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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년 만에 일본과 대만에 역전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 장기화와 1.0%에 그친 경제성장률의 영향으로 풀이된다.한국의 1인당 GNI는 12년째 3만 달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중동 정세 불안 등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하고 한국의 잠재 성장률이 0%대로 접어들면서 1인당 GNI가 앞으로 역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년 만에 일본-대만에 재역전한국은행이 10일 공개한 ‘2025년 4분기(10~12월)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는 3만6855달러(약 5427만 원)로 전년(3만6745달러) 대비 0.3% 늘어났다. 증가율이 2023년(2.7%)과 2024년(1.5%)에 비해 줄었다. 1인당 GNI는 한 국가의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총인구로 나눈 뒤 달러로 환산한 값이다. 개별 국민의 실질적인 소득과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일반적으로 실질 GDP가 증가하면 대체로 1인당 GNI도 함께 올라간다.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는 일본보다 적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 추산에 따르면 일본의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8000달러였다. 대만은 4만585달러로 한국과 일본을 모두 제쳤다. 한국의 1인당 GNI는 2022년 일본과 대만에 뒤처졌다가 2023~2024년엔 2년 연속 두 국가에 앞섰다. 그러다가 지난해 상황이 뒤집혔다.한은은 1인당 GNI 증가율이 낮아진 주요 원인으로 지난해 원-달러 환율 상승을 꼽았다.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422원으로 전년 대비 4.3% 올랐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평균 원-달러 환율(1395원)보다 높았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가 원화 기준 5241만6000원으로, 2024년 대비 4.6% 올랐지만, 고환율 탓에 달러 기준으로는 0.3% 오르는 데 그쳤다.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0.7%) 이후 가장 낮은 1.0%였던》 점도 1인당 GNI 정체에 영향을 줬다.반면 한국을 추월한 대만의 지난해 성장률은 8.7%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사인 대만 TSMC 등 반도체 기업의 수출액 증가로 한국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일본의 지난해 성장률도 1.2%로 한국보다 높았다.● “확장적 재정정책 과도하면 안 돼”한국의 1인당 GNI는 2014년 처음 3만 달러를 넘어선 뒤 지난해까지 4만 달러를 돌파하지 못하며 12년째 ‘박스권’을 맴돌고 있다. 단기적으로 4만 달러 진입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99원까지 오르는 등 원화 가치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한은은 환율 안정을 전제로 내년에 1인당 GNI가 4만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지만, 중동 정세 불안으로 고환율 국면이 이어지면 달성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한국의 경제 성장 기대치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한국의 장기 성장률이 지난해 0.9%로 0%대에 진입했다. 2030년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한국 경제가 뒷걸음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장기 성장률은 연간 성장률을 10년 단위로 평균을 낸 지표로, 단기적인 경기 변동 요인을 제외한 한 국가의 근본적인 성장 능력을 보여준다. 성장률이 하락하면 1인당 GNI도 떨어질 수 있다.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자동차 외엔 한국 경제 성장 동력이 안 보인다”라며 “새로운 산업을 키우지 못하면 GDP와 1인당 GNI가 함께 역성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김세직 KDI 원장은 10일 “(정부가) 지난 30년간 건설 경기부양 정책, 저금리 정책, 대출 규제 완화 정책, 확장적 재정정책 등 진통제 격인 ‘총수요부양책’만 과도하게 주기적으로 반복했다”라며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이 혁신의 원동력이 되는 ‘진짜 성장’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서자 개인 투자자들이 유가 관련 상품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유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할 때 그 변동 폭의 갑절이나 그 이상의 이익을 얻는 데 돈을 걸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하락세인 상황에서 유가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은 크다.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이 워낙 큰 만큼 고위험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원유 레버리지 ETN 8개 60% 상한가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유 선물 가격과 연동된 국내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 8개가 60% 상한가를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기초 자산인 원유 선물 가격이 1% 오르면 ETN 가격은 2% 상승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레버리지 ETN의 가격 변동 폭도 일반 주식의 2배인 60%로 적용된다. 원유 선물 레버리지 ETN 상품 8개는 9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7일 대비 2.5배 안팎의 수익률을 나타냈다.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컸다. 이달 3∼6일 개인 투자자의 거래대금이 1위인 ETN은 ‘삼성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이다. 이 기간 거래대금은 162억 원으로, 전쟁 전인 지난달 24∼27일(20억 원)의 8배 이상으로 불었다.원유 관련 레버리지 ETN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것은 국제 유가 상승 때문이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8일(현지 시간) 장중 배럴당 111달러를 넘어섰다. WTI 선물 가격이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한 뒤인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북해산 브렌트유의 5월 인도분도 116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일반 원유 관련 ETN 상품의 수익률도 상승세다. 일반 원유 ETN 상품 3개는 이날 일제히 전 거래일 대비 30% 오르며 상한가였다. 9일 종가 기준 수익률은 지난달 27일 대비 59∼64%였다.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원유 관련 상품에 투자자의 ‘사자’세가 이어졌다. WTI 선물 가격을 반영하도록 구성된 ETF 상품 2개 가격은 9일 전 거래일 대비 27∼29% 뛰며 거래를 마쳤다. 일부 원유 관련 ETF 상품은 짧은 시간에 거래량이 가파르게 증가한 탓에 이날 오후 한때 한국거래소 전산 장애가 발생하며 매매가 중지되기도 했다.● “유가 방향성 예측 투자 위험”반면 원유 가격 하락 시 수익을 낼 수 있는 인버스 ETN과 ETF 상품은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레버리지를 포함한 원유 관련 인버스 ETN 9종은 전 거래일 대비 모두 30% 이상 내렸다. 인버스 ETF 상품 2개 역시 24% 이상 하락했다.전문가들은 중동 정세가 실시간으로 변하며 국제 유가의 가격 변동성이 커진 만큼 관련 ETN과 ETF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국제 유가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방향성을 예측하고 레버리지나 인버스 투자에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대신증권이 주주를 대상으로 28년 연속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자사주 소각도 동시에 진행하면서 주주 환원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대신증권은 9일 보통주 1주당 1200원의 배당금 지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대신증권 보통주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라면 배당금 12만 원을 받는 것이다. 1주당 우선주 배당금은 1250원, 2우선주(2우B)는 1200원으로 각각 결정했다. 배당금은 24일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대신증권은 1998년 회계연도부터 28년 연속 현금 배당을 이어오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 가장 오랜 기간 연속으로 이어진 현금 배당 사례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1주당 현금배당 규모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 보통주 기준으로 1200원 이상을 6년간 유지하고 있다. 2021년엔 1주당 14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하기도 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외환위기, 금융위기, 팬데믹을 거치면서도 현금 배당을 중단하지 않았다”며 “회사 실적에 변동이 생기더라도 배당금 규모도 대체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신증권은 이번에 회사의 자본준비금을 활용한 배당을 결정했다. 