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희

김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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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취재하는 방송·영화 담당 기자입니다. 재미를 주는 콘텐츠를 더 재밌는 기사 안에 담겠습니다.

jetti@donga.com

취재분야

2025-06-16~2025-07-16
문화 일반52%
인물/CEO13%
IT3%
산업3%
검찰-법원판결3%
패션3%
음악3%
사회일반3%
기타17%
  • 그래미상 후보서 실력파 인디밴드까지… 가을맞이 야외음악 페스티벌 대거 출격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다채로운 야외 음악 축제가 팬들을 찾아온다. 10월에만 자라섬 국제재즈페스티벌(자라섬 페스티벌), DMZ 피스트레인 페스티벌(DMZ 페스티벌), 슬로 라이프 슬로 라이브(슬라슬라 2022),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MF 2022)까지 총 4개의 축제가 예정돼 있다. 재즈와 팝, 인디까지 축제에서 선보이는 음악 장르도 다양하다. 10월 1∼3일 경기 가평군에서 열리는 제19회 자라섬 페스티벌은 국내 최대 규모의 재즈 음악 축제다. 2004년 시작된 자라섬 페스티벌은 그동안 전 세계 58개국에서 내로라하는 재즈 뮤지션 1200팀이 공연을 펼쳤다. 팬데믹 이전까지 해마다 10만여 관객을 동원하며 아시아 대표 재즈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팬데믹 여파로 2020년에는 온라인으로 열렸고, 지난해에는 일일 입장객을 2000명으로 제한해 진행했다. 3년 만에 정상 개최되는 만큼 올해 라인업은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 미국 그래미상 후보에 3번이나 올랐던 인도네시아 발리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 조이 알렉산더, 그래미상 ‘베스트 보컬 앨범’ 후보에 올랐던 미국 텍사스 출신 재즈 보컬리스트 재즈미어 혼, 독일 유명 음반사 ECM이 선택한 이스라엘 재즈 트럼페터 아비샤이 코헨 등이 출연한다. 국내 뮤지션 중에선 퓨전 재즈 바람을 일으킨 김현철이 이름을 올렸다. 10월 1, 2일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는 세계 음악인들이 모여 ‘평화’를 노래하는 콘셉트의 음악 축제 DMZ 페스티벌이 열린다. 2018년 시작된 페스티벌은 민간인 통제구역 내에 위치한 경원선의 옛 역사와 월정리역 일대에서 펼쳐진다. 축제 메인 무대 공연자인 헤드라이너를 정하지 않는 등 새로운 시도를 선보여 왔다. 이번 축제에는 탄탄한 마니아 팬을 보유한 이날치, 카더가든, 소음발광, 이랑 등 25개 팀이 출연한다. 8∼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리는 제4회 슬라슬라 2022에는 해외 팝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2002’란 노래로 국내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한 영국 싱어송라이터 앤 마리, 대표곡 ‘Paris in the rain’을 비롯해 방탄소년단(BTS)과 ‘WHO’ ‘Make it right’ 등을 협업한 미국 가수 라우브, 30개국 이상의 음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곡 ‘Dance Monkey’로 2019년 혜성처럼 등장한 호주 가수 톤스 앤드 아이 등이 출격한다. 10월 22, 23일 양일간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리는 GMF 2022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끄는 국내 싱어송라이터들이 출연한다. 십센치, 볼빨간사춘기, 어반자카파, 적재, 정승환, 멜로망스, 정세운 등이 관객들을 만난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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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송선안 살육… “있는 그대로의 인간 모습”

    살인, 성폭행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자들을 태운 호송선 ‘프런티어 타이탄호’. 필리핀 마닐라에서 출발한 배는 한국을 향한다. 일급살인범 종두(서인국)는 호송선 책임을 맡은 형사 석우(박호산)의 눈을 피해 치아교정기로 수갑을 푼 뒤 호송선을 탈취한다. 배를 점령한 것도 잠시, 배 안은 범죄자들과 동승한 인물들로 혼란에 빠진다. 일제강점기, 인간과 늑대 유전자를 교배한 생체실험으로 보통 인간의 5배나 되는 강력한 힘을 갖게 된 괴물이 깨어나면서 배 안은 죽이는 자와 죽이려는 자로 아비규환이 된다. 영화 ‘공모자들’(2012년), ‘기술자들’(2014년) 등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46)이 21일 개봉하는 ‘늑대사냥’으로 돌아왔다.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감독은 “2017년 필리핀과 한국 간 범죄자 집단 송환이 있었다. 범죄자 송환에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40년 초 일본군 731부대가 필리핀에서 생체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2006년 동아일보 기사를 접했다. 이를 읽고 범죄자 송환과 생체실험이 동시에 벌어지는 호송선 이야기를 상상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고어물에 가까울 정도로 잔인함의 수위가 높다. 기관총 난사, 사지와 목을 절단하는 장면이 휘몰아친다. 숨쉴 틈 없는 살육 현장은 잔인한 영화를 즐기지 않는 관객에겐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김 감독은 “단지 자극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서로 싸우고 투쟁하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리즈로의 확장도 기대할 만하다. 김 감독은 호송선에 탑승한 범죄자들의 사연과 호송선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이후 이야기를 함께 집필했다. 한편 김 감독은 미국 할리우드 유명 에이전시 WME와 계약했다고 20일 밝혔다. 한국 감독으로는 박찬욱 봉준호 감독에 이어 세 번째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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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유를 넘어선 아이유… “14년 더 가볼게요”

