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석

임현석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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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임현석 기자입니다.

lhs@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미국/북미39%
국제일반12%
일본10%
국제경제7%
국제정치7%
인사일반5%
중동5%
국제정세5%
국제인물5%
국제사고5%
  • 트럼프 “남미 마약조직 공격하겠다” 美의회에 ‘전시권한’ 통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남미 마약 카르텔과의 전면전을 공식화하며 이들을 테러 조직 수준의 비국가 무장집단으로 규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주 미 의회에 보낸 기밀 통보문을 통해 미국이 카르텔과 무력 충돌 상태에 있다고 선언하고, 이들과 연관된 밀수업자들을 불법 전투원으로 지정했다고 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통보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밀수에 관여하는 카르텔을 비국가 무장집단으로 판단했으며, 이들의 행위가 “미국에 대한 무력 공격을 구성한다”고 했다. 특히 “미국 및 우방국 시민과 이익에 대한 적대 행위들의 누적 효과에 근거해 대통령은 미국이 이들 지정 테러 조직과 비국제적 무력 충돌 상태에 있다고 결정했다”고 명시했다.이번 통보는 지난 9월 카리브해에서 미 특수부대가 베네수엘라 선박 3척을 공격해 탑승자 17명 전원을 사살한 군사작전의 법적 근거를 보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공격이 ‘자위권’ 행사이며, 공격 대상이 테러 조직으로 지정된 카르텔을 위해 마약을 밀수하고 있었다고 주장해왔다.통보문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군의 선박 공격이 고립된 자위 행위가 아닌 지속적이고 활동적인 분쟁의 일부라고 규정했다. 지난달 15일 특수부대가 공격한 선박의 탑승자 3명을 사살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들을 불법 전투원으로 지칭했다.국제법상 무력 충돌 상태에서는 적 전투원이 당장 위협을 가하지 않더라도 합법적으로 살해할 수 있다. 또 재판 없이 무기한 구금하며, 군사법정에서 기소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전시 권한을 주장하는 것이다.트럼프 행정부는 매년 수만 명의 미국인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카르텔이 “불법적으로 매년 수만 명의 미국 시민을 직접 죽음에 이르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치명적인 독을 우리 해안에 들여오려는 자들로부터 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전시법에 따라 행동했다”며 “카르텔에 맞서 싸우고 더 이상 미국인을 죽이지 못하도록 이 국가 안보 위협을 제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최근 과다복용 사망 급증은 멕시코에서 유입되는 펜타닐에 의한 것으로, 행정부가 집중 공격하고 있는 베네수엘라발 밀수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통보문에는 특정 카르텔의 이름이 명시되지 않았으며, 특정 용의자가 군사 공격 대상이 될 만큼 충분히 카르텔의 범죄 행위와 관련되어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도 제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 카르텔 작전을 공식적인 무력 충돌로 규정한 것은 자신이 비상 전시 권한을 보유한다는 주장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다.이에 대해 육군의 전 전쟁법 선임 고문이었던 제프리 콘 변호사는 “마약 카르텔은 미국에 대해 ‘적대 행위’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위험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무력 공격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법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아니라 산산조각 내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조치는 남용”이라고 비판했다.국무부 출신의 무력 충돌법 전문가인 브라이언 피누케인도 “미국이 비국제적 무력 충돌 상태에 있다고 볼 만큼 그들이 실제로 조직화한 무장 집단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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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2시간내 휴전안 수용, 안하면 궤멸” 트럼프, 하마스에 최후통첩

    “72시간 안에 휴전안을 받아들이거나 궤멸을 각오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3년 10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구상을 지난달 29일 공개하며 하마스 측에 합의를 압박했다. 20개 조항으로 이뤄진 평화 구상은 우선 하마스가 인질 48명(이 중 생존 추정자는 20명) 전원 석방하면 이스라엘 또한 종신형 선고를 받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250명, 전쟁 발발 후 추가로 수감된 가자 주민 1700명을 석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무장 해제에 동의한 하마스 조직원에게는 사면이 부여되며, 가자지구를 떠나고자 하는 일반 주민에게도 그들이 원하는 나라로 갈 수 있도록 해 주기로 했다. 현재 하마스는 평화 구상 수용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현실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도 강경 보수층이 하마스에 유리한 내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평화 구상이 최종 수용되고, 이행되기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블레어 포함 ‘평화이사회’ 수립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 구상 계획을 밝혔다. 이번 안에는 트럼프 대통령,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국제 사회 지도자가 일종의 임시 통치위원회 성격인 ‘가자지구 평화이사회’를 구성해 가자지구의 감독 및 관리를 담당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미국이 아랍 주요국과 협력해 가자지구의 치안과 안보를 맡을 국제안정화군(ISF)을 창설한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이는 하마스에 대한 대안세력 역할을 자임해 왔고 요르단강 서안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팔레스타인 자치기구(PA)를 향후 가자 통치기구에서 배제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실행되면 전쟁은 즉시 중단되고 이스라엘군은 단계적으로 가자지구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랍과 이슬람 국가들이 서명과 서약을 통해 하마스의 무장을 해제하고 군사 인프라를 제거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지하 터널, 무기 생산 시설 등을 포함한 하마스의 테러 기반 시설이 완전히 해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안이 이슬람권은 물론이고 유럽 주요국으로부터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자찬했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요르단, 이집트, 터키,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이슬람 8개국은 외교장관 공동성명을 통해 이 구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하마스에 가자지구에서 손을 떼고 사라지라는 ‘최후통첩’ 성격이 짙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가 거부하면 (하마스 궤멸이라는) 이스라엘의 임무 완수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며 하마스 측을 압박했다. 