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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사건, 성추행, 구타 등 잇따른 사건 사고로 기강 해이가 도마에 오른 해병대에서 이번엔 기자에게 “개××”라고 폭언을 퍼붓는 일이 일어났다. 14일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의 사의 표명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해병대 김모 정훈공보실장(대령)은 기자들에게 “유 사령관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30분쯤 지나 해병대는 보도자료를 내고 “유 사령관은 12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만나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고만 말했다”고 밝혔다. 사의를 표명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었다. 국방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지금은 해병대의 안정과 혁신이 시급하다”며 유 사령관의 인사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해병대의 한 공보담당자는 “김 실장의 언급(사의 표명)은 실수”라고 했다.SBS는 이날 밤 메인뉴스에서 유 사령관의 사의 표명 문제를 둘러싼 ‘말 바꾸기’를 김 실장의 실명과 함께 보도했다. 이에 김 실장은 해당 방송사 취재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있는 거 없는 거 만들어 막 보도하냐. 개××야, 니가 기자를 얼마나 할 지 모르지만 인간답게 살아, 이 개××야”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SBS는 해병대와 국방부에 공문을 통해 항의하기로 했고 국방부 출입기자단은 유 사령관의 직접 사과 등을 요구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최근 총기 사건으로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해병 2사단에서 원사 한 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14일 오전 5시 55분경 경기 김포시 통진읍 해병 2사단 소속 모 부대 사무실에서 배모 원사(48)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부대원이 발견해 신고했다. 이 부대는 최근 총기 사고가 발생한 부대는 아니다.해병대 관계자는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자살이 맞는지, 사망 원인과 동기가 무엇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단 헌병대는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하고 부대 관계자와 가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한편 육군에서는 전차가 뒤집혀 병사 1명이 숨졌다. 14일 오후 4시 20분경 경기 파주시 육군25사단 전차부대에서 기동 훈련 중이던 전차가 전복돼 이모 상병(22)이 숨지고 양모 일병(21)과 이모 이병(22)은 다쳤다. 육군 관계자는 “최근 비가 많이 내리면서 주변 지반이 약해진 배수로에 전차가 빠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이에 앞서 유낙준 해병대 사령관은 최근 발생한 총기 사건 등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는 “유 사령관이 12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해병대 병영문화 개선 대책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총기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총기 사건 주범들과 소초장, 상황 부사관은 구속됐고 해당 부대 연대장과 대대장도 보직 해임됐지만 사태가 가라앉지 않고 있어 유 사령관이 최종 책임을 지고 사의 표명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국방부는 “지금은 해병대의 안정과 혁신이 시급하다”며 유 사령관의 인사 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이 한중 국방장관 회담을 마치고 16일 귀국하면 후속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천빙더(陳炳德)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이 14일 중국을 공식 방문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일방적으로 양국 현안과 무관한 미국을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내 ‘외교적 무례’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총참모장은 한국의 합참의장에 해당해 김 장관보다는 격이 낮다.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김 장관을 맞이한 천 총참모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지혜가 김 장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덕담을 건네더니 곧장 언론에 공개되는 15분간 한국 국방장관 면전에서 작심한 듯 미국에 대한 불만을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그는 마이클 멀린 미국 합참의장이 13일까지 중국 방문을 마친 뒤 한국을 찾은 점을 거론하면서 “멀린 의장은 아주 똑똑한 사람이다.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결정하기 전에 중국을 방문했다”고 비꼬았다. 이어 “혹시나 미국이 나중에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다면 그때는 방문이 성사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만약 미국이 무기를 판매하게 되면 양국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패권주의 미국, 다른 나라에 이래라저래라… 한국도 美에 많은 말 못하는 사정 알고있어” ▼그는 “멀린 의장은 중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은 난사(南沙) 4도 문제에 개입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미국이 베트남, 필리핀과 군사훈련을 크게 했었는데 이는 난사 4도에 개입하는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남중국해 주변국은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미국이 개입하게 되면 더 많은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천 총참모장은 이날 김 장관 앞에서 미국을 가리켜 “패권주의의 상징”이라고까지 말했다. 