    “10대 때부터 제가 달려온 길에 이 무대가 마지막 도착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큰 무대는 생각해 본 적도 없거든요. 조상신이 도우셔서 이 자리까지 왔네요.”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29·사진)가 한국 여성 가수 최초로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며 가요계 역사를 다시 썼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18일 열린 ‘더 골드 아워: 오렌지 태양 아래’ 무대에 선 아이유는 이번 공연을 자신의 ‘마지막 도착지’라고 했다. 이날은 아이유가 데뷔한 지 정확히 14주년 되는 날이었다. 최대 10만 명이 관람할 수 있는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연 국내 가수는 방탄소년단(BTS·8회), 조용필(7회), H.O.T.(4회), 싸이(3회) 등 모두 남자 가수였다. 여가수는 팝스타 레이디 가가(2012년)가 유일했다. 17, 18일 열린 콘서트에는 회당 4만4000여 명, 총 8만8000여 명이 객석을 채웠다. 콘서트 수입만 80억 원대로 추산된다. 2019년 콘서트 ‘러브 포엠’으로 본인이 보유했던 국내 여가수 최대 규모 공연 기록(2만8000명)을 3년 만에 갈아 치웠다. 아이유는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가 피처링한 곡 ‘에잇’과 ‘셀러브리티’로 콘서트를 시작했다. 어깨에 은색 술이 달린 재킷을 입고 등장한 그는 “와, 오늘도 꽉 찼네”라며 객석을 응시했다. “좀 더 익숙한 노래를 부르겠다”며 기대감을 높인 후 ‘너의 의미’ ‘금요일에 만나요’ ‘블루밍’ ‘내 손을 잡아’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3시간 반 동안 앙코르곡 6곡까지 총 27곡을 열창했다. 압권은 관객의 ‘떼창’이었다. ‘너의 의미’와 ‘금요일에 만나요’를 부르기 전 “여기서 관객들의 진가가 드러난다”며 아이유가 사기를 북돋웠고, 관객들은 후렴구를 따라 불렀다. 앙코르곡 시간, ‘떼창’은 최고조에 달했다. 무대 화면에 ‘러브 포엠’ 가사가 뜨자 관객들은 짜 맞춘 듯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팬들의 완창이 끝나자 황금색 비즈 장식이 달린 검정 드레스를 입은 아이유가 러브 포엠을 답가로 선사했다. 곡을 마친 뒤 “사실 어제 공연 말미부터 귀가 안 좋아졌다”며 “오늘 무대는 여러분이 다 하셨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올해 3월 발매한 다큐멘터리 ‘조각집: 스물아홉 살의 겨울’에서 귀가 먹먹해지고 목소리와 숨소리가 울려 들리는 이관개방증을 앓는다고 밝힌 바 있다. 볼거리도 가득했다. 아이유의 초상화와 ‘너랑 나’의 뮤직 비디오에 나온 시계가 하늘에 드론 불빛으로 그려지자 탄성이 터져 나왔다. ‘스트로베리 문’을 부를 때 열기구를 타고 등장한 아이유는 객석 위를 돌며 관객과 눈을 맞추고 손을 흔들었다. 열다섯 살에 데뷔한 아이유는 올해 우리 나이로 서른이 됐다. 이날 그는 앞으로 콘서트에서 자신을 ‘국민 여동생’으로 만든 ‘좋은 날’과 지드래곤이 피처링한 ‘팔레트’를 부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4년간 최정상 자리를 지킨 가수이자 만능 엔터테이너. 스스로를 뛰어넘는 것이 숙제인 아이유에게 이번 공연이 ‘마지막 도착지’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그의 외침은 새로운 기대를 품게 했다. “오늘을 되새기면서 14년 더 가볼게요.”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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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유, 국내 여가수 최초 올림픽주경기장 입성…9만 관객 홀렸다

    “10대 때부터 제가 달려온 길에 이 무대가 마지막 도착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습생 때부터 이렇게 큰 무대는 생각해본 적도 없거든요. 조상신이 도우셔서 이 자리까지 왔네요.”18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 ‘더 골든 아워 : 오렌지 태양 아래’에서 아이유(본명 이지은·29)는 이번 콘서트를 ‘마지막 도착지’라고 표현했다. 데뷔 14주년을 맞은 베테랑 가수 아이유에게도 가수들 사이에서 ‘꿈의 무대’라 불리는 올림픽주경기장 입성은 감격의 순간이었다. 아이유는 한국 여가수 최초로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며 한국 가요계 역사를 다시 썼다. 이 무대에 선 국내가수는 방탄소년단(8회), 조용필(7회), H.O.T.(4회), 싸이(3회) 등 모두 남자 가수였다. 올림픽주경기장에 선 여가수는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2012년)가 유일했다. 아이유의 직전 콘서트 ‘러브, 포엠’(2019년) 서울 공연은 회당 1만4000명을 동원하며 국내 여가수 역대 최대 규모 공연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었다. 이번 콘서트는 회당 4만4000여 명, 양일 8만8000여 명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 3년 만에 3배에 이르는 규모로 '아이유가 아이유를 넘어선' 것이다. 이날 오케스트라, 댄서 등 무대에 선 인원만 90여 명, 콘서트 준비 인원은 1400여 명이다. 아이유는 BTS의 슈가가 피처링한 곡 ‘에잇’과, ‘셀러브리티’로 포문을 열었다. 어깨에 은색 술이 달린 중세시대 스타일 자켓을 입고 등장한 아이유는 “와, 오늘도 꽉 찼네”라며 객석을 응시했다. “좀 더 익숙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겠다”며 기대감을 높인 그는 ‘너의 의미’ ‘금요일에 만나요’ ‘블루밍’ ‘내 손을 잡아’ 등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던 곡을 연달아 선보였다. 오후 7시부터 3시간 반 동안 앵콜곡 6곡까지 총 27곡을 열창했다. 공연의 압권은 ‘떼창’이었다. 너의 의미와 금요일에 만나요를 부르기 전 “여기서 관객들의 진가가 드러난다”며 아이유가 사기를 북돋았고, 관객들은 후렴구를 크게 따라 불렀다. 떼창의 감동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관객이 앵콜을 외칠 때였다. 화면에 ‘러브 포엠’ 가사가 떴고, 관객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러브 포엠을 부르기 시작했다. 완창이 끝나자 금색 실이 수놓아진 검정색 드레스에 왕관을 쓰고 등장한 아이유는 팬들에게 러브 포엠을 답가로 돌려줬다. 곡을 마친 뒤 “어제 공연 말미부터 귀가 안 좋아서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 1년 전부터 귀를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그는 “사랑, 감사, 미안함, 그 어떤 단어도 너무 작다. 오늘 무대는 정말 여러분이 다 하셨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올해 3월 발매한 다큐멘터리 '조각집 : 스물아홉 살의 겨울'에서 자신의 호흡음이 들리거나 귀가 막히는 느낌이 드는 이관개방증을 앓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공연은 화려한 볼거리들도 많았다. 아이유의 초상화와 ‘너랑 나’의 시계가 하늘에 드론 불빛으로 그려졌을 때 관객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한강에서도 아이유 드론쇼가 보였다’며 사람들이 온라인에 올린 인증샷도 화제가 됐다. ‘스트로베리 문’을 부를 때 분홍색 풍선의 열기구를 타고 등장한 아이유는 객석 전체를 돌며 관객과 눈을 맞추고 손을 흔들었다. 2008년 15살의 나이에 데뷔한 아이유는 올해 서른이 됐다. 그는 이날 자신을 ‘국민 여동생’ 반열에 올린 곡 ‘좋은날’과, 지드래곤이 피처링한 곡 ‘팔레트’를 앞으로 콘서트에서 부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팔레트를 부르기 전 “너무 사랑하는 곡의 졸업식 날이다”라고 입을 연 그는 “제가 스물다섯 살 때 이 노래를 만들었는데 이제 30대가 됐다. 이 노래는 스물다섯의 지은이에게 남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좋은날’을 부른 뒤엔 “제가 이 노래를 18살에 불렀다. 가사가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인데 이제 오빠가 별로 없어 보인다”며 웃었다. 14년 간 최정상의 자리를 지킨 가수. 노래와 작사, 작곡, 연기까지 완벽히 해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스스로를 뛰어넘는 것이 과제인 아이유에게 이번 공연이 ‘마지막 도착지’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제가 오늘이 데뷔 14주년 되는 날인데요, 오늘을 되새기면서 14년 더 가볼게요.”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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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액암 투병 배우 안성기, 배창호 감독 특별전 참석