네타냐후 총리 또한 “이 계획은 모든 인질을 이스라엘로 귀환시키고, 하마스의 군사 능력과 정치적 지배를 해체하며 가자지구가 다시는 이스라엘의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는 우리의 목표에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주둔과 관련해 30일 텔레그램에 게시한 영상에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대부분에 잔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합의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일각에선 미국과 이스라엘이 향후 가자지구 내 군대 주둔 등을 놓고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직도 제기된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아랍권에 유화 제스처도 취했다. 그는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 사니 카타르 총리에게 카타르 도하에 머물고 있는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한 지난달 9일의 공습 작전을 공식 사과했다. 당시 카타르인 1명이 숨지자 카타르 측은 “주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마스-이스라엘 강경파는 반발 한편 이번 평화 구상을 하마스가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마스는 “제안을 성실히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마스 내부에서는 강경파를 중심으로 “무장 해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발이 나온다. 이스라엘 극우 세력의 불만도 크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등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가능성, 네타냐후 총리가 카타르에 사과한 것에 모두 불만을 표했다. 하마스 궤멸을 포함한 대(對)팔레스타인 전략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기존보다 온건한 입장을 내비친 것 역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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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개 젓는 멜라니아에 삿대질한 트럼프

    24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향해 삿대질을 하는 등 대통령 전용 헬기 안에서 말다툼을 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뉴욕 유엔 총회에서 벌어진 에스컬레이터 고장 사고를 두고 대통령 부부 간에 의견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 영국 텔레그래프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 다음 날 전용 헬기로 워싱턴 백악관에 착륙한 직후 부인과 대화하는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 도중 고개를 저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오른손 검지를 들어 멜라니아 여사를 향해 삿대질을 했다. 이들은 헬기에서 내릴 땐 함께 손을 잡고 계단을 내려왔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독순술 전문가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에게 “믿을 수 없다. 어떻게 당신에게 그럴 수 있느냐?”라고 발언한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위해 회의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추자 자신과 멜라니아 여사가 다칠 뻔했다며 유엔 본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데일리메일은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화를 누그러뜨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5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아내 브리지트 여사가 전용기에서 남편의 얼굴을 밀치는 장면이 포착될 당시 기자들에게 “(전용기의) 문이 닫혔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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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이란 제재… 10년만에 복원

    이란이 비핵화 합의를 준수하지 않음에 따라 유엔의 대이란 제재가 10년 만에 복원됐다. 앞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이 기존 합의대로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을 줄일 것을 설득했지만, 이란이 이를 거부한 데 따른 것. 올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이어 이란 신정체제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 결의(제2231호)에 의한 대(對)이란 제재가 28일 0시(그리니치 표준시 기준)부터 자동 복원됐다. 이에 따라 이란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금지, 탄도미사일 기술 이전 제한, 제재 대상 기관 및 개인에 대한 자산 동결 등의 각종 제재가 재개됐다. 앞서 이란은 2002년 비밀 우라늄 시설을 건설한 사실이 드러나 서방과 관계가 악화되며 각종 제재 조치를 부과받았다. 이후 2015년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이란과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하면서 조건부로 제재가 해제됐다. 하지만 2018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독자 제재에 나서면서 이란의 금융 거래가 막혔다. 이에 이란이 반발하며 서방과 합의한 우라늄 보유 한도(저농축 3.67% 기준 202.8㎏ 이내)를 어겼다. 영국 등은 이란이 고농축(20% 농축 이상) 우라늄 400kg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폐기를 요구했으나, 이란은 평화 목적의 우라늄 농축까지 막는다며 거부했다. 2015년 핵합의에는 영국 등 협상 당사국이 제재 복원 조치를 발동한 뒤 별도 유엔 안보리 의결이 없으면 30일 내 제재가 자동 복원된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 이에 따라 유럽 3개국은 지난달 29일 제재 복원 절차 개시를 선언했다. 안보리 이사국인 러시아, 중국이 이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지만, 자동 복원 조항에 따라 제재가 발효됐다. 복원된 대이란 제재는 유엔 회원국 모두가 준수해야 하는 만큼, 미국의 단독 제재에 이어 이란의 압박 수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의 경제 불황으로 민심이 악화된 가운데 유엔 제재 복원으로 이슬람 신정체제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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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비핵화 미준수’ 이란 제재 조치 10년만에 복원

    이란이 비핵화 합의를 준수하지 않음에 따라 유엔의 대 이란 제재가 10년 만에 복원됐다. 앞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이 기존 합의대로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을 줄일 것을 설득했지만, 이란이 이를 거부한 데 따른 것. 올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이어 이란 신정체제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 결의안(제2231호)에 의한 대(對) 이란 제재가 28일 0시(그리니치 표준시 기준)부터 자동 복원됐다. 이에 따라 이란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금지, 탄도미사일 기술 이전 제한, 제재 대상 기관 및 개인에 대한 자산 동결 등의 각종 제재가 재개됐다.앞서 이란은 2002년 비밀 우라늄 시설을 건설한 사실이 드러나 서방과 관계가 악화되며 각종 제재 조치를 부과받았다. 이후 2015년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이란과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하면서 조건부로 제재가 해제됐다. 하지만 2018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독자 제재에 나서면서 이란의 금융 거래가 막혔다. 