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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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회부 사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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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eal@donga.com

취재분야

2026-05-15~2026-06-14
사건·범죄47%
사회일반30%
인사일반7%
경제일반7%
사고3%
복지3%
환경3%
  • 당직중 순직 소방관, 35년만에 충혼탑 안장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35년 만에 소방충혼탑에 이름을 올려 소방의 일원으로 인정받은 게 자식 된 도리로 감격입니다.” 충남 아산소방서 소속이었던 고 방정오 기능9급의 아들 방장석 소방령(53)은 아버지의 충혼탑 안치를 두고 5일 이렇게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12년 가까이 정규 소방관이 되기 위해 노력하며 소방차 운전사로 근무하다 1991년 당직 중 심정지로 숨을 거뒀다. 2년 뒤인 1993년 방 소방령은 아버지의 뜻을 따라 소방관이 됐다. 방 소방령은 처음에는 아버지가 숨진 소방서에 차마 지원하지 못하는 등 심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동료들은 아버지의 뒤를 이은 그를 격려해 줬고, 이는 30년 넘게 화재와 구조 현장을 지키는 원동력이 됐다. 방 소방령은 2022년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에 매몰된 광부 2명을 9일 만에 구조할 당시 현장을 지휘하기도 했다. 방 소방령은 그간 아버지의 충혼탑 안치를 신청하고 싶었지만 ‘작전 중 돌아가신 것도 아닌데 과연 가능할까’라며 망설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올해 초 충남소방본부에서 먼저 안치 의사를 묻는 연락이 왔다. 소방청이 일반 순직자까지 적극적으로 보훈 대상으로 물색하면서 아버지의 사연을 찾아낸 것이다. 방 소방령은 “덕분에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청은 6일 제71회 현충일을 맞아 충남 천안시 중앙소방학교 내 충혼탑에 순직 소방관 23명의 위패 봉안식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충혼탑은 소방관 6명이 순직한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방화 사건을 계기로 순직 소방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2002년 세워진 공식 현충 시설이다. 지난해까지 총 464명의 위패가 봉안됐다. 올해 새로 안치되는 순직 소방관은 총 23명이다. 근무 시절 얻은 폐섬유화 질환으로 순직한 임승윤 소방령은 올해 순직이 인정돼 안치 대상에 포함됐다. 아들 수석 씨는 “아버지는 생전 현충원에 가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다”며 “이제라도 아버지의 꿈을 소방청이 적극 도와주는 것 같아 안심된다”고 했다. 또 31년간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맡다 2024년 8월 순직한 전북 군산소방서 소속 이병두 소방경, 현장 활동으로 인한 질병으로 순직한 구형서 소방교 등의 위패도 함께 봉안된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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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직 소방관 23명, 소방충혼탑에 위패봉안식 거행

    소방청은 6일 제71회 현충일을 맞아 충남 천안시 중앙소방학교 내 소방충혼탑에 순직 소방관 23명의 위패봉안식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소방충혼탑은 소방관 6명이 순직한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방화 사건을 계기로 순직 소방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2002년 세워졌다. 2022년 4월 국가보훈처의 공식 현충 시설로 인정됐고, 지난해까지 총 464명의 위패가 봉안됐다.올해 새로 안치되는 순직 소방관은 1991년 숨진 고(故) 방정오 기능9급 등 총 23명이다. 그는 10년 넘게 정규 소방관이 되기 위해 노력하며 소방차 운전사로 근무하다가 당직 중 심정지로 숨을 거뒀다. 아들인 방장석 소방령(53)은 생전 아버지의 뜻을 따라 1993년 소방관이 됐다. 방 소방령은 처음에는 아버지가 숨진 충남 아산소방서에 차마 지원하지 못해 천안소방서에서 근무를 시작하는 등 심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동료들은 아버지의 뒤를 이은 그를 격려해 줬고, 이는 30년 넘게 화재와 구조 현장을 지키는 원동력이 됐다.이후 방 소방령은 2022년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에 매몰된 광부 2명을 9일 만에 구조할 당시 현장을 지휘하기도 했다. 그는 “나를 소방관으로 만든 아버지의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일했다”며 “아버지가 인정받아 다행”이라고 말했다.오랫동안 순직을 인정받지 못했던 소방관의 유가족도 뒤늦은 안치에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다. 근무 시절 얻은 폐섬유화 질환으로 순직한 임승윤 소방령은 올해 순직이 인정돼 안치 대상에 포함됐다. 아들 수석 씨는 “아버지는 생전 현충원에 가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다”며 “이제라도 아버지의 꿈을 소방청이 적극 도와주는 것 같아 안심된다”고 했다. 또 31년간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맡다 2024년 8월 순직한 전북 군산소방서 소속 이병두 소방경, 현장 활동으로 인한 질병에 의해 순직한 구형서 소방교 등의 위패도 함께 봉안된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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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수사기관 비웃던 ‘변종 상품권 사채’ 총책 검거

    돈을 빌려준 뒤 상품권으로 되받는 변종 불법 사채로 7억 원 넘게 벌어들인 조직의 총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조직은 피해자가 약속한 날짜에 상품권을 갚지 못하면 ‘사기 혐의로 고소하겠다’며 추심했고, 실제 일부 채무자는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2일 경기 양주경찰서는 상품권 사채 조직의 총책인 40대 남성을 지난달 19일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해 2월부터 8월까지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며 피해자 355명에게 돈을 빌려주고 일주일 뒤 더 큰 금액의 백화점 상품권으로 돌려받는 등의 방식으로 7억6000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그가 요구한 이자는 연 이율 기준 최소 192%에서 최대 2만4300%로, 법정 최고 금리(20%)를 훌쩍 웃돌았다.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상환 기한을 넘긴 피해자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불법 추심을 했고, ‘상품권 사기’라며 경찰에 고소한 뒤 취하를 대가로 더 큰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가 고소한 채무자 중 일부는 법원에서 벌금형 약식 명령을 받았다.그는 검찰에 송치되기 전 카페에 “부산에선 유죄인데 다른 지역에선 무죄다. 법이 제멋대로다”(지난달 6일), “검사도 법왜곡죄로 고소해 봐라”(지난달 13일) 등의 글을 올려 수사에 불만을 표출했다. 송치된 다음 날 정부의 불법 사채 단속 강화로 카페가 폐쇄되자 그날 또 다른 카페를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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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법원 우롱한 ‘상품권 사채’…피해자가 되레 사기죄 처벌받아

