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

김태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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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태언 기자입니다.

beborn@donga.com

취재분야

2024-03-28~2024-04-27
문화 일반44%
음악33%
문학/출판20%
인사일반3%
  • [책의 향기]젠더 개념 수면 위로… ‘시대의 아이콘’ 된 판사

    1991년 미국 재판연구원으로 일하던 저자는 역대 두 번째 미국 여성 연방대법관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처음 만났다. 엘리베이터에서였다. 고요한 분위기를 참지 못했던 저자는 “최근에 오페라를 본 적이 있냐”고 물으며 말문을 텄다. 우연히 시작된 이 인연은 수십 년간 이어졌다. 긴즈버그와 가까이 지냈던 법률 저널리스트가 ‘판사들의 판사’로 불렸던 긴즈버그와의 대화를 엮었다. 긴즈버그의 입을 통해 법과 자유, 사랑, 결혼, 승리와 패배 등에 대한 통찰을 살핀다. 긴즈버그는 평생 흔들림 없이 여성과 소수자의 권익을 위해 헌신했고, 그의 행보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영감을 줬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17년 결혼을 앞둔 저자는 긴즈버그에게 주례를 부탁했다. 긴즈버그는 주례사 초안을 쓰며 “제프리, 이제 신부에게 키스해도 좋습니다”라는 전통적인 축복으로 글을 마쳤다. 몇 시간 뒤 이 문구는 바뀌었다. “제프리, 로런, 이제 이 결혼의 첫 키스를 위해 서로 안아주실 시간입니다.” 신랑 신부가 평등한 관계라는 의미를 담아 문구를 수정한 것이다. 긴즈버그는 2013년 미국 워싱턴의 케네디 예술센터에서 열린 동성 결혼식에서도 주례를 섰다. 그는 “미국의 헌법이 탄생한 지 2세기 이상이 지났다. ‘우리 국민’에 대한 개념은 이제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 한때 소외되었던 사람들, 노예였던 이들, 여성들, 원주민들은 애초에는 그 ‘우리 국민’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평등이란 매우 중요한 주제”라고 했다. 긴즈버그는 ‘젠더’라는 단어를 최초로 공식적으로 쓰기 시작했으며, 임신중단권을 위해 노력했다. 때로 그의 판결은 거센 비판을 받았다. 대체 어떤 내면의 힘이 그를 이끈 것일까. 긴즈버그는 “나는 상대방에게 ‘이런 의견은 심히 잘못’이라거나 ‘이런 견해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한다. 타인의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생각이 다른 사람도 친구로 만드는 자세가 그를 ‘시대의 아이콘’으로 만든 게 아닐까.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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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겜’ 음악감독 정재일 “말보다 피아노가 더 편해”

    24일 서울 종로구 JCC아트센터. 무대 위 피아노 앞에 선 정재일이 짧게 인사를 하고 연주를 시작했다. 이날 발매되는 그의 앨범 ‘리슨’ 중 동명의 타이틀곡이었다. 정재일은 다른 악기 없이 피아노 하나로 3분가량 관객의 집중을 이끌었다.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음악 감독으로 알려져 있는 정재일은 17세 때 밴드 긱스의 베이시스트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으며 패닉, 박효신, 아이유 등 가수의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아온 이력이 있다. 주로 영상이나 무대의 배경음악을 만들어왔던 그는 이번 앨범을 두고 “음악만을 위한 음악”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앨범은 지난해 그가 세계적 클래식 레이블 ‘데카’와 계약을 맺고 준비한 것으로, 7곡이 수록돼있다.“2004년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안고 ‘눈물꽃’이란 앨범을 발표했어요. 그리고 역량이 부족한 것을 깨닫고 무대 뒤에서 다른 예술가들의 서포터로 활동해왔죠. 그러다 데카가 ‘당신만의 것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는데 2004년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렇게 시작한 앨범 녹음 작업은 노르웨이의 유명 작업실인 레인보우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다. 하루 7시간 이상, 열흘에 걸쳐 작업했다. 수록곡들은 대개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다. 정재일은 “첫 앨범이니 저에게 가장 편안한 악기를 고르고자 했다. 저에게는 피아노가 모국어나 다름없다. 말보다 피아노가 더 편하다”며 “더 깊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큰 편성보다는 오롯이 혼자서 연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앨범 제목 ‘리슨’은 ‘서로에게 귀 기울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정재일은 “아름다움의 반대말은 추함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열려있는 마음으로 살자’고 생각한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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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안 마신 목소리? 4년 연습의 결과”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의 한 회가 끝날 때마다 나오는 곡이 있다. 밝은 전주로 시작해 이내 독특한 음색으로 이어지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안개꽃’이다. 시청자들에게 드라마만큼 이 곡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고단한 일상에도 서로를 위로해 주는 주인공들을 응원하는 가사와 싱어송라이터 이주혁(29·사진)의 청아한 목소리가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21일 만난 이주혁은 “처음 곡을 듣자마자 좋았다. 제 목소리랑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주혁을 설명하는 트레이드마크는 ‘미성’이다. 가수 유희열이 “미세먼지를 한 번도 안 마신 목소리”라 칭찬할 정도로 그의 목소리는 청량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풍긴다. 반전 매력도 있다. 그의 평소 목소리는 미성과 거리가 멀다. “어릴 때부터 항상 제 목소리가 텁텁하다고 생각했어요. 스무 살 때부터 녹음기를 켜고 연습하면서 제 목소리를 찾았죠. 첫 소절부터 임팩트 있는 가수가 되고 싶었거든요. 소극적인 성격 탓에 크게 노래를 못 불러 숨소리가 많이 섞이곤 했는데, 그게 저의 특징이 됐어요. 그렇게 4년 정도 연습했을 때 ‘들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2016년 밴드 ‘기프트’를 결성했다. 팬들에게 그의 음악이 선물처럼 위로가 되길 바라며 지은 이름이다. 매일 버스킹 등 공연을 하며 알게 된 김형우(28), 정휘겸(30)을 각각 베이스와 드럼 연주자로 영입했다. 이들은 각종 버스킹과 인디밴드 대회를 휩쓸며 이름을 알렸고, 2020년 CJ문화재단의 인디 뮤지션 지원 사업 ‘튠업’에 당선됐다. 꾸준한 활동으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멤버들끼리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이야기하곤 해요. 대회도 나가고 버스킹도 하던 시절요. 그때 더 즐겁게 음악을 했던 것 같아요. 이제 기프트에 어떠한 수식도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냥 우리끼리 즐겁게’가 최우선이죠.” 이들은 초창기 자신들이 좋아했던 록 장르를 시도할 예정이다. 다음 달 4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열리는 공연 ‘노들섬 라이브하우스’ 무대에 올라 달라진 ‘기프트’의 모습을 선보인다. 이주혁은 “이 무대에서 어쿠스틱 기타는 일렉트로닉 기타로 바꾸고, 객원 기타 세션 윤석훈을 추가해 4명이 연주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날 공연에서 미발매 신곡도 선보일 예정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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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어송라이터 이주혁의 ‘청량함’…‘일타스캔들’ 몰입 돕는 마성의 ‘미성’

