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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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회부 사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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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eal@donga.com

취재분야

2026-03-30~2026-04-29
사회일반37%
사건·범죄30%
사고17%
경제일반7%
교통3%
음악3%
지방뉴스3%
  • 양주 남아 사망 사건, 국과수 부검 결과 “비우발적 외력”

    경기 양주시에서 세 살배기가 뇌출혈로 의식 불명에 빠졌다가 숨진 가운데, ‘우발적인 사고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아이의 친부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29일 경기북부경찰청은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아동이 두부 외상으로 숨졌다’는 내용의 부검 감정서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감정서에서 “부검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비우발적인 외력에 의한 손상으로 보인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우연한 사고로 머리를 다친 게 아니라 외부에서 인위적인 힘이 가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경찰은 아동의 학대에 주된 역할을 한 혐의로 20대 친부를 12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고 공범인 20대 친모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아동은 지난 9일 양주시 옥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머리를 크게 다친 상태로 병원 응급실에 이송돼 뇌수술을 받았으나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닷새 만인 14일 밤 숨졌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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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학대 의심” 반복신고 아동 6795명… 6명중 1명꼴 두번 이상 학대 호소

    지난해 8월 경기의 한 주택에서 “아버지가 애들을 골프채로 때린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아버지를 분리 조치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지난해 1월 개편한 학대예방경찰관(APO) 전산망 덕분에 그가 과거 아동학대로 1차례, 가정폭력으로 2차례 신고된 전력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이처럼 학대 피해가 의심돼 두 차례 이상 신고된 아동이 지난해에만 68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대 의심 신고가 두 번 이상 접수된 아동은 6795명이다. 신고가 접수된 전체 아동 4만3050명 가운데 15.8%에 해당한다. 세 차례 이상 신고된 아동은 2433명이었고, 114명에 대해선 열 번 넘게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경찰이 반복 신고 여부를 ‘신고자 번호’가 아닌 ‘피해 아동’ 기준으로 실시간 집계할 수 있도록 전산망을 개편한 이래 처음으로 집계된 수치다.경찰청은 아동학대 반복 신고 자체가 위험 신호인 만큼 출동 단계부터 이를 인지해 현장에서 가해자를 적극적으로 분리하고 월 1회 이상 대면 모니터링으로 안전을 확인하는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조소연 숭실대 사회복지대학원 겸임교수는 “지방자치단체 아동학대전담공무원 등에게도 관련 통계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여러 번 신고된 경우는 당국의 개입이 적절했는지 점검해야 개편의 실효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그간 경찰은 112 시스템 상에서 학대 피해 의심 아동이 아닌 신고자의 연락처를 기준으로 반복 신고 여부를 집계했다. 따라서 같은 아동에 대해 어린이집 교사나 의료진 등 다른 사람이 신고해도 반복 학대 여부를 실시간으로 포착하기는 어려웠다. 특히 2020년 세 차례 학대 의심 신고에도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한 아동이 생후 16개월에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서울 내 반복 신고 아동 668명을 전수 조사했지만 실시간 집계 시스템으로 구현되진 않았다. 보건복지부의 ‘재학대’ 통계도 과거 5년 내 학대 판정을 받은 아동이 다시 학대로 판정된 경우만 집계해 신고 단계에서 위기 신호를 포착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아동학대 반복 신고 6795명, 첫 집계이에 따라 경찰청은 지난해 1월 학대 의심 피해 아동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을 기준으로 집계 기준을 바꿔 반복 신고 현황을 정확히 조회할 수 있게 했다. 가정폭력이나 스토킹 등 신고도 같은 시스템으로 일원화했다. 학대 판정 이전에 방치된 ‘잠재적 고위험군’의 규모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그 결과 지난 한 해에 반복 신고된 학대 의심 아동만 6795명으로 집계됐다. 일부 허위 신고가 포함된 점을 고려해도 2020년 전수 조사의 10배 수준이다. 그간 포착되지 않았던 숨은 위험군이 전산망 개편을 통해 비로소 수면 위로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전체 아동학대 의심 신고는 2022년 4만6103건에서 2024년 5만242건으로 증가했다.현장에서는 새로 파악된 학대 위험군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게 대응 지침을 정립하고 이를 유관기관에도 실시간으로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한 경찰서의 아동학대 사건 담당 팀장은 “통계 집계 이래로 반복 신고에 대한 지침을 따로 하달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또 반복 신고 통계는 관련법이 개정되지 않아 플랫폼 간 연동이나 통합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방자치단체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나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보호전문기관에 공유되지 않는 점도 보완할 부분이다. 현장에 출동하는 공무원이 해당 아동이 이미 수차례 구조 신호를 보낸 고위험군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조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美·英처럼 반복 신고에 엄정 대응해야”반복 신고 자체가 위험 신호이므로 이를 가해자 분리 조치 등에 더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 양주시에서 뇌출혈을 당해 14일 숨진 세 살배기의 경우 지난해 12월에도 아버지의 학대가 의심돼 신고됐지만 당시엔 불기소 처분됐다. 당시 이미 2차례 가정폭력으로 신고됐던 점을 고려하면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해외에선 반복 신고를 중대한 위험 신호로 보고 대응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은 경미한 학대 신고도 반복되면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아동보호 기관이 강제로 개입하거나 지속해서 모니터링한다. 영국은 경찰과 사회복지사, 의료진 등으로 구성된 ‘다기관 아동 보호팀’이 기록을 종합 검토해 조기 개입 여부를 결정한다. 독일에선 학대 정황이 반복되면 전담 기구인 아동청이 부모 동의 없이도 아이를 보호시설로 옮길 수 있고, 필요시 법원에 친권 제한을 청구한다.서 의원은 “아동학대를 효과적으로 예방하려면 반복 신고 관리를 강화하고, 유관기관 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야 한다”면서 “관련 제도를 점검하고 신속히 개선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15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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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주 ‘아동학대 의심’ 3살 아이 끝내 숨져