    ‘국민 배우’ 안성기(70)가 2년여간 혈액암으로 투병 중이다.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15일 열린 배창호 감독(69)의 데뷔 40주년 기념 ‘배창호 감독 특별전’ 개막식에 참석한 안성기는 다소 부은 얼굴에 가발을 착용했다. 이날 특별전 개막작이자 배 감독의 데뷔작인 영화 ‘꼬방동네 사람들’(1982년) 상영 전 그는 이 작품에 함께 출연한 배우 김보연(65)의 부축을 받으며 등장했다. 안성기는 다소 갈라지는 목소리로 “오늘 영화를 같이 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40년 만에 영화를 또 본다는 건 굉장히 가슴을 설레게 한다”고 말했다. 그가 소감을 밝힐 때 김보연은 흐느껴 울었다. 안성기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17일 “안성기는 현재 혈액암 치료 중이며 평소에도 관리를 철저히 하는 만큼 호전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날 CGV압구정에서 영화 ‘깊고 푸른 밤’(1985년)을 관람한 안성기는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한 관객이 ‘안성기에게 영화란 무엇인가?’라고 묻자 그는 “나의 모든 것이다. 영화를 떠나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영화를 통해 이야기를 계속 하고 싶다”고 답했다. 안성기의 투병 사실이 알려지자 방송인 허지웅(43)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웃으며 돌아오시리라 믿는다. 역하고 힘들어도 항암치료 중에 많이 드셨으면 좋겠다”고 응원하는 글을 올렸다. 2018년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 진단을 받은 허지웅은 8개월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한편 배 감독의 특별전은 28일까지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과 CGV압구정, 부산 CGV서면, 대구 CGV대구아카데미, 충남 CGV천안에서 열린다. 배 감독이 꼽은 영화 7편이 상영된다. 배 감독은 “모처럼 극장에서 관객들에게 제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어 특별전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배우 이정재와 봉준호 박찬욱 감독은 영상으로 축하인사를 전했다. 배 감독의 영화 ‘젊은 남자’(1994년)로 영화계에 데뷔한 이정재는 “가장 애착이 가는 영화로 항상 ‘젊은 남자’를 꼽는다. 당시 연기를 잘 모르던 저를 배 감독님이 아버지처럼 푸근하게 보듬어 주셨다”고 말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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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액암 투병’ 안성기, 무대 올라 남긴 말에…김보연 눈물 왈칵

    2년여 간 혈액암 투병 사실을 밝힌 국민 배우 안성기(70)가 15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배창호 감독(69)의 40주년 데뷔 기념 ‘배창호 감독 특별전’ 개막식에 참석했다. 개막식 상영작이었던 배 감독의 데뷔작 ‘꼬방동네 사람들’(1982)의 주연으로 안씨와 함께 출연했던 배우 김보연(65)과 김희라(75)도 참석했다. 영화 상영 전 관객 앞에 선 안성기는 부은 얼굴에 가발을 착용하고 김보연의 부축을 받은 채 등장했다. 그는 다소 갈라지는 목소리로 “오늘 영화를 같이 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전한뒤 “40년 만에 영화를 또 본다는 건 굉장히 가슴을 설레게 한다”고 말했다. 그가 소감을 밝힐 때 김보연은 흐느껴 울기도 했다. 안성기는 17일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깊고 푸른 밤’(1985)을 관람하고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한 관객이 '안성기에게 영화란 무엇인가?’라고 묻자 그는 “나의 모든 것이다. 영화를 떠나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영화를 통해 이야기를 계속 하고 싶다”고 답했다. 2018년 12월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 진단을 받았다가 8개월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던 방송인 겸 작가 허지웅(43)은 안성기의 투병 소식을 접하고 응원의 글을 남겼다. 허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 번도 아프지 않았던 것처럼 웃으며 돌아오시리라 믿는다. 역하고 힘들어도 항암 중에 많이 드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개막식에서 배 감독은 “데뷔한 지 50, 60년 된 분들도 계셔서 특별전을 열어도 되나 고민하다가 모처럼 극장에서 관객들에게 제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어 특별전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특별전은 15~28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압구정·서면·대구아카데미·천안에서 열린다. 꼬방동네 사람들, ‘고래사냥’(1984), ‘깊고 푸른 밤’ 등 배 감독이 꼽은 7편이 상영된다. 배 감독은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겸비한 18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 날’(1980)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뒤 꼬방동네 사람들, ‘적도의 꽃’(1983년) 깊고 푸른 밤 등 히트작을 선보이며 당대 최고의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1994년 배창호프로덕션을 설립한 뒤 배우 이정재의 스크린 데뷔작 ‘젊은 남자’(1994년), ‘정’(2000년) ‘길’(2006년) 등 작가주의 영화를 선보였다. 이정재를 비롯해 봉준호 감독, 박찬욱 감독은 영상으로 축하인사를 전했다. 이정재는 “가장 애착이 가는 영화를 꼽으라면 항상 ‘젊은 남자’를 꼽는다. 당시 연기를 잘 모르던 저를 배 감독님이 아버지처럼 푸근하게 보듬어주셨다”고 말했다. 김재희기자 jetti@donga.com}

    • 2022-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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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8세 오영수 ‘꺾기 춤’… 에미상 뒤풀이선 ‘주연’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비영어 드라마 최초로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에미상 6관왕에 오르면서 오징어게임 팀을 향한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미상 애프터 파티부터 시상식 패션까지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 주최로 12일(현지 시간) 시상식 직후 열린 애프터 파티의 주인공은 오징어게임으로 에미상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배우 오영수(78)였다. 파티에서 오영수는 ‘꺾기 춤’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미국 유명 작가 겸 변호사 미나 해리스는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O Yeong-su cutting it UP’(오영수가 떠들썩하게 즐겼다)이라는 글과 함께 35초 분량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오영수가 브루노 마스와 앤더슨 팩이 결성한 실크소닉의 ‘리브 더 도어 오픈’ 음악에 맞춰 관절을 꺾으며 격한 춤사위를 선보이는 모습이 담겼다. 그를 둘러싼 사람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이 영상은 트위터에서 조회수 55만 회를 넘겼다. 이날 파티에는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에미상 후보에 오르거나 상을 받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 배우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오징어게임의 배우 정호연(28)은 의상으로 주목받았다. 모델 출신인 정호연은 시상식에서 다채로운 색상의 비즈 드레스를 입었다. 머리에는 조선시대 왕비 등이 쪽머리 가르마에 하는 장신구 ‘첩지’를 연상케 하는 꽃 장식을 달았다. 미국 패션잡지 코즈모폴리턴은 에미상 시상식의 베스트, 워스트 드레서를 선정한 기사에서 정호연을 베스트 드레서 1번으로 꼽았다. 코즈모폴리턴은 “정호연은 시크하고 절제된 스타일을 선보였다. 머리의 꽃 장식은 기발했다”고 평했다. 미국 패션잡지 보그US는 “눈썹 위까지 내린 앞머리와 컬이 들어간 단발머리를 크리스털 플라워 브로치로 묶은 정호연은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정호연이 입은 드레스와 머리 장식, 가방은 그가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루이비통이 맞춤 제작했다. 아시아 국적 배우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재(50)의 행보에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스타워즈 드라마 시리즈 ‘어콜라이트’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상태. 할리우드 대형 제작사들의 러브콜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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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는 음악’ 즐기는 Z세대… ‘가사번역 유튜버’가 뜬다

