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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힘이 둘 때 묜~ '로끼 인 마이 라이프'(Lucky in my life)~, 구대가 꿈처럼 다가오네요." 연예인 지망생들이 많이 다닌다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학원. 7일 일본인 스즈키 사토코 씨(鈴木怜子·23·게이오대 생명정보학부 신경과학과4)는 이 학원에서 첫 보컬 레슨을 받았다. 곡명은 그가 좋아하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OST 수록곡 'Lucky'였다. 강사는 "발음은 조금 서툴지만 고음이 매끄럽다"고 평가했다. 그의 꿈은 가수다. 중학교 때 일본 아이돌그룹 '엔젤 아이즈' '하라주쿠 론차드'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8월 연세대에 교환학생으로 온 그는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국내 케이블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하기도 했다. 보컬 트레이닝을 받는 것 외에 현재 신촌에 있는 학원에서 댄스 교습도 받고 있다. 그는 "한국 연예인 양성 시스템이 일본보다 더 체계적이다"면서 "학원에 다니면서 SM, JYP, YG 등에서 오디션을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 뿐 아니라 한국과 동남아 등에서 활동하는 가수가 되고 싶고요. 그런 점에서 한국 기획사에 들어가는 게 유리하겠죠." 그는 나이 때문에 한국에서의 도전을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있다. 그는 "이번 도전에 실패하면 전공을 살려 취업하거나 결혼하라는 집안의 '압력'도 있다"며 웃었다. K팝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이른바 'K팝 유학생'도 생겨나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 다녔다는 학원에는 '제2의 소녀시대' '제2의 빅뱅'을 꿈꾸는 중국과 일본, 동남아 출신 수강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솔림 SM아카데미 원장은 "K팝이 뜨면서 해외 언론을 통해 한국 고유의 연예인 양성 시스템으로 기획사 뿐 아니라 학원이 함께 부각됐다"면서 "한류 영향력이 커지고 한국 기획사를 통해 가수 데뷔를 꿈꾸는 외국인들이 늘수록 학원을 찾는 수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기획사가 10대 위주로 뽑기 때문에 K팝 유학생 중에는 10대들도 적지 않다. 올해 18세인 중국인 가오샨 양도 그중 한 명. 지난해 6월 한국에 유학을 온 그는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경희대 한국어학당에 다니며 연예인 양성학원에서 일주일에 3번 보컬과 댄스교육을 받고 있다. 가오샨 양이 연예인이 되기 위해 자퇴를 하고 한국으로 가겠다고 하자 집안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에서 가수가 되기 위해서는 10대에 데뷔를 해야 한다"며 부모를 설득했다. 이지영 JYP 신인발굴팀장은 "본사에서 한달에 두 번 여는 정기 오디션 참가자의 10%가 외국인"이라며 "일본이나 중국, 대만, 동남아 등에서 자비를 들여 오디션을 위해 찾아 온다"고 말했다. "소녀시대의 태연처럼 보컬과 댄스를 함께 잘하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기획사 오디션을 준비하면서 한국에 있는 대학의 연극영화학과나 실용음악과에 진학하겠다." 가수가 되기 위해 한국행을 선택한 가오샨 양의 당찬 포부다. 그러나 연예인이 되는 것은 K팝 유학생들에게도 역시 '좁은 문'이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버스커버스커’, ‘십센치’, 장재인의 공통점은? 의견이 분분하겠으나 ‘버스킹(busking)’이라는 말이 하나의 답이 될 듯하다. 길거리 공연을 뜻하는 버스킹은 요즘 인디 음악인을 비롯해 아마추어 음악인들 사이에서 트렌드가 되고 있다. 특히 땅거미가 내리는 저녁 무렵,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서울 홍익대 인근 거리나 대학로 등에서는 길 어귀 곳곳이 무대로 변한다. 5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주차장 부근. 각각 기타와 건반, 아프리카 북인 ‘젬베’ 등 여러 타악기를 짊어진 3명의 청년이 공터 한쪽에 후다닥 악기를 설치했다. 행인이 많긴 하지만 과연 쉽사리 발걸음을 멈출지 미심쩍다. 염려와 달리 노래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커플 두세 쌍이 모여들더니 노래 한 곡이 끝날 즈음엔 30∼40명의 관중이 형성됐다. “관객 모으는 비법요? 여전히 잘 모르겠어요. 저희만의 노하우라면 저녁에는 가로등 아래가 좋죠. 노래랑 분위기도 어울리고, 집중도 잘되고요.” 이 그룹의 이름은 ‘파티스트릿’. 2009년 버스킹을 하기 위해 뭉친 이 밴드는 이름처럼 길에서 공연을 하며 자신들의 음악을 알렸다. 버스킹 공연에는 정해진 요금도 없다. 30∼40분의 공연이 끝난 뒤 원하는 만큼 관람비를 내거나 앨범을 사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음악을 알리고 그룹을 홍보하겠다는 목적이 더 강하다. 실제로 이날 공연을 구경한 대학생 이하정 씨는 “버스킹 공연을 보고 마음에 드는 곡을 발견하면 음원을 구입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파티스트릿 역시 3년의 거리 공연 덕에 팬이 생겼고 요즘엔 버스킹할 시간을 줄여야 할 정도로 공연 요청도 늘었다. 