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군사 기밀자료를 넘긴 혐의로 기소된 브래들리 매닝 일병(25)의 이적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이 내려졌다. 지난달 30일 미국 메릴랜드 주 포트미드 군사법정에서 열린 재판에서 데니스 린드 판사는 매닝 일병의 행위가 적을 이롭게 했다는 핵심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 그러나 법원은 총 21개 혐의로 기소된 매닝 일병에 대해 6건의 간첩법 위반, 5건의 절도, 컴퓨터 사기, 군 규정 위반 등 19건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미 군법 104조의 이적(aiding the enemy) 행위는 의도적으로 적을 이롭게 하는 행위로 간주돼 가장 심각하게 취급된다. 반면 간첩죄(espionage)는 의도와 비의도의 복잡한 규정이 따른다. 매닝 일병은 이적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을 받음에 따라 종신형을 면할 수 있게 됐다. 이적 행위는 종신형, 또는 최고 사형이 가능한데 군 검찰은 매닝 일병에 대해 종신형 구형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매닝 일병에게 유죄가 인정된 19개 혐의의 최고 형량을 모두 합치면 136년이나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형량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형량을 결정하는 재판은 31일부터 이어진다. 이에 앞서 군 검찰은 25일 “매닝 일병은 국가기밀을 유출할 목적으로 군에 입대했으며 자신이 유출한 자료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의해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매닝이 넘긴 정보의 일부는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된 은신처에서 발견됐다. 변호인 측은 “매닝이 기밀자료를 넘긴 것은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의 문제점을 널리 알리기 위한 인도적 행동으로 적에게 이익이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반론을 폈다. 또 동성애자인 매닝이 혼란스러운 성 정체성 때문에 이 같은 행동을 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하위급 정보 분석가로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매닝 일병은 70만 건에 달하는 군사 외교 기밀정보를 위키리크스에 넘긴 혐의로 2010년 기소됐다. 매닝 평결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핵심 혐의인 이적 행위에 대해 무죄가 인정된 것에는 ‘사법 정의 승리’라는 반응이 나오는 반면, 간첩법 위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은 것에는 내부고발자의 기밀 유출을 막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평결은 최근 미 국가안보국(NSA)의 기밀 감시프로그램을 폭로한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에 대한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나와 주목받고 있다. 스노든은 평소 매닝을 영웅이라고 부르며 기밀 폭로 후 해외로 도피한 것에 대해 “매닝처럼 불공정한 재판을 받은 처지가 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노든도 매닝처럼 미국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스노든 아버지 론 스노든 씨는 “매닝에 대한 평결이 아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게 될 좋은 징조가 될지는 미지수”라며 회의적 견해를 보였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올 2월 장관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계속 화제를 몰고 다니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29일 4개월여 만에 다시 백악관을 찾는다. 백악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클린턴 전 장관을 초청해 점심식사를 함께 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회동 목적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클린턴 전 장관의 차기 대선 출마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은 올 1월 CBS ‘60분’과의 공동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 출마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앞으로 4년 뒤의 일을 어떻게 알겠느냐”(오바마), “정치에서 손 뗐다(클린턴)”라며 웃어넘긴 바 있다. 그러나 퇴임 이후에도 별다른 정치 스캔들에 연루되지 않고 지지율도 계속 고공행진을 해 온 클린턴 전 장관이 조만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재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선거 전략가 2명이 최근 클린턴 전 장관을 후원하는 슈퍼팩(정치행동위원회)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번 회동이 클린턴 전 장관의 출마 결심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메리스트-매클래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민주당 예비 주자들은 물론 공화당 예비주자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크게 앞지르며 독보적으로 지지율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 정치인의 클린턴 지지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클린턴 전 장관이 오바마 대통령보다 국정 운영을 더 잘할 것”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NBC방송은 27일 클린턴 전 장관을 다룬 미니 시리즈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 3월 클린턴 부부를 백악관에 초청해 식사를 했으며 4월 텍사스에서 열린 조지 W 부시 도서관 개관 기념식에서도 클린턴 부부와 만난 바 있다. 이번 점심 식사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의회에서 처음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촉구하는 상·하원 공동 결의안이 추진되고 있다. 