    돈을 빌려준 뒤 상품권으로 되받는 변종 불법 사채로 7억 원 넘게 벌어들인 조직의 총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조직은 피해자가 약속한 날짜에 상품권을 갚지 못하면 ‘사기 혐의로 고소하겠다’며 추심했고, 실제 일부 채무자는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2일 경기 양주경찰서는 상품권 사채 조직의 총책인 40대 남성을 지난달 19일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해 2월부터 8월까지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며 피해자 355명에게 돈을 빌려주고 일주일 뒤 더 큰 금액의 백화점 상품권으로 돌려받는 등의 방식으로 7억6000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그가 요구한 이자는 연이율 기준 최소 192%에서 최대 2만4300%로, 법정 최고금리(20%)를 훌쩍 웃돌았다.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상환 기한을 넘긴 피해자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불법 추심을 했고, ‘상품권 사기’라며 경찰에 고소한 뒤 취하를 대가로 더 큰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가 고소한 채무자 중 일부는 법원에서 벌금형 약식 명령을 받았다.그는 검찰에 송치되기 전 카페에 “부산에선 유죄인데 다른 지역에선 무죄다. 법이 제멋대로다(지난달 6일)”, “검사도 법왜곡죄로 고소해 봐라(지난달 13일)” 등 글을 올려 수사에 불만을 표출했다. 송치된 다음날 정부의 불법 사채 단속 강화로 카페가 폐쇄되자 그날 또다른 카페를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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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돈 안갚는 XX” 채무자 정보까지 사고판 사채조직

    “이OO 87(년생), (경기 고양시) 일산 조회될까요?” 불법 사채업자 80명이 모인 텔레그램 대화방에 한 업자가 채무자의 이름과 출생 연도, 거주지를 올리자 곧바로 답변이 돌아왔다. “걔 지금 매장 근무 중이에요.” 또 다른 업자가 “김OO 97 충남 조회 부탁합니다”라고 묻자 “걔 돈 안 갚습니다”라며 욕설과 조롱이 쏟아졌다. 사채 조직끼리 채무자의 개인정보를 무단 공유하는 이른바 ‘신용정보방’의 실제 대화 내역이다.● 단속 피해 만든 음성 신용평가망서민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는 불법 사채 조직들이 이처럼 채무자의 신용정보를 사고파는 유료 대화방을 열고 사채 영업과 추심에 악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대부 중개 플랫폼 단속 강화 등 전방위적 압박이 이어지자 불법 사채 조직끼리 연대해 돈을 안 갚은 이력이 있는 이른바 ‘사고자’를 걸러내는 음성적인 신용 평가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한 것이다. 1일 상품권 예약 판매를 빙자한 변종 불법 사채 조직 2곳의 신용정보방 대화 내역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채무자의 각종 신상정보가 약 5분 간격으로 끊임없이 오갔다. 김모 씨가 운영하는 이 텔레그램 대화방에는 돈을 갚지 못한 채무자를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며 원색적인 욕설을 퍼붓는 업자들의 메시지가 가득했다. 이들은 불법 사채 조직을 경찰에 신고한 채무자의 명단을 공유하며 “악질 중의 악질”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또 다른 상품권 사채 조직을 이끄는 배모 씨의 대화방에서는 피해자를 ‘상품권 사기’ 혐의로 역고소한 결과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들은 채무자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뒤 취하 비용 등을 추가로 요구하는데, 그 노하우까지 나누는 것이다. 한 업자는 강화된 정부의 단속을 겨냥한 듯 “사태가 잠잠해지고 기억에서 잊혔을 때 두 배로 갚아 주자”고 했다.● 월 수천만 원 ‘입장료 장사’까지현재 불법 사채 시장에선 이런 신용정보방 여러 개가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다른 대화방에 중복해서 가입하면 강퇴시킨다’며 경쟁적으로 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대화방 입장료 자체도 추가적인 수익원으로 삼았다. 온라인 상품권 사채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 씨는 4월 27일 업자들에게 “기존 회원 연장비는 30만 원, 신규 입장자는 60만 원”이라며 대화방 입장료를 안내했다. 5월에도 단체 대화방에서 채무자의 신용을 조회하고 싶으면 추가 요금을 내라는 뜻이다. 그가 운영하는 대화방에 60여 명이 입장해 있는 점을 고려하면, 대화방 수익만 최소 월 18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렇게 공유된 개인정보가 불법 추심에도 악용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 1년여간 약 6000만 원을 빌린 뒤 9000만 원 상당의 상품권으로 되갚은 김민재(가명·31) 씨는 사채 조직이 회사 인사팀에 “김민재가 사기를 쳐서 연락드렸다. 알고 계셨냐”라고 전화하는 등 불법 추심을 겪었다. 김 씨는 “업자가 ‘네가 말 안 해도 (신용정보방에서) 다 아는 방법이 있다’고 말하며 대화방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상품권 사채 조직을 수사하는 경찰은 이 과정에서 신용정보방의 존재를 파악했고, 운영진과 회원에게 대부업법 위반 외에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추가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업자들이 신용정보 조회라는 명목하에 개인정보를 조직적으로 활용해 온 사실을 파악하고 이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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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서소문 고가 ‘받침대’ 최소안전율 밑돌아도 긴급 보강 안했다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가 무너져 사상자 6명이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수년 전부터 교량 핵심 구조물인 ‘거더’(받침보)의 안전율이 최소 기준치에 미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서울시는 ‘거더가 잘 받쳐져 있다’는 이유로 붕괴를 막을 보강시설을 설치하지 않았지만 실제론 안전 기준에 못 미치는 상태였던 셈이다. 한편 서울시는 고용노동부의 승인을 받아 29일 0시부터 철거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빠르면 30일 오전부터 경의선 사고 구간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거더 안전율, 2024년에도 기준 미달2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2024년 서소문 고가차도의 안전진단에서 거더 부분의 구조적 안전율은 최소 기준치인 1.0에 미달한 0.93을 기록했다. 거더는 교량의 무게를 견디는 핵심 들보로, 자동차가 다니는 콘크리트 바닥 판인 슬래브를 밑에서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 안전율 1.0은 교량이 정해진 무게를 버틸 수 있는 한계치를 뜻하며, 미달 시 구조물 변형이나 붕괴 위험이 커진다. 실제 토목 설계에서는 통상 1.5 이상을 요구한다. 이 진단은 안전을 위해 5년마다 이뤄지는데, 직전 진단에서도 서소문 고가차도 거더 부분의 안전율은 기준에 못 미쳤다. 2020년 4월 작성된 서울시 서부도로사업소의 서소문 고가차도 유지관리(개축) 관련 자문회의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측정한 거더 안전율 역시 0.93으로 기록했다. 당시 사업소는 보고서에 “거더 부분의 긴급한 보강은 필요치 않다”면서도 “조속한 시일 내에 개축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서울시는 안전율 미달을 파악한 뒤 별도의 보강 조치 대신 통행 중량을 낮추는 방편을 취했다. 2019년 12월 서소문 고가차도를 지날 수 있는 차량의 중량 상한을 30t에서 20t으로 낮춘 데 이어 2025년 7월 10t으로 한 차례 더 낮춘 것. 서울시 교량안전과 관계자는 “실질적인 안전율은 올라간 셈”이라고 말했다.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27일 “2024년 철거 계획 최초 수립 당시 거더 안전에는 크게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붕괴 사고는 바로 그 거더 부분에 2.9cm의 침하가 발견된 후 발생했다. 서울시 직원과 외부 구조기술사, 시공사와 감리업체 직원 등이 거더 사이에 설치된 비계에 진입해 손상 정도를 파악하다가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3명이 숨졌다. 당시 작업자들은 구명줄도 착용하지 않은 채 투입됐다. 또 침하가 발견된 26일 오전부터 붕괴 사고가 일어난 12시간 사이에 서소문 고가차도 아래 철로로 승객을 태운 열차 59대가 지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통행 중량을 낮춘 조치와 별개로 철거 과정에서 구조물의 균형이 깨지는 등 안전율이 더 낮아졌을 것을 고려해 안전 조치를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강부식 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교량이 오래되면 구조적 안전율이 점차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0.93으로 떨어진 게 분명히 확인됐다면 안전율을 1.0 이상으로 올리기 위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조춘환 서울디지털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구조 안전율 0.93은 이론상 한계 상태라는 뜻”이라고 했다. ● 29일 0시부터 철거 작업 시작 노동부는 이날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경찰 등 관계기관과 합동회의를 열고 작업계획 심의를 거쳐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의 재개를 조건부 승인했다. 서울시는 “고가차도 잔여 구조물에 대한 긴급 철거를 29일 0시부터 시작한다”며 “30일 오전 5시까지 모든 작업을 완료해 서소문로 통행과 경의선 첫차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붕괴된 잔해를 우선적으로 제거한 뒤 순차적으로 고가 완전 철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안전을 위해 인력 투입 없이 압쇄기를 부착한 굴삭기만 활용해 철거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압쇄 공법에 따른 상부 거더 해체 작업 계획을 노동부로부터 승인받았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철거를 완료하겠다”고 말했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 202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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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고 힙해요” 2030 핫플된 동묘… 검색량 성수-연남 넘어섰다

