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

김태언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구독 104

추천

안녕하세요. 김태언 기자입니다.

beborn@donga.com

취재분야

2026-01-08~2026-02-07
문화 일반72%
인사일반19%
문학/출판7%
국제문화2%
  • [책의 향기]법률사회 美 vs 공학국가 中… ‘시스템 충돌’

    ‘변호사의 나라’ 미국, ‘엔지니어의 나라’ 중국.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중국 산업 분석가로 손꼽히는 저자는 두 초강대국을 이렇게 정의한다.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살았던 저자는 양국이 전혀 다른 작동 방식을 갖고 있단 사실을 깨달았다. ‘말(言)’이 지배하는 미국과 ‘기술’이 주도하는 중국. 저자의 한 줄 평을 중심으로 이상적인 국가 운영 방식은 무엇일지 고민하며 양국이 직면한 위협을 따라가다 보면, 묘하게도 대한민국의 과거와 미래가 보이는 듯하다.“이공계 출신 권력자들의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으로 급부상했으나 억압 정치의 대가를 뒤늦게 치르는 나라.” 중국이다. 시작은 1980년대였다. 덩샤오핑(鄧小平)은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 개혁·개방을 표방했다. 그러곤 공학자 출신을 정부 최고위층으로 끌어올렸다. 이들의 목표는 국방력 강화. 이후 도로, 교량, 발전소, 새로운 도시 건설 등 대규모 국가 개발 계획이 착수됐다. 공학자 중심 국가의 장점은 명확했다. 그들은 도시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생산 기반시설을 널리 구축하는 데에 탁월했다. 덩샤오핑의 개혁이 시작된 뒤로 중국의 하드웨어 역량은 급속히 탄탄해졌다. 현재 중국은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세계 모두를 더한 것보다 더 긴 고속철도망을 보유하고 있다. 태양광 및 풍력발전 설비 역시 다른 국가들을 모두 합친 규모와 맞먹는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성장엔 폐해가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업체인 ‘디디추싱’과 결제대행업체 ‘앤트그룹’ 등 신규 기술 기업을 향한 강한 규제 정책을 쏟아냈다. 소비자 중심보다는 국가 전략상 필요한 산업을 우선시했던 것. 합리적이지 않은 규제에 투자자 등 부유층이 중국을 떠나는 ‘룬(潤·Run)’ 현상도 일었다. 저자는 “일련의 정책을 고집하지 않았더라면 중국의 경제는 훨씬 나아졌을 것”이라고 했다.“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초를 달성했으나 이제는 규제와 절차에 갇혀 역동성을 잃어버린 나라.” 이 한 줄 평은 미국의 것이다. 한 세기 전 미국은 현 중국과 비슷했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국내에선 건설 산업에 대한 열망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야흐로 법률가의 시대가 도래했다. 당시 미국 곳곳에선 원유 유출 사고, 화학물질 누출 사고 등 경제성장의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고학력 법률가들이 사회 전반에 부상했다. 법률가들의 관심사는 ‘소송’과 ‘규제’였다. 물론 이들 덕에 환경 파괴나 불필요한 건설 등 과거의 문제가 해결됐지만, 병폐도 있었다. 저자는 “법률가들이 장악한 미 정부는 국가 전략보다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거나 위원회를 설치하는 데에 익숙해졌다”고 평한다. 미국 내 변호사 숫자만 인구 10만 명당 400명, 유럽 국가 평균의 3배다. 이들이 구축해 놓은 절차 중심주의는 기업과 대학,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제조업이 무너졌다는 사실이다. 전통 제조업체들은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했고, 미국은 제조 인력과 지식을 보존하지 못했다. 미 국가핵안보국(NNSA)이 핵폭탄 제조에 필요한 기밀 부품 제조법을 잃어버린 사건도 있었다. 저자는 “만약 이 세상에 종말이 다가와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눈다면 이 부분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전쟁은 첨단 정보기술(IT)만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5분 전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총구 겨눈 南北 정보요원들… “때론 대치, 때론 공조”

    국가정보원 블랙요원(비공식 정보요원)인 조 과장(조인성). 그의 ‘휴민트(HUMINT·인적 정보)’였던 북한 여성이 눈앞에서 숨졌다. 그가 남긴 인신매매 사건의 단서를 쫓아 조 과장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한다. 11일 개봉하는 류승완 감독의 영화 ‘휴민트’는 이렇게 시작한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남북한 정보원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조 과장과 그의 새로운 휴민트 채선화(신세경), 채선화의 옛 연인이자 북한 보위성 조장 박건(박정민), 그리고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총영사 황치성(박해준). ‘휴민트’는 ‘베테랑’(2015년)과 ‘군함도’(2017년), ‘모가디슈’(2021년) 등 굵직한 블록버스터를 선보인 류 감독이 2024년 ‘베테랑2’ 이후 약 17개월 만에 선보인 신작. 전작에서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가 이번 작품으로 최근 심각한 침체에 빠진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섣불리 판단하긴 이르지만, 2026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이 될 가능성은 무척 높아 보인다. 이 영화의 장르는 ‘액션 멜로’라 볼 수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다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휴민트’는 액션으로도 멜로로도 기대 이상이다. 시원시원한 액션물을 기대했다면, 양도 질도 차고 넘친다. 그 중심에 선 건 단연 조인성. 영화는 조 과장의 전사(前史)를 과감히 덜어내고 초반부터 그의 목적인 ‘인신매매 사건’을 추적하며 질주해간다. 특히 ‘휴민트’의 액션 묘미는 이해관계에 따라 순간순간 공조와 대치가 뒤섞인다는 데에 있다. 첫째, 조 과장 대 박건. 서로 총구를 겨눌 수밖에 없는 남북한 요원들이다. 둘째, 황치성 대 박건. 황치성은 자신의 범죄를 숨기려 박건을 해치우려 한다. 마지막으로, 조 과장·박건 대 러시아 범죄조직. 인신매매 사건을 조사하는 두 사람은 때로 손을 잡고, 때로는 서로를 의심한다. 첩보물 특유의 정보 과잉을 줄인 점도 ‘굿 초이스’였다. 영화는 북한과 러시아 국경지대에서 발생하는 북한 인신매매와 마약 밀반입이란 매우 직관적인 사건을 내세운다. 영화의 실제 촬영지는 북유럽 라트비아. 휘몰아치는 눈보라와 눈밭 위 총격 액션이 ‘휴민트’가 구축한 스산한 세계를 잘 표현해준다. 그럼 멜로 영화로서는? 살짝 고전적이지만, ‘로미오와 줄리엣’ 스토리를 좋아한다면 꽤나 흡족할 터. 멜로 서사의 주인공은 박건과 채선화다. 한때 연인이었으나 보위성 조장인 박건이 탈북을 시도했던 채선화의 아버지를 체포하며 사이가 어긋났다. 그리고 몇 년 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재회한 두 사람은 어김없이 흔들린다. 하지만 재결합이 쉬울 리가 있나. 재회 시점, 채선화는 국정원의 휴민트다. 이 사실을 먼저 알아챈 황치성은 박건의 만류에도 채선화를 강압 조사한다. 나아가 둘을 한 번에 제거할 목적으로 채선화를 러시아 범죄조직에 넘긴다.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구하기 위해 제 한 몸을 내던지는 박건. 다소 뻔한 순애보지만, 박정민의 또 다른 얼굴을 발견하는 기쁨이 크다.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류 감독의 2012년 영화 ‘베를린’에 있다. ‘휴민트’는 ‘베를린’과 세계관이 이어진다. ‘베를린’을 봤던 관객이라면 기억을 떠올려보자. 북한 첩보요원 표종성(하정우)이 아내 련정희(전지현)를 잃은 뒤 복수에 불타 향했던 곳이 블라디보스토크였다. 물론 이들이 전면에 등장하진 않지만, 블라디보스토크를 매개로 한 이스터 에그(easter egg·숨겨진 장치나 메시지)를 발견하는 재미가 꽤나 옹골차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1시간 전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시원한 액션에 멜로도 기대이상…류승완의 ‘휴민트’ 극장가 활력 불어넣을까