이에 이란이 반발하며 서방과 합의한 우라늄 보유 한도(저농축 3.67% 기준 202.8㎏ 이내)를 어겼다. 영국 등은 이란이 고농축(20% 농축 이상) 우라늄 400kg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폐기를 요구했으나, 이란은 평화 목적의 우라늄 농축까지 막는다며 거부했다.2015년 핵합의에는 영국 등 협상 당사국이 제재 복원 조치를 발동한 뒤 별도 유엔 안보리 의결이 없으면 30일 내 제재가 자동 복원된다는 조항이 들어있다. 이에 따라 유럽 3개국은 지난 달 29일 제재 복원 절차 개시를 선언했다. 안보리 이사국인 러시아, 중국이 이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지만, 자동 복원 조항에 따라 제재가 발효됐다.복원된 대 이란 제재는 유엔 회원국 모두가 준수해야 하는 만큼, 미국의 단독 제재에 이어 이란의 압박 수위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의 경제 불황으로 민심이 악화된 가운데 유엔 제재 복원으로 이슬람 신정체제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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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타냐후, 유엔 연설서 “하마스 끝까지 추적할 것” 강경 입장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26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작전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가자지구의 민간인 희생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을 앞두고 이슬람권 국가의 외교관들은 거의 모두 퇴장했다. 또 유럽 국가 외교관 중에서도 상당수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민간인 공격에 항의하는 연설이 시작되기 직전 퇴장했다.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하마스와 ‘주적’ 이란에 대한 강경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임무를 가능한 한 빨리 완수해야 한다”라며 “하마스의 마지막 잔당들이 가자시티에 숨어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최근 들어 군사작전을 펼친 예멘 후티 반군과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이란 정부, 하마스를 향해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이 지난 1년간 거둔 성과를 나열하며 “우리는 하마스 테러 조직의 대부분을 분쇄했고, 헤즈볼라를 무력화시켰으며, 이란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파괴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제거하고 유엔 안보리 제재를 복원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전쟁 강행에 대한 이유로 20여 명의 인질이 억류돼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10월 7일을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기억한다“라며 하마스의 공격으로 1200여 명이 숨졌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가자지구에 억류된 20여 명의 생존 인질들이 “굶주리고, 고문받으며, 햇빛과 인간성을 박탈당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인질들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네타냐후 총리의 지시로 가자지구 경계와 내부에 설치한 확성기 9대를 통해 연설을 실시간으로 방송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측에 “무기를 내려놓고 모든 인질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그는 영어로 가자 팔레스타인들에게 “인질 송환, 하마스 무장해제, 가자지구 비무장화가 이뤄지면 전쟁은 즉시 끝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마스에는 “무기를 내려놓고 모든 인질을 지금 석방하라. 그렇게 하면 살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 전 이슬람권과 유럽 주요국 외교관들이 가자전쟁 장기화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서안 일부 지역에 대한 합병 추진 작업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집단 퇴장했다. 가자전쟁 초기에는 주요 서방 국가들이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인정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 사망자가 최근 6만5000명을 넘어서는 등 민간인 피해가 커지자 이스라엘에 대한 우려와 비판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 특히 최근에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와 서안 일부 지역을 사실상 합병할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이는 국제사회가 지향해 온 ‘두 국가 해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조치로 여겨진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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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격노에…유엔본부 에스컬레이터 사고 자체조사 착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유엔총회 연설을 위해 유엔본부를 방문했을 때 에스컬레이터와 프롬프터(자막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유엔이 자체 조사에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25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생한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스테판 뒤자리크 대변인도 “유엔은 주유엔 미국 대표부로부터 이번 사건과 관련한 서한을 받았다”며 “이번 사건의 원인 규명을 위해 미국 당국과 투명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에 “유엔에서 어제 정말 부끄러운 일이 벌어졌다. 이건 우연이 아니다. 유엔에서 벌어진 ‘삼중 사보타주’(고의적인 방해 공작)였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유엔본부 총회 연설 전 일어난 3건의 사고를 설명했다. 우선 자신이 총회장에 올라가기 위해 탄 에스컬레이터가 “쾅 소리를 내며 갑자기 멈췄다”라며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자신이 다칠 뻔했다고 전했다. 그는 ‘유엔 직원들이 에스컬레이터를 꺼버리자고 농담했다’라고 보도한 영국 더타임스 기사를 언급하며 “이런 짓을 저지른 자들은 체포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연설을 시작할 때 프롬프터가 고장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프롬프터 없이 연설을 이어갔고 약 15분 뒤에야 다시 작동했다”라고 밝혔다. 또 연설 중 음향 송출이 끊겼다는 주장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역용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세계 정상들이 내 연설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라며 연설 후 멜라니아 여사가 자신에게 “한마디도 못 들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 제기) 서한 사본을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낼 것이며 즉각적인 조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어 “유엔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게 분명하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현재 미 비밀경호국도 이 문제에 관해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뒤자리크 대변인은 에스컬레이터가 멈춘 이유에 관해 “미국 대통령 수행단 소속의 영상 촬영 담당자가 에스컬레이터 상단의 가동 중단 안전장치를 우연히 작동시켰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자막기에 관해서는 “당시 백악관 직원이 자막기 조작을 담당했다”라며 유엔 측 잘못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와 같은 해명에도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낸 것이다. 