팀 케인 상원의원(민주·버지니아)은 한국전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반도 통일에 대한 미국의 동맹 의지를 확인하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 촉구 결의안(Encouraging peace and reunifi-cation resolution)’을 25일 발의했다. 이 결의안은 지난달 25일 하원의 참전용사 출신 의원 4명이 발의한 결의안과 똑같은 내용이다. 상·하원 공동 결의안은 △미 의회가 한국전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과 동맹국 군인들의 희생과 봉사정신을 존중하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미국의 동맹 의지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국제법 준수와 핵 확산 중단을 촉구하는 등 네 가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상원 결의안은 발의 당일에 로버트 메넨데즈 외교위원장 등 10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현재 외교위원회에 상정돼 있다. 찰스 랭걸, 존 코니어스, 샘 존슨, 하워드 코블 등 39명이 공동 발의한 하원 결의안은 외교위원회 산하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에 상정돼 있다. 미 의회에서는 지금까지 북핵 규탄, 전쟁 납북자 송환 등 다양한 한국 관련 결의안이 상정 통과됐지만,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상·하원이 동시에 상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 소식통은 “결의안 형태이기 때문에 구속력은 없지만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을 맞아 한국의 평화를 염원하는 미국 상·하원 의원들의 결집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의회가 8월 휴회에 들어가기 전에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강력한 대권 후보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사진)의 생애를 다룬 TV 미니시리즈가 나온다. 밥 그린블랫 NBC 엔터테인먼트 회장은 27일 “클린턴 전 장관을 소재로 한 미니시리즈 ‘힐러리’를 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미니 시리즈는 퍼스트레이디 상원의원 국무장관 등을 지낸 정치인 힐러리와 아내 어머니로서의 힐러리를 동시에 조명하게 될 것이라고 그린블랫 회장은 말했다. 시리즈는 힐러리의 퍼스트레이디 시절 후반부인 1998년부터 현재까지가 배경으로 4시간 분량으로 제작된다. 방영 일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힐러리 역할은 오스카상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던 다이앤 레인(48)이 맡게 된다. 할리우드에서는 힐러리의 젊은 시절을 다룬 극장용 영화 ‘로댐’도 제작될 예정이어서 미국에서 ‘힐러리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한국전쟁은 승리한 전쟁”이라고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열린 정전협정 체결 60주년 기념식에서 “한국전은 비긴 것이 아니라 한국이 승리한 전쟁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We can say with confidence that war was no tie. Korea was a victory)”라고 연설했다. 이는 미국 일각에서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며 참전의 가치가 평가절하되고 있는 6·25전쟁에 대해 새로운 평가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정전 기념식에 참석했다.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로 기념사를 시작한 오바마 대통령은 “5000만 명의 한국인이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는 바로 한국이 전쟁에서 승리한 데 따른 유업(legacy)”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전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며 한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결코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빈곤과 억압에 시달리는 북한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며 “역사는 한국전쟁을 냉전시대 자유 국가들이 힘을 합쳐 승리한 최초의 전투로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정전 60주년 기념식에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에 6·25전쟁 참전국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비무장지대의 작은 지역에서부터 무기가 사라지고 평화와 신뢰가 자라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정전협정을 맺은 당사국들이 함께 국제적인 규범과 절차, 합의에 따라 평화공원을 만든다면 그곳이 바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에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북한을 향해 “이 자리를 빌려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진정한 변화와 평화의 길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8·15 경축사 때를 포함해 향후 DMZ 세계평화공원과 관련한 추가 제안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동정민 기자 mickey@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25전쟁 정전 60주년 기념일을 이틀 앞둔 25일(현지 시간)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고 27일을 ‘2013 한국전 참전용사 정전 기념일’로 선포하는 내용의 대통령 포고문(proclamation)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기념일은 전쟁의 종결뿐 아니라 길고 풍요로운 평화의 시작을 기리는 날”이라며 “전후 60년 동안 한국은 경제대국이 됐으며 미국의 가장 친밀한 동맹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은 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지탱하는 기초가 됐다. 