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석

임현석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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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임현석 기자입니다.

lhs@donga.com

취재분야

2025-11-16~2025-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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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하마스 무장해제 안하면, 우리가 폭력적으로 시킬것”

    “하마스가 무장해제를 하지 않으면 우리가 무장해제 시킬 것이고, 그것은 신속하고 아마도 폭력적으로 일어날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강력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또 “(무장해제는) 합리적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적극적인 중재로 이뤄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1단계 휴전 합의에 따라 인질 교환이 이뤄지자마자, 2단계 합의의 관건인 하마스 무장해제를 촉구하며 미국이 무력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강조한 한 것이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2단계 협상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하마스를 재차 압박했다.앞서 지난 달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중재하며 20개 항으로 구성된 평화구상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1단계 합의로 하마스가 2023년 10월 이스라엘 기습 공격 후 억류 중이던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을 13일 풀어줬다. 이스라엘도 같은 날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1900여 명을 석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구상 2단계엔 하마스 무장해제, 가자지구 내 다목적군 배치, 이스라엘군 단계적 철수, 하마스 배제한 임시 통치제제 수립 등이 담겨있다. 하지만 여전히 하마스는 무장해제는 논의 대상에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마스는 1987년 설립됐을 때부터 조직 헌장에 이스라엘 대한 무력투쟁을 명시했다. 그런 만큼 무장해제는 사실상 조직 해체나 다름없단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하마스는 최근 가자지구에서 무장대원 모집에 나서는 등 군사 역량을 다시 재건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하마스는 13일 이스라엘 인질 유해 28구 중 4구를 먼저 인도한 데 이어 15일 4구 추가로 송환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72시간 내로 모든 유해를 송환키로 한 합의안을 어겼다며 15일부터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구호 트럭 수를 합의된 수준의 절반으로 제한하고 연료도 차단키로 했다. 10일부터 시작된 휴전 기간 가자지구엔 매일 600~800대의 구호 트럭이 진입했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비협조를 이유로 이집트로 이어지는 가자지구 국경지대 내 라파 검문소 개방 계획도 연기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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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가자 전쟁 끝났다”… 하마스, 737일만에 인질 모두 석방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했던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 전원을 13일(현지 시간) 석방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으로 시작된 가자전쟁 발발 후 737일 만이다. 이날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구상에 따라 10일 발효된 이스라엘-하마스 간 1단계 휴전 합의안이 순조롭게 이행된 것.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집트를 연이어 방문해 “전쟁은 끝났다(War is over)”고 선언했다. 다만 하마스 무장 해제, 이스라엘군 완전 철군 등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2단계 합의까진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완전히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이집트 순방길에 오르며 ‘휴전이 지속될 것으로 자신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휴전은 유지될 것이고, 국제안정화군이 훌륭하고 강력한 지원 역할을 일부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가자 휴전 합의가 내가 관여한 일 중 가장 큰 성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해 인질 가족들을 만났다. 그는 이날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다.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개되자 약 40초간의 박수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것(1단계 합의)은 새로운 중동의 역사적 여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날의 만행으로 삶이 영원히 바뀐 모든 유가족과 이스라엘 국민에게 미국은 두 가지 영원한 맹세를 나눌 것”이라며 “‘결코 잊지 않겠다(Never Forget)’와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Never Again)’이다”라고 말했다. 그에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그 어떤 미국 대통령도 (트럼프만큼) 이스라엘을 위해 이보다 더 많은 일을 한 적이 없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날 휴전안 이행의 하이라이트는 이스라엘 생존 인질 석방이었다. 하마스가 억류 중이던 인질 48명(시신 포함) 중 생존자 20명 전원이 석방된 것. 영국 BBC에 따르면 석방된 인질 중에는 쌍둥이 갈리 베르만, 지브 베르만 형제와 3월 하마스가 공개한 영상에 출연했던 마탄 앙그레스트, 피아니스트 알론 오헬 등이 포함됐다. 남은 28구의 인질 시신도 곧 이스라엘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종신형을 받은 250명을 포함해 1966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했다고 이스라엘 국방부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로 이동해 자신이 중재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1단계 휴전 합의 서명식에 참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20여 개국 정상들이 회의를 열고 가자 휴전에 대한 지지를 표시했다.● 하마스 무장 해제, 이스라엘 철군 등 난항 예상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전쟁 종식 선언에도 불구하고 평화까진 아직 산 넘어 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석방 전날인 12일 방송 성명을 통해 “군사 작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이 앞으로 직면할 중대한 안보 도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번 1단계 합의가 상호 인질 교환과 충돌 중단 등 제한적 의미만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 전문가들은 하마스 무장 해제, 가자지구 재건 등 2단계 평화 협상이 1단계보다 훨씬 험난할 것으로 예상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제시한 평화계획 20개 조항엔 하마스 무장 해제와 국제안정화군 배치,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등이 담겼다. 이후 팔레스타인인 기술 관료가 주도하는 민간 정부를 가자지구에 수립하는 게 최종 목표다. 그러나 하마스는 무장 해제 거부 의사를 밝힌 채 가자지구에서 영향력 회복을 꾀하고 있다. 현재 하마스는 가자전쟁으로 지도부가 붕괴되고, 병력의 70∼80%가 궤멸된 상태다. 하지만 1단계 휴전 합의 발표 직후 가자지구에서 대원 7000명 모집에 나서는 등 재결집을 노리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1단계 합의 발효 직후에도 반(反)하마스 민병대와 총격전을 벌이고, 이스라엘군 협력 혐의자들을 폭행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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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中 희토류 무기화’에 관세 맞불… 정상회담앞 ‘기싸움’

    “중국의 조치는 국제 무역에서 전례 없는 일이며 도덕적으로 수치스러운 행위다.”(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무역 질서를 교란하고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의 안정을 해치는 건 미국이다.”(12일 중국 상무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가 발표된 다음 날인 10일(현지 시간)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또한 12일 강경 대응 방침을 내비쳤다. 올 5월 서로에 대한 관세 유예를 합의한 두 나라가 5개월 만에 다시 대응 강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미국 간의 관계에서 최근 6개월 사이 가장 큰 균열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은 새로운 수출 규제 조치의 시행 시기를 각각 11월 1일, 12월 1일로 정했다. 당장 상대에 대한 보복에 나서진 않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양측이 물밑 교섭을 벌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또 31일과 다음 달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예정인 양국 정상 간 6년 만의 대면 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란 해석도 나온다.● 희토류 무기화와 대두 수출 통제에 뿔난 트럼프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루스소셜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두고 “시장을 막히게 만들고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 특히 중국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며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에서 시 주석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썼다. 이어 “미국은 현재 중국이 내고 있는 관세에 10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는 155%로 대폭 오른다. 앞서 미국은 5월 중국과의 합의를 통해 125%이던 관세 중 24% 부과를 유예하고 91%는 취소했다. 그 결과 현재는 기본관세 10%, 마약 ‘펜타닐’ 관세 20%, 트럼프 2기 행정부 이전에 부과된 25% 등 총 55%의 관세가 중국에 부과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희토류는 미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는 물론이고 F-35 전투기, 잠수함, 미사일, 위성 등 최신식 무기에도 쓰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 정제·가공량의 92%를 중국이 담당하고 있다. 미국도 사실상 거의 모든 희토류 공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을 늘리려 해도 채굴 과정에서의 환경 오염, 설비 및 인력 부족 등으로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는 미국 산업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중국이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미국이 원하는 만큼의 미국산 대두를 수입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도 크다. 미국대두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올 5월 이후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주요 대두 생산지는 공화당 강세 지역인 일리노이, 아이오와, 미네소타, 네브래스카, 인디애나주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내년 11월 중간선거의 승리를 위해서라도 중국을 압박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상무부는 12일 “미국은 국가 안보를 남용해 수출 통제를 과도하게 확장하고, 중국에 대해 차별적인 조치를 취해 왔다”며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의 대담함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하다는 평가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관세 정책을 거론했다가 후퇴한 예가 적지 않다는 것. 또 중국이 트럼프 집권 1기 때와 달리 각종 첨단 기술력 등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뤄 더욱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협상 및 타협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도 제기 미중 양국이 강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아직 타협의 여지는 남아 있다는 분석도 많다. 두 나라 모두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정된 정상회담과 다음 달 10일 만료되는 상호관세 유예 기간을 앞두고 각자 자신의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행보라는 것. 미 외교매체 더 디플로맷 등은 미중 양국이 올해 초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대립하면서도 결국 협상을 이어갔고 상호관세 유예에 합의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갈등 역시 그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협상에서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미국 측에 관세 철폐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을 들며 “중국의 이번 희토류 수출 통제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술”이라고 전했다. 다만 갈등이 더 격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NYT는 “어느 쪽도 물러서지 않는다면 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해 진전을 기대했던 양국 군의 소통, 인공지능(AI) 분야의 협력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두 나라 경제의 ‘디커플링’(분리) 혹은 ‘탈동조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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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노벨평화상 발표 이틀전 “이-하마스 1단계 휴전안 합의”