    경기 양주시에서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뇌출혈을 당해 병원에 실려 왔던 세 살배기가 엿새 만에 숨졌다. 법원은 부모의 친권 행사를 정지했다. 15일 경기북부경찰청과 의정부의 한 대학병원 등에 따르면 아이는 전날 오후 11시 반경 입원 치료 중 숨졌다. 아이는 9일 양주시 옥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의정부시의 한 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뇌출혈로 진단돼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인공호흡기 착용 등 연명치료를 받고 있었다. 부모는 9일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체포됐다가 친모는 간병을 위해 풀려났고, 친부는 12일 구속됐다. 병원 등에 따르면 병원은 소생 가능성이 작은 입원 환자에 대한 통상 절차에 따라 아이의 친모에게 연명치료 중단 의사를 물었고, 친모는 ‘고려해 보겠다’로 답했다가 이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정부지검은 13일 이를 인지하고 법원에 친권 정지 임시 조치를 청구했다. 아동학대처벌법상 부모가 아이를 해할 우려가 있을 땐 친권 정지 등으로 결정권을 제한할 수 있다. 14일 의정부지법은 이를 받아들인 뒤 외부 변호사를 아이의 임시 후견인으로 지정했지만 아이는 치료받던 중 결국 사망했다. 소방청이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에게 제출한 9일 119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친부로 추정되는 남성은 당일 오후 6시 44분경 “아이가 지금 부딪혀서 정신을 못 차린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아이의 몸에 난 상처 등으로 미뤄 단순 사고가 아닌 아동학대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아이의 사인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부모의 혐의를 아동학대치사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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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취한 15세女, 4명이 성폭행…“동의했다” 남성 말 믿은 경찰

    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15살 여학생을 성폭행한 20대 남성 4명이 경찰 수사에서 불송치 처분을 받았다가 검찰의 보완 수사로 재판에 넘겨졌다.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김지영 부장검사)는 15일 성폭력처벌법상 특수준강간과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20대 남성 4명 중 주범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준강간은 피해자가 심신 상실이나 항거 불능인 점을 이용해 간음하는 범죄다. 검찰에 따르면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 성관계했다’는 피의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들을 불송치했다.하지만 피해 여학생은 경찰의 불송치 처분에 이의를 신청했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에 따르면 고소인 등의 이의 신청이 있으면 경찰은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고, 신청인에게 처리 결과와 이유를 통지해야 한다.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전면적인 보완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특히 범행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 자료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피해자가 당시 정확한 의사 표명을 할 수 없는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음을 확인했다.검찰은 이를 근거로 주범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구속된 주범 2명을 포함한 4명은 이제 법정에서 심판을 받게 된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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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주 ‘아동학대 의심’ 3살 아이 끝내 숨져…부검 예정

    경기 양주시에서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뇌출혈을 당해 병원에 실려왔던 세 살배기가 엿새만에 숨졌다. 법원은 부모의 친권 행사를 정지했다.15일 경기북부경찰청과 의정부의 한 대학병원 등에 따르면 아이는 전날 오후 11시 반경 입원 치료 중 숨졌다. 아이는 9일 양주시 옥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의정부시의 한 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뇌출혈로 진단돼 수술받았지만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인공 호흡기 착용 등 연명치료를 받고 있었다. 부모는 9일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체포됐다가 친모는 간병을 위해 풀려났고, 친부는 12일 구속됐다.병원 등에 따르면 병원은 소생 가능성이 작은 입원 환자에 대한 통상 절차에 따라 아이의 친모에게 연명치료 중단 의사를 물었고, 친모는 ‘고려해보겠다’로 답했다가 이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정부지검은 13일 이를 인지하고 법원에 친권 정지 임시 조치를 청구했다. 아동학대처벌법상 부모가 아이를 해할 우려가 있을 땐 친권 정지 등으로 결정권을 제한할 수 있다. 14일 의정부지법은 이를 받아들인 뒤 외부 변호사를 아이의 임시 후견인으로 지정했지만 아이는 치료받던 중 결국 사망했다.소방청이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에게 제출한 9일 119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친부로 추정되는 남성은 당일 오후 6시 44분경 “아이가 지금 부딪혀서 정신을 못 차린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아이의 몸에 난 상처 등에 미뤄 단순 사고가 아닌 아동학대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아이의 사인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부모의 혐의를 아동학대치사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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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자산 팔아 성장동력 투자는커녕 세수 메우기 급급

    전국 지방자치단체 6곳 중 5곳은 매각 금액을 관리할 별도 기금조차 운용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다수 지자체가 미래를 위한 성장동력 등에 투자해야 할 자산을 당장의 구멍 난 세수를 메우는 소비성 경비로 사용하고 있었다. 현재 공유재산법은 지자체장이 ‘공유재산관리기금’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매각 수익을 특별회계로 관리해 재산 취득에 재활용하고 자금 운용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정부 역시 2023년부터 매각액의 최소 10%를 기금에 적립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14일 동아일보가 정보공개 청구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시도와 시군구 245곳 중 기금을 운용하는 곳은 41곳(16.7%)에 불과했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발 사업에 따라 개포동과 자곡동 땅 79필지를 팔아 402억 원을 벌었으나 이를 전부 일반 세외수입으로 처리했다. 매각 대금의 사용에 대한 원칙이 없다 보니 용처를 두고 지역 내 갈등이 빚어지기도 한다. 전북 전주시는 송천동 에코시티 공공청사 용지 매각액 287억 원을 다른 재개발 사업의 보상금으로 활용했다가 시의회의 반발을 샀다. 최명권 전주시의원은 지난달 18일 본회의에서 “지역 내 자산을 매각했다면 그로 인해 발생한 수익은 최소한 해당 지역 주민의 미래를 위해 먼저 쓰는 것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전주시는 “추경 편성 시 발생한 세출 수요에 따라 매각액을 활용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재산이 시민의 공용 재산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자산인 만큼, 체계적인 관리와 재투자 원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형백 성결대 국제개발협력학과 교수는 “매각액을 일반회계로 편입하면 지자체장의 민원 해결용 ‘쌈짓돈’으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며 “반드시 또 다른 땅과 건물을 사는 데 쓰진 않더라도, 어느 분야에 투자돼 어떤 효과를 냈는지 근거를 남길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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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190억 받을 땅을… “市 정책 동의” 한마디에 94억에 팔아