    드라마 ‘일타스캔들’을 보는 시청자라면 익숙한 음악이다. 드라마 한 회차가 끝날 때마다 등장하는 곡. 밝은 전주로 시작해 이내 독특한 음색으로 이어지는 OST ‘안개꽃’이다. ‘안개꽃’은 시청자가 드라마에 몰입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고단함에도 휘둘리지 않는 주인공들을 응원하는 가사와 싱어송라이터 이주혁의 청아한 목소리가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21일 서울 마포구에서 만난 이주혁(29)도 “처음 듣자마자 좋았다. 제 목소리랑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주혁 하면 바로 떠오르는 수식은 ‘미성’이다. 그의 노래를 들은 선배 가수 유희열이 “미세먼지 한 번도 안 마신 목소리”라 칭할 정도로 청량하고 또 신비롭다. 반전은 평소 목소리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어릴 때부터 항상 제 목소리가 텁텁하다고 생각했어요. 스무 살 때부터 녹음기를 켜고 연습하면서 제 목소리를 찾았어요. 첫 소절부터 임팩트 있는 가수가 되고 싶었거든요. 소극적인 탓에 크게 노래를 못 불러 숨소리가 많이 섞이곤 했는데, 그게 특징이 됐어요. 그렇게 4년 정도 연습했을 때 ‘들을 만하다’ 생각이 들었죠.” 그 즈음 결성한 밴드가 ‘기프트’다. “음악을 듣는 순간만큼은 다른 생각이 안 났으면 한다”는 마음으로, 선물처럼 위로가 되길 바라며 지은 이름이다. 2016년, 그는 매일 버스킹을 하고 공연을 다니면서 눈여겨 본 김형우(28), 정휘겸(30)을 베이스와 드럼으로 영입했다. 이들은 각종 버스킹과 인디밴드 대회를 휩쓸며 이름을 알렸고, 2020년 CJ문화재단의 인디 뮤지션 지원사업 ‘튠업’에 당선되면서 명실상부한 중형 뮤지션으로 자리 잡았다. 이주혁은 지난해부터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기프트의 곡을 쓰고 프로듀싱했던 그는 이제 자신을 위한 곡도 구상 중이다. 그는 “밴드 기프트의 보컬 이주혁과 개인 이주혁의 위치에서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다르다”고 했다. 이주혁이 기존 기프트가 가진 ‘위로가 되는 음악’을 표방한다면, 밴드 기프트는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는 자유로움’을 가져갈 예정이다. “저희끼리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이야기해요. 대회도 나가고 버스킹도 하던 때요. 더 즐겁게 음악을 하던 시기 같아요. 이제 기프트 앞에 어떠한 수식이 필요하진 않아요. ‘그냥 우리끼리 즐겁게’가 최우선이에요.” 이들은 초창기 자신들이 좋아했던 록 장르를 시도할 예정이다. 다음달 4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열리는 공연 ‘노들섬 라이브하우스’ 무대에 올라 달라진 ‘기프트’의 모습을 선보인다. 이주혁은 “이 무대에서 어쿠스틱 기타는 일렉트로닉 기타로 바꾸고, 객원 기타 세션 윤석훈을 추가해 4명이서 연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공연에서 미발매 신곡도 선보일 예정이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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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촌을 못가’던 그 남자들, 10년만에 ‘안녕 신촌’

    ‘신촌을 못 가/한 번을 못 가/혹시 너와 마주칠까 봐….’ 발라드 듀오 포스트맨의 히트곡 ‘신촌을 못가’. 연인과 이별한 20대 남자가 옛사랑의 추억이 살아 있는 장소인 신촌에 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표현한 곡으로 유명하다. 포스트맨이 이 노래를 부른 지 10년이 흘렀다. 가사 속 20대였던 남자는 30대가 됐고, 이제는 신촌에 갈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노래한다. ‘십 년 만에 찾아온/여기 신촌에서/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너의 이름을 불러본다.’ 포스트맨의 신곡 ‘안녕 신촌’이 24일 발매된다. ‘신촌을 못가’ 발표 10주년을 기념해 만든 곡이다.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20일 만난 포스트맨의 멤버 성태(38)와 신지후(36)는 “저희에게 ‘신촌을 못가’가 굉장히 의미 있는 곡인 만큼, 이야기의 결말을 만들어주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중의 공감을 샀던 이 곡의 주인공, 지금은 어떤 심정으로 살고 있을까. 곡 프로듀싱을 맡은 신지후는 “주인공인 남자는 쿨하지 못하다. 쿨한 성격이었다면 10년간 신촌을 못 갔을 리 없다”며 “10년이 지나도 (과거 연인을) 잊겠다고 이야기하지 않는, 그저 무덤덤해져 보려고 하는 한 남자를 떠올렸다”고 했다. 성태는 “‘신촌을 못가’는 지질한 감성으로만 노래했다. 이번에는 말이라도 멋있게 상대에게 안녕을 고하는 느낌으로 불렀다”고 했다. 두 사람이 ‘포스트맨’으로 활동하는 건 6년 만이다. 신지후는 줄곧 노래하는 자신의 최근 모습을 보며 “어색하다”고 했다. 2018년 군 제대 이후 작곡에만 전념했기 때문이다. 성태 역시 주로 실용음악학원 강의와 대학 출강을 주업으로 삼았다. 성태는 “저희에게는 이번 활동 과정 자체가 의미가 크다. 과거에는 회사가 결성한 팀에 가까웠다면, 이번에는 저희 둘만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제야 맞춤 정장을 입은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창법은 극과 극이다. 신지후의 목소리가 거칠다면, 성태는 맑다. 서로가 바라본 장점은 뭘까. 성태는 “지후는 바이브레이션이나 애드리브 테크닉이 좋다”고 했다. 신지후 역시 “성태는 귓속말하듯 포근하게 노래하는 표현력이 좋다”고 말했다. 이들은 포스트맨의 음악을 “슬픈 노래”라고 정의했다. 성태는 “발라드를 하는 이유도 우리의 슬픔을 드러내는 것보다 당신의 슬픔에 동의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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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만 “카카오에 신주 배정 위법”… SM “경영상 필요, 문제없다”

