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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지원을 위한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출범을 앞두고 정부와 금융권이 펀드 조성과 투자 집행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권 관계자들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별관에서 ‘국민성장펀드 업무협약식 및 사무국 현판식’을 열었다. 산업은행과 5대 금융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이 자리에서 업무협약을 맺고 국민성장펀드에 필요한 자금과 전문 인력, 정보를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정부는 공공 75조 원, 민간 75조 원으로 구성된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하고, 첨단전략산업 생태계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5대 금융그룹은 국민성장펀드에 10조 원씩 총 50조 원을 부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금융위는 다음 달 10일 펀드 출범에 맞춰 최대한 신속하게 투자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성장펀드는 그 규모뿐만 아니라 지원 방식과 협업 체계도 그간의 산업금융이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라며 “기존의 영업 관행과 마인드는 획기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무협약식에 이어 ‘국민성장펀드 사무국’ 현판식도 진행됐다. 사무국은 프로젝트 접수와 검토, 지원 금융기관 주선 등 실무를 맡는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지원을 위한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출범을 앞두고 정부와 금융권이 펀드 조성과 투자 집행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금융위원회와 금융권 관계자들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별관에서 ‘국민성장펀드 업무협약식 및 사무국 현판식’을 열었다. 산업은행과 5대 금융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이 자리에서 업무협약을 맺고 국민성장펀드에 필요한 자금과 전문인력, 정보를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정부는 공공 75조 원, 민간 75조 원으로 구성된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하고, 첨단전략산업 생태계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5대 금융그룹은 국민성장펀드에 10조 원씩 총 50조 원을 부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금융위는 다음달 10일 펀드 출범에 맞춰 최대한 신속하게 투자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성장펀드는 그 규모 뿐만 아니라 지원방식과 협업체계도 그간의 산업금융이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라며 “기존의 영업관행과 마인드는 획기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업무협약식에 이어 ‘국민성장펀드 사무국’ 현판식도 진행됐다. 사무국은 프로젝트 접수와 검토, 지원 금융기관 주선 등 실무를 맡는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내년 5월부터 의무적으로 영문 공시를 해야 하는 상장사의 범위가 늘어난다. 내년 3월 이후 열리는 주주총회는 의안별 찬성·반대·기권 비율이 공개되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1∼6월)부터 임원 연봉 세부 내역도 의무적으로 발표돼 ‘깜깜이 지급’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방안을 담은 기업공시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16일 밝혔다. 먼저 내년 5월부터 영문 공시 의무 대상이 기존 ‘자산 10조 원 이상’에서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코스피)로 확대된다. 자산 10조 원 이상 기업은 국문 공시를 낸 당일 영문 공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자산 2조 원 이상 기업도 3영업일 내 제출해야 한다. 내년 3월 이후 열리는 주총부터는 의안별로 찬성·반대·기권 비율을 주총 당일 의무 공시하도록 했다. 현재는 안건 가결 여부만 공개돼 투자자가 정확한 흐름을 알 수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임원 보수 공시도 강화된다. 앞으로 기업들은 최근 3년 총주주수익률(TSR)과 영업이익 등 성과지표를 임원 전체 보수총액 공시 항목 옆에 적어 성과와 보수 간 관계를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정부가 소상공인들의 자금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총 6만 명에게 3조3000억 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실시한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소상공인 성장촉진 보증부대출’이 17일부터 각 은행에 차례로 출시된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현재 1년 이상 사업체를 운영 중인 신용평점 710점 이상 소상공인 이다. 대출 한도는 개인 사업자의 경우 5000만 원이며, 법인에는 1억 원까지 최대 10년간 분할 상환할 수 있는 보증부대출을 제공한다. 보증 비율은 90%다. 이번 보증대출은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 대신 은행이 보증서를 자체 심사·발급하는 위탁보증 방식이다. 지원 대상 소상공인은 지역신보를 방문할 필요 없이 은행에서 원스톱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부실대출을 걸러내기 위해 특정 요건을 갖춘 소상공인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스마트오더·키오스크 등 기술을 보유한 기업, 근로자 수가 전년 말 대비 동일하거나 증가한 기업, 매출액과 영업점이 늘어난 기업, 최근 지역신보 등의 컨설팅을 수료한 기업 등이 해당된다. 성장촉진 보증부대출은 17일 NH농협·신한·우리·KB국민·IBK기업·SC제일·수협·제주 등 8개 은행이 먼저 출시하고, 28일 하나·iM·부산·광주·전북·경남 등 6개 은행이 출시한다.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토스·케이뱅크)는 내년 초에 출시할 예정이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장기 투자하는 ‘인내 자본’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의 주식 보유 위험가중자산(RWA) 적용 비율을 완화하겠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채널A가 개최한 ‘2025 동아뉴센테니얼포럼’ 발표자로 나서 은행의 건전성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회사들이 부동산 등 안전자산에 과도하게 집중된 자금을 주식시장, 벤처 투자 등 모험자산으로 유도하는 ‘생산적 금융’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 위원장은 “금산분리 규제도 일반 지주회사의 근간을 흔들지 않은 선에서 실용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식 생산적 금융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선 주요 금융지주의 벤처 투자 실무자들도 참여해 살아있는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모험자본 투자에 보조금 적극 지원” 은행의 건전성 지표인 RWA를 산정할 때 기업 대출, 주식 등 비교적 모험적인 투자에는 가계대출보다 높은 위험 가중치가 적용된다. 