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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삼성 CJ 거친 그녀, 롯데에 이직해 들은 첫마디는? [김유영 기자의 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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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삼성 CJ 거친 그녀, 롯데에 이직해 들은 첫마디는? [김유영 기자의 허스토리]

김유영기자 입력 2019-07-17 15:14수정 2019-07-1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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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20년 간 회사를 4차례 옮겼다. 첫 직장은 스타벅스코리아. 회사가 한국에 진출한 직후여서 스타트업에서처럼 닥치는 대로 일했다. 이후 삼성전자로 옮겨 휴대전화 해외 마케팅을 맡았고 CJ 외식사업 계열사인 CJ푸드빌과 이랜드파크 애슐리를 거쳐 현재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에서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이미선 롯데컬처웍스 마케팅부문장(상무·45)이다.

이미선 롯데컬처웍스 마케팅부문장. 롯데컬처웍스 제공

지금은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다시피하고 있지만 또래 직장인 중에서는 드물게 여러 회사를 거쳤다. 그는 스스로 부족하다 싶은 부분을 경험하기 위해 이직하기도 했고, 삶의 중요한 가치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또 다른 회사로 가기도 했다. 옮겨간 회사에서는 사소한 칭찬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배우는 마음으로 일했다고 했다. 그를 만나봤다.


●크고 작은 성공 경험이 성장 거름

그가 스타벅스에 취직한 건 대학생 때 캐나다 어학연수 경험이 작용했다. 한국에서는 믹스커피가 대세였던 시절, 스타벅스에서 바닐라라떼를 먹고 충격을 받았다. 커피에 우유도 넣을 수 있고, 주문도 취향대로 할 수 있구나….



마침 신세계가 스타벅스를 들여오면서 채용에 나서 지원했고 여기에 붙었다. 당시 마케팅 담당 직원은 딱 3명. 초창기라 업무 구분 없이 일이 생기는 대로 일했다. 좋아서 들어온 회사인만큼 주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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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회사가 굉장히 잘 됐죠. 회사가 성장할 때여서 일하는 기쁨을 누리던 시절이었죠. 정신없이 닥치는 대로 일했던 기억밖에 없어요.”

기억에 남는 성과는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고안해낸 것. 스타벅스가 고객의 삶을 풍성하게 한다(Enrich customer‘s daily life)는 슬로건을 내건 데에서 착안했다. “고객 충성도를 높이려면 매일 오게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저희가 고객을 매일 오게 할까를 고민하다 다이어리를 생각해냈어요.”

스타벅스 다이어리. 동아일보DB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음료를 줄 때마다 스티커를 주고, 일정 개수 이상을 달성하면 이듬해의 다이어리를 주는 것. 고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본사에서도 베스트 프랙티스(모범 사례)로 꼽혀 동남아 일부 국가도 벤치마킹했고 한국에서도 다이어리 증정은 스타벅스의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이 상무는 “후배들에게도 크고 작은 성공경험을 꼭 해보라는 말을 한다”며 “회사에서 월급을 받기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성취감을 느끼면 일에 몰입하고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족함 채우고 삶의 가치 저버리지 않는 이직

롯데가 다섯 번째 회사인 그는 직장을 옮길 때마다 나름의 근거를 세웠다. 스스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옮기기도 했고, 때로는 직장에 ‘올인’하지 않고 개인을 돌보는 선택을 하기도 했다.

출처 Pixabay

삼성전자로 이직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기존 직장에서의 만족도는 충분히 높았지만, 글로벌 회사였기에 상품을 내놓을 때마다 본사 전략을 받고, 이를 현지화(localization)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반대 업무도 해보고 싶었던 것.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면서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들을 잇달아 뽑았던 삼성전자 휴대전화 사업부에 경력직으로 들어가게 됐다.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법, 미디어에 대한 이해, 미디어에 광고를 집행하는 방법 등을 경험하면서 새롭게 업무 영역을 넓힐 수 있었어요.”

그렇다고 그는 일에 다 걸기를 하지 않았다. 거쳐 간 회사 중 지방에 있는 경우도 있었는데 하루 네 시간을 출퇴근 시간에 써야 했고, 주말 출근도 더러 했다. 경제적인 보상은 충분했지만, 회사 근처에 집을 얻자니 내키지 않았다. 서울을 떠나면 마케터로서 감을 잃을 수도 있고 당시 미혼이었기에 결혼이 힘들어지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출처 Pixabay

결국 그는 서울에 있는 회사로 다시 옮겼다. 그리고 이후 결혼했는데, 임신에 어려움을 겪었다. 병원까지 다니며 개인적으로는 힘든 시기를 맞이했다. 결국 회사를 관뒀다. 하지만 이 결정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다.

“저는 집에 있는데 출근하는 사람들을 보면 눈물이 났어요. 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엄마들의 커뮤니티가 있고 일하는 친구들 역시 그들의 커뮤니티가 있고. 혼자 사회에서 격리당하는 느낌이었죠.”


