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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22∼25일 진행된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북한의 지뢰 도발과 관련해 한국 대표단에 “다음부터는 이런 일 없으면 되지 않겠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지뢰 도발의 책임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7일 여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이 고위급 접촉에서 북한 대표단에 지뢰 도발을 시인하고 시인과 재발 방지 약속을 명시적으로 할 것을 계속 요구하자 황 총정치국장은 “우리가 한 게 아니다”라고 버텼다. 이 모습을 회담장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하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 대표단에 “황병서를 화장실로 불러 얘기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도 협상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만큼 황병서를 카메라가 없는 화장실 등으로 불러내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보라는 취지였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화장실에서 따로 만난 김 실장과 황병서가 비교적 자유롭게 많은 얘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고 전했다. 논의가 진전되자 황병서는 지뢰 도발과 관련해 “다음부터는 이런 일 없으면 되지 않겠소”라며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북측이 처음으로 지뢰 도발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시사하는 발언이었다고 한다. 한편 ‘2+2’ 남북 고위급 협상을 모니터링한 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협상하는데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이 있으니까 좋더라”라며 홍용표 통일부 장관을 치켜세웠다고 한다. 홍 장관은 올해 51세로 회담 대표 중 가장 젊다. 상대적으로 젊은 홍 장관이 북한의 지뢰 도발에 대한 정황 증거 등을 들이대며 북한 대표단을 깐깐하게 따지고 든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정부와 새누리당은 북한의 지뢰 및 포격 도발 등에 대비하기 위해 내년 국방 예산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당정은 27일 예산 당정협의를 열고 당초 구상한 내년 예산안에서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 전투력과 대잠수함 전력 강화 등 국방비 투자를 증액하기로 했다. 또 남북 고위급 협상 타결 이후 남북관계 개선에 대비해 경원선 복원사업,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등 교류·협력 예산도 늘리기로 했다. 최근 남북 간 군사적 대치로 조성된 ‘안보 민심’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국방부는 내년도 국방 예산으로 올해 37조4560억 원보다 7.2% 늘린 40조1395억 원을 요구한 상태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부터 연간 2∼6% 수준에 그쳤던 국방 예산이 국방부의 숙원인 7%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내년 예산 규모를 놓고는 정부와 여당의 기 싸움이 팽팽하다. 양측 모두 내년 예산안에 대해 ‘확장적 재정’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총선을 앞두고 돈을 더 풀어 경제에 온기를 돌게 하려는 여당과 국가부채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겠다는 정부의 이해관계가 다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당정협의에서 “반복적인 세입결손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성장률과 세수를 현실에 가깝게 보수적으로 전망할 것임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부는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성장률) 전망치를 4%대로 잡아왔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에 밝힌 올해 경상성장률 전망치 6.1%와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경상성장률과 세입 전망을 보수적으로 하면 이에 따른 세출도 크게 늘릴 수가 없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본예산(375조4000억 원) 대비 내년 예산안 증가율을 내년 경상성장률 전망치보다 낮은 3%대 초중반으로 잡아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390조 원대 후반의 ‘슈퍼 예산’을 요구해 온 여당은 불만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당정협의 뒤 “정부가 국가부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40% 이내로 유지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내년 예산 편성을 너무 보수적으로 잡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도 “내년에 임기 4년 차에 접어드는 정부도 ‘임기 내 균형재정 달성’을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무성 대표는 “(경제는) 사이클이라 언젠가는 좋아질 날이 올 수 있는데 그때까지는 확장적 재정을 쓸 수밖에 없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정부는 다음 주에 열리는 당정협의에서 최종 조율을 마친 뒤 다음 달 11일 내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이제 곧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시작되는데, 4대 개혁 관련 법안과 산적한 민생경제 활성화 법안 처리에 최선을 다해 주기를 당부 드립니다.”(박근혜 대통령) “대통령님, 오늘은 기분 좋은 날입니다. 우리 모두 대통령이 성공적인 국정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박 대통령과 김 대표를 포함한 새누리당 의원 138명은 26일 청와대 영빈관에 모여 오찬을 했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전체 의원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퇴진하면서 파탄 직전에 이르렀던 당청은 모처럼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유의동 원내대변인은 “큰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리듯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권의) 컨디션을 끌어올린 자리였다”고 촌평했다.○ 눈 실핏줄 터졌는데도 활짝 웃은 朴 대통령 참석자들은 박 대통령의 안색이 썩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얼굴이 붓고 눈의 실핏줄도 터졌다고 한다. 