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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는 변론 종결 14일째인 11일에도 평의를 이어갔다.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중 가장 긴 숙의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헌재가 살피는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선거관리위원회 군 투입’이다.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은 선관위 군 투입의 적법성을 두고 치열하게 다퉈 왔다. 윤 대통령은 부정선거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소규모의 병력만 보내는 등 국헌 문란 목적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국회 측은 부정선거 의혹은 실체가 없고, 군 투입 자체가 국헌 문란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尹 측, 부정선거 의혹 입증 못 해 검찰 공소장 등에 따르면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 30분경 선관위 과천청사에 처음으로 군이 투입됐다. 청사 인근에서 대기하던 국군정보사령부 대원 10명이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진입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대국민 담화가 끝난 지 3분 만이었다. 이들은 선관위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전산실을 폐쇄했고, 다음 날 출근하는 직원들을 체포할 준비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윤 대통령은 5차 변론에서 “제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이야기한 것”이라며 군 투입을 자신이 지시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3차 변론에서 “부정선거 의혹 팩트 확인 차원에서 선관위의 시스템만 점검하려 했다”고 했다. 2023년 7∼9월 국가정보원의 선관위 서버 보안 점검 결과 취약성이 드러났기 때문에 군을 투입했다는 취지다. 이후 변론에서 윤 대통령 측은 부정선거 정황을 입증하려 했다. 보안 점검을 총괄한 백종욱 전 국정원 3차장을 7차 변론 증인으로 불러 “취약점이 많고 보안 관리가 부실해 상당히 놀랐다”며 “선거 시스템이 공격받으면 사회 혼란이 초래될 것 같았다”는 증언을 받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백 전 차장은 부정선거를 입증하는 증언이나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그는 ‘해킹 가능성이 부정선거 가능성이 되려면 훨씬 더 어려운 조건들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국회 측 질의에 “저희가 본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부정선거와 관련해서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시스템이 침입당한 흔적을 발견했느냐는 질문에도 “점검한 5% 내에선 없었다”고 했다. 반면 국회 측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은 “(가짜 투표지는) 제가 보고받기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의 해킹 환경에서는 외부 접속이 가능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투·개표 데이터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증언했다. 선거 땐 지방자치단체가 선거인 명부를 작성해 선관위에 넘기는 만큼, 선관위 서버가 침입당하더라도 교차 검증하면 조작 사실이 금방 밝혀진다는 취지다.● ‘군 투입 위헌·위법성’ 집중 판단할 듯법조계에선 헌재가 부정선거 의혹보다는 선관위 군 투입의 위헌·위법성을 집중적으로 심리할 것으로 전망한다. 대법원이 이미 부정선거는 실체가 없다고 법적 판단을 내린 만큼 사실관계로 확정된 선관위 군 투입의 정당성을 집중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측은 선관위를 무력화할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해 왔다. 선관위에 병력을 보낸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5차 변론에 나와 “서버가 PC 한두 개 크기도 아니고 떼어오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서버 탈취 시도를 부인했다. 윤 대통령도 최후진술에서 “일부 소극적 점검 결과 심각한 보안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에 중앙선관위 전산 시스템 스크린 차원에서 소규모의 병력을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정선거 의혹에 연루된 선관위가 국정원 점검에 비협조적이어서 비상계엄을 선포해 부정선거 의혹을 확인하려고 했을 뿐, 헌법기관인 선관위를 무력화할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 측은 윤 대통령의 지시로 선관위에 군이 투입된 사실 자체가 위헌·위법해 탄핵 사유로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국회 측은 “비상계엄이 선포됐다고 하더라도 독립된 헌법기관인 선관위에 계엄사가 관여할 수 없다”며 “영장 없이 선관위 내부를 수색한 것은 영장주의와 신체의 자유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수도권 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윤 대통령 측이 제기하는 부정선거 의혹은 수사를 통해 드러난 물증 등의 객관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탄핵심판에선 선관위에 군을 투입한 행위에 대한 판단이 보다 중점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변론을 종결한 지 10일로 13일이 지났다.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례를 고려해 변론 종결 후 2주 내에 선고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노 전 대통령은 변론 종결 후 14일, 박 전 대통령은 변론 종결 후 11일 만에 각각 기각, 인용 결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헌재가 10일에도 선고기일을 통지하지 않으면서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중 변론 종결 후 선고까지 가장 오래 걸린 사건으로 기록됐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선고 2, 3일 전 공지됐던 점을 감안하면 12일(변론 종결 15일 후) 선고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등 추가 변수가 생기면서 재판관들이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尹 구속 취소가 막판 변수… 변론 재개 요구 나와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른 것은 법원이 윤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고, 검찰이 항고하지 않고 석방시킨 것이다. 헌재는 2월 25일 변론 종결 후 거의 매일 재판관 평의를 열어 의견을 조율해 왔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대통령 탄핵심판을 금요일에 선고해 왔던 점을 감안해 14일 선고가 내려질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1심 재판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가 △검찰의 구속기간 위법 산정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 모호를 이유로 윤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여권을 중심으로 국회 측의 내란죄 탄핵 사유 철회, 피의자신문조서 증거 채택, 변론시간 제한 등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변론 재개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단 법조계는 헌재가 변론을 재개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인신 구속 여부 등을 다투는 형사재판과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탄핵심판은 별개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 석방에 따른 탄핵심판 일정 변동은 없을 것이란 취지다. 다만 대통령 탄핵심판 자체가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란 점에서 헌재가 숙의 과정을 더 거칠 수는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헌재의 결정 취지를 납득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절차적 정당성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헌재가 서둘러 결정하는 모양새는 오히려 사회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헌재 재판관들이 선고 이후 혼란을 우려해 만장일치를 시도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평의 과정에서 만장일치 의견이 모이지 않거나, 만장일치 논리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견해차가 생긴다면 선고 일정은 계속 늦어질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평의 과정에서 격론이 이어진다면 선고 기일 지정과 결정문 작성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늦어도 문형배 이미선 퇴임 전엔 선고 이런 변수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4월 초엔 선고가 나올 거란 전망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4월 18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헌재는 이정미 당시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을 3일 앞둔 2017년 3월 10일을 선고기일로 확정했다. 법리적으로도 두 재판관 퇴임 전 선고해야 법적 정당성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헌재법 23조 1항은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토록 규정하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서 헌재는 ‘8인 체제’로 탄핵심판을 심리해 왔고, 문 권한대행과 이 재판관의 임기가 끝난다면 ‘6인 체제’가 된다. 헌재가 헌재법 23조 1항의 효력을 정지시키면서, 법적으로는 6인 체제로 심리와 결정이 가능하긴 하지만 이 경우 정당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문 권한대행과 이 재판관이 모든 변론에 참여했기 때문에 선고기일을 계속 미루는 것은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며 “평의에 속도를 높여 두 재판관 퇴임 전엔 선고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변론을 종결한 지 10일로 13일이 지났다.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례를 고려해 변론 종결 후 2주 내에 선고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노 전 대통령은 변론 종결 후 14일, 박 전 대통령은 변론 종결 후 11일 만에 각각 기각, 인용 결정이 내려졌다.하지만 헌재가 10일도 선고기일을 통지하지 않으면서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중 변론 종결 후 선고까지 가장 오래 걸린 사건으로 기록됐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선고 2, 3일 전 공지됐던 점을 감안하면 12일(변론 종결 15일 후) 선고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등 추가 변수가 생기면서 재판관들이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尹 구속취소가 막판 변수… 변론재개 요구 나와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른 것은 법원이 윤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고, 검찰이 항고하지 않고 석방시킨 것이다. 헌재는 2월 25일 변론 종결 후 거의 매일 재판관 평의를 열어 의견을 조율해왔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대통령 탄핵심판을 금요일에 선고해왔던 점을 감안해 14일 선고가 내려질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그러나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1심 재판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가 △검찰의 구속기간 위법 산정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 모호를 이유로 윤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여권을 중심으로 국회 측의 내란죄 탄핵사유 철회, 피의자신문조서 증거 채택, 변론시간 제한 등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변론 재개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일단 법조계는 헌재가 변론을 재개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인신구속 여부 등을 다투는 형사재판과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탄핵심판은 별개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 석방에 따른 탄핵심판 일정 변동은 없을 것이란 취지다. 