이들은 “무대 울렁증도 사라졌고 버스킹을 하면서 실력도 는 것 같다”며 “우리는 길에서 컸다”고 말했다. 요즘은 너도 나도 버스킹을 하려고 ‘길바닥’으로 나오는 뮤지션이 늘고 있다. 실제 이 시간대에 홍익대 주변에는 파티스트릿 외에도 10대부터 30대 정도의 뮤지션까지 10개 가까운 개인 혹은 팀이 버스킹에 열심이었다. 과거에는 어쿠스틱 음악을 하는 팀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장르도 다양해졌다. 이날 홍익대 앞 놀이터에는 타악 그룹과 일렉트로닉 음악을 하는 DJ그룹, 힙합 뮤지션 연합팀이 각기 불과 4, 5m 거리를 두고 공연을 펼치고 있었다. 2000년 초반부터 버스킹을 했다는 한 뮤지션은 “과거에는 서로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거리를 두고 노래하는 등 예의를 지켰는데 요즘에는 등을 맞대고 자기 노래 부르기에 급급한 모습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염려 속에도 버스킹 바람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음악평론가 서정민갑 씨는 “과거에는 방송국 PD 혹은 공연장 주인의 평가를 거쳐야만 대중 앞에서 노래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길에서 직접 관객과 만나고 손수제작물(UCC) 등을 통해 노래를 알릴 수 있게 됐다”며 “최근에는 일부 기성가수가 거리 공연에 나서면서 참신한 이미지를 얻고 있어 버스킹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석 달의 휴지기 끝에 다시 나온 MBC ‘나는 가수다’ 시즌2(이하 나가수2). 그 승부수는 ‘생방송’이었다.MC 이은미(사진)는 “녹화는 믹싱을 통해 좋은 음향을 들려드릴 수 있지만 이번에는 생방송으로, 진짜 사운드로 진행하게 됐다. 실수나 거친 소리가 들어갈 수 있지만 좋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연의 질을 다소 포기해서라도 생방송의 긴장감에 기대 나가수1이 잃어버린 화제성을 되찾겠다는 의도가 엿보였다. 이른바 ‘쌀집 아저씨’로 알려진 첫 연출자 김영희 PD의 복귀도 관심을 끌었다. 제작진의 계산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실질적인 첫 생방송 경연이었던 6일 나가수2의 시청률(AGB닐슨 전국시청률)은 9.9%로 녹화였던 전주 오프닝 공연보다 1.7%포인트 올랐다. 실제 방송은 긴장감이 넘쳤다. 출연한 6명의 가수들은 생방송 무대에 오르는 순간뿐 아니라 청중 및 재택 평가단의 투표가 진행되는 내내 극도로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1위로 뽑힌 가수 이수영은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문제는 가수뿐 아니라 진행자와 제작진까지 너무 긴장했다는 사실이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메인 MC 이은미 등 4명이나 된다. ‘사공’이 많아서인지 무대와 객석, 가수 대기실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말들이 넘쳐났다. 생동감 있는 현장이 포착되기보다는 사전에 준비한 뻔한 질문과 소감이 이어졌다. 더듬거리는 MC, 제때 들어오지 않는 마이크 등 자잘한 실수가 반복적으로 노출됐다. 방송 후 프로그램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산만했고 불안했다’는 시청자의 평이 이어졌다.이날 방송사고가 나올 수 있는 파격적인 선곡과 무대는 제외되고, 대부분 안전한 선곡이었다. 그마저도 긴장했기 때문인지 음이탈 등이 나오면서 가수들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생방송이기 때문에 음향의 질도 예상대로 시즌1에 비해 떨어졌다. 90분 생방송에서 이 정도의 흠집은 눈감아 줄 만하다고 제작진은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마추어들도 생방송 무대를 무리 없이 소화하는 요즘에 프로 가수, 프로 제작진의 생방송 경연에 거는 기대는 이날 실제 방송내용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나가수1을 통해 시청자들의 잣대도 더 엄격해졌다. 가장 큰 아쉬움은 긴장감만 넘쳐나고, 정작 음악에는 적지 않은 구멍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제목이 암시하는 ‘나는 프로’라는 자의식에 어울리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삼대째설렁탕에 식약청 조사팀이 들이닥친다. 식당에서 무더기로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데 이어 수입 쇠뼈를 섞어 쓴다는 제보 때문이다. 성준(한재석)은 병원에서 나온 검사 결과를 토대로 식중독이 설렁탕집의 음식과 무관하다는 내용의 자료를 조사팀에게 건네지만 식당 구석에서는 수입 뼈 조각이 담긴 자루가 발견된다. 산해(임예진)는 거짓 제보라며 억울해하지만 결백하다는 증거를 찾지 못해 답답해한다. 금호(신승환)는 이번 사건의 배후에 진미가 있다고 판단하고 찬솔식품을 찾아간다. 진미는 자신이 저지른 일을 부인하지 않고 금호에게 삼대째설렁탕과 찬솔식품 간 협약을 제안하면서 김치 제조 비법을 알려달라고 요구한다. 성준과 금희(박선영) 사이를 떼어놓으려는 영주(이하늬)는 유경병원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는다. 병원을 둘러싼 안 좋은 소문이 돌자 투자자들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영주는 금희에게 유경병원을 살리고 싶으면 성준에게서 멀어지라고 경고한다. 