이 같은 업적은 60년 전 자유를 위해 싸웠고 오늘날도 이를 지키는 우리 남녀 용사들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고문은 또 “용사들은 공산군이 남으로 밀고 내려올 때 험준한 산악을 넘고 혹한의 추위와 싸워가며 북으로 밀고 올라갔다”며 “3년 동안 집을 떠나 머나먼 곳에서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과 알지 못하는 나라를 위해 싸운 평범한 군인들의 용기를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고문은 마지막으로 “나, 버락 오바마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권능에 따라 7월 27일을 한국전 참전용사 정전 기념일로 선포하고 모든 미국인에게 훌륭한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명예를 드높이는 적절한 기념식과 행사로 기념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전 기념일 포고문 발표는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해마다 이어져 올해로 다섯 번째다. 정전 기념일에는 미 연방정부의 모든 기관이 성조기를 조기(弔旗)로 게양한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정전 60주년을 맞은 올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27일 워싱턴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에서 열리는 미 국방부 주최 기념식에 참석한다. 정전 60주년을 맞아 미국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는 가운데 25일 의회 캐넌하우스 빌딩 코커스룸에서 개최된 주미 한국대사관 주최 기념식과 리셉션에는 미 상하원 의원들과 박근혜 대통령 특사단, 참전용사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전 참전용사이자 하원 지한파 모임 ‘코리아 코커스’ 명예회장인 찰스 랭걸 의원은 “많은 미군이 60년 전 낯선 땅에서 자유를 위해 싸웠다”며 “한국전쟁은 한국과 미국 국민의 노력으로 이제 더이상 ‘잊혀진 전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6·25전쟁 영웅으로 추앙받는 백선엽 예비역 대장(94)은 정정한 모습으로 단상에 올라 원고도 없이 당시 치열했던 상황을 영어로 연설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지금 한국은 평화롭게 보이지만 북한 김씨 3대 세습체제가 여전히 한국을 노리고 있다. 한미동맹은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인 게리 코널리 의원은 “한국전은 미국에 ‘잊혀진 전쟁’이 아닌 ‘명예로운 전쟁’이 됐다”고 말했다. 행사에서는 한국전 당시와 현재의 발전상을 비교한 영상물이 상영됐고 어린이 합창단 리틀엔젤스의 기념공연도 이어졌다. 이날 워싱턴에서는 미 참전용사의 10, 20대 후손 30여 명으로 구성된 청년봉사단 발족식이 열렸다. 저녁에는 미 해병대 의장대의 정전 60주년 기념 이브닝 퍼레이드가 펼쳐졌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버지니아 주 의회의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팀 휴고 의원은 24일 “주내에서 사용되는 공립학교 교과서에 일본해(Sea of Japan)와 함께 동해(East Sea)를 표기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마스덴 주 상원의원도 올 5월 같은 내용의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혀 버지니아 주 상원과 하원에서 동시에 동해 병기 법안이 추진되는 것. 앞서 지난해에도 상원에서 마스덴 의원이 제출한 법안이 상정돼 교육위 소위원회에서는 통과했으나 전체회의에서 찬성 7표, 반대 8표로 부결됐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3일 “박하향의 멘톨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공중보건에 더 큰 위험을 가져온다”며 “멘톨 담배 규제를 위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FDA는 “멘톨 담배가 담배보다 더 해로운 물질이 들어 있거나 건강상 더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박하향 때문에 더 끊기 어렵고 흡연을 쉽게 시작하게 만들며 중독성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FDA 조사에 따르면 멘톨 담배는 미국 전체 담배 판매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특히 젊은층과 흑인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18∼25세의 미국인 중 멘톨 담배 흡연자 비율은 2004년 13%에서 2010년 16%로 늘었다. 또 미국 흑인 흡연자 5명 중 4명은 멘톨 담배를 피운다. 미 의회는 2009년 과일 사탕 나무 등의 향을 첨가한 담배를 제조,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멘톨향은 제외시켰다. 그러면서 FDA가 멘톨향 담배의 공중보건 위험성에 대해 결정하도록 했다. 뉴욕타임스는 FDA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멘톨향 담배 금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23일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100세를 넘겼는데도 정정하게 도서관 사서로 일하던 미국 시카고의 오펄 라이펜버그 할머니(사진)가 101세 생일을 20여 일 앞두고 화재로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라이펜버그 할머니는 20일 자신이 살던 집에서 불이 나 목숨을 잃었다. 이 할머니는 지난 25년 동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4시간씩 시카고 북부 윌멧 공립도서관에서 서적 정리를 담당하는 사서로 일해 왔다. 할머니와 함께 일해온 도서관 동료들은 “매일 정시에 출근해 활기차게 일했던 분”이라며 “29세의 가장 젊은 직원과 70년 이상 나이 차가 났지만 아무도 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도서관 업무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전했다. 아들 로버트 씨는 “어머니는 매일 1.6km씩 걸어 다닐 만큼 건강하셨고 한 번도 은퇴를 언급한 일조차 없다”며 “‘책과 좋은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살고 있으니 더 바랄 게 없다’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말했다. 자녀 5명과 손자 10명을 둔 라이펜버그 할머니는 21년 전 남편과 사별한 후 혼자 생활해 왔다. 소방당국은 “화재는 거실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소방관들이 도착했을 때 할머니는 침실 바닥에 쓰러져 있었으며 병원으로 즉시 이송됐지만 숨졌다”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지난해 1월 인구 8만 명인 미국 유타 주의 중소도시 오그던 경찰은 마리화나 약물 재배 용의자의 집을 급습했다. 12명으로 구성된 오그던 특수기동대(SWAT)는 출입문을 대형 망치로 뚫고 들어가 섬광탄을 터뜨려 용의자를 진압한 뒤 M16 총탄 250발을 난사했다. 