    8일(현지 시간) 평화 계획 1단계 합의에 따라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한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을 송환하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군사 활동은 일단 중단된다. 다만 종전 협상의 최대 난제인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이스라엘의 단계적 완전 철군에 대해선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하마스는 무장해제에 대해 이미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인질 석방 후 합의된 지역까지 철군하겠다고만 밝혔다. 이스라엘이 향후 하마스의 무장해제 여부에 따라 재차 군사력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마스 무장해제 등 향후 협상 난관 예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약 1200명의 이스라엘인이 숨지고 251명을 인질로 사로잡으면서 발발했다. 이후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주민이 6만7000명 넘게 사망하고, 이란과 레바논 등으로 전선이 확대되며 악화 일로를 걸었다. 그동안 강경 노선을 고수하던 하마스가 1단계 휴전 합의에 응한 것은 약 2년에 걸친 이스라엘의 집중 공격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고, 고립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전쟁 초기 하마스 병력은 2만5000명 정도로 추산됐는데, 이 중 1만7000명(지난해 8월 기준)이 숨졌다는 게 이스라엘군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야가 지난해 7월 이란 방문 당시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으로 암살당했다. 이후 지휘권을 이어받은 야흐야 신와르도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군에 암살되는 등 현장 지도부까지 무너지며 저항 동력이 사실상 사라졌다. 군사적 타격과 함께 하마스는 외교적으로도 고립을 겪었다. 이란과는 하니야 암살 이후 보안 문제로 인해 관계가 소원해졌고, 지난달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고위 인사 은신처라는 이유로 카타르 도하를 공습한 뒤로는 해외 활동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단 평가가 많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 내부에서 협상을 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도 전쟁 장기화로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하고, 국제사회 비판이 거세지면서 종전 압박을 크게 받았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립 등으로 이어지는 향후 협상에 본격적인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중재안에는 하마스를 포함한 모든 팔레스타인 무장 파벌의 통치 배제, 군사 인프라 파괴, 팔레스타인 과도정부 수립 등이 담겼다. 하마스는 여전히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이 선행되지 않으면 무장해제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를 향해 “합의된 내용을 미루거나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철군 이행을 촉구했다. 하지만 1단계 합의가 발표된 후인 9일 오전에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 등에서 공습을 이어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4시간 이내에 하마스와 합의한 지역까지 군대를 철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가자지구의 53%가량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게 된다. 하마스는 궁극적으로는 이스라엘의 완전 철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노벨상 집착하는 트럼프 압박 주효이번 합의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달 29일 20개 항목의 가자평화 구상을 발표한 뒤 양측에 빠른 합의를 압박해 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와의 통화에서 “세계적 리더십을 발휘했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식 성명을 통해 “역사적인 돌파구를 마련해 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에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마스도 별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의 중재 역할을 높이 평가하는 등 양측 모두 트럼프의 노력을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 뒤엔 10일 발표를 앞둔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한 집착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그는 백악관에서 1단계 합의를 발표하면서 “역사상 누구도 이렇게 많은 문제를 해결한 적이 없다”며 “아마 그들(노벨위원회)은 내게 노벨 평화상을 주지 않으려는 이유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노벨 평화상을 위해 전례 없는 로비를 벌여 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유럽 외교관을 인용해 “그가 국제 분쟁을 해결해 왔다는 주장은 상당수가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가자전쟁 종전 문제는 중대한 사안이어서 다르게 볼 여지가 있다”고 평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 202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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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전쟁 2년만에… 美 압박으로 휴전 1단계 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우리 평화 계획 1단계에 서명했다”며 “이는 모든 인질이 곧 석방되고, 이스라엘은 합의된 선까지 군대를 철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2023년 10월 7일부터 이어져 온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종식을 위한 1단계 휴전안에 양측이 합의했음을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휴전안의 핵심인 하마스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완전 철수가 제대로 이행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단계 휴전안 합의 발표 뒤에도 가자지구에서의 공습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즉각적 휴전과 인질-수감자 맞교환을 골자로 한 1단계 합의 사실을 공개하며 “이는 강력하고 지속적이며 영원한 평화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적었다. 이어 “모든 당사자는 공정하게 대우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백악관 취재진에게 휴전 협상이 진행 중인 이집트에 이르면 11일 직접 갈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20개 항으로 이뤄진 ‘가자 평화 구상’을 공개하며, 하마스가 이를 거부하면 궤멸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에 2년에 걸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하마스가 존립을 위해 1단계 휴전안에 일단 합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합의안에 따라 하마스가 인질 48명(사망자 28명 포함)을 전원 석방하면, 이스라엘은 종신형을 선고받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250명과 전쟁 발발 후 추가로 수감된 가자 주민 1700명을 풀어주게 된다. 또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도 시작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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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전쟁 2년, 민간인 희생 속 강성파 결집…이-하마스 휴전협상 돌입