남북 고위급 접촉이 유례없는 43시간 마라톤협상으로 진행되면서 박 대통령도 사흘 밤을 꼬박 새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표정만큼은 밝았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일촉즉발의 긴박한 순간이었지만 또다시 국민 안위와 국가 안보가 위협을 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끝까지 원칙을 갖고 (협상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보 위기 앞에 온 국민이 의연하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큰 힘이 됐다”며 “장병들이 전역을 연기하고 예비군들이 군복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화두는 역시 ‘노동개혁’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제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개혁에 매진해야 한다”며 “노동개혁이라는 큰 과제가 여러분 앞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개혁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넘어 출산율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며 “안정된 일자리를 가져야 결혼도 하고 애도 낳는다. 노동개혁을 이번에는 제대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영국에 갔을 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손자가 싸이의 춤을 추더라”며 “제조업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 서비스산업과 문화산업 분야에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물이 들어올 때 배를 띄워야 한다’는 명분으로 이날 오찬을 추진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맞은 시점에 남북 간 극적 합의가 이뤄진 만큼 새누리당 의원들과도 접촉면을 넓혀 국정 추진력을 높이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4대 개혁 완수 다짐으로 화답한 새누리당 박 대통령과 함께 헤드테이블에 앉은 새누리당 지도부는 일제히 박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 대표는 “(전날 연찬회에서) 새누리당이 4대 개혁을 잘 뒷받침해서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자고 단단히 다짐했다”고 말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남북 회담의 결과는 대통령의 좌우명인 원칙의 승리였다”고 강조했다. 김을동 최고위원은 ‘새누리당 만세, 대한민국 만세’를 건배사로 제안했다. 마지막 건배 제안자로 뽑힌 오신환 의원의 건배사는 “여기저기”였다. ‘국민 여러분의 기쁨이, 저희의 기쁨’이라는 의미였다. 오 의원은 4·29 재·보궐선거에서 27년 만에 야당으로부터 서울 관악을 지역구를 탈환했던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즉석에서 “재미있는 얘기를 해보라”며 김희국 의원에게 마이크를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미처 준비가 안 된 김 의원이 로마사 등 진지한 얘기를 하자 김 대표는 “왜 엉뚱한 소리를 하느냐”며 들여보내는 등 시종 농담이 오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오찬은 75분간 진행됐다. 새누리당 의원 159명 가운데 해외 출장 중이거나 재판을 받고 있는 의원 등 21명은 불참했다. 이재오 이군현 김용태 의원 등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전날까지 참석 여부를 통보하지 않은 유승민 의원은 참석했지만 박 대통령과 마주치지는 않았다.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좌석을 배치하면서 국방위원인 유 의원은 박 대통령과 가장 먼 테이블에 앉았다. 과거 오찬 때는 대통령이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상임위별로 사진 촬영도 했으나 이날 오찬에선 이런 순서가 없었다.이재명 egija@donga.com·박민혁·홍수영 기자}
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 이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김 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규칙을 놓고 ‘집안 단속’에 나선 반면 문 대표는 외교 행보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 대표는 26일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한 친박(친박근혜)계의 회의적인 반응에 쐐기를 박았다. ‘국민공천제 관철’ 등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한 뒤 이어진 비공개 토론에서 의원들의 견해를 재차 확인한 결과 이견이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의원들에게 ‘(오픈프라이머리를) 당론으로 확정했는데 지금 뜻이 바뀐 분 계십니까’라고 물어봤다”며 “한 사람도 손을 안 들어서 ‘그 뜻을 그대로 관철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하니 모두 박수로 인정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당론으로 확정된 국민공천제를 그대로 강력하게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날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국회로 초청해 차례로 면담하며 6자회담 재개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추 대사는 “(미국과 북한)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김성수 대변인이 전했다. 리퍼트 대사의 발언은 미 대사관 측이 비공개를 요청했다. 앞서 16일 문 대표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밝히며 “미국과 중국을 설득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날 ‘한반도 신경제지도’ 내용이 담긴 영문책자를 양(兩) 대사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전날 문 대표는 10월 중순 방중 계획을 밝혔다. 이를 놓고 당 일각에서는 “문 대표가 혁신위원회 활동 종료 이후 제기될 ‘분당론’과 ‘문 대표 책임론’ 등을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명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명박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7년 반 동안 이어진 한반도 긴장의 흐름을 바꾸는 전기를 마련했다.”(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약간 미진하지만 지금까지 북한의 떼쓰기가 통했던 관행을 없애는 역할을 했다.”(김석우 전 통일원 차관) 동아일보는 25일 외교·안보·통일 전문가 5명에게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이번 합의가 남북관계를 군사적 긴장 국면에서 대화 국면으로 반전시키는 계기가 된 것은 평가할 만하지만, 향후 남북관계가 탄탄대로에 올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많았다.○ “남북 윈-윈” vs “확성기 중단 성과 모호”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남북 대표단의 합의에 대해 “6개 합의에는 남북이 원하는 게 고루 들어 있다”며 “남북한이 한 발짝씩 양보해 모두 ‘윈-윈’했다”고 평가했다. 양측의 현안인 북한의 지뢰 도발과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일정 부분 원하는 바를 주고받은 데다 한국은 이산가족 상봉을, 북한은 민간교류를 얻어냈다는 것이다. 다만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에 절박한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면서 이에 상응한 성과를 얻어냈느냐는 모호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의 유감 표명이 과거보다 진전된 것은 맞지만 우리가 의도하는 것을 모두 관철시켰다는 해석은 정부의 자화자찬”이라고 말했다. 