    “5월 들어 연휴마다 동묘 일대를 찾고 있어요. 데이트 비용만 저렴한 게 아니라 ‘힙’해서 마음에 들더라고요.” 25일 서울 종로구 숭인동 동묘시장에서 만난 이인영 씨(30)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달 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1만 원으로 동묘 데이트하기’ 게시글을 보고 남자 친구와 함께 동묘에 왔다가 이곳 특유의 감성에 빠져 이날 재방문했다. 이 씨는 “선글라스를 단돈 3000원에 샀다”며 “점심엔 시장에서 옛날 토스트와 빈대떡을 먹으며 끼니를 해결할 예정”이라고 했다.● 20·30, ‘성수 팝업’ 대신 ‘중고 메카 동묘’고물가가 장기화하자 데이트 비용을 아끼려는 20, 30대 사이에서 동묘시장 등 전통시장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엔 주로 중장년층에게 더 익숙한 곳이었다면, 최근 들어 비용 부담을 덜면서도 레트로 감성을 채울 수 있는 명소로 주목받는다는 분석이 나온다.25일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지난해 1월부터 이달 24일까지의 데이트 장소 검색량을 비교한 결과, 이달 들어 ‘동묘’의 검색량이 서울 성동구 ‘성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지역을 데이트와 함께 가장 많이 찾아본 날짜의 검색량을 100으로 뒀을 때, 이달 1∼24일 동묘 검색량이 28.1%로 성수(23.8%)를 앞지른 것. 그간 동묘의 검색량은 줄곧 성수의 절반 수준이었는데 이달 들어 처음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이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이나 망원동, 용산구 이태원 등 기존 20, 30대의 대표적인 데이트 코스보다 높은 수치다.동묘 인근에서 만난 청년들은 완구 시장에서 ‘왁뿌볼’(왁스로 코팅한 점토 공) 등 최신 유행 장난감을 사거나 시장에서 길거리 음식을 즐기는 등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는 모습이었다. 회사원 김가현 씨(27)는 “인터넷보다 저렴할 뿐 아니라 이색 데이트까지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비싼 성수 팝업스토어 대신 완구 거리에서 말랑이를 만지고 왁뿌볼을 부수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딱이다”라고 했다.중고 의류나 빈티지 물품에 대한 청년층의 선호가 커지면서 전통시장이 ‘레트로 명소’로 부각된 경향도 있다. 과거 주로 서울 강남구에서 데이트하다가 최근 동묘를 자주 찾는다는 김윤영 씨(27)는 “꼭 돈을 쓰지 않더라도 골동품이나 중고 물품들을 구경하며 돌아다니다 보면 하루가 다 간다”며 “최근엔 중장년층과 청년층이 6 대 4 정도의 비율로 보인다”고 했다.● 주말엔 구청 무료 프로그램, 휴가는 국내 여행전통시장의 인기는 서울 전체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유동 인구가 직전 분기보다 가장 많이 증가한 상권 10곳은 전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었다. 1위를 기록한 강서구 까치산시장은 유동 인구가 81.1% 급증했으며, 덕성여대 앞 시반거리(76.3%)와 가좌역 3번 출구 인근(52.3%)이 뒤를 이었다. 값비싼 프랜차이즈나 대형 상권 대신 가성비 좋은 먹거리가 있는 동네 상권으로 향하는 것이다.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해 2024년 7월 이후 가장 가팔랐다. 젊은층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무료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해외 대신 국내 여행을 택하는 등 소비를 줄이고 있다. 3년 차 회사원 김솔희 씨(27)는 최근 큰 프로젝트를 마치고 전북 전주시로 휴가를 떠나기로 했다. 김 씨는 “원래 1년에 4, 5번 해외로 나갔는데, 유류할증료가 올라서 국내로 틀었다”고 했다. 서울의 한 어학당에 다니는 유학생 새미 씨(26)는 “생활비를 절약하면서도 여러 체험을 즐기기 위해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무료 프로그램을 찾아다닌다”고 했다. 간호사 송은미 씨(27)는 “매달 ‘문화의 날’에 국립현대미술관의 무료 관람을 즐긴다”고 했다. 이런 2030세대의 움직임에 대해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고물가 기조에 저비용으로 만족감을 얻으려는 소비자 심리와 상권을 활성화하려는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맞물린 결과”라고 했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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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조부 살해 20대女 “피 엄청 많이…빨리 와주세요” 119 신고