    서울 강서구는 지난해 10월 매각 예정인 염창동 보건소 부지와 관련된 안건을 공유재산심의위원회(심의위)에 올렸다. 그런데 당시 회의록을 보면 한 외부 위원은 “역세권이고 좋은 자리라서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다”며 구의 가격 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집행부는 “사업 계획과 국토교통부 승인까지 시간이 걸려 수의 매각으로 정했다”며 의결을 강행했다. 임형백 성결대 국제개발협력학과 교수는 “핵심 쟁점에 대해 합리적 가치 평가 없이 ‘부서의 업무 일정이 우선시 된다’는 답변으로 끝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면 심사-비공개회의 관행에 ‘감시 사각’심의위는 지방자치단체가 재산을 팔 때 그 적정성과 타당성을 외부 전문가가 최종 점검하는 견제 장치다. 회의록은 심의위 논의 과정을 기록해 재산의 주인인 주민의 알권리를 보장해야 하지만, 실제 운영은 취지와 거리가 멀었다. 동아일보가 최근 5년간 전국 245개 지자체 재산 매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심의위가 개최된 지자체 재산 6023건 중 회의록을 확인할 수 있는 건 579건으로 9.6%에 불과했다. 김상봉 고려대 정부행정학부 교수는 “재개발에 따른 매각 등은 개별법과 조례에 따라 별도의 외부 검토를 거쳐 심의위 제외 대상인 점을 고려해도, 상당수 지자체가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거나 서면 심사로 대체해 회의록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은 투명성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경기 성남시는 같은 기간 1조1855억 원어치 땅과 건물을 매각했으나 회의록은 한 건도 공개하지 않았다. 성남시 관계자는 “위원들 발언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를 댔다. 전북 전주시는 총 1016억 원 규모의 재산 320건을 매각하면서 “회의록 공개 규정이 없다”며 전체를 비공개했다.서면 심사와 대면 회의를 나누는 기준도 모호하다. 지자체들은 “중요성이 낮거나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려운 안건은 서면으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대구 수성구는 황금동과 대흥동 일대 총 82억 원 규모의 매각 심의회를 서면으로 진행하며 “효율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의 없습니다” 한마디에 원안 가결대면 회의가 열려도 실질적인 심의가 없는 곳이 부지기수였다. 매각 관련 회의록 579건을 분석한 결과 207건(35.8%)이 “이의 없다” 등 한마디로 종료됐다. 경기 광주시는 2024년 장지동 일원 땅을 아파트 시행사에 31억 원에 매각했는데 심의위에선 “시행사 요청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매각할 예정”이라고만 설명했고, 위원들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그대로 가결됐다. 같은 해 서울 은평구가 불광동 땅을 팔 때 “실거래가는 언제 산정된 것이냐” “구의 재산이니 최대한 많이 받을 수 있게끔 노력을 부탁한다” 등 치열한 토론이 오간 것과 대조적이다.충남 계룡시는 시청 바로 옆에 있는 축구장과 테니스장 등 시민을 위한 체육시설 부지를 2022년 7월 약 94억 원에 매각했다. 그런데 당시 심의위는 “시 정책대로 추진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발언 이후 별다른 토론 없이 매각 안건이 의결됐다. 가격 적정성이나 공공성 유지 방안에 대한 검토는 생략됐다. 김미정 계룡시의원은 “인근 토지 시세를 감안하면 약 190억 원은 받을 수 있는데 절반 수준인 헐값에 넘겼다”며 “시민의 체육 공간이 사라졌는데 공공성을 충분히 고려했는지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심의위 구성의 폐쇄성도 문제다. 심의위는 변호사나 회계사 등 전문가를 위촉하게 돼 있지만 구성 비율에 관한 강제 조항이 없다 보니 일부 지자체는 전현직 공무원으로 위원회를 채우고 있었다. 충북 단양군은 심의위원 11명 중 현직 공무원 5명, 전직 공무원 6명으로 전원이 공무원 출신으로 사실상 ‘선수가 심판을 보는’ 구조였다. 단양군 관계자는 “지역 내 전문가를 찾기 어려워 공무원 출신을 위촉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심의위가 실질적인 검증 기구로 작동할 수 있도록 외부 전문가 비율을 확대하고 대면 회의, 회의록 공개 등 원칙을 법령에 명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전현직 공무원이 주도하는 심의위는 조직 논리에서 자유롭기 어려워 매각 적정성을 따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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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5조원 지자체 자산 ‘깜깜이 매각’… 심의공개 2.7%뿐

