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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이 진전되고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줄줄이 뛰었다. 코스피는 역대 2번째로 긴 11거래일간 상승했다. 미국 뉴욕증시와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6일(현지 시간)부터 이틀간 열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임박하자 주요국 증시가 질주하는 모양새다. 미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9개월 만에 내리며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짙어지고 있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 것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증시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역대 2번째 긴 ‘11거래일’ 연속 상승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4% 오른 3,449.62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2일부터 이날까지 11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2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와 함께 상승한 코스닥은 이날 0.1%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가 11거래일 상승한 시기는 ‘닷컴 버블’ 때였던 1999년 5∼6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등기였던 2009년 7월이다. 13거래일 상승한 때는 1984년 1∼2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였던 2019년 3∼4월, 같은 해 9월뿐이다.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한국 주식 매수에 나선 외국인은 이날도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1조7000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도체 투 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3.79%, 5.14% 올랐다. 각각 주당 8만 원, 35만 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에 앞서 뉴욕 증시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15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1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47%), 나스닥종합지수(0.94%) 등 3대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S&P500과 나스닥종합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나스닥은 6거래일 연속 최고가를 경신했다.● 테슬라, 1월 이후 처음으로 주당 400달러 회복뉴욕 증시가 상승한 것은 미 연준이 16, 17일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향후 기준금리 움직임을 전망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4.25∼4.5%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은 95.9%, 0.50%포인트 인하될 확률은 4.1%다. 여기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가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에 “‘투 레이트(Too Late·의사결정이 항상 늦는 사람)’는 당장,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을 향해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주문한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빅컷’(0.5%포인트를 한 번에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진행된 4차 고위급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매우 잘됐다”고 평가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주요 기업들의 호재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매각 협상도 타결됐음을 시사했는데, 미국 소프트웨어(SW) 기업 오라클이 인수 후보로 떠오르며 3% 상승 마감했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12일 자사 주식을 10억 달러어치(약 1조3800억 원) 매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올 1월 이후 처음으로 주당 400달러를 회복했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챗봇 제미나이의 선전 소식에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시가총액은 3조 달러를 넘겼다. 시총 3조 달러를 넘긴 기업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에 이어 알파벳이 네 번째다.● 일본, 대만도 최고가 경신 뉴욕증시 상승세는 아시아 증시로도 이어졌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 상승하며 3거래일 연속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반도체 호황 전망에 1.07% 상승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의 주가가 2%가량 상승하는 등 대만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강세였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국제 금·은 가격이 동반 상승세를 이어갔고, 비트코인도 11만5000달러 선에서 횡보하는 등 글로벌 자산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런던귀금속거래소(LMBA)에 따르면 금 현물은 온스당 3658달러, 은 현물은 온스당 42달러로 사상 최고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상승했으나, 뉴욕 제조업 지수가 부진하는 등 경기 우려가 공존하고 있고, 경기 민감 업종 기업의 주가는 혼조세를 보인 만큼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이번 주 국내외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를 미리 알아보는 동아일보 경제부의 D’s 위클리 픽입니다. 지난주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가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3,400의 고지 돌파를 도전합니다. 외국인의 수급이 계속 채워지고 있는 것과 정부가 세법 개정안에서 투자자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긍정적입니다. 다만 미국 투자와 관세를 두고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것은 여전한 변수입니다.지난주에는 코스피뿐만 아니라 미국 증시와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증시가 함께 사상 최고치 경신 랠리를 이어갔습니다. 여기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6~17일(현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0.25% 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93.4%, 0.5% 포인트를 한번에 낮추는 ‘빅 컷’ 가능성은 6.6%입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세 차례 기준 금리를 낮췄던 미 연준은 올해는 한 차례도 금리를 낮추지 않았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불러온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 탓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왔는데, 최근 통계에서는 물가는 잠잠한 반면 고용 지표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나 금리 인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 일각에서는 올해 세 차례의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그렇게 된다면 현재 연 4.25~4.50%인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말에는 3.50~3.75%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연준이 6월 점도표에서 공개했던 장기 중립금리를 3% 수준으로 보는 위원들이 많았던 만큼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중립금리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재개된다면 한국은행도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낮출 여유가 생깁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올 5월부터 현재까지 2% 포인트로 유지 중입니다. 