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선거구 획정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시 시한(13일)이 9일 앞으로 다가온 4일에도 여야의 ‘총선 룰’ 논의는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박상천 상임고문의 빈소에서 “300석보다 의원정수가 늘어나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현재 우리(새누리당)에게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론은 복잡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장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대해선 본격적인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강세지역인 영남에서 의석을 더 잃을 수 있어 불리하다는 모의실험 결과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의원정수 유지 이외에는 뚜렷한 반대논리가 없다.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정문헌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권역별 비례대표를 도입하면 다당제가 현실화돼 국정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여당에 꼭 불리해서가 아니라 대단히 현실적인 이유인데 이를 내세우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 비공개회의에서도 “분당 가능성이 있는 야당의 특수한 상황이 반영됐다”, “오픈프라이머리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빅딜 대상이 아니다”라는 의견들이 제시됐다고 한다. 정개특위 위원장인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이 빅딜론을 제기한 데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의원정수 확대 주장으로 곤욕을 치른 탓인지 의원정수가 아닌 권역별 비례대표제에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놓고도 영남과 호남의 온도차가 크다. 김영춘 부산시당위원장을 비롯한 영남권 5개 시·도당위원장과 당원 50여 명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 수용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달 30일에도 영남권 지역위원장 57명이 비슷한 성명을 발표했다. 전통적으로 열세인 영남은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새정치연합에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때문에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실시되면 영남의 지역위원장들이 비례대표 후보로 많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상당수가 친노(친노무현) 성향 및 운동권 출신이다. 이 지점에서 문재인 대표 체제에 불만이 많은 호남권 의원들의 생각은 복잡해지는 것 같다. 당 관계자는 “호남 의원들도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에 찬성하고 있지만 영남의 친노 인사들이 국회에 들어오는 것이 꼭 달갑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홍수영 gaea@donga.com·민동용 기자}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이 3일 ‘진흙탕 폭로’로 흐르고 있는 롯데그룹 후계 분쟁에 대해 “국민에 대한 역겨운 배신행위”라고 비판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야 할 재벌그룹이 이전투구 하는 모습을 연일 지켜보는 국민들은 이제 참담함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 “메르스 사태 이후 가중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국민이 하나가 돼 분발을 다짐하는 중요한 시기였다”며 “볼썽사나운 롯데가(家)의 돈 전쟁은 국민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롯데그룹에 대해 “국민 삶에 가장 밀착돼 있는 기업이고 당연히 국민으로부터 가장 큰 혜택을 본 국민 기업”이라며 “그러나 후진적 지배구조와 오너일가의 정체성, 가풍 모두가 우리 국민의 상식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또 “더 한심한 것은 국민의 눈과 국가경제를 아랑곳 않고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국민을 상대로 여론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제라도 롯데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건강한 기업 구조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롯데가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과거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지 않겠냐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20대 총선을 8개월 앞둔 여의도 정치권은 다시 ‘총선 룰’을 놓고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화려한 수사의 이면에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골몰하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회가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에 그쳤다는 것은 여야에 대한 사망 선고나 다름없다. 전문성과 소수자 배려를 명분으로 내건 비례대표 의원은 사실상 ‘지역구 의원이 되기 위한 징검다리’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많다. 의원 정수 확대를 논의하기 이전에 여야 스스로 국회가 그동안 제 기능을 했는지 참회록을 써야 할 판이다. 총선 룰을 정해야 하는 이 시점에 여의도 정치의 ‘3대 고질병’을 긴급 진단해봤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A 의원은 지난달 24일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에 ‘지각’ 출석했다. 자신이 출마하려는 지역의 사무실에서 연 ‘민원의 날’ 행사가 오후 3시에야 끝났기 때문이다. 원내지도부로부터 오후 2시 본회의 개최를 공지받았지만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표를 줄 지역 주민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지역 업무를 마친 뒤에야 서울행 고속철도(KTX)에 몸을 실었다. 본회의장에 도착했을 때는 추경 안건 65개 중 31개가 이미 통과된 상태였다.○ 비례대표는 지역구 징검다리용? 20대 총선을 8개월여 앞둔 비례대표 의원들의 마음은 이미 콩밭으로 간 지 오래다. 4년마다 되풀이되는 ‘국회 4년 차’ 증후군이기도 하다. 동아일보가 2일 19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 52명의 20대 총선 출마 의사를 파악한 결과 75.0%인 39명이 지역구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출마에 무게를 두고 검토하고 있는 의원 6명까지 포함하면 86.6%나 된다. 지역구를 선택해 출사표를 낸 비례대표 의원들은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지역구에서 산다고 한다. 지역을 아직 고르지 못한 경우에는 지역구별 유불리를 따지느라 부심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에게 지역구(부산 사상)를 물려받은 배재정 의원은 홈페이지에 공개된 일정만 봐도 지난달 7차례 이상 이 지역을 찾았다. 공교롭게 올 들어 본회의 출석률은 뚝 떨어졌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9일 현재 70.0%로, 지난 3년간의 본회의 평균 출석률(94.9%)에 비해 상당히 저조하다. ‘청년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은 지난해 11월 전남 순천, 올해 1월 곡성에서 의정보고회를 열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일찌감치 전남 순천-곡성을 지역구로 골랐다. 의정보고회는 보통 지역구 의원들이 예산 확보, 민원 해결 등 업적을 홍보하는 자리인데 비례대표 의원이 개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비례대표 의원이 지역구 의원들처럼 ‘지역 예산 챙기기’에 나서기도 한다. 태릉선수촌장을 지낸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은 이번 추경안 심사를 앞둔 6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보임돼 ‘대전 예산’을 챙겼다. 