    2020년 데뷔한 가수의 노래가 지난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주인공은 미국 팝 가수 스텔라의 애시스. 이름도 생소한 신인의 노래가 국내에서 화제가 된 건 한 영화 ‘레전드’(2015년)의 장면에 해당 노래를 삽입한 유튜버 쏘플의 영상이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 검은색 슈트를 입은 배우 톰 하디가 담배를 문 채 좋아하는 여성의 집 앞에서 꽃다발을 꺼내드는 장면이 ‘난 지옥에서 만난 여자와 사랑에 빠져 버렸어’와 같은 강렬한 가사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영화 예고편을 본 듯한 재미를 선사했다. 영어 가사 밑에 한국어 가사도 달았다. 14일 기준 조회수는 2783만 회에 달했다. 원곡 뮤직비디오 조회수(1340만 회)의 두 배다. ○ 음악, 눈으로도 즐긴다인기 팝송의 가사를 번역하고 노래에 어울리는 드라마나 영화 장면을 편집해 올리는 ‘가사 번역 유튜버’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유튜버는 구독자 92만 명을 보유한 때잉. 2020년 9월부터 영상을 올리기 시작해 2년 만에 약 300개 영상으로 누적 조회수 4억7979만여 회를 달성했다. 쏘플(구독자수 81만여 명), 기몽초(77만여 명), H녀(55만여 명), 직키(35만여 명)가 그 뒤를 잇는다. 이들이 인기를 끄는 데는 유튜브 뮤직 같은 영상 플랫폼을 통해 음악을 즐기는 Z세대 트렌드가 영향을 미쳤다. 소니뮤직코리아 유튜브의 가사 번역 콘텐츠 가운데 최근 1년 동안의 인기 영상을 분석한 결과 18∼24세의 조회수 비중이 35.1%로 가장 높았다. 감각적인 영상은 인기의 핵심 요인. 가사 번역 유튜버들은 넷플릭스 ‘종이의 집’부터 18년 전 개봉된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까지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를 활용한다. 쏘플은 ‘술을 몇 병째 들이켜고 있어’ ‘차라리 난 혼자인 게 나아’ 등 고독한 감정을 주로 묘사하는 미국 가수 보이위드유크(BoyWithUke)의 곡 ‘톡식(Toxic)’에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한 영화 ‘조커’(2019년)의 영상을 편집해 넣었다. 광대 분장을 한 채 거울을 보고 웃거나 혼자 계단을 내려오며 춤추는 조커의 외로운 모습이 가사와 맞아떨어졌다. ‘조커의 서사를 풀어주는 노래로 너무 잘 어울린다’, ‘(노래에) 적절한 장면을 찾아내는 능력이 천재적이다’는 댓글이 잇따랐다.○ 번역, 비교하며 음미 센스 있는 가사 번역도 중요하다. 때잉은 저스틴 비버의 ‘오프 마이 페이스’ 후렴구 ‘Cause I‘m off my face, in love with you’ 가사를 ‘네게 푹 빠져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거든’으로 번역해 호응을 얻었다. ‘Off one’s face’는 술이나 약에 취했다는 뜻의 속어다. 가사를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맥 밀러의 ‘세러피스트’ 후렴구 ‘But it‘s so one-sided’를 두고 직키는 ‘나 혼자만 널 위하는 거잖아’라고 번역했고, 기몽초는 ‘널 즐겁게 해주려고’라고 옮겼다. 여러 채널을 구독하는 김세연 씨(21)는 “쏘플은 정제되고 서정적인 표현이, 때잉은 직설적이고 화끈한 번역이 매력이다”라고 했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소니뮤직코리아는 2년 전부터 때잉 쏘플 기몽초 등 채널에 소속 가수의 음악을 소개하고 있다. 저스틴 비버, 에드 시런 같은 세계적인 스타는 물론 국내 인기 가수들의 신곡이 대상이다. 음반사 관계자는 “한 곡당 예전에는 30만 원 정도였는데 요즘 구독자 10만 명 내외 유튜버는 50만 원, 톱 유튜버는 100만 원이 넘을 정도로 몸값이 뛰었다”고 귀띔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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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미상은? ‘방송계의 오스카’ 美 대중문화 최고 권위