이라크전 참전 용사로 우울증을 치료하려고 집에서 소량의 마리화나를 재배했던 용의자는 총상을 입고 체포됐다. 치료용 마리화나 재배 용의자를 잡으려고 특공대까지 투입한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경찰은 범인이 중무장했을 가능성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살벌한 경찰 진압 작전에 충격을 받은 용의자는 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감옥에서 자살했다. 소형 범죄사건에도 최첨단 화기로 무장하고 대규모 병력을 투입하는 미국 경찰의 치안 유지 전략이 논란을 빚고 있다. 중무장 경찰의 초전박살형 진압은 영화에서는 흥미진진할지 몰라도 실제 상황에서는 불필요한 사상자를 만들어내고 인권을 침해한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총격전을 벌이며 범죄자를 제압하는 미 경찰의 무장화가 위험한 수위에 이르렀다”고 21일 분석했다. 인구 5만 명 내외의 소도시 가운데 군 특수부대와 비슷한 훈련을 받는 경찰 특공대를 설치한 곳은 1983년 13%에 불과했지만 현재 80%를 넘어섰다. 특공대가 출동하는 진압 작전은 1970년대 연 100여 건에서 1980년대 3000여 건으로 증가하더니 2000년대 중반 5만 건을 넘어섰다. 특공대의 무차별적인 작전은 시민을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 내무부 교육부 등 치안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기관들도 특공대 보유 대열에 합류했다. 2011년 교육부가 학생 융자금 사기사건 범인을 잡는다며 특공대를 투입하자 “교육부까지 특공대를 보유하고 있느냐”는 반응이 가장 먼저 터져 나왔다. 미 경찰의 무장화는 1960년대 중반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 인종 폭동 진압 목적의 특공대가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마약과의 전쟁에 경찰은 군인들과 함께 헬리콥터와 U2 정찰기를 타고 합동 군사작전을 펼쳤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대(對)테러 전쟁에 돌입하면서 탄탄한 재정적 뒷받침까지 확보했다. 국토안보부는 2002∼2011년 10년 동안 경찰의 군사무기 구매 예산으로 340억 달러(약 38조290억 원)를 지원했다. 2011년 국방부의 경찰 무기 지원 예산은 5억 달러로 국방부 연간 지원액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2011년 매사추세츠공대(MIT) 강연에서 “뉴욕 경찰이 세계 일곱 번째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뉴욕 시의 경찰 인원은 4만4650명으로 군인 수로 따진다면 세계 72위에 해당하지만 무장력을 기준으로 한다면 세계 7위에 해당할 정도라는 것이다. 이는 같은 해 독일과 맞먹는 수준이다. 경찰의 과도한 중무장화를 막기 위해 연방정부의 지원을 줄이고 경찰 무장에 관대한 총기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 중무장화를 연구해온 피터 크래스카 이스턴 켄터키대 교수(범죄학)는 “경찰은 ‘중화기로 무장한 범죄자들에게 맞서기 위한 방어용’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미국에서 중화기를 사용한 살인 사건은 1%도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의회가 조지 지머먼의 무죄 판결의 근거였던 정당방위법에 대한 본격적인 재검토에 착수한다. 딕 더빈 상원 법사위원회 헌법·시민권·인권소위원회 위원장은 19일 “정당방위법에 대해 청문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여름 휴회가 끝나고 의회가 열리는 9월에 청문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특히 이 법의 입안과정에서 미국총기협회(NRA), 미국입법교류협회(ALEC) 등 보수단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또 이 법이 정당방위의 법적 개념을 어떻게 변화시켰으며 불필요한 총격 상황 유발 여부와 민권 침해적 요소도 알아볼 것이라고 더빈 의원은 밝혔다. 2005년 플로리다 주에서 처음 도입된 정당방위법은 심리적 위협만으로도 총기 등 살상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현재 31개 주가 채택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정당방위법을 더욱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개정 필요성을 지적했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도 “정당방위법은 치안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지머먼 판결 1주일 뒤인 20일 뉴욕 워싱턴 마이애미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미 전역 100여 개 도시에서 이번 판결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지만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시위대는 주로 법원과 경찰 건물 주변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트레이번에게 정의를’이라고 명명된 이번 시위는 흑인 인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가 이끄는 인권단체 내셔널액션네트워크(NAN)가 주도했다. 뉴욕 경찰본부에 모인 시민 2000여 명은 ‘다음은 누구 차례인가’ ‘사랑해요 마틴’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 행진을 벌였다. 뉴욕 집회에 참석한 마틴의 모친 서브리너 풀턴 씨는 “오늘은 내 아들의 일이었지만 내일 여러분의 자식도 똑같은 일을 당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샤프턴 목사는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정당방위법 개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에는 흑인 팝스타 부부 제이지와 비욘세도 동참했다. 마이애미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한 마틴의 부친 트레이시 마틴 씨는 “지머먼 무죄 판결 후 재판을 받은 건 지머먼이 아니라 내 아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내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아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 청사 앞 광장에 모인 시위대는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테네시 주 내슈빌, 노스캐롤라이나 주 애슈빌, 델라웨어 주 윌밍턴 등에서도 50∼100명씩 모여 시위를 벌였다. 