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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지금, 대한민국은 하루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누란(累卵)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대통령은 총리에게 내치를 모두 맡기고 외교 안보에만 전념해야 합니다.” 최순실-차은택 등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으로 혼란스러운 대한민국은 향후 미래를 가늠할 수도 있는 ‘운명의 1주일’을 맞게 됐다. 국내 1세대 철학자이자 백수(白壽·99세)를 앞둔 나이에도 우리 사회와 국민의 행복을 위해 조언해 온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96·사진)를 만나 그 해법을 물었다. 6일 오후 경기 과천시의 한 교회 특강 뒤 만난 그는 먼저 대통령의 잘못과 시급한 과제부터 꺼냈다. 김 교수는 “박 대통령의 2차 사과는 말로만 ‘내 탓이오’라고 했을 뿐 실제로는 ‘나는 충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렇게 됐다’는 식의 자기중심적 사과여서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가 악화 일로를 걷게 된 것에는 대통령뿐 아니라 친박도 큰 책임을 져야 한다”며 “대통령이 탈당하고 새누리당의 친박 지도부가 물러난 뒤 친박, 비박이 힘을 합쳐 여당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은 더 큰 혼란을 부를 수 있는 만큼 섣불리 다뤄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하야의 경우 60일 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 절차나 법적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이런 선택보다는 대통령이 내치에서 손을 떼는 방식이 혼란을 막을 수 있습니다.” 야권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현재의 국가적 혼란과 위기를 대권(大權)으로 가는 동력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야당 사고방식과 목표의 90%는 대권을 위한 계산에 가 있는 듯하다”며 “이런 욕심을 버리지 못하면 지금은 국민이 야당을 지지하는 듯해도 좀 있으면 바로 떠날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초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하고 이를 위한 여야의 협치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과 외침은 국정 농단에 대한 분노뿐 아니라 ‘이제라도 대한민국을 제대로 정상화해야 한다’는 열망도 깔려 있다”며 “대통령과 여야는 정파적 이익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온몸을 던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작고한 김태길 안병욱 교수와 함께 3대 철학자로 꼽혀 왔으며 연세대 철학과에서 30여 년간 후학을 지도했다. 지금도 학교와 기업 등에서 강연하는 우리 사회의 ‘현자(賢者)’이자 베스트셀러 에세이집의 저자이기도 하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최근 시국과 관련한 현안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장기적 비전에 대해서도 많은 화두를 던졌다. 그는 대통령이 총리에게 권한을 이양한다는 전제 조건 아래서 청와대 조직을 지금보다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큰 방향을 제시하는 곳이 돼야 하고, 청와대 조직은 연구 중심으로 바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창조경제’라는 콘셉트를 제시한다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게 아니라 정부기관과 기업이 어떻게 할 것인지 맡기는 거죠.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 정권이 바뀌는 순간 그 일은 사라지게 됩니다. 그런 예는 수도 없지 않습니까.” 그는 현재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것으로 ‘윤리관’ 정립을 꼽았다. 그는 이승만∼노태우 대통령 시기를 ‘힘이 지배하는 사회’로,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부터 지금까지를 법치 사회로 가는 과정으로 분류했다. “아직도 힘이 지배하는 사회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세죠. 그래서 사회 갈등도 심각한 것입니다. 당분간 법치 사회의 정착이 관건입니다. 하지만 법치만으론 안 됩니다. 법치를 넘어서 사회 구성원의 합의에 의한 질서가 지배하는 사회가 돼야 합니다. 법보단 양심과 휴머니즘이 살아있고 책임을 질 줄 아는 사회를 의미합니다.” 그는 우리 사회의 갈등이 보수-진보의 대결 때문에 빚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정파와 상관없이 ‘열려 있느냐, 닫혀 있느냐’와 관련 있다고 했다. “보수든 진보든 다양한 이해관계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갖고 있느냐, 아니면 자기 이해만 앞세우는 닫힌 자세를 갖고 있느냐를 우선 살펴야 합니다. 