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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뉴스 진행자 출신 장관(헤그세스)과 리얼리티쇼 출신 대통령(트럼프)을 위한 무대였다.”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주재한 ‘전군 장성급 지휘관 회의’가 주요 언론과 야당 민주당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이 1성 준장 이상의 군 지휘부 800여 명을 불러모은 자리에서 안보 및 국방 전략의 비전을 제시하는 대신 좌파 이념 척결을 강조하는 ‘훈시성 연설’로 일관한 탓이다. 이들은 약 2시간 동안 장군들을 상대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DEI(다양성·형평성·포용) 정책과 ‘워크(woke·깨어 있다는 뜻·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비꼬는 말)’를 없애겠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주요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뒤 군의 정치화가 우려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로이터통신은 두 사람이 모두 과거 TV 진행자로 활동했다는 점을 들어 “정부 행사를 자신들의 무대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시사매체 디애틀랜틱은 대통령의 정치 구호 겸 지지층을 뜻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거론하며 “군의 ‘마가화’를 위해 세금으로 군인들을 모아 값비싼 행사를 치렀다”고 질타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와 비교하며 “핵 역량을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세부 전략과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며 핵 전력 증강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헤그세스 “수염있고 뚱뚱한 군인 아웃”이날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개최된 행사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약 45분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DEI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너무나 많은 군 지도자를 인종, 성 등의 잘못된 이유로 진급시켰다”며 “군의 기회평등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 더 이상 눈치 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군인의 외모 역시 중요하다”며 수염, 긴 머리 등 자신이 생각하는 ‘군인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 외양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외쳤다. 체력단련(PT) 훈련 또한 의무화하겠다며 “뚱뚱한 군장병을 보는 일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전투 병과의 여성 군인에게는 남성 군인과 동일한 체력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그는 장군들을 향해 “나의 말들이 당신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면 사임해야 한다”며 대규모 물갈이도 시사했다.뒤이어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도 약 1시간 13분 동안 비슷한 내용의 연설을 했다. 그는 “모든 것이 능력에 기반한다. 정치적 이유로 누군가 여러분의 자리를 차지하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최근 ‘국방부’를 ‘전쟁부’로 개칭한 것을 두고 “단순한 명칭 변경을 넘어 우리의 목적, 정체성, 자부심을 재확인하기 위해서”라며 정당성을 주장했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핵 역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나는 이미 우리의 핵전력을 재건했다. 그것을 계속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그것(핵전력)을 결코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그는 미국이 잠수함 기술에서 러시아와 중국에 비해 25년 앞서 있다면서도 “그들이 따라오고 있고, 핵도 그들이 훨씬 뒤쳐져 있지만 5년 후에는 같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역량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것이며, 특히 최근 핵탄두와 잠수함 등을 늘리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또 이날 언급된 거의 유일한 국방 전략 관련 내용이란 평가도 나온다.● 장성들 연설 내내 ‘무표정’ 일관헤그세스 장관은 2000년대 초 미네소타주 주방위군에서 소령으로 잠시 근무했다. 이런 영관급 장교가 수십 년간 전투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수많은 고위 장성들에게 훈계하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해병대 장교 출신인 엘리엇 애커먼은 NYT에 “고급 장교들에 대한 정신 나간 모욕”이라고 분노했다. 전쟁사 연구의 권위자인 엘리엇 코언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석좌교수는 “헤그세스는 주방위군 소령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며 “그에게는 군사 동맹 관리, 핵잠수함 정비, 공중작전 명령 개발 등보다 팔굽혀펴기, 턱걸이 등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이날 참석자들은 두 시간 내내 무표정한 얼굴에 침묵을 유지해 주목을 받았다. 군인의 정치 중립 원칙을 어겼다는 논란 촉발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공수부대 장교 출신이며 미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의원은 “전략도, 작전 지침도, 실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도 없었다”고 비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의 지도부가 2025 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이후에도 연방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7주짜리 임시 예산안의 처리를 위해 지난달 29일 회동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입한 건강보험 ‘오바마 케어’에 관한 예산 삭감 여부를 둘러싼 양당의 이견이 커 타협이 불발됐다. 공화당은 30일 상원에서 임시 예산안의 재표결을 시도하기로 했다. 여기서 부결되면 1일부터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된다. 현재로선 부결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공화당은 상원 100석 중 53석을 보유하고 있는데 임시 예산안 가결에는 60표가 필요하다. 민주당 의원 7명이 찬성해 줘야 통과가 가능한 것이다. 이로 인해 앞서 지난달 19일에도 이 안이 부결된 바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J D 밴스 부통령,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워싱턴 백악관에서 만났다. 민주당 지도부는 ‘오바마 케어’ 가입 시 지급되는 보험료 보조금을 삭감하려는 공화당의 임시 예산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일단 임시 예산안을 먼저 통과시킨 후 나중에 논의하자며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후 트루스소셜에 멕시코 전통 모자 ‘솜브레로’를 쓴 제프리스 원내대표의 가짜 영상을 게재하며 민주당 측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 영상에 함께 나온 슈머 원내대표는 “아무도 민주당을 좋아하지 않는다. 모든 불법 체류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들이 우리를 위해 투표할 것”이라고 발언한다. 밴스 부통령 또한 “민주당이 옳은 일을 하지 않아 정부가 셧다운을 향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슈머 원내대표는 “이 예산안이 통과된다면 수백만 명이 엄청난 의료비 인상에 시달릴 것”이라며 반발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 또한 “셧다운이 된다면 공화당이 국민에게 상처를 주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동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셧다운에 돌입할 경우 최소 수십만 명의 연방정부 직원들이 사실상 일자리를 잃는다. 