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전체 유격수 중 2위 평가… 김하성 3루 맡는 상황 대비해 뽑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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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 대표팀 관련 해명
“병역 혜택 국민정서 못 헤아려” 오, 당시 실책 1위… 논란 계속돼

“병역특례에 대한 시대적 비판에 둔감했습니다. 국민 정서나 청년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이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4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 모습을 드러낸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 감독(사진)은 굳은 얼굴로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야구 국가대표 선발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선 감독은 이날 처음 공개석상에 등장해 대표 선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경기가 끝나고 저 역시 많은 스트레스가 있었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되돌아보니 좀 더 빨리 나왔으면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그 어떤 청탁이나 불법행위는 없었다. 근거 없는 억측으로 명예훼손 하는 일을 거둬 달라”며 선수 선발 과정에서 부정이 개입했다는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내야수 포지션에 대해 선 감독은 “박병호(1루수), 안치홍(2루수), 김하성(유격수), 최정(3루수) 등 포지션별 1위 선수를 우선 대표로 선발한 뒤 포지션별 백업 선수로 누구를 뽑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역 기피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오지환(LG)의 선발 과정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대표 선발 과정에서 탈락한 특정 선수 이름까지 거론되는 걸 죄송하게 여긴다는 전제를 덧붙였다. 선 감독은 “1루는 외야수로 뽑힌 김현수도 맡을 수 있어 백업을 고려하지 않았다. 당초 유격수 백업으로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을 찾고 있었다. 그 후보였던 허경민(3루수)은 체력 문제와 더불어 당시 허리가 좋지 않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최주환(2루수·이상 두산)은 고정 포지션이 없어 수비에서 좋은 점수를 못 받았다”고 탈락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오지환은 전체 유격수 중 2위 평가를 받았다. 유격수로 뽑은 김하성은 3루 수비도 가능해 3루에 구멍이 뚫리면 김하성이 그쪽으로 가고 오지환을 유격수로 기용할 생각도 했다”고 전했다. 멀티 자원이 아님에도 오지환이 대표로 선발된 배경이다. 최종 엔트리로 확정될 때 오지환은 타율 0.300, 4홈런, 33타점 등으로 유격수 포지션에서 김하성을 제외하고 유일한 3할 타자였다. 하지만 당시 오지환은 실책 1위(10개)와 삼진 4위(67개)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서 과연 유격수 2위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한 주위의 논란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선 감독은 “감독인 제 권한과 책임으로 선발돼 금메달을 따낸 특정 선수들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한다. 모든 것은 내 책임이다”라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선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설명한 대표 선발 과정을 담은 회의록을 국정감사를 위한 근거자료로 대한체육회 및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선동열#병역특례#오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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