은행들은 건전성을 양호하게 관리하기 위해 모험 투자를 꺼리는 편이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기업 대출, 주식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선 RWA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위원장은 이런 규제에 대해 “국제 기준보다도 우리나라는 매우 엄격하고 보수적”이라며 “국제 기준에 맞추면 (생산적 금융으로 흘러갈 수 있는) 30조 원의 여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에 주식 지분 투자는 좀 더 유리하게 하고, 부동산으로 가는 자금은 좀 더 불리하게 만들겠다”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또 “금융회사들이 모험 자본에 투자할 때 받는 정책 펀드 등 정부의 보조금은 금융감독원의 승인 없이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150조 원으로 조성되는 국민성장펀드의 방향성도 제시됐다. 이 원장은 “투자 분야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첨단 전략산업에 집중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속화되는 시기에 유익한 포럼”이라며 “포럼에서 나온 내용을 잘 메모해 정책적, 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그동안 한국 금융은 약탈적 금융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이제 생산적, 포용적 금융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생산적 금융, 손실 나도 면책해야” 국내 생산적 금융의 발전 가능성을 낙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우리나라도 실리콘밸리식 금융을 형태적으로는 갖추고 있다”며 “금융사들은 혁신 사업을 상용화하고 기업을 길러내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저성장 우려가 커진 한국에 벤처 투자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오승재 신한벤처투자 신한퓨처스랩 팀장은 “지금은 저성장 국면에서 막힌 돈의 흐름이 터지는 초창기”라며 “벤처 투자 특성상 장기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국현 우리벤처파트너스 상무는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잘돼야 투자자 보호가 된다. 한국은 인수합병(M&A)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연기금 등 장기로 끌고 갈 수 있는 투자자 집단이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생산적 금융이 잘 작동하려면 위험 자산으로 옮겨 모험 투자를 해 손실이 나도 임직원에게 최대한 면책해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실패를 빨리해 봐야 합니다. ‘삼진아웃’(실패)보다 ‘홈런’(예외적 성공) 한방이 더 중요하니까요.” 13일 ‘2025 동아뉴센테니얼포럼’에서 화상을 통해 연설에 나선 일리야 스트레불라예프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사진)는 성공적인 벤처 투자를 위한 ‘벤처적 사고방식’의 첫 번째 원칙으로 실패를 통해 배우며 홈런 같은 압도적인 성공을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에 실패하면 잃는 건 원금뿐이지만, 구글 같은 회사를 놓치면 (원금의) 1만 배를 잃는다’라는 유명 벤처 투자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제 연구에 따르면 스타트업 20개 중 단 1개만이 놀라운 홈런급의 성공을 이룬다”고 말했다. 스트레불라예프 교수는 기업 금융, 벤처 투자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스트레불라예프 교수는 벤처 투자 노하우에 대해 “‘말’이 아닌 ‘기수(騎手)’에 베팅하라”고 권했다. 아이디어나 초기 제품, 사업 계획보다 이를 이끄는 창업 직원의 역량을 따져보고 투자하란 얘기다. 그는 “‘A급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B급 팀’보다 ‘B급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A급 팀’에 투자하는 게 낫다”며 “A급 팀은 B급 아이디어의 한계를 빠르게 파악하고 방향을 바꿔 ‘A+급 아이디어’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급 인재로 꼽힐 법한 유니콘 창업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자질로는 회복 탄력성과 유연함, 건설적인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태도 등을 꼽았다. 스트레불라예프 교수는 “AI의 발전은 전례 없는 방식으로 시간의 흐름을 압축시키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빨리 유니콘이 되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25년간 세계 주요 기업들 사이에 대규모 세대교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직장인 권모 씨(41)는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뒤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아파트 매수 계약을 했다. 대출 여력을 알아보려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회사의 재무팀,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회사를 찾아 다니기 바쁘다.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줄었기 때문이다.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금리 연 2%대 사내대출과 금리 연 10%대 P2P 대출로 중도금과 잔금을 치르기로 했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대출 규제의 ‘무풍지대’인 예금담보대출(예담대), 자동차담보대출(차담대), 사내대출 등을 끌어 쓰는 ‘우회 영끌’이 늘고 있다. 이런 대출 상품은 대출 한도의 기준이 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되지 않아 우회 통로가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시중은행의 예담대 잔액은 이달 들어 2122억 원 늘었고, 고금리인 P2P 대출 잔액도 지난달 말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로 뛰었다. ● 대책 발표 뒤 우회 대출 증가1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10일 기준 예담대 잔액은 6조3799억 원이다. 