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자 대표선수 바뀐다

  • 입력 2007년 6월 27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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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전자왕국’ 일본을 대표하는 얼굴이 소니와 마쓰시타전기에서 캐논과 닌텐도로 바뀌고 있다. 25일 도쿄(東京)주식시장에서 닌텐도의 시가총액은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인 6조5600억 엔(약 52조4800억 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소니를 800억 엔 차이로 추월했다. 이후 반발 매도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닌텐도의 시가총액은 25일과 26일 종가 기준으로 다시 소니에 앞자리를 내줬으나 언제든지 재반전이 가능한 상황이다.》

닌텐도의 시가총액은 20일 처음으로 마쓰시타를 넘어섰으며 현재는 차액을 3000억 엔 이상으로 확대했다.

닌텐도가 소니까지 앞지르면 시가총액이 10조 엔에 육박하는 캐논에 이어 전자업계 2위가 된다.

전자게임기와 소프트웨어를 주로 판매하는 닌텐도의 시가총액은 2005년 말까지만 해도 2조 엔 안팎으로 소니와 마쓰시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휴대용 게임기인 ‘닌텐도DS’가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성인층에서도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부터 주가가 수직상승을 거듭했다.

닌텐도DS는 3월 말까지 세계적으로 약 4000만 대가 팔렸고 4월 이후 1년 동안에도 2200만 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닌텐도는 가정용 게임기인 ‘위(Wii)’의 판매 대수도 연간 14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닌텐도의 상승세는 일본 외 다른 나라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5월 초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으로, 일본인 중에서는 와타나베 가쓰아키(渡邊捷昭) 도요타자동차 사장과 미야모토 시게로(宮本茂) 닌텐도 전무를 선정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수치로 나타나는 경영실적만 보면 닌텐도는 아직 소니의 상대가 아니다.

액정TV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소니의 2007회계연도(2007년 4월∼2008년 3월) 목표 매출액과 순이익은 닌텐도보다 각각 7.7배와 1.8배씩 많다.

그런데도 소니가 닌텐도에 시가총액 기준으로 전자업계 2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원인은 게임기 부문에서의 참패 때문. 소니의 가정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3(PS3)’의 일본 시장 판매량은 닌텐도의 Wii에 비해 5분의 1 수준에 그쳤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에서 ‘재계의 총리’라고 불리는 경단련(經團連) 회장을 배출한 캐논의 상승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2003년 4월 처음 소니를 추월한 캐논은 26일 현재 그 격차를 3조4199억 엔까지 벌려 놓았다.

캐논은 레이저프린터 등 컴퓨터 주변기기와 디지털 카메라의 판매 호조가 계속되면서 올해 말 결산에서 8년 연속 사상 최고 순이익 기록을 갈아 치울 것으로 보인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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