송봉선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이 현재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에 붙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에 대해 김 전 차관은 “조건을 단 것은 북한이 마음대로 도발할 여지를 줄였다”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비정상적인 사태에 대한 남북 양측의 개념 규정이 없다”면서 “당국자 회담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해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불안정한 리더십 드러나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무박 4일’의 마라톤협상을 거친 끝에 전격적인 합의에 이르기까지 북한이 보인 태도를 보고 박 교수는 “3, 4년의 집권기간을 통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지도자 훈련을 마친 것 같다”고 진단했다. 확성기 중단이라는 목표를 얻기 위해 매우 집요한 모습을 보이며 인내하는 태도를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것. 김 교수는 “북한이 과거와 달리 판을 박차고 나가지 않았고,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를 내보낸 것도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김 전 차관은 “최근의 군사적 대치는 북한의 불안정한 리더십이 잘못 만들어낸 상황이고,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상황이 어려워진다는 절박함, 취약함이 엿보였다”고 했다.○ 당국회담은 정상회담의 자락 깔기? 협상이 타결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의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양 교수는 “보수정권인 박 대통령과 김정은의 정상 선언이 나오면 남북관계 발전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당국자 회담 개최를 합의 1항에 올린 것은 정상회담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면서 “판이 벌어졌으니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양측 최고지도자의 의지를 공식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 장밋빛 전망은 금물 전문가들은 이번 남북 합의가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것만큼은 사실이지만 향후 남북관계를 장밋빛으로만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북한이 화전(和戰) 양면전술을 구사할 것”이라면서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 내년 연례 한미 연합군사연습 등에 다시 도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홍수영 gaea@donga.com·한상준·길진균 기자}

전문가들은 취임 후 2년 반 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 분야에서 평균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10점 만점 기준 4.8점)했다. 국정 과제 등을 진정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인정하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정 과제 설정과 비전 제시 능력 평균 이상” 정치 분야 평가가 대체로 부진했지만 ‘국정 과제 설정 및 추진 능력’ 분야와 ‘메시지 관리 및 비전 제시 능력’ 분야에서는 평균 점수를 웃돌았다.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 회의 등을 통해 정부가 중점 추진하려는 과제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뚝심 있게 추진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후한 평가를 내린 셈.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소홀한 분야 없이 정상적으로 국정 과제 목표가 제대로 정립됐다”면서 “지금은 국민에게 희망을 가져다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2년 반 동안 열심히 추진하면 비전 제시에 걸맞은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당청 관계와 대야(對野) 관계 등에 대한 박 대통령의 정치적 조정 능력’은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 파동과 관련해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대통령이 살아 있는 권력이라는 점을 입증했을지는 몰라도 여권에 초래된 분란에 대해 최종적인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 결국에는 마이너스가 된 것”이라고 봤다.○ “국민 통합 구체적 성과 없어” ‘대국민 소통 및 국민 통합 노력’과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평점은 4.2점으로 정치 관련 5개 분야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인 보수층에만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면서 “(2012년 12월) 당선 당시와 비교해 보면 국민은 더 갈라져 있고, 양극화됐다. 대통령으로서 직무 유기”라고 혹독한 평가를 했다. 윤종빈 명지대 교수도 “국정 과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지나치게 원칙을 강조하면서 소통에서 경직됐다는 모습을 보여 주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안전이 강조됐지만 올 6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했을 때 초동 대응에 우왕좌왕하는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책임지지 않았고, 컨트롤타워도 불분명했다”며 “중심을 잡고 챙겨야 할 대통령은 반응이 느렸고, 책임을 전가하려는 모습도 문제였다”고 했다.○ “신바람 국정 운영 해야” 양승함 연세대 교수는 “지금 국가가 대통령 혼자의 판단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관료들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자율성을 줌으로써 각자 책임감을 갖고 신바람 나게 국정 운영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권위주의적인 인치(人治)를 절제하고 민주국가 시스템에 의한 협치(協治)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독주가 아니라 관료들의 책임감과 시민의 자발적 동의 등 국민과 함께 가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성호 sungho@donga.com·홍수영 기자}

“중요한 사안을 놓고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국회에 있었으면 따졌을 텐데….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 2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가 열린 국회 본청 220호 영상회의실. ‘2014 회계연도 교육부 결산’을 의결하는 자리에 황 부총리는 없었다. 통상 각 부처의 결산을 의결할 때는 소관 장관과 부처 간부들이 배석한다. 그러나 이날 국회 상임위 전체회의는 처음으로 국회와 정부세종청사 간 영상회의로 진행돼 황 총리는 화면으로 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이날 영상회의를 두고 찬반은 엇갈렸다. 국회만 열리면 공무원들이 대거 여의도로 옮기는 비효율을 줄일 수 있어 좋은 시도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결산을 의결한 뒤 이뤄진 현안 질의에서 얼굴을 마주 보고 비판할 수 없어 답답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회는 이날 상임위별 ‘2014 회계연도 결산’ 심사를 마무리했다. 