자본준비금으로 현금 배당이 이뤄지면 개인 투자자를 비롯한 대신증권 주주들은 배당소득세 15.4%를 내지 않아도 된다. 대신증권은 4년간 최대 4000억 원 한도 안에서 자본준비금을 활용한 배당소득세 비과세 배당을 이어가기로 했다. 대신증권은 배당과 관련해선 크게 3가지 정책을 수립해 투자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주요 배당 정책은 △예측할 수 있는 안정적인 배당 방향 안내 △별도 재무제표 기준 30∼40%의 배당 성향 유지 △보통주 1주당 1200원 수준의 배당금 지급 등이다.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달 12일 자사주 1535만 주 소각 결정도 발표했다. 소각 대상은 보통주 932만 주, 우선주 485만 주, 2우선주 188만 주 등이다. 회사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1년 6개월에 걸쳐 3개월마다 단계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자사주 소각은 회사의 발행 주식 수 자체를 줄여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순자산가치(BPS)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상장사의 주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조치 중 하나다. 실제 대신증권 주가는 자사주 소각 발표 직후인 지난달 13일 전 거래일 대비 14.7% 뛰었다. 대신증권은 현금 배당 유지, 비과세 배당 정책, 자사주 소각 등 주주 친화 정책을 통해 장기 투자자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단기 시세 차익보다 꾸준한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장기 투자자 비중을 높여서 주가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도록 주주 구성을 안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028년까지는 자기자본도 추가로 확충해 초대형 투자은행(IB) 자격을 얻어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 4조 원을 넘겼다. 정민욱 대신증권 경영기획부문장은 “자본 확대를 통한 이익 증대가 주주 환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서자 개인 투자자들이 유가 관련 상품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유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할 때 그 변동 폭의 갑절이나 그 이상의 이익을 얻는 데 돈을 걸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하락세인 상황에서 유가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은 크다.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이 워낙 큰 만큼 고위험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원유 레버리지 ETN 8개 60% 상한가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유 선물 가격과 연동된 국내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 8개가 60% 상한가를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기초 자산인 원유 선물 가격이 1% 오르면 ETN 가격은 2% 상승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레버리지 ETN의 가격 변동 폭도 일반 주식의 2배인 60%로 적용된다. 원유 선물 레버리지 ETN 상품 8개는 9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7일 대비 2.5배 안팎의 수익률을 나타냈다.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컸다. 이달 3∼6일 개인 투자자의 거래대금이 1위인 ETN은 ‘삼성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이다. 이 기간 거래대금은 162억 원으로, 전쟁 전인 지난달 24∼27일(20억 원)의 8배 이상으로 불었다.원유 관련 레버리지 ETN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것은 국제 유가 상승 때문이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8일(현지 시간) 장중 배럴당 111달러를 넘어섰다. WTI 선물 가격이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한 뒤인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북해산 브렌트유의 5월 인도분도 116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일반 원유 관련 ETN 상품의 수익률도 상승세다. 일반 원유 ETN 상품 3개는 이날 일제히 전 거래일 대비 30% 오르며 상한가였다. 9일 종가 기준 수익률은 지난달 27일 대비 59~64%였다.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원유 관련 상품에 투자자의 ‘사자’세가 이어졌다. WTI 선물 가격을 반영하도록 구성된 ETF 상품 2개 가격은 9일 전 거래일 대비 27~29% 뛰며 거래를 마쳤다. 일부 원유 관련 ETF 상품은 짧은 시간에 거래량이 가파르게 증가한 탓에 이날 오후 한때 한국거래소 전산 장애가 발생하며 매매가 중지되기도 했다.● “유가 방향성 예측 투자 위험”반면 원유 가격 하락 시 수익을 낼 수 있는 인버스 ETN과 ETF 상품은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레버리지를 포함한 원유 관련 인버스 ETN 9종은 전 거래일 대비 모두 30% 이상 내렸다. 인버스 ETF 상품 2개 역시 24% 이상 하락했다.전문가들은 중동 정세가 실시간으로 변하며 국제 유가의 가격 변동성이 커진 만큼 관련 ETN과 ETF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적으로는 유가가 큰 폭으로 뛰고 있지만 산유국의 감산 릴레이가 멈추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 국제 유가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방향성을 예측하고 레버리지나 인버스 투자에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지난달 28일 시작된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내 증시가 하루에 10%가량 급락하거나 급등하는 ‘현기증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은행 마이너스통장(마통·신용한도 대출) 잔액이 하루 평균 수천억 원씩 불어나 ‘빚투’(빚내서 투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위험 투자 우려에 금융 당국은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에 대한 직접 점검에 나섰다.● 마통 잔액 사흘 만에 1조3000억 불어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5일 기준 개인 마통 잔액은 40조7227억 원으로 집계됐다. 2월 말(39조4249억 원) 이후 불과 닷새 만에 1조2978억 원 증가했다. 이는 한도가 아닌 실제 사용된 대출 잔액이다. 실제 영업일(3∼5일)을 고려하면 사실상 사흘 만에 약 1조3000억 원이 불어났다. 예금에서도 자금이 이탈하는 분위기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5일 현재 944조1025억 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2조7872억 원 줄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 자금인 요구불예금도 같은 기간 8조5993억 원이 빠져나갔다.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월 11일 이후 이달 5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3조6945억 원으로 전월 말(32조6690억 원) 대비 1조255억 원 늘었다. 금융권에서는 주가가 하락할 때 개인들이 ‘저가 매수’에 적극 나서기 위해 빚을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수 등락이 커질 때 수익률이 극대화되는 위험 상품인 레버리지, 인버스 수요도 늘었다. 개인은 KODEX레버리지의 경우 코스피가 떨어진 3, 4일 각각 4625억 원, 4241억 원을 샀다. 반면 ‘곱버스’라 불리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가 오른 5, 6일 각각 900억 원, 64억 원을 담았다. 빚투와 고위험 투자가 느는 건 급등락하는 장세 때문이다. 코스피는 전쟁 직후인 3∼6일 중 하루에 12.06% 급락했다가 9.63% 급등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투자자들도 변동에 휩쓸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코스피의 하루 평균 상장주식 회전율은 2.26%였다. 하루 새 코스피 전체 주식 100개 중 2.26개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뜻이다. 코스피가 5,500을 넘어선 지난달 둘째 주(9∼13일) 1.30%보다 1%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증시의 출렁임이 심해지자 개별 종목 주가가 급변하면 2분간 단일가로 동결되는 ‘변동성 완화 장치(VI)’는 이달 3∼6일 3000번 이상 발동됐다.● 금감원, 증권사에 신용거래융자 등 자료 제출 요구지나친 빚투 우려가 커지자, 금융감독원은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에 신용거래융자 규모와 중동 사태에 따른 국내 주식시장 전망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금융당국은 중동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 빚투의 상환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증시 쏠림 현상으로 퇴직급여 운용 방식이 확정급여(DB)형에서 확정기여(DC)형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점도 고민거리다. 