    “경영권을 노린 위법한 주식 취득을 마치 군사작전처럼 진행했다.”(이수만 측) “통행세와 다름없는 사익 수취 구조를 바꾸려는 것이다.”(경영진 측)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경영권 분쟁을 둘러싸고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현 에스엠 경영진 사이의 치열한 법적 공방이 벌어졌다. 22일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수석부장판사 김유성)는 오전 10시 반부터 이 전 총괄이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심문을 진행했다. 이 전 총괄은 7일 현 경영진이 카카오에 신주 1119억 원 규모와 전환사채 1052억 원 상당을 발행하기로 하자 가처분 신청을 내고 법적 대응에 나서는 동시에 하이브에 자신의 지분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카카오에 부여되는 신주와 전환사채를 지분으로 환산하면 9.05%로 2대 주주에 해당한다.● “위법한 주식 취득” vs “불가피한 선택” 최대 쟁점은 제3자(카카오)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이 정당한지 여부다. 현재 상법상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기존 주주가 아닌 제3자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이 전 총괄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화우는 “상법에서 인정하는 예외 상황이 아니다. 최대 주주를 몰아내거나 지배권을 약화하기 위한 (경영진의) 제3자 신주 배정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현 경영진이 기존 주주를 배제한 채 카카오 등과 결탁해 기존 지배구조를 변경하려 시도하고 있다”며 “이수만이 나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워 쟁점을 흐리려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현 경영진 측은 “사업 확장과 자금 조달 등 경영상 필요에 의해 정당하게 발행하는 것인데 경영권 분쟁 프레임을 부당하게 씌우고 있다”고 맞섰다. 현 경영진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광장은 “통행세나 다름없는 비정상적 1인 프로듀싱 체제로 이 전 총괄은 상당한 영업이익을 사익으로 취해 왔다”며 “비정상적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과의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적 공방 첫날, 하이브는 에스엠 최대주주로 이 전 총괄 측은 신주 발행 과정과 카카오의 참여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전 총괄 측은 “설날에 갑자기 이사회를 열었고 3주도 안 되는 기간에 에스엠의 미래를 결정할 계획을 마치 군사작전처럼 전격 발표했다”며 “졸속으로 점철된 의사 결정”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경영진은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향후 카카오가 경영권을 인수하게 하려는 포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현 경영진 측은 “이 전 총괄도 회사 경영 개선에 동참하는 입장이었는데 갑자기 비정상적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입장을 바꿨다”며 “(카카오와의 제휴는) 성장 한계에 봉착한 회사의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맞받았다. 또 “카카오는 글로벌 유통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으로 유통과 생산을 동시에 해결해주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는 “다음 달 6일이 (신주 및 전환사채 대금) 납입기일”이라며 “28일까지 추가로 제출된 자료까지 확인한 뒤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28일 이후 나오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에스엠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하이브는 당초 다음 달 6일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취득할 예정이었지만 예정보다 12일 앞당겨 22일 거래를 마무리하고 에스엠 최대주주가 됐다고 밝혔다. 인수대금은 4228억 원이다.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임직원과 주주 등에게 e메일을 보내 “하이브와 에스엠이 힘을 합쳐 세계 3대 메이저 음악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의 기업을 만들자”고 강조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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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만 “카카오에 신주 배분 위법” vs SM “경영상 필요, 정당한 발행”

    “경영권을 노린 위법한 주식 취득을 마치 군사작전처럼 진행했다.” (이수만 측) “통행세와 다름없는 사익수취 구조를 바꾸려는 것이다.” (경영진 측)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경영권 분쟁을 둘러싸고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현 에스엠 경영진 사이의 치열한 법적 공방이 벌어졌다. 22일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수석부장판사 김유성)는 오전 10시 반부터 이 전 총괄이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심문을 진행했다. 이 전 총괄은 7일 현 경영진이 카카오에게 신주 1119억 원 규모와 전환사채 1052억 원 상당을 발행하기로 하자 가처분 신청을 내고 법적 대응에 나서는 동시에 하이브에 자신의 지분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카카오에 부여되는 신주와 전환사채를 지분으로 환산하면 9.05%로 2대 주주에 해당한다.● “위법한 주식 취득” VS “불가피한 선택” 최대 쟁점은 제3자(카카오)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이 정당한지 여부다. 현재 상법상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기존 주주가 아닌 제3자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이 전 총괄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화우는 “상법에서 인정하는 예외 상황이 아니다. 최대 주주를 몰아내거나 지배권을 약화하기 위한 (경영진의) 제3자 신주 배정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현 경영진이 기존 주주를 배재한 채 카카오 등과 결탁해 기존 지배구조를 변경하려 시도하고 있다”며 “이수만이 나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워 쟁점을 흐리려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현 경영진 측은 “사업 확장과 자금 조달 등 경영상 필요에 의해 정당하게 발행하는 것인데 경영권 분쟁 프레임을 부당하게 씌우고 있다”고 맞섰다. 현 경영진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광장은 “통행세나 다름없는 비정상적 1인 프로듀싱 체제로 이 전 총괄은 상당한 영업이익을 사익으로 취해왔다”며 “비정상적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과의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적 공방 첫 날, 하이브는 에스엠 최대주주로 이 총괄 측은 신주 발행 과정과 카카오의 참여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전 총괄 측은 “설날에 갑자기 이사회를 열었고 3주도 안 되는 기간에 에스엠의 미래를 결정할 계획을 마치 군사작전처럼 전격 발표했다”며 “졸속으로 점철된 의사 결정”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경영진은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향후 카카오가 경영권을 인수하게 하려는 포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현 경영진 측은 “이 전 총괄도 회사 경영 개선에 동참하는 입장이었는데 갑자기 비정상적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입장을 바꿨다”며 “(카카오와의 제휴는) 성장 한계에 봉착한 회사의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맞받았다. 또 “카카오는 글로벌 유통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으로 유통과 생산을 동시에 해결해주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는 “다음달 6일이 (신주 및 전환사채 대금) 납입기일”이라며 “28일까지 추가로 제출된 자료까지 확인한 뒤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28일 이후 나오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에스엠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한편 하이브는 당초 다음달 6일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취득할 예정이었지만 예정보다 12일 앞당겨 22일 거래를 마무리하고 에스엠 최대주주가 됐다고 밝혔다. 인수대금은 4228억 원이다.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임직원과 주주 등에게 e메일을 보내 “하이브와 에스엠이 힘을 합쳐 세계 3대 메이저 음악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의 기업을 만들자”고 강조했다.최미송기자 cms@donga.com김기윤기자 pep@donga.com김태언기자 beborn@donga.com}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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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촌을 못 가’ 발매 10년 후…‘안녕 신촌’으로 컴백한 포스트맨