유엔 측은 이날 “에스컬레이터 중앙처리장치(CPU) 기록을 분석한 결과 에스컬레이터 상단의 ‘콤 스텝(comb step)’ 안전장치가 작동하면서 멈춘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도중 행사장 프롬프터와 건물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났다며 “유엔에서 내가 얻은 두 가지는 나쁜 에스컬레이터와 나쁜 프롬프터”라고 비꼬았다. 당시 그는 과거 부동산 개발업자 시절 유엔 본부 건물 리모델링 사업에 입찰했다 떨어진 경험까지 소환했다. 일각에선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란 분석도 나온다.백악관도 유엔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사건 직후 X에서 “만약 유엔에서 누군가가 대통령과 영부인이 에스컬레이터에 오르는 순간 고의로 정지시켰다면, 즉시 해고하고 조사해야 한다”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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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에도 윤동주 기념비, ‘쉽게 씌어진 시’ 새긴다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저항 시인 중 하나로 꼽히는 윤동주 시인(1917∼1945·사진)의 마지막 작품 ‘쉽게 씌어진 시’의 배경이 된 도쿄 릿쿄대가 그를 기리는 기념비를 세우기로 했다. 그간 윤 시인의 모교 교토 도시샤대를 비롯한 교토 일대에는 기념비가 많았지만 도쿄에 윤동주 기념비가 생기는 건 처음이다. 25일 릿쿄대 측은 “다음 달 11일 도쿄 도시마구 캠퍼스에서 윤 시인의 기념비 제막식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릿쿄대는 윤 시인이 1942년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 졸업 후 일본으로 유학 갔을 때 다녔던 첫 대학이다. 그는 이 대학 영문과를 한 학기 동안 다녔고, 이후 도시샤대로 편입했다. 윤 시인은 릿쿄대 시절 ‘쉽게 씌어진 시’(1942년 6월 3일), ‘흰 그림자’(4월 14일), ‘흐르는 거리’(5월 12일) 등 주옥 같은 5편의 시를 남겼다. 특히 ‘쉽게 씌어진 시’는 육첩방(다다미 6장을 깐 일본식 방), 학비 봉투 등의 소재를 통해 나라를 잃은 학생이 겪는 설움을 담담하게 담아냈다. 그는 당시 친구 강처중에게 한글로 쓴 이 시를 편지로 보냈다. 릿쿄대를 상징하는 백합 로고와 영문명이 새겨진 편지지에 적혀 있어 창작 시기와 장소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원본은 연세대가 보관 중이며, 릿쿄대는 복사본을 교내 기념관에 전시해 왔다. 이번에 세워지는 기념비는 좌우로 긴 직사각형 모양이다. 가운데 부분에 윤 시인 사진이 들어가고 좌우에는 약력과 그가 한글로 남긴 ‘쉽게 씌어진 시’와 일본어 번역본이 실린다. QR코드도 있어 스마트폰만 있으면 시인의 삶과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접할 수 있다. 릿쿄대는 2008년부터 매년 2월 윤 시인의 기일에 맞춰 교내 채플에서 추모 행사를 열고 있다. 또 2010년부터는 한국인 유학생에게 윤 시인의 이름을 딴 국제교류장학금 5만 엔(약 47만 원)을 매월 지원하고 있다. 릿쿄대의 기념비 설치를 계기로 교토 일대의 윤 시인 기념비도 다시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도시샤대 캠퍼스 안에는 1995년 시비가 건립됐다. 현재는 교토예술대학 캠퍼스로 바뀐 윤 시인의 교토 하숙집 터에도 시비가 세워져 있다. 2017년에는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교토 인근 우지의 강변에도 기념비가 설치됐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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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동주 ‘마지막 詩’ 배경이 된 도쿄에 내달 첫 기념비 세운다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저항 시인 중 하나로 꼽히는 윤동주(1917∼1945) 시인의 마지막 작품 ‘쉽게 쓰여진 시’의 배경이 된 도쿄 릿쿄대가 그를 기리는 기념비를 세우기로 했다. 그간 윤 시인의 모교 교토 도시샤대를 비롯한 교토 일대에는 기념비가 많았지만 도쿄에 윤동주 기념비가 생기는 건 처음이다.25일 릿쿄대 측은 “다음달 11일 도쿄 도시마구 캠퍼스에서 윤 시인의 기념비 제막식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릿쿄대는 윤 시인이 1942년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 졸업 후 일본 유학으로 갔을 때 다녔던 첫 대학이다. 그는 이 대학 영문과를 한 학기 동안 다녔고, 이후 도시샤대로 편입했다. 윤 시인은 릿쿄대 시절 ‘쉽게 쓰여진 시’(1942년 6월 3일), ‘흰 그림자’(4월 14일), ‘흐르는 거리’(5월 12일) 등 주옥 같은 5편의 시를 남겼다. 특히 ‘쉽게 쓰여진 시’는 육첩방(다다미 6장을 깐 일본식 방), 학비 봉투 등의 소재를 통해 나라를 잃은 학생이 겪는 설움을 담담하게 담아냈다.그는 당시 친구 강처중에게 한글로 쓴 이 시를 편지로 보냈다. 릿쿄대를 상징하는 백합 로고와 영문명이 새겨진 편지지에 적혀 있어 창작 시기와 장소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원본은 연세대가 보관 중이며, 릿쿄대는 복사본을 교내 기념관에 전시해왔다. 이번에 세워지는 기념비는 좌우로 긴 직사각형 모양이다. 가운데 부분에 윤 시인 사진이 들어가고 좌우에는 약력과 그가 한글로 남긴 ‘쉽게 쓰여진 시’와 일본어 번역본이 실린다. QR코드도 있어 스마트폰만 있으면 시인의 삶과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접할 수 있다. 릿쿄대는 2008년부터 매년 2월 윤 시인의 기일에 맞춰 교내 채플에서 추모 행사를 열고 있다. 또 2010년부터는 윤 시인의 이름을 딴 국제교류장학금을 한국인 유학생에게 매월 5만 엔(약 47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릿쿄대의 기념비 설치를 계기로 교토 일대의 윤 시인 기념비도 다시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도시샤대 캠퍼스 안에는 1995년 시비가 건립됐다. 현재는 교토예술대학 캠퍼스로 바뀐 윤 시인의 교토 하숙집터에도 시비가 세워져있다. 2017년에는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교토 인근 우지의 강변에도 기념비가 설치됐다. 이 강은 그가 도시샤대 학우들과 야외 송별회를 하며 생전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은 곳이다. 한편 도시샤대는 그의 서거 80주기인 올해 2월 16일 윤 시인에게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1885년 설립된 도시샤대가 사망한 사람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 건 윤 시인이 처음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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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80주년에 “유엔 무능” 때린 트럼프, 56분간 다자주의 맹폭