교문위와 정무위, 보건복지위가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어 결산심사보고서를 의결한 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에 넘겼다. 17일까지 결산 심사를 마쳐야 하지만 다른 현안을 놓고 다투다가 지각 의결을 한 것이다. 예결위는 이날부터 27일까지 결산심사소위를 가동해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결산안을 심사한다. 국회는 28일 본회의에서 이를 최종 의결할 계획이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공무원 전용 모바일 메신저인 ‘바로톡’은 반쪽짜리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에서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12월 1억6300만 원을 들여 ‘공무원판 카카오톡’을 개발했다. 민간 메신저를 쓸 경우 정보 유출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안상 문제로 애플의 ‘iOS’가 탑재된 아이폰용은 개발하지 않았다. 국회 예산정책처(예산처) 관계자는 19일 “바로톡은 공무원들의 원활한 업무 소통이라는 개발 취지에 맞지 않아 결과적으로 예산을 헛되게 사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기준 나랏빚은 530조5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0조7000억 원이 늘었다. 세수 부족을 국채 발행으로 메우다 보니 정부의 재정 상태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그런데도 예산은 줄줄 새고 있었다. 국회 예산처가 이날 내놓은 ‘2014회계연도 결산 분석’은 정부 예산의 방만한 운영 실태를 그대로 보여줬다. 공무원들은 예산 집행의 법적 근거가 없거나 규정, 지침 등을 위반한 채 예산을 쌈짓돈 쓰듯 했다. 사업 규모가 크지 않으니 ‘괜찮다’는 식의 행태도 엿보인다. 외교부는 출장 간 공무원들에게 여비와 별개로 ‘사례비’를 지급했다. 지난해 제주도 등이 5월 28∼30일 주최한 ‘제주포럼’ 행사에 참석한 공무원들은 사례비로 총 350만 원을 받았다. 금액은 크지 않았지만 지출의 법적 근거가 없었다.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공무원은 중앙부처의 사무로 조력하는 경우 사례비를 받을 수 없다. ▼ 47억원 투입한 세종시 공무원 숙소, 절반은 텅텅 비어 ▼예산 낭비 ‘밑빠진 독’경찰청은 총경 이상의 직책수행경비를 지급 규정과 다르게 과다 집행했다. 직책수행경비는 실·국·과장 등 간부에게 직원 격려, 대외활동 등에 필요한 소액 지출을 지원하는 용도다. 경찰청은 치안감인 지방청장에게 직책수행경비로 매달 150만 원을 지급했다. 규정상 월 상한액보다 52만5000원 많은 액수였다. 16개 지방경찰청이 이런 식으로 편법 지출한 돈은 총 1억7400만 원에 달했다. 정부 부처 이전으로 세종시에 마련된 공무원 단기 숙소는 이용률이 저조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예산에 서울용 51억6700만 원, 세종용 47억5700만 원이 편성됐다. 하지만 서울에는 집을 구하기 어려워 사업이 아예 취소됐고, 세종시에는 40채를 전세로 빌렸지만 운영이 시작된 지난해 8월 이후 올해 4월까지 평균 이용률은 58%에 그쳤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부처 간 유사·중복 사업의 통폐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중점 추진한 국정 분야에서 각 부처가 우후죽순으로 사업을 만들면서 다른 유사·중복 사업이 자주 나타났다. 현 정부의 행정개혁 모델인 ‘정부 3.0’과 관련해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추진 우수기관을 대상으로 비슷한 대회들을 열어 나눠주기식 포상을 했다. ‘행정제도 개선 우수사례 경진대회’(994만 원), ‘정부 3.0 우수사례 경진대회’(5850만 원), ‘협업 우수사례 발표대회’(678만 원) 등이다. 대통령상 수상 기관을 보면 각각 경찰청 ‘스마트 안심치안’, 경찰청 ‘스마트 국민제보’, 서울시 ‘포트홀 신고시스템’ 등으로 차별성을 찾기 어려웠다.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출범한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지난해 총 1억6766만 원을 들여 ‘소통갈등관리 통합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 ‘갈등관리 허브 콘텐츠’ 등을 개발했다. 하지만 국무조정실은 2007년부터 갈등관리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공무원을 교육하고 있다. 국무조정실도 지난해 갈등관리 사업에 2억7700만 원을 썼다. 사업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덜컥 예산부터 따놓거나 사업 관리를 부실하게 해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 일도 잦았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카메룬 두알라 항을 개선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추진하다가 현지 타당성 조사비 3500만 원만 날리고 사업을 접었다. 신규 사업을 진행하려면 원조를 받는 나라 정부의 공식 사업요청서가 접수돼야 하지만 KOICA는 두알라 항만청이 아닌 국영 조선소의 요청만 믿고 사업예산 1억 원을 편성했고 이 과정에서 조사비를 미리 집행한 탓이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추석 연휴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18일 만나 국감 일정을 조율하려 했으나 회동이 불발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추석 연휴가 지난 10월 실시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가 잠정 합의한 9월 4일을) 불과 보름 앞두고 무리하게 국감을 하자는 것은 부실 국감을 하자는 것이나 같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9월 4일 국감이 어려우면 추석을 전후로 진행하는 분리 국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1년에 진행된 18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은 예년보다 다소 빠른 9월 19일∼10월 7일 실시됐다. 국감 일정과 무관하게 여야는 이번 국감에서 필요하다면 대기업 총수를 불러 적극적으로 따질 태세다. 이럴 경우 이번 국감이 사실상 ‘재벌 국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의 경영권 분쟁 등으로 재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있는 재벌 총수는 국감장에 서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도 “정기국회에서 노동 개혁과 재벌 개혁이 함께 가야 한다. 새누리당이 (재벌 개혁을) 회피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며 “각 상임위원이 소신껏 활동해도 된다”고 힘을 실었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이 역점을 두고 있는 노동 개혁에 대해 새정치연합이 ‘재벌 개혁’으로 맞불을 놓자 ‘노동·재벌 개혁 병행론’으로 반격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정치연합은 이미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대기업 총수를 국감에 부르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상태다. 특히 롯데 사태에 대해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등 관련자들의 국감 증인 및 참고인 채택을 공언하고 있다.홍수영 gaea@donga.com·길진균 기자}