계향(고두심)이 주최하는 전수자 요리대회 2차 경연이 일품요리를 주제로 마침내 시작된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사탕을 삼킨 마술사가 잠시 후 실로 목을 문지르자 삼켰던 사탕이 실에 걸려 나온다. 마술사는 다시 실을 삼키고, 그 실은 마술사의 배에서 살갗을 뚫고 다시 발견된다. 이 흥미로운 마술의 주인공은 아르헨티나 출신 꽃미남 마술사 미르코. 100년 역사의 미국 SAM 마술대회에서 70년 만에 탄생한 금메달 수상자(2003년)다. 그는 아르헨티나 전통 문화와 결합한 다양한 마술을 선보인다. 아르헨티나 전통 춤에 사용되는 도구인 볼레아도라스를 이용해 손을 대지 않고 전구에 불을 끄고 켜며, 전구를 깨뜨리기도 한다. 그는 도우미로 나선 개그우먼 곽현화에게 허리에 여러 장의 카드가 뒤죽박죽 섞여 있는 상자를 차게 한 후 살사댄스를 추게 한다. 춤춘 뒤 연 상자에는 카드가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SAM 대회에서 선보였던 비눗방울 마술도 소개된다. 터지지 않는 비눗방울은 자유자재로 늘어나고 그 속에서 장미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순식간에 피에로로 변신한 미르코는 수많은 비눗방울 사이에서 풍선을 들고 공중부양을 해 관객들의 갈채를 받는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자체 선발전을 통과한 ‘불멸의 국가대표’(불국단) 이만기, 양준혁, 심권호가 김동현을 상대로 종합격투기 대결을 펼친다. 김동현은 미국 격투기 단체 UFC에서 동양인 최초로 5연승을 한 선수. 5분씩 3라운드로 진행되는 경기에서 불국단 선수 3명은 각각 한 라운드씩 출전한다. 세 번 중 한 번이라도 김 선수를 KO시키거나 항복을 받아내면 승리할 수 있다. 또 라운드당 점수에 상관없이 3라운드 중 2라운드만 버텨도 불국단의 승리로 인정된다. 경기 전 김동현은 가장 어려울 것 같은 상대로 레슬링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심권호를, 가장 만만한 상대로 야구선수 출신 양준혁을 찍었다. 양준혁은 “종합격투기 로드 FC 챔피언인 육진수 감독도 나한테 졌다”며 발끈한다. 이날 번외경기로 이만기와 김동현이 즉석 씨름대결을 갖는다. 이만기는 화려한 씨름 기술을 구사하며 5초 만에 김동현을 제압한다. 경기 후 김동현은 이만기에 대해 “종합격투기에 뛰어들었다면 챔피언감”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세계 50개국 출신 심리학자, 사회학자, 경제학자, 정치학자와 정책전문가 등 전문가 100명에게 행복이 무엇인지를 묻고 그들의 대답을 모아 엮었다. 그 결과 개인적인 감상보다 객관적인 연구로 입증된 행복론을 담아냈다. 쉬운 단어로 요약해 정리하고 컬러 사진과 일러스트레이션을 곁들여 기존의 딱딱하고 추상적인 행복 관련 도서와 차별화를 꾀했지만 ‘예쁜 사진이 실린 교과서’ 같아 읽는 재미는 떨어진다. 굳이 값비싼 대형 판본을 쓸 필요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지난해 말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상임의장이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전 세계 정치 지도자 200명에게 선물로 보내 화제가 됐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이제 막 열 살이 된 아프리카 가나의 소녀 산드라는 동생의 도움 없이는 학교에 갈 수 없다. 여섯 살 때 세균성 질환을 앓아 시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가난 때문에 제대로 치료 한번 받지 못한 산드라는 바늘구멍만 한 빛도 볼 수 없게 됐다. 같은 마을 주베틴 할아버지 역시 20년 전 백내장을 앓아 앞을 볼 수 없다. 안경을 써도 또렷하게 보지 못하는 할아버지는 지난 세월을 운명으로 여기며 살아왔다. 그러나 두 사람은 한국 의료봉사단 비전케어가 마을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새로운 꿈을 갖게 된다. 실명으로 오랫동안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던 산드라는 희망에 부풀고, 주베틴 할아버지는 “눈을 뜨면 아프리카의 자연을 눈에 담고 싶다”고 말한다. 아프리카의 후진적 의료 환경과 실명 위기에 처한 사람들의 현실을 그려낸 ‘눈을 떠요, 아프리카’ 시리즈의 2부. 열악한 환경에서도 빛을 찾고자 애쓰는 사람들의 소중한 희망을 담아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1970, 1980년대 학교 앞 문방구는 하굣길 아이들의 성지(聖地)였다. 문구류뿐 아니라 싸구려 쥐포를 비롯한 ‘불량식품’이 지천이었고, 작은 공간 가득 진열된 장난감은 가격도 저렴해 코흘리개들의 용돈으로 ‘풍요로운 쇼핑’이 가능했다. 복제판 조립식 로봇은 요즘 피겨와 비교하면 색상이나 만듦새가 조악하기 그지없고, 싸구려 마론 인형은 8등신 금발 바비에 비하면 가분수 숏다리에 머리숱도 적었지만 아이들은 개의치 않았다. 24일 찾은 서울 마포구 서교동 다복길의 ‘뽈랄라수집관’은 그 시절 문방구에서 팔던 장난감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99m²(약 30평) 남짓한 지하공간에는 1960년부터 1990년대까지 각종 장난감과 인형, 만화책, 잡지 등이 전시돼 있다. 주인조차 그 수량을 가늠할 수 없다고 했다. 0.1t 거구에 뿔테 안경, 턱수염이 만화 캐릭터를 떠올리게 하는 현태준 씨(46)는 이곳의 관장이자 장난감들의 주인이다. 만화가와 저술가, 장난감 연구가, 주점 ‘뽈랄라싸롱’ 주인 등 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그는 스스로를 ‘짝퉁 아티스트’란 의미의 ‘아리스트’라고 부른다. 수집품 중 값비싸거나 세련된 아트 피겨는 드물다. 