    ‘미국 방송계의 오스카(아카데미상).’ 미 텔레비전 예술과학아카데미(ATAS)가 1949년부터 주관하고 있는 에미상은 미 대중문화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20년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을 포함해 4개 상을 받은 ‘아카데미’, 가요계 ‘그래미’와 함께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후보와 수상작은 전년도 6월 1일부터 시상식 당해 5월 31일까지 방영된 방송 콘텐츠를 대상으로 선정한다. 배우, 감독, 의상담당, 편집자 등 약 1만6000명의 ATAS 회원이 투표에 참여한다. 1차 투표로 후보를 선정하고, 2차 투표로 수상작을 가린다. 작품상, 남녀주연상, 감독상을 비롯해 조명감독상, 메이크업상 등 스태프를 대상으로 한 상도 세밀하게 제정해 상 개수는 100개가 넘는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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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미상 장벽 깬 K드라마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비영어 드라마 최초로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지닌 에미상을 수상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12일(현지 시간)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황동혁 감독(51)이 감독상을, 배우 이정재(50)가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세계 드라마 역사를 다시 썼다. 앞서 4일 열린 드라마 기술진 등에 대한 에미상 시상식에서 게스트 여배우상(이유미), 스턴트 퍼포먼스상 등 4개 상을 받은 데 이어 감독상,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하며 오징어게임은 에미상 6관왕에 올랐다. 2020년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지난해 그룹 방탄소년단의 빌보드·아메리칸뮤직어워즈 수상에 이어 오징어게임까지 에미상을 받으면서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장르별 상을 휩쓸며 주요상 수상 퍼즐을 완성했다. 황 감독은 오징어게임 1화 ‘무궁화 꽃이 피던 날’로 아시아 국적 감독 최초로 에미상 감독상을 받았다. 그는 이날 시상식에서 “에미상 14개 후보에 오른 뒤 사람들은 내가 역사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나 혼자 만든 역사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이 역사를 만든 것”이라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황 감독은 함께 후보에 오른 미국 HBO ‘석세션’의 마크 마일러드, 애플TV플러스 ‘세브란스: 단절’의 벤 스틸러 등 쟁쟁한 감독들을 모두 제쳤다. 이정재 역시 아시아 국적 배우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특히 그는 올해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자신을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석세션’의 제러미 스트롱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꺾고 상을 차지했다. 이정재는 영어로 짧게 소감을 밝힌 뒤 우리말로 “대한민국에서 보고 계실 국민 여러분과 기쁨을 나누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도 “언어가 다르다는 것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성기훈’(이정재 배역)의 수상으로 증명됐다”고 말했다. 이날 외신도 시상식 결과를 앞다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적으로 엄청난 흥행을 거둔 오징어게임이 에미상 역사를 다시 썼다”고 보도했다. 뉴욕포스트는 “오징어게임이 최초의 비영어 수상작이 되면서 74년 역사의 에미상에서 엄청난 승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축전을 보내 “불평등과 기회의 상실이라는 현대 사회 난제에 대한 치밀한 접근과 통찰이 세계인의 큰 공감을 얻었다”며 축하했다.“자본주의 묵직한 풍자”… 74년 에미상, 非영어 작품에 문열다 ‘오징어게임’ 美에미상 새 역사황동혁 “비영어 마지막 수상 아니길”‘빈부격차 심화’라는 사회적 메시지… 세련되고 과감한 연출에 세계 공감黃 “올림픽 아닌데 국가대표된 느낌, 오징어게임2로 작품상에도 도전” “오징어게임이 에미상을 받은 마지막 비영어 드라마가 아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의 에미상 수상 역시 마지막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고요.” 12일(현지 시간) 에미상 시상식이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이크로소프트 극장. ‘오징어게임’으로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이 영어로 소감을 밝히자 객석에선 웃음과 환호가 터져 나왔다. 1949년 시작된 에미상 역사상 비영어 드라마가 에미상을 수상한 건 처음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오랜 세월의 승리-2022 에미상에서 가장 놀라운 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오징어게임의 역사적인 승리”라고 보도했다. 황 감독은 시상식에서 “역사를 만든 건 오징어게임의 문을 연 바로 여러분이고 여러분이 나를 오늘 여기 에미상에 초대해줬다”며 세계 시청자에게 감사를 표했다. 뒤이은 기자간담회에서도 “영어가 아닌 드라마로 처음 에미상의 벽을 넘었다”며 “올림픽이 아닌데 국가대표가 된 느낌”이라며 기뻐했다. 황 감독에 이어 아시아 국적 배우로는 처음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정재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영어로 “매우 감사하다”고 연이어 말한 그는 “황 감독이 현실 문제들을 멋진 각본과 비주얼로 스크린에 옮겨줬다”며 고마워했다. 이날 이정재는 정호연과 함께 버라이어티 스케치 시리즈 부문 시상자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무대 한쪽에는 드라마 속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 나온 영희 인형이 놓여 있었고, 이를 본 이정재와 정호연은 게임을 하듯 잠시 멈춰서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해 9월 17일 ‘오징어게임’이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되자 세계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공개 후 28일간 ‘오징어게임’의 시청 시간은 16억5000만 시간. 세계인 3명 가운데 1명이 오징어게임을 1시간 이상 시청한 셈이다. 2위인 미국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4’(13억5200만 시간), 3위인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 파트5’(7억9200만 시간)를 압도한다. 오징어게임은 현재 시즌2 제작이 진행 중이고 드라마가 공개된 9월 17일을 LA시가 ‘오징어게임의 날’로 지정하는가 하면 넷플릭스가 리얼리티쇼 ‘오징어게임: 더 챌린지’ 제작을 발표하는 등 파급력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김숙영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연극학과 교수는 “지금도 미국에서는 오징어게임에 나온 게임을 직접 해보거나 디자인을 따라하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평서 ‘서바이빙 스퀴드 게임’을 집필한 그는 “미국에서 가난을 표현하는 방식은 홈리스를 통한 방식이 많은데 오징어게임은 친숙한 주제로 낯선 시공간에서 신선함과 재미를 더했다”고 평가했다. 드라마에 담긴 메시지가 묵직했던 점 역시 에미상이 오징어게임을 선택한 요인으로 꼽힌다. 빈부격차가 심화되며 절망에 빠진 시대를 세련되면서도 과감한 방식으로 그려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미국은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국가지만 이에 대한 풍자가 기생충이나 오징어게임만큼 잘 드러난 작품은 정작 미국에 없었다”며 “에미상은 감독의 날카로운 현실 인식과 예술적 성취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황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팬데믹을 겪고 있는 와중에 빈부격차, 자본주의 사회가 갖는 문제점 등을 지적한 주제의식에 (세계인이) 공감했던 것 같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오징어게임이 다룬 문제는 국제적인 인플레이션과 겹쳐 세계에 메아리쳤다”고 수상 이유를 분석했다. 작품상은 ‘석세션’에 돌아갔다. 황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오징어게임 시즌2로 작품상을 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로스앤젤레스=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20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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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동혁 “나는 답이 아니라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

    홀어머니, 할머니 밑에서 자라며 고교 시절 기자를 꿈꿨던 소년. 그 소년이 30여 년 뒤 아시아 국적 감독 최초 에미상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 올릴 줄 누가 상상했을까. ‘오징어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51·사진)은 기자가 되고 싶어 서울대 신문학과에 진학했지만 3학년 때 휴학했다. 영화에 관심이 생긴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는 “하숙집에서 비디오를 빌려 영화만 봤다. 액션, 에로 등 장르를 가리지 않았다”고 했다. 제대로 영화를 공부하기로 한 그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로 떠나 영화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유학 중 만든 단편 영화 ‘미러클 마일’은 2005년 칸영화제 단편 부문에 출품됐다.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아 실화에 바탕을 둔 사회 비판적 작품을 만들었다. 장편 데뷔작 ‘마이 파더’(2007년)는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주한미군이 돼 돌아온 아들과 살인을 한 사형수 아버지 이야기를 다뤘다. 1994년 발생한 ‘월곡동 황금장 여관 모녀 토막살인 사건’이 모티브였다. 4년 뒤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토대로 장애인학교에서 벌어진 폭력을 고발한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를 원작으로 영화 ‘도가니’(2011년)를 연출했다. 그는 “나는 답이 아니라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2014년 심은경 주연의 코믹 판타지 ‘수상한 그녀’로 변신을 꾀했다. 70대 할머니가 스무 살 청춘의 몸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로, 866만 명이 관람했다. 김훈 작가의 소설 ‘남한산성’을 원작으로 한 영화 ‘남한산성’(2017년)도 빼어난 완성도로 호평을 받으며 사극, 코믹물 등 여러 장르를 자유자재로 연출하는 감독으로 평가받았다. 세계 1억1100만 가구가 시청한 오징어게임을 연출하며 그는 인생 2막을 맞았다. 올해 5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다. 차기작은 분열이 낳은 폭력을 소재로 한 영화 ‘KO 클럽(Killing Old People Club)’이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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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영화도 만들었어?”…코미디 감독서 세계적 거장으로 ‘인생 2막’

    홀어머니, 할머니 밑에서 자라며 고등학교 시절 기자를 꿈꿨던 소년. 그 소년이 30여년 뒤 아시아 국적 감독 최초 에미상 드라마시리즈 부문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올릴 줄 누가 상상했을까.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51)은 기자가 되고 싶어 서울대 신문학과에 진학했지만 대학교 3학년 때 휴학했다. 영화에 관심이 생긴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는 “하숙집에서 비디오를 빌려 친구들과 영화만 봤다. 액션, 홍콩, 에로영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았다”고 했다. 제대로 영화를 공부하기로 맘먹은 그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로 떠나 영화학 석사를 받았다. 유학 기간 중 제작한 단편 영화 ‘미라클 마일’은 2005년 칸영화제 단편 부문에 출품됐다.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실화에 바탕을 둔 사회비판적 작품을 만들었다. 장편 데뷔작 ‘마이파더’(2007년)는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주한미군이 돼 돌아온 아들과 살인을 저지른 사형수 아버지 이야기를 다뤘다. 1994년 발생한 ‘월곡동 황금장 여관 모녀 토막 살인사건’이 모티브였다. 4년 뒤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토대로 장애인학교에서 벌어진 비인간적 행위를 고발한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를 원작으로 영화 ‘도가니’(2011년)를 연출했다. 영화는 아동청소년 성폭력 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도가니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2014년 심은경 주연의 코믹 판타지 ‘수상한 그녀’로 변신을 꾀했다. 70대 할머니가 스무 살 청춘의 몸으로 돌아가는 코믹한 설정으로 영화는 866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 영화는 8개국 이상에서 리메이크된 최초 작품이 됐다. 김훈 작가의 소설 ‘남한산성’을 원작으로 한 영화 ‘남한산성’(2017년)도 빼어난 완성도로 호평을 받으며 사극, 코믹물 등 여러 장르를 자유자재로 연출하는 감독으로 평가받았다. 세계 1억1100만 가구가 시청한 오징어게임을 연출하며 그는 인생 2막을 맞았다. 올해 5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다. 차기작은 극단의 분열이 낳은 폭력을 소재로 한 영화 ‘KO 클럽’(Killing Old People Club)이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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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미상은 어떤 상?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 ‘TV계의 오스카’