기업이 적립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DB와 달리, 개인이 운용하는 DC는 증시가 급락하면 노후 자금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매매 패턴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중동 사태에 따른 신용거래 패턴을 더 정확하게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휘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이라도 주식을 매수하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는 심리가 퍼져 있어 증시 조정 국면에서 개인들의 피해가 우려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중동 전쟁 이후 이틀 연속 최악의 폭락장을 나타냈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10% 가까이 급등하며 연일 ‘현기증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시가총액 합계 세계 9위 코스피에서 ‘V자형 급등락’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대외 변수에 취약한 한국 경제와 증시의 허약한 체질이 그대로 드러났다. 최근 들어 세계에서 가장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탓에, 차익 실현을 하려는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세는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 있다. 공격적인 성향의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다는 점도 한국 증시 특징이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지나친 빚투(빚을 낸 투자)나 과도한 초단기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 폭락 다음 날 10% 급등한 코스피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90.36(9.63%) 오른 5,583.9로 마감했다. 하루 만에 500포인트 가깝게 오르며 5,500 선을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한 달 동안 30% 넘게 하락한 뒤 11.95% 반등했던 2008년 10월 30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전날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지 하루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올해 들어서만 코스피에서 6번, 코스닥에서 4번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변동성이 극심해졌다. 이날 코스피에서 상승 종목은 907개로 상장 종목의 95%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10% 넘게 오르며 전날 낙폭을 만회했다. 시총 상위 100대 종목이 일제히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45.47(14.87%) 오른 1,123.91로 마감하며 사상 최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코스닥지수가 종가로 10% 넘게 오른 것은 사상 최초다.기술주, 반도체를 중심으로 미국 증시가 상승하며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이 국내 증시에도 전해졌다. 4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상승 마감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지수가 1.29% 올랐다. 최근 주가가 부진했던 마이크론(+5.55%), 샌디스크(+5.95%) 등 메모리 기업의 주가가 강세였고, 실적을 발표한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놓은 것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당국이 미국 측에 분쟁 종식을 위한 물밑 접촉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유가 상승세가 꺾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1.5% 오르는 데 그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코스피 급락을 초래했던 걸프전쟁(2개월 동안 15% 하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7개월 동안 20% 하락)을 고려하면 2거래일 동안 18% 하락은 악재를 대부분 반영한 것”이라며 “반도체 중심의 이익 모멘텀(동력)이 훼손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변동성, 증시 취약성 드러내 과도한 변동성이 한국 증시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 증시는 올해 들어 독일과 프랑스 증시를 잇따라 제치고 글로벌 9위 규모로 커졌지만, 개인과 외국인의 수급 쏠림에 따라 급등락이 이어졌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폭락한 주식시장은 장 초반 레버리지 조정과 유동성 경색이 가격을 끌어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는 주요국 가운데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보통 하루 평균 코스피 거래량의 50%, 코스닥 거래량의 80%가 개인의 거래다. 반면 미국, 일본 증시에서 이뤄지는 거래 중 개인투자자의 거래는 20∼25% 수준으로 알려졌다. 유럽 증시에서는 10% 수준으로 더 낮고 나머지는 자산운용사 등 기관의 몫이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증시 상황에 대해 “중동 전쟁, 호르무즈 해협 봉쇄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비이성적인 상황”이라며 “하락 속도와 반등 속도 모두 상식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고 센터장은 “빚을 내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샀던 투자자들의 반대 매매로 주가가 급락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장기투자하는 기관투자가 비중이 높은 미국, 일본과 달리 한국은 데이트레이딩하는 개인의 비중이 높은데 빚까지 내면서 등락폭이 커졌다”며 “개인은 손실을 막는 차원에서라도 과도한 빚투를 자제해야 하고, 정부도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덩치가 커졌어도 지금처럼 널뛰기 장세가 자주 나타날 경우 선진 증시로 평가받기 어렵다. 해외 자금이 추가로 들어오기 쉽지 않고 기관투자가가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하기 꺼릴 수 있다. 월가의 독립 리서치 애널리스트 짐 비앙카는 소셜미디어 X에 “코스피가 지난해 8월부터 2배로 상승한 뒤 2거래일 동안 고점 대비 17% 하락했다”며 “심장이 약한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코스피가 사상 최대 하락률(―12.06%)을 보인 4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주식 토론 게시판에서는 ‘패닉’에 빠진 개인 투자자들이 거친 글을 쏟아내며 울분을 토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상승 랠리에 낙관적 전망이 워낙 강했던 터라 충격 체감도가 컸다. 한 20대 이용자는 “지난주엔 주식 자산이 3억5000만 원이었는데 앱을 열어 보니 평가액 1억 원이 사라졌다”며 “사고 싶은 것을 참으며 돈을 모아 투자했는데…”라며 허탈해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일하는 직장인 박모 씨(37)는 “3일 코스피가 떨어지길래 저가 매수 기회라고 생각해 주식을 샀는데 더 하락해 1000만 원이 증발했다. 이런 상황을 계속 감당할 수 있을지 감이 안 온다”고 말했다.● 증시 초토화에 “무서워서 일단 팔겠다”역대 최악의 폭락장에 개인 투자자의 혼란은 컸다. 코스피에서 이날 개인은 796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가 7.24% 하락한 전날만 해도 5조7974억 원어치 순매수에 나서며 하락장을 매수 기회로 삼았지만, 시장이 초토화되면서 추가 투자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이다. 최근에 주식을 시작한 투자자들은 이런 폭락이 처음이라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강원 지역의 한 대형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주식 투자 경험이 상대적으로 짧은 투자자들에게 하루 종일 전화가 이어졌다. 기다리자고 설득해도 ‘무서우니 일단 팔겠다’는 이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 WM고객그룹(자산 컨설팅 조직)은 이날 점심시간 무렵 코스피가 10% 넘게 하락하자 고객들에게 “당분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나, 과도한 우려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메시지를 발송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의 가파른 하락으로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이는 이들은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투자자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의 경우, 주가 하락 시 보유 주식 담보 가치가 부족해져 증권사에 증거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다음 거래일까지 돈을 내지 못하면 갖고 있는 주식을 강제로 처분당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대표적 빚투 지표 중 하나인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총 32조8041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강제 처분으로 투자자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주요 증권사는 신용거래융자를 통한 신규 주식 매수를 일시 중지했다.● ‘하락에 베팅’ 공매도 거래대금 급증 공포 심리가 강해지면서 코스피 공매도 거래대금은 4일 3조446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에서 하루 공매도 거래대금이 3조 원을 넘은 것은 역대 처음이다. 