    국정원 블랙요원(비공식 정보요원)이던 조 과장(조인성). 그의 ‘휴민트(HUMINT·인적 정보)’였던 북한 여성이 눈 앞에서 숨졌다. 그가 남긴 인신매매 사건의 단서를 쫓아 조 과장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한다. 11일 개봉하는 류승완 감독의 영화 ‘휴민트’는 이렇게 시작한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남북한 정보원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조 과장과 그의 새로운 휴민트 채선화(신세경), 채선화의 옛 연인이자 북한 보위성 조장 박건(박정민), 그리고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총영사 황치성(박해준). ‘휴민트’는 ‘베테랑’(2015년)과 ‘군함도’(2017년), ‘모가디슈’(2021년) 등 굵직한 블록버스터를 선보인 류 감독이 2024년 ‘베테랑2’ 이후 약 17개월 만에 선보인 신작. 전작에서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가 이번 작품으로 최근 심각한 침체에 빠진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섣불리 판단하긴 이르지만, 2026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이 될 가능성은 무척 높아 보인다. 이 영화의 장르는 ‘액션 멜로’라 볼 수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쫓다 다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휴민트’는 액션으로도 멜로로도 기대 이상이다. 시원시원한 액션물을 기대했다면, 양도 질도 차고 넘친다. 그 중심에 선 건 당연 조인성. 영화는 조 과장의 전사(前史)를 과감히 덜어내고 초반부터 그의 목적인 ‘인신매매 사건’을 추적하며 질주해간다.특히 ‘휴민트’의 액션 묘미는 이해관계에 따라 순간순간 공조와 대치가 뒤섞인다는 데에 있다. 첫째, 조 과장 대 박건. 서로 총구를 겨눌 수밖에 없는 남북한 요원들이다. 둘째, 황치성 대 박건. 황치성은 자신의 범죄를 숨기려 박건을 해치우려 한다. 마지막으로, 조 과장·박건대 러시아 범죄조직. 실종 사건을 조사하는 두 사람은 때로 손을 잡고, 때로는 서로를 의심한다.첩보물 특유의 정보 과잉을 줄인 점도 ‘굿 초이스’였다. 영화는 북한과 러시아 국경지대에서 발생하는 북한 인신매매와 마약 밀반입이란 매우 직관적인 사건을 내세운다. 영화의 실제 촬영지는 북유럽 라트비아. 휘몰아치는 눈보라와 눈밭 위 총격 액션이 ‘휴민트’가 구축한 스산한 세계를 잘 표현해준다.그럼 멜로 영화로서는? 살짝 고전적이지만, ‘로미오와 줄리엣’ 스토리를 좋아하다면 꽤나 흡족할 터. 멜로 서사의 주인공은 박건과 채선화다. 한때 연인이었으나, 보위성 조장인 박건이 탈북을 시도했던 채선화의 아버지를 체포하며 사이가 어긋났다. 그리고 몇년 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재회한 두 사람은 ‘어김없이’ 흔들린다.하지만 재결합이 쉬울 리가 있나. 재회 시점, 채선화는 국정원의 휴민트. 이 사실을 먼저 알아챈 황치성은 박건의 만류에도 채선화를 강압 조사한다. 나아가 둘을 한번에 제거할 목적으로 채선화를 러시아 범죄조직에 넘긴다. 그리고 어김없이 사랑하는 이를 구하기 위해 제 한 몸을 내던지는 박건. 다소 뻔한 순애보지만, 박정민의 또 다른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기쁨이 크다.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류 감독의 2012년 영화 ‘베를린’에 있다. ‘휴민트’는 ‘베를린’과 세계관이 이어진다. ‘베를린’을 봤던 관객이라면 기억을 떠올려보자. 북한 첩보요원 표종성(하정우)이 아내 련정희(전지현)을 잃은 뒤 복수에 불타 향했던 곳이 블라디보스토크였다. 물론 이들이 전면에 등장하진 않지만, 블라디보스토크를 매개로 한 이스터 에그(easter egg·숨겨진 장치나 메시지)를 발견하는 재미가 꽤나 옹골차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1일 전
    • 좋아요
    • 코멘트
  • [단독]아름답고도 처연한 눈빛… 스크린마다 ‘소년’이 온다