한은은 다음달 23일과 11월 27일 두 번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남겨두고 있습니다.한은은 17일에는 올해 상반기(1~6월) 지식서비스 무역통계(잠정), 18일에는 상반기 중 국내 지급결제동향 통계를 발표합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찍으며 랠리를 이어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박스권에서 맴돌며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피도 인공지능(AI) 투자가 확대되고,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50억 원으로 유지될 것이란 기대에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4% 오른 3,395.54로 장을 마치며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이어갔다. 이날도 외국인과 기관이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달에는 ‘팔자’였던 외국인은 이달 매수로 전환한 뒤 이날까지 4조8000억 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도 1.48% 상승한 847.08로 마감해 연고점을 경신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9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아시아 전역에서도 랠리가 이어졌다.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89% 오르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로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종가 기준으로는 하락 마감했지만 장중 3,892.74까지 상승하며 마찬가지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1.03% 상승 마감해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였다. 아시아 증시 랠리의 배경으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꼽힌다. 11일(현지 시간) 발표된 8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고,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정책 저울추가 물가보다 고용으로 기울어졌다”며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과 금의 가격도 강세다. 12일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11만5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국제 금값도 상승세를 이어가 11일 런던귀금속거래소(LBMA)의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3629.55달러에 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물가 상승을 감안해 1980년 1월 21일(850달러·현재 기준 3590달러)의 기존 고점을 넘겼다고 분석했다.AI발 훈풍도 국내 증시를 끌어올렸다. 미국 소프트웨어(SW) 기업 오라클은 2분기(4∼6월) 매출의 30배 수준의 계약 잔액을 발표하며 클라우드 수요가 여전히 강력함을 증명해 10일 하루 35.91% 상승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코스피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달 들어 각각 8.2%, 22.1%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6.6%)을 웃돌았다. 정부가 증시 부양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의 기준을 종목당 10억 원으로 강화하는 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밝힌 데 이어 12일 대통령실 관계자도 “50억 원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확인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퇴직금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안 흔들릴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싶어 참여했습니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하는 ‘2025 동아재테크쇼’ 첫날인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행사장을 찾은 임모 씨(65)는 “가상자산 10%를 비롯해 금,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골고루 투자하고 있는데 앞으로 리스크에 어떻게 대비할지 알 수 있어 좋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행사장은 임 씨와 같은 은퇴 투자자부터 사회 초년생, 투자 동아리 대학생들까지 다양한 세대의 관람객들로 발디딜 틈 없었다. 올해로 12번째를 맞은 동아재테크쇼는 사전등록자가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을 넘기며 재테크 열풍을 실감케 했다. 특히 코스피가 역사적 신고가를 돌파하고 가상자산 열풍이 거센 상황에서 투자 전문가들의 강연과 상담은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 행사장에는 총 48개 기업이 설치한 102개 홍보관이 마련됐다. 우리금융그룹은 새롭게 자회사가 된 동양·ABL생명으로부터 보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전문가들이 나서 은퇴 후 퇴직연금 등 자산 관리를 원하는 관람객들의 발길을 모았다. IBK기업은행은 중저신용 소상공인들의 신용 지원을 위해 정부와 출시한 소상공인 비즈플러스카드를 전면에 내걸었다. 각종 홍보 이벤트도 눈길을 끌었다. KB금융그룹은 건강 나이를 측정하는 달리기 게임으로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신한금융그룹은 그림 뒤집기 게임을 통해 핸드크림·파우치 등을 주는 이벤트로 자사 배달 플랫폼 ‘땡겨요’를 홍보했다. NH농협금융그룹은 앱을 설치하면 쌀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토스뱅크는 포토박스와 리유저블백 등을 내걸어 젊은 참가자들을 공략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조기 은퇴자 오기선 씨(54)는 “요즘처럼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퇴직금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궁금증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핀테크지원센터가 육성하는 핀테크들이 한데 모인 공간도 마련됐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가상자산 종목에 분산 투자해 수익을 내주는 핀테크 ‘쫄보’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신분증이 없는 청소년들도 네이버 메일만 있으면 편리하게 용돈을 쓸 수 있는 실물카드를 제공하는 신한퓨처스랩 ‘아이쿠카’도 부모 세대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박스권에서 맴돌며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피도 인공지능(AI) 투자가 확대되고,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 50억원으로 유지될 것이란 기대에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12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54% 오른 3,395.54로 장을 마치며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이어갔다. 상승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상승폭을 키우며 다시 최고가로 종가를 마무리했다. 이날도 외국인과 기관이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달에는 ‘팔자’였던 외국인은 이달 매수로 전환한 뒤 이날까지 4조7000억 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코스닥도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하며 1.48% 상승한 847.08로 마감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9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 유동성 확대 전망에 아시아 증시 랠리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서는 사상 최고가 달성 소식이 잇따랐다. 일본 니케이225 평균주가는 전거래일 보다 0.89% 오르며 이틀 연속 사상최고가로 마감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종가 기준으로는 하락 마감했지만 장중 3,892.74까지 상승하며 마찬가지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1.03% 상승 마감하며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였다.