예담대는 이달 들어 6영업일 만에 2122억 원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주담대 월 증가액(2174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예담대가 지난해 같은 달엔 오히려 83억 원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이달에 유독 큰 폭으로 늘었음을 알 수 있다. 기업들의 사내대출도 늘고 있다. 사내대출은 DSR 규제를 피할 수 있고 회사에 따라 저리나 이자 대납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SGI서울보증으로부터 취합 받은 사내대출 보증 현황에 따르면 올해 1∼10월 사내대출 보증은 11조970억 원으로 전년 동기(11조745억 원) 대비 225억 원가량 증가했다. 6·29 대책 이후인 7∼10월에는 4조538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3억 원 늘었다.상대적으로 고금리인 P2P 대출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10월 대출 잔액이 1조4339억 원, 월 증가액은 818억 원이었다. 모두 개편된 통계로 집계되기 시작한 2022년 8월 이후 최대치다. 금리가 연 10% 안팎인 P2P 부동산담보 대출은 4월부터 순증으로 전환했는데, 대출 규제가 발표된 10월 한 달에만 80억 원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풍선효과’는 6·27 부동산 대책 때부터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금리가 연 6∼18% 수준인 저축은행 차담대는 대책 직후 두 달여간 3738억 원 증가했다. 올해 1∼5월 취급액(6793억 원)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포모’에 주식 투자 수요 몰려 대출 규제 이후 자녀 교육, 직장 이전 등으로 불가피하게 이사를 가야 하는 수요자들이 우회 대출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도가 줄어든 주담대로 자금을 마련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4,000을 돌파한 뒤 주식 투자금을 급히 구하려 우회 대출을 꾀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장’에서 주식으로 돈을 번 ‘개미’들을 보며 ‘나만 돈을 못 벌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구매를 원하는 수요자들은 규제로 인해 주담대가 막히자 예담대나 차담대를 통해 자금을 보충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스피 상승으로 주식 투자 자금을 확보하려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차주의 빚 상환 부담이 빠른 속도로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기준금리가 시장의 예상보다 늦게 인하되면 은행, 저축은행, P2P 업권의 연체율이 오르고 금융회사들의 건전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신용융자는 자본재, 반도체 업종 등에 집중돼 있어 주가가 떨어지면 반대매매에 따른 주가 하락 폭이 커질 우려가 있다”며 과도한 ‘빚투’를 경계했다. 부동산 대출 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도한 대출 규제 때문에 대출 수요가 차담대, P2P 등 고금리 대출로 옮겨가는 왜곡 현상이 나타난다”며 “상환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대출을 받도록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재건축 관련 규제를 푸는 등 공급 대책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제안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우리가 납품하던 업체들이 파산해 대금을 못 받고 있어요. 대금 결제가 너무 많이 밀려 정확히 얼마나 밀렸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5일 경기 시흥의 국내 최대 철강유통산업단지 ‘스틸랜드’에서 만난 한 철강 제조 중소기업 대표 김모 씨는 자금난이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김 씨는 “2년 전부터 세금 약 3000만 원도 못 내는 상태다. 추가 대출도 받을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에 중국발 공급 과잉, 내수 부진이 겹치며 제조 중소기업 자금난이 악화되고 있다. 중소기업 은행 연체율도 금융위기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IBK기업은행의 올해 3분기(7∼9월) 대출 연체율은 1%로,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9년 1분기(1.02%) 이후 최고치로 집계됐다. 3분기 기업 대출만 따져보면 연체율은 1.03%로, 2010년 3분기(1.08%)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전체 여신의 82.9%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중기 대출 연체율도 올해 3분기 평균 0.53%로, 같은 분기 기준으로 2016년 3분기(0.65%)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다. 내수 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지방의 5대 은행(BNK부산·경남·iM뱅크·광주·전북) 연체율은 더 심각하다. 이들의 올 3분기 중기 대출 연체율은 1.1%로 시중은행의 2배가 넘었다.중기 연체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대출 원리금을 제때 못 갚을 정도로 자금난이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운영자금 부족으로 경영난이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에 빠지면 실물경제 전반으로 침체가 확산될 수 있다. 시흥 산업단지의 한 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요즘 신규 투자가 아닌 당장의 운영자금이 없다고 은행에 온다”고 했다. 특히 미국이 5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한 철강 및 알루미늄 파생상품은 산업용 부품 등 중소기업 생산 제품이 많아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중견 및 대기업이 국내보다 해외로 설비투자를 늘리면 중소기업은 납품처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중소기업정책연구실장은 “국가경제의 근간인 중소 제조업체들이 고꾸라지면 산업 전반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 “중소기업에 정책자금을 공급하고 기술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관세 충격속 내수부진 겹쳐, 자금난 中企 “닥쳐온 대출만기 막막”[위기의 中企, 연체율 급증]시흥 철강단지 ‘50% 관세 폭탄’ 직격… “금융위기때와 비교 안되게 힘들어”해외로 생산시설 옮기는 기업 늘자… 그나마 남아 있던 납품처마저 잃어원금은커녕 이자도 못갚는 곳 속출… “기업 대출 생산-효율성 높일 정책을”“8년 전 상호금융권에서 5억 원을 빌렸는데 업황이 안 좋아 못 갚고 있습니다. 내년 2월이 만기인데 너무 막막해요.” 5일 경기 시흥의 철강유통단지 스틸랜드에서 만난 안상주 대명특수가스켓 대표는 “중국산 저가 제품이 들어오면서 우리 마진이 낮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산업용 패킹자재 가스켓을 만드는 안 대표는 “물건이 너무 안 팔려 직원이 한때는 4명이었는데 이제 1명으로 줄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11시경 스틸랜드는 업체 절반가량이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었다. 