    2023년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일본 영화 ‘괴물’(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은 한 소년 배우의 이름도 세계에 각인시켰다. 구로카와 소야(黒川想矢·17).그는 순수함과 혼란이 공존하는 아이인 무기노 미나토를 섬세하게 표현해 일본 아카데미 신인배우상도 거머쥐었다. 그로부터 2년 뒤. 구로카와는 일본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국보’에서 가부키에 타고난 재능을 지닌 소년 기쿠오를 연기했다. 무대를 향한 열망이 강하면서 쓸쓸한 분위기를 풍기는 캐릭터를 나이에 걸맞지 않은 깊이감으로 연기해 차세대 기대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구로카와 배우가 1일 ‘국보’ 무대 인사를 위해 내한하며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 응했다. 다섯 살 무렵 처음 카메라 앞에 선 그는 원래 “연기란 얼굴로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4년 전 ‘괴물’ 촬영장에서 “얼굴은 가장 나중이어도 괜찮다. 손끝이나 몸 전체로 느끼고 받아들이면서 연기하면 된다”는 고레에다 감독의 조언을 듣고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됐다. 그때부터 “연기를 좋아하기 시작했다”고.“그 뒤로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얽매이지 않아요. 대신 바람이나 냄새, 그리고 상대 배우로부터 받는 것을 솔직하게 느끼고 되돌려주죠. 그렇게 연기하다 보면, 아직 17년밖에 살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더욱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감정과 마주하는 순간이 있는데요. 그때 행복을 느끼고, 연기가 재밌다고 느낍니다.”그의 진심을 읽었던 걸까. 이상일 감독은 ‘국보’ 캐스팅 당시 구로카와를 보고 “이 배우가 정말로 연기를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구로카와 역시 대본을 받자마자 간절히 기쿠오 역을 원했다. 그는 “기쿠오는 굉장히 강인한 사람”이라며 “기쿠오에게 동경심을 느꼈고, 이 역할을 통해 저 자신도 더욱 강해지고 싶었다”고 했다.매니저와 함께 ‘뭘 잘못했는지’ 따로 돌이켰을 만큼 불합격을 예상했던 ‘국보’ 오디션. 하지만 합격 소식을 들은 날, 구로카와는 기쁨과 동시에 불안을 느꼈다. “일본의 소중한 전통문화인 가부키에 누가 되진 않을지 두려워 견딜 수 없었다”고 한다. 이에 꼬박 반년간 연습을 거듭했고, 포기하고 싶을 만큼 호되게 혼나면서도 끝까지 연기를 준비했다.구로카와가 또래 배우들과 구별되는 점은 연기뿐만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전혀 모르겠다”고 말하는 소년이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경계하는 성숙한 자기 인식을 보여주기도 한다. 2024년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수상 소감이 그랬다. 당시 15세였던 그는 “‘괴물’에서 미나토 역을 맡은 게 운이라 생각하는 저와, 마치 ‘내 힘으로 해냈다’고 착각하는 제가 싸우고 있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여전히 그 싸움은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싸워 나가야 한다”고 했다.그는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고 부르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줄곧 “한국 작품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밝혀 온 구로카와는 올해 그 바람을 이룬다. “아직 공개 전이지만 몇몇 한국 작품에 출연하게 됐으니 기대해 달라”는 말과 함께 다음을 기약했다.“‘괴물’로 한국에 왔을 때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신 게 어제 일처럼 기억에 생생해요. 사실 지금 한국어 공부도 하고 있어요. 언젠가 여러분과 한국어로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럼 또 만나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2-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국보’로 거듭난 日 배우 구로카와 소야…“올해 한국 작품 출연”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일본 영화 ‘괴물’(2023년,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은 한 소년 배우의 이름도 세계에 각인시켰다. 구로카와 소야(黒川 想矢·17). 그는 순수함과 혼란이 공존하는 아이 무기노 미나토 역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일본 아카데미 신인배우상을 거머쥐었다. 그로부터 2년 뒤. 구로카와는 일본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국보’에서 가부키에 타고난 재능을 지닌 소년 기쿠오를 연기했다. 무대를 향한 열망이 강하면서도 쓸쓸한 분위기를 풍기는 캐릭터를 나이에 걸맞지 않는 깊이감으로 연기해 차세대 기대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구로카와 배우가 1일 ‘국보’ 무대 인사를 위해 내한하며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 응했다. 다섯 살 무렵 처음 카메라 앞에 선 그는 원래 “연기란 얼굴로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4년 전 ‘괴물’ 촬영장에서 “얼굴은 가장 나중이어도 괜찮다. 손끝이나 몸 전체로 느끼고 받아들이면서 연기하면 된다”는 고레에다 감독의 조언을 듣고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됐다. 그때부터 “연기를 좋아하기 시작했다”고.“그 후로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얽매이지 않아요. 대신 바람이나 냄새, 그리고 상대 배우에게서 받는 것을 솔직하게 느끼고 되돌려주죠. 그렇게 연기하다 보면, (아직 17년밖에 살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더욱)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감정과 마주하는 순간이 있는데요. 그때 행복을 느끼고 연기가 재밌다고 느낍니다.”그의 진심을 읽었던 걸까. 이상일 감독은 ‘국보’ 캐스팅 당시 구로카와를 보고 “이 배우가 정말로 연기하는 것을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구로카와 역시 대본을 받자마자 간절히 키쿠오 역을 원했다. 그는 “키쿠오는 굉장히 강인한 사람”이라며 “그런 키쿠오에게 조금의 동경심을 느꼈고, 이 역할을 통해 저 자신도 더욱 강해지고 싶었다”고 했다.매니저와 함께 반성회까지 했을 만큼 불합격을 예상했던 ‘국보’ 오디션에서 합격 소식을 들은 날, 구로카와는 기쁨과 동시에 불안을 느꼈다고 한다. “일본의 소중한 전통문화인 가부키에 누가 되진 않을지 두려워 견딜 수 없었다”는 것. 그렇게 꼬박 반 년간 연습을 거듭했고, 포기하고 싶을 만큼 호되게 혼나면서도 끝까지 무대를 준비해갔다.구로카와가 또래 배우들과 구별되는 지점은 연기뿐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전혀 모르겠다”고 말하는 열일곱 소년이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경계하는 성숙한 자기인식을 보여주기도 한다. 2024년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수상소감이 대표적이다. 당시 15살이던 그는 “‘괴물’에서 미나토 역을 맡게 된 것이 운이라 생각하는 저와, 마치 나의 힘으로 해냈다고 착각하는 제가 싸우고 있다”는 소감을 남겼다. 구로카와는 “여전히 그 싸움은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구로카와는 한국을 ‘제2의 고향’이라고 칭하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줄곧 “한국 작품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혀온 구로카와는 올해 그 바람을 이룬다. “아직 공개 전이지만 몇몇 한국 작품에 출연하게 됐으니 기대해달라”는 말과 함께 그는 다음을 기약했다.“사실 지금 한국어 공부도 하고 있어요. 언젠가는 여러분과 한국어로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2-02
    • 좋아요
    • 코멘트
  • 명필름아트센터 11년만에 폐관…영화계 “그동안 버텨주셔서 감사”

    “그동안 저희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사랑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지금 이 곡이 마지막 연주가 될 것 같습니다.”1일 경기 파주시 명필름아트센터. 이날 마지막 상영작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년)를 보러 온 200여 명은 영화의 첫 대사에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2015년 5월 1일 명필름아트센터가 문을 연 지 11년 만에 폐관을 맞은 날이었기 때문이다.관객들은 마지막 장면에서 박수를 터뜨렸다. ‘성우’(이얼)가 과거의 첫사랑 ‘인희’(오지혜)가 부르는 ‘사랑밖에 난 몰라’를 반주하며 끝이 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즈음이었다. 화면을 뚫고 나온 듯 25년의 세월을 건너뛴 오지혜 배우가 무대에 서서 ‘사랑밖에 난 몰라’를 부르자, 관객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이날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마지막 상영작으로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고른 이유에 대해 “왜인지 이 영화가 마지막에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임순례 감독과 박원상 배우, 오지혜 배우는 “(폐관한다는 사실이) 생각할수록 안타깝고 속상하다”며 “그동안 버텨주신 명필름에게 한 명의 관객으로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관객석에 있던 이얼 배우(1964~2022)의 딸 이금주 씨는 “아빠 모습과 함께 영화가 시작해 처음에 너무 눈물이 많이 났다”며 “명필름아트센터의 마지막 상영작이 와이키키 브라더스라니 아빠가 엄청나게 기뻐해주실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속 수철의 아역으로 나왔던 배우 김종언 씨는 “당시 19살이던 제가 45살이 됐다”며 “이 영화가 제가 여기까지 걸어올 수 있던 힘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비록 명필름아트센터는 잠시 문을 닫지만, 이 공간을 통해 관객, 후배, 동료들에게 남긴 자산은 굉장할 겁니다. 영화를 만드는 조건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새로운 30년을 걸어갈 수 있도록 응원합니다.”(임 감독)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2-02
    • 좋아요
    • 코멘트
  • “고된 일 그만” 디즈니 CEO 밥 아이거 조기은퇴

