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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세계선수권 첫 출전 여자수구… 초라한 출발 뜨거운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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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세계선수권 첫 출전 여자수구… 초라한 출발 뜨거운 박수

광주=이헌재 기자 입력 2019-07-15 03:00수정 2019-07-1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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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 헝가리에 최다점수 차 패배… 관중들, 한국 슛마다 열렬한 함성
경영 출신 선수들 한달 반 훈련… “부상자 많지만 한 골은 넣겠다”
아프리카 선수의 봅슬레이 도전을 그린 영화 ‘쿨 러닝’의 수구 버전이 이쯤 될까. 전문 수구 선수 한 명 없이 조직된 팀, 훈련 기간 한 달 남짓, 첫 경기 점수는 0-64. 하지만 투지와 수구장에 쏟아진 응원만큼은 남부럽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 경다슬(가운데)이 헝가리 선수들의 집중 수비 속에서 공을 사수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제공
경기 시작 12초 만에 페널티 스로로 첫 골을 내줬다. 첫 골을 시작으로 골 세례가 이어졌다. 총 4라운드 32분 동안 2분당 한 골씩 허용했다. 한마디로 쉴 새 없이 골을 먹었다. 같은 날 오전 네덜란드-남아프리카공화국 경기에서 나온 종전 세계수영선수권 수구 종목 최다 점수 차 패배 기록(네덜란드 33-0 승리)을 훌쩍 넘었다.

사상 처음 결성된 한국 여자 수구 대표팀의 첫 공식 경기는 역사적인 대패로 막을 내렸다. 한국은 14일 광주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수구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헝가리에 0-64로 완패했다.

하지만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한국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패스가 성공할 때나 블록이 나올 때 함성은 더욱 커졌다. 드물게 슛 시도가 나올 때는 마치 골이라도 넣은 양 환호했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의 표정도 그리 어둡지 않았다. 1라운드 초반 한국 선수단의 첫 슛을 시도했던 송예서(19)는 “결과를 보고 국민께서 실망하셨을까 봐 걱정이 된다. 하지만 우리 나름대로는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 남은 네 경기에서 시작할 때의 목표였던 ‘한 골’을 향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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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한국 여자 수구 역사상 최초의 공식 경기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어 사상 처음으로 팀을 꾸렸다. 5월 말 서류전형과 실기전형을 통해 총 13명의 대표 선수가 선발됐다. 대부분 경영 선수 출신으로 전문 수구 선수는 없었다. 고교생이 9명이고 중학생도 2명이 뽑혔다. 6월 2일에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처음 소집훈련을 시작했으니 손발을 맞춘 것은 한 달여밖에 되지 않는다.

연습 파트너가 없어 자체 연습 경기나 남자 고교 선수들과 연습 경기를 해야 했다. 지난달 26일 경기체고 남자 수구팀과의 연습 경기에서는 0-50으로 패했다. 이튿날 두 번째 연습 경기에서야 겨우 한 골을 넣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승리보다는 ‘한 골’이 목표다. 이날 상대한 헝가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전통의 강호다. 같은 조에 속한 러시아와 캐나다도 세계 랭킹 3, 4위의 강팀이다.

대표팀의 맏언니이자 주장을 맡고 있는 오희지(23)는 “연습 도중 공을 막다가 얼굴을 맞았는데 코뼈 골절상을 당했다. 팔꿈치와 손가락도 좋지 않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아픈 내색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에겐 ‘한 골’이 간절하다. 누가 됐든, 어떤 선수건 한 골을 넣어야 한다.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16일 캐나다와의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한 골’에 다시 도전한다.

광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여자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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