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1위가 3위로? 빗나간 예측, 비교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2일 2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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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다를 줄 알았는데…."

올해에도 KBS MBC SBS 지상파 3사의 총선 당선자 예측 조사가 빗나가자 해당 방송사들은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올해는 7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사상 처음으로 전 지역구에서 출구조사를 벌인 만큼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표 마감 직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제1당을 놓고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새누리당은 과반인 152석을 확보해 127석을 얻은 민주통합당을 여유 있게 제쳤다.

당선 예측이 빗나간 지역은 16개 지역구에 달한다. 서울 은평을 지역은 출구조사에서 새누리당 이재오 후보가 3.5%포인트 차로 민주통합당 천호선 후보에게 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6.4%포인트 차로 민주통합당 송두영 후보의 당선이 예측됐던 경기 고양덕양을은 실제 개표결과 새누리당 김태원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거제에서는 출구조사에서 1위였던 새누리당 진성진 후보가 개표결과 3위로 밀려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당선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지만 득표율 오차가 컸던 곳도 있다.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의 예상오차 한계는 각 투표소별 크기에 따라 +/-2.2%~5.1%포인트 수준이었지만 이 오차범위를 벗어난 지역도 여러 곳이었다.

서울 강남을의 경우 당초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와 민주통합당 정동영 후보의 차이가 9%포인트 정도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20%포인트 넘는 차이가 났다. 서울 동작을의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민주통합당 이계안 후보의 차이도 0.9%포인트로 접전이 예상됐지만 실제는 6.8% 포인트 차를 보였다. 부산 사상구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는 17.7%포인트의 차이가 예상된 것과 달리 11.2%포인트에 그쳤다. 3%포인트로 접전이 예상됐던 세종시의 경우 실제 결과에서는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가 자유선진당 심대평 후보를 14.1%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통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총선 당선자 예측조사는 까다로운 영역으로 꼽힌다. 대선이나 지자체 광역선거보다 조사 표본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태에서 당선자를 예측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출구조사에 부재자투표 조사 결과가 반영되지 않았고 투표 종료 시간 1시간 전인 오후 5시에 출구조사가 종료되면서 오후 5~6시 투표 경향이 반영되지 못한 것 등에서 오차의 이유를 찾는다.

손계성 한국방송협회 정책실장은 "샘플 수나 조사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사실상 이번 조사가 최대치라고 본다. 문제는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출구조사에서 밝히지 않는 등의 비표본오차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여론조사의 예측을 방해하는 '침묵의 나선 효과'에서 원인을 찾는다. 자신의 의견이 다수와 다르다고 판단될 경우 자신의 생각을 공개하기를 꺼리는 것을 뜻한다. 조성겸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침묵의 나선효과는 여론조사에서 주변의 '대세'를 따르면서 생각을 숨기는 결과로 나타난다"면서 "과거의 출구조사는 여당이 유리하게 나온 반면 이번 선거에서는 야당에게 유리하게 나온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박태서 KBS 선거방송기획단 데스크는 "총선 예측조사는 어렵고 부담도 크지만 여론동향에 대한 시청자 수요가 워낙 커서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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