    “유엔이 하는 건 매우 강한 어조의 편지를 쓰고, 그 편지를 결코 실행에 옮기지 않는 것뿐이다. 그건 공허한 말일 뿐이고, 공허한 말은 전쟁을 해결하지 못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6년 만에 다시 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유엔의 무능을 질타하며 이같이 밝혔다. 제2차 세계대전 뒤 이어져 온 유엔 중심의 다자주의와 국제협력 체제를 사실상 부정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올 1월 재집권한 뒤 ‘관세 폭탄’을 날리며 국제 통상 구조에 혼란을 일으켰고, 동맹에 거액의 ‘안보 청구서’를 들이밀며 안보의 축도 흔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국제질서를 전면적으로 재편하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들에게 주어진 15분의 발표 시간을 훌쩍 넘겨 장장 56분간 재집권 후 자신의 치적과 미국의 우월함을 강조했다. 그는 다음 달 창설 80주년을 맞이하는 유엔은 물론이고 미국과 오랜 협력 관계이며, 다자주의 질서 구축에 기여한 유럽의 이민과 에너지 정책 등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 이민자 수용, 親환경 정책 등 겨냥하며 유엔과 유럽 정면 비판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에 대한 비판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내가 7개의 전쟁을 종식시킬 동안 유엔으로부터 최종 합의를 돕겠다는 전화 한 통조차 받지 못했다”며 “유엔이 했어야 할 일을 내가 해야 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또 “유엔으로부터 내가 받은 건 올라가다 멈춰 버린 에스컬레이터와 고장 난 프롬프터뿐”이라며 이날 오전 유엔 본부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겪은 해프닝에 빗대 유엔의 무능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재집권 후 미국이 그 어떤 나라보다 강한 경제와 강력한 국경을 갖게 됐다며 유럽이 미국의 정책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특히 반(反)이민 정책을 강조하며 “미국은 지난 4개월간 국경을 넘은 불법 이민자가 0명이다. 하지만 유럽은 통제 불능의 이민 위기로 나라가 파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신들의 나라는 지금 지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유엔과 각국 주도의 탄소 감축 노력에 대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사기극”이라고 몰아붙였다. 1982년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이 2000년까지 기후변화가 세계적 재앙을 일으킬 거라고 경고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 또 “여러분이 ‘녹색 사기(green scam)’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여러분의 나라들은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유럽을 향해 “재생에너지는 인류가 고안한 가장 비싼 에너지”라며 “유럽이 ‘정치적 올바름(PC)’을 지향하며 석유와 가스에서 강력한 우위를 포기하는 동안 (중국과 같은 나라들이) 규칙을 어기며 부자가 됐다”고 했다. 유럽 등의 재생에너지 집착이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고, 중국 같은 경쟁국에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연설 때 박수는 한 차례만 나와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등에서 자신의 전쟁 종식 노력을 열거하며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나의 (종전) 업적에 대해 노벨 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내가 신경 쓰는 건 상이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동맹인 영국, 프랑스 등이 잇달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데 대해선 “이 기구(유엔)의 일부 나라들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일방적으로 인정하려 하고 있다. 이는 테러리스트들에게 너무 큰 보상이 될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날 회의장에 모인 각국 정부 관계자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들었다. 통상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선 정상들의 발언 중간중간에 박수가 터져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서는 하마스에 인질 석방을 촉구할 때만 박수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유엔의 존재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전 세계의 동맹국과 적대국을 맹렬히 비난한 연설”이라고 평가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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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6년만의 연설서 유엔 맹비난…“유엔이 해야할 일 내가 해”

    “유엔이 하는 건 매우 강한 어조의 편지를 쓰고, 그 편지를 결코 실행에 옮기지 않는 것뿐이다. 그건 공허한 말일 뿐이고, 공허한 말은 전쟁을 해결하지 못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6년 만에 다시 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유엔의 무능을 질타하며 이같이 밝혔다. 제2차 세계대전 뒤 이어져 온 유엔 중심의 다자주의와 국제협력 체제를 사실상 부정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올 1월 재집권한 뒤 ‘관세 폭탄’을 날리며 국제 통상 구조에 혼란을 일으켰고, 동맹에 거액의 ‘안보 청구서’를 들이밀며 안보의 축도 흔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국제질서를 전면적으로 재편하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들에게 주어진 15분의 발표 시간을 훌쩍 넘겨 장장 56분간 재집권 후 자신의 치적과 미국의 우월함을 강조했다. 그는 다음달 창설 80주년을 맞이하는 유엔은 물론이고 미국과 오랜 협력 관계이며, 다자주의 질서 구축에 기여한 유럽의 이민과 에너지 정책 등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 이민자 수용, 親환경 정책 등 겨냥하며 유엔과 유럽 정면 비판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에 대한 비판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내가 7개의 전쟁을 종식시킬 동안 유엔으로부터 최종 합의를 돕겠다는 전화 한 통조차 받지 못했다”며 “유엔이 했어야 할 일을 내가 해야 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또 “유엔으로부터 내가 받은 건 올라가다 멈춰 버린 에스컬레이터와 고장 난 프롬프터뿐”이라며 이날 오전 유엔 본부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겪은 해프닝을 빗대 유엔의 무능을 질타했다.그러면서 재집권 후 미국이 그 어떤 나라보다 강한 경제와 강력한 국경을 갖게 됐다며 유럽이 미국의 정책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특히 반(反)이민 정책을 강조하며 “미국은 지난 4개월간 국경을 넘은 불법 이민자가 0명이다. 하지만 유럽은 통제 불능의 이민 위기로 나라가 파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신들의 나라는 지금 지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유엔과 각국 주도의 탄소 감축 노력에 대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사기극”이라고 몰아붙였다. 1982년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이 2000년까지 기후변화가 세계적 재앙을 일으킬 거라고 경고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 또 “여러분이 ‘녹색 사기(green scam)’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여러분의 나라들은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특히 유럽을 향해 “재생에너지는 인류가 고안한 가장 비싼 에너지”라며 “유럽이 ‘정치적 올바름(PC)’을 지향하며 석유와 가스에서 강력한 우위를 포기하는 동안 (중국과 같은 나라들이) 규칙을 어기며 부자가 됐다”고 했다. 유럽 등의 재생에너지 집착이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고, 중국 같은 경쟁국에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연설 때 박수는 한 차례만 나와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등에서 자신의 전쟁 종식 노력을 열거하며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나의 (종전) 업적에 대해 노벨 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내가 신경 쓰는 건 상이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고 했다.최근 동맹인 영국, 프랑스 등이 잇달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데 대해선 “이 기구(유엔)의 일부 나라들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일방적으로 인정하려 하고 있다. 이는 테러리스트들에게 너무 큰 보상이 될 것”이라며 비판했다.이날 회의장에 모인 각국 정부 관계자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들었다. 통상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선 정상들의 발언 중간중간에 박수가 터져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서는 하마스에 인질 석방을 촉구할 때만 박수가 나왔다.뉴욕타임스(NYT)는 “유엔의 존재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전 세계의 동맹국과 적대국을 맹렬히 비난한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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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아랍의 봄’ 주역, 두차례 12년 수감 끝 사면