그는 “미국은 초강대국이어서 다른 나라에 이래라저래라 얘기하는 것이고 만약 다른 나라가 미국에 이렇게 얘기하면 그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몇 년 전 방한했을 때 접한 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사례로 들면서 “한국도 많은 말을 미국에 하기 힘든 사정을 알고 있다”고 한국을 은근히 비하했다. 그는 “미국 사람들과 무슨 문제를 토의할 때는 어려움이 많다”며 “한국과 미국은 동맹국이지만 그런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앞서 천 총참모장은 11일 베이징에서 멀린 의장과의 회담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미국은 엄청난 돈을 국방비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납세자들한테 너무 큰 부담을 지우는 것 아니겠느냐. 미국이 국방예산을 조금이라도 줄여 미국인의 민생개선에 사용한다면 훨씬 더 좋은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했지만 정면으로 미국을 공격하진 않았다. 그러더니 엉뚱하게도 김 장관을 만나 제3자인 미국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며 사실상 한국을 무시했다. 한편 김 장관도 기자들이 자리를 뜬 뒤 비공개 면담에서 15분 동안 방중 의미와 목적을 설명했다. 김 장관은 동북아 안정을 위한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양국 해군 간 수색구조훈련(SAREX)을 조속히 추진하고 인사교류를 더욱 활성화하자고 제안했다. 김 장관은 앞서 중국 인민대회당 접견실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만나 최근 탈북해 중국 내 한국총영사관에 머물고 있는 국군포로들의 조기 송환을 요청했다. 김 장관은 15일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과 한중 국방장관회담을 갖고 중국군 부대를 시찰한 뒤 16일 귀국할 예정이다.베이징=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이유종 기자 pen@donga.com@@@▼ “中도 한반도 안정 문제에 책임 통감해야” ▼마이클 멀린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사진)은 14일 “한반도의 안정 문제에 대해 주변국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여기에는 중국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멀린 의장은 이날 서울 주한미군 용산 기지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간담회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문제에는 한국과 미국의 책임을 넘어 역내에 책임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 나라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역할에는 제한이 있다”며 “함께할 때 더 큰 결실을 볼 수 있다. 중국은 여전히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멀린 의장은 일본의 역할에 대해 “한미일 협력체제는 강력한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3국이 군사적으로 계속 협력하는 미래전략을 채택할 것이며 단계적으로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도발을 중단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북한에 대해 예측 가능한 단 한 가지 사실은 (북한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임스 D 서먼 미 육군 대장은 이날 서울 용산기지 콜리어필드 체육관에서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에 취임했다. 서먼 신임 사령관은 취임사에서 “전시작전권 전환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지휘구조 변화를 통해 한국과 미국 간 동맹관계가 진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천빙더(70) 중국군 총참모장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군내 직계 인사로 꼽힌다. 장쑤(江蘇) 성 난퉁(南通) 출신으로 1961년 사병으로 군에 입대해 난창 육군학원 원장, 제1집단군 군장, 지난군구 사령관 등을 지냈다. 2004년 후 주석의 중앙군사위 주석 취임 직후 총장비부장에 발탁돼 선저우(神舟) 6호 발사 프로젝트를 총지휘했다. 2007년 군 총참모장에 올랐다.}
강화도 해병대 총기 사건과 해병대원 자살 사건에 이어 이번엔 육군 특공부대 소속 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3일 육군에 따르면 4일 오전 11시 40분경 경북 경산시의 특공여단에 복무하던 이모 일병(21)이 부대 내 창고에서 목을 매 의식을 잃은 것을 동료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흘 만인 7일 숨졌다. 이 일병은 사건 발생 전날 야간 근무를 마친 뒤 당일 오전 부대 행정반에 “목욕을 하러 가겠다”고 보고한 뒤 사라졌다. 이 일병은 유서를 남기지 않았다.이 일병의 유족 측은 “선임병들이 잠을 재우지 않고 작업을 시키는 등 가혹 행위가 있었고 지속적으로 성추행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육군 관계자는 “이 일병은 훈련 조교를 맡고 있었는데 선임 병사들의 질책, 욕설, 업무 부담 등이 사고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성추행 부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육군은 군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관련자 처벌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휴가를 나온 또 다른 육군 특공부대 소속 병사도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2일 오후 4시경 부산의 한 호텔 객실에서 경기도의 육군 모 특공부대 소속 안모 일병(21)이 목욕 가운 차림으로 의자에 앉아 숨져 있는 것을 호텔 직원이 발견했다. 