    디즈니 최고경영자(CEO)인 밥 아이거(75·사진)가 이르면 올 상반기에 조기 은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디즈니 이사회가 다음 주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회의를 갖고 후임 CEO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아이거 CEO는 최근 지인들에게 “고된 일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여러 차례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 등에 따르면 아이거 CEO는 디즈니 산하 ABC방송의 인기 프로그램 ‘지미 키멀 라이브’ 진행자인 키멀의 출연 중단 사태 때 큰 좌절감을 느꼈다고 한다. 평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이던 키멀이 현 정부의 압박으로 하차한 것으로 알려지며 디즈니 안팎에선 거센 반발이 몰아쳤다. 결국 키멀은 약 일주일 만에 복귀했다. 아이거 CEO의 후임으로는 테마파크 사업을 총괄하는 조시 다마로 체험부문 회장과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이끌고 있는 데이나 월든 공동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아이거 CEO는 2005년부터 15년간 디즈니를 이끌다가 2020년 은퇴했으나, 후임이던 밥 체이펙이 실적 부진으로 경질된 뒤 2022년 11월 복귀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2-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고된 일에서 벗어나고파” 디즈니 CEO 밥 아이거, 조기 은퇴 시사

    디즈니 최고경영자(CEO)인 밥 아이거(75)가 이르면 올 상반기에 조기 은퇴할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디즈니 이사회가 다음 주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회의를 갖고 후임 CEO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아이거 CEO는 최근 지인들에게 “고된 일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여러 차례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WSJ 등에 따르면 아이거 CEO는 디즈니 산하 ABC방송의 인기 프로그램 ‘지미 키멀 라이브’ 진행자인 키멀의 출연 중단 사태 때 큰 좌절감을 느꼈다고 한다. 평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이던 키멀이 현 정부의 압박으로 하차한 것으로 알려지며 디즈니 안팎에선 거센 반발이 몰아쳤다. 결국 키멀은 약 일주일 만에 복귀했다.아이거 CEO의 후임으로는 테마파크사업을 총괄하는 조시 다마로 체험부문회장과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이끌고 있는 데이나 월든 공동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아이거 COE는 2005년부터 15년간 디즈니를 이끌다가 2020년 은퇴했으나, 후임이던 밥 체이펙이 실적 부진으로 경질된 뒤 2022년 11월 복귀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2-01
    • 좋아요
    • 코멘트
  • ‘나홀로 집에’ 엄마 역 배우 캐서린 오하라 별세…향년 72세

    영화 ‘나홀로 집에’ 시리즈에서 주인공 케빈의 엄마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배우 캐서린 오하라(사진)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72세. 소속사 CAA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고인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구체적 병명은 공개하지 않았다.캐나다 출신인 고인은 1970년대 토론토 코미디극단 ‘세컨드 시티’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할리우드에 진출해 팀 버튼 감독의 ‘비틀쥬스’(1988년) 등에서 주목받았고, 1990년 개봉한 영화 ‘나홀로 집에’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2015년 시트콤 ‘시트 크릭 패밀리’에서 모이라 로즈 역으로 에미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나홀로 집에’에서 케빈을 연기한 배우 매컬리 컬킨은 소셜미디어에 “사랑하는 엄마, 우리에게 시간이 더 있는 줄 알았다”며 “의자에 나란히 앉아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며 애도했다. 영화 ‘제2의 연인’(1986년)에 함께 출연했 배우 메릴 스트리프은 “고인은 (연기를 통해) 기지 넘치는 연민으로 세상에 사랑과 빛을 가져다줬다”고 추모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2-01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SF소설 속 인공중력, 우주농업 핵심 되다

    1942년 미국의 공상과학(SF) 소설가 잭 윌리엄슨은 이런 상상을 했다. 소행성 내부에 중력 장치를 장착해 인공 중력을 구현하는 기술을 마련하면 어떨까. 이런 그의 상상력은 단편소설 ‘충돌궤도’에 반영됐고, 잭은 이 기술에 ‘테라포밍(Terraforming)’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소설에나 나올 법한 상상’으로 치부되던 이 개념은 현재 우주농업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원예학자와 식물공학자인 두 저자는 ‘테라포밍’에 대한 로드맵을 차근히 설명한다. 물론 현재의 ‘테라포밍’은 1942년의 발상과는 다소 다르다. 행성 또는 위성의 생태계를 변화시켜 여러 생명체가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을 뜻하는 개념으로 진화했다. 책은 지금껏 인류가 쌓아올린 농업 기술의 역사를 훑으며, 우주에서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을 다각도로 모색한다. 테라포밍에는 윤리적 문제가 뒤따른다. 찬성 측은 “생명체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 테라포밍을 하는 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테라포밍 과정은 반드시 자연에 비윤리적인 인간의 간섭을 일으키므로 옳지 않다”는 반대 주장도 만만치 않다. 다행히(?) 아직까진 외계 행성에서 생명체가 발견된 적이 없기에, 학계 인사들 대부분은 해당 지역에 자생 중인 생명체가 없다면 테라포밍이 괜찮다는 입장 쪽으로 기운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건 경제적인 측면이다. 화성의 대기를 지구 수준의 밀도로 만든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재료를 지구에서 가져간다고 하면, 1018t에 이르는 공기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대략 구매력 평가 지수 기반 세계 국내총생산(GDP) 총합의 18억 배 정도 비용이 든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 대두되는 개념이 ‘패러테라포밍(Para-terraforming)’이다. 행성 표면에 외부와 격리된 작은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만 테라포밍하는 방식이다. 행성 전체의 테라포밍에 비하면 환경을 적게 교란할 뿐 아니라, 사용하는 자원의 양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물론 대기가 잘 조성돼 있지 않은 행성은 운석 충돌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충돌 시 빠르게 수리할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위험한 방사선을 막아낼 피복재도 반드시 필요하다. 1950년대 달 탐사가 진행될 조짐이 보이자 미국과 소련을 비롯한 세계 SF 작가와 학자는 달에 인간이 살 기지를 만들기 위해 조감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외형은 대개 월면 토양에 깊숙이 파묻혀 있는 형태였다. 단점은 창문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는 태양 에너지를 활용할 방법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요즘은 밀폐된 월면 기지가 건설될 경우, 그 내부에서 인공광을 사용해 수경 재배를 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저자들은 “더 먼 우주까지 나아가기 위해 몇 가지 기술이 더 필요하지만, 우리는 우주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답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음 달 6일엔 유인 달 탐사 작전인 ‘아르테미스 II 프로젝트’가 가동된다. 이번엔 달에 착륙하진 않지만 우주비행사들이 10일간 달 주위를 비행할 예정이다. 달 착륙은 2028년쯤 발사될 ‘아르테미스 III 프로젝트’를 통해 시도된다. 테라포밍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텍스트 힙’ 넘어 ‘라이팅 힙’으로… 종이와 책 집어드는 2030