    2011년 아랍권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 당시 이집트 시민혁명을 이끌었던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알라 압둘팟타흐(44·사진)가 22일(현지 시간) 사면됐다. 이날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군인 출신의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제안을 받아들여 2019년부터 6년간 수감된 민주화 운동가 알라 압둘팟타흐를 비롯해 인권운동가 6명에 대해 사면을 결정했다. 압둘팟타흐의 가족은 X에 그와 재회한 사진을 올리며 “알라가 자유로워졌다”고 썼다. 앞서 국제사회는 영국 시민권자로, 이집트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인물인 압둘팟타흐의 석방을 요구해 왔다. 최근 이집트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내부 불만이 고조된 데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중재국 역할이 한계에 부닥치며 외교적으로도 고립된 상황이다. 이에 국제사회 비판을 수용하며 국가 이미지 개선을 시도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압둘팟타흐는 정치 블로거 출신으로, 2011년 이집트 시민혁명 때 호스니 무바라크 당시 대통령의 30년 독재를 비판하며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이후 2013년 정국이 혼란한 틈을 타 시시 대통령이 쿠데타로 집권하자, 반대 시위를 벌이다 체포돼 2015년 5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9년 5월 풀려났으나, 같은 해 9월 반정부 시위 도중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다시 체포됐다. 이후 2021년 법원에서 5년형을 선고받았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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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거론 트럼프 “서울서도 성조기 흔들며 커크 지지”

    “한국 서울에서는 군중이 성조기를 흔들면서 ‘우리는 커크를 지지한다’고 소리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청년 보수단체 터닝포인트USA의 찰리 커크 대표 추모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10일 총격으로 숨진 뒤 미국 우파 진영을 상징하는 인물로 부각되고 있는 커크에 대한 전 세계의 추모 열기를 설명하던 중 한국을 거론한 것이다. 생전 커크는 보수주의 개신교와 결합한 미국 우파의 이념을 한국을 비롯한 해외 각국에 적극 전파하며 이념 세력화에 나섰다. 특히 사망 닷새 전인 이달 5일 한국을 방문해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기독교 관련 행사인 ‘빌드업 코리아 2025’에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커크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유산이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어떻게 감동을 줬는지 목격했다”며 캐나다 캘거리에서는 수천 명이 커크의 이름이 적힌 포스터를 들고 미 국가(國歌)를 불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의 커크 추모 움직임을 설명한 뒤 “(독일) 베를린, (호주) 시드니, (스페인) 마드리드, (영국) 런던, (이스라엘) 텔아비브 등에서도 추모 행사가 열렸다”고 말했다. 커크는 방한 직후인 8일 공개된 팟캐스트에서 한국에 대해 “사회의 신뢰 구조를 무너뜨리는 대규모 이민자가 없다. 거리에는 낙서도, 구걸하는 사람도 없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을 뒷받침하는 논리로 한국을 활용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커크가 미국과 유럽·아시아의 포퓰리즘·민족주의 세력 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고 평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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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돌하던 트럼프-머스크, 추모식서 석달만에 악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 시간)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의 추모식에서 악수하고 대화했다. 머스크는 한때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퍼스트 버디’로도 불렸지만 감세 정책 등을 둘러싸고 대통령과 강하게 대립했다. 그 여파로 올 5월 30일 정부 구조조정을 담당하던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 또한 사퇴했다. 또 머스크는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머스크가 DOGE 수장에서 물러난 뒤 두 사람이 공개석상에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선 최근 약 넉 달간 서로를 비난했던 두 사람이 다시 뭉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추모식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탄유리로 둘러싸인 대통령 전용석에 앉아 있을 때 머스크가 다가와 전용석 왼쪽 빈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눈 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틈틈이 대화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독순술 전문가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에게 “어떻게 지내(How are you doing)?” “보고 싶었다(I’ve missed you)” 등의 말을 했다고 추정했다. 이날 행사 뒤 머스크는 X에 대통령과 대화하는 사진을 올리고 ‘찰리를 위해’라고 썼다. CNN은 커크가 생전에 두 사람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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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고싶었다”…불화 석달만에 만난 트럼프-머스크, 입술모양 보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 시간)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의 추모식에서 악수하고 대화했다. 머스크는 한때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퍼스트 버디’로도 불렸지만 감세 정책 등을 둘러싸고 대통령과 강하게 대립했다. 그 여파로 올 5월 30일 정부 구조조정을 담당하던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 또한 사퇴했다. 또 머스크는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머스크가 DOGE 수장에서 물러난 뒤 두 사람이 공개석상에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선 최근 약 넉 달간 서로를 비난했던 두 사람이 다시 뭉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추모식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탄 유리로 둘러싸인 대통령 전용석에 앉아 있을 때 머스크가 다가와 전용석 왼쪽 빈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눈 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틈틈이 대화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독순술 전문가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에 “어떻게 지내?”(How are you doing?), “보고 싶었다”(I’ve missed you)” 등의 말을 했다고 추정했다. 이날 행사 뒤 머스크는 X에 대통령과 대화하는 사진을 올리고 ‘찰리를 위해’라고 썼다. CNN은 커크가 생전에 두 사람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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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커크 아내 “살인범 용서한다…증오에 대한 답은 사랑”