객실 안에서는 가스가 든 용기 2개와 유서가 발견됐다. 안 일병은 휴가가 끝나 이날 귀대할 예정이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김관진 국방부 장관(사진)이 중국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의 초청으로 14∼16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국방부가 12일 밝혔다. 김 장관은 방중 기간 량 부장과 회담하고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천빙더(陳炳德) 인민해방군총참모장을 만난 뒤 육군과 공군 부대를 방문할 예정이다. 15일 열리는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국 장관은 북한 문제를 비롯한 지역 안보 정세, 양국 국방교류협력 발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담 후 양국은 합의안이 담긴 공동 언론보도문을 발표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양국이 공동 언론 보도문을 발표하는 것은 처음으로 그만큼 합의안을 이행하겠다는 의지가 크다는 의미”라며 “어떠한 형태로든 북한의 도발을 견제하는 내용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국방부 장관의 중국 방문은 지난해 천안함, 연평도 사건 이후 처음이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인천 강화군에서 해병대 총기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10일 경북 포항 해병대 부대에서 병사 1명이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돼 군 수사기관이 조사에 들어갔다. 11일 해병대에 따르면 10일 오후 10시 20분경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해병대 1사단 내 목욕탕에서 이 부대 소속 정모 일병(19)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동료 병사들이 발견했다.정 일병이 생활관에 남긴 유서에는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가는 세상에 적응을 못한 것일 수도 있고, 너무 나한테 담아둔 것일 수도 있지만 머리가 멍하다. 벼랑 끝에 몰린 이 기분…”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군 수사기관은 정 일병이 유서를 남긴 점으로 미뤄 일단 신병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자세한 사망 경위를 파악 중이다.유족은 정 일병이 선임병에 의한 작업열외와 구타로 인해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정 일병이 선임 병사들이 ‘일을 제대로 못한다며 여러 작업에서 제외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에서 나온 검시관이 정 일병의 가슴 주위 3곳에서 멍 자국(구타 흔적)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작업열외는 군부대 내 여러 작업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선임병들이 후임병에게 수치심을 주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곤 한다. 해병대는 “정 일병은 동료와도 전혀 갈등을 빚지 않을 만큼 착실했다. 조직적이고 고의적인 작업열외는 있을 수 없다”며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고 헌병대 등의 조사가 끝나면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지난달 21일 발생한 T-103 훈련기 추락 사고는 엔진의 연료 분배장치 결함에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공군 관계자는 8일 “분야별 전문요원 13명으로 사고조사단을 구성해 정밀조사를 한 결과 엔진 결함으로 연료와 공기의 혼합비 불균형이 생겼고 이에 따라 엔진이 멈춰 훈련기가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연료 분배장치의 고장으로 천천히 가속할 때는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나 급가속할 때는 엔진이 작동하지 않았다”라며 “사고기가 추락하기 전에 급가속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사고기는 당시 11회의 이착륙 훈련을 정상적으로 실시했으나 마지막 12회째 착륙 단계에서 갑자기 엔진이 멈춰 불시착을 시도하던 도중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한 조종사 이민우 중위(24·공사 59기)와 교관 2급 남관우 씨(54·공사 30기)가 순직했다. 공군은 사고 직후 T-103의 비행훈련을 중단하고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다른 훈련기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11일부터 단계적으로 비행훈련을 재개한다. 11일 첫 비행은 박종헌 공군참모총장(사진)이 직접 T-103의 조종간을 잡는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군 검찰은 8일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중장)을 음해한 혐의로 해병대 소장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군 검찰단 관계자는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진급 심사결과에 불만을 품고 상관인 유 사령관을 무고하고 명예를 훼손한 전 해병대 부사령관 A 소장과 전 해병 2사단장 B 소장을 무고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취임한 유 사령관이 여권 실세의 측근에게 3억5000만 원을 주고 진급했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부하를 시켜 이를 군 수사기관에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병장 출신 군종장교로 일선 장병의 고충을 해결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1일부터 육군 7사단 군종장교로 근무하는 조경대 대위(32·사진)는 원불교 군종장교 2호로 지난달 24일 9주간의 군종사관 69기 과정을 마치고 임관했다. 