    2023년 10월 7일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간 가자 전쟁이 2년을 맞이했다. 전쟁은 현재 중대 분수령을 맞이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이 중재국인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6일(현지 시간) 간접회담 방식으로 협상에 들어가면서다. 현재 양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양측에 제안한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구상안을 수용할지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 중이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제안한 가자 평화 구상은 우선 하마스가 인질을 전원 석방하면 이스라엘 또한 종신형 선고를 받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250명, 전쟁 발발 후 추가로 수감된 가자 주민 1700명을 석방하고 단계적으로 철수키로 했다. 또 하마스가 무장 해제하고 가자지구 통치에서도 손을 떼는 요구안을 담고 있다. 만약 하마스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궤멸 작전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2년간의 가자전쟁 과정에서 민간인 희생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스라엘을 비롯해 내부 강성파가 결집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사회가 전쟁이 장기화되도 이를 중재하지 못한다는 무력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인도주의 위기에 분노한 각국 시민들이 종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협상에 돌입했으나, 상호 불신 속에 이견만 크게 노출했다. 상황 : 이팔 민간인 희생 커져…인도주의 위기 심화 2년 전 하마스 측 선제공격으로 인해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50여 명을 납치했다. 또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향한 대규모 보복을 감행하면서 전쟁이 장기화됐다. 국제사회는 전쟁 초창기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살해에 분개하고 규탄했지만, 이스라엘 군 작전이 가자지구 도심지에서도 광범위하게 펼쳐지면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이 늘어나는 점도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이달 5일까지 가자주민 6만7139명이 숨졌다.양측은 2023년 11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휴전에 돌입했지만, 모두 단기간에 교전이 재개됐다. 두 차례 휴전으로 인질 135명이 석방됐고 이스라엘군 구출 작전 등으로 총 148명이 생환했으나, 56명은 시신으로 돌아왔다. 현재 가자에는 47명의 인질이 남아 있으며 이 중 약 20명만 생존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의 중재 노력에도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60일 휴전안 이후 협상이 수개월째 교착 상태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휴전이 종료된 3월 2일부터 11주간 구호물품 트럭의 가자지구 내 진입을 차단하면서 약 230만 명에 달하는 가자주민 기아 위기에 처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편 이스라엘은 9월 9일 이스라엘이 중재국 카타르 도하에서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해 공습을 단행하면서 협상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카타르가 중재를 잠정 중단하고 아랍·이슬람 국가들이 일제히 반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총회를 계기로 관련국 지도자들을 만났다. 이후 지난달 29일 최후통첩 성격의 중재안을 제시했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해당안을 수용했으나, 하마스의 가자 통치 배제와 72시간 내 인질 전원 송환 조건은 하마스 측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해당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시 가자시티 공세를 계속할 방침이다. 사실상의 하마스 궤멸전에 돌입하게 된다. 하마스 역시 무책임한 테러로 인해 가자지구를 전쟁터로 만드는 전쟁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이스라엘이 하마스 궤멸 작전에 돌입할시 또한 민간인 희생을 낳는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평가 : 이스라엘 강성 여론 결집과 팔레스타인 자치권 축소 우려…국제사회 반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공격 이후 이스라엘 내 반팔레스타인 정서와 안보 경각심이 크게 높아진 것이 네타냐후의 정치적 입지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 기습 이후 1948년 건국 이후 최악의 참사를 겪으면서 “다시는 안 된다(Never Again)”는 홀로코스트의 교훈이 무너졌다는 좌절감이 확산됐다. 이는 안보 위협 요소에 대한 선제적 강공 대응을 지지하는 여론이 커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전쟁 발발 초기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오히려 보수 유권자의 지지를 확보하며 팔레스타인을 향한 강공 노선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와 야흐야 신와르를 제거했고, 레바논의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도 살해했다. 이스라엘이 민간인 테러라는 실질적 피해를 입은 뒤에, 중동 내에서 공세적인 안보 정책과 개입에 나선 것이다.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공세 정책이 일환으로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확대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포착돼 논란을 빚었다.이로 인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해법으로 국제사회가 지지해온 ‘두 국가 해법’이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가로 공존하는 방안으로, 팔레스타인은 1967년 전쟁 이전 경계를 기준으로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영토로 하는 독립국을 수립한다는 게 핵심이다. 1993년 오슬로 협정 이후 국제사회가 추진해온 평화 로드맵이지만, 이스라엘 내 강경파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세적으로 내비쳐왔다. 지난달 21일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서안 합병을 즉각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이런 분위기 속에서 영국, 프랑스를 비롯해 캐나다, 호주, 포르투갈이 팔레스타인을 공식적으로 국가로 인정하고 나서면서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자전쟁으로 인해 민간인 희생이 커지면서, 전쟁 장기화에 대한 국제사회 반감도 상당히 커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4~5일 전 세계 각지에서는 7일 가자 전쟁 발발 2주년을 맞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벌어졌다. 이탈리아 로마는 1~4일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에 40만 명이 모였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튀르키예 이스탄불,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 등에서도 가자전쟁 종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네타냐후 총리는 4일 방송 연설을 통해 “국내외에서 종전을 요구하는 압력을 견뎠고, 인질 송환이 다가왔다”라고 발언하며 성과를 내세웠지만, 이스라엘 전역에서도 이날 네타냐후 총리 정치적 입지를 위해 전쟁을 장기화한다며 비판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10월 7일 이후 형성된 안보 불안과 강경 여론이 네타냐후의 권력 기반을 강화했지만, 동시에 이스라엘 사회를 세속-종교, 평화-안보 진영으로 깊이 분열시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달 초 포린어페어스는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을 추구하던 아랍권 국가들과 이스라엘이 멀어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스라엘의 군사 공세를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집트가 최근 튀르키예와 공동 군사 훈련을 시작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보류한 것도 이스라엘 군사 행동에 대한 경계심이 작동한 결과라는 분석이다.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주선하는 미국의 안보 체계를 벗어나 자체 방위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중국과 미사일 개발 협력을 추진하는 사우디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확대가 미국의 중동 영향력 약화로 이어지는 흐름도 보인다. 쟁점 : 하마스는 합의 보장과 무기수 석방 요구…이스라엘은 신중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제안한 평화 구상안을 두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이 6일 이집트에서 시작됐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 소식통은 이날 협상단이 샤름엘셰이크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타임즈오브이스라엘은 이집트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 내부에선 인질을 조기 석방할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철수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것이란 불신 기류가 있다고 전했다. 협상에 정통한 팔레스타인 관계자는 “하마스를 비롯한 팔레스타인 세력들이 인질 석방 후 이스라엘이 협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라며 “상호 불신이 깊어 돌파구 전망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하마스는 또 휴전 시작 72시간 내 사망한 인질 유해를 인도하라는 트럼프 제안이 현장 여건상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사망한 인질은 최소 26명이다. 로이터 통신이 인용한 관계자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도 쟁점이라고 전했다. 한 하마스 관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점령을 끝내고 팔레스타인 국가가 수립될 때만 무기를 내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과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무기수 석방을 맞교환하는 제안을 할 방침으로 전해지면서 협상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도 더 커진다. 이스라엘 채널12는 하마스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가 마르완 바르구티를 포함한 무기징역수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르구티는 제2차 인티파다 당시 5명의 이스라엘인을 살해한 다수 테러 공격을 계획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또 2001년 레하밤 제에비 이스라엘 관광장관 암살을 지휘해 2008년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 지도자 아흐마드 사아다트도 하마스가 석방을 요구할 방침이다. 하마스는 2년 전 이스라엘 남부 민간인 학살에 동원된 누크바 부대원 석방을 이스라엘 측에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이스라엘은 무기수 석방과 2년 전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에 가담한 인원에 대해선 석방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 중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에 대해 “곧 합의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굉장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하마스가 매우 중요한 문제에 대해 동의했다”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도 가자지구 평화 협상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이는 앞서 전날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협상을) 부정적으로 대하지 말라”라고 강하게 발언한 것을 부정하는 취지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마스로부터 합의에 응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먼저 받았다는 점을 전달했는데, 네타냐후 총리가 이에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자 언성을 높였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는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와의 협상에서 적극적이지 않다는 내부 분위기를 전한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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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재춘 화가, 카타르 초청으로 ‘한국의 달’ 개인전…달의 상징성과 평화 주제

    한국 수묵 화가로 잘 알려진 류재춘 작가의 개인전 ‘한국의 달: 달빛 아래 여행’이 카타르 도하 카타라 문화마을 갤러리에서 열린 가운데 이를 계기로 한국과의 문화교류 협력 확대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행사는 전시 나흘째인 4일까지 윤현수 주카타르 대사를 비롯해 각국 외교사절, 고위 인사, 예술 애호가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카타라 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주카타르 대한민국 대사관과 세계공공외교네트워크(GPDNet)가 협력해 마련한 이번 전시는 K-미디어 아트 30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가로서는 최초로 카타르 정부의 공식 초청으로 이뤄진 것이다.작품들은 전통 한국 수묵화 기법에 현대 미술 기법을 결합하고 멀티미디어 기술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수묵화에 현대성을 더해 동서양을 잇는 가교, 전통과 혁신의 연결을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류 작가는 한국 수묵화의 현대적 진화를 강조해왔다. 달의 상징성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번 컬렉션은 평화, 희망, 소통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류 작가는 전시회 인사말에서 “제 작품은 어머니의 마음을 담아 달의 밝은 빛을 펼쳐 세상을 비추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문 2025’를 공개하며 “이 작품을 세계 평화와 인류 화합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로 바친다”고 말했다.칼리드 빈 이브라힘 알 슐라이티 카타라 문화재단 대표는 앞서 1일(현지 시간) 카타라 문화마을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회 개막 행사에서 전시 개막을 선언했는데, 당시 류 작가가 한국어로 인사말을 전하자 참석자들이 한국어를 따라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류 작가는 “카타라가 제 전시를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하고 자랑스럽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류 작가는 현지시간 6일 오전 11시 알 슐라이티 대표와 한국과 카타르 양국 간 문화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국의 문화예술 교류를 확대하는방향을 논의할 전망이다. 전시는 11일까지 이어진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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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스크 “아동에 성소수자 미화” 넷플 불매운동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상영한 애니메이션을 겨냥해 트랜스젠더를 미화한다고 비판하며, 불매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머스크는 첫 번째 부인 저스틴 윌슨과의 사이에서 낳은 비비언 제나 윌슨(21·개명 전 이름은 제이비어 알렉산더 머스크)이 2022년 여성으로 성 전환 수술을 받은 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트랜스젠더와 성소수자를 비판, 비하하는 발언을 이어 나가고 있다. 그는 비비언과 현재 절연한 상태다.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달 30일부터 3일간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소셜미디어 X에 넷플릭스 불매를 촉구하는 게시물을 최소 26차례 올리거나 재게시했다. 특히 그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데드 엔드: 오싹한 테마파크’에 등장하는 트랜스젠더 캐릭터 ‘바니’(사진)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머스크는 바니가 자신이 트랜스젠더라고 밝히는 장면을 게재한 뒤 “이것은 옳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넷플릭스를 해지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머스크는 다른 X 사용자가 “트랜스젠더 선전물이 넷플릭스에서 조용히 숨어 있는 게 아니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사용자들에게 이를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이에 동의를 표했다. 머스크는 본인도 이미 넷플릭스 구독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머스크의 X 팔로어 수는 2억2550만 명에 달한다. 최근 미국의 보수 진영도 이 프로그램이 7세 이상 시청 가능 등급으로 분류돼 있다는 점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이들은 어린이용으로 제작된 콘텐츠가 트랜스젠더를 긍정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아동들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성 소수자가 늘어나는 이유가 ‘워크(woke·깨어 있다는 뜻·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비꼬는 말)’로 대변되는 진보주의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2022년 총 20개 에피소드를 방영했고, 새로운 시즌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한편 가디언은 넷플릭스가 콘텐츠에 대한 비판에 직면할 때마다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왔으나, 이번 머스크의 불매운동 메시지엔 공개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고 논평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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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피스’ 깃발 든 젠지 시위 물결… 亞 넘어 아프리카-남미로 확대[글로벌 포커스]