    ‘미국 방송계의 오스카(아카데미상).’ 미 텔레비전 예술 과학 아카데미(ATAS)가 1949년부터 주관하고 있는 에미상은 미 대중문화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20년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은 ‘아카데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언젠가 꼭 받고 싶다”고 했던 ‘그래미’와 함께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다. 후보와 수상작은 전년도 6월 1일부터 시상식 당해 5월 31일까지 방영된 방송 콘텐츠를 대상으로 선정한다. 배우, 감독, 의상담당, 편집자 등 약 1만 6000명의 ATAS 회원이 투표에 참여한다. 1차 투표로 후보를 선정하고, 2차 투표로 수상작을 가린다. 작품상, 남녀주연상, 감독상을 비롯해 조명감독상, 메이크업상 등 스태프를 대상으로 한 상도 세밀하게 제정해 상 개수는 100개가 넘는다. 최근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TV드라마 최우수작품상인 ‘더 크라운’과 TV 리미티드 시리즈 최우수작품상 수상작 ‘퀸스 갬빗’도 넷플릭스 콘텐츠였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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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년 만에 부활한 ‘송골매’… “‘열망’ 가득했던 20대 시절로”

    “머리스타일을 바꾸고 기타를 메니 20대 때로 돌아간 기분이네요.”(배철수·69) “아직도 떨릴 정도로 흥분했어요. 무대에 서니 코끝이 찡하고 목이 멥니다.”(구창모·68) 청바지를 입은 푸른빛 송골매가 서울의 밤하늘을 록으로 날갯짓했다. 11일 오후 7시경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케이스포돔). 모습을 드러낸 1980년대 전설의 록밴드 ‘송골매’ 기타리스트 겸 보컬이던 배철수와 리드보컬 구창모는 들뜬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자 검은 가죽재킷에 청바지를 입은 배철수와 흰색 재킷에 티셔츠를 걸친 구창모는 웬만한 젊은 뮤지션을 뛰어넘는 열정을 뽐냈다. 이날부터 부산과 광주 등으로 이어지는 전국투어 ‘열망’은 송골매의 주축이던 둘이 1984년 구창모가 밴드를 탈퇴한 뒤 38년 만에 함께 오른 무대. 첫 곡으로 송골매 최고의 히트곡 가운데 하나인 ‘어쩌다 마주친 그대’의 전주가 흘러나오자, 약 1만 명이 들어찬 객석은 열광으로 들썩였다. 특히 50, 60대 여성 팬들은 ‘송골매’가 적힌 형광 응원봉을 흔들며 환호를 쏟아냈다. 배철수는 “대한민국 록 콘서트 중 가장 평균 연령이 높은 것 같다. 콘서트 제목대로 열망 가득했던 20대 시절로 돌아가 보자”며 열기를 부채질했다. 한국항공대 록밴드 ‘활주로’ 출신 배철수가 1979년 결성한 송골매는 1982년 홍익대 밴드 ‘블랙테트라’의 구창모와 김정선을 영입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모두 다 사랑하리’ ‘빗물’ ‘모여라’ 등 내놓는 노래마다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구창모가 빠지고 1990년 배철수도 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 DJ에 주력하며 본격적인 활동은 잠정 중단했다. 당시 멤버였던 김정선 이봉환이 여전히 송골매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번 투어에는 일정이 맞지 않아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2시간 반 동안 27곡을 소화한 콘서트는 44년 지기인 배철수와 구창모의 ‘티키타카’(말을 주고받기)도 볼거리였다. 구창모가 “다시 이런 큰 무대에 설 줄 몰랐다”고 하자 배철수는 “내가 된다고 했지 않느냐”며 친구를 북돋았다. 배철수는 “1978년 TBC 해변가요제 예선에서 누가 노래를 하는데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의 미성이라 첫눈에 반해 버렸다”며 구창모를 회고했다. 구창모도 “당시 ‘세상모르고 살았노라’를 연주할 때 드럼 치며 노래하는 배철수가 정말 멋있었다. 나도 반했다”고 말했다. 이날 콘서트는 무대를 열었던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다시 한번 들려주고 또 다른 히트곡인 ‘모두 다 사랑하리’로 마무리했다. 하얗게 센 머리에 눈가엔 주름이 가득했지만 지칠 줄 모르는 연주와 노래는 여전히 청년 송골매였다. 부인과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는 윤규남 씨(62)는 “당시 함께 노래를 듣던 20대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말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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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로 돌아간 기분”… 38년 만에 뭉친 ‘송골매’