또 대전 중구에 사무실을 내고 자신의 활동상을 담은 보도자료까지 내기도 했다. ○ 대의명분은 없고 오로지 당선 가능성만 출마 지역을 택하는 기준으로 지역구도 타파 등 대의명분이나 출신 배경보다 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사례도 적지 않다. 새정치연합 비례대표 21명 중 ‘여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영남 지역에 출마할 의사를 밝힌 의원은 홍의락(대구 북을), 배재정 의원(부산 사상) 정도에 그쳤다. 김현 의원이 최근 사무실을 열고 총선 채비에 들어간 경기 안산 단원갑은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이 당선된 곳. 그러나 이 지역은 15대에 선거구가 신설된 이래 18대까지 현재의 야당 출신이 내리 당선된 ‘야당 텃밭’으로 꼽힌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들도 ‘안전하게 당선을 노릴 지역’을 잡으려고 몸부림치는 것은 비슷하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21명 중 여당의 불모지인 호남 지역에 출사표를 낸 의원은 주영순 의원(전남 무안-신안) 한 명뿐이다.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전문성을 수혈한다고요? 소가 웃을 일입니다. 국회 입성 첫날부터 그 사람들(비례대표)은 다음 선거에 출마할 지역구를 보러 다니느라 바빠요. 당연히 당 지도부 눈치를 봐야죠. 기껏 활동하는 것도 자기가 대표하는 직역(職域)의 민원 창구 정도죠.” 새정치연합의 한 중진 의원은 최근 기자에게 비례대표 얘기가 나오자 이같이 말하며 한숨부터 쉬었다. 새누리당의 한 수도권 의원도 “지금 우리 정치의 모습을 보면 비례대표 의원들은 없어도 된다”며 “우리가 그 사람들 지역 찾아가는 데 4년 동안 돈 주면서 도와줘서야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비례대표가 지역구 의원으로 나가기 위한 징검다리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임기 반환점 돌며 취지 잃어” 새정치연합은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을 역설하고 있다. 하지만 권역별 비례대표는 비례대표 후보 선출 단위를 중앙당에서 6개 권역으로 바꾸는 것일 뿐 비례대표 제도가 작동되는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육대학원 교수(정치학)는 “지금처럼 계파 안배로 비례대표를 선발하고, 그 비례대표가 들어오자마자 지역을 찾아다니면 수를 늘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영혼 없는 의원만 양산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 내부에서도 현재의 비례대표 행태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혁신위원은 “비례대표 의원이 다음 선거에서 지역에 출마할 경우 사지(死地) 출마를 명문화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혁신안에 담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여야가 ‘비례대표 연임 불가’ 규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는 “비례대표가 전문성을 통해 평가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줘 제도가 왜곡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홍수영 gaea@donga.com·한상준 기자}
정부가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여권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최근 인사혁신처에 임시공휴일 지정 절차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혁신처는 ‘국무회의에 상정해 의결하면 임시공휴일 지정이 가능하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에도 임시공휴일을 지정한 선례가 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정부는 2002년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4강 신화’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월드컵 폐막 이튿날인 그해 7월 1일(월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방법을 강구 중”이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광복절 특별사면을 계획하는 등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임시공휴일 지정 검토는 이런 분위기를 더욱 확산시켜 박근혜 정부 후반기를 맞아 새 출발을 다짐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침체된 내수를 진작하기 위한 취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복절인 15일이 토요일이어서 14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사흘 연휴가 되기 때문에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우경임 woohaha@donga.com·홍수영 기자}
국민 10명 중 9명 가까이는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국회의원의 정수 확대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심각한 불신을 보여준 것이다. 한국갤럽이 31일 발표한 7월 다섯째 주(28∼30일)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선거구 조정이나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 등 ‘총선 룰’을 변경할 때 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57%였다. ‘현재가 적당하다’(29%)까지 포함하면 의원 정수를 늘려선 안 된다는 응답자는 86%나 됐다. 반면 ‘늘려도 된다’는 응답자는 7%에 불과했다. 앞서 7월 26일 새정치연합 혁신위는 ‘국회의원 정수 확대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안을 내놓았다. 이는 현재 300명(지역 246명, 비례 54명)인 의원 정수를 369명(지역 246명, 비례 123명)으로 늘리자는 제안이었다. 의원 정수 확대를 두고 여야 지지층 모두 부정적인 응답(새누리당 지지층의 94%, 새정치연합 85%)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응답자의 75%는 ‘국회의원의 세비(歲費) 총예산을 동결하더라도 의원 정수를 늘려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세비를 낮춘다는 전제로 ‘늘려도 된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신(新)4당 체제’로 재편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4당 체제는 여야 일대일 대결구도가 와해되는 다당제(多黨制) 모델이다. 1차 진원지는 야권이다. 호남권을 중심으로 야당발 신당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야당에서 촉발된 의원정수 확대 주장은 신당의 공간을 열어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여권에선 유승민 사태로 여당의 분화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10명의 정치전문가를 통해 신4당 체제의 실현 가능성을 긴급 점검해 봤다. 》 정치 전문가들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반쪽’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야당발 신당 출범은 결국 시간문제라고 봤지만 여권의 분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결국 여야 거대 정당이 모두 쪼개지는 ‘신(新)4당 체제’ 출범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셈이다. 여권의 분화가 어려운 것은 정계 개편의 열쇠를 쥔 박근혜 대통령이 탈당 등 극단적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여당발 신당에 부정적 전망 많아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대표적인 ‘신4당 체제’ 주창자다. 