    “우린 월드컵 대신 병원이 필요하다.” 북아프리카의 아랍 국가인 모로코에서 지난달 27일(현지 시간)부터 청년들이 주도해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2일까지 계속되며 3명이 숨졌다. 수도 라바트를 비롯해 다른 주요 도시로도 시위가 번지는 가운데 시위대는 더 나은 학교와 병원을 요구하고 있다. 또 아지즈 아카누시 총리의 사임을 촉구하고 있다. 모로코는 스페인, 포르투갈과 공동으로 ‘2030 월드컵’을 개최한다. 이를 위해 경기장 건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는데, 열악한 보건의료 인프라와 공공 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 AP통신은 이번 시위의 원인을 이같이 진단하며, 참가자 70%가 10대 미성년자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또 올 7월부터 본격화한 아시아권의 반정부 시위와 닮은꼴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번지는 반정부 시위들의 공통점은 젊은 층이 주축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아시아에서 시작된 청년 주도 반정부 시위를 ‘젠지(GenZ·Z세대·1995∼2010년 출생자) 혁명’이라고 명명했다. 또 경제난과 부패, 그리고 권위주의에 대한 젊은 층의 분노가 시위의 원동력이라고 진단했다. 이 과정에서 청년들이 즐겨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는 이들의 불만을 표현해 확산시키고, 시위를 조직하는 강력한 도구가 됐다. 일각에서 이번 젠지 혁명을 2010년대 초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예멘 등 중동 아랍권 국가들에 들불처럼 번진 ‘아랍의 봄’에 비견하는 이유다.젠지 반정부 시위 확산2025년 9월 25일~현재 : 모로코, 마다가스카르, 파라과이 등 시위(아프리카, 남미 대륙 등 확산)2025년 9월 15~17일 : 동티모르 시위(의원 차량 지급 계획에 분노, 정부 차량 구매 계획 철회)2025년 9월 12~21일 : 필리핀 시위(홍수예방 사업 부패에 항의, 부패 의혹 조사 약속)2025년 9월 8~13일 : 네팔 시위(소셜미디어 접속 차단 계기, 샤르마 올리 총리 사임)2025년 8월 26일~9월 5일 : 인도네시아 시위(국회의원 특혜 계기로 시위 촉발)2024년 7~8월 : 방글라데시 시위(독립유공자 일자리 할당제에 분노, 셰이크 하시나 총리 사임 후 인도 도피)2022년 3월 말~7월 말 : 스리랑카 시위(연료 및 식량 부족, 라자팍사 가문 장기집권 불만이 원인,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사임 후 망명)● 경제난과 지도층 특권에 성난 청년층이 시위 주도젠지 혁명이 처음 불붙은 아시아 국가들은 인구에서 청년층 비율이 높고, 중위연령(모든 인구를 나이순으로 줄 세웠을 때 가운데 위치한 나이)이 낮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엔이 2023년에 집계한 중위연령은 네팔 24.6세, 방글라데시 25.3세, 인도네시아 29.8세, 스리랑카 32.8세다. 이른바 2030세대가 인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이들의 목소리가 사회 전반을 흔들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또 경제난으로 청년 실업이 급증하는 가운데서도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국가 지도층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에서는 특권층의 특혜가 시위를 촉발했다. 올 8월 하원의원 580명이 주택 수당으로 1인당 월 5000만 루피아(약 430만 원)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는데, 이는 자카르타 지역 월 최저임금의 약 10배다. 시위 도중 20대 오토바이 배달 기사가 경찰 장갑차에 깔려 숨지면서 시위가 확산됐다. 이에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재무장관과 부디 구나완 정치법률안보 조정장관 등 핵심 각료 5명을 경질했다. 네팔에선 젊은 층이 민감해하는 소셜미디어 차단이 시위에 불을 질렀다. 지난달 5일 정부가 잘못된 여론을 조장한다며 유튜브, 페이스북 등 26개 소셜미디어를 차단한 것. 전국으로 시위가 확산되면서 51명이 숨지고 1300명이 다쳤다. 분노한 일부 시위대는 의회, 대통령실, 친정부 언론사를 습격하기도 했다. 결국 샤르마 올리 총리가 소셜미디어 차단을 해제한 뒤 스스로 물러났다. 네팔은 청년층 상당수가 관광업으로 생계를 이어 왔는데, 코로나19로 관광수익이 급감하며 민심이 악화된 상태였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네팔의 청년실업률은 20.8%에 달한다. 동티모르 역시 사회 지도층의 특혜가 문제가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동티모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454달러(약 204만 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부가 약 58억 원을 들여 의원 65명에게 새 차를 지급하려 하자 2000여 명의 대학생들이 반발하며 시위를 벌였다. 전직 의원들도 재직 당시 급여만큼 평생 연금을 받는다는 사실도 분노를 일으켰다. 시위대는 지난달 15일부터 사흘간 공공기관을 파손하고 정부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격렬하게 맞섰다. 결국 동티모르 의회는 새 차 지급 계획을 철회하고, 의원 종신연금을 폐지키로 했다. 각각 2022년 9월과 지난해 7월 대규모 소요 사태를 경험한 스리랑카와 방글라데시도 심각한 경제난을 경험하고 있는 나라다. 스리랑카는 2022년 당시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실정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놓이자, 청년층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가 불붙었다. 그 결과 라자팍사 대통령이 몰디브로 도피하며 정부가 붕괴됐다. 이후 좌파 인민해방전선(JVP) 소속의 아누라 디사나야케 대통령이 지난해 집권해 정권 교체를 이뤘다. 방글라데시에선 독립유공자 자녀를 위한 정부 일자리 할당제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이 시위를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과잉 진압에 나서면서 시위 규모가 더 커졌다. 결국 15년간 집권한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사임하고 인도로 도피했다.● 세습정치에 부정부패 겹치며 반발 폭발젠지 세대는 세습 등 특권에 대한 반감이 다른 세대보다 큰 편이다. 최근 반정부 시위가 확산된 필리핀은 정치 가문 중심의 권력 구조가 공고하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1986년 민중혁명으로 축출된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아들이다. 부통령인 사라 두테르테는 전임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의 딸. 소수의 정치 명문가들이 권력을 나눠 가지면서 부패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필리핀에선 지난달 21일 홍수 방지 기반시설 사업에서 불거진 대규모 부패 의혹이 최소 20개 도시에서 동시다발 시위를 불러일으켰다. 수도 마닐라의 루네타 공원에서 열린 집회에는 최소 4만9000명이 참여했다. 필리핀학생연맹 등 청년 단체들이 공동 주최한 이날 시위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가 계엄령을 선포한 지 53년이 되는 날 열렸다. 세습과 부정부패에 대한 반감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 마닐라 집회에 참석한 학생 운동가 알테아 트리니다드는 AP통신에 “우리는 가난에 허덕이면서 집과 미래를 잃어가는 동안 지배층은 세금으로 호화 차량과 해외여행을 누리며 막대한 부를 챙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필리핀은 태풍 등으로 홍수 피해가 잦은 국가다. 2023년부터 현재까지 9800건이 넘는 홍수 예방 사업에 6160억 필리핀페소(약 15조 원)를 투입했다. 그러나 정부 조사 결과 일부 시설은 부실 시공되거나, 아예 착공조차 되지 않았다. 랠프 렉토 재무장관은 이로 인한 경제 손실을 423억∼1185억 필리핀페소(약 1조300억∼2조8800억 원)로 추산했다. 여기에 필리핀 상원 청문회에서 건설사 사주 부부가 마틴 로무알데스 하원의장을 포함한 하원의원 17명에게 뇌물을 줬다고 폭로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마르코스 대통령의 사촌이자 실세인 로무알데스 하원의장은 결국 사임했다. 앞서 프랜시스 에스쿠데로 상원의장도 홍수 예방사업 계약 업체와의 연관설이 제기되면서 교체됐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스리랑카는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2005년 11월∼2015년 1월 재임)과 그의 동생 고타바야 전 대통령(2019년 11월∼2022년 7월 재임) 집권 기간 족벌정치 비판을 받았다. 두 형제 대통령은 국회의원, 농업장관 등을 역임한 D A 라자팍사의 아들이다. 두 사람은 스리랑카 정부군과 타밀 반군 간 내전을 종식했지만, 정부 요직에 친인척과 측근을 앉히며 권위주의 통치를 이어갔다. 방글라데시는 하시나 전 총리가 1971년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을 이끈 초대 대통령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의 딸이다. 하시나는 5번이나 총리직을 맡아 장기 집권하는 동안 야당 탄압 및 부정부패 비판을 받았다. 폴 스타니런드 미국 시카고대 정치학과 교수는 캐나다 공영방송 CBC에 “경제 침체 속에서 부패하고 무능하다고 여겨지는 정치 엘리트가 아시아에서 반발을 확산시켰다”며 “각국에서 반발이 정부를 무너뜨릴 만큼 강력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대중문화 상징 통해 공감대 확산아시아 각국에서 청년 세대가 주도한 반정부 시위가 확산된 배경에는 소셜미디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분노가 빠르게 확산됐고, 특히 대중문화적 상징을 활용해 청년들의 참여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의사소통은 젠지 세대의 문화적 특징이기도 하다. 특히 네팔에선 소셜미디어가 금지되기 몇 주 전부터 정치인 자녀들이 고급 자동차나 명품 가방, 해외 휴가를 즐기는 영상이 확산됐다. 1인당 GDP가 1400달러(약 190만 원)에 불과한 네팔에서 이 같은 영상은 공분을 일으켰다. 네팔 시위에 참가한 법대생 안잘리 샤(24)는 FT에 “정치인 자녀들이 호화 생활을 자신들의 소셜미디어에 과시하는 동안 우리는 안전한 식수도, 일자리도 없이 살았다”고 말했다. 젠지 세대가 소셜미디어에서 대중문화 코드를 통해 공감대를 넓히는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인도네시아에선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에 나오는 밀짚모자 해적단의 깃발이 반정부 시위의 상징이 됐다. 원피스는 주인공 루피가 동료들과 함께 폭압적인 지배 권력에 맞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일본은 물론이고 동남아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누렸다. 원피스 깃발은 수비안토 대통령이 올 7월 말 독립기념일을 맞아 국기 게양을 촉구한 뒤 더욱 확산됐다. 해적단 깃발은 부패하고 억압적인 통치자에게 맞선다는 의미가 부여돼 젠지 세대로부터 큰 공감을 얻었다.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의 주민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국가를 싫어해 국기 대신 원피스 깃발을 게양한 게 아니다”라며 “엘리트를 편애하고 서민을 무시하는 공직자들의 행동과 정책에 실망한 사실을 보여 준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등을 차용한 행동은 정치적 탄압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고, 젠지 세대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풍자 효과도 크다. 안드레아 호르빈스키 미 버클리대 연구원은 CNN에 “(원피스 주인공) 루피는 좌절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인물이다. 주인공이 집념을 보여 주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시위와 무관치 않다”고 했다. 앞서 2020년 태국 반정부 시위에선 할리우드 영화 ‘헝거게임’에 나오는 세 손가락 경례가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됐다. 이 경례는 영화에서 억압적 정권에 대한 연대와 저항을 의미한다. 태국 시위자들은 왕실과 군부를 비판하며 이 제스처를 사용했고, 이는 미얀마로도 확산됐다. 2021년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같은 경례를 사용하며 군부독재에 저항했다.● 아프리카, 중남미로도 젠지 시위 확산 최근 젠지 시위는 아시아를 넘어 아프리카, 중남미로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각국의 시위 장면 영상이 퍼지면서 다른 대륙으로 영향력이 전파되고 있는 것. 네팔 시위 참가자인 야티시 오자(25)는 “우리는 스리랑카와 방글라데시 시위에서 처음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동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에선 젠지 세대를 중심으로 지난달 25, 26일 정전 및 단수에 항의하는 시위가 수도 안타나나리보 등에서 벌어졌다. 이 시위에도 원피스 해적단 깃발이 등장했다. 시위가 격화하자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이 내각 해산을 밝히며 수습에 나섰다. 모로코에서는 ‘Z세대 212’라는 이름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성된 청년 단체들이 교육과 의료 서비스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중남미 파라과이에서도 지난달 대학생을 중심으로 청년들이 ‘우리가 99.9%다’라는 구호 아래 공공 서비스 부실 및 일자리 부족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여기서도 젊은 층으로 구성된 시위대가 원피스 해적단 깃발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페루에서도 지난달 수도 리마를 중심으로 연금 가입 의무화와 고용 불안정에 항의하는 청년층 주도 시위가 벌어져 경찰관과 기자 등 최소 19명이 다쳤다. 두 나라 모두 청년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패와 결핍을 방관하지 말자”는 의견을 교환하며 거리로 나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AP통신은 “젠지 시위가 단순한 항의에서 불공정한 국가 체제를 공격하는 운동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했다. 반면 젠지 세대 시위가 구심점이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도 작가 미나 칸다사미는 뉴욕타임스(NYT)에 “2010년에 트위터(현 X)가 아랍의 봄을 촉발했다면, 오늘날 아시아에선 인스타그램과 틱톡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아랍권에서 분노를 대안으로 조직할 만한 리더십이 없었던 것처럼 아시아 젠지 시위도 비슷한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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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동에 트랜스젠더 미화”…머스크, 넷플릭스 구독 해지 불매운동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상영한 애니메이션을 겨냥해 트랜스젠더를 미화한다고 비판하며, 불매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머스크는 첫 번째 부인 저스틴 윌슨 사이에서 낳은 장남 비비안 제나 윌슨(21·개명 전 이름은 자비에르 알렉산더 머스크)이 2022년 여성으로 성 전환 수술을 받은 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트랜스젠더와 성소수자를 비판, 비하하는 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장남과 현재 절연한 상태다.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달 30일부터 3일간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소셜미디어 X에 넷플릭스 불매를 촉구하는 게시물을 최소 26차례 올리거나 재게시했다. 특히 그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데드 엔드: 패러노멀 파크’에 등장하는 트랜스젠더 캐릭터 ‘바니’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머스크는 바니가 자신이 트랜스젠더라고 밝히는 장면을 게재한 뒤 “이것은 옳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또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넷플릭스를 해지하라”라고 촉구했다.또한 머스크는 다른 X 사용자가 “트랜스젠더 선전물이 넷플릭스에서 조용히 숨어있는 게 아니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사용자들에게 이를 강요하고 있다”라고 주장하자, 이에 동의를 표했다. 머스크는 본인도 이미 넷플릭스 구독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머스크의 X 팔로워수는 2억2550만 명에 달한다.최근 미국의 보수 진영도 이 프로그램이 7세 이상 시청 가능 등급으로 분류돼 있다는 점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이들은 어린이용으로 제작된 콘텐츠가 트랜스젠더를 긍정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아동들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성소수자가 늘어나는 이유가 ‘워크(woke·깨어 있다는 뜻·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비꼬는 말)가’로 대변되는 진보주의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2022년 총 20개 에피소드를 방영했고, 새로운 시즌은 나오지 않고 있다.한편 가디언은 넷플릭스가 콘텐츠에 대한 비판에 직면할 때마다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왔으나, 이번 머스크의 불매운동 메시지엔 공개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고 논평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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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남미 마약조직 공격하겠다” 美의회에 ‘전시권한’ 통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남미 마약 카르텔과의 전면전을 공식화하며 이들을 테러 조직 수준의 비국가 무장집단으로 규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주 미 의회에 보낸 기밀 통보문을 통해 미국이 카르텔과 무력 충돌 상태에 있다고 선언하고, 이들과 연관된 밀수업자들을 불법 전투원으로 지정했다고 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통보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밀수에 관여하는 카르텔을 비국가 무장집단으로 판단했으며, 이들의 행위가 “미국에 대한 무력 공격을 구성한다”고 했다. 특히 “미국 및 우방국 시민과 이익에 대한 적대 행위들의 누적 효과에 근거해 대통령은 미국이 이들 지정 테러 조직과 비국제적 무력 충돌 상태에 있다고 결정했다”고 명시했다.이번 통보는 지난 9월 카리브해에서 미 특수부대가 베네수엘라 선박 3척을 공격해 탑승자 17명 전원을 사살한 군사작전의 법적 근거를 보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공격이 ‘자위권’ 행사이며, 공격 대상이 테러 조직으로 지정된 카르텔을 위해 마약을 밀수하고 있었다고 주장해왔다.통보문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군의 선박 공격이 고립된 자위 행위가 아닌 지속적이고 활동적인 분쟁의 일부라고 규정했다. 지난달 15일 특수부대가 공격한 선박의 탑승자 3명을 사살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들을 불법 전투원으로 지칭했다.국제법상 무력 충돌 상태에서는 적 전투원이 당장 위협을 가하지 않더라도 합법적으로 살해할 수 있다. 또 재판 없이 무기한 구금하며, 군사법정에서 기소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전시 권한을 주장하는 것이다.트럼프 행정부는 매년 수만 명의 미국인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카르텔이 “불법적으로 매년 수만 명의 미국 시민을 직접 죽음에 이르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치명적인 독을 우리 해안에 들여오려는 자들로부터 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전시법에 따라 행동했다”며 “카르텔에 맞서 싸우고 더 이상 미국인을 죽이지 못하도록 이 국가 안보 위협을 제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최근 과다복용 사망 급증은 멕시코에서 유입되는 펜타닐에 의한 것으로, 행정부가 집중 공격하고 있는 베네수엘라발 밀수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통보문에는 특정 카르텔의 이름이 명시되지 않았으며, 특정 용의자가 군사 공격 대상이 될 만큼 충분히 카르텔의 범죄 행위와 관련되어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도 제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 카르텔 작전을 공식적인 무력 충돌로 규정한 것은 자신이 비상 전시 권한을 보유한다는 주장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이에 대해 육군의 전 전쟁법 선임 고문이었던 제프리 콘 변호사는 “마약 카르텔은 미국에 대해 ‘적대 행위’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위험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무력 공격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법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아니라 산산조각 내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조치는 남용”이라고 비판했다.국무부 출신의 무력 충돌법 전문가인 브라이언 피누케인도 “미국이 비국제적 무력 충돌 상태에 있다고 볼 만큼 그들이 실제로 조직화한 무장 집단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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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2시간내 휴전안 수용, 안하면 궤멸” 트럼프, 하마스에 최후통첩

