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과제 진정성 있게 추진했지만… 국민통합-위기대응 문제점 드러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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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임기 반환점/ 전문가 국정평가]정치

전문가들은 취임 후 2년 반 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 분야에서 평균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10점 만점 기준 4.8점)했다. 국정 과제 등을 진정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인정하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 “국정 과제 설정과 비전 제시 능력 평균 이상”

정치 분야 평가가 대체로 부진했지만 ‘국정 과제 설정 및 추진 능력’ 분야와 ‘메시지 관리 및 비전 제시 능력’ 분야에서는 평균 점수를 웃돌았다.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 회의 등을 통해 정부가 중점 추진하려는 과제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뚝심 있게 추진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후한 평가를 내린 셈.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소홀한 분야 없이 정상적으로 국정 과제 목표가 제대로 정립됐다”면서 “지금은 국민에게 희망을 가져다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2년 반 동안 열심히 추진하면 비전 제시에 걸맞은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당청 관계와 대야(對野) 관계 등에 대한 박 대통령의 정치적 조정 능력’은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 파동과 관련해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대통령이 살아 있는 권력이라는 점을 입증했을지는 몰라도 여권에 초래된 분란에 대해 최종적인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 결국에는 마이너스가 된 것”이라고 봤다.

○ “국민 통합 구체적 성과 없어”

‘대국민 소통 및 국민 통합 노력’과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평점은 4.2점으로 정치 관련 5개 분야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인 보수층에만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면서 “(2012년 12월) 당선 당시와 비교해 보면 국민은 더 갈라져 있고, 양극화됐다. 대통령으로서 직무 유기”라고 혹독한 평가를 했다. 윤종빈 명지대 교수도 “국정 과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지나치게 원칙을 강조하면서 소통에서 경직됐다는 모습을 보여 주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안전이 강조됐지만 올 6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생했을 때 초동 대응에 우왕좌왕하는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책임지지 않았고, 컨트롤타워도 불분명했다”며 “중심을 잡고 챙겨야 할 대통령은 반응이 느렸고, 책임을 전가하려는 모습도 문제였다”고 했다.

○ “신바람 국정 운영 해야”

양승함 연세대 교수는 “지금 국가가 대통령 혼자의 판단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관료들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자율성을 줌으로써 각자 책임감을 갖고 신바람 나게 국정 운영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권위주의적인 인치(人治)를 절제하고 민주국가 시스템에 의한 협치(協治)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독주가 아니라 관료들의 책임감과 시민의 자발적 동의 등 국민과 함께 가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성호 sungho@donga.com·홍수영 기자
#국정과제#추진#국민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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