김 교수는 30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이 분열하고, 여당의 공천권을 두고 대통령과 당이 충돌할 경우 여권도 분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당을 만들 힘이 있는 박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 세력을 중심으로 ‘박근혜발 신당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발화점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친박이 공천권을 놓고 정면충돌하는 경우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도 “의원정수가 늘어나고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시행되면 여권에서 새로운 군소 정당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강 교수는 기존 여권이 분열되기보다는 새로운 보수 성향의 군소 정당이 출현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하지만 동아일보의 설문조사에 응한 전문가들은 대체로 ‘여권 분열’ 가능성을 낮게 봤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야권의 경우 제1야당을 하나 신당을 하나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지만 여당 의원은 탈당하는 순간 야당이 되기 때문에 탈당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며 여당발 신당론을 일축했다. 윤성이 경희대 교수는 “한국 사회의 (지역 갈등 등) 진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양당 체제보다 다당제가 우호적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여야 모두) 확실한 대선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여권 내 급격한 정치 지형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도 “18대 총선 당시 친박연대 등 여권의 분열은 ‘박근혜’라는 구심점이 있었다”며 “지금의 여권에는 그런 역할을 할 사람이 없고 총대를 멜 사람도 없다”고 지적했다.○ 야당발 신당은 탄력받을 듯 반면 호남 신당은 변수가 아닌 상수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답변이었다. 박원호 교수는 “유일하게 가능한 게 (지역 기반이 있는) 호남 지역 신당”이라고 했다. 야당의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진영은 이미 같은 당을 유지하기 어렵고 지역 기반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윤성이 교수는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신당은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 역시 “천정배 의원이 이미 신당을 한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현실적으로 구체적인 액션까지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탈당은 자살 행위’라는 것을 의원들도 잘 아는 만큼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란 얘기다.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실시되면 신당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는 “(권역별 비례대표 등) 선거의 룰이 바뀌면 유권자 역시 투표 전략을 바꾸게 된다”며 “19대 총선 결과로 시뮬레이션한 자료로 단순히 ‘영남 지역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의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봐선 안 된다”고 했다.○ 선거제도 개편은 쉽지 않을 듯 대부분의 전문가는 원론적으로 의원정수 확대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할 때 현실화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선거제도 개편을 둘러싼 이해득실을 놓고 여야의 생각 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정략적 이미지가 부각되면 국민의 거부감도 커질 수 있다. 윤평중 교수는 “원론적으로 권역별 비례대표는 필요하지만 그동안 비례대표제가 당초 취지에 맞게 운용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계파 간 나눠 먹기나 당 대표가 비례대표 후보에 자기 사람을 심는 현재의 관행을 고려할 때 무작정 비례대표 수를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3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새정치연합의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주장에 대해 “전략공천과 비례대표 확대는 과격한 진보세력의 정치적 진입을 위한 교두보임을 비판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제출했다.길진균 leon@donga.com·홍수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여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사진)이 30일 “한국 정부가 일본에 과거사 사과를 계속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전 이사장은 30일 일본에서 귀국한 뒤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1984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90도로 머리 숙여 사죄한 히로히토(裕仁) 천황을 포함해 일본이 네 번이나 공식적인 사과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한국에서 일본 정치인들의 신사 참배를 지적한 것을 두고도 “내정간섭”이라며 “후손이 ‘(조상이) 나쁜 사람이니까 묘소에 안 찾아갈 거야’ 하는 게 패륜”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언급하며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가 집권할 당시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로 양국 관계가 정상이 됐는데 다시 과거를 발목 잡으면 그게 비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도 역사를 다 알면서 통치자로서 반대파도 포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분들의 얘기를 대변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를 요구해 왔다. 박 전 이사장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1965년 (한국은) 일본의 사과를 받아들였고 일본의 무상 유상 지원이 한국 고도성장의 모태가 되지 않았느냐”며 “이제는 우리가 위안부에 끌려가 고통받은 분들을 보살펴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버지는 정치가라기보다 혁명가였다. 국가를 위해 목숨도 바치는 혁명가의 딸로서 해야 할 얘기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이사장은 28일 일본의 포털사이트인 니코니코와 진행한 특별대담에서 이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인터뷰는 일본에서 8월 4일 오후 10시에 방영될 예정이다. 청와대는 박 전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우리와는 관계가 없지 않느냐”며 “우리가 의견을 말할 내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박 전 이사장은) 일본 정부의 대변인이냐”며 “우리 국민의 역사 속 쌓인 한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최근 7년 동안 로또 1등 당첨자가 가장 많이 나온 판매점은 부산 동구 범일동에 있는 ‘부일카서비스’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기획재정부로부터 2008년~2014년 로또 1등 당첨자가 5차례 이상 나온 판매점 총 27곳의 자료를 받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부일카서비스 판매점은 지난 7년 동안 1등 당첨자가 모두 26차례 나왔다. 2등도 55차례나 배출됐다. 이 기간 동안 부일카서비스 판매점의 로또 판매액은 663억5091만 원어치로, 27곳 가운데 두 번째로 많았다. 2위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스파’ 판매점으로 같은 기간 1등이 21차례, 2등이 80차례 당첨됐다. 이곳에서는 로또가 지난 7년 동안 가장 많은 1126억1924만 원어치 팔렸다. 이어 경남 양산시 평산동 ‘GS25 양산문성점’, 대구 달서구 본리동 ‘일등복권’ 편의점,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4가 버스판매소 등이 1등을 각 8차례씩 배출하며 공동 3위에 올랐다. 한편 같은 기간 로또 판매액 대비 1등 당첨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있는 ‘바이더웨이 녹번중앙점’으로 나타났다. 이 편의점은 지난 7년 동안 로또를 24억2392만 원어치 판매했고 이 가운데 1등 당첨자가 5차례 나왔다. 1등이 한 번 나오기까지 평균 4억8000만 원어치를 판 셈. 2위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의 ‘로또복권방’ 판매점이었다. 7년 동안 40억1452만 원어치를 팔아 1등 당첨자가 5차례 나왔다. 8억290만 원어치를 팔 때마다 1등이 나온 셈이다. 3위는 강원 원주시 태장2동의 ‘황금로또’ 판매점이었다. 7년 동안 63억9402만 원어치를 판매해 1등을 5차례 배출했다. 판매액 12억7880만 원 당 1등이 나왔다.홍수영기자 gaea@donga.com}
