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감 ‘이면각서’ 복사본 발견

  • 입력 2003년 7월 7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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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복환(姜福煥) 충남도 교육감이 2000년 7월 교육감 선거 결선투표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조건으로 인사권 일부를 1차 투표 탈락 후보에게 건네주겠다고 약속한 각서 복사본이 발견됐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7일 “교원 인사를 대가로 돈을 받은 이병학(47·구속) 충남도 교육위원을 긴급 체포하기 위해 3일 오후 이 위원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각서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검찰은 “각서는 A4용지 크기이며 ‘이병학 위원이 결선 투표에서 지지해 주면 천안 아산 연기 지역(이 위원 선거구)의 인사권을 위임해 주겠다’는 강 교육감의 자필과 사인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 각서가 복사본 형태여서 이 위원이 평소 “강 교육감이 써준 각서”라며 자랑하고 다녔다는 문제의 각서와 같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 이 위원이 각서를 이용해 시 군 교육장 등 교직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도교육청 중등교육과 전현직 간부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 각서 복사본이 사실일 경우 인사권 일부를 위임하면서 탈락 후보에게 지지를 부탁한 강 교육감의 행동은 지방교육자치법위반(후보자 매수)에 해당하지만 공소시효(6개월)가 지나 검찰이 처벌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검찰은 그러나 이 위원이 원하거나 약속한 대로 인사가 이뤄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직권남용 혐의 등을 적용해 최종 인사권자인 강 교육감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천안=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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