    경기 포천시 소흘읍 아파트 단지 앞의 한 공영주차장. 포천시는 2023년 12월 세무서 신축을 계획한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에 이 일대 5646㎡를 145억 원에 팔았다. 하지만 포천시는 지금도 이 땅을 주차장으로 쓰며 국가에 매년 1억 원이 넘는 임차료를 낸다. 대체 주차 부지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상 임차 조건 등도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매각 전 자산 가치와 사후 대책을 따졌어야 할 공유재산심의위원회(심의위)가 회의록 한 장 남기지 않는 ‘서면 심의’로 갈음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14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전국 245개 시도 및 시군구에 정보공개 청구로 확보한 ‘2021∼2025년 지자체 공유재산 매각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매각된 전국 지자체 재산은 총 2만1099건, 약 5조7000억 원 규모다. 대다수가 재정 확보나 개발 사업 등에 따라 민간 사업자나 다른 공공기관에 팔렸다.문제는 지자체 재산 매각 과정에서 유일하게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검증 장치인 심의위가 사실상 무력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심의위를 거친 사례는 5년간 6023건(28.5%)에 불과했다. 그중에서 회의록이 공개된 건 579건으로 전체 매각 건수 대비 2.7%에 그쳤다. 나머지는 회의 기록이 남지 않는 서면 심사로 대체되거나 ‘발언 위축’ 등을 이유로 비공개 처리됐다. 회의록이 공개된 사례 중에서도 35.8%에 해당하는 207건은 질의나 토론 없이 ‘이의 없음’ 등 한마디로 안건이 통과됐다. 특히 심의위원 절반 이상이 전현직 공무원으로 구성된 지자체가 77곳에 달해 ‘짬짜미 심사’를 피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매각 대금 관리 역시 부실했다. 매각 수익을 별도 기금으로 적립해 자산 재취득 등에 사용하는 지자체는 41곳(16.7%)뿐이었다. 남창우 한국공유재산학회 명예회장(경북대 행정학부 교수)은 “재산 매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재투자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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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주 3살 의식불명… 20대 친부 ‘아동학대 혐의’ 구속

    경기 양주시에서 세 살 남자아이가 온몸에 상처를 입고 의식불명 상태로 응급실에 실려온 사건과 관련해 20대 친부가 구속됐다. 이 아이는 지난해 12월에도 학대 피해가 의심돼 한 차례 신고됐지만 경찰과 검찰은 무혐의로 결론 냈다. 의정부지법은 12일 오후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20대 친부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열고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우려로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20대 친부에게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9일 오후 9시 반경 의정부시의 한 병원으로부터 “세 살 아이가 머리에 외상을 입고 실려 왔는데 아동학대 의심 정황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오후 11시경 부모를 긴급체포했다. 친모는 간병 등을 이유로 귀가 조치됐고, 아이는 뇌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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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주 의식불명 3살 아이…작년에도 ‘학대’ 신고했지만 부모 ‘무혐의’

    경기 양주시에서 세 살 남자아이가 온몸에 상처를 입고 의식불명 상태로 응급실에 실려온 사건과 관련해 20대 친부가 구속됐다. 이 아이는 지난해 12월에도 학대 피해가 의심돼 한 차례 신고됐지만 경찰과 검찰은 무혐의로 결론 냈다.의정부지법은 12일 오후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20대 친부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열고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우려로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20대 친부에게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9일 오후 9시 반경 의정부시의 한 병원으로부터 “세 살 아이가 머리에 외상을 입고 실려 왔는데 아동학대 의심 정황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오후 11시경 부모를 긴급체포했다. 친모는 간병 등을 이유로 귀가 조치됐고, 아이는 뇌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경찰에 따르면 이 아이는 지난해 12월에도 어린이집에서 넘어진 뒤 이송된 병원에서 학대 의심 신고가 됐다. 의료진이 아이 몸의 멍 자국 등 상처를 보고 학대를 의심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와 지방자치단체 아동보호 담당 부서의 사례 판단 등에 따라 넘어져서 다친 것으로 보고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도 부모를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경찰은 당시 사건과 이번 사건의 연관성 여부와 친모의 학대 혐의 등을 조사 중이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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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끼어들기-꼬리물기… ‘얌체운전’ 1분에 6대꼴 적발

    “파란불일 때 진입했는데 왜 나만 잡는 거예요.” 7일 오전 8시 20분경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앞 삼거리 교차로.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운전하던 60대 남성이 단속하던 경찰관의 손짓에 차를 도로변으로 옮겨 멈춰 세운 뒤 “내 앞에 있던 차량과 뒤따르던 차량도 단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항의했다. 이 운전자는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기 전이긴 했지만 이미 다른 방향 도로의 통행을 막을 정도로 정체된 상태에서 교차로에 진입해 ‘꼬리물기’로 단속됐다. 연신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경찰은 운전자에게 범칙금 4만 원이 적힌 고지서를 부과했다.● 서울 전역서 1분에 6대꼴로 단속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연세대 앞 교차로와 서울 송파구 신천나들목 일대, 서울 서초구 양재나들목 일대 등 주요 교차로와 전용도로 진·출입로 45곳에서 출근길 꼬리물기와 끼어들기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였다. 이날 연세대 앞 교차로에서는 꼬리물기로 좌회전한 승용차 탓에 다른 방향 차로가 막히면서 버스와 택시가 뒤엉키는 혼잡한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양재나들목을 빠져나가는 도로에선 끼어드는 차량과 끼워주지 않으려는 차량이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도 목격됐다. 단속에 나선 경찰관들은 경광봉을 들고 도로 중앙에서 끊임없이 손짓하며 법규 위반 차량을 이동시켰다. 단속된 운전자들은 대부분 “앞차를 따라가다가 신호를 못 봤다”며 수긍했지만, 일부는 “어쩔 수 없는데 너무하다”며 “신호를 위반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양재나들목에서 서울 방면으로 나가기 위해 좌회전 차선으로 끼어들다가 단속된 한 고속버스 운전사는 “과천 쪽에서 오는 직진 차량이 너무 많아서 좌회전을 하려면 끼어들기를 할 수밖에 없는데 이걸 단속하는 것이 맞느냐”며 “끼어들기를 못하면 하루 종일 도로에 서 있어야 한다. 요즘엔 기름값도 비싼데 하루에 17만 원 벌어서 딱지 떼면 나한테 떨어지는 돈이 없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끼어들기는 차선이 실선이든 점선이든 상관없이 줄을 서 있는 차량 앞으로 들어가면 다 해당된다”며 “꼬리물기는 교차로의 황색 정차지대에 정차하면 단속 대상이 되기 때문에 신호가 파란불이라고 무조건 앞차를 따라가면 안 된다”고 했다.● “끼어들기, 꼬리물기로 2차 사고 위험” 불과 1시간가량 이어진 단속에선 끼어들기 231건, 꼬리물기 91건 등 총 358건이 적발됐다. 1분에 6대꼴로 교통법규를 위반한 것. 이 가운데 범칙금 등 현장 단속 조치는 243건이었고, 계도 조치는 115건이었다. 지난해 11월 3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약 5개월간 꼬리물기, 끼어들기로 경찰에 단속된 차량은 총 2만3825건으로, 이전 해 같은 기간 9953건이 단속된 것에 비해 139.4%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꼬리물기나 끼어들기가 특히 교통 흐름을 막고 또 다른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 분석 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꼬리물기와 끼어들기를 포함한 교차로 위반 사고는 1만246건 일어났고 이로 인해 31명의 사망자와 1만506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차량 접촉사고는 속도 차이가 클 때 나는데, 끼어들려고 속도를 줄이면 다른 차량이 추돌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며 “이 같은 운전 행태는 단속을 통해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김다인 기자 daout@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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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근길 꼬리물기 단속에 “파란불인데 왜”…서울서 358건 적발