전날(2조4574억 원)보다도 5872억 원 늘었다. 공매도는 시장에서 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내려가면 싼 가격에 주식을 사서 갚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활용하는 전략이다. 공매도가 늘면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주식이 늘어나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는다. 국내 증시가 중동 사태에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그간 가파르게 오른 데 따른 고점 부담과 함께 높은 원유 의존도, 수출 중심 산업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압도적인 상승률을 기록해 온 한국 증시는 중동 사태 여파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중동 전쟁이 당장 개별 기업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도 ‘일단 팔자’는 심리가 강했다. 그간 국내 증시를 이끌던 반도체, 자동차, 조선 관련 종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1.74%, 9.58% 하락했다. 현대차(―15.80%), 기아(―14.04%)는 물론이고 전날 올랐던 방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7.61%)도 동반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 상승 종목은 17개(상한가 4개 포함)였지만 하락 종목은 912개(하한가 1개)에 달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세가 미국과 이란의 전쟁을 기점으로 빨라지고 공매도 거래대금까지 늘어나면서 현재로서는 코스피 5,000을 지키는 것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급락한 증시 및 환율 안정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더 큰 시장 변동성이 발생하면 증권시장 안전펀드(증안펀드)를 포함한 ‘100조 원+α’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그동안 코스피 상승세가 워낙 가팔랐고, 아직 5,000 선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당장 증안펀드 자금을 시장에 풀진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한국 증시가 4일 역대 최악의 폭락장을 보였다. 1시간에 100포인트 넘게 오르내리는 극단적 롤러코스터 장세였다. 하락장에서 ‘저가 매수’로 지수를 떠받쳤던 개인 투자자들은 공포에 질려 손을 놓았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세계 금융 시장에서 한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전날보다 12.06% 하락하며 미국 9·11테러 직후였던 2001년 9월 12일(―12.02%)을 넘어서는 낙폭을 보였다. 1983년 1월 4일 코스피 첫 공표 이래 하락률, 하락폭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한 ‘공포의 수요일’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장중 1500원을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98.37포인트 내린 5,093.54로 마감했다. 장중 12.64% 하락한 5,059.45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틀 새 1150포인트 넘게 내렸다. 전날 377조 원 감소한 코스피 시가총액은 이날 574조 원 증발했다. 코스닥지수도 역대 최대 폭인 14.00%(159.26포인트) 하락하면서 978.44에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3.61%), 대만 자취안지수(―4.35%), 홍콩 항셍지수(―2.01%)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하락했지만, 코스피 낙폭이 유달리 컸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폭락하면서 각각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일시 효력 정지)에 이어 20분간 모든 거래를 정지하는 ‘서킷 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동반 서킷 브레이커가 적용된 건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한 2024년 8월 5일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7.61% 급등한 80.37로 역대 가장 높이 올랐다. 코스피 6,300 돌파를 이끈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 796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중동 상황 점검 대응 회의를 열었다.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해 중동 상황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과 유가 상황, 국내 증시 및 환율 대응 방향 등을 논의한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세계 주요 주식시장 가운데 미국과 이란 전쟁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한국 증시가 4일 역대 최악의 폭락장을 연출했다. 1시간에 100포인트 이상 오르내리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거듭되면서, 떨어질 때마다 ‘저가 매수’로 지수를 떠받혔던 개인 투자자들마저 공포에 질려 손을 놓은 모양새다. 이날 미국 9·11테러 직후였던 2001년 9월 12일(―12.06%)을 넘어서는 낙폭을 보였다. 1983년 1월 4일 코스피 첫 공표 이래 하락률, 하락폭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틀새 115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 장중 1500원을 돌파했다.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세계적으로도 유독 한국에서 금융시장 불안 심리가 점증되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98.37포인트 내린 5,093.54로 마감했다. 장중 12.64% 하락한 5,059.45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14.00%(159.26포인트) 하락한 978.44에 마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폭락하면서 각각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일시 효력 정지)에 이어 20분간 모든 거래를 정지하는 ‘서킷 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동반 서킷 브레이커가 적용된 건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하락한 2024년 8월 5일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국내 증시가 연이틀 연속 크게 하락한 건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조정 국면이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하는 등 공포 심리가 시장 전반에 퍼졌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3.61%), 대만 자취안지수(―4.35%)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하락했지만, 코스피가 유달리 낙폭이 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일 야간시장 마감(오전 2시) 전 1505.8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환율이 1500원을 넘은 것은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주간거래(오후 3시 반 기준)에서는 전 거래일보다 10.1원 오른 1476.2원으로 마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세계 원유의 동맥’으로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차단한 영향으로 주요국 금융 시장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지며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2일(현지 시간) 오전 2시 반 기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1.72% 하락 거래됐다. 이날 오전 3시 반 기준으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 선물도 각각 1.69%, 2.07% 하락해 거래가 이뤄졌다. 유럽 주요 기업 50곳으로 구성된 유로스톡스50 지수도 장중 2.55%까지 떨어졌다. 영국 바클리스는 “이번 사태는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위험이 있다”며 “지금 주식 매수를 추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대부분 내렸다. 2일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5% 하락한 5만8057.24엔에 장을 마쳤다.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면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려워 저금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미쓰비시UFJ, 미쓰이스미토모, 미즈호 등 은행주가 4% 이상 내렸다. 홍콩 항셍지수는 2.14% 하락했다. 앞서 이란 미사일, 드론 반격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의 타다울지수도 1일(현지 시간) 전 거래일 대비 2.18% 떨어졌다. 안전 자산인 금값은 상승세다. 2일 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전 거래일 종가 대비 3.5% 오른 트로이온스(약 31.1g)당 5,433.1달러에 거래되면서 1월 말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약 5595달러)에 근접했다. 