    미국의 대표적 보수 논객 찰리 커크(31)의 부인 에리카 커크가 21일(현지시간) 남편 살해범을 용서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는 이날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 팜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편의 추도식에서 “그 사람, 그 젊은이(살해범인 타일러 로빈슨)를 저는 용서한다”라며 “그리스도가 하신 일이고, 찰리가 했을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오에 대한 답은 증오가 아니라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에서 남편의 시신을 보며 “존재조차 몰랐던 수준의 비통함을 느꼈다”면서도 “찰리 얼굴에 있던 희미한 미소를 보고 그가 고통받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이 비극에서 하나님의 큰 자비를 깨달았다”라고 밝혔다. 추도식 장소엔 약 7만 명의 청중이 모였다. 에리카가 커크 살해범을 용서하겠다고 밝히자, 기도하거나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보였다.커크는 지난 10일 유타밸리대학교에서 열린 ‘아메리칸 컴백 투어’ 연설 중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범인 로빈슨은 약 135m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소총으로 커크를 저격했다. 로빈슨은 1급 살인 등 7개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며, 유타 검찰은 16일 사형을 구형하겠다고 발표했다.에리카는 17일 진행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이 유타주 캠퍼스 강연을 떠나기 전 방탄조끼를 입으라고 간청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커크의 지인들이 방탄유리 뒤에서 연설할 것을 조언했지만, 커크는 “아직은 아니다”라며 이런 제안들을 모두 거절했다고 전했다. 에리카는 18일 남편이 2012년 설립한 보수 청년단체 터닝포인트USA의 신임 대표로 취임했다. 터닝포인트USA는 젊은 유권자들을 공화당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만든 단체로, 지난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 결집에 큰 역할을 했다. 에리카는 “세상에는 터닝포인트USA가 필요하다”며 “젊은이들을 비참함과 죄악의 길에서 벗어나게 해줄 단체가 필요하다”고 포부를 밝혔다. 에리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남편의 죽음 뒤에도 계속 조언을 구해도 되겠느냐고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물론이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커크 부부는 2018년 만나 2021년 결혼했으며, 1남 1녀를 두었다. 이날 추도식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글렌데일=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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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청년 보수’ 커크 살해 용의자 검거… 트럼프 “총격범 사형받기를 바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자신의 열혈 지지자이자 청년 보수정치단체 ‘터닝포인트 USA’ 창립자 겸 대표인 찰리 커크(32)를 이틀 전 유타주 오렘에서 총격으로 암살한 용의자를 구속했다며 “그(용의자)가 사형을 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가디언 등은 용의자가 유타주 출신의 22세 백인 남성 타일러 로빈슨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5분 전 사법 당국으로부터 그(용의자)의 구금 소식을 들었다. 그와 매우 가까운 사람의 신고로 검거됐다”고 설명했다. 이 용의자가 “유죄 판결을 받고 사형을 선고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유타주의 한 목사가 사법기관에 근무하는 지인을 통해 연방 보안관에게 용의자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커크는 ‘최고로 훌륭한 인물(finest person)’이었고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았다”고 애도했다. 커크의 부인과도 통화했다고 덧붙였다. 커크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젊은층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사망 직후 14일까지 미 전역의 공공 기관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조만간 민간인의 최고 영예로 꼽히는 ‘자유의 메달’ 훈장도 수여하겠다고 밝혔다.J D 밴스 부통령은 당초 11일 뉴욕에서 9·11테러 24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를 취소하고 유타주로 날아가 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투(Airforce Two)’를 통해 커크의 시신을 그의 자택이 있는 애리조나주로 운구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용의자에게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한편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은 11일 ‘X’에 “일부 외국인이 소셜미디어에서 커크의 피살을 정당화하거나 가볍게 여겨 충격을 받았다. 폭력과 증오를 미화하는 외국인은 미국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썼다. 커크에 대한 반감을 표하는 외국인의 입국을 불허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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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트닉 “韓에 계속 제대로 된 비자 받으라 했는데 안지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11일(현지 시간) “한국 기업이 미국에 인력을 보내려면 ‘올바른(right)’ 비자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에서 일하던 한국인 근로자들의 구금 사태를 두고 ‘해외 자본과 노하우를 통해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기조와 상충된다’는 비판이 일자 한국 측에 책임을 돌린 것이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차가 관광 비자로 한국인 근로자들을 미국에 데려왔다며 “그들은 올바른 비자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옛날 식으로 할 수 없다. (미국의 비자) 규칙을 피할 수 없다”고도 했다. 관광 비자로 들어와 미국 공장에서 일했으므로 구금을 피할 수 없었다는 취지다. 그는 “한국 측에 제대로 된 비자를 받으라고 했고 비자 발급에 문제가 있다면 내게 전화하라고도 했다”며 “(한국 측에)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제대로 된 비자를 받도록 돕겠다고도 말해줬다”고 했다. 자신은 줄곧 한국 측에 적법한 비자를 받으라고 조언했지만 한국 측이 지키지 않았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현대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액시오스는 한국 기업이 미국 상무장관에게 전화해 적법한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고, 외국인 전문직 근로자를 위한 ‘H-1B’ 비자는 대기 수요만 수십만 명이라고 꼬집었다. 