지금 30, 40대들이 유년시절 가지고 놀았던 짝퉁, 일본이나 미국 만화캐릭터를 카피해 만든 국산 모조품이 대부분이다. 그래서일까. 진짜 지구를 지켜줄 것 같은 오리지널 캐릭터들과 달리 이 수집품들은 ‘표정이 어눌하거나 자신감이 없어 보이거나 혹은 슬픈 표정을 짓고 있다’고 현 씨는 말했다. 그에 따르면 국산 슈퍼맨은 ‘경상도 아저씨’ 분위기가 나고, 독수리 오형제의 꽃미남 1호는 ‘두메산골 청년’을 닮았다. 제작비를 아끼려고 다른 인형의 몸에 얼굴만 바꿔 끼워 덩치만 훌쩍 커진 ‘사춘기 아톰’도 있다.“애들 장난감 따위에 완벽을 기할 만큼 여유가 없었던 당시 생활상이 반영된 거죠. 열악한 환경에서 어른들은 대충대충 만들었고, 아이들은 ‘뭐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받아들였던 허술하고 인간적인 정서…. 어찌 보면 참 풋풋했던 시절 이야기들이 담겨 있죠.” 그는 외환위기 당시 동네 문방구 주인 할아버지로부터 10만 원에 ‘떨이’로 완구를 몽땅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10여 년간 대형마트 등에 밀려 문 닫는 전국의 문방구를 순회했다. 아내 몰래, 매일 조금씩 꾸준하게 장난감을 모았다. 뽈랄라수집관에는 수집품 일부만 전시하고 있고, 그의 서대문구 연희동 작업실에는 이곳의 3배에 달하는 수집품들이 전시를 기다리고 있다.“게임기가 등장하면서 장난감이 많이 줄었죠. 요즘 장난감은 죄다 유아용이에요. 그런 건 부모들이 두뇌개발 같은 ‘엉큼한’ 생각에서 구입하는 거라 제 관심사는 아니죠. 그 대신 요즘엔 과자에 들어있는 ‘따조’나 캐릭터 카드를 모아요. 발명특허 냈다가 망한 아이디어 상품이나 천냥마트 등에서 파는 ‘땡처리’ 잡동사니도 수집하고요.”‘싸구려’라지만 그동안 쓴 돈이 적지 않다. 수집관과 창고 유지비로만 매달 수백만 원이 드는 탓에 다른 일로 돈을 벌어 모두 수집품에 쏟고 있다. 아내의 시름이 날로 깊어질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수집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한 시대를 살았던 개인들이 관계를 맺었던 물건들이잖아요. 나와 관계없는 고급제품보다 이런 것들이 더 의미 있다고 봐요. 임금님 물건을 박물관에 보관하는 것과 같죠.”현 씨는 앞으로 그동안 모은 수집품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한꺼번에 전시할 공간을 찾는 게 목표다. 그 바쁜 가운데 조만간 어린이잡지와 선데이서울을 섞어놓은 아저씨용 잡지 ‘오빠생활’을 낼 예정이다. 이 같은 ‘B급 사랑’의 근원은 뭘까. “가난하고 꼬질꼬질한 우리 집을 마냥 부끄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철이 들고 저간의 사정을 이해하면 애정이 생기잖아요. 우리의 과거 일상에서 촌스럽고 후지다고 폄하되는 것들도 마찬가지예요. 관점을 달리하면 예뻐요.”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머구리’는 깊은 바닷속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잠수부를 가리킨다. 북한과 맞닿은 강원 고성군 대진항에는 청동 투구를 쓰고 50kg이 넘는 장비들을 찬 채 일하는 머구리 7명이 있다. 이들 중 막내는 서른아홉 살의 탈북자 옥성관 씨(사진). 그는 머구리로 성공한 탈북자 박명호 씨의 사연을 TV로 접한 뒤 머구리 일을 배우기 위해 이곳으로 왔다. 그에게는 스물세 살의 아내 박명옥 씨가 있다. 2년 전 북에서 만난 두 사람은 한창 사랑을 꽃피우다가 남으로 넘어 오게 됐고 6개월 전부터 함께 살고 있다. 부부는 4년 뒤 배를 한 척 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노력에 비해 실력이 쉽게 늘지 않고, 동해의 날씨마저 도움을 주지 않는다. 날씨 탓에 번번이 바다에 나가지 못하는 옥 씨는 서해에서 키조개 잡이를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머구리 품앗이를 위해 충남 보령으로 떠난다. 북에서도 서해에서 바다 일을 했던 그는 엄청난 키조개 수확량에 놀라는데….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저자는 남자다. 이 책은 ‘여자들은 왜 가방에 집착하는지’ ‘여자의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하는 남자들의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여자들도 물론 궁금하다. 어떤 이유로 여성의 가방은 ‘제2의 집’ 혹은 ‘또 다른 나’로서 물건을 넣는 도구나 액세서리 이상의 지위를 얻게 되었을까. 사회학자인 저자는 여성 75명을 만나 가방에 대해 인터뷰했다. 응답자들은 자신의 가방 브랜드와 개수, 가방을 메는 법 등을 시시콜콜 답했고, 저자는 이를 통해 여성들이 가방에 투영하고 있는 삶의 가치를 읽어냈다. 여성들이 여성해방으로 더 많은 자유를 누리게 됐지만 반대로 가방의 무게는 무거워졌다는 관찰은 흥미롭다. 저자는 여성의 가방 속에 흔히 들어있는 물건인 아스피린을 사례로 들어 오늘날 여성들이 느끼는 정신적인 부담을 이야기한다. 유독 가방에 집착하는 아내 혹은 여자친구를 이해하고 싶은 남자들, 반대로 가방을 사기 위해 남자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 있는 여자들에게 유용한 참고서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는 문화계 ‘어른들’의 사랑방이 있다. 인사동 길 중간에 위치한 ‘아리랑 가든’. 150석 ‘ㄷ’자형 한옥으로 이뤄진 식당 외관은 특별하지 않다. 그러나 이곳에 들어서면 한 시대를 주름잡던 그리운 얼굴들이 막걸리 잔을 기울이는 장면을 접할 수 있다. 》 기자가 찾아간 10일에는 ‘예우회’라는 이름의 원로 대중음악인들의 모임이 열렸다. 