아시아 증시 랠리의 배경으로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있다. 11일(현지 시간) 8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 수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예상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시장에선 다음주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기준금리가 연내 3번 인하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정책 저울추가 물가보다 고용으로 기울어졌다”며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연준이 금리를 빠른 속도로 인하하면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는 압력이 커진다. 미국 투자자 로선 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를 피하기 위해 해외 주식에 투자할 유인이 늘어나는 셈이다. 인플레이션 위험분산 수단으로 거론되는 가상자산과 금의 가격도 강세다. 12일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은 11만5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도 24시간 전보다 상승했다. 국제 금값도 상승세를 이어가 11일 런던귀금속거래소(LBMA)의 금 현물 가격은 1온스당 3629.55달러에 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물가 상승을 감안해 1980년 1월 21일(850달러·현재기준 3590달러)의 기존 고점을 넘겼다고 분석했다.● AI 모멘텀에 정부의 부양 의지 더해져특히 미국에서 인공지능(AI)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됐다. 미국 소프트웨어(SW) 기업 오라클은 2분기(4~6월) 매출의 30배 수준의 계약 잔고를 발표하며 클라우드 수요가 여전히 강력함을 증명했다. 최근 AI 거품 논란에도 여전히 서버용 데이터센터 수요가 탄탄함이 증명되자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미국 반도체 기업의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그 결과 코스피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달 들어 각각 8.2%, 22.1%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6.6%)을 웃돌았다.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3%에 달한다.여기에 정부가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완화하는 등 증시부양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의 기준을 종목당 10억 원으로 강화하는 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밝힌 데 이어 12일 대통령실 관계자도 “50억 원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확인했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통령 기자회견에서도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해 시장 심리와 투자자 의견을 수용하려는 의자가 엿보였다”며 “주식시장을 활성화시키려는 정책 모멘텀이 훼손되지 않은 만큼, 중기적으로 국내 증시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코스피 4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 경신… 장중 3317도 넘어10일 코스피가 4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 거래일보다 54.48(1.67%) 오른 3,314.53으로 장을 마쳐 종가 기준 기존 최고점이었던 2021년 7월 6일(3,305.21)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장중에는 3,317.77까지 올라 2021년 6월 25일 기록한 기존 장중 사상 최고점(3,316.08)도 뛰어넘어 45년 만에 새 역사를 썼다.》올 7월 말 세제 개편안 발표 뒤 박스권에서 맴돌던 코스피가 4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발 금리 인하 전망, 반도체 훈풍에 힘입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100일 하루 전까지 22.81% 상승했다. 이는 출범 100일간 코스피 상승률이 역대 정부 중 가장 높았던 이명박 정부 때(7.88%)의 약 3배 수준이다.● 정부의 증시부양책, 미국발 훈풍에 반도체주 상승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7% 상승한 3,314.53으로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5년 만에 새 역사를 쓴 것이다. 코스피는 1980년 1월 4일 시가총액을 100포인트 기준으로 삼는다. 시가총액도 2726조7787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코스피가 기존 최고치였던 2021년 7월 6일에 비해 시총이 415조 원가량 늘었다. 코스피는 올해 주요 20개국(G20) 증시 중 가장 높은 38%의 상승률을 보였다. 독일(19%), 중국(14%), 미국(11%) 등 주요국 증시를 크게 앞질렀다. 코스닥도 8.18(0.99%) 오른 833으로 장을 마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가 재부각되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의 기준을 종목당 현행 50억 원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 기준을 10억 원으로 강화하려다가 최근 철회할 뜻을 시사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세법 개정안 발표 직후인 지난달 1일 6562억 원, 1조 원씩 순매도했지만 이날은 1조3810억 원, 9045억 원 순매수했다. 미국발 훈풍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고용지표가 나빠졌으나, 시장은 이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유인이라고 받아들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뉴욕증시가 강세로 마감했다. 또 미국 소프트웨어(SW) 기업 오라클이 인공지능(AI) 수요에 기반한 클라우드 매출 전망을 대폭 상향 조정하며 반도체주 주가의 상승을 자극했다. 이날 삼성전자(1.54%)와 SK하이닉스(5.56%)는 나란히 증시를 견인했다. SK하이닉스는 30만4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실적 개선 뒷받침돼야 상승세 이어져” 코스피가 1,000(1989년) 2,000(2007년) 3,000(2021년)을 돌파할 때마다 유동성이 뒷받침됐다. 이번에는 연준의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확대는 물론이고 정부의 증시부양책에 힘입은 증시 상승이 전망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책 기대감으로 구조적인 문제 해소에 따른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상향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 실적이 개선돼야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속성과 추가 상승은 거시경제 호전과 실적 추정치 상향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237개 기업 중 141곳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락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유동성이 풍부한 장세에서 단기간 상승·하락을 베팅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올 7월 말 세제 개편안 발표 뒤 박스권에서 맴돌던 코스피가 4년 2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발 금리 인하 전망, 반도체 훈풍에 힘입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100일 하루 전까지 22.81% 상승했다. 이는 출범 100일간 코스피 상승률이 역대 정부 중 가장 높았던 이명박 정부 때(7.88%)의 약 3배 수준이다.● 정부의 증시부양책, 미국발 훈풍에 반도체주 상승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7% 상승한 3,314.53으로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5년 만에 새 역사를 쓴 것이다. 코스피는 1980년 1월 4일 시가총액을 100포인트 기준으로 삼는다. 시가총액도 2726조7787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코스피가 기존 최고치였던 2021년 7월 6일에 비해 시총이 415조 원가량 늘었다. 코스피는 올해 주요 20개국(G20) 증시 중 가장 높은 38%의 상승률을 보였다. 독일(19%), 중국(14%), 미국(11%) 등 주요국 증시를 크게 앞질렀다. 코스닥도 8.18(0.99%) 오른 833으로 장을 마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가 재부각되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의 기준을 종목당 현행 50억 원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 기준을 10억 원으로 강화하려다가 최근 철회할 뜻을 시사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세법 개정안 발표 직후인 지난달 1일 6562억 원, 1조 원씩 순매도했지만 이날은 1조3810억 원, 9045억 원 순매수했다.