    함께 살던 80대 조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20대 여성 N 씨가 범행 직후 직접 119에 신고해 “할아버지가 쓰러졌다”며 구조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22일 소방청이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실에 제출한 사건 당시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N 씨는 18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자택에서 조부를 흉기로 찌른 뒤 오전 11시 51분경 119에 신고했다.N 씨는 신고 당시 “할아버지가 지금 쓰러져 있거든요”라며 “숨은 쉬어요. 빨리 와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소방대원이 조부의 상태를 묻자 “지금 피가 엄청 많이 생기고 있어요”라며 “등이랑 어깨 쪽에”라고 설명했다.또 의식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아니요. 없어요. 빨리 와주세요”라고 답했다. 소방대원이 다시 한 번 호흡 여부를 확인하자 N 씨는 “모르겠어요. 빨리 와주세요”라고 말했다. 녹취록에는 소방대원이 “구급차 출동했으니까 진정하시고”라며 여러 차례 안정을 유도하는 내용도 담겼다.N 씨는 18일 오전 자택에서 함께 살던 80대 조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인)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당시 집 안에는 두 사람만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부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N 씨는 초기 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했지만, 이후 조부와 말다툼을 벌이다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서울북부지법 형사10단독(부장판사 박사랑)은 20일 N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망할 염려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 는 사건 경위를 추가 조사한 뒤 N 씨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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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 보고 따라 때렸어요”… 초등생 학폭 2년새 2.5배로 급증

    초등학교 2학년 김수민(가명) 양은 같은 반 친구로부터 자주 맞았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느낀 김 양은 결국 학교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가해 학생은 “장난이었다”며 김 양이 과하게 반응했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지난해 초등학생 중 12.5%가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해 2년 전보다 그 비율이 2.5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체 폭력의 비중이 크게 늘면서 게임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폭력에 쉽게 노출된 어린 학생 사이에서 폭력과 장난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등생 10명 중 1명 “학교폭력 경험”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하는 비영리 공익법인(NGO) 푸른나무재단은 19일 서울 서초구 재단본부에서 ‘2026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재단이 지난해 11, 12월 전국 초중고교생 8476명을 설문한 결과 이들의 학교폭력 피해 경험률은 6.2%로 나타났다. 2023년 3.5%에 비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특히 초등학생 가운데 학교폭력을 겪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2023년 4.9%에서 지난해 12.5%로 약 2.5배로 증가했다. 중학생 3.4%, 고등학생 약 1.6%보다 크게 높았다. 김유미 대구들안길초등학교 교사(43)는 “갑자기 기분이 나빠 상대방을 때린 학생과 상담해 보면 ‘유튜브를 보고 따라 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어린 나이에 폭력적 콘텐츠를 접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점이 배경인 것 같다”고 말했다.조사에서 사이버폭력과 언어폭력 등 전체 폭력 유형 가운데는 신체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중이 크게 늘었는데, 역시 초등학생의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초등학생은 21.2%, 중학생은 9.5%, 고등학생은 2%였다. 전체 초중고교생 신체폭력 경험 비율은 2024년 11.9%에서 지난해 17.9%로 증가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2.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어린 학생일수록 몸 장난과 몸놀림, 폭력의 경계를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미정 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은 “폭행이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해 줘야 하는데 아이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학교폭력을 겪은 한 초등학교 6학년생은 “친구가 갑자기 도서관에 있는 빈백으로 머리를 때린 뒤 발목을 잡고 질질 끌고 가 계단에서 밀쳐 코가 부러졌는데, (상대 학생 측에서) ‘장난이었고 (피해 아동이) 넘어진 것’이라고 해서 병원비도 받지 못했다”고 조사에서 밝혔다.● 온라인 게임, 학폭 주요 공간으로최근에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폭력도 문제로 대두된다. 특히 사이버폭력 피해 응답군 가운데 온라인 게임에서 피해를 봤다고 답한 비율이 2024년 16.2%에서 지난해 39.9%로 증가했다. 온라인 게임은 사이버 갈취·강요와 사이버 성폭력 피해 장소 1위로 조사됐다.온라인 게임이 오프라인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올해 한 초등학교 남학생은 같은 반 학생과 온라인 게임을 하던 중 지속적인 욕설과 패드립(패륜적 언행)을 당했다. 이후 게임에서 패배하자 가해 학생은 다음 날 학교에서 “너 때문에 졌으니 돈을 내놓으라”며 현금을 빼앗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버폭력을 주로 경험한 온라인 게임으로는 이용자끼리 실시간 소통을 할 수 있는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로블록스 등이 꼽혔다. 재단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도교육감과 지방자치단체장 후보에게 “피해 학생 전담 지원센터와 가해 학생 교정·치료 특화센터를 마련하고 예방부터 보호, 회복까지 이어지는 인공지능(AI) 기반 통합 지원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단순 외부 특강 수준에 그치지 말고 교과 과정 안에 녹여내야 한다”며 “문학이나 사회 과목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토론하고 배우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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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품권 사채’ 빌린 30대 여성, 숨진채 발견

    변종 불법 사채인 ‘상품권 예약 판매’를 이용해 돈을 빌렸던 30대 여성이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여성이 사망하기 전 불법 추심 피해를 겪었는지 파악 중이다. 18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일 동대문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숙박업소 측으로부터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은 감식 결과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여성이 채권·채무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고 이로 인해 숨진 것인지 확인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 여성은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3월부터 한 달여간 상품권 예약 판매 방식의 사채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권 사채는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준 뒤 며칠 후 더 큰 금액의 상품권으로 돌려받는 변종 불법 사채다. 특히 고리를 요구한 뒤 갚지 않으면 경찰에 ‘상품권 사기를 당했다’고 고소해 합의금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상품권 사채는 연이율로 따지면 3000%가 넘는 경우가 많아 최근 법원에서도 대부업법 위반을 인정하는 확정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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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자소득 줄었는데 상위 30%냐” “아버님 건보료 많이 내셔서요”