정부가 다음 달 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남북 고위 당국자 간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17일 복수의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의 초청을 받은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9월 3∼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1회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에는 부총리급 인사를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초청했다. 북-러 경제협력을 담당한 노두철 내각 부총리, 이용남 대외경제상 등이 거론된다. 북한은 아직 참석 여부를 확답하지 않았다. 정부는 북한이 참석하면 홍 장관이 참석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는 이 포럼에서 남-북-러 3각 협력사업만 특별히 논의할 수 있는 세션을 만들었다. 남북 고위급 당국자가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철도, 전력망, 가스관 연결 등 다양한 남-북-러 협력 프로젝트를 논의할 수 있는 것. 포럼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한-러 협력을 위해 참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즉각 거부하는 등 ‘강 대 강’ 대결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도 17일 통일부 대변인 성명에서 “북한이 우리 측의 진정성 있는 담화를 왜곡 비난하고 대통령에 대해서도 여전히 입에 담지 못할 비방 중상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축사에서 제안한 대로 대화와 협력을 통해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이루고 해결하며 평화통일의 길을 함께 열어나갈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광복절 경축사(15일) 다음 날인 16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하면서 이산가족 문제 등 대북 제안을 모두 거부했다. 정부는 5일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면서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남북 대화의 기운을 살려보겠다는 구상을 했다.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려 남북한이 원하는 현안을 일괄 타결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고위급 회담 자체가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박 대통령이 제안한 이산가족 명단만 따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남북관계의 앞길은 첩첩산중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북한 내부 상황도 유화책보다는 강경 기류로 흐르고 있다. 북한이 올해 최대 행사로 준비하는 당 창건 70주년 행사(10월 10일) 때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윤완준 zeitung@donga.com·홍수영 기자}
19대 국회가 마지막 국정감사 일정을 놓고 또다시 기 싸움에 빠져들고 있다. 내달로 예정된 국정감사 일정이 안갯속에 빠진 데다 법안, 예산안 심사까지 순연되고 있어 “무능 국회의 완결판을 보여 준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여야는 당초 9월 4일부터 20일간 국감을 진행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내년 4월 총선을 감안해 선거 준비가 본격화되기 전에 국감을 열자는 데 여야의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일정을 맞추려면 이번 주 내에 국감 대상 기관과 일정을 확정 짓고 이달 중 본회의를 열어 의결해야 한다. 하지만 국감 일정 합의는 야당의 반대로 계속 표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10월 국감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선행조건’으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점검 소위’ 구성,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관련 긴급 현안 질문 등을 내걸고 있다.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감 일정을 확정하는 것보다 새누리당이 지금까지 합의한 사항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17일 국감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다. 이처럼 여야가 국감 일정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속내에는 ‘총선(내년 4월) 시계’가 있다. 국감은 통상 야당이 정부와 공공기관을 상대로 공세를 펴는 장이다. 이에 야당은 정부의 실정과 관련한 이슈를 최대한 오래 끌고 가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작정 국감을 늦추면 예산 심사 등에 차질을 줘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예산안 처리 시한(12월 2일)이 정해져 있어 야당도 무조건 버티긴 어렵다. 또 자칫 시한에 쫓겨 내년 총선과 직결된 예산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 실리마저 잃을 수 있다. 여당은 국감이 늦어질 경우 사활을 건 노동 개혁 과제 등에 집중도가 떨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여권 지도부가 16일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서 “8월 임시국회와 정기국회가 법안 처리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4대 구조개혁 법안과 경제활성화법 통과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뜻을 모은 것도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됐다. 앞서 여야는 19대 국회 출범 전 법을 고쳐 국감을 정기국회 전에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국감이 정기국회 중 실시돼 예산안과 법안 심사 기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2012년(10월 5~24일), 2013년(10월 14일~11월 2일), 2014년(10월 7~27일)에 이어 19대 국회 마지막 국감까지 단 한 차례도 이를 지키지 못하게 됐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기로에 선 5년 단임 대통령제.’ 한국의 정치체제는 의원내각제를 실시했던 제2공화국(1960년 6월∼1961년 5월) 1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대통령중심제였다. 현재의 5년 단임 대통령제는 민주화 운동의 산물인 ‘1987년 체제’로 28년째 성역처럼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공식 임기만 5년일 뿐 사실상 ‘3년 대통령제’나 다름없다. 초반에는 제왕적이지만 임기 3년을 지나면 곧바로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에 시달리며 국정은 표류하기 때문이다. 동아일보는 정치, 외교안보 분야의 리더 20명에게 한국의 현실에 적합한 정치체제에 대해 물었다. 이 항목에 응답한 14명 가운데 64.3%인 9명이 대통령 중임제로의 개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원집정부제나 의원내각제로 바꾸자는 제안은 각각 2명, 1명이었다. 현재의 5년 단임 대통령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현재로서는 대통령의 책임을 묻기도 어렵고 누구도 장기적인 국정 플랜을 수립하지 못한다”며 대통령 중임제 개헌을 강조했다. 특히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대통령(5년)과 국회의원(4년)의 선거 주기를 맞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단임제로는 레임덕 때문에 정부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도 2012년 11월 대선 후보 당시 국민적 공감대 확보를 전제로 4년 중임 대통령제 개헌을 공약했다. 