다만 대통령 탄핵심판 자체가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란 점에서 헌재가 숙의 과정을 더 거칠 수는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헌재의 결정 취지를 납득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절차적 정당성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헌재가 서둘러 결정하는 모양새는 오히려 사회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헌재 재판관들이 선고 이후 혼란을 우려해 만장일치를 시도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평의 과정에서 만장일치 의견이 모이지 않거나, 만장일치 논리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견해차가 생긴다면 선고일정은 계속 늦어질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평의과정서 격론이 이어진다면 선고기일 지정과 결정문 작성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늦어도 문형배 이미선 퇴임 전엔 선고이런 변수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4월 초엔 선고가 나올 거란 전망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4월 18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헌재는 이정미 당시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을 3일 앞둔 2017년 3월 10일을 선고기일로 확정했다.법리적으로도 두 재판관 퇴임 전 선고해야 법적 정당성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헌재법 23조 1항은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토록 규정하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서 헌재는 ‘8인 체제’로 탄핵심판을 심리해왔고, 문 권한대행과 이 재판관의 임기가 끝난다면 ‘6인 체제’가 된다. 헌재가 헌재법 23조 1항의 효력을 정지시키면서, 법적으로는 6인 체제로 심리와 결정이 가능하긴 하지만 이 경우 정당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문 권한대행과 이 재판관이 모든 변론에 참여했기 때문에 선고기일을 계속 미루는 것은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며 “평의에 속도를 높여 두 재판관 퇴임 전엔 선고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5일 변론을 마친 이후 사실상 매일 평의를 열며 숙고를 이어가고 있다. 변론 종료 후 2주가 지난 이번 주 내로 헌재의 선고가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과 검찰의 석방 지휘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 과정에서의 ‘절차적 흠결’을 문제 삼으며 여론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윤 대통령 석방이 탄핵 선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尹 측, 헌재에 ‘절차적 흠결’ 문제 삼을 듯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결정하며 검찰의 구속 기간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권 등 절차적 문제를 주요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절차의 명확성을 기하고, 수사 과정의 적법성 논란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 측이 이 같은 논리를 헌재 탄핵심판에도 적용해 절차적 하자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실제로 윤 대통령 측은 7일 허영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등 헌법학자 7명의 의견서를 참고자료로 헌재에 제출했다고 9일 밝혔다. 허 교수는 의견서에서 ‘내란죄 철회’ 등 10가지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 과정에서 △국회 측의 내란죄 철회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 증거 채택 △변론시간 제한 등을 문제 삼았다. 윤 대통령이 형사재판에서 내란죄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탄핵소추 사유에서 해당 혐의를 철회한 것이 타당한지 추가 검토를 요청할 수도 있다. 윤 대통령 측은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하는 것은 전체 탄핵소추 내용의 80%를 철회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탄핵심판은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조계는 당초 탄핵심판 선고를 이달 14일 전후로 내다봤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최종 변론 후 14일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11일 만에 선고가 내려졌는데, 모두 금요일에 이뤄진 전례를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헌재가 윤 대통령의 추가 검토 등을 받아들이면 평의 절차가 길어져, 3월 중순으로 예상되던 선고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도 변수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야당이 헌재에 신속한 결정을 촉구하는 동시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에게 마 후보자 임명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앞서 헌재는 지난달 27일 권한쟁의심판에서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을 “국회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최 권한대행은 열흘이 지나도록 임명하지 않고 있다. 만약 마 후보자가 임명돼 심리에 참여하게 되면 ‘공판 절차 갱신’이 필요해 선고기일이 3월 말이나 4월 초로 지연될 수도 있다. 다만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4월 18일 만료되는 만큼 그 전에는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 법조계 “尹 석방, 탄핵 선고엔 영향 적어”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 석방 등 각종 변수가 탄핵심판의 본질적인 판단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다수다. 탄핵심판이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인 반면, 형사재판은 유무죄 판단과 인신 구속 여부를 다루는 것이라 심리의 초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대통령 석방은 구속의 적정성과 공수처 수사의 적법성이 쟁점이었을 뿐, 탄핵심판과는 사안이 다르다”며 “법적으로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도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여부와 상관없이 헌재 내부에서는 신속한 선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전직 대통령 탄핵심판 때보다 사안이 비교적 간결한 만큼, 이번 주 내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헌재가 절차적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다 신중한 접근을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이 내란 사건에서 절차적 엄격성을 강조한 만큼 헌재도 이를 고려할 수 있다”며 “탄핵심판 절차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5일 변론을 마친 이후 사실상 매일 평의를 열며 선고를 위한 숙고를 이어가고 있다. 변론 종료 후 2주가 지난 이번 주 내로 헌재의 선고가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과 검찰의 석방지휘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 과정에서 ‘절차적 흠결’을 문제 삼으며 여론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의 성격과 심리 방식이 다르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 석방이 탄핵 선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尹측, 헌재에 ‘절차적 흠결’ 문제 삼을 듯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를 결정하며 검찰의 구속기간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권 등 절차적 문제를 주요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절차의 명확성을 기하고, 수사 과정의 적법성 논란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법조계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 측이 이 같은 논리를 헌재 탄핵심판에도 적용해 절차적 하자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실제로 윤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 과정에서 △국회 측의 내란죄 철회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피신조서) 증거채택 △변론시간 제한 등을 문제 삼으며 헌재 절차에 대한 반론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특히 윤 대통령이 형사재판에서 내란죄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탄핵소추 사유에서 해당 혐의를 철회한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추가 검토를 요청할 수도 있다. 윤 대통령 측은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하는 것은 전체 탄핵소추 내용의 80%를 철회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탄핵심판은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마은혁 헌재 재판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도 탄핵심판의 또 다른 변수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 석방 이후 야당이 헌재의 신속한 결정을 촉구하는 동시에 마 후보자 임명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헌재는 지난달 27일 권한쟁의심판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 “국회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최 권한대행은 열흘이 지나도록 임명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만약 마 후보자가 임명되어 심리에 참여하게 되면 ‘공판절차 갱신’이 필요해 선고기일이 3월 말이나 4월초로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법조계 “尹 석방, 탄핵 선고엔 영향 적어”법조계는 당초 탄핵심판 선고가 14일 전후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최종 변론 후 14일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11일 만에 선고가 내려졌는데, 모두 금요일에 이뤄진 전례를 고려한 분석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 및 석방이 막판 변수로 떠오르면서 선고 시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석방이 탄핵심판의 본질적인 판단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다수다. 탄핵심판이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인 반면, 형사재판은 유·무죄 판단과 인신구속 여부를 다루는 것이라 심리의 초점이 다르기 때문이다.