은 선물 가격도 한 달 만에 온스당 96달러를 넘어섰다. 한국 원화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일본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5% 오르며 157.23엔에 거래됐다. 중동 정세 악화로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무역 적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 주말과 대체휴일을 지나 3일 열리는 국내 증시 역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려는 외국인투자가 등의 ‘머니 무브’로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최근 국내 증시 상승이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로 나타난 걸 감안하면 하락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 여지가 크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원유를 살 때 지불해야 하는 대금이 늘어나 달러 수요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코스피가 사상 처음 6,300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역대 처음으로 32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이 몇 번 ‘손바뀜’ 됐는지 보여주는 회전율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월간 거래대금은 547조7974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하루 평균(17거래일) 거래대금은 32조2340억 원으로 올 1월(27조560억 원) 대비 19.1% 늘었다. 지난해 12월(14조4170억 원)과 비교하면 2.2배로 증가했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올 1월 27일 사상 처음 5,000을 넘었다. 이후 한 달여 만인 지난달 25일 6,000을 돌파했다. 지난달 26일엔 6,307.27에 거래를 마치며 6,300도 넘어섰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 톱’에 집중됐다. 코스피에서 삼성전자, 삼성전자 우선주, SK하이닉스 등 3개 종목의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0조5020억 원으로 32.6%의 비중을 차지했다. 코스피 상장사의 지난달 전체 주식 회전율은 28.1%로 나타났다. 지난달(18.13%) 및 지난해 12월(13.22%)보다 높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해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진 2022년 4월(35.0%) 이후 가장 높은 회전율이다. 회전율은 일정 기간의 주식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높을수록 활발한 주식 매매를 통해 손바뀜이 자주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대형주가 떨어질 때 매수하고, 오르면 차익 실현을 위해 매도하는 거래가 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한국의 새로운 경제 주체인 ‘영올드(Young Old·젊은 노인)’의 고민 중 하나는 평생 모은 자산을 안전하게 통제하면서 가족들에게 상속하는 것이다. 운용 계획을 미리 정해 놓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로 자산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거나, 가족 간 상속 분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두려움이 크다면 금융사를 통해 미리 자산 운용 계획을 세워 놓는 ‘유언대용신탁’을 해결 방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172조 원 규모 ‘치매머니’ 대비책유언대용신탁은 계약자가 금융사와 맺는 자산 운용 약속이다. 계약자가 자산을 금융사에 맡기면 운용에 따른 수익을 받을 수 있다. 사망 후에는 배우자나 자녀 등 구체적으로 정해둔 수익자에게 자산이 상속된다. 유언장은 자필로 작성해야 하고 직접 도장을 찍어야 하는 등 효력 발생을 위한 법적 조건이 까다롭다. 분실이나 위조의 위험도 있다. 반면 유언대용신탁은 계약을 통해 맞춤형으로 자산 운용 계획을 미리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유언장 방식과 다르다.특히 최근에는 유언대용신탁이 이른바 ‘치매머니’를 예방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치매머니는 65세 이상 치매 노인이 보유한 금융·부동산 자산을 의미한다. 치매머니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72조 원으로 추정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국내 치매 환자가 올 146만5000명에서 2050년 396만7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증 치매 증세가 발생하면 자신의 자산을 병원비나 간병비로 활용하려 해도 돈을 인출하고 결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족 등이 절차를 대신하려면 성년후견인을 지정해야 하는데 복잡한 절차를 거쳐 법원의 결정을 받아야 해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이 과정에서 치료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유언대용신탁에 가입했다면 인지 능력이 정상일 때 미리 ‘치매나 중증 질환으로 판단력을 잃으면 자산 중 일부를 병원비와 간병비로 집행하라’고 신탁 계약서에 명시할 수 있다. 이렇게 해두면 금융사가 미리 약속된 계약 내용대로 돈을 집행한다. 계약자가 신뢰하는 가족을 신탁 운용 지시권자로 지정할 수도 있다. 지시권자는 신탁 재산의 운용 방법을 정하고 자금 집행이 올바르게 이뤄지는지 감독하는 역할을 가진다. 이를 통해 배우자나 자녀들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지 않고도 자신이 가진 자산으로 안정적으로 치료와 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가족 간 상속 분쟁을 막는 수단유언대용신탁은 가족 사이의 상속 분쟁을 예방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은퇴를 앞둔 한 50대 후반 남성은 최근 유언대용신탁 계약을 진행하면서 아내의 노후 생활비를 보장하면서도 자녀들에게 매달 일정한 생활비 형태로 상속하겠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담았다. 이 남성은 “자녀들에게 미리 자산을 상속했다가 나중에 홀대 받을 것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 가족끼리 법정에서 상속 문제로 얼굴 붉힐 일을 미리 막은 것 같다”고 말했다.실제 상속을 둘러싼 가족 간 법적 분쟁은 늘어나는 추세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법원에 접수된 상속재산분할 소송 건수는 2020년 2095건에서 2024년 3075건으로 46.8% 늘어났다. 자녀들은 주로 부모의 부양 기간, 비용 등을 이유로 더 많은 상속 지분을 요구하며 법적 분쟁에 나선다.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하면 계약자가 미리 배우자와 자녀의 경제적 상황을 직접 고려해 상속 설계를 할 수 있다. 계약자의 인지 능력이 정상일 때 금융사의 상속 전문가가 세무·법률 검토를 거쳐 계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만큼 상속재산분할 등의 법적 분쟁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계약자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신탁한 부동산의 임대료를 자신의 생활비로 쓰다가 사망 후에는 배우자에게 상속되도록 하고, 만약 배우자도 사망하면 자녀에게 이를 넘겨주는 ‘연속 상속’ 설계를 할 수 있다. 민법상 유언장을 통한 상속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하면 가능한 방식이다.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자녀에게는 목돈을 한꺼번에 상속하는 대신 매달 일정액의 생활비 형태로만 지급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스스로 자립하기 힘든 장애나 중증 질환을 앓고 있는 자녀에게는 의료비와 간병비 중심으로 지급되도록 안전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순히 상속뿐만 아니라 사회 단체나 기관에 계약자가 자산의 일부를 기부하는 방식으로 설계하는 계약자도 있다. 기부 뒤에 남은 가족들의 생계가 걱정된다면 일부 자산은 상속인들의 생활비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설계하면 된다.● 최소 상속 몫 ‘유류분’은 보장해야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하더라도 재산의 상속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민법에 따라 배우자, 자녀, 부모의 최소 상속 몫을 보장하는 ‘유류분’은 지켜야 한다. 판례에 따르면 유류분은 유언대용신탁 계약서나 유언장보다 우선한다. 유언대용신탁으로 정해둔 내용도 유류분을 침해하면 반환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배우자와 자녀는 법정 상속분의 절반, 부모는 3분의 1이다. 결국 유언대용신탁 계약서를 작성할 때 특정 가족에게 자산을 몰아주는 것은 어렵다. 유류분을 고려해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배분 비율을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유언대용신탁의 절세 측면에서 특별히 유리한 점이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신탁 계약을 했더라도 상속세 자체는 감면되지 않는다. 다만 신탁을 통해 자산 평가 시점을 조절하거나 장기적인 배분 계획을 세움으로써 상속세를 한 번에 내야 하는 부담은 덜 수 있다.