    “72시간 안에 휴전안을 받아들이거나 궤멸을 각오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3년 10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구상을 지난달 29일 공개하며 하마스 측에 합의를 압박했다. 20개 조항으로 이뤄진 평화 구상은 우선 하마스가 인질 48명(이 중 생존 추정자는 20명) 전원 석방하면 이스라엘 또한 종신형 선고를 받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250명, 전쟁 발발 후 추가로 수감된 가자 주민 1700명을 석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무장 해제에 동의한 하마스 조직원에게는 사면이 부여되며, 가자지구를 떠나고자 하는 일반 주민에게도 그들이 원하는 나라로 갈 수 있도록 해 주기로 했다. 현재 하마스는 평화 구상 수용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현실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도 강경 보수층이 하마스에 유리한 내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평화 구상이 최종 수용되고, 이행되기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블레어 포함 ‘평화이사회’ 수립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 구상 계획을 밝혔다. 이번 안에는 트럼프 대통령,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국제 사회 지도자가 일종의 임시 통치위원회 성격인 ‘가자지구 평화이사회’를 구성해 가자지구의 감독 및 관리를 담당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미국이 아랍 주요국과 협력해 가자지구의 치안과 안보를 맡을 국제안정화군(ISF)을 창설한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이는 하마스에 대한 대안세력 역할을 자임해 왔고 요르단강 서안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팔레스타인 자치기구(PA)를 향후 가자 통치기구에서 배제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실행되면 전쟁은 즉시 중단되고 이스라엘군은 단계적으로 가자지구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랍과 이슬람 국가들이 서명과 서약을 통해 하마스의 무장을 해제하고 군사 인프라를 제거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지하 터널, 무기 생산 시설 등을 포함한 하마스의 테러 기반 시설이 완전히 해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안이 이슬람권은 물론이고 유럽 주요국으로부터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자찬했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요르단, 이집트, 터키,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이슬람 8개국은 외교장관 공동성명을 통해 이 구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하마스에 가자지구에서 손을 떼고 사라지라는 ‘최후통첩’ 성격이 짙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가 거부하면 (하마스 궤멸이라는) 이스라엘의 임무 완수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며 하마스 측을 압박했다. 네타냐후 총리 또한 “이 계획은 모든 인질을 이스라엘로 귀환시키고, 하마스의 군사 능력과 정치적 지배를 해체하며 가자지구가 다시는 이스라엘의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는 우리의 목표에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주둔과 관련해 30일 텔레그램에 게시한 영상에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대부분에 잔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합의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일각에선 미국과 이스라엘이 향후 가자지구 내 군대 주둔 등을 놓고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직도 제기된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아랍권에 유화 제스처도 취했다. 그는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 사니 카타르 총리에게 카타르 도하에 머물고 있는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한 지난달 9일의 공습 작전을 공식 사과했다. 당시 카타르인 1명이 숨지자 카타르 측은 “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마스-이스라엘 강경파는 반발 한편 이번 평화 구상을 하마스가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마스는 “제안을 성실히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마스 내부에서는 강경파를 중심으로 “무장 해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발이 나온다. 이스라엘 극우 세력의 불만도 크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등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가능성, 네타냐후 총리가 카타르에 사과한 것에 모두 불만을 표했다. 하마스 궤멸을 포함한 대(對)팔레스타인 전략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기존보다 온건한 입장을 내비친 것 역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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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개 젓는 멜라니아에 삿대질한 트럼프