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대통령 석방은 구속의 적정성과 공수처 수사의 적법성이 쟁점이었을 뿐, 탄핵심판과는 사안이 다르다”며 “법적으로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도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여부와 상관없이 헌재 내부에서는 신속한 선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전직 대통령 탄핵심판 때보다 사안이 비교적 간결한 만큼, 이번 주 내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다만, 헌재가 절차적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다 신중한 접근을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대통령의 석방이 탄핵심판과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같은 내란 사건을 두고 법원이 절차적 엄격성을 강조한 만큼 헌재도 이를 고려할 수 있다”며 “탄핵심판 절차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5일에도 평의를 열고 선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헌재가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쟁점 중 하나는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 지시’ 의혹이다. 윤 대통령이 여야 정치인 등을 체포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입증될 경우 비상계엄 때도 국회의 활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규정한 헌법 77조 등을 심각하게 위반한 행위가 된다.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은 체포 지시가 있었는지를 두고 기초적인 사실관계부터 치열하게 다퉈 왔다. 검찰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체포 명단을 전달했고, 여 전 사령관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명단을 불러준 것으로 파악했다. 법조계가 여 전 사령관을 체포 지시 의혹의 ‘키맨’으로 지목하는 이유다.● 여인형 “체포 명단 들어”, 조지호 “체포 닦달”여 전 사령관은 지난달 4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출석했으나 형사재판을 이유로 대부분의 증언을 거부했다. 하지만 수사기관 피의자 조사에선 ‘체포 지시’와 ‘체포 대상자 명단’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피의자 신문조서에 따르면 여 전 사령관은 “홍장원 씨가 저에게 ‘뭐 도와줄 것이 없냐’고 얘기했다. 그래서 제가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님이 명단 말씀해주신 것을 말했고, 어디 있는지 위치 확인에 대한 얘기를 했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김 전 장관으로부터 체포 명단을 들었고, 이를 홍 전 차장에게 전하며 주요 인사의 위치 추적을 부탁했다는 것이다. 여 전 사령관의 진술은 지난해 12월 검찰이 방첩사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증거(메모)와도 일치한다. 이 메모는 여 전 사령관이 김대우 수사단장에게 14명의 체포 명단을 불러준 것을 김 단장이 구모 수사조정과장에게 그대로 불러주면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차장이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들어 작성했다는 체포 명단과 일치하는 내용이었다.조 청장의 진술도 검찰 수사 결과를 뒷받침한다. 조 청장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1시 30분경부터 다음 날 오전 1시 3분경까지 윤 대통령으로부터 총 6회의 전화를 받았고, “6통의 전화 모두 결론적으로 국회의원 체포를 닦달하는 내용이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또 여 전 사령관이 첫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15명을 불러줬고 두 번째 통화에서 “한동훈 추가입니다”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조 청장은 20일 탄핵심판 10차 변론에서 대부분의 증언을 거부하면서도 ‘조사받을 때 사실대로 진술·열람한 뒤 서명했느냐’는 국회 측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헌재가 피의자 신문조서 등 수사기록을 증거로 채택한 만큼 이를 토대로 사실관계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장원 메모’ 배제해도 다수 증거로 판단할 듯핵심 물증으로 꼽혔던 이른바 ‘홍장원 메모’는 신빙성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홍 전 차장은 국회와 헌재에서 “(윤 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이고, 국정원에 대공수사권 줄 테니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했다”고 일관되게 증언했다. 여 전 사령관과 통화하며 작성했다는 체포 명단 메모도 검찰과 헌재에 제출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간첩 검거와 관련된 격려 전화였다”며 체포 지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특히 조태용 국정원장이 “홍장원 메모가 4개 버전이 있다”고 증언하면서 윤 대통령 측은 “메모의 신빙성이 떨어져 증거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선 홍 전 차장의 메모와 일부 증언이 증거 능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헌재는 여 전 사령관과 조 청장의 피의자 신문조서 등 다른 증거와 비교해 사실관계를 확인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 법조계 인사는 “탄핵심판은 혐의나 사실관계를 세세하게 따지는 형사재판과 다르다”며 “여러 증거를 종합한 뒤 본질 쟁점인 ‘정치인 체포 지시’가 있었는지, 그 행위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동향 파악’ 시도는 있었다는 점과 이것이 위법했다는 점을 인정한 부분 역시 재판부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10차 변론에서 “지난해 12월 4일 여 전 사령관이 조 청장에게 위치 확인 혹은 체포를 부탁했다는 기사를 보고 김 전 장관에게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며 “(김 전 장관이) ‘동향 파악을 하기 위해서였는데 경찰에선 딱 잘랐다’고 이야기해 저도 불필요했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등 사건 재판부가 교체되면서 기존의 증인 신문 등을 다시 확인하는 ‘공판 갱신’ 절차가 시작된다. 재판부는 재판 녹음파일을 재생하자는 이 대표 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녹취록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공판 갱신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4일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공판을 열고 공판 갱신 절차를 이렇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공판 갱신 절차란 재판부가 변경될 경우 새 법관이 내용 숙지 없이 판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재판 녹음 재생 등으로 기존 내용을 반복하는 절차다. 앞서 형사합의33부는 지난달 법관 정기인사로 재판장과 두 배석판사가 모두 교체된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개정된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공판 갱신 절차를 간소화할 뜻이 있는지 양측에 물었다. 지난달 20일 대법원은 형사재판 지연을 막기 위해 공판 갱신 절차에서 그동안 진행된 재판의 녹음 파일을 모두 재생해 듣지 않고 녹취서를 열람하거나 양쪽 당사자에게 녹취 요지를 고지하는 등 간이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게 형사소송규칙을 개정했다. 검찰은 이에 동의했으나 이 대표 측은 반대하며 기존처럼 녹음파일을 재생하자고 주장했다. 이 대표 측은 “재판장을 비롯해 재판부 구성원 전부 변경이 있었고 그동안 이 법정에서 상당 기간 동안 핵심 증인들의 신문이 이뤄진 상황”이라며 “공소장의 공소사실만 170페이지에 달해 복잡한 내용과 구조를 충분히 숙지한 상태에서 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개정된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녹취록 조사를 원칙으로 하겠다”라고 밝혔다. 간이방식은 하지 않되 녹취록 열람 방식으로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 측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을 수 있고 여러 사정이 있을 수 있어서 의견을 주면 서증조사가 끝나고 증거조사 후에 특정 부분 녹음을 들을지 결정하겠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5일 최종 변론기일 이후 이달 17일까지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으면서 이달 중순경 대통령 파면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재판관들은 3·1절 연휴 기간 각자 쟁점을 정리한 뒤 4일부터 본격적인 평의에 돌입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선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례를 감안하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금요일인 이달 7일 또는 14일에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을 마무리한 뒤 매일 재판관 평의를 이어왔다. 헌재는 연휴 기간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 등 재판관 8인이 각자 기록을 검토하고 쟁점 사항 등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4일부터 다시 평의를 열고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 주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재판관 각자 쟁점을 정리한 만큼 사실상 이날부터 평의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평의는 선고기일 전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도 선고기일이 잡히기 전까지 추가 자료 제출 등 막판까지 사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국회 측 대리인단은 변론 종결 이후 최종변론 내용과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의 조사를 받은 군 관계자 등의 진술조서 등을 헌재에 추가 참고 자료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측도 쟁점별 정리 사항 등을 의견서로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론 종결 이후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11일 만에 탄핵심판 선고가 이뤄졌다. 이를 감안하면 윤 대통령의 경우에도 변론 종결 이후 약 2주 뒤인 이달 중순경 선고가 이뤄질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법조계는 두 전직 대통령 모두 금요일에 선고했던 만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도 금요일인 이달 7일이나 14일에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마은혁 헌재 재판관 후보자가 임명돼 선고에 합류하면 결론이 3월 말, 4월 초로 늦춰질 수 있다. 새 재판관 합류로 변론 재개와 갱신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2주가량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도 윤 대통령 선고 일정의 변수로 꼽힌다. 헌재는 지난달 19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앞서 한 총리 탄핵심판부터 변론을 종결했다. 헌재가 한 총리 결정문을 먼저 쓸 경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 총리가 탄핵 기각 결정으로 다시 대통령 권한대행에 복귀할 경우, 앞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한 조한창 정계선 헌재 재판관에 대해 윤 대통령 측이 ‘임명 무효’를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尹 탄핵심판]“탄핵심판 결과 따른 혼란 줄이려 주말 앞둔 금요일 선고할 가능성”헌법재판관들 오늘부터 평의 재개… ‘軍 국회봉쇄-체포 지시 여부’ 쟁점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맡고 있는 헌법재판소가 이달 17일까지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으면서 그 전에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모두 금요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 역시 이달 7일 혹은 14일로 정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선례 따라 금요일 선고 가능성3일 헌재에 따르면 이달 가장 이른 공식 재판 일정은 18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의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이다. 17일까지는 재판 일정이 없다는 것이다.