미국발 훈풍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고용지표가 나빠졌으나, 시장은 이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유인이라고 받아들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뉴욕증시가 강세로 마감했다.또 미국 소프트웨어(SW) 기업 오라클이 인공지능(AI) 수요에 기반한 클라우드 매출 전망을 대폭 상향 조정하며 반도체주 주가의 상승을 자극했다. 이날 삼성전자(1.54%)와 SK하이닉스(5.56%)는 나란히 증시를 견인했다. SK하이닉스는 30만4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실적 개선 뒷받침돼야 상승세 이어져”코스피가 1000(1989년), 2000(2007년), 3000(2021년)을 돌파할 때마다 유동성이 뒷받침됐다. 이번에는 연준의 금리인하에 따른 유동성 확대는 물론 정부의 증시부양책에 힘입은 증시 상승이 전망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책 기대감으로 구조적인 문제 해소에 따른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상향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만 기업 실적이 개선돼야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속성과 추가 상승은 거시경제 호전과 실적 추정치 상향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237개 기업 중 141곳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락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유동성이 풍부한 장세에서 단기간 상승·하락을 베팅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하루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1도 오르는 극한기상 현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2년간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폭염, 폭우 등 기후변화가 끼치는 경제적 영향이 커진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8일 ‘극한기상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기상충격의 영향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12개월 이상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한은은 1990년 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전국의 자료를 분석해 일 최고기온이 평균 기온보다 1도 높아지면 ‘고온충격’, 일 최다강수량이 평균 강수량보다 10mm 늘면 ‘강수충격’으로 구분했다. 고온충격은 발생 후 24개월 동안 소비자물가에 상승 압력(평균 0.055% 포인트)으로 작용했다. 고온이 노동생산성을 낮추고 운영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강수충격은 15개월 동안 상승압력(평균 0.033%포인트)을 줬다. 강수충격도 농수산물 등의 물가를 끌어올리지만, 서비스 수요 감소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고온충격보다 물가 상승 압력의 크기와 지속기간이 짧았다. 한은은 극한기상 현상이 심화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기후 대응 노력이 축소되거나 지연된다면 2051∼2100년 고온충격으로 인한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이 현재의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연정인 한은 기후리스크분석팀 과장은 “농·축·수산업 등 기후 취약 부문의 생산성 및 공급안정성을 확보하고 재난 대응 인프라 등 기후 적응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보험·금융 관련 안전장치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이재명 정부의 출범 100일을 앞두고 증시가 역대 정부 중 두드러지는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허니문 랠리’ 이후 세법 개정 논란에 발목이 잡혀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시장에선 당분간 미국 관세 부과의 영향으로 증시를 어둡게 전망하면서도 실제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반등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4일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 2,698.97이었던 코스피는 이달 5일 3,205.12로 마감하며 18.75%나 상승했다. 5일은 정부 출범 94일째 되는 날이다.이재명 정부가 출범 100일을 맞는 11일까지 증시가 큰 하락 없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역대 정부 중 출범 100일간 가장 큰 폭의 증시 상승을 경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에는 이명박 정부 때 증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당시 출범 100일간 코스피는 7.88% 올랐다. 노무현 정부(+3.89%)와 문재인 정부(+3.01%)는 출범 100일간 코스피 상승률이 3%대 강세였다. 박근혜 정부(―1.46%)와 윤석열 정부(―3.61%)는 코스피가 같은 기간 약세를 보였지만, 출범 50일간의 낙폭은 회복했다. 이재명 정부의 증시 상승세는 탄핵 정국을 거치며 증시가 저평가된 상태에서 대통령의 증시부양 의지가 강력한 동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시총 20위 중 1∼4위를 제외한 16개 기업의 순위가 뒤바뀌며 증시는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조선-방산-원자력 등 글로벌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과 은행, 증권사 등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금융사 주가가 경쟁하듯 치솟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법을 둘러싼 논란이 코스피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정부가 7월 31일 법인세를 인상하고,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대주주의 종목당 주식 보유액 기준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추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또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밝힌 개편안도 시장이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쳤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최대한 이른 시기에 결정을 내리겠다”며 이달 중 양도세 기준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증시는 반도체 의존도가 뚜렷해진 분위기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50일까지 코스피 시가총액 상승분에서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와 SK하이닉스의 기여도는 27.8%였는데 100일 기준으론 32.1%까지 커졌다. 시장은 신중해진 모습이다. 지난달 하나증권은 올해 말 코스피 상단 전망을 3,710에서 3,240으로 대폭 낮췄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말 코스피의 연중 고점을 넘어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 모멘텀이 소진됐고, 미국 관세의 영향을 받을 3분기(7∼9월) 실적이 주가를 끌어올리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등 의견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며 단기 과열을 해소하는 국면이라고 본다”며 “미국 금리 인하, 중국 경기 부양 등이 확인되면 상승 반전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이재명 정부의 출범 100일을 앞두고 증시가 역대 정부 중 두드러지는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허니문 랠리’ 이후 세법 개정 논란에 발목이 잡혀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시장에선 당분간 미국 관세 부과의 영향으로 증시를 어둡게 전망하면서도 실제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반등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4일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 2,698.97이었던 코스피는 이달 5일 3,205.12로 마감하며 18.75%나 상승했다. 5일은 정부 출범 94일째 되는 날이다.