흰머리에 주름은 늘었지만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키보이스의 원년멤버 윤항기 목사, 키보이스와 히식스의 멤버였던 김홍탁 서울재즈아카데미 원장, ‘뜨거운 안녕’의 쟈니 리, 데블스의 홍필주 김명길 씨 등 1960, 70년대 미 8군 무대에 올랐던 1세대 밴드 출신 음악인들이다. 이날 참석하진 못했지만 한국 록의 전설인 신중현 씨, ‘사랑과 평화’ 최이철 씨 등도 이 모임의 멤버다. 이들의 대화에서는 “(임)재범이나 백두산의 (김)도균이는 모두 애들”이 됐다. 1세대 재즈가수 장우(코코장) 씨는 “이곳은 원로 예술인들의 아지트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문화예술인들이 이곳을 자주 찾는 것은 유재만 사장(64)과의 오랜 인연 때문이다. 예우회뿐 아니라 정지영 이장호 감독 등 중견 영화감독들도 단골이다. 첼리스트 장한나 씨부터 해금연주자 강은일 씨까지 손님들의 전공 분야도 각양각색이다. 유 사장은 “손님 하나가 한 곡조를 뽑으면 다른 방에 있던 손님들이 맞받아치며 식당 마당에서 한 편의 즉석공연이 연출되는 날도 있다”고 말했다. 기념품 매장 ‘아리랑 명품관’도 운영하는 유 사장은 인사동의 30년을 지켜본 터줏대감이다. 지금의 기념품 매장 자리에서 1985년부터 ‘인사 슈퍼마켓’을 운영했던 그는 인사동에 터전을 두거나 전시회를 열었던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자연스럽게 가까이 지내게 됐다. 고 천상병 시인은 매일 맥주 한 병을 그의 가게에서 샀고, 소설가 이외수 씨 등도 단골이었다. “가난한 예술가들이 뒤풀이를 할 때 술이나 먹을거리를 후하게 제공했지. 그게 다 단골 만드는 비결 아니겠어? 하하.” 2004년 작고한 타악연주가 김대환과는 유난히 각별한 사이였다. 베트남전 참전 당시 위문공연하던 김대환의 연주를 접하고 팬이 된 뒤 30년 이상 ‘김대환 맹신도’로 살아왔다. 1989년부터 가게 2층을 아예 김대환의 연습실로 제공했다. 이 공간은 지금도 김대환이 생전 쓰던 악기와 초정밀 미각(米刻) 작품을 보관하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대환과의 인연으로 다시 소리꾼 장사익, 일본 타악 명인 오쿠라 쇼노스케 등과도 친분을 쌓았다. 유 사장은 “(식당이) 더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만나고 정을 나누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 젊은 (예술인) 친구들이 많이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마지막 회. 서래(김희애)는 동생의 집에서 나와 태오(이성재)와 함께 살게 된다. 상진(장현성)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중징계를 피하기 위해 상사의 권유로 사직서를 내고 대선캠프에 합류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속상한 상진은 술을 마시고 서래를 찾아가 다시 시작하자며 매달리지만 매몰차게 거절당한다. 전날 밤 현태(혁권)와 은주(임성민)가 내연 관계로 밝혀지면서 일어난 소동 때문에 온 동네로 이 소문이 퍼진다. 명진(최은경)과 친정 식구들은 현태에게 분노하면서도 쉽사리 이혼하라는 이야기를 못한다. 명진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시아버지(정한용)의 사무실로 찾아가지만 이미 은주가 찾아와 현태에게 숨겨진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 손자의 존재를 알게 된 시아버지는 은주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현태와 명진의 관계는 역전된다. 한편 지선(이태란)은 SAT 유출 혐의로 결국 체포된다. 태오를 마주한 지선은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두 사람은 화해한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다음 달 3일 개봉하는 ‘코리아’는 1991년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사상 첫 남북 탁구 단일팀의 실화를 담고 있다. 영화는 네트를 사이에 두고 라이벌로 마주했던 남과 북의 탁구선수들이 이념을 허물고 한 팀이 되는 46일간을 그린다. 21년 전 당시 세계 최강팀인 중국을 이기고 우승을 일궈냈던 성공적인 ‘작은 통일’의 후일담인 셈이다. 그래서 스포츠 영화의 매력을 살리는 것과 동시에 분단이라는 한국적 특수 상황에 대한 해석을 함께 담아내는 것이 이 작품의 숙제가 됐다. 문현성 감독도 기존 스포츠 영화들과의 차별성을 묻는 질문에 “대회에서 이겼느냐 졌느냐가 첫 번째 관심사는 아니다. 오히려 최상의 결과를 얻었지만 이산가족처럼 헤어져야 하는 현실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탁구라는 스포츠를 다룬 영화로서 ‘코리아’는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탁구공의 빠른 움직임과 소리, 스포츠 경기의 긴박감 등이 극 후반으로 갈수록 고조되며 강약 조절에 성공했다. 남측 현정화 선수 역을 맡은 하지원과 북측 이분희 선수 역의 배두나, 유순복 선수 역의 한예리 등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실화의 주인공인 현정화 마사회탁구단 감독이 실감나는 장면 연출을 위해 7개월 동안 배우들을 직접 지도했다. 오른손잡이인 배두나는 이분희가 왼손잡이라는 점을 감안해 왼손으로 탁구를 쳤고, 같은 북측 선수라도 평양 사투리를 쓰는 이와 함경도 사투리를 쓰는 이를 골고루 등장시키는 등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눈에 띈다. 