조 대위는 동기생 66명 중 훈련과 직무교육에서 가장 뛰어나 임관 당시 국방부장관상(1등)을 받았다. 군종장교는 성직 경력이 3년 미만이면 중위로, 3년을 넘기면 대위로 임관한다. 원불교 군종장교는 현재 53사단 군종장교인 문정석 대위(37)가 2007년 처음 임관했다. 조 대위는 2000년 11월 병사로 입대해 7사단에서 포병으로 근무했다. ‘군 체질’이라서 군단 포반장 경연대회에서 사단 대표로 나가 1등을 했고 포상휴가를 많이 받아 휴가증을 다 쓰지 못하고 전역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군 복무를 마친 뒤 원광대 원불교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6년 12월 자신의 또 다른 꿈인 원불교 교무가 됐다. 그러나 군과의 인연은 끊을 수 없어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년 동안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민간인 성직자로 종교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육군이 올해 원불교 군종장교 1명을 모집하자 지원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해병대 총기사건은 가해자인 김모 상병(19)이 소외감으로 인한 자살충동과 후임병의 무시에 따른 격분을 이기지 못해 저지른 범행으로 나타났다. 범행을 공모한 정 이병(20)은 선임병들의 가혹행위에 괴로워하다 김 상병과 범행을 모의했다고 군 조사에서 진술했다.○ 소외된 기분에 자살충동 느껴 김 상병은 사건 당일(4일) 평소 자신에게 선임 대접을 해주지 않은 후임병이 선임병과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소외된 기분에 자살충동을 느꼈다고 군 수사당국은 설명했다. 김 상병은 자신이 ‘기수열외’라는 집단따돌림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기수열외 대상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김 상병은 사건 이틀 전 인근 편의점에서 구입해 창고에 숨겨뒀던 소주 1병을 마신 뒤 정 이병과 함께 동료들을 죽인 뒤 탈영하기로 하고 총기와 탄약을 훔쳐 범행을 저질렀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군 수사 관계자는 “두 사람이 지난달 초에도 ‘힘들다. 휴가 때 사고치고 도망가자’고 모의했다”고 말했다. 범행 당시 정 이병은 사전 각본대로 수류탄을 던져 고가 초소를 폭파해야 했지만 겁에 질려 실행에 옮기지 못하자 김 상병은 정 이병과 함께 창고로 들어가 “같이 죽자”며 수류탄 안전핀을 뽑았고 정 이병은 순간 도망쳐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김 상병은 훈련소 인성검사에서 정서불안과 성격장애, 정신분열증 등이 발견돼 자대 배치 후 ‘관심병사’로 분류됐다. 동료들도 그가 다혈질이고 취침시간에 부대 안을 배회하는 등 이상행동을 하는 것으로 파악했지만 부대 측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혹행위에 불만 품고 범행 모의 정 이병은 평소 선임병들의 가혹행위에 괴로워하다 김 상병이 범행을 제의하자 동조했다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정 이병은 “한 선임병이 ‘내가 하느님과 동급인데 왜 기독교를 믿느냐. 차라리 내게 기도하라’며 성경책에 라이터로 불을 붙였고, 다른 선임병은 목과 얼굴에 안티프라민 연고를 바른 뒤 씻지 못하게 했다”고 진술했다고 군 당국은 전했다. 정 이병은 지방 모 신학대 1학년을 끝내고 해병대에 입대했다. 정 이병은 또 ‘성기를 태워버리겠다’며 바지 지퍼 부위에 살충제를 뿌린 뒤 불을 붙이거나 자신을 싫어한다는 이유로 구타를 한 선임병들도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 병영문화혁신 작전 성공할까 이번 총기사건을 계기로 해병대는 모든 장병을 상대로 병영문화 혁신을 위한 집중교육을 하고 인권전문가를 초청해 인권교육을 하는 등 ‘병영문화혁신 100일 작전’에 돌입했다. 8일엔 유낙준 사령관 주재로 긴급지휘관회의를 열어 병영문화 개선대책을 논의한다. 하지만 이런 ‘100일 작전’이 해병대의 병영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휘관들조차 광범위하게 자행되는 구타나 가혹행위를 축소하거나 은폐하는 데 급급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방부 감사관실의 3월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해병 1사단의 모 이병은 지난해 8월 선임병에게 맞아 전치 5주의 다발성 늑골 골절을 입었다. 그러나 해당 대대장은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고, 중대장은 입원 중인 이병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을 축소해 진술하도록 요구했다. 감사관실이 최근 2년여간 해병 1, 2사단의 병원진료기록을 확인한 결과 고막천공 등 구타로 의심될 만한 증상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가 943명에 달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이유종 기자 pen@donga.com@@@}
해병대 총기사건을 수사 중인 군 당국은 가해자인 김모 상병(19)과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정모 이병(20)을 6일 긴급 체포했다.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는 “김 상병이 K-2 소총에 실탄을 장전할 때 정 이병에게 수류탄을 건네주면서 고가 초소를 폭파하도록 지시했다고 진술했고, 정 이병도 이를 인정했다. 그러나 정 이병은 이를 실행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정 이병, 수류탄으로 초소 폭파 모의 군 당국은 사건 당일 김 상병이 범행 직전 간이탄약고에서 훔친 탄약통에서 수류탄 1발을 꺼내 정 이병에게 건네주며 범행을 공모했다고 밝혔다. 