이재명 정부가 출범 100일을 맞는 11일까지 증시가 큰 하락 없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역대 정부 중 출범 100일간 가장 큰 폭의 증시 상승을 경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에는 이명박 정부 때 증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당시 출범 100일간 코스피는 7.88% 올랐다.노무현 정부(+3.89%)와 문재인 정부(3.01%)는 출범 100일간 코스피 상승률이 3%대 강세였다. 박근혜 정부(―1.46%)와 윤석열 정부(―3.61%)는 코스피가 같은 기간 약세를 보였지만, 출범 50일간의 낙폭은 회복했다.이재명 정부의 증시 상승세는 탄핵정국을 거치며 증시가 저평가된 상태에서 대통령의 증시부양 의지가 강력한 동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시총 20위 중 1~4위를 제외한 16개 기업의 순위가 뒤바뀌며 증시는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조선-방산-원자력 등 글로벌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과 은행, 증권사 등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금융사 주가가 경쟁하듯 치솟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세법을 둘러싼 논란이 코스피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정부가 7월 31일 법인세를 인상하고,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대주주의 종목당 주식 보유액 기준을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추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또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밝힌 개편안도 시장의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쳤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최대한 이른 시기에 결정을 내리겠다”며 이달 중 양도세 기준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최근 증시는 반도체 의존도가 뚜렷해진 분위기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50일까지 코스피 시가총액 상승분에서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와 SK하이닉스의 기여도는 27.8%였는데 100일 기준으론 32.1%까지 커졌다.시장은 신중해진 모습이다. 지난달 하나증권은 올해 말 코스피 상단 전망을 3,710에서 3,240으로 대폭 낮췄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말 코스피의 연중 고점을 넘어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 모멘텀이 소진됐고, 미국 관세의 영향을 받을 3분기(7~9월) 실적이 주가를 끌어올리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반등 의견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며 단기 과열을 해소하는 국면이라고 본다”며 “미국 금리 인하, 중국 경기 부양 등이 확인되면 상승 반전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크립토 허브로서 홍콩은 7점 정도 될 것 같다. 완벽한 10점은 어디에도 없고, 아마 8점 정도 되는 곳이 있겠지만 홍콩 정도면 최상위권이라고 본다.”개리 리우 웹3 하버 회장(사진)은 홍콩의 가상자산 관련 규제 환경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2023년 홍콩에서 설립된 웹3 하버는 분산형 인터넷(웹3), 블록체인 기술과 산업 발전을 촉진을 위한 협회다. 서클, 체인링크, 애니모카브랜드, 헤데라 등 홍콩뿐만 아니라 글로벌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동아일보는 홍콩에서 스테이블코인 조례가 시행된 직후인 지난달 15일 리우 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나온 리우 회장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CEO, 딕(Digg) CEO, 스포티파이 글로벌 콘텐츠 전략 책임자, 구글 등을 거친 아시아 가상자산 업계의 주요 인물이다.리우 회장은 스테이블코인 조례 통과 이후 현지 기업들의 반응이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2년 동안 스테이블코인 조례를 기다려온 홍콩 기업뿐 아니라 중국 본토를 포함한 많은 해외기업들도 홍콩 생태계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며 “해외 파트너들이 홍콩 규제 체계 관련 정보를 요청하는 사례가 늘었고, 회원사로도 관련 사업을 하고 싶다는 중국 본토 기업들의 문의도 늘었다”고 말했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스테이블코인 조례를 시행하며 향후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로드맵도 공개하며 정책 환경을 조성 중이다.기업들은 스테이블 코인에서 글로벌 무역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리우 회장은 “소매 활용도 흥미롭지만, 업계가 더욱 기대하고 있는 건 기관과 국경 간 거래”라며 “탈중앙 기술을 바탕으로 결제를 응용한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금융이 겪는 정산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경을 넘나드는 결제에서 대출 정산이나 무역금융 등 여러 절차를 웹3, 블록체인 등의 기술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우 회장은 이에 대해 ‘원자적 정산(Atomic settlement)’라고 표현했다.특히 미국 달러와 페그(Peg)되어 있는 홍콩달러의 특성을 고려하면 홍콩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될 경우 글로벌 무역에서 즉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리우 회장은 “홍콩달러는 어떤 면에서 보면 이미 스테이블한 통화”라고 설명했다.스테이블코인이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리우 회장은 “중앙은행의 발권력과 스테이블코인은 공존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리우 회장은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의 온체인(On-chain·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이뤄지는 거래와 활동)”이라며 “중앙은행이 발권을 계속 통제하는 가운데,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이 마찰 없이 국경을 넘어 움직일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리우 회장은 “한국의 블록체인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앞선 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여러 규제 때문에 거래소나 거래 생태계 등이 세계 시장과 충분히 연결되지 않았다”며 “일본도 규제에 있어 보수적인데, 각국이 가능한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궁극적으로는 스테이블코인간 교환이 가능해지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올해 상반기(1~6월) 5000억 원이 넘는 규모의 부실채권을 털어낸 것으로 나타났다.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케이·토스뱅크 인터넷은행 3사는 상반기 5120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상각하거나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상각·매각 규모(3935억 원)보다 30.1%나 늘었다.인터넷은행 3사의 부실채권 상각·매각 규모는 매년 늘고 있다. 2023년 상반기 1802억 원에서 하반기(7~12월) 3320억 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상반기 3935억 원, 하반기 4941억 원으로 매 반기마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채권을 ‘고정 이하’ 등급의 부실채권으로 분류하고 따로 관리한다. 관리하던 채권의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고 판단하면 떼인 자산으로 간주해 장부에서 상각하거나, 헐값에 팔아 버린다.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대출자가 많아지면 은행의 연체율이 높아지는 등 건전성 지표가 나빠진다. 때문에 은행은 건전성을 관리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부실채권을 상각하거나 매각하는 식으로 정리한다. 특히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규모가 시중은행보다 더 큰 만큼 부실 규모가 빠르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금과 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일(현지 시간) 뉴욕선물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500달러를 넘기며 4월 22일 이후 4개월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런던귀금속거래소(LBMA)의 금 현물 가격도 이날 오후 온스당 3474.9달러로 상승하며 마찬가지로 최고치였다. 