시사회에 참석한 현 감독은 “배두나가 쓰러지면서 백핸드를 치는 장면이나 한예리가 뛰어 들어가며 득점을 하는 장면 등은 전문 탁구선수도 해내기 어려운데 정말 멋지게 소화해줬다”면서 “그때(1991년 세계선수권대회) 생각이 나 다시 한 번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리아’의 장점은 여기까지다. 아쉽게도 이 작품은 관객에게 민족주의를 힘주어 호소하는 데서 더 나아가지 못한다. ‘착한’ 우리 편(코리아팀)의 단합을 위해 중국 등 상대팀의 비열함을 유독 강조한 데다 남북한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남한 선수들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북한 선수들의 경직된 분위기를 시종일관 대비하는 장면 등은 과장돼 보인다. 남북분단의 안타까운 상황을 극대화하기 위해 남북 선수들 사이의 러브 스토리를 설정한 것이나, 북측 선수들이 당의 지시에 따라 갑작스레 경기를 중단하려다 남측 선수들의 호소로 다시 경기에 나온다는 에피소드는 억지스럽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한국 대중의 감성에 호소하기 위한 선택이었겠지만 남북의 극단적인 대비나 극 전반에 흐르는 감정과잉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2.7g 탁구공의 경쾌한 움직임 속에 대중적 공감과 함께 사려 깊은 해석까지 요구하기엔 남북 분단의 현실이 너무 무거웠을지도 모른다. 12세 이상.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KBS 2TV 월화 미니시리즈 ‘사랑비’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영화 ‘건축학 개론’처럼 첫사랑이 소재다. 그러나 흥행에 성공한 앞의 두 작품과 달리 총 20부작 중 3분의 1 정도 진행된 사랑비의 시청률은 지지부진하다. 이 드라마는 1980년 애틋한 첫사랑을 나눴던 남녀의 이야기와 2012년 그 자녀들의 사랑 이야기 두 축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4∼5%대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이 드라마에선 ‘가을동화’ ‘겨울연가’를 히트시킨 윤석호 PD와 오수연 작가가 다시 뭉쳤다. 한류스타 장근석과 ‘소녀시대’ 윤아, 연기파 배우 이미숙 정진영까지 캐스팅도 화려하다. 일본에는 역대 한국 드라마 중 최고 조건으로 판매됐다. ‘영상의 마술사’로 불리는 윤 PD의 작품인 만큼 화면은 섬세하고 아름답다. 제작진에 현재의 시청률은 다소 가혹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무엇이 문제일까. 좋은 재료와 여건에도 불구하고 1980년 20대의 인하(장근석)와 윤희(윤아)의 이야기를 다루는 초반 4부까지의 진부함은 이 드라마의 치명적인 약점이 됐다. 줄거리는 많이 들어본 듯 익숙하다. 캠퍼스를 지나가는 윤희에게 ‘3초 만에’ 사랑에 빠진 인하는 자신의 ‘절친’ 역시 같은 여자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속마음을 밝히지 못한다. 인하와 윤희는 우여곡절 끝에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지만 타이밍은 이미 어긋났고, 인하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자 군에 자진 입대한다. 그사이 윤희 역시 지병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등장인물들은 화면처럼 착하고 아름답지만, 순수함이 지나쳐 공감을 주지 못한다. 유일한 갈등 요소라면 ‘같은 이성을 좋아하는 친구’ 정도다. 드라마 내내 ‘사랑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라는 고전 영화 ‘러브스토리’의 문구가 반복된다. 인하가 우연히 길에서 윤희의 일기를 줍거나, 도서관 책꽂이에서 책을 꺼내다가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는 장면도 나온다. 심지어 윤희가 앓고 있는 병은 결핵이다. 추억을 부르기 위해 디테일한 묘사는 필수적이지만 진부하고 상투적인 표현이 지나치다. 최근 방영분에서는 배경이 인하, 윤희의 자녀인 서준과 하나의 사랑이 시작된 2012년으로 옮아오면서 시청률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이어 32년이 지나도 서로를 잊지 못하는 50대의 인하(정진영)와 윤희(이미숙)도 재회를 앞두고 있다. 두 사람의 재회를 ‘뻔하지 않게’ 그려내는 것이 앞으로 시청률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흑주술’ 판타지가 필요할 만큼 첫사랑 자체가 진부해진 시대다. 첫사랑의 영원성을 그리고 있는 이 드라마가 마지막까지 싸워야 할 것은 그 진부함이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성준(한재석)이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영철의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지만 영철(백윤식)은 숨을 거둔다. 성준은 울음바다가 된 장례식을 찾는다. 그는 영철이 죽기 전 다른 사람 모르게 딸에게 전해 달라고 한 편지를 금희(박선영)에게 건넨다. 편지에는 금희의 출생에 얽힌 놀라운 비밀이 담겨 있다. 금희는 자신의 출생 비밀을 알게 된 뒤 더 큰 혼란에 휩싸인다. 금호(신승환)는 영철의 죽음을 성준이 수술을 잘못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금호는 병원을 찾아가 억울한 죽음을 책임지라며 보상하라고 거세게 항의한다. 금호의 소란이 계속되자 병원의 다른 환자들까지 성준에게서 수술 받는 것을 거부하기에 이른다. 성준의 아버지이자 병원장인 현명(최종환)은 금희에게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다른 병원으로 옮길 것을 권유한다. 