의회 다수파 정당이 행정부 구성권을 갖는 내각제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았다. 초대 중앙인사위원장을 지낸 김광웅 명지전문대 총장은 “현 수준의 정당정치로 내각제가 되면 더 큰 정치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진우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행정부와 입법부 간 갈등으로 인한 국정마비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며 “내각제를 통해 합의의 정치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은 “권력 구조를 바꾸려면 국민적 뜻이 모여야 하는데 개헌은 어렵다”며 “내각제든 이원집정부제든 수단일 뿐 국민을 어떻게 섬길지가 본질”이라고 말했다. 수시로 간판을 바꾸는 ‘떴다방 정당’도 후진적 정치문화의 단적인 사례다. 응답자의 절반인 7명은 ‘100년 정당’을 만들기 위해선 “지역에 기반을 둔 패거리 정치행태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정한 보수나 진보의 가치를 대변할 이념정당이 확립돼야 한다는 응답도 28.6%(4명)나 됐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은 “말만 하는 보수, 진보가 아니라 그 가치에 따라서 정책을 제시하고 차세대를 양성하는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명확한 철학과 신념이 있으면 지속적인 지지 그룹이 형성된다”며 “그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환하면 그 정당이 사라지는 것이 정상적인 정치”라고 말했다.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철저한 실용 정당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은 “국가와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실용적 정당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설문조사에 참여해 주신 분들분야별 가나다순.<정치> 김광웅 전 중앙인사위원장·명지전문대 총장, 김병준 국민대 교수·전 대통령정책실장, 김상민 국회의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 남궁영 한국국제정치학회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 박영선 국회의원, 박찬욱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전 국가인권위원장,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언주 국회의원, 최진우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외교안보> 김성한 고려대 교수·전 외교부 차관,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윤덕민 국립외교원장, 이상희 전 국방부 장관, 천영우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경제>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김도훈 산업연구원장,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장,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박형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산업>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이근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함승종 블루베리코리아 대표<사회> 강신섭 법무법인 세종 대표, 김시명 대한민국순국선열유족회 회장,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 문경란 서울시 인권위원장, 박덕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연구실장, 박만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성낙인 서울대 총장,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장, 이원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이진강 대법원 양형위원장, 지훈상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이사장, 한주형 50+코리안(은퇴연구소) 회장<교육·복지> 김상균 서울대 명예교수·전 국민행복연금위원장, 김용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전 한국연금학회장,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문화·스포츠>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 기술위원장, 문정희 시인·한국시인협회장,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복거일 소설가, 서현 한양대 건축과 교수, 안규철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윤제균 영화감독, 윤호진 에이콤 인터내셔날 대표, 이용수 세종대 교수·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지원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 최광식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최재천 국립생태원장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여야는 11일 본회의를 열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 의원의 체포동의안 보고를 마쳤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의 반대에 부닥쳐 체포동의안 표결 처리를 해야 할 본회의 의사일정은 정하지 못했다. 체포동의안은 이날 본회의에 보고된 만큼 72시간이 지나면 자동 폐기된다. 이 때문에 새정치연합이 제 식구를 감싸기 위해 본회의 처리 일정을 고의로 지연시키는 사실상의 ‘방탄 국회’를 가동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14일이 임시 공휴일인 만큼 “모레(13일) 본회의를 열자”고 압박했지만 새정치연합은 본회의 일정을 잡지 않을 분위기다. 체포동의안과 함께 국가정보원 해킹 관련 국정조사 시행,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점검 소위 구성 개정안 처리 등을 연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지금까지 약속한 내용을 실천하는 것을 보며 협상하겠다”고 제동을 걸었다. 체포동의안은 처리 시한이 정해져 있지만 다른 사안은 처리 시한이 없어 전혀 성격이 다르다. 새누리당은 이 원내대표의 발언이 사실상 여야 협상을 무산시키겠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도 (박 의원을) 비호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며 “야당은 방탄 국회 오명을 쓰지 않도록 조속히 본회의 일정에 합의하고 당당히 표결에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체포동의안 처리 방향을 놓고 새정치연합 내부에선 계파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됐다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진영 간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친노계 수장인 문재인 대표는 “방탄 국회는 안 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원내지도부도 그런 생각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기식 의원도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이번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이 당이 실천 의지가 있느냐’라는 심각한 의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 의원이 속한 비노 진영은 체포동의안 처리에는 침묵한 채 “박 의원이 이미 탈당과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느냐”며 동정론을 펴고 있다. 앞서 여야 혁신위는 지난해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로 역풍을 맞자 체포동의안이 72시간 내에 처리되지 않으면 다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는 내용의 법안을 앞다퉈 내놨다. 하지만 국회 운영위에 상정만 됐을 뿐 법안은 지금까지 처리되지 않고 있다. 한편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기업형 임대주택을 활성화하기 위한 ‘뉴 스테이 3법’을 포함해 12개 법안을 처리했다.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에는 이헌 변호사를 선출했다.홍수영 gaea@donga.com·황형준 기자}