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준비하기 위해 시간을 비워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법조계에선 7일과 14일이 유력한 선고 날짜로 거론된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5월 14일 금요일,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10일 금요일 각각 탄핵심판 선고를 받았다. 통상 헌재는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선고를 내리지만, 탄핵심판처럼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은 따로 선고기일을 정해 왔다. 수도권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주말을 앞둔 ‘금요일 선고’는 주말 동안 탄핵심판 결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과거 두 전직 대통령 탄핵심판 사례를 보면 재판관들은 평의를 통해 의견을 조율한 뒤 최종 결정문을 작성하고 선고기일을 지정해 공지했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2004년 5월 11일 8차 평의에서 선고기일을 지정한 뒤 양측에 통지했다. 이후 추가로 3차례 평의를 더 진행한 끝에 기각 결정을 내렸다. 박 전 대통령 때는 2017년 3월 8일 6차 평의에서 선고기일을 정한 뒤 양측에 알렸다. 이때도 재판부는 2차례 더 평의를 거쳐 탄핵을 인용했다.● 재판관들 연휴에도 기록 검토 헌재 재판관들은 지난달 25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종결된 이후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평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3·1절 연휴 기간에도 재판관들은 자택에서 증거자료와 재판기록을 검토했다고 한다. 4일부터 평의가 재개되는데, 재판관들이 증거 등을 면밀히 살펴본 만큼 사실상 윤 대통령 탄핵 인용 혹은 기각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이날부터 헌재의 평의가 속도를 내면서 탄핵심판 결론이 이달 중순 안에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평의의 핵심 쟁점은 ‘비상계엄 당시 군의 국회 진입·봉쇄 여부’와 ‘정치인 체포 지시 여부’로 보인다. 16명의 증인 중 헌재가 유일하게 직권으로 채택한 조성현 육군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은 8차 변론에서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으로부터 “국회 내부에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6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도 “빨리 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가서 인원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윤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고 증언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최후진술에서 “의결 정족수가 차지 않았으면 더 이상 못 들어가게 막아야지 끌어낸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탄핵 사유를 전면 부인했다.● 국회 측, 군 관계자 검찰 조서 추가 제출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은 선고기일이 잡히기 전까지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측 대리인단은 변론 종결 이후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의 조사를 받은 군 관계자의 검찰 진술 조서를 헌재에 추가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측도 쟁점별 의견서를 제출하며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헌재 재판관들은 양측의 추가 자료까지 모두 검토하면서 재판연구관들에게 결론을 달리한 여러 가지 종류의 결정문을 쓰게 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 평의 내용이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혐의로 전 대표이사가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애경산업이 제조사인 SK케미칼을 상대로 해외 분쟁 비용을 달라며 낸 소송 2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서울고법 민사12-1부(부장판사 장석조)는 애경산업이 SK케미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SK케미칼 측이 31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애경산업은 2001∼2002년 SK케미칼과 물품 공급 및 제조물책임 계약을 맺고 가습기 살균제 원액을 공급받아 시중에 판매했다. 이 계약에는 “SK케미칼이 제공한 상품 원액의 결함으로 제3자의 생명, 재산에 손해를 준 사고가 발생하면 SK케미칼이 이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며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한다”고 명시됐다. 이후 원료물질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의 유해성이 드러났고, 국내외 소송이 제기됐다. 애경산업은 2019년 4월 SK케미칼을 상대로 가습기 살균제 제품 관련 해외 소송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36억5000여만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계약에 따라 가습기 살균제 원액의 결함을 주장하며 제기된 재판상 청구, 신청 등과 관련된 일체의 비용을 SK케미칼이 보전하기로 약정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36억4974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2심 재판부 또한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SK케미칼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다만 애경산업이 청구범위를 줄임에 따라 배상액은 31억3369만 원으로 감축됐다.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와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는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가 인정돼 2심에서 각각 금고 4년이 선고됐으나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피해자들이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은 원인이 어떤 가습기 살균제 탓인지 구체적으로 심리할 필요가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피해자 98명 중 94명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옥시레킷벤키저 등 여러 회사의 가습기 살균제를 함께 사용한 ‘복합 사용자’ 그룹이었는데, 각 회사의 상품은 별개라서 공동정범으로 묶어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혐의로 전 대표이사가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애경산업이 제조사인 SK케미칼을 상대로 해외 분쟁 비용을 달라며 낸 소송 2심에서 일부 승소했다.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서울고법 민사12-1부(부장판사 장석조)는 애경산업이 SK케미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SK케미칼 측이 31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애경산업은 2001년~2002년 SK케미칼과 물품공급 및 제조물책임 계약을 맺고 가습기살균제 원액을 공급받아 시중에 판매했다. 이 계약에는 “SK케미칼이 제공한 상품 원액의 결함으로 제3자의 생명, 재산에 손해를 준 사고가 발생하면 SK케미칼이 이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며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한다”고 명시됐다. 이후 원료물질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의 유해성이 드러났고, 국내외 소송이 제기됐다. 애경산업은 2019년 4월 SK케미칼을 상대로 가습기살균제 제품 관련 해외 소송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36억5000여만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1심 재판부는 “계약에 따라 가습기살균제 원액의 결함을 주장하며 제기된 재판상 청구, 신청 등과 관련된 일체의 비용을 SK케미칼이 보전하기로 약정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36억 4974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2심 재판부 또한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SK케미칼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다만 애경산업이 청구범위를 줄임에 따라 배상액은 31억3369만 원으로 감축됐다.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와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는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가 인정돼 2심에서 각각 금고 4년이 선고됐으나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피해자들이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은 원인이 어떤 가습기살균제 탓인지 구체적으로 심리할 필요가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피해자 98명 중 94명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옥시레킷벤키저 등 여러 회사의 가습기 살균제를 함께 사용한 ‘복합 사용자’ 그룹이었는데, 각 회사의 상품은 별개라서 공동정범으로 묶어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27일 헌법재판소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은혁 헌재 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보류한 것에 대해 “국회의 헌재 구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마 후보자를 임명해야 한다는 ‘법률상 의무’를 최 권한대행에게 부여한 것이다. 그러나 최 권한대행은 마 후보자를 즉각 임명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권한대행이 내릴 각종 ‘선택’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 조기 대선 국면이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은혁 임명 의무’는 생겼지만… 헌재는 국회의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일부 인용하면서 “최 권한대행은 국회가 재판관으로 선출한 3인이 자격 요건을 갖추고, 선출 과정에서 법률을 위반한 하자가 없는 이상 이들을 재판관으로 임명해 재판관의 공석 상태를 해소해야 할 구체적인 작위의무를 부담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헌재는 마 후보자에게 재판관 지위를 즉각 부여하거나 최 권한대행이 즉시 임명해야 한다는 청구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각하했다. 헌재가 임명 의무를 부과할 순 있어도 임명을 강제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헌재가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낙태죄를 국회가 개정하지 않아도 강제하지 못하는 것과 유사한 상황인 셈이다. 최 권한대행도 기본적으로 헌재 결정 취지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최 권한대행은 기재부를 통해 “헌재 결정을 존중하고 결정문을 잘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내부에선 임명 시기에 대해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최 권한대행이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까지 마 후보자 임명을 늦추면서 탄핵소추안 기각으로 한 총리가 복귀할 경우 공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선 19일 한 총리 탄핵심판 변론이 종결됐으며 이르면 다음 달 초 선고가 나올 수 있다고 법조계는 보고 있다. ● 마은혁 선고 참여 여부가 변수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 합류 여부가 변수로 떠오른다. 