    24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향해 삿대질을 하는 등 대통령 전용 헬기 안에서 말다툼을 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뉴욕 유엔 총회에서 벌어진 에스컬레이터 고장 사고를 두고 대통령 부부 간에 의견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영국 텔레그래프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 다음 날 전용 헬기로 워싱턴 백악관에 착륙한 직후 부인과 대화하는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 도중 고개를 저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오른손 검지를 들어 멜라니아 여사를 향해 삿대질을 했다. 이들은 헬기에서 내릴 땐 함께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왔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독순술 전문가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에게 “믿을 수 없다. 어떻게 당신에게 그럴 수 있느냐?”라고 발언한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위해 회의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추자 자신과 멜라니아 여사가 다칠 뻔했다며 유엔 본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데일리메일은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화를 누그러뜨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5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아내 브리지트 여사가 전용기에서 남편의 얼굴을 밀치는 장면이 포착될 당시 기자들에게 “(전용기의) 문이 닫혔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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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이란 제재… 10년만에 복원

    이란이 비핵화 합의를 준수하지 않음에 따라 유엔의 대이란 제재가 10년 만에 복원됐다. 앞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이 기존 합의대로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을 줄일 것을 설득했지만, 이란이 이를 거부한 데 따른 것. 올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이어 이란 신정체제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 결의(제2231호)에 의한 대(對)이란 제재가 28일 0시(그리니치 표준시 기준)부터 자동 복원됐다. 이에 따라 이란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금지, 탄도미사일 기술 이전 제한, 제재 대상 기관 및 개인에 대한 자산 동결 등의 각종 제재가 재개됐다. 앞서 이란은 2002년 비밀 우라늄 시설을 건설한 사실이 드러나 서방과 관계가 악화되며 각종 제재 조치를 부과받았다. 이후 2015년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이란과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하면서 조건부로 제재가 해제됐다. 하지만 2018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독자 제재에 나서면서 이란의 금융 거래가 막혔다. 이에 이란이 반발하며 서방과 합의한 우라늄 보유 한도(저농축 3.67% 기준 202.8㎏ 이내)를 어겼다. 영국 등은 이란이 고농축(20% 농축 이상) 우라늄 400kg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폐기를 요구했으나, 이란은 평화 목적의 우라늄 농축까지 막는다며 거부했다. 2015년 핵합의에는 영국 등 협상 당사국이 제재 복원 조치를 발동한 뒤 별도 유엔 안보리 의결이 없으면 30일 내 제재가 자동 복원된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 이에 따라 유럽 3개국은 지난달 29일 제재 복원 절차 개시를 선언했다. 안보리 이사국인 러시아, 중국이 이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지만, 자동 복원 조항에 따라 제재가 발효됐다. 복원된 대이란 제재는 유엔 회원국 모두가 준수해야 하는 만큼, 미국의 단독 제재에 이어 이란의 압박 수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의 경제 불황으로 민심이 악화된 가운데 유엔 제재 복원으로 이슬람 신정체제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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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비핵화 미준수’ 이란 제재 조치 10년만에 복원