은 선물 가격도 온스당 41달러를 넘기며 14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은 가격이 온스당 40달러를 넘긴 것은 2011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은은 금과 함께 귀금속으로 분류되는 데다 산업용 수요가 다양한 광물이다. 금과 은 등 귀금속 가격이 상승한 것은 16,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금 가격은 미국의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안전자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연준의 금리 경로를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89.7%까지 높아졌다. 현행 금리 유지 가능성은 10.3%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 정책과 함께 연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 강도를 높여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지적도 금으로 투자자들의 자금을 이동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다른 안전자산인 달러의 매력도를 떨어뜨린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부동산 담보 대출 사기 의혹을 받는 리사 쿡 이사를 해임하는 등 연준을 압박하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둔화하며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SK텔레콤이 해킹 사태로 인해 8월 한 달간 통신 반값 할인에 나선 영향으로 일시적인 요인을 제외하면 물가가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7% 올랐다. 지난해 11월(1.5%)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작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1.9%)을 제외하면 올 들어 2%대에 머물렀는데 지난달에는 7월(2.1%)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0.4%포인트 하락했다.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것은 휴대전화료가 1년 전과 비교해 21.0%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전 국민에게 통신비 2만 원이 지원됐던 2020년 10월(―21.6%)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올해 4월 대규모 해킹 공격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SK텔레콤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8월 한 달간 통신요금 50% 감면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다만 통계청은 통신요금이 전월과 같았다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 내외였을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7월(2.6%)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이날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물가 상황을 점검한 결과 이달 물가상승률이 다시 2%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특히 먹거리 물가가 여전히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4.8% 상승했다. 지난해 7월(5.5%)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수산물(7.5%)과 축산물(7.1%)이 7%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상기후로 어획량이 줄면서 수산물 물가가 올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연이은 폭염으로 수산물 어획량이 줄어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고등어의 경우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큰 크기가 아닌 작은 고등어가 잡히고 있다”고 했다.축산물은 도축 마릿수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 국산 쇠고기 물가는 지난달 6.6% 오르며 2022년 1월(7.6%) 이후 가장 큰 오름 폭을 보였다. 돼지고기 역시 9.4% 상승하며 3년 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가공식품도 1년 전과 비교해 4.2% 오르며 5개월 연속 4%대 상승률을 이어갔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지난달 6일(현지 시간)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 근처의 과일주스 판매 노점. 카드 단말기도 없는 이곳에서 손님들은 가상자산과 연결된 QR코드를 읽어 결제를 했다. 웡 메이링 씨(22)는 “QR코드를 읽을 수 있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노점에서도 간단하게 결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영세한 노점에선 아직 가상자산 결제가 보편화돼 있지 않지만 싱가포르에선 고급 상점부터 골목 상점까지 가상자산으로 결제가 가능했다. 가상자산으로 결제하면 계좌로 송금하거나 신용카드를 쓸 때 발생하는 환전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다. 아시아의 금융강국인 싱가포르와 홍콩에선 이미 일상에 스테이블코인,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기자가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직접 코인 결제 일상을 체험해 봤다.● 소상공인들 “코인 쓰면 가맹점 수수료 없어”가상자산 중에서도 한국에선 발행이 불가능하고 결제가 제한적인 스테이블코인이 일상적인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스테이블코인은 ‘1코인=1달러’와 같이 실물 자산에 가치를 고정할 수 있도록 설계한 가상자산이다. 다른 코인과 달리 가격 안정성을 갖췄고,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국경을 넘는 결제 속도가 훨씬 빠르다.홍콩에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스테이블코인을 쉽게 쓸 수 있었다. 지난달 3일 홍콩 국제공항에서 숙소로 이동할 때 2층 시티버스를 타며 스마트폰에서 애플리케이션을 활성화해 버스 단말기에 찍었다. 가상자산 결제용 애플리케이션(앱) ‘레돗페이’였다. 그날 밤 레돗페이 계좌에 충천해 놓은 테더(스테이블코인) 5.7USDT(약 8000원)가 빠져나갔다. 레돗페이는 홍콩 핀테크 스타트업 레돗페이가 만든 결제 앱이다. 달러, 유로화, 파운드 등 실제 통화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USDT), 서클(USDC) 등 가상자산 결제가 가능하다. 계정을 만든 뒤 10달러를 내고 앱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했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이다. 레돗페이 앱의 결제 방식은 체크카드와 비슷했다. 대중교통을 제외한 결제는 사용 즉시 계좌에서 가상자산이 빠져나간다. 여기에 수수료 1%가 붙지만 환전 수수료는 따로 없다. 반면 일반 신용카드로 현지 매장에서 결제하면 비자, 마스터 등 국제 결제망 브랜드 수수료에 환전 수수료가 붙는다. 또 신용카드는 2, 3일 뒤의 환율이 적용돼 환차손을 볼 수 있지만 가상자산 결제 앱은 실시간 환율이 적용돼 편리하다. 소상공인들도 가맹점 수수료가 없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레돗페이 관계자는 “카드 결제와 가상자산 환전이 빠르게 이뤄지기 때문에 가맹점이 별도의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코인 결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서는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앱 ‘그랩’을 활용했다. 호출형 승차 공유, 음식 배달, 결제, 숙소나 여행지 예약 등이 가능한 플랫폼이다. 이 광활한 네트워크 덕에 가상자산 결제를 빠르게 넓히고 있었다. 앱에서 가상자산을 결제할 땐 신속함이 돋보였다. 지난달 5일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한 뒤 수화물을 기다리며 레돗페이 앱에 있던 테더를 전부 그랩으로 옮겼다. 가상자산이 국경을 넘는 데는 불과 몇 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네트워크 비용으로는 1USDT가 부과됐다. 적용된 환율은 1USDT에 1.26싱가포르달러였다. 공항 환전소의 환전 환율(1달러에 1.13싱가포르달러)보다 유리했다.● 홍콩에 상장된 가상자산 현물 ETF 7000억 원 홍콩과 싱가포르는 ‘금융 허브’에 이어 ‘크립토 허브’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두 곳 모두 관(官)의 입김이 강한데도 가상자산 정책은 민간이 주도한다는 점이다. 