    “파란불일 때 진입했는데 왜 나만 잡는 거예요.”7일 오전 8시 20분경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앞 삼거리 교차로.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운전하던 60대 남성이 단속하던 경찰관의 손짓에 차를 도로변으로 옮겨 멈춰세운 뒤 “내 앞에 있던 차량과 뒤 따르던 차량도 단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항의했다. 이 운전자는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기 전이긴 했지만 이미 다른 방향 도로의 통행을 막을 정도로 정체된 상태에서 교차로에 진입해 ‘꼬리물기’로 단속됐다. 연신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경찰은 운전자에게 범칙금 4만 원이 적힌 고지서를 부과했다.● 서울 전역서 1분에 6대 꼴로 단속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연세대 앞 교차로와 서울 송파구 신천나들목 일대, 서울 서초구 양재나들목 일대 등 주요 교차로와 전용도로 진·출입로 45곳에서 출근길 꼬리물기와 끼어들기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였다.이날 연세대 앞 교차로에서는 꼬리물기로 좌회전한 승용차 탓에 다른 방향 차로가 막히면서 버스와 택시가 뒤엉키는 혼잡한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양재나들목을 빠져나가는 도로에선 끼어드는 차량과 끼워주지 않으려는 차량이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도 목격됐다. 단속에 나선 경찰관들은 경광봉을 들고 도로 중앙에서 끊임없이 손짓하며 법규 위반 차량을 이동시켰다.단속된 운전자들은 대부분 “앞차를 따라가다가 신호를 못봤다”며 수긍했지만, 일부는 “어쩔 수 없는데 너무하다”며 “신호를 위반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양재IC에서 서울 방면으로 나가기 위해 좌회전 차선으로 끼어들다가 단속된 한 고속버스 운전기사는 “과천에서부터 오는 직진 차량이 너무 많아서 좌회전을 하려면 끼어들기를 할 수밖에 없는데 이걸 단속하는 것이 맞느냐”며 “끼어들기를 못하면 하루종일 도로에 서 있어야 하는데, 요즘엔 기름값도 비싼데 하루에 17만 원 벌어서 딱지 떼면 나한테 떨어지는 돈도 없다”고 항의하기도 했다.경찰 관계자는 “끼어들기는 차선이 실선이든 점선이든 상관없이 줄을 서 있는 차량 앞으로 들어가면 다 해당된다”며 “꼬리물기는 교차로의 황색 정차지대에 정차하면 단속 대상이 되기 때문에 신호가 파란불이라고 무조건 앞차를 따라가면 안된다”고 했다.● “끼어들기, 꼬리물기로 2차 사고 위험”불과 1시간가량 이어진 단속에선 끼어들기 231건, 꼬리물기 91건 등 총 358건이 적발됐다. 1분에 6대 꼴로 교통법규를 위반한 것. 이 가운데 범칙금 등 현장 단속 조치는 243건이었고, 계도 조치는 115건이었다.지난해 11월 3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5개월간 꼬리물기, 끼어들기로 경찰에 단속된 차량은 총 2만382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953건이 단속된 것에 비해 139.4% 늘어났다.전문가들은 꼬리물기나 끼어들기가 특히 교통 흐름을 막고 또 다른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꼬리물기와 끼어들기를 포함한 교차로 위반 사고는 1만246건 발생했고 이로 인해 31명의 사망자와 1만506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차량 접촉사고는 속도 차이가 클 때 나는데, 끼어들려고 속도를 줄이면 다른 차량과 추돌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며 “이같은 운전 행태는 단속을 통해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김다인 기자 daout@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 202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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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지맵’으로 싼 식당 찾고, 車 대신 지하철 출근