    “기름값이 올라 배달비에 보태려 했는데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니 당혹스럽네요.” 정부의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및 지급 첫날인 18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주민센터를 찾은 자영업자 정동철 씨(70)는 지원금 대상자가 아니라는 주민센터 직원의 안내를 듣고 당황한 표정이었다. 영등포 전통시장에서 생닭 등을 파는 그는 최근 고유가 때문에 거래처에 배달을 나가는 것이 부담이었다고 한다. 정 씨는 건강보험료가 2인 가구 외벌이 기준 소득 하위 70% 기준을 넘어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설명에 “혼자 300만 원 버는데, 앞으로 벌이는 그대로이고 부담만 커질 걸 생각하니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상위 30%라니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이날 지원금 대면 접수를 시작한 전국 주민센터에는 많은 신청자의 발길이 이어졌다. 2차 지원금은 건강보험료 등을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 가운데 부동산과 금융 소득이 많은 고액 자산가를 제외한 대상자들에게 지급된다. 그러나 이날 정 씨처럼 소득이나 자산 기준 경계선에 있는 시민들은 기대를 안고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대상 제외 안내에 발길을 돌렸다. 오후 3시경 영등포동 주민센터를 찾은 강모 씨(65) 부부는 “가구 금융소득이 3000만 원이 넘어 신청이 안 된다고 하는데, 은행 금리도 높지 않아 이자가 그렇게 나올 리가 없는데 이해가 안 된다”며 “내가 상위 30%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일부 주민센터에서는 건강보험료 기준표 등을 안내해도 대상자가 아니라는 걸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직원들이 선정 결과 이의 신청 방법을 안내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급 대상이지만 ‘출생 연도 끝자리 5부제’를 알지 못해 허탕을 친 시민도 많았다. 신청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월요일인 이날은 출생 연도 끝자리가 1·6인 사람만 신청이 가능하다. 19일은 출생 연도 끝자리 2·7, 20일은 3·8, 21일은 4·9, 22일은 5·0이 각각 대상이다. 이후 신청 시한인 7월 3일 오후 6시까지는 출생 연도와 무관하게 모든 대상자가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 신청 방법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주민센터를 직접 찾았다가 요일제를 몰라 발길을 돌렸다. 서울 도봉구 쌍문4동 주민센터를 찾은 안승모 씨(81)는 1945년생이니 금요일에 다시 오라는 안내를 받았다. 안 씨는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가 왔길래 오늘 신청하라는 줄 알았다”고 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주민센터 성우경 행정민원팀장은 “신청일을 잘못 알고 찾아온 주민이 우리 센터에서만 10명 이상이었다”고 전했다.● 접수 전부터 긴 줄… “생활비에 보탤 것”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1차 지원금에 비해 2차에선 대상자가 늘어난 만큼 이날 주민센터들은 내내 신청자들로 북적였다. 인천 연수구 청학동 행정복지센터는 접수 1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피해지원금을 신청하려는 주민의 발길이 이어져 대기 좌석을 40개에서 60개로 서둘러 늘리기도 했다. 전주시 서신동 주민센터도 오후 2시까지 신청자가 400명 넘게 몰리자 회의실에 별도의 대기 공간을 마련했다. 지급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은 주민들은 생계에 보탬이 될 거라며 기뻐했다. 노모를 대신해 지원금을 신청하러 온 류승봉 씨(55)는 “어머니가 생활필수품 등을 사는 데 지원금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신문을 보고 지원금 지급 사실을 알았다는 박명수 씨(70)도 “최근 장 볼 때 물가가 많이 올라 물건을 담기가 망설여졌는데, 지원금을 식비에 보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원금은 주민등록상 거주지에 따라 1인당 10만∼25만 원씩 차등 지급된다. 지원금은 연 매출액 30억 원 이하인 식당이나 학원 등에서 사용할 수 있고, 주유소는 매출 규모와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사용 기한은 8월 31일까지다.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 202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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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소득 상위 30%라고?”…고유가 지원금 오픈런 속 ‘실랑이’

    “기름값이 올라 배달비에 보태려 했는데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니 당혹스럽네요.”정부의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및 지급 첫날인 18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주민센터를 팢은 자영업자 정동철 씨(70)는 지원금 대상자가 아니라는 주민센터 직원의 안내를 듣고 당황한 표정이었다. 영등포 전통시장에서 생닭 등을 파는 그는 최근 고유가 때문에 거래처에 배달을 나가는 것이 부담이었다고 한다. 정 씨는 건강보험료가 2인 가구 외벌이 기준 소득 하위 70% 기준을 넘어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설명에 “혼자 300만 원 버는데 앞으로 벌이는 그대로이고 부담만 커질 걸 생각하니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상위 30%라니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이날 지원금 대면 접수를 시작한 전국 주민센터에는 많은 신청자의 발길이 이어졌다. 2차 지원금은 건강보험료 등을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 가운데 부동산과 금융 소득이 많은 고액자산가를 제외한 대상자들에게 지급된다. 그러나 이날 정 씨처럼 소득이나 자산 기준 경계선에 있는 시민들은 기대를 안고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대상 제외 안내에 발길을 돌렸다. 오후 3시경 영등포동 주민센터를 찾은 강모 씨(65) 부부는 “가구 금융소득이 3000만 원이 넘어서 신청이 안 된다고 하는데, 은행 금리도 높지 않아 이자가 그렇게 나올 리가 없는데 이해가 안 된다”며 “내가 상위 30%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일부 주민센터에서는 건강보험료 기준표 등을 안내해도 대상자가 아니라는 걸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직원들이 선정 결과 이의 신청 방법을 안내하는 모습도 보였다.지급 대상이지만 ‘출생 연도 끝자리 5부제’를 알지 못해 허탕을 친 시민들도 많았다. 신청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월요일인 이날은 출생 연도 끝자리가 1·6인 사람만 신청이 가능하다. 19일은 출생 연도 끝자리 2·7, 20일은 3·8, 21일은 4·9, 22일은 5·0이 각각 대상이다. 이후 신청 시한인 7월 3일 오후 6시까지는 출생 연도와 무관하게 모든 대상자가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 신청 방법이 익숙치 않은 고령층이 주민센터를 직접 찾았다가 요일제를 몰라 발길을 돌렸다. 서울 도봉구 쌍문4동 주민센터를 찾은 안승모 씨(81)는 1945년생인 탓에 금요일에 다시 오라는 안내를 받았다. 안 씨는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가 왔길래 오늘 신청하라는 줄 알았다”고 했다. 전북 전주 완산구 서신동 주민센터 성우경 행정민원팀장은 “신청일을 잘못 알고 찾아온 주민이 우리 센터에서만 10명 이상이었다”고 전했다.● 접수 전부터 긴 줄… “생활비에 보탤 것”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1차 지원금에 비해 2차에선 대상자가 늘어난 만큼 이날 주민센터들은 내내 신청자들로 북적였다. 인천 연수구 청학동 행정복지센터는 접수 1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피해지원금을 신청하려는 주민의 발길이 이어져 대기 좌석을 40개에서 60개로 서둘러 늘리기도 했다. 전주 서신동 주민센터도 오후 2시까지 신청자가 400명 넘게 몰리자 회의실에 별도 대기 공간을 마련했다.지급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은 주민들은 생계에 보탬이 될 거라며 기뻐했다. 노모를 대신해 지원금을 신청하러 온 류승봉 씨(55)는 “어머니가 생활필수품 등을 사는 데 지원금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신문을 보고 지원금 지급 사실을 알았다는 박명수 씨(70)도 “최근 장 볼 때 물가가 많이 올라 물건을 담기가 망설여졌는데, 지원금을 식비에 보탤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번 지원금은 주민등록상 거주지에 따라 1인당 10만~25만 원 씩 차등지급 된다. 지원금은 연 매출액 30억 원 이하인 식당이나 학원 등에서 사용할 수 있고 주유소는 매출 규모와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사용 기한은 8월 31일이다.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 202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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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품권 사채’ 썼다 빚더미…30대女, 모텔서 숨진채 발견