    “살이 떨릴 정도로 흥분을 했어요. 무대에 서니 코끝이 찡하고 목이 메네요.” (구창모)“머리스타일도 바꾸고 기타를 메니 20대 때로 돌아간 것 같아요.” (배철수)11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1980년대 전설의 록밴드 '송골매'의 기타리스트 겸 보컬 배철수(69)와 리드보컬 구창모(68)는 들뜬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객석을 가득 채운 약 1만 명의 관객들은 “이렇게 큰 무대에 설 줄 꿈에도 생각 못했다”(구창모) “제가 된다고 했잖아요”(배철수)라며 격한 감동을 주고받는 두 사람에게 연신 환호를 보냈다. 송골매는 11, 12일 서울을 시작으로 11월까지 부산, 대구, 광주, 인천에서 전국 투어 콘서트 ‘열망’을 이어 나간다.송골매는 1979년 한국항공대 동아리 록 밴드인 ‘활주로’ 출신인 배철수가 결성했다. 1982년 홍익대 밴드 ‘블랙테트라’ 멤버인 구창모와 김정선을 영입한 뒤 2집 앨범을 발매하며 밴드의 전성기를 맞았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KBS ‘가요톱텐’ 5주 연속 1위를, 후속곡 ‘모두 다 사랑하리’는 4주간 1위를 차지했다. ‘처음 본 순간’ ‘빗물’ ‘하늘나라 우리님’ ‘모여라’ 등 여러 히트곡을 내놓으며 인기를 끌었다. 1984년 구창모가 밴드를 탈퇴했고, 1990년 배철수가 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진행을 맡으며 정규 9집을 끝으로 밴드는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번 콘서트는 38년 만에 두 사람이 함께 꾸린 무대다.공연의 시작을 알린 곡은 송골매의 최대 히트곡 ‘어쩌다 마주친 그대.’ 익숙한 전주에 맞춰 검정색 가죽 자켓에 청바지 차림의 배철수, 송골매 티셔츠에 흰색 재킷을 걸친 구창모가 등장하자 객석은 말 그대로 열광으로 가득찼다. 5060 여성 팬들은 ‘송골매’가 적힌 형광 응원봉을 흔들며 ‘소녀팬’이던 시절로 돌아갔다. 객석에선 플래카드를 흔드는 이도 눈에 띄었다. 특히 무대가 객석에 가까이 다가가도록 움직이자 환호는 극에 달했다. 무대가 이동한 위치의 객석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고, 팔로 크게 하트를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송골매의 음악을 선보이는 자리인 만큼 객석을 채운 5060세대들이 청춘의 시절로 돌아간 듯 느끼게 만든 기획들이 눈에 띄었다. 회사에서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 홀로 사무실에 남은 가장이 퇴근길 차 안에서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듣다가 1980년대의 시공간으로 이동하는 영상으로 공연이 막을 열었다. 공연 중간에는 스케이트를 타거나 디스코장에서 미친 듯 몸을 흔들며 춤추는 1980년대 청춘들의 영상들이 향수를 자극했다. 배철수는 “대한민국 락 콘서트 중 가장 평균연령이 높은 것 같다”며 “콘서트 제목대로 ‘열망’이 가득했던 10대, 20대 시절로 돌아가자”고 외쳤다. 44년 지기인 배철수와 구창모의 ‘티키타카’(말을 주고받기)는 더욱 재미를 배가시켰다. 2시간 반 내내 두 사람은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구창모가 탈퇴했던 당시 상황, 이후 솔로를 이어갔던 시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1978년 TBC 해변가요제에서 처음 만났던 순간을 회고하며 배철수는 “예선전에서 누가 노래를 하는데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의 미성이었다. 알고 보니 구창모였다. 그 때부터 반했다”고 했다. 구창모는 “당시 배철수가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의 드럼을 치면서 노래를 하고 있더라. 정말 멋있었다. 그 때 나도 반했다”고 화답했다. 송골매는 ‘어쩌다 마주친 그대’와 ‘모두 다 사랑하리’를 앙코르곡으로 들려주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오후 9시 30분까지 2시간 반 동안 27곡을 소화하면서도 무대 끝까지 눈을 빛내며 노래하는 두 사람에 관객들은 흠뻑 빠져들었다. 20대에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어느덧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머리는 하얗게 샜고, 눈가에 주름은 졌지만 청바지 차림의 두 뮤지션은 여전히 청춘이었다. 이날 부인과 공연장을 찾은 윤규남 씨(62)는 “아내와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들었던 20대로 돌아간 것 같은 하루였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김재희기자 jetti@donga.com}

    • 202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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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영우-션샤인의 그 목소리 “내 노래가 위안 되길”

    드라마를 즐겨 보는 이에게 가수 오존(본명 오준호·29)은 익숙한 이름이다. tvN ‘미스터 션샤인’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검블유) ‘지리산’까지…. 그는 인기 드라마 속 여러 OST를 불렀다. 최근 신드롬급 인기를 얻은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OST ‘Better than birthday’ 역시 그의 곡이다. OST로 이름을 알렸지만 그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장의 EP(싱글과 정규앨범의 중간 길이 앨범)를 발매한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다. 내년 초 발매를 목표로 여섯 번째 EP 작업에 한창인 그를 6일 전화로 만났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특유의 몽환적인 목소리 덕에 드라마 OST에도 많이 참여했다. 오존 역시 드라마 OST 러브콜이 많은 이유로 자신의 목소리를 꼽았다. 그는 “목소리가 과하지 않아서 OST 제안이 많이 오는 것 같다”며 “장면을 헤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최근 종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OST 역시 드라마 제작진의 요청으로 참여하게됐다. 그는 “우영우가 강태오의 선물을 자신의 사무실에서 풀어보는 비하인드컷에 ‘Better than birthday’가 삽입된 장면을 보고 기분이 묘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OST를 통해 자작곡에서는 못했던 새로운 음악에 도전해볼 수도 있어서 재밌어요. ‘검블유’의 ‘우리 사이 은하수를 만들어’는 드라마가 종영된 지 3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많이 들어주시더라고요.” 최근엔 CJ문화재단의 인디 뮤지션 지원사업 ‘튠업’을 통해 서울 용산구 노들섬라이브하우스에서 열린 ‘디어 마이 플레이리스트’ 무대에도 섰다. “관객과 거리가 가까울수록 긴장이 되는 편이에요. 이번 공연은 400석 이상 규모의 중형 공연장이라 그런지 마음 편히 노래했죠.” 그는 대중에게 ‘목소리로 위안을 주는 가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전했다. “주로 저녁이나 밤 시간을 생각하고 만드는 곡이 많아요. 사람들이 자기 전에 편안하게 제 노래를 듣고, 그 속에서 위로를 얻는다면 되게 기분 좋을 것 같아요.”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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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늙고 지쳐도 함께해요”…강타, 17년 만에 정규앨범 컴백

    “26년 간 저를 지켜본 팬들이 이번 앨범을 듣고 제 팬인 걸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1세대 아이돌 그룹 H.O.T.의 멤버 강타가 7일 정규 4집 ‘아이즈 온유’로 컴백했다. 이번 앨범은 데뷔 26주년 기념 앨범이자 2005년 발매된 정규 3집 ‘페르소나’ 이후 17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이다. 타이틀곡 ‘아이즈 온 유’를 비롯해 10곡이 담겼다. 이날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그는 “앨범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올지 부담이 컸다. 하지만 이젠 성공 여부를 떠나 함께해 준 팬들에게 선물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앨범을 듣고 ‘강타가 진화했구나’ 하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이틀곡은 빠른 드럼과 여유로운 스트링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는 R&B 장르다. NCT의 태용이 랩에 참여한 ‘스킵’, R&B 그룹 헤리티지가 참여한 ‘버킷리스트’ 등 협업 곡도 포함됐다. 강타는 신곡에 대해 “야경 아래 춤을 추는 콘셉트라 개인 레슨을 통해 안무를 배웠다. 안무가가 처음 시안을 보여줬을 때는 요즘 춤이었는데 제가 추니 1990년대 분위기와 섞여 뉴트로가 됐다”며 웃었다. 데뷔 26주년을 맞은 강타는 나이가 들어도 계속 음악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겠다고 했다. 그는 “팬들에게 ‘늙고 지쳐도 함께해요’라는 말을 많이 한다”며 “항상 팬들 곁에서 음악을 하는 가수로 남고 싶다”고 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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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전신 마비 이후 41만 유튜버 되기까지