    “짜장면 한 그릇에 5000원인 귀한 곳을 발견해 바로 메모해 뒀네요.” 2일 서울 동작구에 사는 회사원 김혜정 씨(25)는 요즘 값싼 식당을 찾아다닌다며 이렇게 말했다. 중동 상황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각종 생활 물가가 오르고 있어서다. 김 씨는 “결혼 자금을 모으느라 식비와 교통비, 경조사비까지 한 달에 100만 원 안에서 해결하려 하고 있다”며 “먹는 것을 줄여서라도 아끼려 한다”고 말했다.● 값싼 식당 소개 ‘거지맵’에 15만 명 몰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치솟은 물가에 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대표적인 움직임이 김 씨가 5000원짜리 짜장면을 파는 식당을 발견한 ‘거지맵’이다. 거지맵은 한 끼에 1만 원 이하의 식당 정보만 등록하는 사이트다. 누구나 접속해 정보를 등록할 수 있고, 사용자 주변의 저렴한 식당을 지도에 표시해 준다. 주로 외부인도 이용할 수 있는 구내식당이나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분식집 등이 등록돼 있다. 2일 거지맵에 접속해 보니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선 기업이나 교회의 구내식당 위치와 함께 각각 ‘한식 7000원’, ‘조식 3000원’ 등 정보가 나타났다. 정보의 정확성을 위해 제보 날짜를 표시하는 기능도 갖췄다. 이 사이트는 지난달 20일 개설된 뒤 이달 2일까지 누적 이용자가 15만 명을 넘어섰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회사원 박모 씨(28)는 “거지맵에서 싼 식당을 찾은 덕에 한 끼 식대를 7000원 이하로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의 회사원 정모 씨(31)는 “최근 집을 사려고 모은 돈을 전부 주식에 넣었다가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2000만 원을 잃었다”며 “식비라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 거지맵에서 집 근처 5000원짜리 국숫집을 찾아 애용 중이다”라고 말했다.● “택시 대신 지하철” 대중교통 이용 늘어 고유가 여파로 자가용 대신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도 늘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가 운영하는 276개 역 지하철 구간의 지난달 일평균 승객은 470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대비 약 17만 명(3.7%) 늘었다. 서울시와 티머니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시내버스 일평균 승객은 391만 명, 서울 마을버스는 89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0만 명(2.9%), 4만 명(4.8%) 증가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병원에 근무하는 송다정 씨(26)는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면 더 빠르지만 기름값이 너무 많이 올라 최근에는 지하철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 양주시에 사는 회사원 김모 씨(26)는 “예전엔 퇴근이 힘든 날 가끔 택시를 이용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고물가 부담 탓에 무조건 대중교통만 이용한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쏠림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면서 8일부터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 공영주차장 5부제 등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 지하철과 버스 집중배차 시간을 각각 1시간 연장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회식도 1차로 마치는 상황이라 직장인뿐 아니라 소상공인들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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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일동 땅꺼짐’ 1년… 지하철 공사 재개에 주민 불안

    지난해 대형 땅꺼짐(싱크홀) 사고가 발생했던 서울 강동구 명일동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지난달 31일 재개되면서 인근 주민의 불안이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해 3월 24일 공사 현장 일대에선 4개 차로에 걸친 폭 22m, 깊이 16m 규모의 땅꺼짐 사고가 발생해 도로를 지나던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추락해 숨졌다. 상인들은 공사 재개에 불안해하는 분위기다. 사고 현장 앞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미숙 씨(66)는 “보상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고 사고 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울렁거리는데 벌써 공사를 재개한다니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씨의 남편 이충희 씨(66)도 “터널 공사 보완 설계를 마쳤다고 하지만 애초 지반이 약했던 곳이라 안전하다고 믿기 어렵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명일동 땅꺼짐 사고’의 원인을 조사한 뒤 “터널 공사가 땅꺼짐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었다”며 “해당 공사 구간의 터널 안정성을 확보하고 보완 설계를 마쳐 공사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설계·시공 단계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지반의 균열이 하수관 누수 등 때문에 더 커지면서 땅꺼짐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3개월간 해당 구간의 지반 보강 작업을 했고, 현장 전문가 투입 등 안전 대책 마련까지 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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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싱크홀’ 1년만에 지하철 공사 재개…주민들 “불안하다”

    지난해 대형 땅꺼짐(싱크홀) 사고가 발생했던 서울 강동구 명일동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지난달 31일 재개되면서 인근 주민의 불안이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해 3월 24일 공사 현장 일대에선 4개 차로에 걸친 폭 22m, 깊이 16m 규모의 땅꺼짐 사고가 발생해 도로를 지나던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추락해 숨졌다.상인들은 공사 재개에 불안해하는 분위기다. 사고 현장 앞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미숙 씨(66)는 “보상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고 사고 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울렁거리는데 벌써 공사를 재개한다니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씨의 남편 이충희 씨(66)도 “터널 공사 보완 설계를 마쳤다고 하지만 애초 지반이 약했던 곳이라 안전하다고 믿기 어렵다”고 했다. 일부 주민들은 공사 재개 사실조차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이주호 씨(73)는 “공사가 다시 시작되는지도 몰랐다”며 “서울시가 얼마나 안전을 보강했는지 알지 못해 답답하다”고 했다.지난달 26일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명일동 땅꺼짐 사고’의 원인을 조사한 뒤 “터널 공사가 땅꺼짐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다”며 “해당 공사 구간의 터널 안정성을 확보하고 보완 설계를 마쳐 공사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설계·시공 단계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지반의 균열이 하수관 누수 등 탓에 더 커지면서 땅꺼짐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3개월간 해당 구간의 지반 보강 작업을 했고, 현장 전문가 투입 등 안전 대책 마련까지 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반의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애초 터널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지반 균열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공사에 착수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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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실련 “시도의원 61명, 6개월마다 해외 출장”

    민선 8기 광역의회에서 반년에 한 번 이상 해외 출장을 다녀온 시도의원이 61명으로 나타났다. 시도의원은 해외에 한 번 다녀올 때마다 평균 2302만 원을 썼는데, 6건 중 5건은 예산의 용처조차 보고서에 공개하지 않았다. 3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전국 시도의원 904명의 해외 출장 실태를 조사한 결과 871명(96.3%)이 임기 중 한 차례 이상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총 3705일간 해외 출장을 다녀오며 쓴 예산은 128억4616만 원이었다. 10차례 이상 해외 출장을 다녀온 시도의원은 7명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학 제주도의원이 16차례로 가장 많았고 국민의힘 안성민 부산시의원이 14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7∼9차례 다녀온 시도의원은 54명이었다. 제주도의원 46명 중에선 30명이 7회 이상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김 도의원은 “관광을 주산업으로 하는 제주 특성상 해외 시장 개척 목적으로 출장을 자주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안 시의원은 “우호 협력 협약을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의회 등을 방문했고 실제 성과로도 이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전체 해외 출장 558건 가운데 보고서에 비용 명세를 기재한 경우는 95건(17.0%)에 그쳤다. 나머지는 출장 중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알 수 없는 상태로 보고서가 공개됐다. 특히 대전·대구시의회와 경기·강원·충북도의회는 비용을 공개한 보고서가 단 한 건도 없었다. 경실련은 “출장 보고서에 영수증을 포함한 세부 지출 내역 기재를 의무화하고, 시도의회로부터 독립된 심사위원회가 해외 출장의 기준과 배경, 의정활동 연관성을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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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역의원 해외출장 128억 썼는데…비용공개는 17%뿐