    최근 각종 소셜미디어 타임라인에 자주 등장하는 해시태그 중 하나는 ‘독서노트’ ‘필사’ 등이다. 에세이 등에 실린 한 구절을 옮겨 적은 노트 사진을 공유하며 “매일 필사를 하면 작은 성취감이 쌓여 간다” “필사의 장점은 내가 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것” 등 필사를 예찬하는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디지털 피로감에 지친 청년 세대가 다시 종이와 책을 집어 들고 있다. 기존 열풍이 책을 읽는 ‘텍스트 힙(text hip)’이었다면, 최근엔 읽고 쓰는 ‘라이팅 힙(writing hip)’으로 퍼져가는 모양새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세대에게 쓰기는 신선하고 새로운 자극이 됨과 동시에, 빠르게 소비되는 숏폼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손을 쓰는 행위 자체가 뇌를 쉬게 하는 휴식이 돼 준다고 한다. 자주 책의 일부 구절을 필사한다는 직장인 김모 씨(32)는 “하루 종일 화면을 보다 손으로 글자를 옮기면 머리가 비워지는 느낌”이라며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 노트를 보면서 예전에 적었던 문장을 상기하곤 한다”고 말했다. 필사, ‘라이팅 힙’ 열풍은 출판시장에서도 감지된다. 인터넷서점 예스24의 ‘2025년 도서시장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필사 서적 판매량은 전년 대비 64.7% 증가했다. 2년 연속 판매 상승세다. 신간 종수 역시 크게 늘어 403종으로 전년(181종)의 두 배를 넘어섰다. 최근 5년간 판매된 글쓰기 도서 베스트셀러 1위는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한 유선경 작가의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였다. 이런 아날로그적 취미에 맞춰 ‘맞춤 공간’도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기기 없이 사색과 글쓰기에 집중하는 ‘라이팅 카페’ ‘라이팅 룸’ 등이 급속도로 많아졌다. 이런 장소들은 대화 금지, 조도를 낮춘 조명, 개인 간 거리를 확보한 좌석 등이 특징이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라이팅 카페를 즐겨 찾는다는 홍모 씨(26)는 “소음에 민감한 편인데 독서를 하거나 생각을 정리하기 좋았다”며 “어딜 가도 빠짐없이 소리 지르고 깔깔대는 사람들을 피해 제대로 쉬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2025년(1∼10월) 수도권 주요 라이팅 카페 이용 금액은 전년에 비해 71%가 증가했다. 이용 건수와 이용자 수도 각각 37%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문구숍의 이용 건수도 2023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라이팅 힙’ 덕에 아날로그적인 취미를 위해 필사용품인 노트나 펜 등을 찾는 이용객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한카드 측은 “인공지능(AI)과 배속 시청, 숏폼 영상처럼 빠르게 소비하는 콘텐츠가 일상으로 자리 잡은 환경 속에서, 오히려 속도를 내려놓고 뇌가 제 기능을 되찾을 수 있는 경험을 찾는 이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6-01-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흥행-평가 엇갈린 ‘원 배틀…’ 오스카선 웃을까

    지난해 해외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이들이라면 한 번쯤 이 작품에 대한 갑론을박을 들어봤을 가능성이 높다. 흥행은 실패했지만 평단은 극찬을 보낸 영화,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다. 22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 오스카(아카데미상) 최종 후보에서 무려 13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이 작품, 어째서 흥행과 평가는 이토록 엇갈린 걸까.‘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순제작에만 최소 1억3000만 달러(약 1880억 원)가 들어가 할리우드에서도 블록버스터 급이었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3억 달러 이상 벌었어야 했으나, 글로벌 수입은 2억 달러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장사로 치면 엄청난 손실이다.흥행에 실패한 주된 이유는 앤더슨 감독의 강력한 ‘작가주의적 색채’가 꼽힌다. 그는 ‘부기 나이트’(1997년), ‘펀치 드렁크 러브’(2002년) 등으로 유명한 예술영화 감독.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가 그의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긴 하지만, 블록버스터를 보며 확실한 재미를 원하는 관객들을 유인하기엔 부족했다는 해석이 나온다.하지만 이 ‘애매함’이야말로 해당 영화가 가진 진가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이 작품은 큰 틀에서 보면 ‘위기에 빠진 딸을 구하려는 아버지의 고군분투’라는 익숙한 줄거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반정부단체 출신인 밥 퍼거슨(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민자 차별과 폭력 시위의 양태를 다뤘다. 그 대척점에 있는 스티븐 J 록조(숀 펜)를 통해 백인 우월주의자의 실상까지 드러내며 트럼프 시대 미국의 풍경을 재치 있게 그려냈다.미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도 “이 영화는 급진적인 정치와 문화적 퇴락을 신랄하게 풍자했다”며 “거침없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도발적인 작품으로 이번 오스카 시상식이 품은 도발적인 면모를 보여준다”고 했다.현지에서도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이번 오스카 레이스에서 가장 선두를 달리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올해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감독·각본·여우조연상 등을 차지했다. 제31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도 작품상·감독상·각색상 등 핵심 부문의 수상을 독차지했다.3월 15일 열리는 제98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또 한 번 괴력을 발휘할까. 다만 그에 맞서는 경쟁작도 만만치 않다. ‘씨너스: 죄인들’이다.미 흑인 역사를 장르물로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는 ‘씨너스: 죄인들’은 오스카 1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역대 최다 후보 지명이란 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는 지난 15년 동안 북미에서 가장 높은 수익(약 4000억 원)을 거둔 실사 오리지널 영화란 기록도 세웠다. 글로벌 수입도 3억 달러를 넘었다. 흥행 성적만 보자면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보다 한 수 위인 셈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흥행 실패에도 오스카 13개부문 노미네이트…이 영화의 매력 뭐길래