할리우드 유명 흑인 배우들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영화 ‘레이’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제이미 폭스는 19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축제 ‘코믹콘’에서 “지머먼 무죄 판결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흑인 배우 새뮤얼 잭슨도 이날 행사에서 “지머먼의 무죄 판결에 반발하는 시민들의 시위에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주 한인교포들은 17일 워싱턴 대한제국 공사관 건물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측에 공사관 복원 사업에 써달라며 성금 8만 달러를 전달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워싱턴과 버지니아 주 교민회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성원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사무총장(오른쪽)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있는 이은애 미주한인재단 워싱턴 회장. 주미 한국대사관 제공}

미국 해병대유산재단(MCHF)은 18일(현지 시간) 버지니아 주 트라이앵글의 셈퍼 피델리스 기념공원에서 6·25전쟁에 참전했던 말의 실물 크기 동상 제막식을 열었다. 이 행사에는 로버트 블랙먼 재단 이사장(중장)과 비영리재단 ‘날개 없는 천사들(Angels Without Wings)’의 로빈 허턴 대표, 6·25전쟁 참전용사 등이 참석했다. 등에 탄약으로 보이는 짐을 실은 채 언덕을 오르는 모습의 말의 이름은 ‘무모하다’는 의미의 레크리스(Reckless). 이 말은 실제로 6·25전쟁에 참전해 미 해병대원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했다. 레크리스는 원래 암컷 한국말로 몽골말 계열이다. 전쟁이 터지기 전에는 ‘아침해’라는 이름으로 서울 신설동 경마장을 달렸다. 전쟁이 나자 미군 해병에 팔려 탄약과 포탄 등을 나르는 임무를 맡았다. 특히 1953년 3월 경기 연천지역에서 벌어진 미 해병 1사단과 중국군 120사단의 ‘네바다전초전투’ 당시 닷새간 무려 51차례나 산을 오르내리며 탄약 등을 실어 날라 ‘영웅’으로 떠올랐다. 정전협정 뒤 미국으로 건너간 레크리스는 무공훈장 등 5개의 훈장을 받았으며 1959년에는 하사 계급장을 받아 미군 최초의 말 하사관이 되기도 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한국산 유기농 과일로 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한국 과일 브랜드 ‘서리(seoree)’가 17일 미국 워싱턴 W호텔에서 브랜드 발표회 겸 미국 진출 기념행사를 열었다. 서리 측은 이날 참석자 200여 명에게 한국 과수원에서 생산한 사과와 배를 이용한 특별 요리와 칵테일을 소개하는 시식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마크 김 버지니아 주 하원의원, 김창준 전 미 연방 하원의원, 도널드 만줄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을 비롯해 미국의 음식 블로거와 과일 유통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서리의 공성진 대표는 “한국의 15만 과수 농가에서 생산된 사과와 배 중에서 미국인이 선호하는 당도와 경도(씹히는 식감)를 가진 제품들을 선별해 미국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워싱턴을 시작으로 앞으로 한 해 동안 미국 시장에서 약 1000t의 제품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리는 한국에서 사용되는 브랜드 ‘seoree’를 그대로 사용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해 미국 시장에 진출해 한국 과일의 우수성을 인정받겠다는 것이다. 워싱턴에 이어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시식회를 열어 미 식품유통업계 바이어들과 직접 교류할 계획이다. 미 경영 잡지 포브스 최근호(10일자)에는 서리의 미국 시장 진출을 알리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김창준 전 의원이 이사장을 맡은 김창준미래한미재단과 한국과수농협연합회가 서리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에서 흑인 10대 소년 트레이번 마틴을 총격 살해한 조지 지머먼의 무죄 판결에 대한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을 촉발한 ‘정당방위법(stand your ground law)’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16일(현지 시간) 미 최대 흑인단체인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총회 연설에서 “정당방위법의 존재 이유에 대한 질문을 해야 할 때”라며 “이 법은 치안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 법은 정당방위의 개념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며 “우리 사회에 위험한 갈등을 유발하는 법”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법무부가 민권 침해 혐의로 이 사건을 계속 조사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흑인인 홀더 장관은 “나도 아들을 가진 사람”이라며 “잘못된 (인종적) 선입견에 맞서 싸울 필요가 있다”며 무죄 판결에 대해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2005년 플로리다 주에서 처음 도입된 정당방위법은 상대로부터 심리적 위협을 느끼는 경우에도 총기 등 살상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6일 “정당방위법은 처음 도입될 때부터 논란이 됐지만 치안 강화를 내세우는 주들이 앞다퉈 채택하면서 현재 31개 주가 정당방위법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플로리다의 정당방위법이 특히 논란을 일으킨 것은 총기의 사용 범위를 자택 이상으로 넓혔다는 점 때문이다. 지머먼이 마틴을 살해한 곳도 자택을 벗어난 곳이었다. 정당방위법 적용 범위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넓힌 것이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꼽힌다. 어느 곳에서나 자유롭게 총을 휴대하고 다니며 위협이 있다고 판단되면 총을 쏠 수 있기 때문. 지머먼도 단지 범죄를 저지를 것 같다는 이유로 마틴을 뒤쫓다가 시비 끝에 살해했으며 정당방위법에 따라 곧바로 경찰에서 풀려났다. 