    “신촌을 못가 한번을 못가 혹시 너와 마주칠까 봐…”발라드 듀오 포스트맨의 ‘신촌을 못가’. 연인과 이별한 20대 남자는 옛사랑의 추억이 살아있는 장소인 신촌에 가지 못한다며 안타까움을 노래했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30대가 된 남자는 이제는 신촌에 갈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그곳에서 노래한다. “십 년 만에 찾아온 여기 신촌에서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너의 이름을 불러본다”고. 포스트맨의 신곡 ‘안녕 신촌’이 24일 발매된다. 대형 히트곡이자 발라드계의 스테디셀러인 ‘신촌을 못가’의 1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곡이다. 20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포스트맨은 “저희에게 굉장히 유의미한 곡이니 이 이야기의 결말을 만들어주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중의 공감을 샀던 이 곡의 주인공, 지금은 어떤 심정일까. 곡 프로듀싱을 맡은 신지후는 “주인공인 남자는 쿨하진 못하다. 그랬다면 10년간 신촌을 못 갔을 리 없다. 10년이 지나서도 결국에는 잊겠다고 이야기하지 않는, 그저 무덤덤해져보려고 하는 한 남자를 떠올렸다”고 했다. 성태는 “‘신촌을 못가’는 지질한 감성으로만 노래했다. 이번에는 말이라도 멋있게 상대에게 안녕을 고하는 느낌으로 불렀다”고 했다. 두 사람은 이번에 6년 만에 뭉쳤다. 신지후는 줄곧 노래하는 자신의 최근 모습을 보며 “어색하다”고 했다. 2018년 군 제대 이후 작곡 활동에만 전념했기 때문이다. 성태 또한 주로 학원 강사 일과 대학 출강 등이 주업이었다. 성태는 “저희에게는 이번 활동의 과정 자체가 의미가 크다. 과거에는 회사가 결성한 팀에 가까웠다면, 이번에는 저희 둘만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제 맞춤 정장을 입은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가창 스타일은 굉장히 상반된다. 신지후가 거칠다면, 성태는 맑다. 두 사람 또한 서로의 장점에 관해 “지후는 바이브레이션이나 애드립 테크닉이 좋다”(성태), “성태는 악기 없는 부분에서 귓속말하듯 포근하게 노래하는 표현력이 좋다”(신지후)며 스스로에게 부족한 점을 꼽았다. 이렇듯 서로의 색이 강한 탓에 포스트맨은 듀오임에도 함께 부르는 부분이 적었다. 신곡 ‘안녕 신촌’의 차별점은 여기에 있다. “한 팀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가져가고 싶었다”는 신지후의 의도대로 하모니를 이루는 부분이 많다. 오랜 만에 활동을 재개하는 만큼 지향하는 바에 대한 확신도 뚜렷해졌다. 신지후는 “오늘날 발라드 시장이 전과 같지 않다고 해도, 한국인이라면 발라드는 김치와도 같은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포스트맨만의 정체성으로는 “슬픈 노래”라고 정의를 내렸다. 다만 “이별이 아니어도 슬픈 노래는 가능하다. 꼭 슬프다고 해서 울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슬퍼도 웃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는 “발라드를 하는 이유도 우리의 슬픔을 드러내기 위함이라기보다는 당신의 슬픔에 동의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이들은 올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두 사람은 “앨범 성적이 좋으면 (신촌에 있는)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아니면 화려하지 않은 소규모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하면서 팬들을 만나 뵙고 싶다”고 했다. 방송 출연도 마다하지 않을 계획이다.김태언기자 beborn@donga.com}

    •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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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수 SM대표 사의… 하이브에 “M&A 멈춰라”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를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성수 에스엠 대표가 다음 달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연임을 포기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저는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하이브를 향해 “에스엠의 독립적 경영을 지지한다면서 이사진 7명을 추천한 것은 에스엠을 하이브의 자회사로 만들겠다는 의도로만 느껴진다. 적대적 M&A(인수합병)를 인정하라”며 “에스엠 인수 시도를 사력을 다해 막겠다”고 강조했다. 하이브와 에스엠은 17일 이 전 총괄의 역외탈세 의혹과 관련해 서로 상반된 주장을 내놓으며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하이브의 박지원 최고경영자(CEO)는 17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에스엠 현 경영진이 주장하는 CTP를 통한 에스엠 수익의 역외탈세는 지분 인수 계약 이후 하이브와 에스엠이 원칙대로 이끌어갈 미래에선 성립되지 않을 이슈”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그는 “계약 과정에서 이 전 총괄, 에스엠과의 거래를 거래 시점 기준으로 모두 중단시키거나 해제하는 포괄적인 문구를 계약서에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에스엠은 즉각 공식 입장을 내며 반격에 나섰다. 에스엠은 “CTP는 실체를 숨기기 위해 에스엠이 아닌 해외 레이블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했다”며 “에스엠과는 거래가 없으므로 하이브가 계약 종결로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하이브는 보도 자료를 내고 재반박에 나섰다. 하이브는 “당사와 이수만의 계약에 따라 에스엠과의 직접 계약이 아니더라도 CTP에서 이미 계약된 에스엠 아티스트 관련 수익은 (이수만이) 받지 않기로 협의됐다”고 밝혔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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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주눅들지 않는, 거침없는 이 사람

    “난 그 여자 불편해. 자기만 그렸잖아.” 한 지인이 저자에게 건넨 말이다. ‘그 여자’는 멕시코의 유명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다. 그는 멕시코 민중화가 디에고 리베라의 부인이다. 평생을 신체적 장애와 심리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저자는 “불편함을 느끼든 연민을 느끼든 그녀는 우리를 도발해 말을 하게 한다”며 “프리다처럼 사랑하지 않고 열심히 쓰지 않고 그동안 뭘 했니 너는? 늦은 밤 자지 않고 나는 스스로를 탓했다”고 했다. 문단 권력에 주눅 들지 않고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알리며 거침없이 비판한 저자가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2009년) 이후 14년 만에 낸 산문집이다. 미투(MeToo·성폭력 피해 사실 폭로)부터 스포츠나 일상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2017년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을 처음 폭로한 시 ‘괴물’을 발표한 후 그에게 일어난 일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법정 다툼을 앞두고 쓴 글 ‘진실을 덮을 수 있을지’에서 그는 “분노와 막막함이 지나가니 전투 의지가 솟는다. 재미있는 재판이 될 것 같다. 그 대단한 인권변호사들의 실력을 한번 보고 싶다”며 강단 있는 태도를 보인다. 글을 읽다 보면 어려움을 직시하는 용기가 놀랍다. 그는 익사할 뻔한 경험을 한 뒤엔 일부러 깊은 물에 몸을 던져 보며 공포를 물리쳤다. 걷다가 축구공이 굴러오면 발이 간지러워 그냥 보내지 않는다. 이 당당함이 “귀찮은 일에 휘말리기 싫어 침묵하는 사이에 우리 사회 표현의 자유가 많이 후퇴했다”고 신랄하게 말하는 오늘날의 그를 만들었던 게 아닐까.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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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는 보이그룹이 달군다” 속속 출격 대기