    “당신은 경추골절로 인한 척수신경 손상으로 전신마비가 됐습니다. 앞으로 걷지 못할 것이고, 손가락도 움직일 수 없을 것입니다.” 세계적인 패션 회사의 정규직 사원으로 전환된 것을 기념해 친구들과 클럽에서 술잔을 부딪친 것이 마지막 기억이었다. 눈을 떴을 때 주치의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전했다. 축구를 좋아했던 건장한 28세 청년 박위는 만취 상태에서의 낙상 사고로 하루아침에 휠체어 없이는 어디도 갈 수 없는 전신마비 환자가 됐다. 신을 원망할 수도, 불운에 좌절할 수도 있었지만 저자는 삶의 밑바닥에서 기적을 발견했다. 기도삽관 때문에 물도 마실 수 없고, 대소변도 스스로 볼 수 없던 절망의 시간을 지나면서 그는 자신을 지지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과 젓가락으로 라면을 집어 먹는 사소한 일상이 가능해졌다는 것에 감사한다. 책에는 사고가 난 2014년 5월부터 8년간 고난 속에서 저자가 기적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 담겼다.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은 놀랍다. 그가 샤워를 마친 뒤 휠체어에 앉은 채 반려견을 쓰다듬으려다 알몸으로 바닥에 고꾸라진 상황. 비참하게 느껴질 법도 한데 오히려 저자는 혼자 바닥에서 침대로 올라가는 것을 연습할 기회로 받아들인다. 결국 2시간의 사투 끝에 성공해낸다. 어느 날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보자는 생각에 집 앞 한강공원에서부터 휠체어를 밀고 11km를 이동한 뒤 ‘앞으로 누구의 도움 없이도 11km는 움직일 수 있겠구나’라고 용기를 얻기도 한다. 혼자만의 기적을 발견한 데서 끝나지 않았다. 저자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가족들에게 용기를 주고자 유튜브를 시작한다. 2019년 그의 이름 ‘위’와, 기적을 뜻하는 ‘미라클’을 합친 채널 ‘위라클’을 개설했고, 구독자는 3년 반 만에 41만 명이 됐다. 사고로 전신마비 판정을 받은 20세 청년부터 한쪽 팔이 절단된 헤어디자이너까지 그가 전하는 장애인들의 이야기에 사람들은 절망 속 희망을 발견한다. 한때 두 발로 다시 걷겠다는 집념으로 가득 찼던 저자는 이제 걷지 못해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의사 말대로 영원히 일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제 그것은 내게 중요하지 않다. 희망을 품고 달려오면서 느낀 기쁨과 행복은 나를 이미 일으켜 세웠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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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세대 보이그룹 멤버들의 귀환

    한 시대를 풍미한 보이그룹 멤버들이 돌아온다. 1990년대 ‘오빠부대’를 몰고 다닌 H.O.T.부터 동방신기, 샤이니까지…. 1, 2세대 남자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솔로 컴백을 대거 앞두고 있다. 걸그룹이 여름 가요계를 장악한 상황에서 보이그룹 멤버들의 귀환 소식이 들려오자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첫 주자는 데뷔 15년 차 장수그룹인 샤이니의 멤버 키. 키는 지난달 30일 정규 2집 ‘가솔린’을 발매했다. 정규 1집 ‘페이스’ 이후 3년 9개월 만에 내놓은 앨범이다. 타이틀곡인 가솔린을 비롯해 ‘바운드’ ‘빌런’ 등 11곡이 수록됐다. 앨범은 발매 직후 핀란드 브라질 호주 칠레 러시아 등 23개국 아이튠스 ‘톱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타이틀곡 가솔린은 리듬감 있는 드럼과 웅장한 브라스가 돋보이는 힙합 댄스곡으로, 키가 작사가로 참여했다. 키는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사랑 얘기도 좋지만, 이제는 앨범의 생명력을 위해 자전적인 요소가 들어가야 할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키의 컴백을 이은 이는 H.O.T. 메인 보컬 출신의 강타다. 그는 데뷔 26주년을 맞아 정규 4집 ‘아이즈 온 유’로 이달 7일 컴백한다. 26주년 기념 앨범인 만큼 앨범 공개 날짜도 그의 데뷔 날짜에 맞췄다. 2005년 발매된 정규 3집 ‘페르소나’ 이후 17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앨범이어서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996년 9월 7일 H.O.T.의 정규 1집으로 데뷔한 강타는 그룹 해체 후에도 솔로 가수로서 ‘북극성’ ‘상록수’ 등 다양한 히트곡을 선보였다. 그룹 동방신기 출신의 김재중은 13일 세 번째 정규앨범 ‘본 진(BORN GENE)’으로 돌아온다. 2016년 정규 2집 ‘녹스’ 이후 6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 앨범이다. 김재중은 9월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태국에서 아시아 투어 콘서트에 나선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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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세대 보이그룹이 돌아온다’…강타-키 등 솔로 컴백 러쉬

    한 시대를 풍미했던 보이그룹 멤버들이 돌아온다. H.O.T.부터 동방신기, 샤이니까지 1·2세대 아이돌 계를 휩쓸었던 K팝 남성그룹의 멤버들이 솔로 컴백을 대거 앞두고 있다. 소녀시대에 이어 블랙핑크, 아이브, 뉴진스까지 2~4세대 여성그룹이 여름 가요계를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1·2세대 보이그룹 멤버들의 귀환에 국내외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여는 이는 데뷔 15년차 장수그룹인 샤이니의 멤버 키. 키는 지난달 30일 정규 2집 ‘가솔린’(Gasoline)을 발매했다. 지난해 9월 발매한 미니앨범 1집 ‘배드 러브’ 이후 11개월 만에 내놓는 앨범이자, 정규 1집 ‘페이스’ 이후 3년 9개월 만에 내놓는 정규 앨범이다. 타이틀곡인 가솔린을 비롯해 ‘바운드’ ‘빌런’ 등 11곡을 수록했다. 가솔린은 발매 직후 핀란드, 브라질, 호주, 칠레, 러시아 등 23개국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키는 작사를 비롯해 뮤직비디오와 앨범 콘셉트 기획 전반에 참여했다. 타이틀 곡 가솔린은 리듬감 있는 드럼과 웅장한 브라스가 돋보이는 힙합 댄스곡. 이 곡 역시 키가 작사에 참여했다. 키는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사랑 얘기도 좋지만, 이제는 앨범 생명력을 위해 자전적인 게 들어가야 할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11번 트랙 ‘프라우드’에 대해 “생각해보니 온전히 나를 위해 쓴 가사가 별로 없더라. ‘기범아, 고생했다’고 스스로를 격려하는 가사를 썼다”고 전했다. 키의 컴백을 이을 타자는 17년 만에 정규앨범을 내놓는 H.O.T. 출신 강타다. 그는 정규 4집 ‘아이즈 온 유’(Eyes On You)로 이달 7일 컴백한다. 강타의 데뷔 26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이자, 2005년 발매한 정규 3집 ‘페르소나’ 이후 17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앨범이다. 26주년 기념 앨범인 만큼 앨범 공개 날짜도 그의 데뷔 날짜에 맞췄다. 1996년 9월 7일 H.O.T.의 정규 1집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강타는 그룹 해체 뒤에도 솔로 가수로서 ‘북극성’ ‘상록수’ 등 다양한 솔로 곡을 선보인 바 있다. 새 앨범에는 신곡을 포함해 데뷔 25주년 프로젝트로 선보인 곡 등 10곡이 수록됐다. 동방신기 출신인 김재중은 13일 세 번째 정규앨범 ‘본 진’(BORN GENE)으로 컴백한다. 이번 앨범은 2016년 정규 2집 ‘녹스’ 이후 약 6년 만에 발매되는 정규 앨범. 2집에서 하드락, 팝 펑크,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인 만큼 이번 앨범에서는 어떤 음악적 도전을 했는지 팬들의 기대를 모은다. 앨범 발매와 함께 9월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태국에서 아시아 투어 콘서트를 개최하고 국내외 팬들을 만난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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