27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공방은 국가정보원이 해킹 프로그램 ‘RCS’를 구매한 행위의 불법성 여부에 모아졌다. 이탈리아 해킹팀에서 구입한 RCS는 PC나 스마트폰을 원격조종 및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야당은 국정원이나 구입을 중개한 나나테크가 RCS를 무단으로 들여온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통비법 10조에 따르면 감청설비를 수입하는 자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또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이 감청설비를 도입할 때에는 국회 정보위원회에 통보해야 한다. RCS를 감청설비로 규정할 경우 나나테크가 미래부의 인가 없이 수입하고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에 도입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게 불법이 될 수 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이개호 의원은 “국정원이 감청설비를 도입하면 정보위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보고를 안 했으니 통비법 위반”이라고 최양희 미래부 장관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RCS를 감청설비로 볼 수 없다고 맞섰다. 통비법 2조에 따르면 감청설비는 ‘감청에 사용될 수 있는 전자장치·기계장치’라는 것. 최 장관은 “현행법에서는 무형물인 소프트웨어가 (감청설비 범주에) 자리 잡을 데가 없다”며 “그간 미래부에서 감청설비로 인가된 것 중 소프트웨어는 없다”고 말했다. RCS를 감청설비로 볼지를 놓고 법 해석상 논쟁이 계속 일자 새정치연합 우상호 의원은 “통비법의 취지는 일반인들을 광범위하게 해킹하지 못하게 하려고 (정부에) 인가권을 준 것인데 법적으로 ‘장비’가 아니라는 말에 꽂혀 이상한 해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여당 의원들은 야당을 겨냥해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실제로는 ‘국정원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새누리당 전하진 의원은 “야당에서는 도청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도청 피해자가 없다”며 “국정원의 모든 것을 낱낱이 파헤치는 것이 누구를 위해 도움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국정원 2차장을 지낸 같은 당 김회선 의원도 “대한민국 정보기관이 북한 공작원의 이메일 체크도 못 하도록 만들었다면 그런 법이 오히려 문제”라고 주장했다.홍수영 gaea@donga.com·홍정수 기자}
국가정보원은 27일 해킹 프로그램을 운용한 임모 과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삭제한 자료를 복원한 결과 민간인 불법 사찰은 없었다며 야당의 의혹 제기를 강력 부인했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내 직을 걸고 불법 사찰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특히 “RCS(리모트 컨트롤 시스템)로는 카카오톡 도청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자료 요청이 불충분하다며 강력히 반발했고 결국 여야가 추천한 외부 전문가들과 국정원 실무자들이 참여한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이 원장은 로그파일(해킹 프로그램 사용기록) 원본을 제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국정원의 모든 보안(사항)이 많이 노출돼 원본 제출은 있을 수 없다. 원본을 제출하면 세계 각 정보기관들이 국정원을 조롱거리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은 임 과장이 삭제한 뒤 국정원이 복구한 51개 파일과 관련해 “10개는 대북·대테러용이고 31개는 국정원 공용폰과 컴퓨터에서 사용한 실험용”이라며 “나머지 10개는 (감염에) 실패한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도 이날 전체회의에서 국정원 해킹 의혹과 관련해 현안 보고를 받았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RCS는 소프트웨어이고 현행법상 소프트웨어는 감청설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성호 sungho@donga.com·홍수영 기자}

《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은 8월 초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전셋집을 계약한다. 연수구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선거구 인구편차 2 대 1’을 적용하면 선거구 인구 상한을 초과하게 돼 분구(分區)가 유력한 지역. 비례대표인 민 의원은 20대 총선 출마를 결심하며 이 지역을 선택했다.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어서 교수 출신이자 초등학생 자녀를 둔 자신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눈을 부릅뜨고 있는 현역 의원들을 피하자는 이유도 컸다. 민 의원은 “내가 원외 인사라면 안면몰수하고 현역과 붙어보겠지만 같은 당 현역 의원끼리는 정말 ‘원수’가 된다”며 “가능한 한 비어 있는 지역에 도전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내년 4월 13일 치러지는 20대 총선이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출마를 준비 중인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로 7월 임시국회가 사실상 막을 내리면서 현역 의원 대부분은 ‘지역 챙기기’ 모드로 들어갔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지역을 찾는 현역 의원이 부쩍 늘었다. 재기를 노리는 전직 의원들도 공공기관장 등의 직을 속속 내려놓으며 총선 채비에 한창이다. ○ 비례대표 “분구를 잡아라” 총선을 향해 잰걸음을 하는 인사들은 여야 비례대표다. 총선 첫 관문인 지역구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이 단계에서 ‘전투력 부족’으로 백기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20대 총선에는 분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구가 생기면서 ‘해볼 만하다’며 뛰고 있다.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출신인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최근 자신이 쓴 자녀 교육 관련 서적이 많이 팔린 지역을 조사했다. 앞서 분구가 예상되는 부산 해운대구 출마도 타진했지만 일부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설이 나오자 뜻을 접었다. 신 의원은 “교육열이 높은 서울 근교의 분구 예상 지역이나 책이 많이 팔려 인지도가 높은 지역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구를 정했더라도 마음은 급하다. 이미 책임 당원을 많이 확보하고 표심 다지기를 하는 현역 의원에 비해 출전 준비가 늦었다고 생각해서다.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인 A 의원은 서울 강북 지역에 사무실을 내고 평일에도 수시로 지역구를 방문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자신이 발의한 법안만 처리하고 회의장을 떠나 다른 의원들이 황당해하기도 했다. A 의원의 보좌진은 다른 의원들에게 “지역에 일이 있어 갔다”며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 지자체장 출마설에 떠는 현역 의원 일부 현역 의원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출마 움직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참여경선)가 실시될 경우 가장 무서운 게 지명도이기 때문이다. 대구 달서구에서는 3선의 곽대훈 달서구청장의 출마 여부에 새누리당 홍지만(달서갑), 윤재옥(달서을), 조원진 의원(달서병)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곽 구청장은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상당한 득표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대구 지역 한 의원은 “달서구는 국회의원이 3명이지만 구청장은 1명이라 구청장 인지도가 의원보다 더 높다”고 전했다. 