이정섭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신한금융그룹의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의 분야별 최고 전문가 그룹으로 투자전략(18명), 주식·섹터(21명), 투자상품(12명), 포트폴리오(15명), 외환(3명), 부동산(10명), 세무(14명), 상속·증여(4명), IB(3명) 등 총 100명의 전문위원과 수석전문위원으로 구성돼 있다이정섭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정리=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이란이 ‘세계 원유의 동맥’으로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에서 최대 150달러로 두 배 이상으로 치솟고 해상 운임도 최대 80%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특히 중동 원유에 70%가량을 의존하는 한국은 원유 공급뿐만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정부와 정유업계는 단기적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관측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우회 수입로 검토, 미국산 원유 비중 확대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동맥’ 막혔다… 정유-해운업계 비상호르무즈 해협은 북쪽에 이란, 남쪽으로 오만·아랍에미리트(UAE)에 접한 중동의 좁은 해협이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27%가량이 이곳을 통과한다. 호르무즈 해협의 전체 폭은 55km지만 유조선이 지날 수 있는 구간은 10km 이내에 불과하다. 이 구간은 전부 이란 영해다.1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한국이 지난해 해외에서 도입한 약 10억2800만 배럴의 원유 가운데 69.1%가 중동산이었다. 국내에 수입된 중동산 원유의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공급됐다.호르무즈 해협이 끊기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7일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72.48달러에 마감했는데, 두 배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 에너지분석팀은 “중동 안보 상황 악화로 인한 잠재적 공급 차질 위협으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스웨덴계 금융사 SEB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질 경우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국제유가가 과도하게 오르면 제조업 수출이 중요한 한국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는 국제유가가 10% 오를 경우 수출품과 수입품 단가는 각각 2.09%, 3.15%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계는 0.68%, 서비스업계는 0.16%의 생산비용 부담이 늘어나 물가 상승으로 전이된다. 다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소속 8개국이 원유 증산을 검토하고 있어 당초 우려보다 국제유가 상승 폭이 낮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당분간 글로벌 해상무역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서 기존 해상 운임보다 물류 비용이 최대 8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선 선박 피격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이란 국영 TV는 팔라우 선적 유조선이 오만 항구 북쪽에서 공격당한 것과 관련해 “해협을 불법으로 통과하려다 공격받은 유조선이 현재 침몰 중”이라고 보도했다. 영국해사무역기구는 이날 오만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선박 피격 사례 2건을 공개했다.● “원유 대응력 충분… 위기 시 비축유 공급”정부와 정유업계는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원유 수급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정부의 국내 원유 비축량은 1억 배럴로 117일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민간 기업이 비축하고 있는 원유까지 합하면 200일 이상의 비축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이번 사태가 길어져 원유 재고량이 줄어들 경우 정부는 전남 여수시, 경남 거제시 등 전국 9개 비축기지에 보관한 비축유를 시장에 공급할 방침이다.산업통상부는 일일 단위로 유가 동향과 유조선·액화천연가스(LNG)선 운항 상황을 살피고 있다. 이날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가동하고 중동 현지 상황과 국내외 금융시장, 에너지·수출·해운·항공·공급망 등 실물경제 영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금융 당국은 기존에 마련된 ‘100조 원+α’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필요시 즉시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 공습으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일 조짐을 보인다.중동 정세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대표 안전자산인 금, 은 가격이 장외시장에서 일시적으로 가파르게 올랐지만,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6만3000달러(약 9120만 원)대까지 하락했다. 2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국 뉴욕 주식시장 향방이 3일 재개되는 국내 증시의 조정 여부를 가늠할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1일 파생상품 거래 플랫폼 하이퍼리퀴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금 선물 가격은 오후 한때 트로이온스(약 31.1g)당 5464.3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로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의 지난달 27일 정규시장 종가(5247.9달러) 대비 4.0% 높은 수준이다. 1일에는 531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같은 시간대 은 가격도 97.5달러까지 오르며 100달러대를 위협했다.상대적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은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6만3245달러로, 24시간 전(6만7661달러) 대비 6.1% 내렸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도 같은 시간대에 비트코인 가격이 9284만2000원으로 24시간 전(9783만9000원)보다 5.1% 하락했다.블룸버그통신은 “올해 들어 중대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충격을 받았다”며 “금, 은 등 다른 안전자산의 반등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베네수엘라, 우크라이나 등의 지역에서 지정학적 위험이 발생할 때마다 비트코인을 팔고 금, 은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최근 들어 반복되고 있다.증시 참가자들은 미국,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에 따른 영향으로 코스피가 조정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가 국내 주식을 팔고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27일 외국인 투자가가 7조528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전 거래일 대비 1.0% 내린 6,244.14에 거래를 마쳤다.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하고 정권 교체까지도 언급되는 등 현재로선 불확실성이 커 코스피가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국내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어서 조정이 길게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국내 증시가 활황을 이어가면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로 불리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32조 원을 넘어섰다.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올 들어서만 25% 이상 증가하는 등 빚을 내서 주식을 매입하는 투자자들이 빠르게 늘면서 ‘빚투’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국내 증시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2조3685억 원으로 지난해 말(27조2865억 원) 대비 18.6% 늘어났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29일 사상 처음으로 30조 원을 넘어섰고 한 달 새 2조 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코스피가 지난달 26일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6,300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액의 상승 폭도 컸다.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26일 21조4968억 원으로 지난해 말(17조1261억 원) 대비 25.5%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 매수를 위해 빌린 자금 중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신용융자는 주식이 대출 담보로 잡혀, 주가가 하락할 때는 가치 부족으로 강제 처분(반대매매)을 당해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이란이 ‘세계 원유의 동맥’으로 불리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한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고 해상운임도 최대 80%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중동 원유에 70%가량 의존하는 한국은 원유 공급 뿐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정부와 정유업계는 단기적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관측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우회 수입로 검토, 미국산 원유 비중 확대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 ‘에너지 동맥’ 막혔다…정유-해운업계 비상호르무즈해협은 북쪽에 이란, 남쪽으로 오만·아랍에미리트(UAE)에 접한 중동의 좁은 해협이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27%가 이곳을 통과한다. 