국립공원 등 국가 운영에 필수적이지 않은 시설 또한 문을 닫는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12월∼2019년 1월에도 셧다운이 이뤄졌는데 당시 약 80만 명의 연방정부 직원들이 해고됐다. 다만 필수 인력인 군인, 법무관 등은 셧다운 종료까지 무급으로 근무해야 한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의 지도부가 2025 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이후에도 연방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7주짜리 임시 예산안의 처리를 위해 지난달 29일 회동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입한 건강보험 ‘오바마 케어’에 관한 예산 삭감 여부를 둘러싼 양당의 이견이 커 타협이 불발됐다.공화당은 30일 상원에서 임시 예산안의 재표결을 시도하기로 했다. 여기서 부결되면 1일부터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된다. 현재로선 부결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공화당은 상원 100석 중 53석을 보유하고 있는데 임시 예산안 가결에는 60표가 필요하다. 민주당 의원 7명이 찬성해 줘야 통과가 가능한 것이다. 이로 인해 앞서 지난달 19일에도 이 안이 부결된 바 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J D 밴스 부통령,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워싱턴 백악관에서 만났다. 민주당 지도부는 ‘오바마 케어’ 가입 시 지급되는 보험료 보조금을 삭감하려는 공화당의 임시 예산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일단 임시 예산안을 먼저 통과시킨 후 나중에 논의하자며 맞섰다.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후 트루스소셜에 멕시코 전통 모자 ‘솜브레로’를 쓴 제프리스 원내대표의 가짜 영상을 게재하며 민주당 측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 영상에 함께 나온 슈머 원내대표는 “아무도 민주당을 좋아하지 않는다. 모든 불법 체류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들이 우리를 위해 투표할 것”이라고 발언한다. 밴스 부통령 또한 “민주당이 옳은 일을 하지 않아 정부가 셧다운을 향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반면 슈머 원내대표는 “이 예산안이 통과된다면 수백만 명이 엄청난 의료비 인상에 시달릴 것”이라며 반발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 또한 “셧다운이 된다면 공화당이 국민에게 상처를 주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동조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셧다운에 돌입할 경우 최소 수십만 명의 연방정부 직원들이 사실상 일자리를 잃는다. 국립공원 등 국가 운영에 필수적이지 않은 시설 또한 문을 닫는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12월~2019년 1월에도 셧다운이 이뤄졌는데 당시 약 80만 명의 연방정부 직원들이 해고됐다. 다만 필수 인력인 군인, 법무관 등은 셧다운 종료까지 무급으로 근무해야 한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미국의 2025 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가 끝나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이 의료 복지 예산 삭감 여부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면서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위기에 직면했다. 30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 달 1일부터 연방정부가 문을 닫는다.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28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연방정부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ABC방송에 “공화당은 예산 삭감을 취소하고 의료 서비스를 지켜야 한다”고 맞섰다. 양당은 2025 회계연도 종료 이후에도 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7주짜리 임시 예산안을 두고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다. 특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입한 건강보험개혁법, 즉 ‘오바마케어’를 두고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공공 보험의 가입률이 낮은 미국에서는 저소득층 국민들의 가입을 독려하기 위해 가입 시 소득에 따라 일정액의 보험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공화당은 이 보조금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임시 예산안에도 이를 반영했다. 반면 민주당은 강하게 반대한다. 공화당은 하원과 상원 모두에서 다수당이다. 다만 상원에서는 100석 중 53석만 보유하고 있다. 상원의 임시 예산안 가결에는 단순 과반이 아닌 60표가 필요하기에 최소 7명의 민주당 의원이 찬성해 줘야 통과가 가능하다. 이로 인해 앞서 19일 하원을 통과한 임시 예산안은 같은 날 상원에서 부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슌 원내대표, 제프리스 원내대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만나 예산안 타협을 촉구하기로 했다. 다만 그가 양당에 초당적 타협을 주문할지, 민주당에 공화당 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논평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이스라엘 역사학자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사진)가 “러시아의 선전과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는 쪽은 우크라이나”라고 밝혔다. 독립국가·민족 파괴라는 전쟁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는 게 그 이유다. 27일(현지 시간) 하라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는 이유’란 글에서 “러시아 지도부와 전 세계의 많은 관측자들은 러시아가 키이우를 단숨에 함락하고 며칠 만에 우크라이나군을 격파할 거라고 예상했다”며 “그러나 열세였던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키이우 공세를 격퇴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전쟁 초기 흑해에서 러시아 군함을 침몰시키며 해상전에서 승기를 잡은 데 이어 공중전에서도 러시아의 방공망 장악을 3년 8개월간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하라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 목표인 우크라이나 파괴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건 이미 분명하다”고 강조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최근 덴마크, 노르웨이 등에 이어 프랑스 군기지에도 러시아 추정 무인기(드론)가 출몰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발트해에 방공함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 최대 규모로, 우크라이나 남부의 러시아 점령지에 자리 잡은 자포리자 원전에 닷새째 전력 공급이 끊겨 방사능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22일 프랑스 북서부 무르멜랑르그랑 기지에 정체 불명의 드론이 나타나 보안경보가 발령됐다. 이곳은 프랑스군 501기갑연대가 주둔한 기지로, 우크라 군이 훈련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날 덴마크에도 드론이 나타나 코펜하겐 공항 운영이 일시 중단됐다. 노르웨이 외를란 공군기지에서도 드론이 여러 차례 관측돼 22일 오슬로 공항 운영이 중단됐다. 나토는 프랑스 군기지 등에서 출몰한 드론들이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나토가 발트해에 방공함을 배치하는 등 한층 강화된 경계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 전했다. 앞서 나토가 올 초부터 중요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해 발트해에 군함, 초계기, 드론을 배치하는 ‘발틱 센트리’ 작전을 수행 중인데, 이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런 가운데 23일 이후 닷새째 자포리자 원전에 외부 전력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원전에 전력이 공급되지 않으면 냉각기가 작동하지 않아 원자로가 과열될 수 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총 10차례 자포리자 원전에 전력 공급이 끊겼지만, 4일 이상 지속된 건 처음이다. 