이번에 구금됐다 풀려난 한국인 근로자 317명 중 170명(약 53.6%)은 ESTA(전자여행허가)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실이 12일 밝혔다. 한 의원실이 외교부, 현대엔지니어링, LG에너지솔루션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170명 외에 146명은 상용 비자(B1·B2), 1명은 EAD(취업 허가증)를 보유했다. EAD를 소지한 1명은 미국 영주권을 신청한 상태여서 귀국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에 남아 영주권에 관한 법적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트닉 장관은 같은 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는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외국인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내에 큰 공장을 건설하려면 “그 공장을 지어본 사람들의 전문성과 지도력이 필요하다”며 비자 제도의 개선책을 찾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다만 “외국인이 미국인을 교육시킨 후에는 본국으로 돌아가게 할 것”이라며 미국에 오랫동안 남도록 하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2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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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커크 피격 용의자 체포…사형 당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자신의 열혈 지지자로 이틀 전 유타주 오렘에서의 연설 도중 암살된 청년 보수정치단체 ‘터닝포인트 USA’ 창립자 겸 대표 찰리 커크(32)에 관해 “커크를 죽인 총격범을 잡아 구속한 상태”라며 “총격범이 사형을 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5분 전 사법당국으로부터 용의자의 구금 소식을 들었다. 용의자와 매우 가까운 사람의 신고로 검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용의자가 유죄 판결을 받고 사형을 구형받기를 희망한다”며 집권 공화당 소속인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가 사형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은 유타주의 한 목사가 사법기관에 근무하는 지인을 통해 연방 보안관에게 용의자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용의자의 아버지에게도 아들의 자수를 권하라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은 “커크는 정말 훌륭했고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았다. 이런 일을 당할 사람이 아니었다”고 애도했다. 11일 커크의 미망인과 통화했는데 미망인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다고 안타까워했다. 커크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젊은 층의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사망 직후 14일까지 미 전역의 공공 기관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조만간 민간인의 최고 영예로 꼽히는 ‘자유의 메달’ 훈장도 수여하겠다고 밝혔다.J D 밴스 부통령은 당초 11일 뉴욕에서 9·11 테러 24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취소하고 유타주로 날아가 커크의 유해를 그의 자택이 있는 애리조나주까지 운구했다. 연방수사국(FBI) 또한 커크의 암살 직후부터 용의자 도주 영상과 추정 사진 등을 공개했고,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의 현상금이 거는 등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한편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은 11일 ‘X’에 커크의 사망을 애도하며 “일부 외국인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커크의 피살을 정당화하거나 가볍게 여겨 충격을 받았다. 폭력과 증오를 미화하는 외국인은 미국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썼다. 소셜미디어 등에 커크에 대한 반감을 표하는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불허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무부 또한 대변인 명의로 “국가안보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비자를 발급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는 성명을 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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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트닉 “韓, 美서 관광비자로 근무…합법 비자 받아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11일(현지 시간) “한국 기업이 미국에 인력을 보내려면 ‘올바른(right)’ 비자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에서 일하던 한국인 근로자들의 구금 사태를 두고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기조와 상충된다는 비판이 일자 한국 측에 책임을 돌린 것이다.러트닉 장관은 이날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차가 관광 비자로 한국인 근로자들을 미국에 데려왔다며 “그들은 올바른 비자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옛날 식으로 할 수 없다. (미국의 비자) 규칙을 피할 수 없다”고도 했다. 관광 비자로 들어와 미국 공장에서 일했음으로 구금을 피할 수 없었다는 취지다.그는 “한국 측에 제대로 된 비자를 받으라고 했고 비자 발급에 문제가 있다면 내게 전화하라고도 했다”며 “(한국 측에)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제대로 된 비자를 받도록 돕겠다고도 말해줬다”고 했다. 자신은 줄곧 한국 측에 적법한 비자를 받으라고 조언했지만 한국 측이 지키지 않았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현대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액시오스는 한국 기업이 미국 상무장관에게 전화해 적법한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고, 외국인 전문직 근로자를 위한 ‘H-1B’ 비자는 대기 수요만 수십 만 명이라고 꼬집었다.이번에 구금됐다 풀려난 한국인 근로자 317명 중 170명(약 53.6%)은 ESTA(전자여행허가)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실이 12일 밝혔다. 한 의원실이 외교부, 현대엔지니어링, LG에너지솔루션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170명 외에 146명은 상용 비자(B1·B2), 1명은 EAD(취업 허가증)를 보유했다. EAD를 소지한 1명은 미국 영주권을 신청한 상태여서 귀국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에 남아 영주권에 관한 법적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러트닉 장관은 같은 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는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외국인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내에 큰 공장을 건설하려면 “그 공장을 지어본 사람들의 전문성과 지도력이 필요하다”며 비자 제도의 개선책을 찾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다만 “외국인이 미국인을 교육시킨 후에는 본국으로 돌아가게 할 것”이라며 미국에 오랫동안 남도록 하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권오혁}

    • 202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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