    민선 8기 광역의회에서 반년에 한 번 이상 해외 출장을 다녀온 시도의원이 61명으로 나타났다. 시도의원은 해외에 한 번 다녀올 때마다 평균 2302만 원을 썼는데, 6건 중 5건은 예산의 용처조차 보고서에 공개하지 않았다.3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전국 시도의원 904명의 해외 출장 실태를 조사한 결과 871명(96.3%)이 임기 중 한 차례 이상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들이 총 3705일간 해외 출장을 다녀오며 쓴 예산은 128억4616만 원이었다.10차례 이상 해외 출장을 다녀온 시도의원은 7명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학 제주도의원이 16차례로 가장 많았고 국민의힘 안성민 부산시의원이 14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7~9차례 다녀온 시도의원은 54명이었다. 제주도의원 46명 중에선 30명이 7회 이상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김 도의원은 “관광을 주산업으로 하는 제주 특성상 해외 시장 개척 목적으로 출장을 자주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안 시의원은 “우호 협력 협약을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의회 등을 방문했고 실제 성과로도 이어졌다”고 했다.하지만 전체 해외 출장 558건 가운데 보고서에 비용 명세를 기재한 경우는 95건(17.0%)에 그쳤다. 나머지는 출장 중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알 수 없는 상태로 보고서가 공개됐다. 특히 대전·대구시의회와 경기·강원·충북도의회는 비용을 공개한 보고서가 단 한 건도 없었다.경실련은 “출장 보고서에 영수증을 포함한 세부 지출 내역 기재를 의무화하고, 시도의회로부터 독립된 심사위원회가 해외 출장의 기준과 배경, 의정활동 연관성을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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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박왕열, 지적장애인에 200만원 주고 운반책 활용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이 지적장애를 지닌 사람을 필로폰 운반책인 이른바 ‘지게꾼’으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박왕열은 아프리카와 호주 등으로까지 수출망을 넓히려 했다. 27일 법원 등에 따르면 지적장애를 지닌 남성 박모 씨는 필리핀에서 국내로 마약을 옮긴 혐의로 지난해 7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1, 2심 판결문에 따르면 생활고에 시달리던 박 씨는 2024년 6월 1일 필리핀으로 출국해 마닐라의 한 숙소 로비에서 박왕열의 공범에게서 1억4800만 원 상당의 필로폰 약 1480g을 건네받았다. 약 4만9000명이 한 번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었다. 다음 날 한국으로 돌아온 박 씨는 인천국제공항 지하 3층 남자 화장실에서 다른 사람에게 마약을 전달하고 대가로 200만 원가량을 받았다. 지게꾼 박 씨는 군 복무 중 전체 지능 지수 50 정도로 경도의 지적장애와 적응장애 진단을 받아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고 전역했다. 전체 지능 지수란 전반적인 인지 기능을 나타내는 지표로 평균은 100점이고 50∼69점은 경도 지적장애로 분류된다. 박왕열은 박 씨에게 다른 국가로 마약을 수출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두 사람이) 필리핀을 넘어 아프리카나 호주, 미얀마 등으로 마약류 수출을 논의한 정황이 발견된다”고 밝혔다. 한편 의정부지법은 27일 박왕열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경찰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필로폰 약 4.9kg 등 시가 30억 원 상당의 마약을 유통한 혐의로 박왕열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박왕열을 송환 받아 단 하루 정도 조사해 확인된 결과”라며 “더 많은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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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하는 건 힙하지 않잖아요”… 20대 절반 이상이 ‘월 1회 이하 음주’