신당론이 불거진 전북의 경우 기초단체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무소속 단체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새정치연합의 한 당직자는 “일부 지역에서는 현역 의원과 기초단체장 간 사적인 인간관계에 의존한 ‘우리가 남이가’ 식 주고받기 협상도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종합편성채널(종편) 시사프로그램의 단골 출연자가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에 긴장하기도 한다. 경북 지역의 B 의원은 “다음주부터 여의도 일정을 최소화하고 지역에 내려갈 예정”이라며 “어르신들에게 종편 출연자의 인지도가 높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기관장 “직 내려놓고 지역으로” 여권에서는 의원 출신 공공기관장들의 총선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입후보자 공직 사퇴 시한은 내년 1월 14일이지만 지역구 다지기를 위해 사임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 그 스타트는 정옥임 전 의원이 끊었다. 정 전 의원은 6월 30일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하나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3년의 임기 중 1년 7개월만 채운 것이다. 7월 정부법무공단 이사장에서 물러난 손범규 전 의원을 비롯해 18대 국회에서 활동한 이은재 한국행정연구원장,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등도 총선 출마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장인 한 전직 의원은 언론인 등에게 전화를 걸어 “언제 그만두는 게 좋겠느냐” “사임의 변에 총선 출마를 언급해야 하느냐” 등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한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가능성에 19대 총선에서 낙천했거나 낙선한 원로, 중진들도 정치권 복귀를 노리고 있다. 여권에 따르면 6선의 홍사덕, 4선의 이윤성, 3선의 조진형 전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명도에서 지역의 다른 경쟁자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고 보고 이전 조직을 재가동하는 인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홍수영 gaea@donga.com·민동용 기자}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11조5639억여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은 당초 정부안보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피해 지원 예산이 크게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본회의에 출석해 “이번 추경은 민생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메르스 예산 대폭 확충 여야는 세출경정 예산에서 감액한 재원(4750억 원) 중 4112억 원을 메르스와 가뭄 피해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 등으로 다시 증액했다. 특히 메르스 사태 관련 예산에 총 2708억 원을 추가로 배정했다. 메르스 피해 복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업별로는 △피해 의료기관 손실 지원 1500억 원 △중소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 950억 원 △지방의료원, 적십자병원, 보건소 등 시설·장비 확충 208억 원 등이다. 탄저균 등 생물테러 대응역량 강화 예산 73억 원도 새로 반영됐다. 다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편성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예산 101억 원은 반영되지 못했다. 설립의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게 정부 여당의 주장이다.○ 지역예산으로 돌린 SOC 예산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은 정부안(1조5000억 원)의 약 17%인 2500억 원 삭감됐다. ‘메르스·가뭄 추경’이란 기본 취지를 벗어난다는 명분이었다. 하지만 586억 원어치의 사업을 새로 추가하며 실제 줄어든 SOC 예산은 1914억 원이었다. 막판 협상 과정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의원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본색’을 드러냈다. 충남 서산-태안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은 ‘서해선 복선전철’ 예산으로 정부안(200억 원)에서 200억 원을 더 늘렸다. 전남 해남-완도-진도가 지역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은 ‘보성-임성 철도 건설’ 예산으로 100억 원을 새로 따냈다. 정부가 꺼내든 경기부양 카드인 ‘공연 티켓 1+1’ 사업 예산 30억 원은 그대로 살아남았다. 메르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화계를 위해 공연 표 1장을 사면 1장을 더 주는 제도다. 야당은 다른 업계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전액 삭감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저소득층에 온누리상품권(전통시장 전용)을 10만 원씩 지급하는 예산 2140억 원은 무산됐다. 야당이 서민대책으로 추진한 것이었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그 대신 기획재정부가 기금을 활용해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 정부, 8월부터 추경 집행 ‘속도전’ 정부는 박근혜 정부 두 번째 추경이 당초 일정대로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자칫 8월로 넘어갈 경우 경기를 살리기 위한 최적의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었다. 정부는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예산 집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8월부터 사업별로 추경안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상승해 3%대 성장률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5.7%에서 37.5%로 높아져 향후 재정건전성 확보라는 짐을 안게 된 점은 부담이다. 야당 원내사령탑으로 협상을 이끈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서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 원내대표는 “젊은 세대에게 이렇게 ‘먹튀’로 전가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홍수영 gaea@donga.com·차길호 / 세종=손영일 기자}

서로가 한발씩 양보하면서 거둔 합의였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관건이 ‘타이밍’이라는 여론의 압박 속에 여야는 23일 마지막 쟁점이던 법인세 인상과 국가정보원 해킹 청문회를 놓고 절충안을 마련했다. 이로써 정부가 추경안을 제출한 뒤 18일 만인 24일 본회의에서 최소 11조1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이 처리될 수 있게 됐다. ○ ‘법인세 등 정비’로 절충 여야 원내지도부가 이날 오전, 오후 잇달아 벌인 핑퐁 회동에서 추경안 처리의 최대 쟁점은 야당의 법인세 인상 요구였다. 반복되는 ‘세수 펑크’를 막기 위해 법인세를 인상해 세입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 여당은 ‘증세 없는 복지’라는 박근혜 정부의 기조에 호응해야 하는 만큼 법인세 인상을 포함한 증세 논의는 어렵다고 버텼다. 여야는 소득세, 법인세 등의 정비를 비롯해 세입 확충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부대의견을 다는 것으로 절충점을 찾았다. 추후 논의 여지를 열어두는 선에서 타협한 것. 협상에서는 야당이 법인세 인상을 계속 요구하자 여당은 비과세·감면제도 정비로 맞섰다고 한다. 비과세·감면제도 축소는 ‘증세는 없다’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세입 기반을 확충할 수 있는 여당의 대안인 셈. 하지만 야당이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 신설까지 언급하면서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결국 양측의 주장이 담긴 ‘인상’ ‘감면’ 등의 표현을 모두 빼고 ‘정비’라는 중립적인 표현을 합의문에 담았다. 