열린 보수, 열린 진보가 되지 않으면 열린 사회, 다원 사회가 될 수 없습니다.” 그는 경제가 어렵다며 너 나 할 것 없이 경제 살리기를 외쳐대지만 ‘이것 하나’부터 고치면 당분간 경제 살리기를 외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랏돈을 자기 돈처럼 아끼는 겁니다. 당연히 공무원에게 필요한 자세입니다만 그 혜택을 보려는 민간인도 해당되는 거죠. 그 돈만 아껴도 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을 겁니다. 이번 사태도 결국 권력을 이용해 나랏돈을 빼내 펑펑 써댔기 때문에 벌어진 일 아닙니까.”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로 들여다본 수가 안이했을지 모른다. 선수 활용이라고 봤지만 백이 응수하지 않고 ○로 젖히자 우변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역시 흑 ●로는 그냥 우변을 지키는 게 편했다. 흑 21은 최선의 응수. 그런데 백이 갑자기 손을 돌려 24로 흑 두 점을 잡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회군이었다. 백 ○를 둔 이상 당연히 참고 1도 백 1로 붙여 우변을 돌봐야 했다. 이어 백 7까지 우변 백이 사는 궁도가 만들어진다. 흑에게 8로 잇는 수를 허용하긴 하지만 이 결과는 미세한 계가 바둑이다. 참고 2도 흑 2로 막으면 패가 나는데 팻감이 부족한 흑이 더 곤란하다. 흑 25로 단단히 지키자 더 이상 수가 나지는 않는 모습. 그런데 백은 또 26으로 우변을 건드린다. 최철한 9단답지 않게 뚜렷한 목표 없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백 26은 때가 늦었다. 흑 27, 29의 철통방어로 수가 나지는 않는다. 백은 30으로 밀어 마지막 시도를 해보는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그(최태민)는 사무실에 앉아서 재벌급 기업인에게 전화 다이얼을 돌리는 것이 일과였다. 항상 검은 안경을 끼고 오만하게 앉아 재벌들에게 전화질을 하면서 꼭 근혜 양을 팔았다. ‘명예 총재인 영애께서 필요로 하는 일이다. 협조 부탁한다’고 하면 재벌들은 모두 꺼벅 죽는 시늉까지 했다.” 이단교회와 신흥종교 전문가였던 탁명환 소장(1937∼1994)이 자신이 발간하던 월간지 ‘현대종교’ 1988년 6월호에 쓴 기사 내용이다. 그는 당시 ‘대해부/구국선교단, 구국십자군-부끄러운 권력의 시녀 목사들’이라는 시리즈를 4∼6월호에 걸쳐 3회 연재했다. 이 기사는 탁 소장이 1973년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 씨를 처음 만난 상황을 비롯해 당시 대통령 영애인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과 최 씨가 축재한 과정 등을 적나라하게 담았다. 최 씨가 영세계(靈世界)에서 보낸 칙사를 자처하며 ‘원자경’이란 이름으로 병을 고쳐주고 관상을 봐주는 무속인처럼 활동했다는 표현도 있다. 이 시리즈에 따르면 최 씨는 육영수 여사 서거 이후 영애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내 마음을 얻은 뒤 청와대를 수시로 출입하면서 점차 권력을 얻기 시작했다. 특히 1975년 5월 설립한 구국선교단은 7월까지 각 지역을 돌며 멸공단합대회 조찬기도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가졌는데 영애가 빠짐없이 참석했고 고위 공무원, 국회의원, 각급 기관장 등이 들러리를 섰다. 그것이 후일 최 씨가 도지사와 경찰국장 등에게 전화로 큰소리를 칠 정도로 세도를 부리는 계기가 됐다. 탁 소장은 최 씨의 권력을 빙자한 비행이 정보기관에 속속 접수됐지만 모두 흐지부지됐다고 했다. 당시 야인생활을 하던 JP(김종필)가 나서도 소용없었고, 탁 소장이 내막을 밝히려고 하자 중앙정보부 모 과장이 찾아와 “영애와 관련된 일이니 입 다물고 있는 게 신상에 유리하다”고 협박하고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 시리즈에서는 10·26 뒤 상황도 다뤘다. 당시 서울 신촌 S호텔과 청계천7가의 S호텔에 수사본부를 차려놓고 수사진 수십 명이 달라붙어 전국 규모의 조사를 했다. 한 달가량의 수사로 증거까지 완벽히 확보한 뒤 마지막으로 최 씨를 불러 조사했는데 그는 “돈 문제는 전부 박근혜 양이 아는 일”이라며 잡아뗐다. 예금통장도 영애가 갖고 있다고 발뺌해 축재한 돈의 일부인 15억 원의 행방도 밝혀지지 않았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에 백 8이 눈물을 머금은 후퇴. 이곳을 당하면 상변 흑을 잡아도 지기 때문이다. 백 8을 둬야 그나마 잡혀 있는 우변 백돌에 뒷맛이 생긴다는 점도 고려한 것이다. 어쨌든 흑 9로 죽었던 상변 흑 말이 무사귀환해서는 흑이 확실히 앞서게 됐다. 흑 ○의 묘수가 이 대국을 이긴다면 승착이라 할 만하다. 물론 최철한 9단도 호락호락하게 물러날 사람이 아니다. 백 8에 이어 14로 흑 두 점을 선수로 잡으며 우변 뒷맛을 은근히 노리고 있다. 다만 백 18을 생략할 수 없다는 것이 아픔이다. 백이 손을 빼면 참고 1도 흑 1로 간단히 백이 잡힌다. 아마 초단 정도면 풀 수 있는 사활 문제다. 흑 19를 선수하려고 했을 때 백 20이 최 9단의 승부수. 이곳에서 수가 난다면 형세는 오리무중에 빠진다. 당장 참고 2도 흑 1로 덥석 막으면 큰 사고가 난다. 백 10까지 수상전이 벌어지는데 백이 이긴다. 그렇다면 흑의 대응도 신중해야 하는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한국에선 프로기사를 위해 모든 걸 세팅하고 대접하잖아요. 그런데 독일에선 제가 일일이 일정 등을 챙겨야 하고, 식사를 해도 더치페이를 해요. 또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는 의사표시가 명확한 것도 낯설었어요. 