지머먼 무죄 판결에 대한 흑인들의 항의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으로 벌어지고 있지만 캘리포니아 주 북부 오클랜드와 남부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폭력 행위가 벌어져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오클랜드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흑인 비중이 가장 큰 도시이고 로스앤젤레스는 1965년 이른바 와츠 폭동과 1992년 로드니 킹 구타 사건으로 두 차례 대규모 인종 갈등에 따른 폭동을 겪은 곳이다. 로스앤젤레스 시위대는 가게 유리창을 부수고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는가 하면 시위를 취재하던 지역 방송국 기자들을 공격하기도 했다. 청소년 6명을 포함해 14명이 철창신세를 졌다. 오클랜드에서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고속도로까지 진출했다. 도로 시설물에 낙서하고 차를 가로막았으며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대응했으며 9명을 체포했다. 한편 무죄 판결을 받은 지머먼의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머먼의 부모는 16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법정을 떠난 후 어디에 피신했는지 모른다. 아들이 수많은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 우리 가족 모두 은신 중이며 플로리다 올랜도에 있는 집에는 돌아갈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국제 사회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도 북한이 미국의 문턱에서 쿠바와 미사일 부품을 거래하다 적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파나마 정부가 적발한 북한 국적 선박 청천강호에 실린 미사일 부품은 SA-2 계열의 지대공 미사일에 이용되는 사격통제 레이더 시스템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제 군사전문지 IHS 제인스 위클리가 16일(현지 시간) 밝혔다. 군사 장비에 ‘RSN-75 Fan Song(팬송)’이라는 문구가 있는 것으로 볼 때 지대공 미사일에 사용되는 레이더 장비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 장비를 갖춘 미사일은 북한의 주요 방공망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B-52 전략폭격기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한국 전투기 요격 목적으로 도입됐다. SA-2 계열의 미사일 시스템은 팬송 사격통제 레이더와 함께 UV 캐빈, AV 캐빈 레이더를 갖추고 있다. 팬송 레이더는 목표물을 맞히는 데 필요한 핵심 장비로, 6개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탐지거리는 최대 120km에 이른다. 북한은 SA-2 계열 미사일을 약 1500기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전투기 요격에 동원되지만 공격용으로도 쓰일 수 있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쿠바는 청천강호에 실린 무기는 자국이 보유한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쿠바 외교부는 “선박에는 240t의 구식 방어용 무기들이 실려 있었다”며 “수리를 위해 설탕 1만 t을 운반하는 북한 선박에 실어 보낸 것으로 수리가 끝나면 돌아올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기 품목이 볼가와 페초라 방공 미사일 2기, 미사일 9기의 부품과 예비부품, MIG-21 전투기 2대와 비행기 엔진 15개 등이라고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적발된 부품들이 북한이 노후화된 레이더를 대체하기 위해 쿠바로부터 들여오려던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IHS 제인스 위클리는 “북한 방공망은 세계에서 가장 촘촘하지만 미사일과 레이더 시스템은 노후화됐다”며 북한에 업그레이드 수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청천강호의 쿠바 정박 시점은 6월 26일 평양을 출발한 북한의 김격식 인민군 총참모장이 쿠바를 방문해 군사협력을 논의한 시점과 일치한다. 당시 김 총참모장은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을 면담하고 쿠바의 군사시설을 둘러봤다. 휴 그리피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연구원은 이를 두고 “그동안 북한과 쿠바 간의 미사일 커넥션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온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한과 쿠바는 최근 7년간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밝혔다. 영국 해운정보업체 로이즈 리스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청천강호는 1월 25일 중국 톈진(天津), 4월 12일 러시아 보스토치니를 거쳐 5월 30일 파나마 발보아에 도착했고 6월 1일 파나마 운하를 통과했다. 영국 군사전문가 프랭크 가드너 씨는 BBC 방송에 “파나마 운하 통과 이후 선박의 행방이 묘연했던 동안 위성 자동추적 시스템을 일부러 껐을 가능성이 높다”며 “매우 의심스러운 행동”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그사이 쿠바에서 팬송 사격통제 레이더 장비 등을 실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리피스 연구원은 “청천강호는 2010년 우크라이나에서 소형 무기와 마약 거래로 억류되는 등 국제 사회의 무기거래 감시 리스트에 올라있는 선박”이라며 “그런 배를 쿠바에 보낸 것은 미친 짓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즉각 북한의 유엔 결의 위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섬에 따라 북-미 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또 남한에 대화 공세를 강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기 거래를 하는 북한의 ‘이중적 태도’도 또다시 드러났다. 파나마 당국은 유엔을 비롯해 미국, 영국, 콜롬비아 등에 조사 지원을 요청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변인인 모라나 송은 “공식 지원 요청이 있으면 유엔 소속 전문가들이 이번 사안을 조사할 것”이라며 “만약 북한 선박에 무기나 관련 부품이 실려 있었고, 북한과의 무기 거래로 확인되면 명백한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위원장인 실비 루카스 유엔 주재 룩셈부르크대사도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파나마 정부의 공식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북한 선박의 전체 5개 화물칸 가운데 한 곳에 대한 조사만 이루어졌으며 조사가 마무리되기까지는 최소 일주일이 걸릴 것이라고 CNN방송이 17일 전했다. 