지난달 1일 최 권한대행이 조한창 정계선 재판관만 임명하면서 헌재는 ‘8인 체제’로 윤 대통령 탄핵심판 등을 심리해 왔다. 마 후보자의 합류 여부에 대해 헌재 측은 “재판관 평의에 따라 결정될 사안”이라고만 설명하고 있다. 법조계는 탄핵심판 선고 전 임명되더라도 헌재가 마 후보자를 참여시키지 않고 현 ‘8인 체제’로 선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변론이 이미 25일 종결됐기 때문이다. 수도권 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법관이 직접 변론에 참여해야 한다는 ‘직접심리주의’ 원칙에 따라 마 후보자는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며 “막판에 헌재가 절차적 위험 부담을 안을 여지는 적다”고 밝혔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오늘 헌재의 결정은 마 후보자를 윤 대통령 탄핵 사건엔 참여시키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마 후보자를 참여시키면 25일에 변론을 종결한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변론 재개 시 선고 늦어질 듯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고 헌재가 ‘9인 체제’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하겠다고 결정하면 변론 재개와 공판 갱신 등 추가 절차가 필요하다. 헌재법 23조 2항은 ‘재판부는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으로 사건에 관한 결정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탄핵심판은 변론에 관여해야 결정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는 것”이라며 “마 후보자가 결정에 참여하기 위해선 변론을 재개하고 공판절차 갱신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판절차 갱신’이란 재판에 참여하지 않았던 법관이 내용 숙지 없이 판단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녹음 재생 등으로 기존 재판을 복기하는 절차다. 대법원은 20일 재판 지연 해소책으로 형사소송규칙을 개정해 녹취서 열람 등 간이 방식으로 공판 절차를 갱신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신설했다. 다만 형사소송규칙을 헌재가 얼마나 준용할지는 재판관 평의에 달려 있다. 개정 규칙에 따라 ‘간이 갱신’을 결정할 경우 윤 대통령 측이 격하게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尹 탄핵 선고와 대선 일정에도 영향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계속 임명하지 않거나, 헌재가 마 후보자 임명 후에도 ‘8인 체제’ 선고를 결정한다면 탄핵심판은 당초 예상대로 3월 중순에 선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마 후보자가 선고 전 임명되고, ‘9인 체제’ 선고를 위한 변론 재개가 이뤄진다면 선고는 최소 2주 이상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탄핵심판 선고기일은 3월 말 4월 초로 미뤄질 수 있으며, 탄핵안이 인용되면 조기 대선은 6월경 치러진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는 3월 26일로 예정됐다. 마 후보자가 합류하면 이 대표 항소심 선고 이후에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이뤄질 수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공직선거법 강행규정 ‘6·3·3’(1심 6개월,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종료)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대법원이 심리에 속도를 내거나 헌재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면 대선 전 이 대표 판결이 확정될 수 있다는 의견도 법조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마 후보자가 임명되고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더라도 윤 대통령과 여권에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다. 진보 성향인 마 후보자가 선고에 참여한다면 탄핵안 인용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항소심 선고가 3월 26일 나온다. 지난해 11월 15일 1심 판결이 나온 지 4개월여 만에 2심 판단이 나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3월 중순에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헌법재판소 선고 시기와 이 대표의 상고심 선고 일정에 따라 대선 지형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권자 선택 왜곡” vs “허위 말한 적 없어” 서울고법 형사6-2부(재판장 최은정)는 26일 이 대표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한 뒤 선고기일을 다음 달 26일 오후 2시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거짓말로 유권자의 선택을 왜곡한 사람에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 대표는 “정상적인 검찰권 행사가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였던 2021년 방송에 나와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는 허위 발언을 한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이 대표의 발언 3개 중 2개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이 대표는 10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검찰은 이 대표의 모든 혐의에 유죄를 선고해달라면서 “대통령 당선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피고인의 지시를 수행한 김 전 처장을 끝내 모르는 척했다”며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아무런 관련 없는 국토부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제가 어떤 표현을 할 때는 나름 조심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하고 기소를 하면 정치인들이 표현을 어떻게 하냐”며 “허위라고 생각하고 말한 바 없다. 정상적인 검찰권 행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국토부 협박’ 발언에 대해선 “‘협박’은 제가 과하게 표현한 것”이라면서도 “(국토부가) 직무 유기, 직무 태만 등으로 성남시 공무원들이 문제될 수 있다고 한 것도 기억엔 실제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걸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한 건 제 잘못이지만 표현상 부족함을 감안해달라”고 했다.● 조기 대선 변수, 尹·李 재판 속도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시점과 이 대표의 상고심 선고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25일 변론을 종결한 탄핵심판 선고는 3월 중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때 탄핵소추안이 인용되면 대선은 5월 중순에 치러진다. 탄핵안을 헌재가 인용하고, ‘조기 대선’ 전 이 대표의 1심 판결이 확정된다면 출마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법조계에선 대선이 5월 중순으로 확정될 경우 그 전에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많다. 3월 26일 항소심 판결 후 대법원이 5월 중순까지 확정 판결을 내리기엔 물리적인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다. 다만 조희대 대법원장이 공직선거법 강행규정 ‘6·3·3’(1심 6개월,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종료)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대법원이 심리에 속도를 내거나 헌재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면 대선 전 이 대표의 판결이 확정될 수도 있다. 항소심 재판부도 5회 기일만 잡는 등 재판을 빠르게 진행했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헌법 84조의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꺼내며 “재직 중 대통령은 (내란, 외환죄를 제외하고는) 형사상 재판이 중단이 된다”고 이 대표 엄호에 나섰다.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상고심은 중단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대법원 판결도 4월 중순이나 말까지는 나와야 한다”고 압박했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은 “헌재가 (탄핵심판 기한인) 180일 중 반도 안 쓰지 않느냐”며 “이 대표에 대해서도 서둘러야 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굉장히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항소심 선고가 3월 26일 나온다. 지난해 11월 15일 1심 판결이 나온 지 4개월 여 만에 2심 판단이 나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3월 중순경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헌법재판소 선고 시기와 이 대표의 상고심 선고 일정에 따라 대선 지형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권자 선택 왜곡” vs “허위 말한 적 없어”서울고법 형사6-2부(재판장 최은정)는 26일 이 대표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한 뒤 선고기일을 다음달 26일 오후 2시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거짓말로 유권자의 선택을 왜곡한 사람에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 대표는 “정상적인 검찰권 행사가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이 대표는 대선후보였던 2021년 방송에 나와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는 허위 발언을 한 혐의도 있다.1심 재판부는 이 대표의 발언 3개 중 2개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이 대표는 10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검찰은 이 대표의 모든 혐의에 유죄를 선고해달라면서 “대통령 당선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피고인의 지시를 수행한 김 전 처장을 끝내 모르는 척 했다”며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아무런 관련 없는 국토부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고 했다.이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제가 어떤 표현을 할 때는 나름 조심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하고 기소를 하면 정치인들이 표현을 어떻게 하냐”며 “허위라고 생각하고 말한 바 없다. 정상적인 검찰권 행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국토부 협박’ 발언에 대해선 “‘협박’은 제가 과하게 표현한 것”이라면서도 “(국토부가) 직무유기, 직무태만 등으로 성남시 공무원들이 문제될 수 있다고 한 것도 기억엔 실제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걸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한 건 제 잘못이지만 표현상 부족함을 감안해달라”고 했다.● 조기 대선 변수, 尹·李 재판 속도법조계와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시점과 이 대표의 상고심 선고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25일 변론을 종결한 탄핵심판 선고는 3월 중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 탄핵소추안이 인용되면 대선은 5월 중순에 치러진다. 탄핵안을 헌재가 인용하고, ‘조기 대선’ 전 이 대표의 1심 판결이 확정된다면 출마할 수 없는 것이다.다만 법조계에선 대선이 5월 중순으로 확정될 경우 그 전에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많다. 3월 26일 항소심 판결 후 대법원이 5월 중순까지 확정 판결을 내리기엔 물리적인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다. 다만 조희대 대법원장이 공직선거법 강행규정 ‘6·3·3’(1심 6개월,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종료)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대법원이 심리에 속도를 내거나 헌재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면 대선 전 이 대표의 판결이 확정될 수도 있다. 