본인이 원하는 걸 직접 얘기하는 게 그 쪽에선 자연스런 문화이고, 서로 오해도 하지 않아요. 저도 지금은 완벽히 적응했어요.” 10년 동안 독일에서 바둑 보급을 하고 있는 윤영선 5단(39)이 2년 만에 잠시 귀국했다. 2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만난 그는 “제가 2006년 처음 독일에 갔을 땐 유럽 정상급이 저와 2, 3점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정선(덤 없는 바둑) 정도면 될 것”이라며 유럽바둑 수준이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물론 아직 길은 멀지요. 3월 알파고-이세돌 대국 때문에 바둑 자체를 처음 알게 된 사람이 많아요. 현지에서 바둑용품 판매하는 사람을 아는데 당시엔 평소보다 주문이 10배 이상 많았다고 하더군요.” 그는 주말엔 독일 주요 도시의 바둑클럽에서 강의와 지도기를 두고, 주중엔 온라인으로 강의를 하며 보급 활동을 하고 있다. “다섯 살 아들, 네 살 딸 때문에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하는데 애들이 좀 더 크면 어린이 바둑 강의에 전념하고 바둑 카페도 열고 싶어요.” 그는 바둑도 충분히 한류가 될 수 있는데 현재는 중국만큼 지원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했다. “중국기원은 유럽 유망주를 데려다 몇 개월씩 교육하고 입단시켜 다시 유럽에 돌려보낸 뒤 우승상금이 1만 유로(약 1300만 원)인 대회까지 만들며 ‘중국=바둑’ 이미지를 확산시키고 있어요. 한국기원과 정부가 바둑 세계화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해요.” 1992년 입단해 한국 여성바둑 1세대에 속하는 그는 1990년대 여성 바둑계에선 무적이었다. 여류프로국수전을 5번이나 우승하고 2001년 세계대회 호작배에서 우승했다. “26, 27세가 되니까 결승에 올라가면 무조건 준우승만 하더라고요. 30세가 넘어가면 이창호 이세돌 같은 천재가 아닌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봤어요. 그래서 해외 보급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마침 독일바둑협회에서 요청이 왔어요.” 시원시원하게 얘기하던 그의 눈가가 잠시 촉촉해졌다. “바둑을 정말 좋아해서 시작했는데 한 번 정상에 선 뒤 그 정상을 지켜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어요. 마치 바둑이 절 억압하는 것처럼. 미운데 미워할 수 없는 관계라고나 할까요.” 독일로 떠난 이유로는 당시 사귀던 독일인 남자친구의 영항도 컸다. 유럽바둑대회에서 만나 이메일을 주고받다가 사귀었다. 윤 5단은 독일로 간 뒤 1년 반 만에 그와 결혼했다. “남편이 다섯 살 어려요. 지난해 수학 분야 박사학위를 받고 올해 취직했어요. 남편은 아마 3단인데 결혼한 뒤로 저와는 바둑을 둔 적이 거의 없어요. 아마 마음 속으로는 바랐을 거예요. 하지만 결혼할 때 1급이던 실력이 3단까지 됐다며 같이 사는 것만으로 실력이 는다고 하네요. 하하.”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티베트 불교의 신세대 지도자로 떠오르는 용게이 밍기우르 린포체(41·사진)가 방한해 명상 수련회, 강연회 등을 갖는다. 명상단체 텔가코리아 초청으로 방한하는 밍기우르 린포체는 4, 5일 서울 강남구 광평로 전국비구니회관에서 명상수련회를 가진 뒤 8일 같은 장소에서 ‘불안의 시대를 기쁨으로 채우기’라는 주제로 대중강연을 연다. 이어 11일 부산 홍법사로 자리를 옮겨 ‘4년간의 방랑 수행’을 주제로 강연한다. 밍기우르 린포체는 2011년 방한한 뒤 4년 반 동안 만행을 하며 명상 수행을 했다. 수행을 마친 뒤 첫 번째 공식행사가 이번 방한이다. 그는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2002년 미국 위스콘신대의 와이즈먼 두뇌 이미지 및 행동 연구소가 밍기우르 린포체의 뇌 활동을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촬영한 결과 행복을 느낄 때 나오는 알파파가 일반인의 7, 8배에 달해 연구진이 이 같은 별칭을 붙였다. 네팔에서 태어난 밍기우르 린포체는 3세 때 티베트 고승인 밍기우르 린포체의 7대 환생이자 20세기의 영적 지도자 캉기우르 린포체의 동시 환생으로 인정받았다. 1998년부터 세계 각국에서 불교의 선(禪)과 현대 뇌과학·심리학을 접목한 강연을 펴고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상변 흑은 자체에선 살 수 없다. 흑 1(실전 101), 3으로 궁도를 넓히는 것이 최선인데 실전처럼 백 4, 6의 치중으로 두 눈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참고 1도 흑 1처럼 외부로 연결을 꾀하는 것도 당장은 되지 않는다. 백 10까지 교묘하게 흑 대마를 끊는 수가 있다. 이때 흑 7이 떨어졌다. 참고 1도를 염두에 두면서 흑 7을 보자. 흑 7처럼 사전 공작을 해놓으면 참고 1도와 달리 흑이 연결하는 진행이 생길 수 있다. 만약 백이 흑 7을 무시하고 참고 2도 백 1로 상변을 깨끗이 잡아버린다면 그때는 참고 2도 흑 2를 선수한 뒤 4로 우변을 지킨다. 이 흥정은 명백한 백의 손해. 원래는 우변 백 돌과 상변 흑 돌을 서로 바꿔치기한 것이다. 하지만 참고 2도의 경우 흑을 잡은 상변 백 집은 거의 그대로인데 흑 집은 우변에 더해 중앙 백 두 점을 잡아 훨씬 커졌다. 따라서 참고 2도도 백이 선택할 수 없다. 그렇다면 백의 대책은?