    이란이 비핵화 합의를 준수하지 않음에 따라 유엔의 대 이란 제재가 10년 만에 복원됐다. 앞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이 기존 합의대로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을 줄일 것을 설득했지만, 이란이 이를 거부한 데 따른 것. 올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이어 이란 신정체제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 결의안(제2231호)에 의한 대(對) 이란 제재가 28일 0시(그리니치 표준시 기준)부터 자동 복원됐다. 이에 따라 이란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금지, 탄도미사일 기술 이전 제한, 제재 대상 기관 및 개인에 대한 자산 동결 등의 각종 제재가 재개됐다.앞서 이란은 2002년 비밀 우라늄 시설을 건설한 사실이 드러나 서방과 관계가 악화되며 각종 제재 조치를 부과받았다. 이후 2015년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이란과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하면서 조건부로 제재가 해제됐다. 하지만 2018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독자 제재에 나서면서 이란의 금융 거래가 막혔다. 이에 이란이 반발하며 서방과 합의한 우라늄 보유 한도(저농축 3.67% 기준 202.8㎏ 이내)를 어겼다. 영국 등은 이란이 고농축(20% 농축 이상) 우라늄 400kg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폐기를 요구했으나, 이란은 평화 목적의 우라늄 농축까지 막는다며 거부했다.2015년 핵합의에는 영국 등 협상 당사국이 제재 복원 조치를 발동한 뒤 별도 유엔 안보리 의결이 없으면 30일 내 제재가 자동 복원된다는 조항이 들어있다. 이에 따라 유럽 3개국은 지난 달 29일 제재 복원 절차 개시를 선언했다. 안보리 이사국인 러시아, 중국이 이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지만, 자동 복원 조항에 따라 제재가 발효됐다.복원된 대 이란 제재는 유엔 회원국 모두가 준수해야 하는 만큼, 미국의 단독 제재에 이어 이란의 압박 수위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의 경제 불황으로 민심이 악화된 가운데 유엔 제재 복원으로 이슬람 신정체제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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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타냐후, 유엔 연설서 “하마스 끝까지 추적할 것” 강경 입장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26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작전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가자지구의 민간인 희생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을 앞두고 이슬람권 국가의 외교관들은 거의 모두 퇴장했다. 또 유럽 국가 외교관 중에서도 상당수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민간인 공격에 항의하는 연설이 시작되기 직전 퇴장했다.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하마스와 ‘주적’ 이란에 대한 강경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임무를 가능한 한 빨리 완수해야 한다”라며 “하마스의 마지막 잔당들이 가자시티에 숨어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최근 들어 군사작전을 펼친 예멘 후티 반군과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이란 정부, 하마스를 향해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이 지난 1년간 거둔 성과를 나열하며 “우리는 하마스 테러 조직의 대부분을 분쇄했고, 헤즈볼라를 무력화시켰으며, 이란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파괴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제거하고 유엔 안보리 제재를 복원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전쟁 강행에 대한 이유로 20여 명의 인질이 억류돼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10월 7일을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기억한다“라며 하마스의 공격으로 1200여 명이 숨졌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가자지구에 억류된 20여 명의 생존 인질들이 “굶주리고, 고문받으며, 햇빛과 인간성을 박탈당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인질들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네타냐후 총리의 지시로 가자지구 경계와 내부에 설치한 확성기 9대를 통해 연설을 실시간으로 방송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측에 “무기를 내려놓고 모든 인질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그는 영어로 가자 팔레스타인들에게 “인질 송환, 하마스 무장해제, 가자지구 비무장화가 이뤄지면 전쟁은 즉시 끝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마스에는 “무기를 내려놓고 모든 인질을 지금 석방하라. 그렇게 하면 살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 전 이슬람권과 유럽 주요국 외교관들이 가자전쟁 장기화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서안 일부 지역에 대한 합병 추진 작업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집단 퇴장했다. 가자전쟁 초기에는 주요 서방 국가들이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인정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 사망자가 최근 6만5000명을 넘어서는 등 민간인 피해가 커지자 이스라엘에 대한 우려와 비판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 특히 최근에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와 서안 일부 지역을 사실상 합병할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이는 국제사회가 지향해 온 ‘두 국가 해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조치로 여겨진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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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격노에…유엔본부 에스컬레이터 사고 자체조사 착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유엔총회 연설을 위해 유엔본부를 방문했을 때 에스컬레이터와 프롬프터(자막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유엔이 자체 조사에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25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생한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스테판 뒤자리크 대변인도 “유엔은 주유엔 미국 대표부로부터 이번 사건과 관련한 서한을 받았다”며 “이번 사건의 원인 규명을 위해 미국 당국과 투명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에 “유엔에서 어제 정말 부끄러운 일이 벌어졌다. 이건 우연이 아니다. 유엔에서 벌어진 ‘삼중 사보타주’(고의적인 방해 공작)였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유엔본부 총회 연설 전 일어난 3건의 사고를 설명했다. 우선 자신이 총회장에 올라가기 위해 탄 에스컬레이터가 “쾅 소리를 내며 갑자기 멈췄다”라며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자신이 다칠 뻔했다고 전했다. 그는 ‘유엔 직원들이 에스컬레이터를 꺼버리자고 농담했다’라고 보도한 영국 더타임스 기사를 언급하며 “이런 짓을 저지른 자들은 체포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연설을 시작할 때 프롬프터가 고장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프롬프터 없이 연설을 이어갔고 약 15분 뒤에야 다시 작동했다”라고 밝혔다. 또 연설 중 음향 송출이 끊겼다는 주장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역용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세계 정상들이 내 연설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라며 연설 후 멜라니아 여사가 자신에게 “한마디도 못 들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 제기) 서한 사본을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낼 것이며 즉각적인 조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어 “유엔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게 분명하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현재 미 비밀경호국도 이 문제에 관해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뒤자리크 대변인은 에스컬레이터가 멈춘 이유에 관해 “미국 대통령 수행단 소속의 영상 촬영 담당자가 에스컬레이터 상단의 가동 중단 안전장치를 우연히 작동시켰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자막기에 관해서는 “당시 백악관 직원이 자막기 조작을 담당했다”라며 유엔 측 잘못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와 같은 해명에도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낸 것이다. 유엔 측은 이날 “에스컬레이터 중앙처리장치(CPU) 기록을 분석한 결과 에스컬레이터 상단의 ‘콤 스텝(comb step)’ 안전장치가 작동하면서 멈춘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도중 행사장 프롬프터와 건물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났다며 “유엔에서 내가 얻은 두 가지는 나쁜 에스컬레이터와 나쁜 프롬프터”라고 비꼬았다. 당시 그는 과거 부동산 개발업자 시절 유엔 본부 건물 리모델링 사업에 입찰했다 떨어진 경험까지 소환했다. 일각에선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란 분석도 나온다.백악관도 유엔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사건 직후 X에서 “만약 유엔에서 누군가가 대통령과 영부인이 에스컬레이터에 오르는 순간 고의로 정지시켰다면, 즉시 해고하고 조사해야 한다”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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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에도 윤동주 기념비, ‘쉽게 씌어진 시’ 새긴다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저항 시인 중 하나로 꼽히는 윤동주 시인(1917∼1945·사진)의 마지막 작품 ‘쉽게 씌어진 시’의 배경이 된 도쿄 릿쿄대가 그를 기리는 기념비를 세우기로 했다. 그간 윤 시인의 모교 교토 도시샤대를 비롯한 교토 일대에는 기념비가 많았지만 도쿄에 윤동주 기념비가 생기는 건 처음이다. 25일 릿쿄대 측은 “다음 달 11일 도쿄 도시마구 캠퍼스에서 윤 시인의 기념비 제막식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릿쿄대는 윤 시인이 1942년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 졸업 후 일본으로 유학 갔을 때 다녔던 첫 대학이다. 그는 이 대학 영문과를 한 학기 동안 다녔고, 이후 도시샤대로 편입했다. 윤 시인은 릿쿄대 시절 ‘쉽게 씌어진 시’(1942년 6월 3일), ‘흰 그림자’(4월 14일), ‘흐르는 거리’(5월 12일) 등 주옥 같은 5편의 시를 남겼다. 특히 ‘쉽게 씌어진 시’는 육첩방(다다미 6장을 깐 일본식 방), 학비 봉투 등의 소재를 통해 나라를 잃은 학생이 겪는 설움을 담담하게 담아냈다. 그는 당시 친구 강처중에게 한글로 쓴 이 시를 편지로 보냈다. 릿쿄대를 상징하는 백합 로고와 영문명이 새겨진 편지지에 적혀 있어 창작 시기와 장소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원본은 연세대가 보관 중이며, 릿쿄대는 복사본을 교내 기념관에 전시해 왔다. 이번에 세워지는 기념비는 좌우로 긴 직사각형 모양이다. 가운데 부분에 윤 시인 사진이 들어가고 좌우에는 약력과 그가 한글로 남긴 ‘쉽게 씌어진 시’와 일본어 번역본이 실린다. QR코드도 있어 스마트폰만 있으면 시인의 삶과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접할 수 있다. 릿쿄대는 2008년부터 매년 2월 윤 시인의 기일에 맞춰 교내 채플에서 추모 행사를 열고 있다. 또 2010년부터는 한국인 유학생에게 윤 시인의 이름을 딴 국제교류장학금 5만 엔(약 47만 원)을 매월 지원하고 있다. 릿쿄대의 기념비 설치를 계기로 교토 일대의 윤 시인 기념비도 다시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도시샤대 캠퍼스 안에는 1995년 시비가 건립됐다. 현재는 교토예술대학 캠퍼스로 바뀐 윤 시인의 교토 하숙집 터에도 시비가 세워져 있다. 2017년에는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교토 인근 우지의 강변에도 기념비가 설치됐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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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동주 ‘마지막 詩’ 배경이 된 도쿄에 내달 첫 기념비 세운다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저항 시인 중 하나로 꼽히는 윤동주(1917∼1945) 시인의 마지막 작품 ‘쉽게 쓰여진 시’의 배경이 된 도쿄 릿쿄대가 그를 기리는 기념비를 세우기로 했다. 그간 윤 시인의 모교 교토 도시샤대를 비롯한 교토 일대에는 기념비가 많았지만 도쿄에 윤동주 기념비가 생기는 건 처음이다.25일 릿쿄대 측은 “다음달 11일 도쿄 도시마구 캠퍼스에서 윤 시인의 기념비 제막식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릿쿄대는 윤 시인이 1942년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 졸업 후 일본 유학으로 갔을 때 다녔던 첫 대학이다. 그는 이 대학 영문과를 한 학기 동안 다녔고, 이후 도시샤대로 편입했다. 윤 시인은 릿쿄대 시절 ‘쉽게 쓰여진 시’(1942년 6월 3일), ‘흰 그림자’(4월 14일), ‘흐르는 거리’(5월 12일) 등 주옥 같은 5편의 시를 남겼다. 특히 ‘쉽게 쓰여진 시’는 육첩방(다다미 6장을 깐 일본식 방), 학비 봉투 등의 소재를 통해 나라를 잃은 학생이 겪는 설움을 담담하게 담아냈다.그는 당시 친구 강처중에게 한글로 쓴 이 시를 편지로 보냈다. 릿쿄대를 상징하는 백합 로고와 영문명이 새겨진 편지지에 적혀 있어 창작 시기와 장소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원본은 연세대가 보관 중이며, 릿쿄대는 복사본을 교내 기념관에 전시해왔다. 이번에 세워지는 기념비는 좌우로 긴 직사각형 모양이다. 가운데 부분에 윤 시인 사진이 들어가고 좌우에는 약력과 그가 한글로 남긴 ‘쉽게 쓰여진 시’와 일본어 번역본이 실린다. QR코드도 있어 스마트폰만 있으면 시인의 삶과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접할 수 있다. 릿쿄대는 2008년부터 매년 2월 윤 시인의 기일에 맞춰 교내 채플에서 추모 행사를 열고 있다. 또 2010년부터는 윤 시인의 이름을 딴 국제교류장학금을 한국인 유학생에게 매월 5만 엔(약 47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릿쿄대의 기념비 설치를 계기로 교토 일대의 윤 시인 기념비도 다시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도시샤대 캠퍼스 안에는 1995년 시비가 건립됐다. 현재는 교토예술대학 캠퍼스로 바뀐 윤 시인의 교토 하숙집터에도 시비가 세워져있다. 2017년에는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교토 인근 우지의 강변에도 기념비가 설치됐다. 이 강은 그가 도시샤대 학우들과 야외 송별회를 하며 생전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은 곳이다. 한편 도시샤대는 그의 서거 80주기인 올해 2월 16일 윤 시인에게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1885년 설립된 도시샤대가 사망한 사람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 건 윤 시인이 처음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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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80주년에 “유엔 무능” 때린 트럼프, 56분간 다자주의 맹폭