철문 옆에 놓인 철판 묶음 상자 위에는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철강은 중국산 저가 공세에 이어 미국발 50% 관세 직격탄을 맞은 업종이다. 반도체 호황 덕에 경기 반등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철강 등 제조 중소기업들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수 부진과 중국발 저가 공세 탓에 자금난에 시달리는 것이다. 미국발 관세 폭탄으로 납품처를 빼앗기는 중소기업도 늘고 있다. 또 다른 철강 제조사 대현테크의 김대환 대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美 관세에 납품처 잃고, 고환율에 외화 대출 부담↑자금난에 처한 중소기업들이 빚을 갚지 못해 주요 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증가하고 있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3분기(7∼9월)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53%로 집계됐다. 2017년 1분기(0.59%) 이후 최고치다. 시흥 산단의 한 은행 관계자는 “상담 오는 중소기업 사장들은 대부분이 운영 자금이 떨어졌다며 대출을 신청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들 기업의 매출이 떨어져 대출을 못 해주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지방 사정은 더 좋지 않다. 5대 지방은행 평균 3분기 연체율은 1.1%로, 같은 분기 기준으로 2016년 3분기(1.14%)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다. 전북은행의 3분기 중소기업 연체율은 1.27%로 지방은행 중 가장 높았다. 전년 동기(0.62%)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역 경기 부진으로 지방은행 연체율이 더 악화됐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환율 급등으로 외화 대출을 한 기업들의 부담도 가중됐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이 9월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외부감사 기업 중에서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돈 한계기업 비중은 17.1%로, 2010년 이후 최고치였다.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돌았다는 것은 한 해 벌어들인 돈으로 대출 이자조차 갚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 중에서도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 18.0%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중소기업 자금난은 최근 미국발 관세 쇼크에 심화될 조짐이 커지고 있다. 중견 및 대기업들이 해외 설비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 유통기업 호서에스티의 한석현 대표는 “미국 관세 문제가 해결돼 기업들이 국내에 설비투자를 늘린다면 희망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니 앞이 안 보인다”고 털어놨다. ● “생산적 금융, 중기 대출 효율화도 고민해야”중소기업의 위기는 고용 불안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철강 유통사 신보스틸의 한 직원은 “우리 회사가 이 일대에서 제일 큰데 사람들이 ‘이 회사조차 일이 없으면 업계가 정말 힘든가 보다’고들 한다”며 “원래 이 근처 업체들이 토요일까지 일했는데 이제 90%가량은 토요일에 직원이 없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가 자금난에 시달리자 최근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며 정책 지원에 나선 상태다. 정부가 금융사에 이른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강조하면서 은행권은 가계대출에서 산업으로 자금 공급처를 변환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75조837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662조2290억 원)과 비교해 13조6081억 원 늘었다. 하지만 은행들이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함에 따라 중소기업 대출도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려운 기업들이 금융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산업 구조조정이 동반돼야 ‘생산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첨단 산업을 제외한 제조업은 중국의 공급 과잉에 밀리고 있다. 이는 산업 전환 정책이 늦어진 탓도 있다”며 지원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탄소중립산업전환연구실장은 “산업별 특별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서 연구개발비 등 금융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시흥=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앞으로 카드·캐피털사와 자산 규모가 500억 원 이상인 대부업자들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이용자들에게 대출을 내줄 때 반드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금융회사의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 책임을 강화한 법안이다. 이용자가 대출을 신청할 때 금융기관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한 규정이 포함돼 있다. 이 규정은 그간 계좌 발급이 가능한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 등에만 적용했지만 이번에 적용 대상이 넓어진 것이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개인정보를 탈취해 신용카드사의 카드론이나 대부업 비대면 대출을 받는 식으로 진화하자 적용 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본인 확인 절차는 금융회사에 등록된 이용자 전화나 대면, 금융실명법상 비대면 실명 거래 확인(실명 확인 증표 사본 제출, 영상통화 등) 중 하나를 선택해 진행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는 금융회사는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고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시행령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공포 등 절차를 거쳐 공포 후 6개월 이후 시행될 예정이다. 한편 금융위는 보이스피싱 방지 전문성을 갖춘 금융회사가 피해자에게 보이스피싱 피해액의 일부나 전부를 배상하는 ‘무과실 배상 책임’ 도입을 두고 금융권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앞으로 카드·캐피털사와 자산 규모가 500억 원 이상인 대부업자들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이용자들에게 대출을 내줄 때 반드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금융회사의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 책임을 강화한 법안이다. 