현재는 비상 발전기를 통해 냉각 및 안전 시스템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지만, 장기화되면 이마저도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와 러시아는 상대방의 공격 탓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AP통신은 “원자로 노심과 사용후 핵연료는 과열 방지를 위해 냉각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처럼 멜트다운(냉각시스템이 멈춰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24일(현지 시간) 총격이 가해져 구금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태에 빠졌다. 현지 수사 당국은 총격범 조슈아 얀(29)이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고, 범행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이날 사건 현장에서는 얀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ICE 반대(ANTI-ICE)’ 문구가 적힌 미사용 탄환이 발견됐다. 국토안보부 산하 ICE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정책인 불법 이민자 단속과 체포, 구금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이에 따라, 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에 대한 불만을 갖고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10일 청년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가 총격으로 숨진 지 꼭 2주 만에 또다시 정치적 동기로 의심되는 총기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 사회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J D 밴스 부통령,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은 커크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 또한 “급진 좌파 테러범들의 폭력”이라고 규정하며 미국 진보 진영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 ‘안티 ICE’ 총알 발견AP통신 등에 따르면 댈러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 40분경 ICE 구금시설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당시 시설에 있던 구금자 3명이 총격범 얀이 쏜 총에 맞아 1명이 숨지고 2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사상자 신원은 정식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부상자 중 1명은 멕시코 국적자다.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X에 총격범 얀의 주변에서 ‘안티 ICE’라는 문구가 적힌 총알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얀은 몇 달 전까지 댈러스 북쪽 교외에서 부모님과 함께 거주했다. 2015년에 마리화나 판매 혐의로 기소당한 기록이 남아 있다. 얀은 특별한 정치적 활동에 나선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020년 3월 텍사스주에서 열린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 때 투표했다. 잠시 살았던 오클라호마주에서는 ‘무소속 유권자’로 자신을 등록했다. 얀의 주변 인물들은 그가 총격 사건을 저지를 것으로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얀의 형인 노아는 NBC방송에 “내가 아는 한 그는 ICE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느 쪽의 정치에도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얀을 2주 전 부모와 함께 본 게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급진 좌파 테러범 소행”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정신 나간 범인이 탄피에 ‘안티 ICE’라고 썼다. 커크의 암살 후에도 계속되는 급진 좌파 테러범들의 폭력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썼다. 이어 “이번 주에 좌파 단체 ‘안티파’를 포함한 국내 테러 조직을 해체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원들에게 당장 ICE와 법 집행 기관에 대한 수사(修辭)를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야당 민주당 일각에서 무리한 단속을 감행한다며 ICE를 ‘나치’에 비유한 것을 가리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ICE는 이달 초 조지아주의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공사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대규모 체포 및 구금 조치를 주도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밴스 부통령도 같은 날 “총격범은 법 집행기관을 노리려는 정치적 동기를 가졌다. 이런 공격을 중단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이런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놈 국토안보장관도 “이 끔찍한 공격은 ICE에 대한 증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력한 반이민 정책에 대한 반발이 ICE에 대한 공격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로이터통신은 “ICE가 불법 이민자를 대규모로 단속하기 위해 곳곳에 요원들을 대거 투입하면서 민주당, 자유주의 활동가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요원들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강경한 반이민 정책 속에 늘어나는 ICE에 대한 공격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올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6월까지 ICE 요원에 대한 폭력 사건은 최소 79건이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접수된 10건의 약 8배다. 특히 멕시코와 국경이 접해 있으며 많은 중남미 출신 불법 이민자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통로로 꼽히는 텍사스주에서 폭력 사건이 빈번하다. 올 7월에도 텍사스주 앨버레이도에 있는 ICE 구금시설, 인근 매캘런의 국경순찰대 시설에서 각각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24일(현지 시간) 총격이 가해져, 구금자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태에 빠졌다. 현지 수사당국은 총격범 조슈아 얀(29)이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고, 범행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이날 사건 현장에서는 얀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ICE 반대(ANTI-ICE)’ 문구가 적힌 미사용 탄환이 발견됐다. 국토안보부 산하 ICE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정책인 불법이민자 단속과 체포, 구금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이에 따라, 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에 대한 불만을 갖고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앞서 10일 청년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가 총격으로 숨진 지 꼭 2주 만에 또다시 정치적 동기로 의심되는 총기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 사회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J D 밴스 부통령,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은 커크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 또한 “급진 좌파 테러범들의 폭력”이라고 규정하며 미국 진보 진영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안티 ICE’ 총알 발견AP통신 등에 따르면 댈러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 40분경 ICE 구금시설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당시 시설에 있던 구금자 3명이 총격범 얀이 쏜 총에 맞아 1명이 숨지고 2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사상자 신원은 정식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부상자 중 1명은 멕시코 국적인 것으로 드러났다.