    “유엔이 하는 건 매우 강한 어조의 편지를 쓰고, 그 편지를 결코 실행에 옮기지 않는 것뿐이다. 그건 공허한 말일 뿐이고, 공허한 말은 전쟁을 해결하지 못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6년 만에 다시 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유엔의 무능을 질타하며 이같이 밝혔다. 제2차 세계대전 뒤 이어져 온 유엔 중심의 다자주의와 국제협력 체제를 사실상 부정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올 1월 재집권한 뒤 ‘관세 폭탄’을 날리며 국제 통상 구조에 혼란을 일으켰고, 동맹에 거액의 ‘안보 청구서’를 들이밀며 안보의 축도 흔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국제질서를 전면적으로 재편하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들에게 주어진 15분의 발표 시간을 훌쩍 넘겨 장장 56분간 재집권 후 자신의 치적과 미국의 우월함을 강조했다. 그는 다음 달 창설 80주년을 맞이하는 유엔은 물론이고 미국과 오랜 협력 관계이며, 다자주의 질서 구축에 기여한 유럽의 이민과 에너지 정책 등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 이민자 수용, 親환경 정책 등 겨냥하며 유엔과 유럽 정면 비판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에 대한 비판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내가 7개의 전쟁을 종식시킬 동안 유엔으로부터 최종 합의를 돕겠다는 전화 한 통조차 받지 못했다”며 “유엔이 했어야 할 일을 내가 해야 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또 “유엔으로부터 내가 받은 건 올라가다 멈춰 버린 에스컬레이터와 고장 난 프롬프터뿐”이라며 이날 오전 유엔 본부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겪은 해프닝에 빗대 유엔의 무능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재집권 후 미국이 그 어떤 나라보다 강한 경제와 강력한 국경을 갖게 됐다며 유럽이 미국의 정책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특히 반(反)이민 정책을 강조하며 “미국은 지난 4개월간 국경을 넘은 불법 이민자가 0명이다. 하지만 유럽은 통제 불능의 이민 위기로 나라가 파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신들의 나라는 지금 지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유엔과 각국 주도의 탄소 감축 노력에 대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사기극”이라고 몰아붙였다. 1982년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이 2000년까지 기후변화가 세계적 재앙을 일으킬 거라고 경고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 또 “여러분이 ‘녹색 사기(green scam)’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여러분의 나라들은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유럽을 향해 “재생에너지는 인류가 고안한 가장 비싼 에너지”라며 “유럽이 ‘정치적 올바름(PC)’을 지향하며 석유와 가스에서 강력한 우위를 포기하는 동안 (중국과 같은 나라들이) 규칙을 어기며 부자가 됐다”고 했다. 유럽 등의 재생에너지 집착이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고, 중국 같은 경쟁국에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연설 때 박수는 한 차례만 나와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등에서 자신의 전쟁 종식 노력을 열거하며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나의 (종전) 업적에 대해 노벨 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내가 신경 쓰는 건 상이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동맹인 영국, 프랑스 등이 잇달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데 대해선 “이 기구(유엔)의 일부 나라들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일방적으로 인정하려 하고 있다. 이는 테러리스트들에게 너무 큰 보상이 될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날 회의장에 모인 각국 정부 관계자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들었다. 통상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선 정상들의 발언 중간중간에 박수가 터져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서는 하마스에 인질 석방을 촉구할 때만 박수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유엔의 존재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전 세계의 동맹국과 적대국을 맹렬히 비난한 연설”이라고 평가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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