하지만 합의 직후 ‘정비’를 둘러싼 동상이몽(同床異夢)이 드러나기도 했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모든 방안을 열어 놓고 다루겠다는 것”이라면서도 “새누리당은 현재로서는 법인세 인상의 여지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우리로선 ‘정비’가 법인세 인상을 포함해 논의하겠다는 취지”라고 주장했다. ○ 與 ‘청문회 불가’ 강하게 반대 국정원 해킹 의혹 사건에 대한 협상의 암초는 청문회 실시 여부였다. 야당의 끈질긴 요구에도 여당은 끝까지 청문회 개최를 반대했다. 이에 한때 협상이 결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결국 여야는 ‘청문회에 준하는 절차’로 국회 정보위원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여당의 반대로 합의문에 이 같은 표현을 적시하지는 않았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국가 안보, 보안과 직결되는 부분이 많아 청문회를 열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일단 다음 달 14일까지 국회 정보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국방위, 안전행정위 등 관련 상임위를 열어 관련 자료를 통해 현안보고를 받기로 했다. 이후 이 자료를 토대로 정보위를 열어 국정원장 등의 증언, 진술을 듣기로 했다. 기밀이 누설되지 않는 방법은 여야 간사가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앞서 추경안 처리와 국정원 청문회 협상을 연계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새정치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은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괜한 공격에 시달리지 않도록 분리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결국 이날 협상은 두 사안의 일괄 타결 방식으로 결론 냈다. ○ SOC 예산 2000억 원 등 7000억 원 삭감 이날 협상을 통해 야당이 전액 삭감을 주장했던 세입경정 예산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정부안에서 각각 2000억 원 줄어든 5조4000억 원, 1조3000억 원으로 결정이 났다. 정부안에서는 총 7000억 원이 깎였다. 여야는 24일 오전까지 진행될 예결특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삭감액의 일부를 새로운 사업 예산으로 대체해 증액할 가능성이 높다. 야당이 요구하는 저소득층 온누리상품권(전통시장 상품권) 지급 예산 2140억 원은 여당이 ‘포퓰리즘 예산’으로 반대하고 있어 재래시장 활성화 예산으로 바뀌어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수영 gaea@donga.com·차길호 기자}
“왜 영남권에 이렇게 많이 사업이 몰려 있습니까. (호남권인) 남해안철도 보성∼임성 구간은 추가로 안 올리고, 누가 봐도 비교가 되잖아요!”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전남 해남-진도-완도)이 2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언성을 높였다.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놓고 사업별 감액·증액 심사를 하는 자리였다. 여형구 국토교통부 2차관은 “보성∼임성 구간은 사업 초기 단계라 반영하지 않고 내년 본예산에 1000억 정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부를 더 압박한 뒤 “소위에서 논의하면 결과에 따르겠다”는 답변을 듣고서야 마이크를 넘겼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머쓱한 듯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추경에서 다 들어내야 하지만 불가피하게 두세 개 해야 한다면 지역 균형을 맞추라”고 말했다. 김 의원실은 다음 날 ‘보성∼임성 간 철도, 추경에 반영 요구’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여야는 추경안 처리 시한(24일)을 앞둔 22일 오전과 오후 수차례 만났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세수 펑크’에 따른 세입경정 예산과 SOC 예산 삭감 규모를 놓고 기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에는 새누리당 원유철,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만나 타결을 시도할 계획이다. 20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에서 야당은 1조5000억 원 규모의 SOC 예산에 대해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메르스 수습과 가뭄 극복이라는 추경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 세입경정 예산과 관련해 야당이 전액 삭감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법인세 인상을 쟁점화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안 의원은 “법인세를 성역으로 묶어두는 정부는 마치 가진 자의 수호천사를 자처하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관련 예산 배정도 5월에 제정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을 둘러싼 여야 간 기싸움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편 새누리당 국회 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관리위원회는 여당 몫인 국회 국방위원장에 정두언 의원(58·3선·서울 서대문을)을 내정했다. 새누리당은 24일 의원총회에서 정 의원을 추대할 예정이다. 정 의원은 행정고시 24회 출신으로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정무부시장을 지냈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최고위원, 여의도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여권 수뇌부가 22일 의기투합했다. 이날 고위 당정청 회의를 통해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 문제를 둘러싼 내홍을 딛고 전열을 재정비한 것이다. 노동개혁을 포함한 4대 개혁은 물론이고 추가경정예산안 및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논란 수습, 감염방역체계 개선 방안 등 거의 모든 현안을 논의했다. 회동 직후 참석자들은 사면에 대한 논의는 일절 없었다고 입을 맞췄다. 하지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역시 ‘통큰 사면’을 건의한 상황이었던 만큼 이날 회의에서도 사면의 대상과 범위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최근 국정원의 해킹 논란에 대해서도 단계별 대응 전략을 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개혁 강력 추진 당정청 수뇌부는 4대 개혁에 한목소리를 냈다. 먼저 김 대표는 “(4대) 개혁 과제 하나하나가 기득권과 이익단체 등의 강력한 저항과 반발에 부딪힐 수 있는 사안이 많다”며 “모든 개혁 작업은 반드시 국민과 여론의 지지를 받아야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현 정부가 성공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당에서도 많이 도와주길 바란다”며 당의 협조를 부탁했다.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 역시 당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즉각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원 원내대표는 “노동개혁은 일자리를 통한 내수성장, 경기회복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기틀을 마련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노동개혁에 당력을 집중해 노사정 간 소통의 매개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해왔던 4대 부문의 개혁을 당정청이 강력히 추진하기로 했다”며 “4대 부문 모두 당에 특위를 만들 것이며 1차로 노동개혁특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추경 및 경제활성화 법안 신속 처리 7월 국회 최대 현안인 추경 처리와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문제도 주요 현안이었다. 