아파트 분양대행업체로부터 3억5000만 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10일 국회에 제출됐다. 하지만 여야가 처리 일정을 정하지 못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 구태를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에게 13일 체포동의안을 처리할 ‘원 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요구했다. 체포동의안 접수 후 첫 국회 본회의(11일 오후 3시)에 이를 보고하고 이때부터 24∼72시간 내(12∼14일)에 표결 처리하도록 한 국회법에 따른 것이다. 기한 내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체포동의안은 자동 폐기된다. 이럴 경우 박 의원은 8월 임시국회(31일까지)와 정기국회(9월 1일∼12월 9일)까지 불체포특권을 누릴 수 있다. 19대 국회 들어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건 이번이 10번째이며 가결된 건 3번에 그쳤다. 조 원내수석은 회동에서 “야당이 ‘방탄 국회’를 할 명분이 있느냐”며 “여론의 역풍을 어떻게 책임지려고 하는 것이냐”고 압박했다. 하지만 이 원내수석은 “11일 본회의에서 보고받은 뒤 얘기하자”며 확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회동 직후 “국민 눈높이에 맞춰 원칙대로, 당내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심과 당심(黨心)의 온도 차가 크다는 얘기다. 실제 새정치연합 내 기류는 복잡해 보인다. 문재인 대표가 “당이 방탄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 일각에서는 동정론도 나오고 있다. 이날 박 의원이 탈당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몸을 더욱 낮췄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박 의원이 자기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고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기에 체포영장 발부까지는 무리하다는 게 의원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진영 간에 온도 차가 있더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비노 진영에 속하는 박지원계로 꼽힌다. 한편 박 의원은 분양대행업자로부터 시가 3120만 원 상당의 ‘해리윈스턴’ 시계 등 해외 고가 브랜드 시계와 명품 가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기리 판사 심리로 진행된 박 의원 측근 정모 씨(50·전 경기도의원)의 증거은닉 혐의 재판에서 박 의원의 구체적인 금품수수 내용을 밝혔다. 검찰은 박 의원이 분양대행업체 I사 대표 김모 씨(44·구속)로부터 고가의 시계 2점과 1800만 원 상당의 안마의자를 받았고, 박 의원의 아들은 시가 3191만 원 상당의 ‘위블로’ 등 시계 6점을, 박 의원 부인은 시가 500만 원 상당의 한정판 ‘루이뷔통’ 가방 2개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 의원은 해리윈스턴 시계를 받은 사실만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홍수영 gaea@donga.com·황형준·조건희 기자}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6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머물고 있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모습을 보이자 두 사람의 인연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JP는 박정희 정부 당시 소공동 ‘롯데타운’의 산파 역할을 한 인물. 한 때 두 사람의 친분이 두터웠던 만큼 위로차 신 회장을 만나러온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JP는 당시 호텔 3층에 있는 이발소를 찾았다고 한다. 이 이발소는 김영삼 전 대통령 등 정·관계 원로들이 단골로 찾는 곳으로 신 회장도 이 이발소를 이용한다고 한다. JP 비서격인 유운영 전 자유민주연합 대변인은 “3시간 머물렀는데 이발하는데 2시간 반이 걸렸다”고 했다. 롯데호텔에 머무는 신 회장을 별도로 만났다는 관측을 보인한 것이다. 롯데 측도 회동설을 일축했다. JP는 2008년 무렵 깐깐하기로 소문난 신 회장에게서 거액 투자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당시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충남 부여군에 약 330만 ㎡ 규모의 레저시설 조성을 추진했다. 계속적인 투자요청에도 롯데의 반응이 신통치 않자 JP가 직접 나서 지원 사격을 했고 결국 신 회장은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내부의 반대에도 곧장 3000억 원대의 투자를 결정했다. 콘도, 아울렛, 골프장 등이 함께 들어선 ‘롯데부여리조트’다. JP 주변에서는 두 사람이 리조트 투자 건으로 만난 것이 마지막 대면일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래서 “JP가 신 회장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일본에서 재력을 쌓던 신 회장을 불러들여 롯데호텔을 지을 수 있게 적극 지원했고 이는 롯데그룹 성장의 발판이 됐는데 고마움을 모른다는 서운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정부는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첫 번째 과제로 노동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 갈 것”이라며 “노동 개혁은 일자리”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 대국민 담화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토대이자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적 열쇠”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담화는 노동 개혁을 포함한 공공, 교육, 금융 등 4대 개혁에 집중됐다. 박 대통령은 이어 “개혁을 완수하고 경제 재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모든 경제주체들의 하나 된 노력이 절실하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마음을 모아 힘껏 지지해 주신다면 역대 정부에서 해내지 못한 개혁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호소했다. 공직사회의 솔선수범과 고통 분담을 강조한 것이다. ‘국민’이라는 단어도 29차례나 사용했다. 공공부문 개혁으로 △공공기관 중복·과잉 기능의 통폐합 △재정 정보의 투명한 공개 등이, 교육 개혁으로는 △내년부터 자유학기제 전면 확대 △대학 구조 개혁 등이 거론됐다. 