김 상병이 상황실과 생활관을 오가며 소총을 쏘는 동안 정 이병은 수류탄으로 고가 초소를 폭파하도록 사전에 각본을 짰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정 이병은 당초 “김 상병이 총격을 하는 동안 생활관 입구 공중전화 부스 앞에 숨어 있었다”고 부인하다 뒤늦게 “김 상병 진술이 맞다”고 시인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김 상병이 총기와 탄약 탈취 전후에 정 이병과 계속 동행했고 정 이병이 수류탄으로 초소를 폭파하라는 지시를 받고 부근에서 서성거린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이병은 김 상병이 동료 해병들에게 총격을 가한 뒤 권혁 이병(20)에게 밀려 복도로 나오자 겁을 먹고 “못하겠다”고 말하며 김 상병에게 수류탄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군 당국은 최근 두 사람이 “우리가 구타를 없애버리자. 함께 사고를 치고 탈영하자”는 대화를 나눴고, 정 이병도 이를 시인했다고 밝혔다. 사건 당일엔 김 상병이 “○○○을 죽이겠다”고 하자 정 이병은 처음엔 “그러면 안 된다”고 제지하다가 나중엔 “함께 죽이고 탈영하자”고 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정 이병 아버지 “휴가직전… 이해안돼” 군 수사 관계자는 “정 이병이 부대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김 상병과 가까이 지냈다”고 말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가장 후임병인 정 이병과 ‘기수열외’라는 따돌림으로 괴로워하던 김 상병이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정 이병은 올해 4월 자대에 배치됐다. 모든 신병은 적응 때까지 ‘관심병사’로 분류돼 특별관리를 받는다. 다른 관계자는 “정 이병도 김 상병처럼 부대 생활에서 갈등과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이병은 일부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실제 범행에 가담한 혐의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정 이병의 아버지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들이 며칠 전 전화를 걸어와 8일 첫 위로휴가를 나간다며 좋아했는데 범행과 탈영을 공모하다니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자대 배치 후 ‘훈련이 좀 빡세지만 견딜 만하다. 부대 생활에 별 어려움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왔다”며 “목사가 되려고 신학대까지 진학한 신앙심 깊은 애가 그런 엄청난 범죄를 공모했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총기 함께 훔쳤다” vs “사실 아니다” 군 당국은 김 상병이 사건 당일 정 이병과 함께 소초 상황실의 간이탄약고와 인근 복도의 총기보관함에서 각각 탄약과 총기를 훔쳤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정 이병은 김 상병의 총기 절취 행위를 도와줬거나 최소한 방조했을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정 이병이 군 조사에서 매우 불안해하며 자꾸 진술을 바꾸고 있다”면서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두 사람이 함께 총기와 탄약을 훔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이병은 이 같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수류탄을 터뜨려 자살을 시도한 김 상병의 진술도 오락가락해 추가 조사 중이라고 군 수사 관계자는 전했다.○ 상근예비역 옷에서 탄약통 열쇠 훔쳐 김 상병은 상근예비역인 김모 일병이 규정을 어기고 자신의 옷에 넣어둔 간이탄약고의 열쇠를 훔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영선 의원(미래희망연대)이 입수한 군의 보고서에 따르면 김 일병이 자신의 조끼 윗주머니에 간이탄약고 열쇠를 넣어둔 채 4일 오전 퇴근하자 김 상병이 이를 훔쳐 탄약고에서 실탄 75발과 수류탄 1발이 든 탄통을 절취했다. 김 상병은 사건 전날인 3일 오후 8시 반부터 10시까지, 김 일병은 4일 0시부터 오전 2시까지 각각 근무를 섰다. 김 일병은 관련 규정에 따라 근무를 끝낸 뒤 탄약고 열쇠를 상황실에 반납해야 하지만 이를 어기고 관행적으로 자신의 호주머니에 보관해왔고, 이를 눈여겨본 김 상병에게 범행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4일 인천 강화군 해병 2사단 장병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사건은 후임병들에게서 ‘기수열외’라는 집단따돌림을 당한 김모 상병(19)이 앙심을 품고 저지른 보복 범죄인 것으로 드러났다.김 상병은 5일 군 조사에서 “너무 괴롭고 죽고 싶다. 구타와 왕따, 기수열외가 없어져야 한다”고 자필로 진술했다고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이 전했다. 김 상병은 범행 직후 수류탄을 터뜨려 자살을 기도하다 얼굴과 성대에 중상을 입어 말을 할 수 없는 상태다.김 상병은 ‘왕따 시킨 게 누구냐’는 질문에 “○○○ 주도로 (후임병들이) 선임 대우를 해주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기수열외는 해병대 병사 문화로 후임병이 선임병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A 병사가 부대 적응이나 성격에 문제가 있을 경우 A의 선임병들이 다른 후임병들에게 A를 선배로 인정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김 상병은 나이가 다른 후임병들보다 적어 기수열외 대상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김 상병은 지난해 7월 해병대에 입대한 뒤 훈련소 인성검사에서 정서불안과 성격장애 등의 문제가 발견됐으며, 같은 해 9월 현 부대로 배치된 뒤에도 ‘관심사병’으로 분류돼 사건 2주 전에도 소대장(중위)과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영재 해군 수사대장(대령)은 “과거 (정신적) 병력은 없었지만 평소 언행과 근무 자세도 약간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부대에서 판단했다”고 말했다.김 상병의 관물함에선 3쪽 분량의 메모지와 유서 형식의 일기가 발견됐다. 김 상병은 메모에서 ‘내가 싫다. 문제아다.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반항했던 사회성격이 군대에서 똑같이 나오는 것 같다…’ 등 자학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김 상병은 또 유서 형식의 일기에서 ‘X 같은 세상에 살고 싶지 않다’고 썼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그러나 김 상병은 올해 4월 서울 신촌 인근에서 고교생 몇 명이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것을 목격하고 이들을 타일러 경찰에 인계했고, 경찰이 소속 부대에 김 상병을 “훌륭한 해병”이라고 칭찬했던 사실이 있어 의협심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김 상병은 범행 당일 소초 상황실에 들어가 간이탄약고에서 실탄 75발과 수류탄 1발이 든 탄통을 훔친 뒤 인근 복도의 총기보관함에서 K-2 소총까지 절취했다. 