원 원내대표는 “늦어도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이 통과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국회에 계류돼 있는 민생경제 살리기 법안 처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 총리도 “어려워진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추경안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차질 없이 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비서실장은 “이번 주에 추경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경제 회복의 귀중한 마중물이 될 수 있다”며 “아직 처리가 안 된 경제활성화 법안들도 7월 국회 통과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국정원 해킹 의혹 우려 지금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국정원의 해킹 의혹 문제도 의제에 올랐다고 한다. 우선 원 원내대표는 국정원 해킹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여야 협상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정원이 정쟁의 대상이 되면 국가 최고 정보기관으로서 대북, 대테러 활동 등 본연의 임무를 하기 힘들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전했다. 다만, 야당의 반발이 거센 만큼 적절한 절충점을 찾자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당정청이 긴밀한 소통을 통해 더욱 단합해 나가자는 다짐도 있었다. 김 대표는 “당정청이 새로운 마음과 각오로 일심동체가 돼서 국민 중심의 정치를 펴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지금은 당정청 전체의 총체적 협력과 팀워크, 하나 된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총리도 “새로운 진용을 갖춘 뒤 처음으로 개최되는 오늘 회의는 어려운 국정 여건을 타개하기 위해 당정청이 한마음 한뜻으로 협력하는 도약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비서실장도 “당의 지원 없이 정부가 성공할 수 없고, 정부의 성공 없이 당의 미래도 밝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성호 sungho@donga.com·홍수영 기자}

새누리당 소속의 정갑윤 국회부의장(사진)이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 필)과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다음 주 발의한다. 삼성물산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격을 받은 뒤 재계에서는 지속적으로 경영권 방어 장치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정 부의장은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상법 개정안은 현재 법제처 심사를 받고 있다”며 “23일 심사가 끝나면 이번 주에 의원들 서명을 받아 다음 주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정안 발의 배경에 대해 “엘리엇의 위협에 삼성물산이니까 살아남았지 일반 중소기업이면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국부가 유출되는 문제에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고 투기성 외국 자본에 대항할 방어 수단이 절실해졌다”고 설명했다. 정 부의장은 22일 오전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건을 계기로 투기성 외국 자본에 취약한 우리 기업들의 경영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경제선진국 수준의 경영권 방어 장치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2010년 3월 포이즌 필 도입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지만 국회에서는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정 부의장이 발의할 법안에는 기존 주주들이 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훨씬 싼 가격에 살 수 있게 해 공격자의 지분 확보를 어렵게 만드는 포이즌 필과 주식 종류별로 의결권 수에 차등을 두어 발행할 수 있는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행 국내 상법은 주주평등주의에 근거한 ‘1주 1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 부의장이 여당 내에서 공감을 얻어도 야당의 협조 없이는 법안을 밀어붙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야당은 경영권 방어 장치가 일부 재벌기업에 대한 특혜라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경영진에게 차별화된 권리를 주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조언한다. 김화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주에게 의결권을 인정하는 이유는 주주가 기업의 경영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최종적으로 떠안기 때문”이라며 “단기 투자자와 장기 투자자, 그리고 지배주주에 대해 의결권에 차별을 두어도 지배주주에 대한 부당한 우대라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김창덕 drake007@donga.com·홍수영 기자}

여야가 잠정 합의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시한(24일)을 코앞에 두고 협상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가뭄, 수출 부진 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편성한 추경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추경을 놓고 정쟁에 가까운 줄다리기를 계속하면서도 여야는 청년일자리 확보 등 경제 살리기를 위한 예산은 삭감하면서 지역 민원성 예산을 끼워 넣는 구태를 되풀이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21일 추경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 일정을 조율했지만 협상은 난항을 거듭했다.○ 지역구 예산 넣느라 일자리 예산 삭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는 추경안에 대한 사업별 감액 및 증액 심사를 22일이나 23일까지 더 진행하기로 했다. 당초 21일까지 세부 심사를 마무리지을 예정이었지만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 감액 규모가 큰 틀에서 결정되지 않으면서 세부 심사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 상임위원회 심의를 거쳐 예결위로 넘겨진 추경안의 세부 내용을 보면 이번에도 여전히 지역구 의원들의 이해가 걸린 사업들이 새롭게 추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에서는 문화관광축제 지원 예산으로 강원 원주시 드라마페스티벌 등 9개 사업에 20억 원을 추가로 증액했다. 당초 정부안에 91억 원이 반영돼 있었다. 메르스로 침체된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반영했다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전형적인 지역별 선심 예산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소하천 정비 예산으로 전북 군산시 경포천 등 10개 사업 105억 원도 추가됐다. 반면 고용노동부의 ‘중소기업 청년인턴’ 지원 예산은 정부안 1809억 원에서 36억 원이 삭감됐다. 내년부터 도입될 예정인 임금피크제를 위해 정부가 기업에 지원금을 주는 ‘세대 간 상생고용’ 예산 역시 205억5000만 원에서 61억 원 삭감됐다. 세계경제 침체, 엔화 약세 등으로 부진을 겪는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획재정부의 ‘한국수출입은행 출자’ 예산은 정부안 1000억 원에서 250억 원이 깎였다.○ 기 싸움 벌인 여야 협상 이날 여야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야당은 ‘세수 펑크’에 따른 세입경정을 추경에 포함시키려면 세수 부족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으로 법인세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여당의 SOC 사업 예산 편성 요구에 대해서도 야당이 ‘총선용’이라고 삭감을 주장하면서 삭감 규모를 놓고 기 싸움을 벌였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대표, 수석원내부대표의 ‘2+2 회동’ 도중 기자들과 만나 “여야 간 추경안을 조속히 처리하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정부가 5조6000억 원으로 편성한) 세입경정 예산을 얼마나 반영할지, SOC 예산을 어느 정도 삭감할지에 여야 간 견해차가 있다”고 전했다. 야당은 세월호 인양 비용을 포함하는 해양수산부 추경안을 통과시키려면 민간인이 주도하는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예결위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원내지도부 간 협상에서는 본회의 일정만 정하면 될 텐데 야당이 세부 내용까지 가이드라인을 잡으려고 하니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날 밤늦게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SOC 예산 감액 규모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22일 오전에 다시 만나 논의하기로 했다.홍수영 gaea@donga.com·차길호 기자}