항소심 재판부도 5회 기일만 잡는 등 재판을 빠르게 진행했다.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헌법 84조의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꺼내며 “재직 중 대통령은 (내란, 외환죄를 제외하고는) 형사상 재판이 중단이 된다”고 이 대표 엄호에 나섰다.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상고심은 중단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대법원 판결도 4월 중순이나 말까지는 나와야 한다”고 압박했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은 “헌재가 (탄핵심판 기한인) 180일 중 반도 안 쓰지 있지 않느냐”며 “이 대표에 대해서도 서둘러야 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굉장히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사진) 탄핵심판 재판 절차가 25일 11차 변론기일로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이 선포한 12·3 비상계엄이 중대한 위헌·위법 행위인지 헌재 판단만 남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계엄이 아니라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며 탄핵 사유를 전면 부인했다. 국회 소추위원인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피로 쓴 민주주의 역사를 지우려 했다”며 파면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마지막 변론기일에서 69분간 최후진술을 통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계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소중한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은 과거의 계엄과 완전히 다른 것”이라며 “이 나라가 지금 망국적 위기 상황에 처해 있음을 선언하는 것이고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함께 나서 달라는 절박한 호소”라고 주장했다. 계엄 선포 행위 자체에 대한 진솔한 사과나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 언급 없이 ‘평화적·경고성 계엄’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국회의 탄핵소추를 ‘초유의 사기 탄핵’이라고 규정한 윤 대통령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혐의에 대해 “의결정족수가 차지 않았으면 더 이상 못 들어가게 막아야지 끌어낸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계엄 직전 국무회의에 대해서도 “의사정족수 충족 이후 국무회의 시간은 5분이었지만, 그 전에 이미 충분한 논의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개헌과 정치개혁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려고 한다”고 했다. 국회 측은 9명의 대리인이 1시간 57분간 최후변론을 통해 “피청구인(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피와 목숨을 바쳐 지켜온 민주헌정질서를 무참하게 짓밟았다”며 “신속한 파면만이 답”이라고 밝혔다. 이광범 변호사는 “피청구인은 대한민국 헌법 위에 군림하고자 했고, 우리는 이것을 ‘독재’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은) 총칼로 헌법과 민주주의 심장인 국회를 유린하려 했다”며 “이제 반민주적·반헌법적 요설(饒舌)과 궤변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은 7명의 대리인이 2시간 13분간 탄핵소추안이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찬 변호사는 비상계엄의 이유로 ‘야당의 정책 발목 잡기, 입법 폭거, 예산 일방 삭감’을 들면서 “야당이 초래한 이 사태가 국가비상사태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변론을 종결한 헌재는 곧바로 평의와 결정문 작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선고기일은 평의를 거쳐 추후 고지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3월 중순경 선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헌법재판소가 25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11차 변론기일을 끝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재판 절차를 마무리한다. 지난해 12월 14일 국회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지 73일 만이다. 헌재는 그동안 2차례의 변론준비기일과 10차례 변론기일을 열어 계엄군 수뇌부와 국무회의 참석자 등 16명의 증인을 신문했다. 국회와 윤 대통령이 다투는 쟁점은 △비상계엄 선포 요건 △계엄 심의 국무회의의 적법성 △‘포고령 1호’와 ‘비상입법기구’ 쪽지 △국회 봉쇄·진입 및 정치인 등 체포 지시 의혹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군 투입으로 정리된다. 재판부는 16명의 증언, 증거로 채택한 검찰 수사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심리해 윤 대통령의 행위가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지 판단할 예정이다.● 사실관계부터 다투는 ‘체포 지시’양측이 사실관계부터 충돌하는 쟁점은 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와 국회 봉쇄·진입 및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 의혹이다. 먼저 국무회의와 관련해 국회 측은 ‘졸속 회의’여서 절차적으로 위법하다는 입장인 반면, 윤 대통령 측은 정상적으로 열린 국무회의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이 대통령실에 간담회하러 오거나 놀러왔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했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비상계엄이 위헌·위법이라고 생각한 사람(국무위원)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반면 한덕수 국무총리는 “통상의 국무회의는 아니었고, 형식적 실체적 절차적 흠결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법조계에선 양측의 증언이 엇갈리는 만큼 헌재가 검찰 수사 기록 등 채택된 증거를 토대로 판단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회 봉쇄·진입 및 정치인 등 체포 지시 의혹은 양측이 첨예하게 다투는 사안이다. 국회 측은 “헌법기관을 침탈하고 국회 활동을 막으려 해 위헌·위법”이란 입장이다. 헌재에 나온 증인들도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은 “아직 국회 내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을 밖으로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증언했다. 정치인 체포 지시 의혹 역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이고,국정원에 대공수사권 줄 테니 방첩사를 지원하라”는 지시를 윤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고 증언했다. 윤 대통령 측은 “국회 병력 투입은 질서유지 차원이며 ‘의원’이 아닌 ‘요원’을 끄집어내라 한 것이고, 체포 지시는 없었다”면서 두 증인의 증언에 대한 신빙성을 흔드는 데 집중했다.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이 ‘의원’에서 ‘인원’으로 달라진 점, 홍 전 차장이 메모를 쓴 장소와 시간을 번복하고 4차례 보완한 점 등을 근거로 내세웠다. 윤 대통령은 “홍장원의 공작과 특전사령관의 ‘김병주TV’ 출연부터 내란 프레임과 탄핵 공작이 시작된 것”이라며 두 증인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 특전사와 수방사 지휘부 등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의원을 ‘끄집어내라’거나 ‘들쳐 업고 나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공통적으로 검찰에 진술한 게 헌재 판단에 중요한 근거가 될 거란 분석이 나온다. 정치인 체포 의혹 역시 조지호 경찰청장이 증인으로 나와 검찰 조사에서 사실대로 진술했다고 인정했고, 국군방첩사령부 간부들도 같은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점, 조 청장과 홍 전 차장이 증언한 체포 명단이 거의 일치하고 있는 점 등을 헌재가 중요하게 들여다볼 것이란 전망이다.● 헌재 판단만 남은 포고령나머지 쟁점인 △계엄 선포 요건 △‘포고령 1호’ △선관위 군 투입에 대한 사실관계는 양측이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 사실상 위법·위헌 여부에 대한 헌재의 판단만 남은 것이다. 윤 대통령 측은 야당의 줄탄핵, 삭감예산안 통과 등을 ‘국가비상사태’로 지목하며 계엄 선포가 합법적이었다고 주장한다. 또 계엄 수준에 대해서도 “실제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평화적 계몽령’이란 논리를 펼쳐왔다. 반면 국회 측은 헌법이 규정한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가 아니었던 만큼 계엄 선포 자체가 위헌·위법하다는 입장이다. 포고령 1호에 대해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과거 계엄 문건 등을 참고해 작성했다”고 실체를 인정했고, 증거로도 채택됐다. 윤 대통령은 “상징적인 측면에서 놔두자고 했다”며 집행할 뜻이 없었음을 강조하는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국회 측은 포고령에 담긴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한다’는 문구 1개만으로도 위헌·위법 계엄의 핵심 증거라는 입장이다. 이른바 ‘비상입법기구’ 쪽지 역시 윤 대통령 측은 실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김 전 장관 측은 김 전 장관이 작성해 윤 대통령이 최상목 경제부총리에게 건넸다고 인정한 바 있다. 최 부총리도 국회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고 인정했다. 헌재는 이 쪽지와 국회 회의록도 증거로 채택하고 심리 중이다. 선관위 군 투입도 사실관계는 정리된 상태다. 윤 대통령은 5차 변론에서 “선관위에 (병력을) 보내라고 한 건 제가 김 전 장관에게 이야기한 것”이라며 군 투입 지시를 본인이 내렸다고 인정했다.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팩트 확인 차원”이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측은 선관위 시스템을 점검한 백종욱 전 국정원 3차장을 불러 신문했지만 부정선거 의혹의 명확한 근거를 입증하진 못했다. 백 전 차장 역시 “점검에서 시스템이 침입당한 흔적이 없다”고 증언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이 25, 26일 각각 마지막(11차) 변론기일과 결심 공판만 남겼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두 재판의 선고 시점과 내용에 따라 ‘조기 대선’ 지형이 요동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탄핵심판의 경우 25일 변론 종결 후 3월 중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점에 탄핵소추안이 인용되면 대선은 5월 중순 치러진다. 이 대표 사건 항소심도 26일 결심공판 후 3월 중 선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대법원이 상고심 심리에 속도를 내거나 헌재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진다면 대선이 치러지기 전에 확정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 두 재판의 속도가 ‘조기 대선’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헌재·대법원의 ‘속도’가 조기 대선 변수법조계에선 헌재가 변론 종결일부터 2주 안팎인 3월 중순경 선고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변론 종결 후 14일,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변론 종결 후 11일 만에 각각 기각, 인용 결정이 나왔다.헌재가 3월 중순경 탄핵안을 인용하면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 후임자를 선거한다’는 헌법 68조에 따라 5월 중순경 대선이 치러진다.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리면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해 대선은 치러지지 않는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6-2부(재판장 최은정)도 26일 오후 2시 결심공판을 진행한다. 결심공판에선 검찰의 구형과 이 대표 측의 최후 변론, 이 대표의 최후 진술이 이어진다. 