호르무즈해협의 전체 폭은 55km지만 유조선이 지날 수 있는 구간은 10km 이내에 불과하다. 이 구간은 전부 이란 영해다.1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한국이 지난해 해외에서 도입한 약 10억2800만 배럴의 원유 가운데 69.1%가 중동산이었다. 국내 수입된 중동산 원유의 95%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공급됐다.호르무즈해협이 끊기면서 국제유가 상승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제유가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올해만 20% 가까이 오른 바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달 27일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배럴당 72.48달러에 마감했다. 단기적으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국 투자은행(IB) 바클리스 에너지분석팀은 “중동 안보 상황 악화로 인한 잠재적 공급 차질 위협으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스웨덴계 금융사 SEB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과도하게 오르면 제조업 수출이 중요한 한국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는 국제유가가 10% 오를 경우 수출품 단가는 2.09%, 수입품 단가는 3.15% 각각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계는 0.68%, 서비스업계는 0.16%의 생산비용 부담이 늘어나 결국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전이된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길어질 경우 글로벌 해상무역이 차질이 빚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무역협회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서 기존 해상 운임보다 물류 비용이 최대 8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곳을 통과하는 물류를 오만에서 하역한 후 내륙이나 소형 선박으로 옮겨 운반해야 해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육로 운송과 국경 통관 등으로 운송 지연도 최대 5일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원유 대응력 충분…위기시 비축유 공급”정부와 정유업계는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원유 수급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회원국에 원유 순수입량 기준 최소 90일분의 비축유를 확보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 정부의 국내 원유 비축량은 1억 배럴로 117일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민간 기업이 비축하고 있는 원유까지 합하면 200일 이상의 비축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정부는 이번 사태가 길어져 원유 재고량이 줄어들 경우 전남 여수시, 경남 거제시 등 전국 9개 비축기지에 보관한 비축유를 시장에 공급할 방침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중동 외 생산 물량 도입과 비축유 방출 태세 점검 등 비상 메뉴얼을 점검하고 있다. 정유업계에선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한국이 두번째로 원유를 많이 수입한 국가이기 때문이다.산업통상부는 일일 단위로 유가 동향과 유조선·LNG선 운항 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등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미국의 이란 공습에 따른 금융시장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국내 증시가 활황을 이어가면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로 불리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32조 원을 넘어섰다.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올 들어서만 25% 이상 증가하는 등 빚을 내서 주식을 매입하는 투자자들이 빠르게 늘면서 ‘빚투’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국내 증시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2조3685억 원으로 지난해 말(27조2865억 원) 대비 18.6% 늘어났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29일 사상 처음으로 30조 원을 넘어섰고 한 달 새 2조 원 이상 증가했다.특히 코스피가 지난달 26일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6,300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액의 상승 폭도 컸다.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26일 21조4968억 원으로 지난해 말(17조1261억 원) 대비 25.5% 증가했다.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 매수를 위해 빌린 자금 중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신용융자는 주식이 대출 담보로 잡혀, 주가가 하락할 때는 가치 부족으로 강제 처분(반대매매)을 당해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 공습으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일 조짐을 보인다. 중동 정세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대표 안전자산인 금, 은 가격이 장외시장에서 일시적으로 가파르게 올랐지만,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6만3000달러(약 9120만 원)대까지 하락했다. 2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뉴욕 주식시장 향방이 3일 재개되는 국내 증시의 조정 여부를 가늠할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1일 파생상품 거래 플랫폼 하이퍼리퀴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금 선물 가격은 오후 한때 트로이온스(약 31.1g)당 5464.3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로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의 지난달 27일 정규시장 종가(5247.9달러) 대비 4.0% 높은 수준이다. 1일에는 531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같은 시간대 은 가격도 97.5달러까지 오르며 100달러대를 위협했다.상대적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은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6만3245달러로 24시간 전(6만7661달러) 대비 6.1% 내렸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도 같은 시간대에 비트코인 가격이 9284만2000원으로 24시간 전(9783만9000원)보다 5.1% 하락했다.블룸버그통신은 “올해 들어 중대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충격을 받았다”며 “금, 은 등 다른 안전자산의 반등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베네수엘라, 우크라이나 등의 지역에서 지정학적 위험이 발생할 때마다 비트코인을 팔고 금, 은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최근 들어 반복되고 있다.증시 참가자들은 미국,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에 따른 영향으로 코스피가 조정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팔고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27일 외국인 투자자가 7조528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전 거래일 대비 1.0% 내린 6,244.14에 거래를 마쳤다.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하고 정권교체까지도 언급되는 등 현재로선 불확실성이 커 코스피가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국내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어서 조정이 길게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9510채 규모의 대단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올해 1월 전용면적 84㎡가 최고가인 31억2500만 원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27억 원대까지 호가가 떨어졌다. 호가 기준 한 달 만에 3억 원 가까이 내린 셈이다. 이 지역에서 영업하는 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들이 급매로 내놓은 물건인데 가격이 더 내릴지 지켜보겠다는 손님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이달 넷째 주 아파트 가격동향에서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배경에는 이처럼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의 매물이 쌓이고 있는 시장 상황이 깔려 있다. 