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그동안 사회 발전 속도에 비해 바둑계, 한국기원, 기사들의 발전 속도는 많이 더뎠던 게 사실입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 이후 모처럼 생긴 바둑 붐을 이어갈 수 있도록 바둑계의 발전 속도를 높이겠습니다.” 유창혁 9단(50)이 한국기원 사무총장에 1일 취임했다. 2014년 3월부터 한국기원 행정을 총괄하던 상근부총재 직이 이번에 폐지돼 실무적으론 사무총장이 가장 높은 직위가 됐다. 한국기원 사무총장 직은 4월 양재호 9단이 일신상 이유로 사퇴한 이후 공석이었다. 박치문 부총재는 업무 인수인계 후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 국내외 대회에서 24번 우승해 인기가 높았던 유 사무총장은 “무엇보다 팬들과 같이 호흡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바둑을 배우는 사람은 많아졌는데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즐기는 인구는 적어요. 소외됐던 바둑 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프로기전이 팬들과 같이 즐기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는 최근 한국기원과 사실상 결별한 아마추어 단체인 대한바둑협회와의 협력도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그는 “시간을 갖고 접근하겠다”며 “조직 통합은 당장 힘들겠지만 서로 보완관계이기 때문에 머리를 맞대면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대표팀 감독도 2년 반 넘게 맡았다. 현재 세계기전에서 중국에 밀리는 현상에 대해 “단기적으론 기사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는데 장기적으로 국가대표팀 시스템과 여건을 바꾸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력이 좋은 기사들 가운데 국가대표팀에 들어오는 게 부담스럽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그만큼 국가대표팀에 대한 지원이 미미한데 의무만 많다는 의미입니다. 국가대표가 되는 걸 영광스러워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그는 이어 “솔직히 부담되는 과제가 많다”며 프로바둑의 양극화 현상을 지적했다. 그는 “상금제가 강화되고 전 기사가 참가하는 전통적인 신문기전이 퇴조하면서 상금과 대국이 상위 랭커 쪽으로 점점 쏠리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는 것이 어려운 과제”라고 밝혔다. 또 이세돌의 프로기사회 탈퇴 건도 난제로 꼽았다. 그는 당사자 간에 해결될 수 있도록 중재하고, 이사회와 한국기원의 의사를 물어 대응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이창호 9단(41)은 한국기원 이사와 운영위원으로 새로 위촉됐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상변에 잡힌 흑 돌들은 아직 A로 탈출하는 맛이 있어 숨이 완전히 끊어진 건 아니다. 우선 흑 93, 95의 응수타진이 백으로선 매우 껄끄러운 수. 패를 피하기 위해 백 96으로 그냥 참고 1도 1로 이으면 흑 2로 뚫고 나간다. 흑 14까지 백이 걸려드는 것이 변화 중 하나. 그렇다면 상변 흑을 잡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것 아닐까. 여기서 최철한 9단이 백 96으로 흑의 응수를 거꾸로 물어본 것이 가착(佳着). 흑 97로 참고 2도 흑 1, 3(백 ○의 곳)으로 상변을 살리면 백은 2로 중앙을 제압하고 백 4로 우변을 움직이는 승부수를 던질 것이다. 참고 2도라면 백 중앙이 두터워져 우변 백의 준동도 가능해진다. 흑으로선 쓸데없이 복잡한 진행이다. 그래서 일단 흑은 97로 받았고, 백도 98을 선수하고 100(흑 ○의 곳)으로 패를 이어 상변 흑을 잡자고 했다. 그러나 흑 A면 다 연결되는 건 아닐까. 백은 왜 흑 A가 안 된다고 본 것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 ‘보디가드’(1992년)가 원작인 뮤지컬 ‘보디가드’가 12월 15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한국 초연 무대를 갖는다. 한국 공연은 아시아 최초다. 뮤지컬 ‘보디가드’는 휘트니 휴스턴이 부른 명곡을 뮤지컬에서 독점 사용할 권리를 승인받고 영화 원작자 로런스 캐스던이 어드바이저로 참여하는 등 6년의 기획 개발 단계를 거쳤다. 이후 세밀한 완성도를 높인 뮤지컬 ‘보디가드’는 2012년 5월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 무대를 성공리에 가졌다. 이후 영국 아일랜드 독일 모나코 네덜란드 등 유럽 전역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뮤지컬 ‘보디가드’는 영화보다 간결한 스토리와 속도감 있는 연출에 ‘I Will Always Love You’ ‘I Have Nothing’, ‘Run To You’ 등 15곡이 어우러져 세계 뮤지컬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보디가드’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직업 경호원 프랭크 파머가 스토커에게 늘 위협받는 당대 최고의 여가수 레이첼 마론을 경호하면서 싹트는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보디가드’는 케빈 코스트너와 휘트니 휴스턴의 환상적 궁합으로 4억1000만 달러가 넘는 흥행 수입을 올렸다. 