이용자가 대출을 신청할 때 금융기관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한 규정이 포함돼 있다. 이 규정은 그간 계좌 발급이 가능한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 등에만 적용했지만 이번에 적용 대상이 넓어진 것이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개인정보를 탈취해 신용카드사의 카드론이나 대부업 비대면 대출을 받는 식으로 진화하자 적용 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본인 확인 절차는 금융회사에 등록된 이용자 전화나 대면, 금융실명법상 비대면 실명거래 확인(실명확인 증표 사본 제출, 영상통화 등) 중 하나를 선택해 진행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는 금융회사는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고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시행령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공포 등 절차를 거쳐 공포 후 6개월 이후 시행될 예정이다. 한편 금융위는 보이스피싱 방지 전문성을 갖춘 금융회사가 피해자에게 보이스피싱 피해액의 일부나 전부를 배상하는 ‘무과실배상책임’ 도입을 두고 금융권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최근 코스피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며 시중 자금이 증시로 쏠리는 가운데 은행권도 기업과 손잡고 고금리 상품을 출시하면서 자금 유출을 방어하고 있다. 특히 젊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오락실 적금’이나 ‘랜덤게임 적금’ 등 이색 이벤트가 포함된 상품들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올 4월 삼성금융네트웍스와 손잡고 출시한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은 출시 두 달 만에 판매 한도인 22만5000좌가 모두 소진됐다. 지난달 금융당국은 이 상품의 80만 좌 추가 판매를 승인했다. 일 잔액 200만 원까지 최대 연 4%(기본금리 연 0.1%, 우대금리 연 3.9%포인트)를 제공받을 수 있는 이 통장은 하루만 자금을 예치해도 높은 금리의 이자를 적용받을 수 있어 ‘파킹통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달 삼성전자와 협력해 200만 원 한도 내에서 최대 연 3.5% 금리를 제공받을 수 있는 ‘삼성월렛머니 우리 통장’을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올 3월 지역생활 커뮤니티 플랫폼 당근과 손잡고 300만 원 한도까지 최대 연 3%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당근머니 하나 통장’을 내놨다. 두 은행은 네이버페이와도 제휴해 고금리 통장을 출시하기도 했다. 젊은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랜덤게임 등 이색 이벤트가 포함된 고금리 상품을 내놓은 은행도 있다. 신한은행은 오락실 게임 성적에 따라 최대 20%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오락실 적금’을 3일부터 일주일간 판매한다. IBK기업은행은 가위바위보, 참참참 등 간단한 게임에서 승리하면 500만 원까지 최대 연 15%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IBK랜덤게임 적금’을 출시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금리 혜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보니 충성고객이 많은 기업들과의 연계를 통해 증시 이탈 방어와 신규 고객 유치를 기대할 수 있어 임베디드(내장형) 금융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상품이 매력적이지만 실제로는 납입 한도가 적고, 우대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실익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전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이재명 정부의 장기 연체자 빚 탕감을 위한 배드뱅크인 ‘새도약기금’이 출범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가장 많은 연체 채권을 쥔 대부업권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차질을 빚고 있다. 6조 원이 넘는 연체 채권을 보유한 대부업체들은 “정부가 제시한 헐값에 채권을 넘기기 힘들다”며 버티고 있다.● 대부업체 “헐값에 넘기느니 폐업하겠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새도약기금 출범 이후 채권을 넘기기로 협약한 대부업체는 12곳이다. 이 중 대부업 상위 10위에 포함되는 곳은 1곳뿐이었다. 상위 30개사 중에서도 4곳만 참여했다.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부업) 상위 10개사가 시장 점유율의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협조하겠다는 의사 표명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실제론 대형 대부업체들이 협조하고 있지 않은 셈이다.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에 따르면 대부업권이 보유한 새도약기금의 매입 채권(7년 이상, 5000만 원 이하) 대상은 약 6조7000억 원으로 전체 금융권 보유액의 절반을 차지한다. 카드(1조9000억 원), 은행(1조2300억 원), 보험(6400억 원), 상호금융(6000억 원) 등 개별 업권들 중 가장 크다. 한 대부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협약을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너무 싼값에 연체 채권을 사들이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차라리 폐업하는 게 낫다고 말하는 업체들도 있다”고 전했다. 대부업체 연체 채권의 평균 매입가율(25%)에 비해 정부가 제시한 비율(약 5%)이 너무 낮다는 주장이다. 매입가율은 채권 매입가액을 채권가액으로 나눈 수치다. 이 관계자는 “상위 업체일수록 보유한 연체 채권 규모가 크다 보니 매각 결정을 쉽게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자 감소하는 대부업, 유인책 요구 대부업 시장 규모는 2021년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인하된 뒤 계속해서 줄고 있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발생한 연체 채권은 차주의 원활한 재기 지원을 위해 매입이 제한돼 대부업체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말 98만9000명에 달했던 대부업체 이용자는 지난해 말 70만8000명으로 집계되는 등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새도약기금이 자율 협약으로 운영돼 강제성이 없는 만큼 정부가 빨리 적절한 유인책을 마련해 더 많은 대부업체들의 협약 가입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업계의 버티기가 길어질수록 채무자들이 빚을 탕감받고 재기할 기회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업체들은 