    지난해 해외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이들이라면 한 번쯤 이 작품에 대한 갑론을박을 들어봤을 가능성이 높다. 흥행은 실패했지만 평단은 극찬을 보낸 영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다. 22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 오스카(아카데미상) 최종 후보에서무려 13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이 작품, 어째서 흥행과 평가는 이토록 엇갈린 걸까.‘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순제작에만 최소 1억3000만 달러(약 1880억 원)가 들어가 할리우드에서도 블록버스터 급이었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3억 달러 이상 벌었어야 했으나, 글로벌 수입은 2억 달러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장사로 치면 엄청난 손실이다. 흥행에 실패한 주된 이유는 앤더슨 감독의 강력한 ‘작가주의적 색채’가 꼽힌다. 그는 ‘부기 나이트’(1997년), ‘펀치 드렁크 러브’(2002년) 등으로 유명한 예술영화 감독.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가 그의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긴 하지만, 블록버스터를 보며 확실한 재미를 원하는 관객들을 유인하기엔 부족했다는 해석이 나온다.하지만 이 ‘애매함’이야말로 해당 영화가 가진 진가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이 작품은 큰 틀에서 보면 ‘위기에 빠진 딸을 구하려는 아버지의 고군분투’라는 익숙한 줄거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반정부단체 출신인 밥 퍼거슨(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민자 차별과 폭력 시위의 양태를 다뤘다. 그 대척점에 있는 스티븐 J. 록조(숀 펜)을 통해 백인 우월주의자의 실상까지 드러내며 트럼프 시대 미국의 풍경을 재치있게 그려냈다.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도 “이 영화는 급진적인 정치와 문화적 퇴락을 신랄하게 풍자했다”며 “거침없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도발적인 작품으로 이번 오스카 시상식이 품은 도발적인 면모를 보여준다”고 했다.현지에서도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이번 오스카 레이스에서 가장 선두를 달리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올해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감독·각본·여우조연상 등을 차지했다. 제31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도 작품상·감독상·각색상 등 핵심 부문의 수상을 독차지했다.3월 15일 열리는 제98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은 또 한 번 괴력을 발휘할까. 다만 그에 맞서는 경쟁작도 만만치 않다. ‘씨너스: 죄인들’이다. 미 흑인 역사를 장르물로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는 ‘씨너스: 죄인들’은 오스카 16개 부문에서 노미네이트되며 역대 최다 후보 지명이란 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는 지난 15년 동안 북미에서 가장 높은 수익(약 4000억 원)을 거둔 실사 오리지널 영화란 기록도 세웠다. 글로벌 수입도 3억 달러를 넘었다. 흥행 성적만 보자면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보다 한수 위인 셈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9
    • 좋아요
    • 코멘트
  • 할리우드 스타들도 ‘ICE OUT’ 잇단 동참

    최근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 도중 미 시민권자들이 잇따라 숨지자 현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할리우드 스타들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규탄에 동참하고 있다.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리고 있는 선댄스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내털리 포트먼은 25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이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너무 끔찍하다”며 “트럼프 정부와 크리스티 놈(국토안보부 장관), ICE(이민세관단속국)가 자행하고 있는 일들은 인류애가 실종된 최악 중의 최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날 영화제가 열리는 파크시티 곳곳에선 배우와 영화 관계자, 시민들이 참여한 ‘선댄스 참가자들이여, ICE를 녹여라(Sundancers Melt ICE)’라는 이름의 시위도 열렸다. 이 자리엔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주인공 프로도를 연기했던 배우 일라이저 우드도 모습을 드러냈다. 우드는 “우리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세계의 이야기를 전하는 영화제에 와 있다”며 “우리는 여기서 분열되지 않고 함께하겠다”며 시위를 지지했다. 유명 배우이자 감독인 올리비아 와일드도 버라이어티 인터뷰에서 “경악스럽고 혐오감을 느낀다”라며 “(ICE라는) 범죄조직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운동을 지지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선댄스영화제 참석자들은 공식 석상에서도 계속해서 항의의 뜻을 표현하고 있다. 포트먼과 와일드 등 배우는 물론이고 여러 영화제 관계자들은 ‘ICE 아웃(OUT)’이란 문구가 적힌 흰 배지를 가슴에 달고 영화제에 참석하고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와이프도 ‘못 봤던 현빈’ 봤다고 했죠”

    “현장에서 현빈 선배님을 볼 때마다 ‘톰 하디 같다’고 장난쳤어요.”(배우 서은수) “이번 작품에서 (현빈 배우가 연기한) 백기태는 악인인데도 영화 ‘대부’의 알 파치노처럼 멋지게 표현된 것 같아요. 그의 새로운 얼굴을 포착하고 만들어가는 희열이 있었죠.”(우민호 감독) 디즈니+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배우 현빈(44)의 연기는 14일 시즌1이 끝났는데도 강한 여운을 남겼다. 백기태를 통해 들끓는 야망과 냉철한 이성을 동시에 보여준 현빈 배우를 시청자들 역시 ‘한국의 톰 하디’ ‘한국의 알 파치노’라고 극찬했다. 27일 만난 현빈 배우는 이런 주변의 칭찬에 대해 “와이프(배우 손예진)도 ‘같은 배우로서 못 봤던 얼굴을 봤다’고 하더라”며 “조금 더 자신있게 다른 걸 시도하고 표현해볼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낮에는 중앙정보부 요원, 밤에는 마약 밀수업자로 이중 생활을 하는 백기태와 그를 무서운 집념으로 추적하는 검사 장건영(정우성)의 이야기가 뼈대를 이룬다. 입소문을 타며 지난해 디즈니+가 공개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다 시청 작품 1위에 등극했다. 이미 시즌2 제작이 확정돼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현빈 배우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과 ‘시크릿 가든’ ‘사랑의 불시착’ 등을 히트시킨 멜로 장인이지만, 이번 작품에선 ‘악역’의 이미지를 새롭게 끌어냈다. 하지만 그는 “악역이라고만은 생각하지 않고 연기에 임했다”고 한다. 실제로 우 감독이 참고하길 주문했던 레퍼런스도 ‘제임스 본드’였다. “감독님은 (기태가) 위압감이 있으면서도 위트를 갖췄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어요. 저도 1화에 나오는 요도호 사건에서 아이를 대하는 다정한 태도나 적군파와 함께 있을 때 보이는 여유로움 등에서 느껴지듯, 단순한 악역이 아니어서 더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몸무게였다고. 영화 ‘하얼빈’ 때와 비교하면 약 14kg을 늘렸다고 한다. 현빈 배우는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중앙정보부라는 기관 자체가 갖는 위압감이 백기태란 인물에서도 뿜어져 나오면 좋겠다 싶었다”며 “실제로 화면에 꽉 찬 제 모습을 보니 기대했던 그림과 맞아 들어간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백기태를 “쉽게 이해하긴 어려웠다”는 그는 이 작품을 “성공과 양심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양심을 버리면서까지 성공하는 것이 나쁜 것일지, 선과 악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질문을 하게 하는 드라마”라는 설명이다. “연기하면서 기태가 ‘거울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자칫 방심하면 기태 같은 인물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은 현 시대에도 너무나 많이 존재하죠. 이 작품의 배경은 1970년대 한국이지만,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 않을까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현빈 “백기태 연기하려 14㎏ 찌워…아내도 ‘못봤던 얼굴’ 봤다고 해”