또 휘트니 휴스턴이 부른 사운드 트랙 ‘I Will Always Love You’는 빌보드 차트 14주 연속 1위를 지켰고 4400만 장이 팔렸다. ‘보디가드’는 영화 원작의 탄탄한 드라마, 세계적 히트곡, 최상급 제작진 등 흥행의 3박자를 갖춘 대작으로 평가된다. 이 작품은 CJ E&M이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킹키부츠’에 이어 두 번째로 글로벌 공동프로듀싱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뮤지컬 ‘보디가드’는 각국의 프로덕션 마다 케빈 코스트너와 휘트니 휴스턴을 대체할 경호원과 디바의 탄생에 이목이 집중됐다. 높은 음역대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가창력이 필요한 여자 주인공과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 뒤에 절제된 부드러움을 소화할 수 있는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이번 국내 공연에선 3명의 여자 배우와 2명의 남자 배우가 캐스팅됐다. 최근 ‘위키드’의 글린다, ‘데스노트’의 미사, ‘킹키부츠’의 로렌, ‘드라큘라’의 미나 등 굵직한 작품마다 주인공 자리를 꿰찼던 정선아는 휘트니 휴스턴의 음역대를 소화할 1순위 배우로 꼽혔고 예상대로 캐스팅됐다. 1996년 ‘애송이의 사랑’으로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은진(예명 양파)은 최근 여러 방송사의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건재를 알렸다. 원곡을 자신만의 색깔로 재무장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2년 TV 음악프로그램 ‘보이스 코리아’에서 우승하며 데뷔한 손승연은 ‘괴물 보컬’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폭발적인 가창력을 갖고 있다. 다섯 살 때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를 듣고 가수의 꿈을 키웠던 그는 이번 뮤지컬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남자 배역의 프랭크 파머에는 배우 박성웅과 이종혁이 더블 캐스팅됐다. 영화 ‘신세계’로 이름을 각인시킨 박성웅은 중저음의 목소리와 강렬한 눈빛으로 카리스마를 보여주면서도 부드러운 미소가 잘 어울려 프랭크 파머 역에 ‘적합’으로 꼽혔다 최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마친 이종혁은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면서도 영화 드라마에선 반대로 파워풀한 반전 매력을 선사한 베테랑이다. 12월 15일∼내년 3월 5일. 6만∼14만 원. 예매 1544-1555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 ●에 백 82로 중앙에서 막은 건 어쩔 수 없다. 중앙 백이 허약하기 때문에 흑 ●를 차단하려 했다간 중앙이 성치 않을 것이다. 백 88까지 흑은 선수로 이득을 얻었을 뿐 아니라 우상 백을 노릴 수 있는 든든한 배경을 만들었다. 물론 흑이 지금 참고 1도 흑 1처럼 잡으러 가면 백 6까지 예상되는데 이건 주변 흑이 약해서 되치기당할 우려가 있다. 그래서 등장한 수가 흑 89. 이 수에 대해 백이 받으면 흑은 두텁게 처리한 뒤 우상을 잡으러 가겠다는 뜻이 숨어있다. 가장 쉬운 변화는 참고 2도. 아까 참고 1도와 다른 점은 흑 2, 6, 8로 철벽이 생겨 백이 달아날 길이 막혀 있다는 점이다. 다른 변화도 있지만 백이 걸려드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최철한 9단은 우변을 과감히 포기하고 90, 92로 상변 흑을 대신 잡자고 한다. 일견 상변 흑은 그 자체로 두 집 내기가 힘들고 탈출로도 막힌 듯한데 완전히 절명한 것은 아니다. 바둑계 은어로 ‘고기 값을 할’ 것 같은데….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71과 백 72를 교환한 건 당연한 수순인데, 이것이 뒷날 결정적 순간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실리는 백이 앞서고 있지만 흑의 두터움이 여전히 남아 있어 형세불명. 그러나 백 74에 대해선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흑 75를 유발해 귀의 백이 허약해졌고 백 76과 같은 어정쩡한 행마가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참고 1도 백 1로 단단하게 두는 것이 실전보다는 나았다는 평. 흑 2의 급소가 아프긴 해도 백 3으로 나오는 수가 있어 백이 손해 보지는 않는다. 흑 75가 놓이면서 흑 77과 같은 좋은 끝내기를 선수로 할 수 있게 됐다. 백 78 때 흑 79로 참은 건 정수. 마음 같아서야 참고 2도 흑 1로 뚫고 싶지만 백 12까지 흑 석 점이 거꾸로 잡힌다. 왜 여기서 흑 11이 불가피한지는 연구해보기 바란다. 흑 81이 취약한 백 모양의 급소를 찌른 수. 백은 거세게 저항하고 싶지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딸 정유라 씨와 함께 독일로 도피 중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 씨가 자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정권초기 연설문 작성에 개입한 것만 인정하고 나머지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최 씨는 27일자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자신의 것으로 드러난 태블릿 PC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쓸 줄도 모른다"고 발뺌하면서 건강악화로 당분간 귀국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최 씨는 오래전부터 독일과 각별한 인연을 맺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가 1979년부터 1985년까지 독일에서 유학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1980년대 독일에서 최 씨를 처음 만났다는 전직 언론사 관계자는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 씨가 독일에서 공부했고, 이후에도 자주 오갔다. 