우수 대부업자들에만 허용되는 은행 자금 차입을 허용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은행 차입은 저축은행, 캐피털 등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보다 금리를 1∼2%포인트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이 다 협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의미한 인센티브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계속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의 연 3%대 예금 상품 200여 개가 두 달여 만에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장금리가 내려간 데다 정부의 대출 총량 감축으로 나갈 돈이 줄다 보니 저축은행들이 받을 돈도 늘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12개월 만기 기준으로 금리를 연 3% 이상 제공하는 정기예금 상품은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8월 말 188개에서, 9월 말 86개로 절반 넘게 줄어든 뒤, 10월 24일경 자취를 감췄다.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낮아지는 추세다. 3일 12개월 만기 예금의 평균 금리는 2.68%로 9월 말(2.87%) 대비 0.19%포인트 낮아졌다. 원래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금리가 높은 편인데 이제는 비슷해졌다. 같은 날 4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평균 2.60~2.65%였다.저축은행의 금리 인하 배경으로는 시장금리 인하가 꼽힌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024년 10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총 1%포인트 내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4년 9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1.5%포인트 내렸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 저축은행이 대출이자를 못 높이는데 고금리로 예금을 유치하면 대출 이자 수익보다 예금 이자 비용이 많아지는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무엇보다 금융 당국의 연이은 대출 총량 규제로 시장 왜곡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저축은행도 대출을 줄여야 하다 보니 여신을 많이 받을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6·27 규제 이후 대출로 나갈 돈이 줄어들면서 수신을 많이 들고 있을 필요성이 사라졌다”면서 “당분간 유동성과 건전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상호금융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예금 비교 사이트인 마이뱅크에 따르면 농·축협에서도 연 3%대 금리는 사라졌다. 일부 신협, 새마을금고 등에서도 지역 일부 지점에서만 3%대 초반 금리에 가입할 수 있다.반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이는 올해 4분기(10~12월)에 대규모 예·적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자금 유출을 위한 조치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대표 1년 만기 예금 상품을 9월부터 10월까지 네 차례 인상했고, 신한·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각각 세 차례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9월 한 차례 0.1%포인트 올렸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이재명 정부의 장기 연체자 빚 탕감을 위한 배드뱅크인 ‘새도약기금’이 출범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가장 많은 연체 채권을 쥔 대부업권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차질을 빚고 있다. 6조 원이 넘는 연체 채권을 보유한 대부업체들은 “정부가 제시한 헐값에 채권을 넘기기 힘들다”며 버티고 있다.●대부업체 “헐값에 넘기느니 폐업하겠다”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새도약기금 출범 이후 채권을 넘기기로 협약한 대부업체는 12곳이다. 이 중 대부업 상위 10위에 포함되는 곳은 1곳뿐이었다. 상위 30개사 중에서도 4곳만 참여했다.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대부업) 상위 10개사가 시장 점유율의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협조하겠다는 의사 표명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실제론 대형 대부업체들이 협조하고 있지 않은 셈이다.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에 따르면 대부업권이 보유한 새도약기금의 매입 채권(7년 이상, 5000만 원 이하) 대상은 약 6조7000억 원으로 전체 금융권 보유액의 절반을 차지한다. 카드(1조9000억 원), 은행(1조2300억 원), 보험(6400억 원), 상호금융(6000억 원) 등 개별 업권들 중 가장 크다. 대출 심사 문턱이 비교적 낮아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상호금융 보유액의 11배가 넘는다.한 대부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협약을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너무 싼 값에 연체 채권을 사들이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차라리 폐업하는 게 낫다고 말하는 업체들도 있다”고 전했다. 대부업체 연체 채권의 평균 매입가율(25%)에 비해 정부가 제시한 비율(약 5%)이 너무 낮다는 주장이다. 매입가율은 채권 매입가액을 채권가액으로 나눈 수치다. 이 관계자는 “상위 업체일수록 보유한 연체 채권 규모가 크다 보니 매각 결정을 쉽게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용자 감소하는 대부업, 유인책 요구대부업 시장 규모는 2021년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인하된 뒤 계속해서 줄고 있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발생한 연체 채권은 차주의 원활한 재기 지원을 위해 매입이 제한돼 대부업체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말 98만9000명에 달했던 대부업체 이용자는 지난해 말 70만8000명으로 집계되는 등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새도약기금이 자율 협약으로 운영돼 강제성이 없는 만큼 정부가 빨리 적절한 유인책을 마련해 더 많은 대부업체들의 협약 가입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업계의 버티기가 길어질수록 채무자들이 빚을 탕감받고 재기할 기회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업체들은 우수 대부업자들에만 허용되는 은행 자금 차입을 허용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은행 차입은 저축은행, 캐피털 등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보다 금리를 1~2%포인트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금융당국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이 다 협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의미한 인센티브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계속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삼성증권이 자사 해외파생상품 거래 경험이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올 8월부터 진행한 ‘해외주식 헷지(Hedge)?’ 