    변종 불법 사채인 ‘상품권 예약 판매’를 이용해 돈을 빌렸던 30대 여성이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여성이 사망하기 전 불법 추심 피해를 겪었는지 파악 중이다.18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일 동대문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숙박업소 측으로부터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은 감식 결과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여성이 채권·채무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고 이로 인해 숨진 것인지 확인 중이다”고 밝혔다.이 여성은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3월부터 한 달여간 상품권 예약 판매 방식의 사채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권 사채는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준 뒤 며칠 후 더 큰 금액의 상품권으로 돌려받는 변종 불법 사채다. 특히 고리를 요구한 뒤 갚지 않으면 경찰에 ‘상품권 사기를 당했다’고 고소해 합의금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상품권 사채는 연이율로 따지면 3000%가 넘는 경우가 많아 최근 법원에서도 대부업법 위반을 인정하는 확정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연 60%를 초과하는 상품권 예약 판매는 명백하게 이자제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12일 국무회의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50만 원 대출해 주고 9일 만에 80만 원 상품권으로 받는 경우가 있더라. 돈으로 안 갚고 물건으로 갚아도 대부업법이 적용되는 것 아니냐”며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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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무더위’에 온열질환 사망자 가장 일찍 나와

    5월 중순부터 전국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역대 가장 이른 시기에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올여름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더위에 취약한 고령자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 ● 온열질환 감시 첫날부터 사망자 발생 1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온열질환 감시 체계가 시작된 15일 서울 동대문구에서 80대 남성이 열사병으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다음 날 숨졌다. 이는 온열질환 감시 체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가장 이른 사망 사례다. 기존엔 2023년 5월 21일이 가장 일렀고, 지난해엔 6월 18일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가 쓰러진 15일은 서울 낮 최고기온이 31.3도까지 올라 평년보다 무더웠다. 이날 7명에 이어 다음 날에도 19명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질환으로 두통, 어지러움, 근육 경련,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난다.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을 포함한다. 특히 열사병은 체온이 40도 이상까지 오르고 중추신경계 이상을 일으켜 즉시 치료받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체온 조절 기능이 약한 고령층은 온열질환에 더 취약하다. 지난해 온열질환자 4460명 중 60대 이상이 30%, 50대가 19.4%였다. 사망자 29명 중 20명(69%)이 65세 이상이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온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신경계가 마비돼 땀 배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40도 이상 고열에 의해 뇌 손상뿐 아니라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낮 외출 및 야외 작업 피해야”18일에도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지역이 많아 온열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서울 30도, 춘천 32도, 대구 34도, 광주 32도 등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6월 중순까지 전국 평균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을 80∼90%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폭염 시 한낮 외출이나 야외 작업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야외 활동 시엔 물을 충분히 마시고, 밝고 시원한 복장으로 체온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 특히 탈수로 인한 심한 갈증, 구토, 어지러움 등이 나타나면 시원한 장소로 즉시 대피해야 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기온이 높은 날에는 무리한 야외 활동을 피하고 특히 고령층과 장애인, 만성질환자 등 폭염에 취약한 계층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살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6일 오후 2시경 경기 연천군 아미천에서 물놀이를 하던 16세 남학생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예년보다 더위가 일찍 시작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수상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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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쿨존서 킥보드 질주-우회전 위반… 어린이 교통사고 76% 급증

    12일 오후 2시 반경 서울 동대문구 장평초등학교 앞. 하교 시간이 되자 학생들이 정문 밖으로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한 남학생이 건널목을 뛰어서 건너다가 노란 장우산을 떨어뜨렸고, 이를 주우려 다시 도로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때 승용차가 건널목으로 진입했다. 교통 단속 중이던 경찰이 지시봉으로 차량을 막아 세우지 않았다면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임성민 동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스쿨존에서 아이들은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전제하에 운전해야 하지만, 많은 운전자가 ‘제한 속도만 지키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운전한다”고 말했다.● 스쿨존 사고 1년 새 1.8배로이날 서울경찰청은 서울 내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49곳에서 교통 법규 위반을 집중 단속하고 계도를 벌였다. 지난해 전국 스쿨존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가 927건으로 전년(526건)의 1.8배로 늘어나는 등 어린이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같은 기간 스쿨존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556명에서 1013명으로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경찰은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이동장치(PM) 증가와 우회전 일시 정지 위반 등이 사고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후 1시 45분경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단속에서만 총 171건(단속 85건, 계도 86건)이 적발됐다. 신호 위반(49건)이 가장 많았고, 이륜차·PM의 보행로 통행(18건)이 뒤를 이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스쿨존 경계에서 발생한 사고도 정확히 집계할 수 있게 된 영향도 있다. 실제로 스쿨존 단속 현장에서는 교통 법규를 어기는 도로 이용자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이날 오후 2시경 서울 노원구의 한 스쿨존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하교하던 학생이 건널목을 건너려는 순간 한 전동 킥보드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우회전하다가 급히 멈춰 섰다. 건널목에 사람이 있을 때 무조건 일시 정지해야 하는 수칙을 어긴 것이다. 지난해 3월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8세 초등학생이 달려오던 전동 킥보드에 치여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인근의 신호 없는 교차로에서도 좌회전 차량이 건널목을 건너는 초등학교 저학년 남학생을 뒤늦게 발견하고 급정차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매일 초등학생 2학년 자녀를 하굣길에 데리러 온다는 최은희 씨(38)는 “학교 정문 앞에서 과속과 꼬리물기를 일삼는 차들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릴 때가 많다”고 했다.● 보행로 구분 없고 ‘가변 속도’ 혼란도사고가 빈발하는 스쿨존과 인근 지역은 도로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에 가보니, 차로와 보행로가 제대로 구분돼 있지 않거나 보행로가 도로 한쪽에만 설치돼 있는 이면도로가 많았다. 이 일대에선 2024년 한 해에만 어린이 교통사고 6건이 발생했다. 한 초등학생은 보호자 없이 차로 한가운데를 걷다가 뒤에서 차가 달려오자 황급히 길가로 물러서기도 했다. 이곳에서 만난 노모 씨(65)는 “이 길은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인근 유치원생도 많이 오가는 곳”이라며 “차량 사이로 아이들이 지나다니는 경우가 많아 항상 위험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스쿨존에서 제한 속도를 시간대별로 달리 적용하는 ‘가변형 속도제한’이 운전자의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등하교 시간엔 시속 30km로 제한하되 통행량이 적은 심야엔 시속 40∼50km로 상향하는 방식인데, 차들의 편의를 위해 2023년 서울과 인천 등 8곳에 시범 도입된 뒤 현재 전국 약 70곳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시간대마다 달라지는 제한 속도를 운전자가 충분히 숙지하지 못해 어린이가 다니는 시간대에도 과속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경찰청은 당분간 사고 위험이 큰 스쿨존에서 교통 법규 단속을 집중적으로 벌일 방침이다. 김의수 국립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과속이나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나아가 운전자가 스쿨존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멀리서부터 인식할 수 있도록 색상과 디자인 등 도로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조승연 기자 cho@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 20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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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50만원 대출, 9일뒤 상품권 80만원 상환” 변종 불법사채 기승