금희는 결국 병원에 사표를 낸다. 요리대회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영주(이하늬)는 아버지 돈만(김병기)에게 대회 전 성준과 먼저 약혼하겠다고 선언한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삶의 모든 부분에서 성공을 직조하는 공통적인 실(絲)은 자기 수양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가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주제로 지침서를 펴냈다. 저자는 개인과 조직이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인간관계를 꼽고, 이를 위한 자기 수양을 강조한다. 책은 자기 자신에서 출발해 가족, 사회로 점차 넓혀가며 성공적으로 관계를 맺는 방법을 제시한다. 유교의 경전인 ‘대학(大學)’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떠올리게 한다.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운동하고, 명상과 기도로 개인의 육체와 내면의 성장을 일궈내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또 인간관계의 기본 원칙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받았다면 먼저 다가가고,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기를 것을 제시한다. 영(靈)적 관점에서 문제의 해결 고리를 찾고, 성경을 인용한 사례가 많다. 기독교적인 가치관이 책 전반에 흘러 때로 목사님의 설교를 듣는 듯한 느낌이다. 번역투를 미처 거르지 못한 문장이 종종 눈에 거슬린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이번에는 다를 줄 알았는데…." 올해에도 KBS MBC SBS 지상파 3사의 총선 당선자 예측 조사가 빗나가자 해당 방송사들은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올해는 7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사상 처음으로 전 지역구에서 출구조사를 벌인 만큼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표 마감 직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제1당을 놓고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새누리당은 과반인 152석을 확보해 127석을 얻은 민주통합당을 여유 있게 제쳤다. 당선 예측이 빗나간 지역은 16개 지역구에 달한다. 서울 은평을 지역은 출구조사에서 새누리당 이재오 후보가 3.5%포인트 차로 민주통합당 천호선 후보에게 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6.4%포인트 차로 민주통합당 송두영 후보의 당선이 예측됐던 경기 고양덕양을은 실제 개표결과 새누리당 김태원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거제에서는 출구조사에서 1위였던 새누리당 진성진 후보가 개표결과 3위로 밀려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당선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지만 득표율 오차가 컸던 곳도 있다.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의 예상오차 한계는 각 투표소별 크기에 따라 +/-2.2%~5.1%포인트 수준이었지만 이 오차범위를 벗어난 지역도 여러 곳이었다. 서울 강남을의 경우 당초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와 민주통합당 정동영 후보의 차이가 9%포인트 정도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20%포인트 넘는 차이가 났다. 서울 동작을의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민주통합당 이계안 후보의 차이도 0.9%포인트로 접전이 예상됐지만 실제는 6.8% 포인트 차를 보였다. 부산 사상구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는 17.7%포인트의 차이가 예상된 것과 달리 11.2%포인트에 그쳤다. 3%포인트로 접전이 예상됐던 세종시의 경우 실제 결과에서는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가 자유선진당 심대평 후보를 14.1%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통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총선 당선자 예측조사는 까다로운 영역으로 꼽힌다. 대선이나 지자체 광역선거보다 조사 표본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태에서 당선자를 예측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출구조사에 부재자투표 조사 결과가 반영되지 않았고 투표 종료 시간 1시간 전인 오후 5시에 출구조사가 종료되면서 오후 5~6시 투표 경향이 반영되지 못한 것 등에서 오차의 이유를 찾는다. 손계성 한국방송협회 정책실장은 "샘플 수나 조사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사실상 이번 조사가 최대치라고 본다. 문제는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출구조사에서 밝히지 않는 등의 비표본오차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여론조사의 예측을 방해하는 '침묵의 나선 효과'에서 원인을 찾는다. 자신의 의견이 다수와 다르다고 판단될 경우 자신의 생각을 공개하기를 꺼리는 것을 뜻한다. 조성겸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침묵의 나선효과는 여론조사에서 주변의 '대세'를 따르면서 생각을 숨기는 결과로 나타난다"면서 "과거의 출구조사는 여당이 유리하게 나온 반면 이번 선거에서는 야당에게 유리하게 나온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박태서 KBS 선거방송기획단 데스크는 "총선 예측조사는 어렵고 부담도 크지만 여론동향에 대한 시청자 수요가 워낙 커서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