이벤트가 다음 달 28일 종료된다. 총 세 가지 혜택으로 구성된 이번 이벤트는 해외주식 옵션 거래를 시작하는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시장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먼저 매월 선착순 투자자 1000명에게 미국주식 옵션 1계약을 증정한다. 당첨 고객은 실제로 거래할 수 있는 옵션 1계약을 지급받아 투자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이번 달 신청에 실패하더라도 다음 달에 다시 신청할 수 있다. 또한 선착순 혜택 대상자 중 이벤트 신청일 직전 5년 내 해외주식 거래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옵션 2계약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해외주식 거래 조건을 충족해 추가 혜택을 받은 고객 중 이벤트를 신청한 달 기준 해외선물, 해외옵션을 각각 1계약 이상 거래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해 총 10명에게 100만 원의 투자지원금을 지급한다. 최대 옵션 3계약과 투자지원금 1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단 미국주식옵션 종목과 콜풋은 선택할 수 없고 20∼30달러 가격대의 포지션이 임의로 증정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이번 이벤트는 고객들이 글로벌 파생상품 시장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준비한 이벤트”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혜택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해외투자 저변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해외선옵션 계좌를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거래 수수료 할인, 환율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연말까지 진행하고 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삼성생명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10월을 ‘보이스피싱 예방의 달’로 지정하고 고객의 금융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보이스피싱 STOP 캠페인’을 전국 고객플라자에서 전개했다.이번 캠페인은 임직원들이 고객플라자 내방 고객들에게 보이스피싱 예방 자료를 전달하고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보이스피싱 대응 요령을 안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보험설계사를 통해 상담을 받는 고객에게 보이스피싱 예방 안내가 적힌 냉장고 부착형 마그넷을 선물하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0월 보험업계 최초로 이상 거래를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구축해 보이스피싱 등 금융 사고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있다. 주요 부서가 참여하는 ‘FDS 거버넌스 협의체’를 정기적으로 운영하며 대책을 수립하는 등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올해 6월에도 사칭 등 비대면 금융 사고를 막기 위해 인공지능(AI) 음성 분석 기술로 고객 통화 중 실시간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AI 성문일치도 분석’ 서비스를 도입했다. 콜센터 상담 중 동의받은 고객의 목소리를 AI가 분석하고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영상통화 등 2차 인증 절차가 진행된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달 25일 소비자보호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고객 섬김 실천의 의지를 다지는 ‘제1회 금융소비자의 날’ 행사를 열었다. 매년 9월 셋째 주 목요일을 사내 금융소비자의 날로 제정해 ‘공정한 판매, 신뢰받는 보험, 안전한 금융’이라는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데 힘쓸 계획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은 단순한 금융사기가 아닌 고객의 신뢰를 해치는 사회적 문제”라며 “앞으로도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삼성화재가 지난해 7월 공개한 ‘마이핏 건강보험’을 개정 출시했다. 가족 결합 할인 혜택과 요양이 필요한 고령 고객을 위한 맞춤형 보장 조합이 추가됐다. 마이핏 건강보험은 고객이 자신의 건강 상태와 생애주기에 맞춰 필요한 보장을 선택할 수 있는 모듈형 건강보험이다. 주요 모듈로는 시니어 모듈, 주거 모듈, 생활 모듈이 있으며 가입 후 1년간 수술이나 입원 이력이 없으면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최초로 ‘위고비’ 등 비급여 비만 치료제도 특약으로 추가해 보장받을 수 있게 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삼성화재는 이번 개정을 통해 가족 결합 할인을 신설했다. 피보험자의 배우자, 직계 존·비속 등 가족이 할인 대상이며 2인 이상 가족 결합 시 월 보험료의 5%를 할인받을 수 있다. 삼성화재는 또한 기존 모듈에 더해 치매, 장기요양 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요양 모듈’을 신설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마이핏 건강보험은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맞춘 솔루션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점점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에게 필요한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핏 건강보험은 16세부터 70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보험 기간은 90세 또는 100세까지 선택할 수 있다. 대표적 만성질환인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의 진단과 치료비 담보도 포함돼 있다. 월 납입 보험료가 10만 원 이상인 고객은 헬스장 이용을 지원하는 서비스 ‘그래비티’ 또는 혈당 관리 서비스 ‘슈가핏’ 중 하나를 선택해 제공받을 수 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한국수출입은행은 미주투자공사와 3억 달러(약 4300억 원) 규모의 금융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27일 밝혔다. 