    최근 2∼3년 보이그룹은 걸그룹에 비해 국내에서 성적이 부진했다. 4세대 아이돌 그룹 중 에스파, 아이브, 르세라핌, 뉴진스 등 여러 걸그룹들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에 올해 대형 기획사들은 보이그룹 선발을 위해 다양한 기획을 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 뮤직은 10일 홈페이지에 ‘빅히트 뮤직 뉴 보이그룹 오디션’을 연다고 공지했다. 하이브 산하인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는 세븐틴 이후 8년 만인 올해 말 보이그룹을 내놓는다. JYP는 SBS 오디션 프로그램 ‘LOUD’를 통해 선발한 보이그룹을 올 2분기(4∼6월)에 데뷔시킬 계획이다. SM엔터테인먼트가 올해 새로 선보이는 3개 팀 중 2개 그룹이 보이그룹 NCT 유닛 2팀과 일반 보이그룹이다. 가요계에서는 BTS의 공백이 이런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 대형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굳건한 1위였던 BTS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세대교체 기간이 굉장히 길어졌다”며 “BTS 멤버의 솔로 활동 및 군 입대로 생긴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컴백한 3, 4세대 아이돌과 신생 그룹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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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M 경영권 분쟁 격화… 이성수 “이수만 역외탈세” 이수만 측 “사실무근”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를 둘러싸고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성수 에스엠 대표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그룹 에스파의 앨범 제작에 이 전 총괄이 과도하게 개입해 발매가 취소되는 등 문제가 많다고 폭로했다. 이 대표는 이 전 총괄의 처조카다. 이 대표는 에스엠 대표 그룹인 NCT 127이 적힌 옷을 입고 16일 개인 유튜브 채널에 28분 분량의 ‘1차 성명 발표’ 영상을 올렸다. 그는 “이수만이 2019년 홍콩에 개인 회사인 CTP를 설립해 에스엠과 해외 레이블사 간 정산 전에 해외 음반 매출액의 6%를 먼저 가져가고 있다”며 “이는 역외탈세가 아닌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CTP를 “해외판 라이크기획”이라고 했다. 라이크기획은 이 전 총괄의 국내 개인 회사로, 에스엠에서 프로듀싱 명목으로 매년 200억 원가량을 받아 논란이 됐다. 이 전 총괄이 하이브에 지분 14.8%를 넘기며 ‘향후 3년간 해외에서만 프로듀싱할 수 있다’고 한 조항도 문제 삼았다. 이 대표는 하이브에 “CTP의 위법 요소를 알고도 묵인한 건가”라고 따졌다. 이 전 총괄이 강조하는 ‘나무 심기’도 비판했다. 이 대표는 “갑자기 나무 심기를 강조하고 페스티벌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면에는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권 관련 욕망이 있다. 실제 어느 국가에서 부지 소유권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전 총괄이 이른바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에스파의 컴백 곡 가사에 ‘1도라도 낮출’ ‘상생’ ‘나무 심기’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넣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에스파와 전혀 어울리지 않게 초기 가사에는 ‘나무 심기’라는 단어가 나와 에스파 멤버들이 속상해하고 울컥해했다”며 “단어를 빼자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발매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난해 말부터 벌어진 일도 폭로했다. 이 대표는 “이수만은 아티스트·임직원에게 이수만이 필요하다고 선동하라고 했고, 이수만과 에스엠은 국내에서 임시 고문 계약을 맺자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해외 앨범과 아티스트 활동은 CTP와 계약하고, 이수만과 한국에서 제2의 프로듀싱 계약을 체결하라고 했다. 이수만 없는 회사의 매출액이 나오지 않도록 2, 3월 음반 발매 시기를 늦춰 1분기(1∼3월) 실적을 낮추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100억 원을 들여서라도 주총 대응팀을 만들라고 했고, 주총 대응팀은 이수만이 돌아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했다. 이 대표는 ‘SM 제국의 황제 이수만’, ‘이수만 일가를 위해 희생당한 자회사들’ 등 14개 목차를 공개하며 “추가 발표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괄 측근은 “일방적인 주장으로 사실과 다르다. 모든 책임을 이 전 총괄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이 전 총괄은 “착한 조카인데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이 전 총괄의 역외탈세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한편 하이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전 총괄이 CTP를 소유하고 있고, CTP가 에스엠과 계약돼 있다는 내용은 전달받지 못했다”며 “사실이 확인되면 CTP와 에스엠 간 계약을 종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전 총괄과 관련된 활동이 에스엠과 직접 연계되지 않는다면 관여할 이유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 20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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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브, SM 독립성 보장… 이수만 경영참여 없을 것”

    하이브의 박지원 최고경영자(CEO)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인수와 관련해 에스엠의 독립성을 보장하되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가 경영이나 프로듀싱에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가요계에 따르면 박 CEO는 전날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서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에스엠의 레거시(유산)를 존경한다. 에스엠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에스엠이 에스엠만의 가치와 색깔을 계속 지켜가고 하이브는 이들이 더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총괄에 대해서는 “경영 참여나 프로듀싱 참여는 없다. 로열티도 더는 가져가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또 양사 가수와 임직원에 대해 “이번 인수합병(M&A)으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이브는 이미 멀티 레이블 체제를 증명해냈다”고 말했다. 박 CEO가 에스엠 인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힌 건 처음이다. 한편 이 전 총괄의 측근으로 알려진 조병규 에스엠 부사장(변호사)은 전날 전체 사원에게 e메일을 보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건 현 경영진인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와 손잡은 카카오라고 비판했다. 에스엠 최대주주인 이 전 총괄이 보유한 지분 18.47% 가운데 14.8%를 하이브에 매각하는 계약을 9일 체결했다고 밝히자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 등이 “적대적 M&A를 반대한다”고 성명을 낸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조 부사장은 “대주주(이 전 총괄)의 뜻에 반해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으로 지분을 늘리려는 쪽은 카카오와 현 경영진, 얼라인파트너스”라고 주장했다. 이 전 총괄에 대해서는 “로열티를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오래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 부사장은 “경영진이 올해 신인 팀만 세 팀을 내놓겠다고 한 건 망상이라고 본다”며 “얼라인파트너스 이창환 대표의 문화산업에 대한 무지와 (이 전 총괄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믿는 이성수 대표의 욕망이 합쳐져 주주들에게 헛된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에스엠 내부는 어수선한 상황이다. 에스엠 소속 그룹 샤이니의 멤버 키는 전날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 ‘키 킬러 카운트다운 라이브’를 통해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키는 라이브 방송 중 “앙코르 콘서트를 개최해달라”는 팬들의 요청에 “어디에 이야기해야 앙코르 콘서트를 열어주는 것이냐. 나도 누구보다 (콘서트를) 하고 싶은 사람이긴 한데”라고 했다. 이어 크게 한숨을 내쉬며 “모르겠다. 회사가 지금 뒤숭숭하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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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어송라이터 엘리아스 “전국 노래자랑에도 출연…허벌나게 좋았죠”