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X에 총격범 얀의 주변에서 ‘안티 ICE’라는 문구가 적힌 총알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수사 중이라고 덧붙였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얀은 몇 달 전까지 댈러스 북쪽 교외에서 부모님과 함께 거주했다. 2015년에 마리화나 판매 혐의로 기소당한 기록이 남아 있다.얀은 특별한 정치적 활동에 나선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020년 3월 텍사스주에서 열린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 때 투표했다. 잠시 살았던 오클라호마주에서는 ‘무소속 유권자’로 자신을 등록했다.얀의 주변 인물들은 그가 총격 사건을 저지를 것으로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얀의 형인 노아는 NBC방송에 “내가 아는 한 그는 ICE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느 쪽의 정치에도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얀을 2주 전 부모와 함께 본 게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급진 좌파 테러범 소행”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정신 나간 범인이 탄피에 ‘안티 ICE’라고 썼다. 커크의 암살 후에도 계속되는 급진 좌파 테러범들의 폭력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썼다. 이어 “이번 주에 좌파 단체 ‘안티파’를 포함한 국내 테러 조직을 해체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원들에게 당장 ICE와 법 집행 기관에 대한 수사(修辭)를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야당 민주당 일각에서 무리한 단속을 감행한다며 ICE를 ‘나치’에 비유한 것을 가리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ICE는 이달초 조지아주의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공사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대규모 체포 및 구금 조치를 주도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밴스 부통령도 같은 날 “총격범은 법 집행기관을 노리려는 정치적 동기를 가졌다. 이런 공격을 중단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이런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놈 국토안보장관도 “이 끔찍한 공격은 ICE에 대한 증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력한 반이민 정책에 대한 반발이 오히려 ICE에 대한 공격을 야기하고 있고 지적한다. 로이터통신은 “ICE가 불법 이민자를 대규모로 단속하기 위해 곳곳에 요원들을 대거 투입하면서 민주당, 자유주의 활동가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요원들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강경한 반이민 정책 속에 늘어나는 ICE에 대한 공격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올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같은 해 6월까지 ICE 요원에 대한 폭력 사건은 최소 79건이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접수된 10건의 약 8배다.특히 멕시코와 국경을 접했으며 많은 중남미 출신 불법 이민자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통로로 꼽히는 텍사스주에서 폭력 사건이 빈번하다. 올 7월에도 텍사스주 앨버레이도에 있는 ICE 구금시설, 인근 매캘런의 국경순찰대 시설에서 각각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초대형 태풍 ‘라가사’가 24일 대만을 강타해 17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 50명이 발생했다. 대만 남쪽을 지나간 태풍은 홍콩과 필리핀에도 피해를 입혔다. 이날 대만중앙통신(CNA) 등에 따르면 23일 오후 라가사의 영향으로 대만 동부 화롄현 마타이안시의 언색호가 범람해 약 6000만 t의 물이 인근 마을을 덮쳤다. 이로 인해 마을 전체의 건물 1층이 물에 잠겨 17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다쳤다. 당초 소방당국은 100여 명이 실종됐다고 밝혔지만,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실종자들과 연락이 닿아 24일 오후 기준 실종자 수는 17명으로 줄었다. 대만은 태풍 경로 가장자리에 있었지만,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약 70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에 주민 약 8000명이 대피했고, 수백 건의 재산 피해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지붕 등으로 대피한 주민들의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만과 인접한 홍콩, 필리핀도 태풍 영향을 받았다. AP통신에 따르면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휴교령이 내려지고 항공편이 취소됐다. 필리핀에서는 최소 10명이 이번 태풍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홍콩, 필리핀을 할퀸 라가사는 중국 남부 해안에 상륙했다. 이에 중국 광둥성에서 100만 명 넘게 대피했고, 학교와 공장은 물론 지하철 및 철도 운행도 중단됐다. 중국 당국은 25일까지 폭풍과 해일 경보를 발령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이 출생아의 자폐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임신부는 복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타이레놀은 임신부가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진통제로 인식돼 왔다. 국내외 의학계 전문가들은 해당 발언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22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0년 대비 2022년 자폐증 발병률이 400% 이상 급증했다는 미 보건당국 통계를 제시하며 “식품의약국(FDA)이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을 제한할 것을 강력히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B형간염은 성관계를 통해 전염된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에게 굳이 B형간염 백신을 맞힐 이유가 없다”며 이날 의료 관련 발언을 쏟아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부가 가장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해열진통제 성분 중 하나로 처방돼 왔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022년 발행한 ‘임신부 의약품 안전 사용 가이드’에서 “임신 초기 38도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면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해열제 등 약물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며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발표 이후 국내 임신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담은 뉴스를 인터넷에 공유하며 타이레놀 복용에 대해 불안감을 보였다. 임신부와 산모 등 약 350만 명을 회원으로 둔 한 온라인 카페에서는 “임신 초기 타이레놀을 먹었는데 아이가 괜찮을지 걱정된다”, “그나마 타이레놀이 안전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무서워서 못 먹겠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국내 의학계 전문가들은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설득력 있는 연구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오수영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단순 두통뿐 아니라 기저질환으로 인한 고열 증상을 보이는 산모에게도 타이레놀이 처방된다”며 “타이레놀이 자폐증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해 현장에서는 이번 발표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재훈 고려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단순히 특정 기간 동안 자폐증 진단율과 아세트아미노펜 소비량이 함께 증가했다는 피상적 관찰만으로 둘 사이에 인과적 연결고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학적 논증이 아닌 논리적 오류에 가깝다”는 의견을 게시했다. 