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던 AI… 고창 오리농가 의심신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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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큰 피해 준 H5N8형… 철새 북상따라 방역당국 긴장

전북 고창군의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AI가 다시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남쪽에 머물던 철새들이 북상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4일 고창군 아산면에 있는 육용오리 농장에서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방역 당국은 발생 농가와 주변 농가의 오리 3만6000마리를 도살처분하고 반경 10km 내 가금 사육 농가에 대해 이동제한조치 및 임상 예찰, 일제 소독 등 방역을 강화할 예정이다. N타입 및 고병원성 여부는 아직 분석 중이다.

AI는 6일 이후 잠잠해졌지만 21, 22일 전남 해남군과 충남 청양군에서 잇따라 검출되며 위기감이 감돌았다. 두 곳에서 나온 AI 바이러스는 H5N8형으로 확인됐다. 전북 김제시에서 이달 6일 처음 발견된 H5N8형이 3건이나 검출되면서 AI가 H5N6형에서 H5N8형으로 바뀌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H5N8형은 과거 최대 규모의 피해를 일으켰던 2014년 AI의 주범이라 방역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잠복기가 3∼7일로 짧은 H5N6형과 달리 잠복기가 최대 21일로 길어 감염 증상이 늦게 나타난다는 점이 특징이다.

철새 북상도 AI 재확산의 변수로 꼽혀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양과 해남에서는 차량에 묻은 철새 분변이 바이러스 전파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방역 당국은 37만 마리에 이르는 가창오리가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충남, 전북 지역의 철새 도래지를 중심으로 방역에 집중할 계획이다. 가창오리는 2014년 H5N8형 AI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내에 AI를 전파한 주범으로 지목된 바 있다. 오리가 H5N8형에 더 잘 감염된다는 점을 고려해 충남, 전남 지역 오리농장에 대한 일제 검사도 진행 중이다.

또 남쪽에 머물던 철새들이 북상하면서 경기 안산시 시화호나 김포시 등의 한강 하구에 머물 경우 경기도에서도 추가로 AI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찰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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