통상 결심공판 한 달 후 선고기일이 잡히는 것을 감안하면 이 대표의 판결도 3월 중하순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는 결국 대법원의 심리 속도가 이 대표 대선 출마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15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대선 전 이 판결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공직선거법 강행규정 6·3·3(1심 6개월,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종료)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대법원이 심리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한 법조계 인사는 “쟁점이 복잡하지 않은 사안의 경우 두 달 내에 재판이 마무리될 수 있다”며 “이 대표가 대선 레이스 중 대법원 선고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헌재의 평의와 평결이 길어져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질 경우에도 이 대표의 상고심 선고가 대선보다 먼저 내려질 수 있다. 다만 법조계에선 대선이 5월 중순으로 확정될 경우 그 전에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많다. 2심 판결이 3월에 나오더라도 5월 중순 이전까지 대법원이 확정판결을 내리기엔 물리적인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상고 이유서 제출 및 재판부 배당 등 소송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만 한 달가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헌정사 최초’ 尹 최후 진술, 육필로 직접 작성 25일 오후 2시에 시작되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에선 남은 증거 조사를 마무리한 뒤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이 2시간씩 최종변론을 진행한다. 이후 청구인인 정청래 국회 소추위원장(법제사법위원장)과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이 최후 의견을 진술한다. 최후 진술은 시간 제한이 없다. 최후 변론은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 약 3시간, 박 전 대통령 때는 약 6시간 진행됐다. 박 전 대통령 때는 국회 측이 1시간 14분 만에 마친 반면, 박 전 대통령 측은 4시간 51분 동안 ‘마라톤 변론’을 이어가기도 했다.가장 주목되는 것은 윤 대통령의 최후 진술이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후 진술을 직접 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노 전 대통령은 변론에 출석하지 않았고 최후 진술도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도 변론에 불출석하고 최후 진술은 대리인단이 대독했다. 윤 대통령은 변론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해 온 만큼 최후 진술도 직접 할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최후 진술에서도 비상계엄의 정당성 등 그간의 주장을 재차 강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측은 또 비상계엄 선포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는 방안, 탄핵 기각을 염두에 둔 국정 운영 방안 등을 담을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여권 일각에서 최후 진술에 하야가 담길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윤 대통령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본적으로는 국민에 대한 사과의 말과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대통령의 명령과 지시를 따른 분들에 대한 선처(부탁)가 들어가야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국회와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주말도 반납하고 변론 전략 점검과 의견서 작성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주말 내내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 대통령을 접견하며 최후 변론 준비에 주력했다. 대리인단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육필로 직접 진술문을 작성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1시간 안 넘게 말씀하시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국회 측 또한 최종 변론 발표자 선정 및 역할 분담을 놓고 마지막까지 조율을 거듭했다. 헌재 재판관들은 변론 종결 후 평의와 평결을 통해 의견을 모은 뒤 결정문 작성 등 선고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25일 변론을 종결하면서 선고기일이 바로 나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는 선고 이틀 전 양측에 통지한 바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이 25, 26일 각각 마지막(11차) 변론기일과 결심 공판만 남겼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두 재판의 선고 시점과 내용에 따라 ‘조기 대선’ 지형이 요동칠 거란 전망이 나온다.탄핵심판의 경우 25일 변론 종결 후 3월 중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점에 탄핵소추안이 인용되면 대선은 5월 중순 치러진다. 이 대표 사건 항소심도 26일 결심공판 후 3월 중 선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대법원이 상고심 심리에 속도를 내거나 헌재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진다면 대선이 치러지기 전에 확정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 두 재판의 속도가 ‘조기 대선’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헌재·대법원의 ‘속도’가 조기 대선 변수법조계에선 헌재가 변론 종결일부터 2주 안팎인 3월 중순경 선고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변론 종결 후 14일,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변론 종결 후 11일 만에 각각 기각, 인용 결정이 나왔다.헌재가 3월 중순경 탄핵안을 인용하면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 후임자를 선거한다’는 헌법 68조에 따라 5월 중순경 대선이 치러진다.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리면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해 대선은 치러지지 않는다.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6-2부(재판장 최은정)도 26일 오후 2시 결심공판을 진행한다. 결심공판에선 검찰의 구형과 이 대표 측의 최후 변론, 이 대표의 최후 진술이 이어진다. 통상 결심공판 한 달 후 선고기일이 잡히는 것을 감안하면 이 대표의 판결도 3월 중하순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법조계는 결국 대법원의 심리 속도가 이 대표 대선 출마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15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대선 전 이 판결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공직선거법 강행규정 6·3·3(1심 6개월, 항소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종료)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대법원이 심리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한 법조계 인사는 “쟁점이 복잡하지 않은 사안의 경우 두 달 내에 재판이 마무리될 수 있다”며 “이 대표가 대선 레이스 중 대법원 선고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헌재의 평의와 평결이 길어져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질 경우에도 이 대표의 상고심 선고가 대선보다 먼저 내려질 수 있다.다만 법조계에선 대선이 5월 중순으로 확정될 경우 그 전에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많다. 2심 판결이 3월에 나오더라도 5월 중순 이전까지 대법원이 확정판결을 내리기엔 물리적인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상고 이유서 제출 및 재판부 배당 등 소송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만 한 달가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헌정사 최초’ 尹 최후 진술, 육필로 직접 작성 25일 오후 2시에 시작되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에선 남은 증거 조사를 마무리한 뒤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이 2시간씩 최종변론을 진행한다. 이후 청구인인 정청래 국회 소추위원장(법제사법위원장)과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이 최후 의견을 진술한다. 최후 진술은 시간 제한이 없다. 최후 변론은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 약 3시간, 박 전 대통령 때는 약 6시간 진행됐다. 박 전 대통령 때는 국회 측이 1시간 14분 만에 마친 반면, 박 전 대통령 측은 4시간 51분 동안 ‘마라톤 변론’을 이어가기도 했다.가장 주목되는 것은 윤 대통령의 최후 진술이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후 진술을 직접 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노 전 대통령은 변론에 출석하지 않았고 최후 진술도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도 변론에 불출석하고 최후 진술은 대리인단이 대독했다. 윤 대통령은 변론에 참석해 의견을 개진해온 만큼 최후 진술도 직접 할 가능성이 높다.윤 대통령은 최후 진술에서도 비상계엄의 정당성 등 그간의 주장을 재차 강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측은 또 비상계엄 선포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것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는 방안, 탄핵 기각을 염두에 둔 국정 운영 방안 등을 담을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여권 일각에서 최후진술에 하야가 담길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윤 대통령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본적으로는 국민에 대한 사과의 말과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대통령의 명령과 지시를 따른 분들에 대한 선처(부탁)가 들어가야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국회와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주말도 반납하고 변론 전략 점검과 의견서 작성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주말 내내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 대통령을 접견하며 최후 변론 준비에 주력했다. 대리인단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육필로 직접 진술문을 작성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1시간 안 넘게 말씀하시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국회 측 또한 최종 변론 발표자 선정 및 역할 분담을 놓고 마지막까지 조율을 거듭했다.헌재 재판관들은 변론 종결 후 평의와 평결을 통해 의견을 모은 뒤 결정문 작성 등 선고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25일 변론을 종결하면서 선고기일이 바로 나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는 선고 이틀 전 양측에 통지한 바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통상의 국무회의가 아니었고, 형식적·실체적 흠결이 있었다는 건 하나의 팩트.” 20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나온 한덕수 국무총리는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대한) 증인의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 달라’는 김형두 재판관의 질문에 “‘국무회의가 아니었죠’라고 하면 상당히 동의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 측이 12·3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를 거쳤다며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정 2인자가 정상적인 절차가 아니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 총리는 ‘경고성, 반나절 계엄’이라는 윤 대통령의 주장과 대치되는 증언도 내놨다.