당시 상황실엔 아무도 없었고 간이탄약고도 열려 있었다. 군 수사 관계자는 “규정상 총기보관함의 자물쇠는 2명이 분리 보관해야 하는데, 1명이 관리하는 등 총체적 부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 상병이 훔친 소총과 실탄으로 범행을 하기까지 약 1시간 40분 동안 아무도 총기 탄약의 이상을 눈치채지 못했다.4일 오전 10시경 김 상병은 소초 상황실에서 실탄과 K-2 소총을 훔친 뒤 본격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다. 오전 10시 반 김 상병은 술에 취해 얼굴이 상기된 채 비틀거리며 동료인 정모 이병에게 “○○○을 죽이고 싶다”고 말했다.정 이병이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라고 말렸지만 김 상병은 오전 11시 40분 소초 상황실에서 이승렬 상병을, 부소초장실 입구에서 이승훈 하사를 총으로 쏴 살해했다. 김 상병은 군 조사에서 “이 상병을 보자 순간적으로 쐈다. 제일 친한 친구가 이승렬이다. 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상병은 김 상병의 대학 선배다.이어 김 상병은 생활관에 들어가 잠자던 권승혁 일병(사망)과 박치현 상병(사망)을 쏜 뒤 권혁 이병에게 총을 조준했지만 권 이병은 총부리를 잡고 저항하며 김 상병을 생활관 밖으로 밀쳐냈다.군 수사 관계자는 “김 상병은 K-2 소총을 단발로 조정해 동료들에게 2, 3발씩 쐈으며 사망자 검시 결과 난사가 아닌 조준사격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범행 뒤 김 상병은 부대 내 체력단련장 옆 창고로 도주했고, 잠시 뒤 ‘꽝’ 하는 수류탄 폭음이 울렸다. 소초장 등 부대 관계자들은 창고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신음하는 김 상병을 붙잡았다. 창고에선 빈 소주병 2개가 뒹굴고 있었다.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군에서 잃어버렸던 꿈을 되찾았습니다.” 강원 원주시의 육군 1107공병단에서 근무하는 백현 일병(25)은 고교 시절부터 전국 단위의 양궁대회에서 1위를 휩쓸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대학에 진학한 뒤 슬럼프에 빠졌다. 대학마저 장학금을 더는 못 주겠다고 통보할 정도였다. 백 일병은 대학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지난해 8월 입대했다. 지난달 초 강원도양궁협회가 백 일병에게 평창군에서 열린 ‘2011 강원도민체전’에 출전할 것을 권했다. 원주시 대표로 출전하려던 선수가 갑작스럽게 출전하지 못하자 선수 시절 백 일병을 알았던 협회 관계자가 급히 그를 찾은 것이다. 그러나 백 일병은 현역 군인 신분인 데다 활을 놓은 지 벌써 1년 반이 넘어 머뭇거렸다. 중대장 김선만 대위는 “집중하고 싶은 일에 전념하면 잡념이 사라질 것”이라며 적극 권했다. 대대장인 정구호 중령도 4박 5일의 포상휴가를 주며 대회 출전을 지원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백 일병은 90m와 30m 1위, 70m와 50m에서 2위를 차지해 개인종합 1위를 기록했다. 백 일병은 “과거 선수 시절에는 어떻게든 맞히려고 아등바등했지만 이번에는 점수에 집착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쐈더니 오히려 더 잘 맞았다”고 말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소말리아 해역에서 근무하는 청해부대가 3일 새벽(한국 시간) 해적선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퇴치했다. 합참에 따르면 청해부대는 3일 오전 1시 파나마 국적으로 한국에 회사가 있는 화물선 아젤리아호(1만7000t급)로부터 위성전화로 긴급 구조요청을 받았다. 청해부대 소속 충무공이순신함은 이 화물선과 150여 km 거리에서 다른 파나마 국적 상선 1척을 호송하고 있었다. 충무공이순신함은 스페인 군함에 호송 임무를 인계한 다음 최대 속력으로 현장으로 갔다. 먼저 오전 1시 45분 링스헬기 1대를 이륙시켜 현장에 투입했다. 오전 2시 18분 현장에 도착한 링스헬기는 아젤리아호 뒤편으로 해상신호탄 세 발을 투하했다. 이에 해적선으로 의심되는 선박 세 척이 속력을 줄이면서 차례로 사라졌고 오전 5시 아젤리아호는 지부티 항 인근에서 인도 군함과 만나 안전지대로 이동했다. 청해부대 링스헬기는 이때까지 안전을 확인한 뒤 복귀했다. 아젤리아호에는 배정호 선장 등 한국인 4명과 필리핀인 18명, 영국인 2명 등 선원 24명이 타고 있었다. 이 배는 황 2만8200t을 싣고 이집트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중이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4일 오전 11시 50분경 인천 강화군 길상면 선두4리에 있는 해병 2사단 예하 해안경계 소초(소대급 부대)에서 김모 상병(19)이 K-2 소총 여러 발을 쏘아 이승훈 하사(26) 등 4명이 숨지고 김 상병을 포함한 2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일어났다.2005년 6월 경기 연천군 육군 모 부대 최전방관측소(GP)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으로 8명이 사망한 이후 군내 총기 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김태은 해병대 정훈공보실장(대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상병이 소초 생활관(내무반)에서 K-2 소총을 난사해 4명이 사망하고 권혁 이병(20)이 부상했다”며 “사망자 중 3명은 현장에서 숨졌고, 박치현 상병(21)은 응급처치 후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사망자들의 시신은 현장에 보존하다가 최종 감식 결과가 나온 뒤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길 예정이며 부상한 권혁 이병(20)은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김 상병은 이날 오전부터 “○○○(사망)을 죽이겠다”고 주변에 말했으며 술까지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병은 총기를 관리하는 조장과 사병이 자리를 비운 틈에 소초 상황실과 탄약보관대에서 소총과 탄약을 훔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병대는 설명했다.