 보낼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비영리로 운영하는 이 극장은 정부와 개인, 단체 등의 후원을 받고 있지만 10년 내내 운영 적자에 허덕여 왔기 때문이다. 2010년에는 폐관 위기에 놓인 서울아트시네마를 살리기 위해 영화인들이 맥주 광고에 출연해 후원금을 모으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등도 그 필요성을 인식해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세우겠다고 몇 차례 발표했지만 다른 계획들에 밀려 번번이 무산됐다. 해외에서는 기업의 후원이 활발하지만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영화는 대표적 엔터테인먼트 산업이기도 하지만 100년 역사를 가진 예술이기도 하다. 산업으로서 영화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예술로서 영화의 가치를 인정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필요하다. 매년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1억5000만 명이 넘고, 영화산업 규모가 1조 원대인 나라의 수도에서 단 하나뿐인 시네마테크가 그 운명을 걱정한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구가인 문화부 comedy9@donga.com}

‘달팽이’ ‘왼손잡이’의 가수 이적(38·사진)이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해 아름다운재단에 1억 원을 내놓았다. 이적은 13일 서울 종로구 옥인동 아름다운재단 사무실에서 기금 협약식을 갖고 성금을 기탁했다. 아름다운재단은 이 성금이 ‘달팽이 기금’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적은 소속사인 뮤직팜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받고 사는 연예인으로 사회에 어떤 식으로든 보상하고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다”면서 “달팽이처럼 천천히 가더라도 꼭 필요하고 의미 있는 길을 꾸준히 가겠다는 마음으로 청소년 가장들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부터 아름다운재단에 정기 후원해오고 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주부 장모 씨(56)는 최근 서울의 한 역세권 소형 오피스텔 매물을 유심히 살펴보는 중이다. 남편의 정년퇴직을 앞두고 고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 투자 상품이라는 판단에서다. 장 씨는 “최근 1년 새 눈여겨봐 둔 오피스텔 값이 많이 올라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의 규모를 줄여서 구입할지를 두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은 높은 인기를 누렸다. 정기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퇴직하는 베이비붐 세대와 1, 2인 가구가 늘어난 데다 정부가 각종 지원 대책을 내놓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된 오피스텔은 3만여 실로 전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 들어서는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기도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여전히 수익형 부동산을 유망한 투자 상품으로 꼽고 있다. 동아일보 부동산팀이 부동산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은 아파트와 토지 등 전통적인 부동산 투자 상품을 제치고 투자유망도 평가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1, 2인 가구 증가 등과 같은 인구구조 변화와 함께 아파트 토지 등의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파트 시장 약세가 지속되고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틈새시장으로서의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가격 대비 임대료가 높아 소득 수익률이 높은 상품이 앞으로도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에는 전국에서 오피스텔 5000여 실, 도시형생활주택 1000여 채가 공급될 예정이다. 아직 공급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건설사들이 있는 만큼 실제 분양 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분양 비수기인 1, 2월에도 대형 건설사의 오피스텔을 비롯해 적지 않은 물량의 수익형 부동산 상품이 공급될 계획이다. 다만 묻지 마 식 투자는 여전히 금물이다. 전문가들도 최근 수익형 부동산 공급 물량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늘어난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도시형생활주택은 일부 지역에서 공급 물량이 수요를 웃돌고 있고, 오피스텔은 분양가가 너무 높아 시장에 형성된 수익률 수준을 맞출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임대를 고려해 입지 선택에 유의하고 투자금 대비 수익률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경기 용인시 기흥구 동백지구에 들어서면 살구색 2층 단독주택이 눈에 띈다. 일본의 단독주택 전문건설업체 ‘세키스하임’이 지은 본보기집이다. 주변의 고급 단독주택들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이 주택은 일본 현지 공장에서 32개의 부품조각(모듈)으로 사전 제작한 뒤 한국에 들여와 하루 만에 조립해 지은 ‘모듈러 주택’이다. 부동산개발 컨설팅업체 ‘피데스개발’이 지난해 11월 경기 양주시 율정동에 지은 한옥도 모듈러 주택이다. 이 주택은 공장에서 기둥 보 등을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지었다. 