    경기 고양시에서 자영업을 하던 이문수(가명·39) 씨는 3월 사업 실패로 은행 대출이 막히자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 상품권 거래 카페에서 한 업자와 계약을 맺었다. 업체가 이 씨의 계좌로 50만 원을 보내주면 9일 뒤에 이 씨가 백화점 모바일상품권 80만 원어치로 되갚는 조건이었다. 얼핏 정상적인 개인 간 상품권 거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연이율 2433%에 달하는 변종 불법 사채였다. 사채 조직은 ‘상품권 발송이 단 1분이라도 늦어지면 상환액의 100%를 위약금으로 더 내야 한다’는 조항까지 달았다. 정해진 날짜에 상품권을 보내지 못하자 업체는 이 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취하 조건으로 추가 합의금을 요구했다. 이 씨는 “빠져나올 수 없는 굴레에 빠진 것처럼 숨이 막혔다”고 했다.● 단속 강화하자 상품권 카페로 최근 이처럼 상품권 예약 판매를 빙자해 고리를 요구하는 변종 불법 사채가 성행하고 있다. 정부가 대부 중개 플랫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연이율 60%가 넘는 불법 사채는 계약 자체를 무효로 하는 등 제재 수위를 높이자 불법 사채 조직이 단속망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상품권 거래로 무대를 옮겨가고 있는 것. 실제로 11일 한 상품권 카페에 가입해 자기소개 글을 올리자 1시간 만에 불법 사채 조직으로 의심되는 3명의 판매자로부터 쪽지가 도착했다. 이들은 “상품권을 거래하고 싶으면 연락 달라”며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아이디를 건넸다. 이 씨는 “불법 사채 조직 중에는 상품권 업자를 소개해 주며 빚을 메꾸라고 권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상품권 거래를 가장한 불법 사채에 나서는 조직의 특징은 경찰을 ‘추심 대행업자’처럼 활용한다는 점이다. 직접 전화를 걸어 폭언과 협박을 하지 않고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채무자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다. 이후 경찰 수사를 협박 수단으로 삼아 고소 취하 비용 등을 요구하는 식이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최근 1년간 상품권 예약 판매 수법으로 저신용자들에게 2억8000여만 원 상당의 불법 사채를 융통해 준 30대 남성을 지난달 구속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제출한 진정서를 들여다보던 중 그가 불법 사채업자임을 알아채고 수사 방향을 바꿨다. 류승훈 동래서 수사과장은 “불법 사채 피해자 중에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까 봐 겁먹고 업자의 말에 휘둘린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상거래 아닌 불법 사채”… 첫 법원 확정 판결 다만 이런 변종 불법 사채임에도 불구하고 상품권 예약 판매는 ‘개인 간 거래’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대부업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가 까다로웠다. 하지만 상품권 불법 사채 피해가 늘면서 최근 이를 불법 사채로 규정해 엄단하는 확정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부산지법은 상품권 예약 판매 수법으로 연이율 최고 2655%를 요구한 박모 씨에게 대부업법 위반죄를 인정해 지난달 28일 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장래에 일정한 액수를 돌려받을 것을 전제로 돈을 준 것은 명백한 대부 행위”라고 판단했다. 박 씨는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같은 날 김모 씨(32)도 연이율 최고 3870%를 요구한 죄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뒤 형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취약 계층을 상대로 고리의 불법 사채를 굴리고 변제 압박을 하려고 무고까지 하는 유형의 범행을 막기 위해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단속의 사각지대를 찾아 움직이는 불법 사채에 대해 사법부가 첫 판단을 내리면서 수사기관도 수사와 단속에 본격적인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불법 사채 사건 등을 맡고 있는 경찰청 관계자는 “기존에는 법리적인 문제로 대부업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 어려웠는데, 재판부의 첫 판단이 나온 만큼 세부적인 수사 지침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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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여고생 살해 20대, 표적 바꿨을 가능성… 범행 이틀전 알바 동료 여성이 스토킹 신고

    광주에서 일면식도 없던 여고생을 살해한 20대 남성이 범행 이틀 전 다른 여성을 스토킹하다 경찰에 신고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그가 스토킹 신고 전부터 차에 흉기를 가지고 다녔다고 보고 당초 다른 여성을 노렸다가 신고 이후 표적을 바꿨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10일 광주 광산경찰서는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장모 씨(24)가 범행 이틀 전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20대 동남아 여성으로부터 스토킹 신고를 당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장 씨는 3일 오후 7시경 이 여성의 광산구 자택 주변을 서성이다 신고당했다. 여성은 신변 보호를 요청하고 며칠 후에 “스토킹뿐 아니라 성 관련 범죄 피해도 봤다”고 타 지역 경찰에 고소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 여성의 신변을 보호했으나 장 씨는 5일 0시 11분경 인근 인도에서 여고생(17)을 살해하고 남고생(17)을 찔러 중태에 빠뜨렸다. 경찰은 장 씨가 스토킹 신고 전부터 차량에 흉기 2개를 챙겨서 다닌 것을 확인하고 계획 범행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장 씨가 동료 여성을 상대로 강력범죄를 계획했다가 신고 이후 여고생으로 표적을 바꿨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광주경찰청은 8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장 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으나 장 씨가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공개 시점이 14일로 미뤄졌다. 중대범죄신상공개법상 피의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그 신상은 5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고 공개한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이미 장 씨의 이름과 사진 등이 떠돌고 있다. 8일 한 유튜버가 장 씨의 청소년기 사진 등을 영상으로 편집해 게재한 뒤 관련 사진을 인스타그램 등에 공유하면서 신상이 퍼지게 된 것. 이 유튜버는 장 씨의 사진에 채널명을 적는 식으로 홍보까지 했다. 광주경찰청은 관련 콘텐츠의 삭제와 차단을 요청하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통상 당사자가 고소하지 않으면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흉악범이라도 법으로 정한 절차와 기준에 따라 신상을 공개하지 않으면 자칫 무분별한 ‘사적 제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관련 법령의 공백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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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고생 살해범, 신상공개 미뤄진 사이…이름·사진 다 퍼졌다