독일 교민사회에 친분이 두터운 유력 인사가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 씨의 전남편 정윤회 씨(61)에 대해서도 "현지 교민들과 자주 골프를 쳤다. 교민들에게는 잘 알려진 가족"이라고 전했다. 정 씨는 1991년부터 커피 기계, 스포츠 용품, 의류, 가구 등을 수입하는 회사를 운영했다. 그는 2013년 7월 언론 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 당시) 독일에 나가 있었다. 독일에는 자주 왔다 갔다 한다. 옛날에 무역을 그쪽(독일)하고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민들 사이에서는 최 씨가 독일 유학에 실패해 한국으로 돌아갔으며 10여 년 뒤 다시 독일에 와 한국 식당 등 사업에 손을 댔지만 동업자와의 불화로 정착에 실패했다는 증언도 나온다고 TV조선이 보도했다. 최 씨는 이후 남편 정 씨와 승마 선수인 딸 정유라 씨(20)의 말과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독일을 자주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와 가까운 한 인사는 "최 씨가 (승마를 통해 알게 된) 독일인이 많다. 도피 동선을 짜면 도와줄 수 있는 현지 인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독일 슈미텐의 지역 신문 타우누스차이퉁은 25일(현지 시간) 최 씨가 독일에 세운 법인 '비덱스포츠'가 14개의 다양한 회사를 슈미텐에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슈미텐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서북쪽으로 30km 떨어진 인구 9000명의 작은 마을이며 최 씨 모녀가 머무른 곳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 씨의 독일 법인 설립에 관여한 박승관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보도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한 현지 여성은 신문에 "독일 검찰은 그들(최 씨와 딸)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긴박하게 정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사법 당국이 독일 정부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협조 요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독일 검찰이 움직였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조한승 9단은 흑 59로 백에게 연결을 강요한다. 그러나 승부사 최철한 9단은 이 정도의 위협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 백 60으로 우상귀를 잇고 버틴다. 흑의 위협에 거꾸로 “끊을 테면 끊어 봐”라고 으름장을 놓은 것. 이제 와선 흑도 끊지 않고 타협하는 길로 갈 순 없다. 흑 61은 빈삼각이어서 프로들이 꺼리는 수지만 지금은 모양이 중요한 게 아니다. 백 60마저 빼앗긴 마당에 백에 대한 공격을 하지 않으면 실리 부족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백 62로 가볍게 날아올라 탈출을 노리자 흑은 63, 65로 끈끈하게 달라붙는다. 이때 평상시 같으면 참고도 백 1이 좋은 행마. 하지만 지금 흑 돌에 둘러싸인 상황에선 흑 2로 들여다보고 흑 4로 우변 공략에 나서면 백 중앙과 우변 중 하나는 다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백 66으로 응급조치를 하고 70으로 뛰어 그럴듯한 모양을 만들었다. 백이 전체적으로 흑진 안에 갇혔지만 자세가 좋아 쉽게 잡힐 돌은 아니다. 백 60의 버팀 수가 통하면서 이제 형세는 팽팽해졌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딸 정유라 씨와 함께 독일로 도피 중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 씨가 자신과 관련된 의혹이 한국 언론에 제기되면서 제대로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큰 충격을 받고 있으며 귀국해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TV는 26일 최 씨와 전화 통화를 한 교민 A 씨의 증언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최 씨의 귀국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씨는 오래전부터 독일과 각별한 인연을 맺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단국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 다니던 최 씨가 1979년부터 1985년까지 독일에서 유학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1980년대 독일에서 최 씨를 처음 만났다는 전직 언론사 관계자는 2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 씨가 독일에서 공부했고, 이후에도 자주 오갔다. 