지난달 1일 세계 최초의 스테이블코인 조례를 실시한 홍콩은 이미 지난해 7월부터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기업 3곳과 소통하며 발행을 준비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자격을 얻은 기업은 홍콩달러, 달러, 유로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 여차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한국보다 홍콩에서 먼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홍콩은 지난해 4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동시에 상장시키며 크립토 선두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1월 비트코인 ETF를 내놓은 미국보다 한발 늦었지만, 이더리움 ETF는 오히려 빠르게 선보였다. 홍콩에 상장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의 순자산은 7000억 원 규모다. 싱가포르는 금지된 게 아니면 일단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덕에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됐다. 스타트업 스트레이츠X는 싱가포르달러(SGD),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모두 발행했다. 싱가포르통화청(MAS)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형태의 결제를 도입하기 위해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프로젝트가 다수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2023년 8월 SGD 기반 스테이블코인 프레임워크를 확정하고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은 국제 결제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부를 보이고 있다. 서클, 체인링크 등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들로 구성된 ‘웹3 하버’의 개리 리우 회장은 “소매 결제도 흥미롭지만 업계가 더 기대하는 건 기관 간 거래와 국경 간 결제”라며 “무역 금융이나 대출, 해외 송금에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거의 즉시 결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홍콩·싱가포르=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금과 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1일(현지 시간) 뉴욕선물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3500달러를 넘기며 지난해 4월 22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런던귀금속거래소(LBMA)의 금 현물 가격도 이날오후 3474.9달러로 상승하며 마찬가지로 최고치였다.은 선물 가격도 온스당 41달러를 넘기며 14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은 가격이 온스당 40달러를 넘긴 것은 2011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은은 금과 함께 귀금속으로 분류되는 데다 산업용 수요가 다양한 광물이다.금과 은 등 귀금속 가격이 상승한 것은 16,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금 가격은 미국의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연준이 기준 금리를 인하하면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안전자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89.7%까지 높아졌다. 현행 금리 유지 가능성은 10.3% 수준이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 정책과 함께 연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 강도를 높여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지적도 금으로 투자자들의 자금을 이동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다른 안전 자산인 달러의 매력도를 떨어뜨린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부동산 담보 대출 사기 의혹을 받는 리사 쿡 이사를 해임하는 등 연준을 압박하고 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발(發) 관세 정책의 여파로 지난달 대미 수출이 두 자릿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액이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한 건 2020년 5월(―29.4%) 이후 5년 3개월 만이다.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미 무역 수출은 87억4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2.0% 줄었다. 대미 무역 수출액이 80억 달러대로 떨어진 것은 2023년 2월(89억9000만 달러) 이래 30개월 만이다. 특히 자동차·일반기계·차부품 등 미국이 품목 관세를 부과 중인 분야에서 수출이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현지 자동차 시장은 수요나 판매가 견조하지만 이는 기업이 가격 인상 대신 피해를 내부 흡수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가격을 올리면 수요가 줄고 추후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전체 수출액은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전년보다 1.3% 증가한 584억 달러로 역대 8월 기준 최대 실적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7.1% 증가한 151억 달러로 올 6월 달성한 사상 최대 실적을 2개월 만에 경신했다.미국발 대미 수출 타격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관세 부과 압박에 따른 불확실성만으로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한국은행은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우리 성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미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0.13%포인트, 내년 성장률을 0.16%포인트 끌어내릴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불확실성에 직면한 기업들이 해외 시장 진출과 투자 결정을 미루고, 가계는 소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코인 투자자 1000만명 시대… 시장 못따라가는 韓 법-제도국내 가상자산 투자자가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코인 시장이 커지고 있다.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 유출입된 코인 규모는 올해 상반기(1∼6월) 215조4944억 원으로 2년 전 같은 시기의 3.6배로 불어났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기업들은 앞다퉈 사업을 꾸리고 있다. 시장에선 코인 열풍이 한창인데 관련 법과 제도가 미비해 실제 사업이 크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취재팀은 세계 크립토 전쟁 현장과 한국의 현실을 소개한다.》“수백, 수천만 원어치 정도 테더(USDT·스테이블코인 종류)는 환전 안 해줘요.”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한옥마을 인근의 한 환전소. 기자가 ‘1달러=1USDT’로 고정된 가상자산인 테더를 원화로 환전하겠다고 하자 60대 여성 환전상의 대답은 단호했다. 1억 원어치 이하의 ‘푼돈’은 취급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는 기자가 원하는 거래량이 수백만 원어치란 말에 크게 실망하면서 그만 나가 보라는 손짓을 했다. 국내에서 관련 법이 제대로 마련되기도 전에 ‘코인 경제’가 빠르게 움트고 있다. 이재명 정부에서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를 약속한 데다 이미 코인 경제가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 및 강남 지역 일대에선 사실상 불법적으로 운용되는 이른바 ‘간판 없는 코인 환전소’들이 생겨나고 있다. 외국인들은 전국 7곳에 마련된 외국인 전용 ‘코인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해외에서 발행된 코인을 원화로 환전받는다.국내 기업들도 가상자산 사업 준비는 하고 있지만 아직 정부 정책의 방향성이 모호해 혼란스럽다는 분위기다. 1일 본보가 특허청에 원화(KRW)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출원된 상표를 전수조사한 결과 1077건에 달했다. 이 중 99%인 1068건이 올 6월 이재명 대통령 당선 뒤 출원됐다. 대선 뒤 한 달에 356건꼴로 출원된 셈이다. 4대 금융지주사를 비롯해 카드사 증권사 등 전통 금융사뿐 아니라 핀테크, 게임사도 출원에 나섰다. 하지만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제대로 유통 중인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사실상 ‘0’개. 