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도전! 현역병 입영문화제[기고/기찬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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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찬수 병무청장
기찬수 병무청장
3대(代) 모두가 현역으로 군 복무 등을 성실히 마친 가문을 병역명문가라고 한다.

여기서 3대는 1대의 조부, 2대의 부친과 백부·숙부, 그리고 3대의 본인과 형제, 사촌형제까지를 말한다. 2004년 첫해 40가문을 시작으로 16년 차인 올해에는 역대 최다인 741가문 3820명을 병역명문가로 선정했다. 지금까지 총 5378가문 2만7154명이 병역명문가로 선정됐다. 특히 올해 대통령표창을 받은 고(故) 박영만 씨(1914년생) 가문은 7명이 총 195개월간 군 복무를 했고, 1대가 한국광복군으로 활동한 병역명문가이다.

2019년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임시정부가 수립한 법, 정치 체계 등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 남녀노소, 계층 구별 없이 전국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비폭력 저항이었다.

우리의 선조뿐 아니라 병역명문가의 희생이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원동력일 것이다. 여러 입영 현장을 지켜보면서 느끼는 감회가 적지 않다. 과거에는 입영 현장이 가족, 친구들과 헤어지는 슬픔의 장소였다면, 오늘날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며 이별을 웃음과 감동으로 승화시키는 장으로 바뀌고 있다.

2011년 시작된 병무청의 ‘현역병 입영문화제’는 그 변화의 한 계기가 됐다. 입영문화제는 “청춘! 새로운 도전, 새로운 출발”을 슬로건으로 올해는 전방부대를 포함한 모든 입영부대로 확대돼 연간 55회 열린다. 문화제는 민관군 협력에 의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입영자와 가족들은 문화제 현장에서 의장대, 태권도 시범, 팝페라, 마술 등의 공연을 관람한다. 부모님을 업고 걷는 어부바길, 사랑의 편지 쓰기 등을 통해 추억과 감동을 공유하며 가족애를 느끼는 소중한 시간을 가진다.

지난해에는 육군, 해병대 및 공군 입영문화제를, 올해 3월에는 해군 입영문화제를 참관했다. 아들의 등에 업혀 환하게 웃는 부모와 대한민국의 영해는 내가 지키겠다는 자신감이 넘치는 해군 입영자를 지켜봤다. 밝고 활기찬 입영 현장의 모습에 안심하고 아들을 군에 보낼 수 있겠다는 부모도 많았다.

변화된 입영 현장의 분위기만큼 병역 이행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 바뀌어, 질병을 치유해 현역으로 입영하는 자진 병역 이행자 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이는 경력 단절 등 과거 군 복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병무청에서도 성실히 병역을 이행한 젊은이들이 자긍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며 더욱 노력하고 있다.

극세척도(克世拓道)란 말이 있다. 어려움을 극복해 새 길을 개척해 나간다는 뜻이다. 군 복무를 통해 얻은 소중한 경험이 젊은이의 미래에 새 길을 여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또한 오늘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힘차게 병역 이행의 첫발을 내딛는 대한민국 모든 청춘의 새로운 도전과 출발에 진심을 담은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기찬수 병무청장
#현역#병역명문가#입영문화제#극세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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