    광주에서 일면식도 없던 여고생을 살해한 20대 남성이 범행 이틀 전 다른 여성을 스토킹하다 경찰에 신고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그가 스토킹 신고 전부터 차에 흉기를 가지고 다녔다고 보고 당초 다른 여성을 노렸다가 신고 이후 표적을 바꿨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10일 광주 광산경찰서는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장모 씨(24)가 범행 이틀 전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20대 동남아 여성으로부터 스토킹 신고를 당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장 씨는 3일 오후 7시경 이 여성의 광산구 자택 주변을 서성이다 신고당했다. 여성은 신변 보호를 요청한 이후 “스토킹뿐 아니라 성 관련 범죄 피해도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 여성의 신변을 보호했으나 장 씨는 5일 0시 11분경 인근 인도에서 여고생(17)을 살해하고 남고생(17)을 찔러 중태에 빠뜨렸다.경찰은 장 씨가 스토킹 신고 전부터 차량에 흉기 2개를 챙겨서 다닌 것을 확인하고 계획 범행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장 씨가 동료 여성을 상대로 강력범죄를 계획했다가 신고 이후 여고생으로 표적을 바꿨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한편 광주경찰청은 8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장 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으나 장 씨가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공개 시점이 14일로 미뤄졌다. 중대범죄신상공개법상 피의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그 신상은 5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고 공개한다.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이미 장 씨의 이름과 사진 등이 떠돌고 있다. 8일 한 유튜버가 장 씨의 청소년기 사진 등을 영상으로 편집해 게재한 뒤 관련 사진을 인스타그램 등에 공유하면서 신상이 퍼지게 된 것. 이 유튜버는 장 씨의 사진에 채널명을 적는 식으로 홍보까지 했다. 광주경찰청은 관련 콘텐츠의 삭제와 차단을 요청하고 있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통상 당사자가 고소하지 않으면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흉악범이라도 법으로 정한 절차와 기준에 따라 신상을 공개하지 않으면 자칫 무분별한 ‘사적 제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관련 법령의 공백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202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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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광수씨 등 ‘자랑스러운 고대인상’… 고려대 개교 121주년 기념식 열어

    고려대는 5일 오전 11시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개교 121주년 기념식 및 고대인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올해 ‘자랑스러운 고대인상’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상학과 65학번)과 곽영길 아주경제 회장(영어영문학과 74학번),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지질학과 87학번)가 수상했다. 허 회장은 반세기 넘게 경영인으로 활동하며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곽 회장은 한국 언론에 기여한 공로를, 안 대표는 에이스침대를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시킨 점을 각각 인정받았다. 고려대 발전에 지속해서 기여한 인물에게 주는 발전공로상은 김대영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대표(행정·사회학과 81학번)와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사회학과 81학번)에게 돌아갔다. 고려대 미디어관 KU시네마트랩에서는 채널A와 고려대가 공동 제작한 개교 120주년 기념 역사 다큐멘터리의 상영회도 열렸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 20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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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사채, 플랫폼 옥죄자 텔레그램으로… 피해자 36% “SNS 접촉”

    한준영(가명·32) 씨는 지난해 12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대출 광고를 보고 ‘이 실장’이라는 업자에게 연락해 10만 원을 빌렸다. 그런데 이 실장은 일주일이 지나자 연체료 등을 명목으로 43만 원을 갚으라고 요구했다. 돈을 빌려줄 때 한 씨로부터 받았던 가족과 지인의 연락처로 ‘한준영이 돈 안 갚고 도망갔다. 너희들 개인정보도 팔아넘겼다’는 문자를 뿌렸고, 한 씨에게는 텔레그램으로 “네 동네에 얼굴 사진으로 만든 현수막 걸어야겠다”며 압박했다. 취재팀이 접촉한 이 실장의 피해자 5명 중 2명은 SNS에 올라온 대출 광고를 보고 이 실장을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명도 전화가 아닌 텔레그램 등 SNS로 추심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지난해 대부 중개 플랫폼을 불법사채 조직의 주요 활동지로 보고 단속을 강화하자, 조직들이 SNS로 거점을 옮겨 피해자를 접촉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연 이율 60%가 넘는 불법 사채는 원금조차 갚지 않아도 되도록 계약을 무효화하는 강력한 대책이 마련됐지만, 현장에서는 지인을 향한 가혹한 추심 탓에 실제 구제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중개 플랫폼서 SNS로 옮겨간 사채의 덫지난해 7월 마련된 개정 대부업법의 핵심은 대부 중개 플랫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추심 등에 사용된 전화번호를 차단하는 것이었다. 불법사채 계약은 주로 피해자가 대부 중개 플랫폼에 등록된 합법 대부업체에 전화하면 연락처가 불법사채 조직에 넘어가는 식으로 이뤄졌는데,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이었다. 하지만 불법사채 조직은 단속을 무력화하기 위해 중개 플랫폼이 아닌 SNS를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SNS에선 계정이 정지돼도 새 계정으로 추적을 피할 수 있고, 해외 플랫폼은 정부가 자율규제 협조를 요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3일 불법사채 피해자를 지원하는 경기복지재단은 올 1분기(1∼3월)에 접수된 피해자 380명 중 138명(36.3%)이 SNS를 통해 불법사채를 접했다고 밝혔다. 대부 중개 플랫폼(13.2%)이나 문자 광고(9.5%), 포털 사이트(8.7%)를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수치다. 실제로 취재팀이 이 실장 피해자 5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SNS를 통해 불법 계약과 추심의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도훈(가명·28) 씨는 “일용직 근로자였고 당장 계좌가 막힐 상태여서 어쩔 수 없이 SNS 광고를 보고 이 실장에게 연락했다”고 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이 실장 조직과 관련한 피해가 총 60건 넘게 접수되자 집중 수사에 착수했고, 금융감독원도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3일 SNS에서는 ‘쉬운 대출’ 등을 내건 광고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취재팀이 그중 한 업자를 접촉해보니 ‘10만 원 차용 시 일주일 후 19만 원 상환’ 등을 적은 이자 표를 텔레그램으로 안내해왔다. 연이율로는 약 5200%로, 법정 최고금리(20%)의 260배에 달하는 불법사채다. 정부는 이런 불법사채 광고를 발견할 때마다 차단을 요청하고 있지만, 해외 플랫폼은 협조가 더딘 상황이다.● ‘고금리 무효’도 지인 협박 앞에선 무력 금감원은 개정 대부업법에 따라 연 이율 60% 이상의 초고금리 계약에 대해선 올 3월부터 ‘대부계약 무효확인서’를 발급해주고 있다. 하지만 제도 시행 한 달 동안 접수된 400건 가운데 실제 확인서 발급으로 이어진 사례는 88건에 불과했다. 특히 173건은 피해자가 스스로 신청을 철회하거나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가 권리 행사를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인에 대한 악질적 추심이다. 불법사채 조직은 대출 계약 시 요구한 지인 연락처를 빌미로 협박을 일삼기 때문이다. 이 실장 조직의 피해자인 박진욱(가명·24) 씨는 “계약이 무효가 돼도 지인들이 피해를 볼까 봐 빚을 모두 갚았다”고 토로했다. 다른 30대 중반 피해자는 “경찰과 금감원에 신고했다고 알렸더니 ‘(지인) 100명에게 협박 메시지를 뿌리겠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불법사채 피해 782건 중 사채 조직으로부터 계약 무효를 확인받은 ‘채무종결 합의’는 267건(21.7%)에 그쳤다. 피해 구제 제도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 유민희(가명·36) 씨는 “연이율 60% 초과 계약이 무효라는 건 몰랐다”며 “원금을 못 갚았다는 이유로 계속 독촉해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불법 추심을 원천 차단할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진흥 한국TI인권시민연대 불법사채대응센터장은 “피해 신고 시 연루 계좌를 즉시 동결하는 대상 범죄를 보이스피싱뿐 아니라 불법사채로 넓혀야 한다”고 했다.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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