● 韓 “그건 국무회의 아냐, 모두 만류”이날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 증인석에 앉은 한 총리는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분명히 있었고, 국무위원들 역시 만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총리는 ‘(비상계엄에) 찬성하는 사람이 있었느냐’는 국회 측 질문에 “(국무위원) 모두가 만류하고 걱정했다”고 했다. ‘찬성하는 국무위원도 있었다’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증언에 대해서도 “제 기억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계엄 선포가 국회에 통보된 사실이 없다고도 밝혔다. 한 총리는 ‘경고성 계엄’이란 윤 대통령 주장과 반대되는 증언도 내놨다. 계엄 선포 직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에 대한 국회 측 질문에 한 총리는 “일상적 의전, 예를 들면 이틀 뒤에 무역협회의 ‘무역의날’ 행사가 있었다. 거기에 대신 좀 참석해 달라거나, 그런 말을 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윤 대통령이 계엄이 적어도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의도한 것을 암시한 부탁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 총리는 비상계엄이 반나절이면 해제될 것이라고 윤 대통령이 말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들은 적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은 총리로 재직하면서 겪은 야당의 이른바 ‘입법 독재’와 예산 삭감 등에 따른 국정 운영의 어려움을 주로 질의했다. 한 총리는 “정치권이 뭔가 앞장서서 하지 않으면 분명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다만 한 총리는 계엄 선포가 탄핵 사유인지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국무회의의 적법성에 대해선 “최종적으로 사법부가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계엄 선포 당시 ‘국가 비상사태’였는지와 관련해서도 “법원과 국민이 판단하실 것”이라고만 증언했다.● 尹, “내란과 탄핵은 홍장원 공작”이어 진행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 대한 두 번째 증인신문에서 윤 대통령 측은 ‘정치인 체포 명단’이 적힌 홍 전 차장의 메모와 증언 등이 허위일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홍 전 차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체포 대상 명단을 듣고 이를 받아 적은 뒤 알아보기 어려워 보좌관에게 정서(正書)시켰다고 증언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의 보좌관에 대해 ‘현대고를 나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친구가 아니냐’고 물었고, 홍 전 차장은 “제가 보좌관 친구까지 어떤 사람인지는 기억 못 한다”고 답했다. 홍 전 차장이 처음 작성했다는 메모가 알아보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본인이 못 알아보는 걸 보좌관이 할 수 있나’라고 묻자 홍 전 차장은 “제 글씨를 몇 번 부탁했던 보좌관”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은 ‘증인이 다른 정치적 목적, 입지를 확고히 할 목적으로 작성한 거 아니냐’는 질문도 이어갔다. 그러자 홍 전 차장은 “메모지로 어떤 정치적 입지를 만들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홍 전 차장은 이날 메모 원본을 직접 가져왔다. 메모를 적은 이유에 대해서는 “비상계엄이 해제된 이후이지만 방첩사에서 비상계엄 기간에 왜 이런 사람들을 체포하려고 했는지 궁금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내란과 탄핵은 (홍 전 차장의) 공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 (전) 사령관이 순 작전통이고 해서 수사에 대한 개념 체계가 없다 보니 (정치인 등의) 위치 확인을, 동향 파악을 하기 위해 한 것”이라며 “저도 그런 부분에 대해 불필요하고 잘못됐다 생각하지만, (홍 전 차장의) 이 메모는 그런 차원이 아니고 저와 통화한 걸 갖고 대통령의 체포 지시와 연계해서 바로 내란과 탄핵의 공작을 했다는 문제”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조태용 국정원장과 김건희 여사가 비상계엄 선포 직전 문자메시지를 나눈 기록과 관련해서는 “(내용이) 뭔지 (저도) 궁금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 전 대표 측은 “한 전 대표는 국정원에 친구가 없다”고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25일 종결된다.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이 변론 종결 후 2주 이내에 선고가 내려진 것을 감안하면 3월 중순에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헌법재판소는 20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10차 변론기일을 마친 뒤 11차 변론기일을 25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날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의 최후변론과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을 받을 예정이다. 변론 절차가 25일 끝나는 것이다. 법조계는 헌재가 3월 중순에 선고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변론 종결일로부터 각각 14일과 11일 후 선고가 내려졌다.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 대선은 60일 이내에 치러야 한다. 이 때문에 대선은 5월 중순에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10차 변론에 출석해 “지난해 12월 4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정치인 등) 위치 확인 혹은 체포를 부탁했다는 기사를 보고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며 “(김 전 장관이) ‘동향 파악을 하기 위해서였는데 경찰에선 현재 사용하는 휴대폰을 알지 않는 한 어렵다고 딱 잘랐다’고 이야기해 저도 그 부분 불필요했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를 지시한 혐의와 관련해 ‘동향 파악’ 시도는 있었다는 점과 위법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증인으로 나온 한덕수 국무총리는 ‘(비상계엄 직전 국무회의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 달라’는 김형두 재판관의 질의에 “통상의 국무회의는 아니었고, 형식적 실체적 흠결이 있었다는 것은 하나의 팩트로서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건강을 이유로 두 차례 불출석했다 이날 처음 증인으로 나온 조지호 경찰청장은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란 이유로 대부분의 증언을 거부했다. 다만 조 청장은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때 사실대로 진술·열람한 뒤 서명했느냐’는 국회 측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조 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계엄 전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걸려 온 6통의 전화 모두 국회의원 체포를 닦달하는 내용이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5차 변론에 이어 10차 변론에도 증인으로 채택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주요 인사 체포 명단’이 적힌 메모 실물을 가지고 와 “명단이 존재한 것은 사실”이라고 재차 증언했다.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이) 나와 통화한 걸 갖고 대통령의 체포 지시와 연계해서 바로 내란과 탄핵의 공작을 했다는 문제”라고 직접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헌재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충실하게 탄핵심판을 진행해온 것으로 판단한다”며 “헌재가 국민께서 기대하는 대로 훼손된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는 결정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별도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25일 종결된다.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이 변론 종결 후 2주 이내에 선고가 내려진 것을 감안하면 3월 중순에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헌법재판소는 20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10차 변론기일을 마친 뒤 11차 변론기일을 25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날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의 최후변론과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을 받을 예정이다. 변론 절차가 25일 끝나는 것이다.법조계는 헌재가 3월 중순에 선고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변론 종결일로부터 각각 14일과 11일 후 선고가 내려졌다.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 대선은 60일 이내에 치러야 한다. 때문에 대선은 5월 중순에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윤 대통령은 이날 10차 변론에 출석해 “지난해 12월 4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정치인 등) 위치 확인 혹은 체포를 부탁했다는 기사를 보고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며 “(김 전 장관이) ‘동향 파악을 하기 위해서였는데 경찰에선 현재 사용하는 휴대폰을 알지 않는 한 어렵다고 딱 잘랐다’고 이야기해 저도 그 부분 불필요했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를 지시한 혐의와 관련해 ‘동향 파악’ 시도는 있었다는 점과 위법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증인으로 나온 한덕수 국무총리는 ‘(비상계엄 직전 국무회의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 달라’는 김형두 재판관의 질의에 “통상의 국무회의는 아니었고, 형식적 실체적 흠결이 있었다는 것은 하나의 팩트로서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건강을 이유로 두 차례 불출석했다 이날 처음 증인으로 나온 조지호 경찰청장은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란 이유로 대부분의 증언을 거부했다. 다만 조 청장은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을 때 사실대로 진술·열람한 뒤 서명했느냐’는 국회 측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조 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계엄 전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걸려 온 6통의 전화 모두 국회의원 체포를 닦달하는 내용이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5차 변론에 이어 10차 변론에도 증인으로 채택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주요 인사 체포 명단’이 적힌 메모 실물을 가지고 와 “명단이 존재한 것은 사실”이라고 재차 증언했다.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이) 나와 통화한 걸 갖고 대통령의 체포 지시와 연계해서 바로 내란과 탄핵의 공작을 했다는 문제”라고 직접 반박했다.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헌재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충실하게 탄핵심판을 진행해온 것으로 판단한다”며 “헌재가 국민께서 기대하는 대로 훼손된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는 결정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별도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