미국 의학계에서도 신뢰할 수 없는 주장이라며 반발했다. 미 산부인과학회의 스티븐 플라이시먼 회장은 성명을 내고 “임신 어느 분기에서건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이 아동의 신경 발달 장애를 유발한다고 결론을 내린 권위 있는 연구는 한 건도 없다”고 했다. 타이레놀 제조·판매사인 켄뷰(존슨앤드존슨 자회사)는 “독립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연구가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자폐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믿는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뉴욕 증시에서 이 회사 주가는 이날 7%가량 하락했다. 한국 식약처는 “향후 해당 업체에 의견 및 자료 제출을 요청하고 신중히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미군의 핵심 군사시설이었던 ‘바그람 미 공군기지’를 아프간으로부터 반환받겠다고 밝혔다. 2021년 8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군을 전면 철수시켰던 아프간에 미군 재배치를 사실상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그람 공군기지가 중국과 인접해 있고, 중동 내 무력충돌 및 긴장이 이어지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바그람 공군기지를 다시 역내 거점 군사시설로 활용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를 미국에 돌려주지 않는다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 취재진에게도 “우리는 지금 아프간 측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며 이를(바그람 공군기지를) 즉시 되찾기를 원한다”며 “그들이 하지 않으면 내가 무엇을 할지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바그람 공군기지는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47km 떨어진 곳에 있다. 2001년 9·11테러 직후 미국은 이 테러를 기획한 오사마 빈라덴 알카에다 지도자가 아프간을 통치하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탈레반의 보호 아래 은신 중이란 점을 파악한 뒤 아프간을 공격했다. 미군이 2021년 아프간에서 철수할 때까지 이곳을 중심으로 아프간에서 군사 작전을 펼쳐 왔다. 한때는 미군 10만 명이 상주할 정도로 아프간 내 핵심 거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람 공군기지 반환이 필요한 이유로 “중국이 핵무기를 만드는 곳에서 1시간 떨어진 곳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대(對)중국 견제를 위해선 바그람 공군기지가 필수적이라는 것. 바그람 공군기지는 중국으로부터 약 805km 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사설을 통해 “(바그람 공군기지를 반환받을 경우) 중국과의 경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BC방송도 “중동에서 진행되는 대테러 작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바그람 공군기지 반환을 위해 탈레반과 협상 중이라는 걸 시사했지만 실제 반환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자키르 잘랄리 탈레반 외교부 고위 관리는 “아프간인은 역사상 누구의 군사 주둔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 노선을 지지하며, 해외 파병 및 분쟁 개입에 부정적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등 강성 지지층의 반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마가 진영은 물론이고 다수의 미국인들에게 아프간 전쟁은 20년간 이어지며 2500여 명의 미군이 사망했지만 성과는 없었던 전쟁으로 인식돼 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10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은 2019년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 만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처음이다. 미중 정상이 함께 방한하는 건 2012년 핵안보 정상회의 이후 13년 만이다. 고율 관세를 주고받던 미중 무역전쟁이 일시 휴전 상태인 가운데 경주 APEC을 계기로 양국 정상이 만나 관세, 수출 통제, 희토류 등 핵심 현안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또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이른 시기에(in the early part of next year·통상 1∼3월을 의미) 중국을 방문하고, 시 주석도 적절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하기로 합의했다”고도 밝혔다. 이를 두고 내년 중국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선 무역 의제보다 민감한 대만 문제 등 안보 이슈도 논의될 수 있고, 경주 APEC에선 이와 관련된 전초 작업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중 정상, 다음 달 경주 APEC과 내년 초 중국에서 만날 예정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 직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통화가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무역, 펜타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종식 필요성, 틱톡 매각 승인 등 여러 중요한 문제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의 경주 APEC 방문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채, 미중 정상 간 통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통화에서 “최근 양국 협상은 평등, 존중, 호혜의 정신을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여러 차례의 협상을 통해 이룬 성과를 훼손하지 않도록 일방적인 무역제한 조치를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올 들어 관세 폭탄을 주고받았던 양국은 7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관세 부과 유예 기간을 11월 10일까지 연장키로 합의했다. 미중 정상이 관세 유예 종료를 열흘가량 앞두고 경주에서 만나는 만큼 이 자리에서 관세, 반도체 관련 기술 통제, 희토류 수출 통제 등 글로벌 경제의 핵심 의제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미중 정상이 경주 APEC에서 만나게 된 것을 두고 내년 1분기(1∼3월)로 예상되는 베이징에서의 양국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회동 성격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APEC이 다자 경제 협의체인 만큼 경주에선 양국 간 무역 문제에 집중하고 대만, 남중국해 등 민감한 안보 이슈들은 베이징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조건으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를 원하고 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올 2월 미 국무부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대만 관련 공식 설명 자료를 갱신하면서 “미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뺐다. 