    스스로를 ‘친한파’ 아티스트라 소개하는 이가 있다. 노르웨이 싱어송라이터 페더 엘리아스(25)다. 13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스스로를 “한국을 굉장히 사랑하는 아티스트”라고 소개했다. 2018년 싱글 ‘심플’로 데뷔한 엘리아스는 ‘Bonfire’(2019년)으로 국내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Loving You Girl’(2022년)이 국내 차트 TOP10에 진입하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 6일 공개된 세븐틴의 유닛 부석순의 신곡 ‘7시에 들어줘’의 피처링에도 참여했다. 콜라보레이션이 성사된 과정은 지난해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페스티벌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22’로 처음 한국을 방문한 때였다.“사실 음악활동을 하기 전까지는 한국을 잘 몰랐어요. 그런데 제 음악이 한국에서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팬데믹 시기라 직접 찾지 못했는데도 한국 팬들은 제게 메시지를 보내주더라고요. 그러다 지난해 내한해 직접 소통을 하게 됐는데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 활동하며 만나는 사람들을 보며 한국이 진정으로 궁금해졌어요.”그로부터 한 달 후 그는 국내에서 첫 단독 공연을 진행했다. 이후 차은우, 권진아 등 국내 뮤지션들과 여러 프로모션 진행했고, 올 1월 KBS ‘전국노래자랑’에 최초 해외 아티스트로 출연해 우리말로 “허벌나게 좋네요”라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시기 곡 ‘7시에 들어줘’의 작곡 작사에도 참여하게 됐다. 그는 “굉장히 빠르게 진행된 콜라보”라며 “내한 당시 부석순의 곡을 제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바로 참여했다. 곡은 그때 완성된 상태였다”고 말했다.그는 인터뷰 내내 한국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국 팬들 너무 사랑해요”라며 한국말로 감사 인사를 전하는가 하면, “팬분들이 ‘여권을 뺏어서 불태워버리겠다’는 말을 자주하는데 정말 재밌다”며 웃기도 했다. 그는 “한국 팬들은 긍정적이고 다른 문화에 개방적이며 진심으로 아티스트와 교감하는 분들”이라고 표현했다.음악에 발을 들인 건 13살 때. 브루노 마스, 저스틴 비버, 아델 등의 노래를 들으며 꿈을 키웠다. 그런 그는 이제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곡을 쓰고 싶다”고 말한다. 어린시절 부모님의 이혼을 경험한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Tell A Son’(2022년) 등 그의 곡은 내밀함을 담고 있어 진솔한 매력을 지녔다. 그는 “곡이 슬프든 행복하든 녹음실을 나설 때에는 기분 좋게 나온다”고 했다.다음달 24일 그의 신곡 ‘페이퍼 플레인(Paper Plane)’도 발매된다. 그는 “올해 안에 공연으로 한국 팬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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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지하철 배경음악 14년만에 변경…“국악 ‘풍년이 왔네’에 현대적 리듬 입힌 퓨전”

    서울지하철 환승 안내방송 배경음악이 ‘얼씨구야’에서 ‘풍년’으로 바뀌었다. ‘풍년’은 경기 민요 ‘풍년이 왔네’를 기반으로 한 1분 9초짜리 곡이다. ‘풍년’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순차적으로 서울지하철 1∼8호선 환승 안내방송 배경음악이 됐다.‘풍년’을 작곡한 박경훈 작곡가는 “‘풍년이 왔네’의 굿거리장단을 4분의 4박자 리듬으로 변형해 현대적으로 만들었다”며 “원곡의 주선율을 유지하면서도 피아노, 드럼, 베이스 등의 연주로 재해석했다”고 말했다. ‘얼씨구야’는 2009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14년간 서울지하철 환승역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 서울교통공사는 14년 만에 배경음악을 바꾼 이유에 대해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는 시민들에게 활력을 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초창기 서울지하철 배경음악은 멜로디보다는 알림음에 가까웠다. 환승 안내 배경음악을 도입한 이유 중 하나는 시민들이 졸다가 환승역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민원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던 1∼4호선은 1998년부터 1999년까지 뻐꾸기 소리를 사용했다가 2000년부터 새소리로 바꿨다.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던 5∼8호선은 2000년에 비발디 협주곡 ‘조화의 영감’ 제6번 1악장을 사용했다. 2009년 서울메트로가 새로 도입한 곡이 ‘얼씨구야’다. 당시 서울메트로는 ‘한국 방문의 해’(2010∼2012년)를 맞아 내외국인에게 국악을 알리기 위해 해금과 소금, 가야금, 장고 등 국악기로만 연주한 ‘얼씨구야’를 채택했다. 2005년 국립국악원이 공익 프로젝트 차원에서 만든 휴대전화 벨소리였다. 2012년부터는 5∼8호선에도 이를 적용했다. ‘얼씨구야’를 만든 김백찬 작곡가는 “‘얼씨구야’가 오랜 시간 사랑받아 감사하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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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의 하이브 “SM 인수”… K팝 ‘슈퍼공룡’ 나온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1세대 K팝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를 전격 인수한다. BTS와 NCT를 한 지붕 아래 거느린 ‘공룡 엔터사’의 탄생이 가시화되고 있다. 하이브는 10일 공시를 통해 에스엠 창업자 겸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에스엠 지분 18.47% 가운데 14.80%를 주당 12만 원, 총 4228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9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다음 달 1일까지 지분 25%를 목표로 한 주식 공개 매수에도 나선다. 카카오가 앞서 7일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한다고 발표하며 에스엠 경영진과 손을 잡았지만, 이 전 총괄과 연대한 하이브가 단숨에 1대 주주에 올라서며 판도를 뒤집어버린 것이다. 에스엠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하이브-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vs ‘카카오-에스엠 경영진’ 구도로 확전된 가운데 시장은 일단 하이브가 승기를 잡았다고 내다본다. 하이브가 공개 매수에 성공할 경우 총 보유 지분 39.8%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카카오는 아직 추가 지분 매입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이 전 총괄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에스엠과 하이브를 세계 대중음악의 게임 체인저로 도약시키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고 밝혔다. BTS와 뉴진스, 르세라핌을 비롯해 인기 K팝 뮤지션이 소속된 하이브가 에스엠과 시너지를 내면 K팝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스엠은 보아, 소녀시대, 동방신기, EXO 등의 지식재산권(IP)과 함께 NCT, 에스파 등을 보유하고 있다. 시총이 8조800억 원으로 업계 1위인 하이브가 2위(2조7300억 원)인 에스엠을 인수하면 10조 원이 넘게 돼 3위(JYP엔터테인먼트·2조6000억 원)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벼랑끝 이수만, 방시혁 손잡고 판 뒤집기… K엔터 ‘왕좌의 게임’ 하이브에 SM매각 반대하던 李카카오 2대주주 오르자 초강수하이브 “이수만 경영 참여 없을것”주총 대결 가능성… SM주가 16%↑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을 사이에 둔 치열했던 힘겨루기가 한쪽으로 기울게 됐다. 현 경영진과 갈등을 빚던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는 하이브에 자신의 지분을 넘기며 ‘불명예 퇴진’은 면하게 됐다. 하이브 역시 1세대 K팝 기획사를 인수하면서 잠재적 경쟁자인 카카오를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에스엠 경영진의 반발이 거세 3월 주주총회까지 ‘경영권 전쟁’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이수만, 경쟁자였던 하이브에 지분 넘겨 10일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이 보유한 에스엠 지분 14.8%를 인수하며 일단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벼랑 끝에 몰린 이 전 총괄이 지분을 경쟁사 하이브에 매각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판이 뒤집혔다. 이 전 총괄은 2021년만 해도 에스엠을 하이브에 매각하는 데 반대 의견을 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한 하이브가 글로벌 시장에서 에스엠과 주도권 다툼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번 지분 매각 결정은 그만큼 이 전 총괄의 상황이 다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전 총괄이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으로 매년 거액의 프로듀싱비를 챙겨간 점 등이 문제가 된 후 현 경영진이 ‘포스트 이수만 시대’를 골자로 한 ‘에스엠 3.0’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이 전 총괄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영진이 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를 2대 주주로 맞아들이기로 하자 이 전 총괄은 즉각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곧바로 하이브와 손을 잡았다. 에스엠 창립자인 이 전 총괄의 향후 거취에 눈길이 쏠린 가운데 하이브 측은 이 전 총괄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중음악계에서는 이 전 총괄이 코너에 몰린 상황을 하이브가 놓치지 않고 영리하게 기회로 삼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이 전 총괄의) 지분 가격이 워낙 비쌌는데, 많이 떨어진 가격에 지분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고 했다.●카카오가 지분 싸움 뛰어들까 유상증자를 통해 에스엠 지분 9.05%를 매입하기로 했던 카카오는 사흘 만에 생각지 못한 ‘역습’을 당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카카오엔터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싱가포르 국부펀드에서 1조 원 넘게 투자를 받은 만큼 카카오가 자금력을 동원해 지분 싸움에 나설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일단 카카오는 이날 “추가적인 지분 확보는 현재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이브의 공개 매수 성공 여부도 변수로 지적된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주당 12만 원은 너무 낮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다 주가 역시 공개 매수가 수준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이날 에스엠 주가는 개장과 함께 치솟아 16.45% 오른 11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스엠 경영진이 반발하고 나선 만큼 다음 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우호 지분 확보 싸움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에스엠 경영진은 하이브와 이 전 총괄의 거래를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못 박고 “특정 주주와 세력의 사유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향후 하이브가 에스엠 지분을 15% 이상 취득하면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해야 한다. 공정위는 두 기업의 합산 점유율을 감안해 시장 독과점 우려가 클 경우 지분 인수를 막거나 제한할 수 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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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뉴진스-에스파 ‘한식구’ 되나… “시너지 기대” vs“다양성 손상”