새누리당 조원진,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20일 국회에서 만나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일정을 조율했지만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여야가 잠정 합의한 이번 주 시한을 넘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추경안 심사를) 결론 내면 23, 24일 중 합의 처리하기로 한 약속을 지켜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추경 논의는 오늘 하지 않겠다”며 “국가정보원 해킹 문제에 집중하고 얘기가 이뤄진다면 내일 원내대표 회담을 열어 추경 문제를 같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추경안 처리를 국정원 해킹 논란과 연계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20, 21일 예결특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우리가 주장한 부분을 일정 정도 받아주는지 지켜보고 (본회의 일정을) 판단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추경안 처리가) 24일에 되지 않더라도 27, 28일은 넘기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결특위 여야 간사가 정한 시한(24일)을 한 차례 넘기더라도 야당이 계속 지연전술을 구사하지 못하도록 압박한 것이다. 여야 간 본회의 일정 협상과 별도로 예결특위는 예산안조정소위를 열어 추경안을 놓고 사업별 감액 및 증액 심사를 했다. 하수관거 정비사업 등 일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해 야당은 “총선용”이라며 전액 삭감을 주장했고, 정부 여당은 “지역 경제 활성화용”이라고 맞섰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둘러싼 여야 간 막판 쟁점이 ‘세수 펑크’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서 법인세 인상 문제로 모아지고 있다. 여야의 찬반 의견이 뚜렷이 갈리면서 이번 주(24일)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지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0일 추경예산안조정소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11조8000억 원의 정부 추경안에 대한 세부 심사에 들어간다. 사업별 예산 증·감액 규모를 결정해 사실상 국회 심사를 마무리하는 과정이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예결위 여야 간사가 24일까지 국회에서 추경을 처리하자고 했던 합의를 지키자고 재차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수 펑크에 따른 세입경정을 추경에 반영하려면 법인세 인상을 확약해야 한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최고세율이 22%로 낮아진 법인세를 25%로 되돌리자는 것.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추경안에 세수 확충 방안의 ‘부대의견’을 달아 정부가 내년도 세제개편 때 이를 반영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여야가 함께 정부에 법인세 인상을 촉구했다는 기록을 남기자는 얘기다.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야당의 법인세 인상 주장에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이는 격”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메르스와 수출 부진 등으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려고 추진한 추경이 법인세 인상과 연계될 경우 되레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세율을 올리면 장기적으로 세수가 줄어드는 리스크에 봉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당 원내지도부의 속내도 복잡하다. 모처럼 해빙기를 맞은 당청관계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다. 첫 과제부터 야당에 끌려다녔다는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데다 특히 ‘증세 없는 복지’라는 박근혜 정부의 기조와 정면 배치되는 야당의 법인세 인상 검토 요구를 덜컥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야 간 빅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추경안 처리가 다른 사안과 달리 시기를 놓치면 효과가 떨어지고 야당도 경기가 어려운 만큼 무작정 시간을 끌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부대의견에 법인세 인상을 못 박지 않고 ‘정부가 세수 확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식으로 타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홍수영 gaea@donga.com·길진균 기자}
여야가 국가정보원의 해킹 프로그램 의혹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진상조사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은 17일 진상조사위 명칭을 ‘국민정보 지키기 위원회’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국민의 삶에 보탬이 되는 싸움을 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진상조사위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 ‘휴대전화 해킹 검증센터’를 개설했다. 안 의원은 진상 조사에 참여할 위원에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임을규 한양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 등 5명의 외부 인사를 임명했다. 김 전 처장 임명과 관련해 김성수 대변인은 “국정원 불법 사찰 의혹 관련자들의 부서와 책임라인까지 최단기간에 추적해 대처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김 전 처장은 문재인 대표가 직접 안 의원에게 추천했다고 한다. 새누리당도 맞대응에 나섰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국정원 해킹 의혹이) 정쟁거리가 될 일인가”라며 “국가의 안위를 위해 (북한, 마약사범 관련) 해킹할 필요가 있으면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철우 의원도 “우리 당은 오늘이라도 당장 국정원 현장 확인을 하자고 했는데 야당은 준비가 덜 됐다고 미루고 있다”며 야당을 비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도 이날 간사회의를 열어 이달 안에 국정원을 직접 방문하기로 합의했다. 현장 방문에는 여야 간사와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함께하기로 했다.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구입한 해킹 프로그램이 20명분이란 것은 최대 20개의 휴대전화를 해킹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런 역량으로 무슨 민간인 사찰이 가능하겠느냐”고 항간의 의혹을 부인했다. 또 “사용 기록은 모두 저장돼 있고 기밀(사항)이지만 최근의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비상조치로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보여드릴 예정”이라며 “이 내용을 보면 국정원이 민간사찰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명백해진다”고 주장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홍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