일각에선 중국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면 북한의 핵 개발과 북-미 대화 같은 이슈도 다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韓 정부 “미중 간 만남 최대한 지원” 한국은 경주 APEC에서 미중 정상 간 만남을 환영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반도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는 건 우리한테도 나쁘지 않다”며 “미중 간의 협력적 분위기가 형성되면 신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게 될 한중 정상회담을 풀어내기도 수월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간 ‘교두보(bridge)’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한국에서 13년 만에 미중 정상의 만남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두 나라의 중재자 역할을 맡겠다는 뜻이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미중 정상이 19일(현지 시간) 전화 통화를 갖고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처리를 협의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틱톡 승인에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다. 20일 미 백악관도 “틱톡의 미국 사업권과 알고리즘은 미국이 직접 통제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중국 상무부는 “중국 법률 및 규정을 준수하는 해결책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중 정상이 3개월 만에 통화를 하며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였지만, 여전히 양국 간 틱톡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틱톡) 거래가 성사됐다고 100% 확신한다”며 “이제 거래에 서명만 하면 되며 우리는 중국과 협력해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이 앱을 관리하는 이사회는 7명으로 구성되며 이 중 6명은 미국인이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통신는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미중 합의에 따라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지분이 20% 미만으로 줄어들 거라고 전했다. 또 새로운 투자자로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 투자사 앤드리슨, 사모펀드사 실버레이크 매니지먼트가 참여할 거라고 했다. 레빗 대변인은 또 “알고리즘도 미국이 통제할 것”이라고 했다. 이사진 재구성과 알고리즘 통제 등을 통해 그간 제기된 국가 안보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것. 하지만 중국은 틱톡 미국 사업권 매각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중국 정부는 기업들의 의사를 존중하며, 중국 법률 및 규정을 준수해 이해관계를 균형 있게 조율하는 해결책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앞서 1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은 여러 차례 협상을 통해 이룬 성과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일방적인 무역제한 조치를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10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은 2019년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 만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처음이다. 미중 정상이 함께 방한하는 건 2012년 핵안보 정상회의 이후 13년 만이다. 고율 관세를 주고 받던 미중 무역전쟁이 일시 휴전 상태인 가운데 경주 APEC을 계기로 양국 정상이 만나 관세, 수출 통제, 희토류 등 핵심 현안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또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이른 시기에(in the early part of next year·통상 1~3월을 의미) 중국을 방문하고, 시 주석도 적절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하기로 합의했다”고도 밝혔다. 이를 두고, 내년 중국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선 무역 의제보다 민감한 대만 문제 등 안보 이슈도 논의될 수 있고, 경주 APEC에선 이와 관련된 전초 작업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중 정상, 다음달 경주 APEC과 내년 초 중국에서 만날 예정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 직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통화가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무역, 펜타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종식 필요성, 틱톡 매각 승인 등 여러 중요한 문제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앞서 시 주석은 2023년 11월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당시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 후로는 미중 정상 간 통화만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뒤 6월에 시 주석과 처음 통화했다.중국 정부는 시 주석의 경주 APEC 방문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채, 미중 정상 간 통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통화에서 “최근 양국 협상은 평등, 존중, 호혜의 정신을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여러 차례의 협상을 통해 이룬 성과를 훼손하지 않도록 일방적인 무역제한 조치를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올 들어 관세 폭탄을 주고 받았던 양국은 7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관세 부과 유예기간을 11월 10일까지 연장키로 합의했다. 미중 정상이 관세 유예 종료를 열흘가량 앞두고 경주에서 만나는 만큼 이 자리에서 관세, 반도체 관련 기술 통제, 희토류 수출 통제 등 글로벌 경제의 핵심 의제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미중 정상이 경주 APEC에서 만나게 된 것을 두고 내년 1분기(1~3월)로 예상되는 베이징에서의 양국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회동 성격이 될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APEC이 다자 경제 협의체인 만큼 경주에선 양국 간 무역문제에 집중하고 대만, 남중국해 등 민감한 안보 이슈들은 베이징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조건으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를 원하고 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올 2월 미 국무부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대만 관련 공식설명 자료를 갱신하면서 “미국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뺐다.요미우리는 “중국과 거래를 추구하는 트럼프는 군사 지원 승인을 미루는 등 대만에 대한 관여를 줄이려는 조짐을 보인다”며 “이를 호기로 보는 중국이 미국에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중국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면 북한의 핵개발과 북미 대화 같은 이슈도 다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韓 정부 “미중 간 만남 최대한 지원”한국은 경주 APEC에서 미중 정상 간 만남을 환영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반도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는 건 우리한테도 나쁘지 않다”며 “미중 간 협력적 분위기가 형성되면 신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게 될 한중 정상회담을 풀어내기도 수월할 것”이라고 했다.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간 ‘교두보(bridge)’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한국에서 13년 만에 미중 정상의 만남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두 나라의 중재자 역할을 맡겠다는 뜻이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미중 정상이 19일(현지 시간) 전화 통화를 갖고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처리를 협의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틱톡 승인에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다. 20일 미 백악관도 “틱톡의 미국 사업권과 알고리즘은 미국이 직접 통제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중국 상무부는 “중국 법률 및 규정을 준수하는 해결책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중 정상이 3개월만에 통화를 하며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였지만, 여전히 양국 간 틱톡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는 진단이 나온다.