지상파 방송 3사가 7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공동으로 벌인 19대 총선 출구조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결과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개표가 99% 진행된 12일 2시 반 현재 예상 의석수는 지역구·비례대표 합산 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으로 나타났다. KBS의 예측 결과는 두 당 모두 131∼147석, MBC는 새누리당 130∼153석, 민주당 128∼148석, SBS의 경우 새누리당 126∼151석, 민주당 128∼150석이었다. 각각 20석 정도의 ‘여유치’를 두고도 예측치 범위에 간신히 들어가거나 아예 벗어난 것이다.방송사의 총선 당선 예측은 번번이 빗나간 전력이 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지상파 3개사가 6개 여론조사회사와 공동으로 개표결과를 예측했으나 39곳이나 틀렸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원내 1당을 실제 1당이 된 당시 한나라당이 아니라 여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으로 잘못 예측했다. 17, 18대 총선 역시 예측 구간의 폭이 넓었는데도 실제 확보 의석수는 예측 구간을 벗어났다. 이 때문에 3사는 2010년 한국방송협회 산하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를 만들어 이번 총선에 대비해 왔으나 정확성을 높이지는 못했다.총선 출구조사는 조사 표본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태에서 지역구별 당선자를 예측해야 하는 한계 때문에 정확도가 대선 또는 광역지자체선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김진석 KBS 해설위원장은 “워낙 치열한 승부여서 예측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지상파 3사는 이번 총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전국 246개 지역구 전체에 대해 공동 출구조사를 실시했다. 방송사가 당선 예측조사를 실시한 15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된 1996년에도 지역구 전체를 조사했지만 이번처럼 출구조사를 전 지역에서 벌이기는 처음이다. 접전 지역이 많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출구조사는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유권자가 별도의 조사지에 자신의 투표결과를 비공개로 적어낸 뒤 조사회사가 이를 집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조사원들은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유권자 가운데 일정 간격으로 대상자를 고른다. 이번 선거의 경우 투표를 마치고 나온 투표자를 기준으로 매 5번째 투표자로 정했다.지상파 3사가 이번 조사에 투입한 예산은 전국 모든 선거구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예전의 3배 규모로 뛴 70억 원이었다. 방송사들은 미디어리서치, 코리아리서치센터, TNS RI 등 3개 조사기관에 의뢰해 오전 6시부터 선거가 끝나기 1시간 전인 오후 5시까지 전국 2484개 투표소에서 약 7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동원한 조사원만 1만3000명, 조사감독관은 500명에 이른다. 지상파 3사는 출구조사 결과를 공유했지만 의석 수 예측은 각자 내놓았다. 각사가 별도로 실시한 전문가 판세 분석과 기존의 여론조사 결과를 더해 출구조사 결과를 해석했기 때문이다.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이번 주 테마는 ‘올드 vs 뉴’. 클래식한 마술을 선보이는 올드 그룹과 현대적인 마술을 선보이는 뉴 그룹 두 팀이 마술 대결을 펼친다. 첫 주자인 올드 팀의 김청 마술사는 중국 변검술을 한국 전통 이미지로 승화한 ‘아리랑 변검’과 생쌀을 순식간에 뻥튀기로 바꾸는 마술로 갈채를 받는다. 불 마술에도 도전해 게스트 김정민의 입안에 불을 넣는 고난도 마술을 보여준다. 이어 임재훈 마술사는 추억의 ‘신문지 물붓기 마술’을 선보이고 게스트 수빈과 함께 탈출 마술을 시도한다. 그는 3초 만에 투명 상자 안에 갇힌 수빈과 위치를 바꾸는 데 성공한다. 뉴 팀에서는 이영우 마술사가 태블릿 PC를 이용한 최첨단 마술을 선사한다. 태블릿 PC 화면 속 초콜릿과 우유를 실제로 꺼내는가 하면, 우유를 비둘기로 바꾸는 등 첨단 기술과 결합한 마술을 통해 박수를 받는다. 도기문 마술사는 음악과 마술을 결합해 한 편의 마임 공연 같은 마술쇼를 연출한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