●사소한 칭찬으로 마음의 문 열기

결국 그는 다시 구직 활동에 나섰고 마침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본부(현 롯데컬처웍스)가 경력직을 뽑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입사했다.

이 상무는 입사 첫날을 잊지 못한다. 당시 대표가 ‘회사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보라’고 했던 것. 회사를 평가하려고 하지 말고, 짧은 시간에 성과를 안내도 된다고 말했다.

“대표님이 여기(롯데)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라고 말씀하셨죠. 경력직인데도 저를 수단으로 이용하는 게 아니라 조직 안에 흡수시키려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덕분에 그는 다급함 없이 입사 1년 동안 동료들과 거리를 좁히는 데에 주력했다. 방법을 물었더니 사소한 칭찬에 주력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출처 Pixabay

“어른이 되어서는 칭찬을 많이들 못 받잖아요. 누군가가 관심을 가져주고 칭찬을 하면 마음의 문을 열기가 더 쉽잖아요.”

외부 출신인 그는 처음에는 그룹 문화가 낯설 때도 더러 있었다. 동료들이 그룹 공채의 동기를 따질 때도 있었고 사내에도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하지만 움츠러들지 않고 모른다는 것은 모른다고 밝혔다.

“모르는 것은 빨리 물어 보는 게 상책이더라고요. 상대도 제가 모르는 걸 알기 때문에 빨리 물어보면 그만큼 거리를 좁힐 수 있죠. 오히려 가만히 있으면 안다고 전제하고, 저 스스로는 기존 조직원들과 더 거리가 멀어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죠.”

새 직장에서 그에게 떨어진 업무는 극장 매점 사업.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CJ 등에서 외식 사업을 했지만 극장 매점 사업은 또 다른 사업 분야였다. 극장에 와서 영화 보는 인구는 2013년부터 2억 명 안팎(연 인원)으로 제자리걸음하고 있었다. 신규관은 계속 생겨나 투자액은 늘지만 티켓 판매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

출처 Unsplash

매점을 새로운 캐시카우로 만들어야 하는 만큼 ‘매점=부가 사업장’이라는 고정관념을 바꿨다. 인력도 충원하고 극장에서도 좋은 지점에 두는 한편 대기 시간을 줄였다. 이전 직장에서의 경험도 적용했다. 바로 업그레이드 전략. 스타벅스의 경우 웬만해서는 할인을 하지 않는다. 프리미엄 전략을 펴기에 오히려 더 주는 것은 가능하다. 롯데시네마 매점 역시 팝콘이나 음료 사이즈를 더 주거나, 단품보다는 세트 메뉴에 집중하는 등의 방법으로 객단가를 높였다.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임원으로 승진했다.


●움츠러들지 말고,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하라

임원이 되고 나서 그가 중점 두는 분야는 직원 시절 느꼈던 크고 작은 성공의 경험을 직원들에게도 느끼게 해주는 것.

“스스로 동기를 갖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요새는 팀원을 통제할 수 없어요. 내 의도대로 움직여주지 않아요. 동기가 부여되어야 하고요. 그 동기 부여는 크든 작든 일종의 ‘성공 경험’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공개적으로 칭찬하는 것부터 시작해 동기 부여를 적절하게 하면 나중에 알아서 잘 하더라고요.”

이미선 롯데컬처웍스 마케팅부문장. 롯데컬처웍스 제공

특히 여자 후배들에게는 스스로 거쳐 온 조직 생활의 노하우를 공유한다. 이전 회사에서 코칭 받을 때 ‘방어적’이라는 말을 듣고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직급이 올라가면서 일부 여자 후배들을 볼 때 스스로의 모습을 읽었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이외에 다른 일을 주면 한 발 물러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체로 책임감이 강하고 맡은 바를 완료하려는 경향이 큰 데에 따른 것이라 봐요. 다른 일을 하게 되면 일의 완성도가 떨어질까 버거워하는 거죠. 이럴 경우엔 지시를 존중하고 최소한 노력하는 모습은 보이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될 경우에는 ‘이거밖에 안 된다’고 보여주고 업무를 줄이는 게 낫죠.”

마케팅에서 창의적인 사고도 중요한 만큼 주말을 보내는 원칙이 있다. 회사에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절대 안 간다. 일과 생활을 구분하기 위해서다. 하다못해 잠을 자든지 일과 무관한 공간을 찾는 등 영감을 찾는 데에 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회사 업무의 밑천으로도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가치와 개인 삶의 영역을 중요시하는 그지만,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생각은 조금은 남다르다.

“요새 ‘워라밸’이 화두지만, 정확히는 워크(일)와 라이프(생활)가 정확히 같은 비중일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강약을 둬야 합니다. 라이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일에서 포기할 건 포기하되 워크가 중요하면 일에서 보람을 찾고…. 뭘 잘하고 싶은지 들여다보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김유영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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