    《‘비酒류’가 중심이 된 대학가… 20대 절반 “월1회 이하 음주”과거 대학가에서는 밤샘 술자리가 당연했지만, 이제는 술 대신 제로콜라 등 음료를 앞에 두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더 익숙해졌다. 캠퍼스에서 사발식 같은 ‘부어라 마셔라’ 관행은 자취를 감췄고, 학생회가 나서 “3잔 이상만 마셔도 위험군”이라며 음주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월 1회 이하로 마신다고 응답한 19∼29세 비율은 2024년 56.0%로,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이후 더 높아졌다. ‘굳이 취할 필요 없다’는 ‘비주(酒)류’가 주류인 첫 세대가 된 것이다.》연세대 2학년 배혜윤 씨(20)는 올해 2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준비하며 학생회로부터 지침을 받았다. ‘술을 3잔 마신 신입생을 (만취) 위험군에 배정해 달라’고 사전 교육을 받았다. 새 학기를 앞두고 행사 참가자가 과음하지 않도록 학생회 차원에서 ‘술 단속’에 나선 것이다. 배 씨는 “(이런 교육을 할 만큼) 요즘 대학에선 술을 잘 마시지 않고, 한 학기를 통틀어 술자리는 한두 번뿐”이라며 “동기 사이에서도 ‘굳이 술자리를 왜 하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학 문화가 한 차례 격변을 겪으며 젊은 층에서 음주 문화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과거 주된 술 소비층이었던 이들은 비대면 수업을 거치며 일차적으로 기존 술 문화와 단절됐다. 여기에 술을 멀리하는 ‘소버 큐리어스’(술을 굳이 마셔야 하냐는 의문에서 시작된 음주 기피 추세)와 규칙적인 삶과 건강을 추구하는 ‘갓생’ 열풍이 맞물리면서 ‘비주류(非酒流)’가 주류인 첫 세대가 된 것이다.● 20대 절반 이상이 ‘월 1회 이하 음주’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29세 가운데 아예 술을 마시지 않거나, 마시더라도 월 1회 이하라는 응답 비율은 2024년 56.0%로 절반이 넘었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5년(37.9%) 이후 최고치다. 이 비율은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51.7%로 처음 과반을 기록한 뒤 2022년 54.6%로 올랐는데, 2023년 52.6%로 줄어드는가 싶더니 팬데믹이 완전히 종료된 2024년에 오히려 더 치솟았다. 술을 멀리하는 경향이 코로나19 유행 당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조치로 인한 일시적 결과가 아니라는 뜻이다. 20대는 30세 이상 청장년층과 비교해도 술을 더 멀리하는 경향을 보인다. 2024년 기준 ‘월 1회 이하’ 음주율은 30대에서 47.6%였고, 40대 44.4%, 50대 52.8% 등이었다. 60대(62.9%)와 70세 이상(78.2%) 등 고령층을 제외하면 19∼29세 젊은 층(56.0%)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론 술을 점차 덜 마시는 경향은 대다수 나이대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지만, 20대는 그중에서도 그 속도가 빠르다. NH농협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주점 소비 지수는 기준 연도인 2023년 대비 20.9% 줄었다. 30대(15.5%)나 50대(11.4%) 등 다른 나이대보다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대학가에서 사라진 ‘애니콜’과 사발식 술이 매개였던 캠퍼스 행사도 크게 줄었다. 연세대 재학생 김은비 씨(21)는 최근 참여율 저조로 학과 MT를 취소했다. 김 씨는 “‘밤을 새워 술을 마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면서 신입생들이 참여를 꺼렸다”고 말했다. 학과나 동아리 차원의 음주 행사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신입생이 막걸리를 들이마시는 ‘사발식’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과 음주 기피 문화가 겹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고려대 중어중문학과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에 사발식 행사를 중단한 뒤 아예 재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 학과 이태희 씨(25)는 “팬데믹이 관습을 끊어내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이제는 과 행사에서도 밤새 대화만 나눌 뿐 술잔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에 입학한 대학생은 차이를 크게 체감한다. 19학번 대학생 박인표 씨(26)는 “1학년 때만 해도 학과마다 사실상 공인된 단골 술집이 있었고 ‘언제든지 술 마시고 싶으면 연락하라’는 선배의 ‘애니콜’ 문화도 있었다”며 “그런데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소버 큐리어스’ 주류돼 대학가에서 음주 문화가 사라진 데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많다. 방역 조치와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서 모여서 술을 마시는 대학 문화가 사라졌고, 엔데믹 이후에도 ‘굳이 마실 필요 없었구나’라는 인식이 강하게 남았다는 설명이다. 한 20학번 대학생은 “후배들과 만나다 보면 술보다 재밌는 다른 취미를 즐긴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며 “술에 돈과 시간을 쓰고 건강을 잃느니 운동 등 다른 취미로 생활을 즐기기 시작한 것 같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코로나19가 대학가의 개인주의를 촉진했다”고 말했다. 20, 30대 중심의 소버 큐리어스 유행도 비음주 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해외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술을 굳이 왜 마셔야 하는가”에 대한 고찰로 시작한 이 문화는 팬데믹 시기 국내에 급속히 확산했다. ‘헬시 플레저’(일상 속 건강함을 추구하는 트렌드) 유행도 대학생이 술을 멀리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운동에 몰입하는 젊은 층에 술은 ‘근 손실’을 유발하는 공공의 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주 1회 운동’ 비율은 전년 대비 6.0%포인트 늘어난 65.2%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다른 조사에서는 20대가 음주를 줄인 사유를 ‘체중이나 혈당 조절’(44.3%)로 꼽았다. 술에 취해 시간을 버리기보다 러닝 크루에 참여하는 것이 더 ‘힙(Hip)’한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 명예교수는 “팬데믹 시기 운동이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끌며 유행에 민감한 20대가 ‘운동하고 싶다’는 욕구를 받았다”며 “그 반대급부로 주류 소비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취한 건 힙하지 않아” ‘술 안 마시는 20대’는 국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에서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술 소비가 빠르게 줄고 있다. 일본 국세청에 따르면 성인 1명당 연간 술 소비량은 1995년 100L였지만 2020년 75L로 줄었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의 ‘시라후(シラフ)’ 세대, 알코올을 떠나 멀리한다는 ‘알코올 바나레(アルコ―ル離れ)’ 등의 신조어도 생겼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20∼24세 일본인 중 80%가량이 ‘평소에 술을 먹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미국도 젊은 층의 주류 기피 성향이 뚜렷하다. 지난해 8월 갤럽 조사에 따르면 만 18∼34세의 미국인 중 ‘술을 마신다’는 응답률은 지난해 기준 50%로 2001∼2023년 평균인 72%보다 20%포인트 넘게 줄었다. 전체 음주율 자체도 1939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저 수치인 54%를 기록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주류업계가 Z세대의 금욕주의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주류 기피 문화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술 기피 현상은) 외국에서도 이미 주류가 된 전 세계적인 문화 변동”이라며 “우리나라도 점차 젊은 층의 주류 기피가 새로운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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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공동 캡슐호텔 화재’로 의식불명 日여성 사망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캡슐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의식 불명에 빠졌던 일본인 여성이 사고 열흘 만인 24일 숨졌다.27일 남대문경찰서 등에 따르면 50대 일본인 여성은 화재로 중상을 입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열흘간 연명치료를 이어가다가 24일 오후 3시 15분경 가족 동의를 받고 산소호흡기를 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15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불이 난 호텔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당국은 1차 감식에서 3층 객실 밀집 공간의 특정 지점이 집중적으로 탄 사실을 확인하고 그 부근을 발화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증거물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맡긴 상태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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