이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틱톡) 거래가 성사됐다고 100% 확신한다”며 “이제 거래에 서명만 하면 되며 우리는 중국과 협력해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이 앱을 관리하는 이사회는 7명으로 구성되며 이 중 6명은 미국인이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통신는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미중 합의에 따라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지분이 20% 미만으로 줄어들 거라고 전했다. 또 새로운 투자자로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 투자사 앤드리슨, 사모펀드사 실버레이크 매니지먼트가 참여할 거라고 했다. 레빗 대변인은 또 “알고리즘도 미국이 통제할 것”이라고 했다. 이사진 재구성과 알고리즘 통제 등을 통해 그간 제기된 국가 안보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것.하지만 중국은 틱톡 미국 사업권 매각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중국 정부는 기업들의 의사를 존중하며, 중국 법률 및 규정을 준수해 이해관계를 균형 있게 조율하는 해결책 환영한다”고 밝혔다. 앞서 1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은 여러 차례 협상을 통해 이룬 성과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일방적인 무역제한 조치를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틱톡 거래로 투자자들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수수료를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트댄스의 틱톡 미국 법인 지분을 오라클 등 미국 기업이 매입할 수 있도록 주선하면서 거액의 수수료를 챙길 거라는 얘기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거래를 성사시킨 대가로 엄청난 수수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미국 연방이민법원 판사로 임명돼 뉴욕 연방이민법원에서 활동해 온 데이비드 김(김광수·사진) 판사가 이달 초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판사는 서울에서 태어났고, 고등학생이던 16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그는 2022년 판사로 임용되기 전까지 이민법 분야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김 판사의 높은 망명 신청 인용률에 불만을 가졌고, 이것이 해임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뉴욕 현지 매체인 더시티에 따르면 이달 4일 김 판사는 망명 사건 심리를 진행하던 중 법무부 이민심사행정국(EOIR)으로부터 “오늘부로 해임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해임 사유에 대해선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 그저 ‘행정권은 미합중국 대통령에게 속한다’는 헌법 2조가 해임 근거였다. 스페인계 미국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이었던 레이 칼다스 판사 또한 같은 이유로 해임 통보를 받았다. 더시티는 “사법행정데이터센터 자료에 따르면 김 판사는 뉴욕 이민법원 판사들 가운데 망명 인용률이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과 반대로 심리한 게 해임의 이유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판사는 소셜미디어에 해임 사실을 알리며 “지금의 미국은 제가 처음 도착했을 때와는 많이 다르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이 나라가 위대한 나라라고 믿으며, 정의와 민주주의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김 판사는 에머리대에서 물리학과 철학을 전공한 뒤 브루클린로스쿨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에는 뉴욕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며 이민 문제를 주로 다뤄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미국 연방이민법원 판사로 임명돼 뉴욕 연방이민법원에서 활동해 온 데이비드 김(김광수) 판사가 이달 초 해임된 건 알려졌다. 김 판사는 서울에서 태어났고, 고등학생이던 16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그는 2022년 판사로 임용되기 전까지 이민법 분야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김 판사의 높은 망명 신청 인용률에 불만을 가졌고, 이것이 해임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뉴욕 현지 매체인 더시티에 따르면 이달 4일 김 판사는 망명 사건 심리를 진행하던 중 법무부 이민심사행정국(EOIR)로부터 “오늘부로 해임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해임 사유에 대해선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 그저 ‘행정권은 미합중국 대통령에게 속한다’는 헌법 2조가 해임 근거였다. 스페인계 미국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이었던 레이 칼다스 판사 또한 같은 이유로 해임 통보를 받았다.더시티는 “사법행정데이터센터 자료에 따르면 김 판사는 뉴욕 이민법원 판사들 가운데 망명 인용률이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정책과 반대로 심리한 게 해임의 이유일 수 있다는 것이다.김 판사는 소셜미디어에 해임 사실을 알리며 “지금의 미국은 제가 처음 도착했을 때와는 많이 다르다. 그러나 저는 여전히 이 나라가 위대한 나라라고 믿으며, 정의와 민주주의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김 판사는 에모리대에서 물리학과 철학을 전공한 뒤 브루클린로스쿨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에는 뉴욕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며 이민 문제를 주로 다뤄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침략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추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군복을 입고 자국과 벨라루스의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 ‘자파트 2025’를 참관했다. 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국빈 방문을 시작한 날에 맞춰 군복까지 입고 군사 훈련을 참관한 것을 두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향해 러시아의 군사 역량을 과시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또 미국과 유럽이 요구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에 임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에 맞서 트럼프 행정부 또한 유럽 우방국의 자금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받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같은 날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미 승인한 무기 지원을 이행한 적은 있어도 트럼프 행정부 차원에선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가 지원된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푸틴, 반년 만에 또 군복 착용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등을 대동하고 수도 모스크바 동쪽에서 약 400km 떨어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린 ‘자파트 2025’를 참관했다. 그의 군복 착용은 올 3월 우크라이나와의 주요 격전지인 남서부 쿠르스크주를 방문했을 때 이후 약 반년 만이다. 자파트는 러시아어로 서방을 뜻한다. 이번 훈련의 목표가 나토를 포함한 서방을 겨냥한 것이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벨라루스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계속 러시아의 조력자 노릇을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훈련에 10만 명의 군인이 참여하고 있으며 1만 개의 무기와 장비 시스템이 동원됐다”고 직접 설명했다. 