    ‘BTS와 NCT가 한솥밥을?’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최대주주에 오른 데 이어 경영권까지 확보하게 될 경우 양사의 정상급 아티스트들은 사실상 한 지붕 아래 있게 된다. 양사의 하드웨어와 전략이 결합하면 회사의 덩치가 커지는 것 이상의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중소 기획사 등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이브에는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뉴진스,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르세라핌 등의 인기 뮤지션이 소속돼 있다. 에스엠에는 활발히 활동 중인 에스파와 NCT뿐 아니라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EXO 등 대형 케이팝 그룹이 포함돼 있다. 하이브가 에스엠을 인수하면 2000년대부터 국내 음악 시장을 이끌었던 2, 3세대 아이돌과 최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며 탄생한 3, 4세대 아이돌의 지식재산권(IP)이 합쳐지게 된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등 에스엠 인수자로 거론됐던 여러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곳이 하이브”라고 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이수만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하는 건 에스엠이 가진 케이팝의 역사와 정통성을 이어받는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반면 ‘공룡 엔터사’의 등장이 케이팝의 다양성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경영권 인수가 성공할 경우 양사가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구축했던 ‘4대 기획사’ 구도는 ‘1강 2중’ 형국이 뚜렷해진다. 하이브는 2019년부터 국내외 음악 레이블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세를 확장해왔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케이오지엔터테인먼트, 어도어, 이타카홀딩스 등이 하이브 산하 레이블이다. 여기에 에스엠까지 인수하면 음악 시장이 하이브 일색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케이팝이 워낙 상승세이니, 인수 시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사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인디 음악계는 심리적으로 위축될 것이 뻔하고, 문화 다양성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한 중소 기획사 관계자는 “이제는 대형사와의 경쟁이 더욱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에스엠이 하이브 산하 멀티 레이블 체제에 편입될지, 하이브와 동등한 관계사의 위치에 설지 등은 향후 상황에 달려 있다. 다만 당장 에스엠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에는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하이브가 굳이 에스엠을 종속적인 형태로 둘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에스엠의 활동 방향 자체가 달라진다기보다는 콘셉트나 A&R(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웹툰 웹소설 음악 등에서 ‘콘텐츠 전쟁’을 벌이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엔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가 7일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하기에 앞서 네이버는 하이브, YG 등에 투자하며 협업에 나선 바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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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끝 이수만, 경쟁자 하이브와 손잡고 판 뒤집기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을 사이에 둔 치열했던 힘겨루기가 한쪽으로 기울게 됐다. 현 경영진과 갈등을 빚던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는 하이브에 자신의 지분을 넘기며 ‘불명예 퇴진’은 면하게 됐다. 하이브 역시 1세대 K팝 기획사를 인수하면서 잠재적 경쟁자인 카카오를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에스엠 경영진의 반발이 거세 3월 주주총회까지 ‘경영권 전쟁’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수만, 경쟁자였던 하이브에 지분 넘겨 10일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이 보유한 에스엠 지분 14.8%를 인수하며 일단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벼랑 끝에 몰린 이 전 총괄이 지분을 경쟁사 하이브에 매각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판이 뒤집혔다. 이 전 총괄은 2021년만 해도 에스엠을 하이브에 매각하는 데 반대 의견을 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한 하이브가 글로벌 시장에서 에스엠과 주도권 다툼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번 지분 매각 결정은 그만큼 이 전 총괄의 상황이 다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전 총괄이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으로 매년 거액의 프로듀싱비를 챙겨간 점 등이 문제가 된 후 현 경영진이 ‘포스트 이수만 시대’를 골자로 한 ‘에스엠 3.0’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이 전 총괄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영진이 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를 2대 주주로 맞아들이기로 하자 이 전 총괄은 즉각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곧바로 하이브와 손을 잡았다. 에스엠 창립자인 이 전 총괄의 향후 거취에 눈길이 쏠린 가운데 하이브 측은 이 전 총괄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중음악계에서는 이 전 총괄이 코너에 몰린 상황을 하이브가 놓치지 않고 영리하게 기회로 삼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이 전 총괄의) 지분 가격이 워낙 비쌌는데, 많이 떨어진 가격에 지분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고 했다.●카카오가 지분 싸움 뛰어들까 유상증자를 통해 에스엠 지분 9.05%를 매입하기로 했던 카카오는 사흘 만에 생각지 못한 ‘역습’을 당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카카오엔터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싱가포르 국부펀드에서 1조 원 넘게 투자를 받은 만큼 카카오가 자금력을 동원해 지분 싸움에 나설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일단 카카오는 이날 “추가적인 지분 확보는 현재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이브의 공개 매수 성공 여부도 변수로 지적된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주당 12만 원은 너무 낮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다 주가 역시 공개 매수가 수준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이날 SM엔터 주가는 개장과 함께 치솟아 16.45% 오른 11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스엠 경영진이 반발하고 나선 만큼 다음 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우호 지분 확보 싸움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에스엠 경영진은 하이브와 이 전 총괄의 거래를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못 박고 “특정 주주와 세력의 사유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향후 하이브가 에스엠 지분을 15% 이상 취득하면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해야 한다. 공정위는 두 기업의 합산 점유율을 감안해 시장 독과점 우려가 클 경우 지분 인수를 막거나 제한할 수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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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뉴진스-에스파, 한솥밥? “시너지 기대” vs “다양성 손상”

