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유람선 ‘서울숲 선착장’ 폐쇄… 반포로 옮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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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객 없어 6년째 흉물 방치
이랜드, 12월 이전작업 시작… 재단장해 내년 4월부터 운영
접근성 좋고 세빛섬과 가까워…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 기대

29일 오전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강유람선 서울숲 선착장의 출입구 문이 자물쇠로 잠겨 있다. 2012년부터 사실상 방치된 이 선착장은 내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인근으로 이전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9일 오전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강유람선 서울숲 선착장의 출입구 문이 자물쇠로 잠겨 있다. 2012년부터 사실상 방치된 이 선착장은 내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인근으로 이전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자물쇠가 채워져 굳게 닫힌 철문, 곳곳이 부서진 철제 분리대, 둘러싼 말라비틀어진 덩굴들….

29일 오전 10시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위치한 ‘서울숲 선착장’ 입구의 풍경이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된 듯 보였다. 출입구로 내려가는 계단 곳곳에는 잡초가 가득했다. 직육면체 모양의 안내판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이곳이 어떤 용도인지 알기조차 쉽지 않았다. 강변역 인근에 사는 박모 씨(45·여)는 “사람이 드나드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선착장 내부로 들어가 봤다. 도교를 지나 길이가 약 50m에 달하는 유선장(遊船場·하천 등에서 유람선을 안전하게 매어두고 승객을 태우는 시설)도 휑하긴 마찬가지였다. 배전함으로 추정되는 박스에 연결된 전선 세 개는 모두 잘려 나간 상태였다. 2005년 6월 문을 연 서울숲 선착장은 원래 한강유람선이 정박하던 곳이었다. 당시 서울숲 개장에 맞춰 함께 문을 열었다. 개장 첫해에는 3000여 명이 이곳을 이용하며 괜찮은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이후 승객이 계속해서 줄었다. 2006년 1500여 명, 그 이후로는 연간 500∼600명이 타는 데 그쳤다. 2012년부터는 이용 실적이 ‘0명’으로 전락했다.

약 6년간 흉물처럼 방치된 이 시설이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으로 이전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한강 유람선 운영업체인 이랜드크루즈의 요청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랜드크루즈가 약 1억5000만 원을 들여 방치된 유선장을 정비해 반포대교 남단 인근(현 반포 수상택시 승강장)으로 이전해 설치한다. 빠르면 연말에 철거 작업을 시작해 내년 1월 중 이전 설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재단장을 마치고 실제 운영이 이뤄지는 시기는 내년 4월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는 세부 운영 계획을 곧 마련해 서울시에 제출할 예정이다.

반포 유람선 선착장이 생기면 한강 유람선의 노선 상품도 다양화할 것으로 보여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반포에 선착장이 없어 유람선이 이곳을 기점으로 회항하는 상품만 있었다. 서초구도 이전을 반기는 모양새다. 세빛섬을 중심으로 관광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전되는 선착장은 세빛섬과 약 300m 떨어져 있다. 겨울철을 제외하면 달빛무지개분수를 감상할 수 있다. 반포한강공원은 서울숲 구름다리를 통해 400∼500m를 걸어서 이동하던 서울숲 선착장보다 도심 접근성이 좋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효과가 커질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9월 말을 기준으로 한강 유람선 이용객 수는 35만 명 수준이다. 이 중 10만 명이 외국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빛섬 측에서도 외국인들의 요구를 근거로 이전 요청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규 관광객 유입과 운영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서울숲 선착장#한강유람선#반포 유람선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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