    “현장에서 현빈 선배님을 볼 때마다 ‘톰 하디 같다’고 장난쳤어요.”(배우 서은수)“이번 작품에서 (현 배우가 연기한) 백기태는 악인인데도 영화 ‘대부’ 알 파치노처럼 멋지게 표현된 것 같아요. 그의 새로운 얼굴을 포착하고 만들어가는 희열이 있었죠.”(우민호 감독)디즈니+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배우 현빈(44)의 연기는 14일 시즌1이 끝났는데도 강한 여운을 남겼다. 백기태를 통해 들끓는 야망과 냉철한 이성을 동시에 보여준 현 배우를 시청자들 역시 ‘한국의 톰 하디’ ‘한국의 알 파치노’라고 극찬했다. 27일 만난 현 배우는 이런 주변의 칭찬에 대해 “와이프(배우 손예진)도 ‘같은 배우로서 못 봤던 얼굴을 봤다’고 하더라”라며 “조금 더 자신있게 다른 걸 시도하고 표현해볼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메이드 인 코리아’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낮에는 중앙정보부 요원, 밤에는 마약 밀수업자로 이중생활을 하는 백기태와 그를 무서운 집념으로 추적하는 검사 장건영(정우성)의 이야기가 뼈대를 이룬다. 입소문을 타며 지난해 디즈니+가 공개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다 시청 작품 1위에 등극했다. 이미 시즌2 제작이 확정돼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현 배우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과 ‘시크릿 가든’, ‘사랑의 불시착’ 등을 히트시킨 멜로 장인이지만 이번 작품에서 ‘악역’의 이미지를 새롭게 끌어냈다. 하지만 그는 “악역이라고만은 생각하지 않고 연기에 임했다”고 한다. 실제로 우 감독이 참고하길 주문했던 레퍼런스도 ‘제임스 본드’였다. “감독님은 (기태가) 위압감이 있으면서도 위트를 갖췄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어요. 저도 1화에 나오는 요도호 사건에서 아이를 대하는 다정한 태도나 적군파와 함께 있을 때 보이는 여유로움 등에서 느껴지듯, 단순한 악역이 아니어서 더 매력을 느꼈습니다.”그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가장 신경썼던 부분은 몸무게였다고. 영화 ‘하얼빈’ 때와 비교하면 약 14kg을 늘렸다고 한다. 현 배우는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중앙정보부라는 기관 자체가 갖는 위압감이 백기태란 인물에서도 뿜어져 나오면 좋겠다 싶었다”며 “실제로 화면에 꽉 찬 제 모습을 보니 기대했던 그림과 맞아들어간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고 했다.성공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백기태를 “쉽게 이해하긴 어려웠다”는 그는 이 작품을 “성공과 양심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양심을 버리면서까지 성공하는 것이 나쁜 것일지, 선과 악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질문을 하게 하는 드라마”라는 설명이다. “연기하면서 기태가 ‘거울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자칫 방심하면 기태 같은 인물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은 현 시대에도 너무나 많이 존재하죠. 이 작품의 배경은 1970년대 한국이지만,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 않을까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7
    • 좋아요
    • 코멘트
  • 할리우드 스타들도 “민간인 사살 끔찍…ICE 아웃”

    최근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 도중 미 시민권자들이 잇따라 숨지자 현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할리우드 스타들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규탄에 동참하고 있다.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리고 있는 선댄스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내털리 포트먼은 25(현지 시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이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너무 끔찍하다”며 “트럼프 정부와 크리스티 놈(국토안보부 장관), ICE(이민세관단속국)가 자행하고 있는 일들은 인류애가 실종된 최악 중의 최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전날 영화제가 열리는 파크시티 곳곳에선 배우와 영화 관계자, 시민들이 참여한 ‘선댄스 참가자들이여, ICE를 녹여라(Sundancers Melt ICE)’라는 이름의 시위도 열렸다. 이 자리엔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주인공 프로도를 연기했던 배우 일라이저 우드도 모습을 드러냈다. 우드는 “우리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세계의 이야기를 전하는 영화제에 와 있다”며 “우리는 여기서 분열되지 않고 함께 하겠다”며 시위를 지지했다. 유명배우이자 감독인 올리비아 와일드도 버라이어티 인터뷰에서 “경악스럽고 혐오감을 느낀다”라며 “(ICE라는) 범죄조직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운동을 지지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선댄스영화제 참석자들은 공식석상에서도 계속해서 항의의 뜻을 표현하고 있다. 포트먼과 와일드 등 배우는 물론 여러 영화제 관계자들은 ‘ICE 아웃(OUT)’이란 문구가 적힌 흰 배지를 가슴에 달고 영화제에 참석하고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7
    • 좋아요
    • 코멘트
  • 여기가 아직도 회사로 보여? 최악 상사와 무인도 떨어진다면…

    “내가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더 도전적이었기 때문에 꼭 해보고 싶었어요.” 흔한 배우의 뻔한 선언이 아니다.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2004년)과 ‘노트북’(2004년), ‘어바웃 타임’(2013년) 등을 통해 ‘사랑스러움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배우 레이철 매캐덤스가 스릴러로 돌아온다. 28일 개봉하는 영화 ‘직장상사 길들이기’에서 상사에게 끊임없이 무시당했지만 복수를 꿈꾸는 ‘린다’ 역으로 말이다. 연출은 ‘공포영화의 거장’ 샘 레이미 감독이 맡았다. 26일 화상으로 만난 매캐덤스는 “관객들이 저의 변화에도 놀라실 수 있겠지만, 제가 연기한 캐릭터에 얼마나 공감하게 될지도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비쳤다. 영화는 비행기 추락 사고로 인해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직장 상사 ‘브래들리’(딜런 오브라이언)와 무인도에 고립된 린다가 직급 떼고 벌이는 권력 역전 서바이벌 스릴러. 매캐덤스는 극한의 생존 상황에서 억척스럽고도 기괴한 얼굴을 꺼내며 열연을 펼친다. 이 영화를 한 줄로 설명하는 대사는 이것. “아직도 여기가 회사인 줄 아나 봐?” 그만큼 영화의 묘미는 ‘권력의 위치가 완전히 뒤바뀌는 순간’에 있다. “모두가 한번쯤 상상해봤고 꿈꿔봤을 상황”이란 자이나브 아지지 프로듀서의 말처럼, 보편적인 직장인의 심경에 공감하면서 판타지성도 갖췄다. 실제 회사에선 ‘절대 을’이었던 린다가 무인도에서는 생존의 키를 쥔 인물이 되는 반면, 지위를 상실한 상사 브래들리가 점차 무너져가는 과정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하지만 브래들리는 쉽게 고분고분해지지 않는 상사다. 린다를 속이고 혼자 탈출하려 드는 브래들리, 그런 브래들리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고자 구조조차 거부하는 린다. 살기 위해 동맹을 맺으면서도 서로를 끊임없이 견제하는 두 사람의 긴장감은 극 전반을 이끎과 동시에 B급 코믹 감각을 더한다. 이 작품은 ‘이블 데드’ 시리즈와 ‘드래그 미 투 헬’을 연출했던 레이미 감독이 ‘스파이더맨’ 시리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등을 거친 뒤 다시 자신의 시그니처 장르인 ‘호러’ 복귀작이란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감독은 화상 인터뷰에서 “많은 관객이 호러 영화를 보면서 공포와 두려움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건 실존적 위험일 수도 있고 상상 속의 두려움일 수도 있다”며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관객들이 성취감과 안도감을 느끼는 게 시네마적 경험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이 영화의 매력은 어떤 캐릭터에게 몰입을 하고 응원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린다’가 주인공인 것 같아 응원하려다가도 어느 순간 멈추게 되죠. 남성 주인공도 악역 같지만 인간적인 매력이 있어요. 관객과 외줄타기를 하는 점이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원제는 ‘Send Help’로 직역하면 “도움을 보낸다”는 뜻. 하지만 생뚱맞아 보이던 한국어 제목이 영화 관람 뒤엔 의외로 ‘적절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만약 당신에게도 도저히 참기 힘들 만큼 미운 상사가 떠오른다면? 차마 무인도에 갈 순 없는 K직장인들에게 두 주인공은 이렇게 조언했다.“퇴근하고 노래방 가서 친구들과 목청껏 스트레스를 푸세요. 노래만 불러도 많은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어쩌면 세상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매캐덤스)“긍정적인 에너지를 부정적인 쪽에 낭비할 필요가 없죠. 좋은 에너지는 좋은 곳에 쓸 수 있도록 저장해두는 게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오브라이언)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건희 컬렉션, 공공자산으로 가치 재창출”