이어 금융시스템 개혁을 공언하며 “담보나 보증과 같은 낡은 보신주의 관행과 현실에 안주한 금융회사의 영업 행태부터 바꿔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후속 조치를 위해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차관회의를 열고 26개 과제를 강력하게 추진키로 했다. 추 실장은 “후속 조치 과제의 추진 상황을 정부업무 평가에 최우선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4대 구조 개혁에 매진하겠다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표명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속빈 강정’으로 규정한 뒤 “메르스 사태와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에 대한 사과도 없이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지시하는 훈시의 자리였다”고 지적했다. 재계는 4대 개혁 추진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논평을 내고 “모든 경제주체들이 힘을 모아 국가 개혁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기를 희망한다”고 했고,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정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박민혁 mhpark@donga.com·홍수영 기자}
공석이던 새누리당 대구 수성갑 당원협의회 위원장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6일 내정됐다. 서울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은 권영세 전 주중대사가 맡았다. 새누리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공석인 4개 당협위원장 인선안을 의결했다. 대전 중구 당협위원장에는 이은권 전 중구청장이, 전북 익산을에서는 박종길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각각 선출됐다. 새누리당은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협위원장 인선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비례대표인 강은희, 이에리사 의원은 각각 대구 수성갑과 대전 중구에 도전했으나 탈락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공석이었던 새누리당 대구 수성갑 당원협의회(당협) 위원장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내정됐다. 서울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에는 권영세 전 주중대사가 내정됐다. 새누리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구 수성갑 등 공석인 4개 당협위원장 인선안을 의결했다. 대전 중구 당협위원장에는 이은권 전 중구청장이, 전북 익산을에서는 박종길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각각 선출됐다. 새누리당은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강특위가 의결한 당협위원장 인선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비례대표인 강은희 의원과 이에리사 의원은 각각 대구 수성갑과 대전 중구에 도전했으나 탈락했다. 당협은 과거 지구당을 대체한 조직으로, 위원장은 현역 의원이나 차기 선거에서 해당 지역구에 출마할 사람이 맡는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청년비례대표’인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갑 출마를 선언했다. 역대 선거결과를 보면 해볼 만한 지역으로 판단했을 법하다. 제주 출신인 장 의원은 지난해 10월에는 경기 안양 동안을 지역위원장 공모에 신청했다가 철회했다. 또 다른 청년비례대표인 새누리당 김상민,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도 일찌감치 지역구를 정하고 지역 행사 챙기기에 바쁘다. 역대 국회에서 반복돼 온 비례대표의 ‘지역구 바라기’는 우리 정치의 고질병이다. 의원정수 확대 논란에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를 줄이자’고 한 여당의 태도도 마뜩잖다. “지역구 하나를 없애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 이해당사자가 없는 비례대표를 줄이는 게 낫지…”라는 말은 내 몫은 절대 손댈 수 없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실제로 현역이 버티는 선거구 폐지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갈 정도로 힘들다. 19대 총선 직전 전남에서 선거구 획정으로 진통을 겪다가 김효석 전 의원이 수도권으로 옮겨가면서 길을 찾았다. 당시 폐지 1순위는 여수였지만 결국 김 전 의원의 선거구(담양-구례-곡성)를 흔드는 것으로 정리된 것이다. 여야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참여경선)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놓고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 여야는 서로 “속사정이 있어 고집을 부린다”며 상대방을 비난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가 청와대의 낙하산식 공천을 막으려고”, “문재인 대표가 영남권 기반의 친노(친노무현) 세력을 키우려고” 한다는 얘기다. 공천-선거 룰은 공정성이 생명인데도 ‘정파 이익’의 그림자만 어른거린다. 19대 국회가 문을 열자마자 여야는 ‘특권 내려놓기’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4년차인 요즘에도 혁신 쇄신 타령이다. 도대체 그동안 뭐가 달라졌는지 국민들은 전혀 못 느낀다. 혁신 논의로 날을 세웠지만 아직도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는 의원들이 있고, 상임위가 열리는 날 대낮에 호텔에 머물며 성폭행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의원까지 등장했다. 동아일보는 이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여의도 정치의 고질병을 고치자’는 연속 기획을 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어 보인다.홍수영·정치부 gaea@donga.com}
여야가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6일 열기로 한 ‘전문가 기술 간담회’가 사실상 무산됐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5일 “여야 추천 전문가들에 대해 신원을 조회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야당이 추천할 전문가 명단을 밝히지 않았다”며 “6일 기술 간담회는 사실상 무산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당초 6일로 예정된 기술 간담회에는 정보위 여야 간사와 여야가 각각 추천한 전문가 2명 등 총 6명이 참석하기로 했다. 다만 새정치민주연합이 간담회 일정을 미루자고 제안할 경우 새누리당은 이를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라 향후 다시 추진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앞서 정보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신경민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정원이 요청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 간담회 참석 여부를 6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이어 “(간담회 날짜인) 8월 6일 오후 2시가 헌법에 있는 것도 아니고 불변부동한 것도 아니다. (국정원이) 조금만 받쳐준다면 언제든지, 광복절이라도 가능하다”며 간담회 일정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홍수영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