앞서 벨라루스 정부가 이번 훈련에 참가한 자국군이 약 7000명이라고 밝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부분이 러시아 병력임을 알 수 있다. 특히 3년 반 넘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전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실시한 훈련에도 대규모 병력을 동원했다는 점은 러시아의 압도적 군사력을 보여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美, 유럽 돈으로 우크라 무기 지원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10억 달러 규모의 무기 지원 조치를 승인했다. 유럽 우방국들이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무기를 구입할 돈을 대는 ‘우크라이나 우선 요구 목록(PURL·Priority Ukraine Requirements List)’ 시스템에 따른 것이다. 정확히 어떤 무기를 지원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인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방공 시스템 관련 무기가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나토는 PURL을 통해 향후 총 10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무기를 지원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 또한 러시아 압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X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문제를 논의했다”며 “러시아 가상화폐, 은행, 에너지 부문 등을 겨냥한 제19차 대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러시아의 전쟁자금 조달을 막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의 수입을 줄이는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침략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추겠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군복을 입고 자국과 벨라루스의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 ‘자파드 2025’를 참관했다. 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국빈 방문을 시작한 날에 맞춰 군복까지 입고 군사 훈련을 참관한 것을 두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향해 러시아의 군사 역량을 과시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또 미국과 유럽이 요구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협상에 임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이에 맞서 트럼프 행정부 또한 유럽 우방국의 자금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받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같은 날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미 승인한 무기 지원을 이행한 적은 있어도 트럼프 행정부 차원에선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가 지원된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푸틴, 반년 만에 또 군복 착용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등을 대동하고 수도 모스크바 동쪽에서 약 400km 떨어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린 ‘자파드 2025’를 참관했다. 그의 군복 착용은 올 3월 우크라이나와의 주요 격전지인 남서부 쿠르스크주를 방문했을 때 이후 약 반 년만이다. 자파드는 러시아어로 서방을 뜻한다. 이번 훈련의 목표가 나토를 포함한 서방을 겨냥한 것이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벨라루스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계속 러시아의 조력자 노릇을 하고 있다.푸틴 대통령은 “이번 훈련에 10만 명의 군인이 참여하고 있으며 1만 개의 무기와 장비 시스템이 동원됐다”고 직접 설명했다. 앞서 벨라루스 정부가 이번 훈련에 참가한 자국군이 약 7000명이라고 밝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부분이 러시아 병력임을 알 수 있다. 특히 3년 반 넘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전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실시한 훈련에도 대규모 병력을 동원했다는 점은 러시아의 압도적 군사력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美, 유럽 돈으로 우크라 무기 지원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은 최근 우크라이나 각각 5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무기 지원 조치를 승인했다. 유럽 우방국들이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무기를 구입할 돈을 대는 ‘우크라이나 우선 요구 목록(PURL·Priority Ukraine Requirements List)’ 시스템에 따른 것이다. 정확히 어떤 무기를 지원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인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방공 시스템 관련 무기가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나토는 PURL을 통해 향후 총 10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무기를 지원할 예정이다.유럽연합(EU) 또한 러시아 압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X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문제를 논의했다”며 “러시아 가상화폐, 은행, 에너지 부문 등을 겨냥한 제19차 대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러시아의 전쟁자금 조달을 막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의 수입을 줄이는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인 ‘자파드-2025’를 참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 방문한 날에 맞춰 이번 훈련 참관에 나선 것을 두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향해 러시아의 군사적 역량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이날 러시아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주(州) 물리노 훈련장을 찾아 자파드-2025를 참관했다. 군복을 입고 온 푸틴 대통령은 “훈련의 목표는 주권과 영토를 지키고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모든 침략에서 방어하기 위한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추는 것이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훈련에는) 10만 명의 군인이 참여하고 있으며 1만 개의 무기와 장비 시스템이 동원됐다”고 설명했다.푸틴 대통령의 이번 훈련 참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빈 방문으로 영국에 도착한 날 이뤄졌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나토 등을 향해 자국의 국방력을 과시하기 위해 이번 훈련이 참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훈련의 목적에 대해 “연합 국가에 대한 침략을 격퇴하기 위한 전략적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훈련이 발트해 등지에서도 이뤄지는 만큼 사실상 나토를 겨냥한 훈련으로 풀이된다. 다만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이번 훈련이 방어적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빅토르 흐레닌 벨라루스 국방장관은 앞서 “(우리가) 나토를 위협한다, 발트 3국을 침공한다 등의 말은 모두 헛소리”라며 “우리는 우리나라를 방어하기 위해 준비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군 장교들도 이번 훈련을 참관할 수 있도록 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