    “(‘이건희 컬렉션’은) 20세기 초 사회 변혁을 헤쳐 나가는 화가들의 고군분투가 드러난 작품들입니다.”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고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 기증품의 첫 국외 순회전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의 의미를 짚어보는 학술행사 ‘한국의 보물 심포지엄’이 23일(현지 시간) 개최됐다. 심포지엄에 참여한 이사빈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은 한국 미술품 수집의 역사를 조명한 강연에서 ‘이건희 컬렉션’을 이루는 작품들에 대해 “새로운 예술 형식을 받아들이는 도전과 전통 속 혁신을 추구하는 과제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심오한 투쟁이 드러난다”고 했다. 이 전시와 연계된 이번 심포지엄은 전날 김영나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의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이수경 국립춘천박물관장 등 8명이 강연자로 나섰다. 강연자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개인 소장품이 공공의 자산으로 환원돼 가치가 재창출되는 과정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해당 박물관에선 지난해 11월부터 해외에서 이건희 컬렉션을 선보이는 첫 번째 전시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Korean Treasures: Collected, Cherished, Shared)’가 열리고 있다. 기증한 작품 2만3000여 점 가운데 320여 점을 선별한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누적 관람객이 4만 명을 돌파하는 등 현지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왕제색도’ 등 국보 7점과 보물 15점을 비롯한 문화유산 297점 및 박수근의 ‘농악’, 김환기의 ‘산울림’ 등 한국 근현대미술 작품 24점이 포함됐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의 보물’전에 대해 “해당 전시를 관람하면 한국 문화가 (일회성의) 파도(wave)가 아니라 하나의 (지속적인) 물줄기(flow)라는 걸 알 수 있다”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에 맞춰 미국에서 대규모 한국 미술 전시회가 개최된 건 문명사적인 의미도 있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스미스소니언에서 다음 달 1일 폐막한 뒤 3월 7일부터 7월 5일까지 시카고박물관에서도 열린다. 이후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영국박물관에서 9월 10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현지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고윤정 “안 해본 캐릭터 연기로 질리지 않는 배우 되고 싶어”

    “워낙 많은 나라들을 다녀왔고, 재밌게 촬영했던 기억이 많아서 여름방학, 겨울방학 일기를 들춰보는 느낌이에요.” 2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고윤정(30)은 16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를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이 작품은 다국어 통역사 주호진(김선호)이 글로벌 톱스타 차무희(고윤정)의 통역을 맡으며 벌어지는 예측 불가 로맨틱 코미디. 한국과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등에서 8개월간 촬영한 데다, 그의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작이라 화제를 모았다. 고 배우가 이 작품을 택했던 가장 큰 이유는 ‘통역사와 톱스타의 만남’이란 설정 때문이었다고 한다. 배우라는 자신의 직업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동시에 비현실적인 상황이 흥미로웠다는 설명. 평소에도 작품 속 세계관에 깊이 몰입하는 편이라는 그는 “홍자매 작가님들 작품을 찍고 나니 동화 속에 들어갔다 나온 느낌이 든다”며 “제 현실이 무미건조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푹 빠져 있던 터라 촬영이 끝난 뒤에 공허함이 컸다”고 했다.“저는 여름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을 봐요. 더워지면 이 드라마가 떠오르더라고요. 말하자면 제 인생작인 거죠. 이처럼 ‘이 사랑 통역 되나요?’도 누군가에겐 찬바람 불 때 생각나는 작품이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여름마다 공유, 윤은혜 선배님을 떠올리는 것처럼요. 근데, 누군가의 인생작에 제가 있다는 게 좀 실감이 안 나긴 하네요. 하하.” 이국적인 촬영지와 두 주연의 설레는 장면이 회자되고 있지만, 고 배우에겐 ‘1인 2역’ 연기에 도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차무희와 차무희의 망상 속 존재인 도라미를 연기한 그는 대본을 받고 처음엔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하지만 “새로운 변화에 불편해하진 않는 성격이라서 설레기 시작했다”며 “‘내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캐릭터인데?’라고 생각하면서 재미있게 임했던 게 더 컸다”고 말했다. 도전적인 성향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도 드러난다. 2019년 데뷔 이래 ‘스위트홈’(2020년), ‘로스쿨’(2021년), ‘환혼’(2022년), ‘무빙’(2023년), ‘조명가게’(2024년),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2025년)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꾸준히 연기해 왔다. 그가 작품을 고르는 최우선 순위도 “전작과는 다른 캐릭터”라고 한다.“제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이미지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병헌, 전도연, 염정아 등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는데요. 매년 그분들의 작품을 봐도 질리지가 않아요. 비슷한 캐릭터 같으면서도 확연히 다르죠. 저도 질리지 않는 배우였으면 좋겠단 마음에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 하다못해 직업군이라도 다른 캐릭터에 마음이 갑니다.” 그의 차기작은 ‘나의 아저씨’를 집필한 박해영 작가의 신작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이 드라마는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안 풀려 시기와 질투로 괴로워 미쳐버린 인간의 평화 찾기를 따라가는 작품이다. 고 배우는 “‘이 사랑 통역 되나요?’가 동화 같은 이야기였다면, ‘모두가…’는 회색 시멘트 안에 반짝거리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블랙 코미디 시트콤”이라며 “촬영할 때마다 대본에 감동받고 있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