한편 패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17일 “파나마의 북한 선박 적발을 지지한다”고 신속한 반응을 보였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도 ‘합법적인 정비 목적의 운반’이라는 주장에 대해 “명백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비 목적이든 아니든, 무기의 목적지가 북한이라는 것만으로도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이번 재판은 미국 역사상 가장 심각한 사법 정의의 실패로 기록될 것이다.” 조지 지머먼이 쏜 총탄을 맞고 숨진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 가족의 변호사는 지머먼 무죄 판결 직후 이렇게 말했다.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항의시위에서도 “사법시스템은 실패했다”는 구호가 자주 등장한다. 지머먼 사건을 계기로 미국 사법제도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논란이 또다시 불붙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의 불씨는 백인 위주의 배심원단 구성이다. 사건 발생 지역인 플로리다 주 샌퍼드에 흑인 인구가 30%나 되는데도 배심원단에 흑인은 한 명도 없었다. 배심원단 후보에 흑인 3명이 있었지만 최종 단계에서 모두 탈락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미 헌법은 배심원 선정에서 인종차별을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 재판에서 흑인은 배심원에서 제외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흑인들은 지적 판단 능력이 부족하고 선입견이 강하다는 이유에서다, 배심원 선정 때 흑인 후보의 90%는 백인과 똑같은 조건이어도 탈락한다는 것이다. 흑인 배심원 유무는 판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01∼2010년 플로리다 주 재판 700건 중 전원 백인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의 경우 흑인 피고인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비율이 81%였다. 반면 배심원단 중에 흑인이 1명이라도 포함됐을 경우 흑인 유죄 판결 비율이 71%로 떨어졌다. 흑백 차별은 기소와 재판 과정에서도 일어난다. 흑인이 백인을 살해했을 때 사형 판결을 받는 비율은 흑인이 흑인을 살해했을 때보다 22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캘리포니아의 최근 형사사건 70만 건 중 백인 피의자의 20%는 기소 과정에서 형벌이 가벼워졌지만 흑인 피의자의 감경(減輕) 비율은 11%에 머물렀다. 흑인단체들은 “지머먼 재판에서 인종 요인이 범행 동기 논의에서 배제된 것 자체가 사법부의 인종차별적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재판을 진행한 데버러 넬슨 판사는 검찰 측이 “지머먼이 마틴을 쫓아간 이유가 흑인에 대한 편견 때문”이라는 주장을 펴지 못하게 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머먼이 마틴을 ‘추적했다’는 단어는 사용했지만 ‘인종적 이유로 추적했다’는 표현은 쓸 수 없었다. 도널드 존슨 마이애미대 법대 교수는 “사법부는 증거 제시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인종을 범행 동기에서 제외시키려는 경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소재 저커먼스페이더 법률회사의 로버트 와이히 변호사는 “지머먼 재판은 사법 시스템의 ‘색맹(color blind·피부색으로 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며 “인종차별적 요소를 없애려면 법조인들의 뿌리 깊은 편견도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머먼에게 무죄 평결을 내린 한 여성 배심원은 15일 CNN방송에 출연해 지머먼이 마틴과의 격투 막판에 ‘의심의 여지없이(no doubt)’ 생명의 위협을 느꼈으며 이 점이 평결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번 재판의 배심원이 언론을 통해 발언한 것은 처음이다. 얼굴을 가린 채 ‘앤더슨 쿠퍼의 360°’ 프로그램에 출연한 ‘배심원 B37’은 “마틴이 먼저 지머먼을 때렸으며 911 전화로 들린 비명도 (그의 어머니 주장대로) 지머먼의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지머먼에 대해서는 “동기는 순수했지만 올바른 판단력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자경단이라는 임무에는 충실했지만 경찰의 충고를 어기고 차에서 내려 마틴을 따라간 것은 잘못이었다는 설명이다. 흑인 인권운동가인 앨 샤프턴 목사는 흑인 라디오쇼인 ‘톰 조이너 모닝쇼’에 출연해 평결 일주일째를 맞는 20일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머먼의 부모는 15일 ABC방송과의 독점 인터뷰에서 “우리도 아들이 법원을 떠난 이후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했다”며 “수많은 살해 위협 때문에 지머먼은 풀려난 뒤 곧바로 몸을 숨겼다”고 밝혔다. 그들은 “아들뿐만 아니라 우리, 변호인단, 경찰 등 지머먼의 DNA를 지닌 모든 사람들이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워싱턴=정미경·신석호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정부는 12일 이집트 군부에 의해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석방하도록 촉구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독일 외교부가 무르시의 석방을 촉구한 것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동의한다”며 “미국은 무르시에 대한 접근을 막는 현 상황이 끝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은 이집트 군부의 무르시 억류를 비판하면서도 석방 문제에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사우디 국왕과의 통화에서 이집트에서 일어나는 폭력 사태를 우려했다”며 “대통령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문민정부로 복귀하길 원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집트 검찰은 무르시 전 대통령과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형사 고소가 접수돼 수사에 착수했다고 13일 밝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에서 범죄자로 의심해 추격한 10대 흑인 소년과 몸싸움을 벌이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히스패닉계 미국인 조지 지머먼(29)이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나 또다시 인종차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플로리다 주 순회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 6명은 17시간에 가까운 심리 끝에 2급 살인혐의로 기소된 지역 자경단원 지머먼에게 무죄 평결을 내렸다. 