    ‘BTS와 EXO가 한솥밥을?’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최대주주에 오른 데 이어 경영권까지 확보하게 될 경우 양사의 정상급 아티스트들은 사실상 한 지붕 아래 있게 된다. 양사의 하드웨어와 전략이 결합하면 회사의 덩치가 커지는 것 이상의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중소 기획사 등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이브에는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뉴진스,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르세라핌 등의 인기 뮤지션이 소속돼 있다. 에스엠에는 활발히 활동 중인 에스파와 NCT뿐 아니라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EXO 등 대형 케이팝 그룹이 포함돼 있다. 하이브가 에스엠을 인수하면 2000년대부터 국내 음악 시장을 이끌었던 2, 3세대 아이돌과 최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며 탄생한 3, 4세대 아이돌의 지식재산권(IP)이 합쳐지게 된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등 에스엠 인수자로 거론됐던 여러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곳이 하이브”라고 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이수만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하는 건 에스엠이 가진 케이팝의 역사와 정통성을 이어받는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반면 ‘공룡 엔터사’의 등장이 케이팝의 다양성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경영권 인수가 성공할 경우 양사가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구축했던 ‘4대 기획사’ 구도는 ‘1강 2중’ 형국이 뚜렷해진다. 하이브는 2019년부터 국내외 음악 레이블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세를 확장해왔다.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쏘스뮤직, 케이오지엔터테인먼트, 어도어, 이타카홀딩스 등이 하이브 산하 레이블이다. 여기에 에스엠까지 인수하면 음악 시장이 하이브 일색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케이팝이 워낙 상승세이니, 인수 시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사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인디 음악계는 심리적으로 위축될 것이 뻔하고, 문화 다양성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한 중소 기획사 관계자는 “이제는 대형사와의 경쟁이 더욱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에스엠이 하이브 산하 멀티 레이블 체제에 편입될지, 하이브와 동등한 관계사의 위치에 설지 등은 향후 상황에 달려 있다. 다만 당장 에스엠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에는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하이브가 굳이 에스엠을 종속적인 형태로 둘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에스엠의 활동 방향 자체가 달라진다기보다는 콘셉트나 A&R(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웹툰 웹소설 음악 등에서 ‘콘텐츠 전쟁’을 벌이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엔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가 7일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하기에 앞서 네이버는 하이브, YG 등에 투자하며 협업에 나선 바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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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록절’의 진화… 생일파티→홍대 음악축제→마포 문화축제로

    “경록이가 어릴 때부터 농담으로 홍대를 먹여 살리겠다고 했는데 그게 현실이 된 것 같아요.” 8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왓챠홀. 크리스마스, 핼러윈과 함께 이른바 ‘홍대 3대 명절’이라 불리는 ‘경록절’ 개막식 공연에서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른 밴드 크라잉넛의 보컬 박윤식은 “한 사람의 생일이 이렇게 축제가 될진 몰랐다”며 이같이 말했다.‘경록절’은 크라잉넛의 베이시스트이자 홍익대 앞 터줏대감인 한경록의 생일(2월 11일) 때마다 뮤지션들이 축하 공연을 여는 행사다. 시작은 2007년 작은 치킨집에서 연 그의 생일 파티에서 비롯됐다. 홍익대 앞 음악인들 사이에서 “경록이가 쏜대”란 입소문을 타고 커진 이 행사는 김창완, 김수철 등 다양한 국내외 가수들을 끌어모으며 자연스레 대중음악계의 대표 명절로 자리매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면 공연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근 2년간 온라인에서 페스티벌을 이어간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한국대중음악상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는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돌아온 데다 부제를 ‘마포 르네상스’로 내걸 정도로 판도 훨씬 커졌다. 축제 기간 역시 기존 하루에서 닷새로 늘려 12일까지 음악을 비롯해 미술 문학 과학 건축 등 다양한 분야 120팀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공연과 전시를 선보인다. 8일 개막식 공연에는 500여 명의 팬이 몰렸다. 한경록은 “이게 얼마 만의 대면 경록절이냐”며 “너무너무 그리웠다”고 했다. 크라잉넛은 ‘내 인생 마지막 토요일’(2018년)로 무대를 열었다. 총 7곡을 부르는 동안 관객들은 막간을 이용해 한경록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주기도 했다. 이후 차세대, 김수철, 멜로망스 등 총 11팀이 5시간 넘게 릴레이 공연을 이어갔다. 경록절의 하이라이트는 축제 마지막 날인 12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른바 ‘선배 뮤지션’의 레전드 무대다. 최백호, 이적, 양파, 박창근, 딕펑스 등 세대를 아우르는 가수들이 대거 출연한다.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의 과학 강의, 이병철 시인의 시문학 강연, 지난해 에세이집 ‘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를 낸 노브레인의 보컬 이성우의 북 토크, 싱어송라이터 조동희의 작사 강연 등도 같은 날 열린다. 마포아트센터 갤러리맥에서는 닷새 동안 김창완, 조윤진, 조문기, 신창용 등 음악과 미술 작업을 함께 하는 작가 8명이 한데 모여 전시 ‘로큰롤 르네상스’를 연다. 9, 10일에는 크라잉넛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공연이, 11일에는 ‘로큰롤 시티투어’라는 제목으로 홍익대 주변 여러 라이브 클럽에서 오프라인 공연이 각각 진행된다. 한경록은 “흑사병의 유행이 끝나고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르네상스를 통해 문화예술이 부흥하기 시작했듯, 팬데믹 후 한국에서도 다시 한번 문화예술이 꽃피울 것을 기대하며 축제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경록절은 홍대라는 공간에서 인디음악을 줏대 있게, 또 자긍심을 갖고 활동한 여러 세대의 아티스트들과 호흡하는 상징적인 행사”라며 “특히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행사이다 보니 ‘재밌게 했을 뿐인데 축제로 성공했다’는 의미까지 갖는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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