독일 교민사회에 친분이 두터운 유력 인사가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 씨의 전남편 정윤회 씨(61)에 대해서도 “현지 교민들과 자주 골프를 쳤다. 교민들에게는 잘 알려진 가족”이라고 전했다. 정 씨는 1991년부터 커피 기계, 스포츠 용품, 의류, 가구 등을 수입하는 회사를 운영했다. 그는 2013년 7월 언론 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 당시) 독일에 나가 있었다. 독일에는 자주 왔다 갔다 한다. 옛날에 무역을 그쪽(독일)하고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민들 사이에서는 최 씨가 독일 유학에 실패해 한국으로 돌아갔으며 10여 년 뒤 다시 독일에 와 한국 식당 등 사업에 손을 댔지만 동업자와의 불화로 정착에 실패했다는 증언도 나온다고 TV조선이 이날 보도했다. 최 씨는 이후 남편 정 씨와 승마 선수인 딸 정유라 씨(20)의 말과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독일을 자주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와 가까운 한 인사는 “최 씨가 (승마를 통해 알게 된) 독일인이 많다. 도피 동선을 짜면 도와줄 수 있는 현지 인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독일 슈미텐의 지역 신문 타우누스차이퉁은 25일(현지 시간) 최 씨가 독일에 세운 법인 ‘비덱스포츠’가 14개의 다양한 회사를 슈미텐에 등록했다고 보도했다. 슈미텐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서북쪽으로 30km 떨어진 인구 9000명의 작은 마을이며 최 씨 모녀가 머무른 곳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 씨의 독일 법인 설립에 관여한 박승관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보도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한 현지 여성은 신문에 “독일 검찰은 그들(최 씨와 딸)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긴박하게 정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사법 당국이 독일 정부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협조 요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독일 검찰이 움직였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이유종 pen@donga.com·서정보 기자}
박근혜 정부 들어 문화체육관광부는 인사 파동과 행사 관련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최순실 차은택 씨 등 비선실세가 국정을 농단한 증거들이 속속 들어나면서 이같은 파문이 일어난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고 있다. 이들이 문체부 행정력과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문화·체육계를 그들의 '놀이터'로 삼은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비선실세 인사개입 의혹 문체부의 인사 파동은 2013년 박근혜 정부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전국승마대회에서 준우승을 하자 청와대의 지시로 그해 5월 문체부가 대한승마협회를 감사했다. 담당인 체육국장과 과장은 최 씨에게 유리하지 않은 감사 결과를 청와대에 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그해 8월 유진룡 전 장관을 직접 청와대로 불러 두 담당자를 '나쁜 사람들'이라고 지칭하며 문책 인사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대기발령 후 좌천됐다. 유 전 장관은 역시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 청와대 인사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2014년 7월 후임 장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면직'됐다. 이어 그해 10월 기획조정실장을 비롯한 1급 6명이 사표를 내 이중 3명이 옷을 벗었다. 최근 유 전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김기춘 비서실장이 김희범 애틀랜타 총영사를 1차관으로 앉힌 뒤 1급들에게 사표를 내게 하라고 지시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2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장관 책임 하에 하는 부처 인사에 대해 터무니없이 '누구를 자르라'고 그렇게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내가 (최순실 씨와) 한 통화라도 했으면 사람이 아니다. 본 적도 만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최 씨를 등에 업은 차 씨는 문체부 핵심 요직을 그의 인맥으로 채웠다. 