국내 코인 투자자가 1000만 명을 돌파하고 관련 사업 열풍은 뜨겁지만 제도가 미비한 탓에 시장이 제대로 크질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미국, 홍콩, 싱가포르 등 기존 글로벌 금융 선진국들은 가상자산 파생상품부터 스테이블코인 결제 생태계까지 발 빠르게 ‘코인 경제’를 키우고 있다.● 코인 법 기다리던 기업들 “해외로 갈까 고민”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발행되거나 결제되는 길이 막혀 있다. 관련 규정이 없어서다. 국회에선 올 6월부터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이나 운용 방법을 규정한 법안들이 줄줄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계류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 7월 직접 하원의원들을 설득해 ‘지니어스 법안’을 통과시킨 미국과 달리 한국은 부작용을 우려해 신중하게 접근 중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금융사나 핀테크 업체들은 ‘무한 대기’ 중이다. 코인 상표권을 출원한 뒤 법제화만 기다리고 있는 한 대형 핀테크 관계자는 “미국 등 주요국에선 금융, 정보기술(IT) 기업이 합종연횡해 코인을 발행하는데 국내에선 상표 출원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마케팅 플랫폼 하이드미플리즈의 유현 대표는 “소상공인용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스템을 거의 90% 준비해 뒀지만 법이 통과되지 않아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현재 코인 산업은 ‘회색 영역’”이라며 “정부에서 나서서 ‘이 사업이 된다, 안 된다’를 말해 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미국이나 홍콩 기관과 기업이 가상자산에 투자하거나 비축하는 것과 달리 한국에선 가상자산 관련 회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투자가 사실상 차단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위원회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던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도 올해 안에 상장사와 전문투자사 3500여 개사(금융회사 제외)를 대상으로 허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가이드라인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거래가 많은 비트코인은 국내서 결제는 가능하지만 인프라가 충분치 않아 문제다. 이렇다 보니 아예 해외 시장을 노리는 업체들도 있다. 명동찌개마을 가맹점을 운영하는 회사 정다원은 직영점 5곳에서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하다. 정다원과 코인 결제 시스템을 마련한 비트윈비츠의 김동욱 대표는 “국내 가상자산 결제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다 보니 싱가포르 등 동남아에서 가상자산 결제 사업을 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韓, 200조 원 가상자산 ETF 시장 놓치나정부도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다. 가상자산 현물 ETF가 나오면 기관투자가가 비트코인에 적극 투자할 길이 열린다. 개인투자자도 증권사 등에서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고 국내 금융사들도 상품 운용으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해 1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처음 승인한 이후 국내에서도 도입에 대한 요구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세계 비트코인 가상자산 현물 ETF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1446억 달러, 이더리움 ETF 운용자산은 243억 달러다. 두 ETF를 합쳐 총 1689억 달러(약 235조 원)의 자금이 몰렸다. 한국만 235조 원에 이르는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셈이다.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은 “일본과 홍콩도 올해 가을부터 자국 통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데 우리나라가 너무 늦으면 시장을 선점하지 못할 것”이라며 “계속 미루다 보면 시장이 너무 음성화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법제화 검토를 논의하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황윤재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은 혁신적이니 언제까지나 안 할 수는 없지만 어떤 형태로 허용할지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도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2020년대 들어 현저하게 잦아진 집중호우와 폭염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경제성장률은 떨어뜨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31일 ‘최근 집중호우와 폭염의 성장·물가 영향’ 보고서를 통해 7월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3분기(7∼9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0.3%포인트 상승한 효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0.1%포인트 끌어올렸다. 비가 시간당 30mm 이상 쏟아지는 집중호우가 발생한 날은 2020∼2025년 연평균 49일로, 2000년대(39일)에 비해 23.9% 늘었다. 이 중 시간당 50mm 이상의 격렬한 비가 전체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일 최고 기온 33도를 넘긴 폭염 일수는 2020∼2025년 평균 67일이었다. 2000년대(46일) 대비 44.9%나 늘었다. 올여름에도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로 주요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했다. 7월 시금치 깻잎 등 채소류와 복숭아 수박 등 과실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수산물 가격도 해수면 온도 상승에 따른 조업, 양식 출하 감소로 7월 7.3% 상승하는 등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집중호우와 폭염은 여러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건설 공사를 중단시키거나 작업 속도가 느려지게 만든다. 농경지 침수나 가축 폐사 등의 피해도 생긴다. 이상기후는 시차를 두고 외식 물가를 올려 외식 수요도 줄일 수 있다. 다만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은 실내 작업이 대부분이라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한은은 이처럼 집중호우와 폭염 등 극단적 기후로 인해 2020년대 3분기 성장률이 2010년대 동기 성장률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산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2020년대 들어 현저하게 잦아진 집중호우와 폭염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경제성장률은 떨어뜨렸다는 분석이 나왔다.한국은행은 31일 ‘최근 집중호우와 폭염의 성장·물가 영향’ 보고서를 통해 7월 집중호우와 폭염으로 3분기(7~9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0.3% 포인트 상승한 효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0.1% 포인트 끌어올렸다. 비가 시간당 30㎜ 이상 쏟아지는 집중호우가 발생한 날은 2020~2025년 연평균 49일로, 2000년대(39일)에 비해 23.9% 늘었다. 이 중 시간당 50㎜ 이상의 격렬한 비가 전체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일 최고 기온 33도를 넘긴 폭염 일수는 2020~2025년 평균 67일이었다. 2000년대(46일) 대비 44.9%나 늘었다.올 여름에도 이상 기후에 따른 피해로 주요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했다. 7월 시금치·깻잎 등 채소류와 복숭아·수박 등 과실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수산물가격도 해수면 온도 상승에 따른 조업, 양식출하 감소로 7월 7.3% 상승하는 등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집중호우와 폭염은 여러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건설 공사를 중단시키거나 작업속도가 느려지게 만든다. 농경지 침수나 가축 폐사 등의 피해도 생긴다. 이상 기후는 시차를 두고 외식 물가를 올려 외식 수요도 줄일 수 있다. 다만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은 실내 작업이 대부분이라 영향이 제한적이었다.한은은 이처럼 집중호우와 폭염 등 극단적 기후로 인해 2020년대 3분기 성장률이 2010년대 동기 성장률 대비 0.1%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산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