김 상병은 소초 생활관으로 들어가 야간근무를 마치고 취침 중이던 동료 장병 2명에게 K-2 소총 실탄 여러 발을 발사하고 총소리에 놀라 뛰쳐나오는 2명을 조준해 쐈다. 김 상병은 이어 소초 옆 창고로 가서 수류탄을 터뜨려 자살을 기도했지만 부상을 입은 채 현장에서 체포됐다. 군 소식통은 “김 상병은 가슴 파편상과 무릎 관통상을 입어 인공호흡기를 하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해병대 관계자는 “소초 근무자에게 지급된 K-2 소총의 탄창엔 공포탄과 실탄을 포함해 20발이 장전된다”며 “사건 당시 총기에서 몇 발이 발사됐는지, 소초에 몇 명의 근무자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사건 직후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을 반장으로 한 사고조사반이 현장에 파견돼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사건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에게 즉시 보고됐으나 이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총기 난사사건 사상자 명단▽사망=이승훈 하사(26), 이승렬 상병(21), 박치현 상병(21), 권승혁 일병(21) ▽부상=김모 상병(총기 난사자), 권혁 이병(20)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한국은 아직도 전쟁 중입니다. 판문점은 진짜 냉전 상태죠. 아직 한반도에 평화가 온 것은 아닙니다.”장자크 요스 스위스 육군 소장(59)과 안델스 그렌스타드 스웨덴 해군 소장(52)은 입을 모아 “한국은 여전히 기술적으로 전쟁 중(technically at war)이다. 그래서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반도가 통일이 되어 평화가 찾아오거나 어느 한쪽이 침략해 정전협정이 깨지게 되면 우리는 한반도를 떠난다”고 말했다.동아일보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58주년(7월 27일)을 앞두고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주한미군기지에서 한반도의 평화 중재자로 활동하는 중립국감독위원회(중감위) 소속 두 대표를 만났다.중감위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과 함께 유엔 측이 추천한 스웨덴과 스위스, 공산 측이 추천한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 등 4개 중립국으로 구성됐다. 북한은 1991년 체코슬로바키아 대표단, 1995년 폴란드 대표단을 차례로 추방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나뉜 옛 체코슬로바키아 대표단은 중감위에 참가하지 않고 있지만 폴란드 대표단은 한국을 통해 연간 3, 4차례 판문점 회의에 참가하고 있다.중감위 대표단의 임무는 과거 휴전선과 포로송환 감시 업무를 맡았으나 현재는 휴전선 감시, 방문객 영접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통상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중감위 보고서를 북한군 우편함에 넣는다. 그러나 늘 반응은 없다. 요스 소장은 “메아리 없는 외침 같다”고 말했다. 1953년 휴전 이후 3229회나 중감위 회의를 열었다. 그렌스타드 소장은 “1953년 휴전 당시에는 이렇게 (중감위가) 오래 일하게 될 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두 대표는 “정치적인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고 처음부터 선을 그었다. 이들은 “우리는 중립이다. (정전협정 위반에 대해서도) 미군과 유엔에 통보한다. 외부로 직접 공개하지 않아야 신뢰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08년 12월 개성공단에 다녀왔다는 요스 소장에게 소감이 어땠느냐고 물었지만 “재미있었다. 개인적인 교육이었다”는 짤막한 답변이 전부였다.이들은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해서도 신중한 자세를 드러냈다. 국제합동조사단에 참여했던 스웨덴 조사팀이 ‘조사에 참가한 부분의 내용에 대해서만 동의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그렌스타드 소장은 “당시 스웨덴 조사팀의 임무는 누가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분석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물론 개인적으론 (북한이 저질렀다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요스 소장은 “스위스는 해군이 없어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스웨덴을 통해 조사결과를 봤다”고만 했다.최근의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해 요스 소장은 “오르락내리락한다. 시계의 작은 부품 하나가 망가지면 작동하지 않듯이 평화도 작은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렌스타드 소장도 “현재 안 좋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봤느냐는 질문에 두 대표는 모두 “봤다. 우리의 임무를 한국에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렌스타드 소장은 “(배우 이영애가 스위스 장교로 나오는데) 스웨덴이 빠져서 반쪽짜리 영화”라고 농담을 던지면서 “현실이 영화보다 더 긴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스위스와 스웨덴은 각각 소장 1명 이외에도 대령 1명, 중령 1명, 소령 2명을 포함해 영관급 이상 장교 5명씩을 중감위에 파견하고 있다. 해군이 없는 스위스는 육군과 공군, 스웨덴은 육해공군을 모두 파견한다. 그렌스타드 소장은 스웨덴 해군참모총장 출신이기도 하다. 올해 4월 부임한 그는 “스웨덴은 평화와 관련된 업무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군 고위직을 파견한다”고 말했다.2007년 11월부터 근무한 요스 소장은 지난해 한국에서 딸을 얻었고 이름을 독일어로 ‘노엘’, 한국명은 ‘유진’으로 지었다. 