미주투자공사(IDB 인베스트)는 미주개발은행(IDB) 그룹의 민간 부문 투자 전문 기구로 중남미의 카리브해 지역에서 민간기업의 성장, 고용 창출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안종혁 은행장 직무대행과 일란 골드판 IDB 그룹 총재는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 본점에서 중남미 지역 협력 및 공동 금융지원 강화 등을 담은 MOU에 서명했다. 한국의 IDB 가입 20주년에 맞춰 진행된 이번 협약은 수은의 개발 금융기관(DFI) 기능을 확대하고 중남미 지역의 민간 부문 투자와 지속가능한 개발사업 지원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 수은은 미주투자공사와 ‘개도국민간투자자금(PDIF)’을 비롯한 다양한 여신 상품을 활용해 향후 5년 동안 최대 3억 달러 규모의 공동 금융을 추진할 계획이다. PDIF는 개발도상국의 성장, 경제협력 효과가 예상되는 사업에 대출을 지원하는 금융 상품이다. 수은이 지난해 신설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양 기관은 △개발도상국 민간 부문 발전 및 금융 포용성 확대 △인프라·에너지·디지털전환 등 양질 사업 공동 발굴 △기후변화 대응 및 공급망 회복력을 위한 공동 금융지원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특히 수은은 국내 기업이 경쟁력이 있는 인프라·에너지, 인공지능(AI)을 포함한 디지털 분야를 협력과제로 포함해 수출시장 다변화가 절실한 국내 기업의 중남미 진출 확대와 현지 민간 부문 성장 지원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수은은 이에 앞서 지난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한-중남미 혁신·무역 포럼’에서 중남미 지역 인프라 사업에 협조 융자를 제공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안종혁 은행장 직무대행은 “이번 협약은 수은이 미주 지역 주요 개발 금융기관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국내 기업의 중남미 지역을 포함 수출시장 다변화를 지원하는 한편 AI 전환,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의제에 적극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은은 미주투자공사 등과 함께 현대건설 등이 수주한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해저터널 건설사업에 대해 중장기 수출 채권 매입 방식으로 총 15억9000만 달러를 이달 안에 지원할 예정이다. 수은의 매입 금액은 5억9000만 달러다. 1959년 설립된 IDB는 중남미 최대 다자개발은행으로 워싱턴DC에 본부가 있다. 중남미 지역 경제사회 개발과 역내 경제통합을 목표로 48개 회원국(역내 28개국, 역외 20개국)이 활동 중이다. 주요 공여국인 한국도 2005년 IDB에 가입한 이후 개발자금 지원, 기술협력, 조달사업을 통해 중남미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2015년에는 IDB 부산 연차총회를 개최한 바 있다.제작지원: 한국수출입은행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오경석 두나무 대표(사진)가 “블록체인 혁명은 한국이 새로운 금융 질서를 이끌 기회”라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은 아직 초기 단계로 그 성장 잠재력은 실로 막대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블록체인은 흔히 ‘미래의 금융’이라 불리지만 오랫동안 전통 금융 시스템과 단절된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이 둘을 잇는 가교가 스테이블코인”이라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지금은 더 이상 ‘돈을 설계하는 시대’가 아니라 ‘신뢰를 설계하는 시대’”라며 “두나무는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며 ‘통화와 글로벌 금융 시장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최근 한 달 새 주요 시중은행 예치금이 32조 원 가까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 선을 돌파한 가운데 은행이 제시하는 연 2%대 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찾아 증시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27일 기준 638조48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669조7238억 원에서 한 달 만에 31조7755억 원 급감(-4.7%)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요구불예금 잔액이 한 달간 큰 폭으로 감소한 지난해 7월(-29조1395억 원) 이래 1년 3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특히 코스피가 3,900 선을 뚫은 24일 이후 3영업일 만에 10조 원이 넘는 예치 자금이 추가로 빠져나가는 등 코스피 상승 폭에 따라 감소 폭도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27일까지 18.1% 급등했다. 요구불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워 언제든지 주식, 부동산, 코인 등 시장에 흘러 들어갈 수 있는 투자 대기 자금으로 분류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증권사 계좌에 넣어 둔 잔금의 총합인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이달 13일 사상 처음으로 80조 원을 돌파했고, 27일 현재 81조911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스피 최고치 랠리에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번 달은 정부 10·15 부동산 대책 전후로 빠르게 계약금을 넣으려는 움직임이 더해지며 잔액이 빠르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고, 향후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 등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요구불예금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면서 은행들은 수신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예·적금 금리를 높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 22일 ‘하나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기존 연 2.55%에서 2.60%로 올렸다. 우리은행도 이튿날 ‘WON플러스예금’ 최고금리를 연 2.55%에서 2.60%로 올렸다. 코스피는 28일 전 거래일 대비 0.80% 하락했지만 4,010.41로 마감하면서 4,000 고지를 유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공개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서 금융·자본 시장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으며, 금융·자본 시장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크게 향상됐다”면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습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