전문가들은 4월까지는 매물이 쌓이고 집값이 조정될 거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토지거래허가를 받는 데 걸리는 기간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4월 초에서 중순까지는 거래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월세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으며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양도세 중과가 실제로 시행되는 5월 이후에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일 수 있어 가격 안정 흐름이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 많다.● 잠실서 호가 8억 원 낮춘 사례도 나와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1865채 규모의 단지인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 최근 이 단지에서 나온 전용 84㎡ 매물은 최초 호가가 48억 원이었으나 25일 40억 원으로 8억 원 내려갔다. 지난해 12월 48억 원까지 거래됐던 아파트지만 지난달 45억 원, 41억 원으로 연이어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며 호가도 함께 낮아진 것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주변 지역에 다주택자 매물이 쌓이면서 다주택자가 아닌 집주인들도 빨리 처분해야 하는 경우 호가를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고가 주택 밀집 지역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 매물 호가는 최근 49억∼51억 원대에 형성되고 있다. 이는 이달 초 동일 평형이 57억5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6억 원 넘게 낮다. 서울 용산구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현재 호가가 51억 원 수준이라면 적어도 46억 원까지 10% 정도는 호가를 낮춰야 매수 문의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강남권 매물 증가세는 4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면 5월 9일까지 매매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데, 토지거래 허가를 받아 계약을 마치는데 3, 4주가량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매수자들이 현재 호가 대비 최대 15% 낮은 매물을 원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강남권 안에서도 가격 조정이 되지 않는 곳도 있다”며 “4월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아직까지 하락 거래가 쏟아지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데다 대출 규제로 매수 자금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상담을 받는 집주인 중에는 매수자들이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없다 보니 매수자의 자금 사정에 맞춰 가격 조정을 더 하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강남권 외 지역은 상승세 유지 다만 강남권 이외 지역에서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서울 강서구 아파트값은 전주(0.29%) 대비 0.23% 오르며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 은평구는 전주(0.07%) 대비 0.20% 오르며 상승 폭이 오히려 커졌다. 두 곳 모두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 원까지 받을 수 있는 15억 원 이하 주택이 많은 지역이다. 5월 10일 이후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일 경우 가격 하락 흐름이 이어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내 전월세 품귀 현상이 계속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0.08%)보다 0.08% 오르며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55주 연속 상승했다.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 매매가격을 밀어올리고, 주택 매수 수요를 부추길 수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으면 전월세 매물이 줄어 단기적으로는 임대료 상승을 야기한다”며 “세입자들의 고충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도심 공급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정책으로 서울 집값 오름세가 진정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배경으로 수도권 집값의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 위험 등을 꼽았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한국은행이 반도체 수출 증가세를 고려해 26일 올해 한국 경제가 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1% 성장한 지난해보다 성장률이 높아진다는 긍정적 전망이다. 하지만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에 쏠린 성장, 가파른 주가 상승,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의 부작용으로 이른바 ‘K자형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됐다. 뚜렷한 금리 인하 및 인상 명분이 없는 가운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로 6회 연속 동결하면서 6개월 뒤에도 현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 성장률 2% 중 0.7%는 반도체 몫한은이 이날 공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2.0%)는 잠재성장률(약 1.8%)을 0.2%포인트 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한은의 지난해 11월 기존 전망치(1.8%)보다도 높다. 성장률 전망치를 높인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 수출 호조다. 한은은 반도체 가격 상승을 반영해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액이 1700억 달러(약 243조 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1231억 달러)보다 크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경우 올해 성장률이 2.2%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호황은 기본적으로 한국 경제에 호재이지만, 한편으로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2.0% 중 반도체 등 IT 제조업 기여분은 0.7%에 달한다. 그만큼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뜻이다. 한편으로는 한국 경제가 반도체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은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올해보다 0.2%포인트 낮은 1.8%로 전망했다. 내년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올해만 못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양극화 심화 원인으로 반도체 등 IT 중심 성장세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주가 상승 이익, AI 기술 활용 격차 등 3가지를 꼽았다. 이 총재는 “앞으로 한국의 양극화 문제는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구조조정 등을 통해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분배를 보여 주는 지표는 나빠지고 있다. 이날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소득 격차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4분기(10∼12월) 5.59배로 1년 전(5.28배)보다 커졌다. 5분위 배율이 커졌다는 것은 상위 20%-하위 20% 소득 격차가 확대됐다는 의미다. 4분기 기준 지표가 1년 전보다 악화한 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9년 이후 처음이다. ● 기준금리 6회 연속 2.5% 동결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 근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경제 성장은 예상보다 양호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기준금리가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금통위원 7명이 각자 3건(총 21건)씩 6개월 뒤 기준금리를 예측한 점도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연 2.50%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16건으로 가장 많았다. 0.25%포인트 인하 예상은 4건이었고, 0.25%포인트 인상 전망은 1건에 불과했다. 금리를 올리기에는 양극화로 성장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계층에 타격이 우려되고, 내리기에는 주식 및 부동산 시장에 풀린 유동성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통화정책 당국의 고민이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