법원도 이런 평결을 확인하는 판결을 전하며 지머먼의 석방을 선언했다. 평결이 내려진 순간에도 무표정했던 지머먼은 재판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엷은 미소를 지었다. 흑인의 위협에 대비해 방탄조끼를 입고 재판에 나왔던 지머먼은 곧바로 법정을 떠났다. 판결 직후 법정 밖에 모여 있던 흑인 100여 명은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강력 반발했다. 이날 오후 11시경 판결이 나온 탓에 큰 시위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경찰당국은 앞으로 이 사건이 대규모 소요 사태로 번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법정 주변을 둘러싸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경찰은 “아무도 폭력을 원치 않는다”며 시위 자제를 당부했다. 하지만 트위터에서는 ‘지머먼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메시지가 나돌고 있다. 특히 전원 여성으로 이뤄진 배심원단 6명 중 5명은 백인, 1명은 히스패닉이어서 인종차별 논란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배심원들은 평결 직후 단 한명도 공개 기자회견에 나서지 않았다. 이날 하루 종일 법률전문가들을 불러 평결 상황을 시시각각 전한 CNN 등 미 언론은 무죄가 선고되자 긴급 속보로 보도했다. 주요 신문들도 모두 1면에 대서특필하며 이번 사태가 인종관계에 몰고 올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사건의 파문은 음료수와 캔디를 사들고 귀가하던 17세 소년 트레이번 마틴이 지난해 2월 플로리다 주 샌퍼드 주택가에서 지머먼이 쏜 총알이 심장을 관통해 숨지면서 일어났다. 당시 경찰은 정당방위 차원에서 마틴을 살해했다는 지머먼의 진술만 듣고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플로리다 주 법에 근거해 곧바로 그를 석방했다. 그러나 ‘지머먼이 범죄전력이 없는 마틴을 근거 없이 범죄자로 의심해 추격했고 무장하지 않은 그를 총으로 쏴 살해했다’는 흑인들의 반발 시위가 뉴욕 등으로 확산되자 경찰은 재조사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해 4월 지머먼을 2급 살인협의로 기소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내가 아들이 있었다면 트레이번 같았을 것”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사건 당시 마틴이 입었던 검은 후드티와 손에 들었던 캔디는 무고하게 살해된 10대 흑인 소년의 상징으로 부각됐다. 지난달 시작된 재판에서 플로리다 최고 변호사들로 꾸려진 지머먼 변호인단은 마틴이 지머먼을 쓰러뜨리고 공격을 가해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지머먼이 격투 과정에서 피를 흘리고 상처를 입은 사진이 공개되고 지머먼이 오히려 방어 상태였다는 목격자 진술이 나오면서 재판은 지머먼에게 유리하게 전개됐다. 검찰은 지머먼이 경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틴을 쫓아간 점을 집중 부각했으나 유죄를 입증하는 데는 실패했다. 판결 때 법원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마틴의 가족은 트위터를 통해 “판결에 실망했지만 평화를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흑인 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는 “미국 재판 시스템이 다시 한번 정의 실현에 실패했지만 또 다른 비극을 부르는 폭력은 피해야 한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미국 최대 흑인인권단체 NAACP는 “이번 판결에 격분했다”며 법무부가 직접 민권 침해 혐의로 지머먼을 조사해 기소할 것을 요청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착륙 사고가 난 아시아나항공 214편 보잉 777기 탑승객과 목격자들이 미국 경찰에 긴급 전화를 걸어 구조대 출동이 너무 늦다며 직접 구조를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는 11일 사고 직후 승객들이 911 긴급 전화를 걸어 애타게 구조를 요청하는 목소리를 녹음한 자료 일부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는 공항 구급차가 빨리 출동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들어 있다. 한 여성 승객은 “우린 땅바닥에 그대로 있다. 20분이 지났는지, 30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며 “머리를 심하게 다쳐 활주로에 누워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울부짖었다. 한 목격자도 “공항에서 충돌 사고가 났는데 소방차 출동이 너무 늦다. 아직 소방차가 안 보인다”며 다급하게 말했다. 데버러 허스먼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충돌 사고 2분 만에 의료 구조대가 도착했고, 이로부터 1분 후에 소방차가 도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공항 당국 관계자들은 “당시 사고기가 폭발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구급차들이 기체에 가깝게 접근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강한 불빛 때문에 잠시 눈이 안 보이는 상태였다”는 사고기 조종사들의 진술이 공개되면서 미국에서 항공기를 겨냥해 쏘아지는 레이저 포인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허스먼 위원장은 11일 브리핑에서 “이 불빛이 레이저 포인트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에서 레이저와 관련된 항공 사고가 2010년 2826건에서 2011년 3591건으로 늘었을 정도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샌프란시스코=이은택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