그는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걸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대표의 가족은 용산 주한미군기지에 거주하지만 이들은 판문점 사무실에서 업무를 본다. 그래서 주중에는 판문점 숙소에서 잠을 잘 때가 많다고 한다. 그렌스타드 소장은 판문점 생활에 대해서 “지루하지만 정신적으로 좋다”고 말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아들아, 내 장례식에 오지 말고 대신 임무를 완수하길 바란다.” 3일 해군에 따르면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퇴치 임무를 수행하는 청해부대 7진(충무공이순신함)의 의무참모 장재훈 대위(33)는 지난달 25일 아버지가 별세했으나 귀국하지 않고 계속 근무했다. 장 대위의 아버지 고 장종성 씨(67)가 임종 직전 “재훈이가 청해부대 임무에 지장이 없도록 내가 죽더라도 소식을 알리지 말라”고 유언을 남겼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유언에 따라 장례식이 끝난 27일 오후에야 장 대위와 안부전화를 하면서 별세 소식을 전했다. 장 대위의 아버지는 부산에서 출항하기 전 아들에게 “임무 수행 중에 무슨 일이 있더라도 완수하고 귀국하라”고 당부했다. 장 대위의 아버지는 육군 학군장교(ROTC) 6기 출신으로 중위로 전역한 뒤에는 진주 대동고에서 교사를 지냈다. 장 대위는 “아버지는 항상 대한민국 장교였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했다. 의사도, 청해부대도 아버지의 뜻에 따라 지원했다”고 말했다. 청해부대장 한동진 대령은 장 대위에게 뒤늦은 귀국이나마 권유했지만 장 대위는 “임무를 완수한 뒤 귀국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장 대위는 지난달 6일 소말리아 해역을 지나던 독일 상선의 필리핀 선원이 급성 복막염으로 생명이 위독할 때 응급치료를 했던 외과 전문의다. 2004년 경희대 의대를 졸업한 뒤 경희의료원에서 근무하다 2009년 군의관으로 임관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육군사관학교는 1일 개교 이래 처음으로 민간인, 그것도 여성을 교수로 임용했다. 육사 관계자는 이날 “1946년 육사 개교 이후 처음으로 국내 박사 출신인 정성임 전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연구위원(50·사진)을 첫 군무원 교수로 임용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군무원(4급) 신분으로 안보관리학과에서 육사 생도들을 가르친다. 정 교수는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81학번으로 1999년 이화여대에서 광복 직후 소련의 북한 점령 정책에 관한 연구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비교정치 및 국제정치를 전공한 정 교수는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국방부와 통일부 정책자문위원을 지냈다. 지난해 9월부터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일했으며, 북한연구학회 연구이사도 맡고 있다. 정 교수는 미혼이다. 일부 군무원 신분의 민간인 교수가 있는 해사나 공사와 달리 육사에서는 그동안 교수직을 모두 현역 영관 및 위관급 장교들이 맡아왔다. 일부 여군 장교가 교수직을 맡고 있으나 민간인 출신 여성 교수는 정 교수가 처음이다. 육사는 2000년대 초반부터 민간인 교수를 선발하려 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하다 이번에 정 교수를 첫 민간인 교수로 임용했다. 정 교수는 육사와는 2002년 시간강사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이화여대 정외과 사무실로 북한학 강의 추천 의뢰가 들어와 은사가 정 교수를 추천했다. ‘한 학기만 하겠다’고 시작한 육사 강의가 지난해 8월까지 8년간 계속됐다고 한다. 정 교수는 “우연찮게 육사와 인연을 맺었지만 덕분에 연구 영역도 더 넓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여중과 여고를 거쳐 박사까지 여대에서 딴 사람으로서 처음엔 안 하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가르치다 보니 생도들이 매우 성실하고 순진하다는 걸 알게 되면서 보람도 커졌습니다. 절제와 인내, 명예를 강조하고 투철한 국가관을 가진 생도들의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2004년부터는 육사 내 동아리 격인 국방학술부에서 지도강사를 맡으면서 생도들과 더 친해지게 됐죠. 생도들이 졸업 후에도 계속 연락해와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정 교수는 올가을 2학기부터 정치학개론, 국가안보론, 국제안보협력론 등 9학점(9시간)을 강의한다. 정 교수는 “앞으로 민간과 군의 교류에 기여하겠다”며 “육사의 학생과 교수진 모두 군인인 만큼 군인을 대상으로 한 교수법 연구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앞으로 통일 이후의 민·군 관계, 남북 군사회담 전략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예정이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국가보훈처는 일제강점기에 미주 한인사회의 민족운동을 이끈 홍언 선생(1880∼1951·사진)을 ‘7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선생은 1904년 하와이에 이민해 대한인국민회 중앙총회 부회장을 지내며 교민사회를 이끌었다. 흥사단 창립에 참여했고 독립운동 자금을 모아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지원했다. 화교들과 교류하며 한중 연대에 기여했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페루 등을 돌며 화교들로부터 한국독립운동 지원금을 모으기도 했다. 정부는 19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전쟁기념관은 화랑 관창(645∼660)을 ‘7월의 호국인물’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관창은 660년 신라가 당나라와 연합해 백제를 공격할 때 좌장군인 아버지 품일의 부장(副將)으로 출전했다. 그는 계백 장군이 이끄는 백제 결사대에 밀려 신라군의 사기가 떨어지자 백제 진영에 뛰어들어 싸우다 붙잡혔다. 계백 장군은 어린 관창의 용맹에 감탄해 죽이지 않고 살려 보냈으나 관창은 다시 적진으로 돌아가 싸우다 다시 붙잡혀 죽게 됐다. 관창의 죽음에 자극받은 신라군은 분연히 진격해 백제군을 대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