이 회사 김승배 대표는 “전체 작업의 절반가량을 모듈러 주택 시공방식을 따랐다”며 “앞으로 80% 수준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최근 도시형생활주택이나 한옥 등 소규모 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모듈러 주택 관련 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 전문업체인 수목건축은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A&C’와 앞으로 지을 도시형생활주택을 모듈러 공법으로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를 위해 포스코A&C는 충남 천안시에 대규모 생산설비를 갖춘 공장을 짓고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남기석 포스코A&C 상무는 “당분간 서민용 저층 주택에 치중하겠지만 궁극적으론 고층 아파트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데스개발은 경북 문경시에 지을 영상문화관광복합단지 내 콘도를 모듈러 주택으로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한라건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도 모듈러 주택 사업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듈러 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뛰어난 경제성 덕택이다. 전문가들은 일반 시공방식으로 짓는 것보다 인건비와 공사기간 등이 줄면서 10% 이상 경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 “12월 동지섣달에 물 뿌렸다고 꽃이 피겠어요. 대책 나오고 일주일 반짝 오르다가 다시 80%가 빠졌어요. 요즘엔 상담 문의도 안 와요.” 3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아파트 1단지 내 A중개업소는 ‘개점휴업’이라고 해도 될 만큼 한산했다. 이 중개업소의 한모 사장은 “개포주공 1단지에만 38개 중개업소가 있는데 한 달에 거래 한 건도 못하는 업소가 대부분”이라며 “요즘엔 문의 전화도 안 온다”고 한숨을 쉬었다. 단지 주변에는 문이 잠긴 중개업소도 눈에 띄었다. 비슷한 풍경은 서초구와 송파구의 다른 재건축아파트 단지에서도 목격됐다. 》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12·7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은 ‘강남 구하기’ 정책으로 불릴 만큼 강남 재건축아파트 시장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12·7 대책 발표 이후에도 관련 지역의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 3구 재건축아파트의 매매가는 전주보다 0.06% 떨어졌다. 12·7 대책 발표 이후 반짝 반등하더니 3주 연속 하락세다. 대책 발표 직후 1주일 만에 0.74%까지 올랐던 강남구 재건축아파트는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고, 서초구는 아예 상승세 없이 감소세를 이어갔다. 가락시영 아파트의 종(種) 상향과 재건축사업 승인이라는 호재가 있었던 송파구도 한 달간 1.6% 상승하면서 기대치를 높였다. 하지만 호가만 올랐을 뿐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자 다시 빠지는 분위기다. 송파구 가락동 창신부동산 이영석 대표는 “가락시영도 한때 평균 5000만 원 정도 올랐지만 절반쯤 떨어진 뒤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책 발표 전보다 가격이 떨어진 곳도 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 54.5m²(전용면적 기준) 아파트는 11억8000만∼12억 원으로 대책 발표 전보다 2500만 원가량 하락했다. 대치동 은마 아파트 76m²도 8억6000만∼9억2000만 원 선으로 1000만 원이 내렸다. 대치동 B중개업소 이모 사장은 “대책 직후 기대감에 호가를 5000만 원 정도 올렸던 사람들이 최근 다시 중개업소를 돌아다니며 팔아달라고 읍소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정부가 강남 재건축 살리기에 분명한 의지를 밝혔는데도 시장이 반응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 동향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재건축아파트는 투자 목적의 투자자들이 주로 관심을 갖는 상품이어서 경기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현재처럼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 완화 의지만으로는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투기과열지역을 해제함으로써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은 분명하지만, 불투명한 경기 전망 때문에 투자자들이 선뜻 움직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재건축에 대한 견해차가 있는 것으로 비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발생하는 것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덕례 주택사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는 재건축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하지만 이에 대한 서울시의 방침이 명확하게 나온 게 없어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투기 수요 중심에서 실수요 중심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재건축을 포함해 강남지역의 고가 아파트들에 끼었던 거품이 빠지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서후석 명지대 부동산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재건축아파트 값은 비싼 편”이라며 “가격이 더 떨어져야만 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아파트의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발 금융위기 등 실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고, 총선 대선 등이 부동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는 분석이다. 김현아 건산연 연구위원은 “선거를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라며 “강남 재건축 활성화는 상당 기간이 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