유 전 장관 후임으로 온 김종덕 전 장관은 차 씨의 대학원 지도교수였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은 차 씨의 외삼촌이었고 한국컨텐츠진흥원장은 차 씨와 광고계에서 함께 일한 송성각 씨가 차지했다. ●미르 K스포츠재단 통해 이권 챙기기 최 씨와 차 씨는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을 통해 각각 체육계와 문화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문체부 행사를 따내 이권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차 씨는 지난해 밀라노 엑스포 총감독, 문화창조융합본부장 등을 맡으며 문체부 주요 행사를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차 씨는 문체부 예산을 대폭 증액 받았고, 더플레이그라운드 등 자신이 관여한 회사가 문체부 행사 등을 따내도록 해 수십억 원대의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차 씨 자신의 석사학위 논문에 나온 가상 가수 캐릭터를 모방해 유사 캐릭터를 만든 회사를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지 내에 입주시키기도 했다. 또 한국스포츠개발원이 2년 간 개발하던 '코리아체조'를 갑자기 중단시키고 한 달 만에 '늘품체조'를 만들어 대통령이 직접 시연하기까지 했다. 한 문화계 인사는 "CF감독이던 차 씨가 문체부 일에 관여하지 않는 데가 없어 그 배경이 늘 궁금했는데 박 대통령을 끼고 있던 최 씨가 차 씨를 밀어줘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송찬욱 기자song@donga.com}

조한승 9단의 손이 머문 곳은 흑 49였다. 백 ◎ 두 점을 위협하는 강렬한 급소. 맥에 밝은 기사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두 점이 초점이 아니었다. 흑은 백 ○의 욕심에 의해 잡은 선수를 중앙 흑 세를 온전히 지키는 데 써야 했다. 그러려면 백 ◎에 바싹 다가설 게 아니라 참고도 흑 1처럼 멀찌감치 전체 국면을 조망하는 여유가 필요했다. 백 2로 재차 삭감한다면 흑 3으로 가볍게 뛰어 좌우를 동시에 압박한다. 조 9단은 백 50의 호수를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흑의 힘을 역으로 이용하는 수다. 이런 감각은 최철한 9단이 일류 기사임을 보여 준다. 흑의 대응은 고작 51 정도인데 백 56까지 흑 중앙 세력권 안에서 백이 철옹성을 쌓았다. 저 멀리 하변 흑 세에서 외롭던 하변 백 두 점도 이젠 훈훈한 온기를 느낄 정도다. 백 58로 흑 공격권에서도 완벽히 벗어나며 사실상 흑 세력이 사라져 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변화에 관전객 모두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흑이 기선을 잡았다 싶은 순간이 신기루처럼 날아갔다. 이제 흑이 고집을 부려 백 ◎ 두 점을 손에 넣으려 하면 진짜 역전이다. 조 9단은 정신을 가다듬으며 새로운 전장을 마련하기 시작했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이 A 대신 37을 선택한 것은 현명하다. 백에게 실리를 좀 내주지만 중앙 흑 세력을 확장한다는 기본 전략과 맞아떨어진다. 여기서 백은 웬만한 삭감 수로는 본전도 찾지 못할 수 있고, 너무 깊숙이 들어갔다간 뼈도 못 추릴 수 있다. 백 40이 좋다 나쁘다를 섣불리 논할 수 없는 수. 다만 최철한 9단의 장기인 기대기 전법인 건 분명하다. 여기서 변화가 많은데 흑 41이 가장 간명하면서도 강력한 수. 흑 43 이후 백의 진로가 또 만만치 않는데 백 44가 기민한 선수. 이곳은 실리로도 크지만 좌하 백 귀의 사활과도 관련 있다. 중앙에서 어영부영하다가 46의 곳을 흑이 먼저 두면 백이 귀 사활 관계상 손을 뺄 수 없다. 그건 실전과는 어마어마한 차이. 백은 내친김에 48로 한 번 더 밀었다. 흑 B로 받아주면 무조건 이득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백 48까진 욕심이었고, 그냥 참고도 백 1로 중앙 삭감에 나서는 게 좋았다. 흑 2로 막으면 백 3으로 중앙 흑 세력이 크게 줄어든다. 물론 흑도 2 대신 달리 응수하겠지만 그만큼 48의 곳이 급한 곳이 아니었다는 의미다. 조 9단은 한참 만에 흑 돌을 쥔 뒤 손을 바둑판 위로 뻗었는데….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22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8회 응씨배 결승 5번기 3국에서 박정환 9단이 중국의 탕웨이싱 9단에게 백 7점(한국식 6집 반) 승을 거둬 종합 전적 2-1로 타이틀 획득까지 한 판만을 남겼다. 4국은 24일 열린다. 백 ○로 하변부터 시작된 흑 세력을 삭감하며 36의 곳에 침입을 노린다. 그렇지만 흑은 36의 침입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 흑 31, 33이 조한승 9단의 원대한 작전을 위한 디딤돌이다. 좌변과 하변을 연결하며 흑 세력의 깊이를 더하는 수. 백 34로 백 ○ 한 점의 퇴로를 확보했지만 흑 35가 천하의 명당이다. 하변 흑 세를 완성하는 화룡점정이면서 우변 백 석 점의 사활을 은근히 추궁하고 있다. 그렇다고 백이 하변 침입에 당장 나서면 일방적으로 공격당할 우려가 있다. 36으로 들어가 실마리를 풀려고 한다. 여기서 참고도 흑 1로 두는 건 백 6까지 흑이 곤란하다. 흑이 어떻게 하면 지금까지 쌓은 공든 탑을 지킬 수 있을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